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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며 봉사하니 '기쁨 두 배'…효사랑 선교회 난타 팀

“취미를 즐기며 봉사하니 기쁨이 두 배가 됩니다.”   효사랑선교회(대표 김영찬 목사) 산하 난타 팀(회장 애니 강)은 은퇴 여성들로 구성됐다. 주로 오렌지카운티와 인근 지역 교회, 단체의 행사에서 무료 공연을 하며 흥을 돋운다. 양로 병원 위문 공연도 가고 생일을 포함한 축하 행사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일도 마다치 않는다.   지난달엔 멕시코 1박 2일 선교 여행 기간 중 현지 양로원, 재활센터, 초등학교에서 공연해 난타의 매력을 알리고 돌아왔다. 강 회장은 “시니어가 좋아하는 찬양곡, 트로트, 팝송에 맞춰 공연한다. 타인종은 ‘YMCA’ ‘강남 스타일’ 연주에 열광한다”고 말했다.   난타 팀은 강 회장(70세) 외에 문수진, 서니 이, 서인희, 이영숙씨 등 5명으로 구성됐다. 평균 연령 74세인 팀원들은 강 회장이 지도하는 효사랑선교회 시니어 대학 난타 교실 출신이다.   문씨는 “우리 공연을 감상하는 어르신들이 미소 짓고 손뼉 치는 모습을 보면 절로 힘이 난다. 팀원 모두 즐겁게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찬 대표는 “난타 팀은 효사랑선교회 관련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출연하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난타 팀은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연습하고 있다. 강 회장은 “외워야 할 것이 많아 꾸준히 연습한다. 두뇌와 팔, 다리를 많이 써 치매 예방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난타 교실 지도를 맡고 있는 강 회장은 1974~1975년 LA의 벨몬트 고교 재학 시절 밴드부에서 드럼 연주를 시작했으며, 부에나파크의 일신장로교회 찬양팀 드러머로 13년째 활동 중이다.   난타 팀 관련 문의는 강 회장에게 전화(562-455-6530)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봉사 기쁨 효사랑선교회 시니어 효사랑선교회 관련 난타 교실

2025-06-03

소망 소사이어티 치매 케어 확대

소망 소사이어티(이사장 유분자)가 치매로 고통 받는 한인 시니어를 위해 개설한 OC 소망케어 교실 창립 10주년과 장소 이전을 기념하는 행사를 오는 21일(수) 오전 10시 웨스트 애너하임 연합감리교회(2045 W. Ball Rd)에서 연다.   소망 소사이어티는 장소를 이전하면서 종전 매주 수요일 한 차례 열린 소망케어 교실을 앞으로 주 2회 열어 더 많은 한인에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을 위한 가족 간병인 지원 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확대 시행한다.   소망케어 교실은 10년 전인 2015년 5월 소망소사이어티 소망홀에서 시작됐다. 소망 소사이어티의 자원봉사자들은 초기 치매를 앓고 있는 한인 시니어들을 일대일로 돌보며 함께 노래 부르기, 스트레칭, 산책, 각자의 수준에 맞는 그림 그리기, 퍼즐, 카드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지 능력의 저하를 늦추고,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소망케어 교실 창립 10주년 및 이전 기념 행사에선 소망 소사이어티 자원봉사자이며 극단 어울림 대표인 손영혜 배우와 이인숙 배우가 보여주는 상황극, 소망 소사이어티 사무총장이며 UC어바인 치매 및 뇌질환 연구센터 아시아계 담당 디렉터 신혜원 박사의 치매 세미나도 열린다.   소망케어 교실 참석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 소망케어 교실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점심과 토트백도 제공된다. 문의는 전화(562-977-4580)로 하면 된다.소사이어티 소망 소망소사이어티 소망홀 소망 소사이어티 소망케어 교실

2025-05-05

교사의 교실 기도 허용 텍사스주 상원서 통과

텍사스주 상원이 지난 1일 교실에서 교사가 기도하거나 종교적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SB965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주 하원으로 넘어가 심사를 거치게 된다. 법안이 하원에서도 통과될 경우, 텍사스 공립학교에서 종교 활동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2022년 연방대법원에서 다룬 '케네디 대 브레머턴 교육구' 사건 판결을 바탕으로 한다. 이 사건을 심리한 연방 대법원은 고등학교 풋볼 코치가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기도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된다고 판시했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의 탄 파커 의원은 이번 조치가 대법원판결을 단지 주법으로 명문화하는 것일 뿐,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커 의원은 "대법원은 수정헌법 제1조의 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조항이 개인이 종교적 행위를 하는 것을 정부가 제재할 수 없도록 보호한다고 판결했다. SB965는 교직원이 근무 중 개인적인 종교적 발언이나 기도를 할 권리를 명문화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롤런드 구티에레스 의원은 닐 고서치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서치 대법관은 운동장에 있는 학생들은 억지로 참석한 것이 아니고, 강요당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실에서는 상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라 에크하르트 의원도 "대법원은 명확히, 교직원이 공식 업무 범위 내에서 기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법안 표결 직전, 민주당의 네이선 존슨 의원은 "이 법은 학교 내 종교 활동과 공적 의무의 경계를 흐릴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 의도치 않은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텍사스주 하원에는 공립학교 교실마다 십계명을 배치하도록 하는 법안과 수업 중 기도 또는 성경 읽기를 허용하는 법안도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텍사스주 교사 텍사스주 상원 교실 기도 텍사스주 하원

2025-04-07

[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를 배우는 불안과 즐거움

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이 말은 당연해 보이지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고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은 겁니다. 외국어를 공부해서 남과 경쟁해야 하고,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면 힘이 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고통이 따르겠지요. 이때 심각해지는 감정이 바로 불안입니다.   언어를 배우거나 가르치는 데는 불안이 따르게 됩니다. 말할 때의 불안, 글 쓸 때의 불안. 들을 때의 불안 등은 학습자에게 괴로움을 줍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불안과 긴장으로 실력 발휘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언어교육에서는 학습자, 교실의 불안에 관한 연구가 이어져 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나타난 것 중에서 재미있는 것은 불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불안 덕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더 정확성을 기하게 되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적당한 불안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에 관한 연구는 왠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불안에 관한 연구는 한쪽 날개에 불과합니다. 언어학습에는 불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불안 이전에 존재하는 즐거움의 요소가 있습니다. 미지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은 불안해서가 아니라 즐거워서입니다. 따라서 불안 못지않게 연구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즐거움입니다. 교실에서의 즐거움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즐거움 척도도 개발하여야 합니다. 어떤 요소들이 즐거움의 원인이었는지를 밝히면 언어교육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즐거움을 측정하는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즐거움 척도의 개발은 긍정심리학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부정적인 심리상태뿐 아니라 인간의 긍정적 심리상태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을 언어교육에 적용한 것입니다. 즐거움, 기쁨, 사랑, 행복, 감사 등의 긍정 감정이 언어교육에 어떤 효용을 주는지 엄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 중요한 목적은 즐거움에 있습니다. 현재의 언어교육은 이 점을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접근 방법을 긍정언어학이라고 부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언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하여 의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통역이나 번역이 인공지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지는데 힘들게 외국어를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하지만 언어교육은 의사소통만을 위해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순간의 환희와 설렘이 공존합니다. 즐거움, 놀라움, 기쁨의 감정을 언어학습에서 느끼는 것입니다. 이렇게 즐거움의 측면에 집중을 둔 언어교육이 다른 날개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 교육은 즐거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많은 학습자가 한국어를 취미로 배우기도 합니다. 이는 매우 특이한 현상입니다. 진학이나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듣고, 배우기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즐거움이 많습니다. 어쩌면 한국어 교육이 즐거움 관련 언어교육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인공지능 시대의 언어교육에 좋은 방향 제시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요즘 한국어 학습자의 즐거움 척도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교육과 긍정심리학을 연계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한국어 공부가 즐겁기 바랍니다. 또한 교사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즐겁기 바랍니다. 교실에서 배우는 내용이 재미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재미있는 신나는 한국어 교실을 설계해 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 불안 한국어 교실 한국어 교육 한국어 공부

2025-03-30

[이아침에] ‘희랍어 시간’을 읽고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읽었다. 오래전에 사서 읽다가 중간에 덮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고 꾸준히 책을 읽어온 덕택에 이번에 읽은 이 책은 한강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과연 한강은 한국이 낳은 천재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지금까지 세계적 명작이면서 고전으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나 톨스토이의 ‘부활’ ‘안나 카레니나’를 보아도 작품 대부분은 장편이다.  명작에서는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묘사, 성격묘사, 그리고 주위 배경 묘사가 얼마나 섬세하고 구체적인지 마치 독자는 자신이 그 이야기 속의 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다. 반면 다루는 사건의 기간은 놀랍게도 매우 짧다. 그만큼 문장을 늘려서 생동감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문장력과 역량이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한국 작품은 뼈대는 건장한데 영양 상태가 빈약한 경우가 종종있다. 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전후의 배경과 묘사와 표현 방식은 작가의 실력에 달려있다. 한강은 묘사를 시적이며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함축하여 독자에게 상상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놓는다.     한강의 언어에 대한 호기심, 관심 그리고 사랑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우리처럼 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배운 모국어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부류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네 살 때 스스로 한글을 깨쳤다고 한다. 아직 자음, 모음에 대한 인식 없이 모든 글자를 통 문자로 외웠다니 가히 놀랄만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는 일기장 뒤쪽에 단어들을 적기 시작했고 후에 그 단어들은 스스로 꿈틀거리며 낯선 문장을 만들었다. 거기에 쓰인 단어들이 수시로 잠을 뚫고 들어와 그녀의 명치를 눌렀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소름 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17살이 되던 겨울, 수천 개의 바늘로 짠 옷처럼 그녀를 가두며 찌르던 언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뭉클뭉클한 솜처럼 시간의 흐름을 빨아들이는 침묵이 그녀를 에워싸고 그녀는 말을 잃게 된다.   이 소설은 이렇게 말을 잃어버린 여자와 눈이 멀어져가는 남자의 이야기다. 남녀 모두 각자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삶을 견뎌내던 중 희랍어 강사인 남자와 수강생으로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어느 날 희랍어 교실로 향하던 중에 빌딩 지하실에서 사고로 생명줄과도 같은 안경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말을 잃은 그녀가 시력을 잃은 그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그를 그의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면서 그녀는 그의 손바닥에 글자를 써서 의사소통을 해야만 했다. 그 둘은 남자의 작은 방에서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며 치유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이토록 우아하게 묘사할 수 있는가 완전 감동이다. 언어에 그토록 예민한 작가는 아무리 하찮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사실에 자신의 혀가 두려워졌다.   하지만 말 외에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침묵 속에서 상상 속에서 인간의 혼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도움을 주고받고 서로 보완해 가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 아닌가. 세상은 이제야 그녀를 알아본다. 이제 그녀는 활짝 꽃피울 일만 남았다. 정명숙 / 시인이아침에 희랍어 시간 희랍어 시간 희랍어 교실 국어 시간

2025-02-18

[삶의 뜨락에서] ‘희랍어 시간’을 읽고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읽었다. 오래전에 사서 읽다가 재미가 없어 중간에 덮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고 꾸준히 책을 읽어온 덕택에 이번에 읽은 이 책은 한강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난번에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독후감을 ‘조용한 천재’라고 명명한 후 이 자리에 글을 올렸었다. 이번에 이 책을 읽고 과연 한강은 한국이 낳은 천재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지금까지 세계적 명작이면서 고전으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나 톨스토이의 ‘부활’ ‘안나 카레니나’를 보아도 작품 대부분은 장편이다. 명작에서는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묘사, 성격묘사, 그리고 주위 배경 묘사가 얼마나 섬세하고 구체적인지 마치 독자는 자신이 그 이야기 속의 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다. 반면 다루는 사건의 기간은 놀랍게도 매우 짧다. 그만큼 문장을 늘려서 생동감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작가의 문장력과 역량이 바로 여기서 나타난다.     한편 한국 작품은 뼈대는 건장한데 영양 상태가 빈약하다. 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전후의 배경과 묘사와 표현 방식은 작가의 실력에 달려있다. 우리는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 문학사에 숨어있는 천재를 발견한 것이다. 한강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묘사를 시적이며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함축하여 독자에게 상상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놓는다. 한강의 언어에 대한 호기심, 관심 그리고 사랑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우리처럼 학교에서 국어 시간에 배운 모국어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부류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네 살 때 스스로 한글을 깨쳤다고 한다. 아직 자음, 모음에 대한 인식 없이 모든 글자를 통 문자로 외웠다니 과히 놀랄만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는 일기장 뒤쪽에 단어들을 적기 시작했고 후에 그 단어들은 스스로 꿈틀거리며 낯선 문장을 만들었다. 거기에 쓰인 단어들이 수시로 잠을 뚫고 들어와 그녀의 명치를 눌렀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 입을 열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이 소름 끼칠 만큼 분명하게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17살이 되던 겨울, 수천 개의 바늘로 짠 옷처럼 그녀를 가두며 찌르던 언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뭉클뭉클한 솜처럼 시간의 흐름을 빨아들이는 침묵이 그녀를 에워싸고 그녀는 말을 잃게 된다.     이 소설은 이렇게 말을 잃어버린 여자와 눈이 멀어져가는 남자의 이야기다. 남녀 모두 각자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삶을 견뎌내던 중 희랍어 강사인 남자와 수강생으로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어느 날 희랍어 교실로 향하던 중에 빌딩 지하실에서 사고로 생명줄과도 같은 안경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말을 잃은 그녀가 시력을 잃은 그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그를 그의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주면서 그녀는 그의 손바닥에 글자를 써서 의사소통을 해야만 했다. 그 둘은 남자의 작은 방에서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며 치유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이토록 우아하게 묘사할 수 있는가 완전 감동이다. 언어에 그토록 예민한 작가는 아무리 하찮은 하나의 문장도 완전함과 불완전함, 진실과 거짓, 아름다움과 추함을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사실에 자신의 혀가 두려워졌다. 하지만 말 외에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침묵 속에서 상상 속에서 인간의 혼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도움을 주고받고 서로 보완해 가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 아닌가. 세상은 이제야 그녀를 알아본다. 이제 그녀는 활짝 꽃피울 일만 남았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희랍어 시간 희랍어 시간 희랍어 교실 국어 시간

2025-02-10

교실에 기독교 색채 강해진다

보수적인 입법자들이 공립학교 교실에 더 많은 기독교적 요소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읽기 수업에 성경 참조를 포함시키고 교사들에게 십계명 게시를 허용하고 있다.   십계명 게시 등은 정부 주도가 아닌 한 이미 허용된 상태다. 종교와 종교적 텍스트 교육도 허용된다. 일부 주에서는 보수적인 토크쇼 진행자가 설립한 비영리 단체 프래거 유(Prager U)의 동영상을 수업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동영상들은 기독교 전파를 긍정적으로 강조하는데 기독교 민족주의적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기독교적 요소 도입 확대 움직임은 학교에서 기도와 성경 읽기를 장려하겠다고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 정부는 주별 교육 과정에 직접 지시하는 할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간접적으로 공립학교 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 차원의 활동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학교 선택제를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부모들이 자녀를 종교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세금으로 지원되는 바우처 사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임명한 사법부 인사들은 공적 영역, 특히 학교에서 더 많은 종교적 요소를 수용하는 판결이 증가한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옹호하는 단체인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지지하는 미국 연합'의 레이철 레이저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부터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 건국의 이념이 무엇이냐는 이론이 있다. 건국 당시 의도는 기독교 국가 건설이라고 믿는 미국인들은 많다. 기독교 민족주의 운동은 이중 소수로 미국과 기독교 정체성의 융합을 지지하고 미국은 기독교적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믿는다. 역사가들은 이견을 갖고 있다. 미국 건국은 유럽의 국교와 군주제에 대한 대안이었다는 것이다.   기독교적 요소 도입은 주 단위에서 활발하다. 루이지애나에서는 공화당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나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다" "너는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십계명을 게시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17개주의 공화당 소속 주검찰총장들은 최근 루이지애나의 십계명 게시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텍사스에서는 일반 수업과 성경 수업을 결합한 교육과정을 승인했다. 오클라호마에서는 주정부가 5~12학년에 성경을 포함하는 수업을 개설하도록 했다. 유타주 의원들은 십계명을 독립선언문과 헌법과 같은 역사적 문서로 지정해 교실에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의 분위기가 바뀐 대표적인 판결은 스포츠팀의 기도에 대한 판결이었다. 2022년 워싱턴주에서 경기 후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 안에서 기도를 한 고등학교 풋볼 코치가 해고되는 사건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학교가 코치의 종교 표현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선수 일부가 코치의 기도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느꼈다는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공립학교가 종교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직원의 종교 활동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데릭 블랙 법학과 교수는 공립학교에 더 많은 기독교적 요소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익법률단체 비켓(Becket)의 조셉 데이비스 법률자문은 축구 코치 사건 이후 법원이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역사적 관점에서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판결에서 공적 공간에서 종교적 표현이 허용되어야 하며, 그것이 미국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면 그렇게 기대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주목한 것이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텍사스 밸류스'의 조나단 사엔즈 회장도 역사적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풋볼 코치 사건은 공립학교에서 종교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호를 되찾았다"면서 "유권자들과 입법자들은 '하나님 아래 한 나라'라는 유산에 대한 공격에 지쳤다"고 강조했다. 안유회 객원기자기독교 교실 기독교 민족주의자들 기독교적 요소 기독교 민족주의적

2025-02-03

사진 교실 ‘미주 바람의 눈’ 창설

오렌지카운티에 사진 교실 ‘미주 바람의 눈(대표 이정필 사진작가)’이 창설됐다.   미주 바람의 눈은 지난 2011년 한국 수도권을 기반으로 설립된 사진 학교 ‘바람의 눈(대표 김연수)’의 첫 해외 지부다.   ‘바람의 눈’은 전직 언론인들이 만든 사진 학교로 현재 10기까지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아마추어 사진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졸업생들이 계속해서 사진 작업을 이어가는 ‘바람의 눈 사진 동호회’도 운영 중이며 매년 인사동 마루아트에서 정기 전시회를 열고 있다.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에서 30년 간 사진기자로 근무한 김연수 대표는 ‘바람의 눈’ 외연 확대를 위해 이정필(사진) 작가와 협력, 미주 지부를 공동 창립했다. 역시 언론인 출신인 이정필 대표는 지난 8년 동안 어바인 지역의 코암(KoAm) 사진 동호회에서 강의를 해왔고 2021년부터 그룹전과 개인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미주 바람의 눈은 첫 개강을 앞두고 오는 27일(월) 오후 2시 부에나파크의 AJL 아트 갤러리(관장 줄리엣 이, 8600 Beach Blvd)에서 설명회를 연다. 진행을 맡은 이 대표는 “초심자와 경력자를 위해 시작반과 연구반 강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작반은 4개월 과정으로 사진 촬영은 물론 카메라, 컴퓨터, 프린트까지 마스터하는 집중 코스다. 경력자와 시작반 이수자를 위한 연구반은 토론과 실기 과정을 제공한다. 수강생은 매주 이론 강의와 야외 촬영 등 두 차례 모임을 갖게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설명회에서 들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올해 한국 바람의 눈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전시 행사가 기획 중인데 미주 바람의 눈 수강생들도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미주 바람의 눈이 남가주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등용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는 전화(714-515-2534)로 하면 된다.바람 교실 미주 바람 협력 미주 사진 교실

2025-01-22

[독자 마당] 미국 초등학교 체험

1976년 한국에서 텍사스주 포트워스로 이주했다. 이사 직후 새 학기가 시작된 탓에 딸 에스더는 초등학교 3학년에 입학했다. 그런데 에스더는 아침마다 학교에서 나의 치맛자락에 매달려 울며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떼를 부렸다. 나는 하나님께 의뢰하는 마음뿐이었다.   우리 모녀의 상황을 눈치챈 담임 선생님은 어느 날 나도 에스더와 함께 교실에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뜻밖의 호의 덕분에 교실에서 딸 옆에 앉아 통역해 주면서 딸의 공부를 도울 수 있었다. 선생님은 때때로 “미세스 이, 읽어 보세요”라고 했고, 나는 주저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마치 미국 초등학교 3학년이 된 기분이었다.     점심도 식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산 토끼 토끼야‘ ’나비야, 나비야‘ 노래와 율동을 가르쳤다. 그때 쉬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던 아이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은 느닷없이 에스더의 피아노 독주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언젠가 에스더가 피아노를 친다고 말 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너무나 고마웠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전교생이 모인 강당에서 피아노 앞에 선 에스더는 인사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는 자신만만하게 이어졌고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그 후 에스더가 학교 운동장에 나가면 여기저기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이때부터 에스더의  갈등도 없어졌다. 나도 딸과 함께했던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생활을 중단할 수 있었다. 딸 덕분에 미국 초등학교 학생 체험을 했고, 지금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담임 선생님의 친절과 사랑, 배려의 고마움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이제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딸의 모습을 쿠퍼 선생님에게 보여 드릴 수 있다면….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미국 초등학교 초등학교 체험 초등학교 교실 초등학교 학생

2024-08-06

“한국의 도시락, 워싱턴 사로잡다”

       한미문화예술재단 USA(이사장 이태미) 주최, 한국문화예술 아카데미가 진행한 제18회 찾아가는 한국문화교실 ‘박송희 세프의 한식 세계화 도시락 전시-워크샵’이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미국에서 도시락은 고물가 시대에 외식비를 절약하려는 직장인 등에게 인기가 높은 테이크아웃 식품이다.  이날 선보여진 도시락은 클래식 야채김밥, 유부초밥, 누드김밥, 청경채 김밥, 잎채소 쌈밥 등 영양을 고루 갖춘 다양한 종류의 김밥과 궁중 디저트, 연밥, 연근밥, 호박꽃밥 등 다채로운 도시락이 전시됐다.    자연 재료들이 내뿜는 고유 빛깔과 본연의 맛을 오롯이 살려 담아낸 도시락을 마주한 참석자들은 경탄했다.  한 참석자는 “음식이 너무나 아름답고 정갈해 예술 작품처럼 보여 먹어버리기가 아까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전시 관람 후에는 참가자들이 음식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박송희 셰프는 “K-푸드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이제는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한식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에 한식을 홍보할 수 있어 많은 보람과 그들의 반응에 큰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태미 이사장은 “특히 올해 행사에는 3대가 함께 참석한 가족들이 많아 더 뜻깊고 보람있었다”며 “내년에 다시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찾아가는 한국문화 교실’을 진행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도시락 워싱턴 도시락 워싱턴 주최 한국문화예술 한국문화 교실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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