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타결 “중요한 합의 이뤘다”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마라톤 협상 끝에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관세 전쟁이 일단락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전 세계의 시선이 합의 내용에 쏠리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미·중 무역협상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나 “실질적 진전(substantial progress)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열 시간에 걸친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쓰며 기대감을 키웠는데, 베선트 장관도 양측이 큰 합의에 도달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미국은 1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중국과 체결한 합의가 비상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협상을 마친 뒤 “회담은 건설적이었으며 중요한 컨센서스를 형성하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은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통상 협상에서 항상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추구해왔다”라면서 미국과의 협력 분야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면서도 “(양국 간) 일부 차이와 마찰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살라딘’(유엔 제네바사무소 상임대표 공식 거주시설)에서 만나 이틀간 협상을 벌였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던 145% 수준의 폭탄 관세를 인하할 지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재 중국도 125% 대미 관세로 맞서고 있어 양국 무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전 대중 관세율은 “80%가 적절할 것”이라며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협상에서 관세를 50%대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 문제와 별개로 ▶좀비 마약인 펜타닐 문제 공동 대응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 등에 대한 양국 간 합의도 관심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 협상 대표단에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을 포함, 중국산 펜타닐 밀수출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인도·베트남 등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임에 따라 중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을 우려해 중국이 펜타닐 문제 협상 의지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에 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중국 측이 비관세 장벽 철폐와 미국 제품 수입 확대 방안을 일부 수용하거나 역으로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중국이 대화 국면에 들어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공식 통화 혹은 정상회담 시기도 관심을 끄는 요소다. 김은별 기자무역협상 타결 합의 내용 대미 관세로 마라톤 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