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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오셀로의 확증 편향과 손수건

사람들은 누구나 때때로 확신의 오류에 빠진다. 이는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인 양 자신만의 “마음속 사각지대”를 알아채지 못하고, 큰 숲을 보지 않고서 판단을 잘못하거나 어처구니 없이 실수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보다 전문적인 용어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은 편견과 아집으로 인해서 자신의 눈에 ‘까만 안대’를 착용한 것처럼 자아 정체성과 자제력을 상실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에게 휩쓸려 주관을 잃거나 맹목적으로 무작정 행동에 옮기고 만다. 문제는 인지적 편향에 기인한 잘못된 확증이 자아는 물론 타인에게도 불행과 고통을 가져오는 데에 있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와 정치 등 인류사를 통해서 이렇게 편향적인 믿음에 빠져 오류를 범하는 경우들을 수없이 봐왔고, 현재에도 여전히 많은 영화, 연극, 소설, 드라마의 주요 테마로 되새김질 됨으로써 끊임없이 우리의 삶과 자세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5년 3월 어느 날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Othello’(오셀로)를 관람했다. ‘오셀로’는 ‘햄릿’, ‘리어 왕’, ‘맥베스’와 함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4대 비극에 속한다. 이 연극에는 할리우드의 두 스타인 덴젤 워싱턴(Denzel Washington)과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이 나왔다.     ‘오셀로’의 내용은 너무나 유명하니,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베니스의 유능하고 명망 높은 흑인 장군인 오셀로(덴젤 워싱턴)와 자신이 아닌 다른 동료를 부관에 임명한 오셀로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는 부하 이아고(제이크 질렌할)가 펼치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잠깐 연극평을 해보면, 아무리 현대식으로 꾸몄어도 전반적으로 무대 세팅과 장비도 별로 볼 게 없었고, 덴젤의 오셀로 연기는 다른 역들에 비해서 그다지 감동과 에너지 없이 싱거웠고, 자살 장면에서도 처절한 후회와 절규를 뿜어내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나는 전율적인 ‘클라이맥스’를 느끼지 못했고, 그 연극에 냉랭한 기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게다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서 그런지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으며, 연극을 보는 내내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나는 다행히도 딸과 함께 옥신각신하며 “저돌적으로, 현명하게, 모험적으로” 노력한 끝에, 아주 저렴한 가격의 표를 구입하여 매우 좋은 자리에서 관람했다. 아마도 그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온 ‘오셀로’를 비싸게 보았으면, 두고 두고 무지 속상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이 작품을 거론하는 이유는 ‘확증 편향’의 오류와 ‘지독한 질투심’의 매우 위험하고 사악한 결말 때문이다. 오셀로는 부관 자리를 놓친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결국 사랑하는 아내인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신도 의분을 참지 못해서 자결하는데, 이 모든 것이 바람 피운 아내가 자신이 사랑의 증표로 선물한 소중한 “손수건”을 남친에게 주었다는 오해가 어이없는 확신으로 자리잡고, 근거 없는 의심과 질투심에 불타서 그런 것이다. 그리고 이아고도 상관인 오셀로가 자신보다 다른 부하를 더 신임하고 부관 자리를 준 데에 대한 사악한 시기심과 분노에 사로잡혀 거짓말로 매우 나쁜 배반 행위를 저지르고, 마침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모두 비참한 불행에 빠뜨리게 한 것이다. 그들은 둘 다 사리 판단을 완전히 잘못했고, 확증 편향의 철저한 오류를 범했다.   물론 ‘오셀로’의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과장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매일의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져,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괜한 일에 화를 내고 심한 스트레스를 주며 괴롭히곤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내린 결정과 확신을 다시 뒤돌아보고 반추해보고 사리를 잘 따져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오셀로가 사랑하는 데스데모나와 열린 마음으로 좀 더 진지하게 대화하고, 자신의 울분, 격노와 질투의 근원을 겸허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으면, 그렇게 슬프고 처참한 비극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크게 소리 내어 생각한다, “그까짓 ‘손수건’이 뭐가 그리 중요해서!”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오셀로 편향과 오셀로 연기 확증 편향 편향적인 믿음

2025-06-10

제임스 딘, 70년이 지나도 살아 있는 전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1955년 9월 30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24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제임스 딘이 남긴 말이다.     사망 70주기를 맞은 지금까지도 그의 죽음은 ‘짧지만 강렬한 삶’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아이콘 중 한 명으로 남아 있다.     그의 강렬한 반항적 이미지는 당시 젊은 세대의 불만과 갈등을 대변했다.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구현한 반항적 청년상은 자유를 갈망하며 기존 권위에 저항한 그 시대 젊음의 초상이었다.     날카로운 눈빛, 세상을 향한 굳건한 외침, 가죽 재킷 아래 감추어진 젊은 영혼의 떨림! 영원히 그리운 존재 제임스 딘은 짧은 순간 불꽃처럼 강렬하게 타오른 모든 젊은이의 우상이었다.     ‘반항하는 별’ 제임스 딘은 1931년 2월 8일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났다. 불우하게 보낸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배우의 꿈을 꾸며 입성한 할리우드에서 5년 가까이 단역 배우로 전전했으나 ‘에덴의 동쪽’에서 주연으로 발탁돼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의 우울하고 도전적인 눈빛 연기는 같은 해 ‘이유 없는 반항’에서 극대화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임스 딘은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1955, 엘리아 카잔 감독)’,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1955, 니콜라스 레이 감독)’, ‘자이언트(Giant, 1956, 조지 스티븐스 감독)’ 등 단 3편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에덴의 동쪽’은 그의 생전에, 나머지 두 작품은 사후에 개봉했다. 딘은 오스카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두 번 올랐지만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제임스 딘이 짧은 생애 동안 보여준 스타일과 행동, 강렬한 이미지 그리고 비극적 죽음은 1950년대 이후 영화,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리차드 기어,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니 뎁 등이 그에게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배우들이다. 이들은 딘의 복합적인 감정 표현과 강한 존재감에 매료되어 딘을 연기의 롤모델로 삼았다.   제임스 딘이 보여준 고독한 예술가의 모습은 후세대 뮤지션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 커트 코베인(너바나) 등은 제임스 딘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자주 언급했다. 이들은 딘의 반항성과 외로움을 그들의 노래에 담았다. 딜런의 음악에는 제임스 딘의 고독한 캐릭터가 자주 오마주된다.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코베인은 제임스 딘처럼 주류 사회에 대한 저항과 내면의 고통을 노래로 표현했다.   제임스 딘은 생전에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할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로미오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거론된다. 평론가들이 유독 제임스 딘을 로미오 역에 어울리는 단 한 명의 배우로 손꼽는 이유는, 언제까지나 푸릇한 청년 이미지, 죽을 만큼 사랑을 구하는 열정과 ‘첫눈에 반하는’ 충동적인 면모가 우리가 상상하는 로미오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매치되기 때문이다. 로미오 역을 연기한 적이 없는 배우 제임스 딘이 우리의 영원한 로미오로 기억되고 있는 사실은 영화사의 길이 남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보여준 연기는 무엇보다도 날 것의 진솔함이었다. 기존의 할리우드 배우들과는 달리 제임스 딘은 개인적 경험과 감정을 그의 연기에 반영했다. 그는 실제로 반항아적 삶을 살았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슬픔과 고독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캐릭터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어 불안, 고독, 반항, 혼란 등등 젊은 세대가 느끼는 감정을 꾸밈없이 섬세하게 표현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에덴의 동쪽’에서 그가 보여준 시기과 질투, 그리고 지독한 독기는 반항의 본질이었다. 제임스 딘은 영화 ‘에덴의 동쪽’으로 단숨에 가장 주목받는 할리우드 스타가 된다. 청바지와 단추 풀린 셔츠, 반항아적인 눈빛, 고독한 몸짓은 그를 불멸의 ‘아웃사이더’로 만들었다. 허무와 저항과 냉소에 빠진 젊은이들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그에게 유명세를 가져다준 제임스 딘의 대표작 ‘이유 없는 반항’은 ‘나쁜남자’ 콘셉트의 터프한 매력을 여성들에게 각인시켰다. 실제 제임스 딘의 삶은 극 중에서의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홉 살 때 겪었던 어머니의 죽음과 친척 집을 전전해야 했던 유년기의 아픔은 그를 외진 곳으로 몰아갔다. 스크린 밖에서도 세상과 섞이지 못했던 딘이 한 여자에 정착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이언트’에서 그는 가난한 노동자에서 석유 재벌로 변신하는 제트 링크 역을 맡아 강렬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연기를 보였다. 노년의 외롭고 병약한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딘은 이 영화로 사후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되는 최초의 배우로 기록된다.   말론 브랜도와 함께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알려진 제임스 딘은 리 스트라스버그와 콘스탄틴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 기법을 숙달하여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연기를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메소드 연기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연기가 동료 배우들과 감독과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그의 독특하고 강렬한 연기 스타일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를 전설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4년 영국의 유명인 수집품 사이트 ‘폴 프레이저 컬렉디브스’는 유명인 사인 중 제임스 딘의 친필 사인을 최고가(1만 8000파운드)로 발표했다. 2위는 1만1000파운드로 가격이 책정된 이소룡의 사인. AI(인공지능) 음성복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임스 딘의 목소리 재현에 성공, 그가 지난 시대의 아이콘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전설로 영원히 팬들 곁에 머무를 수 있게 됐다.     제임스 딘은 1955년 9월 캘리포니아 촐라메 교차로 부근에서 포르셰 550 스파이더를 몰고 가던 중 다른 차량과 충돌, 비극적 죽음을 맞는다. 그가 사랑했던 여자 피어 안젤리가 가수 빅 데이몬과 결혼한 직후였다. 데이몬은 딘을 찾아와 자신의 아내를 잊어달라고 부탁했다. 딘은 쓸쓸히 대답했다. “그녀를 잘 부탁해요. 행복하길 바랍니다” 제임스 딘이 지상에서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스피드광이었던 그는 살리나스에서 열리는 레이싱에 참여하기 위해 경주장으로 미친 듯이 질주했다.     데이몬과 이혼한 안젤리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죽기 전, “내게 사랑은 오직 제임스 딘, 단 한 사람뿐이었어요”라고 고백했다. 늦어도 너무 늦은 고백이었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제임스 전설 존재 제임스 반항적 이미지 눈빛 연기

2025-05-21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 11월 4일로 지정

 공화당 소속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연방하원의원 자리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 일정을 11월 4일로 지정했다. 이는 민주당으로부터 소송 위협을 받은 뒤 내려진 조치다.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 전 시장이었던 터너 의원은 텍사스 제18 연방하원의원 선거구에서 당선돼 연방의회 첫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인 지난 3월 5일에 사망했다.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휴스턴과 해리스 카운티 일부를 포함하고 있으며 약 8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현재 이 지역은 연방하원에서 대표가 없는 상태다. 민주당 소속 하킴 제프리스 연방하원 소수당 원내대표는 최근 애봇 주지사가 보궐선거 일정을 늦추고 있으며 이는 공화당의 근소한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적인 전략이라면서 소송을 경고했다. 민주당의 위협이 있고 며칠 뒤인 지난 7일 애봇 주지사는 오는 11월 4일에 보궐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한 것이다. 텍사스주 법률상 공석이 생긴 후 보궐선거를 언제 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특별한 긴급 상황이 아니면 보궐선거는 보통 예정된 정기 선거 일정에 맞춰 실시된다. 그러나 텍사스주의 5월 선거와 동시에 치를 수 있도록 보궐선거를 공고할 수 있는 마감일(2월 16일)은 이미 지나버렸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다음 선거는 11월이 된다. 이는 텍사스주 국무장관 선거 일정에 따른 것이다. 애봇 주지사는 보궐선거 연기의 이유로 해리스 카운티의 선거 운영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텍사스에서 해리스 카운티보다 선거를 엉망으로 치르는 곳은 없다. 그들은 반복적으로 주법에 어긋나게 선거를 진행해왔다.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는 우리 주의 근간이며 몇 주 만에 급하게 선거를 치르게 되면 유권자들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 이 선거를 11월에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는 해리스 카운티가 중요한 선거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NBC 뉴스는 애봇 주지사가 다른 공석 상황에서는 더 신속하게 선거 일정을 정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전에 터너 의원의 자리를 대표하던 민주당의 셰일라 잭슨 리 의원이 7월에 사망했을 때, 애봇은 2주 만에 보궐선거 일정을 공고했다. 당시 터너는 그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 가을 정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몇 달간 의정 활동을 하다가 사망했다. 또한 애봇은 양당 의원의 공석 상황에 대해 2022년 민주당 파일몬 벨라 의원의 사임과 2018년 공화당 블레이크 파렌솔드 의원의 사임 당시에는 긴급 보궐선거를 선언하며 공석 기간을 최소화하려 했던 사례도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은 오는 9월 3일 오후 5시까지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후보 등록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전 투표는 10월 20일(월)에 시작하여 10월 31일에 종료된다. 공식 선거일은 11월 4일(화)이다.   손혜성 기자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 연방하원의원 선거구 보궐선거 일정 보궐선거 연기

2025-04-14

에글링턴 LRT, 개통 임박 신호?

  토론토 에글링턴 크로스타운 경전철(LRT)은 14년 전 착공된 이후 수많은 지연을 겪으며 시민들의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적인 규모의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이 노선은 연이은 지연으로 인해 "평생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농담 섞인 푸념이 나올 정도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노선 주변에서 발견된 새로운 표지판들은 개통이 임박했음을 암시하며 오랜 기다림 끝에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RT 노선의 주요 시설물과 역사는 이미 완공된 상태다. 또한, 차량 테스트와 관련 청소 작업까지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통 일정은 여전히 발표되지 않고 있다.     메트로링스는 지난해 개통 일정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 하며, 개통일이 확정된 후 3개월 전에만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는 개통 연기로 인한 시민들의 실망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에글린턴 애비뉴 동쪽의 일부 버스 정류장에서 새로운 안내문이 부착되며 개통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안내문에는 “본 정류장은 Line 5 에글린턴 개통 준비를 위해 업데이트되었으며, 현재 운영 중인 노선은 개통 전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다.     스튜어트 그린 TTC 대변인은 이번 업데이트 작업이 700곳 이상의 버스 정류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노선 개통에 맞춰 원활한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업에는 기존 정류장 표지판 교체뿐 아니라 새로 추가된 정류장 표지판 설치 작업도 포함된다”고 덧붙이며, 이러한 준비 작업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통일 이전에 미리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트로링스는 최근에도 테스트 과정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 문제를 발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초까지는 수익 서비스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시민들은 새로운 표지판과 업데이트 작업을 통해 개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개통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없이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에글린턴 크로스타운 LRT의 개통이 토론토 교통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개통 임박 노선 개통 개통 일정 개통 연기

2024-12-04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선고 연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 재판 선고가 연기됐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안 머천 맨해튼형사법원 판사는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1심 선고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이미 배심원단은 34개 혐의 모두에 대해 만장일치 유죄 평결했고, 법원의 형량 선고가 이어질 차례였다. 배심원단이 유죄로 평결한 이번 사건은 당초 오는 26일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판사 결정에 따라 최대 징역 4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이 재임 중 국정운영을 위해 한 행동은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해당 판결을 이유로 유죄 평결이 기각돼야 한다고 요청했고, 법원은 미 대선 이후로 판단을 유보했다.     머천 판사는 이날 성추문 입막음 관련 부정지출 혐의 기각을 요구해온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 측에 내달 2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머천 판사는 또한 검찰이 내달 9일까지 변호인단의 기각 신청에 대한 입장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머천 판사가 추가 서류 제출을 명령하면서 선고 기일도 자동으로 연기됐다. 머천 판사가 구체적인 선고 일정도 지정하지 않았기에 결론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김은별 기자트럼프 성추문 선고 연기 트럼프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2024-11-24

워터밤 LA행사 무기한 연기…3주도 안남았는데 “운영 문제”

한국발 콘서트 ‘워터밤’의 LA 행사가 약 3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한 팬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워터밤’ 주최 측은 8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운영상의 문제로 인해 행사를 연기하게 됐다”고 알리며, “팬들의 안전과 최고의 경험을 위해 더욱 준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최 측이 행사 진행을 암시하는 신호를 지속해서 보내왔던 만큼, 팬들의 실망은 매우 크다.   워터밤은 한국에서 여름철 큰 인기 이벤트로 물을 뿌리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콘셉트의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 8월 28일자 A-1면〉. 이번 LA 행사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워터밤으로, 이달 28일과 29일 카슨시 디그니티헬스스포츠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관련기사 ‘워터밤’ LA행사, 티켓값 올리고 입석만…자리 구분 없애고 입석 통일 이번 연기 결정은 주최 측이 지난 3일 티켓 정책을 변경하면서 시작된 논란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당시 주최 측은 기존 좌석 티켓을 모두 입석으로 변경하고, 가격을 80~150달러에서 260달러로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낮은 가격의 좌석 티켓을 기대했던 팬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번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본지 9월 5일자 A-2면〉. 이 같은 혼란 속에서도 팬들은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무기한 연기 발표는 더 큰 실망을 안기고 있다.   특히, 항공편과 숙박을 미리 예약한 팬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의 한 유저(아이디·@emilysuu)는 ‘항공편과 에어비앤비, 호텔 예약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유저(@randomatinyy)는 ‘티켓을 두 번이나 재구매하게 해놓고 일주일 만에 무기한 연기라니’라며 하소연했다. 인스타그램의 또 한 유저(@thatasiangrant)는 ‘이쯤 되면 단체 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 같다’고 댓글을 적었다.   주최 측은 AXS를 통해 자동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환불 완료까지 최대 30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본지는 행사 연기와 관련해 주최 측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 워터밤 본사 메이드온의 박윤혜 매니저는 “부득이하게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린다”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정윤재 기자워터밤 la행사 워터밤 la행사 무기한 연기 행사 연기

2024-09-09

“교통혼잡료 대체 프로그램 선거 후 공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무기한 연기했던 교통혼잡료의 대체 프로그램을 오는 11월 선거 이후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본지 8월 19일자 A-3면〉   관련기사 뉴욕시 버스전용차로 침범하면 벌금 부과 20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호컬 주지사는 전날 매체와 만나 뉴욕주의회 의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향후 수개월 안으로 대체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주지사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서도 “주의회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연말까지 대체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연말이나 오는 2025년 초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지사는 앞서 지난 6월 5일 서민적 부담을 이유로 교통혼잡료에 대해 돌연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맨해튼 60스트리트 이남 진입 차량에 대해 15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한 수입은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의 인프라 확충 및 뉴욕시의 대중교통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반발이 컸다. 시에나칼리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욕시민 10명 중 4명 이상(45%)은 교통혼잡료 연기에 찬성했다. 반대는 2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여론을 고려했다는 주지사 측 주장에도 주지사 호감도(38%)·직무 평가도(44%)는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당시 주지사의 판단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란 비판이 제기됐지만, 주지사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계획이 바뀌자 마커스 몰리나로(공화·뉴욕 19선거구) 연방하원의원은 “뉴욕주정부와 주지사가 늘상 하던 정치적 움직임과 다를 바 없다”고 비꼬았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주지사가 시 공무원에 대한 교통혼잡료 면제 및 일반 차량에 대한 요금 하향을 골자로 한 새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두 내부 관계자가 19일 확인했으며, 이번 여름 안으로는 더 추가된 계획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포스트는 추가 사설을 통해 “11월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이 경멸할 만한 정치적 계산에 대항하는 방법”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주지사는 무기한 연기 결정 관련 지난 7월 25일 제기된 두 건의 소송에 나설 변호인으로 보이드 존슨을 고용했다.   그는 2021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모은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는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교통혼잡료 프로그램 교통혼잡료 연기 교통혼잡료 면제 뉴욕 19선거구

2024-08-20

고스트라이트…사람도 바꾸는 셰익스피어 연기

연극 무대에 유일하게 켜져 있는 전구 ‘고스트라이트(Ghostlight)’는 극장에 영혼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두려워했던 배우들의 미신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두운 무대나 복도에서 배우와 관객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전등의 의미로 사용됐다.   켈리 오설리반.알렉스 톰슨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고스트라이트’는 위기에 처한 가족 드라마로 시작, 예술이 우리의 삶과 영혼에 어떻게 빛의 역할을 하는가에 대한 고찰과 탐구의 과정으로 전환된다.       툭하면 보행자들과 말다툼을 벌이는 도로 공사 노동자 댄(키스 쿠퍼러). 늘 짜증과 분노에 차있는 그는 아내 샤론(타라 말렌), 10대 딸 데이지((캐서린 말렌쿠퍼러)와도 사소한 일로 마찰을 빚기 일쑤다.     문제아 딸이 교사에 반항, 정학 처분을 받는다. 교사인 샤론의 개입으로 퇴학을 면하지만 가정의 불화는 극에 달한다. 행인들과 싸움을 하고 있는 댄을 지켜보고 있던 동네 여자 리타(돌리 드 레온)는 일터 건너편 아마추어 극단에서 연습 중인 ‘로미오와 줄리엣’에 댄의 참여를 제안한다.     극단 합류를 완강히 거부하던 댄은 점차 셰익스피어의 세계에 매료된다. 현대인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셰익스피어의 지혜의 언어들, 극단원들과의 동지 의식, 공동체적 체험은 물러설 줄 몰랐던 댄의 완고함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마음속에 쌓아 두었던 모든 분노를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을 억압했던 두려움과 가식,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는 삶의 전기를 맞는다.   댄의 연극 참여는 평행선을 달리던 댄의 가족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 연극을 통해 그가 겪어왔던 어둠 속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다시 갖게 된다. 남성과 가장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버리면서 그의 단절됐던 가정에 치유의 손길이 찾아온다.         예술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빛’의 역할을 한다. 우리의 흐트러진 정신과 마음을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이 갈망해오던 위로의 말로 서로를 다시 포옹하게 한다.   아빠와 엄마, 딸을 연기한 세 배우가 실제 부모와 딸 사이여서인지 그들의 앙상블 연기에 공감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캐서린 말렌쿠퍼러, 202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슬픔의 삼각지대’에서 보았던 리온의 놀라운 조연 연기는 연말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면 반복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 영화평론가고스트라이트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 연기 앙상블 연기 조연 연기

2024-08-14

국민엄마 김혜자 같아…미묘한 감동 연기

튀르키예와 인접한 조지아의 작은 마을. 역사 교사 리아 (미지아 아라불리)는 은퇴를 하자마자 언니의 유언에 따라서 오래 전 집을 나간 조카 테클라를 찾아 나선다.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조카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이스탄불로 떠난 후로 소식이 끊겼다.   리아는 테클라를 알고 지내던 동네 건달 아치와 동행을 한다. 그 역시 일자리가 많은 이스탄불로 가고 싶어 하는 버려진 인생이다. 이스탄불의 트랜스젠더 타운에 도착한 두 사람은 이곳저곳 테클라를 찾아다니지만 그녀는 어디에도 없다.     조지아로 돌아가려던 리아는 트랜스젠더들의 법적 문제를 돌봐주는 에브림을 만난다. 일행은 그녀의 안내로 테클라의 행방을 다시 추적한다.     스웨덴의 레반 아킨 감독은 2019년 퀴어 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And Then We Danced)’로 LGBTQ 커뮤니티의 환영을 받았다. 이스탄불의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탐방기 ‘크로싱’은 인위적인 영화 기법에 의존하지 않는다. 아킨은 젠더 이슈에 접근하면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감독의 특별한 메시지도 없다. 대신 예리하고 미묘하다.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다.   테클라를 찾는 여정에서 보고 느끼는 인생의 후회, 연민,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사유는 중반부 이후 등장하는 에브림을 통해 전달된다. 그녀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아킨의 메신저다. 에브림의 친절함은 리아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의 장벽을 무너뜨린다.   특정 집단에 대한 성차별, 증오, 배제의 증오심을 지니고 살던 리아였다. 트랜스젠더를 부정하고 그들을 사회로부터 분리하려 했다. 영화는 무지와 편협함으로 인하여 파괴되는 인간성, 그리고 그로 인한 아픔을 이야기한다. 아킨은 버려지고 잊힌 인생들에게도 그들끼리의 진정한 유대감이 있음을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해 낸다.     아킨은 자신의 주인공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모두가 보잘것없고 끊임없이 서로 충돌하는 가여운 인생들이다. 리아는 때로는 비열하고 심술궂고 용서에 인색하다. 리아 역 아라불리의 연기는 한국의 ‘국민 엄마’ 김혜자를 연상시킨다. 겉으론 완고하고 냉정하지만 연민과 인정이 베어 있는 연기, 말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보여주는 아라불리의 연기에 자비와 수용이 있다. 그녀의 연기가 뿜어내는 카타르시스에 관객은 그저 빠져들 뿐이다.   아킨은 젠더 이슈를 수용의 문제로 바라본다. ‘크로싱’은 차별과 증오의 시대에 던지는 아킨의 화합과 수용의 메시지다. 가슴 아픈 고찰이며 공감과 연민에 대한 진심 어린 탐구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국민엄마 김혜자 국민엄마 김혜자 감동 연기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2024-07-31

트럼프 ‘입막음돈 재판’ 형량선고 연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에 대한 형량 선고일이 두 달 가량 연기됐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일부 인정한 여파다.     2일 CNN 등에 따르면,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에 대한 형량 선고는 7월 11일에 할 예정이었지만, 9월 18일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연방대법원의 면책 특권 일부 인정 판결이 나오자마자, 머천 판사 측에 서한을 보내 형량 선고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맨해튼 검찰도 법원 측에 서한을 보내 “형량 선고일을 늦춰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보지만, 연방대법원 판결 영향과 관련해 선고일 연기가 필요하다는 피고인 요청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은 2016년 대선 직전에 이뤄진 사건이긴 하지만, 트럼프 측 변호인들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제시된 일부 증거가 트럼프 대통령 재직 시절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인정되면 증거물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입막음돈 형량선고 형량선고 연기 입막음돈 재판 트럼프 대통령

2024-07-02

[이 아침에] 그녀의 담배 연기

그녀를 만난 것은 1990년 여름이었다. 미국에 이민 온 후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그날은 이모가 사시는 안동에서 사촌 언니가 사는 서울까지 가려고 직행버스에 탔다. 두 나라 어느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던 시기였다. 앞으로 펼쳐질 내 생의 불안과 염려로 가득해서, 안동역에 활짝 핀 등나무 꽃향기를 만끽할 여유도 없었다. 달리는 버스 신작로 위로 한숨과 고민이 나풀나풀 먼지가 되어 앉았다.   긴 생머리의 그녀는 옆자리에 앉았다. 비가 오려는지 날씨는 끄물댔고 동년배로 보이는 여자는 새침해 보였다. 버스 안은 휘발유 냄새와 퀴퀴한 오래된 비닐 냄새로 가득해서 현기증이 났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말을 건넸다.   “어디 가요?”   “언니네요.”   “나도 사촌 언니네 가요.”   순간 떠오른 그녀의 불안한 눈빛을 봤다. 나의 것과 똑같은. 버스에 실은 여자의 큰 핑크 이삿짐 가방이 떠올랐다. 잠시 언니네 집에 다니러 간다는 말에 비해 짐이 많았다. 갈 곳 없어 방황하고 암울했던 우리의 이십 대. 이런 걸 동병상련이라 하겠지.   무슨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전혀 기억에 없다. 하지만 정작 터놓고 싶은 속맘은 끝내 운도 떼지 못했다. 우린 어떤 연유로 만났을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면,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안동에서 시작된 비는 우리를 쫓아오며 계속 내렸다. 어느덧 버스는 휴게소에서 멈췄다. 야외 스피커에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가 흘러나왔다. 매점에서 산 김밥과 삶은 달걀을 건네자, 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으며 담배를 손에 쥐었다. 담배를 깊이 들이마신 여인이 한숨처럼 내뿜은 연기는 허공에 흩어졌다. 축축한 공기에 연기는 곧 자취를 감추었다. 여자의 눈에 잠시 고인 눈물을 본 것은 단지 기분 탓이었을까.   마침내 버스는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동안 굵어진 비가 거세게 내렸다. 슬며시 가슴 아린 미소를 짓고 돌아서는 그녀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비에 젖은 트렁크만 한참 응시했다. 이름도 모르고 이제는 얼굴도 생각이 잘 나지 않는 여인. 만약 감정에 고리가 있다면 우린 이때 서로 엉켰다.   비가 한번 거나하게 내린 것 같은데, 그사이 삼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생각해 보면 애잔한 비 오는 날이었다. 아직도 긴 생머리를 하고 있으려나. 소나기처럼 내리던 고난을 잘 이겨냈을까. 흐르는 세월 속에 함께 한 짧은 만남이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리 아쉽고 생각이 날까. 내가 무엇을 잃었던가.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어가던 뒷모습이 가슴에 박혔으니, 가슴은 알겠지.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담배 연기 담배 연기 마장동 시외버스 버스 신작로

2024-07-02

교통혼잡료 무산에 MTA 피소 등 난관 예상

연방 장애인차별금지법(Americans with Disability Act, 이하 ADA) 위반과 관련해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에 제기된 소송의 합의 조건을 교통혼잡료 지연에 따라 이행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추가 피소 적신호가 켜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amNY·더 시티(The City) 등에 따르면, ‘계단 없이 이동할 자유(stair-free access)’ 보장권과 관련해 MTA에 제기된 2건의 소송에 대해  뉴욕장애인협회(Disability advocates in New York)가 2022년 6월, 오는 2055년까지 시 전역 전철역의 95%에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설치하겠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 확충이 어려워짐에 따라 이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재노 리버 MTA 회장과 원고들이 합의의 전제로 명기한 확충 공사 예산 마련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주지사의 교통혼잡료 연기 결정 이후 처음 시행된 전날 MTA 이사회 간이 모임서는 관련한 우려가 쏟아졌다.   MTA가 결과적으로 ADA를 위반, 추가 피소될 것이란 논리다.   합의가 이뤄진 2022년 당시 시 전역의 27%인 113개역에만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에서 지난 4월 기준도 여전히 30% 미만의 전철역에 엘리베이터가 구비되는 등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도 함께다.   또한 첫 소송이 제기됐던 2017년 기준 일평균 25대의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것은 물론, 2022년 뉴욕시의회 분석에서도 전체 엘리베이터의 10%의 고장이 밝혀져 기존에 설치된 구식 엘리베이터에 대한 개선 작업도 필요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2019년 제기된 두 번째 소송에서 전철역 접근성 개선 작업은 배제했다는 점에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서 향후 전철역 개선 공사 예산 배정 우선순위 마련시 이를 배제할 경우 소가 추가 제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편 MTA와 원고들은 당시 합의를 통해 ▶2035년까지 85개 역 ▶2045년까지 90개 역 ▶2055년까지 90개 역 등 접근성 강화 역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교통혼잡료 예상 교통혼잡료 무산 교통혼잡료 지연 교통혼잡료 연기

2024-06-25

“신기하게 연기도, 냄새도 안 나네”…주부들 열광

오순도순 둘러앉아 자글자글 구워 먹다 보면 그 맛과 분위기에 취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삼겹살부터 갈비, 스테이크, 연어 등 어떤 고기를 올리든 근사한 요리가 되니 간단하고 화려한 식탁 위 마법이다.     문제는 식사 후 좀처럼 빠지지 않는 냄새와 연기다. 냄새와 연기는 단순히 불편함에 그치는 게 아니라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고민이 된다. 환경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선, 고기 등을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가 대기 미세먼지의 주의보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살림 고수들은 이미 장만해서 요긴하게 쓰고 있는 제품이 있다. 대한민국 친환경 주방가전 브랜드 '디원이앤에이'의 '에이플러스원 그릴'이 그 주인공이다. 유증기 및 연기 정화 순환 시스템을 탑재한 친환경 그릴로 조리 시 발생하는 냄새와 연기는 물론, 초 미세먼지와 총 휘발성유기화합물, 폼알데하이드 등을 최대 86%까지 제거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구현했다.   이 기술은 물의 자연적인 성질을 이용하여 유해한 물질들을 제거하는 것인데, 유증기 및 연기 정화 순환 시스템을 구비한 전기구이기 특허를 통해 조리 중 발생하는 유해 물질의 유증기가 오일펜스 벽면에 유착되어 본체 내부로 확산되지 않고 오일펜스 고임부로 흘러가게 했다. 즉, 연기와 냄새, 미세 먼지를 물로 유도하여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특허받은 오일펜스와 코안다 에어 가이드는 유해 물질로 인한 본체 내부의 오염을 막아주어 사용 후 세척과 관리도 용이하다.   가족과 친구가 모이는 독립기념일 연휴에 더욱 빛을 발할 에이플러스원 그릴은 중앙일보 '핫딜'에서 20달러 할인한 24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연기, 냄새, 유증기 걱정 없이 에이플러스원 그릴로 근사한 고기 파티를 즐겨보면 어떨까?   ▶상품 살펴보기: hotdeal.koreadaily.com   ▶문의:(213)368-2611핫딜 연기 냄새 주부들 열광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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