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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중국인 닝닝만 빠져…홍백가합전 덮친 ‘중·일 충돌’

일본 NHK 홍백가합전에 걸그룹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사진)이 불참하면서 악화하는 중·일 관계의 불똥이 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29일 “닝닝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을 진단받고 휴식을 권유받았다”며 불참 소식을 알렸다. 이에 따라 에스파는 31일 도쿄에서 열린 NHK 홍백가합전에 닝닝을 제외한 카리나, 윈터, 지젤 등 3인만 출연했다. 앞서 닝닝은 2022년 팬 플랫폼 ‘버블’에 공유했던 버섯 모양의 조명이 최근 재주목받으면서 곤욕을 치렀다. 일본 네티즌들이 원자폭탄 폭발 후 생성되는 ‘버섯구름’을 연상시킨다며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질타를 쏟아내면서다. 이들은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출연을 취소하라’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31일 현재 14만6800여 명이 참여한 상태다. 닝닝 측이 ‘독감’을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이런 압박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3년 전 올렸던 게시물이 재부각된 것은 작금의 중·일 관계가 반영됐을 거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에스파 홍백가합전 논란은 중·일 관계의 대리전처럼 비화하는 측면이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일본 참의원 총무위원회에서는 일본유신회 소속 참의원 이시이 나오코(石井苗子)가 NHK 측에 에스파의 출연 배경과 판단에 대한 근거를 설명하라고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NHK 측은 “소속사에 확인 결과, 해당 멤버가 ‘원폭 피해를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각종 SNS에선 “중국인 오지 마”라는 노골적인 게시글이 올라오고, 중국의 SNS ‘웨이보(微博)’에선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나”며 반발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2월 29일 “이번 일로 에스파가 일본에 사과하면 중국 팬들의 분노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중국에서는 일본 톱가수 하마사키 아유미(浜崎あゆみ)가 상하이 콘서트 하루 전 ‘불가항력의 요인으로 중지한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고 무관중 공연을 진행하는 등 양국의 정치 갈등이 문화계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K팝의 국제화에 따른 진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일 관계, 중·일 관계, 양안 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해당 국가 출신 멤버들이 무심코 올린 포스팅이나 발언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빈번해져서다. 2019년엔 트와이스 일본인 멤버 사나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는 일본 연호에 대한 느낌을 SNS에 올렸다가 한국 네티즌들로부터 ‘극우’라는 공격을 받고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성운([email protected])

2025.12.31.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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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가문의 비극…외손녀마저 떠났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이자 환경 전문 기자 타티아나 슐로스버그(사진)가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백혈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35세. 슐로스버그의 가족은 이날 케네디 도서관 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타티아나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며 “그녀는 항상 우리 마음에 있을 것”이라고 부고를 알렸다. 슐로스버그는 2024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을 진단받고 투병해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22일 ‘내 혈액과의 싸움’(A Battle With My Blood)이란 제목의 에세이를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백혈병 진단 당시 그에게는 갓 태어난 딸과 두 살짜리 아들이 있었다. 1990년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 캐롤라인 케네디의 둘째 딸로 태어난 슐로스버그는 미국 예일대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을 공부했다. 뉴저지주 지역신문 ‘더 레코드’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뉴욕타임즈(NYT)로 자리를 옮겨 과학·기후 분야 전문 기자로 경력을 쌓았다. 잇따른 불운을 겪어온 케네디 가문은 슐로스버그의 죽음으로 다시 한번 비극과 마주하게 됐다. 1963년 카 퍼레이드 도중 암살된 케네디 전 대통령을 비롯해 1968년에는 그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가 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 역시 1999년 경비행기 추락사고로 아내 캐럴린 베셋과 함께 사망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의 아들인 데이비드 케네디와 로버트의 외손녀 시어셔 케네디 힐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났다. 전민구([email protected])

2025.12.31.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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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올해 마지막 거래일 하락출발

뉴욕증시, 올해 마지막 거래일 하락출발 (서울=연합뉴스) 윤정원 연합인포맥스 기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하락세로 출발했다. 31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3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79포인트(0.26%) 내린 48,239.2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14.94포인트(0.22%) 하락한 6,881.30,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7.58포인트(0.20%) 하락한 23,371.49를 가리켰다. 뉴욕 주식시장은 오는 1월 1일 새해 첫날은 공휴일을 맞아 휴장할 예정이며 오늘은 정규 시간에 마감한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고점 부담이 이어지면서 증시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부터 새해 첫 2거래일간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의미하는 산타 랠리는 뉴욕증시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전반으로 봤을 때 3대 지수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8개월 연속 상승 마감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예상치를 밑돌며 감소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7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19만9천건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22만건이었다. 직전주 대비로도 1만6천건 감소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메간 슈 투자 전략 및 포트폴리오 책임자는 "내년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약간 더 높은 변동성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다음 상승 국면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건강한 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모든 업종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나이키는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가 100만달러어치의 나이키 주식을 매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 넘게 뛰었다. 반다 파마슈티컬은 멀미 예방약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30% 넘게 급등했다. 하얏트호텔은 지난 10월 자메이카를 덮친 허리케인 멜리사를 반영해 2025년 실적 전망을 조정하면서 주가가 1% 넘게 밀렸다. 유럽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는 각각 0.09%, 0.23% 내렸다. 국제 유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33% 오른 배럴당 58.14달러를 기록 중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5.12.31. 8:26

페루 마추픽추 열차충돌로 100여명 다쳐…"한국인 부상자 없어"

페루 마추픽추 열차충돌로 100여명 다쳐…"한국인 부상자 없어" 기관사 1명 사망…헤리 대통령, 현장 대응 상황 점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잉카 문명의 대표적 유적지인 마추픽추에 오가는 열차 2대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페루 대통령실은 31일(현지시간) 호세 헤리 대통령이 쿠스코를 찾아 마추픽추 열차 사고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헤리 대통령은 지역 병원을 방문해 사고 부상자들을 위로하고 적절한 의료 서비스 제공 여부를 함께 확인했다고 페루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페루 남동부 지역 철도 운영사인 페트란사(Fetransa) 발표에 따르면 앞서 전날 오후 쿠스코 마추픽추 철로 팜파카와 단선 구간에서는 잉카 레일(Inca Rail)과 페루레일(Perurail) 열차가 정면충돌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창문이 깨지고 측면이 찌그러진 열차 객차가 울창한 숲과 거대한 바위 사이에 멈춰 선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됐다. 이 사고로 잉카레일 열차 기관사가 숨졌다. 또 양쪽 열차에 탑승해 있던 107명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페루 당국은 집계했다. 부상자는 대부분 외국인이다. 페루 외교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각국 대사관 및 영사관과 소통하며 부상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적었다.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연합뉴스에 "한국인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루 관광부 홈페이지를 보면 마추픽추에는 연간 약 150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대부분 인근 마을 아과스칼리엔테스까지 이동한 뒤 마추픽추에 오른다. 오얀타이탐보에서 출발해 4∼5일가량 소요되는 도보 트레킹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5.12.31. 8:26

핀란드만서 러시아발 화물선 나포…해저 통신선 훼손 의혹(종합)

핀란드만서 러시아발 화물선 나포…해저 통신선 훼손 의혹(종합) 러·카자흐 등 국적 승조원 14명 억류…통신방해 등 혐의로 수사 착수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핀란드 경찰이 31일(현지시간) 해저 통신케이블을 훼손한 의혹을 받는 러시아발 화물선을 핀란드 만에서 나포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핀란드 경찰에 따르면, 핏부르크(Fitburg)라는 이름의 이 선박은 카리브해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선적의 선체 132m의 화물선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이스라엘 하이파로 향하는 길이었다. 이 선박이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통신케이블은 핀란드 통신사 엘리사 소유로 에스토니아의 배타적경제수역(EZZ)을 가로질러 핀란드 수도 헬싱키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연결하고 있다. 핀란드 만은 발트해의 일부로 핀란드, 에스토니아,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경찰에 따르면 엘리사는 이날 오전 일찍 케이블 이상을 감지하고 핀란드 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핀란드 국경수비대 순찰선과 헬기가 출동해 핀란드 EEZ에서 문제의 선박을 발견했다. 당시 닻이 바다로 내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경수비대는 선박에 정지 후 닻을 올리라고 명령한 뒤 핀란드 영해로 이동해 정박하도록 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국적의 승조원 14명은 경찰에 억류됐다. 핀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을 재물손괴, 통신 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여러 국내외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발트해에서는 해저케이블, 가스관 등 에너지 시설이나 통신 인프라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과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의 불안정을 노린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핀란드는 다양한 종류의 안보 도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2025.12.31. 8:26

거리 지키는 로보캅…중국선 더 이상 영화가 아니다

AI 기술과 맞물린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 커피를 내리고, 공장에선 문짝도 번쩍 들어 옮긴다. 24시간 순찰, 안전 점검도 그들 몫이다. 중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앞당긴 기술의 토대엔 인공지능(AI)이 있다. 2017년 AI 강국 목표를 내건지 9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동원해 로봇의 ‘뇌’인 AI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후엔 AI가 전깃불처럼 당연하게 만들겠다는 중국. 본지는 AI 혁신의 본거지인 베이징과 휴머노이드의 최전선인 선전에서 ‘먼저 온 미래’를 찾았다. 격투기 자세를 취하던 휴머노이드 로봇 PM01는 원투 펀치와 어퍼컷, 높이차기와 돌려차기를 현란하게 이어갔다. 넘어지지 않았다. 미세하게 떨며 균형을 잡아냈고, 무릎을 굽혀 구사한 구르기도 자연스러웠다. 기자가 직접 등에 달린 손잡이를 억세게 끌어당기자 로봇은 뒷걸음치며 균형을 잡아냈다. 가격은 18만8000위안(약 3900만원). 시판 중인 이 모델은 오픈소스 기반의 인공지능(AI)으로 작동된다. 로봇 개발자들은 로봇에 새로운 동작을 추가해 2차, 3차 혁신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19일 방문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난산(南山)구의 선전만 혁신과학기술센터. 휴머노이드 기업 엔진AI는 세계 최초로 로봇 공중제비 돌기에 성공한 PM01의 고난도 몸동작을 선보이고 있었다. 관계자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덕분에 로봇 스스로 안 넘어지고 균형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시연실 한 쪽에는 자신을 만들어준 창업자 자오퉁양(趙同陽) CEO를 발로 차 넘어뜨려 ‘터미네이터’ 별명이 붙은 로봇 T800이 서 있었다. 벽면 스크린에는 자오 대표와 T800이 지난해 12월 출시된 직후 격투하는 장면이 흘러 나왔다. 키 173㎝, 무게 75㎏, 자체 개발한 29개의 관절 모듈을 탑재한 T800은 힘이 최대 450N·m(뉴턴미터) 토크다. 자동차에서 휠 너트를 조일 때 드는 힘의 3~4배 수준이다. 이 모든 게 엔진AI가 창업(2023년 10월)한지 2년만에 거둔 성과다. 엔진 AI는 지난해 11월 11일 선전시 고급 쇼핑몰 어퍼힐스에 세계 최초로 자체 플래그십 매장도 열었다. 현지 직원은 “학생·연구자 등 로봇 애호가 위주로 구매 문의가 이어진다”며 “개장 한 달 만에 선전의 명소가 됐다”고 자랑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험실에서 나와 인간의 일상으로, 공장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 경찰은 2025년 2월 PM01 로봇을 시범 배치해 순찰 및 공공 안전 업무를 돕게 했다. PM01은 중국어와 광둥어 음성명령을 인식하고, 미아 찾기, 관광객 길안내, 위험 상황 감지 등 임무를 해내고 본부에 실시간 상황을 전달했다. 현지 매체에선 “로보캅의 시대가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선전의 일부 가전 매장에선 PM01이 고객을 맞이해 상품 위치를 알려주는 직원 역할을 한다. 엔진 AI는 2026년 PM01을 가사지원 및 노인과 어린이 돌봄까지 할 수 있는 로봇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선전 남방과기대 캠퍼스와 붙어 있는 산업용 로봇기업 유비테크를 찾았다. 스스로 로봇이 배터리를 교체해서 유명해진 휴머노이드 워커(Walker) S1의 시연이 인상적이었다. 탁자에 놓인 사과, 테니스공, 귤, 퍼즐 중에 사과를 고르라고 로봇에게 지시한 직원이 갑자기 사과를 퍼즐 위로 옮겼다. 워커S1은 뻗었던 팔을 멈추고 잠시 생각한 뒤 정확히 사과를 집었다. “명령 후에 물체 위치를 갑자기 옮겨도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 AI의 대형언어모델(LLM) 덕분이다”라는 소개가 뒤따랐다. AI 기술이 로봇을 통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장면이었다. 유비테크의 산업용 휴머노이드는 전기차 업체 BYD, 지커, 폭스콘 등의 공장에 투입돼 가동 중이다. 최근엔 미국 반도체 회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말레이시아 공장에 워커S1 500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친샤오쥔(秦曉軍) 유비테크 해외마케팅 팀장은 “유비테크는 지난해 6월말 기준 휴머노이드 유효특허수(2790건) 세계 1위”라며 “여러 자동차 기업과 협력하는 유일한 로봇회사”라고 소개했다. 친 팀장은 “1단계로 지난 2023~2024년 전기차 제조 현장에서 자재 운반, 재료 분류, 품질 검사 훈련을 했다”며 “2단계(2025~2027)에는 가전제품 제조 등 상용화 범위를 넓힐 것”이라 소개했다. 그는 “3단계(2028~2030)에는 지능형 로봇을 가정에 보급해 인류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는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AI 혁신 본고장 베이징…비영리 AI 연구기관 주도 중국 휴머노이드 굴기는 AI 기술과 맞물려 있다. 휴머노이드 기업들은 중국판 챗 GPT 딥시크 등 AI 모델을 로봇의 '뇌'에 이식했다. 그 덕에 로봇은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복잡한 상황에서도 정확한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린다. 지난해 중국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적용된 일부 로봇은 수 개월 훈련 과정을 10여분으로 단축했다. CCTV는 “극도로 정밀한 작업도 자율적으로 해낸다”며 “로봇이 단순·반복 작업에서 자율·진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공장 라인에서 휴머노이드끼리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동료처럼 협업해 과제를 완수한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거대한 AI 실험실이 된 덕이다. 샤오미 등의 다크 팩토리(AI와 로봇으로 운영되는 무인공장)에선 AI가 24시간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로봇에 전달하고, 로봇은 이를 토대로 제품 생산부터 포장·검수까지 혼자 해낸다. 작업 중 로봇의 실수도 있지만, 그 경험마저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이터로 쌓인다. 앞서 달리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그 두뇌에 해당하는 AI의 혁신이 이뤄지는 곳은 주요 도시마다 설치된 178곳의 고신구(高新區·첨단기술산업개발구)다. 국가가 첨단기술 육성을 위해 조성한 곳으로 입주 기관·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는 단지다. 중국판 실리콘밸리인 중관춘(中關村)이 1988년 중국 최초로 지정된 고신구였다. 그런데 이 고신구들이 최근 "국가가 설계한 인공지능(AI) 혁신 실험장"(남은영 동국대 글로벌무역학과 조교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신구에선 제조·물류·금융·의료 등 AI의 밑거름이 되는 데이터가 생산된다. 로봇 자동화, 최적화 등 AI 솔루션 테스트도 여기서 이뤄진다. 로봇·자율 주행 등 규제가 필요한 기술도 고신구가 먼저 시범적으로 도입해 실험한다. 그 중에서도 2018년 베이징 고신구 내에 설립된 즈위안(智源) 인공지능연구원(BAAI)은 AI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현재까지 BAAI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200개 이상의 AI 모델이 기초 과학(생물학, 물리학 등)에 활용됐다. 2021년 BAAI가 발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우다오 2.0'은 당시 오픈AI의 챗GPT-3보다 10배 많은 매개변수를 적용해 중국 AI의 수준을 크게 높였다. 지난해 공개된 로봇 AI 모델 '로보브레인 2.0'도 BAAI 작품이다. 이 모델이 적용된 로봇은 사물과 공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어 산업 자동화, 물류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중국 AI 연구 기관들은 정부 주도 하에 기업들에 AI 모델을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AI 서비스를 유료로 쓰는 다른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라고 짚었다. 남 조교수는 "BAAI는 개방성이 높고, 청년 연구자 중심으로 일한다"고 짚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BAAI가 자신들이 개발한 각종 AI 모델과 코드를 전세계에 오픈소스로 공개해 현재까지 수억회 다운로드가 됐다는 점이다. BAAI는 글로벌 조직인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 등과 협업해 표준 프로젝트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글로벌 표준을 향한 포석이다. 그는 “BAAI는 미·중 경쟁 구도에서도 미국 엔비디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과거에 나온 엔비디아칩을 보유하고 있어 연구에 아직도 활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중국 정부는 AI 혁신 총력전을 펴고 있다. 2030년엔 AI를 전기와 인터넷처럼 보편화하고, 2035년까지 AI가 문화와 인간 상호작용을 재편하는 '지능형 사회'로 만든다는게 중국 정부가 내놓은 청사진이다. 멀티모달(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 처리), 군집지능(장치·로봇 등이 자율적으로 협력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적 행동시스템) 등 매년 150개 이상의 AI 연구 프로젝트가 정부 지원으로 추진된다. 자금 지원도 꼼꼼하다. 컴퓨팅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AI 연산에 필요한 자원을 구매할 때 최대 거래금액의 5%(기업당 최대 500만 위안·11억원)를 지원한다. 이밖에 AI 집적회로 기업을 매년 10곳 선발해 기업당 200만 위안(약 4억 2000만원)을 보조금으로 준다. 중소기업의 AI 혁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혁신 바우처'도 있다. 기업당 매년 50만 위안(약 1억원)이 지원된다. 허난성 정부는 정저우에 공장부지 4만평을 내줬다. 그곳에는 연간 5000대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정부가 움직이니, 민간도 돈 싸들고 AI에 달려든다. 엔진AI의 경우, 2년만에 8차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2025년 7월 기준 유치한 투자액이 10억 위안(약 2046억원)이다. 소매와 물류의 강자 징둥창업투자, 배터리 기업 CATL 산하의 CATL캐피털(溥泉·푸취안)은 물론 삼성도 투자에 참여했다. AI 강국 목표를 내건 지 9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실적을 내고 있다. 중국 국가데이터국에 따르면 중국의 AI 특허 수는 세계의 60%다. 지난해 중국의 AI 시장 규모는 1조 위안(205조원,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남 조교수는 "고신구에서 걷히는 세수(2조3789억 위안·488조원)가 다시 AI 혁신의 엔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실력은 수치가 증명한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오픈소스 LLM ‘키미 K2 씽킹’은 벤치마크 평가에서 오픈AI의 ‘GPT-5’ 등 미국 AI 모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 CNBC는 키미 K2 씽킹에 460만 달러(약 67억원) 수준 비용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오픈AI의 모델 훈련 비용과 비교하면 크게 적다.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도 보여주기식 쇼 단계를 끝냈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는 “중국 정부와 민간의 총력전은 휴머노이드의 ‘딥시크 모멘트’를 예상보다 훨씬 앞당길 수 있다”며 “특히 구독형 로봇 서비스(RaaS) 등 로봇 대중화를 촉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GI 시대의 그래미 시상식은 어떤 모습일까요? AI로 만든 노래와 영상으로 미래의 히트곡을 상상해봤습니다. 그 제작 과정도 공개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3618 신경진.서유진([email protected])

2025.12.31.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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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 아르헨, '극한폭염'속 수도권 최대 95만 가구 정전

남반구 아르헨, '극한폭염'속 수도권 최대 95만 가구 정전 체감온도 42도에 대규모 정전…전기요금 330% 인상에도 해결책 안 보여 시민들 SNS에서 정부와 배전사 맹비난…"정전은 연말연시 의례 행사"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남반구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에서 연말연시를 앞두고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수도권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해 95만여 가구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전력 당국에 따르면, 이번 정전은 전력 배전사 에데수르(Edesur)가 운영하는 변전소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날 새벽 이미 공식 사이트를 통해 95만2천여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공지됐으나 해당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다운됐던 것을 감안하면, 피해가구는 1백만 가구를 상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은 며칠 전부터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중산층 거주지 레콜레타와 한인 교민 의류 도매상점이 밀집한 플로레스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시작돼 30일 주요 주거지역 및 수도권 남부 일대까지 가파르게 확산했다. 30일 오후 체감온도가 42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일부 지역에서 총 3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고 당국은 발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전사태 규모가 커지면서 당국의 공식 사이트는 오류를 일으키며 접속이 중단됐다. 새벽 3시 30분이 되어서야 해당 페이지가 복구되면서 새벽 1시 30분, 자료가 공개됐고, 이 시점에도 총 95만여 가구가 전력 공급 중단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광역권 정전 지도에는 수도권(AMBA) 대부분 지역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이번 정전 사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시태그 '#SinLuz(정전)'가 SNS 실시간 화제어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들은 배전사인 에데수르와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잇달아 표출했다. 밀레이 집권 후 2년간 전기요금은 평균 330%, 일부 500% 이상 급등했지만, 정전사태는 지속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야간에도 조명이 유지되는 '7월7일 대로'(9 de Julio) 일부 구간이 암흑에 잠긴 모습이 공유되며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시민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랜드마크인 오벨리스크가 암흑에 갇힌 사진을 공유하면서 폭등한 전기요금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정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아르헨티나는 남반구에 위치해 있기에 한국 등과 반대로 현재 여름이다. 국립기상청은 지난 28일 폭염으로 황색경보를 발령시켰으며, 30일은 오렌지색 경보로 격상하면서 체감온도가 42도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정전은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구조적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급등한 전기요금으로 시민들은 에어컨 사용을 예년보다 자제하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이 최대치를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회계사인 마리아(52) 씨는 "정부는 전기요금이 정상화되면 투자가 이어져 원활한 전기공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아진 건 없고 해마다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레콜레타 지역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카를로스(45) 씨는 "시골도 아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지인 레콜레타에서 매해 여름만 되면 정전사태가 발생한다. 상업용 전기세는 거의 500% 폭등했는데 전기가 없어서 연말 대목을 놓쳤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2025.12.31. 7:25

백악관 "미네소타 이어 他민주당 州들도 정부지원금 사기 조사"

백악관 "미네소타 이어 他민주당 州들도 정부지원금 사기 조사" 레빗 대변인, 복지지원금 부정수급 스캔들 조사 확대 예고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31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州)에서 현재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연방정부 복지 지원금 부정수급 사기 조사 및 수사가 다른 민주당 주들에서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미네소타가 최우선이지만, 우리는 전국의 다른 '파란색 주'(Blue States)에서도 있어왔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를 보라. 뉴욕을 보라"며 "이 행정부에서 이 모든 주는 조사와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란색은 미국의 현재 야당인 민주당의 상징색으로,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통치하는 주를 뜻한다. 미네소타 주지사는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이며, 캘리포니아와 뉴욕 역시 각각 개빈 뉴섬과 캐시 호컬 등 모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끌고 있다. 미네소타의 경우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불법 이민에 특별히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소말리아계에 대한 대거 추방 방침을 밝히는 등 줄곧 압박해왔다. 또한 미네소타에서 보조금 사기로 빼돌려진 자금 일부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에 지원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단순 부정부패가 아닌 '안보' 이슈로까지 번진 상태다. 특히 최근 보수 성향 유튜버 닉 셜리가 미네소타에서 연방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보육시설을 방문했으나 모두 아이가 없는 유령 시설이었다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보조금 횡령 스캔들'로 비화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 등 연방 정부가 나서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보건복지부는 전날 미네소타에 대한 보육 보조금 지급을 동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레빗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기로 유죄가 판명된 소말리아계의 미국 시민권 박탈을 원하는가'라는 물음에 "물론이다. 현재 국토안보부와 국무부가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전국적으로 진보 활동가와 판사들이 정의 실현을 막고 방해하려 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네소타와 전국 각지에서 이민제도를 악용해 미국에 들어온 뒤 미국을 사랑하지도, 그 가치를 존중하지도 않으면서 미국인의 돈을 갈취하고 훔쳐 가는 자들에게 속은 납세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대통령과 내각 전체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5.12.31. 7:25

불가리아, 21번째 유로 도입…유로존 인구 3억5천만 넘어

불가리아, 21번째 유로 도입…유로존 인구 3억5천만 넘어 1월 1일 0시 첫걸음…물가 상승 우려·Z세대 시위에 불안한 출발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불가리아가 새해 21번째 유로존 국가로 첫걸음을 뗀다. 31일(현지시간) AFP·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불가리아는 1월 1일 자정부터 유로화를 공식 사용한다. 불가리아에서 사용될 유로화 동전에는 기존 불가리아 통화인 레프화 속 인물들과 암각 부조 등이 그대로 새겨졌다. 불가리아의 유로존 가입으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인구는 3억5천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불가리아 인구는 약 640만명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불가리아의 유로존 편입은 불가리아와 유로화 역사, 그리고 EU 전체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로화 도입으로 시장 투명성도 높아져 시민과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가리아는 2007년 EU에 가입했지만 유로화 도입은 올해 7월 결정됐다. 유로존 가입을 미뤄온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유로존 국가와 경제력 차이로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불가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0년 성장세를 보였지만 아직은 유로존 평균의 3분의 2 수준이다. 다른 EU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빈곤율도 높은 편이다. 실제로 유로화 도입 결정 이후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달 불가리아 식료품 물가는 작년보다 5% 상승해 유로존 평균의 배를 웃돌았다. 여기에 더해 최근 Z세대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로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사임하면서 정국도 어수선한 상황이다. EU 여론조사기관 유로바로미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불가리아 시민의 49%는 유로 중심의 단일 통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5.12.31. 7:25

조지 클루니 프랑스 국적 취득에 '공정성' 우려

조지 클루니 프랑스 국적 취득에 '공정성' 우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미국 배우 조지 클루니와 가족이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자 프랑스 정부 내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마리 피에르 베드렌느 내무부 차관은 31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앵포에 출연해 "조지 클루니가 귀화를 신청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올바른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이번 일은 "공정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프랑스 정부 관보에 게재된 대통령령에 따르면 클루니와 아내 아말 클루니, 그들의 8세 쌍둥이 자녀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이들 가족은 2021년 프랑스 남부의 와인 농장을 구입해 일 년 중 일부를 이 곳에서 보낸다. 베드렌느 차관은 클루니 가족이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알고 싶고, 절차 전체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루니 본인이 이달 초 RTL 방송에서 "400일 동안 수업을 들었음에도 여전히 프랑스어가 형편없다"고 인정한 점을 언급하며 "이중 잣대 문제에 대한 일부 프랑스인의 평가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국적을 얻으려면 일정 수준의 프랑스어를 구사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새해 1월부터 국적 취득 요건을 강화하는데 프랑스어 능력의 경우 유럽 언어 공통 기준 기존엔 B1 이상이어야 했지만 이제 B2 이상임을 입증해야 한다. 또 시민권 시험도 신설해 총 40문항 중 32문항(80%) 이상을 맞춰야 국적을 딸 수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2025.12.31. 7:25

푸틴, 신년사서 "특별군사작전 승리 믿는다"

푸틴, 신년사서 "특별군사작전 승리 믿는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6년을 맞이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자신했다. 31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새해 첫 날을 가장 빨리 맞이한 극동 캄차카반도에 가장 먼저 방송된 신년사에서 "우리의 영웅들, 즉 '특별군사작전' 참가자들을 말과 행동으로 응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전역의 수백만 국민이 새해 전야에 여러분과 함께한다"며 "그들이 여러분의 승리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병사와 지휘관에게 새해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우리는 여러분과 우리의 승리를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별군사작전'이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 대신 사용하는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5년 신년사 때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특별군사작전'을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의 단결력이 조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미래를 결정짓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정확히 26년 전인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러시아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0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그는 올해 5선에 성공하면서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5.12.31. 7:25

"AI 도입에 유럽 은행 일자리 5년내 20만개 위험"

"AI 도입에 유럽 은행 일자리 5년내 20만개 위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은행 부문에서 인공지능(AI) 도입과 지점 폐쇄가 늘면서 향후 5년간 유럽 은행 부문 일자리 20만여 개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모건스탠리가 전망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유럽 35개 은행을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 업무의 온라인 전환 등으로 인력 10%가 감원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35개 은행의 현재 직원 수가 약 212만명이므로 약 21만2천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감원은 리스크 관리와 규제 준법 업무, 운영 지원 사무직을 포함한 중앙 서비스 부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많은 은행이 AI와 추가 디지털화에 따른 최대 30%의 효율성 향상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유럽 은행은 미국 은행에 뒤처지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와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도울 촉매제로 AI를 언급하고 있다. 지난달 네덜란드 ABN 암로는 2028년까지 정직원 약 20% 감원 계획을 밝혔고,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은 올해 3월 비용 감축에 성역은 없다고 말했다. 스위스 UBS도 올해 상반기 AI를 활용해 애널리스트를 아바타로 만든 영상을 고객에게 전송했으며, 최근 몇 달에 걸쳐 고위 임원 250명을 옥스퍼드대로 보내 AI 리더십 행사에 참여시켰다. 은행 부문의 섣부른 AI 도입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너 힐러리 JP모건체이스 유럽·중동·아프리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AI에 지나치게 흥분해 기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 핵심 업무에서 AI 활용과 신입사원 훈련 사이에 균형을 이루지 못하다가는 업계가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12.31. 6:25

핀란드 만에서 선박 나포…해저 통신케이블 훼손 의혹

핀란드 만에서 선박 나포…해저 통신케이블 훼손 의혹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핀란드 경찰이 31일(현지시간) 해저 통신케이블을 훼손한 의혹을 받는 선박을 핀란드 만에서 나포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연결하는 이 통신케이블은 핀란드 통신사 엘리사 소유로 에스토니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다. 이 선박의 선적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핀란드 만은 발트해의 일부로 핀란드, 에스토니아,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경찰에 따르면 엘리사는 이날 오전 일찍 케이블 이상을 감지하고 핀란드 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핀란드 국경수비대 순찰선과 헬기가 출동해 핀란드 EEZ에서 문제의 선박을 발견했다. 당시 선박 닻이 바다로 내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경수비대는 선박에 정지 후 닻을 올리라고 명령한 뒤 핀란드 영해로 이동해 정박하도록 했다. 핀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을 재물손괴, 통신 방해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으며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여러 국내외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발트해에서는 해저케이블, 가스관 등 에너지 시설이나 통신 인프라 훼손이 잇따르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과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의 불안정을 노린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핀란드는 다양한 종류의 안보 도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2025.12.31. 6:25

FT "AI 거품 걷히고 트럼프는 관세 더 못 올려" 새해 예측

FT "AI 거품 걷히고 트럼프는 관세 더 못 올려" 새해 예측 금리인하 지속·테슬라 전기차 부진·우크라 버티기 등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AI 거품 붕괴', '트럼프 관세 추가 인상 난망', '글로벌 금리 인하 지속', '민주당 미 하원 탈환', '테슬라 전기차 부진 지속'……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내년 세계 주요 정치·경제 이슈와 관련해 자사 기자들이 예측한 전망을 보도했다. FT는 'AI 거품이 꺼질 것인가' 주제와 관련해서는 AI 투자 과열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면서 "AI 투자에서 손쉽게 돈을 버는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내년 AI 거품이 걷히는 과정에서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가 당황스러운 수준의 손실을 보고, 일부 소규모 기업의 경우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AI가 기능·가치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사업을 다각화한 거대 기업들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시장 전반의 매도세가 10∼15% 주가 하락 수준에서 제한될 수 있다고 점쳤다. 아울러 올해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내년 더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FT는 "(이른바 '상호관세'를 발표한) 4월 '해방의 날' 이후 주가 급락, 중국의 보복 위협, 소비자 물가 상승이 관세 동력을 약화했다"며 "반도체와 의약품 신규 관세 위협은 대체로 철회하고, 다른 관세들도 임시 합의를 통해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국정 장악력을 좌우할 내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고, 상원 탈환까지는 근소한 차이로 실패할 것으로 봤다. FT는 "하원을 장악함으로써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제를 저지하고 행정부의 불법 행위 조사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부터 11월까지 민주당의 승리를 막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문은 내년에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FT는 "일본을 제외하면, 중앙은행들은 2026년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미국과 새로운 연준 의장(아마도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주도로 세계 각국의 당국자들은 기존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뉴노멀'이라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금리를 낮출 의지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테슬라의 내년 세계 주요국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회복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신문은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친환경차 세액공제가 끝나 테슬라가 받는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BYD(비야디) 등 다른 중국 경쟁자들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신모델을 계속 출시함에 따라 전망이 더욱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미국의 압력에도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길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문은 "돈바스의 나머지 지역을 포기하는 것은 군사적, 헌법적, 정치적인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너무나 위험하다"며 "극히 가능성이 낮은 (우크라이나의) 방어선 붕괴가 일어나야지만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차대운

2025.12.31. 5:25

발전·혁신 강조 시진핑…5개년 계획으로 중국식 현대화 예고

발전·혁신 강조 시진핑…5개년 계획으로 중국식 현대화 예고 "고품질 발전 추진해야…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 막을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새해를 앞두고 발표한 신년사에서 '발전'과 '혁신'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체제의 본격 가동을 예고했다. 시 주석은 31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부터 약 10분간 중국 중앙TV(CCTV) 등을 통해 방송된 신년사에서 발전과 혁신을 각각 네차례씩 언급하며 향후 국정 운영의 최우선 키워드로 제시했다. 올해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새 5개년 계획에 들어가는 전환기를 맞아 경기 회복과 구조 전환을 동시에 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혁신으로 고품질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라거나 '자신감을 갖고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과학기술과 산업의 융합, 혁신 성과의 가시화를 언급했다. 중국은 혁신력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는 경제체제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성과로는 경제 규모 140조 위안 돌파, 과학기술력·국방력 제고, 국민 생활 수준 개선 등을 열거하며 "중국식 현대화의 새로운 여정이 안정적으로 출발했다"고 자평했다. 외교 노선도 '발전' 프레임 속에 배치됐다. 시 주석은 글로벌 발전·안보·문명 이니셔티브와 이를 종합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거론한 뒤 "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강조한 뒤 "양안 동포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사는 내년 15차 5개년 계획 출범을 앞두고 성장 재가동·혁신 주도·체제 자신감이라는 3대 메시지를 동시에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신년사 말미에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해로, 시작이 날카로운 사람은 끝을 도모하고 성공하는 사람은 시작부터 계획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와 과제를 확고히 하고 자신감을 갖고 기세를 몰아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하며 전면적인 개혁개방을 심화하고 전 인민의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추진해 중국 기적의 새 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 배경에서 가족사진 등 개인적 소품을 배제하고 만리장성 그림과 오성홍기만 배치해 국가·체제 중심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종구

2025.12.31. 5:25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논란에 '물류 동맥' 아덴만 긴장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논란에 '물류 동맥' 아덴만 긴장 이스라엘, 군 주둔 가능성 주목…예멘 반군 경고장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스라엘이 아프리카 미승인국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처음 인정하면서 '물류 동맥' 아덴만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아덴만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소말릴란드를 후티 반군을 타격할 군사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한 배경 중 하나로 후티 반군을 겨냥한 군사기지 설치 가능성을 꼽았다.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해 우방으로 만든 뒤 예멘을 장악한 후티 반군 공격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스라엘이 이미 소말릴란드를 잠재적인 군사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예멘 반군을 폭격한 적이 몇차례 있지만 공중급유기를 동원해 장거리 비행을 해야만 했다.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다가 지난 10월 휴전으로 공격을 중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이미 소말릴란드에 군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면 후티 반군 타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소말릴란드가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국가 승인의) 반대급부는 이 지역에 군사적 존재를 구축하도록 허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아프리카 관계 연구소의 아셰르 루보츠키 선임연구원은 FT에 "후티의 위협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 발표 이튿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재개를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티 지도자 압둘말릭 알후티는 성명에서 "소말릴란드에서의 어떠한 이스라엘 주둔도 우리 군의 군사적 목표로 간주한다"며 "이는 소말리아와 예멘에 대한 공격이자 지역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예멘과 소말릴란드 사이의 아덴만은 수에즈운하를 빠져나와 홍해를 지나 인도양으로 향하는 선박이 지나는 글로벌 핵심 해상 교역로 중 하나다. 아덴만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소말릴란드의 국가 승인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결정에 반대하는 데다 이스라엘에 힘을 싣는 미국마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발행된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할 것이냐는 물음에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아프리카연합은 "소말리아의 통합·주권·영토 보전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대륙 전반의 평화와 안정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5.12.31. 4:25

시진핑, 신년사서 "반도체 자주화에 진전"…'경제난' 언급 안해

시진핑, 신년사서 "반도체 자주화에 진전"…'경제난' 언급 안해 과학·기술 성과 집중 강조…"개혁·개방 심화하고 공동부유 추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를 통해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성과를 자신하며 다음 경제 발전 5개년계획의 추진을 독려했다. 시진핑 주석은 31일 중국중앙TV(CCTV)로 방송된 2026년 신년사에서 "우리나라 경제총량은 연속해서 새로운 관문을 넘어섰고, 올해는 140조위안(약 2경8천8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제력과 과학·기술력, 국방력, 종합 국력이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고 인민의 획득감·행복감·안전감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2024년 신년사에선 "일부 기업은 경영 압박에 직면했고, 일부 군중(대중)은 취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부 지방에는 홍수·태풍·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는데 이 모두가 내 걱정" 등 이례적으로 경제난을 직접 거론했다. 작년에는 "현재 경제의 운영은 일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고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이 있으며 신구(新舊) 동력의 전환에 압박이 있다"고 했으나 올해는 '어려움'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과학·기술과 산업의 깊은 융합으로 혁신 성과가 앞다퉈 나왔다"며 "인공지능(AI) 대형모델이 경쟁하며 발전했고 반도체 자주 연구·개발에 새로운 진전이 있었으며 우리나라는 혁신력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는 경제체(국가)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소행성 탐사선 '톈원 2호'와 야샤 수력발전소, 중국 '국산' 전자식 캐터펄트 항공모함인 푸젠함,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등을 자랑거리로 꼽았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박물관 열풍과 게임 '오공', 애니메이션 '너자' 등 문화 콘텐츠가 새로운 성과로 떠올랐고, 사회 보장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제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이나 일본을 직접 비판하는 대신 자신이 제창하고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을 강조하며 중국이 세계 질서를 수호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대만에 대해선 작년과 유사한 수위로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는 피가 물보다 진하고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시 주석은 "2026년은 15차 5개년계획 시작의 해"라며 "목표 임무를 정확히 조준하고 자신감을 다지면서 기세를 타고 올라가며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개혁·개방을 한층 전면 심화하고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추진하며 중국 기적의 새 장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성조

2025.12.31. 4:25

사면된 이집트계 英활동가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

사면된 이집트계 英활동가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 스타머 "사면·귀국 환영"…야권 "시민권 박탈해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저명한 이집트계 영국 민주화 운동가가 이집트에서 사면, 석방돼 영국에 입국한 이후 과거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둘러싸고 영국에서 정치적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이후 여러 차례 투옥과 석방을 반복한 알라 압델 파타는 지난 9월 이집트에서 석방돼 이달 26일 영국에서 가족과 재회했다. 압델 파타는 이집트 아랍의 봄 당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몰아내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인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10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고문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구금돼 2021년 유죄 선고를 받고 복역했다. 압델 파타의 가족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탄압으로 보고 구명 운동을 펼쳐 왔다. 압델 파타는 런던 태생인 어머니를 통해 자격을 얻어 보수당 정부 때인 2021년 12월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 "압델 파타가 영국으로 돌아와 가족과 재회한 게 기쁘다"라며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이 문제를 우선시해 왔다. 사면 결정에 대해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후 정치권에서는 그가 과거 반유대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압델 파타는 앞서 엑스에 "식민주의자, 특히 시오니스트 살해는 영웅적"이라고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번지자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의회 외교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내각 주요 인사들이 압델 파타의 과거 게시물에 대해 몰랐다면서 외무부가 이런 '심각한 정보 누락'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압델 파타는 문제의 게시물이 사람들에게 충격과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사과했다. 그러나 야권은 압델 파타의 영국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의 로버트 젠릭 예비내각 법무장관은 "이집트가 먼저 그의 시민권을 박탈하면 영국민은 이 극단주의자를 영원히 떠맡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익 성향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도 "너무 늦기 전에 이 이집트 혐오 선동가를 쫓아내라"고 촉구했다. BBC 방송은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 복수국적자의 영국 시민권을 박탈할 권한이 내무장관에게 있지만, 이는 대개 테러나 조직범죄 연루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시민권 박탈 결정은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12.31. 4:25

이란 민생고 시위서 "하메네이에 죽음을" 구호도

이란 민생고 시위서 "하메네이에 죽음을" 구호도 반정부시위 나흘째 확산세…팔레비 왕세자는 시위 독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에서 오랜 경제난과 민생고에 지친 민심이 폭발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에 기반을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날 이란 각지에서 시위가 나흘째 이어지자 이란 당국이 군경을 배치하며 긴장이 커지고 있다. 수도 테헤란 등 전국 대학교 약 10곳에서 학생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에 이란 군경은 최루탄을 쏘고 일부 참가자를 체포하는 등 무력 진압했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국영매체에 "생계를 위한 평화적 시위는 사회적으로 당연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의 일부"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불안정 조장, 공공재산 파괴, 외부 세력이 사주한 시나리오의 도구로 경제적 시위를 악용하려는 시도는 그에 비례하는 단호한 법적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이 언급하는 '외부 세력'은 미국,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을 뜻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이름을 건 엑스 페르시아어 계정은 지난 29일 게시물에서 "함께 거리로 나서라, 때가 왔다"며 "우리는 광장에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시위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일부 여학생은 이란 정권이 여성에게 착용을 강요하는 히잡을 머리에서 벗어 흔들며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고 소리쳤고, 다른 학생들은 신정체제를 수호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비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란 남부 파르스주(州)에서는 시민들이 주지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하마단, 아라크 등에서는 시위대가 "자비드 샤"(왕이여 만수무강하소서), "팔레비가 돌아올 것" 등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귀환을 바라는 표현이다. 지난 28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 국면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시위대에 유화 메시지를 내고, 리알화 폭락의 책임을 물어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샤(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의 장남이자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64)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거리로 나가 시위에 참여한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팔레비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 신정체제를 가리켜 "이 정권이 권력을 잡는 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더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며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분이 거리에서 이 체제의 몰락을 위해 외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이 체제는 무너지고 있다"며 "보안·사법 집행기관은 국민에 맞서지 말고 국민에 함께하라"고 말했다. 현지 환율은 최근 1달러당 142만리알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 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됐을 때 달러당 3만2천리알 정도였던 것에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테헤란대 명예교수인 사이드 모예드파르는 이란 ILNA통신 인터뷰에서 "지난 수십년간 누적된 많은 문제가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커졌다"며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느끼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침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직 의원 골람 알리 자파르자데 에메나바디는 이란 대통령과 의회의장 등 지도부에 대해 "근본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이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세계가 등지게 했고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5.12.31. 3:25

中, 대만포위훈련 사흘만에 종료 발표…"원만하게 임무 완료"(종합)

中, 대만포위훈련 사흘만에 종료 발표…"원만하게 임무 완료"(종합) 美 '역대 최대' 대만 상대 무기 판매 반발…군함·군용기 대거 동원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한종구 기자 = 중국군이 지난 29일 시작한 '대만 포위 훈련'을 종료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리시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부전구가 조직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이 원만하게 각 임무를 완료했다"며 "부대 일체화 연합 작전 능력을 전면 검증했다"고 밝혔다. 리 대변인은 "전구 부대는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훈련과 전투 대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 기도를 단호히 좌절시키고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동부전구는 29일 오전 육·해·공군과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시작한다고 선언했고, 당일과 이튿날인 30일 실사격을 비롯한 대규모 훈련을 수행했다. 미국이 다수의 공격 무기를 포함한 사상 최대 규모의 대만 상대 무기 판매에 나선 것에 반발하는 차원의 군사 행동으로, 올해 4월 초 이후 8개월여만에 중국군이 '대만 포위'에 나선 것이었다. 중국군의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은 대만의 거의 모든 면을 외곽에서 근접해 둘러싸면서 가장 광범위하고 위협적인 훈련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 130대(소티)와 중국 함정 22척을 포착했고, 30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는 군용기 77대와 군함 17척, 공무선 8척이 관측됐다. 중국군은 호위함·구축함 등 전함과 전폭기·전투기·무인기(드론) 등 군용기들을 폭넓게 동원했고, 로켓포 등의 실사격 장면이나 드론이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상징인 고층 빌딩 '타이베이 101'을 촬영한 장면 등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은 당초 29일 훈련 일정과 30일 실사격 계획까지만 발표했는데, 별도의 종료 발표를 하지 않아 이틀짜리였던 4월의 대만 포위 훈련보다 일정이 더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셰칭친 대만 해양순방서(해경) 부서장은 이날 "중국 군함과 해경선이 현재 철수 중이며 일부는 여전히 24해리 밖에 머물고 있다"며 중국군의 훈련이 종료됐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중국 해경선이 아직 관련 해역에서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며 "대만 해경은 11척의 함정을 배치하고 있고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와 정부 내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훈련 종료 여부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으며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장성급 장교 진급식에서 "중국의 대만 대상 군사훈련은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최근 일본 주변 해역과 남중국해, 대만을 상대로 한 잇따른 교란 행위에서 보듯 중국의 권위주의적 확장이 계속되면서 압박이 고조되는 것"이라며 "이는 지역 안정에 높은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세계의 해상 운송과 무역, 평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성조

2025.12.31.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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