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파라점퍼스(Parajumpers)가 세계적인 산악인 하리 부다 마가르((Hari Budha Magar)의 세븐 서밋(Seven Summits) 미션의 여정에 함께하여 마침내 7대륙 최고봉 정복의 위업을 완성했다. 하리는 양쪽 무릎 위 절단(Double Above-Knee Amputee)이라는 신체 조건을 가진 최초의 세계 기록 보유 산악인으로, 2026년 1월 6일 남극 대륙의 최고봉 빈슨 산을 등정했다. 하리는 에베레스트(Everest), 킬리만자로(Kilimanjaro), 디날리(Denali), 몽블랑(Mt. Blanc), 아콩카과(Aconcagua), 푼착 자야(Puncak Jaya), 그리고 빈슨(Vinson) 등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산들을 오르며, 사상 최초로 세븐 서밋을 완주한 양측 무릎 위 절단 산악인으로 기록됐다. 빈슨 등정은 수년 간의 준비와 3일간의 고된 등반 끝에 이뤄졌으며, 하리와 팀원들은 영하 25도의 혹한, 강풍, 얼음 지대 등 극한 환경 속에서 정신, 체력, 의족의 한계를 시험받았다. 하리는 정상에서 “이번 등반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조건이 너무 어려워 온몸으로 버티며 기어오르는 순간도 많았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파라점퍼스는 하리의 도전과 미션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왔으며, 이번 빈슨 원정에서는 그의 필요에 맞춘 특별 커스텀 서밋 수트를 개발했다. 기능, 편안함, 내구성을 극대화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3피스 시스템으로 구성된 이 수트는 하리의 대담함과 도전 정신을 반영해 제작됐다. 이번 등정은 하리에게 또 하나의 세계 첫 기록일 뿐 아니라, 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고 “각자가 오르는 자신의 산(도전)을 마주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하리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군 구르카(Gurkha) 부대 복무 중 IED 폭발 사고로 양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긴 신체적·정신적 회복 과정을 거치며 자책과 중독 등 고통의 시기를 보냈지만, 가족과 재향군인 지원 단체의 도움으로 삶의 목적을 되찾았다. 2018년에는 에베레스트 등반 신청을 시작으로 세븐 서밋 여정을 본격화했으며, 다리를 잃은 지 13년 만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며 의지와 적응의 힘을 증명했다. 그는 자신의 등반을 통해 “환경과 지원이 갖춰진다면 능력의 경계를 다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보여주고자 한다. 하리는 “나의 메시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모두 향합니다. 충분한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물론 방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고,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고, 다르게 생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해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으며, 이에 파라점퍼스는 “하리 부다 마가르의 여정은 인간의 의지와 도전 정신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이 역사적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밝혔다.
2026.01.19. 0:42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숙박 운영 전문기업 프라임매니지먼트(Prime Management)가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한일 민간 협력의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라임매니지먼트는 일본 나라현의 로컬 숙박 운영사 컴피스테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일 합작 형태의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두 국가 간 셔틀 교류의 상징적인 장소로 알려진 일본 나라현 호류지(法隆寺)에서 직접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한일 양국 정상의 교류와 화합을 상징하는 공간에서 민간 차원의 협력이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외교 무대에서 형성된 관계가 실제 경제·산업 협력으로 확장되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협력은 한일 양국 정상(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이 상호 왕래하는 셔틀 외교가 진전되는 시점에서 추진됐다. 특히 사업이 전개되는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본거지로 알려진 지역으로, 해당 지역에서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민간 공동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프라임매니지먼트는 부산을 거점으로 호텔 및 숙박시설 운영·매니지먼트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기업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체류 패턴과 재방문 구조를 설계하는 운영 역량을 강점으로 한다. 이번 일본 진출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숙박 운영을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첫 단계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운영사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는것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중기적으로 나라현 내 한국인 숙박 비율을 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간사이 지역에서 한국인 여행객 숙박 비율은 오사카가 약 15~20%인 반면, 나라현은 약 0.51%에 머물러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체류형·연박형 숙박 모델을 공동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디지털 노마드 및 워케이션 사업을 국내외에서 전개해 온 호퍼스(Hoppers Inc.)의 역할도 있었다. ‘호핑 부산 워케이션’과 ‘나라 워케이션’을 계기로 양사 경영진 간 교류가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한일 민간 협력이 공동 사업으로 확장됐다. 컴피스테이 대표이사 카네코 다카유키는 “셔틀 외교가 상징하는 ‘계속해서 오가는 관계’를 관광 분야에서도 구현하고자 한다”고 밝혔으며, 프라임매니지먼트 공동대표 김경배·정혜정은 “공동 사업을 통해 한일 양국을 오가는 지속 가능한 관광·체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2026.01.18. 22:45
후덕죽 사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이후 뜬 유행어다. ‘고수가 베푸는 양보 또는 아량’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음식 경연 프로그램에서 58년 경력의 76세 현역 요리사가 허드렛일 마다치 않고 뛰어다니는 장면에 수많은 시청자가 감동했고, 끝내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이 한국 중식의 산증인 후덕죽 사부다. 42년간 신라호텔 ‘팔선’의 대명사였고, 전설의 중화요리 '불도장'을 개발한 주인공이며, 현재는 2024∼2025년 이태 연속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호빈’의 총괄 셰프다. 쉽게 말해 역대 화교 요리사 중 가장 출세한 인물이다. 후 사부의 '흑백요리사2' 출연은 전혀 뜻밖이었다. 반세기 넘도록 한국 중식계의 지존으로 활약하면서도 언론과의 접촉은 극도로 삼갔기 때문이다. 절세무공의 은둔 고수가 ‘먹방’ 판치는 강호로 나온 셈이어서 첫 질문은 당연히 하산의 이유여야 했다. Q : 수십 년간 언론을 멀리했는데 '흑백요리사2'는 어쩌다 출연하게 됐나. A : ‘팔선’에 있을 때는 긴장하며 대기할 때가 많아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흑백요리사2'도 한 달을 거절하다가 승낙했다. 후배에게 귀감 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화면에 얼굴 한번 비치는 정도'로 생각했다가 거의 끝까지 갔다. Q : 단체전에서 최고령 셰프가 주방 막내가 하는 일을 했다. '천하의 후덕죽'이 마늘을 다지고 참외를 절였다. A : 축구를 하면 누구나 골을 넣고 싶어한다. 그러나 모두가 공격수가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수비수가 돼 골문을 지켜야 한다. 내가 하겠다고 했다. 주방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 Q : 임성근 셰프가 후 사부 칼을 썼다. A : 얼마나 급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 빨리 요리를 마무리하는 게 중요했다. 쓰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Q : '팔선'에선 엄한 요리사로 유명했었는데, 방송에선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나왔다. A : 지금도 주방에선 상당히 엄하다. 요즘도 영업시간 전에 양념통 위치가 제대로 돼 있는지 돌아다니며 확인한다. 방송에서 다르게 보인 건, 함께한 셰프가 다 쟁쟁해서다. 그들의 방식을 이해하려고 했다. Q : 젊은 셰프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A : 손종원·정호영·샘킴 다 잘하는 셰프들이다. '요리괴물'은 오해를 받은 부분이 있는데, 같이 있을 때 굉장히 순했다. 손종원 셰프는 요리하는 자세가 부드러웠고 성품도 좋았다. 박효남 셰프가 감자를 돌려 깎은 장면을 기억하나? 요즘 젊은 셰프는 그런 걸 잘 모른다. 식재료가 다 손질해서 들어와서다. 박 셰프는 손가락 한 개가 없는 손으로 그런 기술을 습득했다. 우리 세대는 다 그렇게 일했다. Q : '당근 지옥' 편도 크게 화제가 됐다. 5가지 당근 요리를 했는데 준비한 것인가. A : 다 즉흥이었다. 음식이 떠오르면 바로 만들었다. 재료 하나로 30분 만에 요리를 하나씩 완성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맨 마지막 '어향당근'을 만들었을 때가 새벽 네다섯 시였다. 피곤한지도 모르고 요리를 만들었다. 더 하라고 했어도 할 수 있었다. Q : '당근 지옥'의 주인공은 단연 '당근짜장면'이었다. 어떻게 나왔나. A : 처음엔 국수를 만들려고 했는데, 마땅한 소스를 못 찾았다. 겨우 찾아낸 게 춘장이어서 짜장면으로 바꿨다. 면처럼 채 썬 당근은 삶지 않았다. 쪘다. 나는 삶는 것보다 찌는 걸 선호한다. 찌면 맛과 모양이 살아서다. 당근을 찐 건 처음이었는데, 딱 5분만 찐 게 맞아떨어졌다. Q : 춘장에 미소된장을 넣은 게 특이했다. 보통은 쌈장을 추가한다. A : 하나의 비법이라 할 수 있다. 나는 '팔선' 때부터 짜장면을 만들 때 춘장에 미소된장을 넣었다. 예전부터 내 짜장면은 먹어도 속이 편하다고 했다. 그 비결이 미소된장이다. Q : 결승전 주제가 '나를 위한 요리'였다. 결승에 진출했다면 어떤 요리를 하고 싶은가. A : 솔직히 결승에 올라갈 줄 알았다. 대결 음식을 준비했고, 재료도 갖고 갔다. 불도장을 하려고 했다.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음식이니까. 새로운 스타일의 중국 황실 불도장을 선보이고 싶었는데 아쉽다. Q : 어릴 적 얘기를 하자. 무척 가난했다고 들었다. A : 부모님은 중국 산둥(山東) 출신이고, 나는 6남매 중 넷째였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중1 때 돌아가셨다. 그 뒤로 형제가 뿔뿔이 흩어져 살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구들 집에서 얹혀살았다. Q : 요리는 어떻게 시작한 건가. A : 어머니가 서울 서소문동에서 중국집을 했었다. 주방장이 웍 돌리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몰래 주방을 들락거렸다. 된통 혼난 적도 있지만, 주방장이 요리를 알려줬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볶음밥을 만들어 형 누나 도시락을 싸줬다. 조리사의 길을 걸은 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다. UN센터호텔 주방에서 허드렛일하며 시작했다. Q : 중식 커리어는 '용궁'에서 시작했다. A : UN센터호텔 주방은 양식이었다. 중식을 배우고 싶어 무작정 '용궁'을 찾아갔다. 용궁은 당시 최고급 중식당이었다. 처음에는 바로 거절당했다. 다시 찾아갔고 또 거절당했다. 그렇게 몇 달을 찾아가니까 받아줬다. 내 끈기를 좋게 봐줬던 게다. 주방에 빈자리가 없었는데도 받아줬다. 주방장 빨래도 하고 심부름도 하면서 버텼다. 쉬는 날이 있었지만 선배들 눈치 보느라 일만 했다. 선배에게 잘 보여야 하나라도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엔 월급도 없었다. 4개월째 첫 월급을 받았는데 2만원으로 기억한다. Q : 그 시절엔 요리사에 대한 편견도 심했다고 들었다. A : 결혼하기 전 장모님께 처음 인사하러 갔을 때 바로 쫓겨났었다. ‘남자가 무슨 조리사냐’며 요리사가 굉장히 푸대접받던 시대다. 결국 식구 모두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단둘이 식을 올렸다. Q : 신라호텔은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A : 반도호텔이 문을 닫아 누나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도쿄 중국집에서 일하며 광둥 요리를 배웠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국 중식은 산둥 요리가 중심이어서 광둥 요리를 처음 접했다. 비자 때문에 들어왔다가 눌러앉았다. 마침 신라호텔이 문을 열어 개관 멤버로 들어갔다. 그리고 2년 뒤 '팔선'을 열었다. 처음엔 부주방장이었으나 바로 주방장이 됐다. Q : '팔선' 시절 장쩌민(江泽民) 중국 전 주석의 일화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A : 95년 중국 주석 최초로 장쩌민 주석이 방한했다. 서울신라호텔에 묵었는데, 서울 일정뿐 아니라 제주도 일정까지 따라가 음식을 만들었다. 장 주석이 한국을 떠나기 전 객실로 나를 불러 '중국 본토 요리보다 훌륭했다'며 기념사진도 찍어줬다. Q : '팔선'의 또 다른 전설이 불도장이다.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A : 요리사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은 건 94년 주방 출신 최초로 상무로 승진했을 때다. 불도장 덕분이었다. 87년 사회가 혼란했을 때 개발한 신메뉴였는데, 신라호텔이 국내 호텔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시절 삼성전자가 아니라 '팔선전자'란 말이 돌 정도였다. Q : 긴 세월 삼성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A : 이병철, 이건희 회장 모두 입맛이 소박했다. 귀하고 비싼 음식보다 짜장면·탕수육 같은 평범한 음식을 더 좋아했다. 특히 이병철 회장은 소식가였다. 식사하는 모습도 항상 조용하고 점잖았다. 이병철 회장이 건강이 안 좋았을 때 일본에서 약선요리를 배워 만들어준 적이 있다. 후 사부가 인터뷰에서 강조한 사자성어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의식동원(醫食同源).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후 사부가 이병철 회장에 해준 약선요리도, 몸에 좋은 재료가 가득한 불도장도 그 철학에서 나온 음식이다. 후 사부는 평생 화학조미료는 물론이고 약품으로 색을 낸 재료도 안 썼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상경하애(上敬下愛)다. 윗사람은 공경하고 아랫사람은 사랑해주는 마음을 가리킨다. 그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부하에게 시키지 말라"고 교육한다고 했다. 그 마음으로 팔순을 바라보는 노장이 마늘을 다졌나 보다. 후 사부가 일하는 호빈은 5월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가끔 '당근딤섬'을 이벤트 삼아 내기도 한단다. 후덕죽(侯德竹) 1949년 3월 서울 서소문동에서 태어났다. 68년 서울 UN센터호텔에서 조리사 생활을 시작했고, 72년 반도호텔 ‘용궁’에서 중식 조리를 배웠다. 일본 유학 후 77년 호텔신라 개관 멤버로 합류했고, 이태 뒤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주방장을 맡았다. 87년 불도장(佛跳牆)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94년 조리사 최초로 호텔신라 임원(조리총괄 이사)에 올랐다. 2019년 42년간의 팔선 생활을 뒤로하고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의 ‘허우’로 옮겼다. 2022년부터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호빈’을 지휘하고 있다. 손민호.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1.18. 22:00
하얀 이불 덮은 겨울 강, 시린 물길 위에 왜가리들이 얼어붙은 듯 서 있다. 그 정적의 허리를 백로가 지나간다. 가만히, 아주 가만히. 같은 공간, 다른 시간. 간섭하지도 빼앗지도 않고 각자의 길을 걷고 제 자리를 지킨다. 서로를 배려하며 조용한 공생의 평화를 누린다. 촬영정보 흰 눈 쌓인 개천 물길 위에 황새·노랑부리저어새·왜가리·백로가 평화로이 쉬고 있다. 렌즈 100~400mm, iso1000, f6.3, 1/500초.
2026.01.17. 15:00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서 한남동 주민센터 방향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걸었다. 큰길에서 한두 걸음을 벗어나자 작은 간판들이 하나둘 시야에 들어왔다. 간판을 내건 상점 대부분은 반지하나 1층에 자리한 10평 남짓한 편집숍이었다. 매장 안에는 20~30대 방문객 서너 명이 진열대 앞에 서서 소품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가볍게 집어 들어 살폈다. 평일 오후라 붐비지는 않았지만, 잠시 머물다 자연스럽게 결제로 이어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이태원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한동안 침체를 겪었던 이태원은 인파를 끌어모으기보다, 골목마다 잠시 들러볼 만한 공간과 여유를 채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강진역에서 시작해 이태원관광특구 일대를 걷다보면 소형 소품샵과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2022년 참사 이전 이태원이 다채로운 음식과 유흥의 중심지였다면 현재는 이태원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사건의 트라우마는 공간 자체를 바꾸고 있다. 방향성은 분명한 취향과 명확한 콘셉트다. 밤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 낮 시간대에 걷고 머무는 방문객을 겨냥한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 점과 점을 잇는 독특한 이동 이태원 소품샵 상권의 흥미로운 점은 매장들이 한곳에 밀집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면 나타나는 반지하나 1층의 작은 가게들이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낸다. 성수동이나 홍대 인근처럼 밀집한 상권을 형성하기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 난 매장들이 골목 곳곳에 흩어져 있는 구조다. 방문객들은 흩어진 상점을 찾아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특정 작가의 오브제를 보거나,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 빈티지 소품을 구경하기 위해 목적지를 찍고 이동한다. 이태원 소품샵 투어는 한 구역을 통째로 훑는 방식이 아니라, 점과 점을 잇는 이동에 가깝다. 그만큼 공간과 가까워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난다. 유명 상점을 향해 걷다 보면 그 옆 골목이나 계단 아래 숨어 있던 이름 모를 가게들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정 자체가 하나의 동선이 되고, 그 위에 놓인 작은 편집숍들이 추가적인 유입 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태원에서 소품샵은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식사와 커피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으면서 설득력 있는 동선으로 작동한다. ━ 걷다 보면 들어가게 되는 가게들 이태원 소품샵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작고 가볍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방을 꾸미는 ‘백꾸’ 열풍의 주역인 인형 키링부터 엽서, 오브제처럼 1~3만 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주를 이룬다. 구경하다 큰 고민 없이 살 수 있도록 심리적 문턱을 낮춘 게 요즘 소비 트렌드다. 좁은 공간에서 높은 효율을 내야 하는 골목 가게의 현실적인 조건과 잘 맞물린다. 이태원에서 소품샵을 운영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부담 없는 크기와 가격대의 소품들이 골목 가게의 물리적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진열대 앞에서 소품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가볍게 촬영해 SNS에 공유하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소품샵이 ‘머무는 공간’인 동시에 ‘가볍게 소비되고 기록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문객들 역시 목적지에 이르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의외성을 이태원이 가진 매력으로 꼽는다. 평소 뜨개질이 취미라는 직장인 김지윤(29)씨는 지난 8일 연차를 내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 김씨는 “원래 가려던 유명 카페가 있었는데, 이동하는 골목 안쪽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제 뜨개 소품샵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구경했다”며 “쇼핑하러 왔다기보다 산책하면서 취향에 맞는 물건을 발견하는 느낌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 지표로 확인되는 이태원의 ‘조용한 귀환’ 이태원의 회복은 과거의 북적임을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다. 골목 단위의 취향과 체류를 중심으로 보다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상권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이태원관광특구 일대의 유동 인구는 참사 이후 감소세를 딛고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과 소비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과거 이태원의 장점으로 꼽히던 다국적 소비 구조도 점차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서도 공실률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이태원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9%로 2024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소품샵을 비롯한 소규모 브랜드의 유입이 상권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산구는 2023년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이태원 로컬브랜드 상권강화사업’을 통해 이태원의 정체성을 반영한 상권 브랜드(BI) ‘모두를 환영하는 이태원(Welcome All Itaewon)’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퀴논길과 녹사평광장 일대에서 공연과 팝업스토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방문객은 2024년 125만 명에서 지난해 1~11월 130만 명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24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늘었다. 내·외국인 방문객은 2025년 한해 155만 명을 넘어섰다. ━ 골목으로 옮겨간 상권의 무게중심 이태원 골목은 소품샵이 살아남을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갖춘 동네라는 평가다. 대형 매장만큼 과도한 회전율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낮 시간대 체류와 맞물린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되 소란스럽지 않은, 이른바 ‘조용한 소품 가게’가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소품샵 증가를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인접 지역의 인기 확산과 상권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영갑 KYG상권분석연구원 교수는 “한남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라이프스타일 소비가 인근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번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이 낮은 이태원 골목 안쪽이 실험적인 소규모 매장들이 들어오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로변 중심 상권이 약화하면서 이면도로가 새로운 소비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고, 소품샵은 이런 변화에 가장 잘 맞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email protected])
2026.01.16. 22:00
1월 셋째주 주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볼만한 이벤트를 찾아 겨울을 즐겨보자. 17~18일 주말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가볼만한 이벤트를 간추려 소개한다. ▶인형극 '드래곤 킹'=국제인형극연맹(UNIMA) 수상작인 '드래곤 킹'이 애틀랜타를 찾는다. 용감한 할머니가 희망의 불꽃을 찾아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나는 모험담을 그린 이 연극은 신비로운 해양생물로 가득찬 세계를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장인정신이 깃든 정교한 마리오네트와 무대장치를 만나보자. 25일까지 주말 5회 공연. 입장료는 25달러. 1404 Spring St. NW at 18th, Atlanta, GA 30309 ▶국립 시민인권센터 무료입장=19일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17일 하루 국립 시민인권센터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오늘날 정의와 인권을 상징하는 킹 목사의 유산을 배울 수 있다. 센터 홈페이지(civilandhumanrights.org)에서 무료 입장권을 사전예약할 수 있다.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100 Ivan Allen Jr. Blvd, Atlanta, GA United States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국이스트 고등학교 농구부 주장이자 교내 최고 스타인 트로이가 스키캠프에서 우연히 가브리엘라를 만나면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과 새로운 꿈을 발견하게 된다. 우드스탁 아트 시어터에서 15일부터 18일까지 매일 1회 공연한다. 17일 오후2시반, 17일 오후7시반. 입장료는 17달러부터. 8534 Main St., Woodstock, GA, 30188 ▶어글리 파자마 런=가장 못생긴 잠옷을 입고 뛰어보자. 존스크릭에서 열리는 유쾌하고 웃음 가득한 5km 달리기 대회. 원피스, 털 스웨터 등 모든 종류의 파자마 애호가들이 모여 개성을 뽐낸다. 17일 오전9시부터. 참가비는 36.6달러부터. 3835 Johns Creek Pkwy, Big Blue Marble Academy, Johns Creek, 30024, GA ▶향초 만들기 체험=애틀랜타 향수 및 캔들 전문점 Lot 23에서 BYOB(Bring Your Own Booze: 각자 마실 술을 가져오는 것) 방식의 향초 만들기 클래스에 참가해보자. 전문가와 1시간30분 동안의 실습을 통해 8oz 양초 2개를 만들 수 있다. 와인, 칵테일, 맥주 등 원하는 술을 가져와 즐길 수 있다. 참가비는 66달러. 매일 오후12시부터 오후7시반까지 진행. Lot 23 Chandler Co. 691 West Whithall St SW, #101, Atlanta, GA 30310 ▶공군 체험=애틀랜타 어린이 박물관에서 열리는 앨라배마 최초 흑인 조종사 양성소의 '터스키기 공군'을 기리는 행사. 이들의 역사를 배우고 실제 비행에 쓰인 기계들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 4~14세 어린이들에게 적합하다. 조종석 비행 훈련기의 내부를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비행기의 이착륙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275 Centennial Olympic Park Dr NW, Atlanta, GA 30313애틀랜타 위크엔드
2026.01.16. 15:01
진우석의 Wild Korea 〈32〉 동해·삼척 새해맞이 트레킹 새해를 맞아 강원도 동해와 삼척으로 여행을 떠났다. 신성한 쉰움산(683m)에서 해가 뜰 때 소원을 빌었고, 산에서 내려와 한섬해변을 거닐었다. 붉게 빛나는 태양과 시리게 푸른 바다를 가득 담고 2026년 병오년을 힘차게 시작해 본다. 별빛이 내린다, 야간 산행의 맛 오전 5시. 차 문을 열자 한기가 몰아친다. 세상은 어둠에 푹 잠겼다. 두타산(1353m) 천은사에서 헤드 랜턴을 켰다. 빛나는 것은 랜턴 빛과 하늘의 별빛뿐. 보는 것에 온 힘을 집중했으니, 눈에 불을 켠다는 말처럼 내 눈도 조금 빛났을지 모르겠다. 폐에 한발 들어갔다가 나온 차가운 공기가 허연 입김으로 사라진다. 빛이 어둠을 몰아낸 만큼 한 발짝 한 발짝 힘겹게 내디딘다. 야간 산행만큼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게 있을까. 걷다 보면 사념도 사라지고, 랜턴 빛이 어느덧 내 안을 비춘다. 딸깍! 헤드 랜턴을 끄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세상에나! 별빛이 쏟아진다. 나무들은 가지마다 별을 매달고 있다. 나도 두 팔을 벌려 손톱 끝에 주렁주렁 별을 매달아 본다. 산길을 오르다가 거대한 소나무를 만났다. 바위에 뿌리내리고 있던 나무였던 게 기억난다. 맞게 잘 가고 있다. 이윽고 돌탑 여러 개가 선 암반에 도착했다. 멀리 능선 위로 별 세 개가 삼각형 모양으로 빛나고 있다. 그러다 별 하나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착시겠거니 하면서도 신기하다. 지난밤 누군가가 세상을 등지고 별나라로 떠났으려나. 20분쯤 더 오르자 대망의 오십정에 올라섰다. 시간은 7시. 해가 뜨려면 30분쯤 남았다.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조망을 즐긴다. 검은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줄기들이 남쪽으로 힘차게 흘러간다. 바다 쪽으로 붉은 띠가 걸렸다. 사실 일출보다 이때가 더 멋지다. 어둠과 빛의 경계를 가르며 붉은 띠가 찬란하게 빛나는 바로 그때. 띠가 점점 사라지더니 불쑥 붉은 해가 솟구친다. 따뜻한 해를 얼굴에 가득 받으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하늘에 제사 올리던 오십정 쉰움산 정상인 오십정은 거대한 바위로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두타산 중턱에 돌우물 50곳이 있으므로 오십정(五十井)이라 부른다. 그 곁에 신사(神祠)가 있는데 고을 사람이 봄가을에 제사하며 날씨가 가물면 기우한다”라고 적혀 있다. 신사 흔적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오십정 입구에 너덜지대처럼 돌이 쌓여있는 곳이 아닐지 추측해본다. 쉰움산에서 일출을 보고 다시 천은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만약에 이 코스가 무료하게 느껴진다면, 두타산 베틀바위에 다녀와도 좋다. 단, 워낙 험한 코스이기에 본인의 체력과 산행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십정에서 끝없이 이어진 능선을 1시간쯤 따르면 갈림길을 만난다. 두타산 정상과 베틀바위로 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이다. 여기서 두타산 정상은 왕복 1시간 30분쯤 걸린다. 이 길은 긴 능선을 따라야 한다. 왼쪽으로 두타산에서 청옥산, 그리고 고적대로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게 흘러가고, 오른쪽으로는 올라왔던 쉰움산 능선과 바다가 아른거린다. 대궐터, 베틀봉 등을 차례로 지나면 베틀바위를 만난다. 이곳 전망대에서 창검처럼 뾰족한 바위들이 모인 베틀바위 일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두타산성을 지나면 무릉계곡으로 내려오게 된다. 『제왕운기』 천은사에서 쓰였다 올라온 길을 되짚어 천은사로 내려간다. 쉰움산과 두타산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품 있는 금강소나무가 자라는 곳이다. 길섶으로 미끈한 소나무가 가득하다. 돌탑이 있는 거대한 암반에 닿았다. 암반 밑에 테라스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도 닦기 좋은 곳이다. 『제왕운기』를 쓴 이승휴(1224~1300)가 여기서 수도했을 것 같다. 이승휴의 외가가 삼척 두타산 아래 구동(龜洞)이다. 이승휴는 1252년 과거에 급제해 홀어머니를 뵈러 삼척에 갔다가 발이 묶였다. 이 지역을 침략한 몽골군 때문이다. 이후 12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어머니를 봉양했다. 이승휴는 1280년 충렬왕(1236~74)을 비판했다가 파직된 후 다시 두타산을 찾았다. 구동에 은거하며 용안당(容安堂)이란 집을 짓고 『제왕운기』를 썼다. 용안당이 지금의 천은사다. 『제왕운기』는 충렬왕을 위해 썼다. 단군 조선을 우리 역사의 시작 지점으로 보았고, 중국과 구별되는 우리 역사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산행이 끝나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바닷가로 이어진다. 동해의 한섬해변을 찾았다. 걷기 좋은 데크로드 산책로(해파랑길 33코스)를 따라 여유롭게 걷는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수평선이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진다. 날이 추워 바다가 더욱 푸르다. 묵호항역을 거쳐 묵호 시내로 들어왔다. 요즘 묵호가 젊은이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평일에도 사람이 제법 많다. 채지형·조성중 작가 부부가 운영하는 여행책방 ‘잔잔하게’도 들르고, 달동네 묵호 등대마을도 거닐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정보 두타산 천은사에서 쉰움산 오십정까지 2.5㎞ 거리로 1시간 40분쯤 걸린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면 일출 2시간 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삼척에서 천은사 가는 버스가 하루 3회 운행한다. 바닷가 산책길은 해파랑길 33코스 중 한섬해변~묵호 구간이 걷기에 좋다. 묵호항 맛집으로는 싱싱한 회를 내는 ‘동북횟집’과 ‘진모래횟집’을 추천한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2026.01.15. 8:27
━ 해외여행 일타강사 지난해 11월까지 한국인 2680만명이 해외로 나갔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48만명에 달했다. 지난 한 해 미국 방문자 수는 164만명이었다. 2025년 한 해에만 두 나라를 찾은 한국인이 10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미·일 두 나라의 여행 경비가 치솟을 전망이어서다. 미국은 국립공원 입장료를 올렸고, 일본은 숙박세와 출국세를 줄줄이 인상한다. 아울러 두 나라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리한 정책을 속속 도입할 예정이다. 북중미 월드컵 관람, 고환율에 SNS 사찰도? 미국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의 진입 장벽을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비를 21달러에서 40달러(약 5만8500원)로 두 배 가까이 인상했다. ESTA 신청자의 5년 치 SNS 정보와 10년 치 e메일 주소 제출을 의무화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6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다음달 시행될 전망이다. 미국 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인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면서도 자기 검열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여행 커뮤니티 사이트에 “미국을 꼭 가야 해서 SNS 게시물을 싹 지웠다” “유튜브 댓글도 문제가 될지 걱정된다” 같은 글이 줄 잇고 있다. 미국은 1월 1일 기준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도 인상했다. 트럼프의 일관된 정책대로 외국인에 한해서다. 요세미티, 그랜드 캐니언 등 미국의 인기 국립공원 11곳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기존 입장료(어른 20달러)에 100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어른 네 명이 자가용 없이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한다면, 480달러(약 70만원)를 내야 한다.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에 들어갈 수 있는 연간 이용권도 기존 80달러에서 250달러로 3배 이상 올렸다. 이런 까닭에 ‘중고나라’ 같은 국내 사이트에서 기한이 남은 연간 이용권 중고 거래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불법이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이용권 양도를 엄격히 금지한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 사건이 벌어지는 등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환율도 불리한데, 6~7월에는 북중미 월드컵도 열리는 터라 숙박비와 물가가 더 치솟을 전망이다. 숙박세 올리는 일본…교토는 10배나 뛰어 일본은 지자체마다 숙박세를 도입하거나 인상하는 중이다. 과잉 관광 문제를 관광객의 지갑을 빌려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도시 교토(京都)는 현재 1인 1박 최대 1000엔인 숙박세를 3월 1만엔으로 10배나 올린다. 4월 홋카이도(北海道)는 4월 최대 500엔(약 4620원)의 숙박세를 처음 도입하고, 홋카이도의 삿포로(札幌)를 비롯한 13개 기초단체도 별도 숙박세를 부과한다. 미야기(宮城)현도 이달 13일 숙박세를 신설했고, 도쿄(東京)도는 현재 1박 200~300엔인 숙박세를 투숙비의 3%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자체만 세금을 올리는 게 아니다. 일본 정부도 오는 7월부터 출국세를 1인 1000엔(약 9300원)에서 3000엔(약 2만8000원)으로 3배 인상한다. 7월부터 일본에서 출국하는 항공권을 구매하면 출국세가 자동으로 항공료에 포함된다. 숙박세와 출국세는 일본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니 그럴 수 있다 싶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11개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입장료를 외국인에게 더 받는 이중 요금제까지 추진 중이다. 지난해 개장한 오키나와의 테마파크 ‘정글리아’는 외국인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27% 비싸게 받는 가격 차등제를 시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본 여행 마니아 S씨는 “주로 저개발국가가 시행하던 이중 요금제를 일본이 도입할 줄 몰랐다”며 “엔화가 조금만 올라도 일본 여행을 주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1.15. 8:23
2680만명. 지난해 11월까지 해외 출국자 수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48만명에 달했다. 지난 한 해 미국 방문자 수는 164만명이었다. 두 나라를 찾은 한국인이 10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가뜩이나 원화가 약세인데 미·일 두 나라의 여행 경비도 치솟을 전망이다. 미국은 국립공원 입장료를, 일본은 숙박세와 출국세를 줄줄이 인상했다. 이밖에도 두 나라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리한 각종 정책을 속속 도입할 예정이다. ━ 북중미 월드컵 보려는데 SNS 사찰? 미국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의 진입 장벽을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자여행허가(ESTA) 발급비를 21달러에서 40달러(약 5만8500원)로 두 배 가까이 인상했다. ESTA 신청자의 5년 치 SNS 정보와 10년 치 e메일 주소 제출을 의무화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6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다음달 시행될 전망이다. 미국 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인은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면서도 자기 검열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여행 커뮤니티 사이트에 “미국을 꼭 가야 해서 SNS 게시물을 싹 지웠다” “유튜브 댓글도 문제가 될지 걱정된다” 같은 글이 줄 잇고 있다. 미국은 1월 1일 기준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도 인상했다. 트럼프의 일관된 정책대로 외국인에 한해서다. 요세미티, 그랜드 캐니언 등 미국의 인기 국립공원 11곳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기존 입장료(어른 20달러)에 100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어른 네 명이 자가용 없이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한다면, 480달러(약 70만원)를 내야 한다.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에 들어갈 수 있는 연간 이용권도 기존 80달러에서 250달러로 3배 이상 올렸다. 이런 까닭에 '중고나라' 같은 국내 사이트에서 기한이 남은 연간 이용권 중고 거래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불법이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이용권 양도를 엄격히 금지한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 사건이 벌어지는 등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환율도 불리한데, 6~7월에는 북중미 월드컵도 열리는 터라 숙박비와 물가가 더 치솟을 전망이다. ━ 교토 숙박세 최대 9만3000원 일본은 지자체마다 숙박세를 도입하거나 인상하는 중이다. 교통난, 쓰레기 문제 같은 과잉 관광의 부작용을 관광객의 지갑을 빌려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도시 교토(京都)는 현재 1인 1박 최대 1000엔인 숙박세를 3월 1만엔으로 10배나 올린다. 4월 홋카이도(北海道)는 4월 최대 500엔(약 4620원)의 숙박세를 처음 도입하고, 홋카이도의 삿포로(札幌)를 비롯한 13개 기초단체도 별도 숙박세를 부과한다. 미야기(宮城)현도 이달 13일 숙박세를 신설했고, 도쿄(東京)도는 현재 1박 200~300엔인 숙박세를 투숙비의 3%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자체만 세금을 올리는 게 아니다. 일본 정부도 오는 7월부터 출국세를 1인 1000엔(약 9300원)에서 3000엔(약 2만8000원)으로 3배 인상한다. 7월부터 일본에서 출국하는 항공권을 구매하면 출국세가 자동으로 항공료에 포함된다. 숙박세와 출국세는 일본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니 그럴 만하다 싶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11개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입장료를 외국인에게 더 받는 이중 요금제까지 추진 중이다. 지난해 개장한 오키나와의 테마파크 ‘정글리아’는 외국인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27% 비싸게 받는 가격 차등제를 시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본 여행 마니아 S씨는 “주로 저개발국가가 시행하던 이중 요금제를 일본이 도입할 줄 몰랐다”며 “엔화가 조금만 올라도 일본 여행을 주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1.14. 13:00
진우석의 Wild Korea〈32〉쉰움산 일출 트레킹 붉게 빛나는 태양과 시리게 푸른 바다를 가득 담고 2026년 병오년을 힘차게 시작해 본다. 새해를 맞아 동해·삼척으로 여행을 떠났다. 신성한 쉰움산(683m)에서 해가 뜰 때 소원을 빌었고, 산에서 내려와 한섬해변을 거닐었다. 야간 산행의 맛 오전 5시. 차 문을 열자 한기가 몰아친다. 세상은 어둠에 푹 잠겼다. 두타산(1353m) 천은사에서 헤드 랜턴을 켰다. 빛나는 것은 랜턴 빛과 하늘의 별빛뿐. 보는 것에 온 힘을 집중했으니, 눈에 불을 켠다는 말처럼 내 눈도 조금 빛났을지 모르겠다. 폐에 한발 들어갔다 나온 차가운 공기가 허연 입김으로 사라진다. 빛이 어둠을 몰아낸 만큼 한 발짝 한 발짝 힘겹게 내디딘다. 야간 산행만큼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게 있을까. 걷다 보면 사념도 사라지고, 랜턴 빛이 어느덧 내 안을 비춘다. 딸깍! 헤드 랜턴을 끄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세상에나! 별빛이 쏟아진다. 나무들은 가지마다 별을 매달고 있다. 나도 두 팔을 벌려 손톱 끝에 주렁주렁 별을 매달아 본다. 산길을 오르다 거대한 소나무를 만났다. 바위에 뿌리내리고 있던 나무였던 게 기억난다. 맞게 잘 가고 있다. 이윽고 돌탑 여러 개가 선 암반에 도착했다. 멀리 능선 위로 별 세 개가 삼각형 모양으로 빛나고 있다. 그러다 별 하나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착시겠거니 하면서도 신기하다. 지난밤 누군가가 세상을 등지고 별나라로 떠났으려나. 20분쯤 더 오르자 대망의 오십정에 올라섰다. 시간은 7시. 해가 뜨려면 30분쯤 남았다.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조망을 즐긴다. 검은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줄기들이 남쪽으로 힘차게 흘러간다. 바다 쪽으로 붉은 띠가 걸렸다. 사실 일출보다 이때가 더 멋지다. 어둠과 빛의 경계를 가르며 붉은 띠가 찬란하게 빛나는 바로 그때. 띠가 점점 사라지더니 불쑥 붉은 해가 솟구친다. 따뜻한 해를 얼굴에 가득 받으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하늘에 제사 올리던 오십정 쉰움산 정상인 오십정은 거대한 바위로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두타산 중턱에 돌우물 50곳이 있으므로 오십정(五十井)이라 부른다. 그 곁에 신사(神祠)가 있는데 고을 사람이 봄가을에 제사하며 날씨가 가물면 기우한다”라고 적혀 있다. 신사 흔적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오십정 입구에 너덜지대처럼 돌이 쌓여있는 곳이 아닐지 추측해본다. 쉰움산에서 일출을 보고 다시 천은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만약에 이 코스가 무료하게 느껴진다면, 두타산 베틀바위에 다녀와도 좋다. 단, 워낙 험한 코스이기에 본인의 체력과 산행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십정에서 끝없이 이어진 능선을 1시간쯤 따르면 갈림길을 만난다. 두타산 정상과 베틀바위 가는 길이 갈리는 지점이다. 여기서 두타산 정상은 왕복 1시간 30분쯤 걸린다. 갈림길 반대쪽은 머나먼 긴 능선을 따라야 한다. 왼쪽으로 두타산에서 청옥산, 그리고 고적대로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게 흘러가고, 오른쪽으로는 올라왔던 쉰움산 능선과 바다가 아른거린다. 대궐터, 베틀봉 등을 차례로 지나면 베틀바위를 만난다. 이곳 전망대에서 창검처럼 뾰족한 바위들이 모인 베틀바위 일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어 두타산성을 지나면 무릉계곡으로 내려오게 된다. 천은사, ‘제왕운기’ 집필 현장 올라온 길은 되짚어 천은사로 내려간다. 쉰움산과 두타산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품 있는 금강소나무가 자라는 곳이다. 길섶으로 미끈한 소나무가 가득하다. 돌탑이 있는 거대한 암반에 닿았다. 암반 밑에 테라스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도 닦기 좋은 곳이다. 왠지 『제왕운기』를 쓴 이승휴(1224~1300)가 수도했을 것 같다. 이승휴의 외가가 삼척 두타산 아래 구동(龜洞)이다. 이승휴는 1252년 과거에 급제해 홀어머니를 뵈러 삼척에 갔다가 발이 묶였다. 이 지역을 침략한 몽골군 때문이다. 이후 12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어머니를 봉양했다. 1280년 충렬왕(1236~74)을 비판했다가 파직된 후 다시 두타산을 찾았다. 구동에 은거하며 용안당(容安堂)이란 집을 짓고 『제왕운기』를 썼다. 용안당이 지금의 천은사다. 『제왕운기』는 충렬왕을 위해 썼다. 단군 조선을 우리 역사의 시작 지점으로 보았고, 중국과 구별되는 우리 역사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산행이 끝나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바닷가로 이어진다. 동해의 한섬해변을 찾았다. 걷기 좋은 데크로드 산책로(해파랑길 33코스)를 따라 여유롭게 걷는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수평선이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진다. 날이 추워 바다가 더욱 푸르다. 묵호항역을 거쳐 묵호 시내로 들어왔다. 요즘 묵호가 젊은이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평일에도 사람이 제법 많다. 채지형·조성중 작가 부부가 운영하는 여행책방 ‘잔잔하게’도 들르고, 달동네 묵호 등대마을도 거닐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정보 두타산 천은사에서 쉰움산 오십정까지 2.5㎞ 거리로 1시간 40분쯤 걸린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면 일출 최소 2시간 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삼척에서 천은사 가는 버스가 하루 3회 운행한다. 바닷가 산책길은 해파랑길 33코스 중 한섬해변~묵호 코스가 걷기에 좋다. 묵호항 맛집으로는 싱싱한 회를 내는 '동북횟집'과 '진모래횟집'을 추천한다. 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 학창시절 지리산 종주하고 산에 빠졌다. 등산잡지 기자를 거쳐 여행작가로 25년쯤 살며 지구 반 바퀴쯤(2만㎞)을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걷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캠프 사이트에서 자는 게 꿈이다. 『대한민국 트레킹 가이드』 『해외 트레킹 바이블』 등 책을 펴냈다.
2026.01.13. 13:00
하얀 적막이 내려앉은 연밭, 온몸이 마르고 줄기가 꺾여도 연잎은 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눈 덮인 연못 깊은 곳, 보이지 않는 힘으로 다시 피어날 봄을 준비하며 조용히 숨을 고른다. 스러진 듯, 죽은 듯 연은 숨을 멈추지 않았다. 새 생명을 향해 작은 숨결을 불어넣는다. 겨울은 끝이 아니라 눈부신 부활을 여는 고요한 서막이다. 촬영정보 눈이 내린 설경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의 적정 노출보다 노출을 올려야 눈이 흰색으로 표현된다. 렌즈 70~200mm, iso 100, f13, 1/125초, +0.33ev
2026.01.10. 15:05
1월 둘째주 주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볼만한 이벤트를 찾아 겨울을 즐겨보자. 10~11일 주말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가볼 만 한 이벤트를 간추려 소개한다. ▶던우디의 홀리데이 라이츠=던우디 브룩 런 공원에서 열리는 홀리데이 조명 쇼가 11일까지 연장된다. 매일 저녁 5시부터 10시까지 10만개 전구로 환히 밝혀진 공원을 구경할 수 있다. 올해는 '코스믹 원더랜드'를 주제로 8개 행성, UFO 포토존 등이 마련됐다. 매년 4만8000여명이 방문하는 인기 행사다. Brook Run Park, 4770 N. Peachtree Road, Dunwoody ▶스와니 겨울 농산물 직거래 장터=4월까지 매달 2회 열리는 겨울 농산물 직거래 장터. 상추, 감자, 당근, 방울양배추 등 신선한 로컬 농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빵, 통조림, 육류 등 지역 특산품도 판매한다. 10일 오전 9시부터 11시. ▶애틀랜타 보트 쇼=애틀랜타 다운타운의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에서 동남부 최대 겨울 보트쇼가 열린다. 보트 애호가들은 개인용 수상 오토바이를 포함한 신형 보트와 항해 장비를 구입할 수 있다. 낚시 강습 및 시연, 보트 사용 실습도 가능하다. 8~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입장료는 온라인 15달러, 현장 17달러. 285 Andrew Young International Blvd NW, Atlanta, GA 30313 ▶야간 하이킹=채터후치 네이처 센터에서 겨울밤 자연을 탐험해보자. 상쾌한 겨울 공기와 함께 전문가와 함께 서식 동물에 대해 배우고, 숲속의 겨울 소리를 들으면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다. 모닥불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10일 오후 7시부터 9시. 입장료는 15달러. 홈페이지(chattnaturecenter.org)에서 구매. 9135 Willeo Rd ▶마틴루터킹 데이 기념 콘서트=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애틀랜타 에벤에셀 침례교회와 함께 마틴루터킹 목사를 기리는 연례 콘서트를 연다. 조너선 테일러 러쉬가 지휘하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우지 브라운, 재스민 반스 등의 복음성가를 연주한다. 10일 저녁 8시. 기관 홈페이지(GPB.org, aso.org, ebenezeratl.org)에서 생중계로 볼 수도 있다. ▶토스트 & 잼 재즈=샌디 스프링스 공연예술센터에서 브런치와 음악을 함께 음미하는 이벤트를 연다. 피아니스트 조 알터만의 재즈 음악과 함께 칼 엘리엇 셰프가 준비한 환상적인 브런치를 맛볼 수 있다. 부드러운 라이브 공연 사이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즉흥 토크쇼도 준비돼 있다. 11일 오전 10시, 오후12시반 2회 공연. Jazz Brunch Studio Theatre, Studio Theatre, 1 Galambos Way, Sandy Springs, GA 30328 ▶태양의 서커스=세계적인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가 신작 ‘루지아’로 돌아왔다. 낙하산을 탄 여행자가 신비로운 동물이 사는 꿈같은 땅 ‘루지아’에 도착하는 이야기다. 1월 23일까지 공연. 티켓은 70달러부터. Atlantic Station, 1380 Atlantic Drive NW, Atlanta ▶하이뮤지엄 무료관람=애틀랜타 현대미술관인 하이뮤지엄은 매달 둘째주 일요일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거나 직접 방문하면 된다. 현재 하이뮤지엄은 ‘잃어버린 세계:미니 에반스의 예술’, ‘랄프 유진 미티어드의 가족 앨범’ 등을 전시하고 있다. 1280 Peachtree St. NE, Atlanta애틀랜타 위크엔드 애틀랜타 보트 애틀랜타 지역 애틀랜타 다운타운
2026.01.09. 15:07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의 순간이 캠핑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캠핑용품 전문 브랜드 꾸버스(GGUBUS)와 자동차 스토리 기반 플랫폼 카담매거진이 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온라인 캠핑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꾸버스는 바비큐 그릴과 화로대, 난방 기기 등 ‘불을 사용하는 야외 생활’에 특화된 제품군으로 캠핑 마니아층의 신뢰를 받아온 브랜드다. 카담매거진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여행·캠핑·반려 라이프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해석한다.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짧은 드라이브부터 차박,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까지 일상적인 이동을 스토리로 풀어내며 이를 커머스와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협업을 통해 꾸버스의 캠핑 제품군은 카담매거진이 기획하는 여행·차박 스토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계절과 상황에 맞는 캠핑 콘텐츠로 재구성될 예정이다. 카담매거진 관계자는 “자동차와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카담매거진의 사업 구조가 캠핑 시장에서도 강한 확장성을 가질 것”이라며 “스토리 기반 유통 모델의 대표 사례로 자리잡겠다”고 전했다. 한편 카담매거진은 이를 기반으로 밀키트 푸드 관련 사업확장도 추진 중이다.
2026.01.08. 23:26
하와이를 로맨틱한 신혼여행지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500만년 전부터 수차례 화산 활동으로 탄생한 하와이의 섬들은 저마다 고유의 자연 풍광을 자랑한다. 하여 섬이 내세우는 체험 활동도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하와이의 역사와 지역 문화까지 살피는 생태관광이 뜨고 있다. 하와이에서만 가능한 이색 체험, 차원이 다른 액티비티를 소개한다. ━ 농장에서 즐기는 워터 슬라이드 하와이에서 가장 먼저 탄생한 섬 카우아이는 생김새가 영 딴판이다.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리는 와이메아 캐니언과 섬 전체를 덮은 초록 정글은 다른 섬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하와이관광청은 섬의 관문인 리후에 지역을 주목하길 권한다. 와이알레알레 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와일루아 강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이 워터파크를 뺨치는 물놀이 명당이다. 1870년대에 만든 플랜테이션 농장의 관개수로에서 튜빙 체험을 할 수 있다. 튜브를 타고 워터 슬라이드를 즐기듯이 카우아이의 대자연과 플랜테이션 시대의 풍경을 만끽한다. 약 4㎞에 이르는 코스는 다이내믹하다. 잔잔한 물길도 있고, 울창한 정글도 지난다. 사람이 직접 파낸 암석 터널 구간도 있다. 터널 구간은 헤드램프를 켠 채 통과해야 해서 모험심을 자극한다. 5살 이상 어린이도 참여할 수 있어서 가족여행객에게 추천한다. 겨울에 하와이를 간다면 버킷리스트 하나를 지울 수 있다. 혹등고래가 하와이를 찾아오는 시기여서다. 하와이의 여러 섬 중에서도 마우이가 고래 관광으로 유명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마우이 서쪽 바다 일부를 ‘하와이 혹등고래 국립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서 보전·관리한다. 혹등고래는 11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마우이 앞바다에서 출산과 양육에 집중한다. 특히 1, 2월 관측 가능성이 가장 높다. 태평양고래재단이 운영하는 ‘팩웨일 에코 어드벤처(PacWhale Eco-Adventures)’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혹등고래를 관찰한다. 티켓 수익은 재단의 연구·교육·보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 ━ 별 관측 성지, 마우나케아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 ‘하와이 아일랜드’는 별천지다. 산꼭대기로 올라가면, 머리 위로 쏟아질 듯한 별을 관측할 수 있다. 해발 4207m에 이르는 마우나케아 정상부가 세계적인 별 관측 명소다. 공기 밀도가 낮고 광(光)공해가 적을뿐더러 산 정상부는 역전층(Inversion Layer) 위에 자리해서 구름이나 수증기 영향이 적다. 별 보기에 완벽한 조건인 셈이다. 산 정상까지는 차를 몰고 올라갈 수 있다. 다만 만년설이 있을 정도로 추운 만큼 방한 장비를 잘 챙겨야 한다. 오아후 섬 북서쪽 ‘노스쇼어’는 세계적인 서핑 성지다. 그러나 서핑만 즐기는 건 아니다. 노스쇼어에서는 이색 집라인도 체험한다. ‘클라임 웍스’라는 업체가 운영하는 집라인은 해발 131m 높이에서 바다를 보며 하강한다. 이동 거리는 약 730m다. 코스 중간에 농장도 방문한다. 지속 가능한 농법과 지역 이야기를 듣고 파파야·애플 바나나·토마토도 맛본다. 이 농장에서 수확한 작물은 대부분 섬 안에서 소비한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1.08. 13:00
# 미국 교포 S(56)씨는 최근 한국 방문에 앞서 검역 신고를 준비했다. 스마트폰으로 질병관리청 Q-CODE(큐코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첫 화면에 네이버를 통해 검역 정보를 입력하라는 대형 안내창이 떴다. 네이버를 거의 쓰지 않지만 접속했다.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개인 통장 번호를 입력하고 ‘네이버 인증서’를 만들라는 안내가 또 나왔다. 꾸역꾸역 인증서를 만들었고, 한국 체류지 주소에 여권번호까지 다 입력했다. 검역 신고하는데 통장 번호가 왜 필요한지, 민감한 개인 정보를 왜 네이버에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 S씨는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장에서 본 풍경은 낯뜨거웠다. 거의 모든 방한 외국인이 큐코드 이용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결국 외국인 대부분이 검역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건강상태 질문서를 손으로 작성했다. 그들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 ━ 방한 외국인 대부분 큐코드 이용 포기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과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15일 선보인 큐코드(검역정보 사전입력 시스템) 간소화 서비스가 혼선을 빚고 있다. 네이버 계정이 있어야만 검역 신고를 마치고 입국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서다. 큐코드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이용한다. 입국 절차는 한 나라의 첫인상으로 각인되는 만큼 허술한 행정이 ‘관광 한국’ ‘IT 강국’의 이미지까지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빗발친다. 나아가 개인 정보를 기업에 넘겨줘도 되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질병청이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국가는 21개국이다. 이들 국가를 방문했거나 경유한 뒤 한국에 들어오려면 큐코드 혹은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21개국에는 미국(캘리포니아·워싱턴·뉴멕시코 주), 베트남(호찌민·동나이·따이닌), 중국(광둥·쓰촨 성 등), 인도·중동·아프리카가 포함된다. 동물 인플루엔자 감염증,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국가들이다. 큐코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질병청이 만들었다. 건강상태 질문서 작성으로 인한 입국장 혼란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입국 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작성을 마치거나 공항에 착륙한 뒤 QR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최근 개편된 큐코드 홈페이지다.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하면 ‘네이버 검역정보 사전입력 바로 가기’ 안내 문구가 화면 한가운데 떠 있다. 질병청은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도 기존 방식대로 검역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고 해명한다. 네이버 안내 문구 위에 ‘입국 전 검역정보 입력하기’라고 쓰여 있긴 하다. 우측 상단에 있는 작은 세줄 아이콘을 누르면 ‘입력’ 항목도 나온다. 그러나 네이버 안내 문구가 훨씬 도드라져서 다른 메뉴는 묻혀 보인다. 외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도 혼란을 겪는 이유다.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15일 보도자료에서 ‘네이버를 통한 입국 심사 간소화’를 강조했으나 기존 방식도 이용 가능하다고 설명하지 않았다. ━ 건강 정보 민간기업에 넘겨도 되나 홈페이지에서 언어를 변경해도 네이버를 이용하라는 화면이 그대로 나온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네이버 인증서를 받으라(Get NAVER Certificate)’고 안내한다. 외국인도 네이버 계정을 만들고 인증서까지 받아야만 한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오해를 줄 만하다. 이에 대해 방한관광 전문 여행사의 A대표는 “네이버는 사실상 한국인만 쓰는 플랫폼 아닌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너무 불친절한 시스템”이라며 “노인 같은 디지털 취약층도 불편이 클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홈페이지 디자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SKT·KT 등 거대 통신사의 해킹 사태를 겪은 뒤 국민은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외국인은 더 불안할 수 있다. 미국 교포 S씨는 “한국에 입국하는데 왜 개인 정보를 민간기업에 제공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개인의 건강 정보, 입출국 기록을 파악하고 결국에 인증서 이용자를 늘리게 돼 네이버만 좋은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정부 24’처럼 국민이 많이 쓰는 정부기관 웹사이트는 여러 간편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나 여러 금융기관 계정 중 선택해서 이용하도록 한다. 반면 질병청 사이트는 네이버 한 업체하고만 제휴한 상태다. 외국인 입국자를 고려했다면 구글·애플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은 현재 카카오나 다른 업체와 제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인 정보를 민간기업에 제공하는 건 검역법에 따라 위탁 협약을 맺어 문제가 없으며 개인의 건강 정보가 아니라 현재 증상만 제공하는 것으로 큐코드 외에는 네이버가 개인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큐코드 홈페이지 디자인의 미진한 점을 파악하고 있다”며 “조만간 홈페이지 이용 편의를 개선하고, 입국장 혼란 문제도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1.08. 13:00
‘빌런 참교육’ 서사로 또 한 번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는 ‘모범택시3(SBS)’, 위조지폐를 둘러싼 악인들의 탐욕전을 그리는 ‘빌런즈(티빙 오리지널)’, 넷플릭스 공개 2주 차에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를 제치고 글로벌 차트 1위(비영어권 TV쇼)에 오른 액션 히어로물 ‘캐셔로’ 등등 폭력과 범죄를 다루는 드라마가 잇따라 화제다. 주먹이 오가고, 피가 낭자한 액션물에도 낭만은 있는 법.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세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를 찾아냈다. 가상의 삼흥도 신안에 있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는 ‘모범택시’는 시즌 3에서도 다양한 사건과 사고를 다룬다. 부정 대출, 원정 성매매, 중고 거래 사기, 스포츠 승부조작 등 에피소드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도 다채롭다. 이를테면 중고 사기 조직의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주인공 김도기(이제훈)가 찾아가는 가상의 섬 삼흥도가 있다. 드라마에서는 서해안 북쪽 끝에 자리해 북에서 더 가깝고 배로만 다닐 수 있는 외딴 섬으로 소개되는데, 실제로는 전남 신안군에 딸린 자은도에서 섬 장면 대부분을 촬영했다. 자은도·암태도·안좌도 등 신안의 주요 섬은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차로도 드나들 수 있다. 2019년 개통한 천사대교(7.2㎞)와 은암대교(675m)를 차례로 건너면 자은도에 닿는다. 시신 유기 장소로 등장한 자은도 한운선착장 일대는 실제 이름난 촬영 포인트다. 지형이 북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 일출과 일몰이 모두 가능하다. 아침이면 외딴 무인도 옥도 뒤로 붉은 해가 올라온다. 영화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흑산도의 어촌 풍경 대부분도 실은 자은도 한운해변에서 촬영했었다. 모범택시3 1회에서 의문의 여성이 발견됐던 일본 바닷가도 실제로는 강원도 삼척의 부남해변에서 촬영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했던 바로 그 해변이다. 청계천 밑에 비밀공간이? 한국은행 VIP의 대금 수송 작전 중 삼엄한 경호를 뚫고 현금 5000억원을 빼돌리는 악인들. 금융 범죄를 다루는 ‘빌런즈’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특히 대량의 현금을 청계천 지하에 숨겨진 비밀 도로로 빼돌린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덕분에 전태일 기념관, 판잣집 테마존, 신답철교, 장통교 등 청계천 주변 곳곳이 수시로 등장한다.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신답철교까지 5.84㎞에 이르는 청계천 산책로는 2005년 복원 개통 이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외국인 방문객에게 필수 방문지로 통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약 3억3000만명이 다녀갔다. 넷플릭스 시리즈 ‘캐셔로’는 초능력을 쓸 때마다 손에 쥔 현금이 사라지는 바람에 통장 잔고와 대출을 걱정하는 위기의 히어로 ‘강상웅(이준호)’의 활약상을 그린다. 흙수저 히어로가 주인공이어서 촬영지도 소시민적인 공간이 많다. 예를 들어 강상웅 일행이 범죄 조직과 맞붙는 장소는 서울시 중계본동의 백사마을이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통하는 백사마을은 1960년대 철거민이 모여 형성된 지역이다. 연말이나 선거철 연탄 나눔 행사로 자주 매스컴을 탄 덕분에 골목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다. 최근 재개발 공사가 시작돼 달동네 풍경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게 됐다. 강상웅이 아내(김혜준)와 함께 자신의 초능력을 시험해보던 장소는 한강 노들섬이다. 섬의 서남단 쪽에 자리를 잡으면 한강과 63빌딩, 한강철교가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1.08. 13:00
추운 겨울을 버티는 비결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순댓국처럼 값싸고 즉각적인 효험을 지닌 음식도 드물다. 국물 한 숟갈이면 언 몸이 풀리고, 허기가 사라진다. 순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지만, 전통 음식으로서는 제대로 대접받은 적이 없다. ‘싸구려 간식’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다. 지난 연말 국내 최초의 ‘순대 명인’이 탄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9번째로 지정한 ‘대한민국 식품명인’ 육경희(64)씨다. 육씨는 전국에 40여 개 지점을 둔 순대 프랜차이즈 ‘순대실록’ 대표이자, 전 세계의 순대 이야기를 담은 『순대실록(2017)』의 지은이다. 육경희 명인은 “온갖 것을 버무리고 남김없이 알뜰하게 채워 만드는 순대는 한국인의 삶의 방식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명인과 함께 우리네 순대 문화를 돌아봤다. 순대엔 당면? 처음엔 안 그랬다 “구수한 뼈국 냄새와 선지국 냄새가 교양없이 코를 찌르고 다부지게 생긴 순대가 또한 입안의 침을 생키게 한다. 일단 석유상자를 깔고 앉으면 양반 쌍놈이 없는 곳이다. 여자 대학생이 맛있게 순대국을 먹고 있는가 하면 귀부인이 땀을 흘려가면서 선지국을 마시고 있다.” 1950년 월간지 『신천지』에 실린 ‘순대국과 대포술’의 한 대목이다. 70여 년 전 국밥집 풍경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더 먼 시절에도 순대는 있었지만, 요즘 같은 순대의 꼴을 갖춘 건 1960~70년대에 들어서다. 육경희 명인은 “양돈업이 뜨자 돼지 부산물이 시장으로 쏟아졌고, 자연스레 순대 생산이 늘었다”고 돌아봤다. 여기에 값싸고 다루기 쉬운 당면이 속 재료의 주인공이 되자 순대는 서민의 분식 메뉴로 자리 잡았다. 당면순대의 대량 보급 이후 전국의 순대는 비슷비슷해졌다. 이전에는 선지에 채소와 찹쌀로 속을 채워 순대 맛이 제각각이었다. 고민 끝에 순댓집은 순댓국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순댓국 육수의 깊이’로 경쟁하게 된 것이다. 순댓국의 국물은 곰탕보다 뽀얗고 묵직하다. 대개 돼지 머리와 사골이 육수의 기본이 되고 식당에 따라 닭 뼈 따위로 맛을 보강한다. 진한 육수를 내려면 10시간 이상은 끓여야 하는데, 기름을 걷어내며 저어주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값도 달라졌다. 1960년대 순댓국 한 그릇이 50원이던 시절, 100원이면 소주 한 병 곁들여 “푸짐하고 거나하게” 배를 불릴 수 있었다. 요즘은 순댓국 한 그릇에 1만원을 훌쩍 넘기는 곳이 적지 않다. 그래도 순댓국은 여전히 값싼 한 끼 식사이자 푸짐한 안주고, 속을 풀어주는 최고의 ‘겨울 음식’이다. 순대는 본래 서민 음식이 아니었다. 돼지를 잡는 날에만 허락된 특별식으로, 마을 잔칫상에 오른 귀한 음식이었다. 육경희 명인은 “요즘 유통되는 순대의 90% 이상이 당면순대”라며 “공장화하며 위생과 관리 측면에선 이점이 생겼지만, 순대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각양각색 전국 순대열전 육경희 명인은 300곳이 넘는 전국의 순댓집을 직접 찾아다녀 『순대실록』을 썼다. 고유한 매력을 품은 지역 순대의 다양성을 지켜내고 싶어서였다. 그가 정리한 지역의 대표 순대를 하나씩 보자. 강원도 속초는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의 고장이다. 함경도 향토 음식으로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정착촌에서 재현됐다. 아바이순대는 채소와 찹쌀의 비중이 크고, 선지가 적게 들어간다. 순대는 대개 돼지 소창으로 만드는데, 아바이순대는 대창을 피(皮)로 써 유달리 두툼하다. 당면·찹쌀·시금치 등을 오징어에 채워 통으로 찌는 오징어순대도 있다. 속초 중앙시장의 ‘진양횟집’처럼 손수 오징어순대를 만드는 곳도 있지만, 요즘은 식당 대부분이 공장에서 만든 순대를 사서 쓴다. 전라도에는 피순대가 있다. 피순대는 선지를 잔뜩 넣어 맛도 빛깔도 진하다. 특유의 냄새 탓에 취향은 갈린다. 막창을 피로 쓰는 식당이 많은데 누린내를 잘 잡는 게 관건이다. 선지도 내장도 신선해야 잡내가 없다. 충청도는 천안에서 뿌리내린 병천순대가 유명하다. 양배추·파·생강·당근 등을 푸짐하게 채워 부드럽고 담백하다. 경기도 용인 태생의 백암순대는 돼지 선지 대신 소 선지를 사용해 색이 연한 편이고 뒷맛이 깔끔하다. 한 점 한 점 먹을 때는 특색이 적어 보이지만, 순댓국으로 먹을 때는 육수가 잘 배어 감칠맛이 살아난다. 제주도식 전통 순대는 ‘수애’라고 하는데, 쌀 대신 메밀가루와 선지를 섞어 만든다. ‘찍어 먹는 장’도 지역색이 뚜렷하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소금+후추’ ‘소금+고춧가루’ 조합이 친숙하지만, 경상도 사람은 막장에 순대를 찍어 먹는다. 전라도에서는 초장이 대세를 이루는데, 새콤한 초장이 피순대의 진한 풍미를 산뜻하게 잡아주기 때문이란다. 육경희 명인은 전통 순대 복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 음식으로서 순대의 위상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가게의 대표 메뉴도 1800년대 말 조리서 『시의전서』에 등장하는 ‘도야지슌대’를 재현한 순대다. 기록에 따라 두부와 숙주, 미나리, 무 등을 채워 넣는단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은은히 퍼진다. 피순대에 콩나물을 더한 ‘도저장’, 소고기를 넣은 ‘소순대’도 조선 시대 기록에서 발굴해 복원한 메뉴다. 육경희 명인은 “어떤 재료든 담아낼 수 있다는 게 순대의 매력이고 잠재력”이라며 “순대는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1.08. 8:28
순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지만, 전통 음식으로서는 제대로 대접받은 적이 없다. ‘싸구려 간식’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다. 추운 겨울을 버티는 비결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순댓국처럼 값싸고 즉각적인 효험을 지닌 음식도 드물다. 지난 연말 국내 최초의 ‘순대 명인’이 탄생했다. 농식품부가 99번째로 지정한 ‘대한민국식품명인’ 육경희(64)씨다. 육씨는 전국에 40여 개 지점을 둔 순대 프랜차이즈 ‘순대실록’ 대표이자, 전 세계의 순대 이야기를 담은 『순대실록(2017)』을 쓴 순대 전문가다. 육경희 명인은 “온갖 것을 버무리고 남김없이 알뜰하게 채워 만드는 순대는 한국인의 삶의 방식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명인과 우리네 순대 문화를 돌아봤다. ━ 순대 약사(略史) “구수한 뼈국 냄새와 선지국 냄새가 교양없이 코를 찌르고 다부지게 생긴 순대가 또한 입안의 침을 생키게 한다. 일단 석유상자를 깔고 앉으면 양반 쌍놈이 없는 곳이다. 여자 대학생이 맛있게 순대국을 먹고 있는가 하면 귀부인이 땀을 흘려가면서 선지국을 마시고 있다.” 1950년 월간지 『신천지』에 실린 ‘순대국과 대포술’의 한 대목이다. 70여 년 전 국밥집 풍경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더 먼 시절에도 순대는 있었지만, 요즘 같은 순대의 꼴을 갖춘 건 1960~70년대에 들어서다. 양돈업이 뜨며 돼지 부산물이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자연스레 순대 생산이 늘었다. 여기에 값싸고 다루기 쉬운 당면이 속 재료의 주인공이 되자 순대는 서민의 분식 메뉴로 자리 잡았다. 당면순대의 대량 보급 이후 전국의 순대는 비슷비슷해졌다. 이전에는 선지에 채소와 찹쌀로 속을 채워 순대 맛이 제각각이었다. 고민 끝에 순댓집은 순댓국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순댓국 육수의 깊이’로 경쟁하게 된 것이다. 순댓국의 국물은 곰탕보다 뽀얗고 묵직하다. 대개 돼지머리와 사골이 육수의 기본이 되고, 식당에 따라 닭 뼈 따위로 맛을 보강한다. 진한 육수를 내려면 10시간 이상은 끓여야 하는데, 기름을 걷어내며 저어주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값도 달라졌다. 1960년대 순댓국 한 그릇이 50원이던 시절, 100원이면 소주 한 병 곁들여 “푸짐하고 거나하게” 배를 불릴 수 있었다. 요즘은 순댓국 한 그릇에 1만원을 훌쩍 넘기는 곳이 적지 않다. 그래도 순댓국은 여전히 값싼 한 끼 식사이자 푸짐한 안주고, 속을 풀어주는 최고의 ‘겨울 음식’이다. 순대는 본래 서민 음식이 아니었다. 돼지를 잡는 날에만 허락된 특별식으로, 마을 잔칫상에 오른 귀한 음식이었다. 육경희 명인은 “요즘 유통되는 순대의 90% 이상이 당면순대”라며 “공장화하며 위생과 관리 측면에선 이점이 생겼지만, 순대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 전국 순대 열전 육경희 명인은 300곳이 넘는 전국의 순댓집을 직접 찾아다녀 『순대실록』을 썼다. 고유한 매력을 품은 지역 순대의 다양성을 지켜내고 싶어서였다. 그가 정리한 지역의 대표 순대를 하나씩 보자. 강원도 속초는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의 고장이다. 함경도 향토 음식으로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정착촌에서 재현됐다. 아바이순대는 채소와 찹쌀의 비중이 크고, 선지가 적게 들어간다. 순대는 대개 돼지 소창으로 만드는데, 아바이순대는 대창을 피(皮)로 써 유달리 두툼하다. 당면·찹쌀·시금치 등을 오징어에 채워 통으로 찌는 오징어순대도 있다. 속초 중앙시장의 ‘진양횟집’처럼 손수 오징어순대를 만드는 곳도 있지만, 요즘은 식당 대부분이 공장에서 만든 순대를 사서 쓴다. 전라도에는 피순대가 있다. 피순대는 선지를 잔뜩 넣어 맛도 빛깔도 진하다. 특유의 냄새 탓에 취향은 갈린다. 막창을 피로 쓰는 식당이 많은데 누린내를 잘 잡는 게 관건이다. 선지도 내장도 신선해야 잡내가 없다. 충청도는 천안에서 뿌리내린 병천순대가 유명하다. 양배추·파·생강·당근 등을 푸짐하게 채워 부드럽고 담백하다. 경기도 용인 태생의 백암순대는 돼지 선지 대신 소 선지를 사용해 색이 연한 편이고 뒷맛이 깔끔하다. 한 점 한 점 먹을 때는 특색이 적어 보이지만, 순댓국으로 먹을 때는 육수가 잘 배어 감칠맛이 살아난다. 제주도식 전통 순대는 ‘수애’라고 하는데, 쌀 대신 메밀가루와 선지를 섞어 만든다. ‘찍어 먹는 장’도 지역색이 뚜렷하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소금+후추’ ‘소금+고춧가루’ 조합이 친숙하지만, 경상도 사람은 막장에 순대를 찍어 먹는다. 피순대를 즐기는 전라도에서는 초장이 대세를 이루는데, 새콤한 초장이 선지의 진한 풍미를 산뜻하게 잡아주기 때문이란다. 육경희 명인은 전통 순대 복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통 음식으로서 순대의 위상을 회복하는 게 목표다. 가게의 대표 메뉴도 1800년대 말 조리서 『시의전서』에 등장하는 ‘도야지슌대’를 재현한 순대다. 기록에 따라 두부와 숙주, 미나리, 무 등을 채워 넣는단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은은히 퍼진다. 피순대에 콩나물을 더한 ‘도저장’, 소고기를 넣은 ‘소순대’도 조선 시대 기록에서 발굴해 복원한 메뉴다. 육경희 명인은 “어떤 재료든 담아낼 수 있다는 게 순대의 매력이고 잠재력”이라며 “순대는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1.07. 13:00
폭력과 범죄를 다루는 드라마가 잇따라 화제다. ‘빌런 참교육’ 서사로 또 한 번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는 ‘모범택시3(SBS)’, 위조지폐를 둘러싼 악인들의 탐욕전을 그리는 ‘빌런즈(티빙 오리지널)’, 넷플릭스 공개 사흘 만에 38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차트 2위(비영어권 TV쇼)에 오른 액션 히어로물 ‘캐셔로’ 등이다. 주먹이 오가고, 피가 낭자한 액션물에도 낭만은 있다. ‘모범택시3’ ‘빌런즈’ ‘캐셔로’ 속 인상적인 장소를 추렸다. ━ 가상의 삼흥도 신안에 있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는 ‘모범택시’는 시즌 3에서도 다양한 사건과 사고를 다룬다. 부정 대출, 원정 성매매, 중고 거래 사기, 스포츠 승부조작 등 에피소드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도 다채롭다. 이를테면 중고 사기 조직의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주인공 김도기(이제훈)가 찾아가는 가상의 섬 삼흥도가 있다. 드라마에서는 서해안 북쪽 끝에 자리해 북에서 더 가깝고 배로만 다닐 수 있는 외딴 섬으로 소개되는데, 실제로는 전남 신안군에 딸린 자은도에서 섬 장면 대부분을 촬영했다. 자은도·암태도·안좌도 등 신안의 주요 섬은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차로도 드나들 수 있다. 2019년 개통한 천사대교(7.2㎞)와 은암대교(675m)를 차례로 건너면 자은도에 닿는다. 시신 유기 장소로 등장한 자은도 한운선착장 일대는 실제 이름난 촬영 포인트다. 지형이 북쪽으로 길게 뻗어 있어 일출과 일몰이 모두 가능하다. 아침이면 외딴 무인도 옥도 뒤로 붉은 해가 올라온다. 영화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흑산도의 어촌 풍경 대부분도 실은 자은도 한운해변에서 촬영했었다. 모범택시3 1회에서 의문의 여성이 발견됐던 일본 바닷가도 실제로는 강원도 삼척의 부남해변에서 촬영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던 바로 그 해변이다. ━ 청계천 밑에 비밀공간이? 한국은행 VIP의 대금 수송 작전 중 삼엄한 경호를 뚫고 5000억원의 현금을 빼돌리는 악인들. 금융 범죄를 다루는 ‘빌런즈’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특히 대량의 현금을 청계천 지하에 숨겨진 비밀의 도로로 빼돌린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덕분에 전태일 기념관, 판잣집 테마존, 신답철교, 장통교 등 청계천 주변 곳곳이 수시로 등장한다.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신답철교까지 5.84㎞에 이르는 청계천 산책로는 2005년 복원 개통 이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외국인 방문객에게 필수 방문지로 통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약 3억3000만명이 다녀갔다. 넷플릭스 시리즈 ‘캐셔로’는 초능력을 쓸 때마다 손에 쥔 현금이 사라지는 통에 통장 잔고와 대출을 걱정하는 위기의 히어로 ‘강상웅(이준호)’의 활약상을 그린다. 흙수저 히어로가 주인공이어서 촬영지도 소시민적인 공간이 많다. 예를 들어 강상웅 일행이 범죄 조직과 맞붙는 장소는 서울시 중계본동의 백사마을이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통하는 백사마을은 1960년대 철거민이 모여 형성된 지역이다. 연말이나 선거철이 되면 연탄 나눔 행사로 자주 매스컴을 탄 덕분에 골목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다. 최근 재개발 공사가 시작돼 달동네 풍경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게 됐다. 강상웅이 아내(김혜준)와 함께 자신의 초능력을 시험해보던 장소는 한강 노들섬이다. 섬의 서남단 쪽에 자리를 잡으면 한강과 63빌딩, 한강철교가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1.06. 13:00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 둥근 원을 그리며 축복처럼 번진다. 그 눈 부신 빛의 길을 따라 힘차게 날아오르는 날갯짓. 지난해의 아쉬움과 후회 떨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시 날자. 어둠을 지나 바람을 가르며 저 찬란한 빛의 심장을 향해. 촬영정보 병오년 새해가 밝았다. 힘찬 날갯짓으로 빛의 길 따라 희망의 새해를 열자. 렌즈 24~70mm, iso 100, f8,1/800초, -067ev.
2026.01.03.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