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석과 그 의미들
새해 선물로 무엇이 좋을까.왠만한 것은 크리스마스나 연말모임에서 다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각광받는 것이 탄생석. 즉 선물받는 이의 탄생한 달을 미리 알아내 그에 맞는 탄생석을 선물하는 것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
가격은 천차만별. 수십달러에서 몇백, 몇천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선물용품으로 선보이는 것들은 대부분 1백달러 이내.
탄생석에 얽힌 신비를 벗겨보자.
서양에서 탄생한 달(月)을 상징하는 보석 탄생석은 성경과 역사 그리고 신화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탄생달을 상징하는 특정 보석에 관한 최초의 관련은 성경 출애굽기 28장과 39장에 나온다. 히브리의 고위성직자들이 착용했던 흉배는 기원전 1,250년경 모세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이는 모세가 산에서 40일간을 보내던 중 여호와의 명을 받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성경에서 기록하고 있는 흉배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하였더라. 그가 또 흉배를 공히 짜되 에봇과 같은 모양으로 금실과 염색한 청홍실과 가늘게 꼰 베실로 하였으니 그것의 장이 한뼘, 폭이 한뼘으로 네모반듯하게 두겹이며 그것에 네 줄 보석으로 물렸으니, 루비, 토파즈, 녹주옥이 그 첫줄이요, 터키옥, 사파이어, 에머럴드가 그 둘째줄, 적황색 돌, 루비, 자수정이 그 세째줄이요, 귀감람석, 마노 그리고 벽옥이 그 네째줄이라.” (출애굽기 39장 9-14)
구약에 소개되어 있는 보석은 현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와 일치되지 않아 어느 보석인지 확실치는 않다. 예를 들어 보증판 출애굽기에서는 성경에 기록된 흉배에 박힌 12개 보석 중 구약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다이아몬드와 홍옥 등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남옥과 에머럴드는 녹주옥에 속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석용어는 전문 학자가 아닌 이상 혼란스럽기만 할 뿐이다.
이후 서양에서는 성경에 언급된 12개의 돌이 12궁도와 연결되고, 마침내 세월을 거치면서 각 달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된 것이다.
◆1월
1월을 상징하는 탄생석은 석류석 (garnet)이다.
고대 서양의 병사들은 석류석이 승리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믿었으며, 특히 십자군 병사들은 원정때 부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석류석을 착용하고 다니기도 했다. 반면 아시아 병사들은 석류석을 지니고 있으면 더 심한 부상을 입게 된다고 믿었다. 속설에 의하면 석류석은 밤에 길을 안내해주고, 악몽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보석이기도 했으며, 이집트인들은 또한 석류석이 식중독이나 뱀에 물렸을 때 해독제 역할도 하는 것으로 믿었다.
결혼 2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한 석류석은 빅토리안 시대 때 각종 장신구나 장식물로 애용되었다. 대개 석류석은 짙은 붉은빛을 띠고 있는 보석인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석류석은 푸른색을 제외한 밝은 녹색, 핑크색, 오렌지색, 밝은 빨강 등, 다양한 색깔로 많이 발견되고 있다. 러시아 군주들은 그 중 특히 희귀한 편인 녹색 석류석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노아는 그의 방주 앞에 큼직한 석류석을 달아 항로를 조명했다고도 한다.
석류석은 미국, 아프리카, 스리랑카, 브라질, 그리고 인디아에서 널리 채취되고 있다.
◆2월
2월의 탄생석은 자수정 (amethyst)이다.
클레오파트라는 빛과 생명의 신인 미트라의 형상이 새겨진 인감을 자수정으로 만들어 자신의 손가락에 늘 끼고 다녔다. 성 발렌타인 역시 자신의 조수격인 큐피트의 형상이 새겨진 자수정 반지를 늘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결혼 6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한 자수정은 아름다운 보라색을 띠고 있다.
자수정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채취되고 있다. 예로부터 자수정은 진정(鎭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믿어져 정열적인 사랑에 도취된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다.
또 다른 속설에 따르면 자수정은 탈모증을 예방해 주고 피부색을 아름답게 해 줄뿐만 아니라 각종 모함과 역모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으로도 믿어지고 있어 그리스나 이집트, 영국 등에서는 왕관을 장식하는 보석으로 널리 애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수정은 평화, 보호, 안정을 상징한다. 자수정의 주된 생산지는 브라질, 우루과이, 잠비아.
◆3월
3월의 탄생석은 남옥(aquamarine)이다.
남옥의 영어명인 ‘아쿠아머린’은 색깔이 바닷물을 닮아 물을 뜻하는 로마어 “아쿠아(aqua)”와 바다를 뜻하는 “마레(mare)”의 합성어.
남옥은 바다의 신인 냅튠의 신성물로 간주되어 특히 뱃사람들이 안전한 항해와 풍부한 어획을 기원하는 뜻에서 많이 몸에 지니고 다녔으며, 기원전 480∼300년 사이 그리스에서는 그리스전설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형상을 새겨 수레 장신구로 이용하기도 했다.
결혼 19년을 축하하는 보석이기도 한 남옥은 녹색이나 회색이 들어있지 않은 맑은 푸른색이 가장 가치가 높다.
남옥은 큰 사이즈로도 구할 수 있으며 특히 직사각형이나 장방형 모양으로 만들어졌을 때 가장 아름답다. 특히 남옥으로 귀걸이를 만들어 착용하면 사랑을 얻게 된다고 전해지며, 일반적으로는 젊음, 희망 그리고 건강의 상징으로 알려져있다.
브라질, 나이지리아, 잠비아,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자수정의 주요 생산국이다.
◆4월
4월의 탄생석은 다이아몬드. 차가운 얼음과 같이 맑게 빛나는 이 보석은 수백 년동안 로맨스, 권력, 탐욕 그리고 마법의 상징처럼 알려진 보석중의 보석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고대 힌두사람들은 다이아몬드가 벼락으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믿었으나 현대는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약혼반지로 가장 애용되고 있다.
그리스어로 “정복당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아다마스”라는 단어에서 어원이 유래된 다이아몬드는 결혼 10주년과 60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하다.
고대 인디아인들은 다이아몬드가 별에서 떨어져 나온 가시이거나, 이슬이 굳어져 만들어진 보석이거나, 벼락의 조각이 수정처럼 변한 것이라고 믿었다.
다이아몬드는 흔히 맑은 색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녹색, 붉은색, 분홍색, 파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도 발견되며, 이처럼 색상이 들어간 다이아몬드일수록 그 가치가 더더욱 높아지게 된다.
◆5월
5월의 탄생석은 에머럴드이다.
에머럴드로 만들어진 역사적인 유품들은 꽤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페루의 마지막 잉카 제왕이 1532년 적군에게 포로로 잡혀 종말을 맞게되기 전까지 착용했던 안데스의 왕관이다. 이 왕관은 4백53개의 에머럴드로 장식돼 있으며 총 무게가 10온스, 1천5백23캐럿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아름다운 에머럴드를 생산해 내고 있는 나라는 콜롬비아. 에머럴드는 결혼 20주년과 35주년을 축하하는 보석이기도 하다.
전해오는 속설에 따르면 에머럴드는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능, 시력저하, 불임 등과 같은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줄뿐만 아니라,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갖게 해 주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에머럴드는 콜롬비아 외에도 브라질, 잠비아, 그리고 짐바브웨 등지에서 생산된다.
◆6월
6월 탄생석은 결혼 3주년과 30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한 진주이다.
진주는 굴에 의해서 생산되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외부로부터 불순물이 굴조개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면 굴은 즉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주층이라는 물질을 겹겹이 둘러싸게 된다. 이 진주층은 세월이 지나면서 진주라는 보석으로 형성되는 것.
모양이 둥글고 클수록 그 가치가 높다. 진주는 오랫동안 겸손, 순결, 정숙의 상징으로 알려져왔으며 또한 행복한 결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 7월
7월의 탄생석 루비는 보석 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큰 사이즈의 루비는 다이아몬드나 에머럴드, 사파이어 등보다 훨씬 더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루비는 크기가 클수록 그 어느 보석보다도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결혼 15주년과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보석이기도 한 루비는 지니고 있는 사람을 각종 불행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또 루비는 지니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변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힘을 부여받는다고 믿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장신구로 만들어진 루비를 왼쪽에 착용해야한다고 한다. 또한 옛 사람들은 루비 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길이 치솟고 있다고 믿기도 했다.
루비는 미얀마 산이 가장 품질이 좋으며, 그 외에도 대만, 베트남, 스리랑카, 케냐, 탄자니아, 캄보디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인디아 등지에서도 널리 생산되고 있다.
◆8월
8월의 탄생석은 투명한 녹색이 아름다운 감람석이다. 예로부터 감람석은 태양의 심볼로 여겨져 왔으며 그리스인들은 감람석을 지니고 있으면 신성한 권위가 주어지는 것으로 믿었다.
중세기인들은 감람석에 구멍을 내어 나귀의 털에 묶은 뒤 왼쪽 팔에 차고 있으면 악령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십자군들은 감람석을 에메랄드로 착각해 유럽으로 전해오게 되는데, 이는 유럽 전역으로 널리 퍼져 교회의 장식물들로 애용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결혼 16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한 감람석은 금으로 만들어 착용하면 밤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줄 수 있다고도 믿어졌으며, 현재 미얀마와 미국이 가장 주된 생산국이다. 특히 미국 아리조나의 아파치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인디언들이 감람석을 전문적으로 체취하고 있기도 하다.
◆9월
9월의 탄생석은 영혼의 순결성을 상징하는 사파이어다.
중세기를 전후해서 성직자들은 육신의 유혹과 사악한 생각으로부터 영혼을 보호하기 위해 사파이어를 몸에 지니고 다녔다. 중세기 유럽 제왕들은 사파이어가 적군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준다고 해서 브로치나 반지로 만들어 즐겨 차고 다녔으며, 영국의 찰스 황태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 약혼식 반지로 푸른 사파이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고대인들은 또한 십계명이 사파이어 테이블에 새겨졌다고 믿기도 했다.
결혼 5주년과 45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인 사파이어는 짙은 푸른색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분홍색, 녹색, 오렌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도 발견된다.
스리랑카, 대만, 캄보디아, 미얀마, 호주, 나이지리아, 케냐, 탄자니아, 중국 그리고 미국등이 주된 사파이어 생산국이다.
◆10월
10월의 탄생석은 오팔.
오팔이라는 말은 산스크리스트어인 ‘우팔라’, 그리고 라틴어인 ‘오팔러스’에서 비롯되었는데, 모두 귀중한 돌이란 뜻을 담고 있다. 로마의 유명한 자연학자 플리니는 오팔을 가리켜 “가장 귀중한 보석의 영광”이라고 평하며 루비의 불빛과 자수정의 풍부한 보랏빛, 에머럴드의 바닷빛 녹색등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반짝이는 보석이라고 표현했다.
오팔은 희망과 순수를 상징하며 중세기 젊은 금발 아가씨들은 오팔로 머리를 장식해 금발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 보이게 하기도 했다.
주된 오팔 생산국은 호주, 멕시코, 미국.
◆11월
11월의 탄생석인 토파즈는 중세기 시절 왕족과 승려들이 즐겨 사용한 보석이다.
토파즈라는 말은 불을 뜻하는 산스크리스트어에 기원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토파즈를 지니면 뜨거운 물을 식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일 수 있다고 믿게 되어 고열을 다스리는 약으로도 사용되었으며, 불면증과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보석으로도 믿어졌다. 또한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토파즈를 지니고 있으면 위급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자신의 몸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으로 믿기도 했다.
결혼 4주년과 23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이기도 한 토파즈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12월
12월의 탄생석은 터키옥 (Turquoise).
행운과 성공의 심볼로 여겨지며 착용자에게 부귀를 안겨다 준다고 믿어지고 있다. 터키옥은 베니스의 어느 상인이 터키의 시장에서 처음 구입한 뒤 유럽으로 가져오면서 ‘터키의 돌’ 이라는 프랑스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통속적으로 터키옥을 선물로 받으면 정분을 약속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셰익스피어 역시 ‘베니스의 상인’에서 터키옥으로 만든 반지로 구애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터키옥이 결혼반지로 인기가 높다.
결혼 11주년을 기념하는 보석인 터키옥은 페르시아산이 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의 남서부지방이 세계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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