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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감정 다스리기와 좋은 지도자

한상만 신부/성 크리스토퍼 한인성당

행복을 지향하여 선을 추구하고 덕행을 실천하여 사랑을 완성하는 도덕적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남달리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자주 입에 오르는 한국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는 헌법 위에 또 다른 법이 있는데 그것은 국민 정서법이라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말할 만큼 이 감정의 문제는 결코 작지 않다.

그래서 그랬는지 통치의 수단으로 권위를 말할 때 권위 있음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로 늘 설명되었는데 이때 '다스림'의 내용은 '감정'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2001년 9월 11일의 사건에 대응했던 어느 대통령의 선전포고와 전쟁이라든가 한 국가의 전직 대통령의 자살 같은 일은 물론 역사적으로 재평가 되어야 할 중대한 일면이 있지만 우선 일차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감정 다스리기와 추구해야 할 감정의 도덕성 문제이다.

감정(Passio)이라는 말은 열정이나 감성을 가리킨다. 인간은 이 능력을 통하여 선을 예감하고 악을 예측한다. 선을 예감하고 악을 예측한다는 말은 움직임을 표현하는 말인데 그렇게 하거나 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 심리의 자연적 요소로서 여러 유형이 있는데 주요한 감정들은 사랑과 증오 욕망과 두려움 기쁨 슬픔 분노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 감정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다만 이성과 의지로 일어날 때 그 안에 선이나 악이 존재하게 된다. 바로 이 자리에서 다스림의 요구가 발생한다. 이성의 능력으로 감정이 조절될 때 도덕적 또는 인간적 선의 완전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고상한 감정들이 그 자체로 도덕성이나 성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감정들이 덕행 안에 올바른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선한 행위에 이바지 할 때만 그러하고 선한 행위에 반대하거나 악한 의지에 의하여 무질서한 감정에 굴복하여 악습을 격화시킬 때는 아니다.

그래서 스승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그분의 지극한 고뇌와 수난에서 드러나듯이 성령께서 몸소 인간의 고통과 두려움 슬픔을 포함한 인간 전체를 움직이심으로써 인간의 감정은 하느님의 자비와 행복을 통해 완숙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안에 머무시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의 뜻에 완전하게 복종하셨다. 사욕편정을 이기고 느낌과 감정을 완벽하게 다스리셨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할 감정 다스리기이고 그 결과 도달하게 되는 도덕성의 완성과 성화의 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은 감정의 폭발도 거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다.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운 분노가 그것이고 무덤에 묻혀 있던 나자로를 불러내신 눈물이 그것이고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이 그것이고 그전에 그분을 뒤따르던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향한 그분의 측은지심이 그것이다.

그분의 모범은 '살아계신 하느님을 향하여 제 마음과 제 몸이 환성을 지릅니다(시편 84[83]3)'라고 노래한 다윗의 기도를 생각나게 한다. 인간의 의지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 즉 영혼과 육신의 경계 하느님과 인간의 만남의 장소에서부터 희망하고 바랄 때 완성되는 선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런 좋은 지도자가 많이 태어나면 좋겠다. 편협하지 않으면서도 불 같은 열정을 가지고 사람과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자기를 다스릴 줄 아는 그런 좋은 지도자가 많이 태어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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