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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첫사랑 영이

미국으로 이민온 지 15년 만에 고국을 방문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어디를 가나 어리둥절할 정도로 너무 많이 발전했다. 20일 일정으로 한국에 와서 모든 용무를 마치고 출국할 날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이 기간 중에 첫 사랑의 여인 영이를 만나 보고 싶었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그녀의 소식이 무척 궁금하였다.   그녀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다닌 끝에 영등포에서 아담한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그녀의 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언니는 35년 만에 만나는 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아니~ 이민 간 걸로 아는데 조카님이 어떻게 여길….” 언니의 음성은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곳에서 영이의 소식을 접한 순간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띵’해지며 현기증을 느껴 식탁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우리 어머니와 먼 친척뻘인 영이는 나보다 두 살 어린 아리따운 처녀였다. 내 어머니를 언니라 부르기에 나는 그녀를 ‘아줌마’라 칭하였고 영이는 나를 ‘조카님’이란 존칭으로 대하였다. 영이와 언니 두 자매는 충청도에서 상경하여 우리집에서 한 칸 짜리 방을 얻어 자취하며 제과 공장에 다녔다.     그 당시 나는 22세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상급학교를 제때에 진학하지 못하고 뒤늦게 야간 고등학교에 입학한 2학년 학생이었다. 한 집에 기거했지만 일요일에나 어쩌다 마주 칠 수 있었다. 그럴 때면 영이는 두 볼이 발그레 상기되어 눈을 아래로 깔고 무척 수줍어하곤 했다. 나는 그런 영이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고 가슴이 설렜다. 어느샌가 우리는 서로 이성으로 대하고 있었다. 쉬는 날이면 몰래 외출하여 영화 관람도 하고 짜장면도 사먹곤 했다.   영이의 고향은 서산이었는데 바다 가까이 살았으면서도 바다 구경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벼르고 별러 안면도로 1박 2일 여행을 했다. 용산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6시간이 걸려 섬에 도착하여 민박집에 여장을 풀었다.     “어쩌면 색시가 저리도 이쁘고 고울까 원앙이 따로 없지….” 주인 아주머니의 칭찬에 나는 신이 나서 어깨가 저절로 으쓱거렸다.     민박집 주위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여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고 주변의 논은 이미 황금색 누런 벌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바닷가로 향하는 오솔길을 걷자니 기다란 코스모스가 하늘거렸다. 코끝을 스치는 그 진한 향기는 영이의 냄새와도 같았다.   우리는 백사장에 앉았다. 밀물 때인지라 바닷물이 밀려오고 있었다. 갈매기 한 쌍이 백사장에 내려앉아 부리로 먹이를 찾다가 바닷물이 밀려 오면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내가 작은 돌멩이 한 개를 들어 그쪽으로 던지려 하니 영이가 말렸다.     “자기야 ! 그러지마. 저 새들도 우리처럼 다정하잖아.”   영이는 어디서 주워 왔는지 예쁜 자갈 두 개를 손에 쥐고 있었다. “이 돌멩이 하나는 자기이고 하나는 나야”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돌멩이 둘을 합쳐 묶었다. “우리 이 돌처럼 헤어지지 말고 꼭 붙어 살자.”     우리는 일어섰다. 하루를 지켜 온 해는 뉘엿뉘엿 지평선 너머로 조금씩 넘어가고 있었고 주변 하늘과 바다는 온통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영이가 쥐어 주는 돌멩이 묶음을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바다 쪽으로 던지며 이것처럼 우리가 헤어지지 않게 해 주십사 빌었다.   “영이야! 사랑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할게.”   영이의 긴 머리카락이 바닷바람에 얼굴을 덮고 있는 것을 이마 위로 밀어 주며 말했다. “정말?” 영이는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우리는 손가락을 건 후 마주 보고 서서 입맞춤을 하였다.   집에 돌아와 보니 집안이 발칵 뒤집어있었다. 어머니는 노발대발하였다. “이 얼빠진 놈아!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어디를 싸돌아 다닌 거냐. 네놈이 이 어미 죽는 꼴 보고 싶으냐.”     어머니는 영이에게도 노기를 터뜨리고 말았다. 당신의 자식이 뭐 대단한 사람인 냥 “네가 감히 내 자식을 넘보다니….”   영이 언니는 “언니! 잘못했어요” 대신 용서를 빌었고 영이는 머리를 푹 숙이고 흐느끼고 있었다. 그 두 자매는 일주일 후에 이삿짐을 쌌다. 36살에 청상과부가 되어 8남매를 거느리고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어머니의 의지를 아무도 꺾을 수 없었다. 나는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군에 입대했고 그 후론 영이의 소식을 알지 못하였다.   영이는 27세에 트럭 운전사와 결혼했는데 그 남자는 술 주정뱅이였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의처증까지 있어 장거리 운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자기가 없는 사이 어떤 놈하고 바람 피웠느냐고 때렸단다. 수많은 날들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영이는 33세에 두 어린 남매와 연탄불을 피워 놓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내 새끼 내가 데리고 가니, 같이 화장해서 안면도 앞 바다에 뿌려 달라”는 유서를 남겼단다.   나는 영이의 넋을 위로하고자 안면도로 차를 몰았다.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우리의 옛 추억을 잊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바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었다. 그녀와 약속한 바다의 맹세를 지키지 못한 내 죄가 컸다. 그녀를 보호해 주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무거운 바위가 내 가슴을 짓눌렀고, 철썩철썩 밀려 오는 파도는 내 뺨을 때리고 있었다.   나는 첫사랑 영이를 큰 소리로 부르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영이의 혼이 고통이 없는 저 세상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릴 수 있기를 빌었다.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고 그때처럼 낙조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진용 / 수필가문예마당 첫사랑 수필 돌멩이 묶음 우리 어머니 돌멩이 하나

2025-06-12

[문예마당] ‘부실이’와 어머니

타주로 이사하는 친구가 키우던 산세비에리아 화분 두 개를 주고 갔다. 밤에 호흡하며 산소를 많이 내뿜으니, 실내에 두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간혹 꽃을 피워 올리기도 한다는데 꽃대는 흔적도 없고 잎대뿐이었다. 두 화분 중의 하나는 잎이 모두 곧고 키도 가지런했고 나머지 하나는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싱싱한 화분을 침실에 들여놓고, 부실한 쪽을 양지바른 거실에 자리를 잡아 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부실이’가 놀랍게도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휘어졌던 잎새가 여물어지고 하루하루 눈에 띄게 윤기를 머금었다. 역시 햇볕은 최고의 자양분인가. 정성을 다해 돌보기 시작했다. 자주 물을 주고 시간 따라, 햇볕의 각도에 맞춰 화분의 방향을 틀어 주자 부실이는 하루가 다르게 움쑥 자라며 모양을 냈다.     한 달 후에 분갈이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그동안 키가 조금밖에 크지 않은 튼실이의 뿌리는 단단한데, 부실이는 잎대만 무성할 뿐 뿌리는 거의 썩었다. 이 지경이 되도록 까맣게 모르다니! 지나친 햇볕과 감당할 수 없는 물공급이 부실이를 뿌리부터 상하게 한 것이다.   어머니도 그렇게 쓰러지셨다. 그때까지 자식들은 깊이 감춰진 어머니의 연약함을 모르고 건강한 젊은 날의 어머니로만 생각했다. 딸만 다섯을 둔 어머니의 한과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강하게 포장했던 어머니의 가슴 속 서러움을 헤아리지 못했다.     “늙어도 딸들 신세는 안 진다”라고 하시던 어머니가 혼자가 되었지만 어느 딸도 어머니를 모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식이 부모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부모의 나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때의 어머니의 외로움을 지금 비로소 절절히 느낀다.   어릴 때, 어머니가 외출하시는 날은 온종일 쓸쓸했다. 어머니의 모습이 골목을 돌아 점점 작아지고 세모시 옥색 치맛자락이 가물가물해질 때까지, 어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집에 오실 즈음이 되면, 경학원(지금의 성균관대) 뜰이 내려다보이는 창경궁 담장에 기대어 앉아 노래를 불렀다.     “임자 없는 대궐 안에 무궁화는 피고 또 피어~~” 어머니가 안 계신 집안은 내겐 망국(亡國)의 대궐처럼 휑한 빈터였다. 노래 부르기도 지친 아슴푸레한 저녁 무렵이 되어 날 찾는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면 구르듯 달려 내려가 어머니에게 안겼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군사정권에서는 그해 대학 졸업 예정자들에게 학사 고시라는 것을 실시했다. 대학 졸업 자격시험이었다. 겨울방학이 끝날 무렵에 시험이 있었다. 입학시험처럼 여러 과목에 걸친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데 교문 밖에 뜻밖에도 어머니가 와 계셨다. 교정에서 친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급히 어머니의 팔을 잡아끌며 짜증을 부렸다.     “엄만, 뭐 하러 오셨어요?”     “우리 딸이 국가고시를 보는데 엄마가 와야지.”     그날 교문 밖 찬바람 속에 어머니는 시험이 끝나도록 오래 서 계셨다. 그 바람은 지난 22년 동안 내가 크고 작은 시험을 치를 때마다 어머니가 맞으시던 바람이다. 마지막이 된 칼바람 속의 어머니를 뿌리쳤던 그날의 기억이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는다.   유학길에 오르며 처음으로 어머니 품을 떠났다. 학교 기숙사 창문으로 샌타모니카 해변이 보였다. 어스름 녘이면 해변으로 달려가서 먼바다 끝을 오래도록 보았다. 그 바다는 부산에 계신 어머니의 바다와 이어져 있었다.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나갔다. 밀려오고 밀려나가는 파도를 따라 내 마음도 한국과 미국을 오갔다. 달무리 지는 저녁이면 파도는 엄청난 기세로 해안을 향해 달려오다가 흰 거품이 되어 스러지곤 했다. 그래도 파도는 어머니처럼 내게 다가오기를 멈추지 않는다. 저만치 다가왔다가 미진하게 바다로 밀려나가는가 하면 때로는 발밑까지 치고 올라와 차디찬 각성으로 나를 흔들었다. 그럴 때면 서둘러 일어나 모래를 털고 학교로 돌아갔다.   결혼 5년 만에 어머니를 미국에 초청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66번 국도가에는 노란 들꽃들이 내 마음처럼 바람에 설레고 있었다. 짙은 물빛 원피스를 입고 세인트루이스 공항에 내린 어머니는 출구로 걸어 나오다가 기다리고 있던 셋째 딸과 처음 만나는 딸 가족들의 환영을 받았다. 집까지 두 시간 넘어 달리는 동안에도 어머니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까르륵 애교가 넘치는 세 살이 된 손자의 재롱에 푹 빠지셨고 카시트에서 말없이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는 돌배기 손녀와 눈이 마주치면, 어머니와 띠동갑 손녀라며 귀여워하셨다.   집에서 어머니는 늘 성경을 보셨는데, 남편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짐짓 눈을 크게 뜨고, “아니 어머니, 그 책 아직도 다 못 읽으셨어요?” 하며 놀란 시늉을 해서 어머니를 뒤로 넘어가게 했다.     남편이 재직하던 미주리 대학은 오자크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길이 도심 곳곳에 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자갈 개울들을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도시에 있었다.     개울물에 발을 담그며 어머니와 함께 그곳에서 지낸 두 달이 결혼 후, 어머니와 가장 오래 보낸 시간이었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어머니가 유독 그립다. 유니스 박 / 수필가문예마당 어머니 부실 어머니 목소리 어머니 얼굴 대학 졸업

2025-06-0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그리웠다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평소 실력이 진짜 실력이다. 평소에 놀기만 하다가 갑자기 오두방정 떨며 벼락치기 공부해도 결과는 뻔하다. 학업에는 집중 안하고 시와 그림을 벗 삼아 나홀로 풍류를 즐기다 보니 성적이 뒤죽박죽, 분야별 꼴찌로 들락날락 했다. 그나마 글짓기나 미술실기 대회에서 상타는 일로 겨우 체면 유지는 됐다.   평상시에 잘 놀다가 학기말 시험 전날은 초비상이다. 초치기 분치기로 시험 준비에 몰두한다. 일단 대청마루에 상을 편 뒤 졸릴 걸 대비해 세수 대야에 찬물을 준비한다. 밤샘 할 요량으로 혹여 잠이 들면 어머니께 깨우라고 신신당부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홀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백점 받은 시험지를 보는 어머니의 얼굴은 보름달처럼 환해진다. 연필에 침을 발라 가며 네모진 공책 칸을 메꾸며 한글을 익히는 동안 소복 입은 어머니는 한석봉 어머니처럼 하얀 가래떡을 써신다. 난리방구통 떨며 시작한 밤샘 공부는 새벽도 안 돼 꼬꾸라지고 어머니는 한쪽 무릎을 꼿꼿이 세운 채로 모시 적삼을 다듬었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잠시도 머무르지 않는다. 그대 사랑이 흔들리는 안개 속에 잊혀지는 것처럼 머무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을 동여맬 수 없다 해도 아름다운 기억들은 사랑의 열매로 꽃을 피운다.   부모나 자식, 형제나 이웃, 애인이나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때를 놓치기 전에 일상의 바쁜 손 멈추고 그립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있을 때 잘할 걸 후회해도 때를 놓치면 소용없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에 뼈 아프게 깨달았다. 때를 놓치면 모든 게 물거품이란 걸. 생각만 하고 할 뻔했던 것들은 흘러간 물이고 놓쳐 버린 파랑새다. 놓친 자의 후회는 공허한 메아리로 가슴을 후려친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도 작은 틈이 생기면 금세 사이가 벌어진다. 죽자 사자 사랑을 불태우던 커플도 헤어질 땐 빙하기의 팽귄처럼 털갈이하며 등을 돌인다.   급하고 먹고 칠칠치 못해서 옷에 음식을 자주 흘린다. 얼룩 지면 얼른 수건에 물 적셔 살살 문지르면 얼룩이 사라진다. 얼룩이 마르면 자국을 지우기 힘들다.   산천은 세월에 묻혀 천천히 변하지만 사람 마음은 작은 말 한마디 흔들리는 눈빛에 일순간 변한다. 때를 놓치면 많은 걸 잃는다. 사랑은 접착제다. 금이 간 도자기는 그대로 두면 언젠가 깨진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다.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다. 대나무 꽃은 잘 피지 않는다. 100년을 지나 꽃이 피기도 한다. 대나무는 줄기가 거의 시들어갈 무렵에 꽃을 피운다. 끝간 데 없는 사랑은 매마른 땅을 대나무 숲을 만든다.   사랑은 기다림으로 바위에 상형 문자를 새긴다. 사랑은 따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믿고 보이는 그대로 사랑하고 내 속에 너를 품는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사자 사랑 그대 사랑 한석봉 어머니

2025-06-03

첫 주연작으로 시대 아이콘 된 제임스 딘

2025년은 제임스 딘의 해다. 그의 사망 70주기이고 그의 대표작 ‘에덴의 동쪽’과 ‘이유 없는 반항’이 개봉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에덴의 동쪽’은 1952년 발표된 존 스타인백의 소설을 엘리아 카잔 감독이 1955년에 영화화한 작품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한 청년의 안타까운 방황을 그리고 있다. 혜성처럼 나타난 제임스 딘의 첫 번째 주연 작품으로 딘은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의 지위에 오르며 젊음의 우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다.   제임스 딘은 아버지에게 소외당하며 어두운 그늘에서 증오를 키우는 반항아 칼을 연기한다. 딘이 출연한 세 편의 영화 중 그의 생전에 개봉된 유일한 영화다.     ‘에덴의 동쪽’은 1955년 제8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로 올라 ‘드라마틱 필름’ 부문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려 그 중 각본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제임스 딘은 앞서 열린 1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마티’에서 열연한 어니스트 보그나인에게 밀려 오스카상을 받지 못했다.     성경은 가인을 악의 표상으로 묘사한다.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최초의 범죄자’ 아담과 이브의 큰아들인 가인은 질투에 휩싸여 동생 아벨을 죽이고 ‘최초의 살인자’가 된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두 아들 중 유독 아벨을 편애했고 왜 가인에 대해서는 냉정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아벨은 양치는 자였고 가인은 농사짓는 자였다. 시간이 지나 각자의 직업대로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제사를 드린다. 하나님은 가인의 제물은 ‘열납’하지 않고 아벨의 제물만 받았다.     성경은 믿음으로 아벨이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의로운 자로 인정받았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하나님은 왜 가인과 아벨을 차별했을까’라는 의문에는 여전히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영화 ‘에덴의 동쪽’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의문, ‘왜 하나님이 가인보다 아벨을 더 사랑했을까’라는 인간적 의문에 매달리고 칼에게 인간적 동기를 부여한다. 사랑받지 못하고 죄 많은 영혼의 이야기로 이야기를 몰고 간다.     제 1차 세계대전을 앞둔 1910년대 중반. 캘리포니아의 살리나스에서 양배추 농장을 운영하는 아담, 그리고 그의 두 아들 아론(리차드 타바로스)과 칼(제임스 딘). 청교도적 신앙의 소유자 아담은 큰아들 아론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반면 반항아적 기질의 작은 아들 칼에게는 ‘자기 파괴적’으로 냉정하다. 모범생 아론에게는 아리따운 약혼녀 에브라가 있다.     아담은 두 아들에게 그들이 어렸을 때 어머니가 죽었다고 했지만, 칼은 어머니 케이트(조 반 프릿)가 몬터레이에 살고 있음을 알아낸다. 아담은 칼을 낳고 집을 나간 케이트를 증오한다. 그는 칼이 케이트의 나쁜 피를 받아 그렇게 도발적이고 반항적이라고 여기며 케이트에 대한 배신과 분노로 칼을 대해왔다. 케이트는 집을 나간 후 술집을 운영하며 매춘에도 손을 대 큰돈을 벌고 있다.     칼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형의 약혼녀 에브라와 친해진다. 아담의 양배추 사업이 위기를 맞자 칼은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 곡류 장사를 시작하고 아버지가 사업으로 잃어버린 돈을 다시 벌어들인다.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을 줄 알고 그의 생일 날 집을 찾아가지만 아담은 오히려 남의 돈을 빌려 일으킨 칼의 사업을 죄악시한다. 칼에 격노하던 그는 큰아들 아론의 약혼 소식에 기뻐한다.     뭐를 해도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칼의 마음속 상처와 고뇌와 방황이 이어진다. 칼은 반항심으로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의 존재를 아론에게 알려 충격을 받은 아론이 집을 떠나 군에 지원하게 하고 그사이 아론의 여인 에브라를 탐하며 아버지를 분노하게 하여 결국 그를 뇌졸증으로 쓰러지게 한다.   보안관 샘은, 아담과 이브의 아들 가인은 너무나 질투한 나머지 동생 아벨을 죽였고 집을 떠나 동쪽 노드 땅에서 살게 되었다는 성경 구절을 칼에게 들려준다. 스스로도 집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칼은 병상에 누워 있는 아담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아담의 텅 빈 눈에는 어떤 반응도 없다.   약혼자 아론보다 어느덧 칼에게 마음이 끌려가고 있는 에브라는 병상에 누운 아담을 간호한다. 에브라는 아버지의 사랑을 원하고 있는 칼을 받아들이라고 아담을 설득한다. 그리고 절망한 칼을 아버지에게 다가가게 한다. 아담은 아들의 손을 잡으며 “저 귀찮은 간호사 대신 네가 내 옆에 있으라”고 속삭인다.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한 칼과 에브라는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칼은 아버지 침대를 계속 지킨다.     영화는 종반부에 가서야 성경의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아론이 떠나고 간 이후 칼과 아버지의 화해로 결론짓는다.     아버지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방황하던 칼이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 과정에는 성경에 없는 중재자 에브라가 있다. 침상에서 간호사를 가리키며 “형편없는 간호사야”라고 말하는 아버지 아담에게 칼이 “저도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요”라고 대응하는 장면, 아들과 아버지는 처음으로 마음이 통하는 부자의 관계를 확인한다. 이렇게 간단히,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동안 아버지와 아들 사이 놓여 있던 큰 벽이 무너져 내린다.   칼과 아론이 상징하는 가인과 아벨의 관계에서는 가인이 형이고 아벨이 동생이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는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분명하지 않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될 때 아론을 형으로 설정해 자막 번역을 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아론을 형, 칼을 동생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원작에서는 누가 형이고 누가 아우인지에 대해서 일체 설명이 없다.     제임스 딘은 종종 말론 브랜도와 비교됐다. 당시 일부 평론가들은 ‘에덴의 동쪽’으로 새롭게 부상한 제임스 딘이 말론 브랜도의 연기 스타일을 모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도 ‘에덴의 동쪽’은 그가 출연한 세 편의 영화 중 딘이 최고의 연기를 보인 영화로 기억된다.     엘리아 카잔 감독은 전작 ‘젊은이의 양지’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주인공 칼 역에 캐스팅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그 대신 신인 제임스 딘이 칼 역을 맡았다. 딘은 이후 스크린 선상에 나타난 반항의 전형으로 상징되며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반항아’로 남아 있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주연작 아이콘 큰아들 아론 어머니 케이트 영화제 황금종려상

2025-05-14

[혈자리로 보는 세상만사] 어머니의 고황혈<膏肓>, 사랑의 온도

5월은 흔히 ‘가정의 달’이라 불리지만, 그 중심에 있는 날을 꼽으라면 단연 어머니날입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이날은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과 기억을 자극합니다. 이 시기마다 저는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의 한 구절을 떠올리곤 합니다.   ‘사랑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죽기를 바란다(愛之欲其生, 惡之欲其死).’   공자는 이 말을 통해 인간 감정의 간사함, 그리고 애정이 증오로 뒤바뀌는 마음의 허약함을 경계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말에서 앞 부분만을 떼어내어 곱씹고 싶습니다.   사랑하면, 그가 살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사랑이란 결국, 누군가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요. 저는 그 사랑의 가장 높은 형태가 ‘효(孝)’라고 믿습니다. 효는 단순히 부모를 공경하는 윤리적 행위가 아니라, 부모님께서 이 세상에 건강히 살아 계시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정성입니다.   효(孝)라는 글자의 기원을 살펴보면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늙을 로(老)’와 ‘아들 자(子)’의 합자로 알려져 있지만,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에서 유래하였다고도 합니다. 생명을 잇는 행위 자체가 효이며, 그것은 곧 ‘살기를 바라는 사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진료를 기다리시는 어머님께서 조용히 휴대전화를 들어 전화를 거십니다. “어~ 에미냐? 잘 지내니? 그냥 한번 걸어봤다.”   그리 길지 않은 이 짧은 통화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깊은 마음을 담고 있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식의 일상에 방해가 될까 염려되어 “그냥”이라는 말을 덧붙이시는 것이지요. 그 안부는 결코 심심해서 걸린 전화가 아닙니다. “네가 괜찮은지만 확인하고 싶다”는, 말 없는 사랑이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부모님의 마음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그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소리없이 전해지는 사랑이기에 더욱 묵직하고 따뜻합니다.     그 전화 한 통, “그냥 한번 걸어봤다”는 그 말 속에는 “그저 너는 걱정없이 잘 살아만 있어다오”라는 간절함이 스며 있는 것입니다.   어릴 적, 어버이날이면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고,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시작하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노래는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의 구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감내하는 열 가지 은혜를 노래한 이 경전은 종교를 떠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되새겨볼 만한 귀한 가르침입니다.     이즈음 저는 ‘고황(膏?)’이라는 혈자리를 떠올립니다. 고황혈은 등 뒤 견갑골 아래쪽, 방광경 위에 위치하며 목과 어깨, 등 주변의 근육들과 연관된 자리입니다. 근육의 긴장이나 만성적인 통증 치료에 자주 활용됩니다.   이 혈자리의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왜냐하면 이 자리는 누구나 스스로는 손이 닿지 않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 없이는 닿을 수 없는 지점이 생긴다는 사실, 이 고황혈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그래서 고황은 단순한 치료점이 아니라, ‘타인의 정성과 관심이 꼭 필요한 곳’입니다.     어머니날 즈음, 멀리 계신 부모님께 “그냥 한번 걸어봤다”고 전화가 오시기 전에 먼저 전화 한 통 드려보시고, 가까이 계시다면 직접 찾아뵙고 고황혈 부위를 손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드려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그때, 이렇게 말씀드려보시지요. “엄마, 폭삭 속았수다.” 제주도 사투리로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라는 뜻으로 요즘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드라마 제목입니다. 평소에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이, 이 말 한마디에 그동안의 소원했던 마음이 다 담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날, 그저 꽃 한 송이와 형식적인 선물로 지나치셨다면 이제라도 “사랑하면 그가 살기를 바란다(愛之欲其生)”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의 고황에 닿는 손끝이 곧 여러분의 사랑이고, 효(孝)입니다. 강병선 / 침뜸병원 원장혈자리로 보는 세상만사 어머니 사랑 윤리적 행위 불교 경전 견갑골 아래쪽

2025-05-12

[이아침에] 가장 행복한 날

몇 해째 이어지던 소송에 지쳐 있을 때였다. 삶은 고달프고 하루하루는 메말랐다. 오로지 견뎌내야 한다는 일념에 매달려 안간힘을 쏟을 뿐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여 단골 레스토랑에서 나누던 브런치도 어느새 먼 기억이 되어 있었다. 언젠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으면, 그때 가서 다시 시작하리라 막연히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를 모시고 늘 가던 맥도널드 대신 새로 문을 연 커피숍에 들렀다. 커피를 한 모금 머금으신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며 물으셨다. “언제 이런 멋진 곳을 알아두었니?”     어머니 얼굴에 번지는 잔잔한 미소가 내 마음결에 밀려들어와 속삭이듯 일깨웠다. 어떤 형편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결심했다. 가족 브런치를 다시 시작하기로.   어머니는 초록의 새순을 피워내는 봄 나무 같으셨다. 인고의 겨울을 잠잠히 견디며,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나를 감싸주셨다.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시며  밝은 미소를 지으셨고, 말끝에 머무는 미소는 봄 햇살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그 미소를, 나는 너무 오랫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주말,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머니, 두 아들, 며느리, 손주들, 그리고 나. 온 식구가 둘러앉아 나누는 식사는 묵혀 두었던 단란함을  모처럼  맛보게 했다. 식탁 위로 흐르는  웃음소리가 마치 오래된 악보 위에 새롭게 얹히는 기쁨의 선율 같았다. 우리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을 ‘가족이 함께하는 날’로 정했다.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내 등을 토닥이며 말씀하셨다. “가족 브런치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 건 참 잘한 일이야.”     그러곤 가는 길에 99센트 스토어에 들르자고 하셨다. 하얀 플라스틱 공을  집어들고  “이거 사도 될까”. 머뭇거리듯 한 어머니의 물음 속에, 그나마도 주저하는 애틋한 염려가 묻어 나왔다. 목이 메었다. “갖고 싶은 건 다 사세요”라 툭 던지듯 말했지만, 목울대 너머로 울컥함이 밀려와 시선을 돌렸다.   다음날, 어머니 집 장식장 한켠에 놓인 하얀 공을 보았다. ‘별것 아닌 걸…’하는 표정을 짓자,  어머니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이 공으로 놀면 운동도 되고, 저기 두고 바라보는 재미도 있어”. 그렇게 보니 조명 아래 은은한 형광 빛을 머금은 공이 둥근 달처럼 보였다.   그리고 한 달 후, 두 번째 가족 브런치를 앞두고 어머니는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나셨다. 유품을 정리하던 날, 장식장 한가운데 놓인 공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버리려다 문득 공 한쪽에 적힌 글귀를 발견했다.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우리 가족 함께하는 날. 나의 가장 행복한 날.’ 그 곁에는 정성스럽게 그려진 한 다발의 꽃.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어머니에게 가장 큰 행복은 우리가 함께하는 날이었다. 어머니의 행복이 너무 소박해서, 그래서 더 가슴이 메어졌다.   지금, 그 공은 내 장식장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옆에는 환하게 웃고 계신 어머니의 사진이 자리한다. 미소 너머로 어머니가 남기신 말들 속에 심겨 있던 행복을 되새겨 본다. 어머니가 일상의 삶으로 보여주신 행복을 지켜가고 싶다. 작은 행복이지만, 가장 큰 행복이다. 이영신 / 수필가이아침에 행복 어머니 얼굴 가족 브런치 다음날 어머니

2025-05-06

“어머니 사랑해요” 마더스데이 선물에 ‘함박웃음’

마더스데이(5월 11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미주 최대 한인 온라인 쇼핑몰 '핫딜'(hotdeal.koreadaily.com)에서 어머니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핫딜은 '마더스데이 기획전'을 통해 어머니를 위한 실용적이고 감동적인 선물들을 최대 50%까지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건강식품, 뷰티, 생활용품 등 여러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품질 측면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자랑하는 상품들만을 엄선해 선보인다. 무엇보다 한인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 제품과 프리미엄 건강식품을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기획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품 중 하나는 '쿠첸 가마솥 엣지(Edge) 전기압력밥솥 로즈골드' 모델이다. 감각적인 로즈골드 컬러에 가마솥 화력으로 갓 지은 전통 밥맛을 선사해 프리미엄 주방가전을 선물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어머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선물로는 케이힐링의 '산삼 공진단(+산삼진액 6포)'이 추천된다. 산삼, 녹용, 침향, 당귀, 산수유 등 고급 한방 재료를 활용해 면역력 증진과 활력 회복에 도움을 주며, 특허받은 발효공법을 적용해 부드럽고 흡수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구매 시 추가로 증정되는 산삼진액 6포가 실속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뷰티 제품 중에는 알찬 1+1 혜택이 따라오는 '차바이오 에버셀 딥링클 솔루션 엑스퍼트(10ml x 4개)' 가 인기다. 딥링클 솔루션 엑스퍼트는 피부 탄력 개선과 안티에이징 케어를 위한 라인으로 까다로운 어머니들의 선택을 받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유명하다. 미세주름부터 가장 깊은 주름까지 팽팽하게 주름 리프팅을 해주는 에센스 크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건강 신발의 대명사인 '나르지오(Narzio)'의 전 품목도 중앙일보 핫딜을 통해 2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번 기획전 전 제품은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하며, 배송도 빠르게 이뤄져 더욱 간편하다. 마더스데이 기획전과 함께 고국에 계신 부모님께 선물할 수 있는 고국배송 상품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번 마더스데이 기획전은 5월 11일까지 한정 운영되며, 재고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과 제품 정보는 핫딜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 구입하기: hotdeal.koreadaily.com핫딜 함박웃음 어머니

2025-04-30

참사 피의자, 형 잃고 어머니마저… '가족 비극' 속 외면된 경고

 밴쿠버 필리핀 커뮤니티 축제 ‘라푸라푸 데이(Lapu Lapu Day)’ 현장에서 SUV 차량을 몰고 군중을 덮쳐 최소 11명을 숨지게 한 피의자 카이-지 아담 로(Kai-ji Adam Lo·30)가 8건의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밴쿠버 경찰은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추가 기소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로가 거주하던 이스트 밴쿠버 주택을 압수수색해 증거물을 확보했으며, 로가 몰았던 2018년형 아우디(Q7) SUV 역시 현장에서 수거해 조사 중이다. 문제의 차량은 로와 어머니 명의로 공동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는 형사범죄 전력은 없지만, 최근 몇 년간 정신 건강 문제로 경찰과 수십 차례 접촉한 이력이 있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나 특정 정치적 의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로의 가족사는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2024년 1월, 그의 형 알렉산더 로(31)는 밴쿠버 나이트 스트리트 인근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용의자로 드와이트 윌리엄 케매치(39)가 2급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형을 잃은 충격은 가족을 무너뜨렸다. 로는 장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며 “형과의 다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가 없다는 현실이 나를 무너뜨린다”고 적었다. 그해 8월에는 어머니가 극심한 슬픔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에 따른 의료비 지원을 호소하는 글도 올렸다. 그는 “어머니는 이미 아들을 잃었고, 집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적으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사건 당일, 로는 프레이저 스트리트와 이스트 43애비뉴 인근 축제장으로 SUV를 몰고 돌진했다.       밴쿠버 경찰은 사건 직후 로를 체포해 8건의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며, 현재 희생자 신원 확인과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목격자 진술과 CCTV 분석이 병행되고 있으며, 경찰은 사건의 전모를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어머니 참사 가족 비극 어머니 명의 밴쿠버 경찰

2025-04-28

"어머니 아버지, 좋은 것만 드릴게요"…마더스데이 선물 '꽃' '한우' 인기

부모는 자식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자식은 늘 부모를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산다. 미국에 사느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고 걱정하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     다가오는 마더스데이,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드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는 고국배송 꽃바구니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는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는 정성스러운 꽃다발과 꽃바구니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웃음꽃을 선물해 봐도 좋겠다.     중앙일보 온라인 쇼핑몰 '핫딜'에는 마더스데이를 기념하는 고국배송 상품들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탐스러운 생화들로 고급스럽게 제작된 꽃다발과 풍성한 꽃바구니가 인기다. 한국 플로리스트들의 손길에 의해 세련된 색감과 섬세한 포장으로 완성되는 꽃 상품을 받는 순간 부모님의 얼굴에는 화사한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다. 특별히 고국배송 전문 업체인 '코리템(KORETM)'은 오는 5월 11일까지 200달러 또는 300달러 상당의 고국배송 꽃상품을 구매하면, 한국 내 수령자에게 신선한 고급 과일세트를 꽃과 함께 무료로 증정한다.     마더스데이 선물로는 한우 세트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정육 부분 고국배송 상품 순위권에 드는 '횡성 엄선 선물세트'는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선물이다. 어사표 군수 인정 한우 구이 부위로만 구성된 '횡성 엄선 구이 프리미엄 선물세트 1+등급'은 원하는 부위에 따라 320달러부터 620달러까지, 국거리/ 불고기 등과 함께 구성된 '횡성 엄선 실속 세트'는 150달러부터 준비돼 있다.     한편, 코리템은 횡성 한우 주문 시 이화 특곰탕 세트, 과일선물세트 주문 시 호정가(창평한과)세트, 창평한과 주문 시 금실딸기를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부모님을 향한 선물에 넉넉한 마음을 더해주는 이번 프로모션은 중앙일보 온라인 쇼핑몰 핫딜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구입하기: hotdeal.koreadaily.com핫딜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2025-04-20

[삶의 뜨락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고

최근 몇 달간은 작가 한강에 푹 빠져 지냈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어 작가 스스로 대표작이라 일컫는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나는 2014년 이 책이 나오자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부를 읽다가 책 내용이 너무 무겁고 잔인해서 덮어 두었었다.     한강의 작품은 치열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 애틋한 사랑이 있다. 이 책은 1970년대에 한국을 떠나온 세대에게는 조국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보게 하는 아픈 역사 공부가 된다. 지금은 초고속으로 성장한 한국이, 조국을 떠나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는 든든하고 자랑스럽지만, 지금이 있기까지 대한민국은 많은 아픔과 슬픈 역사를 안고 있다.     이 소설은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작가는 1980년 1월에 서울로 이사 오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2014년에 완성된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는 많은 기록과 자료, 신문에 실린 사진, 검열에서 지워진 빈 문장들을 마주하게 되고 인터뷰하는 중에도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다른 화자의 관점에서 경험한 사건을 적는다.     제1장에서는 중학교 3학년인 동호가 친구 정대와 민주화 운동을 하던 중 정대가 총에 맞고 쓰러지자 도망친다. 그로 인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호는 정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시신 수습을 돕다가 결국 거기서 죽음을 맞게 된다.     제2장은 죽은 정대가 자기 몸을 떠나지 못하고 혼이 되어 부패해 가는 자기 몸을 보게 되고 얼마 후 군인들이 자신을 포함한 시체들을 쌓아놓고 불태운다. 자기 몸 주위를 떠돌던 정대의 혼은 자신의 시체가 타버리자 비로소 자유롭게 하늘로 날아간다.     제3장은 겨우 살아남은 은숙이 출판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불온한 희곡작가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7대의 따귀를 얻어맞는다. 은숙은 민주화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살아남은 자신을 원망하며 따귀를 맞아 실핏줄이 터지는 고통보다 훨씬 큰 죄책감에 더욱 시달린다.     제4장에서 김진수는 총기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심한 고문을 당한 후 출소했으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결국 자살한다.     제5장에서 선주는 경찰에 연루되어 그녀가 당한 고문에 대해 어느 작가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는다. 30cm 나무 자가 자궁 끝까지 수십 번 후벼 들어왔고 소총 개머리판이 자궁 입구를 찢고 짓이겼다. 그 후 하혈이 멈추지 않아 쇼크를 일으킨 당신을 병원에 데려가 수혈을 받게 했다. 2년 동안 하혈은 계속되었고 타인 기피증, 특히 남자 기피증으로 자기 몸을 증오하고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도피했다는 사실을 차마 증언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신체적 정신적 폐인이 된다.     제6장에서 동호 어머니는 동호가 죽기 전 동호를 데리러 도청에 갔지만 끝내 만나지 못하고 아들을 그리워하며 죄책감에 하루하루 겨우 연명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모두 6명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겪은 잔인무도한 고문과 참혹한 현장을 서술하고 양심을 짓누르는 죄책감으로부터 폐인이 되어가는 아픈 과정을 그렸다. 이토록 끔찍하고 잔인무도한 비인간적인 폭력이 학살자 전두환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의 명령을 따르는 군인이나 경찰도 결국 광주 시민의 아들이고 오빠라는 사실을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인간의 폭력성, 잔인성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작가는 제한된 지면에 함축된 그녀만의 독특한 시적 감각으로 날카롭지만 포근하게 독자를 울린다. 벌써 40년이 훌쩍 지났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조국의 민주주의는 그들의 피 흘린 대가로 얻은 귀한 것이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그들의 피가 헛되지 않게 다시 한번 역사의 장을 돌이켜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음에 감사드린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소년 광주 민주화 민주화 운동 동호 어머니

2025-04-07

마더스데이 선물 성공템 '줄기세포 화장품'

해마다 고민되는 마더스데이 선물, 올해는 걱정 없다.     '차바이오' 프리미엄 화장품에서 다가오는 마더스데이를 맞아 '에버셀' 라인과 차바이오랩 '파인시카' 라인의 제품들로 1+1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마더스데이, 소중한 어머니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선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에버셀은 차바이오의 줄기세포 배양액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라인이다. 대표 제품인 '에버셀 셀바이탈'과 '딥 링클 솔루션'은 미세 주름부터 깊은 주름까지 모두 케어하며 노화로 인한 피부 고민에 탁월한 효과를 선사한다. 피부 코어부터 건강해지는 에버셀 셀바이탈은 셀 차저와 셀일루미네이터, 컨디셔닝 에센스, 밸런싱 에멀젼, 리뉴얼 크림 등으로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에버셀 딥링클 솔루션 엑스퍼트'(10ml x 4개)는 눈가와 입가, 미간 등에 잡힌 깊은 주름에 최적화된 에센스 크림이다. 표피줄기세포배양액(10,000ppm)과 복합 펩타이드 성분이 피부 재생을 유도하고 탄력을 강화하여 미세 주름부터 깊은 주름까지 팽팽하게 리프팅 해준다.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어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되면서 주름 부위에 즉각적인 리프팅감을 선사하는 것이 장점이다.     평소 민감하고 예민한 피부가 고민이었다면 저자극 진정 라인인 '파인시카'를 추천한다. 소나무가 푸르름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베타-시토스테롤을 함유해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준다. 계절 변화로 지친 피부를 순하게 다독여주는 파인시카는 특히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데일리 스킨케어 제품으로도 탁월하다.   매일 바르는 화장품은 언제나 유용한 선물이다. 이번 마더스데이에는 어머니에게 피부 보약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차바이오가 1+1이라는 특별한 혜택으로 사랑과 감동을 두 배로 넉넉하게 전해줄 것이다.     ▶온라인 구입하기: hotdeal.koreadaily.com핫딜 줄기세포 마더스 줄기세포 화장품 어머니 선물

2025-04-06

[열린광장]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었을 때, 힘든 시기를 보낼 때마다 작고하신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셨던 말씀이었다. 그 시절, 대부분의 가정이 빈곤에 허덕였지만, 우리 집은 유독 더 가난했다. 8남매를 둔 어머니는 36세에 청상과부가 되어 자식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공부는 사치였다. 결국 나는 중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가구 공장에서 일하며 가계에 보탬이 되어야 했다.   이른 아침 공장으로 향하는 길은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심정과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 좋아했던 여자애가 여고생이 되어 단정한 교복 차림에 자주색 책가방을 들고 등교하는 모습과, 공장으로 향하는 남루한 작업복 차림의 내 모습이 중간에서 마주칠 때였다. 그 순간이 너무 창피해서 매일 다니던 길 대신 20분을 더 걸어 우회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동생보다 더 아껴주던 친구의 누나가 “남자라면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고 설득하며 야간 고등학교 등록금을 내주었다. 동창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나는 비로소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그때부터 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구두닦이, 신문팔이,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어느 날, 혼담이 오가던 둘째 누나가 나를 불러 앉혔다. “너 때문에 시집을 못 가게 생겼다.” 울먹이는 누나는 나를 부둥켜안고 하소연했다. 명동 한복판에서 신문을 팔던 내 모습을 매형 될 사람이 보았던 것이다.   이후, 작은 무역회사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준비했지만, 끝내 세 과목을 치르지 못한 채 군 입대를 해야 했다. 대학생은 입영 연기가 가능했지만, 고등학생은 예외였다. 제대 후 다행히 손해보험회사에 취직했지만, 고졸 출신은 진급이 늦었다. 나보다 늦게 입사한 대졸 후배가 내 상사가 되었고, 평생 과장 자리에서 머무는 선배들을 보며 좌절감을 느꼈다. 학벌과 학위가 전부인 회사 시스템에 절망했고, 결국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주경야독 끝에 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그 시절, 야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밤 11시가 넘었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 때 얻은 위장병은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어머니 말씀은 단순히 고생을 감수하라는 뜻이 아니었을 것이다. 젊을 때의 고생은 훗날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니 받아들이라는 의미였고, 고진감래의 순간이 올 것이니 견디라는 격려였으리라. 하지만 나는 어머니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마다 듣기 싫었다. 맹자는 “걱정과 어려움이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이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이는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안락할 때 방탕하지 말라는 경고다.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는 지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역경을 극복한 사람과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 더욱 지혜로우며, 특히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인생의 어두운 면을 일찍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젊을 때의 어려움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발전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아니겠는가.   주변 사람들은 나를 보고 집념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지금 내가 미국에서 이만큼 살아가는 것도 그때의 경험이 밑거름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젊은 시절의 고생이 결국 성공의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고생 고등학교 졸업 야간 고등학교 어머니 말씀

2025-03-23

[삶의 뜨락에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작가 한강에게 당신의 첫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물었을 때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추천했다. 이 책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고백하건대  4·19 혁명, 5·16 군사 정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내가 태어난 후 일어난 사건들로 많이 보고 듣고 배워왔지만, 제주 4·3 사건은 왠지 멀고 아득한 역사 사건으로만 기억되고 있었다. 실제로 이 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3만 명의 주민이 무자비하게 희생당한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이 궁금해서 구글에 검색해 보면 순식간에 필요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학에는 혼이 있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다시 한번 문학의 위대함을 피부로 느끼고 작가의 섬세함과 예리한 필력에 고개 숙이게 된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참혹한 역사적 트라우마를 한강은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처럼 극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그 시기는 우리나라가 해방된 기쁨에 들떠있었지만 당장 정치나 이념보다 먹고 살아갈 방법만이 최대의 관심사이었던 때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최고에 달했고 정부 수립의 혼란을 틈타 러시아는 마르크시즘, 스탈린주의로 우리나라를 통째로 공산국가로 만들 셈이었다. 힘없는 우리 민족은 역사의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그 어떤 폭력과 공포만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사랑이었다.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그리고 보호해야 한다는 뜨거운 가슴이 없었다면 그들은 무너지고 사라졌을 것이다. 그녀는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그녀는 작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화자인 경하가 꾸었던 꿈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내리는 벌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마치 묘비처럼 등성이까지 심겨있다. 묘지가 여기 있었나 생각하며 나무들 사이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운동화에 물이 밟혀 돌아보니 지평선인 줄 알았던 곳이 바다였다. 봉분 아래 뼈들이 쓸려가 버리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어 당황하면서 꿈에서 깬다. 경하는 이 꿈 이야기를 사진작가이자 다큐멘터리 연출가이며 예전에 자신이 잡지사 근무 시절부터 동갑내기 친구였던 인선에게 말하자 인선은 그것을 프로젝트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자고 약속한다. 어느 날 경하는 인선이 제주도에서 목공예 작업 중 손가락 절단 사고를 겪고 이를 접합하는 수술을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와 있는데 방문해 줄 수 있냐는 부탁을 받는다. 병원에서 인선은 경하에게 제주도에 있는 자기 집에 가서 자신이 애완용으로 키우고 있는 앵무새를 돌봐달라고 간곡하게 다시 부탁한다. 예전에 한번 가본 기억을 더듬어 그날로 경하는 인선의 집으로 가지만 폭설로 인해 심한 어려움을 겪는다. 막상 도착하니 앵무새는 이미 죽어있고 거기서 경하는 제주 4·3 사건의 피해자였던 인선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가족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인선은 그동안 4·3 사건 피해자들의 인터뷰 내용과 사진, 사건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프로젝트를 위해 나무 목공예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마침내 온 가족을 잃게 된 인선 어머니와 인선은 어느 날 강둑에 앉아 있는데 엄마가 인선의 뺨을, 뒷머리를, 어깨를, 등을 쓰다듬는다.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한강은 이 책을 ‘지극한 사랑 이야기’라고 한다. 인선은 어머니의 삶이 자신에게 스며오는 것이 고통스러우면서도 그 사랑을 외면하지 못하고, 경하 또한 인선의 마음이 힘겨우면서도 내치지 못하는 그 사랑, 그 사랑에 밀려 기어이 고통을 택하는 것이 오직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이라고 말한다. 한강은 한국이 낳은 앙가주망의 대표 작가다. 메마르고 재미없는 역사 이야기도 그녀를 통하면 가슴 시리고 섬세한 이미지와 시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문체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작별 인선 어머니 가족 이야기 화자인 경하

2025-03-10

"어머니들의 다양한 활동 기대하세요" 글로벌어린이재단 SD지부 김오식 회장

  글로벌어린이재단 샌디에이고 지부(GCF-SD)는 명실공히 샌디에이고 한인 커뮤니티 여성 파워의 산실이다.   최근 회원과 후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GCF-SD는 '어머니의 사랑'을 표방하는 단체다.  구성원 모두가 '어머니'들인데 일의 기획력과 추진력을 보면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이처럼 조직적이면서도 파워 있는 GCF-SD활동의 중심에  김오식(사진) 회장이 있다.     GCF-SD 측은 "올해 최초로 10만 달러가 훌쩍 넘는 후원금이 예상돼 활동 폭도 더욱 넓히겠다"고 밝힌 시점이라 김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김 회장은 1987년 시애틀로 이민 온 초창기 부터 비즈니스를 키우면서 교회 일에도 깊숙히 관여해 다양한 일을 담당했다. 교회의 주요 업무나 행사를 맡아 처리하는 횟수가 늘어 감에 따라 일의 순서와 강도를 가늠하고 보유한 재원이나 인재를 활용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 것이다.     "샌디에이고로 이주 후 GCF-SD를 소개받았는데, 굶주린 전세계 어린이를 위한다는 사랑과 구제, 어린이들의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모토가 크리스찬의 그것과 일맥상통했다"는 김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모든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늘 좋은 결실을 맺었다. 올해 행사도 많지만 우리 어머니들의 유산이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으로 회원들을 더욱 살피고, 운영 노하우도 정리하고 밖으로는 협력 단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정원 기자글로벌어린이재단 어머니 글로벌어린이재단 sd지부 글로벌어린이재단 샌디에이고 우리 어머니들

202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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