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K컬처에 빠지다] “아주머니 만세!”

 초행길에 헤매는 외국인에게 먼저 다가가 길을 알려주고, 혹여 배고플까 김밥 한 줄을 손에 쥐여주는 손길.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무릎의 흙을 털어주는 익숙한 손짓. 온 세상을 자식처럼 품는 마음으로 한국 문화의 명맥을 꿋꿋이 이어가는 이가 있다. 바로 한국의 엄마이자 중년 여성을 일컫는 다정한 호칭, 한국의 ‘아주머니’다.   한국의 예술, 공예, 문화 행사에는 유독 남성보다 아주머니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실제로 필자가 참석했던 일부 전시회나 공연에서는 관객 중 남성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는 단순히 여가 생활을 넘어, 자녀를 다 키워낸 후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지적·예술적 갈증을 해소하려는 열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술을 후원하고 그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예술을 창조하는 아주머니들에게 큰 감사를 표해야 한다. 노리개, 보자기, 자수, 직조, 도예 등 전통 공예부터 회화와 조각 같은 현대 순수 예술, 그리고 춤과 음악처럼 가장 전위적인 공연 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위대한 성취 중 상당수는 여성들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사실 그들의 예술은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갈하게 차려낸 밥상 위에, 한 땀 한 땀 기운 옷가지 위에도 아주머니들의 미학과 정성이 깃들어 있다.   한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다수가 여성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강 작가 역시 그중 한 명이다. 화가 천경자의 대담한 색채, 혹은 작가 박완서의 섬세한 문장 속에서도 우리는 한 시대를 살아온 여성의 삶과 고뇌를 마주한다.   ‘아주머니’와 ‘아줌마’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금방 배우게 되는 애정 어린 용어다. ‘아주머니’는 더 존중하는 표현이다. ‘아줌마’ 또한 서로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따뜻한 단어가 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사람들이 이 단어를 무례하게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이들은 무지한 것이며, 자신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한국에서 엄마와 중년 이상의 여성들보다 더 큰 존경을 받아야 할 대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아주머니를 떠올릴 때면, 짧은 파마머리 둘레를 꽉 조이는 머리띠 위에 햇빛 가리개를 쓰고, 헐렁한 옷과 편한 신발을 신은 모습을 고정관념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옷차림을 한 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복장은 허영이 아닌 ‘기능’에 충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든 두 팔을 걷어붙이고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된, 이른바 ‘전투복’에 가깝다. 햇빛 가리개 아래에는 세상의 흐름을 꿰뚫는 초롱초롱한 눈빛이 있고, 편안한 옷 속에는 재빠른 생각만큼이나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한 다부진 몸이 있다. 때로 꾹 다문 입술은 애정 어린 꾸지람을 솔직하고 재빠르게 쏟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     버스 빈자리를 향해 몸을 밀치고 나아가는 모습에 대해 누군가 불평한다면, 비켜서서 그녀의 당연한 왕좌를 내어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거친 손은 한 가정을 일으켰고, 그 가정들이 모여 오늘의 한국 사회를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이들의 헌신에 바쳐진 마땅한 자리다. 그녀가 얼마나 중요하고 위엄 있는 존재인지 모른다면, 이제는 입을 다물고 무엇이, 그리고 누가 한국 문화를 위대하게 만드는지 배울 때다.   독자들에게도 이제 함께 외칠 것을 제안한다.   “아주머니들 만세!”   (이 글의 일부는 곧 출간될 로버트 털리의 회고록 『잉크타운(Inktown)』에서 발췌했습니다.)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이메일([email protected])/페이스북(Facebook.com/RobertWTurley) 로버트 털리 /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K컬처에 빠지다 아주머니 만세 아주머니들 만세 한국 문화 예술 공예

2025-06-11

온라인 포트폴리오 구축 방법…창의적·기술적 성과 중요한 전공에 필수적

 ▶온라인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온라인 포트폴리오는 학생의 작업물, 프로젝트, 창작물을 디지털 플랫폼에 체계적으로 정리한 디지털 기록이다.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서, 자녀의 열정, 기술적 능력, 성장 과정을 보여 주는 스토리텔링 도구로 기능하게 된다. US뉴스에 따르면, 많은 대학이 예술 전공 지원자에게 포트폴리오 제출을 필수로 요구하며, 컴퓨터 사이언스나 엔지니어링 전공에서도 코딩 프로젝트나 연구 결과물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입학 사정관에게 학생의 독창성과 전문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예를 들어, 미술 전공 지원자는 그림이나 디자인 작품을,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지원자는 깃허브(GitHub)에 업로드한 코딩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미술, 그래픽 디자인, 영화, 컴퓨터 사이언스, 창작 글쓰기, 공학, 건축 등 창의적 혹은 기술적 작업물이 중요한 전공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에게 필수적이다. 그 외 전공이라도 독특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을 차별화하고 싶은 학생에게 유용하다.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5단계     효과적인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체계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11학년생이나 12학년생들이 따라 할 수 있는 5단계 방법이다.   #목표 설정과 주제 선정   포트폴리오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전공을 목표로 하는지, 어떤 작업물을 강조하고 싶은 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 전공인 경우, 그림, 조각, 사진, 디지털 아트 등 특정 매체를 선택하고, 주제를 자연, 정체성, 사회적 이슈 등을 정해 일관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컴퓨터 사이언스나 컴퓨터 엔지니어링 전공인 경우, 의미 있는 코딩 프로젝트를 보여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앱, 데이터 분석 등이고 엔지니어링이라면, 하드웨어 설계 작업을 선정해 본다.   목표와 주제 선정에 앞서 대학별 포트폴리오 요구 사항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ISD)은 10~20개의 작품을 요구하며, MIT는 코딩 프로젝트의 깃허브 링크를 제출하도록 원하고 있다.     # 작업물 선택 및 준비   포트폴리오에는 최고의 작업물만 포함해야 한다. 언제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작업물은 대개 10~15개를 목표로 하고 대학별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예를 들어, 파슨디자인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은 12~20개의 작품을 제출해 줄 것을 추천한다.   다양성과 깊이도 필요하다. 수채화, 디지털 일러스트 같은 다양한 기술을 보여주되, 한 가지 주제나 스타일에서 깊이를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   컴퓨터 사이언스 지원자는 깃허브에 프로젝트를 업로드하고, 리드미(README) 파일에 프로젝트의 목적, 사용 기술,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 디지털 플랫폼 선택   포트폴리오를 호스팅할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무료이면서도 전문적인 플랫폼을 활용한다.     예술/디자인 분야의 경우 Behance(www.behance.net), ArtStation(www.artstation.com)는 시각적 작업물을 전시하기에 적합하다. Wix(www.wix.com)나 Squarespace(www.squarespace.com)로 개인 웹사이트를 만들 수도 있다.   컴퓨터 사이언스의 경우, 깃허브는 코딩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데 최적이다. 각 프로젝트마다 README 파일을 작성해 코드의 목적과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타 전공의 경우, 노션(Notion, www.notion.so)이나 링크드인(LinkedIn, www.linkedin.com)을 활용해 글쓰기, 연구, 봉사 활동을 정리할 수 있다.   호스팅 사이트는 가급적 깔끔하고 탐색이 쉬운 디자인으로 알려진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학 입학 사정관은 평균 5~10분만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므로 첫 인상이 중요하다.   # 스토리텔링과 문서화   작업물 자체만으로는 부족할 수가 있다. 각 작업물이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열정을 어떻게 보여 주는지 설명하는 문서가 필요하다.   작업물 설명은 각 프로젝트에 50~100단어로 간결하게 추가한다. 예를 들어, "이 앱은 지역 푸드뱅크의 물류를 효율화하기 위해 파이썬으로 개발했으며,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UI 디자인을 배웠다"처럼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포트폴리오 첫 페이지에 간단한 자기소개와 포트폴리오의 목적을 설명하는 섹션을 추가한다. 예를 들어 "저는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와 같은 문구로 시작할 수 있다.   # 피드백과 수정   포트폴리오 초안을 완성한 뒤, 지원서 에세이처럼 교사, 멘토 등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     예술 전공이라면 미술 교사나 지역 아티스트에게, 컴퓨터 사이언스라면 코딩 강사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피드백을 요청한다.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작업물 순서, 설명 문구, 디자인을 조정한다. 예를 들어, 시각적으로 강렬한 작품을 첫 페이지에 배치해 주목도를 높일 수도 있다.       ▶성공 사례   # 미술 전공     캘리포니아 출신의 제니퍼 케이(가명, 12학년)는 Behance에 디지털 일러스트와 전통 회화 15점을 업로드해 예술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그는 각 작품에 창작 과정과 영감을 설명하는 100단어 에세이를 추가해 입학 사정관의 주목을 받았다.   # 컴퓨터 사이언스   뉴욕의 앤디 박(가명, 12학년)은 깃허브에 지역 도서관의 도서 대출 시스템을 자동화한 파이선 프로젝트를 업로드했다. 그는 README에 프로젝트의 문제 해결 과정과 사용 기술을 상세히 기록해 컴퓨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 흔한 실수와 피하는 방법   # 너무 많으면 마이너스   20개 이상의 작업물을 넣으면 오히려 집중도가 떨어진다. 10~15개로 엄선한다.     # 설명 부족   작업물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입학 사정관이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간결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을 반드시 추가한다.   # 업데이트 누락   포트폴리오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여름방학 동안 최신 작업물을 추가하고 오래된 작업물은 제거한다.   ▶학부모의 지원 방법   학부모는 자녀의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원하며 격려와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온라인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작업물 모음이 아니라, 자녀의 열정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도구다. 여름방학 동안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작업물을 엄선하며, 적절한 플랫폼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대학 입학뿐만 아니라 미래의 커리어에도 큰 자산이 된다. 지금 시작한 작은 노력이 대입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 기술 지원   호스팅 사이트인 Wix나 Squarespace 같은 플랫폼 사용법을 함께 익히거나, 깃허브 계정 설정을 도와준다.   # 시간 관리   포트폴리오 작업에 하루 1~2시간을 할애하도록 스케줄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 전문가 연결   지역 예술가나 프로그래머와 연결해 자녀가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병희 객원기자포트폴리오 온라인 온라인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 구축 예술 전공인

2025-06-08

[이 아침에] 열림의 미학, 빛의 춤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건 한미여성회(KAWA) 미술사 수업 시간이었다. 감각과 공간, 움직임을 다루는 그의 예술 세계는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다. 작년부터 LA현대미술관(MOCA)에서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난 메모리얼 데이 연휴 드디어 전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 MOCA라고 하기에 브로드 미술관 옆에 있는 곳인 줄 알고 네비게이션도 없이 당당히 가서, “엘리야슨 예약했습니다” 하고 QR 코드를 내미니 직원이 웃으며 “그 전시는 게펜 컨템포러리(MOCA의 별관)에서 열려요”라고 했다. 결국 다시 차를 몰았고 주차비만 두 번 들었다. 도시 한복판에서 길을 헤매는 그 시간조차 왠지 예술처럼 느껴졌다. 미술도 인생도, 모든 공간이 늘 우리가 예상한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두 번째 전시장, 게펜 컨템포러리에 들어서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전시 제목 ‘OPEN’은 단지 문이 열렸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곳은 감각과 시선, 생각을 ‘열어주는’ 공간이었다. 엘리아슨은 묻는다. “나는 지금 느림에, 타인의 시선에, 나 자신에게 솔직한가?” 그 질문 앞에서 마음의 문이 하나 열리는 경험을 했다.   빛과 그림자, 색과 공간이 끊임없이 변하는 전시 안에서 나는 멈춰 선 채 작품의 일부가 되었다. 무용수처럼. 나는 미술관에서 종종 그림 앞에서 춤을 춘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동작이 아니라, 색과 선의 리듬에 몸이 자연스레 반응하는 것이다. 발레는 나만의 감상 방식이다. 엘리아슨의 작품 앞에서는 그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 예술에 닿는 정당한 방식임을 느꼈다. “괜찮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그가 말하는 듯했다.   전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3월, 한국 리움미술관에서 우연히 본 구석진 계단에 구조물이 사실 엘리아슨의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 미술사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감동이 이제는 이름과 의미를 가진 예술로 되살아났다는 사실. 알지 못한 채 느꼈던 감정이, 이해를 통해 더 깊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힘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엘리야슨은 청소년 시절 브레이크댄스를 추던 무용수였다. 그의 작품에는 몸과 공간, 움직임의 감각이 살아 있다. 퍼포먼스와 빙하를 활용한 작업을 보면, 자연과 빛, 몸의 관계를 예술로 풀어내는 그의 철학이 느껴진다. 그는 말한다. “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곧 예술이다.” 그 말은 무용수인 나에게도 깊이와 닿았다. 내 춤도 그렇다.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은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오는 하나의 형식이다. 나의 존재가 몸을 통해 표현될 때, 그것은 예술이 된다.   오늘 나는 ‘빛의 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춤, 내 삶, 내 예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내 곁에서 늘 사진과 영상을 찍어주는 남편이라는 조용한 동행자가 있다는 것. 예술의 길이 외롭지 않은 건 그 따뜻한 동반자 덕분이다.   나는 진발레스쿨의 ‘발사모(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에게 늘 미술사 수업을 권한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춤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미술은 감각을 일깨우고, 무용은 그 감각을 몸으로 피워내는 예술이다. 그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삶을 더 풍요롭고 빛나게 가꿔 나간다. 누군가는 새롭게 눈을 뜨고, 누군가는 잊었던 날개를 되찾는다.그렇게 우리의 일상에도 예술의 기적은 조용히 깃든다. 진 최 / 한미무용연합회회장 진 발레스쿨 원장이 아침에 미학 예술 세계 미술사 수업 공간 움직임

2025-06-04

발달장애인 예술 재능 발굴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 이하 센터)가 발달장애인을 위한 미술대회 ‘드림아트 콘테스트(Dream Art Contest)’를 연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드림아트 콘테스트는 전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센터 측이 마련한 공모전이다. 2018년 처음 시작된 이후, 매년 수십 명이 이 대회에 참가해 예술적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재외동포청, 오픈뱅크, OC한인상공회의소 후원으로 마련된 올해 공모전 주제는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세상: 나의 친구, 가족, 이웃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다.   장 소장은 “포용과 공존의 메시지를 예술을 통해 표현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내달 10일 오후 5시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센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송해도 된다.   수상작은 오는 8월 중 열릴 예정인 시상식 및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다. 이후 LA카운티, 풀러턴, 부에나파크 등지 커뮤니티 행사에서도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수상작 일부는 센터의 2026년도 달력 또는 다양한 굿즈에 활용된다.   모든 참가자의 작품은 기부를 통해 살 수 있다. 센터 측은 수익 전액을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장 소장은 “드림아트 콘테스트는 단순한 미술대회를 넘어 예술 활동에 관심 있는 발달장애인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동시에 이들의 재능을 사회와 나누고, 이들의 삶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사회 구성원에게 확산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이가 발달장애 예술가의 재능과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를 위한 작은 걸음을 내딛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접수 방법을 포함한 자세한 대회 관련 정보는 센터 홈페이지(kasecca.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 또는 전화(562-926-2040)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발달장애인 예술 발달장애인 예술 예술적 재능 발달장애 예술가

2025-05-29

“100% AI 예술, 아직 사유의 깊이 부족”

“당연히 전 세계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을 쓰게 될 것이고, 그 편리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AI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지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AI와 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미디어 아트 시도를 해 온 김아영 작가가 100% AI 창작물을 예술로 인정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한인 최초로 ‘LG X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김 작가는 8일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진행된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AI는 창작을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일 수는 있지만, 예술의 가장 근본적 조건 중 하나인 숙고와 의도, 창작의 과정에서 나오는 고통, 내적으로 침전하면서 나오는 깊은 사유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AI로만 만들어진 예술 작품은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아직 예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LG X 구겐하임 어워드를 받게 된 김 작가의 작품은 이날 밤 타임스스퀘어 LG 전광판에도 일부 상영됐다. 김 작가의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팬데믹 이후 미래 도시 서울을 달리는 여성 라이더와 AI의 상호작용을 담았다.     다만 김 작가는 기술을 예술과 현실에서 떼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21세기 사람들은 각종 플랫폼으로 네트워킹하며 최소 8개의 자아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복잡한 연결망이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주의로 이를 표현하기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해 현실의 복잡한 레이어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는 현재 유년기로, 개개인이 AI가 부정적으로 쏠리지 않게 물꼬를 틀어야 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기술을 분리할 수는 없는 만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티나 바즈(Tina Vaz) 구겐하임 최고브랜드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구겐하임은 항상 현시대의 예술과 기술을 담으려 노력하는 곳”이라며 “전 세계에서 선정된 심사위원이 3개월간 숙고한 끝에 김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체결한 아트&테크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2027년엔 5년간의 파트너십을 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도 기획 중이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예술 예술과 기술 예술과 현실 예술 작품

2025-05-08

인아트 스쿨, 맞춤형 예술 교육…2025년 원생 전원 대학 합격

  인아트 스쿨(원장 앨리 배)이 2025년에도 전원 대학 합격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기록하며 예술 입시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인아트는 올해도 원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조기 전형(Early Decision & Early Action)에서는 85%라는 높은 합격률을 달성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인아트 졸업생들은 매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최상위 대학과 예술 특성화 대학에 꾸준히 진학해 왔다. 올해에도 스탠퍼드, 브라운, 코넬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해 터프츠,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 카네기 멜런 등 뉴아이비(New Ivy)로 불리는 명문대학에 다수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또한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 파슨스, 프랫, 뉴욕 시각예술학교(SVA)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예술대학은 물론, 입학 경쟁이 치열한 UCLA, UC버클리 등 UC 계열 주요 대학에도 합격자가 속출하며, 예술과 학문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인아트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선 학생 중심의 맞춤형 지도에 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진로 목표를 분석해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기획할 수 있도록 1:1 컨설팅과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예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지원 대학의 특성과 입학 기준을 분석한 후, 이를 창의적으로 표현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이 같은 전략은 순수미술뿐만 아니라 건축, 애니메이션, 영화, 인터랙티브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합격률로 이어지고 있다.   배 원장은 “이번 성과는 단순한 운이 아닌, 학생과 교사진의 노력과 전략적인 준비가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인아트는 예술 교육의 선두주자로서 학생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아트 스쿨은 예술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앞으로도 변함없는 최적의 선택지로 자리할 전망이다.   ▶문의:(323) 889-9900맞춤형 예술 전원 대학 원생 전원 아이비리그 대학

2025-04-29

동일한 분야 BA와 BFA라도 전공 과목 수강 요건이 달라

연극 등 공연 예술 등을 포함한 예술 분야 지원자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BA와 BFA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를 만날 수 있다. 예술학사 학위인 BFA(Bachelor of Fine Arts)를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문학사(Bachelor of Arts)보다 더 많은 예술 분야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연기, 영화, 회화, 기타 창의적인 분야 등에서 예술을 전공하려면 BA와 BFA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좋다.     두 학위 모두 예술 분야 진로가 가능하지만, 중점을 두는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BFA는 전공 과목 이수 비중이 높으며 심도 있는 학위인 반면, BA는 전공 외 과목 이수 비중이 더 높다. BFA는 예술 전공 과정에 훨씬 더 집중되어 있어 폭넓고 깊은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 문학사(BA)   문학사 학위(BA)는 예술은 물론, 인문학 분야의 균형 잡힌 지식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는 표준 인문학 학위다. 전미예술디자인학교협회(NASA)의 2023-2024년 편람에 따르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나 일반 대학의 BA 학위 취득은 일반적으로 전공 학점의 최소 30%를 이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기 학사(BA) 학위의 과목 중 1/3은 연기과목이고, 나머지 2/3는 교양 과목이나 선택 과목일 수 있다.   ▶ 예술학사(BFA)   BFA는 학생의 예술 작품에 더욱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BFA 프로그램 수업의 65%가 전공과 관련된 과목으로 이수해야 된다. 자신의 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BA과정 전공생은 일반적으로 스튜디오 또는 무대 관련 과목을 수강할 수 있지만, 이러한 과목들은 BFA과정에서 훨씬 더 많다. 또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연기와 같은 전문적인 전공은 BFA과정으로 제공된다.     ▶ BA와 BFA의 차이점   일부 대학에서 동일한 전공 분야에서 BA와 BFA를 모두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대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BA 또는 BFA를 취득할 수 있다. BA를 선택하면, 졸업 필수 128학점 중 연기 전공 수업을 39학점을 취득하면 되고, BFA를 선택하면 전공 과목 수강을 위해 연기 수업에서 83학점을 이수하게 된다. BFA는 많은 과목을 특정 순서에 따라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엄격하게 진행된다.     BA와 BFA의 입학 요건이 다른 경우도 흔하다. BFA 지원자에게는 작품 포트폴리오나 오디션을 요구한다. BA에 지원하는 학생에게 항상 이러한 요건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미주리 주립대 연극학 BA학위를 전공하려면 희망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학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연기 학사(BFA)에 지원하려면 오디션을 봐야 한다.     BFA 오디션 과정은 상당히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미주리 주립대 연극무용학과의 경우, 연기 부문 BFA 오디션에 500명 이상이 응시하지만, 매년 20명 미만의 신입생만 선발한다.   ▶ 어떤 학위가 더 잘 맞을까   예술 분야에서 학위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배역 오디션을 볼 때, 아무도 학위를 보지 않는다. BFA 학위가 없다고 오디션을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나. 졸업 후 예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의 질과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네트워크다.   BA를 취득하면 전공 분야 외의 과목을 공부할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 또 BFA연기 전공자가 복수 전공으로 4년 만에 졸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기 전공 이외의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수 전공을 희망하는 경우 BA가 더 적합하다. 장병희 객원기자동일 분야 전공 과목 전공 분야 예술 전공

2025-04-27

[열린광장] 백수의 삶과 예술의 힘

“사람을 사랑하는 데는 예술의 사랑도 곁들어야 한다(Where there is the love of Man, there is also love of the Art).”   의학의 천재 히포크라테스가 읊은 인생 철학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짧은 인생을 사랑하려면 긴 예술도 함께 사랑하라고 말한다.   한국사람들은 짧은 인생을 어지간히 오래 살았다고 환갑 잔치를 벌이곤 했다. 그런데 이젠 옛이야기가 됐다. 이제 우리는 이른바 백수(白壽·99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해도 백수를 넘게 삶을 살기는 무척 어렵다. 성경의 시편 기자도 “인생은 기껏해야 70년, 근력이 있으면 80년, 게다가 거의가 슬픔과 괴로움 뿐, 덧없이 날아가고 맙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예로부터 시인이나 철인들이 덧없는 인생에 대해서 노래했고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보람찬 삶의 길을 터득하려고 여러모로 힘쓰고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사람의 생명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마감이 오기 전에 누구나 나름대로 어떤 예술품을 남겨 놓는 것이 슬기로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우리에게 닥쳐 온 좋은 기회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고, 또한 어떤 일을 할 때도 좋고 나쁜 것을 쉽사리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난날의 일도 잘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뚜렷하게 남겨놓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술을 하나의 예술로 보았다. 예술은 아름답고 착하고 그리고 참된 것이다. 비록 음악이나 미술이나 조각 같은 정말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 해도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해서 얼마든지 예술을 창조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마켓의 냉장고를 열면 그 속엔 쇠고기 덩어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것을 보면 그냥 쇠고기 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화가 렘브란트가 그린 ‘푸줏간의 쇠고기’란 그림을 본다면 그땐 달라진다. 그 그림은 쇠고기 덩어리가 아니고 하나의 미술 작품인 것이다.     푸줏간에서 쇠고기 덩어리를 손으로 만지는 사람이 비록 오랜 삶을 살지 못한다 해도 이것을 그린다면 백수를 뛰어 넘는 삶을 산 것과 다름없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열두 번을 승전했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처음으로 패전한 나폴레옹이 밀라노 전투를 하루 앞둔 날 어느 귀부인의 만찬 초대에서 한 말이 매우 흥미롭다.   “오늘은 아직 젊지만 내일은 천 살이 될 겁니다(Aujourd‘hui je suis encore jeune, mais demain j’aurai mille-ans).”   “밀란을 점령한다”와 발음이 같은 “천 살이 된다”라고 예술 감각이 뛰어난 말로 익살스럽게 한 말이다. 열두 번을 승전하고 단 한 번 패전한 나폴레옹은 겨우 쉰 두 살에 황제란 예술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죽은 이후에도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사람이 가장 오래 사는 사람(死而不亡者壽)’이라는 노자의 격언이 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엔 따져서 안 되는 것이 셋 있는데 그 하나가 ‘잡아도 안 붙잡히는 것(搏之不得)’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노자의 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은 잡을 수 없어요.”   나폴레옹은 50대에 황제란 예술을 남기고 삶을 마감했다. 60대에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허술한 계엄선포로 말미암아 대통령직을 잃었으니 대통령이란 예술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예술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백수 예술 예술 감각 쇠고기 덩어리 천재 히포크라테스

2025-04-22

[K컬처에 빠지다] 산신도 호랑이와 기아 타이거즈

내가 한국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자연스러운 진정성, 소박한 영혼, 유쾌한 에너지, 꾸밈없는 솔직함,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친화력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한국의 민속예술에서 잘 드러난다. 민중에 의해, 그리고 민중을 위해 만들어진 예술이다. 그저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점이 내가 초기 어쿠스틱 블루스와 고대 예술을 비롯한 인간의 보편적인 갈망, 두려움, 실망, 그리고 승리를 여과 없이 표현한 모든 작품들에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민속예술의 광범위한 영역 중에서도, 샤머니즘 예술은 한국인의 가장 깊은 염원을 표현한다. 예를 들면 그림, 탈, 의상 등은 가정을 보호하고, 병을 치유하며, 죽은 이들과 소통하고, 농사를 축복하고 보호하며, 결혼과 가족, 신생아에게 복을 빌어주고,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과 안정을 제공하는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의 왕실은 국교를 제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예술을 주문한 반면, 평민들은 삶을 직접 살아가며 불교, 유교, 도교, 고대 애니미즘(정령신앙) 등을 혼합한 가장 포용적인 신앙 체계를 형성하고 이를 수 세기 동안 유지해왔다.     이 신앙은 자연과 그 에너지와의 강한 연결을 형성한다. 한국 샤머니즘은 공적인 교리와는 다른 건강한 반항 정신과 개방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진정성을 강조한다. 그 예술 작품들이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세계인들에게 직접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유다.   무당들은 문화적 기억을 지켜낸다. 호주 원주민들은 수천 년 동안, 어쩌면 빙하기 이전부터 300개 이상의 언어 그룹에 속한 100만 명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노랫길(Songlines)’을 유지해왔다.     세속화는 발전을 가져오지만, 우리가 주의하지 않으면 그것이 고대 역사와의 연결을 단절하고, 모든 문화가 공유하는 원형적 상징들을 통해 형성된 우리의 공동 정신과의 유대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   한국 샤머니즘의 예술과 문화는 한민족의 가장 깊은 뿌리에서 비롯되었다. 무당의 다원적 신격 체계 중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토착적으로 발생한 신들이 존재한다. 산신(山神)이나 독성(獨聖) 같은 신령들은 한국 고유의 신들이다. 이들과 관련된 의식과 신화를 연구하면 한 민족의 기원과 그 민족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산신도(山神圖)는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 그림들은 대개 산신과 한국 민속에서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는 호랑이를 함께 묘사한다. 한때 한국의 산과 들을 누비던 호랑이는 이제 멸종되었지만, 이 그림들은 한국 전역을 누비던 호랑이의 흔적과 그들이 사람들의 상상력과 신앙에 끼친 깊은 영향을 오늘날까지 전해준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KBO)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를 비롯해, 한국에는 ‘타이거즈’라는 이름을 가진 스포츠 팀들이 많다. 나의 고향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Detroit Tigers)도 마찬가지다. 디트로이트에서는 호랑이가 로고나 인형 속에만 존재하는 먼 환상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에서는 호랑이가 민족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으며 훨씬 깊은 의미를 지닌다. 샤머니즘 예술이 제공하는 이러한 고대 유산과의 연결이 유지될 때, 그 의미는 더욱 커지고 더욱 깊이 느껴진다.   그러니 다음번에 기아 타이거즈나 한국의 모든 타이거즈 팀을 응원할 때, 그 원초적인 정신을 느껴보라. 그리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더 큰 의미와 충만함을 가져다주는지를 기억하길 바란다. (이 글의 일부는 곧 출간될 로버트 털리의 회고록 『잉크타운(Inktown)』에서 발췌되었습니다.)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이메일([email protected])/페이스북(Facebook.com/RobertWTurley) 로버트 털리 /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회장K컬처에 빠지다 타이거즈 산신도 한국 민속예술 한국 예술 한국 샤머니즘

2025-03-31

달라스 전국 1위, 엘 파소 전국 5위 … USA 투데이 선정 ‘미국 최고의 예술 지구’ 탑 10

 달라스와 엘파소 예술 지구가  USA 투데이 선정 ‘미국 최고의 예술 지구’ 탑 10에서 전국 1위와 5위를 석권했다. 북부 텍사스 공영라디오(NPR for North Texa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이 지명하고 독자들의 투표 방식으로 선정하는 USA 투데이 베스트 예술 지구 온라인 경연대회(USA Today Best Arts District online competition)에서 달라스 예술 지구(Dallas Arts District)가 전국 1위에 등극했으며 엘 파소 다운타운 예술 지구(The El Paso Downtown Arts District)는 전국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달라스 예술 지구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영감을 주는 예술 지구는 한때 황폐했던 동네에 활력을 되찾고 새롭게 단장한 도시 공간일 수도 있고 건축물이 인상적인 유명 박물관이 가득한 곳일 수도 있으며 트렌디한 카페가 늘어선 작은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늘어선 거리일 수도 있다. 즉, 예술 지구는 도시와 방문객을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활기차고 다양한 예술 장면을 특징으로 한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달라스 예술 지구는 도심 북동쪽 모서리에 위치한 118에이커 면적으로 미국내에서 가장 큰 연속 도시 예술 지구다. 이 곳에는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이 전세계 어느 곳보다 많을 뿐 아니라  달라스 미술관(Dallas Museum of Art), 내셔 조각 센터(Nasher Sculpture Center), 크로우 아시아 미술관(Crow Museum of Asian Art), 윈스피어 오페라 하우스(Winspear Opera House), 마이어슨 심포니 센터(Meyerson Symphony Center) 등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들이 즐비하다. 달라스 예술 지구의 릴리 와이스 사무총장은 “크리에이티브 분야 상위 10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한 달라스에서 사람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살고 일하고 노는 공동체다. 우리는 이 지역을 최대한 많은 커뮤니티와 연결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감동으로 가득 찬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예술 지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고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2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순위는 달라스 지도자들이 주목해야 할 순위다”라고 말했다. USA 투데이는 전국 5위에 오른 엘파소 다운타운 예술 지구는 아트 데코(art deco)와 스페인 식민지 부흥 건축물, 멕시코계 미국인의 역사와 유산을 보여주는 웅장한 벽화로 가득한 창의적인 허브라고 소개했다. 1930년대의 분위기 있는 경이로움인 플라자 극장은 공연장의 중심이고 엘파소 미술관은 세계적인 수준의 전시회를 제공하며 인근 카페에서 정통 멕시코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USA 투데이는 덧붙였다. 미국 최고의 예술 지구 탑 10 명단은 다음과 같다.   ▲1위 달라스 예술 지구 ▲2위 브론즈빌 예술 지구(시카고) ▲3위 웨어하우스 예술 지구(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스버그) ▲4위 유니버시티 서클(클리블랜드) ▲5위 엘파소 다운타운 예술 지구 ▲6위 폰드렌 디스트릭트(미시시피주 잭슨) ▲7위  레일야드 예술 지구(뉴멕시코주 샌타페) ▲8위 이스트 마켓 디스트릭트(NuLu/켄터키주 루이빌) ▲9위 리버 노스 예술 지구(Rino/덴버) ▲10위 낙스빌 예술 지구(테네시주 낙스빌).   손혜성 기자미국 전국 예술 지구 달라스 예술 엘파소 예술

2025-03-25

[문화산책] 페미니즘 예술에 거는 기대

〈페미니즘 미술 읽기〉라는 두툼한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한국 여성 미술가들의 저항과 탈주’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의 여성미술가들이 이룩한 성과를 보여주는 여성적 시간의 지형도다.   김홍희 씨가 오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쓴 도전적 저술인 이 책은 44명의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세계를 페미니즘이 당면한 15가지 화두로 나누어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차학경, 민영순, 김원숙, 윤진미 등 미주 한인작가들을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서 반갑다.   저자 김홍희 씨는 지난 삼십여 년간 큐레이터, 평론가로 미술 현장에 몸담아 온 이 분야의 독보적 전문가다. 한국 미술사에 중요하게 기록될 많은 전시회를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이며, 경기도미술관 관장,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카셀도큐멘타 예술감독, 홍대 미대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는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라서, 제대로 읽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그래도 도 닦는 심정으로 읽고 있다. 오래 관심을 가져온 주제이기도 하고, 여성 예술가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존중하고 싶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머지않아 여성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 시작은 예술부터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예술이라는 낱말은 근원적으로 ‘여성명사’다. 예술이란 결국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라는 말이다.   페미니즘 예술에 대한 논의는 이미 가부장적 가치관과 남성 중심의 문화 권력에 맞서 싸우는 단계를 넘어섰다. 물론, 아직도 불평등이 완고하게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예술작품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해졌다.   김혜순 시인은 이 책의 발문에서 “여성 미술가들에게는 모델이 없고, 거장이 없으며, 본보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말 그런가? 빼어난 여성 예술가 몇 명의 이름만으로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의 예를 들어본다.   ▶문학: 박경리, 박완서, 한강, 김혜순 시인, 이민진 등   ▶미술: 나혜석, 박래현, 천경자, 최욱경, 김윤신, 이성자, 윤석남, 양혜규, 이불, 김수자 등의 작가와 홍라희, 박명자, 김선정 등   ▶음악: 정경화, 진은숙, 성시연, 장한나, 김은선, 손열음, 강주미 등   노벨문학상의 한강 작가 같은 인재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다. 결코 헛꿈이 아니다. 영화계의 강수연, 전도연, 윤여정 등이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떨쳤고, 지금 각 방면에서 국제무대로 뻗어가는 우리 젊은 예술가들도 여자가 훨씬 많다.   우리가 여성 예술가들에게 기대를 거는 까닭은 사랑의 손길로 생명의 예술을 복원하는 어머니 마음과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머니’라는 말은 깊고 근원적인 의미를 갖는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종의 차원에서 젠더의 문제는 여성이 종족, 혈통의 생물학적 운반자로서 인종적 재현의 원천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여성만이 가능한 이러한 경험은 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여성 특유의 상상력과 본능적 사랑으로, 억압되어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지만 부재하는 것들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 그것이다.   “출산과 육아의 시간은 작가로서 부재, 공백을 의미하고 (…) 작가의 현실의 무게는 작업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그 경험은 새로운 미술적 시점을 마련해 준다”는 조영주 작가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의 이상적인 상태는 남성과 맞서 싸우며 우월을 다투는 이분법적 관계가 아니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세계를 넓혀가는 상호보완적 관계일 것이다. 바람직한 부부처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페미니즘 예술 페미니즘 예술 여성 예술가들 페미니즘 미술

2025-03-13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발걸음 닿는 곳마다 ‘예술’과 ‘낭만’ 가득

프랑스 파리에는 역사의 축(L'axehistorique de Paris)이라는 게 있다. 루브르박물관부터 카루젤 개선문, 콩코드 광장 오벨리스크, 샹젤리제 거리, 에투알 개선문, 라데팡스로 이어지는 일직선을 뜻하는 말로, 프랑스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모두 이 역사의 축에서 일어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투알 개선문은 샤를 드골 광장 한복판에서 웅장함을 뽐내며 위풍당당 서 있다. 과거에는 에투알 광장이라 불렸던 곳이다. 에투알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전쟁 승리를 기리기 위해 또 다른 개선문인 로마의 티투스 개선문을 본따 지었다. 하지만 이 개선문조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파리를 점령했을 때 독일군이 그 아래로 행진하며 프랑스에 수모를 안기기도 했다.   '샹젤리제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게 다 있죠(Il y a tout cequevousvoulezaux Champs-Elysees)'라는 유명한 샹송 가사처럼 샹젤리제 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다. 콩코르드 광장 오벨리스크부터 개선문 사이인 샹젤리제는 푸른 가로수 사이로 명품 부티크들과 멋스러운 레스토랑, 카페와 바들이 가득해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조 다생이 불렀던 '오 샹젤리제'를 콧노래로 부르며 거니는 샹젤리제에는 낭만과 운치가 가득하다.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은 센강을 사이에 두고 에펠탑과 마주하고 있다. 규모로 보나, 컬렉션의 다양성으로 보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관람객이 가장 많은 박물관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왕가의 미술품들과 나폴레옹이 전쟁을 통해 챙겨온 전리품 등 3만 5000여 점의 방대한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작품을 선정하며 관람하는 것이 노하우다.   일찍이 루이 14세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프랑스를 유럽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표적 건축물이 바로크 건축의 걸작인 베르사유 궁전이다.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3개의 계획도시가 만들어졌고, 다른 유럽에서도 따라 하고 싶은 귀감이 되어 수많은 궁전이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삼았다.   당장에라도 왕족들의 가면무도회가 열릴 것만 같은 베르사유 궁전에는 호화로운 방이 무려 2300여 개나 되고 천재로 통했던 조경 설계사 르노트르가 설계한 방사형 정원 또한 궁전의 화룡점정을 장식한다. 마치 중세의 숲 한가운데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며 길게 뻗은 대운하는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해 질 무렵에는 센강 유람선을 타볼 것을 추천한다. 바토 파리지앵(BateauxParisiens)이나 바토 무슈(Bateaux Mouches)에 몸을 싣고 센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보시라. 파리는 곧 낭만과 예술의 동의어임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발걸음 예술 에투알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인 로마

2025-02-20

예술 허브 ‘프리즈 LA’ 열린다

LA아트페어 시즌이 돌아왔다. LA아트쇼와 함께 아트와 커뮤니티 연결로 주목받는 ‘프리즈(Frieze) LA 2025’가 열린다.       제6회 프리즈 LA는 내달 20일부터 23일까지 20개국에서 온 100개 이상 갤러리가 참여해 샌타모니카 공항에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샌타모니카 공항은 건축 스튜디오 와이(Why)의 쿨라팟 얀트라사스트가 설계한 맞춤형 구조물로 재탄생한다. 실내외 공간을 아우르는 독특한 전시관을 통해 갤러리, 커뮤니티 이벤트, 식당 등이 어우러져 풍성한 예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3년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는 해마다 10월 런던의 리젠트 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는 5월에 열리는 프리즈 뉴욕을 론칭했고 2022 9월 한국에서도 프리즈 서울이 개최됐다. 2025 프리즈 서울은 9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2019년 처음 열린 프리즈 LA는 독창적인 예술가 커뮤니티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젊은 예술가들 사이 현대미술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는 포커스 섹션은 국내 갤러리 중 설립된 지 12년 이하인 곳들이 참여한다. 에센스 하든이 이끄는 이 섹션은 젊은 갤러리와 신진 예술가들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 단체 아트 프로덕션 펀드가 주관하는 프리즈 프로젝트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LA의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된다. 올해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라는 주제로 개인적 관점과 도시 환경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올해는 사우스 아프리카의 ‘서던 길드’, 런던의 ‘티모시 테일러’, 로마의 ‘갤러리아 로르칸 오닐’ 등이 처음 참여하며, 노아 퓨리포이의 전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리즈 LA’의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frieze.com/fairs/frieze-los-angeles)에서 찾을 수 있다.  이은영 기자프리즈 예술 프리즈 프로젝트 예술가 커뮤니티 프리즈 서울

2025-01-26

“국적 초월한 다채로운 예술 선사”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가 기부를 위한 연말 전시회 ‘다시 피어나는 빛(Here Comes the Sun)’을 개최한다.     갤러리 측은 “‘다시 피어나는 빛’이라는 제목은 희망과 재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며 “전쟁과 경제적 혼란, 세계적 불확실의 그늘 속에서도 인간 정신의 회복력으로 더 나은 날이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을 전달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샤토갤러리에서 올해 한 해 동안 전시했던 작가들의 소품 수십 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고 소장할 기회다.       수 박 샤토갤러리 관장은 “올해 8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다채롭고 혁신적인 전시를 개최했다”며 “다양한 매체와 기법, 국적을 초월한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적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현혜명 작가의 60년 예술 여정을 총망라한 회고전 ‘축복의 여정’은 풍부한 화폭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했다.     이탈리아의 감성과 기법을 대표하는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탈리아 쿼르텟’ 전시는 고유의 미학을 공유하며 관객들에게 독창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왕열 작가의 ‘동쪽으로 부는 바람: 유토피아’는 동양적 철학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전달했고, 박혜숙과 김성일 작가의 2인전 ‘형상을 넘어서’는 형상과 추상, 그리고 그 너머의 의미를 탐구하는 전시로 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 열린 로키 모턴 개인전 ‘내가 없는 동안’은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이자 화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1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주류 화단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번 그룹전에는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도자기, 조각 등 갤러리에서 전시한 다양한 장르의 아트 소품 50여점이 소개된다.   참여 작가는 데이비드 에딩턴, 에도아르도 치알피, 에치코 오히라, 미노루 오히라, 에드워드 C. 알파노, 오지영, 프랭크 디투리, 변혜수, 현혜명, 박혜숙, 카오루 만수어, 수 박, 마그다 오디프레드, 마그디 리즈크, 신예진, 주선희, 최성호, 안토니오 킴, 션 양이다.     이번 전시 모든 작품 가격은 1000달러 이하로 갤러리 수익의 일부는 2025년 진행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기부되어 신진 아티스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다시 피어나는 빛’ 전시 기간은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국적 예술 샤토갤러리 관장 예술 여정 연말 전시회

2024-12-08

[삶의 뜨락에서] 조용한 천재

‘채식주의자’를 내가 처음 읽은 것은 2016년 한강이 맨부커상을 받은 직후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나를 깊은 충격에 빠뜨렸다. 작품의 소재, 아이디어 착상과 매듭 없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 색다른 구성의 3부작 연작소설, 이 모두가 나를 흥분과 설렘의 장으로 몰고 갔었다. 이 책 내용을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기에 당장에라도 독후감을 쓸 수 있을 정도다. 그 후 ‘희랍어 시간’, ‘흰’, ‘소년이 온다’ 등 한강 작가의 책을 거의 구입해 읽었지만 역시 나의 관심사는 정치나 이념이 아닌 ‘인간’이기에 이 책은 나를 많이 흔든 작품이다.     문학이 예술의 한 장르이면서도 ‘문학과 예술’이라고 사람들은 둘을 구분해서 말한다. 왜 그럴까. 보통 예술 즉 음악, 미술, 무용은 시공간 예술로 누구나 직접 보고 들으면서 가슴으로 느낀다. 그러나 문학은 다르다. 작가가 쓴 작품은 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번역되어야만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을 꼭 읽고 독후감을 쓰고 있다. 한림원은 한강의 수상 선정 이유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시적 산문’이라고 밝혔다. 호사다마라 하였던가. 항간에서는(한국 사람들이) 이 책을 너무 외설스럽고 청소년에게 해가 되는 불량 책으로 받아들여 한림원 앞에서 이 상을 취하해 달라고 시위했다 한다. 통탄할 일이다.     천재는 보통 동시대인에게 외면당한다. 천재는 범인이 보지 못하는 그 이상을 본다. 창조는 자유로운 영혼에서 나온다.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정독했다. 작가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독자로서, 또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 선배 작가의 재능을 열린 눈과 마음으로 행과 연을 정성 들여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영혜이지만 영혜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관찰될 뿐이다. 1부에서는 남편, 2부에서는 형부, 그리고 3부에서는 언니가 화자이다. 1부에서 평소 조용하고 평범한 영혜는 어느 날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 이유는 “꿈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꿈은 추상적이면서도 점차 구체적인 트라우마의 실체를 드러낸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잔인함과 가부장적인 폭력은 그녀의 명치 끝에 걸려 그녀에게 평생 고통을 준다. 결국 그녀는 채식을 선언한다. 2부에서 형부는 현대 예술을 하는 비디오 작가이다. 성실하고 생활력이 강한 아내를 둔 그는 최근 2년 동안 별다른 작품을 창작하지 못해 매일매일 방황하던 중에 우연히 아내로부터 처제에게 몽고반점이 남아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이 사실은 그에게 큰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때부터 그는 그녀를 알고 싶다는 욕망과 자신의 열정이 창조해 낼 작품만을 위해 파멸의 길을 재촉한다.     채식주의자이며 식물 세계를 갈망하던 영혜는 자신이 스스로 식물 세계의 정점인 꽃이 된다는 환영에 들떠 몸과 마음을 슬며시 열기 시작한다. 밝은 연둣빛으로 남아있는 몽고반점을 중심으로 번져나간 가지들, 잎새들, 그리고 화려한 꽃잎들로 보디 페인팅을 한 후 형부에게도 꽃이 되어주기를 주문하며 그 후 꽃들은 교합을 이룬다. 이 둘의 파괴적인 열정에 부딪혀 태어난 예술작품의 결실로 영혜는 정신병원에 갇히고 형부는 폐인이 된다. 3부에서는 풍광 좋은 숲속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영혜는 날마다 먹기를 거부하며 마른나무가 되어간다.     비 오는 어느 날 그녀는 숲속에서 실종된다. 오랜 수색 작업 후 그녀는 땅에 물구나무서기로 머리를 박고 양 손바닥을 땅에 심은 뒤 가랑이를 벌리고 자연과 교감하고 있는 모습으로 발견된다. 포식 동물과 달리 햇빛만 받으면 살아갈 수 있는 나무가 부러웠던 영혜는 서서히 나무로 변해가고 있었다.     연작소설의 의미가 암시하듯 1부에서는 채식주의자를 선언하고 2부에서는 식물 세계의 정점인 꽃이 되었다가 3부에서는 결국 순한 나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을 선택한 영혜를 이야기한다. 다른 한편 작가는 언니인 인혜가 지켜보고 겪어가는 삶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고 또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인간의 멍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천재 식물 세계 보통 예술 시공간 예술

2024-12-02

하코나마타타 찬양의 밤 “하코 랜드”, 문화 예술 통해 복음 전한 학생들

 캐롤튼에 위치한 하나로교회와 코너스톤교회 유스 연합인 ‘하코나마타타’의 찬양의 밤이 ‘하코 랜드’ 라는 주제로 지난 토요일(16일)에 하나로교회에서 열렸다. 프로그램은 하코나마타타 중·고등부 학생들의 하코밴드, 하코4중주, 워십댄스, 태권도, 스킷 드라마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중간에 특별 연주로 한예종에서 국악을 전공한 연주자 신희선 사모가 함께 해서 아이들에게 힘을 보탰다. 또한, 하나로교회 어린이합창단이 초대되어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며 찬양의 밤을 열었다. 신희선 사모는 봉황새 모양을 닮았다 해서 ‘생황’ 이라고 이름 붙여진 한국 전통 악기로 찬송가 ‘참 아름다와라’를 연주했고,  이어서 ‘아리랑’과 손경민의 ‘감사’를 한국 전통  피리 연주로 선보였다. 첫 순서로 진행된 ‘Haco of Rocks’에서 하코 찬양 밴드는 찬양곡을 연주하며 관객들의 찬양을 리드했고, ‘Matatanic’라는 이름으로 바이올린, 플룻, 클라리넷의 하코4중주 연주와 ‘Haco Up’ 워십댄스가 이어졌다. 중간에 스페셜 게스트의 연주가 있은 후에는 ‘Haco Panda’ 라는 이름으로 태권도 워십이 선보여졌고 ‘예수’ 라는 제목의 스킷드라마가 하코랜드 찬양의 밤의 대미를 장식했다. 워십댄스와 스킷 드라마 외에 베이스 연주와 태권도를 선보인 애슐리 학생(10학년)은 “찬양의 밤을 함께 준비하면서 같이 모여 연습하는 게 어렵긴 했지만, 기도하면서 함께할 때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모든 과정이 놀라웠고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고 말하며 “예수님을 전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계속적으로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이번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님이 만져주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타 연주와 스킷에서 예수님 역할을 한 오해빈(10학년) 학생은 “힘든 준비 과정을 통해서 함께 연합됨을 경험했고, 잘 모르고 친하지 않았던 아이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며 “예수님을 전하는 이런 기회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하나로교회 중·고등부 담당 임영광 목사는 “아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교단, 교회 상관 없이 같이 성장하고 신앙 안에서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고 감사하다. 연합사역을 하면서 감사가 넘치게 된다”고 말했으며, 코너스톤교회의 김시온 중·고등부 담당 목사는 “하나님이 다음 세대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시고 여전히 살아서 역사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객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한 비기독교인 외국인은, 친구의 초대로 오게 되었다고 하면서 “왠지 모르지만 스킷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이번 행사를 기도하며 지지해온 하나로교회 한 성도는 “예산과 자금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 중심으로 마음이 모아지면서 준비하게 되었다”며, “기도하며 준비하는 가운데 필요한 재정이 여러 사람들의 후원금을 통해 넉넉히 채워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에게도 은혜롭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찬양의 밤이 진행되는 내내 사람들의 웃음과 따뜻한 온기가 떠나지 않았으며, 학생들의 신앙 간증과 예수 스킷 드라마 공연이 진행될 때는 몇 몇 관객들이 감동의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캐서린 조 기자〉찬양 랜드 고등부 학생들 문화 예술 하나로교회 어린이합창단

2024-11-2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