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찰리 벡 LA경찰국장의 포용과 소통
곽재민 / 사회부 기자
찰리 벡 LAPD 국장이 이례적으로 부임 직후 한인 커뮤니티를 방문하자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한인 사회의 정치력이 신장됐다'고 평가했다.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하기환 의장은 "지난 1992년 LA폭동 당시 한인 사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에 급급할 정도로 치안에 무지했었다"며 "하지만 부임하지 얼마되지 않은 신임 경찰 국장의 타운 방문을 보니 한인 커뮤니티가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LA한인회 이창엽 이사장은 "30년 넘게 경찰에 몸 담아 온 신임 국장은 한인커뮤니티의 안정을 꽃 피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경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한인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듯 찰리 벡 국장은 이중 언어가 가능한 한인 경관을 증원해 한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더 가깝고 친근한 경찰이 될 것을 약속했다.
경찰국장 방문의 효과였을까. LA한인타운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올림픽경찰서 경관들이 커뮤니티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장 방문 다음날부터 커뮤니티와 '소통'하려는 경관이 늘었다. 경관들은 연말까지 한인타운 순찰력을 2배로 증원 수시로 음주운전 단속을 벌여 교통 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고 범죄율 감소 노력 등 안전한 한인타운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LAPD의 변화 뒤엔 '포용과 화합 그리고 대화'가 있었다.
찰리 벡 국장이 한인타운을 찾기에 앞서 LAPD 수뇌부 인선 작업 마무리 소식이 전해졌다. 특이한 점은 벡 국장과 국장직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마이클 무어 짐 맥도넬 얼 페이싱어 부국장이 모두 중용됐다는 것이다.
전임 윌리엄 브래튼 LAPD 국장은 경찰 개혁에 앞장서 과감하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강한 경찰을 만들어 LA시 범죄율 감소에 큰 몫을 해냈다. 이에 반해 신임 찰리 벡 국장은 성공적인 경찰 개혁을 밑거름삼아 경찰 내부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포용과 화합의 정책을 선택했다.
벡 국장은 먼저 과거 자신의 경쟁자들을 끌어안아 내부 결속력 강화를 꾀했다.
신임 국장은 또 일선 경찰서 서장과 경관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기로 약속했다. 경찰과 커뮤니티 주민들이 대화를 통해 각 지역의 치안 유지를 위해 함께 일하고 소수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평등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경찰이 커뮤니티를 위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더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인 이민 사회가 정치적.경제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하지만 영향력이 커지는만큼 사회적 책임도 더 커지고 있다. 우리보다 작은 커뮤니티를 포용해 화합을 이뤄야할 때다.
또한 주류 사회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대로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단단한 한인 사회를 위한 초석을 다져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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