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평범한 일상 속 순간들을 독특한 색감과 위트로 포착해온 영국의 세계적 사진가 마틴 파가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3세. BBC방송 등에 따르면 마틴 파는 잉글랜드 브리스틀 자택에서 6일 생을 마감했다. 마틴 파 재단의 제니 스미스 디렉터는 “많은 이들이 그를 깊이 그리워할 것”이라며 유족으로 아내 수지와 딸 엘렌, 여동생, 손자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가족이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마틴 파는 일상의 파편 같은 장면을 통속적이면서도 선명한 색채로 담아내며 장난스러운 유머와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동시에 구현해온 사진가로 꼽힌다. 그의 사진은 보기에는 가볍지만 그 속에 사회적 논쟁을 촉발하는 깊은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0년 한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엔터테인먼트로 위장한 진지한 사진을 찍는다”며 “보편적 진실을 찾을 수 있는 순간을 짚어내고자 한다”고 자신의 작업 철학을 밝힌 바 있다. 마틴 파의 명성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1980년대 머지사이드 뉴브라이튼에서 휴가를 즐기는 서민들의 모습을 거침없이 포착한 ‘마지막 휴양지’(The Last Resort)’였다. 이 작품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그는 1994년부터 영향력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그룹인 매그넘 포토스에 합류해 활동을 이어왔다. 영국 일상의 단면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북한, 알바니아, 러시아 등 세계 곳곳으로 향했다. 70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는 최근 자전적 사진집 ‘아주 게으르고 산만한(Utterly Lazy and Inattentive)’을 출간하며 창작 열정을 보여줬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07. 14:20
독일 스포츠카 포르셰의 볼프강 포르셰(82) 회장이 네 번째로 결혼했다고 dpa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셰 측 미디어 담당 대리인은 포르셰 회장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가브리엘라 추라이닝겐(62)과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신혼부부의 사생활을 존중해 추가 문의는 자제해달라”며 최소한의 정보만을 공개했다. 포르셰 회장은 1970년 첫 결혼을 시작으로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쳤으며, 2023년에는 세 번째 배우자와의 이혼 절차에 들어갔다. 네 번째 부인 추라이닝겐은 귀족층이었던 가문 출신으로, 현재 독일 최대 철강기업인 티센크루프의 뿌리를 이룬 티센 가문 출신이다. 포르셰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셰(1875∼1951)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셰 회장은 2007년부터 포르셰 감독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포르셰 가문은 페르디난트의 사돈 가문인 피에히 가문과 함께 포르셰 지주회를 통해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그룹의 최대주주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07. 13:36
브라질 도서관서 마티스 판화 8점 도난…무장 2인 침입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프랑스 출신 미술 거장 앙리 마티스의 판화 8점이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도서관에서 도난당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시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장한 남성 2명이 이날 마리오 데 안드라데 도서관에 침입해 마티스 작품들을 훔쳐 도주했다. 도난 작품 중에는 브라질 대표 화가 칸딘도 포르티나리의 작품 5점도 포함됐다. 마리오 데 안드라데 도서관은 상파울루 현대미술관과 협력해 현대미술 전시회를 개최했고, 이날 전시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시 당국은 도난당한 작품들의 가치가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상파울루 경찰은 도서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야수파의 창시자인 마티스는 드로잉과 판화에서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선과 형태를 추구해 '선의 연금술사'라 불린 현대미술 거장이다. 이번 미술품 도난은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석 절도 사건이 있은 지 약 두 달 만에 발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12.07. 13:25
아르헨 밀레이 '전기톱개혁' 2년…물가안정 성과, 고용·외환 불안 연간 물가상승률 211→31% 하락했으나 내수기반 안정화 시급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2023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고강도 개혁을 상징하는 '전기톱'을 들고 혜성처럼 등장해 '기득권·포퓰리즘'을 잘라내겠다고 선언하며 집권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집권 2주년을 맞이한다. 자칭 극단적 '자유경제 시장주의자'인 밀레이는 집권 이후 대규모 긴축, 규제 해체, 공공부문 축소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에 물가안정과 재정 흑자라는 정책 효과가 가시화됐지만, 성장·고용·외환 지표는 회복이 지연되면서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레이 정부는 취임 직후 환율규제 완화, 보조금 감축, 공공지출 축소 등을 시행하며,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했다. 이 조치로 2023년 211%였던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4년 117.8%로 내려갔고, 2025년 10월 전년 동기 대비 연간 물가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월간 물가상승률은 2023년 12월 25%에서 2025년 하반기 월 2%∼2.5%대로 안정됐다. 재정 측면에서도 지출삭감이 직접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1분기에는 16년 만에 재정 흑자를 기록했고, 정부는 이를 "개혁 지속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내수 기반은 아직 취임 전 수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2024년 1분기에 제조업(-9%), 건설(-17%), 도소매·서비스(-7%) 등 주요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동반 하락했다. 도소매·서비스는 올해 강한 반등을 보이면서 2023년 1분기 대비 6.5% 성장했으나, 제조업(-3.5%)과 건설업(-7.5%)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실업률은 2025년 1분기 7.9%로 집권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실업자 수는 117만명을 상회했다. 2분기에 7.6%로 소폭 하락했으나, 비정규 고용이 확대되며 노동시장 안정성도 약화되고 있다. 빈곤율은 정부 발표 기준으로 2024년 1분기 52.9%에서 2025년 1분기 31.6%로 내려갔으나, 실질 소득 감소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체감 개선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외환보유고는 밀레이 정부 경제정책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총보유고는 400억 달러(약 59조원)대에 이르지만, 순보유고는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시장 분석이 반복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의 외환 능력은 여전히 취약하며, 추가적 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치·외교 분야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밀레이는 대선 캠페인 당시부터 자유시장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친미·친이스라엘 외교를 천명했으며, 취임 후 미국 보수 진영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좌파' 기조를 공유하는 '이념 연대' 성격의 긴밀한 공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정책에서는 친이스라엘 노선이 강화됐다. 밀레이 정부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가자지구 분쟁에서는 조건 없는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했다. 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효과를 내는 반면, 중남미 블록의 외교 균형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밀레이 집권 2년 차 성과를 두고 "물가·재정 안정은 분명한 성과지만, 성장·고용·외환 지표들은 회복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향후 과제로는 외환보유고의 안정적 확보, 내수 기반 회복, 사회적 비용 완화, 대외관계의 균형적 관리가 꼽힌다. 급진 정책을 상징했던 '전기톱 정치'가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3년 차 이후 국정운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2025.12.07. 13:25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 개입’ 시사 발언이 나온 지 7일로 한 달이 지났다.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해 일본 여행 자제령 등 일본 국내 경제를 겨냥한 보복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은 지난 5일, 당초 이달 말이던 일본 노선 무료 취소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2월 중국 춘절 연휴 기간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지난 3일 방문한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 교토(京都)에선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피해를 실감하기 어려웠다. 시민이나 상인들도 “영향을 거의 안 느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 추세지만, 미국·한국 등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19 이후 관광업계 ‘중국 의존 탈피’성공 3일 교토 시내 중심 상점가에서 만난 상인과 시민 10여 명에게 “중국의 보복 조치에 따른 영향이 있다고 느끼냐”고 묻자 모두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70대 택시 기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위주로 영업을 했던 음식점의 경우 주차장에 서 있는 버스의 수가 줄어들었지만, 개인 관광객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니시와키 다카토시(西脇隆俊) 교토부 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숙박 시설에서 중국인 단체 여행 취소 사례가 몇 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크게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30일 중국 항공사들이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에 따라 12월 운항 예정이던 일본행 노선 5548편 중 904편의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간사이국제공항 도착편이 626편으로 약 70%를 차지한다. 이 조치에 따라 향후 오사카, 교토 등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일본어 홈페이지는 지난 4일 중국인 인기 해외 여행지 1위였던 일본이 상위 10위권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대신 태국이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의 호텔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해 “한국 여행 인기가 최근 몇 년 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교토시 관광협회는 지난달 28일 향후 객실 가동률 전망에 대해 “과거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 한국인 숙박 수요가 반감한 사례도 있다”면서 “이번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가 반감할 경우 12월 객실 가동률은 당초 예상보다 5.8%포인트, 1월은 6.4%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꿔 말하면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으로 감소해도 전체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조치에도 관광 산업에 비상이 걸리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교토시가 발표한 ‘교토 관광 종합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외국인 숙박객 수는 총 380만 명이었다. 그 중 중국이 115만 명으로 30.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였다. 한편 지난해는 외국인 숙박객 수가 역대 최고인 총 821만 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일본인(809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중국인은 183만 명으로 전체의 22.3%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비중이 크게 줄었다. 여전히 1위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관광객 수 증가는 1.6배에 그쳤다. 이에 비해 미국은 2019년의 2.6배인 125만 명, 대만은 2배인 85만 명, 한국은 무려 4배인 63만 명으로 급증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방문한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일본 관광업계에선 코로나19 이전부터 정치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인 관광객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19 당시 SNS 등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쳤고, 이것이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에 비교하면 일본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싸다는 점, 지속적인 엔저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 5000엔 꼬치구이에 외국인 줄 서… “전통이 사라진다” 한편 다양한 국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의 수가 급증하면서 교토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음식점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교토다운 전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문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교토역에서 지하철로 5분 거리에 위치한 ‘니시키(錦) 시장 상점가’다. 교토 관광 종합 조사에 따르면 니시키 시장은 지난해 교토의 외국인 관광객 인기 방문지 7위(36.7%)를 기록했고 하루 평균 약 1만 5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2019년 11위(18.5%)에서 크게 오른 순위다. 400년 전 어시장에서 시작된 길이 390미터, 폭 3.3미터의 아케이드에는 교토 요리를 대표하는 유바(湯葉), 쓰케모노(漬物) 등을 파는 약 130개 상점이 늘어서 있다. 교토 시민들이 식재료를 구입하던 곳으로 ‘교토의 부엌’이라 불린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거리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를 이어 가게를 경영할 사람이 부족해지고 임대료도 급등하면서 오랜 역사가 있는 생선 가게들이 줄어든 반면, 5000엔(약 4만7000원) 짜리 소고기 꼬치구이 가게 등 이전에 없던 비싼 음식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이런 가게들은 메뉴를 일본어·영어·중국어·한국어 4개 국어로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3일 찾은 이곳은 노포 상당수가 문을 닫는 수요일이었음에도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걷기 힘들 정도로 혼잡했다. 와규(和牛), 튀김 꼬치구이 음식점 앞에는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었다. “먹으면서 걷는 행위는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10여 분에 한 번씩 흘러나왔지만, 정기 휴일로 셔터가 내려진 가게 앞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면 교토의 전통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며 강한 위기감이 확산된 가운데,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 로렌초 중앙시장’으로부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함께 활동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현재 북유럽 등 10개국 13개 시장과 함께 등재를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니시키 시장 상점가 진흥 조합 시미즈 아키라(清水彰) 사무장은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이 옛 시장 문화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누키 도모코([email protected])
2025.12.07. 13:00
중국의 혁신이 원활한 건 ‘젖줄’ 역할을 하는 자본시장이 있어서다. 1993년생 펑즈후이가 세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애지봇이 자본시장의 수혜를 본 대표 사례다. 지난해 말부터 생산 중인 애지봇의 ‘위안정 A2’는 미국 테슬라 로봇인 옵티머스와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혁신 기술이 돈을 불렀다. 애지봇은 텐센트, 바이두 캐피털 등 35곳의 전주(錢主)들에게 ‘돈 세례’를 받았다. LG전자·미래에셋그룹도 애지봇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에서 연봉 4억원을 받던 펑즈후이는 지난 8월 기준 8330만 달러(약 115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700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투자 유치를 통해 3년치 운영비용을 댈 현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애지봇의 회사 가치는 100억 위안(약 2조원)으로 평가된다. 이 사례는 중국 혁신기업을 찾아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려는 자본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이사는 “자본이 가장 빠르고 자본이 가장 객관적이다”고 평했다. 중국의 자본 투자는 크게 두 방향으로 이뤄진다. 첫째, 민간 벤처캐피털(VC)의 자금 유치다. 요즘 VC들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등에 꽂혔다. VC는 매년 전체 투자액의 23%를 AI 기업에 준다. 둘째, 민간 빅테크 등 ‘선배’ 기업의 투자를 받는 것이다. AI 반도체회사 캠브리콘도 ‘선배 빅테크’인 아이플라이텍의 투자(약 20억원)를 받았다. 혁신 기술이 있으면 증시의 문도 열린다. 중국 하이테크 기업과 자본의 결합 움직임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국산 제품을 “14억 명에게 초코파이 하나만 팔아도”식으로 중국 시장에 수출하고, 팔던 시대는 지났다. 최성진 한양대 교수는 “산업용 AI, 드론, 로봇 자동화 등에서 한국이 중국의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해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더중앙플러스-중국 혁신 리포트 죽은 덩샤오핑, 산 트럼프 잡다…빵처럼 전기차 찍는 선전 마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77 로봇 망하자 공장에 보냈다…“사고쳐라” 유비테크 큰그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213 ‘연봉 4억’ 화웨이 관둔 천재, 700일간 1157억 모은 비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892 대학 3곳이 ‘뇌’ 개발해준다, 로봇 기업이 베이징 간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463 서유진([email protected])
2025.12.07. 13:00
키 173㎝에 무게 85㎏. 하루 24시간 꼬박 일하는 편의점 직원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G1’이다. 로봇 기업 갤봇이 3년 전 개발했고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갤럭시 스페이스 캡슐’에서 일한다.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점원이 근무하는 무인 편의점이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이곳에선 2~7위안(약 400~1400원)짜리 음료 9종을 판매했다. 카운터에 커피 등 음료를 올릴 때까지 고작 40초.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덕분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하루 2~3차례 배터리 교체로 주문 1000여 건을 소화한다. 지난달 5일 전기차 업체인 샤오펑은 82개 관절을 지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아이언 로봇을 시연해 화제였다. 사람이 안에 없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로봇을 잘라 금속 뼈대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일상을 파고드는 ‘로봇 굴기’가 가능한 건 혁신을 뒷받침하는 시장화 덕분이다. 이좡(亦庄)경제기술개발구에는 지난 8월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판매점이 문을 열었다. 4층에 4000㎡ 규모로 전시 매장과 수리·상담 공간이 들어섰다. 로봇도 자동차나 휴대전화처럼 살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휴머노이드를 검색하면 2999위안(약 60만원)부터 25만4150위안(약 5127만원)까지 다양한 상품이 쏟아진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출시된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61%다. 14년 차 중국 로봇 기업 유비테크는 산업의 급성장에 한가운데에 있다. 2014년 유비테크의 첫 모델 ‘알파 1S’는 키 40㎝, 무게 2㎏의 소형 로봇으로 교육·가정용 시장을 노렸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이상향과 실제 기술 수준의 간극이 컸기 때문. 이후 2018년 ‘알파 미니’를 내놓았으나 결과는 비슷했다. 전환점은 산업용 휴머노이드였다. 최근 찾은 중국 선전시 유비테크 본사에서 본 산업용 로봇 ‘워커 S2’는 전력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한다. 40여 개 관절이 있어 사람처럼 움직인다. 유비테크는 단순히 B2B(기업 간 거래) 시장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로봇이 축적하는 방대한 데이터로 ‘피지컬 AI(Physical AI)’ 성능 향상을 노린다. 탄민(譚旻)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로봇이 데이터를 가장 많이 쌓을 수 있는 곳은 자동차 공장”이라며 “2023년부터 BYD·아우디·폭스콘 등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현장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워커 S2 1000대를 납품하고, 내년엔 3000대까지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 축적은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갤봇의 G1은 베이징 내 20여 매장에서 의약품 분류와 운반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샤오미 로봇개 개발팀 출신이 창업한 매직랩은 최대 주주인 로봇청소기 제조사 드리미(追覓)의 공장에 매직랩 로봇을 투입해 실제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로봇의 ‘실수’조차 학습 데이터로 전환되는 구조다. 반면에 한국은 여전히 로봇이 대중의 일상으로 들어오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산업연구원 조은교 연구위원은 “제조, 물류, 의료,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실증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테스트 환경을 마련해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중앙플러스-중국 혁신 리포트 죽은 덩샤오핑, 산 트럼프 잡다…빵처럼 전기차 찍는 선전 마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77 로봇 망하자 공장에 보냈다…“사고쳐라” 유비테크 큰그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213 ‘연봉 4억’ 화웨이 관둔 천재, 700일간 1157억 모은 비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892 대학 3곳이 ‘뇌’ 개발해준다, 로봇 기업이 베이징 간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463 이도성.어환희([email protected])
2025.12.07. 13:00
중국 자율주행차,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탄 딥라우트(deeproute.ai)의 자율주행차 역시 그랬다. 앞차를 능수능란하게 추월했고, 깜빡이를 켜 뒤차를 먼저 보내기도 했다. 차선 바꾸는 게 자연스럽다. 정작 기자를 놀라게 한 건 다른 데 있었다. 가격이다. “딥라우트의 L4급(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운행) 자율주행 솔루션은 2000달러(약 286만원)에 공급된다. 소프트웨어를 포함해도 3000달러를 넘지 않는다. 웨이모·모빌아이 등 미국 기업의 동급 제품가의 10분의 1이다.” 기자를 안내한 후젠(胡鑒) 마케팅 매니저의 설명이다. 그는 “창청(長城)자동차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올해 20만 대 정도 팔렸다”고 말했다. 싼 게 비지떡? 아니다.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시장 조사기관인 IDC가 발표한 2025년 보조 주행기술 평가보고서에서 딥라우트는 도심 내비게이션, 고속도로 차선 중앙제어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인간에 가까운 연쇄적 사고(Chain-of-Thought) 분야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하이테크 가성비’ 사례는 많다. BYD가 지난 4월 시판에 들어간 전기차 시걸은 1000만원짜리 전기차로 유명하다. BYD는 당시 5만6800위안(약 1147만원)에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GM의 보급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은 미국 동급 제품보다 대략 75% 정도 싸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연초 세계 인공지능(AI)업계를 놀라게 했던 딥시크 충격도 본질은 챗GPT4 대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비용이었다. 하이테크 제품도 중국이 만들면 싸다. 왜 그럴까. “경쟁 치열한 중국, 살아남는 것 자체가 혁신” 첫째, 인건비다. 중국은 해마다 500만 명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가 쏟아져 나온다. 공급이 많으니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석사 출신의 3년 차 엔지니어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 테슬라에서는 22만(약 3억2000만원)~30만 달러(4억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선전 자율주행업계에서는 40만(약 8000만원)~65만 위안(1억3000만원)에 고용할 수 있다. 4분의 1 수준이다. 둘째, 생태계다. 딥라우트가 활동하고 있는 중국 선전에는 지금 거대한 ICT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BYD가 있는 선전시 룽강(龍岡)구의 경우 전기차 제작을 위한 부품 90%를 1시간 이내 거리에서 조달할 수 있다. 진레이(金雷) 딥라우트 CFO는 “주변에 산재한 영상 기기 관련 회사를 통해 최고의 라이더 부품을 싸게 조달받고 있다”며 “그들과 함께 부품을 개발하고, 주변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한다”고 말했다. 셋째, 규모의 경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지난해 세계 순수 전기차 판매의 70%가 중국에서 팔렸다(약 772만 대). 이들 모두 딥라우트의 잠재 고객이다. 자동차 시장은 가혹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하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 김명신 KOTRA 선전 무역관 관장은 “워낙 치열한 시장이기에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혁신의 한 과정”이라며 “시장의 압력은 중국 하이테크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고, 대외 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분석했다. 넷째, 정부의 지원이다. 중국의 하이테크 지원은 지속적이고 치밀하다. 정부 기금 투자 등 직접 지원이 있는가 하면, 인허가 등을 통한 간접 지원도 수두룩하다. 초기 제품을 대거 사주는 빅 바이어 역할도 한다. 이 모든 게 비용 절감 요인이다. 중국 하이테크 제품의 ‘가격 파괴’는 우리에게도 도전이다. 취재단과 함께 항저우 로봇 회사 딥로보틱스를 방문한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중국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상업화’에서 찾는다. 그는 “딥로보틱스의 4족 로봇 M20은 성능으로 볼 때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의 로보틱 시스템즈랩에서 개발한 애니멀과 비슷하다”며 “그러나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의 하이테크 제품은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어 현장 데이터를 생성하고, 고도화하고 있다. 더중앙플러스-중국 혁신 리포트 죽은 덩샤오핑, 산 트럼프 잡다…빵처럼 전기차 찍는 선전 마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77 로봇 망하자 공장에 보냈다…“사고쳐라” 유비테크 큰그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213 ‘연봉 4억’ 화웨이 관둔 천재, 700일간 1157억 모은 비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892 대학 3곳이 ‘뇌’ 개발해준다, 로봇 기업이 베이징 간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463 한우덕([email protected])
2025.12.07. 13:00
美무역대표, 對中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에 "항상 유동적" "기업 수익 잘 내길 바라지만 국가안보 최우선…매우 신중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이 "항상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반대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장과 관련해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제공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를 묻자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기술이 발전하고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수출통제의 기준점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분명히 최첨단 기술 제품이나 반도체 또는 다른 물건 등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에 보내는 것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수출통제) 조정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내 개인적인 견해는 이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들이 수익을 잘 내기를 바라지만, 정책 입안자로서 우리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게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반도체 종류들을 논의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수출통제) 기준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논의는 항상 열려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의 언급은 백악관이 엔비디아에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연방 의회에서는 이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기 위해 초당적 법안이 발의되고, 황 CEO는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출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과 최근 관세 전쟁 휴전을 1년 연장하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정도 선까지 해당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할지 주목된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이 관세 휴전 당시 한 약속에 대해 "중국과 최근 합의한 모든 사항은 매우 구체적이어서 우리는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그들이 준수하고 있다는 걸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번 시즌에 구매하기로 약속한 것의 약 3분의 1을 이행한 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했으며, 희토류 공급에 대해선 "완전한 적이 없지만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 공장을 가동하고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종류의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5.12.07. 12:25
최측근그룹이 좌우하는 트럼프 외교정책…"결정 빠르나 위험하다" 윗코프·루비오·밴스 등 측근 그룹서 여러 현안 신속결정 가능 '관료주의 비판' 트럼프, 기동성 우선시…'리스크 점검' 논의시스템 약화 지적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극소수의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그룹이 주도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역할 범위가 러시아나 중동 등과 관련한 기존의 주요 외교 정책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타격 가능성 검토 등으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소규모 측근 그룹에 의존한 의사 결정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그룹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부동산 사업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중동특사,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J.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포함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측근 그룹을 즉흥적으로 부르며 회의도 필요할 때마다 열고 결정은 매우 빠르게 내려진다"며 이 그룹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루비오 장관과 와일스 비서실장, 밴스 부통령이 외교 사안을 주로 관리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하는 구조이며, 헤그세스 장관도 군사 관련 최상위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28개 조항의 평화안은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획이 논의되는 단계에서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의회를 상대로 이를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이 신뢰하는 소규모 그룹을 통한 정책 결정이 기동성이 뛰어나고 관료주의가 줄어들수록 정보 유출 위험도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외교 현안에 있어 각 나라와의 협상 채널이 일관되지 않은 점은 문제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사안과 관련해 최근 몇 달간 키스 켈로그 특사가 우크라이나와 접촉했고 러시아와의 소통은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담당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이와 관련, "여러 사람이 서로 독립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그는 "모든 당사자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를 전부 알고 각자에게 무슨 말을 할지 결정하며 그 과정의 상충 관계를 조정할 한 사람이 있는 것이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에게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같은 전통적 시스템이 약화하는 것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올해 들어 NSC 직원 수백명이 감축됐고, 일부 NSC 위원회도 폐지된 상태다. 그리고 NSC의 책임자였던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민간 채팅앱을 통해 군사작전을 논의한 일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5월부터 루비오 국무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다. 민주당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전직 NSC 고위 관계자는 "NSC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소집해 'X 문제는 고려해봤나, Y 위험은 생각해봤나'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이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측근 인사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이스라엘과 걸프국의 일부 정상과 외교관들은 백악관의 의사 결정 과정에 높은 접근성을 가진 반면, 다른 국가 관계자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식 접근법이 혼란으로 뒤덮인 것에 아무도 놀랄 필요가 없다"며 "이는 정책을 개발하고 지침을 제공하며 외국 정부와 소통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실질적 프로세스가 없을 때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유미
2025.12.07. 11:25
英총리, 낙마한 '흙수저' 부총리에 "내각 복귀할 것"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부동산 세금을 덜 냈다가 사임한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 겸 주택지역사회 장관을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7일(현지시간) 일요신문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레이너 전 부총리에 대해 "노동당의 운동에 중요한 목소리"라며 "우리가 그를 잃었다는 사실에 아직도 슬프다"고 말했다. 레이너가 내각에 복귀할 것인지 질문에 스타머 총리는 "그렇다. 그는 엄청난 인재"라고 거듭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복귀 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지난 5월 남부 휴양 도시에 아파트를 샀다가 인지세 4만파운드(7천800만원)를 덜 낸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9월 실수를 인정하며 사임했다. 스타머 총리는 레이너가 "우리나라에서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사회적 이동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어려운 가정 출신에 16세에 출산으로 중등학교를 중퇴했다. 돌봄 노동자로 일하다가 노조 지도부를 거쳐 하원의원, 노동당 부대표, 부총리까지 올랐다. 그의 사임으로 스타머 내각에 권력 공백이 발생했고 당내 혼란은 커졌다. 레이너는 사임 전까지 스타머 총리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스타머 총리는 또한 "요즘 모든 정치인이 비난을 받지만, 여성의 경우엔 더 심하다"며 레이너 전 부총리나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 등에 대한 최근의 비난에는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2025.12.07. 11:25
글로벌운용사들 'AI 거품' 우려속 "내년에도 증시 랠리" 전망 블룸버그 설문…우호적 통화·재정정책에 AI 발전 지속 기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 업종 관련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 중 대다수는 내년도 글로벌 증시가 강세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터뷰에 응한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운용사 37개 중 30개사가 2026년도 증시 전망에 대해 위험 선호(Risk-on) 시각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4개 운용사는 혼재된 전망을 내놨으며, 3개 운용사만 위험 회피(Risk-off) 시각을 내비쳤다. 회복력 있는 글로벌 성장세, AI의 추가 발전, 완화적인 통화 정책, 재정 부양책이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를 지속시킬 것이란 게 대다수 운용사의 판단이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실비아 셩 글로벌 멀티애셋 전략가는 "견고한 성장과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복수 자산군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선호 성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우리는 주식과 신용(credit) 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DWS의 데이비드 비앙코 미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강한 (주식 상승) 추세에 타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역발상 투자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발상 투자란 추세를 추종하는 투자 전략과 달리 다수가 주식을 살 때 주식을 팔고, 다수가 주식을 팔 때는 사는 전략을 말한다. 다수 자산운용사의 이 같은 낙관론은 AI 업종 관련 거품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월가 일각에서는 AI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한 가파른 증시 랠리로 현재 뉴욕증시가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지기 직전 상태와 유사하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긴장 지속 등 여파로 내년도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에 대한 경고도 여전하다. 반면 다수 펀드매니저들은 내년도 시장 환경에 위험 요인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거품론이나 경기침체 관련 위험 경고가 다소 과장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설문대상 운용사의 85%는 '매그니피센트7'(M7)과 기타 AI 관련 대장주들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과도하게 높은 상황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최근 뉴욕증시 기술주 섹터의 주가수익비율은 10년 평균 수준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이라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달리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테슬라, 메타 등 주요 기술주들은 여전히 시장 예상을 웃도는 엄청난 이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노던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안위티 바후구나 공동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술기업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증시 강세는 미국 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증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운용사들은 내다봤다. 웰링턴 운용의 앤드류 하이스켈 주식 전략가는 "우리는 일본, 대만, 한국을 포함한 지역 전반에 걸쳐 실적 모멘텀의 의미 있는 확대를 보기 시작했다"며 "2026년을 바라보면 유럽은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신흥시장에서 실적 성장의 부활 가능성이 명확히 보인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한국의 주식시장이 재평가됐는데, 우리는 2026년도에 이와 같은 성격의 시장 재평가가 인도에서 벌어질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12.07. 10:25
홍콩, 침통 분위기 속 의회 선거…'최저' 2021년 투표율은 넘겨(종합) '애국자만 출마' 도입 후 두번째 선거…유권자 무관심에 화재까지 겹쳐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홍콩이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로 침통한 분위기 속에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예정대로 마쳤다. 홍콩은 이날 오전 7시 30분(이하 현지시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16시간 동안 입법회 선거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patriots-only)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홍콩 선거제를 뜯어고친 뒤 두 번째로 치러진 입법회 의원 선거다. 관심을 모은 투표율은 오후 10시 30분 기준 31.43%로 2021년 선거 당시 투표율 30.2%를 넘겼다. 홍콩 당국은 이번 선거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했는데, 오후 11시 30분 투표까지 반영하면 최종 투표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화재 참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을 포함하는 신계 동북부 선거구 투표율은 오후 10시 30분 기준 29.72%로 홍콩 10개 구역 중 유일하게 30%를 밑돌았다. 홍콩 입법회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0석은 10개 선거구 주민이 직접 선출하고,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선거위원회)이 40석을 뽑는다. 나머지 30석은 업계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대표 의석이다. 이번 선거는 최소 159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 이후 11일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홍콩 정부는 참사 여파를 수습하는 동시에 입법회 의원 선거도 실시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선거에서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올해 2월 제1야당이던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한 데 이어 6월에는 마지막 남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까지 해산하면서 홍콩 내 '공식' 민주화 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을 포함해 현직 의원의 40%에 해당하는 35명이 이번에 불출마했다. 2012년 53.05%, 2016년 58.28% 등 50%를 넘겨왔던 입법회 의원 선거 투표율은 '애국자만' 선거제 도입 이후인 2021년 12월엔 30.2%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홍콩 유권자의 약 60%가량이 범민주 진영에 표를 던져왔는데, 선거제 개편 이후 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2023년 12월 구의원 선거 투표율은 27.5%로 역대 홍콩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 가운데 가장 낮게 나오는 등 홍콩 주민들의 선거 참여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화재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민심 악화 우려가 나오자 중국·홍콩 당국은 비판 여론을 '반중·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단속했다. 홍콩 정부는 투표 시간 연장과 투표소 추가 설치, 투표 휴가 독려, 상점 할인 등으로 투표율 높이기에 나섰다. 이번 선거에 불참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라는 말을 온라인 등에서 한 혐의로 11명이 체포됐고, 6일에는 외신 매체들을 불러 화재 참사와 관련한 '허위·왜곡 보도'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아직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타이포 지역에서는 이날 평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타이포 주민 응아이 벡킹(70)씨는 이번 참사 이후 친중 진영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AB)에 실망해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화재 후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그는 "그들 중 일부는 그저 문제를 일으켰다. 제대로 일하지 않고 납세자의 돈을 낭비했다"며 젊은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성조
2025.12.07. 10:25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철수선 '옐로라인'은 새로운 국경"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에 따라 그려진 병력 철수선 '옐로라인'을 두고 "새로운 국경"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날 남부사령관, 242사단장, 2여단장 등 지휘관들과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하눈, 자발리야 등을 시찰한 뒤 "우리는 하마스가 재집권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우리는 가자지구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작전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방어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옐로라인은 새로운 국경선"이라며 "이는 우리 지역사회를 위한 최전방 방어선이자 작전활동의 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하면서 당시 장악했던 지점에서 '옐로라인'까지 병력을 물렸다. 옐로라인은 1967년 발발한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그어진 경계선 '그린라인'보다 가자지구 안쪽으로 수㎞ 더 들어간 지점들을 잇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5.12.07. 10:25
"수단 유치원·병원 공격 사망자 114명으로 늘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아프리카 수단 중남부 지역에서 유치원, 병원 등 시설이 공격당한 데에 따른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UPI통신에 따르면 수단 외교부는 지난 5일 수단 중남부 남코르도판주(州) 칼로기 마을에서 발생한 드론 공습의 사망자가 11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날 집계 79명에서 늘어난 것이다. 수단 외교부는 반군 신속지원군(RSF)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테러리스트 RSF가 수단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집단학살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신화통신은 사망자 114명 중 63명이 어린이이며, 부상자도 71명에 달한다고 무함마드 이브라힘 압델 카림 주지사의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5일 첫 번째 공습 후 지역 주민들이 유치원 건물로 대피하자 이 곳을 겨냥한 추가 공격이 이뤄졌으며, 병원과 정부청사를 표적으로 로켓도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RSF가 지난 10월 말 정부군의 서부 최후 거점이던 북다르푸르주 알파시르를 점령한 이후 코르도판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전장이 옮겨지며 최근 몇 주간 민간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은 수단에서는 2023년 4월 15일 정부군과 RSF 사이에 내전이 발발해 3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5.12.07. 10:25
82세 포르셰 회장, 62세 여친과 네번째 결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럭셔리 스포츠카업체 포르셰의 볼프강 포르셰(82) 회장이 네 번째로 결혼했다고 dpa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미디어 담당 대리인은 포르셰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가브리엘라 추라이닝겐(62)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며 신혼부부의 사생활을 존중해 추가 문의는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1970년 처음 결혼한 포르셰는 2023년 세 번째 부인과 이혼 절차에 들어갔다. 네 번째 부인 추라이닝겐은 옛 귀족이며 현재 독일 최대 철강업체 티센크루프의 뿌리가 된 티센 가문 출신이다. 포르셰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셰(1875∼1951)의 손자인 볼프강 포르셰는 2007년부터 포르셰 감독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포르셰 가문은 페르디난트의 사돈 집안 피에히 가문과 함께 포르셰 지주회사를 통해 독일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그룹도 지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2025.12.07. 9:25
美재무장관 "올해 美실질 GDP성장률 3%…내년 인플레 하락 전망" "인플레이션 만드는 건 서비스 경제…관세와는 상관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전망과 관련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로 올해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경제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좋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 상승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거듭 반박했다. 베선트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50년 중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냈다"며 "민주당은 에너지 분야나 과잉 규제를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지금의 생활물가 문제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품 인플레이션은 전체 인플레이션 지표보다 낮다"며 "지금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건 서비스 경제이며, 이는 사실 관세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 탓에 수입품 가격이 올라가고 이로 인한 가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에 반박한 것이다. 그는 또 "노동 계층이 실제로 소비하는 식료품, 휘발유, 임대료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물가 부담을 주는 두 가지 요소가 인플레이션과 실질소득이라면서 "실질소득은 약 1%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우리가 번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에 속도를 낼지에 대해 "중국이 구매 속도를 더 높이진 않을 것"이라며 양국이 합의한 일정에 따라 중국의 대두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를 겨냥한 추가 관세와 무역 보복 조치 일부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농가에 대해 임시 지원금(bridge payment)을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해, 앞선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조치로 농가의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면서 "(그 격차를 메우는) '다리'(bridge)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유미
2025.12.07. 9: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케네디센터 아너스’ 수상자인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스탤론은 영화 ‘록키’ ‘람보’ 등에 주연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AP=연합뉴스]
2025.12.07. 9:16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한국을 “자기 방어에 더 책임지는 모범 동맹(model allies)”이라고 지칭하며 “우리로부터 특혜(special favor)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집단방위를 위한 역할을 여전히 하지 못하는 동맹들은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폭적인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 온 유럽 동맹국들을 겨냥한 말로, 헤그세스 장관은 “국가 방위의 핵심 요소는 동맹의 안보 부담 공유”라며 “유토피아적 이상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한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폴란드는 미국의 국방 지출 확대 요구에 부응한 “모범 동맹국”이라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5%를 핵심 군사 지출에 쓰고, 재래식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선 “특혜를 받을 것”이라며 “동맹국은 어린아이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가 지난 5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안보의 우선순위를 미국 본토와 서반구, 인도·태평양에서 중국 억제에 맞추며, 유럽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위협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혼자 전부 대응할 수 없으니 동맹들이 미국에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더 이상 무임승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NSS의 내용과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럽연합(EU)은 미국을 속이기 위해 결성됐다’고 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감을 백악관의 공식 정책으로 만든 것”이라며 “80년간 지속돼 온 대서양동맹이 바다 건너 초강대국(미국)에 의해 공개적으로 폄하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사실상 핵심 안보 대상으로 규정한 중국에 대해선 “안정적인 평화, 공정한 무역, 존중하는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중 접근법은 지배가 아닌 세력 균형이 목표”라며 “미국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존중(respect)하는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폴리티코는 “중국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던 국방 전략과 달리 보다 유연한 접근법을 제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일제히 주요 안보 문서에서 대북 정책의 목표로 명시해 왔던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NSS에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은 물론 ‘북한’이라는 말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중국 역시 지난달 27일 발표한 백서에서 정통적으로 언급해 왔던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표현을 뺐다. 북핵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접근법이 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KF)·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포럼에서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 협상대표를 맡았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석좌교수는 ‘북한의 비핵화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일 NSS 보고서에 대해 “(북한 언급이 없는 건) 작성의 기본 방침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향후 하위 문서에서 다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2025.12.07. 9:06
7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왼쪽)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방위협력 강화를 위해 일본을 찾은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함께 도쿄 방위성 청사에서 육상자위대 지뢰방호(MRAP) 차량에 탑승했다. [AFP=연합뉴스]
2025.12.07. 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