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확실한 매출 비결은 매니아 확보
이경민 / 경제1부 기자
한국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여 이룬 커뮤니티 '숨피닷컴'. 영어로 만들어진 한국 대중문화 팬 사이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숨피닷컴은 50만명의 회원과 월 100만명의 트래픽을 자랑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계의 블루칩이다.
세계의 수많은 온라인 사이트들이 사회적 인기나 사용자 수에 비해 별다른 수익 모델을 찾지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숨피닷컴은 가만히 앉아서 미국의 국경마저 넘어 싱가폴 홍콩 등 영어권 아시아 국가들 사용자에게까지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이트로 성장하는 독창적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광고 매출도 꾸준한 데다 온라인 아이템 사업과 프리미엄 멤버십도 준비하고 있어 숨피닷컴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눈부실 전망이다.
사실 얼마 전 숨피닷컴의 서른살 한인 CEO 조이스 김 씨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 사이트의 미래를 비관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류는 지고 있고 온라인 사용자들은 유료라면 무조건 거부반응부터 보이는 '영양가 없는 소비자' 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이스 김 씨의 생각은 달랐다. 숨피닷컴의 실제 이용자인 '젊은 팬 계층' 즉 '매니아'들은 완전히 다른 부류의 소비계층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에 있어서는 아무런 금전적 대가도 바라지 않은 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데 '생산자'인 동시에 맘에 드는 스타나 그들과 관련된 음악 영상 서적 등의 파생 상품에 있어서는 기꺼이 돈을 쓸 준비가 된 '소비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들과 같은 매니아들에게 '소비'는 곧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행위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과 동일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매니아들과 무리를 짓고 더 큰 바잉 파워를 만들어가는 창조적이고도 영향력있는 소비자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니아 마케팅'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됐다. 수많은 한국의 '상품'들이 매니아들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홍보되고 소비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소비하고 공유하고 나서서 알리지 않으면 못 배기는 '우수 소비자'이자 '능력있는 프로모터'들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그 어떤 광고나 홍보보다도 다른 매니아들의 이야기를 신뢰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꿔 나간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매니아들이 모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판'일 뿐이다. 그 '판'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될 수도 정기적인 오프라인 만남이 될 수도 있다. 음식점도 카페도 술집도 관광사도 매니아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판'을 벌려 그들이 마음껏 즐기게 해 주자. 그 매니아를 따라 2명 10명 100명의 또 다른 매니아들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어질 매출 신장은 더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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