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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열림의 미학, 빛의 춤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건 한미여성회(KAWA) 미술사 수업 시간이었다. 감각과 공간, 움직임을 다루는 그의 예술 세계는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주었다. 작년부터 LA현대미술관(MOCA)에서 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지난 메모리얼 데이 연휴 드디어 전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 MOCA라고 하기에 브로드 미술관 옆에 있는 곳인 줄 알고 네비게이션도 없이 당당히 가서, “엘리야슨 예약했습니다” 하고 QR 코드를 내미니 직원이 웃으며 “그 전시는 게펜 컨템포러리(MOCA의 별관)에서 열려요”라고 했다. 결국 다시 차를 몰았고 주차비만 두 번 들었다. 도시 한복판에서 길을 헤매는 그 시간조차 왠지 예술처럼 느껴졌다. 미술도 인생도, 모든 공간이 늘 우리가 예상한 자리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두 번째 전시장, 게펜 컨템포러리에 들어서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전시 제목 ‘OPEN’은 단지 문이 열렸다는 뜻이 아니었다. 이곳은 감각과 시선, 생각을 ‘열어주는’ 공간이었다. 엘리아슨은 묻는다. “나는 지금 느림에, 타인의 시선에, 나 자신에게 솔직한가?” 그 질문 앞에서 마음의 문이 하나 열리는 경험을 했다.   빛과 그림자, 색과 공간이 끊임없이 변하는 전시 안에서 나는 멈춰 선 채 작품의 일부가 되었다. 무용수처럼. 나는 미술관에서 종종 그림 앞에서 춤을 춘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동작이 아니라, 색과 선의 리듬에 몸이 자연스레 반응하는 것이다. 발레는 나만의 감상 방식이다. 엘리아슨의 작품 앞에서는 그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 예술에 닿는 정당한 방식임을 느꼈다. “괜찮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 그가 말하는 듯했다.   전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3월, 한국 리움미술관에서 우연히 본 구석진 계단에 구조물이 사실 엘리아슨의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 미술사 수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감동이 이제는 이름과 의미를 가진 예술로 되살아났다는 사실. 알지 못한 채 느꼈던 감정이, 이해를 통해 더 깊어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예술의 힘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엘리야슨은 청소년 시절 브레이크댄스를 추던 무용수였다. 그의 작품에는 몸과 공간, 움직임의 감각이 살아 있다. 퍼포먼스와 빙하를 활용한 작업을 보면, 자연과 빛, 몸의 관계를 예술로 풀어내는 그의 철학이 느껴진다. 그는 말한다. “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곧 예술이다.” 그 말은 무용수인 나에게도 깊이와 닿았다. 내 춤도 그렇다. 무대 위에서의 움직임은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오는 하나의 형식이다. 나의 존재가 몸을 통해 표현될 때, 그것은 예술이 된다.   오늘 나는 ‘빛의 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 춤, 내 삶, 내 예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내 곁에서 늘 사진과 영상을 찍어주는 남편이라는 조용한 동행자가 있다는 것. 예술의 길이 외롭지 않은 건 그 따뜻한 동반자 덕분이다.   나는 진발레스쿨의 ‘발사모(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에게 늘 미술사 수업을 권한다. 그림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고, 춤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미술은 감각을 일깨우고, 무용은 그 감각을 몸으로 피워내는 예술이다. 그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삶을 더 풍요롭고 빛나게 가꿔 나간다. 누군가는 새롭게 눈을 뜨고, 누군가는 잊었던 날개를 되찾는다.그렇게 우리의 일상에도 예술의 기적은 조용히 깃든다. 진 최 / 한미무용연합회회장 진 발레스쿨 원장이 아침에 미학 예술 세계 미술사 수업 공간 움직임

2025-06-04

플러싱에 카페 & 전시 복합 공간 ‘커피 프린세스’ 오픈

뉴욕의 대표적인 한인타운 플러싱 노던불러바드 150스트리트, 한양마트 옆 코리아빌리지 맞은편에 프리미엄 카페 & 문화 공간 ‘커피 프린세스(Coffee Princess)’가 문을 열었다.   ‘커피 프린세스’는 한미부동산 소속 부동산 전문가 김애지 대표가 운영하는 복합 공간으로, 프리미엄 커피와 함께 홈 스타일의 김밥, 샌드위치, 팥빙수 등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서울 명동에서 부동산 사업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뉴욕 퀸즈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각종 한인 커뮤니티 행사 사회 및 레크리에이션 진행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가격은 다소 높을 수 있지만, 신선하고 최고급 재료만을 엄선해 건강하고 정갈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마치 엄마와 이모가 정성껏 만들어주는 홈메이드 스타일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피 프린세스’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문화 예술 공간으로의 역할도 지향한다.  아이보리 톤으로 꾸며진 벽면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며, 현재는 사진작가 김도영 씨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한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커피 프린세스’는 최대 15명 규모의 회의 및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프라이빗 공간, 그리고 주말에는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룸을 갖추고 있다.   ‘커피 프린세스’의 프라이빗 공간은 스마트 TV와 유튜브 연결 네트워크 등 회의 및 발표에 필요한 장비도 갖추고 있어, 각종 단체 모임이나 골프 동호회, 가족 행사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커피 프린세스가 플러싱의 대표적 쉼터이자 한인 커뮤니티의 따뜻한 소통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민자들이 영어 환경에서 느끼는 불편함 없이, 편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한국적인 문화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커피 프린세스(Coffee Princess) ▶전화: 718-909-9090 ▶주소: 150-13 Northern Blvd, Flushing, NY ▶영업시간: 월~토(7am~9pm)/일(10am~8pm)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플러싱에 카페 & 전시 복합 공간 ‘커피 프린세스’ 오픈 커피 프린세스 Coffee Princess 김애지 대표

2025-05-29

[열린광장] 내 영혼 어디에

작년 이맘때 문인 3개 단체가 관광 버스를 대절해 단합대회 겸 야유회를 갖고자 ‘카추마 레이크’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여류 소설가 K 작가를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이름 석 자는 익히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첫 인상은 조용하고 차분하다고 느껴졌다. 우수에 젖은 듯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녀에게서 친필 서명이 적힌 작품 ‘내 영혼 어디에’를 선물로 받았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미국 교포인 미모의 의대생 강엔젤라와 20년 연상인 한국 인기 영화 배우 김청하가 전무후무한 뜨거운 사랑에 빠졌으나 엔젤라가 의문의 교통 사고로 사망하여 그 영혼이 우주 공간을 돌아다니다가, 암으로 10년을 고생하다 죽은 70대 여인 유여사와 동반자가 되어 하늘 아래 지상을 내려다보며 나누는 대화체 형식의 중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은 후부터 나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오늘도 새벽 1시쯤에 깨어난 이후로 갖은 상념에 잠겨 밤을 꼬박 새웠다. 내가 살아온 70평생을 뒤돌아보며 지은 죄가 어떤 것이었는지 성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내가 원치 않는 임신을 중절시키는데 공범이 된 것을 포함하여 크고 작은 죄를 여섯 번이나 더 범하였던 것을 기억해 냈다.     ‘인간이 죽어서 육체가 땅에 묻히면 흙 속으로 사라지고, 불에 타면 한 줌의 재로 변해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어디론가 사라진다. 육체는 이미 사라졌지만 영혼은 그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영국의 작가 존 번연이 쓴 ‘천로 역정’은 기독교 우화 소설로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익히는 책이라고 하는데 죽은 영혼이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것이 비슷하나 천로 역정은 내가 무지해서인지 이해하기가 역부족이었고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내 영혼 어디에’는 미사여구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 작품이었기에 완벽하게 흡수할 수 있었다. 우리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영혼이 100% 존재한다고 확신하며 살아온 이유는 밤에 자다가 가끔 꿈을 꾸게 되기 때문이다.     꿈이란 넋이 돌아다니며 겪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육체는 그대로 누워 있으나 그 혼은 돌아다니며 망자를 만나기도 하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일들을 꿈속에서는 이루기도 하는 등 온갖 일을 경험한다. 꿈을 꾸며 살기에 영혼은 존재한다고 여기고 살아오지만, 천국과 지옥설에는 반신 반의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영혼처럼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이 존재하느냐? 확증은 없으나 이 소설을 읽고 나서는 ‘있다’ 라고 심증을 굳혔다. 영혼은 영원불멸하여 이 우주 어디엔가를 떠돌아다닌다는데, 내가 지은 죗값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하느라 잠 못 이루고 있다.     내 여생을 자신보다 처지가 불우하고 가난하며 약한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며 살아간다면 그 지은 죄를 대신 할 수 있을까. 이 세상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조물주께 용서받는 길이란 그것 뿐일 것이라고 가슴 속에 새겨둔다. 사후 세계에서 내 영혼을 벌하실 신 앞에 서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이진용 / 수필가열린광장 영혼 영혼 어디 여류 소설가 우주 공간

2025-05-20

10년 새 주택의 모든 것이 작아졌다

  지난 10년 사이 주택은 거의 모든 것이 작아졌다. 땅값과 집값 상승 외에도 결혼연령이 늦춰지고 출산이 줄어드는 사회적 영향도 있다.     새로 짓는 주택은 대지가 작아지면서 토지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야외 공간이 압축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신규 단독주택의 평균 대지 면적은 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잔디밭과 넓은 정원이 사라지고 최소한의 조경 또는 돌과 콘크리트를 활용한 외부 공간이 대체했다.   작아진 대지는 관리 부담이 적은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원 가꾸기나 야외 활동,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이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일부 커뮤니티는 개인 마당 공간 부족을 공용 공원이나 녹지로 대체했다. 작은 대지는 개인적인 야외 공간보다 커뮤니티 중심의 생활을 우선시하는 주거 형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효율을 중시하는 개방형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주방은 거실과 다이닝 공간과 결합되는 경우가 많아 전체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주방에 통합되며 정식 다이닝룸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우즈'에 따르면, 식사와 업무,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통합 공간 선호도가 높다. 거실도 주방에 통합되면서 카펫이나 조명, 가구 배치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정도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최신 주택에서는 확장형 식탁이나 아일랜드 식탁을 배치해 조리대와 식사 공간을 겸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설계는 실용적이지만, 전통적인 다이닝룸에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함과 친밀함은 줄어들 수 있다. 고급 주택에서는 다이닝룸을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다이닝룸의 점진적인 소멸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전통적인 주거 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최신 주방 디자인은 슬림한 수납장과 소형 가전제품, 다기능 수납공간을 중심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슬라이드형 팬트리 선반과 하부 수납장, 접이식 테이블과 같은 새로운 설계가 등장해 공간 절약 효과가 뛰어난 반면 요리를 자주 하거나 손님이 많은 가정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작아진 주방은 자재 사용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트렌드를 반영한다. 도시형 주택이나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최근 주택 설계에서는 거라지 공간도 작아지고 있다. 차 한 대만 세울 정도거나 아예 차고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자전거 이용 증가와 차량 공유 서비스 확대의 영향으로 카포트(carport)나 공유 주차 공간이 거라지를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차고는 수납공간까지 제한해 물품 정리에 어려움이 있고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주택 내 충전 장치 설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침실은 개수와 크기 모두 줄고 있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과 공간 최적화를 위해 두세 개의 침실을 갖춘 설계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1인 가구와 자녀 없는 부부의 증가와도 맞물려 있다. 이들은 침실이 많은 것보다 넓은 거실이나 공유 공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침실 개수가 적어지면 냉.난방과 전기 비용이 주는 장점도 있다.   침실에 붙은 옷장은 워크인보다 작은 벽장이나 붙박이형 옷장이 늘고 있다. 크기가 작아지면서 모듈형 선반 시스템이나 침대 밑 수납공간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근 욕실 디자인은 기능성 우선과 세련된 미니멀리즘 스타일이 특징이다. 아예 욕조를 없애고 워크인 샤워부스만 설치하기도 한다. 대신 터치리스 수도꼭지나 자동 조명 같은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 중요해지면서 창문의 개수와 크기도 줄고 있다. 집안 전체가 어두운 느낌을 줘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명이나 거울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환기 효율 감소를 막기 위해 첨단 환기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러나 자연 채광이 줄고, 바깥 풍경과 단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높은 천장은 한때 고급 주택의 상징이었지만 최근에는 난방과 냉방 비용 절감을 위해 천장이 낮아지는 추세다. 답답한 느낌을 보완하기 위해 밝은 색상의 페인트를 사용해 공간을 넓어 보이게 만드는 방법이 사용된다.   낮은 천장은 실용성을 우선하는 현대 건축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하지만 높은 천장을 선호하는 구매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실내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추세와 맞물려 베란다와 데크, 패티오 같은 야외 생활 공간은 계속 줄었다. 건축회사들은 실내 공간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야외 공간은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도시 주택에서는 토지 면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야외 공간보다는 실내 공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주택과 자연의 연결을 중시한다. 야외 공간 축소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엔 공간 활용도가 높은 수직 정원이 등장했고 미니 정원과 분수대도 인기가 높다. 안유회 객원기자주택 다이닝룸 야외 공간 통합 공간 식사 공간

2025-05-14

“운동·힐링 한 자리에…종합 웰빙 플랫폼 새 단장”…LA윌셔 아로마 스파&스포츠

2001년 개관한 LA한인타운의 대표 복합 건강시설 ‘아로마 스파&스포츠(이하 아로마)’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탈바꿈했다.     아로마는 2022년부터 시작한 본격 시설 개보수 프로젝트를 통해 헬스장과 사우나, 골프 레인지 등 주요 공간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단장했다.   김재효 법인장은 “아로마는 단순한 피트니스 센터가 아닌, 운동과 사우나, 마사지, 수영, 골프를 아우르는 ‘종합 웰빙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이번 대규모 시설 개편을 통해 회원들께 최고 수준의 웰빙 경험을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리모델링의 중심에는 헬스장이 있다. 개관 이래 20년 넘게 유지되던 헬스 시설은 이탈리아산 프리미엄 운동기구 브랜드 ‘테크노짐’의 최신 모델로 전면 교체됐다. 특히 트레드밀과 스트렝스(근력) 장비는 JW 메리어트, 포시즌스 호텔 등 고급 호텔들과 동일한 수준의 기종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아로마 측은 “기존의 밝고 마룻바닥 위주였던 운동실 분위기를 블랙톤 중심으로 재구성해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중장년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절 보호를 위한 쿠션 바닥을 설치하고 운동 장비 구성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김 법인장은 “시설이 바뀐 이후 진심으로 운동에 몰입하려는 회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문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시설을 경험하고 모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운동 공간 외에도 프로그램 다양화가 이뤄졌다. 줌바, 스피닝, 요가 등 그룹 수업이 매일 아침과 저녁 시간에 맞춰 운영된다.     사우나는 기존의 한국식 대중목욕탕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샤워부스, 벽면, 타일, 구조물 등을 전면 교체하고 안전 보강을 실시했다. 건식·습식 사우나는 물론, 여성 전용 황토방, 한약재를 활용한 한방 찜질방 등도 마련됐다.     김 법인장은 “사우나는 단순히 몸을 씻는 공간이 아니라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라며 “남녀 공간을 명확히 구분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많은 한인이 방문하는 골프 레인지 역시 리뉴얼 대상이다. 아로마는 골프 레인지를 오는 7월 완료를 목표로 자동 볼 공급 시스템과 설비 등을 전면 교체 중이다.   한인타운 내 유일한 실내 야간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는 아로마 측은 “더운 여름이나 해가 진 저녁에도 쾌적하게 연습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꾸준한 수요가 있다. 한국어가 가능한 티칭 프로가 상주해 있다”고 소개했다.   김 법인장은 “아로마는 건강을 위한 공간이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쉼터”라며 “이용객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로마는 보다 많은 한인들이 시설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이달 말까지 비회원도 받을 수 있는 마사지 및 세신 서비스 예약 시 입장료를 면제해 준다. 또한 스파 입장권을 할인가에 제공하며 6월까지 월 회원으로 가입하면 가입비도 면제해 준다.   아로마 스파&스포츠는 1월 1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문의:(213)387-2111 글·사진=우훈식 기자스포츠 아로마 아로마 스파 이하 아로마 운동 공간

2025-05-11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물들다, 봄…치노힐스 주립공원 야생화 향연

매년 봄이 오면 캘리포니아의 들판과 구릉은 색색의 야생화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중에서도 치노힐스 주립공원(Chino Hills State Park)은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차로 단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명소다. 봄의 절정에 이곳을 찾으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한 대지를 마주하게 된다. 주립공원에서 즐기는 봄나들이 준비사항을 미리 알아보자.   ▶광활한 자연 속 생명의 향연   1만4000에이커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품은 치노힐스 주립공원은 다양한 토종 식물과 야생 동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다. 특히 3월에서 4월 사이 이 지역은 마치 자연이 준비한 미술 전시장처럼 야생화가 대지를 수놓는다.     언덕을 따라 퍼지는 노란 머스타드 꽃, 주황빛의 캘리포니아 포피, 보랏빛 루핀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초록의 물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흐드러지게 핀 꽃 너머로 펼쳐지는 초록의 언덕은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준다.   ▶트레일과 함께하는 자연 체험   공원 내에는 총 60마일에 이르는 다양한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어, 하이킹이나 산악자전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난이도별로 코스가 나뉘어 있어서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베인 릿지 트레일(Bane Ridge Trail)은 대표적인 추천 코스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광활한 풍경과 활짝 핀 야생화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중간중간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도 좋다.   ▶야생 동물과의 조우   치노힐스 주립공원은 동식물의 보고로도 유명하다. 노새 사슴(Mule Deer), 코요테(Coyote), 붉은꼬리매(Red-tailed Hawk)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때때로 트레일에서 이들과 마주치는 뜻밖의 경험도 가능하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바람을 타고 스치는 미묘한 소리와 흔들림은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   ▶입장 안내와 주차 팁   야생화를 보기 위해서는 입구(4721 Sapphire Rd, Chino Hills, CA 91709)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이곳은 주차 공간이 협소해 인근 주택가에 주차 후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차량을 이용해 공원 내부까지 진입이 가능하며, 약 1마일 정도 들어가면 입장료를 받는 부스가 나타난다. 입장료는 차량 1대당 10달러다. 공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된다.   ▶2025년 봄, 특별한 장관   2025년 봄, 치노 힐스 주립공원은 예년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초록빛 들풀 사이로 노란 머스타드 꽃과 하얀 와일드 래디시 꽃이 언덕을 뒤덮는다.   머스타드는 갓김치에 사용하는 ‘갓’의 일종으로, 샛노란 색이 특징이다. 와일드 래디시는 ‘야생무꽃’으로 불리며, 하얀색 또는 연보라색 꽃을 피운다. 이 꽃들은 식용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자연 속 색채로서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하다.   도로를 따라 차량을 몰고 가다 보면 별천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마련된 주차 공간 덕분에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다.   ▶안전한 여행을 위한 준비   봄철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공원 내 도로는 좁고 굽이진 구간이 많아 안전하게 서행 운전이 필요하다. 트레일을 걷기 전에는 충분한 물, 자외선 차단제, 모자, 편안한 신발을 챙겨야 한다. 간혹 뱀이나 야생 동물과 마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유와 추억이 공존   치노힐스 주립공원은 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자연의 품에서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야생화를 따라 걷는 길은 단순한 산책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이자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여도, 혹은 혼자여도 좋다. 치노힐스 주립공원은 누구에게나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는 봄의 쉼표가 되어줄 것이다.   김인호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 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주립공원 야생화 주차 공간 야생 동물 자연 체험

2025-05-01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차이점과 역할 [ASK미국 주택/부동산-이웅범 건축사]

▶문= 점포 리모델링하려고 하는데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중 누구와 계약을 해야하나요?   ▶답= 많은 분들이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할을 혼동하곤 합니다. 둘 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접근과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축주로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사는 건물의 구조, 배치, 인허가, 기술 설비 등 공간 전체의 근본을 설계하는 전문가입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공간이 아니라, 법적 요건을 충족하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즉, 건축사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공간의 뼈대를 책임지는 전문가’입니다.    - 건축 인허가를 위한 도면 설계 및 관청 협의 - 구조, 배관, 전기 등 건물의 시스템 설계 조율 - 외장재와 공간의 구성 등 전체적인 건축 콘셉트 수립 - 시공 단계에서 설계 의도 유지 및 감리 역할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완공된 구조물 안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합니다. 마감재 선택, 가구 배치, 조명 설계, 색채 조화 등을 통해 공간의 분위기와 감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구조 변경이나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건축사의 검토 및 설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 내부 마감재, 가구, 조명 등 세부 디자인 - 사용자 경험과 스타일을 고려한 공간 연출 - 디스플레이 및 데코레이션 제안 - 소규모 리모델링의 경우 레이아웃 조정     ▶문= 건축주라면 누구와 먼저 협업해야 할까요?   ▶답= 건물의 구조, 증축, 변경, 신축이 포함된 경우 반드시 건축사와 먼저 협의해야 합니다. 법적 인허가부터 구조 안전까지 건축사가 담당합니다. 이미 완공된 공간의 내부를 꾸미는 작업 단계에선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협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건축적 변경이 수반된다면 다시 건축사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협업하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이때 전체를 통합해 조율할 수 있는 건축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일관성과 품질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문의: (714) 829-4933 / [email protected]미국 건축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분들이 건축사 공간 연출

2025-04-25

LA 한인타운 녹지 공간 맨해튼 비해서도 태부족

LA 한인타운은 LA지역에서 재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하지만 주민 건강 문제와도 직결되는 녹지 공간 부족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LA 지역 공원 현황과 실태를 심층 보도한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주관하는 UCLA-베조스 펠로십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LA 한인타운의 녹지 공간 비율은 도시화의 상징인 뉴욕 맨해튼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인 건축사무소 앤드모어파트너스(공동대표 션 모·강혜기)가 최근 출간한 'LA 코리아타운 리서치북'에 따르면, 타운의 녹지 공간은 인구 6813명당 1에이커 수준으로,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587명당 1에이커)의 8.6%에 불과한 셈이다.   한인타운은 약 12만 4000명의 주민이 2.7 스퀘어마일 면적에 거주한다. 스퀘어마일당 인구는 약 4만 2600명으로 할리우드 지역(1스퀘어마일당 2만 2150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다. 이러한 인구 밀집은 많은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의 개발과 다양한 편의시설, LA 메트로 지하철 B·D라인 등 교통 접근성 등의 장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인타운 내 공원은 서울국제공원을 포함해 4곳뿐이다. 그것도 모두 소규모다. 라파예트 공원과 리버티 공원은 노숙자 문제로 인해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샤토 레크리에이션 센터는 체육 시설 위주라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타운 중심에 있는 서울국제공원을 확장해 주민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국제공원 바로 옆에 있는 코리아타운 시니어 & 커뮤니티 센터의 신영신 이사장은 “서울국제공원 주변은 비교적 안전하고 거주지와 인접해 접근성도 뛰어나 녹지 공간이 조성되면 활용도도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서울국제공원은 현재 LA 시의회에서 확장 논의가 진행 중인 유일한 공원이기도 하다. 한인타운이 관할 지역인 헤더 허트 시의원(10지구)은 지난해 9월, 공원 인근 아이롤로 스트리트와 노먼디 애비뉴를 막아 공원 면적을 지금의 두 배로 확대하는 안건을 발의했다. 허트 시의원이 지난해 11월 당선되면서 서울국제공원 확장안은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허트 시의원은 “주민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신선한 공기와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녹지 공간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계획에 주민들도 반색하고 있다.   박민준(24·LA)씨는 “서울국제공원은 한인타운에 있는 공원 중 유일하게 한국 지명이 들어가 있는 만큼 의미도 있다”며 “공간이 확대돼 한인 축제뿐만 아니라 더 다양하게 활용되는 공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완기씨도 “매일 서울국제공원 주변을 산책하는데 매번 녹지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녹지 공간을 확대해 산책로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션 모 앤드모어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서울국제공원 확장은 단순한 면적 확대를 넘어, 한인타운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 대표는 “(서울국제공원 확장을 통한 녹지 공간 확보는) 한인타운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상징성과 인근 시니어센터 등 지역 사회와의 조화도 고려하는 방향으로 계획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서울국제공원 한인타운 녹지 공간 김경준 미국 캘리포니아 가주 엘에이 로스앤젤레스 LA뉴스 한인 뉴스 미주 한인 한인 LA중앙일보 미주중앙일보

2025-04-14

작은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ASK미국 주택/부동산-이웅범 건축사]

▶문= 식구에 비해 집이 작은 편입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넓게 쓸 수 있을까요?     ▶답= 최근 LA Downtown에는 300 sq.ft.정도 크기의 micro unit의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을 정도로 도심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인구 밀집으로 인해 아파트의 유닛크기가 점점 더 작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단독주택의 경우도 방의 크기를 작게하여 같은 크기의 다른 주택에 비해 방의 갯수를 늘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문의하신 것 처럼 작은 공간에서도 공간의 효율성을 높여 기능성과 쾌적함을 향상할 수 있는 설계 기법에 대해 몇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열린공간 만들기 벽을 최소화하고 공간을 개방하면 시각적 확장 효과가 커집니다. 공간의 구분이 필요할 때는 가구 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뉴욕의 스튜디오 아파트에서는 주방과 거실을 통합하여 개방감을 높이고, 슬라이딩 도어를 활용해 필요할 때 침실을 분리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기도합니다.   수직 공간 활용 작은 면적에서도 높이를 활용하면 공간을 입체적으로 시용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바닥부터 천정까지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활용하거나 loft bed를 설치해 아래 공간을 책상 또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면 공간을 좀 더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기능 가구 활용 하나의 가구가 여러 역할하는 다기능 가주를 활용하면 좀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여 공간의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면 침대 겸용 소파베드, 벤치형 수납장, 접이식 테이블, 벽걸이형 책상등이 있습니다.     숨은 공간 활용 침대 아래, 계단 하부, 벤치 아래등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하여 물건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면 공간이 더욱 넓고 정돈된 느낌을 줍니다.   조명과 컬러 활용 색상과 조명만으로도 공간을 더 넓고 개방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화이트, 파스텔톤 등 밝은 색상은 더 넓은 공간으로 느끼게 해주고 천장과 벽을 같은 색으로 맞추어 경계를 최소화하여도 공간이 더 넓에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LED 스트립, 벽면 라이트등과 같은 간접조명을 활용하면 공간에 깊이감이 생겨 더 넓어 보입니다.     ▶문의: (714) 829-4933 / [email protected]  미국 부동산 공간 활용 공간 효율성 이웅범 건축사

2025-03-17

쇼핑몰 '체험형 리테일' 뜬다…소비→몰입형 경험 공간 진화

최신 의류 매장이 즐비했던 샌타모니카에 젊은 창업가들이 틱톡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등장했다.     이전 푸드코트였던 곳은 미니 골프장으로 변신했고, 대형 스포츠 브랜드 매장이 있던 자리에는 피클볼 경기장이 들어섰다.     샌타모니카 쇼핑 거리인 3가 프로메나드와 샌타모니카 플레이스는 전통적인 쇼핑몰이 변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LA타임스는 “단순한 소비 공간이었던 전통적인 쇼핑몰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통적인 쇼핑몰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바뀐 영향이다. 팬데믹 이후 단순한 물건 구매보다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선호하면서 전통적인 쇼핑몰은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소비 트렌드 변화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이비드 그린스펠더 리테일 컨설턴트는 “매장을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업소들을 ‘체험형 리테일’이라고 부른다. 업계에서 ‘체험형 리테일’이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1970년대 ‘처키치즈’가 음식과 아케이드 게임을 결합해 가족 고객을 유치했다. 다만 최근 체험형 리테일은 더욱 다채롭게 발전 중이다.     3가 프로메나드에 있는 아디다스 매장은 피클볼을 즐길 수 있는 ‘피클 팝’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스포츠 공간뿐만 아니라 의류 판매점과 레스토랑이 영업하고 있다.     미니 골프장 ‘홀리 몰리 골프 클럽’은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 노래방이 결합한 형태로 운영된다. 80~90년대 문화를 반영한 아기자기한 코스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라이브 방송을 활용한 쇼핑 공간 ‘아웃랜디시’도 체험형 리테일의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들은 이곳에 부스를 임대하고 크리에이터들은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며 고객과 소통한다.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도 쇼핑몰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베벌리센터에서는 내달부터 ‘타이타닉 VR 전시회’를 개최한다. 방문객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탐험하거나, 1912년 침몰 직전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을 거닐 수 있다.   토팽가빌리지에서는 VR 게임 센터 ‘샌드박스 VR’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방문객들은 VR 기어를 착용한 채 가상의 좀비와 싸우거나 ‘오징어 게임’ 시뮬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 리 샤피로는 “과거의 쇼핑몰이 가족 중심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성인 고객을 위한 체험형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Z세대는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 세대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만, 동시에 대면 경험을 원한다.     매체는 “쇼핑몰은 체험과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체험형 리테일은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로 앞으로도 쇼핑몰의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영 기자쇼핑몰 체험형 체험형 리테일 몰입형 경험 쇼핑 공간

2025-03-14

OC상의, 새 공간서 새 도약 모색…더 소스몰 내 사무실 개소식

OC한인상공회의소(회장 윤만, 이하 상의)는 지난 19일 부에나파크의 더 소스 몰 사무동 7층에 마련한 새 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엔 상의 이사들 외에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시장, 앤드루 그렉슨 북부OC상공회의소 회장, 지니 김 산티아고캐년칼리지 총장, 정병혁 남가주한국기업협회 상임고문, 써니 권 미주한인보험재정전문인협회장, 폴 김 한양대 글로벌최고경영자 총동문회장 등이 참석해 상의의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만 회장은 “새 사무실에 최신 웨비나 시스템을 구축해 회원사들이 회의와 세미나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공간에서 상의가 새롭게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상의는 지난 1일 부에나파크의 더 소스 몰(6940 Beach Blvd) 오피스 빌딩 내 1층에 있던 사무실을 7층 715호로 옮겼다. 〈본지 2월 10일자 A-12면〉   상의는 이날 개소식에 앞서 첫 공식 세미나도 열었다. 아프리오 회계법인의 이정섭 공인회계사가 ‘2025년 세제 개편’을 주제로 강연했다.   상의는 사무실 이전을 계기로 회원사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다양한 세미나와 이벤트를 마련해 한인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지역 경제 단체와 전문인 단체들에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를 갖춘 미팅 룸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문의는 전화(714-638-1440)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상의 공간 도약 모색 북부oc상공회의소 회장 사무실 개소식

2025-02-23

집에서 5피트 내 불붙을 물건 없애야

2018년 북가주 븃 카운티에서 발생한 캠프 파이어는 패러다이스 마을의 95%를 태웠다. 산불이 사실상 마을 하나를 태운 일은 처음이었고 그만큼 충격이 컸다. 7년이 채 되지 않아 LA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산불이 나도 가주의 잘 훈련된 소방관이 주택가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은 예전 같지 않다. 1990년대 이후 가주 주택의 40%는 산불의 위험에 노출됐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주거지의 확대와 기후 변화, 산불의 양상은 소방 시스템의 역량을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     이번 산불에서 홀로 살아남은 주택이 내화 물질 등 방화 설비를 갖췄다고 화제가 됐지만 모든 주택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큰돈 들이지 않고 화재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주변의 모든 나무를 베어내고 자갈로 둘러싸는 것이 산불 대비는 아니라고 말한다. 아무리 잘 준비해도 산불은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불길을 옮기는 요소를 최소화해 참사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화재에 강한 주택으로 만드는 핵심이다.     전문가들이 우선 꼽는 것은 방어 공간이다. 이 개념은 가주 소방당국이 산불 발생 시 주택을 방어하는 구역을 설정하기 위해 만든 개념으로 대부분의 주에서 채택한 방어 개념이다.   방어 공간의 유용성은 2022년 마리포사 카운티에서 발생한 오크 파이어에서 증명됐다. 당시 방어 공간을 확보한 주택은 그렇지 않은 주택보다 생존율이 6배 더 높았다. 콜로라도주는 이미 이를 법제화해 HOA(Home Owners Association, 주택소유자협회)가 산불이 번질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규정을 만들 수 없게 했다. HOA는 나무 울타리나 데크 설치를 의무화할 수 없고 마당에는 식물이나 나무뿌리 덮개 설치만 규정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방어 공간 개념을 주택에 적용하면 불똥이 날아왔을 때 불이 붙을 수 있는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집이나 별채의 5피트 안에서 가연성 물질을 제거하고 불씨가 지붕과 크롤스페이스의 통풍구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불이 집으로 옮겨붙는 가장 큰 원인은 불씨다. '비즈니스와 주택 안전 보험 연구소'의 로이 라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불씨는 엄지손가락이나 손바닥 정도 크기로 1마일에서 2마일까지 날아간다”고 말한다. 불씨 중 하나만 집 근처에 떨어져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불씨로 인한 화재를 막는 데 가장 유용한 방법은 집 주변 5피트 경계에 가연성 물질을 없애는 것이다. 집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60%~90%는 5피트 이내에서 발생한다. 5피트 이내의 가연성 물질 제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불이 지붕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지붕선 근처의 나무를 자른다.   ▶마른 잎이 모이는 바닥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홈통을 덮개로 덮어 잎이 들어오지 않게 한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치운다.   ▶지하 공간에 불씨가 들어오지 않게 덮개가 있는 통풍구를 설치한다.   ▶나무 울타리가 집에 닿지 않도록 한다. 팰리세이즈 파이어의 경우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울타리가 불을 확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땔감 역할을 하는 가연성 도어매트와 현관의 빗자루, 가연성 실외 가구를 없앤다.     ▶집 벽의 아랫부분 6인치를 벽돌이나 콘크리트 등 불연성 재료로 한다. 터마이트도 막으면서 불에도 강하다.   5피트 밖에 있는 나무는 그늘을 만들고 땅의 수분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하지만 키가 큰 식물과 떨어트리는 것이 좋다. 땅에 가까운 가지는 자르고 떨어진 잎과 가지, 타기 쉬운 물건을 치워 불이 올라오지 않게 한다. 특히 사이프러스와 대나무는 쉽게 불이 붙는다.     화재 전문가들은 집에서 5~30피트 떨어진 지역을 1구역으로 부른다. 이 구역 내에서 잔디밭은 괜찮지만 자갈이나 벽돌로 통로를 만들면 불이 번지는 위험을 줄인다. 또 울타리와 창고, 야외용 가구, 놀이 시설 주변에 가연성 물건이 있으면 치운다. 프로판 저장 탱크는 집에서 최소 10피트 밖에 둔다. 장작 등 나뭇더미는 방향과 상관없이 집에서 10피트 이상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집에서 30~100피트 떨어진 곳은 2구역으로 화재 방어 구역 밖으로 여긴다. 이 구역에서는 마른 풀과 식물을 없앤다. 식물을 심으면 불이 잘 안 붙는 종이 좋다.     2구역 밖에 있는 3구역은 접근로다. 불씨가 떨어져도 주민과 소방관, 응급팀이 오가는 지역으로 화재 위험이 낮은 대신 동선을 막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거라지도 신경 써야 한다. 대피할 때 거라지 문을 열어 놓았다가 불이 쉽게 옮겨붙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화재가 발생해 전기가 끊기면 거라지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없다. 북가주 마린 카운티 소방국의 산불 전문가 토드 랜도는 “전기가 차단돼 문을 열지 못해 거라지 안에서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말한다. 전기가 끊기면 대피할 때 거라지 문을 닫기 어렵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배터리에 연결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안유회 객원기자물건 나뭇가지 가연성 물질 방어 공간 화재 가능성

2025-01-29

풀러턴 다운타운 윌셔길 보행자 광장 없앤다

풀러턴 다운타운의 야외 식사 공간 ‘워크 온 윌셔(Walk on Wilshire)’ 프로그램이 이달 말 종료된다.   풀러턴 시의회는 지난 21일 회의에서 프로그램 연장 시행안을 심의했지만 찬성 2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결론을 내지 못했고, 연장 시행안은 자동 폐기됐다.   아마드 자라, 샤나 찰스 시의원은 프로그램을 무기한 연장하는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프레드 정 시장과 지난해 말 시의원이 된 제이미 발렌시아는 반대표를 행사했고 닉 던랩 시의원은 기권했다.   워크 온 윌셔는 윌셔 애비뉴와 하버 불러바드 인근 200피트 구간의 차량 통행을 막아 조성한 ‘보행자 광장’이다. 시의회는 지난 2020년 7월,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식당들이 야외에서 고객을 맞을 수 있도록 워크 온 윌셔를 만들었으며, 2022년 이 광장을 2년 동안 더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워크 온 윌셔 존속 여부를 다시 논의할 시기가 다가오자 일부 주민은 ‘세이브 더 워크 온 윌셔’란 단체를 조직해 지난해 2000명의 주민, 업주의 존속 청원 서명을 받아냈다.   온라인 매체 보이스오브OC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풀러턴 시는 지난해 10월 정 시장의 제안에 따라 말든 애비뉴~하버 불러바드 구간 도로를 전면 폐쇄해 보행자 공간을 확대할 경우 드는 비용을 추산하는 한편, 지역 비즈니스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는 지난해 시의회에 참석한 주민들과 해당 지역 비즈니스 업주들이 야외 식사 공간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나온 조치다.   시 보고서는 영구적인 야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해당 구간 도로를 전면 폐쇄하려면 약 25만 달러가 든다고 밝혔다.   워크 온 윌셔 프로그램 종료를 원하는 이들도 있다. 광장 주위 차량 통행이 금지된 이후 고객이 감소했다는 업주, 우회로를 이용하느라 불편하다는 주민 등이다.   워크 온 윌셔 프로그램 연장에 반대한 정 시장은 보이스오브O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윌셔 애비뉴 차량 통행 재개가 향후 다운타운 개발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 시장은 “주민들은 때때로 한 발짝 물러서서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워크 온 윌셔 프로그램이 종료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논의가 다른 형태, 더 낫거나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풀러턴 다운타운 하버 불러바드의 유서 깊은 폭스 시어터 인근에선 ‘폭스 블럭’으로 알려진 차 없는 거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 공간엔 야외 식사 옵션이 가능한 전용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임상환 기자다운타운 보행자 보행자 공간 향후 다운타운 프로그램 연장

2025-01-28

[삶의 뜨락에서] 사랑을 담은 공간

‘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의 장편 소설을 읽었다. 작가이자 건축가인 그는 10여년간 파리에서 건축가로 활약하면서 ‘기억을 담은 건축’을 소재로 사람들의 추억과 사랑으로 완성되는 공간을 꿈꾸며 새로운 의미의 공간을 제시한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품 있고 역사성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집 우편함에 ‘저는 건축가입니다. 당신의 집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가능하시면 연락 바랍니다’라는 노트를 적어 넣는다. 그렇게 그는 파리의 저택 주인들로부터 답장을 받아 초대된 자리에서 그 집에 간직된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인터뷰와 자료수집을 마친 후 8년 만에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다. 건축가이면서 작가인 그만이 가진 특별한 재능으로 탄탄하게 엮어간 아주 특별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이다. 건축물이 단지 건축가로서 건축물을 짓고 이득을 남기는 사업 이상으로 그 공간에 사랑을 담고 키우고 전달하는 인간다움의 터전임을 일깨워 준다. 사랑하는 마음을 공간에 담아내는 건축가라는 직업이 한층 매력적이다.     작가는 빛과 기억이라는 경이로운 설계로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건축가인 주인공은 평범한 직장인의 봉급으로는 살 수 없는 파리에 있는 시테 섬의 유서 깊은 저택을 자신이 건축가이기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을 계약하기 위해 집주인을 만나러 스위스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간다. 그 요양병원은 부서진 중세 수도원을 개축해 지은 건물로 독특한 매력이 있고 우연하게도 그가 방문한 날에 기이하고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어두컴컴한 오래된 건물에 압도적인 빛의 향연이 펼쳐지며 건물에 감춰져 있던 비밀의 단서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건축가였던 아버지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아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여기저기 남겨 놓는다. 아들도 이제는 나이 들어 병상에 누워 있고 시간이 없다. 스위스에 있는 요양병원과 시테 섬의 저택에 숨겨진 비밀은 건축가가 아니면 밝혀낼 수 없는 전문적인 추론이 필요했고 결국 주인공은 건축가로서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치열하고도 필사적인 노력으로 비밀을 밝혀낸다.     작가가 이 소설의 실제 주인공으로 설정한 아버지, 프랑스와 왈처는 전쟁 후 보상금으로 이 저택을 구매한 후 집 밖에서 떨고 있는 그 집 전 안주인인 아나톨을 가엽게 여겨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준다. 남편과 두 아이를 잃고 그녀 자신도 화재로 불구가 된 채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그녀를 사랑으로 돌봐주고 그녀에게 이 집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집안의 구조를 하나씩 개조해 나간다. 누군가 갓난아이를 그 집 앞에 버리고 가자 이 둘은 그 아이의 부모가 된다. 얼마 후 아나톨은 죽고 5년 후 친모가 나타나자, 프랑스와는 그 집을 모자에게 남겨주고 떠난다. 그 당시 5살이었던 아들, 피터는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버렸다고 평생 원망하며 살아온 터였다. 이제 모든 비밀은 이 건축가에 의해서 밝혀졌고 오해를 풀게 해준 피터는 이 건축가에게 그 집을 주려고 하자 ‘이 집은 내 집이 될 수 없고 피터 당신에게 주어진 집입니다. 당신 아버지 프랑스와의 사랑이 온 집안 전체에 새겨져 있습니다’ 하고 그 집을 떠난다.     처음에 주인공은 평범한 인간적인 욕심에서 그리고 건축가란 자만심에서 낡고 허술한 집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스스로 하나씩 자신의 힘으로 고쳐나갈 계획이었다. 그에게 건축가는 하나의 직업일 뿐이었다. 그는 이 소설을 써 내려가면서 공간이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리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그 공간에 사랑과 아픔, 관심과 성실, 기억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 단계 더 성숙하게 된다. 공간에 영혼을 담아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길이 아닐까. 건물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라면 그 건물 안을 채워 넣는 일 또한 우리 몫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사랑 공간 아버지 프랑스 아들 피터 장편 소설

2025-01-13

[문장으로 읽는 책]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SNS에 엠퍼시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은 그 플랫폼이 지나치게 인상 관리에 적합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누군가와 직접 접촉할 때와 달리 보여주고 싶지 않은 표정은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항상 무수한 청중이 있는 장소에서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말이나 타인에 대한 말조차 인상 관리의 일환이다. 이처럼 각자가 자기 인상의 총체적인 프로듀스로 바쁜 공간에서는 그 사람의 ‘무대 뒤’ 모습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두 가지 공감력이 있다. 하나는 단순히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거나 가엽게 여기는 ‘심퍼시(sympathy)’. 또 하나는 역지사지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지적인 공감력 ‘엠퍼시(empathy)’다. 저자는 극단적 갈등과 불관용의 시대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엠퍼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기 위해서는 먼저 내 신발을 벗어야 한다. 자기객관화다. ‘좋아요’가 넘쳐나는 공감의 공간인 SNS가 오히려 엠퍼시의 황무지가 되는 것도 이런 자기객관화 부재와 관련 있다.   “SNS가 일상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인간적인 언어가 소용돌이치는 장소가 되어버린 것도 익명성보다 너무도 순수하게 ‘보이는 것이 전부’인 ‘무대 앞’이기에 타인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볼 수 없어 엠퍼시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심퍼시적 ‘좋아요!’는 많이 누르지만 엠퍼시의 황야가 되기 쉬운 공간, 그곳이 SNS가 아닐까.”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신발 신어 자기객관화 부재 공간 그곳 자기 인상

2025-01-01

재외동포 웰컴센터·비즈니스센터 오픈

교류·비즈니스 활동 등 지원   인천 연수구에 재외동포 웰컴센터와 한인비즈니스센터가 지난달 개소하고 재외동포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부영 송도타워 30층에 자리잡은 재외동포웰컴센터는재외동포의 ‘소통과 교류 공간’이다. 한인 비즈니스센터는 재외동포 경제인의 비즈니스 활동 지원과 투자 유치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열린 개소식에는 이상덕 재외동포청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애틀랜타의 이경철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센터는 총 1034㎡(약 313평)가 넘는 규모로, 컨퍼런스룸, 미팅룸, 세미나룸 네트워킹과 휴식을 위한 라운지, 갤러리, 휴식 공간 비즈니스 업무를 위한 오픈 오피스 등이 마련되어 재외동포들이 인천을 방문할 때 필요한 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한다.   웰컴센터는 인천의 의료, 관광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한국어 교육, 문화체험 프로그램, 전시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비즈니스센터에서는 재외동포 경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상담·컨설팅 비즈니스 역량 강화 프로그램, 재외동포기업과 인천 지역 기업의 수출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 시장은 “120년 전 첫 이민을 떠난 인천에서 재외동포를 맞이하는 센터를 개소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재외동포웰컴센터와한인비즈니스센터가 300만 인천시민과 700만 재외동포를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주소= 인천광역시 연수구 인천타워대로 241, 부영 송도타워 30층재외동포웰컴센터 비즈니스 한인 비즈니스센터 공간 비즈니스 컨설팅 비즈니스

2024-11-08

[기고] 무의 상태로 돌아가는 우주와 소유욕

지난 10월 14일 미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목성의 얼음위성 유로파가 생명체가 살 만한 환경을 갖췄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우주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발사했다. 우주선은 앞으로 5년 반 동안 태양계를 가로 지르며 총 29억km를 날아간다. 하지만 성베드로 성당의 돔이 우주라면 지구와 유로파 간의 거리는 그 돔을 떠도는 가장 가까이 있는 두 먼지 사이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37억 년 정도의 나이를 가진 우주는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우주가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뉴욕 헌터 대학의 에드워드 타이론 교수였다. 그 이유는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모든 별과 은하, 그리고 행성은 회전운동을 하는 반면에, 정작 우주가 회전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우주가 무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공은 회전하지 않으므로, 진공으로부터 탄생한 우주는 회전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1920년대에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로스앤젤레스 윌슨 천문대에서 천체를 관측한 후, 모든 은하가 빠른 속도로 서로 멀어져가는 ‘팽창하는 우주’ 이론을 발표하여 빅뱅이론(Big Bang)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 후로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점점 빠르게 팽창하면서 차갑게 식어 모든 생명체가 사라져버리는 ‘거대한 동결’의 시점에 이르게 된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타이론 교수의 ‘무에서 탄생한 우주’와 허블의 ‘팽창하는 우주’를 생각해 보면,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조된 후 끝없이 팽창하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상태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이런 찰나의 삶 속에서 여전히 소유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시각은 달랐다. 그들은 소유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큰 약점이라고 믿었다. 백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내준 땅을 자기들 소유라고 주장하며 울타리를 만들고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자 원주민 추장은 백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이 소유라고 부르는 그것이 무엇인가? 땅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 땅은 우리의 어머니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자식들인 동물과 새, 물고기, 그리고 모든 인간을 먹여 살린다. 숲과 강물 등 땅 위에 있는 것들은 모두에게 속한 것이며, 누구나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떻게 한 인간이 그것들을 오직 자신의 것이라고만 주장할 수 있는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필요한 것 이상 갖는 것을 죄악이라 여겼으며, 인간의 필요에 따라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임을 깨닫고 그 질서에 순응하는 길을 선택했다.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에서는 ‘원하다’라는 단어와 ‘필요하다’라는 단어가 같다고 한다. 어떤 것을 원한다면,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소유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끝없이 팽창하다 결국엔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동결’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우주 속에서 나의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1000억개의 별을 거느린 은하계가 또 다른 1000억 개의 은하계들과 함께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 속의 나. 그것은 우주를 떠도는 하나의 미세한 먼지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광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가 찰나의 삶을 살아갈 때, 과연 무엇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소유의 개념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기고 소유욕 상태 우주라면 지구 정작 우주 우주 공간

2024-11-04

데이터센터 급증... 일자리 기대보다 주민 전기료 인상 '우려'

전력수요 증대 따른 발전 비용, 소비자에 전가 전기·물·땅 등 비용대비 일자리 창출도 '별로'   인공지능(AI)과 각종 온라인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센터가 애틀랜타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전기요금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회사 CBRE에 따르면 올들어 애틀랜타에서 건설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으며, 이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은 수치다.   데이터센터 규모는 일반적으로 소비 전력으로 측정한다. 현재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공간이 기존 공간보다 많다. 데이터센터란 컴퓨팅 시스템 및 관련 하드웨어 장비를 저장하는 시설을 말한다.   CBRE에 의하면, 미국에서 이렇게 수요가 높은 주요 시장은 애틀랜타가 유일하다. 현재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오늘 가동한다면 애틀랜타는 미국에서 2번째로 큰 데이터센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애틀랜타 저널(AJC)은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은 지방 정부와 학교에 ‘고소득 기술 일자리’와 재산세 수입을 약속하고, 지방 정부는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애틀랜타에 데이터센터가 몰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이크 래시 애틀랜타 CBRE 데이터센터 솔루션팀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역으로 몰려든다”며 “조지아주 정부와 전력회사들은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필요를 충족시킨다”고 분석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저장 공간이 한정적인 것처럼, 데이터센터도 용량도 제한이 있다. 부동산 서비스회사 ‘쿠시먼 &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0년 초 메트로 애틀랜타의 데이터센터 용량의 9%가 비어있었다면, 이제는 약 1% 용량밖에 남지 않았다. 기업의 ‘디지털 발자국’이 계속 확장되고, AI 산업 역시 더 많은 디지털 저장공간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이 필요하고, 넓은 땅을 필요로 한다. 일부 센터의 규모는 쇼핑몰 크기에 달한다. 영구적인 일자리는 단 몇십개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데이터센터가 늘어남에 따라 전기 요금도 인상된다. 올초 조지아 당국은 조지아파워의 발전설비 확장을 승인했다.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화석연료를 많이 소모하는데, 이것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조지아파워는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 “오히려 주민들의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조지아파워는 2030년 초까지 대용량 사용 고객들에 공급할 3600메가와트(M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8월에는 약 2배 이상인 7300MW로 수정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대규모 부하 증가의 90% 이상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며, 그중 10곳은 이미 착공한 상태다. 한 시설은 추정 전력수요가 자그만치 1400MW가 넘는데, 이는 보글 원자로 1기의 발전량보다 많은 규모다. 보글 원자로 1기는 약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조지아파워는 이미 지난해부터 보글 원자로 초과 건설비용, 송전설비 업그레이드, 수십억 달러의 미지급 연료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당국으로부터 단계적인 요금 인상을 승인받았다. 남부환경법센터(SELC)에 따르면 한 달에 1000킬로와트아워의 전기를 사용하는 일반 가구는 내년 초까지 월 45달러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 윤지아 기자데이터센터 전기요금 데이터센터 공간 데이터센터 시장 데이터센터 솔루션팀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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