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영 백끼① 남도 밥상 강해영. 전남 강진·해남·영암 세 고장의 첫 글자를 딴 공동 관광브랜드다.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세 고장이 뭉쳤다는 점에서 강해영은 의미 있는 시도다. 그 강해영과 week&이 손을 잡았다. 강해영과 week&의 합작 프로젝트 제목은 ‘강해영 백끼’. 세 개 고장의 대표 식당 100곳을 소개하는 초대형 기획이다. week&은 ‘강해영 백끼’를 위해 올 초부터 세 개 고장의 문화관광재단과 함께 100개 식당을 엄선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를 오늘부터 10개월에 걸쳐 차례로 소개한다. 강해영 백끼 첫 회 주인공은 ‘남도 밥상’이다. 한국인의 음식은 뜨스운 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글 잘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남도 밥상의 내력과 미덕을 짚었다. 박찬일의 남도 밥상 예찬 강해영은 ‘백반 벨트’다. 백반은 누가 뭐래도 한식의 압축적인 형태다. ‘백반=한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백반은 장과 젓갈, 국과 나물로 이루어진 기초적인 밥상부터 산해진미가 다 나오는 ‘百飯(100가지 찬)’으로 확장해도 된다. 그런 그림은 이 땅에서 자주 본다. 백반은 ‘상다리가 휘어지게’라는 인심과 욕망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이 상상하는 밥상에 대한 욕망의 최대치를 의미한다. 우리 백반은 더 많이 진설(陳設)하고 더 높게 쌓는 과시형 제사상과 궤를 같이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백반은 우리 음식의 여러 면모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백반(白飯)은 흰 밥에서 출발한다. 밥과 반찬으로 이루어지는 식사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표준이고 전통적인 음식인데, 한국에서는 백반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남의 밥상에서 더 정교하게 발달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음식문화가 되었다. 곡창지대라는 호남의 조건이 백반의 힘을 마련했다. 백반은 쌀이 권력이고 화폐였던 시대의 유산이다. 쌀로 밥을 짓고, 그것으로 교환할 수 있는 어물과 고기가 상에 올랐다. 지금 강해영의 밥상은 뚜렷하게 그런 이미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이 지역으로 가면서 미식을 생각할 때 첫손가락으로 꼽는 것이 바로 백반, 남도 밥상이 아닌가. 호남은 생태적으로 조차가 큰 서해안과 물이 깊은 남해안을 끼고 있다. 여러 강이 흘러드는 서해안은 퇴적물과 유기물이 많아 맛있는 어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남해안의 깊은 바다는 고깃배가 드나들기 좋아서 풍부한 어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서해안이 주는 젓갈은 남도 밥상에서 고정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찬의 양념이 되어 더 ‘개미진(‘맛있다’는 뜻의 남도 사투리)’ 맛을 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런 자연조건은 물산이 풍부하게끔 했고 돈이 돌게 했다. 풍성한 밥상은 접대문화의 발달로 이어졌고, 나아가 한정식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해지는 원인이 됐다. 두 사람이 들고 들어오는 교자상의 퍼포먼스도 호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상에 비닐을 까는 관습(격조 있다고는 할 수 없다)은 호남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밥상을 내고 치우는 행위의 효율을 고려한 것이다. 백반이며 한정식이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동네다운 설계가 아닐 수 없다. 더 많이, 더 화려하게 내려는 경쟁이 벌어지는 무대가 바로 강해영인 셈이다. 강해영의 한정식(이 용어는 근본이 희미하지만 일단 쓸 수밖에 없다)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철마다 시장을 봐 나오는 ‘아짐’의 즉흥적인 손맛에서 벗어나 점차 주방의 계획에 맞추는 효율 중심의 차림이 되고 있다. 제철보다 표준적 식단이 고려된다. 보리굴비·떡갈비·간장게장 같은 고급 일품요리로 가격을 나누며, 밥상의 바탕을 이루는 찬도 절제하고 있다. 젓갈도 이제는 토하젓 같은 별미 외에는 상에서 빠르게 사라진다. 저염 식사가 늘고 백반의 기본인 ‘쌀밥’의 양이 적어지면서 수저질의 횟수도 줄어들었다. 때문에 메인 요리에 더 힘을 주는 상을 구성하게 됐다. 영암의 맛있는 밥집에서 두 아짐이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컬러였지만, 그것이 화석 같은 흑백사진처럼 보였다면 과장일까. 우리가 취재한 강해영의 식당은 여전히 ‘아짐’의 힘이 살아 있지만, 이처럼 변화하는 백반의 시대 변화에 밀려 전설이 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들이 사라지기 전에 당장 가서 먹는 당신이 승리자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은, 그중에서도 호남은 밥집과 백반의 나라다. 그것을 확인하는 취재였다. 밥술을 뜨는 시간을 중앙일보와 함께하면서 마음이 먹먹했다. 강해영 백끼 남도 밥상 3곳 강진 ‘예향’ 한정식의 고장 강진의 대표 한정식집. 강진 한정식의 대가 ‘명동식당’을 맨 처음 연 김정훈(71)씨가 2009년 새로 차렸다. 현재 대표는 딸 정혜영(47)씨다. 옛날보다 음식 수가 많이 줄었다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토하젓·육전·떡갈비·보리굴비·홍어회 등 남도 밥상의 간판 메뉴만 엄선했다. 진수성찬 중에서 어머니가 추천한 음식은 의외로 수수떡이다. 여전히 손수 만든단다. 수라상 4인 20만원. 해남 ‘도화지’ 해남군청 근처의 밥집. ‘보리굴비 정식’ 전문이라고 써 붙였으나 남도 한정식집에 가깝다. 육전에 육회도 나오고, 창란젓·박무침 등 딸려 나오는 반찬도 간단치 않다. 해남 배추로 담근 묵은김치에 살짝 삭힌 홍어회가 함께 나오고, 곁에 갓 담근 겉절이가 놓인다. 김치 두 가지만으로도 공깃밥 한 그릇이 뚝딱 해결된다. 해남산 ‘곱창김’으로 부친 김전이 별미다. 보리굴비 정식 1인 4만원. 영암 ‘대양회관’ 월출산 큰골 어귀의 백반집. 1994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처음에는 매운탕을 끓이다가 2년쯤 뒤에 백반집으로 바꿨다. 월출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에 직접 농사지은 유기농 쌀로 밥을 짓는다. 2인 2만8000원 밥상에 반찬이 21개나 올라온다. 돼지 목살로 만든 제육볶음이 대표 메뉴.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다. 하루에 상을 400번 차린 적도 있단다. 밥을 두 그릇 먹었다. 손민호([email protected])
2025.09.17. 13:00
9월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에 최적의 계절이 왔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매년 걷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소 통계에 의하면 24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한국인 수는 작년에 비해 5% 증가하였으며, 전체 국가별 순위는 10위(7,910명), 아시아 2위인 대만(3,706명)과 비교하면 2배가 훌쩍 넘는 수이다. 한국인 순례객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단연 프랑스 생장에서 출발하는 코스이며 스페인 서쪽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다. 여러 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다녀온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순례길의 인기는 치솟고 있으며 종교를 떠나 남녀노소 세대, 연령, 성별 등을 뛰어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여정이다. 이처럼 삶의 쉼표를 찾는 현대인들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더 이상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디스커버리미디어에서 출간한 〈산티아고 순례길 완벽 가이드〉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발견하게 되는 특별한 여정의 길을 더욱 의미있고 낯선 곳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길잡이 책이다. 올봄 출간하자마자 교보문고, 예스24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등 단연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책은 처음 떠나는 초보자부터 이미 걸어본 경험자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가장 실전적이고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준비단계부터 완주까지, 가장 인기있는 프랑스 길에 도전하는 순례자를 위한 실질적인 정보가 가득하다. 최적의 일정, 시기, 비용, 체크리스트 등 여행 전 알아야 할 핵심정보에서 현장 ‘꿀팁’과 상황대처법, 맛집과 라면 등 한국음식 판매점, 숙소까지 완벽 정리되었다. 특히, 권말부록으로 있는 순례길 33개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핵심만 압축해 정리해 놓아서 실제 여정시 부록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을 지은 전재욱 작가는 인생 2막을 꿈꾸던 중 21년 9월 버킷리스트에 담아 두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이후 ‘카미노 블루’ 겪다가 23년 5월 다시 떠난 산티아고의 긴 순례 여정길을 글과 카메라에 담았다. 처음 카미노를 걷고자 하는 모든 순례자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들을 알려주고 싶은 노란 화살표 같은 카미노 가이드의 마음으로 책을 썼다.
2025.09.16. 18:12
서울 강남 한복판에 ‘웰니스형’ 특급호텔이 문을 열었다. 파르나스호텔의 새 브랜드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가 15일 공식 개관했다. 약 2000억원이 투입된 프로젝트로, 1999년 문을 연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14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새 간판을 달았다. 이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아니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다. 간판만 바뀐 건 아니다. 웰니스를 핵심 가치를 내세웠다. 3개의 웰니스 레스토랑 외에 6000㎡(약 1800평) 이상 규모와 최상급 설비를 갖춘 ‘코스모폴리탄 피트니스 클럽’ 등을 갖췄다. 두 개 층 규모로 조성된 피트니스 클럽은 골프 스윙 분석기와 AR 기반의 퍼팅 훈련 시스템, 봉은사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실내 수영장이 핵심 시설이다. 전 객실에는 웨스틴 브랜드의 시그니처 ‘헤븐리 베드’와 침구 컬렉션이 제공된다. 호텔 업계 최초로 DCX(Digital Customer Experience) 운영 모델을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모바일 플랫폼 ‘스마트 버틀러’를 통해 조식 뷔페와 수영장의 혼잡도를 실시간 확인하고, AI 기반 맞춤형 추천도 받을 수 있다. 전체 564개의 객실 중 26%에 해당하는 144실이 최상층(30층) 프라이빗 라운지 혜택이 제공되는 클럽 객실이다. 클럽 라운지 ‘웨스틴 클럽’은 702㎡(약 212평) 크기로, 국내 호텔 클럽 라운지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강과 선정릉, 봉선사 등을 아우르는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미식을 즐길 수 있다. 여인창 파르나스호텔 대표는 “오늘날 호텔은 웰니스가 핵심 가치”라며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가 비즈니스 고객에겐 균형과 리듬을 회복하는 공간, 심신의 안정을 중시하는 고객에겐 웰니스 허브, 감각을 추구하는 여행자에겐 새로운 영감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15. 13:00
미주중앙일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세계 명소를 순례 중인 '중앙일보 문화탐방단'이 이번에는 남미의 끝자락, 지구의 마지막 낙원이라 불리는 파타고니아로 향한다. 대한민국 독도에서 시작해 영국 대륙을 누볐던 1.2기 여정에 이어, 3기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인 파타고니아로의 대장정을 준비했다. 오는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총 10박 11일간 진행되는 이번 '파타고니아 투어 & 트레킹'은 가장 좋은 계절과 최적의 일정으로 구성됐다. 순수한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남미의 보석, 파타고니아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손꼽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빙하와 봉우리, 협곡과 푸른 초원이 어우러진 장엄한 자연 속에서 피츠로이, 세로 토레 트레일까지 직접 걷는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탐험' 그 자체다. 엘 칼라파테에서 시작하는 여정은 장엄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유람선과 빙하 트레킹으로 문을 연다. 고요한 호수 위를 떠다니며 눈앞에 펼쳐지는 빙하의 경이로움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될 것이다. 이번 여행에는 특별한 배려도 담겨 있다. 장거리 트레킹이 부담스러운 참가자를 위한 버스투어 전용 그룹도 별도로 운영, 누구나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숙박 또한 국립공원 인근에 배치해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장거리 이동 중에는 현지 전통 탱고쇼 관람을 통해 문화적 즐거움도 더했다. 또한 이번 일정에는 전문 여행 사진가이자 '엘리트투어' 대표인 빌리 장이 동행한다. 빌리 장 대표는 참가자들이 카메라에 담기 힘든 파타고니아의 일출과 자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이번 문화탐방단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가격이다. 7,299달러(항공제외 4,999달러)로 기존 1만 달러 이상 소요되는 파타고니아 트레킹 투어와 비교하면 파격적일 수 밖에 없다.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땅, 파타고니아. 이번 중앙일보 문화탐방단 3기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가격 혜택을 마지막 4분에게만 제공한다. 이번 일정은 오는 17일 마감된다. ▶문의: (213)368-2556(중앙일보), (213)386-1818(엘리트투어)업계 문화탐방단 중앙일보 중앙일보 문화탐방단
2025.09.15. 11:45
유난히 길었던 여름이 저물고, 가을빛이 하늘을 물들인다. 꽃향기 가득 품은 한 마리 나비, 푸른 하늘로 날아오른다. 홀연히 나타난 또 한 마리 나비, 사랑의 날갯짓 훨훨 춤춘다. 높고 깊은 하늘이 속삭인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자. 촬영정보 제주 4.3 평화공원,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걸까. 호랑나비 한 쌍이 하늘을 날았다. 렌즈 16~35mm, iso 200, f5.6, 1/1600초, -0.67ev.
2025.09.13. 15:00
9월 둘째주 주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볼만한 이벤트를 찾아 가을을 즐겨보자. 13~14일 주말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가볼만한 이벤트를 간추려 소개한다. ▶대학생 애틀랜타 동물원 무료입장=대학교 학생증을 들고가면 애틀랜타 동물원 입장권이 무료다. 더이상 대학생이 아니어도 아쉽지 않다. 졸업한 사람은 대학 기념품(college swag)을 입으면 10달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14일 오후 3시30분부터 7시30분. 홈페이지(zooatlanta.org/event/u-at-the-zoo)에서 시간대별 코끼리, 오랑우탄, 고릴라 만나기 등 특별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다. ▶킹센터 세계문화 엑스포=애틀랜타 더 킹센터에서 '빌러브드 커뮤니티 인터내셔널 엑스포'가 13일 개최된다. 35개국 이상 영사관이 참여해 전세계 국가들의 문화, 음식, 정치, 음악, 춤을 기념한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대륙의 국가를 대표하는 부스를 둘러보고 푸드트럭 음식을 즐겨보자. 무료 입장.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449 Auburn Ave. NE, Atlanta ▶가을 식물 판매=디케이터의 우드랜즈 가든이 가을 맞이 식물 판매전을 연다. 조지아주 피드몬트 원산지의 다양한 덩굴식물, 수국 외에도 일본 고사리, 황금잔디 등 아름다운 관엽식물을 판매한다. 13~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홈페이지(woodlandsgarden.org)를 통해 사전예약 필수. 932 Scott Blvd., Decatur ▶귀넷 카운티 페어=놀이기구, 동물 서커스, 마술쇼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11일부터 21일까지 운영된다. 엑스포 센터 전시장에서는 예술품, 홈가든 용품 판매가 진행되며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는 서커스 인크레더블, 마술쇼가 펼쳐진다. 입장료는 5~10달러다. 놀이기구 무제한 탑승권은 30달러부터. 2405 Sugarloaf Parkway, Lawrenceville ▶로렌스빌 국제 야시장=로렌스빌 다운타운에서 라이브 음악공연, 문화행사가 결합된 지역축제인 제5회 'Around the World'가 열린다. 13일 오후 2시부터 세계 각국의 푸드 트럭, 문화공연 축제가 열리며 올해 처음 선보이는 K-Pop 댄스 경연대회도 있다. 무료. 12~13일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 ▶둘루스 도그토버페스트(Dogtoberfest)=둘루스 다운타운에서 옥토버페스트를 테마로 한 강아지 축제가 열린다. 입양 가능한 강아지를 직접 만나보고 강아지 간식을 살 수 있다. 13일 오후 5시부터 9시. ▶식스 플래그 프라이트 페스트(Fright Fest)=조지아 오스텔의 놀이동산 식스 플래그에서 할로윈을 앞두고 13일부터 11월 2일까지 매주 주말 '프라이트 페스트'가 열린다. 공포 존, 유령 명소, 으스스한 쇼, 소름 돋는 탑승 체험이 포함된다. ▶스톤마운틴 호박 축제=13일부터 11월 2일까지 스톤마운틴 공원에서 할로윈 테마의 호박축제가 열린다.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와 호박 드론 & 라이트 쇼가 열릴 전망이다. 호박 파이먹기 대회, 가을 사진 찍기, 인기 고전 동화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퍼레이드도 있다. 스카이라이드는 오전 10시부터고 호박축제는 오후 2시 시작한다.애틀랜타 위크엔드 애틀랜타 동물원 대학생 애틀랜타 애틀랜타 지역
2025.09.12. 15:32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이 돌면서 북텍사스에 가을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온 분위기다. 이맘때면 독일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를 비롯해 다양한 축제들이 곳곳에서 열린다. 흘러가는 텍사스의 여름을 아쉬움으로 달래고, 다가올 가을의 정취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각종 축제들을 즐겨보자.〈편집자주〉 매키니 옥토버페스트 일시: 9월26일(금)~28일(일) 장소: Downtown McKinney 주소: 111 N Tennessee St, McKinney, TX 75069 입장료: 무료 문의: mckinneytexas.org/664/Oktoberfest 맥주, 브라트부르스트, 커다란 바이에른식 프레첼과 페이스트리, 춤, 활기찬 폴카 음악을 좋아한다면 2025년 9월 26일~28일에 열리는 매키니의 연례 옥토버페스트 축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통 독일 음식, 국산 및 수입 맥주, 게임(항상 인기 있는 위니도그 경주 포함), 어린이 구역, 그리고 물론 카니발을 길 수 있다. 애디슨 옥토버페스트 일시: 9월18일(목)~21일(일) 장소: Addison Circle Park 주소: 4970 Addison Circle, Addison, Texas 75001 입장료: $15.00부터 문의: addisonoktoberfest.com 애디슨 옥토버페스트에서 정통 바이에른 축제의 풍미를 텍사스 특유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디른들과 레더호젠을 입고 나흘 동안 독일 문화, 음식, 음악, 그리고 맥주를 만끽할 수 있다. 애디슨 서클 공원의 여러 무대에서 폴카 밴드와 전통 엔터테이너들의 연주를 감상하고, 맥주 애호가,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 닥스훈트 등을 위한 특별 게임에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 좋아하는 독일 맥주잔을 들고 “Prost Y’all!”을 외쳐 보자. 어빙 옥토버페스트 & 하프 마라톤 일시: 10월4일(토) 장소: The Plaza at Toyota Music Factory 주소: 330 W Las Colinas Boulevard, Irving, TX 75039 입장료: $116.99부터 문의: irvingmarathon.com 어빙 옥토버페스트 하프 마라톤은 어빙의 토요타 뮤직 팩토리(Toyota Music Factory)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다. 이 대회는 어빙 학교 재단을 돕기 위해 개최된다. 라스 콜리나스 시내를 통과하는 빠르고 평탄한 USATF 인증 코스, 독일 음식과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경기 후 옥토버페스트 파티가 특징이다. 또한, 하프 마라톤, 10km, 5km 등 경쟁적인 종목과 일반 종목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전문적인 사진 촬영, 팀 챌린지, 활기찬 분위기 등의 혜택을 통해 공동체 의식, 동지애, 그리고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리스코 옥토버페스트 일시: 10월4일(토) 장소: The Star in Frisco 주소: 1 Cowboys Way, Frisco, TX 75034 입장료: 무료 문의: friscooktoberfest.com 프리스코 옥토버페스트 2025는 10월 4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프리스코의 더 스타에서 열리는 하루 동안 즐길 수 있는 무료 축제다. 참가자들은 전통 독일 음식과 맥주, 라이브 음악, 그리고 닥스훈트 달리기, 브랫 먹기 대회, 맥주잔 들어올리기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SBG 호스피탈리티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며, 음식과 음료를 구매할 수 있다. 캐롤튼 컬쳐 페스트 일시: 9월27일(토) 장소: Historic Downtown Carrollton 주소: 1100 Elm St, Carrollton, TX 75006 입장료: 무료 문의: cityofcarrollton.com/culturefest 9월27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캐롤턴 역사지구에서 열리는 캐롤턴 문화 축제는 새롭게 조성된 Bevvy Blvd 거리에서 열리는 무료 가족 친화적 이벤트로, 폴리네시아, 방그라, 사자춤, 삼바와 같은 라이브 공연, 장인 및 공예품 판매업체, 그리고 대화형 문화 활동을 통해 다양한 세계 문화를 선보인다. 이 행사는 캐롤튼 다운타운을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켜 줄 만큼 모든 연령대를 위한 다양한 요리, 공예품,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 플레이노 열기구 페스티벌 일시: 9월18일(목)~21일(일) 장소: Oak Point Park 주소: 2801 E. Spring Creek Parkway, Plano, TX 75074 입장료: 성인 $10.00, 아동 $5.00 문의: planoballoonfest.org HEB와 센추럴마켓(Central Market)이 후원하는 플레이노 열기구 페스티벌(Plano Balloon Festival)은 9월18일부터 21일까지 오크 포인트 파크(Oak Point Park)에서 열리는 4일간의 행사로, 열기구 발사 및 빛, 스카이다이빙, 불꽃놀이, 어린이 놀이 공간,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클래식 자동차 쇼와 포르티요 비프 버스 등 새로운 볼거리와 함께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포트워스 옥토버페스트 일시: 9월25일(목)~27일(토) 장소: Trinity Park 주소: 2401 University Dr., Fort Worth, TX 입장료: $10.00부터 시작 문의: fortworthoktoberfest.com 포트워스 옥토버페스트 9월25일부터 27일까지 트리니티 파크에서 열리는 3일간의 바이에른 테마 축제로, 독일 음식, 맥주, 알렉스 믹스너 밴드와 같은 라이브 폴카 밴드의 공연, 카니발 놀이기구, 그리고 장인 시장이 펼쳐진다. 5km 달리기 및 펀 런, 맥주잔 들어올리기, 맥주통 굴리기 등의 경연 대회, 그리고 에어컨이 완비된 다양한 행사가 포함된다. 사전에 티켓을 예매할 경우 기념 맥주잔이 제공되며 성인 동반 시 12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달라스 맥주 페스티벌 일시: 10월25일(토) 장소: Old City Park 주소: 1515 S Harwood St, Dallas, TX 75215 입장료: $50.00부터 문의: dallasbrewfestival.com 달라스 맥주 페스티벌이라고도 불리는 달라스 브루 페스티벌(Dallas Brew Festival)이 10월25일 토요일 올드 시티 파크(Old City Park)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50개 이상의 양조장과 150종의 맥주, 사이다, 그리고 기타 수제 음료가 준비된다. 80년대와 90년대 커버 밴드의 라이브 음악, 잔디밭 게임, 푸드 트럭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며, 입장료에는 시음도 포함된다. 매키니 와인 & 뮤직 페스티벌 일시: 10월11일(토) 장소: District 121 주소: 6731 Alma Rd, McKinney, TX 75070 입장료: $35.00부터 문의: mckinneywinefestival.com 제9회 맥키니 와인 & 뮤직 페스티벌이 10월11일 토요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맥키니의 121지구에서 개최된다. 수백 가지 와인을 시음하고, 무대에서 라이브 음악을 즐기고, 현지 풍미를 맛보고, 대화형 공급업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참석자들은 다운타운 피버, 페니 앤 더 플레임스로어스, 크리스 스테이플턴 트리뷰트 밴드인 트래블러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어빙 마가리타 페스티벌 일시: 9월20일(토) 장소: Toyota Music Factory 주소: 316 W Las Colinas Blvd., Irving, TX 75039 입장료: $20.00부터 문의: www.irvingtexas.com 어빙 마가리타 페스티벌(Irving Margarita Festival)이 9월 20일 토요일 토요타 뮤직 팩토리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는 마가리타 시음 대회, 라이브 음악, 음식 판매대, 그리고 멕시코 여행 경품 추첨이 등이 마련된다. 〈토니 채 기자〉북텍사스 가을 애디슨 옥토버페스트 연례 옥토버페스트 문화 음식
2025.09.12. 7:34
오는 9월 22일 추분을 전후로 샌디에이고 카운티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펌킨 패치가 주민들에게 문을 연다. 대부분 9월부터 시작되는 펌킨 패치 이벤트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까지가 성수기다. 이들 호박 농장에서는 이벤트 기간 동안 호박 캐기, 옥수수 미로 거닐기, 건초 마차 타기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또 일부 농장에선 지역 농산물이나 간식, 수공예품 등을 파는 팝업 마켓도 열려 방문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대표적인 펌킨 패치의 오픈 일자를 소개한다. ▶칼즈배드 펌킨 & 폴라 팔루자(13일) 1200 Laurel Tree Lane, Carlsbad ▶칼즈배드 스트로베리 컴퍼니(19일) 1050 Cannon Road, Carlsbad ▶고프 펌킨 패치(19일) 2830 Perry Road, San Diego ▶펌킨 스테이션스 (전 지점26일) 델마 점:15555 Jimmy Durante Blvd., Del Mar 미션 밸리 점:1288 Camino Del Rio N., San Diego 내셔널 시티 점:3030 Plaza Bonita Road, National City 보니타 점:5354 Sweetwater Road, Bonita 랜초 버나도 점:13421 Highland Valley Road, Escondido ▶오마스 패밀리 팜(27일) 14950 El Monte Road, Lakeside주말 이벤트 패치 전후 패치 이벤트 샌디에이고 카운티 road national
2025.09.11. 20:31
━ 진우석의 Wild Korea 〈28〉 거제도 노자산~가라산 종주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는 60여 개의 새끼 섬과 900리(약 353㎞) 해안을 품고 있다. 흔히 ‘거제 제1경’ 하면 해금강을 떠올리지만, 거제 토박이는 노자산(565m)에서 내려다본 한려해상을 첫손에 꼽는다. 여러 섬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다. 노자산에서 가라산(585m)까지 장쾌한 능선을 걸으며 한려해상의 절경을 마음껏 누렸다. 한려해상 배경삼아 노자산~가라산 종주 경남 통영은 욕심쟁이다. 통영과 거제 사이 한려해상의 거의 모든 섬을 품었다. 거제에서 손 뻗으면 닿을만한 장사도·가왕도·매물도도 통영 땅에 속한다. 그래도 거제는 성내지 않는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한려해상의 비경으로 꼽히는 풍경이 있다. 통영과 거제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떠 있는 한산도·비진도·용초도·매물도 등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이 장관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통영 미륵산(458m)과 거제 노자산이다. 널리 알려진 곳은 물론 미륵산이다. 충북 옥천 태생인 시인 정지용도 미륵산에 올랐다가 한려해상의 풍광에 감탄해 아래와 같이 극찬하는 글을 남겼다.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 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노자산에서 본 조망이 한 수 높다. 앞서 말한 거제가 믿는 구석이다. 노자산이 좋은 건, 거제도 최고봉 가라산까지 제법 긴 능선을 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봉우리를 타고 넘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한려해상의 풍광을 바라보는 맛이 특별하다. 거제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해 1시간 만에 노자산 정상에 닿았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오르는 방법도 있다. 매표소에서 상부정류장까지 약 8분이면 충분하다. 상부정류장에 내려 20분쯤 걸으면 노자산 정상에 닿는다. 산세도 웅장…다양한 식물, 초록융단 같아 노자산은 한려해상 최고의 전망대답게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서쪽으로 율포만과 거제만, 그 사이를 가득 메운 한산도·추봉도·비진도 등이 한려해상의 절경을 빚어낸다. 저 섬들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건너편 통영으로 건너가면 좋겠다. 노자산은 북쪽 내륙 북병산(465m)과 계룡산(566m)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웅장하다. 거제도를 흐르는 산줄기를 거제지맥이라 하는데, 능선이 순하고 조망이 탁월하다. 노자산에서 20분쯤 능선을 따르면 윤슬전망대가 나온다. 2층 구조 전망대에 주변 섬 안내판이 있어 섬들을 확인하기 좋다. 날이 좋으면 매물도 일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전망대 앞에 그물망이 있다. 누워보니 허공에 뜬 느낌이다. 신선이 따로 없다. 사실 노자산은 신선의 산이다. 노자산에서 ‘노자(老子)’가 신선을 가리킨다. 설에 따르면, 불로초를 구하러 온 진시황의 신하가 노자산에서 풍경에 반해 자신의 임무를 잊고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전망대에서 능선으로 내려오면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학동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이 남파랑길 23코스다. 능선은 다양한 식물의 보고다. 가는잎그늘사초가 초록 융단처럼 깔렸다. 봄철에는 야생화가 가득한 길이다. 능선의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뫼바위삼거리 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조망은 거침이 없다. 반원형의 학동 흑진주몽돌 해수욕장부터 해금강까지 수려한 해변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곧 닿을 뫼바위와 그 너머 가라산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학동 갈림길을 지나 거대한 암봉인 뫼바위에 올라선다. 장쾌한 조망이 다시금 걸음을 붙잡는다. 큰 봉수대 터 자리한 가라산 정상이 종착점 진마이재에 닿으면 가라산 정상이 코앞이다. 정자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힘을 내 30분쯤 오르면 가라산 정상에 닿는다. 활엽수가 많은 가라산은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다. 1년 내내 비단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가라산(加羅山)’이 됐다. 정상에는 규모가 큰 봉수대 터가 남아 있다. 가라산은 고도가 높은 지리적 요충지다. 예로부터 봉수대를 설치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선박 신호소를 세우기도 했다. 봉수는 남해 해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거제 주봉인 계룡산과 통영 한산도 봉수대에 알렸다. 가라산 남쪽의 전망대에서는 거제도 가장 남쪽의 망산과 해변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풍경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는다. 다소 험한 산길을 내려오면 다대산성에 닿는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성이다. 멀리서 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종착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젓한 숲길이 갑자기 끝나고 저구고개에 닿는다. 눈앞을 달리는 차들이 잠시 낯설었다. 도로를 따라 저구항에 닿으면서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평화로운 항구 뒤로 펼쳐진 가라산을 자꾸 쳐다봤다. ☞여행정보=서울남부터미널에서 서울~고현(거제) 버스 노선을 하루 20회 운행한다. 4시간 20분쯤 걸린다. 트레킹 코스는 거제자연휴양림~노자산~뫼바위~진마이재~가라산~다대산성~저구항, 거리는 9㎞, 휴식 포함 5~6시간쯤 걸린다. 남파랑길 23코스는 출발점이 학동고개이고, 노자산 아래 삼거리부터 종주 코스와 같다. 노자산을 거치지 않는 게 흠이다. 글·사진 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2025.09.11. 8:13
여름엔 워터밤, 가을엔 호러 페스티벌. 요즘 1020세대의 축제 캘린더는 이렇게 정리된다. 주요 테마파크도 ‘스릴’ ‘좀비’ ‘뱀파이어’ 같은 키워드를 앞세워 가을 축제를 준비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1020세대 놀이터 롯데월드의 가을 축제도 호러가 메인 테마다. 놀거리, 볼거리 풍성…1020 몰린다 지난 8일 저녁 롯데월드. 해가 넘어가자 41.3m 높이의 매직캐슬에 음산한 붉은 빛이 깔렸다. 이어 해골과 좀비 그래픽이 외벽을 요동쳤다. “꿈속에 보았던 신비한 세계~”로 시작하는 명랑한 주제가는 잦아들고 기괴한 음향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이윽고 좀비와 뱀파이어로 분장한 관람객과 배우가 사방에서 쏟아졌다. 비명은 롤러코스터에서도, 축제에서도 동시에 터졌다. 롯데월드의 가을 호러 축제에서 목도한 진풍경이다. 올해 롯데월드 가을 축제의 정식 이름은 ‘포켓몬 월드 어드벤처:고스트 대소동’이다. 11월 16일까지 72일간 축제를 이어간다. 축제 타깃 층은 물론 1020세대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가을 호러 축제 기간 10~20대 관람객 비중이 30% 이상 치솟는다”고 말했다. 호러 콘텐트는 롯데월드의 주력 상품이 된 지 오래다. 2015년 10월 30일 진행한 호러 축제가 성공(전년 대비 입장객 70% 증가)한 이래, 2016년부터 가을마다 호러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좀비 열풍과 호러 축제 붐을 선도했고, 어느덧 10년 내공이 쌓였다.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공연이 다양하고 무대가 실감 난다. 관람객이 분장하고 의상을 갖춰 입고 축제에 참여할 수도 있다. 놀 거리는 물론이고 건져갈 사진도 많다. 실내는 포켓몬, 야외는 좀비가 점령 올가을 롯데월드 축제의 특징은 이원화다. 실내는 ‘큐티 호러’, 야외는 ‘리얼 호러’ 테마로 운영된다. 야외의 매직 아일랜드는 좀비로 폐허가 된 ‘호러 아일랜드’로 탈바꿈했다. 핏빛으로 물든 매직캐슬, 좀비 조형물, 나무 뿌리 무덤 등이 공포감을 조성한다. 인생 사진 명당으로 통하는 오버브릿지 전망대는 평일에도 매직캐슬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려는 대기 줄이 50m 이상 늘어선다. 축제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매일 오후 8시20분 열리는 뮤지컬 콘셉트의 ‘스트리트 호러 쇼: 더 마리오네트’다. 스페인 해적선 앞으로 뱀파이어와 좀비가 쏟아져 나와 오싹한 음악에 맞춰 관객을 놀라게 하는데, 주인공 ‘피에롯’이 아이돌 스타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 덕분에 피 분장을 하고 있는데도 “무섭다”며 피하는 사람보다 “잘생겼다”며 옷깃 잡고 기념사진 찍는 사람이 더 많다. 매일 오후 5시30분과 7시 매직캐슬 앞에서 피에롯과 좀비 떼가 포토타임을 진행한다. 실내는 포켓몬 조형물과 포토존, 콜라보 굿즈 숍으로 재단장했다. 피카츄·팬텀 같은 포켓몬 캐릭터도 특별 제작한 호러 의상을 입고 뮤지컬 공연을 펼치는데, 어린이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일본에도 포켓몬 테마파크는 없다”면서 “세계 유일의 포켓몬 호러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분장실과 의상실도 축제 기간 특수를 누린다. 분장실(1만~3만원)에서 여성은 ‘할리퀸’, 남성은 해골 변장법이 대세란다. 먹거리 중에는 혈액백 모양의 핏빛 음료 ‘블러드 에이드(7500원·딸기맛)’가 베스트셀러다. 의상실에선 교복과 함께 저승사자 복장(2만5000원)이 인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향으로 ‘저승사자 보이즈’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11. 8:07
음악의 도시 내슈빌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멕시코는 자국 이민자 인구가 많은 이곳에서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밖의 붉은 물결과 함성이 기대 이상의 경기를 만들어 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난적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당초 500여명이 운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장에는 1500여명의 한인이 자리를 채웠다. 애틀랜타·내슈빌·테네시 한인회 등 동남부 한인단체가 판매한 단체 응원 입장권만 경기장 4개 섹션 내 1078석이다. 이날 전체 관중수가 2만7604명이었음을 고려하면 멕시코와 한국이 17대 1에 이르는 수적 열세였지만 실제 관중석 분위기는 달랐다. 한인회가 원정 응원단의 이동을 돕기 위해 조지아주 둘루스에서 50인승 단체버스 두 대를 운행해 팬들을 실어나르고, 단체 제작한 응원복을 손태극기와 함께 배포하는 등 조직적인 응원을 보여줬다. 응원단장을 맡은 내슈빌의 류승한(38)씨는 “애틀랜타 뿐만 아니라 앨라배마주, 인디애나주 등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모였다”며 “10년째 미국에서 살면서 목놓아 대한민국을 외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에 신명나게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한인 다섯명이 북과 징을 치며 ‘아리랑’, ‘오 필승 코리아’를 선창했다. 이들은 경기를 앞두고 3번의 연습을 거쳐 합을 맞췄다. 밤 10시쯤 경기가 끝나고도 팬들은 퇴근하는 선수들의 버스를 자정까지 기다려 배웅했다. 한인 응원단 공식 후원사로 나선 한국타이어 테네시공장의 윤정록 고문은 자사 및 협력사 직원 15여명과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늘 현지화 전략에 관심이 많은데, 축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면서 내년 대회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한국에서 뉴욕을 거쳐 이번 경기를 보러왔다는 이종명씨는 “17시간 비행을 거친 힘든 여정이었지만, 대표팀이 이전보다 한층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줘 만족을 느꼈다”며 “다가올 월드컵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 같다”고 기대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강팀과 맞붙는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다. 한국, 일본, 유럽에서 (미국으로) 온 친구들이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팀을 위해 하나로 뭉쳤다”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 또한 기자회견에서 “경기뿐 아니라 환경과 잔디, 날씨 등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월드컵 준비를 위한 현지 적응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권오석 조지아대한체육회장은 “이번 응원전 준비 경험을 발판삼아 내년 6월 애틀랜타에서 열릴 월드컵도 흥행시키겠다”고 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영상 내슈빌 북중미 테네시주 내슈빌 도시 내슈빌 난적 멕시코
2025.09.10. 15:12
지난 8일 저녁 롯데월드. 해가 넘어가자 41.3m 높이의 매직캐슬에 음산한 붉은 빛이 깔렸다. 이어 해골과 좀비 그래픽이 외벽을 요동쳤다. “꿈속에 보았던 신비한 세계~”로 시작하는 명랑한 주제가는 잦아들고 기괴한 음향이 스피커에서 흘러 나왔다. 이윽고 좀비와 뱀파이어로 분장한 관람객과 배우가 사방에서 쏟아졌다. 비명은 롤러코스터에서도, 축제에서도 동시에 터졌다. 롯데월드의 가을 호러 축제에서 목도한 진풍경이다. 여름엔 워터밤, 가을엔 호러 페스티벌. 요즘 1020세대의 축제 캘린더는 이렇게 정리된다. 주요 테마파크도 ‘스릴’ ’좀비’ ‘뱀파이어’ 같은 키워드를 앞세운 가을 축제에 집중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1020세대 놀이터 롯데월드의 가을 축제도 호러가 메인 테마다. ━ 1020 열광하는 좀비 세상 올해 롯데월드 가을 축제의 정식 이름은 ‘포켓몬 월드 어드벤처:고스트 대소동’이다. 11월 16일까지 72일간 축제를 이어간다. 축제 타깃층은 물론 1020세대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가을 호러 축제 기간 10~20대 관람객 비중이 30% 이상 치솟는다”고 말했다. 호러 콘텐트는 롯데월드의 주력 상품이 된 지 오래다. 2015년 10월 30일 진행한 호러 축제가 성공(전년 대비 입장객 70% 증가)한 이래, 2016년부터 매년 가을 호러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 좀비 열풍과 호러 축제 붐을 선도했고, 어느덧 10년 내공이 쌓였다.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공연이 다양하고 무대가 실감난다. 관람객이 분장하고 의상을 갖춰 입고 축제에 참여할 수도 있다. 놀 거리는 물론이고 건져갈 사진도 많다. ━ 리얼 호러+큐티 호러 올가을 롯데월드 축제의 특징은 이원화다. 실내는 ‘큐티 호러’, 야외는 ‘리얼 호러’ 테마로 운영된다. 야외의 매직 아일랜드는 좀비로 폐허가 된 ‘호러 아일랜드’로 탈바꿈했다. 핏빛으로 물든 매직캐슬, 좀비 조형물, 나무뿌리 무덤 등이 공포감을 조성한다. 인생 사진 명당으로 통하는 야외 오버브릿지 전망대는 평일에도 매직캐슬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으려는 대기 줄이 50m 이상 늘어선다. 축제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매일 오후 8시 20분 열리는 뮤지컬 콘셉트의 ‘스트리트 호러 쇼: 더 마리오네트’다. 스페인해적선 앞으로 뱀파이어와 좀비가 쏟아져 나와 오싹한 음악에 맞춰 관객을 놀라게 하는데, 주인공 ‘피에롯’이 아이돌 스타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 덕분에 피 분장을 하고 있는데도 “무섭다”며 피하는 사람보다 “잘생겼다”며 옷깃 잡고 기념사진 찍는 사람이 더 많다. 매일 오후 5시 30분과 7시 매직캐슬 앞에서 피에롯과 좀비 떼가 포토타임을 진행한다. 실내는 포켓몬 조형물과 포토존, 콜라보 굿즈 숍으로 재단장했다. 피카츄·팬텀 같은 포켓몬 캐릭터도 특별 제작한 호러 의상을 입고 뮤지컬 공연을 펼치는데, 어린이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일본에도 포켓몬 테마파크는 없다”면서 “세계 유일의 포켓몬 호러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분장실과 의상실도 축제 기간 특수를 누린다. 분장실(1만~3만원)에서 여성은 ‘할리퀸’, 남성은 해골 변장법이 대세란다. 먹거리 중에는 혈액백 모양의 핏빛 음료 ‘블러드에이드(7500원·딸기맛)’가 베스트셀러다. 의상실에선 교복과 함께 저승사자 복장(2만5000원)이 인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향으로 ‘저승사자 보이즈’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10. 13:00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은 제주도다. 그럼 두 번째는 어딜까. 60여 개의 새끼 섬 그리고 900리(약 353㎞) 해안을 품고 있는 거제도다. 흔히 ‘거제 제1경’ 하면 해금강을 떠올리지만, 거제 토박이들은 노자산(565m)에서 본 한려해상의 풍경을 첫손에 꼽는다. 여러 섬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다. 노자산에서 가라산(585m)까지 장쾌한 능선을 걸으면서 한려해상의 절경을 마음껏 누렸다. 통영은 미인, 거제는 무뚝뚝한 사내 통영이 새침데기 미인 같다면, 거제는 덩치 크고 무뚝뚝한 사내 같다. 경남 통영은 욕심쟁이다. 통영과 거제 사이 한려해상의 거의 모든 섬을 품었다. 거제에서 손 뻗으면 닿을만한 장사도·가왕도·매물도도 통영 땅에 속한다. 그래도 거제는 성내지 않는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믿는 구석이 있다. 한려해상의 비경으로 꼽히는 풍경이 있다. 통영과 거제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떠 있는 한산도·비진도·용초도·매물도 등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이 장관이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통영 미륵산(458m)과 거제 노자산이다. 널리 알려진 곳은 물론 미륵산이다. 충북 옥천 태생인 시인 정지용도 미륵산에 올랐다가 한려해상 풍광에 감탄해 산문에서 아래와 같이 극찬했다.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 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노자산에서 본 조망이 한 수 높다. 앞서 말한 거제가 믿는 구석이다. 노자산이 좋은 건, 거제도 최고봉 가라산까지 제법 긴 능선을 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봉우리를 타고 넘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한려해상의 풍광을 바라보는 맛이 특별하다. 거제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해 1시간 만에 노자산 정상에 닿았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오르는 방법도 있다. 매표소에서 상부정류장까지 약 8분이면 충분하다. 상부정류장에 내려 20분쯤 걸으면 노자산 정상에 닿는다. 노자산의 축복 된 조망 노자산은 한려해상 최고 전망대답게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서쪽으로 율포만과 거제만, 그 사이를 가득 메운 한산도·추봉도·비진도 등이 한려해상의 절경을 빚어낸다. 저 섬들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건너편 통영으로 건너가면 좋겠다. 노자산은 북쪽 내륙 북병산(465m)과 계룡산(566m)으로 이어지는 산세가 웅장하다. 거제도를 흐르는 산줄기를 거제지맥이라 하는데, 능선이 순하고 조망이 탁월하다. 노자산에서 20분쯤 능선을 따르면 윤슬전망대가 나온다. 2층 구조 전망대에 주변 섬 안내판이 있어 섬들을 확인하기 좋다. 날이 좋으면 매물도 일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전망대 앞에 그물망이 있다. 누워보니 허공에 뜬 느낌이다. 신선이 따로 없다. 사실 노자산은 신선의 산이다. 노자산에서 ‘노자(老子)’가 신선을 가리킨다. 설에 따르면, 불로초를 구하러 온 진시황의 신하가 노자산에서 풍경에 반해 자신의 임무를 잊고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전망대에서 능선으로 내려오면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 학동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이 남파랑길 23코스다. 능선은 다양한 식물의 보고다. 가는잎그늘사초가 초록 융단처럼 깔렸다. 봄철에는 야생화가 가득한 길이다. 능선의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뫼바위삼거리 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조망은 거침이 없다. 반원형의 학동 흑진주몽돌 해수욕장부터 해금강까지 수려한 해변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곧 닿을 뫼바위와 그 너머 가라산이 유장하게 흘러간다. 학동 갈림길을 지나 거대한 암봉인 뫼바위에 올라선다. 장쾌한 조망이 다시금 걸음을 붙잡는다. 봉수대 터가 자리한 가라산 진마이재에 닿으면 가라산 정상이 코앞이다. 정자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힘을 내 30분쯤 오르면 가라산 정상에 닿는다. 활엽수가 많은 가라산은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다. 1년 내내 비단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가라산(加羅山)’이 됐다. 정상에는 규모가 큰 봉수대 터가 남아 있다. 가라산은 고도가 높은 지리적 요충지다. 예로부터 봉수대를 설치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선박 신호소를 세우기도 했다. 봉수는 남해 해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거제 주봉인 계룡산과 통영 한산도 봉수대에 알렸다. 가라산 남쪽의 전망대에서는 거제도 가장 남쪽의 망산과 해변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풍경을 마음속에 차곡차곡 담는다. 다소 험한 산길을 내려오면 다대산성에 닿는다.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돌로 쌓은 성이다. 멀리서 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종착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젓한 숲길이 갑자기 끝나고 저구고개에 닿는다. 눈앞을 달리는 차들이 잠시 낯설었다. 도로를 따라 저구항에 닿으면서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평화로운 항구 뒤로 펼쳐진 가라산을 자꾸 쳐다봤다. 여행정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서울~고현(거제) 버스 노선을 하루 20회 운행한다. 4시간 20분쯤 걸린다. 트레킹 코스는 거제자연휴양림~노자산~뫼바위~진마이재~가라산~다대산성~저구항, 거리는 9㎞, 휴식 포함 5~6시간쯤 걸린다. 남파랑길 23코스는 출발점이 학동고개이고, 노자산 아래 삼거리부터 종주 코스와 같다. 노자산을 거치지 않는 게 흠이다. 글·사진=진우석 여행작가 [email protected]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 학창시절 지리산 종주하고 산에 빠졌다. 등산잡지 기자를 거쳐 여행작가로 25년쯤 살며 지구 반 바퀴쯤(2만㎞)을 걸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걷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캠프 사이트에서 자는 게 꿈이다. 『대한민국 트레킹 가이드』 『해외 트레킹 바이블』 등 책을 펴냈다.
2025.09.09. 13:00
괌정부관광청은 9월 8일부터 30일까지 ‘밤에 떠나 괌에 빠지는 - 밤낮으로 괌’을 테마로 온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야간 항공편을 이용한 괌 휴가 일정을 계획하는 테마로 기획되었으며, ‘과몰입 주의 괌몰입 시작’ 이벤트를 통해 시간대별 액티비티를 소개하고, 참여자들은 그중 가장 몰입하고 싶은 순간을 선택해 응모하는 방식이다. 응모 시, 선택 옵션에 맞춰 추천 명소와 여행 꿀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야간편 이용객들이 괌을 한층 더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해당 이벤트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추첨을 통해 ▲괌 2인 여행권 (항공/숙박/돌핀투어 포함, 1명) ▲괌 1인 야간 항공권 (5명) ▲배럴 드라이백 & 비치 타월 세트 (5명) ▲스타벅스 커피쿠폰 (50명) 등 다양한 경품이 제공된다. 또한 프로모션 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 및 진에어 괌 야간편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기간 한정으로 9월 15일까지 대한항공에서 진행 중인 괌 항공권 10% 할인 이벤트와 진에어에서 진행 중인 성인 + 어린이 더블 할인 이벤트 혜택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카테고리별 괌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소개하고 예약 사이트를 연동해 항공부터 옵션투어까지 원스톱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괌정부관광청 박지훈 한국지사장은 “최근 괌 항공편이 확대되면서 여행객들이 보다 다양한 스케줄을 선택할 수 있고, 한층 더 편리하게 괌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와 더불어 야간편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각 항공사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밤에 떠나 괌에 빠지는 - 밤낮으로 괌’ 프로모션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괌정부관광청 공식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09.08. 18:50
나도 한때는 귀한 몸이었지. 비록 지금은 버려진 신세지만 그날의 쓰임을 추억하면 힘이 나. 언젠가 귀인을 만날 수도 있어. 내 쓸모를 다시 알아봐 주는 사람. 추억으로 인간이 위로받듯, 그 추억이 나를 다시 꿈꾸게 해. 촬영정보 쓸모없다 버려졌어도 누군가의 쓰임을 기다리는 듯 저울이 두 눈을 뜨고 바라본다. 렌즈 16~35mm, iso 100, f8, 1/125초.
2025.09.06. 15:00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가 개장 30주년을 기념해 반려견 스포츠 축제 ‘펫스티벌’을 연다. 휘닉스파크 포레스트파크 잔디광장에서 9월 6~7일 양일간 축제를 펼친다.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뛰고 즐기는 축제다. 첫째 날 6일에는 ‘휘닉스댕댕이 챔피언십’을 진행한다. 오후 2시 어질리티 체험 클래스를 시작으로, 어질리티 미니 대회, 미니 운동회, 시상식 등을 진행한다. 미니 운동회 종목은 ‘기다려’ ‘이리 와’ ‘찾아줘’ ‘빨리 앉기’ 등이다. 이를테면 기다려 대회는 보호자의 ‘기다려’ 명령 후, 가장 오래 기다리는 반려견이 우승이다. 찾아줘 대회는 여러 스태프 사이에서 반려인 가장 빨리 찾는 반려견이 우승이다. 펫스티벌 참가비는 3만원. 참가자 전원에게 휴대용 물그릇, 펫 티슈, 간식 등이 포함된 웰컴 키트를 제공한다. 7일에는 한국어질리티연합이 주최하는 ‘제1회 LEEZ 어질리티 크라운 대회’가 열린다. 113개 팀이 출전해 비기너, 스타터, 마스터 세 부문에서 실력을 겨룬다. 종목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트로피, 우승 클럽에는 대형 깃발과 부상이 수여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휘닉스파크 내 몽블랑 정상도 필수 방문 코스다. 최근 메밀꽃이 개화를 시작했다. 잔디광장에서 반려견과 함께 경기를 즐긴 뒤, 정상에 메밀꽃밭을 산책하면 된다. 휘닉스 평창은 대표적인 펫 프렌들리 리조트로 꼽힌다. 반려동물 전용 객실이 60객실가량 되고, 펫 전용 캠핑장도 운영한다. 스키장 슬로프 아래 포레스트파크에 펫 캠핑존이 있다. 38개동 규모의 캠핑장 가운데 4개의 텐트가 반려동물(15㎏ 이하)을 위한 전용 시설인데,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반려견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독립된 잔디광장도 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04. 13:00
85만7066명. 2002년 첫발을 뗀 이후 지난해까지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외국인 숫자다. 지난해에도 7만8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절밥을 먹었다.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 가운데 외국인 참가자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 3대 사찰로 꼽히는 통도사·해인사·송광사도 아니고, BTS RM이 찾은 전남 여수의 향일암도 아니다. 경북 경주 함월산 중턱의 골굴사와 북한산 자락 금선사가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핫플’로 꼽히는 절집이다. 이들 사찰은 한국인보다 외국인 참가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골굴사는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는 ‘K소림사’로, 금선사는 도심 속 힐링 도량으로 통한다. 외국인 틈에 껴 두 사찰을 체험하고 왔다. 무술이 좋아? 골굴사 골굴사는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성지’로 통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외국인 약 7만8000명 중에서 약 2만 명, 그러니까 무려 4분의 1이 골굴사로 몰렸다. 골굴사는 1992년 주말 수련회 형식으로 체류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템플스테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부터 사찰 체험 문화를 이끌어온 셈이다(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 때 외국인을 위한 문화 체험 숙소로 도입됐다). 골굴사의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골굴사는 한국 불가의 고유 무술 ‘선무도(禪武道)’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소림사’로 통한다. 지난달 21일 골굴사 템플스테이에 나섰다. 참가자 20명 가운데 한국인은 3명뿐이었다. 외국인 국적은 아르헨티나·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벨기에·스페인 등 다양했다. 한국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마르타가 “챗GPT가 알려줬다. 가톨릭의 나라에서 와서 절의 모든 것이 신비롭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선무도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템플스테이가 시작됐다. 20년 경력이라는 현웅법사의 구령에 맞춰 사족보행·장족앞차기 같은 무술 동작을 하나하나 수행했다. 참가자 20명 모두 무술(武術)의 ‘武’자도 모르는 생초보였다. 생각처럼 안 따라 주는 몸을 쓰느라 곳곳에서 신음과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정적인 선요가·선기공·선체조 같은 수련법은 그나마 수월했다.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은 “선무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정신 수양까지 포함하는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골굴사는 국내 유일의 자연 석굴사원으로도 유명하다. 함월산(584m)의 응회암 절벽을 따라 기기묘묘한 형태의 석굴이 12개나 뚫려 있다. ‘골굴(骨窟·뼈가 있는 굴)’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절에 붙은 연유다. 선무도 수련 후 석굴에 올랐다. 높이 4m 마애여래좌상 앞에서 다 함께 ‘아뵤~’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운동 후라 절밥이 꿀맛이었다. 첫날 저녁에는 식물성 콩고기로 만든 볶음요리, 이튿날 아침과 점심에는 토스트와 콩국수가 깔렸다. “남기면 안 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매끼 두 번씩 더 가져다 먹었다”고 말하는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이튿날 아침 차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골굴사 인근 전촌항의 해안 산책로를 따라 행선(行禪)을 한 뒤, 해변 자갈밭에서 선무도를 수련했다. 이틀째라 그런지 다들 웃음기 없이 표정이 진지했다.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이라 땀이 줄줄 쏟아졌다. 수련 후 일제히 승복을 벗어 던지고, 네 마리 용의 전설이 깃들었다는 해식동굴 ‘사룡굴’ 물속에 뛰어들었다. 극락이 따로 없었다. 휴식이 좋아? 금선사 고백한다. 북한산 금선사는 한 번도 듣지 못한 낯선 이름이었다. 외국인 사이에서 ‘도심 속 힐링 사찰’로 유명하다는 말도 처음엔 믿지 못했다. 그게 어딘데? 금선사는 서울에 있었다. 북한산 향로봉(535m) 남쪽 자락에 안긴 작은 사찰로, 경복궁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다. 북한산 국립공원 비봉(560m) 산행 코스 따라 10분을 오르니 금선사로 통하는 갈림길이 나왔다. 금선사의 매력은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뒤로는 향로봉과 비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으로는 서울 도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요사채에 들어 창을 열자 인왕산과 남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만큼은 특급호텔 부럽지 않았다. 서울 사람에게도 생소한 이 사찰이 외국인에게는 진즉에 템플스테이 명소로 자리 잡았단다. 최근에는 아예 ‘금선사 템플스테이’와 서울 도심 투어를 엮어 상품으로 내놓은 여행사도 생겼다. 강현숙 금선사 템플스테이 팀장은 “차담과 사찰 투어만 포함한 3시간 체험 프로그램도 외국인 참가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결혼과 건강을 빌며-베카와 샘’ ‘억압받는 모든 이에게 자유를-올리비아’ 등등, 기와불사에도 영어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지난달 27일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한국인이 8명, 외국인이 13명이었다. 인근 대학교에 다닌다는 한 한국인은 “외국인이 더 많아 꼭 해외에 놀러온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미국 뉴욕에서 온 니키는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골굴사가 선무도 수련을 전면에 내세운 체험형 사찰이라면, 금선사는 휴식형 사찰이다. 프로그램은 저녁·새벽 예불 등 기본 의식과 싱잉볼 명상, 타종 체험 정도로 단출하다. 대신 자유 시간이 넉넉하다. 금선사 주지 현장스님은 “요즘은 불교 교리보다 쉼을 원해 오는 이들이 많다”며 “규율을 강조하기보다 마음을 내려놓고 원 없이 쉬다가 내려가시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사찰 바로 뒤에 북한산 비봉이 있었다. 사찰에서 넉넉히 1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템플스테이와 산행을 겸하는 참가자도 많단다. “템플스테이 참가자에만 허락되는 비밀의 언덕이 있다”는 강현숙 팀장의 말에 금선사 옆 야트막한 언덕에 올랐다. 비봉, 인왕산(339m) 성곽길, 남산서울타워까지 서울 도심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열렸다. 외국인과 나란히 너럭바위에 가부좌를 하고 천하를 내려다봤다. 콜롬비아에서 온 마리아는 “기대 이상이다. 벌써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저녁 공양과 타종 체험을 마친 뒤 각자의 여유를 즐겼다. 어떤 이는 ‘반야심경’을 필사하고, 어떤 이는 사찰 한편의 북카페에서 휴식을 맛봤다. 싱잉볼 명상을 마치고 법당을 나오자, 저 멀리서 도심 불빛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대장경 찍어볼까, 파도 명상은 어때? 현재 템플스테이 사찰은 모두 158개다. 그중 31개 사찰이 전문 인력을 갖춘 외국인 전문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물론 한국인도 받는다. 사찰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이를테면 국보 팔만대장경을 봉안하는 경남 합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 인경 체험’을 한다. 팔만대장경을 본떠 만든 모조 경판에 먹물을 묻혀 한지에 찍어 보는데, 어린이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해인사 관계자는 “당시 기술력에 감탄했다는 외국인의 후기가 많다”고 말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전북 부안의 내소사에서는 스님과 함께 변산반도 마실길을 걷는다. 변산산림수련관~솔섬, 적벽강~채석강 등을 돌아보는 편도 4㎞ 코스(약 3시간) 바닷길을 걸으며 행선에 나선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는 이른바 ‘파도 명상’이 인기다. 저녁 공양 후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외 마당에 줄지어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1시간가량 명상을 한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04. 8:49
<사주는 없다>의 저자, 이재은 박사의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를 읽고 반박문을 썼던 날, 조카에게서 따끔한 지적을 받았습니다. "삼촌의 글은 그럴듯하지만, 현실에서는 혹세무민이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는 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 뼈아픈 말이었습니다. 사주명리의 본질과 순기능만을 원론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질책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나의 오랜 기억, 그리고 수십 년간 쌓아온 학문적 고뇌를 담아, 사주명리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내 삶의 가장 오래된 기억의 한 조각은 어머니의 당부로 채워져 있습니다. 누렇게 바랜 책을 펼쳐 든 길거리 점쟁이에게서 들었다며 "올해는 칠팔월에 물 조심해야 한다, 길 걷다 넘어질 수 있으니 항상 발 밑을 살펴라" 하시던 목소리. 이재은 박사는 이런 행위를 혹세무민이라 비판합니다. 근거 없는 미신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사주라는 허상을 통해 불안을 조장하며 돈벌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내겐 그 기억이 혹세무민의 잔상이 아닌, 어머니의 따스한 염려로 남아 있습니다. 마치 성당에 가서 신부님의 말씀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듯, 그 말씀은 나의 한 해를 무사히 넘기는 경계(警戒)이자 위안이었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결국 삶의 현실로 돌아와 은혜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박사의 주장에 온전히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길을 조심하는 습관, 주변을 살피는 마음가짐은 사주를 통해 얻은 지혜이며, 이는 긍정적 자기 암시와 현실적 실천으로 이어져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토정비결을 믿든, 하느님을 믿든, 진솔한 믿음과 실천은 우리에게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응답을 건넵니다. 현대 과학의 언어로 말하자면, "끌어당김의 법칙"이 발현하는 현상이라 할 수 있겠지요. 통계적 근거 부재의 함정, 그리고 바넘 효과 이재은 박사는 사주명리가 과학적 근거와 통계적, 인과적 논리가 부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세력으로 사주명식을 뽑아서 여러 사람의 사주를 봐주었는데, 모두가 신통하게 잘 맞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된 만세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더욱 인과적 논리가 없다는 것을 확신을 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도 나오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는 것입니다. 바넘효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적인 성격이나 경험이 마치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특별한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심리 현상입니다. 사주명리학에도 바넘효과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바넘효과로 보아 사주명리학이 엉터리라는 논리는 부적절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심리학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니까요. 사주 상담에서 바로 이런 바넘효과를 활용하여, 내담자에게 공통적인 조언을 하면서도 그것이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통찰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사주쟁이들이 문제입니다. 질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야 함에도 수천만 원짜리 굿을 권하고, 부적을 팔아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하는 행위는 지혜를 오염시키는 독(毒)과 같습니다. 사주에 재성이나 관성이 없다고 하여 평생 혼자 살라고 권유하는 것은 인생의 길을 가로막는 장벽을 쌓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혹세무민이 아니라면 무엇이겠습니까? 나는 이 박사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사주명리학을 동양의 지혜라 칭송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으려면,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합니다. ▲뼈를 깎는 자기성찰, 지혜의 재건을 위한 고뇌 이재은 박사가 지적한 문제의 본질은 결국 사주쟁이라 불리는 수많은 이들이 아무런 통제 장치 없이 시장에 난립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거나 했다고 내세우는 소위 사주쟁이가 100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한때 사주명리학 관련 'OO 협회'의 회원증을 소정의 금액만 내면 마구 발급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는 'OOO철학원'이라는 간판을 걸고 상담업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나 변호사처럼 자격 검증 제도가 부재한 채, 개인의 역량과 양심에만 내맡겨져 있으니 혼란이 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사주명리학이 동양의 지혜라느니, 5,00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느니, 과학적인 분석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인문학이라느니 외치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헛소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본질에는 명리이론의 표준화와 자격 검증의 제도, 검증된 상담 프로토콜 등의 정비 등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이 각 개인의 깜냥과 행위자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시장 기능에 내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이 박사의 지적을 단지 비판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학계 전체에 던지는 뼈아픈 경고이자, 지혜를 파는 상인이 아닌 절망을 치유하는 상담가로 거듭나라는 준엄한 외침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주명리학의 본질은 혹세무민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주명리학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이 박사의 비판을 기꺼이 수용하고, 이 지혜가 다시 본래의 빛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부디 이 글이 단순한 변명이 아닌, 우리 학계 전체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진심 어린 고뇌로 읽히기를 바랍니다. /여수 남다른 글을 기고한 명리학자 남다른 선생은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한 뒤 ㈜비씨카드에 입사해 정보시스템, IT기획담당 임원(CIO)으로 일했다.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에서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고 현재 CCQ 포춘 대표이사이다. 저서로는 생극제화의 원리를 규명한 '여수명리'(2020년)가 있는데, 단순한 점술가가 아닌 명리학의 학문적 지위를 재정립하는 연구자로서 전통 이론의 현대적 확장과 체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OSEN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희수
2025.09.03. 19:41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 가운데 외국인 참가자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한국 3대 사찰로 꼽히는 통도사·해인사·송광사도 아니고, BTS RM이 찾은 전남 여수의 향일암도 아니다. 경북 경주 함월산 중턱의 골굴사와 북한산 자락 금선사가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핫플’로 꼽히는 절집이다. 이들 사찰은 한국인보다 외국인 참가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골굴사는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는 ‘K소림사’로, 금선사는 도심 속 힐링 도량으로 통한다. 외국인 틈에 껴 두 사찰을 체험하고 왔다. K소림사 아뵤! - 골굴사 골굴사는 외국인 사이에서 ‘템플스테이 성지’로 통한다. 지난해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외국인 약 7만8000명 중에서 약 2만 명, 그러니까 무려 4분의 1이 골굴사로 몰렸다. 골굴사는 1992년 주말 수련회 형식으로 체류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템플스테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부터 사찰 체험 문화를 이끌어온 셈이다(템플스테이는 2002년 월드컵 때 외국인을 위한 문화 체험 숙소로 도입됐다). 골굴사의 인기 비결은 간단하다. 골굴사는 한국 불가의 고유 무술 ‘선무도(禪武道)’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소림사’로 통한다. 지난달 21일 골굴사 템플스테이에 나섰다. 참가자 20명 가운데 한국인은 3명뿐이었다. 외국인 국적은 아르헨티나·스위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벨기에·스페인 등 다양했다. 한국어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온 마르타가 “챗GPT가 알려줬다. 가톨릭의 나라에서 와서 절의 모든 것이 신비롭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선무도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템플스테이가 시작됐다. 20년 경력이라는 현웅법사의 구령에 맞춰 사족보행·장족앞차기 같은 무술 동작을 하나하나 수행했다. 참가자 20명 모두 무술(武術)의 ‘武’자도 모르는 생초보였다. 생각처럼 안 따라 주는 몸을 쓰느라 곳곳에서 신음과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정적인 선요가·선기공·선체조 같은 수련법은 그나마 수월했다.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은 “선무도는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정신 수양까지 포함하는 수행법”이라고 강조했다. 골굴사는 국내 유일의 자연 석굴사원으로도 유명하다. 함월산(584m)의 응회암 절벽을 따라 기기묘묘한 형태의 석굴이 12개나 뚫려 있다. ‘골굴(骨窟·뼈가 있는 굴)’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절에 붙은 연유다. 선무도 수련 후 석굴에 올랐다. 높이 4m 마애여래좌상 앞에서 다 함께 ‘아뵤~’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운동 후라 절밥이 꿀맛이었다. 첫날 저녁에는 식물성 콩고기로 만든 볶음요리, 이튿날 아침과 점심에는 토스트와 콩국수가 깔렸다. “남기면 안 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매끼 두 번씩 더 가져다 먹었다”고 말하는 외국인 참가자도 있었다. 이튿날 아침 차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골굴사 인근 전촌항의 해안 산책로를 따라 행선(行禪)을 한 뒤, 해변 자갈밭에서 선무도를 수련했다. 이틀째라 그런지 다들 웃음기 없이 표정이 진지했다.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이라 땀이 줄줄 쏟아졌다. 수련 후 일제히 승복을 벗어 던지고, 네 마리 용의 전설이 깃들었다는 해식동굴 ‘사룡굴’ 물속에 뛰어들었다. 극락이 따로 없었다. 도심 속 힐링 명당 - 금선사 고백한다. 북한산 금선사는 한 번도 듣지 못한 낯선 이름이었다. 외국인 사이에서 ‘도심 속 힐링 사찰’로 유명하다는 말도 처음엔 믿지 못했다. 그게 어딘데? 금선사는 서울에 있었다. 북한산 향로봉(535m) 남쪽 자락에 안긴 작은 사찰로, 경복궁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다. 북한산 국립공원 비봉(560m) 산행 코스 따라 10분을 오르니 금선사로 통하는 갈림길이 나왔다. 금선사의 매력은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뒤로는 향로봉과 비봉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으로는 서울 도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요사채에 들어 창을 열자 인왕산과 남산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만큼은 특급호텔 부럽지 않았다. 서울 사람에게도 생소한 이 사찰이 외국인에게는 진즉에 템플스테이 명소로 자리 잡았단다. 최근에는 아예 ‘금선사 템플스테이’와 서울 도심 투어를 엮어 상품으로 내놓은 여행사도 생겼다. 강현숙 금선사 템플스테이 팀장은 “차담과 사찰 투어만 포함한 3시간 체험 프로그램도 외국인 참가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한 결혼과 건강을 빌며 – 베카와 샘' '억압받는 모든 이에게 자유를 – 올리비아' 등등, 기와불사에도 영어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지난달 27일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한국인이 8명, 외국인이 13명이었다. 인근 대학교에 다닌다는 한 한국인은 “외국인이 더 많아 꼭 해외에 놀러온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미국 뉴욕에서 온 니키는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골굴사가 선무도 수련을 전면에 내세운 체험형 사찰이라면, 금선사는 휴식형 사찰이다. 프로그램은 저녁·새벽 예불 등 기본 의식과 싱잉볼 명상, 타종 체험 정도로 단출하다. 대신 자유 시간이 넉넉하다. 금선사 주지 현장스님은 “요즘은 불교 교리보다 쉼을 원해 오는 이들이 많다”며 “규율을 강조하기보다 마음을 내려놓고 원 없이 쉬다가 내려가시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사찰 바로 뒤에 북한산 비봉이 있었다. 사찰에서 넉넉히 1시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템플스테이와 산행을 겸하는 참가자도 많단다. “템플스테이 참가자에만 허락되는 비밀의 언덕이 있다”는 강현숙 템플스테이 팀장의 말에 금선사 옆 야트막한 언덕에 올랐다. 비봉, 인왕산(339m) 성곽길, 남산서울타워까지 서울 도심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열렸다. 외국인과 나란히 너럭바위에 가부좌를 하고 천하를 내려다봤다. 콜롬비아에서 온 마리아는 “기대 이상이다. 벌써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저녁 공양과 타종 체험을 마친 뒤 각자의 여유를 즐겼다. 어떤 이는 '반야심경'을 필사하고, 어떤 이는 사찰 한편의 북카페에서 휴식을 맛봤다. 싱잉볼 명상을 마치고 법당을 나오자, 저 멀리서 도심 불빛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대장경 찍어볼까, 파도 명상은 어때? 현재 템플스테이 사찰은 모두 158개다. 그중 31개 사찰이 전문 인력을 갖춘 외국인 전문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물론 한국인도 받는다. 사찰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이를테면 국보 팔만대장경을 봉안하는 경남 합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 인경 체험’을 한다. 팔만대장경을 본떠 만든 모조 경판에 먹물을 묻혀 한지에 찍어 보는데, 어린이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해인사 관계자는 “당시 기술력에 감탄했다는 외국인의 후기가 많다”고 말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전북 부안의 내소사에서는 스님과 함께 변산반도 마실길을 걷는다. 변산산림수련관~솔섬, 적벽강~채석강 등을 돌아보는 편도 4㎞ 코스(약 3시간) 바닷길을 걸으며 행선에 나선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는 이른바 ‘파도 명상’이 인기다. 저녁 공양 후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야외 마당에 줄지어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1시간가량 명상을 한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5.09.03. 13:02
올해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해외 숙소 검색이 폭증하면서 여행 소비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환율 효과가 약화된 사이,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행한 중국 상하이가 새 대안으로 부상했다. 호텔스닷컴 코리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숙소 검색은 5월부터 늘기 시작해 4월 대비 145% 급증했다. 도시별 검색량 증가율은 상하이가 240%로 1위를 차지했으며, 나고야(100%), 프라하(100%), 시드니(95%), 호놀룰루(50%)가 뒤를 이었다. 타이베이(45%), 로마(40%), 삿포로(40%), 바르셀로나(40%), 리스본(40%)도 10위권에 올랐다. 상하이는 지난해 한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수요가 꾸준히 늘며 검색량이 2배 이상 뛰었다. 일본 도시는 근거리 접근성과 환율 효과로 가족 여행객이 주로 찾았고, 프라하는 파리·런던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5성급 숙박을 제공하며 ‘가성비 유럽 여행지’로 주목받았다. 숙소 유형별로는 호텔이 전체 검색의 64%를 차지해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료칸(15%), 아파트형 호텔(14%), 리조트(10%)가 뒤를 이었다. 5성급 숙소 검색 비중이 77%에 달했으며, ‘가족 친화적’ 필터를 적용한 검색도 83%에 이르러 프리미엄·가족 단위 소비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행 시점은 연휴 첫날인 10월 3일에 검색이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4~6일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호텔스닷컴은 “혼잡을 피하고 여유 있는 출발을 원한다면 하루 앞선 2일 출국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호텔스닷컴은 “올 추석에는 아시아 단거리 도시부터 프라하·로마 같은 유럽 장거리 여행지까지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며 “특히 프라하와 로마는 파리·런던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5성급과 가족 친화 숙소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고 전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09.02.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