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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동해냐 일본해냐, 자료부터 모으자

최상태 / 탐사보도부 기자

"일본 서쪽에 있는 바다를 왜 동해라고 불러야 하죠. 한국이 자국 중심으로 동해 남해 서해라고 붙인 명칭을 일본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억지 아닌가요."

미국에 와서 '동해냐 일본해냐'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일본 유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일부는 바다 명칭에 인근 국가나 지역의 이름을 넣은 사례를 논거로 들기도 했다. 또 서양에서 '동해'라고 하면 어느 곳인지 모르지만 '일본해'하면 금방 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반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 사람에게 '동해가 동해'인 것이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부터 '옛날부터 이 명칭으로 불려왔다'고 답변을 해보지만 그 근거를 대보라는 답변에는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사실 '지명 논쟁'은 매년 한국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 정치인들이 동해나 독도와 관련해 망언을 하면 한국은 그날로 규탄대회가 열리고 언론에선 비판적 보도가 쇄도한다. 때에 따라서는 주일대사를 소환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지만 그때뿐이다. 일본의 망언은 반복되고 여론은 들끓다가 식어버린다.

최근에는 가수 김장훈씨가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에 전면 광고를 내고 있다. 그 근거로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는 지난 2000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해로 불려왔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대응이 다분히 감정적이라면 일본은 치밀한 준비로 대응하고 있다. 국제지리학회에 '일본해 지지' 논문을 발표하고 미국 지명위원회 유엔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자국의 외무성 사이트를 통해 동해와 독도가 각각 일본해와 다케시마 이유를 조목조목 밝혀놓았다.

이 자료에는 동해가 일본해인 이유로 한국의 자료결과는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조항이 있다. 즉 일본은 전세계의 역사지도 자료를 1495개를 토대로 조사해 '일본해'라는 결론을 낸 반면 한국은 고작 1/3 수준인 515개 조사한 결과로 '동해'라는 결론을 냈다는 것이다. 즉 일본이 더 많은 데이터를 조사했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해-일본해'라는 지명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양적으로 고지도 확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본지는 한국 고지도 자료 수집에 매진하고 있는 한인 김태진씨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조 백자 하나에 몇 십억을 들어 구매하면서 고지도 구입 등에는 소극적이라고 말한다. 한국 국가기관과 도서관이 가진 고지도 자료는 영국과 프랑스의 국립 도서관 미국 의회도서관 심지어 한 개 명문 대학의 도서관에 비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또 지명전쟁에서 이기려면 서양인의 시각으로 풀어야 한다. 서양인이 만든 고지도 자료를 통해서 '옛날부터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너희가 동해라고 표기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200~400년 전엔 한국을 어떻게 그렸고 묘사했으며 한국을 설명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한국과 관련된 고지도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젠 개인에게 맡기기보다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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