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8 대선] '오바마 효과'…민주당도 지지율 쑥쑥
“‘연미복 효과’ 나타날까?”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의 ‘변화’ 돌풍과 함께 11월 4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회 및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대승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로 선거를 2주 남짓 남기고 오바마 후보가 버지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2004년 조지 부시를 뽑았던 주에서까지 우세를 보이면서 공화당 후보에게 밀리던 각 주의 민주당 출마자들의 지지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흔히 ‘연미복 효과 (coattail effect)’로 불리는 이같은 현상은 뒤로 늘어진 연미복 꼬리에 올라타듯 상위 선거에 나선 후보의 당선에 따라 하위 선거 출마자들도 덩달아 표를 얻는 상황을 일컫는다. ■ 상원, 민주당 ‘수퍼 다수’ 되나 전체 의석 100석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5석이 걸려있는 연방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수퍼 다수’를 이룰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해 51대 49으로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60석을 확보할 경우 공화당의 방해와 상관없이 무조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공화당의 23석에 비해 민주당은 단 12석만 도전을 받고 있으며 1석을 제외하면 거의 확실한 승리가 점쳐지고 있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연방상원 선거는 현재 알래스카, 버지니아, 미네소타 등 지역에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래스카의 현직의원 테드 스티븐스는 공화당 의원 가운데 가장 오래 역임해왔으나 현재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도전자인 인기 높은 마크 베지치 앵커리지 시장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공화당 텃밭인 버지니아에서도 진보적인 북부 교외 지역의 확산을 타고 민주당의 마크 워너 전 주지사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으로 크게 성공을 이룬 비즈니스 배경 덕에 보수파 유권자들에게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대통령은 매케인을 찍더라도 상원에는 워너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들도 상당수 있을 정도다. 한편 루이지애나의 매리 랜드리우 현직 상원의원은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퇴임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2002년 선거에서도 52%의 표를 얻으며 간발의 차이로 당선됐던 그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무책임한 대처와 그 이후 이뤄진 수많은 민주당원들의 이주로 인해 낙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도전자인 존 케네디 후보는 랜드리우 의원에 맞서기 위해 최근 당적을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 하원, 공화당 2~30석 잃을 각오 전체 435석 모두가 걸려있는 연방 하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도 민주당 235명, 공화당 199명으로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주도권을 더욱 확대하려는 것이 목표다. 반면 공화당 측에서는 20에서 많으면 30여석을 잃을 가능성까지 각오를 하고 있다. 공화당 하원후보들은 선거자금 지출에 있어서도 3대 1로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고 있다. 특히 미시건과 같이 공화당 대선 캠페인이 철수한 주에서는 뒤를 받쳐줄 원군마저 잃은 상태다. 미시건 7지구를 대표하는 공화당의 팀 월버그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 3월만 해도 도전자 민주당의 마크 샤우어 후보를 51%대 40%로 충분한 격차로 따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8월에는 오차범위 이내인 단 3% 포인트 차이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급기야 10월에는 10% 포인트 차이에 가깝게 뒤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도 공화당 후보들에 위안이 되는 것은 박빙의 승부로 예상되는 선거들의 경우 공화당측의 보유자금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현직의원 24명은 보유현금이 평균1750만달러로, 1020만달러에 그친 도전자들보다 훨씬 높았다. ■ 주지사도 팽팽한 접전 전국 11개 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주지사 경합도 치열한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6명, 공화당에서는 5명의 주지사가 걸려있는 가운데 노스다코타, 유타, 버몬트, 인디애나의 경우 공화당 후보들이 유리하며 델라웨어, 몬태나, 뉴햄프셔, 미주리, 웨스트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워싱턴과 노스캐롤라이나는 막판까지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정확한 ‘벨웨더 주’로 불리는 미주리의 선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주리에서는 지난 104년간 딱 한번을 제외하고 이곳에서 승리한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따라서 주지사 선거 역시 대통령 선거의 영향을 그만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의 매트 블런트 주지사가 재직해 있으나 1월 돌연 은퇴를 선언, 4차례 검찰총장을 맡아온 민주당의 제이 닉슨 후보와 6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케니 허쇼프 후보가 붙게 됐다. 일찌감치 낙점됐던 닉슨은 치열한 프라이머리를 뚫어야 했던 허쇼프에 2자릿수대 우세를 보였으나 최근 7 포인트 차이로 급격히 격차가 줄어들었다. 워싱턴주에서는 특이하게도 ‘역 연미복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크리스 그레고어 현직 민주당 주지사에 맞선 공화당의 디노 로시 후보가 오히려 ‘변화’ 바람을 타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