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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수입업자들 “매일이 전쟁”

#. 중국에서 퀼트 원단을 수입, 유대인 업체들에 공급해 오던 A업체의 한인 수입업자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최대 145%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부담하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다른 공장을 찾으려니 눈앞이 깜깜하다. 그는 “캄보디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상호관세 부과가 미뤄진 나라 공장을 수소문하고는 있는데, 지금껏 합을 맞춰 온 공장을 한 번에 바꾼다는게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 한인들의 대표 산업 중 하나인 뷰티서플라이. 가발과 헤어블레이드, 헤어롤과 헤어핀 등 대표 품목의 도매물가는 중국산 관세적용 이전 대비 2배 이상으로 올랐다. 흑인 커뮤니티와 밀접한 데다, 한인의 역사가 녹아 있는 사업이라 쉽게 수입을 줄일 수도 없다. 대규모 뷰티서플라이 도매상들은 이미 공급 가격을 올렸고, 소매업주들도 최근 2주 사이에만 가격을 세 번이나 올렸다. B업체 관계자는“14달러에 팔던 제품을 이제 최소 30달러를 받아야 가게 운영을 할 수 있다”며 “가격을 말하면 손님들이 ‘홀리X’을 외치며 욕을 하고 나간 경우도 다수”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으로 한인 수입상들도 아우성이다. 특히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오던 업주들의 타격이 만만찮다. 10만 달러 규모의 물건을 미국으로 들여온다면 여기의 145%, 14만5000달러를 관세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사실상 사업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다. 4월 초 대중국 관세가 부과되기 직전 한인 수입상들도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관세가 부과된 직후엔 수입을 확 줄였다.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비지온에 따르면, 4월 14일부터 시작된 주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컨테이너 예약량은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했다.     중국에 메인 공장을 뒀거나, 사업상 얽힌 한인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뷰티서플라이, 액세서리 부자재 사업, 원단, 화장품 수입업자 중 공급선 변경이 어려운 곳들은 이미 145% 관세를 내고 있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타격은 더 크다.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 뉴저지에서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 한인은 벌써 관세를 두 번이나 냈다. 그는 “사업을 할 의미가 없는 수준인데다 최근엔 DHL 배송도 쉽지 않다”며 “회사생활만 하다 처음으로 도전한 사업인데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   “관세 걱정에 보세창고 보관, 환적·가격 속이기까지”     보세창고료 부담하며 버티기, 위험 감수하고 세관 속이기도 화장품 패키징 등 미국 내 제조기반 만들기도 어려워   “사실 수입품 가격을 속이거나, 중국산을 한국으로 배송해 포장만 바꾸는 것은 세관에서 걸릴 위험도 있어요. 그렇다고 145% 관세를 부담하면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 위험을 감수하고 모험을 하는 셈입니다.”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최대 145% 관세 타격이 큰 탓에, 한인 수입상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부담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거나, 창고비를 부담하면서까지 보세 구역에 보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세관 단속 위험을 감수하고 아직 상호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나라로 환적하거나 가격을 속여 신고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창고요금이 관세보다 더 싸”=중국에서 제조한 화장품을 수입하는 한인 수입상. 이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부과가 발표되자마자 뉴저지주에 위치한 보세창고(Bonded Warehouse)를 수소문해 확보했다. 매월 수천 달러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래도 145% 관세보단 낫다는 판단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최대한 관세를 천천히 내기 위해 찾은 방법”이라며 “미중 협상이 잘 풀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업체들이 몰리면서 뉴욕, 뉴저지 일대 보세창구는 이미 꽉 들어차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다만 무턱대고 재고를 쌓아두는 것도 꼭 해답은 아니다. 조원형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 전 회장은 “뷰티 제품 유행은 2년이면 변하기 때문에 이 또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위험 감수하고 환적, 가격 속이기도=중국산 플라스틱 용기와 주방용품, 생활용품을 수입하는 한 한인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가 부과된 후 한국·베트남으로 우회해 미국으로 물건을 가져오고 있다. 중국과 달리 90일간 다른 나라에는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해 줬기 때문이다. 오딧 과정에서 발각돼 벌금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은 관세부터 피하고 보자는 심정이다. 아예 대놓고 물건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업체도 있다. 또다른 수입업자는 중국산 물건을 ‘개당 1달러’ 처럼 최대한 낮춰 신고하고, 관세를 줄이고 있다. 유정학 전 뉴욕한인경제인협회 회장은 “의심을 사게 되면 5년치 수입 기록은 물론 공정 과정까지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제조기반 알아보지만 기반 턱없이 부족=관세 때문에 골치를 썩던 한인 업체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누차 강조한 것처럼 “아예 미국에 공장을 만드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까지 이어진 이들도 있다. 유 전 회장은 “한인 중에서도 케미칼이나 화장품 등을 미국서 제조하는 방법을 고민 중인 이들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패키징이나 비닐, 플라스틱 등 제조 기반을 만들 생태계가 없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수입업자 한인 한인 수입업자 한인 수입상들 한인 업체들

2025-05-07

관세 폭탄에 멕시코산 농산물 가격 ‘껑충’…상인들 ‘비명’

  ━   원문은 LA타임스 4월11일자 “Local business owners brace for higher costs in tariff swing” 기사입니다.    2009년 미국으로 이민 온 팔레스타인 출신 사업가 리야드 라다드와는 LA 인근 다이아몬드 바에서 '다이아몬드 프레시 파머스 마켓(Diamond Fresh Farmers Marke)'을 운영하며 수입 농산물 유통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그는 멕시코 등 외국에서 수입한 저렴한 농산물을 판매하며 상권을 유지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 가격 유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라다드와는 아보카도, 할라피뇨, 세라노 고추 등 멕시코산 농산물 가격이 두세 배로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보카도 한 박스가 100달러 하는 건 평생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은 35달러 정도입니다.”   라다드와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제 가게에서 파는 농산물은 모두 저렴해서 멀리서도 찾아오시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올리게 되면, 고객들이 더 이상 오지 않을 겁니다. 장사를 더 못하게 될 겁니다.”     수입품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캘리포니아 및 미국 전역의 사업자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딜레마다. 멕시코와 중국 같은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들 기업인은 갈수록 커지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장난감, 의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LA의 소매업자들은 추가 비용을 떠안거나, 소비자에게 가격 인상을 전가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 결과는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사업체는 생존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 유입 문제 방치를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제품에는 처음엔 10%를 예고했으나, 이후 145%까지 상향된 상태다. 지난 8일 트럼프는 중국을 제외한 멕시코 등 75개국에 대해 90일 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에게는 유예 없이 고율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한다.   관세 정책은 자주 뒤집히고 수정돼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90일 관세 유예 조치는 수입에 의존하는 소매업자와 제조업자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줬지만, 대부분은 언제 본격적인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식료품처럼 필수품이 아닌 장난감, 주방용품, 가전 등 '선택적 소비재'를 취급하는 소매업자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생활필수품에 대해선 가격 인상도 어쩔 수 없이 감수하지만, 선택적 소비에는 쉽게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LA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굿 리버(The Good Liver)'라는 상점을 운영하는 버트 윤은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가격을 30% 정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의 매장은 한국산 도자기, 프랑스산 수제 접시 등 주방용품과 소품을 주로 판매하며, 주요 공급처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이다. 윤은 “20% 넘는 수입관세를 감당할 수 없다”며 “고객들이 더 이상 우리 가게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유럽연합이 미국과 협상에 실패하면, 두 달 뒤 덴마크에서 도착할 예정인 상품에 대해 그는 약 1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을 미국으로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수익성 있다는 전제가 틀렸다”며, 이 같은 무역 정책은 '실수'라고 비판했다. 최근 고객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에 항의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수입업자를 대리하는 LA 기반 통관 전문가이자 미국 수출입협회 이사인 빈센트 이아코펠라는 관세가 미국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 수입 비용이 오르면, 최종 제품 제조 비용 역시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는 “제조업자든 유통업자든 수입업자는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다”며 “이번 관세는 범위도 넓고 강도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세다”고 말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LA 라브레아 애비뉴에서 장난감 가게 '미라클 마일 토이즈 앤 기프트(Miracle Mile Toys & Gifts)'를 운영하는 크리스티나 멀린에게 이번 관세는 이미 온라인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는 LA 소매 시장에 닥친 또 하나의 재앙일 뿐이다.   멀린은 자신의 가게가 2021년 라브레아 애비뉴로 이전한 이후, 인근에 새로 문을 연 가게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유일한 유동 인구는 거리 끝의 레퓌블리크 카페에서 나오는 손님들뿐인데,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멀린은 “요즘은 매일 가게 하나가 문을 닫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멀린의 가게 상품 대부분은 중국산 또는 중국 제조를 활용한 유럽 브랜드 제품이다. 미국산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환에는 수년이 걸릴 텐데, 그때쯤이면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겠죠.”   LA에 본사를 둔 핼로윈 의상업체 관계자는 협력업체와의 계약 진행 상황 때문에 익명을 요청하며, “처음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가 부과됐을 땐 해외 파트너와 조율해 보려 했지만, 그게 34%로 오르면서 완전히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며 “작은 사업자들에겐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아코펠라는 “소규모든 대형이든 모든 소매업체가 공급망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장기적 전략이 정립되기 전까지는 업체들이 불확실한 정보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업자들은 새 규정에 맞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먼저 정부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야 적응이 가능하죠.” 글=카롤라인 페트로-코언, 말리아 멘데스수입업자 쓰나미 관세 정책 멕시코산 농산물 트럼프 대통령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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