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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지상사에 대한 편견을 푸는 방법

서기원 / 경제부 기자

"교민들의 지상사에 대한 시선이 너무 따가워서 처음에는 깜짝 놀랐어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파견나온 지상사 대표들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면서 한 지사장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가 미국에 파견나와 미주 한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한인들의 한국 지상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기업의 미주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한국 지상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한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지상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 지상사에 들어가면 승진에 한계가 있다' '한국 지상사는 미주 진출해서 한인들을 이용만 할 뿐이다' 등등 한국 지상사에 대한 한인들의 선입견이 미국에 부푼 꿈을 안고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한국도 아닌 해외에서 믿고 밀어줘야 할 한인들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 역시 '한인들이 왜 그렇게 대할까'라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주류 시장을 잡기 위해 진출한 지상사도 있지만 많은 지상사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미주 한인 시장을 보고 미주에 진출한 경우가 많다.

한국 지상사들에게 미주 한인들은 단순히 하나의 소비 시장일 뿐이다. 한인들에게 물건을 팔아 매상을 올리지만 정작 그 수익은 한국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미국 기업 또는 미주에서 시작한 한인 기업은 미주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커뮤니티에 환원한다.

그러나 한국 지상사들에게서는 이같은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한인 시장을 타켓으로 하는 지상사만이 비영리 단체나 자선 이벤트 요청을 받고 마지못해 움직일 뿐이다.

최근들어 미주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면서 현지 인력 채용 역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사 직원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채용 직원의 한계를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본지가 취재한 50개 미주 지상사 대표는 모두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임원들이었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현지 채용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극소수일 뿐이다.

얼마전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 친구가 기자에게 "대체 미주 지사는 왜 그렇게 인력 변화가 잦냐?"라고 물었다.

미주 지사와 업무를 하면서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어 업무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그 친구의 불만이었다. 그만큼 현지 인력의 변화가 심하다는 소리다.

이제는 지상사도 미주한인들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한국을 누구보다 미주 시장에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것은 한국에 있는 본사가 아닌 미국에 속해 살아가는 미주 한인들이다.

'한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한국 제품을 사랑하고 소비해 준다'가 아닌 '소비자가 사랑할 수 있는 한국 제품 더 나아가 한국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지상사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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