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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결혼의 거룩함에 대하여

한상만 신부/성 크리스토퍼 한인성당

가톨릭 교회의 결혼이 매우 엄격하다고 알려져 있다. 가톨릭 교회의 세례를 받은 사람은 교회의 법이 정한 절차와 형식대로 혼인해야 하고 그렇게 이뤄지는 혼인은 성사로 확정되고 성사의 불가해소성 때문에 완결된 혼인은 절대로 이혼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가톨릭 신자들의 이혼이 허락된 것처럼 오해하는 일이 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동거가 불가능한 어떤 경우의 사람들의 요청에 대하여 교회 법원이 심사하여 첫 결혼의 적법성을 따져 무효를 선언하고 새 결혼을 위한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지 이혼을 결코 인정한 적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르면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마르 2 ; 11-12)"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혼 불가 해석의 근거는 창조 때부터 계시된 하느님의 계획이다.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마르 2 ; 6-9)"고 창세기 2장 18절 이하의 말씀을 요약하며 해석하시는 것이다.

예수께서 인용하신 창세기 2장의 말씀은 설화 형식을 빌려서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시며 아담의 갈비뼈를 꺼내어 하와를 지으셨다는 내용을 전하며 매우 중요한 두 요소를 지적하고 있다.

그 하나는 하느님께서 흙으로 세상의 모든 조물을 다 만드시고 그것들을 사람에게 데려가시어 그가 이름 붙이는 것을 보시고 그가 붙이는 이름이 그것들의 이름이 되게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 조물들 중에는 사람의 협력자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작명의 이야기를 통하여 사람의 역할과 사명이 설명된 것이다.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을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다. 그런데 그가 작명한 것들 중에 사람의 협력자(partner)가 없다고 함으로서 협력자는 지배의 대상이 아님을 암시한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사람을 잠재우시고 갈비뼈를 뽑아 여자를 지으시고 사람에게 데려오시자 사람이 말하기를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her man)에게서 나왔으니 여자(woman)라 불리리라" 했고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고 이어 쓰면서 부부가 무엇인지를 회화적으로 묘사한다.

'갈비뼈를 뽑다'는 표현은 옆구리로 상징되는 이기심의 장벽이 깨진다는 의미와 심장에 가장 근접해 있는 갈비뼈로서 생명 공유의 의미를 전달한다. 결혼에서 부부의 관계는 완전하게 일치하고 서로 의존하고 협력하는 불가분리의 관계라는 사실의 묘사가 이보다 절묘할 수 있을까?

아담의 탄성이 묘사하듯이 "내 뼈에서 나온 뼈요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그 여자의 남자(her man)에게서 나왔으니 부인(woman: wife)이라 불리리라" 하는 대목은 그야말로 세기를 초월한 사랑고백의 백미라 하겠다.

이 하나 됨의 신비가 결혼이 거룩한 이유다. 거룩한 결혼 안에서 부부는 자기들의 소명으로 주어진 세상을 다스리고 관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일을 잘 하기 위하여 서로 협력자로서 일치하는 것이다.

둘 사이에는 지배가 아니라 자발적 순종과 헌신이 있다. 이기심의 장벽을 깨고 서로를 돌보는 관심과 사랑이 시작되는 못자리가 결혼인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결혼에 부여하신 거룩함이고 이 사랑의 거룩한 힘이 널리 펼쳐져 "보시니 좋았다"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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