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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메이저 무대에 돌아온 뚝심의 최경주 [디 오픈]

캐디에게 “지난해 제주도에서 우승할 때 봤다”고 아는 체를 했다. 연장전에서 최경주의 볼이 기적적으로 작은 섬에 올라가 파세이브를 해서 우승한 SK텔레콤 오픈 얘기였다. 캐디는 “그때 운이 좋았다”고 했다. 최경주는 “아니다, 신의 뜻이었다”라며 웃었고, 캐디는 “운이 좋은 거였다”고 키득거렸다. 경쟁이 치열한 투어에서 선수와 캐디는 대부분 긴장 관계다. 최경주는 캐디와 농담을 하면서 행복하게 투어생활을 하는 듯했다. 최경주가 9년 만에 메이저 무대에 나왔다. 17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에서 시작되는 디 오픈 챔피언십이다. 그는 2016년 PGA 챔피언십을 끝으로 메이저대회에 나오지 못하다가 지난해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 대회 출전권을 땄다. 그의 53번째 메이저대회 출전이다. 젊을 때 딴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50대에도 메이저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는 더러 있지만, 50대에 들어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새로 따는 선수는 흔치 않다. 뚝심의 최경주니까 해낼 수 있었다. 1998년 이 대회가 최경주의 첫 메이저대회였다. 2007년 커누스티에서 열린 디 오픈 최종라운드를 공동 3위로 출발했다가 공동 8위로 끝냈다. 2008년 로열 버크데일 대회에서는 그렉 노먼에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최경주는 “마지막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는 대형사고를 치면서 순위가 밀렸다”며 웃었다. 디 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처음으로 그에게 문을 열었고, 우승 기회를 줬고, 지난해 시니어 오픈 우승컵을 선사했다. 디 오픈은 3위, 4위, 8위를 한 마스터스와 더불어 최경주가 가장 풍성한 성과를 낸 메이저대회다. 최경주는 체력은 잘 유지하고 있다. 술과 커피, 탄산음료를 끊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 시니어 투어는 카트를 타도 되지만 걸어 다닌다. 시력은 어떨까. 그는 “그린 경사 보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노안이 와서 흐릿한 날 티샷할 때 문제가 있을 때도 있다. 훅 라인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어드레스하면 슬라이스 라인으로 보이는 것 같은 헷갈리는 때가 있다”고 했다. 55세의 최경주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물론 쉽지는 않다. 최경주는 “오늘 바람이 불지 않으니 선수들이 파 4홀의 페어웨이 벙커는 다 그냥 넘겨 버리고 파 5홀에서 4번 아이언을 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바람이 불면 장타자들이 반드시 불리한 건 아니다. 그러나 바람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인내심이 부족한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면 최경주의 장점이 조금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최경주는 “이 코스는 링크스치고는 그린 경사가 심해 그린 속도가 느리다. 지난해 시니어 오픈 우승할 때 이 정도의 그린 스피드였다”고 말했다. 이 경기는 그의 PGA 투어 499경기째다.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 컷통과를 한다면 PGA 투어 역대 우승자 카테고리에서 순위가 올라가 올 말이나 내년 초 500번째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경주는 현지 시간 17일 오전 6시 46분,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 46분 티오프한다. 포트러시=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5.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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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러웨이골프 코리아, 엑스 포지드 맥스 아이언 출시

캘러웨이골프 코리아가 새로운 단조 캐비티 아이언 엑스 포지드 맥스 아이언을 공식 출시한다. 이 제품은 1020 카본 스틸로 정교하게 제작돼 부드러운 타구감과 높은 관용성을 함께 갖춘 점이 특징이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정밀한 CNC 밀링 가공으로 완성된 듀얼 포켓 설계다. 토우와 힐에 배치된 포켓은 관용성을 높여 미스샷 시에도 보상이 크며, 듀얼 포켓 캐비티 사이 중앙부의 단차 설계로 단조 아이언 특유의 부드러운 타구감을 살렸다. 또한, 쉽고 편안한 오프셋과 톱라인이 적용되어 상급자뿐 아니라 다양한 레벨의 골퍼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엑스 포지드 맥스 아이언은 5번부터 9번, 그리고 피칭 웨지까지 총 6개 클럽으로 구성된다. 샤프트 강도는 R과 S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그립은 50g의 골프프라이드 투어 벨벳이 장착된다. 헤드에는 엑스 포지드 아이언을 상징하는 X 문양이 새겨져 있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더욱 부각한다. 캘러웨이골프 코리아 관계자는 “엑스 포지드 맥스 아이언은 안정적인 미드사이즈 헤드와 듀얼 포켓 설계를 통해 중상급 골퍼뿐 아니라 더 많은 골퍼들이 뛰어난 타구감과 관용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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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닮은 김주형, 역경 극복도 닮아간다

샷을 마친 김주형(23)은 아이언을 바람개비처럼 돌렸다. 14일(한국시간) 영국 에든버러 인근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 투어 공동 주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라운드 15번 홀에서다. 5번 아이언으로 친 볼은 맞바람을 뚫고 가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 벙커 뒤에 숨은 핀 옆에 내려앉았다. 그는 샷이 마음에 들 경우 자신도 모르는 새 아이언을 돌린다. 이번 대회에서 그런 모습이 자주 보였다. PGA 투어에 혜성처럼 나타나 2승을 하고 프레지던츠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2022년 가을의 일이다. “김주형은 세계 1위를 할 선수”라는 기사가 나왔다. 미국 미디어가 그렇게 보도했다. PGA 투어 측도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를 거울로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승을 기록할 때 그는 만 20세 3개월로, 우즈(20세 9개월)보다도 빨랐다. 이런 평가에 그는 “우즈와 비교되는 건 영광이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 한참 더 배워야 한다”고 반응했다. 김주형은 자신의 말처럼 성장통을 앓았다. 지난해 비공식 대회를 포함해 네 차례나 2위를 했지만, 우승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이번 대회 전까지 19경기에서 7번 컷 탈락했다.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7위 이후 최고 성적은 공동 33위. 페덱스 랭킹은 94위로 처졌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 때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치다 보니 나쁜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어드레스 후 잠시 굳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생각이 많고 자신감이 떨어지면 몸이 안 움직인다. 운도 나빴다. 지난해 김주형은 파리올림픽을 포함해 네 차례나 최종라운드를 스코티 셰플러와 같은 조에서 경쟁했다. 전성기의 우즈 같았던 2024년의 셰플러를 이기는 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패배의 실망이 덜 한 것도 아니다. 캐디 문제도 있었다. 그의 가방을 메던 캐디 조 스코브론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루드빅 오베리한테 갔다. 새 캐디 폴 테소리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 듯했다. 이번 대회에서 임시 캐디를 쓴 그는 새 캐디를 구할 예정이다. 디 오픈 직전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공동 17위(최종합계 6언더파)로 반등한 김주형은 “2라운드에는 과거의 기량이 100% 돌아온 것 같았다. 전에는 ‘어디로 치면 안 되겠다’를 걱정했는데,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어디로 칠까’를 생각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순위가 아니라 자신감을 되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가 우즈와 가장 닮은 건 정신력이다. 202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5타 차로 우승했다. 2023년 디 오픈에선 발목 부상에 악천후가 겹쳤지만, 오히려 점수를 줄여 준우승했다. 어려울수록 투지가 빛났던 그는 “이번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4.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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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이글이글’…그레이스 킴의 역전극

“골프는 장갑 벗기 전까지 모른다”라는 골프계 속설을 떠올리게 한 명승부였다. 호주교포 그레이스 킴(25·한국명 김시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와 끝내기 이글을 성공시키며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그레이스 킴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6218야드)에서 열린 대회 연장전에서 지노 티띠꾼(22·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나란히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한 뒤 이어진 1차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킴은 그림 같은 칩인 버디로 승부를 2차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이어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2023년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린 그레이스 킴은 통산 2승째를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2년 전 첫 우승 당시에도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20만달러(약 16억5000만원). LPGA 투어 5년 치 시드도 받았다. 지난 2000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레이스 킴은 호주에서 엘리트 선수 코스를 밟았다. 호주 여자 골프 ‘전설’ 카리 웹(51)이 주는 유망주 장학금을 네 차례 받았고, 2021년에는 호주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이 됐다. 2023년부터 LPGA 투어에 참가한 그레이스 킴은 세 번째 출전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고, 이번 우승으로 호주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최종라운드를 10언더파 공동 3위로 출발한 그레이스 킴은 라운드 내내 ‘널뛰기’를 했다. 전반 출발과 함께 보기 2개를 하더니 7번 홀(파5)에서는 이글을 잡았다. 이후에도 버디 2개-더블보기-버디 2개로 어렵게 2타를 줄였다. 이런 흐름은 18번 홀에서 확 달라졌다.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이글을 추가하면서 티띠꾼과 나란히 14언더파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1차 연장전(18번 홀)에서 그레이스 킴의 세컨드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려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1벌타를 받고 시도한 네 번째 어프로치가 컵에 그대로 들어갔다. 버디를 잡은 티띠꾼과 다시 비겼다. 그레이스 킴은 2차 연장전에선 침착한 그린 공략으로 핀 3.6m 옆을 지켰고,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그레이스 킴은 “1차 연장전 상황(벌타)은 실망스러웠지만, 마지막까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올해 초반에는 의욕이 떨어지고 회의감도 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감기까지 걸려 힘들었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생각보다 빨리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그레이스 킴과 나란히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이소미(26)는 2타를 잃어 최혜진(26)과 함께 공동 14위(8언더파)를 기록했다. 한국은 올해 네 차례 메이저대회를 우승 없이 마쳤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14.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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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의 기적’ 그레이스 김, 에비앙 챔피언십서 메이저 우승

 그레이스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메이저 우승

2025.07.1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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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킴이 완성한 에비앙 드라마…“마지막까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골프는 장갑 벗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한 명승부였다. 호주 교포 그레이스 킴(25·한국명 김시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우승했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와 끝내기 이글을 잡아내며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그레이스 킴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6218야드)에서 열린 대회 연장 승부에서 지노 티띠꾼(22·태국)을 물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나란히 14언더파 270타로 맞서 벌인 1차 연장전에서 그림 같은 칩인 버디를 기록한 뒤 2차 연장전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했던 그레이스 킴은 통산 2승째를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공교롭게도 2년 전에도 연장 승부를 벌여 성유진(25)과 류위(30·중국)를 꺾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20만달러(약 16억5000만원)다. 또, LPGA 투어 5년치 시드도 받았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2000년생 그레이스 킴은 호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호주 여자골프의 전설인 카리 웹(51)이 주는 유망주 장학금을 4차례나 받았고, 2021년에는 호주 여자아마추어 챔피언에도 올랐다. 2023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그레이스 킴은 자신의 3번째 출전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이번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면서 호주의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밝은 성격의 그레이스 킴은 평소 한국 선수들과도 가깝게 지내기로도 유명하다. 이날 연장전 우승 직후에는 이미향(32)과 김효주(30), 최혜진(26)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했다. 같은 호주 교포인 이민지(29)는 직접 샴페인을 뿌리며 기쁨을 나눴다. 10언더파 공동 3위로 출발한 그레이스 킴은 이날 널뛰기 라운드를 했다. 전반 출발과 함께 보기 2개를 적은 뒤 7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았다. 이후에도 버디 2개와 더블보기 1개, 다시 버디 2개로 힘겹게 2타를 줄였다. 경기 흐름은 18번 홀에서 180도 달라졌다. 그레이스 킴이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이글을 추가하면서 티띠꾼과 함께 14언더파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킴은 세컨드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려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1벌타를 받고 한 4번째 어프로치가 컵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역시 버디를 잡은 티띠꾼과 비겼다. 이어 2차 연장전에선 침착한 그린 공략으로 핀 3.6m 옆을 지켰고, 이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경기를 끝냈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공동 3위를 달렸던 이소미(26)는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최혜진과 함께 8언더파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그레이스 킴은 “1차 연장전 상황(벌타)은 실망스러웠지만, 마지막까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면서 “올해 초반에는 의욕이 떨어지고 회의감도 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감기까지 걸려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그저 기쁘다”고 말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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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투지 더 빛나는 김주형 "자신감, 샷감 살아났다"

김주형(23)이 샷을 한 후 바람개비를 돌리듯 아이언을 돌렸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벌어진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 공동 주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라운드 15번 홀에서다. 그가 5번 아이언으로 친 볼은 맞바람을 뚫고 가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 벙커 뒤에 숨은 핀 옆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아이언을 돌리는 건 김주형이 샷이 마음에 들 때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동작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그런 모습이 자주 보였다. PGA 투어에 혜성처럼 나타나 2승을 하고 프레지던츠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2022년 가을, “김주형은 세계 랭킹 1위를 할 선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이 아니라 미국 미디어들이 그렇게 평가했다. PGA 투어는 홈페이지에 “김주형은 타이거 우즈를 거울로 보는 것 같다”고 썼다. 김주형의 PGA 투어 2승은 만 20세 3개월로, 만 20세 9개월의 우즈 보다 빨랐다. 이런 평가에 대해 김주형은 “우즈와 비교된다는 건 영광이지만 나는 아직 멀었다. 한참 더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김주형은 성장통을 앓았다. 지난해 비공식 대회 포함 2위 4번을 했지만, 우승은 못했다. 올 시즌 제네시스 오픈 전까지 19경기에 출전해 컷탈락이 7번이다.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7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 공동 33위였다. 페덱스 랭킹은 94위로 처졌다. 김주형은 “바람이 많이 불 때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치다 보니 나쁜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어드레스 후 잠시 얼음처럼 굳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생각이 많고, 자신감이 떨어지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운도 나빴다. 지난해 김주형은 올림픽 포함, 스코티 셰플러와 4번이나 최종라운드 한 조에서 경쟁했다. 전성기 타이거 우즈 같았던 2024년의 셰플러를 이기기는 쉽지 않았지만, 패배의 실망이 덜 한 건 아니다. 캐디 문제도 있었다. 김주형의 가방을 메던 캐디 조 스코브론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루드빅 오베리에게로 갔다. 오베리의 캐디가 대놓고 “충격”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김주형에겐 쇼크였을 것이다. 이후 김주형이 새로 고용한 폴 테소리와는 궁합이 그리 잘 맞지 않는 듯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임시 캐디를 썼고 새 캐디를 구할 예정이다. 골프에서 가장 무서운 건 부담감이다. 김주형은 PGA 투어 입성 1년 반 만에 3승을 했다. ‘우즈의 거울 이미지’라는 얘기를 들었으니 그 짐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 한국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논란이 있었다.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6언더파 17위로 반등한 김주형은 “2라운드에는 과거의 기량이 100% 돌아온 것 같았다. 이전엔 어디로 치면 안 되겠다 걱정했는데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어디로 칠까 생각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순위가 아니라 자신감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주형이 우즈와 가장 닮은 건 정신력이다. 그는 2022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5타 차로 우승했다. 2023년 디 오픈에선 발목을 다치고 악천후가 된 뒤 오히려 점수를 줄여 준우승을 차지했다. 어려움 속에서 투지가 더 빛나는 선수다. 그는 “이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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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제네시스 2위 "모든 게 만족스럽다. 디 오픈 기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바닷가의 더 르네상스 클럽에 갑자기 해무가 덮쳤다. 그러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3개월간 그의 머리 속을 혼란하게 하던 안개를 떨쳐버렸다. 매킬로이가 14일(한국시간) 끝난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최종라운드 2언더파 68타 합계 13언더파를 기록했다. 15언더파 선두 크리스 고터럽(미국)에 2타 차 공동 2위다. 우승을 놓쳤지만 매킬로이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정말 멋진 한 주였다. 경기력, 주말 경기력, 샷, 볼 궤적 등 모든 면에서 정말 만족스럽다. 트로피를 놓친 것 외에는 정말 멋진 한 주였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또 “우승을 놓친 건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오늘 밤 포트러시에 도착해서 내일 아침 일찍 골프 코스에 나가서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후 갈팡질팡했다. 목표를 잃었다고 했다. PGA 챔피언십에서 그의 드라이버가 부적합하다는 내용이 누출된 것에 심기가 불편했다. 1, 2라운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한 조로 묶인 것에도 기분이 나쁜 것으로 보였다. 지난 3개월 동안 경기 중 짜증을 많이 냈다. 그러나 골프 볼은 그랜드슬래머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차별하지 않는다. 그랜드슬램을 했더라도 인내심을 잃으면 코스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어렵다. 3개월간 매킬로이는 매킬로이답지 않게 살았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과거의 매킬로이가 돌아왔다. 1라운드 15번 홀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가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샷은 턱에 맞고 벙커 모래가 움푹 파인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매킬로이의 표정이 평화로웠다. 그러면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매킬로이는 이후 3연속 버디를 했고 계속 점수를 줄여 최종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4라운드에도 바람 속에서 인내심을 잃지 않았다. 다음 주 그의 고향인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리는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 최고의 우승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킬로이는 머리도 짧게 잘랐다. 그는 “런던으로 이사해 2주 동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남은 한 해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게 됐다. 침체기가 있었지만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전의 수준으로 거의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자 고터럽은 세계랭킹 158위로 올 시즌 첫 톱 10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고터럽은 티샷 평균 거리 316야드의 장타자다. 이번 시즌 퍼트가 126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6위였다. 고터럽은 퍼트가 잘 된다면 무서운 선수다. 김주형은 6언더파 공동 17위, 김시우는 4언더파 공동 34위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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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포 그레이스 킴, 에비앙 챔피언십 제패…연장전 극적 칩인 버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호주 교포 그레이스 킴(25)이 패색이 짙던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와 끝내기 이글을 앞세워 기어코 우승을 일궜다. 그레이스 킴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621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지노 티띠꾼(22·태국)을 물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나란히 14언더파 270타로 맞서 펼친 1차 연장전에서 18번 홀(파5) 세컨드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1벌타를 받고 한 4번째 샷이 컵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버디를 잡았다. 티띠꾼 역시 이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2차 연장전에서 그레이스 킴이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2023년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생애 마수걸이 우승을 달성했던 그레이스 킴은 2승째를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공교롭게도 2년 전에도 연장 승부를 벌여 성유진(25)과 류위(30·중국)를 꺾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20만달러(약 16억5000만원)다. 또, LPGA 투어 5년치 시드도 받았다. 그레이스 킴은 에비앙 챔피언십 역대 5번째 호주 국적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선 그레이스 킴을 비롯해 이민지(29)가 13언더파 공동 3위, 가브리엘라 러플스(25·이상 호주)가 10언더파 공동 10위를 기록하는 등 호주 선수들이 강세를 띠었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공동 3위를 달린 이소미(26)는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최혜진(26)과 함께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레이스 킴은 호주 무대를 거쳐 2023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평소 한국 선수들과도 가깝게 지내 이날 연장전 우승 직후에는 최혜진과 김효주(30), 이미향(32)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했다. 같은 호주 교포인 이민지는 직접 샴페인을 뿌리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최종라운드는 티띠꾼과 아마추어 로티 워드(21·잉글랜드)의 정상 다툼으로 전개됐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카라 게이너와 러플스가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가운데 10언더파로 출발한 티띠꾼이 전반 버디 2개를 잡고, 6언더파로 시작한 워드가 9번 홀(파5)까지 버디만 5개를 잡으면서 선두권을 이뤘다. 이 사이 그레이스 킴은 널뛰기 라운드를 했다.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 9언더파가 됐고, 파4 4번 홀에서 1타를 더 잃었다. 이어 파5 7번 홀 이글을 시작으로 9번 홀(파5)과 10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지만, 파4 12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그레이스 킴은 파5 15번 홀과 파3 16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힘을 냈다. 그리고 이어진 18번 홀. 그레이스 킴이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핀을 공략한 뒤 침착하게 60㎝짜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이 홀에서 티띠꾼과 14언더파 공동선두가 됐고, 같은 조의 티띠꾼이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마지막 승부는 더욱 극적이었다. 그레이스 킴의 세컨드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려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다. 1벌타를 받고 4번째 샷을 해야 하는 상황. 붙이기만 해도 성공처럼 보였지만, 이 어프로치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레이스 킴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티띠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 홀에서 침착한 어프로치로 버디를 잡아 승부를 2차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다시 18번 홀로 돌아온 그레이스 킴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핀 3.6m 옆을 공략해 이글 기회를 잡았다. 반면 1차 연장전과 마찬가지로 세컨드 샷이 그린 옆 러프로 향했던 티띠꾼은 어렵게 버디 찬스를 만들었다. 마지막 퍼트 싸움. 앞서 이날 최종라운드에서만 이글 2개를 낚았던 그레이스 킴은 이 끝내기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마침표를 찍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13.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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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 맞춤 로프트 각, 제대로 맞춘 우승 각

‘장타 여왕’ 방신실(21)이 ‘하이원의 여왕’으로 거듭나며 올 시즌 2승을 신고했다. 방신실은 13일 강원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의 방신실은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인 김민주(23·11언더파)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올 시즌 방신실이 우승한 건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통산 4승째다. 데뷔 시즌 2승을 거두며 ‘수퍼루키’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 한 해 숨 고르기를 마치고 올해 2승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15번 홀(파5)이었다. 줄곧 1~3타 차로 선두 김민주를 쫓던 방신실은 이 홀에서 투온이 가능한 드라이버를 내려놓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했다. 이어 세컨드 샷으로 81m를 남긴 방신실은 웨지 샷을 홀컵 1.8m 앞에 떨군 뒤 버디로 마무리했다. 반면 스리온으로 홀컵 4.2m 앞까지 다가간 김민주는 파로 마무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공동선두가 됐다. 두 선수의 순위는 이어진 16번 홀(파3)에서 뒤바뀌었다. 방신실이 파 세이브로 마쳤지만, 김민주는 1.8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했다. 기세가 오른 방신실은 17번 홀(파4) 버디로 우승을 예약했고, 마지막 18번 홀(파4)도 파로 마무리해 보랏빛 챔피언 재킷의 주인이 됐다. 우승 직후 방신실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활짝 웃었다. 이른바 ‘1도의 마법’이 우승에 톡톡히 한몫했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의 이번 대회 필승 전략은 ‘아이언샷 비거리 줄이기’였다. 아이언 로프트 각을 모두 평소보다 1도씩 눕혀 볼이 더 높이 뜨고 거리는 줄도록 세팅했다. 국내 골프장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136m)에 있어 공기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고 비거리가 잘 나오는 대회장의 특성을 고려한 역발상이다. 방신실은 “(지난 6일 끝난) 롯데오픈 당시에도 아이언 로프트를 1도 눕혀 대회를 치렀다”며 “당시엔 코스(베어즈베스트 청라) 특성상 볼이 잘 구르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같은 전략을 선택한 건 비거리가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샷의 비거리가 늘면 경기 진행에 유리하지만, 지나치면 샷감이 달라져 코스별 전략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신실은 “상반기 2승이 목표였는데 달성해 기쁘다”며 “(선두 경쟁이) 워낙 팽팽해 우승 욕심을 내려놓고 나만의 플레이를 지키며 버티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을 마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도전할지 고심 중이다. 일단 Q-시리즈(예선전) 신청은 해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홍정민(23)이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현경(25)은 최종합계 10언더파로 김소이(29)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올 시즌 평균타수 1위 유현조(20)는 공동 8위(8언더파)를 했다. KLPGA 투어는 혹서기 2주간 휴식한 뒤 31일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으로 시즌을 재개한다. 송지훈([email protected])

2025.07.13.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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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눕히니 왕관이 내 품에…‘하이원의 여왕’은 방신실

‘장타 여왕’ 방신실(21)이 ‘하이원의 여왕’으로 거듭나며 올 시즌 2승을 신고했다. 방신실은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시종일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김민주(23·11언더파 277타)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방신실은 상금랭킹(6억1827만원)과 대상 포인트에서 모두 3위가 됐다. 올 시즌 방신실이 우승한 건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두 번째다. 지난 2023년 KLPGA 투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통산 4승째이기도 하다. 데뷔 시즌부터 2승을 거둬 ‘수퍼 루키’로 주목받은 뒤 지난해 숨고르기를 마치고 올해 다시 2승을 추가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승부처는 15번 홀(파5)이었다. 줄곧 1~3타 차로 선두 김민주를 쫓던 방신실이 투 온이 가능한 드라이버를 내려놓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을 했다. 이어진 세컨드 샷을 홀컵 81m 앞에 붙인 뒤 정교한 웨지 샷으로 1.8m 앞에 떨궈 버디로 마무리했다. 반면 스리 온으로 홀컵 4.2m 앞에 볼을 붙인 김민주는 파로 마무리해 방신실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진 16번 홀(파3)에서 두 선수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방신실이 파 세이브로 마친 반면 김민주가 1.8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하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기세가 오른 방신실이 17번 홀(파4) 버디로 우승을 예약했고, 마지막 18번 홀(파4)도 파로 마무리해 보랏빛 챔피언 재킷의 주인이 됐다. 우승 직후 방신실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활짝 웃었다. ‘1도의 마법’이 우승을 불러왔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의 이번 대회 필승 전략은 ‘아이언샷 비거리 줄이기’였다. 아이언 로프트의 각을 모두 평소에 비해 1도씩 높여 볼이 더 높이 뜨고 거리는 줄도록 세팅했다. 우리나라 골프장 중 가장 고지대(해발 1136m)에 위치해 공기저항이 상대적으로 적고 비거리가 잘 나오는 대회장의 특성을 감안한 역발상이다. 방신실은 “(지난 6일 끝난) 롯데 오픈 당시에도 아이언 로프트를 눕혀 대회를 치렀다”면서 “당시엔 코스(베어즈베스트 청라) 특성상 볼이 잘 구르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같은 전략을 선택한 건 비거리가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샷의 비거리가 늘면 경기 진행에 유리하지만, 지나치면 샷 감이 달라져 코스별 전략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면서 “이를 감안해 인위적으로 비거리를 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방신실은 “욕심을 버리고 내 플레이만 지키자는 생각을 유지한 덕분에 크게 무너지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우승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날 3타를 줄인 홍정민(23)이 김민주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현경(25)은 3어더파 69타로 김소이(29)와 함께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를 기록했다. 평균타수 1위 유현조(20)는 공동 8위(8언더파 279타)다. KLPGA 투어는 혹서기를 맞아 2주간 휴식기를 가진 뒤 31일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으로 시즌 일정을 재개한다. 송지훈([email protected])

2025.07.13. 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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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매킬로이가 달라졌어요..제네시스 오픈 공동선두

로리 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벌어진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라운드 4언더파 66타를 기록, 중간합계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매킬로이는 최종라운드 크리스 고트랩, 윈덤 클락과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매킬로이는 1라운드 14번 홀까지 이븐파였다. 15번 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그린을 노리고 친 샷은 턱에 맞고 벙커의 움푹 파인 곳으로 들어갔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불운까지 겹쳐 컷탈락으로 가는 수순인 것 같았다. 그러나 매킬로이의 표정이 평화로웠다. 그는 페어웨이로 볼을 꺼낸 뒤 네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볼은 그린을 살짝 넘어갔다.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가 나올 상황이었다. 그러나 매킬로이는 이 때도 차분했다. 매킬로이는 그린 밖에서 홀아웃하면서 보기로 막아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인내한 그는 남은 세 개 홀 모두 버디를 잡아내면서 2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2라운드 5타, 3라운드 4타를 줄여 공동 선두까지 올라갔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자마자 무기력해졌다. 성적도 좋지 않았고 경기 중 짜증이 많았다. 그랜드슬램 달성 후 목표를 상실한 듯했다. 머리를 짧게 자른 매킬로이는 “몇 주 전 런던으로 이사했다. 2주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남은 한 해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간 침체기가 있었는데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전의 수준으로 거의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023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엔 공동 4위에 올랐다. 17일 부터는 매킬로이의 고향인 북아일랜드에서 디 오픈이 열린다. 김주형은 이날 3타를 줄여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7위다. 선두와는 4타 차이다. 김주형은 “내일도 오늘처럼 인내하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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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미, 에비앙 챔피언십 역전 우승 도전…3R 1타차 공동 3위

이소미(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 퀸’ 등극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다. 이소미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쳐 10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다. 11언더파 공동선두인 카라 게이너와 가브리엘라 러플스에게 1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맞는다. 전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타를 줄여 10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섰던 이소미는 이날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6번 홀(파4)에서 처음 버디를 잡았지만, 바로 다음 파5 7번 홀에서 보기를 적었다. 후반 흐름도 비슷했다. 파4 13번 홀 보기와 15번 홀(파5) 버디가 차례로 나왔다. 파3 16번 홀 파 퍼트가 컵 바로 앞에서 멈춰 서면서 선두권에서 잠시 멀어진 이소미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낚았다. 세컨드 샷이 그린 벙커로 빠졌지만, 침착한 벙커 샷으로 핀을 공략했다. 이어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이븐파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LPGA 투어로 데뷔한 이소미는 최근 열린 다우 챔피언십에서 임진희와 짝을 이뤄 마수걸이 우승을 올렸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아직 없다. 게이너와 러플스가 11언더파 공동선두로 올라선 가운데 이소미와 이민지, 지노 티띠꾼, 그레이스 킴이 10언더파 공동 3위를 이뤘다. 이날 3언더파를 친 신지은과 1타를 줄인 최혜진이 8언더파 공동 9위다. 2000년 출범한 이 대회는 2013년부터 메이저대회로 격상했다. 총상금은 지난해와 같은 800만달러(약 110억원)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0년 신지애를 시작으로 2012년 박인비, 2014년 김효주, 2016년 전인지, 2019 고진영이 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12.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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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미, 첫 메이저 우승 보인다…에비앙 챔피언십 2R 단독 선두

이소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쳤다. 이소미는 12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04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기록해 6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10언더파 132타로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9언더파 133타)에 한 타 앞서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앞선 1라운드를 공동 7위로 마감한 이소미는 1번 홀(4)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6번 홀(파4) 보기로 주춤했지만 이어진 7번 홀(파5) 버디로 곧장 만회한 뒤 9번 홀(파5)에 샷 이글을 기록하며 선두 그룹으로 치고 올라갔다. 이어 11번 홀(파4)과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2타를 줄였다. 14번 홀(파3) 보기는 이어진 15번 홀(파5)에서 만회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소미는 데뷔 시즌 27개 대회에서 톱10을 단 한 차례만 기록할 정도로 잠잠했지만, 올 시즌 최근 5경기에서 4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30일에 막을 내린 2인 1조 대회 다우 챔피언십에선 임진희와 팀을 이뤄 개인 통산 투어 첫 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중간 선두에 오르며 또 한 번의 우승 기회를 잡은 이소미는 “이번 대회 코스는 티샷이 매우 중요한데, 오늘 제대로 되지 않아 세컨드 샷으로 버디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난 대회 우승은 잊으려고 노력했다. 한국에서 뛸 때 우승 직후에 컷오프 된 경험을 되새겼다. 남은 일정도 티샷과 퍼트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세 차례 열린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TOP10에 이름을 올린 최혜진은 하루 전 7위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중간 합계 7언더파 135타로 이소미와는 세 타 차다. 1라운드에서 공동 23위에 머물렀던 신지은은 중간 합계 5언더파 137타로 공동 1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윤이나는 4언더파 138타로 공동 18위, 이미향과 고진영은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6위다. 김효주는 1언더파 141타로 공동 38위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5언더파 137타를 적어내 공동 13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후루에 아야카(일본)는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6위다. 한편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5오버파 147타로 컷 탈락했다. 송지훈([email protected])

2025.07.12. 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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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성지 스코틀랜드에서 주니어 선수들 꿈 키운다

1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벌어진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한국의 아마추어 선수 두 명이 나타났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대회 참가 겸 전지훈련 온 주니어 선수들이었다. 이유준(19)은 1999년 디 오픈 우승자인 폴 로리가 만든 타탄 프로 투어(스코틀랜드 지역 투어)에 참가했다. 이정우(16)는 제네시스 대회장에서 한 시간 거리인 피블스 골프장에서 전날 끝난 스코티시 남자 16세 이하 챔피언십에 참가했다. 이정우는 “내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가는데 에든버러 시내 관광보다는 PGA 투어 대회를 보는 게 훨씬 더 의미 있어 시간을 쪼개 왔다”고 말했다. 한국 골퍼들도 골프의 성지 스코틀랜드로 골프 여행을 가기도 한다. 특히 디 오픈을 전후한 7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등 명코스에서 라운드하고 대회를 관람하는 여행 상품이 늘었다. 그러나 멀기도 하고 비싸기도 하다. 돈도 있어야 하고 시간도 내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주니어 선수들이 스코틀랜드에서 전지훈련하는 건 사치 아닐까. 훈련을 통솔한 골프 마인드 아카데미의 임영희 대표는 “유명한 골프장에서 라운드하고 비싼 숙소에서 자면 그렇다. 영국은 생필품이 비교적 싸고, 골프장이 워낙 많아 잘 고르면 저렴하면서도 연습환경이 좋은 곳을 찾을 수 있다. 태국만큼 싼 건 아니지만 여름 일조시간이 18시간 이나 되고 날씨도 시원해 훈련 효율을 생각한다면 훨씬 낫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KPGA 투어에서 뛰는 김민규와 장희민은 이런 장점 때문에 아예 주니어 시절 유럽에서 3부 투어를 뛰며 기량을 연마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유준은 “전지훈련과 대회에 참가해 유럽 선수들이 창의적인 쇼트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 또한 최고 선수들이 참가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오니 너무나 좋다. 훈련을 더 열심히 해서 나도 이 곳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정우는 “스코틀랜드 골프장에 익숙치 않은 데다 캐디 없이 치는 대회여서 힘들었다. 그린이 딱딱한데 짧게 치면 그린에 못 올라갔고, 그린을 맞추면 그린을 넘어가 OB가 나는 등 어려움을 겼었다. 그러나 골프의 본고장에 와서 골프가 원래 어떤 것인지 알게 됐고 나도 해볼만 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임영희 대표는 “여름 스코틀랜드 뿐 아니라 겨울 포르투갈 등 유럽엔 전지훈련지로 괜찮은 곳들이 있다. 골프 여건이 좋고 현지 잔디, 날씨 적응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DP월드투어, PGA 투어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1.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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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2380> 다운힐에서의 스윙 방법

골퍼들은 트러블 샷을 힘들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스윙이나 샷이 두려운 장소는 비탈진 곳이다.   오르막(up-hill)의 경우 어렵지 않게 목표에 조준하거나 스탠스가 가능하지만 다운힐(down-hill)에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스탠스도 어렵지만 뒤땅을 치기 쉽고, 비거리 조절과 목표 조준 역시 다른 샷에 비해 어렵다. 특히 경사가 심할수록 두려움은 커, 샷을 포기하거나 급급한 나머지 샷도 대충하는 경우도 잦아 혼란만 거듭되고 자신감까지 상실한다.     골퍼들의 핸디캡 차이란 악조건 상황에서 어떻게 샷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이 지점에서 실력은 판가름 난다. 평지에서 안정된 샷을 하던 골퍼가 경사지의 샷 실수로 18홀 전체를 망치는 이유의 대부분은 트러블 샷에 대한 확고한 지식이 없어서다.   골퍼들의 속성을 예로 들어보자. 점심 내기가 걸려 혼전이 거듭되는 상황, 상대방 볼이 트러블 샷에 걸리면 회심의 미소를 지의며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란 심리로 뒤땅 한번 찍어 주길 내심 기대해 보지만 만약 상대방이 멋진 샷으로 핀(깃발) 옆에 볼을 붙이면 자신의 차례에서 덥석 뒤땅을 찍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따라서 핸디캡을 줄이거나 트러블 샷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지식을 터득, 실전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진 다운힐은 까다롭다. 그러나 5가지 원칙만 지키면 보다 좋은 샷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스탠스 위치에서 체중은 왼쪽발바닥 안쪽에 둔다. 만약 체중이 발바닥의 바깥 쪽에 있게 되면 다운스윙 중 몸이 왼쪽으로 넘어가 뒤땅을 찍게 된다.   둘째, 목표에 대하여 스텐스를 끝내고 오른쪽의 경사가 높아질수록 볼 위치는 오른쪽으로 위치한다. 특히 오른쪽 경사가 높아 질수록 이에 상응, 볼 위치가 오른발 앞 내지는 그 이상 오른쪽에 위치해야 할 때로 있다는 것을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셋째, 어드레스에서 스탠스 폭이 넓어져야 안정된 샷이 생기며 왼발을 버팀목으로 이용해야 한다.   넷째, 자세(set-up)가 끝나면 왼쪽 어깨가 왼쪽으로 너무 처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가능한 양어깨는 지면과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 이때 왼쪽이 많이 처지면 이 역시 뒤땅을 찍는 원인을 제공한다.     다섯째, 그립은 약간 짧게 잡고 볼을 치면서부터 클럽헤드는 지면을 따라(follow through) 내려져야 한다.   또한 잔디 결이 역 결, 즉 반대로 누워 있을 때는 클럽타면을 닫고, 순결인 경우는 평상시와 같은 타면각도를 유지한 채 샷하면 된다.   왼쪽이 낮은 다운힐 샷은 볼 띄우기가 쉽지 않다. 볼을 띄우려다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므로 타면 로프트, 즉 타면각도를 믿고 믿음에 의한 샷을 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www.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 골프 클럽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다운힐 스윙 스윙 방법 스탠스 위치 상황 상대방

2025.07.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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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작년 챔피언, 화장실 농담으로 답했다

━ 골프의 메이저리그 - PGA 투어를 가다 “우승 전보다 술을 좀 더 마신다. 내 인생 최대 변화는 알코올 중독으로 기운 거다. 그거 끝내준다.” 남자 골프 세계 3위 잰더 쇼플리(32)가 9일(한국시간) 영국 에든버러 인근 르네상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디 오픈 우승한 후 인생이 얼마나 달라졌나. 압박감이 더 커졌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자들은 그가 클라릿 저그(디 오픈 우승컵)에 와인과 테킬라를 부어 마신 걸 기억한다. 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기자 한 명은 “기사 제목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쇼플리는 원래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었는데, 지난해 우승 후 숨겨놨던 개그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무표정한 채로 유머러스한 멘트를 쏟아낸다. 자학 유머의 대가다. 창피한 과거도 남 얘기하듯 태연히 말한다. 농담처럼 얘기하면서도 팩트에 충실하다. 한참 진지하게 얘기하던 쇼플리가 또 한 번 기자들을 웃겼다. (기자) “지난해엔 빅3 중 한 명이었는데 올해는 별로 거론되지 않았다. 로리 매킬로이와 스코티 셰플러의 최고 선수 경쟁 화두에 다시 들어가고 싶나.” (쇼플리)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 기사를 써줘’라고 말하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다. 오늘은 화장실 앞에 내 사진이 걸린 걸 봐서 좋았다. 가슴이 훈훈했다. 지금 내가 겪는 상황(부진)에 대한 내 생각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미디어센터에는 지난해 로버트 매킨타이어와 2023년 매킬로이 등 역대 우승자 사진이 걸려 있다. 얄궂게도 화장실 입구에 2022년 우승자 쇼플리의 사진이 걸려 있다. 담당자가 난처할 만하다. (쇼플리) “농담이다. 앞으로 10년간 저 자리에 그대로 둬도 된다.” (기자) “알코올 중독과 화장실 중 어떤 (기사) 제목이 더 나을 것 같나.” (쇼플리) “기자들은 참 창의적이다. 기사가 어떻게 나오나 한번 보자.” (사회자) “칭찬해 준 건 고맙다.” (쇼플리) “(기사가 나올) 오늘 밤이 기대된다.” 쇼플리는 메이저 2승 등 PGA 투어에서 9승을 거뒀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올해는 갈비뼈 부상으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톱10도 지난해 16번이었는데, 올해는 한 번(공동 8위)이다. 지난해 워낙 잘해 세계 랭킹은 유지하지만, 페덱스컵 랭킹은 57위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부진 속에서도 쇼플리는 67경기 연속으로 컷을 통과했다. 부상 후유증 속에서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힘든 기록이다. 그의 아버지 슈테판 쇼플리는 육상 10종 경기 독일 국가대표였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친 후 미국에 건너가 골프 프로가 됐고, 아들을 PGA 투어 선수로 키워냈다. 아들에게 독일인 특유의 근면성과 절제력을 가르쳤다. 쇼플리는 “내 사진을 화장실에서 옮길 수만 있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이라고 했지만, 그는 진담을 농담처럼 한다. 기자들 모두 성실하고 진솔하며 재미있는 그를 응원하는 듯했다.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10.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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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디 오픈 전초전 넘어섰다”

로리 매킬로이가 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르네상스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가 매년 커지고 출전 선수의 수준도 높아진다. 디 오픈 챔피언십 전초전이라는 이전 위상을 넘어선 것 같은데, 맞는가”라는 스코틀랜드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매킬로이는 “물론 그렇다. 이 대회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많다. 코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PGA 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시즌 막판이라 플레이오프를 위한 포인트를 따는 게 매우 중요한데, PGA 투어 최고 선수들이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페덱스컵 포인트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참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네시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양 투어에 많은 자금을 지원해 준 훌륭한 스폰서가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제네시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내가 미국에서 만든 TGL(스크린 골프 리그)도 후원하고 있다. 골프에 투자하는 안정적인 스폰서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킬로이가 미리 알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제네시스는 이날 오후 2030년까지 스코티시 오픈 후원을 5년 연장했다. 매킬로이 말대로 대회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엔 1~3위 스코티 셰플러, 매킬로이, 잰더 쇼플리를 비롯, 세계 골프 랭킹 10위 중 8명이 출전한다. 제네시스 초청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선수들도 3명씩 출전한다. 김주형은 2022년 이 대회 3위를 발판으로 PGA 투어로 진출했다. 올해는 이정환, 김홍택, 조우영이 참가한다. 그중 김홍택과 조우영은 이 대회가 PGA 투어 대회 첫 출전이다. 제네시스의 계약 연장에 따라 2030년까지 KPGA 선수들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참여해 글로벌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0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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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메이저리그를 가다] 디 오픈 챔피언 쇼플리의 화장실 농담

“우승 전보다 술을 좀 더 마신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알코올 중독으로 기울었다는 거다. 그거 끝내준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3위 잰더 쇼플리(32)가 8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 르네상스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디 오픈에서 우승한 후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달라졌나. 압박감이 더 커졌나”라는 질문을 받고 한 답이다. 기자들은 그가 지난해 디 오픈 우승컵인 클라릿 저그에 와인과 테킬라를 부어 마셨다는 걸 기억하고 있다. 기자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기자 중 한 명이 “기사 제목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했다. 쇼플리는 PGA 투어에서 요즘 뜨는 개그맨이다. 인터뷰에서 매우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었는데 지난해 메이저 우승 후 숨겨놨던 개그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유머러스한 멘트를 쏟아낸다. 자학 유머의 대가다. 자신의 과거 창피한 일들도 남 얘기하듯 태연히 말한다.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 않다. 농담식으로 얘기하면서도 팩트에 충실하다. 한참 진지한 얘기를 하다가 쇼플리는 또 한 번 기자들을 웃겼다. -기자 “지난해엔 빅3 중 한 명이었는데 올해는 별로 거론되지 않았다. 로리 매킬로이와 스코티 셰플러의 최고 선수 경쟁 화두에 다시 들어가고 싶나” -쇼플리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나에 대해서 기사를 써줘’라고 말하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다. 오늘은 화장실 앞에 내 사진이 걸린 걸 봐서 좋았다. 가슴이 훈훈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성적 부진)에 대한 내 생각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또 폭소가 나왔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미디어 센터에는 역대 우승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지난해 우승자 로버트 매킨타이어와 2023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 등의 사진이다. 얄궂게도 화장실로 들어가는 길목에 2022년 우승자 쇼플러의 사진이 걸렸다. 미디어센터 담당자들이 뜨끔했을 것이다. -쇼플리 “농담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저 자리에 그대로 둬도 된다.” -기자 “알콜 중독과 화장실 중 어떤 제목이 더 나을 것 같나.” -쇼플리 “기자들은 참 창의적이다. 기사가 어떻게 나오나 한번 보자.” -사회자 “칭찬해 준 건 고맙다.” -쇼플리 “(기사가 나올) 오늘 밤이 기대된다.” 쇼플리는 메이저 2승 포함 PGA 투어 9승을 거뒀다.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올해는 갈비뼈 부상 여파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6번 든 톱10은 올해는 한 번(공동 8위) 뿐이다. 지난해 워낙 잘해 세계 랭킹은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페덱스컵 랭킹은 57위에 불과하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디 오픈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그 대회가 그의 마지막 우승이다.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쇼플리는 부진 속에서도 67경기 연속 컷통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 후유증 속에서 웬만한 의지가 아니면 힘든 기록이다. 그의 아버지 슈테판 쇼플리는 독일 10종 경기 국가대표였다가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로 다친 후 미국으로 건너가 골프 프로가 됐고 아들을 PGA 투어 선수로 키워냈다. 독일인 특유의 근면성과 절제력을 아들에게 가르쳤다. 잰더는 알렉산더의 약자다. 쇼플리는 “내 사진을 화장실에서 옮길 수만 있다면 정말 멋질 거다”라고 말했다. 농담이라고 했지만, 그는 진담을 농담 식으로 말하는 선수다. 기자들은 다들 성실하고 진솔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를 응원하는 듯했다. 에든버러=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2025.07.09.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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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컵’ 키스한 한국인 골퍼, 올해는 나올까

이번에는 태극기가 알프스 하늘을 수놓을 수 있을까.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이 1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6504야드)에서 개막한다. 2000년 출범한 이 대회는 2013년부터 메이저대회로 격상했다. LPGA 투어에선 흔치 않게 매년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스코티시여자오픈과 AIG여자오픈으로 이어지는 7월 유럽 여정의 서막을 여는 무대로 유명하다. 스카이다이버들이 헬기에서 뛰어내리며 우승자 국가의 국기를 펼치는 세리머니가 백미다. 총상금은 지난해와 같은 800만 달러(약 110억원)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0년대 한국 여자골프의 전성기와 궤를 같이했다. 2010년 신지애(37)가 한국인 첫 우승자가 된 뒤 2012년 박인비(37), 2014년 김효주(30), 2016년 전인지(31)가 차례로 정상을 밟았다. 2019년에는 고진영(30)이 태극기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됐다. 2020년대 들어선 한국 선수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우승과 멀어졌다. 지난해에는 유해란(24)이 5위로 체면치레했다. 에비앙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 여자골프는 2022년 4승, 2023년 5승, 지난해 3승 등으로 부진했다. 한때 15승을 합작할 만큼 황금기를 보냈지만, 정상급 선수의 난조와 샛별의 부재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올 시즌 분위기는 좀 다르다. 김아림(30)이 지난 1월 개막전에서 우승하며 분위기를 새롭게 했다. 김효주와 유해란이 3월 포드 챔피언십과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했다. 최근에는 임진희(27)와 이소미(26)가 짝을 이뤄 출전한 ‘2인 1조’ 경기인 다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올 시즌 승수를 4승으로 늘렸다. 흐름이 좋은 만큼 선수들 각오도 더욱 단단하다. 가장 기대를 많이 모으는 건 2014년 챔피언 김효주다. 그때 이후 이 대회 우승은 없지만, 2022년 공동 3위, 2023년 공동 20위, 지난해 공동 12위로 선전했다. 지난 6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으로 고국 나들이를 마친 김효주는 “롯데 챔피언십에선 그린을 자주 놓쳤지만, 쇼트 게임 결과만큼은 역대 가장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그린만 잘 지킨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역대 챔피언인 고진영, 전인지를 비롯해 임진희와 이소미, 유해란, 김아림 등 올 시즌 우승자들이 출전한다. 양희영(36), 김세영(32), 최혜진(26), 윤이나(22) 등도 우승을 노린다. LPGA 투어 진출을 꿈꾸는 국내파 황유민(22)은 여자골프 세계 랭킹 상위권자(41위) 자격으로 나선다. 고봉준([email protected])

2025.07.09.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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