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영 백끼 ③ 남도 한우 한우로 이름난 고장은 많다. 유명한 횡성한우도 있고 APEC 정상 만찬에 나온 경주의 ‘천년한우’도 있지만, 남도의 한우 전통도 못지않다. 특히 전남 강진·해남·영암, 즉 강해영 지역도 한우 하면 빠지지 않는다. 세 고장의 한우 사육 두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달 현재 강해영 세 고장은 15만 두가 넘는 한우를 키운다(영암 5만7726두, 해남 5만4114두, 강진 3만8875두). 한우가 많으니 한우 먹는 방법도 많다. 특히 당일 잡은 한우를 가열하거나 조리하지 않고 먹는 생고기의 문화가 뿌리 깊다. 생고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유통될까. 한우는 등급 보고 먹어야 한다는데, 생고기엔 등급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남도 생고기의 모든 것을 글 잘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정리했다. 십수 년 전 이른바 먹방과 식당 소개 프로그램이 뜨면서 생고기 인기가 치솟았다. 그림이 되는 메뉴였기 때문이다. 특히 접시를 기울여도 찰떡처럼 붙는 질감이 포인트였다. 실제로 며칠 지난 생고기 부위는 접시에서 떨어져 버린다. 갓 잡은 생고기를 입에 넣으면 입천장에 붙어버린다. 씹을수록 진한 맛이 뿜어져 나온다. 매력이 터진다. 남도로 생고기 먹으러 미식 여행을 가는 사람도 많다. 남도에 관광이나 출장 가면 귀경할 때 정육점이나 축협에서 생고기를 사 갈 정도다. 생고기는 이제 한정식과 함께 남도의 핵심 메뉴가 됐다. 이 때문에 전라도 식육 처리장은 주말에도 문을 연다. 자기 소유 소를 잡아서 생고기를 얻으려는 ‘축주(畜主)’가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생고기는 당일 도축한 물량이 돌아야 하니까 그날그날 처리해요. 토요일도 수요가 있어서 작업을 하지요. 생고기는 넓적하게 썰어서 기름장 찍어 먹고요. 육회는 가늘게 채 썰어 먹는 걸 말해요.” ‘해남땅끝한우’라는 브랜드로 ‘미경산 암소(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 생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해남진도축협 박수찬 상무의 말이다. 오직 생고기 때문에 도축장을 돌리는 지방이 전라도다. 생고기는 육회와 다르다. 사전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지역에서는 생고기란 날로 먹기 위해 갓 잡아 얻은 고기만을 지칭한다. 소고기는 도축 후 ‘예냉∼분할∼부분육 경매∼유통∼소비자’의 단계를 거친다. 생고기는 ‘도축∼유통∼소비자’로 바로 이어진다. 갓 잡아서 얻어낸 부위가 상에 오르는 것. 그래서 어두운 암적색에 윤기가 돈다. 육회는 예냉을 거치면서 붉은색이 도드라진다. 이 지역에서는 생고기는 그대로 썰어 장을 찍어 먹는 것, 육회는 양념 무침으로 나누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가격 차이다. 똑같은 한우라고 해도 생고기로 나오면 육회용 고기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예를 들어 2등급 정도로 보이는 한우 암소를 잡았을 때 생고기로 뺀 우둔 부위는 도매가가 4만원이 넘는데, 등급 판정을 받아 육회 감으로 팔리는 같은 부위는 2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축주가 별도로 도축 신청을 하는 걸 ‘이용 도축’이라고 해요. 이게 통상 도축보다 비용이 더 먹히고 유통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생고기로 빼는 고기는 더 비쌉니다. 인기가 높아서 가격이 높기도 합니다.” 현재 소고기 등급판정제도는 등심의 지방 함량(마블링)을 기준으로 판정되는데, 덩치 큰 거세우가 유리하다. 이는 구이용으로는 의미 있는 분류다. 생고기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생고기는 높은 마블링이 의미 없다. 고소한 맛을 내는 데는 암소가 좋다. 암소는 새끼를 배고 낳느라 마블링 생성에 불리하다. 따라서 생고기의 유행은 암소 가치 상승에도 중요한 동력이다. 암소 생고기가 단연 맛도 좋고 인기도 좋다. ‘뭉티기’로 유명한 경상도와 함께 전라도는 생고기 유통 소비량이 전국 으뜸이다. 고속열차와 고속버스를 타고 긴급 수송되어 다른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심지어 서울에도 생고기 전문점이 성업하고 있다. 영암에서 생고기 유통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경재 ‘매력한우 기찬랜드 명품관’ 대표는 “수도권 생고기 집에서 물량을 달라고 연락이 오지만 늘 모자란다”고 하소연했다. 생고기는 원래 엉덩이 부위인 우둔살을 뜻한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앞다리 쪽도 덩달아 쓰인다. 뒷다리와 엉덩이 쪽은 ‘뒷박살’, 앞다리 쪽은 ‘앞박살’이라고 불린다. ‘팔뚝 박(膊)’ 자를 쓴다. 소 한 마리에서 앞박, 뒷박 합쳐서 50㎏ 정도가 생고기 감으로 나온다. 뒷박살은 조직이 부드럽고 달큼하고, 앞박살은 조직감이 복잡해서 씹는 맛이 낫다. 뒷박살이 부드러워서 인기가 높은데 앞박살의 씹는 맛이 좋다고 일부러 찾는 사람도 많다. 국거리로 팔릴 부위가 생고기로 전환되면서 고기의 이용 가치가 좋아졌다. 강해영 한우 맛집 영암 매력한우 기찬랜드 명품관 영암 기찬랜드 입구에 자리한 한우구이 전문점. 이경재 대표가 한우 유통도 겸해 고기가 신선하다. 육회로 비빔밥·초밥·유부초밥 등 재미난 메뉴도 개발했다. 해남 성내식당 해남을 대표하는 한우집. 해남산 암소 한우만 고집한다. 대표 메뉴는 생고기와 샤부샤부. 된장 풀고 배추·청경채 넣고 끓인 육수에 두툼한 살치살 생고기를 넣었다가 먹는다. 강진 대박 황칠코리아 강진군 문화관광재단이 추천한 고깃집. 황칠액을 넣고 끓인 곰탕이 추천 메뉴다. 갈비탕이 더 알려졌으나 갈비탕에는 미국산 갈비가 들어간다. 곰탕 국물이 깔끔하다. 손민호([email protected])
2025.11.20. 8:30
올 9월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은 약 174만명이다. 이들 외국인 중에서 85.2%인 148만여 명이 이른바 중화권 관광객이다.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온 관광객이 제주도 관광시장을 받쳐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들에 대한 시선은 의외로 차갑다. 일부 관광객의 민폐 행위가 자극적으로 부각돼 혐중 여론까지 부추기고 있다. 정말 중화권 관광객은 다 몰상식하고 무질서할까? 이달 제주도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의 두 여행 풍경을 소개한다. 억측과 달리 이들의 여행은 건강하고 진솔했다. 제주도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배우려는 이들로부터 ‘중국인의 신(新)제주여행법’을 발견했다. 작년부터 중화권 제주올레 하이킹 붐 지난 8일 오전 8시 제주올레 18코스 출발점인 제주시 조천만세동산. 2025 제주올레 걷기축제 마지막 날을 맞아 수천 명이 모였다. 이들 올레꾼 중에서 낯선 외국어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제주올레 걷기축제를 즐기려고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이었다. 올해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자의 10.7%가 외국인이었다. 이중 절반인 500여 명이 중화권 올레꾼이다. 중화권 올레꾼은 한국인 올레꾼과 어울려 올레길을 걸었고, 제주올레가 마련한 공연과 전통놀이를 함께 즐겼다. 중국 상하이에서 왔다는 웨인(35)은 “길이 깨끗하고 주민이 친절해서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쯔보에서 온 가오지(38)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하이킹 코스를 찾다가 제주올레를 알게 됐다”며 “내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올레에 따르면, 중화권에서 제주올레 붐이 인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중화권 올레꾼 107명이 제주올레 100㎞ 완주증을 받아갔다. 이들 중에서 46명은 437㎞ 전체 코스를 완주했다. 올 10월까지는 496명이 100㎞, 73명이 437㎞ 완주증을 받았다. 제주올레 안은주 대표는 “요즘 중국인은 걷기여행을 중심으로 한 생태 관광에 관심이 많다”며 “소비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 방식이 한국인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내년에 중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기사와 함께 두는 바둑관광도 인기 16일 오후 1시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 중국 선양에서 온 니유밍시(6)양과 한국 프로기사 최광호 7단이 바둑판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다. 지도 대국을 마친 뒤 최 7단은 “니유밍시가 집중력이 좋다”며 “프로기사에 도전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은 중국인 여행상품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한국관광공사는 9∼16일 제주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기간에 맞춰 중국인 대상 삼성화재배 참관 여행상품을 제작했다. 제주도도 여행하고, 바둑대회도 참관하고, 프로기사로부터 바둑도 배우는 1석3조 여행상품이다. 바둑을 배운지 6개월 정도 된 니유밍시의 가족도 이 여행상품을 알게 됐고, 니유밍시가 부모를 설득해 바둑 관광이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엔 중국인 40여 명이 한국 프로기사 이원영, 류민형 9단으로부터 바둑을 배웠다. 참가자 대부분이 바둑 문외한이었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뒤이어 공개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김형환 8단이 유창한 중국어로 같은 시간 진행 중인 삼성화재배 결승 1국을 해설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한·중 정상이 바둑을 통해 친분을 쌓을 정도로 바둑은 한·중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라며 “올해 삼성화재배를 계기로 시작한 여행상품을 더 다양한 바둑 관광 콘텐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민호.최승표([email protected])
2025.11.20. 8:23
강해영 백끼③ 한우 한우는 국산 소를 가리키지만, 우리는 한우를 음식으로 먼저 이해한다. 하여 ‘한우는 여행의 목적이 되는 최고의 식품’이라는 문장이 성립한다. 한우 먹으러 간다고 하지, 한우고기 먹으러 간다고는 안 한다. 자, 이제 한우 먹으러 어디로 갈까. 그 유명한 횡성한우도 있고, APEC 정상 만찬에 나온 경주의 ‘천년한우’도 있지만, 남도의 한우 전통도 못지않다. 특히 전남 강진·해남·영암, 즉 강해영도 한우 하면 빠지지 않는다. 세 고장의 한우 사육 두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달 현재 강해영 세 고장은 15만 두가 넘는 한우를 키운다(영암 5만7726두, 해남 5만4114두, 강진 3만8875두). 한우가 많으니 한우 먹는 방법도 많다. 특히 당일 잡은 한우를 가열하거나 조리하지 않고 먹는 생고기의 문화가 뿌리 깊다. 생고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유통될까. 한우는 등급 보고 먹어야 한다는데, 생고기는 등급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남도 생고기의 모든 것을 글 잘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정리했다. 결론은 쉽다. 싸고 신선한 생고기를 맘껏 즐기고 싶으면 강해영으로 가시란 말씀이다. 오직 생고기를 위해 도축장을 돌린다 십수 년 전 이른바 먹방과 식당 소개 프로그램이 뜨면서 생고기 인기가 치솟았다. 그림이 되는 메뉴였기 때문이다. 특히 접시를 기울여도 찰떡처럼 붙는 질감이 포인트였다. 실제로 며칠 지난 생고기 부위는 접시에서 떨어져 버린다. 갓 잡은 생고기를 입에 넣으면 입천장에 붙어버린다. 씹으면 진한 맛이 잇몸을 코팅하는 것 같다. 씹을수록 진한 맛이 뿜어져 나온다. 매력이 터진다. 남도로 생고기 먹으러 미식 여행을 가는 사람도 많다. 남도에 관광이나 출장 가면 귀경할 때 정육점이나 축협에서 생고기를 사 갈 정도다. 생고기는 이제 한정식과 함께 남도의 핵심 메뉴가 됐다. 이 때문에 전라도 식육 처리장은 주말에도 문을 연다. 자기 소유 소를 잡아서 생고기를 얻으려는 ‘축주(畜主)’가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생고기는 당일 도축한 물량이 돌아야 하니까 그날그날 처리해요. 토요일도 수요가 있어서 작업을 하지요. 생고기는 넓적하게 썰어서 기름장 찍어 먹고요. 육회는 가늘게 채 썰어 먹는 걸 말해요.” ‘해남땅끝한우’라는 브랜드로 ‘미경산 암소(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 생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해남진도축협 박수찬 상무의 말이다. 오직 생고기 때문에 도축장을 돌리는 지방이 전라도다. 생고기(이 지방 말로는 ‘쌩고기’)는 육회와 다르다. 사전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지역에서는 생고기란 날로 먹기 위해 갓 잡아 얻은 고기만을 지칭한다. 소고기는 도축 후 ‘예냉∼분할∼부분육 경매∼유통∼소비자’의 단계를 거친다. 생고기는 ‘도축∼유통∼소비자’로 바로 이어진다. 갓 잡아서 얻어낸 부위가 상에 오르는 것. 그래서 어두운 암적색에 윤기가 돈다. 육회는 예냉을 거치면서 붉은색이 도드라진다. 이 지역에서는 생고기는 그대로 썰어 장을 찍어 먹는 것, 육회는 양념 무침으로 나누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가격 차이다. 똑같은 한우라고 해도 생고기로 나오면 육회용 고기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예를 들어 2등급 정도로 보이는 한우 암소를 잡았을 때 생고기로 뺀 우둔 부위는 도매가가 4만원이 넘는데, 등급 판정을 받아 육회 감으로 팔리는 같은 부위는 2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축주가 별도로 도축 신청을 하는 걸 ‘이용 도축’이라고 해요. 이게 통상 도축보다 비용이 더 먹히고 유통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생고기로 빼는 고기는 더 비쌉니다. 인기가 높아서 가격이 높기도 합니다.” 현재 소고기 등급판정제도는 등심의 지방 함량(마블링)을 기준으로 판정되는데, 덩치 큰 거세우가 유리하다. 이는 구이용으로는 의미 있는 분류다. 하지만 생고기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생고기는 높은 마블링이 의미 없다. 고소한 맛을 내는 데는 암소가 좋다. 암소는 새끼를 배고 낳느라 마블링 생성에 불리하다. 따라서 생고기의 유행은 암소 가치 상승에도 중요한 동력이다. 암소 생고기가 단연 맛도 좋고 인기도 좋다. ‘뭉티기’로 유명한 경상도와 함께 전라도는 생고기 유통 소비량이 전국 으뜸이다. 고속열차와 고속버스를 타고 긴급 수송되어 다른 대도시로 팔려나간다. 심지어 서울에도 생고기 전문점이 성업하고 있다. 이런 생고기 문화는 1980년대 시작됐다. 88올림픽 전후로 강남에 대형 고깃집이 많이 생겨났고, 거품 경기를 업어 빅히트를 쳤다. 당시 ‘호남 주먹들’이 생고기 거래망을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큰 유통 시장을 만들었다. 식당을 운영해본 나도 서울에서 생고기를 메뉴로 팔고 싶었는데 포기했다. 늘 물량이 딸려 구하기가 어려웠다. 영암에서 생고기 유통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경재 ‘매력한우 기찬랜드 명품관’ 대표는 “수도권 생고기 집에서 물량을 달라고 연락이 오지만 늘 모자란다”고 하소연했다. 생고기는 원래 엉덩이 부위인 우둔살을 뜻한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앞다리 쪽도 덩달아 쓰인다. 뒷다리와 엉덩이 쪽은 ‘뒷박살’, 앞다리 쪽은 ‘앞박살’이라고 불린다. ‘팔뚝 박(膊)’ 자를 쓴다. 소 한 마리에서 앞박, 뒷박 합쳐서 50㎏ 정도가 생고기 감으로 나온다. 뒷박살은 조직이 부드럽고 달큼하고, 앞박살은 조직감이 복잡해서 씹는 맛이 낫다. 뒷박살이 부드러워서 인기가 높은데 앞박살의 씹는 맛이 좋다고 일부러 찾는 사람도 많다. 국거리로 팔릴 부위가 생고기로 전환되면서 고기의 이용 가치가 좋아졌다. 강해영 한우 맛집 해남 성내식당 해남을 대표하는 한우집. 해남에서 나는 암소 한우만 고집한다. 대표 메뉴는 생고기와 샤부샤부. 된장 풀고 해남 배추와 청경채 넣고 끓인 육수에 두툼하게 썬 살치살 생고기를 살짝 넣었다가 먹는다. 영암 매력한우 기찬랜드 명품관 영암 기찬랜드 입구에 자리한 한우구이 전문점. 이경재 대표가 한우 유통도 겸하고 있어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가 나온다. 생고기도 좋지만, 육회로 비빔밥·초밥·유부초밥 등 재미난 메뉴도 개발했다. 강진 대박 황칠코리아 강진군 문화관광재단이 추천한 고깃집. 재단이 추천한 메뉴는 황칠액을 넣고 끓인 곰탕이다. 갈비탕이 더 알려졌으나 갈비탕에는 미국산 갈비가 들어간다. 황칠액을 넣어 곰탕 국물이 깔끔하다. 손민호([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시니어 홈케어 및 데이케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버지니아 오픈 헬스케어’(대표 김종훈)가 18일 센터빌 한인타운 중심가에 데이케어센터를 정식 오픈하고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버지니아 오픈 헬스케어는 지난 7년 간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홈케어를 운영하며 시니어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아왔다. 센터빌 데이케어 센터는 6000스퀘어피트의 크기에 이르며 1층과 2층에 메인 강당, 자동 마사지 기기룸, 피트니스 센터, 휴게실, 당구실, 탁구실 등 수준 높은 시설이 설치된 것이 특징 중 하나다.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업 행사에서 김종훈 대표는 “워싱턴지역 한인업체 가운데는 최초로 홈케어와 양로원, 그리고 데이케어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서비스 이용을 위한 메디케이드 관련 상담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한인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저희 회사 모든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한마음으로 섬길 것”이라는 약속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센터빌 데이케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하며, 그 이후의 시간에는 원하는 시니어들에게 홈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수용 인원은 100여 명이다. 자체 4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한인 기사들이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모시는 것은 물론 도움이 필요하면 병원 라이드, 시장 쇼핑도 서비스하고 있다. 버지니아 홈 헬스케어 센터빌 데이케어 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이 건강과 행복을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라인댄스를 비롯해 노래교실, 건강상식교실, 미술교실 등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준비 중이다. 주소: 5649 Mount Gilead Rd., Centreville, VA 20120 전화: 703-268-0107, 703-280-0910 한인타운 버지니아 버지니아 오픈 한인타운 중심가 홈케어 서비스
2025.11.19. 12:55
최근들어 전기요금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에너지부 산하 에너지 정보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전기요금 평균 인상률은 11% 상승했다. 당국에서는 워싱턴 지역을 포함해 1억2400만 가구가 전기요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전기관련 통계업체 파워라인에 따르면, 50개주의 전기회사들이 올해 1-3분기 인상안을 제출했으며 승인된 전기요금 인상분은 340억달러로 전년 동기 160억달러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조정과 퇴근의 고율 관세 외에도 인공지능(AI)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는 연산량 중가로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한데, 데이터센터는 전력량 소비가 매우 크다. 특히 버지니아에 대형 IT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밀접하면서 버지니아 지역 전기요금 인상폭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요금 전기요금 인상분 전국 전기요금 동안 전기요금
2025.11.19. 12:43
올 9월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은 약 174만명이다. 이들 외국인 중에서 85.2%인 148만여 명이 이른바 중화권 관광객이다.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온 관광객이 제주도 관광시장을 받쳐준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들에 대한 시선은 의외로 차갑다. 일부 관광객의 민폐 행위가 자극적으로 부각돼 혐중 여론까지 부추기고 있다. 정말 중화권 관광객은 다 몰상식하고 무질서할까? 여기에 이달 제주도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의 두 여행 풍경을 소개한다. 억측과 달리 이들의 여행은 건강하고 진솔했다. 제주도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배우려는 이들로부터 ‘중국인의 신(新)제주여행법’을 발견했다. ━ 올레길의 중국인들 지난 8일 오전 8시 제주올레 18코스 출발점인 제주시 조천만세동산. 2025 제주올레 걷기축제 마지막 날을 맞아 수천 명이 모였다. 이들 올레꾼 중에서 낯선 외국어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 제주올레 걷기축제를 즐기려고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이었다. 올해 제주올레 걷기축제에선 외국인이 자주 눈에 띄었다. 전체 참가자의 10.7%가 외국인이었고, 이중 절반인 500여 명이 중화권 올레꾼이었다. 중화권 올레꾼은 한국인 올레꾼과 어울려 올레길을 걸었고, 제주올레가 마련한 공연과 전통놀이를 함께 즐겼다. 중국 상하이에서 왔다는 웨인(35)은 “길이 깨끗하고 주민이 친절해서 걷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쯔보에서 온 가오지(38)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하이킹 코스를 찾다가 제주올레를 알게 됐다”며 “내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올레에 따르면, 중화권에서 제주올레 붐이 인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중화권 올레꾼 107명이 제주올레 100㎞ 완주증을 받아갔다. 이들 중에서 46명은 437㎞ 전체 코스를 완주했다. 올 10월까지는 496명이 100㎞, 73명이 437㎞ 완주증을 받았다. 제주올레 안은주 대표는 “요즘 중국인은 걷기여행을 중심으로 한 생태 관광에 관심이 많다”며 “소비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 방식이 한국인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내년에 중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모바일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 관광 콘텐트가 된 바둑 지난 16일 오후 1시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 키즈라운지. 중국 선양에서 온 니유밍시(6)양이 한국 프로기사 최광호 7단과 바둑판을 앞에 두고 앉았다. 지도 대국을 마친 뒤 최 7단은 “니유밍시의 집중력이 매우 좋다”며 “프로기사에 도전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은 중국인 여행상품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한국관광공사는 9∼16일 제주에서 열린 2025 삼성화재배 기간에 맞춰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삼성화재배 참관 여행상품을 제작했다. 제주도도 여행하고, 세계 바둑대회도 참관하고, 프로기사로부터 바둑도 배우는 1석3조 여행상품이다. 바둑을 배운지 6개월 정도 된 니유밍시의 가족도 이 여행상품을 알게 됐고, 니유밍시가 부모를 설득해 가족이 제주도에 오게 됐다. 이날 오후 2시엔 중국인 40여 명이 한국 프로기사 이원영, 류민형 9단으로부터 바둑을 배웠다. 참가자 대부분이 바둑 문외한이었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자 열렬한 반응이 이어졌다. 공개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한국 프로기사 김형환 8단이 유창한 중국어로 같은 시간 진행 중인 삼성화재배 결승 1국을 해설했다. 마침 중국 선수 2명이 결승전을 치르고 있어 다들 뿌듯한 표정이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한·중 정상이 바둑을 통해 친분을 쌓을 정도로 바둑은 한·중 관계에서 중요한 매개”라며 “올해 삼성화재배를 계기로 시작한 여행상품을 더 다양한 바둑 관광 콘텐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민호.최승표([email protected])
2025.11.18. 13:01
버지니아 맥클린 한국학교(교장 이은애)는 오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한국 대표 발효 식품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김치 만들기 체험행사’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학부모들의 김치 만들기 체험과 학생 대상 김치 역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구성돼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버지니아 김치의 날을 맞아 열리는 행사는 김치 만들기 체험을 통해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한국 고유의 김장 문화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행사 진행은 로사 박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회장이 맡아 김치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종류를 설명했고, 이어 아이린 신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어머니인 신지민 씨가 김치 담그기 시연을 해 시선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배추김치, 오이소박이김치, 나박김치 등을 현장에서 살펴보며 김치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들 못지 않게 아버지들도 직접 참여해 포기김치에 양념을 버무리면서 ‘김치 사랑’에 푹 빠지기도 했다. 이은애 교장은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김치의 맛뿐만 아니라 ‘함께 담그는 즐거움’을 느끼며 한국의 김장 문화를 더욱 깊게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치 행사에 이어 학생들은 이은애 교장의 이민 초기 한인들의 도전과 노력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1903년1월13일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하와이 연가’를 관람했다. 이 영상은 초기 이민자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학생들에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해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버지니아 맥클린 한국학교(교장 이은애)는 오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한국 대표 발효 식품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김치 만들기 체험행사’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학부모들의 김치 만들기 체험과 학생 대상 김치 역사 교육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구성돼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버지니아 김치의 날을 맞아 열리는 행사는 김치 만들기 체험을 통해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한국 고유의 김장 문화를 알리고자 마련됐다. 행사 진행은 로사 박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회장이 맡아 김치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종류를 설명했고, 이어 아이린 신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어머니인 신지민 씨가 김치 담그기 시연을 해 시선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배추김치, 오이소박이김치, 나박김치 등을 현장에서 살펴보며 김치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들 못지 않게 아버지들도 직접 참여해 포기김치에 양념을 버무리면서 ‘김치 사랑’에 푹 빠지기도 했다. 이은애 교장은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김치의 맛뿐만 아니라 ‘함께 담그는 즐거움’을 느끼며 한국의 김장 문화를 더욱 깊게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치 행사에 이어 학생들은 이은애 교장의 이민 초기 한인들의 도전과 노력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1903년1월13일 하와이로 이주한 한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하와이 연가’를 관람했다. 이 영상은 초기 이민자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학생들에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해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한국학교 체험행사 배추김치 오이소박이김치 버지니아 김치 맥클린 한국학교
2025.11.17. 12:10
연말의 빛나는 순간을 장식할 주얼리를 고민 중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보석 명가 ‘K&K 파인주얼리(K&K Fine Jewelry)’가 11월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 전 품목 50% 반값 세일을 전격 진행한다. K&K 파인주얼리는 LA 코리아타운 플라자 2층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정통 파인 주얼리 전문점이다. 이번 세일은 매장 내 대부분의 보석 제품을 대상으로 하며, 다이아몬드·에메랄드·진주 등 인기 컬렉션이 모두 포함된다. 단, 루즈 스톤(Loose Stone)과 커스텀 메이드 제품은 할인에서 제외된다. K&K 파인주얼리의 해리 김 대표는 이스라엘·벨기에·인도 등 세계 주요 다이아몬드 수급지와의 오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크기·컬러·컷·모양을 정확히 매칭해주는 ‘보석 큐레이션’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고품질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가공하는 뛰어난 안목과 기술력은 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다. 또한 K&K의 커스텀 메이드는 단순한 주문 제작을 넘어, 스톤 하나하나의 개성과 빛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하이엔드 제작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고객의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해 하나뿐인 시그니처 주얼리를 완성하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번 반값 세일은 연말 선물, 기념일, 혹은 오랜만의 셀프 선물까지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상의 주얼리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다. K&K 파인주얼리 측은 “연말 감사 행사인 만큼 최고의 제품을 가장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해 고객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며 “올해 마지막이 될 특별 세일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문의: (213) 380-0480 주소: 코리아타운 플라자 2층품목 메가 메가 세일 반값 세일 특별 세일
2025.11.17. 10:13
하늘 향해 손 내밀어 마주 잡아 볼까. 육백 년 한결같이 동고동락해 온 세월, 변함없이 곁을 지켜 준 건 오직 그대뿐. 공룡 시대 화석이 된 먼 조상들처럼 천 년을 넘어서도 서로를 향해 서 있으리. 피고 지고 피고 지고 또 한 해가 가네. 구름처럼 흘러간 덧없는 지난 세월, 무엇도 영원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일 뿐. 젊음도 사랑도 생명도 곧 스러지고 마는 덧없는 삶이기에 오늘 하루 더욱 소중해. 덧없음 속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오늘이라는 선물이 내 앞에 놓여 있음을. 촬영정보 세종시 은행나무 역사공원, 고려말 충신 임난수 장군 사당 앞 부부 은행나무가 노을빛에 물들었다. 렌즈 16~35mm, iso 800, 11, 1/30초.
2025.11.15. 15:00
━ 진우석의 Wild Korea 〈30〉 보트 타고 동강 유람 가을철 동강에는 구름이 자주 낀다. 구름 속에서 강물 소리는 더욱 차갑게 들린다. 강원도 정선과 평창 일대 동강의 비경을 둘러봤다. 특히 동강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제장마을~문희마을 구간을 슬로 보트 타고 유유자적 흐르는 맛이 일품이었다. 암벽 사이 흐르는 강물 와인잔 닮아 동강은 구불구불 흘러 정선~평창~영월 지역을 두루 적신다.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의 가수리부터 평창 어름치마을까지 절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먼저 들른 곳은 미리내폭포다. 동강 줄기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암벽 사이로 강물이 흘러 내려오는데, 생김새가 와인잔을 닮았다. 강물이 와인잔에 담겼다가 흘러나가는 것 같아 신기하다. 폭포에서 좀 내려오면 가수리다. 예미초등학교 가수리분교 안에 동강의 수호신이 있다. 570년 묵은 느티나무인데, 여전히 건재하다. 느티나무 아래의 널찍한 평상이 주민의 사랑방이다. 할머니들이 정겨운 사투리로 도란도란 말하는 걸 들으며 동강을 바라보는 맛이 한없이 평화롭다. 다시 동강을 따라 10㎞쯤 내려오면, 나리소전망대 안내판이 보인다. 15분쯤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전망 데크에 닿는다. 동강 일대에서 가장 높은 백운산(883.5m)과 동강이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아리랑에도 나온 황새여울·된꼬까리 “지금 물이 참 좋아요. 잘 오셨어요” 제장마을 앞에서 ‘동강레포츠’ 김정하 대표를 만났다. 보트를 가져와 대기 중이었다. 물이 좋다는 건, 강물 수량이 배 타기에 적당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희마을까지 약 9㎞ 거리를 약 1시간 30분쯤 느릿느릿 흘러간다. 배 이름이 그래서 ‘슬로 보트’다. 그야말로 뱃놀이다. 보트가 강물로 나아가자 시야가 확 달라졌다. 강물의 시선에서 본 주변 풍경은 완전히 달랐다. 마치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음악이 바뀐 것 같았다. 배는 유유자적 ‘파랑새 뼝대’ 아래를 지난다. ‘뼝대’는 절벽을 뜻하는 이곳 사투리다. 강물에서 본 뼝대는 더욱 크고 장대했다. 풀들이 바위에서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다. 봄철에는 절벽에서 고운 동강할미꽃이 피어오른다. 강물이 갑자기 쏴~ 성낸 소리를 낸다. 여울목이다. 손잡이를 꽉 잡고 보트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자 여울의 굴곡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때 잠깐 노를 젓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노 저어 급류를 헤쳐 나가는 맛이 짜릿하다. 동강의 세찬 여물목 중에서 유명한 곳이 황새여울과 된꼬까리다. 이곳은 정선아리랑 가사에 등장한다. “황새여울, 뙨꼬까리 떼 무사히 지났으니/ 만지산 전산옥아 술상 차려놓고 기다리게.” 정선아리랑에는 동강에서 서울로 소나무를 날랐던 떼꾼의 애환이 담겨 있다. 여울이 끝나면 다시 명경지수(明鏡止水)가 펼쳐진다. 연포마을 앞의 거대한 뼝대가 나타났다. 긴장해야 할 지점이다. 연포마을 앞의 작은 다리 밑을 보트가 지나가야 한다. 고개를 푹 숙여 무사히 다리 밑을 통과했다. 이 다리가 생기기 전에 줄배를 타고 연포마을에 왔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연포마을을 지나 여울 두 개를 더 넘어 문희마을에 닿았다. 완벽한 어둠, 그 속엔 조선인 흔적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자 산들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구름 속에서 마을이 서서히 깨어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늘은 백룡동굴과 칠족령을 둘러볼 차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룡동굴은 동강의 또 다른 비경이다. 동굴 체험은 750m쯤 동굴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온다. 탐사에 1시간 30분쯤 걸린다. 먼저 안내소에서 탐사용 옷으로 갈아입는다. 랜턴이 달린 헬멧과 장갑·장화 등으로 무장하니 탐험가가 된 기분이다. 강원도 사투리가 구수한 가이드와 함께 보트를 타고 백룡동굴 입구에서 내렸다. 동굴 입구는 수면 위 10~15m 지점에 있다. 덜컹! 동굴 문이 열리자 가슴이 콩콩 뛴다. 뚜벅뚜벅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구들장이 보인다. 조선 시대 사람이 산 흔적이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나브로 빛이 사라졌다. 백룡동굴은 훼손을 막기 위해 조명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배를 바닥에 깔고 기어 일명 ‘개구멍’을 통과하자, 비로소 백룡동굴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신의 손’이란 별명이 붙은 대형 종유석, 피사의 사탑처럼 생긴 석순, 천장에 길게 형성돼 ‘만리장성’이라 불린다는 베이컨 시트가 차례로 나타난다. 동굴 생성물의 화려한 모습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새 종착점인 대광장에 이른다. 가이드가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 랜턴을 껐다. 잠시 후 눈을 뜨자 온통 어둠이다. 이런 완벽한 어둠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동굴 탐사를 마치고, 칠족령에 올랐다. 길이 비교적 쉬워 50분 만에 닿았다. 칠족령 전망대에 서면 어제 배 타고 내려온 구간 중 제장마을에서 연포마을까지 한눈에 보인다. 동강은 험준한 산과 뼝대 사이를 구불구불 흐른다. 그 안에서 주민은 밭을 일구고, 삶의 고단함을 아리랑 한 자락으로 풀어낸다. ☞여행정보=슬로 보트를 타려면 동강레포츠의 ‘지질공원대탐사’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동강의 절경을 둘러보는 1박 2일 여행 상품이다. 1인 15만5000원부터(4인 기준). 칠족령 트레킹 코스는 백룡동굴 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칠족령까지 왕복 3.5㎞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2025.11.13. 8:41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지구촌 정상의 식탁에는 무엇이 올랐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맞춤 주문으로 탄생한 치즈버거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맛본 해물파전까지, APEC 기간 주요 정상이 먹고 마신 것을 따라가 봤다. 그림의 떡이 아니라, 지금 경주에 가면 누구나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소스·베이컨 뺀 트럼프 치즈버거 “소스, 베이컨 빼고, 케첩은 많이!” 이번 APEC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음식은 햄버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리더스 만찬에 앞서, 힐튼 경주 호텔의 주방에 햄버거를 요청했다. 마침 로비 라운지 메뉴에 ‘베이컨 치즈버거’가 있었지만, 트럼프의 취향은 아니었다. 버거 소스와 베이컨은 아예 빼고, 채소는 따로 담고, 감자튀김용 케첩은 넉넉히 담은 ‘트럼프 버거’가 탄생한 배경이다. 힐튼 경주 이용승 부총주방장은 “재료를 덜어냈지만, 본연의 맛에 가장 충실한 버거”라며 “만찬용 스테이크와 패티 모두 굽기는 핏기없이 바싹 익힌 ‘웰던’을 선호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버거 문의가 폭증하자, 힐튼 경주는 ‘트럼프 치즈버거 세트’를 정식 메뉴로 내놨다. 감자튀김과 하인즈 케첩 3개, 콜라를 포함해 3만5000원을 받는다. 미국 대통령 버거가 화제가 된 게 처음은 아니다. 웨스틴 조선 부산에는 ‘프레지던트 버거(3만30000원)’가 있다. 2005년 부산 APEC 기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해 맞춤 개발했던 메뉴로, 지금도 인기 메뉴로 통한다. 시진핑 주석이 경주 코오롱호텔에 묵으며 맛본 갈비구이(4만원)와 해물파전(5만원)도 15일 정식 판매에 들어간다. 예사 갈비와 파전은 아니다. 갈비는 경주 특산 ‘천년한우’ 중에서도 미경산(출산 경험 없는 암소)만 쓴다. 경주 코오롱호텔 조소앙 셰프는 “설탕 금지 요청이 있어, 1978년 호텔 개관 때부터 이어온 특제 소스에 갈비를 재워 맛을 냈다”고 말했다. 해물파전은 APEC을 앞두고 개발한 신메뉴다. 전복·관자·대하·낙지가 아낌없이 올라간다. 2단계의 숙성 과정을 거친 반죽을 사용하는데 이른바 ‘겉바속촉’한 식감이 핵심이다. 다카이치 육회비빔밥·화덕피자도 식전 건배주 ‘월지의 약속’, 동해 해산물 전채 요리, 오색전,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경주산 안심 스테이크, ‘월명 케이크’와 ‘보리 가배’. 한국·캐나다 정상 오찬에 오른 음식이다. 당일만 제공한 특선 메뉴라 대부분 그림의 떡이지만, 예외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험한 디저트는 소노캄 경주 호텔 로비 라운지의 시그니처 메뉴여서 누구나 맛볼 수 있다. 둥근 달 모양의 월명 케이크(1만2000원)는 새콤한 라즈베리 필링이 숨어 있는 무스케이크다. 소노캄 경주 김민수 셰프는 “어둠 속에서 새벽빛이 번지는 모습을 초콜릿 무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정상 오찬과 영부인 차담회는 무알코올·무카페인이 원칙이었기에 경주 특산 찰보리를 볶아 커피처럼 내린 곡물차 보리 가배(1만1000원)가 올랐단다. 라한셀렉트 경주에선 푸드 코트 형식의 캐주얼 레스토랑 ‘마켓338’의 음식이 룸서비스로 올라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즐긴 ‘육회비빔밥(1만9000원)’과 ‘콰트로 치즈 화덕 피자(2만5000원)’가 대표적이다. 이번 APEC 최고의 가성비 메뉴라 할만하다. 라한셀렉트 경주는 연말까지 ‘프레지덴셜 스위트 웨스트’ 패키지(74만원부터)도 판매한다. 다카이치 총리가 머문 최상급 객실 1박에 ‘광주요’ 2인 다기 세트, 나정명차, 조청 유과 등이 포함돼 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11.13. 8:37
진우석의 Wild Korea〈30〉 동강 유람 강원도 정선과 평창 일대 동강의 비경을 둘러봤다. 특히 동강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제장마을~문희마을 구간을 슬로 보트 타고 유유자적 흐르는 맛이 일품이었다. 가을철 동강에는 구름이 자주 낀다. 구름 속에서 강물 소리는 더욱 차갑게 들린다. 동강은 구불구불 흘러 정선∼평창∼영월 지역을 두루 적신다. 동강이 시작되는 정선의 가수리부터 평창 어름치마을까지 절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미리내폭포와 나리소전망대 먼저 들른 곳은 미리내폭포다. 동강 줄기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암벽 사이로 강물이 흘러 내려오는데, 생김새가 와인잔을 닮았다. 강물이 와인잔에 담겼다가 흘러나가는 것 같아 신기하다. 폭포에서 좀 내려오면 가수리다. 예미초등학교 가수리분교 안에 동강의 수호신이 있다. 570년 묵은 느티나무인데, 여전히 건재하다. 느티나무 아래의 널찍한 평상이 주민의 사랑방이다. 할머니들이 정겨운 사투리로 도란도란 말하는 걸 들으며 동강을 바라보는 맛이 한없이 평화롭다. 다시 동강을 따라 10㎞쯤 내려오면, 나리소전망대 안내판이 보인다. 15분쯤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전망 데크에 닿는다. 동강 일대에서 가장 높은 백운산(883.5m)과 동강이 어우러진 모습이 일품이다. 슬로우 보트, 강물에서 바라본 풍경 “지금 물이 참 좋아요. 잘 오셨어요” 제장마을 앞에서 '동강레포츠' 김정하 대표를 만났다. 보트를 가져와 대기 중이었다. 물이 좋다는 건, 강물 수량이 배 타기에 적당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희마을까지 약 9㎞ 거리를 약 1시간 30분쯤 느릿느릿 흘러간다. 배 이름이 그래서 ‘슬로 보트’다. 그야말로 뱃놀이다. 보트가 강물로 나아가자 시야가 확 달라졌다. 강물의 시선에서 본 주변 풍경은 완전히 달랐다. 마치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음악이 바뀐 것 같았다. 배는 유유자적 '파랑새 뼝대' 아래를 지난다. ‘뼝대’는 절벽을 뜻하는 이곳 사투리다. 강물에서 본 뼝대는 더욱 크고 장대했다. 풀들이 바위에서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다. 봄철에는 절벽에서 고운 동강할미꽃이 피어오른다. 강물이 갑자기 쏴~ 성낸 소리를 낸다. 여울목이다. 손잡이를 꽉 잡고 보트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자 여울의 굴곡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때 잠깐 노를 젓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노 저어 급류를 헤쳐 나가는 맛이 짜릿하다. 동강의 세찬 여물목 중에서 유명한 곳이 황새여울과 된꼬까리다. 이곳은 정선아리랑 가사에 등장한다. “황새여울, 뙨꼬까리 떼 무사히 지났으니/ 만지산 전산옥아 술상 차려놓고 기다리게.” 정선아리랑에는 동강에서 서울로 소나무를 날랐던 떼꾼의 애환이 담겨 있다. 여울이 끝나면 다시 명경지수(明鏡止水)가 펼쳐진다. 연포마을 앞의 거대한 뼝대가 나타났다. 긴장해야 할 지점이다. 연포마을 앞의 작은 다리 밑을 보트가 지나가야 한다. 고개를 푹 숙여 무사히 다리 밑을 통과했다. 이 다리가 생기기 전에 줄배를 타고 연포마을에 왔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연포마을을 지나 여울 두 개를 더 넘어 문희마을에 닿았다. 백룡동굴과 칠족령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자 산들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구름 속에서 마을이 서서히 깨어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오늘은 백룡동굴과 칠족령을 둘러볼 차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룡동굴은 동강의 또 다른 비경이다. 동굴 체험은 750m쯤 동굴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온다. 탐사에 1시간 30분쯤 걸린다. 먼저 안내소에서 탐사용 옷으로 갈아입는다. 랜턴이 달린 헬멧과 장갑·장화 등으로 무장하니 탐험가가 된 기분이다. 강원도 사투리가 구수한 가이드와 함께 보트를 타고 백룡동굴 입구에서 내렸다. 동굴 입구는 수면 위 10~15m 지점에 있다. 덜컹! 동굴 문이 열리자 가슴이 콩콩 뛴다. 뚜벅뚜벅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구들장이 보인다. 조선 시대 사람이 산 흔적이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나브로 빛이 사라졌다. 백룡동굴은 훼손을 막기 위해 조명등을 설치하지 않았다. 배를 바닥에 깔고 기어 일명 ‘개구멍’을 통과하자, 비로소 백룡동굴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신의 손’이란 별명이 붙은 대형 종유석, 피사의 사탑처럼 생긴 석순, 천장에 길게 형성돼 '만리장성'이라 불린다는 베이컨 시트가 차례로 나타난다. 동굴 생성물의 화려한 모습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새 종착점인 대광장에 이른다. 가이드가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 랜턴을 껐다. 잠시 후 눈을 뜨자 온통 어둠이다. 이런 완벽한 어둠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동굴 탐사를 마치고, 칠족령에 올랐다. 길이 비교적 쉬워 50분 만에 닿았다. 칠족령 전망대에 서면 어제 배 타고 내려온 구간 중 제장마을에서 연포마을까지 한눈에 보인다. 동강은 험준한 산과 뼝대 사이를 구불구불 흐른다. 그 안에서 주민은 밭을 일구고, 삶의 고단함을 아리랑 한 자락으로 풀어낸다. 여행정보 슬로 보트를 타려면 동강레포츠의 ‘지질공원대탐사’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동강의 지질과 절경을 둘러보는 1박2일 여행 상품이다. 1인 15만5000원부터(4인 기준). 칠족령 트레킹 코스는 백룡동굴 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칠족령까지 왕복 3.5㎞로, 1시간 30분쯤 걸린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 학창시절 지리산 종주하고 산에 빠졌다. 등산잡지 기자를 거쳐 여행작가로 25년쯤 살며 지구 반 바퀴쯤(2만㎞)을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걷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캠프 사이트에서 자는 게 꿈이다. 『대한민국 트레킹 가이드』 『해외 트레킹 바이블』 등 책을 펴냈다.
2025.11.12. 13:00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치르는 동안 경주의 밥상이 단연 화제였다. 각국 정상의 식탁에는 무엇이 올랐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맞춤 주문으로 탄생한 ‘트럼프 버거’부터 시진핑이 맛본 해물파전, 이재명 대통령이 음미한 케이크까지, APEC 기간 주요 정상이 먹고 마신 것을 따라가 봤다. 그림의 떡이 아니라, 지금 경주에서 누구나 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다. ━ 트럼프 치즈 버거 " “버거 소스, 베이컨 빼고, 케첩은 넉넉히!” " 이번 APEC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음식은 햄버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리더스 만찬’에 앞서, 힐튼 경주 호텔의 주방에 햄버거를 요청했다. 마침 로비 라운지 메뉴에 ‘베이컨 치즈버거’가 있었지만, 트럼프의 취향은 아니었다. 버거 소스와 베이컨은 아예 빼고, 채소는 따로 담고, 감자튀김용 케첩은 넉넉히 담은 ‘트럼프 버거’가 탄생한 배경이다. 힐튼 경주 이용승 부총주방장은 “재료를 덜어냈지만, 본연의 맛에 가장 충실한 버거”라며 “만찬용 스테이크와 패티 모두 굽기는 핏기없이 바싹 익힌 ‘웰던’을 선호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버거에 관한 문의가 폭증하자, 힐튼 경주는 7일부터 ‘트럼프 치즈버거 세트’를 정식 메뉴로 내놨다. 감자튀김과 하인즈 케첩 3개, 콜라를 포함해 3만5000원을 받는다. 미국 대통령 버거가 화제가 된 게 처음은 아니다. 웨스틴 조선 부산에는 ‘프레지던트 버거(3만30000원)’가 있다. 2005년 부산 APEC 기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해 맞춤 개발했던 메뉴로, 지금도 인기 메뉴로 통한다. 시진핑 주석이 경주 코오롱호텔에 묵으며 맛본 갈비구이(4만원)와 해물파전(5만원)도 15일 정식 판매에 들어간다. 예사 갈비와 파전이 아니다. 갈비는 경주 특산 ‘천년한우’ 중에서도 미경산(출산 경험 없는 암소)만 쓴다. 경주 코오롱호텔 조소앙 셰프는 “설탕 금지 요청이 있어, 1978년 호텔 개관 때부터 이어온 특제 소스에 갈비를 재워 맛을 냈다”고 말했다. 해물파전은 코오롱 그룹 식음팀과 전국 코오롱호텔의 셰프들이 APEC을 앞두고 개발한 신메뉴다. 경주산 파 위에 전복·관자·대하·낙지가 아낌없이 올라간다. 2단계의 숙성 과정을 거친 반죽을 사용하는데 이른바 ‘겉바속촉’한 식감이 핵심이다. ━ 가성비 메뉴도 있다 식전 건배주 ‘월지의 약속’, 동해 해산물 전채 요리, 오색전,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경주산 안심 스테이크, ‘월명 케이크’와 ‘보리 가배’. 한국·캐나다 정상 오찬에 오른 음식이다. 당일만 제공한 특선 메뉴라 대부분 그림의 떡이지만, 예외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험한 디저트는 소노캄 경주 호텔 로비 라운지의 시그니처 메뉴여서 누구나 맛볼 수 있다. 둥근 달 모양의 월명 케이크(1만2000원)는 새콤한 라즈베리 필링이 숨어 있는 무스케이크다. 소노캄 경주 김민수 셰프는 “어둠 속에서 새벽빛이 번지는 모습을 초콜릿 무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정상 오찬과 영부인 차담회는 무알코올·무카페인이 원칙이었기에 경주 특산 찰보리를 볶아 커피처럼 내린 곡물차 보리 가배(1만1000원)가 올랐단다. 진귀한 특선 메뉴만 빛을 본 건 아니다. 라한셀렉트 경주에선 푸드 코트 형식의 캐주얼 레스토랑 ‘마켓338’의 음식이 룸서비스로 올라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즐긴 ‘육회비빔밥(1만9000원)’과 ‘콰트로 치즈 화덕 피자(2만5000원)’가 대표적이다. 이번 APEC 최고의 가성비 메뉴라 할만하다. 라한셀렉트 경주는 연말까지 ‘프레지덴셜 스위트 웨스트’ 패키지(74만원부터)도 판매한다. 다카이치 총리가 머문 최상급 객실 1박에 ‘광주요’ 2인 다기 세트, 나정명차, 조청 유과 등이 포함돼 있다. 로비의 북카페 ‘경주산책’에서는 11월까지 APEC 주요 회원국의 대표 서적을 큐레이션해 선보인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11.11. 13:00
[OSEN=강희수 기자] 국제구호개발NGO인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가 자선골프대회를 열어 희귀난치성 질환 어린이들과 그 가정을 위해 선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월드휴먼브리지와 더헤븐CC가 공동주최하는 ‘제11회 희귀난치성 질환 환아 지원을 위한 자선골프대회’가 11월 6일 낮 12시 경기 안산시 대부도 더헤븐CC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월드휴먼브리지 김병삼 대표, 청주지부 안광복 대표, 인천지부 박장혁 대표, 수원지부 박성영 대표 그리고 국민일보 조민제 회장을 비롯해 120명의 후원자들이 참가했다. 이레머티리얼스(손정완 대표)와 에이디씨엔에스(정성환 대표)는 후원사로 자선행사에 동참했다. 현재 우리나라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대상은 1338개 질환으로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대부분 복합적 장애와 증상을 동반하며 비급여 항목이 많아 약값 부담이 막대하다. 아이들의 오랜 투병은 가정의 심각한 경제적 문제와 심적인 고통까지 발생시킨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위해 10여 년간 80여 명의 환아에게 의료비를 지원해왔다. 김병삼 대표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아이들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우리 기관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월드휴먼브리지와 더헤븐CC는 이번 자선골프대회의 수익금 전액을 희귀난치성 질환의 아이들을 위한 의료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월드휴먼브리지는 전국 18개 지부가 협력하여 경북지역 산불 피해복구 지원 등 국내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11.09. 17:07
수타사 산소길을 걷다 연못 속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흰 구름과 푸른 하늘, 부평초와 시든 연잎이 한 폭의 풍경입니다. 잎을 펼치고 줄기를 올리고 꽃을 피운 시간들이 스쳐 갑니다. 지난 추억은 흰 구름처럼 떠도는 부평초 인생이겠지요. 시든 연잎 위로 눈 부신 햇살이 축복처럼 쏟아집니다. 시듦은 결코 죽음이 아니라고 연못은 굳게 약속합니다. 피어남과 시듦, 번영과 쇠락은 그저 다른 시간의 얼굴일 뿐, 연잎은 자책하지도 슬퍼하지도 않고 부활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촬영정보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 아직 초록색인 개구리밥 연못 위로 시든 연잎이 가을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렌즈 24~240mm, iso 100, f5, 1/160초.
2025.11.08. 15:01
강원도 평창 휘닉스 파크에 새로운 가을 명소가 생겼다. 리조트 단지 내 새롭게 조성한 단풍숲길이다. 지난 4월부터 4개월에 걸쳐 교목·관목·초화류 등 1500여 주의 수목을 심어 단풍숲길을 완성했다. 휘닉스 파크 잔디광장에서 리조트 블루동을 거쳐 유로빌라 앞까지 약 5600㎡(1700평) 규모에 이른다. 복자기 41주, 청단풍 36주, 산단풍 30주, 노각나무 3주, 백송 1주 등 다양한 교목이 어우러지고, 댑싸리 700주, 목수국 390주, 화살나무 300주 등 관목류가 계절감을 더한다. 곳곳에 라일락과 풀또기 등 향기로운 초화류도 함께 심어 산책길의 풍경을 풍성하게 했다. 휘닉스 파크가 둥지를 튼 태기산 일대는 잘 알려진 단풍 명소다. 이른바 태기산 둘레길을 걸으며 자작나무·침엽수·낙엽송이 어우러진 숲을 만끽할 수 있다. 유로빌라 뒤편에서 둘레길이 시작되는데 전체를 돌아보는 데 대략 2시간이 걸린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이어지는 시나미계곡 산책로도 가을 정취가 깊다. 휘닉스 파크 관계자는 “현재 태기산 자락은 약 70% 정도 단풍이 물들었으며, 11월 중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11.06. 13:00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지방에는 이름난 도시가 많다. 지중해의 관문 마르세유, 교황이 머물렀던 아비뇽, 고흐가 사랑한 아를 등등. 그러나 프로방스의 참모습은 내륙 깊숙한 뤼베롱(Luberon) 산자락에 숨어 있다. 보랏빛 라벤더 꽃밭이 펼쳐지는 산자락을 따라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학창 시절 읽은 알퐁스 도데의 ‘별’도 뤼베롱 자락에서 양을 치던 목동의 이야기다. 카뮈가 잠든 중세 마을 뤼베롱은 거대한 산맥의 이름이다. 1850㎢ 면적에 달하는 ‘뤼베롱 자연공원’ 안팎에 보석 같은 마을이 자리한다. 먼저 가볼 곳은 뤼베롱 남쪽 자락의 ‘루르마랭(Lourmarin)’이다. 약 1000명이 사는 소읍으로, 마르세유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다. 15세기에 지은 ‘루르마랭 성’과 16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루르마랭의 명소로 꼽힌다. 고성(古城)과 성당에선 수시로 문화 행사가 열리고, 골목은 100개가 넘는 갤러리와 아트숍이 빼곡하다. 루르마랭은 노벨문학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마을로도 유명하다. 카뮈는 노벨상 상금으로 뤼베롱 산이 잘 보이는 자리에 집을 장만해 살았다. 안타깝게도 2년 뒤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마을 곳곳에 작가의 흔적이 어려 있다. 그가 잠든 공동묘지, ‘카페 가비(Cafe Gaby)’ 같은 단골 식당이 ‘카뮈 투어’의 주요 명소다. 루르마랭 동쪽 약 10㎞ 거리에는 ‘앙수이(Ansouis)’라는 마을이 숨어 있다. 관광객은 모르고 지나치는 한적한 마을이다. 마을 꼭대기에 10세기 건축한 ‘앙수이 성’이 있다. 여기서 이브 몽탕이 출연한 영화 ‘마농의 샘(1986년)’을 촬영했다. 앙수이 지척에 자리한 ‘퀴퀴롱(Cucuron)’은 영화 ‘어느 멋진 순간(2006년)’에 등장한 소박한 마을이다. 퀴퀴롱 여행에서 놓치면 안 되는 게 전통시장이다. 화요일 오전마다 영화에 나온 연못가에서 큰 장이 선다. 제철 과일과 라벤더 꿀, 올리브 같은 특산물과 공예품을 싸게 판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사람 냄새가 느껴져 좋다. 라벤더밭 거느린 수도원 뤼베롱 산 북쪽에도 예쁜 마을이 많다. 미국 서부 협곡처럼 붉은빛 황토 절벽에 들어선 ‘루시용(Roussillon)’은 마을의 가옥 색채도 ‘레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아일랜드 작가 사무엘 베케트가 나치를 피해 숨어들었던 마을이다. 베케트는 루시용에서의 경험을 담아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를 썼다. 이웃 마을 ‘메네르브(Menerbes)’는 프로방스 여행 열풍을 일으킨 『프로방스에서의 1년』을 쓴 영국 작가 피터 메일이 프로방스에서 처음 정착한 곳이다. 요란한 관광 명소는 없지만 일주일 이상 ‘살아보기 여행’에 제격이다. 누가 뭐래도 ‘고르드(Gordes)’는 프로방스의 얼굴 같은 마을이다. 프로방스 가이드북 표지에 단골로 등장해서다. 15번 국도 전망대에 서면 이유를 알 수 있다. 300~400m 산자락에 들어앉은 마을은 석회암 위에 층층이 탑을 쌓은 듯한 형상이다. 마을 꼭대기, 성 탑에 오르면 완만하게 퍼진 뤼베롱 산맥과 너른 평원이 한눈에 담긴다. 마을 뒤편 산으로 올라가면 프로방스를 상징하는 명소가 또 나온다. 라벤더밭에 둘러싸인 ‘세낭크 수도원’이다. 6~7월 꽃이 만개할 때는 수도원이 시장통 못지않게 붐빈다. 초여름이 아니면 라벤더 물결을 못 보지만, 호젓한 정취를 누리기엔 도리어 좋다. 프랑스 여행 일타강사-어느 패키지여행 상품에도 없고 어느 가이드북에도 없는, 여행의 기술을 꾹꾹 담았습니다. 한 번 가면 반드시 더 가는 여행지, 프랑스 개별자유여행의 핵심 꿀팁을 총정리했습니다. 노벨상 상금 털어 집 지었다…카뮈가 홀린 ‘숨은 프로방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178 고흐도 세잔도 흠뻑 취했다…“태양 만세” 풍경화 그 동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3361 신경증 환자, 니체도 꿀잠 잤다…‘쪽빛 바다’가 이름인 그곳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1431 두달 전 예약, 동전 꼭 챙겨라…남프랑스 렌터카 완전정복 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9758 최승표([email protected])
2025.11.06. 13:00
‘하와이 연가’ 상영 및 강연회 열려 오는 8일 주미대한제국공사관서 개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미국사무소(소장 강임산)는 오는 8일(토) 오후 2시, 워싱턴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 3층 전시실에서 ‘하와이 연가, 미주 한인이민사를 말하다’라는 제목의 제8회 전문가 초청 강연 및 영화 상영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미주 한인이민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와이 연가〉 상영과 이진영(나우프로덕션 대표) 감독의 무비 토크로 진행된다. 이 감독은 앞서 〈무지개나라의 유산〉을 통해 하와이 지역 한인이민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바 있다. 〈하와이 연가〉는 하와이의 한인 유적지를 배경으로 초기 한인이민자들의 삶을 세 가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연극배우 예수정의 나레이션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이그나스 장, 슬랙키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Keola Beamer) 등이 참여했다.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한 사전 접수(선착순 40명)로 참가할 수 있다. 주차장은 제공되지 않으며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장소: 주미대한제국공사관 3층 전시실 (1500 13th St NW, Washington DC) 문의: 202-844-3319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미국사무소 김윤미 기자 하와이 강연회 하와이 연가 하와이 심포니 하와이 지역
2025.11.05. 13:38
재미대한사격연맹 워싱턴DC지회(회장 지대성)는 오는 11월 8일(토) 오전 9시, 버지니아 센터벨 소재 '아이잭 월튼 리그 알링턴-페어팩스지구 (Arlington-Fairfax Chapter of the Izaak Walton League of America) 샷건 경기장에서, 회장배 트랩 스킷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접수는 당일 오전 8시30분부터이며 사격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경기방식은 트랩50발과 스킷50발 형식으로 진행된다. '트랩'은 5개 사격대에서 일렬로 서서 사격하는데, 사수 앞의 한 지점에서 불규칙한 방향으로 표적이 날아 오르면 한 번에 한 개의 표적을 맞추게 된다. 스키트 종목은 표적의 바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높은 직ㅈㅇ력이 필요한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스키트' 종목은 반원형의 사로 8지점을 돌며사격을 하는데, 반원형 사로의 양 끝에 있는 두 개의 방출기에서 정해진 패턴으로 표적이 날아 오르게 된다. 한 개 또는 두 개의 표적을 맏추게 되는데 여러 위치에서 다양한 각도의 표적을 맞추는 기술이 필요한 종목이다. (장소: 14708 Mt.Olive Rd., Centreville, VA 20121, 문의: 202-384-4240 지대성 지회장) 홍알벗 기자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사격연맹 챔피언십 재미대한사격연맹 워싱턴dc지회 챔피언십 개최 사격연맹 dc지회
2025.11.04. 13:42
울긋불긋 손짓할 단풍 기대했더니 올여름 더위 탓일까 가을비 때문일까 들녘의 빛은 바래고 산빛은 말랐네. 억새 축제 보리라 나선 산행길 생각보다 가파른 산길 힘들게 올랐더니 너 수고했다 눈부신 은세계 펼쳐놨네. 은빛 물결 일렁이는 능선을 따라 민둥민둥 민둥산 나무도 드문드문 너무도 가까운 하늘 숨을 곳 하나 없네. 누가 산등성이에 물을 가두었을까 별빛도 비춰보는 돌리네 하늘 연못 민둥한 내 마음 은빛 거울 속에 있네. 촬영정보 정선 민둥산 은빛 억새 축제가 15일까지 열린다. 억새꽃을 역광으로 촬영해야 반짝이는 은빛으로 표현된다. 렌즈 24~240mm, iso 125, f5.6, 1/80초.
2025.11.01.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