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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필요하다…LA '한인 쉼터' 서울국제공원

LA 한인타운 심장부에 자리한 서울국제공원은 단순한 도시 공원이 아니다. 한인들을 비롯한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삶과 정서가 밀접하게 녹아 있는 공원이다.   아침마다 산책로를 따라 하루를 여는 시니어 세대부터, 매년 가을 한인축제를 계기로 공원을 찾는 사람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원에서 공동체의 온기를 나누고 있다.   최기열(79)씨에게 서울국제공원은 이민자로서의 뿌리를 되새기고 심적, 육체적으로 충전을 하는 곳이다.   35년 전 미국에 이민 온 그는 지난 10년간 이 공원을 하루도 빠짐없이 찾고 있다.   최씨는 한인타운 내에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서울국제공원의 필요성, 중요성 등을 더더욱 강조한다.   그는 “20~30분씩 걷는 이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루틴”이라며 “LA 한인타운에서 걷기 좋은 곳을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서울국제공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책은 그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용히 걷는 시간 동안 생각을 정리하거나 마음을 비우며 안정을 되찾는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처럼 부정적인 뉴스가 많은 시대엔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산책 중 종종 고향인 한국의 서울 서초구를 떠올린다.   그는 “이민 온 지 벌써 35년이나 됐지만, 요즘 따라 유독 고향이 그립다”며 “공원을 걸을 때면 낙엽 밟는 소리 등 바람결에 문득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서울국제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비단 최씨만이 아니다.   최씨는 “코리아타운 시니어 & 커뮤니티 센터가 바로 옆에 있다 보니 다른 시니어들도 공원에서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서로 말은 많이 나누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걷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을 “한인타운에서 가장 큰 공원이자, 공동체의 중심이며 정서적 교류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한인축제가 열리고, 시니어 산책 모임이 이루어지는 이곳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장소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에 녹지 공간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고, 산책길도 더 길어져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시니어들은 거동이 불편해 타 지역을 쉽게 다니기 어렵다”며 “서울국제공원을 중심으로 한인타운 내 녹지 공간이 더 많이 생겨 접근성이 제고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서울국제공원 개발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만큼 한인타운 내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보다 나무가 더 많아지고, 산책길이 조금만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활력을 얻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국제공원을 주로 축제의 공간으로 기억하는 이들도 있다.   7년째 한인타운에 거주 중인 김서영(32)씨는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리는 한인축제를 매년 즐기고 있다.   김씨는 “서울국제공원이 아니었다면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한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공원을 배경으로 열리는 한인축제의 풍경은 활기 그 자체다. 떡볶이, 닭꼬치 같은 분식부터 김, 오미자 주스 등 한국 특산품을 판매하는 부스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펼쳐진다.   김씨는 “길거리 음식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K-팝이 어우러진 분위기 속에서 마치 한국의 지역 축제나 대학 축제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국제공원이 단순히 휴식 공간을 넘어, 한인 사회가 문화를 공유하고 정체성을 되새기는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인타운만의 공원에서 한인축제를 통해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예전에는 축제 때만 찾았지만, 이제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위해서라도 자주 가고 있다”며 “이곳이 한인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의미 있는 일상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LA 한인타운 녹지 공간 맨해튼 비해서도 태부족 김경준 기자공원 기사 서울국제공원 한인 서울국제공원 한인들 가을 한인축제 la 한인타운

2025-05-18

[독자 마당] 연합으로 하나가 되길

캘리포니아 북쪽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레드 우드 국립 공원(Red Wood National park)에 처음 다녀 온 지가 43년 전이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란 붉은 색을 띤 장엄한 원시림을 둘러보면서 감탄이 쏟아졌다. 그 나무들 중 어떤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키의 큰 나무라고 하니 마치 수풀의 왕으로 여겨졌다. 가장 큰 나무의 키는 300피트고 제일 오래된 나무의 나이는 2400세라고 했다.   어떤 나무는 얼마나 뚱보인지 어른 10명이 손에 손을 잡고 둘러싸도 쌓이지 않을 정도이다. 또 어떤 나무는 그 몸통에 굴이 뚫려서 승용차가 드나들 수 있었다. 참으로 가슴 설레게 하는 신비스러운 광경이었다. 그 때 감탄만 쏟아부었지만 우리에게 제시하는 깊은 뜻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 후 얼마 지나서 알게 되었지만 이 공원의 밑바닥은 모두 암반으로 되어있어 나무들이 전부 암반 위에서 자란다고 한다. 이 나무들이 휘몰아치는 태풍에도 끄떡없이 오랜 세월동안 견디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나무 뿌리는 밑에 깔린 암반 지층 때문에 뿌리가 3m 혹은 4m 이상 내려가지 못하며 암반도 뚫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이 나무들이 거센 태풍을 견디며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생명력 있게 자라 온 것일까.   그것은 이 나무들의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레드 우드 나무의 뿌리는 깊이 내리지 못하지만 서로 손에 손을 단단히 잡고 옆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 하나인 나무인 셈이다.   비록 깊이 뿌리는 내리지 못해도 서로 연결된 뿌리는 거센 바람이 몰아칠 때에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서로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고 가뭄 때에는 영양분이 부족한 나무에 영양분을 나누어 주어 서로 도와 준다고 하니 너무나 신기하다.   레드 우드는 이런 시련의 순간마다 인내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거목을 지탱해주는 힘은 함께하는 연합에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레드우드 나무들의 생태를 통해 성경의 말씀을 이해할듯하다. 이 공원의 위치에서부터 그곳의 기후 습도 등 모든 조건을 어우르게 하여 엄청난 진리를 우리의 눈으로 보게된다.   2400년 동안이나 건재하고 있는 그 나무는 서로 손에 손을 잡고 똘똘 뭉친 연합의 결과로 이룩한  위대한 모습이다.   요즘 온 세상은 참으로 혼란 하다. 문득 이 레드우드 공원을 통해 보여 주신 창조의 오묘하심에 가슴이 뭉클해 진다. 나의 조국 그리고 제 2 조국인 미국에 레드우드에서 본 연합의 진리가  있기를 기원해 본다.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연합 레드우드 나무들 레드우드 공원 레드 우드

2025-05-11

[기고] 용기있는 한 사람이 만든 미래

중앙일보는 최근 ‘LA한인타운 녹지공간, 맨해튼 비해서도 태부족’이라는 제목으로, LA지역과 뉴욕지역의 공원 및 녹지공간 실태를 비교하는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었다. 대단히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기획 기사였다.     과거 뉴욕시에서 다년간 거주했다. 맨해튼의 공원에 가 볼 기회가 많아서 뉴욕지역의 공원 실태를 잘 안다. 맨해튼 지역에는 유명한 ‘센트럴 파크’를 비롯해 한국전 참전비가 세워진 ‘배터리 팍(Battery Park)’ 등 크고 작은 공원이 30여개나 있다. 뿐만 아니라 뉴욕시 전체에서 공원국이 관리하는 공원 및 녹지대(Green spaces)는 무려 2000개나 된다.   뉴욕의 공원 시설들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다. 창의적이고 헌신적인, 많은 뛰어난 사람들의 공헌에 의해 점차 개발, 발전하여 온 것이다. 그 중에 특히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줄 아는 한 유명한 ‘주 건설자(master builder)’가 있었었다. 그 천재적인 도시 기획 및 건설자는 당시 뉴욕시 공원국장이었던 로버트 모제스(Robert Moses) 하버드대 박사다.   모제스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뉴욕시와 인근 지역을 현대화하는데 ‘주 건설자’ 역할을 했다.     그는 도시계획의 마술사였다. 뉴욕시에 수많은 공원을 만들고, 해안선도 변경시켰다. 최초로 고가도로를 세웠다. 그것은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당시 언론매체들은 그것을 ‘하늘 길(roadways in the sky)’이라 불렀다.   그의 뛰어난 노력과 감독하에서 35개의 하이웨이망(network) 도로와 12개의 거대한 다리와 수많은 공원 등이 건설되었다. 특히 모제스는 그 누구도 생각지못했던 ‘파크웨이(Parkway·공원도로)’라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건설했다.   당시는 자동차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뉴욕시 의회는 모제스의 하이웨이 건설을 반대했다. 그러자 모제스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시내에 하이웨이를 건설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방안을 찾아냈다.     ‘Parkway(공원 도로)’라는 이름으로 하이웨이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즉 공원으로 가기 위한 길을 내는 것은 뉴욕시의 공원 국장인 그의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며 밀어붙인 것이다. 현재도 복잡한 도심을 가로질러 편리하게 달릴 수 있는 수많은 파크웨이들은 모두 그때 모제스에 의해 건설된 것들이다. 그의 미래를 보는 혜안과 뚝심이 없었다면, 오늘날 뉴욕시민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불편한 상황에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모제스가 사망했을 때, 뉴욕타임즈의 부고는 그에 대해 이렇게 썼다. ‘로버트 모제스, 주건설자, 도로, 해변, 공원, 교량, 주택의 건설자…한 사람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는가!(How one man changed it)’   LA시에도 모제스 같은 뛰어난 도시 기획 건설자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용기 있는 한 사람이 ‘대부분’을 만든다(One man with courage makes a majority).”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명언이다. 김택규 / 트루스역사문제연구회 대표기고 용기 미래 로버트 모제스 공원 실태 하이웨이 건설

2025-04-23

시 예산 180만불 한인타운 돌아온다…2023년 관리 소홀 미사용

LA 한인타운에 배정됐다 다른 지역구로 전용됐던 시 예산 180만 달러가 돌아온다.     휴고 소토-마르티네스 시의원(13지구)은 지난 3월 26일 시의회 산하 경제개발 및 일자리위원회에서 지난 2023년 11월 본인 지역구로 이전된 코리아타운 재개발 예산 162만 달러와 그동안의 이자 수익 등 총 179만9838달러를 다시 코리아타운 피오피코 도서관 공원 프로젝트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해당 안건은 이날 헤더 허트 10지구 의원이 재청해 공식 안건으로 채택됐다.       지난 2023년 해당 예산 162만달러는 10지구 내에서 구체적인 계획안을 확정하지 않아 예산 전용이 논의됐고, 결국 13지구 내 실버레이크, 에코파크 등의 미화작업에 투입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해당 예산이 투입되기로 했던 ‘이웃 환경 개선 네트워크(NEN)’ 프로젝트가 타당성 결여 판정으로 무산되면서 예산을 원위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참고로 피오피코 도서관 공원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 10월 시의회에서 720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받은 프로젝트로 팬데믹으로 인해 기획과 설계 작업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8월에서야 겨우 착공식이 열렸다. 하지만 해당 기간 동안 물가가 현격히 오르면서 총 비용이 115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부족한 예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소토-마르티네스 의원은 이번 예산 이전 발의안에 대해 “피오피코 도서관 공원 프로젝트는 문화적으로 한인타운 내 4만 여명의 주민들과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당 프로젝트가 이번 예산 복구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 재배치는 시의회 과반 찬성과 캐런 배스 LA시장의 인준이 필요하지만, 양쪽 지역구 시의원들이 내부 합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상 통과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서 피오피코 도서관 공원 프로젝트는 총 890만 달러의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큰 추진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헤더 허트 시의원실은 10지구로 돌아온 예산을 충분히 활용해 피오피코 도서관 공원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로버트 안 LA 한인회장은 “전체 필요 예산 확보가 아직 요원하지만 일부라도 다시 돌아와 프로젝트에 힘이 된다면 반가운 소식”이라며 “훌륭한 공원 공간에 대한 바람이 더 빨리 현실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인타운 예산을 옆동네로 빼았겼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관리해서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인타운 리더들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인타운 미사용 la 한인타운 예산 전용 공원 프로젝트

2025-04-15

LA 시립 공원 주민 평가…8일부터 세 차례 공청회도

LA의 공원 시스템에 대한 주민 여론 조사가 진행된다.     최근 몇 년간 LA는 미국 대도시 공원 시스템 순위에서 100개 도시 가운데 88위로 추락했다.   전국 ‘공원 점수(park score)’를 집계하는 공공토지신탁(Trust for Public Land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하락세는 충분하지 않은 예산과 공원 접근성의 불평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LA 주민 10명 중 4명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기존 공원의 유지보수 지연으로 인한 비용이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토지신탁의 길레르모 로드리게스는 “LA 시민들이 지역 공원이나 수영장을 방문하거나 농구장을 이용하려고 할 때 시설의 대부분이 무질서한 상태”라고 전했다.   로드리게스는 공원을 개선하고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 차원의 노력을 지지하는 공원 옹호 연합의 일원이다. 이러한 접근성 문제는 특히 저소득 유색인종 커뮤니티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연간 최대 2500만 달러 예산을 시립 공원에 제공해온 토지세가 내년에 만료된다는 점이다. 2022년 유권자들은 주민투표에서 대체 법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   이에 LA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부서는 ‘공원 수요 평가(park needs assessment)’를 통해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 그리고 공원 시스템 변화에 대한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LA시는 다음 달부터 공원 시스템 개선을 위한 대규모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선다. 시 당국은 다양한 지역의 공원, 노인 센터, 학교 등에서 다국어로 진행되는 회의와 워크숍, 체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온라인 설문조사는 짧은 내용(https://needs.parks.lacity.gov/early-2025-survey-short-version/)과 긴 내용(https://needs.parks.lacity.gov/early-2025-survey/)으로 참가할 수 있다.      효과적인 여론조사를 위해 시 당국은 스페인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국어로 제작된 엽서, 전단지, 틱톡 영상,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행사 소식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시는 500개 이상의 공원 정보를 제공하는 다국어 웹사이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공청회는 오는 8일 10시~12시(Victory Vineland Recreation Center), 13일 오후 6시~8시(Westchester Recreation Center), 15일 오전 10시~12시(Lincoln Park Senior Center)에 각각 열린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여론조사 게시판 공원 시스템 대도시 공원 지역 공원

2025-03-04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붉은 바위·신비한 지형이 빚은 절경, 불의 계곡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쪽으로 1시간 운전 거리인 불의 계곡은 그 이름에서 정열적인 색채를 예감할 수 있다.   불의 계곡은 기원전 300년 전부터 아나사지 푸에블로 등 미국 원주민들의 정착지였으며, 지금도 공원 곳곳에 남아 있는 그림 문자들을 통해 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메마른 기후답게 공원 내에 나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사막성 식물들이 많이 자란다.   수많은 동물이 살고 있는데, 각종 파충류와 토끼, 스컹크, 여우, 코요테, 큰뿔산양 등이 있다. 특히 산양들의 개체 수가 많아 아침나절에 메스퀴트콩을 뜯어 먹는 산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메마르고 척박한 듯하지만, 붉은 바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불의 계곡은 각종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이틀 이상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좋지만, 시간적 제한으로 몇 군데만 선택해야 한다면 다음 장소들을 들러보면 좋다.   먼저 15번 프리웨이에서 서쪽 입구로 들어서서 파이어 케이브를 둘러보자. 불타는 듯한 붉은 바위들 속에 구멍이 숭숭 나 있고, 크고 작은 아치들이 보인다. 악마의 놀이터처럼 기이한 모습의 붉은 바위들이 늘어서 있어 둘러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이웃하는 아치 바위(Arch Rock)와 미국 원주민들의 상형문자가 있는 아틀라틀 바위(Atlatl Rock)를 만나게 된다. 아치 록은 큰 바위 위에 제법 큰 아치가 만들어져 있어 사진 촬영하기에 좋다. 그리고 이웃하는 아틀라틀 바위는 원주민들의 암각화를 보존해 놓았다.   좀 더 들어가 방문자 센터를 둘러보자. 공원의 지형 형성 과정과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공원 지도도 얻을 수 있다.   공원 뒤편으로 공원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화이트 돔스 로드(White Domes Road)를 따라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붉은색과 회색 바위무더기 사이로 어우러져 뻗어 있는 도로는 미서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화이트 돔스 로드에는 여러 개의 짧은 트레일과 뷰포인트들이 있다. 먼저 마우스 탱크 트레일을 둘러보자. 서부 시대에 마우스란 별명을 가진 원주민이 백인을 살해한 후 이곳에 숨어 지내면서 바위에 갇힌 물로 연명했다는 곳이다.   왕복 0.75마일로 약 30분 정도에 다녀올 수 있는데, 가는 길목에 바위에 약 4000년 전부터 그려진 수많은 상형문자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나는 파이어 웨이브가 아주 멋지다. 주차장에서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공원 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어서 꼭 둘러보길 권한다.   처음에는 커다란 바위산을 바라보며 걷다가, 회색 바위에 붉은색으로 회오리치는 문양이 둘린 바위를 만난다.   그 모양새가 신비롭고 고상하여 커다란 도자기를 보는 듯하다. 파이어 웨이브를 지나 우측으로 계속 걸으면서 세븐 원더스라는 특이한 지형들을 거쳐 원을 그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다음으로 화이트 돔 로드를 끝까지 들어가면 거대한 회색 바위가 좌우로 도열한 인상적인 화이트 돔에 도착한다.   바위 돔 아래편으로 또 다른 바위산들이 펼쳐지는데, 모랫길을 내려가면 조그마한 분지를 만난다.   여기서 작은 구조물과 안내문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버트 랭커스터, 리 마빈, 로버트 테일러 주연의 1966년작 더 프로페셔널이 촬영되었는데, 세트장의 일부가 남아 있어 방문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영화 촬영 장소를 지나면 폭이 좁은 슬롯 캐니언을 통과한 후 원을 그리며 주차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외에도 공원 동쪽으로 가면서 7자매 바위라는 좋은 쉼터가 있다. 사람을 닮은 거대한 바위들 사이로 화장실과 피크닉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어 점심을 먹거나 쉬어 가기에 아주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쪽 입구에서 코끼리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아치형의 바위인데, 몸집이 크고 코가 길게 뻗은 코끼리를 완전히 빼닮았다.   공원에는 아늑하고도 깨끗한 3곳의 캠핑장이 있다. 그 가운데 아틀라틀 캠핑장은 수세식 화장실에 샤워 시설도 갖춰져 있어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사막 기후인 만큼 여름철에는 120도를 웃돌다가 겨울밤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공원을 방문하는 시기는 봄, 가을, 겨울이 좋다.   공원을 둘러본 후 동쪽 입구로 나와 167번 국도를 따라 레이크 미드, 후버 댐을 돌아보는 여정도 함께하면 좋은 여행이 된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바위 valley 아치 바위 불의 계곡 공원 지도

2025-02-20

"올해 테마는 한국" 스톤마운틴 설날 축제

스톤마운틴 공원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설날 기념 페스티벌(Lunar New Year Festival)이 지난 25일 주말 시작되어 내달 9일 주말까지 3주 동안 이어진다. 관계자는 스톤마운틴 공원과 애틀랜타 중국문화학교(CCS)가 함께 주최한 행사에 올해 약 4~5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했다.   25일 토요일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디캡 카운티의 로레인 코크란-존슨 CEO을 비롯한 커미션 관계자들, 조셉 기어맨 도라빌 시장 등이 참석해 커뮤니티 다양성의 중요성과 아시아계 주민 및 비즈니스 오너들이 지역사회에 가져오는 가치를 설명했다.   ‘중국 새해’가 아닌 ‘음력설’을 기념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음력설을 쇠는 문화권을 다 포용하려 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행사장에는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된 표지판이 마련됐다.   25일 축제에 참석한 팅 치우 CCS 애틀랜타 공동 이사장(co-chairman)은 “매년 아시안 문화권을 한가지를 메인 테마로 정한다. 올해는 한국 테마가 메인”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 한국 전통연이 조명과 함께 걸렸고,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케이팝 댄스 경연대회’가 준비됐다. CCSA 관계자에 따르면 케이팝 경연에는 13개 팀이 지원하여, 25일 예선전을 통과한 팀이 2월 1일 준결승, 8일 결승전을 치르고 1~3위가 결정된다.   이외에도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애틀랜타 한국문화원(원장 양현숙)은 행사에서 퍼레이드와 전통 부채춤 무대를 선보였다. 오후 7시 45분에 시작하는 ‘루나 라이트 퍼레이드’에서도 케이팝이 흘러나올 때마다 방문객들이 따라 부르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스톤마운틴 공원 측은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조명을 달았고, 볼거리도 풍성해졌다”고 자신했다.    설 축제 둘째주는 2월 1~2일 주말에, 마지막 주 행사는 2월 8~9일 열리며, 입장 티켓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오후 4~9시까지 열리며, 아시안 음식도 먹고 서예 체험도 할 수 있다. 행사의 마지막은 드론쇼와 불꽃놀이가 장식한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 스톤마운틴 테마 스톤마운틴 공원 한국 테마 애틀랜타 한국문화원

2025-01-27

[취재 수첩] 발표만 요란, 변한 건 전무

맥아더 공원이 범죄와 마약 문제로 곪고 있다.   LA시는 그동안 공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고, 급기야 지난 해에는 약 250만 달러를 투입해 환경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1지구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기자들을 대거 불러 갱단 문제를 해결하고 공원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정치인들의 큰소리가 무색하게 최근 맥아더 공원을 지나던 한인 노인이 칼에 찔렸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갱단의 총격 사건까지 발생했다. 공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은 과연 실효성이 있었나.   사건을 계기로 공원을 직접 둘러봤다. 개선의 흔적은커녕 변화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악취가 진동하고, 마약 투여에 사용된 주사기 등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치안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시는 지난 2023년 6월 공원 인근에 ‘휴식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센터는 홈리스들에게 샤워 시설, 식사,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 역시 진행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인들도 묵묵부답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정책’이었나. 시행 중인 정책의 진행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맥아더 공원 도로 폐쇄 및 공원 재연결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윌셔 불러바드를 폐쇄하고 공원을 다시 연결해 보행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마약과 홈리스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맥아더 공원은 더 이상 앤젤리노들의 도심 속 쉼터가 아니다. LA시의 마약 및 홈리스 문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 전락했다. 그동안 수많은 정책이 발표됐지만, 공원의 현실은 여전히 변한 게 없다. 정책은 발표만 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실제 실행이 돼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정책 아닌가.   전시 행정만 난무하는 가운데 맥아더 공원의 현실은 더 암울해지고 있다. 사회부 정윤재 기자취재수첩 맥아더 맥아더 공원 실질 변화 공원 환경

2025-01-26

노숙자와 마약중독자가 점령한 '시민 쉼터'

LA한인타운과 인접한 맥아더 공원이 중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시민의 쉼터에 노숙자·마약중독자들이 몰리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만 지난 16일 새벽 산책 중이던 80대 한인이 칼에 찔려 중상을 입은 사건 〈본지 1월 20일자 A-3면〉이 발생했고, 22일엔 갱단 간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LA경찰국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6명이 총상을 입었다.   LA 시정부의 공원 재단장 약속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시의원(1지구) 등 LA시 정치인들은 한 달 전 대대적으로 맥아더 공원의 안전 강화 프로그램을 발표 〈본지 12월 20일자 A-4면〉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지난 21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맥아더 공원 곳곳을 살폈지만 재단장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코를 찌른다. 쓰레기와 오물이 뒤섞여 있어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곳곳에 부탄가스통, 라이터 등이 널브러져 있다. 대낮인데도 곳곳에서 마약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대부분 담배처럼 생긴 긴 모양의 은박지를 들고 허리를 구부린 채 경직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사용한 듯 보였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경찰이나 시큐리티 가드는 보이지 않는다. 공원에서 담배, 술, 텐트 설치 등을 금한다는 10가지 규칙이 적힌 효과 없는 팻말만 덩그러니 있었다.     공원 인근에서 20년간 치킨집을 운영해 온 데이비드 김 씨는 “가게 앞에 있던 편의점이 한 달 전 문을 닫았다”며 “리스가 2~3년 남았는데도 본사가 철수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일 절도와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노숙자들이 가게 앞을 점령하면서 직원과 손님들이 불안해했다”고 덧붙였다.   LA시는 올해 1월부터 맥아더 공원에서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지역 시의원인 유니세스 에르난데스는 2년 반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비무장 팀이 주 5일간 맥아더 공원 등 웨스트레이크 지역을 돌며 응급 처치, 경찰 신고 등 각종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커뮤니티센터조차 이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커뮤니티센터의 한 관계자는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1지구 시의원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정확한 일정이나 운영 현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야간 시간에 공원이 문을 닫은 후 노숙자들이 텐트를 치거나 하면 LAPD와 협력해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본지는 1지구 시의원 사무실 측에 두 차례나 안전 강화 프로그램의 일정, 현황, 성과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23일까지 받지 못했다.     캐런 배스 LA시장도 지난해 7월 3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을 재단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특별한 소식은 없다. 지난 2021년에는 당시 길 세디요 시의원이 150만 달러를 투입, 공원 보수 작업을 벌였지만 그 후 별반 달라진 건 없다.   공원에는 나무에 걸려있는 하얀색 박스가 보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펜타닐 해독제인 ‘나르칸’이 들어있는 박스다. 응급 상황 시 즉각 투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약물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맥아더 공원에 모이는 마약 중독자들에게 마치 ‘알아서 해결하라’는 듯 보인다.   맥아더 공원은 갈수록 슬럼화되고 있다. LA시 민원 서비스 ‘My LA 311’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아더 공원이 포함된 웨스트레이크 지역에서만 총 6593건의 노숙자 텐트 신고 건이 접수됐다. 이는 LA 내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두 번째로 신고 건이 많은 다운타운(3410건)의 두 배에 달한다. 맥아더 공원과 그 주변이 노숙자들에게 주요 집결지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맥아더 공원의 이런 열악한 상황은 잠재적으로 범죄 유발의 우려도 낳는다.   한인 단체인 무궁화봉사회는 매달 두 번 맥아더 공원에 가 화단 관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인 장응용 씨는 “공원에 있는 사람 모두가 위험 인물이라고 볼 순 없지만 화단을 관리하다 보면 욕설은 물론이고 마약에 취한 이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곳을 지나다 강탈을 당하거나 자전거를 뺏긴 한인들도 있을 정도로 맥아더 공원은 위험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공원 인근에 시니어 아파트가 있는데 그곳에 사는 한인 시니어들도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는 공원 주변 산책을 피하고, 알바라도 길 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맥아더 공원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마음 놓고 걸을 수 없는 이곳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시 정부가 내건 ‘재단장’이라는 구호가 헛헛하다. 관련기사 80대 한인 칼에 찔려 중상 정윤재·강한길 기자마약중독자 노숙자 맥아더 공원 공원 재단장 공원 인근

2025-01-23

부에나파크 우정의 공원에 한국 정자·정원 만든다

부에나파크 시가 우정의 공원(Friendship Park)에 한국 정자와 정원을 만든다.   부에나파크 시의원 5명은 지난 14일 연구 세션에서 우정의 공원 리모델링 1단계 프로젝트인 한국 정자, 정원 건립안 프리젠테이션을 청취하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연구 세션을 통과한 건립안은 시의회 최종 확정 절차만 통과하면 시행된다. 프리젠테이션을 지켜본 조종권 부에나파크 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미 시의원 전원이 찬성했기 때문에 최종 확정이 임박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조이스 안 시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건립안이 늦어도 3월 중엔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지난해 시 측이 스미스 머피 공원을 우정의 공원으로 개명한 이후 한국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건축물 건립 추진을 주도해왔다. 〈본지 2024년 3월 13일자 A-11면〉   안 시장은 “시 공공사업국이 우정의 공원이란 이름을 붙일 때부터 부에나파크의 자매 도시인 성북구와 우정의 도시인 안산시와의 우호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원래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 축소판을 검토했고 동료 시의원들 반응도 좋았는데, 종각을 만들 경우 주민의 시설 출입을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개방성이 높은 정자를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손 아키텍츠 스티븐 손 대표가 공개한 건립안에 따르면 정자는 공원(5290 Cameron Dr) 중앙에서 캐머런 드라이브에 치우친 장소에 396스퀘어피트 규모로 들어선다.   정자 건립을 위해 시를 돕고 있는 조 위원장은 “정자는 한국에서 제작을 마친 뒤 분해돼 미국으로 오게 된다. 한국에서 5명의 인력이 정자 조립과 지붕의 기와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자 앞엔 광장이 조성돼 커뮤니티 모임 장소로 활용된다. 광장 복판엔 태극 문양이 만들어진다. 광장 바로 옆엔 해시계가 자리 잡게 된다. 정자와 광장 주위엔 한국의 나무와 꽃을 심은 정원도 조성될 예정이다.   연구 세션에서 공개된 한국 정자, 정원 건립 예산은 약 180만 달러다. 안 시장은 “시의회 최종 확정 후 착공하면 9월이나 10월쯤 완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에나파크 시 측은 한국 정자, 정원 건립과 관련해 성북구, 안산시와 협의해왔다. 조 위원장은 “부에나파크와 한국 지자체의 우정을 상징하는 프로젝트에 성북구와 안산시가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마련해 두 지자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 당국은 한인을 포함한 모든 주민이 우정의 공원을 이용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시 측은 한국 정자, 정원 건립 이후 어린이 놀이터 리모델링, 시니어를 위한 공간과 주민을 위한 체력 단련 시설 마련 등을 포함한 2단계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선다.   3단계는 공원 옆 고든 비티 중학교에 신축될 체육관 관련 공사다. 시 당국은 체육관을 학교 측과 함께 사용하며 주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주차장과 진입로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임상환 기자우정 공원 한국 정자 정자 건립 공원 리모델링

2025-01-20

[삶의 뜨락에서] 우리 동네 공원 이야기

우리 집 근처 공원은 6마일을 달리거나 걸을 수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다. 새벽부터 달리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1마일쯤 가다 보면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아 파킹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잠깐 사이에 할머니가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나타나면 할아버지는 행복한 모습으로 할머니를 맞이한다.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할머니는 달린다. 할머니 달리는 속도에 맞추어 자전거 속도를 지속한다. 할머니는 계속 말을 하고 할아버지는 듣는다. 듣다 보면 할아버지 웃음소리가 공원 전체를 움직이는 것 같이 큰 소리를 내면서 웃는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운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쳐다보고 아는 사람이 많아 인사하기 바쁘다.   1마일쯤 지나면 호숫가 옆을 지난다. 길이 두 갈래다. 호수 옆길은 산책로고 다른 길은 뛰거나 자전거가 지나간다. 산책길에 아주 젊은 청년이 발 운동 춤 연습을 하는지 같은 동작을 1시간 이상 연습한다. 발레니라 아니면 무용수인지는 몰라도 몸매가 뛰어나게 균형이 잡혀있다. 보기에 쉬운 동작인 것 같아 나무 뒤에 숨어 따라 해보려고 시도했다. 앞에 두 번 뒤로 한번 다른 발은 앞 한번, 뒤로 두 번 포인트를 찍는데 쉬운 동작이 아니었다. 아 그래서 전문적인 특유의 동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조금 지나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중년 남자분이 철가방에 공구를 잔뜩 집어넣은 가방을 열어놓고 만지작거리며 드론을 띄워 이리저리 내려왔다가 올라가고 한참 연습하더니 마음대로 이리 왔다 저리 간다. 그 옆에는 어린아이와 부모들 여럿이 모여 각자 연을 날리고 있다. 연이 서로 엉켜 떨어지면 다시 시도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힘차게 오르는 연을 쳐다보며 쾌감을 느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실을 풀었다 감았다 연속적으로 반복하는데 드론 하는 사람은 버튼만 한 번씩 눌러주는데도 속도가 빠르고 비행하는 것 같다.   그 옆 잔디밭에는 유럽 사람들의 축구 게임장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워도 더워도 일요일 9시에 모여 11시까지 축구를 한다. 한 사람도 낙오자 없이 열성적으로 공을 쫓아다닌다. 배가 불룩 나온 두 장년 아저씨는 양쪽 골문을 지킨다. 장갑을 끼고 열중하는 데 공을 잡지 못하고 그만 한 점을 내준다. 손뼉을 치면서 소리친다. 너무 재미있는 모습이다. 공이 산책길로 날아들었다. 내가 주워 힘차게 공을 찾는데 멀리 가지 않고 바로 앞에 떨어진다. 그사이에 그린 셔츠를 입고 훈련하는 마라토너들이 출동했다. 연습생과 선생들이 짝을 지어 달린다. 땀이 흘러 셔츠에 무늬를 그려낸다. 누가 구령을 외치는 것도 아니고 박자를 맞추라는 소리도 없는데 군대 사열하는 모습으로 앞으로 나간다.   공원을 빠져나오면 아주 큰 화원이 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크리스마스 위즈를 판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자연 트리 파는 가게다.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깊은숨을들이마셨다 내쉬면 콧속으로 스며드는 솔 냄새에 취한다. 아주 큰 컨테이너에 가득 실은 크리스마스트리를 가게 앞에 내려놓으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트리를 사 갔다. 추수감사절부터 팔기 시작하는데 작년에는 몇 그루 남기지 않고 그 많은 트리가 주인을 찾아갔다. 그런데 올해는 왠지 쓸쓸하게 서 있는 트리가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살기가 팍팍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밤에는 색깔별로 불을 밝히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이 트리 사이를 지나간다. 화원을 찾은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크리스마스 위즈를 고르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이야기 동네 할아버지 웃음소리 근처 공원 자전거 속도

2024-12-26

[글마당] 흐르지 않는 강

리버사이드 공원에서 콜롬비아 대학 쪽으로 올라갔다가 한 바퀴 돌고 내려와 강가에 앉아 있다. 이상하다. 강에게 중요한 것은 흐르는 일인데 강물이 호수처럼 제자리에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는 듯, 한 자리에서 출렁인다. 최선의 선택은 흐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라고 결정한 것일까?     강물이 어느 쪽으로 흐를까? 망설이듯 인생도 선택의 연속이다. 최선을 선택하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할 수 있다.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좋은 결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하는 일이다. 잘못 선택했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야한다. 과거의 선택들이 지금의 내 삶을 만들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않으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일 경우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사소한 것들에 대한 선별도 마찬가지다. 나와 상관없다고 외면하는 현실에 부딪힐 때도 이쪽저쪽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그른 일에 모른 척해야 하는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용기를 내야 할지 나의 안위를 위해 침묵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럴 때 나는 결정을 잠시 옆으로 밀어 놓고 시간에 맡긴다. 그렇다고 내가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믿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조용히 어느 쪽으로도 흐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출렁이는 강처럼 산책하며 기다린다. 산책은 건강을 줄 뿐만 아니라 시간과 투합해 가장 그럴듯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격려하며 도와주는 데 한몫한다.     강에게 중요한 것이 흐르는 일이듯 나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삶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사색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을 했을지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면서. 나무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는 포근한 날에 새싹을 내밀 듯.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이쪽저쪽 갈림길 리버사이드 공원 콜롬비아 대학

2024-12-26

"아이들 다시 맥아더 공원서 뛰어 놀아야"…주변 재단장 프로그램 일환

맥아더 공원 재단장 프로그램이 강화된다.   19일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1지구 시의원은 맥아더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바일 오버도즈 리스폰스 팀 ▶커뮤니티 클린 팀 ▶피스 앰배서더 팀 ▶LA 케어 맥아더 공원 케어 협력팀 등의 활동을 공개하며 공원과 주변 지역의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시정부가 노숙자와 마약 중독자 등이 가득한 맥아더 공원 재단장을 위해 55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시행되거나 시행 예정인 4개의 프로그램을 소개한 것이다.   먼저 지난 11월부터 운영 중인 모바일 오버도즈 리스폰스 팀은 약물 과다 복용 사례에 신속히 대응하며 지역 응급 서비스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같은 달 시작된 커뮤니티 클린 팀은 하루 두 팀이 공원과 인근 지역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에르난데스 의원은 “지난 11월 이후 맥아더 공원에서 45만 파운드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했다”며 “향후 추가 예산을 통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스 앰배서더 팀은 내년 1월부터 주 5일 운영을 시작한다. 이 팀은 공원 인근에서 폭력을 예방하고 갈등 상황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LA 케어 맥아더 공원 케어 협력팀은 내년 중반부터 상시 운영된다. 카운티 필드 메디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홈리스 주민들을 위한 의료 및 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A레크리에이션&공원국(LADRP) 지미 김 국장은 공원이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김 국장은 “어린 시절 한인타운에 살며 독립기념일에 맥아더 공원에서 불꽃놀이와 패들보트를 즐긴 기억이 있다”며 “공원이 다시 아이들이 뛰어놀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까지 패들보트를 복원할 계획이며 우리 세대의 추억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가주 상원 의원을 비롯한 힐다 솔리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등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의원은 “맥아더 공원이 다시 지역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돼야 한다”며 “아이들이 뛰어놀 때 주삿바늘 같은 것을 발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맥아더 공원에서는 이미 두 가지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에는 300만 달러를 투입해 약물 과다 복용 예방, 샤워 및 음식 제공, 치료와 주거 연결을 목표로 한 휴식센터 설립이 발표됐다. 이어 7월에는 윌셔 대로를 폐쇄하고 공원 인근 두 구역을 연결하기 위한 25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발표된 바 있다. 정윤재 기자프로그램 맥아더 맥아더 공원 공원 케어 공원 인근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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