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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질문, 삶을 움직이는 힘

바야흐로 질문을 잘해야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부려 먹으려면 질문을 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오래되었다. 그래서 질문을 잘하는 요령과 기술을 설명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인터넷에도 그런 정보가 넘쳐난다. 기계 때문에 사람이 고생이다.   그런가 하면, 정치판에서는 질문의 기술이 묘하게 악용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예가 여론조사라는 것인데, 질문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요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나쁜 정치가들이 조작하고 악용하고픈 유혹에 빠져 못된 짓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인류의 문명이나 철학 등도 모두 질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예술의 근본은 궁극적으로 질문이다. 해답이 아닌 진지한 질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자신의 글쓰기를 ‘질문에 끝까지 가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춘기 이후로 늘 질문이 많았어요. 나는 누구인가부터 왜 태어나서 왜 죽는 걸까, 고통은 왜 있나, 나는 뭐 할 수 있지, 인간이란 건 뭐지, 이런 질문들이 늘 괴로웠고요. 그걸 질문을 하는 방식이 글을 쓰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죠.   하나의 소설, 특히 장편소설은 그 시기에 저에게 중요한 질문을 끝까지 완성해 보는 그런 거예요. 질문의 끝에 어떻게든 도달을 하면, 그 다음 질문이 생겨나고요. 그러면 다음 소설에서 그 질문을 이어가고 그래요. 질문을 완성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건 아닌데요. 그 질문에 끝까지 가보는 것, 그 자체가 답인 것 같아요.”   등단 후 근 30년 동안 작품을 통해 제기하는 물음은 이런 것이었다고 한다.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가?”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잔인한가?”   “상실과 고통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런데, 사실은, 우리네 인생 자체가 질문의 연속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라는 책의 저자 모기 겐이치로는 이렇게 말한다.   “질문이란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 행동과 사고를 이끌어내는 힘이다. 우리는 질문을 통해 기분 좋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질문을 잘해야 좋은 대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의 진리다. 학문 연구나 공부도 그렇고, 세상살이도 그렇고, 특히 인간관계가 그렇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열린 마음으로 나누는 진심 어린 문답이 오가는 가운데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법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현실에서는 정반대다. 상대방을 떠보는 질문, 은근히 무시하는 무례한 질문,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악성 질문들이 난무한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성장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거창하고 철학적인 질문도 물론 필요하지만, 자잘한 질문들도 의미가 있다.     어제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지? 좀 더 다정하게 정성껏 대답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오늘 읽은 책이나 들은 음악의 감동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등등 일상생활을 되돌아보는 질문들….   바람직한 답을 얻으려면 자신의 감정을 얼렁뚱땅 속이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과 솔직히 대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에 앞서, 먼저 나 자신에게 질문 잘하는 법을 익혀야 할 판이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이 글은 제대로 되었나?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우리네 인생 노벨문학상 수상 학문 연구

2025-06-09

[삶의 향기] 별난 사람들 모임서 배운 존중의 미학

일행과 함께 LA에서 떨어져 살고 있는 지인을 방문했다. 일행 중 음식에 대해 유난히 까다로운 분이 있었다. 다들 가까운 사이인지라, 함께 간 남자분이 그분에게 “미스 별라”라는 별명을 지어 부르며 짓궂게 농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집주인이 “사실 저도 한 별라합니다.” 하며 받는다. 오래전부터 알아 온 주인분 역시 성격이나 생활방식은 물론 인생 이력도 평범과는 거리가 먼 분이다.   식사를 하며 일생을 살펴보니, 별라 아닌 사람이 없어 보였다. 미스 별라라는 별명을 지어준 예의 그 남자분도 평범한 이력을 가졌지만, 범상치 않은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주위를 당황케 하곤 한다. 함께 갔던 교무님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람을 잘 믿고, 세상에 긍정적이다. 하긴 그러니까 출가를 했겠지 하다가도 여전히 낯설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군대에서 꼴통 소리를 들을 만큼,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것 치고는 상식과 동떨어진 엉뚱한 행동을 많이 했다. 하긴 출가보다 더 별난 사람인 것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또 있을까?   “저는 나중에 시골에 가서 농사지으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한동안 소박한 꿈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지만, 지금은 다른 것 같다. 농사의 전문성을 무시한다는 비난은 이미 오래전부터 상식이 되었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모르네 하며 한마디 거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시점에서는 오히려 정상기후를 이상기후라 불러야 하는 것처럼, 별나지 않은 사람, 즉 평범한 사람을 별나다고 해야 할 판이다.   아무개는 자기 생각이 강해서 충고나 조언을 잘 안 들어, 아무개는 말하기는 좋아하는데, 들으려고는 하지 않아. 자기 생각이 강하지 않고, 자신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평소 조용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들도 가까이 지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기 생각 없는 사람 없고, 특정 분야에서만큼은 고집이 보통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이건 맛있는 음식이야”, “저 색은 이쁜 색이야” 느낌의 표현을 넘어, 확신과 그에 기반한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맛이나 색감에 관해 시대와 지역이 갖는 보편 정서가 있음은 당연지사이지만, 이야말로 철저하게 기호의 영역 아닌가? 필자는 안심이나 살치살보다 가격이 십분의 일밖에 안 하는 익숙한 삼겹살이 더 맛있고, 아구찜은 라면보다 못하다. 왜 이 맛있는 것을 모르냐며 탓하거나 강요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왜 안 좋아하는지 이유를 말해보라는 지경에 이르면 황당할 뿐이다. “그냥이요” 이 이상의 설명이 가능할까?   “놔두세요, 그냥 이렇게 살다 죽게.” 상대방 충고나 조언에 대해 부담을 덜려는 목적의 체념 섞인 농담이지만, 천성에 대한 진리적 의미와 다름과 틀림의 차이 등에 관한 나름의 통찰도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함께 간 일행 모두 별난 사람들이었지만, 주로는 개성과 성향의 범위이지, 특별히 존중받거나 비난받을 내용은 아니다. 기호와 선호는 존중하고 그냥 두자. 인격 도야를 위해, 깨달음을 위해 진정으로 닦고 고쳐나가야 할 것들은 이 외에도 지천에 널렸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모임 존중 사람들 모임 인생 이력도 상대방 충고

2025-06-09

[문화산책] 질문, 삶을 움직이는 힘

바야흐로 질문을 잘해야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부려 먹으려면 질문을 잘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오래되었다. 그래서 질문을 잘하는 요령과 기술을 설명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인터넷에도 그런 정보가 넘쳐난다. 기계 때문에 사람이 고생이다.   그런가 하면, 정치판에서는 질문의 기술이 묘하게 악용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예가 여론조사라는 것인데, 질문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요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나쁜 정치가들이 조작하고 악용하고픈 유혹에 빠져 못된 짓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인류의 문명이나 철학 등도 모두 질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예술의 근본은 궁극적으로 질문이다. 해답이 아닌 진지한 질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자신의 글쓰기를 ‘질문에 끝까지 가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춘기 이후로 늘 질문이 많았어요. 나는 누구인가부터 왜 태어나서 왜 죽는 걸까, 고통은 왜 있나, 나는 뭐 할 수 있지, 인간이란 건 뭐지, 이런 질문들이 늘 괴로웠고요. 그걸 질문을 하는 방식이 글을 쓰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죠.   하나의 소설, 특히 장편소설은 그 시기에 저에게 중요한 질문을 끝까지 완성해 보는 그런 거예요. 질문의 끝에 어떻게든 도달을 하면, 그 다음 질문이 생겨나고요. 그러면 다음 소설에서 그 질문을 이어가고 그래요. 질문을 완성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건 아닌데요. 그 질문에 끝까지 가보는 것, 그 자체가 답인 것 같아요.”   등단 후 근 30년 동안 작품을 통해 제기하는 물음은 이런 것이었다고 한다.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가?”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잔인한가?” “상실과 고통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런데, 사실은, 우리네 인생 자체가 질문의 연속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라는 책의 저자 모기 겐이치로는 이렇게 말한다.   “질문이란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 행동과 사고를 이끌어내는 힘이다. 우리는 질문을 통해 기분 좋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질문을 잘해야 좋은 대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의 진리다. 학문 연구나 공부도 그렇고, 세상살이도 그렇고, 특히 인간관계가 그렇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열린 마음으로 나누는 진심 어린 문답이 오가는 가운데 좋은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법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현실에서는 정반대다. 상대방을 떠보는 질문, 은근히 무시하는 무례한 질문,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는 악성 질문들이 난무한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성장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가 같은 거창하고 철학적인 질문도 물론 필요하지만, 자잘한 질문들도 의미가 있다. 어제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지? 좀 더 다정하게 정성껏 대답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오늘 읽은 책이나 들은 음악의 감동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등등 일상생활을 되돌아보는 질문들….   바람직한 답을 얻으려면 자신의 감정을 얼렁뚱땅 속이려 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과 솔직히 대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에 앞서, 먼저 나 자신에게 질문 잘하는 법을 익혀야 할 판이다.   나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이 글은 제대로 되었나?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우리네 인생 노벨문학상 수상 학문 연구

2025-06-05

[문화산책] 내 인생의 문장부호

글을 쓰다 보면, 문장부호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꼼꼼하게 챙기게 된다. 문장부호는 ‘문장 각 부분 사이에 표시하여 논리적 관계를 명시하거나,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표기법의 보조수단으로 쓰이는 부호’라고 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즉, 문장의 뜻을 돕거나 문장을 구별하여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여러 가지 부호를 말한다. 문장부호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좋은 문장을 지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문장부호는 마침표, 쉼표, 물음표, 느낌표, 따옴표, 줄임표, 괄호, 화살괄호, 겹낫표, 홑낫표, 쌍점, 빗금, 줄표, 붙임표, 물결표, 드러냄표, 숨김표, 빠짐표 등 7가지 항목 25가지나 된다.   하지만, 문장부호가 옛날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문장부호는 1933년 조선어학회가 제정 공표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부록으로 실린 것을 원안으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근대화와 함께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리 옛 글은 띄어쓰기도 문장부호도 없이 내리쓰기로 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 마치 요새 시인들이 쓰는 문장부호 없는 시(詩) 같다. 아니, 오늘의 시인들이 옛 문장을 흉내 낸 것이겠지…. 만약 그렇다면, 대단한 온고지신이요 법고창신이다.   문장부호를 곰곰이 살펴보면, 우리네 인생이 보인다. 되도록 뻐근한 느낌표가 많고, 적절한 때에 느긋한 쉼표가 있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골치 아픈 물음표, 애매하게 머뭇거리는 말없음표, 남의 말이나 생각을 빌리거나 훔쳐온 따옴표로 가득한 삶이기 쉽다. 내 생각과 믿음으로 한세상 살기가 그렇게 어렵다.   인생을 글의 종류에 비유해보면 어떤가? 시적(詩的)인 삶, 산문적인 삶, 학술논문 같은 인생, 보고서나 결재서류 같은 생활, 광고문구 같은 삶… 내 인생은 어떤 삶이었고, 지금은 어떤가? 어쩌면, 카톡이나 SNS의 짧고 건조한 토막글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내 인생의 마지막 문장부호는 어떤 것일까? 마침표일까? 물음표일까? 말없음표일까? 아니면? 내 인생에는 느낌표가 얼마나 있었을까? 설익은 물음표 범벅은 아니었을까?   죽음은 생을 마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저 문득 멈춰버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온전한 마침표로 끝나는 문장이 아니고, 쉼표나 말없음표 또는 물음표로 멈춘 글…. 어수선하게 살던 자리 뒷마무리도 못 하고, 고맙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떠나야 한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숨을 거두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은데 죽어야 하기도 하고, 정말로 아깝고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가는데 쓰레기 같은 인간은 만수무강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죽음이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자다가 죽은 이가 여러 명 있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지 못한 것이다. 앞날이 창창하고 건강하고 할 일도 많은, 정말 아까운 이들이 그렇게 황망하게 갔을 때의 허전함이란. 김수영 시인이나 미술사학자 오주석 씨처럼 교통사고로 졸지에 떠난 이도 있다. 멋지게 써나가다가 갑자기 멈춰버린 문장을 읽는 느낌이다.   인생이란 쓰다 만 미완성 문장, 마침표 없는 문장인가? 생각해보면, 온전한 마침표로 삶을 마감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스코트 니어링처럼 스스로 곡기를 끊고, 사랑하는 아내의 보살핌 속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죽음을 두려워 말고 미리 준비하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요즈음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문장부호 인생 띄어쓰기도 문장부호 문장부호 하나 마지막 문장부호

2025-05-22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하면 인생이 바뀐다

삶이 지루하고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가? 인생이나 직장에서 성과를 내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가? 지금 하는 일에 열정을 불태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당장 몰입하라. 몰입이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가지 활동에 깊이 집중된 상태’를 말한다. 집중력이 탁월한 사람들은 빠르게 몰입 상태에 도달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 역시 어떤 일을 일정시간 지속해서 몰두하다 보면 그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게 된다. 몰입은 일과 삶의 효율을 극적으로 끌어 올리는 힘이다.   하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24시간이 주어진다. 그런데 동일한 업무를 맡겼을 때, 어떤 직원은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직원은 이미 결과물을 제출하며 다음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경험이나 능력의 차이도 존재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요소는 몰입이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퇴근하는 사람과 ‘도대체 언제 이 모든 일을 해낸 거지?’ 싶은 놀라운 성과를 보이는 사람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얼마나 몰입했느냐 여부인 것이다.   몰입의 개념을 세상에 알린 이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다. 그는 몰입을 영어로 Flow, 즉 ‘흐름’이라고 명명했다. 그가 말하는 몰입의 상태란 다음과 같다. “삶이 고조되는 순간, 행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시간과 공간, 심지어 자아에 대한 의식까지 사라지는 심리 상태.” 한마디로 말해, 완전한 집중을 통해 무아지경에 이르는 단계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이 상태에 도달한 사람은 자신감이 넘치고, 창의성이 폭발하며, 내면에서 깊은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직원을 몰입시켜라.' 이 말은 고용주 입장에서 보면 솔깃한 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마치 회사가 ‘몰입’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착취하려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몰입’은 과연 조직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개인을 위한 것인가?     이에 대해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일을 필요악으로 여기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상태를 행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다. 여가는 일보다 즐기기 어렵다.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삶의 질은 결코 높아지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쓸 데 없이 빈둥거리면서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시간을 허비하며, 남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 속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반면, 열심히 일한 후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 그 기쁨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혹시 당신이 회사가 자신을 ‘몰입’시키려는 것이 얄밉다고 느낀다면, 이제 시선을 바꿔야 한다. 몰입은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몰입하고, 성과를 내며, 인정도 받고, 보상도 받는다면, 그 자체로 삶의 질은 높아지고, 행복은 따라오게 된다.     몰입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가장 확실하게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몰입 인생 몰입 상태 심리 상태 심리학자 미하이

2025-05-22

[이 아침에] 인생도 달걀 껍데기 벗기듯

어제저녁 맷돌에서 3시간 구웠다는 달걀 2개를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그 귀한 달걀을 챙겨주는 친구의 배려가 고맙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달걀 2개를 재봉틀 옆 공간에 놓고 앉아 껍질을 벗겼다. 달걀 속이 보통 달걀과 다르다. 하얀색이 아니고 누런 색이다. 씹는 맛도 물컹하지 않고 존득존득하다. 달걀을 보면서 기다림으로 채운 수고와 정성이 느껴진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배를 채우고 허기진 마음도 따뜻하게 한다.   달걀을 삶는 일은 기다림으로 시작된다. 삶은 달걀의 껍데기가 잘 벗겨지려면 냉장고에서 꺼낸 후 잠시 상온에 두어야 한다. 달걀 표면에 이슬이 송송 맺힐 즈음 끓는 물에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7분쯤 끓이다가 찬물에 잠시 식힌 후 꺼내면 삶은 달걀이 완성된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쉽게 자라는 듯 보이지만 어느 순간 방황하는 시기가 있다. 사춘기도 있고 힘들어할 때는 기다려야 한다. 인생이 쉽게 자라겠는가. 푹 삶는 기간도 있고 힘들게 지나야 하는 때도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함께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톡톡 책상에 달걀을 두드린 후 껍데기를 벗기는데 오늘따라 잘 떨어지지 않는다. 출출한 배는 얼른 먹을 것을 달라며 보채건만 서두를수록 껍질은 조각이 난다. 껍질과 함께 흰 살점이 떨어진다. 달걀은 점점 곰보가 되어간다.   똑같은 조건으로 삶아도 그런 달걀이 하나씩은 있다. 달걀 모양을 지키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껍데기를 조각조각 벗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각난 달걀 껍데기를 하나씩 천천히 벗기는 동안 사람들과의 관계가 떠오른다. 껍데기가 잘 떨어지는 달걀처럼 손발이 척척 맞거나 생각이 통하는 이들은 만남부터 즐겁다. 만남이 기다려지고 헤어질 때도 아쉬움이 남는다. 함께 만들어 내는 결과물도 만족할 만하다.     하지만 토를 다는 이들은 만나기 전부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관계를 내팽개치지는 못하기에 힘을 빼고 느릿느릿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수고와 정성이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을 안아가야 할 때도 있고 손해를 봐야 할 때도 있다. 단순한 공감을 넘어 진지한 소통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달걀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주식이고 값도 싸고 영양은 풍부하고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었던 달걀이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값이 천정부지다. 지난 주말 마켓에 갔었는데 어느 중년 부인이 2팩 달걀을 카트에 넣었다가 1팩을 다시 내놓는 광경을 보았다.     오랫동안 양계장을 운영하는 남미 사람이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닭장 청소를 하는 사람에게 닭똥을 모아 달라고 부탁을 한다. 친절하게도 버리지 않고 쓰레기 비닐 백에 넣어 야무지게 묶어서 준다. 닭똥은 운반하기가 무겁고 냄새가 심하지만 채소밭에 뿌리면 깻잎이 손바닥보다 넓고 색깔이 진녹색으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 주기도 하고 달걀을 판매한다. 아침에 내놓으면 오후에는 없다. 주위 사람들이 바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닮은 하루를 살아내기가 생각처럼 녹록지 않다. 인내심으로 천천히 달걀의 껍데기를 벗기듯 촘촘한 하루를 살아내야만 한다. 때론 기다림을 배우고 때론 수고스러움을 익힌다. 어쩌면 내 손에 쥐어지는 것보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 버리는 것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의 허기진 영혼을 채워 주는 삶은 달걀이 된다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호주머니의 두둑함보다 마음의 풍요로움이 행복지수가 높다. 행복은 소박하고 가까이에 있다. 양주희 / 수필가이 아침에 껍데기 인생 달걀 껍데기 보통 달걀 달걀 표면

2025-05-05

[실리콘밸리 리포트] AI가 준 기회, 250년으로 늘어난 인생

인공지능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 등장한 구글의 A2A, 오픈AI의 GPT4.1, 메타의 llama 4.0, Claude의 MCP 등과 같은 시끄러운 단어 들을 언급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게 우리의 삶과 너무 밀집한 관계가 있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홍수 속에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만 같아서, 오늘은 그런 기술들 이야기는 일부러 치워 버리겠습니다.   모 생명보험사가 한국 지하철에 한 광고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과거 대비 오늘날은 의학의 발달로 자기 나이의 0.8을 곱해야 과거 나이가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재 50세라면 여기에 0.8을 곱한 40세가 과거 기준으로의 나이라는 것이지요.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유튜브의 어떤 영상을 보니 1980년대 ‘전국노래자랑’에 등장했던 일반인들의 얼굴이 모여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60, 70세 이상 되어 보이는 분들이 36세, 30세, 심지어 21세라고 적혀져 나옵니다. 실리콘밸리의 어떤 자산가들은 우리 인체의 나이가 140세까지는 살 수 있다고 믿고 생명연장 프로젝트에 투자를 합니다.   그런 와중에 인공지능이 등장합니다. 인간 대신 어떤 특정한 역할을 해 주는 이 기계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PWC의 작년 연구에 따르면 이제 AI를 도입한 주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5배 많은 일을 같은 시간 내에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그들의 시간은 과거보다 5배 연장된 겁니다.   이제 종합해 봅시다. 의학으로 인해 인간 수명은 과거대비 20% 연장됐습니다. 그리고 AI로 인해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양은 5배 늘어났습니다.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과거 40년이었다면, 여기에 1.25를 곱하고, 다시 5를 곱하면 그 시간이 250년 가까이로 늘어납니다.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그렇게나 많이 일해서 뭐하게” 아찔함이 드시진 않나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렇게요.   “돈을 복리로 모을 시간이 많겠네.”   10대에 갖고 있는 10만 달러와, 50대에 갖고 있는 10만 달러는, 당연히 가치가 다르죠? 더 오래 살 시간이 있는 10대의 10만 달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사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돈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복리로 쌓아나갈 수만 있다면, 더 많은 부의 기회가 그에게 열릴 겁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우리는 움츠려만 듭니다. 할 수 있는 일자리 들은 줄어드는데, 기계가 모든 것을 다 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는데, 일할 수 있는 시간만 늘어나다니요. 이대로라면 정말 칙칙한 어둠과 대공황 그 자체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때때로 온 세상 모두가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둥근 지구가 있기 전, 네모난 지구가 있던 시대가 그랬고, 페니실린이 있기 전의 인류가 그랬으며, 상대성 이론이 있기 전 이 세상의 가장 똑똑한 천재들이 그랬습니다. 의학과 AI로 인해 우리의 삶은 연장됐습니다. 이건 단언컨대 엄청난 기회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돈으로 환원할 수 있는 가치를 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치를 주는 무언가를 복리로 키울 수 있다면, 그리고 복리의 컴파운딩 빈도가 과거와는 다른 인공지능의 속도라면 성장은 더 빠를 것이고, 축적은 급격할 겁니다.     앞으로 이걸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답은 짧은 문장에 포함돼 있습니다. ‘언제나 진취적인 자들 앞에 성공이 있다.’ 신현규 / 글리터컴퍼니 대표실리콘밸리 리포트 기회 인생 인공지능 이야기 생명연장 프로젝트 부의 기회

2025-04-24

[등불 아래서] 우리 인생에는 헛된 것 없다

봄이 되면 가지들은 연해지고, 싹이 돋고, 잎을 내기 시작한다. 성급하게 꽃을 먼저 피우는 나무들도 있다. 고국에서는 흔히 보는 개나리와 진달래, 그리고 꽃으로 그늘을 만드는 목련이 있다. 요즘 한창 멋을 내고 있는 벚꽃과, 벚꽃이 지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꽃을 피우는 배나무가 그렇다.   하지만 더 급한 것들도 있다. 꽃은 일찍 피우고도 가을을 기다리는 배나 사과와는 달리, 겨울을 지낸 우리에게 찾아오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봄의 선물들이 있다. 연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나무를 보거나, 화려하게 향기를 품어내는 꽃들을 마주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가장 실속 있는 것은 우리가 뜻밖에 만나는 열매들이다. 새콤달콤한 감귤, 침이 고이는 매실, 입안 가득 차는 딸기, 그리고 지나치기 쉬운 무화과도 어느새 익어 우리 손길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 열매들 중에는 참열매와 헛열매가 있다고 한다. 진짜와 가짜가 있다는 뜻이다. 처음 이 사실을 들었을 때 떠오른 생각은 “개살구”였다. 맛도 없고, 먹고 나면 배탈이 나는 그 개살구 말이다. 그런데 개살구는 참열매란다. 그럼 과연 헛열매는 무엇인가. 가짜나 거짓 열매란 무엇일까. 놀랍게도 바로 딸기와 무화과였다. 더 눈이 커진 것은 사과와 배도 가짜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것은 식물학적인 분류다. 씨방이 아니라 꽃이나 꽃받침이 발달해서 열매가 되는 것을 헛열매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어떤 기준에서는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눈에 익숙하고 맛있게 먹으니 당연히 참열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헛열매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는 여전히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쫓아다니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비록 학문적인 분류이긴 하지만, 헛열매라 불리우는 배나 사과나무는 무척 속상할 것이다. “가짜”라니! 결국, 출신과 혈통이 참열매와 헛열매를 가른다는 말이 아닌가. 아무리 맛있는 사과도, 그 출신이 꽃받침이라 헛열매가 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과를 위해 궐기대회라도 해야 할 판이다.   비록 ‘헛열매’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은 찐열매들이 아닌가. 호박부터 바나나까지, 사과부터 매실까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시고 자라게 하신 열매들이니 말이다. 주님 안에서 우리의 인생에는 헛된 것이 없다. 헛열매도 우리 입안을 향기로 가득 채우며, 자기만의 맛을 낸다. 혼자 자랐다고 잘난 척하는 그 열매야말로 사실 헛열매도 되지 못한, 진정 은혜를 받아야 할 열매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인생 헛열매도 우리 사실 헛열매 우리 인생

2025-04-14

[문화산책] 오늘은 현금, 내일은 외상

옛날이야기 한 토막! 꽤나 오래전, 내가 다니던 미술대학 옆에는 미술재료를 파는 자그마한 가게가 있었다. 가게는 작지만 이름은 거창하게 〈별나라화방〉.   부잣집 따님들인 여학생들은 당연히 깔끔한 현찰 거래였지만, 가난한 남학생들은 외상 달기를 밥 먹듯이 했다. 학생증 맡기고 외상술 먹고, 라면이나 짜장면 먹고 다니던 시절이었으니, 외상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외상이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고, 그걸 견디다 못한 주인 양반이 꾀를 내서, 계산대 앞에 이렇게 쓴 쪽지를 붙였다.   ‘내일은 외상, 오늘은 현금’   대단한 명문장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기다리는 내일은 오지를 않고, 하루하루 매일매일이 오늘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항상 현금을 내라는 말씀이다. ‘외상 사절’이라고 야멸차게 선언하지 않고, 은근히 돌려 말하는 주인 양반의 애교(?)가 귀엽다고나 할까? 그 쪽지 덕에 정말 외상이 줄어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그 명문장이 별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우리는 그 명문장을 이렇게 새겨 읽었다. 그게 통하는 좋은 시절이었다.   ‘오늘은 외상, 내일은 현금’   이런 옛 생각이 불쑥 떠오른 것은, 돌아보니 내 인생이 ‘외상 인생’이었고, 그 빚을 갚을 길이 막막하다는 깨달음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철 늦은 반성….   생각해보자. 하늘님의 보살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부터 외상이었다. 공짜로 태어났으니 사람구실 제대로 하라는 말씀… 살면서 착실하게 갚으라는 깊은 뜻이 담긴 외상이었다. (하늘님이라는 낱말은 하나님과 하느님 사이의 갈등을 비켜가려는 생각으로 쓴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삶의 굽이굽이 고비고비마다 보살피고 거두어주신 은혜도 모두 외상이다. 학생증도 맡기지 않았는데, 아무런 담보도 없이 무이자로 그냥 베풀어주신 외상이다.   오늘날 우리 생활방식으로 굳어진 크레딧카드의 실체는 외상거래다. 악착같이 이자를 뜯어가는 외상이다. 그래도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처럼 거침없이 긁고 본다. 그리고는, 카드빚을 제때 갚으려 애를 쓴다. 이자가 아까워서… 그런데, 하늘님께서 주신 외상은 무이자인데도 갚을 생각을 않는다. 외상 빚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간다.   둘러보면, 온통 갚아야 할 외상투성이다. 부모님, 식구들, 친구들, 스승님, 어르신들…. 그 은혜에 기대어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빚을 갚기는커녕 사람노릇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있으니 참 딱하고 부끄럽다.   신세를 갚아야 할 외상이 너무도 많다. 물, 나무, 흙, 땅, 바위, 산, 공기, 바람, 햇살 같은 자연, 나라, 지구별, 우주, 시간, 공간… 제 몸을 먹을거리로 내주는 가축들, 달걀을 제공하는 닭… 벌레나 곤충 등… 끝이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나는 제일 먼저 자연에 진 외상부터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 지금 지구별이 앓고 있는 심각한 병을 고치지 않으면 우리도 살 수 없다.   그동안 함부로 더럽히고 낭비한 죄를 엎드려 반성하고, 하나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며 아껴 쓰는 작은 일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흔히 공해나 환경오염, 자연보호 같은 것은 워낙 거창한 문제라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강해서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나 하나만이라도”라는 생각이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외상 갚는 마음으로 살면, 늘 겸손하고 부지런하게 살 수 있을 텐데….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현금 외상 외상 인생 외상 사절 외상 오늘

2025-04-03

[삶과 믿음] 인생 성공 길: 반조와 행동 수정

일본의 어떤 병원에서 죽기 전 1000명의 임종 환자를 대상으로 ‘인생에 있어서 무엇을 가장 후회하는가’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임종 직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내 인생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몸과 마음 관리를 잘하지 못했다.” 등이라고 합니다.     죽음 직전에 인생을 돌아보고 그들은 아마 여러 가지 후회를 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젊고 건강할 때 자기를 돌아보고 자기 삶과 행동을 수정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졌다면 그들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크게 후회가 없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반조하지 않은 삶, 돌아보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이라고 말했습니다.     죽기 직전에 돈을 많이 벌지 못해, 혹은 세상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죽음 그리고 무상(無常)이라는 진리 앞에 우리는 참으로 무엇이 주요하고 가치 있는가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어가는 자의 말은 선(善)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 정기훈련을 나는 제자들에게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께서 당부 말씀을 전했습니다.   “중생들의 생활은 마치 아이들의 소꼽놀이와 같아서 큰일이나 하는 것 같이 종일토록 부산히 싸대나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이다. 가족 몇 식구 데리고 의식에 급급하여 탐·진·치로 죄만 짓고 사는 것이다. 부처님들은 생사의 이치와 인과의 이치가 사시 순환 주야 변천같이 되는 것을 깨달아서 육도 사생을 자유 자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생들은 내 마음이지마는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못하고 물욕에 끌려서 마음을 내고 들이는 것이 마치 가을철에 마른 잎이 바람 부는 대로 쏠려 다니는 것 같은 것이다. 그대들은 여기에 주의하여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는 힘을 얻어서 만법 귀일의 이치를 알아서 무상 대도를 성취하기 바라노라.”     한국의 모 재벌 한 분이 중년 이후에 암 수술을 몇 차례 받았습니다. 60세가 넘은 후 받은 마지막 암 수술 후에는 주치의가 다음과 같이 솔직히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회복 가능성이 크게 높지 않으니 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의사의 말을 듣고 그분은 세수하며 정신을 차리려 화장실에 갔다고 합니다. 세면대에서 이빨을 닦기 위해 칫솔을 들 때 한 감상을 얻었다고 합니다. ‘죽어 갈 때는 내가 이 칫솔 하나도 가지고 갈 수 없구나.’   다음은 소태산 대종사와 그의 법통을 이은 정산 종사의 법문입니다.   “사람이 평생에 비록 많은 전곡을 벌어 놓았다 하더라도 죽을 때에는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나니,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을 어찌 영원한 내 것이라 하리오. 영원히 나의 소유를 만들기로 하면, 생전에 어느 방면으로든지 남을 위하여 노력과 보시를 많이 하되 상(相)에 주함이 없는 보시로써 무루(無漏)의 복덕을 쌓아야 할 것이요, 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는 정법에 대한 서원과 그것을 수행한 마음의 힘이니, 서원과 마음공부에 끊임없는 공을 쌓아야 한없는 세상에 혜복의 주인공이 되나니라.”     정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화려한 제 뿔만을 사랑하고 잘못 생긴 제 다리는 미워하던 사슴이 포수에 쫓기어 숲속을 헤쳐 나올 때 저를 살려준 것은 잘못 생겼으되 잘 뛰어준 다리였고 저를 죽일 뻔하게 한 것은 화려하되 숲에 거리끼기만 하던 뿔이었다는 이야기는 한낱 우화에 불과하나, 돌이켜 생각하면 이 세상을 여실히 풍자한 경어라 할 것이니라.”     수행자는 매일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대종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이 단지 내가 어떤 세상 프로젝트를 잘 실행했는지 아닌지를 돌아보라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인생의 진리적 목표와 서원하에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을 반조하라는진리적, 근원적 반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다 얻고 네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예수님 말씀입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인생 성공 인생 성공 인생 목표 그들 인생

2025-02-20

[삶과 믿음] 습관 고치기: 반조의 주요성

20세기 초 미국은 금주령 시대였습니다. 어느 날 저녁, 대학생 두 명이 기숙사를 빠져나와 어떤 술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길에 있는 포스터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인근 교회에서 열리는 부흥사 무디(D. L. Moody)의 집회였습니다. 한 명은 무디 목사의 집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귀한 기회니 집회에 참석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술 마시러 기왕 나왔으니 주말을 바에서 즐기자고 했습니다. 그 날 저녁 한 명은 교회에서, 다른 한 명은 바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4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날 부흥회에 참석한 청년은 어떤 각성이 있어서 인생 방향을 새로 정립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결국 미국 23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회고록에 “그 날 저녁 그 집회에 가지 않았다면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날 술집에 간 그 청년은 과거 룸메이트였던 자기 친구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보스턴의 어느 감옥에서 신문을 보고 알게 됩니다.   우리 운명은 순간순간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의 배우자, 직업 등의 선택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사람들의 선택 70%는 그냥 습관에 따르는 것이라 합니다.  부지런한 것, 게으른 것, 일찍 일어나는 것, 늦게 일어나는 것, 말을 많이 하는 것, 적게 하는 것, 남을 비판적으로 말하는 것, 무엇을 미루는 것 등 우리 행동의 태반은 습관입니다.   습관의 사전적인 정의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이 바로 우리 모습이다. 탁월함이란 어떤 행위라기보다 습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습관은 길들이기 어렵고 나쁜 습관은 쉽게 길듭니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의 성품은 원래 선악이 없는 것이나 습관에 따라 선악의 인품이 있어지나니 습관은 곧 당인의 처음 생각이 좌우의 모든 인연에 응하고 또 응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라…좌우의 인연을 따라 습관 되는 이치가 선과 악이 서로 다르지 아니하나, 선한 일에는 습관 되기가 어렵고 악한 일에는 습관 되기가 쉬우며, 또는 선한 습관을 들이기 위하여 공부하는 중에도 조금만 방심하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악한 경계에 흘러가서 처음 목적한 바와는 반대로 되기 쉽나니 이 점에 늘 주의하여야 착한 인품을 이루게 되리라.”   습관은 그것이 ‘반복’되는 것이기에 하찮은 것일지라도 우리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처마 밑에 떨어지는 물이 결국 아래에 있는 바위에 구멍을 내듯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버릇이 실제 여든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까지 유전되기에 십상입니다. 전생의 습관과 성격이 금생 혹은 다음 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교의 대성(大聖) 증자님께서는 ‘하루에 자기를 세 번 돌아보는 것(一日三省)’을 당신 수행 기조로 삼았다고 합니다. 개구리가 멀리 뛰려면 일단 움츠려야 하듯 ‘반조(反照)’ 없이 우리 인생을 변화시키고 진보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당신의 친저‘원불교 정전’에서 매일 모든 수행자가 ‘반조’ 공부를 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실행이 되었는가 못 되었는가를 대조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주요성 습관 습관 되기 소태산 대종사 인생 방향

2025-01-16

추천서를 써줄 교사를 도울 수 있는 방법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대학 입시에서 필수인 추천서(letters of recommendation) 를 써줄 교사에게 학생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답= 교사 추천서는 입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학생이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제권이 없다. 하지만 교사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정보를 미리 전달하면 교사가 추천서를 작성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입시 뿐만 아니라 내가 구상하는 장기적인 목표를 교사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가 학생에 대한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추천서를 써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지원하는 모든 대학의 원서 마감일을 교사에게 건넬 자료에 기입하는 것이다. 정확한 마감일을 숙지하고 있으면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학입시를 치를 때는 뚜렷한 ‘테마’(theme)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밝히고, 대학에 가서 어떤 역할을 하기 원하는지를 설명하는 문장이 돼야 한다. 이런 테마도 추천서를 부탁한 교사에게 전하는 것이 현명하다. 교사들은 추천서를 요청하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진학해서 큰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     그런데 학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다면 추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학생이 공부를 마친 후 의사, 변호사 등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을 요하는 프로페셔널이 되기를 원한다면 리고러스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학생이 사회 환원에 관심이 있어 전문직에 종사하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이런 인생 목표가 추천서를 통해 반영될 수 있도록 교사에게 요청한다.     학생은 자신에 대한 3가지 특징을 선택해 이들 특징을 잘 보여주는 스토리를 작성한다. 스토리는 길지 않아도 되지만 구체적인 디테일이 포함돼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를 다닌다면 바쁜 휴일에 정신없이 고객들을 서브했던 경험을 교사에게 알려주면 학생의 직업정신과 가치관을 알게 된다. 이 같은 정보를 전달받은 교사는 학생이 어떤 사람이고,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추천서는 가능하면 11학년 2학기가 끝나기 직전에 부탁하는  것이 좋다. 추천서를 써줄 교사를 확보한 후 여름방학 동안 교사에게 건넬 자료들을 준비하자.       ▶문의: (855)466-2783 / www.TheAdmissionMasters.com미국 대학입시 교사 추천서 대학 입시 인생 목표

2025-01-1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허투루 살지 말기

절망이 나락으로 바뀌면 끝없이 아래로 추락한다. 나락은 지옥을 뜻하는 불교식 용어로 밑이 없는 구멍이다. 나락은 산스크리트어인 “나라카(Naraka)”에서 유래했는데 불교의 여러 지옥 중 하나다. 죄를 짓고 심하게 괴로운 세계에 태어난 중생이나 그런 중생이 사는 곳으로 철위산의 바깥 변두리 어두운 곳에 있다고 한다.   나락은 벗어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나락(奈落)으로 떨어졌다’는 표현은 절망적이고 극한 상황에 처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절망이 생을 나락으로 몰고가도 밧줄을 부둥켜 잡고 있으면 밑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아둥바둥 부대끼며 살아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 오늘을 버티면 내일이 올 것이란 믿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고난의 끝이 보인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도 살기로 작정하면 살아남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지푸라기 잡을 힘이 있는 한 어떤 불행과 고통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치 못한다. 체념하지 않고 운명에 순응하지 않으면 살아 남는다.   기적은 매일 일어난다. 살아 있는 모든 것, 마주하는 사람들의 정겨운 눈망울, 드라이브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워주는 다정한 이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순간들은 작은 기적의 징표다.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크고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살뜰하고 정겨운 만남으로 매일 일어난다.   ‘허투루 살지 않기’가 새해 좌우명이다. 아무렇게나 되는 데로 살지 않기로 한다. 인생 후반부에는 바겐세일을 기다릴 시간 없다. 사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덧셈보다 뺄셈을 잘 하는 것이 인생을 수월하게 만든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은 바보짓이다. 서두르지 말고 주저하지 않고 말 할 수 있을 때 ‘사랑한다’ 고백하고, 형편 될 때 가족 친구 이웃들과 밥 한끼 나눠 먹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자식에게 재산 줄 생각 말고, 나를 위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고,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 만들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정답이다.   그동안 잊었거나 미뤄왔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차근차근 메모지에 적는다. 겨울학기에 컴퓨터 클래스와 영작문법에 수강 신청을 했다. 젊은 애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공부하면 사그러지는 청춘과 열정이 다시 용솟음칠지 모른다.   미국 국민화가 그랜마 모지스는 78세에 그림그리기를 시작해 1600여점을 그리고 250점은 100세가 넘어 완성했다. 내게도 충분히 도전 할 시간이 남아 있다.   외국에 오래 살면 한국어도 아리송하고 영어도 잘 못해 외계인 취급 받는다. 무식이 유식을 이긴다. 세월이 가면 유식도 무식의 반열에 오른다. 모르면 밀린다. 자식에게 밀리고 나이 때문에 밀린다. 미룰 시간의 여유가 없다.   허투루 살면 뒤죽박죽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산다. ‘허투루란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으로 꾸미는 겉치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 꾸며, 상대를 속이는 뜻으로 사용된다.   세상 모든 사람을 속여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살면서 제일 슬픈 일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냉장고에 남은 음식은 먹기 싫으면 과감하게 버리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과는 작별하고, 나를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에 올인하며, 푸른 뱀띠 해를 싱그럽게 시작할 작정을 한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불교식 용어 인생 후반부 눈망울 드라이브

2025-01-07

[열린광장] 도박으로 인생을 망친 그 사람

그가 이 세상을 등진 지도 거의 5년이 되어 간다. 의사의 소견대로 3년을 못 버티고 70대 초반에 생을 마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학사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누이의 초청으로 가족과 함께 이민왔다. 이민 온 후 그는 수영장 청소를 했고 부인은 가사 도우미로 일하며 두 사람 모두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서 집도 한 채 장만하고 아들과 딸 네 식구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그 행복한 가정에 악령이 찾아들었다. 그가 도박장을 출입한 것이다. 심심풀이로 들락거리던 카지노에 재미가 들렸고 푼돈을 딴 날은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행의 씨앗이 된 잭팟이 터졌다. 세금 공제 후 60만 달러 넘는 거액을 움켜쥐었다. 힘들이지 않고 거액을 손에 쥐자 그는 마음이 달라졌다.     이제는 힘들게 일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자신이 일하던 수영장 청소권을 5만 달러에 팔았다. 그리고 욕심이 생겼다. 그 60만 달러를 100만 달러로 키우고 싶었다. 일은 하지 않고 카지노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살다시피한 그는 6개월도 채 못되어 그 돈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주택 융자금이 연체되다 보니 살던 집도 은행 측에 빼앗기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들은 개척 교회 목사가 되었고 딸은 초등학교 교사가 된 것이었다. 자식들은 노름하는 아버지가 밉다고 나가 살았고, 부인과 셋방살이를 면치 못하였다. 가정불화로 부부 싸움이 잦아졌고 참다 못한 아내의 가출도 있었다. 그는 분했다. 본전 생각이 간절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잃은 돈 반만이라도 건져야 했다. 타고다니던 승용차도 팔아 노름 자금으로 마련했으나 그것마저 3일 만에 다 날려 버렸다. 그는 점차 미치광이가 되어 갔다.   남편의 행실을 원망하며 나무라는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고 행패를 부리는 등 성격이 포악 해져갔다. 어느 날, 그는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자신이 잘못 했노라, 후회하노라, 이제 새 각오로 수영장 청소를 다시 하겠노라, 도박장에는 발걸음을 끊겠노라, 그러니 한국에 가서 부모님이 남겨준 유산을 팔아 5만 달러만 주면 청소권을 다시 사서 옛날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겠노라 눈물로 애원하였다.     부인은 그의 감언이설에 솔깃하여 한국에 가서 오빠한테 재산 상속 포기 각서를 써 주고 5만 달러를 받아 남편에게 갖다주었다. 5만 달러를 받은 그는 그날로 행방을 감추었다. 아내는 아들을 시켜 카지노를 찾아다녔지만 헛수고였다.     그는 그 돈 마저 타주로 원정 도박을 가서 모두 날려 버렸다. 이 사실을 안 아내는 자식들에게 남편을 원망하는 유서를 남겨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자식들은 그의 다음 행동에 아연실색했다.     그가 조의금을 몽땅 챙겨 자취를 감춘 것이었다. 결국은 샌 매뉴엘 카지노에서 아들에 의해 이끌려 나왔다. 그는 부인과 사별 후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양로보건센터에 주 5일 참석했는데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다음날과 교회에서 그를 불우 이웃으로 선정하여 월 500달러씩 주는 지원금을 받는 날에는 어김없이 택시를 타고 샌 매뉴엘로 행했다.     참다 못한 아들은 그가 다니는 교회 담임 목사를 찾아가 아버지께 지급하는 불우 이웃 돕기 지원금을 끊어 주십사 요청하였다. 아버지가 그 돈으로 노름을 하니 그 지원금은 정말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라고 거듭 부탁했다.     그는 밸리 지역에서는 어느 누구한테도 단돈 100달러도 빌리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리고 폐암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줄 담배를 피웠다. 병세가 악화해 양로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운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찾아가 보았다. 바싹 야윈 그는 파리한 낯빛에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다. 나는 그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본지 이틀 후에 그는 요단강을 건넜다.   이 글을 쓰는 나 자신은 그의 흠을 비판하기를 유보하고자 한다. 다만, “마약을 하는 사람은 자신만 망치지만 도박을 하는 사람은 그 가정도 망친다”는 금언을 다시 한번 상기할 뿐이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도박 인생 수영장 청소권 부인과 셋방살이 부인과 사별

2024-12-30

[속풀이처방] 노인 신부가 청년들에게 주는 인생 조언

첫째 조언, 자신이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술이나 도박이나 약물에 취해 인간답지 못한 행위를 하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스스로 자기관리를 포기하게 되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들이 가진 가장 흔한 공통점은 부정적 생각이다.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 좋은 생각이 습관이 되면 괜찮은데 부정적 생각이 습관이 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한다. 벗어나려고 애를 써도 떨쳐낼 수 없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다.   심리치료사 네비아 뮬란은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스스로 비난하는 것은 자신에게 두 번 벌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한다. 상담소를 찾아오는 분 중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자신 스스로에 대해 분노나 혐오감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이 세상에서 자기 존재를 없애고 싶다는 극언까지 한다. 자기 비난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현장 사례다.   또한 아무리 심각한 문제일지라도 잠을 설쳐가면서까지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은 찰거머리 같아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는다. 그래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불안증, 우울증은 더 심해지고 망상 단계에 이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오염수와도 같다. 다른 건강한 감정들까지도 망가뜨릴 위험이 크니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막아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유명한 사람 중 한 사람이 미국의 전 대통령 링컨이다.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린 그는 ‘자기가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원하는 것만큼 행복해진다’라는 말을 남겼다.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다.   심리학자 로버트 오일러는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는 방법으로 고무 밴드를 이용했다. 팔목에 고무 밴드를 묶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튕겼고 그 덕분에 부정적 생각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부정적 생각에 사로잡힌 청년들은 그 생각이 자신이 성장하길 원치 않는 내면의 방해자임을 인식하고, 그걸 뿌리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둘째 조언은 비관주의자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크게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로 나뉜다. 비관주의자는 낙관주의자를 비웃는 경향이 강하다. 낙관주의자가 웃으면서 사는 모습을 보며 ‘철이 덜 들었다’는 둥 ‘현실을 모른다’는 둥 뒷말을 한다. 온갖 세상 걱정을 다 하면서 심각하게 사는 자신들이야말로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누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다 쓸데없다면서 딴지를 거는 취미로 사는 사람들이다. 비난은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이 즐기는 중독성 행위로, 대개 무능력자들이 비난을 즐긴다.   비관주의자는 여러모로 골치 아픈 사람들이다. 비관주의자는 자신들이 현실적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비현실적이다. 이들은 엉뚱한 것에 집착해서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고, 주위 사람들의 의지마저 약화하는 짓을 하기에 시간이 가면서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되는 참담한 결말을 맞는다. 셋째 조언은 외부 대상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다. 청년 중에는 점이나 사주풀이에 집착하거나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문제는 인생을 외부의 존재에게 의지하고 맡기게 되면 자신의 삶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의 인생을 내가 설계하고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데, 사사건건 점을 보거나 교주에게 물어본다면 결국에는 파국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나를 의존하게 하는 외부 대상들은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자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노예적 존재로 만들어버리고 갈취한다. 따라서 절대로 경계하고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청년들은 생존능력을 길러야 한다. 심리학자 시버드는 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관찰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전장의 생존자들은 단순히 운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라 양면적 모습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평소 게으른 듯한데 일단 일을 시작하면 집중력을 발휘한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을 즐기지만 필요할 때는 아주 세심해진다. 평소 자기만 챙기는 듯하면서도 정작 어려운 일이 닥치면 주위 사람들을 먼저 챙긴다.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서 속없다는 말을 듣지만, 큰일이 생겼을 때는 침착하게 상황 파악을 하고 냉정하게 문제를 풀어간다.   앞날이 창창하지만 당장 앞날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불안해하는 청년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주제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속풀이처방 노인 신부 부정적 생각 인생 조언 노인 신부

2024-12-16

인생은 마라톤...90세에도 달린다! - 텔로유스

80년대 유행곡 중 하나였던 나훈아의 '청춘을 돌려다오'가 더 이상 바램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90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달리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한인 노익장 마라토너 이명우 씨의 이야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     이명우 씨는 지난 28일 비영리기관인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가 파운틴 밸리에서 개최한 5K 달리기 대회에서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다. 지난해 3마일을 63분에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54분이란 기염을 토하며 6분을 단축했다.     이와 같이 과학과 의학의 발달에 힘입어 청춘을 회춘할 수 있는 방법이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그 핵심은 줄기세포를 운영하는 세포신호기술력이다. 젊었을 때는 몸의 조직이 손상을 입어도 줄기세포를 생산하고 배출하고 활성화하는 기능이 활발하여 복구가 원만하였던 반면, 노화로 인해 줄기세포 기능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30대만 이르러도 줄기세포의 양이 80%가 줄어들고 80대에는 99.5%로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주름살과 온몸의 기능과 구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하지만 노인들에게만 건강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성인병'이 줄기세포 양이 비교적 많은 젊은이들에게도 나타나는 것은 왜일까? 그 답은 줄기세포 활성화의 제일 큰 방해꾼인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과 '염증'에 있다.     이 두 가지를 줄이면서 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세포신호기술력이다. 이 신기술을 단지 줄기세포주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쉽고 안전하게 일반인들이 섭취하는 형태로 개발한 최초의 회사가 바로 '텔로유스'이다.     텔로유스는 세포신호기술력으로 온몸의 시스템을 젊게 복구하여 젊을 적처럼 몸이 스스로 매일 회복하고 치유하게 하는 메커니즘이다. 그렇기에 누구든지 텔로유스의 젊음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10년 이상 몸이 젊어짐을 경험할 수 있으며 그것을 개런티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임상실험을 통해 텔로유스의 신호분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50%까지 조절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줄기세포 생산과 배출량 또한 업그레이드된 포뮬레이터로 인해 1600-2400% 증가시킴으로써 체내에서 줄기세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며 90세에도 달리는 90세 러너 이명우 씨는 6개월 전부터 텔로유스 젊음 회복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점점 건강해지고, 점점 젊어지게 하는 텔로유스를 섭취하며 90세 이명우 씨는 인생의 역노화와 역주행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문의: (714)732-8477(폴 김)마라톤 인생 줄기세포 기능 줄기세포 활성화 줄기세포 생산

2024-11-21

365일 바르는 순하고 촉촉한 인생 선크림 '이거'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자외선 차단이다. 주름, 탄력 저하 등 피부 노화를 가져오는 주요 원인이자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 색소침착의 주범이기도 한 자외선은 사계절 내내 우리 피부의 적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의 80%는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선크림은 여름에만 바르는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사용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매일 써야 하는 선크림은 순하고 촉촉하고 세안하기 편리한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라운드랩'의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SPF 50+/PA++++'(50ml)은 각종 뷰티 어워드를 모두 섭렵한 대체 불가 넘버원 선크림이다. 이 제품은 인제 자작나무의 청량한 수분을 담아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 하루 종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 준다. 뿐만 아니라 10시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입증되어 오랜 시간 야외활동에도 무너짐, 답답함 없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효과적으로 지켜준다.     거기다 부드럽게 흡수되는 산뜻한 에센스 타입이라 선크림을 메이크업 베이스 대용으로 사용해도 메이크업이 밀리지 않는 것 또한 특장점이다. 또한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를 비롯한 해양 생태계 및 산호초를 병들게 하는 원료도 배제되어 더욱 믿고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중앙일보 '핫딜'에서는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50ml x 4개 세트를 32달러 할인하여 56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유통기한(2026년 9월 26일)도 넉넉해 오래 사용할 수 있지만, 100개 한정 판매인 만큼 구매를 서두르는 편이 좋다.   ▶문의:(213)368-2611   ▶상품 살펴보기:hotdeal.koreadaily.com핫딜 선크림 인생 인생 선크림

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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