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10만년 전 인류도 야생곡식 먹었다
10만년 전 이전에 현생인류가 야생 곡물과 덩이줄기에 크게 의존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됨으로써 선사시대 수렵채취인들이 야생 곡물을 먹기 시작한 시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 연구진은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깊은 동굴 속에서 현생 인류의 조상들이 야생 수수를 주식으로 먹었음을 보여주는 수십 개의 돌 연장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야생 수수는 오늘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들이 가루를 내거나 빵 죽 술 등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곡식의 조상뻘로 공작야자 엔세테(아비시니아바나나) 비둘기콩 야생 오렌지 아프리카 감자 등의 흔적과 함께 발견됐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견된 농작물화 이전 곡물 가운데 최초의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우리 조상이 풀씨를 사용한 시기를 훨씬 앞당겨 주는 것이자 우리 생각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이미 광범위하고 발달된 식생활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식물의 뿌리나 열매 견과류에 비해 야생 곡물 채취 활동이 훨씬 미미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아프리카의 중간석기시대(Middle Stone Age)에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7년 모잠비크 대학 연구진과 함께 니아사 호수 부근에서 고대 수렵채취인들이 6만년 이상 사용했던 석회암 동굴을 발굴해 돌연장과 동물 뼈 식생활을 시사하는 식물 흔적들을 발견했다. 식물을 가는 돌과 긁개에 붙어 있던 수천개의 전분 곡물 알갱이들은 당시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야생 수수를 동굴 안으로 들여와 가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