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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의 향기] 사랑의 새 계명

한상만 신부 / 성 크리스토퍼 한인성당

예수님께서 최후 만찬 식탁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모범을 보여 주시면서 새로운 계명을 수여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334)" 이때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사랑실천을 계명으로 지키며 산다.

계명이란 계약을 유효하게 하는 명령이고 여기서 말하는 새 계명이란 구약에 대하여 그렇다는 말이다. 새 계명과 관련된 계약의 내용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어 주시고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이뤄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에 관한 계약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랑의 계명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특권은 묘사할 언어가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다. 한마디로 하느님의 자녀라는 특권은 상속자의 특권이다. 하느님의 모든 것을 증여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계명으로 지키는 이 사랑을 제한하고 있는 조건이 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 그것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매달려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신 것처럼 자기 목숨을 내놓고 희생하여 이웃을 살리는 사랑을 하는 것이 예수처럼 하는 사랑이다.

이 십자가의 사랑을 요한 복음의 저자는 종 노릇하여 남을 섬기는 사랑으로 해석했다. 최후 만찬 식탁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는 모습을 그려낸 것은 그야말로 절묘했다. 우리 시대의 요청에 걸 맞는 "예수처럼 하는 사랑"의 길잡이가 요한이다.

요한 복음(2120 이하)은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를 회화적 표현으로 절묘하게 소개한다. 그는 만찬 때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있었고 배반자가 누군지를 물었었다고 쓰고 있다. 친밀감과 격 없음을 이보다 더 감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그가 성경을 써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했다고 한다. 책을 쓴다는 것은 진리를 꿰뚫어 깊은 인식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썼다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깊이 인식했다는 것이다.

하느님을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자기들이 얻어내고 싶은 것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가?

그는 또한 골고타의 십자가 밑에 성모님과 함께 있었고 예수님의 위탁으로 성모님을 어머니로서 자기 집에 모신다. (25 27) 베드로처럼 도망갔던 제자들과 달리 요한은 스승이며 주님이신 분과 동고동락하는 의리로 십자가의 고통의 길에 함께 있었다.

언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도망갔던 베드로가 요한의 집에 찾아와 머무르고 있었다. (20 2) 배반의 죄로 수치심을 느끼는 스승의 제자를 거두어 들이는 모습을 보고 느끼라. 또한 부활 첫날 이른 아침 무덤에 갔던 여자들이 급하게 알려준 빈 무덤 소식을 듣고 요한은 베드로보다 더 날래게 무덤에 달려갔으나 베드로에게 부여된 권위를 인정하여 부활의 첫 목격자로서의 영광을 베드로에게 양보하며 무덤 앞에서 기다리기까지 하지 않던가? (20 3-6)

또한 베드로와 사도들이 한밤에 고기를 잡으러 갔을 때 부활하신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주님이십니다"고 제일 먼저 알아차렸던 제자가 바로 요한이었다. (217) 그는 주님에 대하여 귀 밝고 눈 밝은 사람으로서 시대의 요청에 따른 '예수처럼 하는 사랑'의 길잡이로서 손색이 없다.

이제 우리 차례다. 이 시대를 살아야 할 '예수처럼 하는 사랑'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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