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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과 연대 없다…젊은 신인으로 지선 돌파하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3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며 독자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신당 경기도당 주관으로 열린 ‘모이자 경기도! 필승결의대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연대나 선거 움직임을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변화 부족을 비판하며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와 쇄신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도 국민의힘은 계엄 문제나 변화에 대한 입장 전환을 시도하기보다 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전략만 고집했다”며 “그 전략으로 대패한 것이 황교안 전 대표의 총선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선택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전략”이라며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서 “곁눈질하지 않고 새로움으로 승부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고, 이번 지방선거도 동일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젊은 신인 위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완벽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3인 선거구는 모두 당선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후보를 모집하고 있다”며 “호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2당 지위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3일 계엄 1년을 맞는 일정과 관련해선 “과도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보다는, 계엄 이후 한국 정치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선언적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1.23.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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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방문 앞둔 李대통령 "한국은 원전 최적 파트너"

이재명 대통령은 튀르키예 국빈방문을 앞두고 “방위산업 협력을 상호 신뢰에 기반해 계속 확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국영통신사 아나돌루 통신(AA)는 23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이 대통령 서면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과 튀르키예 협력의 잠재력이 큰 분야로 방산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방산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알타이 전차를 언급했다. 알타이 전차는 튀르키예가 설계·개발하고 한국 현대로템·두산이 기술 이전과 한국산 엔진 지원을 하면서 완성된 전차다. 올해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이 사례는) 튀르키예와 한국이 방산에서 깊은 신뢰와 첨단 기술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강점은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한다”며 “튀르키예는 무인항공시스템에서 세계적 리더이며, 한국은 전차, 포병, 해상 무기체계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차세대 방위 기술에서 협력을 확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전 협력도 양국의 주요 협력 분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은 튀르키예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한국의 세계적 수준의 원자력 기술과 운전 안전 능력이 튀르키예 원자력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의 협상대상국으로 한국·중국·캐나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참여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프로젝트의 성공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이 튀르키예 원전 사업에 참여하면, 사업을 ‘예정대로, 예산 내’ 진행시킬 최적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은 전문 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 등 광범위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며 “한국은 단순 원전 건설을 넘어서 전반적 원자력 생태계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건설·인프라도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봤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기업들은 풍부한 현장 경험, 뛰어난 시공 능력,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 전역에 걸친 넓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갖고 있다”며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 제3국 시장을 함께 개척하며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튀르키예와) 협력 범위를 원전·바이오헬스·디지털 전환·신재생에너지·인공지능(AI) 등 미래 지향적 산업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튀르키예는 한국에 있어 전략적 동반자이자 유라시아 지역의 중요한 허브”라며 “한국은 피로 맺어진 ‘형제국 튀르키예’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중시하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를 국빈방문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성민([email protected])

2025.11.23.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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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곧 계엄 1년…국힘, 국민께 잘못된 일이라고 사과해야"

박형준 부산시장은 23일 “곧 계엄 1년인데 상대가 아무리 입법 독재를 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계엄을 자제하지 못해 국민이 만들어준 정권을 3년 만에 헌납한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부산 동서대 센텀 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 시사 대담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국민의힘이 분명하게 국민에게 정말 잘못된 일이고 미안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런 이야기조차 무서워한다면 보수의 가치가 분명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보수는 이승만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성과와 얼룩을 함께 남겼고 보수가 희망이 있는 건 얼룩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 얼룩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혁신해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걸 두려워하고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상대가 밉고 정말 잘못한다고 해서 우리의 잘못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며 그런 태도와 기준으로 다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혁신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보수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원하는 정책 역량을 키우고 이재명 정권의 잘못에 대해선 단호하게 비판·투쟁하고 동시에 연대 전략을 펴는 등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1.23.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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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소비쿠폰 꼭 사용하세요"…잔액은 모두 소멸

이달 말까지 쓰지 않은 1·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잔액이 소멸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30일 1·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기한이 만료돼 기한 내 소비쿠폰 전액을 사용해달라고 23일 당부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국민들께서 소비쿠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주신 덕분에 지역 골목 경제에 활력이 살아났다"며 "아직 소비쿠폰을 모두 사용하지 않으신 국민께서는 기한 내에 빠짐없이 사용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신용·체크카드사, 지방정부와 함께 국민비서 서비스, 문자메시지, 앱·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비쿠폰 미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용 마감일을 안내해왔다. 이달 16일 자정 기준 그간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 지급액 9조688억원 중 8조8407억원(97.5%)이 사용됐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1.23.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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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또 강성 지지층 눈치보기…위헌 논란 내란재판부 재시동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내란전담재판부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의 두 번째 석방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더는 미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담 재판부야말로 조희대 사법부의 내란종식 방해를 막아낼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대표도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성재 전 법무장관 등 영장이 연이어 기각되고 있어 당원들 분노가 많다”며 “내란전담재판부를 구성해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가 다시 또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도 잘 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금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있어 당·정·대 간 조율하고 있고, 머지않은 기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 사건 재판을 전담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논의는 지난 8월 민주당 내에서 본격화됐다. 8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당내 워크숍 중 긴급 브리핑을 열어 “(워크숍에서) 내란 특별 재판부를 신속하게 하겠다고 결의했다”고 밝히면서다. 브리핑 하루 전날 특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등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게 계기였다. 이후 속도를 내던 논의는 9월 23일 법사위 소위에서 관련 법안을 추후 심사하기로 결정하며 잠잠해졌다. “법원행정처가 위헌이라는 반대를 계속하는 와중에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논란 등이 겹쳐 여론이 호의적이지가 않다”(법사위원)는 이유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던 여당이 두 달 만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재차 전면에 내세우는 건 강성 지지층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내년 1월 18일)이 다가오자 “지지층에서 1심 재판 끝나기 전에 윤석열 구속 기간 지나서 거리를 활보하는 것 아니냐는 문자가 쇄도한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내년 1월 중순 변론을 종결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민주당 법사위원은 23일 “한 번 구속 취조를 한 전례가 있는데 또 허튼짓할 거란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23일 “특검은 권력의 입김을 배제하기 위해 도입됐고, 특판은 권력의 입김을 재판 과정에 불어넣겠다는 의미”라며 “두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러한 주장을 내놓는 것은 명백한 무지의 소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이 명백하다면 왜 이토록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인지 오히려 의문”이라며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것이냐”고도 날을 세웠다. 김나한([email protected])

2025.11.23.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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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팩트시트 일주일만에…李 "예측 가능한 무역환경 조성해야"

‘트럼프 발(發)’ 다자주의 위기 속에 22~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유무역 강화 등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1세션 발언에서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내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의 성공을 위해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제 등에 불만을 표출하며 불참하면서 글로벌 다자주의 협력의 위기 가운데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할 정부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미·중·러 정상이 모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CNN은 “분열된 세계에서 G20과 같은 다자기구를 통한 합의 도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의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발언은 한·미 관세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마무리(지난 14일)한 지 일주일여 만에 나왔다. 관세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상호관세를 25%로 올리며 ‘예측 불가능한 무역 환경’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2세션 발언에서도 기후위기 공동 대응 등 다자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여정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주장을 “사기”라고 보는 트럼프는 이번 G20 의제로 기후위기가 오르는 것에 반대했었다. 23일 3세션에선 “모든 인류가 인공지능(AI)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광물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하는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2일엔 믹타(MIKTA) 회원국 정상·대표와 회동했다. 믹타는 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다. 회동 이후 회원국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증진, 민주주의, 국제법 준수에 대한 믹타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떠한 여건 하에서도 다자 외교 무대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무역 원활화, 무역 기회 창출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G20 정상선언문은 22일 채택됐다. 보통 둘째 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정상선언문이 채택되지만, 이번엔 의장국 남아공 주도로 이례적으로 첫날 바로 채택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1세션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압도적인 합의와 동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미국은 정상선언문에 동의하지 않았고, 한국은 채택에 동의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공동의 도전에 다함께 대처하기 위한 다자 협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WTO 규범에 부합하는 개방적이고 비차별적인 무역 정책”에 대한 의지도 담았다. 선언문 마지막엔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를 넣어 2028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3세션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G20은 미국에서 열린다. 윤성민.오현석([email protected])

2025.11.23.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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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국 당대표 “팬덤 의존 않겠다”…연설서 검찰 개혁 빠지고 “주거권 확대”

조국혁신당은 23일 다시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8·15 특사로 정치 활동을 재개한 지 3개월 만이다. 혁신당은 이날 충북 청주 오스코에선 전당대회를 열고 단독 입후보한 조 대표에 대한 찬반을 묻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47.3%를 기록했고, ‘찬성’이 98.6%였다. 최고위원에는 신장식·정춘생 의원이 선출됐고, 조 대표는 사무총장에 이해민 의원, 정책위의장엔 김준형 의원을 임명했다. 조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하지 않겠다”며 “당원의 열정은 엔진이 되고, 국민의 목소리는 방향이다. 두 목소리가 따로 가지 않고, 함께 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란을 격퇴한 응원봉 혁명을 다원 민주주의로 구현하는 미래 정당이 되겠다”며 “국민 중심 큰 정치를 선언한다. 당원주권과 국민주권이 조화롭게 실현되는 정당으로 진화하겠다”고 했다. 조 대표 발등에 떨어진 불은 내년 6·3 지방선거다. 혁신당은 이르면 금주 중 지방선거기획단을 발족할 방침이다. 이날 연설에서 조 대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시대적 과제를 위해서는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끝까지 도전하겠다. 그래서 지방정치의 혁신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전망은 밝지 않다. 조 대표가 정치활동을 재개한 지 3개월지 지났지만 당 지지율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당은 지난해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24.45%를 얻었지만, 지난 18~20일 한국갤럽이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율은 3%였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개혁 쇄빙선 역할을 해왔는데 당의 존재 이유였던 윤석열 탄핵과 검찰 해체가 이미 현실화됐다”며 “정청래 민주당이 강성 일변도로 나서면서 내란전담재판부 등 사법개혁 이슈에서도 민주당과 차별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혁신당 의원은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진보 정당의 성평등 이슈에서 주도권을 잃은 것도 큰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조 대표는 검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이란 단어는 “부동산 공화국의 근본적 처방을 위해 감사원, 헌법재판소, 대법원, 대검찰청을 지방 이전해야 한다”고 말할 때 한 번 등장한 게 전부였다. 대신 조 대표는 “국민의 삶에서 민생으로 응답해 국민의 하루를 책임지는 민생 개혁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꺼낸 것이 주거권 보장이었다. 그는 “청년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토지공개념을 입법화하고, 행정수도 이전을 실천하자. 보유세를 정상화하고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토지주택은행 설립, 국민 리츠, 전세 사기 특별법 통과 등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조 대표는 “공동선언문을 서랍 속에 방치한다면, 대국민 약속 파기이자, 개혁정당들에 대한 신뢰 파기”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직전인 5월 9일 이재명 후보 지지를 전제로 양당이 합의한 대선 결선투표제, 국회의원 비례성 강화,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 등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개헌 얘기도 꺼냈다. 조 대표는 “혁신당은 제7공화국을 여는 쇄빙선이 되겠다”며 “여야 이견이 없는 의제부터 최소 개헌을 하자”고 주장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소수 정당은 스타 정치인 중심 성향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조 대표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 혁신당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조 대표가 광역단체장에 출마한다면 지방선거에서의 혁신당 포지션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혁신당 의원은 “이제부터가 조 대표의 마지막 정치적 시험대”라며 “조 대표 스스로와 혁신당을 위해 민주당과는 다른 구체적 독자 노선을 설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찬규([email protected])

2025.11.23.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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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4개국 정상회동…'소년공' 브라질 룰라 20년 만에 韓 초청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프랑스·독일·인도·브라질 등 4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회동을 이어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양국이 그간 한·독 양국이 구축해 온 강력한 파트너십을 에너지, 핵심 광물 협력 등 공통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이 방산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움직임 속에서 방산 강국 독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방산 기업들도 독일과의 협력을 심화하는 데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메르츠 총리가 먼저 “한반도와 주변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대한민국의 대(對) 중국 인식에 대해 궁금하다”며 “왜냐하면 저희는 대(對) 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기 때문”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보수 성향인 기독민주당(CDU) 소속 메르츠 총리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독일 기업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과 기술 보안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또 국제질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러시아·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의 축’의 갈등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해 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즉답하는 대신 ‘통일’로 화제를 돌렸다. 이 대통령은 “독일이 먼저 간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의 경험으로 배울 게 많이 있다”며 “어떻게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독일을 이뤄냈는지, 숨겨 놓은 노하우가 있으면 꼭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고 답했다. 앞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선 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내년 한국으로 국빈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인 특별한 해인 만큼 꼭 방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계획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방산 분야, AI·우주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 강화를 제안했고, 마크롱 대통령 역시 국방·우주·원전·핵심광물·AI·퀀텀(양자)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각각 별도로 회동했다. 모디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동에서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요청하며, 조선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한국·인도를 포함한 소(小)다자 협력을 추진해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룰라 대통령은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룰라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5월 마지막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두 정상은 이어 양국의 소득분배와 경제발전 정책 등 사회경제적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얘기했다. 소년공 출신이란 공통점을 가진 두 정상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당한 일화를 주고받으며 깊은 공감대를 보였다. 오현석.윤성민([email protected])

2025.11.23.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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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보수 텃밭…'민심투어' 장동혁, PK부터 찾은 까닭

국민의힘이 부산·울산·경남(PK)에서 이른바 ‘장외 민심투어’의 출발을 끊었다. 다음 달 2일까지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순회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상치 않은 정당 지지율 흐름에 대응해 지역 행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대표는 22일 민심투어 첫날 일정으로 부산 구포시장과 울산 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시장 주차장 증축 문제 해결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K-스틸법’ 등의 국회 통과를 약속하면서 “(대여 투쟁만이 아니라) 민생 행보까지 겸하는 게 지지율 상승에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23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여당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해 나라까지 팔아먹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전엔 취재진과 만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된 토론을 빠르게 진행하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압박했다. 장 대표가 첫 방문지로 PK를 선택한 배경에는 최근 심상치 않은 지역 여론 흐름이 한몫했다. 국민의힘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PK에서 모두 승리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6월 대선에서도 부산(이재명 후보 40.14%, 김문수 후보 51.39%), 울산(이재명 42.54%, 김문수 47.57%), 경남(이재명 39.40, 김문수 51.99%)에서 모두 앞섰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고전 중이다. 한국갤럽의 18~20일 전화면접 조사에서 국민의힘 PK 지지율은 29%로 민주당(31%)보다 2%포인트 낮았다. 리얼미터의 10~14일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PK 지지율은 37.9%로, 민주당(43.7%)에 5.8%포인트 밀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은 부산시장 선거 판세가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다음 달 2일까지 경북·충남·대구·대전·충북·강원·인천·경기를 차례로 방문한다.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판세가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부 평가가 나오는 곳들이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와 의원들이 직접 격전지를 훑고 민심을 청취하면 점차 부정적이던 여론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email protected])

2025.11.23.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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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되살아난 연평도 영웅, 아빠는 품에 안고 어루만졌다 [연평도 포격전 15주년]

“2010년 10월 15일 휴가 때가 마지막인데, 그 때 우리 아들 숨소리, 목소리, 체온까지 제 몸에 저장이 돼 있거든요….” 먼저 간 아들이 영상 속에서 씩 웃자 아버지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15년의 세월을 건너 마주한 미소에 새삼 가슴이 아렸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의 전사자인 고(故) 문광욱 일병(당시 만 18세)의 아버지 문영조(62)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꼭 내 옆에 있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문 일병과 고(故) 서정우 하사(당시 21세)의 생전 모습을 공개했다.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영상을 본 유가족들은 하염 없이 눈물을 흘렸다. 영상에는 문 일병이 전우들을 향해 활짝 웃는 모습, 남매들과 웃으며 가족 사진을 찍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의 마지막 장면은 아버지 문씨가 잠이 든 듯 눈을 감은 문 일병을 끌어 안고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었다. 원본 사진에 있는 문 일병은 여느 평범한 10대 아들처럼 무심하게 다른 곳을 보고 있었지만, 복원 영상에선 아버지 품에서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 아버지 문씨는 “포격전이 있기 한 달 전 휴가를 나왔을 때인데, 이게 마지막이 됐다”면서 “우리 아들 숨소리까지 아직도 기억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들은 이제 못 올 데를 가버렸다”면서 “다른 해병대 장병들도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사를 통해 북한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안보 의식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국민들과 군인들한테 알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포격전의 또 다른 전사자인 서정우 하사는 AI 복원 영상 속에서 지난해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 날’이 없었다면, 당연히 함께 했을 자리였다.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씨는 이날 행사에서 “15년이 지났지만 어미의 심정은 항상 그대로"라며 "길에서 해병대 전투복을 보면 항상 아들이 휴가 나온 것처럼 마음이 아리다”며 울먹였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 기습적인 포격 도발에 해병대 연평부대가 반격한 전투를 말한다. 북한의 해안포 170여발에 군인 2명·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었고 10여 명이 부상 당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 영토를 직접 겨냥한 북한의 포 도발은 처음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K9 자주포 80여 발로 북측에 대응 사격을 실시, 아군보다 더 큰 사상자를 내고 적진을 무력화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의 대응을 강조하기 위해 2021년 공식 명칭을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연평도 포격전’으로 바꿨다. 이날 행사에는 전사자들의 유가족과 친지, 참전 장병,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일석 해병대사령관과 전·현직 군 관계자 등 280여명이 참석했다. 안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역사가 말해주듯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강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적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완벽한 군사 대비 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선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참석했다. 여당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안 장관이 장관 자격으로 참석한 것임을 고려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유정([email protected])

2025.11.23. 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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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北, 영변 핵시설 현대화 정황…열교환기 6개 설치”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현대화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1월 지시에 따라 핵 시설 확장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8노스는 이날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최근 촬영한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북한 당국이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이는 건물에 추가 확장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촬영한 영상에선 올해 5월 새로 들어선 파란색 지붕 건물에 열 교환기로 보이는 장비 6개가 설치된 정황이 포착됐다. 열 교환기는 원심분리기를 냉각하고 건물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다. 지난달 22일 영상에는 파란 지붕 건물의 동쪽에 소형 보조 건물의 외관이 완성되고 차량 창고가 추가로 세워진 모습이 새로 담겼다. 해당 건물 주변에는 콘크리트 포장이 진행되고 경사면에 계단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38노스 측의 분석이다. 38노스는 이어 "(영변) 폐기물 부지에서도 '반매립형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영상에는 다른 폐기물 부지처럼 콘크리트 건물 꼭대기에 해치(출입구) 9개가 있었는데 지난달에는 해당 건물의 측면이 흙으로 덮여 윗부분만 노출돼 있었다. 이를 두고 38노스는 김정은이 올해 초 핵무기 관련 기관을 방문해 핵 물질 생산 증대를 지시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방문해 "국가의 주권과 이익, 발전권을 담보할 수 있는 핵 방패의 부단한 강화는 필수불가결하다"며 "(핵)물리력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주문했다. 38노스는 이어 2023년 완공한 실험용 경수로(ELWR)의 외관은 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13일 영상에서 냉각수 방류가 관찰됐는데 이런 패턴은 "(해당) 원자로가 운영 전 시험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는 게 38노스의 분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위성 사진과 관련 정보 분석을 토대로 “영변에서 지난해 12월 새로운 시설 공사가 시작됐고 지난 5월 외부 공사가 종료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IAEA는 해당 시설이 평양 인근 강선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유사하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이 영변의 신규 시설을 활용해 우라늄 농축 활동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2025.11.23. 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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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찬성 98%' 조국, 혁신당 대표 컴백…사면복권 3개월 만

조국혁신당이 23일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신임 당 대표로 공식 선출했다. 조 신임 대표는 이날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2025 전국당원대회’에서 진행된 찬반 투표에서 98.6%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조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며 “어느 정당 이름도 아닌 조국혁신당 이름을 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 대표는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권 중 주거권이 먼저 실현돼야 한다”며 당선 일성으로 토지공개념 도입과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시장 개혁과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 “토지공개념 도입하고 보유세 올려야” 조 대표는 현재의 부동산 문제를 “다주택자의 이기심, 투기꾼의 탐욕, 정당과 국회의원의 선거 득표 전략, 민간 기업의 이해득실이 얽힌 복마전”이라며 “전세와 월세에 짓눌린 청년과 국민은 끝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주거권을 외면하는 정치는 퇴장해야 한다”며 “토지공개념을 입법화하고, 행정수도 이전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토지 공개념은 ‘부동산 공화국’, ‘강남 불패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라며 “감사원, 헌법재판소, 대법원, 대검찰청 등의 지방 이전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제 개편 방향과 관련해서는 “불평등 해소와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 보유세를 반드시 정상화하고,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며 “이것이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는 가장 빠른 공급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지주택은행 설립과 국민리츠 도입을 통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품질 100%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밝히며, 전세 사기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전세 사기에 대해 국가는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 대표는 개헌과 관련 “국회가 더는 개헌을 미룰 핑계는 없다. 국민은 내란 청산 이후의 세상을 묻고 있다”며 “지금이 개헌의 적기다. 지금부터 개헌의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개헌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권 연대 구상도 제시했다. “개헌 대의명분에 동의하는 정당들과 즉각적인 국회 개헌연대를 구성하고, 이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국민 개헌연대로 확장하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의제부터 ‘최소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지방분권 개헌 투표를 내년 6월 실시하자”고 했다. 조 대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대선 전 개혁 5당이 원탁회의 선언을 통해 약속한 정치 개혁을 언제까지 미룰 것이냐”며 ▶결선투표제 도입 ▶의원 선거시 비례성 확대 강화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 등 정치개혁 과제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사면 100일 만에 지휘봉 잡은 조국 앞서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이재명 정부 첫 광복절에 특별 사면·복권된 바 있다. 이후 당내 성 비위 사건이 불거지자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혼란 수습에 나섰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단독으로 대표직에 출마했다. 이번 투표에서 압도적 찬성률로 당선되며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지 꼭 100일 만에 당 대표로 돌아왔다.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2명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신장식 의원과 정춘생 의원이 각각 당선됐다. 새 지도부는 조국 대표를 중심으로 서왕진 원내대표, 신장식·정춘생 최고위원, 그리고 지명직 최고위원 1명까지 총 5명으로 꾸려진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1.23. 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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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카이치 뭇매는 본보기…'대만 폭탄' 강 건너 불 아니다

중국이 대만 해협 유사시 관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일본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사실상 한국 등 주변국에도 '대만은 레드라인'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국내적 지지를 등에 업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미국도 일본을 지지하는 등 전선은 더 뚜렷해지는 구도다. 정부는 일단 불필요한 긴장을 피하며 관망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 이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중국은 일찍이 미국에 밀착하는 일본을 압박할 명분을 찾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뚜렷한 계기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의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발언도 중국 당국이 사전에 고강도 대응 기조를 정한 데 따른 전략적 반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이튿날 대만 대표였던 린신이(林信義)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을 만나고 이를 SNS로 공개하는 등 대중 견제 기조를 명확히 했다. 중국은 수산물 수입 재중단, 여행과 유학 자제령, 일본 영화 상영 중단 등 '한일령(限日令)'을 연달아 꺼내 들었고, 정부와 관영 매체를 동원해 연일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중국이 이전에도 일본에 큰 타격을 줬던 희토류 수입 제한 등까지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중국에 즉각 맞대응할 가시적인 반격 조치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용 소신 발언으로 했던 말이 이렇게까지 사태를 키울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며 "반면 중국은 이미 짜놓은 각본대로 강경 공세를 전개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과거에는 한·미·일 협력에서 '약한 고리'로 꼽혀온 한국을 먼저 압박했다면 이번에는 '허리'인 일본을 우선 타깃으로 삼는 식으로 순서를 바꿨다"라고 분석했다. 타깃은 일본이지만, 역내 미국의 동맹국들이 보도록 본때를 보이는 것일 수 있다. 다카이치 내각의 지지율은 일본 언론 여론조사에서 80%를 넘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다카이치 리스크'가 외교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카이치 총리가 애초에 외교적 파장까지 면밀하게 따져 한 발언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여론이 호응하는 가운데 이를 철회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1일에도 "어떤 사태가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실태에 따라 정부가 종합 판단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중·일 갈등에 대해 "타국의 외교관계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자 한다"는 입장만 반복하지만, 이는 한국에도 단순한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만 문제는 미국 주도로 한·미 및 한·미·일 협의체에서 반복적으로 공동 입장을 내온 핵심 의제다. 지난 9월 뉴욕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도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 대한 의미 있는 참여에 지지를 표명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최근 미국은 "일본이 관리하는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토미 피고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중국의 수산물 수입 중단은) 전형적인 경제 위압"(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 대사) 등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대만 문제에 대신 '참전'한 격인 일본을 본격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인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외교 무게추는 미국 쪽으로 상대적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및 결과물인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양안 문제와 관련,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뿐 아니라 "한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군 전투함을 국내에서 건조할 길도 텄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핵잠 문제 관련)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라", "신중히 처리하라"는 등 예상 밖 '저강도'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중국이 대일전에 집중하며 전선을 넓히지 않으려는 기조로 읽히는데, 상황은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다. 당장 핵잠(원잠) 개발이나 미군 전투함 건조 등에 속도를 내면 중국은 급격히 태세를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중·일 갈등이 본격화된 뒤인 지난 13일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직접 얽힌 현안이 없었음에도 한·미를 향해 대만 문제에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사전 경고를 했다. 정부는 일단 중심을 유지하며 이슈가 진영화하는 국면에서 거리를 두겠다는 기류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은 어느 쪽 편을 들어도 나중에 치러야 할 비용이 큰 만큼 한·미와 한·미·일 공조의 기존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중재자형 메시지가 가장 안전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2025.11.2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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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에도…전현희 "내란재판부 반드시 도입"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3일 “내란 전담재판부야말로‘조희대 사법부’의 내란종식 방해를 막아낼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라며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를 강하게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검이 있으면 특판(特判)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내란 전담재판부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2·3 내란 발발이 1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윤어게인’ 극우세력이 여전히 준동하고 있다”며 “국민의힘과 조희대 사법부는 내란 종식을 방해하고 심지어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주요 피의자 구속영장 기각 사례 등을 언급하며 “조희대 사법부 스스로 내란 세력과 한통속이라고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 세력에게 반격의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의 두 번째 석방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전담재판부 도입을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당내 논의 상황에 대해 “(여당) 법사위에서는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1심에 도입할 경우 재판 도중 재판부 교체에 따른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2심부터 도입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부도 필요성은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당정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께서 순방에서 귀국하면 당정대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사법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 최고위원은 사법행정 개혁 구상도 제시했다. 그는 “대법원장의 권력 장악 도구로 전락한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사법행정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낳는 전관예우를 근절하고,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반복해온 윤리감사관 제도를 개혁하겠다”며 “비리법관 징계를 실질화하고, 판사회의의 민주적 정당성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1.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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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참을 수 없는 공직의 가벼움…김용범, 거취 밝혀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향해 “즉각 사과하고 거취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참을 수 없는 공직의 가벼움, 무너지는 국정의 경고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공직기강이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 인사는 공정·중립과 거리가 멀고, ‘변호사비 대납용 인사’라는 조롱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선 공무원들은 ‘휴대폰 검열’의 대상이 되어 위축되고 있는 반면, 정권에 충성하는 고위 공직자들은 능력이나 도덕성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정부패를 단죄해야 할 검찰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부동산 개발비리 세력의 범죄수익을 사실상 보호하며 그 대가로 자리를 챙기고 있고, 특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권의 충견이 되어 야당 탄압의 도구로 전락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을 거론했다. 송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드러난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의 행동은 이 정권이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며 “국민을 대신해 질의하는 국회의원을 향해 삿대질하고 고함을 친 것은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기관을 모독한 중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미 관세협상 과정에서의 잦은 말바꾸기와 불투명한 설명은 국가경제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고, 위법 논란까지 일으킨 10·15 부동산 대책은 국민의 삶을 정면으로 짓밟았다”며 “이런 사람이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한 어떤 정책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김용범 실장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 있는 거취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버팀목 등 청년 전세대출 정책 예산 감액 문제를 지적하면서 “김 실장 딸이 전세에 살고 있는데,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냐”고 말하자, 김 실장이 “제 가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며 고성을 지른 바 있다. 당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수차례 김 실장의 팔을 잡아가며 진정시켰지만 김 실장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여기가 정책실장 화내는 곳이냐”며 화를 내며 제지하고 나서야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물러섰다. 조문규([email protected])

2025.11.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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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용산 청사 컴백 국방부, 이사비만 238억 든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 복귀가 확실시되면서 용산 대통령실 건물의 주인이던 국방부가 옛 청사가 복귀를 위해 약 238억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에 따라 국방부· 합참 청사 재배치가 필요하다며 내년도 국방부 예산에서 총 238억6000만원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냈다. 구체적으로 네트워크와 PC, 회의실 영상장비 등 네트워크 구축 비용 133억원, 시설보수비 65억6천만원, 화물이사비 40억원 등이다. 이 예산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내년도 국방부 예산 심사에 반영돼 그대로 의결됐고,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기존 10층짜리 본관(현 대통령실 건물)을 비우고, 옆건물인 합참 청사로 전원 이동했다. 이후 약 3년간 국방부와 합참이 한 건물에 지내고 있으며, 일부 부서는 외부로 분산 배치돼 있다. 국방부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라 불가피하게 분산 배치됐던 국방부와 합참, 국직부대(기관)들의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영내 통합 재배치가 필요하다"라며 "분산 배치된 국방부·합참은 단독청사로 복귀, 기타 기관은 가용 공간을 활용해 영내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하고 나면 옛 용산 청사로 다시 복귀하고, 현재의 건물은 예전처럼 합참 단독청사로 사용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홍주희([email protected])

2025.11.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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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찢어 먹어야 맛있어"…남아공 간 김혜경 여사 '한식 외교'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리사들에게 한국의 장(醬)류 문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순방에 동행중인 김 여사는 이날 주남아공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햇살 아래 익어가는 한식의 맛과 지혜' 행사에 참석했다. 배향순 요리 강사와 현지 요리사 10명, 한국 문화를 배우는 학생 16명이 참가했다. 김 여사는 "장 담그기는 2024년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됐고 김치도 등재됐다"고 소개한 뒤 된장찌개 끓이는 방법을 시연하고, 완성된 찌개를 시식했다. 이어 "된장과 간장·고추장은 단순한 양념이 아닌 한식의 핵심으로 오랜 시간의 정성과 기다림 끝에 완성된다"며 "한국의 전통 장맛이 오랜 세월을 거쳐 깊어지듯 우리 두 나라의 우정도 깊고 풍성한 열매의 결실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 여사는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한국이 오늘 김치의 날"이라며 요리사들에게 직접 김치를 잘라 시식을 권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김치를 맛있게 먹으려면 이렇게 찢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한국이 김치를 많이 먹어서 코로나에 강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자 일부 셰프들이 김치를 더 달라고 말해 현장에선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행사 이후 김 여사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문화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부채춤, 케이팝 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홍주희([email protected])

2025.11.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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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리 "한국의 중국 인식 궁금"…李대통령, 답 않고 화두 돌렸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메르츠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렇게 물었다. “대한민국의 대(對) 중국 인식에 대해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대(對) 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국 간에 여러 가지 분야에서의 경제 협력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지난 5월 메르츠 총리는 독일 기업들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과 기술 보안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또 국제질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러시아·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의 축’의 갈등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배경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질문한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독일이 먼저 간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의 경험으로 배울 게 많이 있다”며 “어떻게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독일을 이뤄냈는지, 우리 대한민국은 거기서 경험으로 배워서 대한민국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숨겨놓은 노하우 있으면 꼭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르츠 총리 역시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고 답했다. 메르츠 총리는 “한반도와 주변의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에 약 85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유럽 진출의 거점국이자 유럽 내 최대 교역국으로서 꾸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유럽 국가들이 방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방산 강국’ 독일과 한국 기업들의 협력 심화에 메르츠 총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 정상회담 직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을 내년 한국으로 국빈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올해 9월에 방한하려다 못했는데,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인 특별한 해인 만큼 꼭 방한해주길 바란다. 국민과 함께 국빈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내년 방한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이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대면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그때 마크롱 대통령이 제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 모습을 담은 영상이 대한민국에서 매우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관계인데, 오늘 회담을 계기로 정말 각별한 관계로 더 발전하면 좋겠다”며 “양국의 관계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더 격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북한의) 남침으로 위기를 겪을 때 파병을 통해 지원해 준 점에 대해 다시 감사드린다”며 “프랑스 대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G7에서 잠깐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회담하게 돼 기쁘다”며 “양국은 안보·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발전·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문제 등 핵심적 사안에 대해 명백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해주는 점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윤성민([email protected])

2025.11.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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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종묘까지 툭하면 "공개토론 붙자"…결론은 토론 없는 설전, 왜

▶김민석 국무총리=“종묘 인근 개발은 국민적인 토론을 거쳐야 하는 문제다.”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와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저하고 (토론)하자고 해라. 총리는 바쁘니까.” 최근 정치권에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반대 진영의 정치인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건부터 서울 종묘 인근 재개발까지 논란이 있는 곳엔 반드시 토론 제안이 뒤따를 정도다. 이 같은 토론 제안이 대개 “깐족거리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방구석 여포냐” 등 상대방을 향한 비난으로 마무리되는 것도 일상화됐다. 다시 말해 “토론하자”는 말은 쏟아지지만 정작 진짜 토론이 성사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가장 열성적으로 토론을 요청하는 사람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벌어진 지난 12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현직 법무부 장관을 호명하며 “언제든, 김어준 방송 포함 어느 방송이든, 한 명 아니라 여럿이라도 저는 좋다”고 토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토론을 제안받은 상대는 호응하지 않거나 한 전 위원장을 비꼬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조 전 위원장은 “칭얼거림에 응할 생각 없다. 토론하자는 글을 쓰기 전에 수사받을 준비부터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역시 토론을 제안받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닥치는 대로 (토론 제안을) 난사하는 데다 특유의 ‘깐ㅈ’(깐족) 태도가 여전하다”고 했다. 이에 한 전 대표가 “거대 여당 법무부 장관들이 방구석 여포처럼 이게 뭐냐. 모두 토론이 무서워서 도망간 장면”이라고 받아치며 수차례 설전이 이어졌다. 토론을 제안받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합세해 “나랑 하자”고 외치는 경우도 빈번했다. 오세훈 시장이 종묘 재개발을 두고 김민석 총리에게 토론을 제안하자 박주민 의원은 자신과 토론하자며 “주거 공급도 좀 토론하고, 서울시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토론하자”고 했다. 박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가능하다면 (박범계 의원과) 함께 (대장동 항소 포기) 토론을 좀 하고 싶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장동혁 대표 선거법 (재판)에서도 항소 포기했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했다. 조상호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한동훈씨 자신 있으면 토론하자”, “한동훈씨! 티조(TV조선), 채널A 다 좋다. 자신 있음 토론하자”는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연이어 올렸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토론 제안이 “소모적 설전”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각자가 몸값을 올리기 위해 토론을 제안하고 있는데, 실제로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며 “어차피 성사 안 될 게 뻔하니 이슈 몰이를 목적으로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색적 표현을 쓰며 ‘토론 하자’, ‘하지 말자’만 반복하니 정치의 품격도 떨어진다”고 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국회에선 원래 일상적으로 대화와 토론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게 안 되고 있다”며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주제로, 일방적 얘기를 하기 위해 토론을 제안하니 변죽만 울리는 게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토론을 하면 유튜브 쇼츠 등으로 홍보할 수 있으니 그 목적으로 토론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변화한 미디어 환경의 여파”라고 분석했다. 조수빈([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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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항모도 내 어뢰 맞았다"…이제야 말하는 장보고함 전설 [이철재의 밀담]

" 뿌우~~. " 지난 19일, 그러니까 2025년 11월 19일. 나는 2시간의 항해를 마치고 모항(경남 진해 잠수함사령부)으로 돌아왔다. 잠수함 승조원이 부두에 홋줄을 걸자 경남 진해 잠수함사령부가 시끄러워졌다. 정박 중인 동료(다른 잠수함)들이 낸 기적(汽笛) 소리였다. 이날은 나의 마지막 항해였다. 동료들이 이를 축하하고자 기적을 울렸다, 내 이름은 ‘장보고’. 나는 전설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잠수함인 내 군번(함번)은 SS-061. 장보고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 무역을 개척한 영웅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바다를 장악한 장보고의 이름을 빌려 잠수함의 작전 능력을 상징하고, 국가 안보와 해양력 강화의 의지를 표현하려고 작명했다. 대한민국 해군의 잠수함 사업은 내 이름을 땄다. 그래서 나는 ‘장보고 가문’의 시조이기도 하다. 나를 시작으로 모두 22척의 해군 잠수함이 지어졌다. 가장 막내인 장영실함은 지난달 22일 진수됐다. (※다음 내용은 안병구 예비역 해군 준장과의 인터뷰, 정성 예비역 해군 대령의 『한국해군의 잠수함, 호위함, 초계함 탄생비화』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 88 올림픽 때문에 4년 늦어진 사업 나는 1988년 8월 3일 서독(지금의 독일) 킬의 HDW(지금의 tkMS) 조선소에서 잉태(건조착수)됐다. 잠수함 곳곳에 ‘Made in West Germany(서독에서 제조)’라는 마크가 붙어있다. 내가 잉태되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다. 1970년대 북한은 옛 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잇따라 직도입하거나 면허생산했다. 대한민국 해군에게 비상이 걸렸다. 북한 잠수함을 상대하려면 대한민국 해군도 잠수함이 필요했다. 처음엔 미국의 마지막 재래식 잠수함인 탱급(1500t) 잠수함을 사 오려고 했다. 그런데 탱급 잠수함은 1951년 지은 구식이라 MRO(정비·수리·창정비) 비용이 엄청났다. 해군이 포기한 이유였다. 대신 대한민국 해군은 미국 해군으로부터 대잠수함 연합 작전을 벌이면서 대잠수함전 능력을 키워야만 했다. 대한민국 해군은 1980년대부터 코스모스급 잠수정(70t)과 돌고래급 잠수정(150t)을 보유했다. 그런데 이들 잠수정은 유사시 북한에 특수부대를 보내는 용도였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을 사냥하기엔 벅찼다. 대한민국 해군은 잠수함을 무척 갖고 싶어했다. 그러나 나처럼 괜찮은 잠수함은 비싼 몸이라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력으론 엄두를 못 냈다. 1970년대 후반 대우중공업(지금의 한화오션)이 잠수함 사업을 논의하려고 독일 HDW를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를 받았다. 대한민국과 같이 ‘못 사는 나라’에서 잠수함 건조가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북한의 잠수함 증강을 지켜볼 수만 없었던 대한민국은 1983년 잠수함 사업을 시작했다. 서독이 209급(1200t)을, 프랑스가 아고스타급(1700t)을, 이탈리아가 사우로급(1600t)을 각각 제안했다. 3파전이 치열했다. 당시 몇 안 되는 서울의 특급호텔엔 세 나라 조선소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당시 프랑스의 아고스타급이 유리했다고 한다. 그러나 잠수함 사업은 6개월 만에 전면중지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열기로 한 대한민국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준비하려고 국방비를 크게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1987년 1월에서야 잠수함 사업이 다시 시작했다. 잠수함 사업 특수사업단이 꾸려졌다. 특수사업단의 사무실은 국방부와 해군본부가 아니라 서울역 앞 대우빌딩(지금의 서울스퀘어) 17층에 자리 잡았다. 사복을 입었고, 호칭도 이사(준장)·부장(대령)·차장(중령)·과장(소령)으로 불렀다. 보안 때문이었다. 잠수함 사업은 이미 서독의 209급으로 기울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들러리였다. 가격을 낮추고,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하려고 세 나라의 경쟁을 붙여야 했다, 그래서 보안이 강조됐다. 1987년 12월 1일 특수사업단은 잠수함 사업을 대통령에게 보고해 재가를 받았다. 그리고 서독 HDW와 계약을 맺었다. 서독 209급 3척을 들여오되 1척은 서독에서 만들고 나머지 2척은 서독으로부터 설계도와 부품을 들여와 한국에서 짓는 방식이었다. ━ 태명 ‘초승달’에 숨겨진 웅대한 꿈 209급은 대한민국을 포함해 13개국에 56척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HDW는 잠수함 설계 기술은 가르쳐줄 순 없지만, 잠수함 건조 기술은 현장직무실습(OJT)으로 알려주겠다고 13개국과 계약했다. 이 중 대한민국만이 유일하게 독자 잠수함 건조 기술을 확보했고, 독자 잠수함 설계기술까지 갖췄다. 비결은 내 태명은 ‘초승달’에 있다. 지금은 기울어진 초승달이지만, 언젠가 꽉 찬 보름달이 되겠다는 대한민국의 염원이 담긴 태명이었다. 사정은 이렇다. 1988년 4월 25일 대한민국 해군 특수사업단 13명이 서독 킬로 떠났다. 잠수함 1, 2, 3번 함 승조원과 정비요원 86명과 건조 현장에서 OJT로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울 대우조선 기술자 180여명이 뒤를 이었다. 대우중조선의 180여명은 선체·배관·전기·용접의 베테랑들이었다. 킬은 당시 209급을 계약한 6개국(한국 포함) 관계자로 북적였다. 해군 인수팀은 다른 나라 해군 인수팀과 국제 축구대회를 열기도 했다. HDW가 약속한 OJT는 건조 현장을 지켜보는 수준이었다. 자료를 나눠주거나 따로 교육하지도 않았다. 잠수함은 수상함보다 더 복잡하고 정밀했다. 지켜보기만 해선 도저히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울 수 없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해군과 대우조선은 머리를 썼다. 모든 기술자는 수첩과 볼펜을 받았다. 매일 건조 현장에서 보고 들은 걸 수첩에 꼼꼼하게 적었다. 퇴근 후 대우조선 기술자들은 수첩 내용을 취합해 일일보고서를 만들었다. 대우조선 본사에선 일일보고서를 읽은 뒤 궁금하거나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라고 연락했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며 대우중공업 기술자들은 피곤한데도 열의를 다해 일일보고서를 만들었다. 조선소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도, 언제부터인가 일일보고서에 건조 현장의 사진이 첨부됐다. 대우조선 기술자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친해진 HDW 기술자들이 눈감아준 것이었다. 일일보고서는 산더미처럼 쌓였고, 이는 나중에 대한민국 잠수함 발전의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 이걸론 부족했다. 나를 운용하려면 잠수함 전용 교육·훈련·작전·전술이 필요했다. 잠수함에 대한 모든 게 대한민국 해군에게 새로운 영역이었다. 배워야할 께 천지였다. 그러나 이들 자료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공동 자산이라 외국에게 내줄 없다는 게 서독 해군의 입장이었다. 대신 서독 해군은 대한민국 해군의 질문엔 성실히 답했다. 그리곤 대한민국 해군이 필기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해군은 서독 해군에게 들은 답변을 외운 뒤 사무실로 돌아가 타자기로 자료를 만들었다. 킬에서는 잠이 없는 대한민국 해군을 ‘해군 사무실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해군’으로 불렀다. 이들 자료의 제목은 ‘초승달’이었다. 내 태명이다. 자료는 외교행낭을 통해 해군 작전사령부로 보내졌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군 교리·교재가 나왔다. ━ 네덜란드 배에 실려 체면을 구긴 귀국 내 생일은 1991년 9월 12일이다. 이날 내가 킬에서 진수됐다. 내 아버지(안병구 함장·장보고함 인수팀장이자 초대 함장)는 나와 당시 킬에서 건조 중인 서독 해군 잠수함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서독 해군 잠수함의 이산화탄소 제거기가 내 것과 달랐다. 내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쓰던 구식 가성칼륨 방식이었다. 서독 해군은 신형 소다라임 방식이었다. 잠수함은 좁은 공간에서 수십 명이 몰려 있는 수중 전투함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승조원이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는다. 그래서 함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이산화탄소 제거기가 필수다. 기준은 100시간 잠항해도 선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1%를 넘지 않는 것이다. HDW 측은 가성칼륨 방식과 소다라임 방식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아버지는 물러서지 않았다. 내가 대한민국 잠수함의 시작인 만큼 어떠한 결함도 있어선 안 된다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는 건조 후 지상에서 막판 작업 중인 내 몸(선체)에 승조원과 HDW 관계자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해치(승강구)를 잠근 뒤 100시간을 그 안에서 지냈다. 그랬더니 이산화탄소 농도는 1%를 넘었다. 이 같은 시험을 두 번이나 했다. HDW는 손을 들고 이산화탄소 제거기를 서독 해군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대한민국 해군은 1992년 10월 14일 나를 인수했다. 그해 8월 1일 아버지를 중심으로 나를 운용할 부대가 이미 창설됐다. 1993년 4월 16일 나는 네덜란드 화물선에 실려 킬을 떠나 5월 20일 대한민국 진해에 도착했다. 체면을 구기게 자력항해를 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항해기간을 줄이려면 수에즈 운하를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항로 곳곳엔 걸프 전쟁 당시 이라크가 기뢰를 깔아놨고, 당시 소해(기뢰 제거) 작업이 한창 중이었다. 대한민국으로선 내가 금쪽같은데 귀국 도중 조그만 흠이라도 나길 원치 않았다. 나는 1993년 6월 1일 취역했고, 1994년 5월 31일 전력화를 마쳤다. 취역은 해군이 인수한 함정을 함대세력표에 올리고 취역기를 다는 과정이다. 사람으로 치면 호적에 올리는 게 취역이다. 취역한 함정은 실제 작전 임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이게 전력화다. 전력화하는 데 보통 1년 걸린다. 1994년 6월 1일 나는 대한민국 해양주권을 지키는 임무에 투입됐다. 그리고 30년간 나는 쉼 없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했다. ━ 조용한 암살자 ‘퍼펙트 장보고’ "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 서산대사(휴정)의 선시(禪詩)다. 뜻은 이렇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백범(白凡) 김구 선생이 자주 읊은 글귀란다. 나는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를 썼다. 나도 서산대사의 선시를 가슴에 새겼다. ‘장보고 가문’의 길라잡이로 후회 없는 ‘선생(船生)’을 살았다. 나는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1만 8000㎞) 단독항해에 성공했다. 이렇게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내 전성기는 2004년 7월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었다. 2년에 한 번씩 짝수 연도에 열리는 림팩은 전 세계 다국적 연합훈련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당시 나는 40번 이상의 가상 어뢰를 발사해 30척이 넘는 함정에 명중시켰다. 내 어뢰를 맞은 함정 중에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도 있었다. 상대편 잠수함 2척 만이 내 어뢰공격을 피했다. 내가 태평양을 휘젓는 동안 상대편은 단 1초도 나를 탐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퍼펙트(Perfect) 장보고’.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Silent Shark),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구조훈련(PAC-REACH)에도 뛰었다. 대한민국 잠수함이 참가하는 주요 해외훈련에 모두 나간 첫 잠수함이 나다. 나는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령부의 안전신조를 실천했다. 동·서·남해와 해외를 종횡무진 누비며 2011년 누적 20만 마일, 2019년 안전항해 30만 마일을 넘어 지난 19일까지 34년간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34만 2000마일을 안전항해했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요즘 움직이는 게 힘들다. 2024년 1월 2일 대한민국 해군 909교육훈련전대로 부대를 옮겼다. 승조원 교육훈련, 수리함정 팀워크 훈련, 승조원 자격 유지 훈련을 지원하는 게 나의 새로운 임무였다. ━ ‘제2의 장보고’를 기대하며 지난 19일 마지막 항해 때 대한민국 해군은 아버지를 초청했다. 아버지는 마지막 함장인 이제권 소령과 함께 마지막 항해에 나섰다. 두 사람은 마지막 항해에 사용한 태극기(항해기)에 서명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장보고함 도입 이전 수중은 우리 해군의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였던 대한민국 바닷속을 개척한 ‘해양의 개척자’ 장보고함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90년대 초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하고 운용기술을 배웠던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 운용국으로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에 가슴이 벅차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 나도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강철로 만든 몸(선체)이라 흘릴 눈물이 없지만도 말이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대한민국은 독자 기술로 3000t급 잠수함을 건조했고,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했다. 그리고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기술로 전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나는 다음 달 30일 전역한다. 전역식에서 군악대의 국가 연주에 맞춰 취역기·국기·해군기가 일제히 내려진다. 전역한 군함은 예비역 함정과 퇴역 함정으로 나뉜다. 예비역 함정은 훈련함으로 쓰이다가 전쟁이 발발하면 다시 취역한다. 나 같은 퇴역 함정은 우방국에 넘겨지거나 지방자치단체의 함상공원 전시물로 사격·미사일 발사 훈련 때 표적함으로 쓰인다. 나는 폴란드나 필리핀이 대한민국 잠수함을 산다면 두 나라 중 한 곳으로 갈 것 같다. 거기서 승조원 교육훈련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은 재래식 잠수함을 넘어서 핵추진 잠수함(핵잠)을 만드려고 한다. 첫 핵잠의 이름은 내 이름을 이어 ‘장보고’로 했으면 좋겠다. 미 해군은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라는 함명을 8번이나 돌려썼다. 곧 진수할 신형 핵추진 항모는 9대 엔터프라이즈함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나가려는 의미에서다.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Old soldiers never die. They just fade away. " 나 장보고 또한 그러하리라. 어쩌면 나는 먼 외국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내와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승조원이 피와 땀으로 일군 전통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 이철재([email protected])

2025.1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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