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인근 중국 기념물 철거 '시끌' 관할 시청서 안전문제 들어 심야 제거…중국 정부 반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파나마 운하 영향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 한복판에 놓인 파나마에서 중국 커뮤니티 기념물이 시청 주관하에 갑자기 철거됐다. 29일(현지시간) 파나마 주재 중국 대사관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성명과 파나마 아라이한 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 인근 아메리카스 다리 전망대 구역에 설치돼 있던 '중국인 정착 150주년 기념' 조형물이 지난 27일 심야 작업을 통해 제거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한밤중 굴삭기가 중국풍 조각들을 떼어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됐다. 해당 조형물은 2004년 파나마와 중국 간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의미로 설치됐다. 파나마 내 중국인 커뮤니티의 '공헌'을 인정하는 차원이었는데, 공식적인 역사 유산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아라이한 시청 측은 그러나 파나마 운하 수로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던 이 기념비가 "위험"을 초래할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방문객 안전 문제 역시 고려 대상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는 다만 시청에서 관련 기술 검토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구조 보강을 목표로 한 중국 측과의 사전 협의 과정도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파나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촉구했다. 현지 중국 대사는 철거 현장을 직접 살폈으며, "양국 우정에 큰 상처이자 중국계 파나마인 30만명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파나마 지방정부가 중국 기념비를 철거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파나마 측에 항의했다"고 피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올해 초부터 파나마 운하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공방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러온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아라이한 시장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물리노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라이한 시장이 아메리카스 다리에 세워진 중국인 공동체 기념비를 철거한 야만적인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역사 유산 프로그램을 통해 기념물 복원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파나마는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부터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에 휘말려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가 중국 영향력 아래에 놓였다"고 주장하면서, 양국 간 조약을 통해 1999년에 넘긴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파나마 운하 내 항만 5개 중 2개를 운영하는 홍콩계 업체인 CK허치슨홀딩스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CK허치슨은 중국 당국과는 상관없는 민간 기업임에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에 운하 운영권을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미국은 전 세계 해상 무역의 5%를 소화하는 약 80㎞ 길이 파나마 운하의 주요 이용국이다. 파나마 운하청(ACP)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기준 미국 선박은 파나마 운하를 통해 1억5천706만t(톤)을 실어 날랐다. 중국(4천504만t), 일본(3천373만t), 한국(1천966만t)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5.12.29. 10: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긍정적 통화를 마쳤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시간 30분 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도 "생산적이고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힌 바 있어, 두 사람은 이틀 연속 전화로 소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전쟁 당사국과의 종전 중재 협상 진척도를 '95%'로 소개하면서도 "한두 가지 까다로운 문제가 있다"며 영토 문제 등 여전히 복잡한 쟁점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2.29. 9:38
백악관 "트럼프, 푸틴과 우크라 관련 긍정적 통화" 젤렌스키 회담 다음날 이뤄져…푸틴과 이틀 연속 전화 소통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긍정적 통화를 마쳤다"고 짧게 적었다. 통화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시간 30분 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을 한 다음 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도 "생산적이고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힌 바 있어, 두 사람은 이틀 연속 전화로 소통한 것이다. 레빗 대변인이 이날 통화가 '긍정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만큼 전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회담에서 논의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과 관련한 진전이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전쟁 당사국과의 종전 중재 협상 진척도를 '95%'로 소개하면서도 "한두 가지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있다"며 영토 문제 등 여전히 복잡한 쟁점이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5.12.29. 9:25
美주택용 전기요금 내년에도 인상 전망…"중간선거에 변수" 올해 지방선거 결과에 소비자 불만 작용…인상 원인은 다양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에서 다양한 이유로 전기요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중요한 사회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평균 주택용 전기요금이 내년에 약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올해에만 4.9% 증가했다. 미국에서 전기요금은 자동차 휘발유 다음으로 가장 큰 에너지 관련 지출이며 난방도 가스가 아닌 전기로 하는 집이 많다. WSJ은 올해 미국인들이 전기요금에 얼마나 예민한지 보여주기 위한 사례로 최대 명절로 꼽히는 크리스마스 때 집을 전등으로 꾸미지 않은 한 여성을 소개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중요한 정치 이슈로 자리잡았으며, 연방 상·하원 의석이 걸린 내년 11월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관측했다. 전기요금은 지난달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주지사에 당선된 민주당의 마이키 셰릴은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했는데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뉴저지주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21%나 증가했다. 조지아주에서는 공공서비스위원회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두명이 공화당 현직 위원들을 제치고 당선됐는데 전기요금에 대한 유권자 분노가 한 이유였다. 공공서비스위원회는 발전소 규제를 담당해 전기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기요금은 통상 전반적인 물가 인상과 함께 올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2022년부터 다른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이터센터의 건설이 전기요금 인상 원흉으로 자주 지목되지만, 이밖에도 허리케인과 산불 같은 자연재해, 주(州)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오래됐거나 파손된 전력망 교체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각 주(州)의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을 담당하는 관료들로 구성된 전국에너지지원국장협회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의 주택 난방 비용을 전년 대비 9% 증가한 995달러(약 137만원)로 추산했는데 이는 평년보다 낮은 기온과 천연가스와 전기요금 증가 때문이다. 전력회사 협회인 에디슨전기연구소에 따르면 민간 발전사들은 2025∼2029년에 송전·배전 시스템, 발전, 가스 운송 등 인프라에 1조1천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 10년간 투자액의 2배에 달한다. 이런 투자액은 보통 시간을 두고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된다. 한편 데이터센터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많은 양의 전력을 구매한 덕분에 발전 비용이 분산되면서 주택용 전기요금이 낮아지기도 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12.29. 9:25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제안한 15년 대신 최장 50년의 안전보장을 요구했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28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양자 회담을 가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미 분쟁이 15년째 지속되고 있다. (안전) 보장이 더 길어지길 진심으로 원했다”며 “‘30년, 40년, 50년 가능성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싶다’고 했다”고 알린 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제안에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몇 주 안에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자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 협상이 얼마나 가까이 왔느냐는 질문에 “95%”라며 “한두 가지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있지만 우리는 매우 잘 해내고 있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20개 항목의 평화 구상을 포함한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고 했다.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영토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가까워지고 있다”고 희망 섞인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가 통제하는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종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했다. 현재 돈바스 지역의 80%를 장악한 러시아는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돈바스 전체를 넘겨받고 싶어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 그대로 전투를 멈추길 원하고 있다. NYT는 돈바스를 둘러싼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이날 회담이 “협정의 진전이 거의 보이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1월 중 워싱턴 DC에서 다시 만난다. 김형구.이승호([email protected])
2025.12.29. 8:25
佛정치권, 극우 성향 배우 바르도 국가추모식 논쟁 극우 정당, 마크롱에 국가 추모식 제안…좌파 "인종차별주의자" 반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명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사망 후 그를 위해 국가 추모식을 열어야 하는지를 두고 정치적 논쟁이 붙었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동맹 세력인 공화국우파연합(UDR)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브리지트 바르도를 위한 국가적 추모 행사를 개최해 달라고 엄숙히 요청한다"고 적었다. 시오티 대표는 UDR이 바르도의 국가 추모식을 위한 청원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청원에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약 1만명이 서명했다. UDR은 청원에서 "프랑스를 그토록 잘 상징했던 인물, 그 대담함과 기개, 우아함을 완벽히 구현한 그에 대해 좌파가 소셜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증오를 쏟아내는 지금, 대통령은 우리 BB(바르도의 애칭)를 위해 국가 추모식을 열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950∼1960년대 프랑스 대표 배우로 활동하다가 동물복지 운동가로 전향한 바르도는 전날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91세로 사망했다. 바르도는 1992년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의 고문인 베르나르 도르말과 네 번째 결혼한 후 공개적으로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 반(反)이민, 외국인 혐오 성격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다 인종차별 혐의로 다섯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선 마린 르펜 RN 지도자를 공개 지지하며 그를 프랑스를 구원할 '현대판 잔 다르크'라고 칭하기도 했다. 생전 그의 이런 정치적 성향 탓에 시오티 대표의 국가 추모식 제안에 좌파 진영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엑스 글에서 "바르도는 누벨바그의 상징적 배우였고 화사한 매력으로 프랑스 영화계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공화주의적 가치관을 저버렸으며 인종차별 혐의로 여러 차례 법적 처벌을 받았다"며 시오티 대표의 제안에 반대했다. 녹색당의 산드린 루소 의원은 전날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돌고래의 처지엔 마음 아파하면서 지중해에서 죽어가는 이주민들 죽음에는 무관심하다면 이는 도대체 어떤 수준의 냉소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국가 추모식 여부와 관계없이 바르도는 고향 생트로페의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생트로페 시청 관계자가 AFP 통신에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2025.12.29. 8:25
"트럼프-머스크 화해 중재자는 차기 美대권 유력주자 밴스" WP 보도…"신당 창당 계획 철회 촉구하고 아이작먼 재지명 노력" "실리콘밸리 회의론 깊어 밴스-머스크 유대는 정치적 위험 수반"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한때 맹비난을 주고받으며 관계 파국을 맞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해한 데는 공화당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JD 밴스 부통령의 역할이 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때부터 돈독해지며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머스크는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공급하며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로 불릴 정도였다. 대선 승리 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를 맡겼다. 머스크는 연방정부 공무원 해고와 예산 삭감의 '칼날'을 거침없이 휘둘렸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다수와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둘 사이가 결정적으로 갈라진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감세 법안이었다. 머스크는 이 법안을 공개 비난하는 동시에 제3의 신당 창당 구상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친분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를 "대단한 마약 중독자"라고 지칭하는 등 공개 비난했고, 머스크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의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등 두 사람의 사이는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넌 것처럼 완전한 파국을 맞은 듯 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화해 중재에 나선 이는 밴스 부통령이었다. WP는 "머스크는 예측불가능하지만 동시에 어마어마한 동맹이기도 하다. 거의 무제한의 자원과 독보적 디지털 영향력을 보유한 머스크는 트럼프 퇴임 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로, 트럼프 핵심 지지 세력을 칭함) 운동의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다"며 공화당의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밴스가 이런 머스크로부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머스크의 신당이 내년 중간선거를 포함한 향후 공화당의 정치 행보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한 밴스 부통령은 머스크와 직접 접촉했을 뿐 아니라 그의 측근들에게도 전화를 돌리면서 신당 창당 계획 철회를 종용하도록 촉구했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아이작먼의 NASA 국장 재지명을 위해 연방 상원 상무위원회 의원들과 접촉해 지지를 확보하고 신속한 인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데이비드 삭스 인공지능(AI) 차르(최고 책임자) 등 백악관 고위직도 물밑에서 도움을 줬다. 백악관은 아이작먼의 NASA 국장 임명을 반대했던 세르지오 고르 백악관 인사국장을 주인도 대사로 지명하기도 했다. 물론 머스크의 측근들이 신당 창당에 소극적이었던 데다 지난 9월 보수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암살당한 뒤 머스크가 공화당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내년 중간선거를 위해 정치권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결국 밴스 부통령의 몇 달간의 화해 중재 노력은 지난달 성공을 거뒀다. 머스크가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환영 만찬에 참석, 트럼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면서 갈등 국면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머스크가 공화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했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우호적 관계를 되찾았지만, 양측에서는 이 '휴전'이 불안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화해 중재자로 나선 밴스 부통령에게도 머스크와의 깊은 관계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WP는 "2021년 상원의원 선거운동 때부터 억만장자와의 친분으로 비판받아온 밴스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수도 있다"며 "많은 미국인 사이에서 실리콘밸리에 대한 회의론이 많고 심지어 그것이 마가 내부에서도 깊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머스크와의 유대는 정치적 위험을 수반한다"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성민
2025.12.29. 8:25
"하마스, 내년초 새 수장 선출…친이란 강경파 알하야 유력"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조직 수장 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아샤르크알아우사트에 따르면 하마스는 내년 1월 초 하마스 정치국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 정치국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작년 10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된지 약 1년3개월만이다. 신와르의 전임 이스마일 하니예는 같은해 7월 이란 방문 도중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습으로 암살당했다. 하마스 소식통은 현 정치국원 중 칼릴 알하야, 칼레드 메샬 두 명을 유력한 정치국장 후보군으로 꼽았다. 이들 모두 올해 9월 이스라엘이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는 하마스 정치국 사무실을 전격 공습했을 때 살아남은 이들이다. 이란과 밀접한 것으로 알려진 알하야는 현재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으로, 휴전 협상 대표단을 이끌어왔다. 알하야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하마스가 무력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한다. 2017년까지 정치국장을 맡았던 바 있는 메샬의 경우 카타르에 가까운 인사로 평가된다. 메샬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종식하기 위한 방법으로 협상을 추구하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하마스의 요르단강 서안 조직을 이끌어온 자헤르 자바린이 알하야를 지지하는 점 등에 비춰 알하야가 선출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이날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은 성명을 내고 지난 8월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숨진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오베이다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던 후다이파 사미르 압둘라 알칼루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인 체크무니 스카프 케피예를 복면처럼 두른 모습으로 알카삼여단 대변인 활동을 했었다. 이날 새 대변인으로서 성명을 낭독한 남성도 케피예로 얼굴을 가린 채 카메라 앞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아부 오베이다'라는 이름을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2025.12.29. 8:25
수리남서 자녀 포함 9명 살해한 남성 극단선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수리남에서 자신의 자녀를 포함해 9명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이 경찰서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통신과 현지 일간 스타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리남 경찰은 이날 홈페이지에 "코메베이너 지역에서 9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힌 남자 피의자가 이날 오전 경찰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알렸다. 'D.A'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수리남 살인 피의자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 사이 수도 파라마리보 동쪽에 위치한 자택과 그 주변에서 흉기로 성인 4명과 미성년자 5명을 살해했다. 피해자 중 4명은 피의자 자녀로, 가장 어린아이의 나이가 5살이라고 현지 언론은 멜빈 피나스 수리남 경찰청장 언급을 인용해 전했다. 또 아이들의 조부모 역시 희생됐다고 한다. 살인 피의자는 전화로 아내와 다툰 뒤 범행을 저질렀으며,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수리남 경찰은 밝혔다. 수리남타임스는 "최근 들어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 수리남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폭력적 사건에 우리는 충격에 빠졌으며, 가족과 친구가 서로를 붙잡고 지지해야 할 시기에 우리는 세상이 또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라고 적으며 유족을 위로했다. 인구 60만명의 수리남은 최근 수년새 급격한 치안 악화를 경험하는 남미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5.12.29. 8:25
러 "우크라, 푸틴 관저에 드론 공격 시도…협상 입장 바뀔것" "보복 공격 대상·일시 결정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며 종전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수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현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협상을 벌이는 동안 드론 공격이 시도됐다는 점을 짚으며 사상자와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테러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이 문제를 대응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군의 보복 공격 대상과 일시도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2025.12.29. 8:25
뉴욕증시, 이익 실현 분위기에 하락 출발 (서울=연합뉴스) 윤정원 연합인포맥스 기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이익 실현 움직임에 하락 출발했다. 2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16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1.67포인트(0.37%) 내린 48,529.3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28.51포인트(0.41%) 하락한 6,901.43,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56.61포인트(0.66%) 하락한 23,436.48을 가리켰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이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엔비디아와 오라클은 각각 1.97%, 1.34% 내렸고, 브로드컴은 1.07%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에 5% 넘게 올랐고, 같은 기간 오라클과 브로드컴도 3% 이상 상승했었다. 연말의 한산한 분위기에서 시장을 움직일 만한 주요 경제지표나 이벤트도 예정돼 있지 않다. 모건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E트레이드 투자 헤드는 "이번 주 경제 캘린더가 가볍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부 모멘텀이 이번 주 주요 시장의 스토리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술, 통신 등은 약세를 보였고 에너지, 부동산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데이터센터 투자업체 디지털브릿지 소프트뱅크가 디지털브릿지 인수를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회원 가입자에 대해 총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 지급을 보상안으로 제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2% 가까이 올랐다. 임상 단계 바이오제약 회사인 프락시스 프리시전 메디신즈는 수전증 치료를 위한 울릭사칼타마이드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되면서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유럽증시는 대체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02% 오른 5,747.27에 거래 중이다. 영국 FTSE100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는 각각 0.04%, 0.11% 올랐다. 독일 DAX 지수는 전장 대비 0.08%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종전 합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2026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40% 오른 배럴당 58.10달러를 기록 중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5.12.29. 8:25
젤렌스키, '푸틴 관저 공격 시도' 러 주장에 "거짓말" "우크라·미국의 평화 협상 진전 훼손 시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는 러시아 주장을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메신저 앱을 통해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모스크바(러시아)가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공격을 위한 근거를 마련 중"이라며 "미국은 러시아 위협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테러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이 문제를 대응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군의 보복 공격 대상과 일시도 결정됐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2025.12.29. 8:25
노란색 바탕에 파란색 글씨가 돋보이는 미국 뉴욕시 지하철 승차권 '메트로카드'가 올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30여년간 뉴욕 교통의 상징으로 사용된 메트로카드는 올해 12월 31일까지만 구매와 충전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휴대전화 등 스마트 기기를 찍어서 요금을 내는 비접촉식 결제(tap-and-go) 시스템 'OMNY'로 완전히 전환된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같은 방식이다. 기존 메트로카드 잔액은 내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나 스마트 기기 사용을 꺼리는 승객은 실물 OMNY 충전식 카드를 구매해 쓸 수 있다. 이 카드는 비접촉 IC 카드로, 메트로카드처럼 긁는 방식이 아니라 터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메트로카드는 1994년 도입 당시만 해도 뉴욕에서 혁신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이전 승객들은 1953년 도입된 황동색 토큰을 역 매표소에서 구입해 사용해야 했다. 교통 당국은 토큰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던 승객들에게 올바른 카드 사용법을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곧 수집가들의 소장품이 되는 등 메트로카드 특별판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가 붙었던 2000년 월드시리즈를 기념해 특별판 '서브웨이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고, 데이비드 보위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아티스트를 비롯해 '사인 필드'와 '로 앤 오더' 같이 뉴욕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이 메트로카드를 장식했다. 지하철역을 지날 때 메트로카드를 정확한 각도와 속도로 긁는 법은 관광객과 구분 짓는 뉴요커들의 자부심이 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2.29. 7:47
트럼프, 휴일 취재진에 식사 권하며 "뇌물로 여길건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협의를 하면서 취재진에게 식사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 장소 안에서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나는 여러분들이 밖에 앉아서 식사를 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좀 들겠는가. 아니면 뇌물로 간주하며 기사를 정직하게 쓸 수 없는 것이냐. 또는 (뇌물이기 때문에) 나쁜 기사를 쓸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일요일에 쉬지 못한 채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순수하게 호의를 보인 것일 수 있었다. 그러나 평소 주류 언론에 적대적인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취재진을 조롱하거나 '시험'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식사를 할거냐 말거냐'고 묻자 현장의 기자 한명이 "네"(Yes, Sir)라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에게 "저분들을 밖으로 데리고 가서 요리사에게 이야기해서 약간의 점심을 대접하도록 해라"고 지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등 현장의 양국 대표단에게 "이렇게 하면 좋은 기사가 나와야 마땅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라면서 "더 나빠질 뿐이다. 그들은 더 나쁘게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언론에 대한 냉소적 인식을 드러냈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현장의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식사를 했다. 기자들은 마러라고의 테라스에서 원형 테이블에 앉아 얇게 자른 스테이크와 돼지고기, 코코넛을 바른 새우, 감자튀김, 초코칩 쿠키와 트럼프 대통령의 라벨이 붙은 물 한병 등을 제공받았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12.29. 7:25
높은 생활비, 취업난에 해외로 떠나는 英청년들 일본·한국·홍콩 등 아시아나 두바이 등에 눈 돌려 "과거 자녀 주택 계약금 지원한 부모 이젠 이민 비용 지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몇 년 전 영국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한 맨체스터 출신의 레이 암자드는 지난해 일본 도쿄로 거주지를 옮겼다. 대학을 졸업할 때만 해도 영국에 머물 생각이었지만 20개국을 여행하며 틈틈이 웹 디자인 분야에서 원격 근무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향후 일본 영주권을 신청할 생각이라는 암자드는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여기선 훨씬 안전하다고 느낀다. 휴대전화 도난 걱정 없이 걸어 다닐 수 있고 카페에 노트북을 잠시 두고 나와도 그대로 있다"며 도쿄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 세 들어 사는 아파트 정도면 런던에서는 세 배는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자드의 대학 친구들도 호주나 한국, 홍콩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주로 영국의 높은 생활비 부담과 취업 기회 부족 때문이다. 암자드는 "영국은 유능한 젊은이를 너무 많이 잃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올해 30세인 아이소벨 펄도 5년 전 자신의 피부관리 브랜드를 시작했으나 새해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옮겨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일 년 내내 햇볕이 내리쬐는 게 내겐 이주의 큰 이유다. 생활비는 비싸지만 두바이에선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이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1만개의 골든 비자 중 하나를 획득했고 덕분에 10년간 두바이에 거주할 수 있게 됐다. 펄은 두바이로 가는 이들 대부분이 큰 야망과 꿈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 에너지 속에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 두바이에는 번창하는 사업 커뮤니티가 있고 매우 영감을 주는 곳"이라고 기대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지난 1년간 35세 미만 인구 19만5천명이 해외로 이주했다. 영국 자산관리사 에벌린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리틀 재무설계 담당자는 높은 실업률과 증가하는 세금 부담, 줄어든 채용 기회 등 점점 부정적으로 바뀌는 영국의 경제 상황 탓에 젊은이들이 해외를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두바이는 급여에 세금이 없고 범죄율이 낮은 데다 일자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수천명의 영국 근로자를 끌어모으며 글로벌 커리어 허브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부모가 자녀의 첫 주택 계약금을 지원했지만 이제는 자녀들의 이민 비용과 해외 정착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인 솔 하이드도 지난해 10월 회사 생활로 자신이 불행해진다는 걸 깨닫고 사표를 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몰랐지만 그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만은 분명했다"고 떠올렸다. 올해 1월 하이드는 소셜미디어에서 기업 성장을 돕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를 차렸고 조금씩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보낸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정착할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영국엔 성공한 사람을 시기하는 '키 큰 양귀비 증후군' 같은 부정적인 문화가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 증후군은 정원사가 키 큰 양귀비를 먼저 쳐내듯, 집단 내에서 뛰어난 재능이나 능력을 보이면 타인의 공격이나 분노의 대상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영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더 나은 상황이 되면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당장은 떠난 것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연금부 대변인은 젊은 인재의 해외 유출에 맞서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아울러 "대졸자의 고용률은 87%로, 학위가 없는 사람보다 여전히 취업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2025.12.29. 6:25
伊밀라노서 젊은 여성 시신 발견…"페미사이드 의심" "몸에서 멍 자국 발견됐지만 직접 사인은 아냐"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페미사이드'(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것)에 종신형을 의무화하는 법이 도입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29일(현지시간) 안사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밀라노의 한 공동주택 안뜰에서 20∼3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탈리아 수사당국의 법의학팀은 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지만 사망 원인과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이 사건이 페미사이드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안사 통신은 "이번 사건은 또 다른 페미사이드 사건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23년 11월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이 남자 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뒤 페미사이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06명의 여성이 살해당했으며 이 중 62건은 현재 또는 전 연인이 범인이었다. 페미사이드 범죄를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자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 달 25일 여성 살해범을 기본적으로 종신형에 처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형법은 죄질이 나쁜 일부 살인죄만 종신형까지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성 살해는 포괄적으로 처벌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이탈리아는 사형제 폐지 국가여서 종신형이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확실한 동의 없는 성관계를 중범죄로 규정하기 위해 강간을 새로 정의한 법안을 오는 2월 전 의결할 계획이다. 이 법안에는 여성이 성관계 과정에서 거부 의사를 밝히면 과거 동의한 적이 있다고 해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5.12.29. 6:25
"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매입 가능성에 '현재로선 불가'" 바이백 옵션 내달 만료…전쟁 끝나야 논의 가능 관측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던 현대자동차가 현재로서는 현지 공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러시아 업체에 매각했던 현지 생산공장과 관련해 "재매입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해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시작되자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다 그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2023년 12월에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매각했다. 이후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 AGR자동차그룹은 현대차로부터 인수한 공장에서 현대차가 제조·판매하던 '솔라리스' 등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차량을 생산해왔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2년 이내에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걸려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현대차 공장 매각 계약은 2024년 1월 마무리된 만큼 바이백 옵션도 내달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재매입을 할 수 없는 구체적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현재진행형인 점을 언급하며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주도로 종전 협상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아직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바이백 옵션 기한이 만료되면 현대차가 재매입 의사를 포기하게 될지 혹은 옵션 기한 연장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현대차는 로이터에 바이백 옵션에 대한 최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고, AGR자동차그룹은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20만대 이상을 생산해왔다. 지난달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현대차가 로고를 포함한 여러 상표들을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에 등록했다고 보도하면서 공장 바이백 시한을 앞두고 현지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신영
2025.12.29. 5:25
中 '디지털 위안화' 예금화폐로…내년부터 이자도 지급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중앙은행 발행 법정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e-CNY)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에 예금화폐와 같은 지위를 부여하고 이자도 지급하기로 했다. 29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레이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금융시보 기고문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 위안화 관리 서비스 체계와 관련 금융 인프라 건설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행동방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행동방안은 디지털위안화를 결제를 위한 '디지털 현금'을 넘어서 '디지털 예금화폐'로 취급해 상업은행에 예치된 예금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은행기관은 기존 예금금리 규정에 따라 고객의 실명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디지털 위안화 잔액은 일반 은행 예금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정기자산·부채관리 체계에 편입되며 예금보험의 보호를 받게 된다. 인민은행은 지급준비금 제도 프레임워크에 디지털 위안화 운영을 포함할 예정이다. 상업은행이 보유한 디지털 위안화 지갑 잔액은 지급준비금 산정 기준에 반영되며 비은행 결제기관도 각 기관이 관리하는 디지털 위안화의 100%를 보증금으로 예치하도록 했다. 루 부행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디지털 위안화가 현금형 1.0 버전에서 예금 화폐형 2.0 버전으로 진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는 디지털 화폐 개발 선도국 중 하나인 중국의 최신 행보로, 2014년 중앙은행이 시작한 디지털 위안화 프로젝트의 법적·기술적 틀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년간 금리 인하로 중국 대형 은행의 보통예금 금리가 0.05% 수준까지 내려갔으며, 가계 저축이 늘고 대출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은행들이 대규모 예금 잔액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가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2025.12.29. 5:25
中, 또 대규모 대만 포위훈련…美 '사상최대' 무기판매 겨냥(종합3보) "항만 봉쇄·외곽 차단 등 실전 능력 검증"…해상 실탄 사격 훈련도 군함 14척, 군용기·드론 89대 포착…여러 방향서 대만 접근 '합동 돌격' 형태 자폭드론·전술 네트워크 포함 美무기판매 비난…대만총통 "中, 침공할 실력 부족"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사상 최대 규모 대(對)대만 무기 판매에 반발해 만 8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섰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29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부터 동부전구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해·공군의 전투 대비 순찰과 종합 통제권 탈취, 주요 항만·지역 봉쇄, 외곽 입체 차단 등이 중점 훈련 목표로 설정됐고, 군함과 군용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으로 접근해 '합동 돌격'하는 형태로 동부전구 부대의 합동 작전 능력과 실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골자라고 동부전구는 설명했다. 동부전구는 오전 8시에 동부전구 해군·공군이 대만을 둘러싸는 경계 순찰을 실시한다고 했고, 오전 11시 20분에는 대만 북부와 서남부 해·공역에서 구축함·호위함·전폭기·무인기(드론) 등을 동원해 원거리 화력과 협동하는 해·공 추적 섬멸 및 육상 모의 타격, 해상 실탄 사격 등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오전 11시 40분께 대만 동부 해역에서 해상 돌격과 구역 통제, 잠수함 탐지·타격 등을 훈련한다고 밝혔다. 오후 3시에는 서남부 공역에서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드론 등이 공중 전투 훈련을, 오후 4시에는 폭격기 편대가 대만 동부 먼바다를 순찰하면서 원거리 기습과 정밀 타격 등 역량을 검증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에는 대만 동남부 해·공역에서 항공기 협동과 해상 타격, 원거리 공격, 종합 지원 등을 훈련했다고 동부전구는 전했다. 이에 대만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후 3시 기준 해상에서 중국군 군함 14척과 해경선 14척이 포착됐고, 서태평양에서 공격함 편대 소속 군함 4척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또 총 89대의 중국군 군용기·드론이 식별됐으며 이 가운데 67대가 대만 대응 구역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교통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군의 훈련으로 비행경로가 제한돼 오는 30일 여객기 857편과 승객 10만여명이 지연운행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선 항공편의 경우 위험지역에서 우회하도록 유도하거나 대체 경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올해 4월 대만 포위 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이틀간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날 오전 동부전구는 30일 오전 8시∼오후 6시 대만을 둘러싸고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해경 역시 푸젠성 해경 함정들을 동원해 이날 대만을 둘러싼 순찰을 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중국군은 그간 대만 총통의 발언이나 대만과 미국 등 '외부 세력'의 교류를 문제 삼아 '대만 포위' 훈련을 벌여왔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개시한 훈련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모두 7차례 '대만 포위 훈련'이 있었다. 2023년과 작년에 각각 두 차례씩 있었고, 올해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양안 교류에 제동을 건 직후인 4월 초에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을 벌였다. 만 8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이날 훈련은 미국이 이달 18일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이 빌미가 됐다. 미국 정부의 대(對)대만 무기 판매 리스트에는 다연장로켓 하이마스와 M107A7 자주포, 자폭 드론 등 공격용 무기, 전술 임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승인 당일 "미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스스로 지른 불에 불탈 것"이라고 반발한 데 이어 26일에는 미국 주요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자 10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군사 훈련은 미국이 최근 대만에 한 111억달러 대규모 무기 판매를 겨냥한 것이라는 소식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중국 관영매체 질의에 "군사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하는 것에 대한 엄중한 징벌"이라며 "외부 세력이 대만을 무장시키면 대만해협을 전쟁 위기로 밀어 넣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는 이날 별도 입장문에서 최근 미국에서 과반수 응답자가 대만해협 무력 개입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거론한 뒤, '대만 무장'을 추진하는 것이 미국을 대외 간섭이라는 낡은 길로 돌아가게 하려는 '소수 극단 세력'의 의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만은 중국이 현상(現狀·status quo)을 타파하고 국제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며 비난하는 한편,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일본·필리핀 등 주변국과 대만이 유사한 처지임을 강조했다. 대만 총통부(대통령실)는 "중국의 이번 행동은 대만해협 및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하고 안정된 현상을 난폭하게 파괴한 것"이라며 "최근 국제 사회는 지역 내에서 중국의 위력을 앞세운(威權) 확장과 군사 위협에 고도로 주목하고 있다. 수개월간 중국은 연이어 일본·필리핀 등 도련선(제1도련선) 주변에서 각종 교란·위협을 했고, 일방적으로 지역 긴장 정세를 높이면서 현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야권의 반발 속에 '대만판 골든돔' 구축 등 방위비 증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 대만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침공 능력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라이 총통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방군에 2027년 전에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치라고 명령했다고 폭로했는데, 사실이라면 중국이 현재 대만을 병합할 충분한 실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만하지 않고 방위력을 지속 확대해 바다를 건너 침략하는 것의 난도를 높이고 '고슴도치(전략)'를 더 날카롭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2025.12.29. 5:25
폴란드, 러 위협에 방공호 강화 잰걸음…내년 신축건물에 의무화 노후화 심각 현 시설, 인구 3%만 수용 가능…핀란드가 본보기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폴란드가 러시아의 위협에서 민간인 보호를 위해 방공호 강화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국방비로 지출할 만큼 적극적으로 국방력 증강을 꾀하고 있지만 그동안 민간인 보호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월 정체불명 드론의 연이은 영공 침범에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에 포섭된 우크라이나인들이 철로를 파괴하는 등 최근 러시아발 하이브리드 공작의 주요 표적이 되자 군사 분야뿐 아니라 민간 방어의 중요성도 절감하고 있다. 유사시 방공호의 유무가 민간인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만큼 폴란드 정부는 내년부터 대부분의 신축 건물에 방공호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라고 부동산업자들에게 요구할 방침이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폴란드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예산 160억 즈워티(약 6조4천억원)를 방공호 건설에 할당했다.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도 기존 방공호의 확충과 개·보수를 위해 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바르샤바의 경우 도심 지하철을 최대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로 전환해 야전 침대, 식수, 담요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폴란드의 현존하는 방공호는 대부분 공산주의 시절 건설돼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방공호는 약 1천 곳에 불과한데 이는 3천700만 폴란드 인구의 약 3%만 보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까닭에 폴란드는 국민 80% 수용이 가능한 5만개의 방공호를 갖춘 이웃 핀란드를 모델 삼아 방공호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9월 핀란드 수도 헬싱키 지하에 설치된 6천명 수용 규모의 방공호를 찾아 카페와 놀이터는 물론 배구장, 체육관까지 갖춘 시설을 둘러본 뒤 "이런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폴란드와 폴란드 국민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폴란드 건설사 아틀라스 워드는 작년 10월 방탄 문, 환기 시스템 전문 제작업체인 핀란드 테멧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방공호 건설에 나섰다. 유하 시몰라 테멧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인구가 약 560만명인 핀란드가 현 수준의 보호 체계를 갖추기까지는 70년이 걸렸다면서 "폴란드 전체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 건설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윤경
2025.12.29.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