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호주에는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돌이 있다. 돌이 크면 바위라고 하는데, 이 돌은 바위를 넘어선다. 높이 348m에 둘레는 9.4㎞나 돼서다. 이 정도면 산이 맞겠다. 돌 하나로 이루어진 산. 호주 대륙의 원주민은 허허벌판 아웃백(Outback·초원)에 홀로 선 이 산 같은 돌을 울루루(Uluṟu)라 부른다. 이달 중순 2박3일 울루루만 바라보고 살았다. 해 뜨기 전 울루루가 보이는 아웃백으로 나가 해가 진 뒤에야 돌아왔다. 원주민도 감히 쳐다보지 못하는 영역이 있을 정도로 신성한 곳이라고 해서 악착같이 울루루를 보고 만지고 느끼고 다녔다. 울루루 여행법을 공개한다. 2019년 호주 정부가 강력한 보호조치를 시행한 뒤 여행 절차가 몹시 까다로워졌다. 돌 하나가 세상 울루루는 세상에서 제일 큰 돌이다. 지상에 드러낸 모습만으로도 천하를 호령하는데, 실은 지하에 숨은 몸통이 훨씬 더 크다. 3∼6㎞ 깊이로 땅속에 박혀 있다고 한다. 울루루는 사암이다. 모래로 이루어진 돌이다. 화산 폭발로 솟아오른 게 아니라 모래가 똘똘 뭉쳐 풍파를 이겨냈다. 울루루는 5억5000만년 전 생성됐다. 모래 한 알 한 알이 단결해 5억년이 넘는 세월을 견뎠다는 뜻이다. 모래도 뭉치면 하나의 세상을 만든다. 울루루는 호주 원주민 애버리진(Aborigine)의 하나인 아낭구(Aṉangu)족의 영토다. 아낭구족은 최소 3만년 전부터 울루루 일대에서 살았다. 울루루는 아낭구족이 지은 이름이다. 놀랍게도 울루루에는 뜻이 없다. 무언가 거룩한 뜻을 품은 줄 알았는데, 아무 뜻도 없단다. 이유가 있다. 울루루는 이름을 불러주기 이전의 존재여서다. 갓난아기 옹알이처럼 언어로 표현되기 전의 세상이어서다. 적고 보니 거룩한 이름이 맞는 것 같다. 울루루가 에어즈록(Ayers Rock)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1983년 윌리엄 고스라는 영국 출신 호주 이민자가 1873년 울루루를 발견하고 당시 남호주지사 헨리 에어(Henry Ayer)의 이름을 붙였다. 1985년 호주 정부가 아낭구족에게 울루루 일대 소유권을 돌려준 뒤로 원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울루루만 통용된다. 울루루는 국립공원이다. 정식 명칭은 ‘울루루-카타추타(Uluṟu-Kata Tjuṯa) 국립공원.’ 카타추타는 울루루에서 25㎞ 거리에 있는 돌이다. 돌은 돌인데, 무더기 돌이다. 36개 암봉으로 이뤄졌다. 하여 이름이 카타추타다. 카타추타는 아낭구족 언어로 ‘많은 머리’라는 뜻이다. 카타추타도 아낭구족의 영지(靈地)다. 울루루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에 등재됐다. 울루루를 여행하는 법 울루루 여행은 제약이 많다. 울루루와 카타추타 모두 아낭구족의 성지여서다. 탐방로가 극히 제한돼 있으며, 길이 있어도 차단된 경우가 많다. 탐방로에서 벗어나서도 안 된다. 울루루 등반은 2019년 전면 금지했다. 불편하고 성가신데도 울루루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울루루 여행은 일출과 일몰 시각에 집중된다. 일출과 일몰 즈음의 울루루가 제일 예뻐서다. 특히 저녁놀 질 때 울루루는 붉게 타오른다. 한낮은 여러모로 불편하다. 여름엔 너무 덥고, 무엇보다 파리가 극성이다. 파리는 울루루 여행의 최대 복병이다. 해종일 파리떼가 달려든다. 파리망이 없으면 야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울루루를 여행하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일몰과 일출 시각에 맞춰 다양한 액티비티가 진행된다. 헬기 일몰 투어도 있고, 울루루와 카타추타의 트레일을 걷는 프로그램도 있고, 해 지는 울루루를 바라보며 저녁 만찬을 즐기는 이벤트도 있다. 걷기에는 카타추타가 울루루보다 낫다. 거대한 암봉 사이 협곡을 걷는 왕복 2.6㎞ 길이의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협곡 이름이 ‘왈파 고지(Walpa Gorge)’다. 왈파가 바람이란 뜻이니 바람의 계곡이다. 아낭구족 전설에 따르면 카타추타 꼭대기에 와남비(Wanambi)라는 위대한 뱀이 살고 있다. 침입자가 들어오면 와남비가 큰 숨을 뱉어 쫓아낸다. 고맙게도 나에게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왔다. 일출 프로그램으로 감상한 브루스 먼로의 조명 작품 ‘필드 오브 라이트(Field of Light)’는 인상적이었다. 축구장 7개 면적(약 5만㎡)에 태양광 유리 조명 5만여 개를 설치해 깜깜한 아웃백을 꽃밭처럼 연출했다. 사위가 밝아지면 멀리서 울루루가 윤곽을 드러낸다. 울루루의 마스코트 ‘뿔도깨비(Thorny Devil)’와 마주친 건 행운이었다. 온몸이 딱딱한 뿔로 뒤덮여 못되게 보이지만, 순하고 착하다. 도로에서 꼼짝도 못 하는 걸 여행사 직원 루치아가 구출해서 아웃백에 풀어줬다. 울루루 기운을 듬뿍 받았으니 이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되겠다. 여행정보 호주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나라다. 호주 방문 국가 8위가 한국이다. 시차가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 울루루가 서울보다 30분 빠르다. 대신 계절은 정반대다. 지금 호주는 가을에 들어섰다. 울루루 가는 길은 멀다. 싱가포르항공을 이용했는데, 인천∼싱가포르(6시간), 싱가포르∼시드니(7시간 30분), 시드니∼울루루(3시간 30분) 구간을 왕복 34시간 비행했다. 주요 액티비티 여행상품 가격은 다음과 같다. 헬기 일몰 투어(450호주달러), 카타추타 일출 투어(239호주달러), 필드 오브 라이트 일출 투어(129호주달러) 등. 1호주달러 1044원. 손민호([email protected])
2026.03.24. 13:00
글로벌 어린이재단 버지니아지부(회장 김남숙)가 주최하는 2026년 결식아동 돕기 자선 골프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대회는 오는 5월26일(티오프 오전 10시) 헤이마켓의 유명 골프클럽 도미니언밸리컨트리(15200 Arnold Palmer Dr., Haymarket, VA)에서 열린다. 경기는 4인 1조 샷건방식으로 하며, 대회 당일 오전 9시부터 접수를 하며, 시작 직전 참가자 전원 기념사진 촬영이 있다. 남성, 여성조로 구분되어 진행될 경기에서 각 부문 상위 입상자에게는 트로피와 부상이 주어지고, 1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홀인원상도 준비될 계획이다. 라운드 종료 후, 클럽하우스 연회장에서 만찬을 겸한 시상식이 열리고 동시에 푸짐한 경품행사도 곁들여진다. 참가비는 그린피와 점심.저녁.기념품 포함 1인당 150달러이고, 이번 경기 대회장은 김지영 글로벌어린이재단 버지니아지부 봉사부장이, 준비위원장은 로사 박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회장이 각각 맡는다. 김남숙 회장은 “결식아동도 도우면서 한인사회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뜻 깊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문의 703-999-9489/703-967-5301. 김성한 기자 [email protected]골프 결식아동 자선 대회 김지영 글로벌어린이재단 클럽하우스 연회장
2026.03.23. 14:30
롯데관광, 6월 한정 크루즈 상품 삼국지 주요 장면 실존 무대 감상 동양사학 이성원 교수 현장 해설도 절경 보며 역사·문학 입체적 체험 중국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장강, 그리고 그 장강의 백미로 꼽히는 장강삼협이다. 수천 년의 역사와 전설, 그리고 삼국지의 영웅들이 스쳐 간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있는 역사서’라 불린다.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강, 양쯔 강의 총 6300㎞에 이르는 유장한 흐름 속에서 강의 표정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구간이 있는데, 이 약 192㎞에 걸쳐 펼쳐지는 협곡이 바로 ‘장강삼협’이다. 수직으로 치솟은 절벽과 기암괴석, 안개 속에서 유영하듯 떠오르는 산봉우리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한 절경을 넘어 하나의 장대한 서사를 이룬다. 장강삼협은 삼국지의 주요 장면이 펼쳐졌던 실존의 무대이기도 하다. 조조의 야망, 유비의 이상, 제갈량의 지략이 강물처럼 흘렀던 공간. 삼국지 속 인물들의 동선 대부분이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이어지며, 그 핵심이 바로 이 협곡이다. 장강삼협은 구당협, 무협, 서릉협 등 세 개의 협곡으로 구성된다. 구당협(瞿塘峽)은 8㎞로 길이가 가장 짧다. 하지만, 양쪽 절벽이 수직으로 솟아 가장 웅장한 인상을 남긴다. 강폭이 좁고 물살이 빨라 예로부터 험난한 구간이었으나, 지금은 ‘장강 제일협’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무협(巫峽)은 약 45㎞로 가장 길며, 부드럽고 유려한 풍경으로 ‘여인의 얼굴 같은 협곡’이라 불린다.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신녀봉은 수많은 전설과 시문학의 배경이 된 대표적인 문화경관이다. 서릉협((西陵峽))은 과거 급류와 암초로 악명 높았으나, 삼협댐 건설 이후 수위가 상승하면서 항로가 안정되었다. 현재는 장강의 또 다른 평온한 얼굴을 보여주는 구간으로 변화했다. 오늘날 장강삼협은 크루즈를 통해 가장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중국 최고의 여행 루트 중 하나다. 중경에서 출발해 의창까지 이어지는 여정 동안, 수백 미터 절벽 아래를 따라 흐르는 장강을 천천히 지나며 대륙의 깊이를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고요한 수면,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역사와 전설은 여행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3박 4일 동안 항해하는 장강삼협 크루즈는 장강을 가장 여유롭고 품격 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크루즈의 여정은 중국 4대 직할시이자 훠궈의 본고장인 중경에서 시작된다. 동양사학 박사이자 다양한 역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성원 교수(전남대 사학과)가 동행하여, 현장에서 삼국지 속 장면들을 직접 해설한다. 역사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이 교차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이성원 교수는 삼국지를 단순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방대한 사료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소설 속 서사와 실제 역사 사이의 간극을 짚어내며 깊이 있는 해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인물 중심의 해석을 통해 유비, 조조, 제갈량 등 익숙한 영웅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강의로 많은 독자와 수강생들의 호응을 받아왔다. 그의 해설은 ‘어렵지 않지만 가볍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복잡한 중국 역사를 여행자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면서도, 핵심적인 맥락과 의미를 놓치지 않는다. 이러한 강의 스타일 덕분에 인문학 강연과 역사 기행 분야에서 꾸준한 신뢰를 쌓아왔다. 이번 장강삼협 여정에서도 이성원 교수는 단순한 동행자가 아닌 ‘현장해설자’로서 여행 전반을 이끈다. 적벽대전의 배경지와 장강 일대를 따라 이동하며, 각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삼국지 속 장면들을 생생하게 연결해준다. 책으로 접했던 이야기들이 실제 공간과 맞닿는 순간, 여행의 깊이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확장된다. 롯데관광에서는 6월 5일, 19일 단 2회 한정 출발로 이성원 교수가 동행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류장훈([email protected])
2026.03.23. 13:30
하늘과 맞닿은 벚꽃의 향연 이월드·83타워 호수 위 흐르는 분홍색 물결 수성못 둘레길 끝없이 이어지는 꽃터널 용연사·송해공원 느림의 미학, 마지막 벚꽃 피날레는 팔공산 3월 26일, 대구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분지(盆地) 지형으로 유난히도 포근한 겨울을 지나온 대구는 따뜻한 봄 열기를 한가득 안아 벚꽃에 내어준다. 2026년 대구의 벚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개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벚꽃은 다음 달 첫째 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찰나의 순간이라 더 소중한 벚꽃, 대구의 봄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네 가지 ‘보석 스팟’을 소개한다. 대구 벚꽃 여행의 ‘클라이맥스’를 꼽으라면 단연 이월드다. 영남 지역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이월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벚꽃 성지다. 여의도 윤중로보다 3배나 많은 벚꽃 나무가 식재돼 있어 다음 달 이월드 전체가 거대한 분홍색 팝콘을 터뜨린 듯한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이월드 봄 축제 ‘Blossom Picnic’은 지난 21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5일까지 이어진다. 이월드 봄 축제의 백미는 밤이다. 낮에 분홍빛으로 물들었던 이월드는 해가 지면 조명이 한둘씩 켜진다. 83타워로 올라가는 길목에 설치된 형형색색의 조명이 벚꽃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면서 화려함을 선사한다. 해발 312m, 탑 높이 202m의 83타워 내 77층 전망대에 오르면 ‘벚꽃 스카이뷰’를 감상할 수 있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83타워와 벚꽃의 대비는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독보적인 야경이다. 이월드 입구 근처의 ‘빨간 2층 버스’는 사진 명소다. 버스 위로 드리워진 벚꽃 가지는 마치 런던의 봄을 대구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83타워 일대에서 열리는 ‘벚꽃 플리마켓’에서는 대구 대표 떡볶이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도심 속의 휴식처, 수성못은 대구 시민들의 자부심이자 가장 낭만적인 산책로다. 약 2㎞에 달하는 수성못 둘레를 따라 조성된 벚꽃길은 평탄한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여유롭게 봄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물결에 비치는 벚꽃의 반영은 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또 수령이 오래된 수양벚꽃들이 물가로 길게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은 낭만을 더한다. 4월부터는 저녁이 되면 수성못 영상음악분수가 가동돼 화려한 레이저 쇼와 음악, 그리고 벚꽃이 어우러지는 오감 만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호수 일대에 수변데크·놀이공원·맛집 등이 어우러져 즐길 거리도 많다.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에서 천년고찰 용연사로 이어지는 ‘옥포로’ 일대는 매년 4월이면 거대한 꽃터널을 형성한다. 약 1.5㎞ 거리에 40년 이상 된 왕벚나무 수백 그루가 도로 양옆을 가득 메워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이곳은 ‘대구의 아름다운 거리’로 선정될 만큼 경관이 뛰어나 드라이브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보행로 정비가 완료돼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안전하게 벚꽃 아래를 거닐며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다. 용연사 인근에 있는 옥연지송해공원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봄나들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공원에 들어서면 저수지인 옥연지를 따라 길게 늘어선 벚꽃길의 화려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3.5㎞의 송해 둘레길은 보통 걸음으로는 1시간 30분,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걸으면 2시간가량 소요된다. 호수 위로 흩날리는 벚꽃 잎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밤이 되면 화려한 야간 조명이 켜져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특히 대형 풍차와 수중다리 백세교는 송해공원의 상징적인 사진 명소다. 백세교를 한 번 건너면 100세까지 살고, 두 번 건너면 100세까지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 달 중순에는 벚꽃뿐만 아니라 형형색색의 튤립이 송해공원 곳곳을 수놓는다. 잘 정비된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금굴’은 더위를 식혀준다. 또 송해 기념관에서는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가족·연인과 함께 가벼운 피크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심의 벚꽃이 지기 시작할 때쯤, 아쉬움을 달래줄 곳은 팔공산국립공원이다. 고도가 높은 팔공산은 기온이 낮아 벚꽃이 대구 도심보다 약 일주일 정도 늦게 만개한다. 대구 벚꽃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곳으로 느지막히 벚꽃 나들이를 즐기기 좋다. 산림청이 공개한 2026 벚나무류 만개 예측지도에 따르면 팔공산 벚꽃은 다음 달 7일쯤 만개할 예정이다. 파계삼거리에서 동화사 입구까지 이르는 약 10㎞ 구간은 벚꽃 터널 드라이브 코스로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분홍빛 물결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벚꽃을 본 다음에는 동화사나 파계사에 들러 절의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팔공산 동화마을 분수대광장 일대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지역 특산물인 미나리와 삼겹살을 맛볼 수 있는 장터가 열리고, 다양한 문화 공연이 펼쳐져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봄나들이로 최적이다. 백경서([email protected])
2026.03.23. 13:30
최근 몇 년 사이 대구는 단순한 산업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K-콘텐츠’의 숨은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낡은 골목의 고즈넉함과 현대적인 세련미, 그리고 시간이 멈춘 듯한 전원 풍경까지 두루 갖춘 대구는 창작자들에게는 영감을, 대중에게는 잊지 못할 장면의 배경을 선사한다. 최근 안방극장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작품 속 대구의 명소들을 소개한다. ━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의 안식처 비운의 왕 단종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시신을 거둔 강원 영월의 호장(戶長) 엄흥도. 영화 속에서 뜨거운 울림을 줬던 그의 실질적인 묘소가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자리 잡고 있어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조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 아무도 돌보지 않던 단종의 시신을 지게에 지고 산속에 안장했던 엄흥도는 거사 직후 가산을 정리하고 종적을 감추었으나, 그의 후손들은 군위군 의흥면 일대에 터를 잡았다. 영월 엄씨 문중이 그의 묘소를 관리하고 있다. 엄흥도가 은거한 지역으로는 영월·문경(예천)·군위 등으로 각기 다른 전승이 내려오고 있다. ‘국학연구논총’ 제3집에 발표된 논문 ‘충의공엄흥도의 삶과 묘소 진위에 관한 고찰’에 따르면 엄흥도는 군위에 은거하다가 생을 마쳤으며 군위의 엄흥도 묘가 진묘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혀졌다. 군위에 가면 충의공엄흥도 묘소에서부터 전망쉼터·육각정자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 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고향을 그리워했을 엄흥도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 결혼 장소 대구 중구 서성로에 위치한 계산성당은 대구 근대 골목 투어의 핵심이자, 국내·외 거장 감독들이 탐내는 촬영 장소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계산성당은 쌍탑 양식의 아름다운 외관 덕분에 화면에 담기는 순간 압도적인 미장센을 완성한다.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2015)’에서 구마 사제들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완성했던 이곳은 최근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배경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195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계산성당은 주인공들의 결혼식 장소로 등장했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떨어지는 빛줄기는 드라마 특유의 따뜻하고도 애틋한 감성을 극대화한다. ━ ‘리틀 포레스트’ 일상 멈추는 휴식처 군위군 우보면에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인 ‘혜원의 집’이 있다. 사계절의 변화를 정직하게 담아냈던 이 집은 영화 개봉 이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힐링 성지’로 불리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너른 마당과 낮은 담장, 그리고 혜원이 요리를 하던 소박한 주방은 스크린 속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쉼’을 찾는 이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촬영지를 넘어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특히 마당에 앉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잠시 눈을 감으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영화 속 사운드트랙처럼 귓가를 맴돈다. ━ ‘눈물의 여왕’ 사색과 성찰의 공간 군위군의 수목원 ‘사유원(思惟園)’은 웅장한 자연과 현대 건축의 정수가 만난 곳이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재벌가 가족들이 사냥을 즐기던 사적인 공간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인공 김지원과 김수현이 함께 걷던 장소는 사유원의 핵심 건축물인 ‘소요헌’이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알바로 시자(Àlvaro Siza)가 설계한 이곳은 노출 콘크리트의 간결함과 빛의 변주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수령 300~600년에 이르는 모과나무 1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는 정원 ‘풍설기천년’ 역시 드라마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경험한 사색의 시간을 관람객들도 사유원에서 공유할 수 있다. 사유원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관람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넉넉한 거리감을 두고 숲을 거닐 수 있어,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봄맞이 힐링 명소’로 손꼽힌다. ━ ‘김비서가 왜 그럴까’ 90개의 낭만 계단 대구 중구 동산동의 3·1 만세운동길은 3·1 운동 당시 대구 학생들이 일본 경찰을 피해 이동하던 길이다. 90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이 길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과 박민영이 손을 잡고 걷는 데이트 장소로 등장했다. 청라언덕과 계산성당을 잇는 계단 양옆으로 태극기와 대구의 옛 사진들이 늘어서 있어 역사적 장소라는 무게감이 드러난다. 동시에 푸릇한 나무들과 붉은 벽돌 등이 어우러져 트렌디한 영상미를 담아낼 수 있는 대구만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백경서([email protected])
2026.03.23. 13:30
대구수목원엔 1700여 종의 식물 서식 비슬산·그린웨이·세천늪정원도 꽃천지 따스한 남풍이 불어오는 봄, 대구는 그 어느 도시보다 화려한 꽃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분지 특유의 열기 대신, 올봄에는 온 세상을 분홍빛과 초록빛으로 물들인 생명력이 도시 전체를 감싸 안았다.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고 진정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대구가 자랑하는 봄나들이 명소 네 곳을 소개한다. 대구 달서구 대곡동에 위치한 대구수목원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기적의 공간’이다. 과거 생활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이곳은 1990년대 후반부터 생태 복원 사업을 거쳐 현재 1700여 종에 달하는 식물이 서식하는 영남권 대표 수목원으로 거듭났다. 봄날의 대구수목원은 입구에서부터 짙은 꽃향기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4월의 수목원은 일반적인 벚꽃이 지고 난 뒤 피어나는 겹벚꽃의 명소로 특히 유명하다. 꽃잎이 층층이 겹쳐져 마치 작은 분홍색 솜사탕이 나무에 매달린 듯한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색이 짙고 풍성해 인생샷을 남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수목원 내 분재원과 야생초화원에서는 갓 피어난 봄꽃들의 섬세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으며, 울창한 대나무 숲길은 도심 속 소음을 차단해 평온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도심의 꽃잔치가 막을 내릴 무렵 비슬산(1084m) 정상은 비로소 주인공이 된다. 매년 4월 하순 비슬산 정상 인근 약 30만 평 부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참꽃(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진다. 비슬산 참꽃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 지대에서 피어나기 때문에 평지의 꽃들보다 훨씬 강인하고 선명한 빛깔을 자랑한다. 끝없이 펼쳐진 분홍빛 꽃바다 너머로 굽이치는 낙동강 줄기와 대구 시내 전경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비슬산은 등산을 힘들어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반딧불이 전기차’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정상부의 대견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절벽 끝에 세워진 삼층석탑과 그 주변을 감싼 참꽃의 조화는 한국적인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4월 말 열리는 비슬산 참꽃문화제 기간에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대구 서구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폐철도 부지가 화려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그린웨이’로 탈바꿈하며 봄맞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소음과 먼지가 가득했던 이곳은 이제 시민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대구의 대표적인 선형 정원으로 자리잡았다. 서구 그린웨이는 서대구역 인근에서 시작해 이현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7㎞의 긴 구간을 자랑한다. 직선으로 길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계절별로 다양한 수목과 꽃들이 식재돼 있어 도심 한복판에서 숲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곳은 왕벚나무길, 메타세쿼이아길 등 구간별로 특색 있는 가로수길이 조성돼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3월 말부터는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뒤이어 영산홍과 이팝나무가 바통을 이어받아 봄의 절정을 알린다. 그린웨이의 백미는 단연 구간마다 배치된 테마 정원이다. 퀸스로드 인근의 장미원은 수천 송이의 장미가 만개하는 시기면 전국적인 출사 명소로 변모한다. 또 백합원과 상록수 정원 등은 정교한 조경 설계를 통해 사계절 내내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세천늪테마정원도 포근한 봄 날씨와 함께 도심 속 새로운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평범한 늪지였던 이곳은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통해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테마 정원으로 변모하며 인근 주민은 물론 타지역 상춘객들의 발길까지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 최초의 지방정원으로 승격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정원의 중심부인 늪지 주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물결과 꽃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정원 곳곳에 포토존과 벤치가 보강되어 방문객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봄을 맞이한 세천늪테마정원은 화려한 꽃들의 잔치로 활기가 넘친다.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개화 시기에는 벚꽃과 더불어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정원을 가득 메워 진풍경을 연출한다. 김정석([email protected])
2026.03.23. 13:30
5월 8일~17일 ‘판타지아대구페스타’ 음악·연극·무용·시각예술 등 총망라 매년 봄과 가을에 흩어져 있던 대구의 축제들. 2022년부터 이들 축제가 하나로 통합됐다. 바로 대구 지역의 15개 대표 축제를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집중 개최하는 ‘판타지아대구페스타(판대페)’다. 음악, 연극, 무용, 시각예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는 판대페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대구의 역사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지역 축제의 결정판’이다. ‘판대페’라는 가상의 우주 속에서 ‘각 축제’ 행성들이 우주인(시민들)이 탐험을 하면서 ‘대구 축제 유니버스’ 스토리를 쌓아간다는 콘셉트다. 여러 축제들을 하나로 모은 것은 축제의 집적 효과를 높이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빈틈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올해 역시 다가오는 5월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될 봄 시즌은 총 6개의 굵직한 행사들이 대구 곳곳을 수놓을 예정이다. 이번 봄 축제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자. ━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5월 7~10일) 350여 년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약재 시장, 대구 약령시에서 펼쳐지는 한방 축제다. 향긋한 약재 향이 가득한 거리에서 체질 감별, 한방 족욕 체험 등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약령시보존위원회의 철저한 준비 아래, 우리 전통 한의약의 우수성을 체험하고 우수한 약재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대구의 뿌리 깊은 축제다. ━ 동성로축제(5월 8~10일) 대구 최고의 번화가인 동성로는 축제 기간 내내 거대한 무대로 변신한다. 동성로축제는 옛 제일은행사거리부터 동성로관광안내소까지 이어진다. 각종 무대 공연은 물론이고 부스 체험도 즐길 수 있다. 1990년부터 시작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오랜 기간 살았던 대구시민도, 대구 방문이 처음인 여행객도 동성로라는 대구의 중심 거리에서 열리는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 동성로청년버스킹(5월 8일, 13일, 15일) 동성로 축제에 청년버스킹이 빠질 수 없다. 실력 있는 청년 아티스트들이 거리 곳곳에서 자유로운 선율을 뿜어낸다. 쇼핑과 먹거리, 그리고 끊이지 않는 음악이 공존하는 동성로는 이번 축제의 가장 역동적인 중심지가 될 것이다. ━ 대구탑밴드경연대회(5월 9일) 대구의 대표적인 시민 휴식처인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밴드들의 뜨거운 경연이 펼쳐진다. 탁 트인 잔디 광장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펴고 앉아 신나는 밴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대구의 봄밤을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실력파 밴드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 도심 속 꽃의 궁전: 장미꽃 필 무렵(5월 15~17일) 5월은 단연 장미의 계절이다. 달서구 이곡장미공원에서는 수만 송이의 장미가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장미꽃 필 무렵’ 축제가 열린다. 화려한 장미 터널과 포토존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생 사진을 남기기 최적의 장소다. 향기로운 꽃내음과 함께하는 버스킹 공연과 체험 부스는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 대구간송미술관 기획전시(4월 7일~7월 5일) 축제의 흥겨움 속에서 깊이 있는 문화적 감동을 찾고 싶다면 간송미술관을 주목해야 한다. 다음달 7일부터 7월 초까지 기획전시 ‘추사의 그림 수업’'이 이어진다.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추사화파의 그림이 전시된다. 정적인 공간에서 마주하는 고미술의 아름다움은 판타지아대구페스타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이번 ‘2026 판타지아대구페스타’ 봄 시즌은 대구가 가진 문화예술의 저력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전통 한약의 향기에 취하고, 동성로의 젊은 리듬에 몸을 맡기며, 만개한 장미 속에서 봄의 정취를 느껴보자. 5월 8일부터 시작되는 열흘간의 대장정은 대구 시민에게는 자부심을, 방문객에게는 잊지 못할 판타지를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 판타지아대구페스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2026.03.23. 13:30
캐세이퍼시픽항공 창립 80주년을 기념한 특별 도장기가 23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번 항공기는 캐세이가 연초부터 순차적으로 공개 중인 특별 도장기 가운데 세 번째 기종인 ‘Spirit of Hong Kong’으로 지난 80년간 사람과 도시, 가능성을 연결해온 여정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캐세이는 오는 30일부터 인천–홍콩 노선을 하루 4회에서 5회로 늘려 고객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김경록([email protected])
2026.03.22. 23:20
어찌 저리 평안할 수 있을까. 소란스러운 장마당, 수많은 발길 사이 차일까 밟힐까 걱정도 하나 없이 대낮 꿈나라로 떠나버린 황구야. 너의 평화는 대체 어디에서 오느냐? 세상은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적을 향한 분노는 화산처럼 폭발해 결국 내 머리 위로 재가 되어 쏟아지는데. 미사일 쏘아 올린 어리석은 자들아, 평화보다 그대들의 욕망이 그리도 크더냐? 비켜 가는 발걸음 배려인 줄 모른 채 네발 뻗고 잠든 황구의 평화 부럽구나. 총칼 든 인간 문명 한없이 부끄러워 차마 견공 깨우지 못한 채 묻는다. 평화는 그대처럼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가? 촬영정보 네팔 카트만두, 거리의 개들은 두려움 없이 배려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간다. 렌즈 24~240mm, iso 100, f5, 1/160초.
2026.03.21. 15:00
탬버린즈(TAMBURINS)가 지난 3월 19일, 일본 내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다이칸야마 플래그십 스토어를 성황리에 오픈했다. 아오야마와 시부야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스토어는 일본의 감도 높은 라이프스타일이 집약된 다이칸야마 중심부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아이컴바인드 LAB의 애니메트로닉스 기술과 극사실적 표현이 집약된 ‘선샤인’은 근육의 미세한 떨림과 호흡까지 구현해 실제 생명체와 마주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햇살 아래 평온하게 잠든 선샤인의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을 전하며, 방문객을 탬버린즈만의 동화적 세계관으로 안내한다. ‘선샤인(SUNSHINE)’의 옆에는 현실과 상상을 잇는 포토 부스, ‘SUNSHINE AI Twin Look’ 콘텐츠가 마련되어 즐거움을 더한다. 화면 속 닥스훈트 선샤인이 방문객과 동일한 옷차림으로 변신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특히 다이칸야마 스토어 전용 로딩 화면에는 유카타를 입은 선샤인이 등장해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더한다. 퍼퓸을 비롯한 각종 핸드&립, 바디, 홈 프래그런스 등 다양한 탬버린즈의 제품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는 스토어 2층은 강렬한 블랙 플로어에 경쾌한 색과 형태가 더해져 절제와 대담함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완성했다. 이번 오픈을 맞이하여 준비된 다이칸야마 익스클루시브 제품 ‘에그 퍼퓸 이브닝 글로우’도 눈길을 끈다. 해 질 녘 노을에 물든 장미에 패츌리와 사이프리올이 더해진 인기 향 이브닝 글로우가 에그 퍼퓸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둥근 알 모양의 케이스에 더해진 정교한 장미 파츠는 세련된 디테일로 소장 가치를 더하며, 해당 제품은 4월 16일까지 다이칸야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한정 판매된다. 방문 및 구매 고객을 위한 다이칸야마 익스클루시브 프로모션 또한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탬버린즈 라인공식 계정을 친구 추가한 방문객에게는 유카타를 입고 당고를 먹는 ‘닥스훈트 풍선’을 증정하며, 모든 주문 건에는 귀 모양의 벨벳 리본이 돋보이는 핑크 컬러의 ‘닥스훈트 쇼핑백’을 제공한다. 구매 금액별 혜택도 눈길을 끈다. 8천 엔 이상 구매 시 일본 리미티드 ‘시바견’을 포함한11종의 강아지와 고양이 모양의 ‘백 참’ 중 하나를 선택해 나만의 쇼핑백을 완성할 수 있으며, 1만 5천 엔 이상 구매 시에는 5종의 퍼퓸 2ml와 퍼피 케이스 키링으로 구성된 ‘퍼피 디스커버리 세트’를 증정한다. 3만엔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부드러운 촉감과 아이코닉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퍼피 백을 증정한다. 다채로운 프로모션이 준비된 탬버린즈 다이칸야마 스토어는 단순한 스토어를 넘어 특별한 즐거움으로 가득 찬 선물 가게 같은 느낌을 전한다. 단, 모든 프로모션은 준비된 수량이 소진될 경우 조기 종료될 수 있다.
2026.03.20. 0:23
3월 셋째주 주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볼만한 이벤트를 찾아 봄을 즐겨보자. 21~22일 주말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가볼 만 한 이벤트를 간추려 소개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오픈 하우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다음주 2026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야구장에 팬들을 초대한다. 직접 구장 베이스를 밟아보고 브레이브스 더그아웃을 방문해볼 수 있다. 홈페이지(mlb.com/braves/fans/open-house)에서 사전에 무료로 입장권을 신청해야 한다. 22일 오후1시부터 4시. 2시간 무료 주차 가능. Truist Park, 755 Battery Ave. SE, Atlanta. ▶터커 낚시 축제=터커의 켈리 코퍼 호수에서 낚시의 날 행사가 열린다. 처음 낚시를 하는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낚시대, 미끼 등 필요한 장비를 모두 지원한다. 21일 오전8시부터 10시. 터커 시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 가능. 무료. Kelley Cofer Park, 4259 N. Park Drive, Tucker ▶부활절 달걀 찾기=라즈웰 시가 부활절을 만나 어둠 속 달걀 찾기 행사를 연다. 손전등 하나만 들고 라즈웰 공원에서 가족들과 숨은 달걀을 찾아보자. 라즈웰 시민은 14달러, 이외 주민은 21달러다. 어린이는 반드시 어른과 함께 참여해야 한다. 21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 East Roswell Recreation Center, 9000 Fouts Road, Roswell ▶귀넷 버거위크=귀넷 카운티가 16일부터 22일까지 제11회 버거 위크를 연다. 20여곳 이상 식당이 단돈 10달러에 수제 특별 버거를 제공한다. 이 버거들은 기존에 팔지 않는, 새로 고안된 메뉴다. 귀넷 카운티는 영수증과 음식 사진을 제출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기념품도 증정하고 있다. 익스플로어 귀넷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음식 설명을 찾아볼 수 있다. ▶메이컨 벚꽃 축제=매년 3월 조지아주 메이컨에서 35만 그루 이상의 요시노 벚꽃이 만개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메이컨 벚꽃 축제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벚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음료를 맛보고 뱅갈 호랑이, 경주용 돼지 등 이색적인 동물도 체험할 수 있다. 입장료 10달러. Carolyn Crayton Park, 153 Willie Smokie Glover Dr, Macon, GA 31201 ▶깁스 가든 수선화 축제=미국 최대 규모의 수선화 정원, 깁스 가든(Gibbs Garden)에서 100종 이상의 수선화 2000만송이를 만날 수 있다. 깁스 가든은 376에이커 규모의 정원으로 하얀 산딸나무 숲부터 만개한 벚꽃나무 , 웅장한 숲, 그리고 신비로운 폭포까지 갖추고 있다. 3월초부터 4월 중순. 입장료는 성인 25달러, 어린이 10달러. 1987 Gibbs Drive, Ball Ground, GA 30107애틀랜타 위크엔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수선화 축제 메이컨 벚꽃
2026.03.19. 14:49
시카고의 여름을 대표하는 초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Lollapalooza) 2026의 공식 라인업이 공개됐다. 올해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은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시카고 다운타운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다. 총 4일간 모두 100여개 팀이 무대에 오르고 매년 40만명 이상의 팬이 찾는다. 가장 큰 화제는 K팝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JENNIE∙사진)의 헤드라이너 합류다. 제니는 올해 라인업에서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리며 K팝 아티스트로서는 가장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솔로 활동으로 영향력을 넓혀온 제니가 시카고 한복판 대형 페스티벌의 정점에 서게 되면서 지역 K‑팝 팬들뿐 아니라 한국 팬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2026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 라인업에는 제니 이외에 찰리 XCX, 테이트 맥레이, 로드, 올리비아 딘, 존 서밋, 더 스매싱 펌킨스, 더 엑스엑스(The xx) 등 팝•일렉트로닉•록을 대표하는 이름들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올해 롤라팔루자에는 제니를 비롯해 걸그룹 '에스파'(Aespa), 걸그룹 '아이들'(I-dle), 보이밴드 '코르티스'(Cortis) 등이 참여하며 총 4개의 K팝 아티스트 및 가수가 올해 무대를 장식한다. 여기에 릴 우지 버트, 턴스타일, 더 네이버후드, 융블러드, 비바도비, 에델 케인, 엠파이어 오브 더 선, 메이저 레이저, 자라 라르손 등도 합류해 장르의 폭을 한층 넓힐 예정이다. 라인업 공식 발표 전에는 푸 파이터스나 배드 버니의 출연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여성 아티스트와 글로벌 팝 스타, 그리고 K‑팝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이 특징이다. 지난해 헤드라이너였던 루크 콤스, 올리비아 로드리고, 콘, 루퍼스 두 솔, 사브리나 카펜터에 이어 2026년 라인업은 보다 국제적인 색채가 강해졌다는 평가다. 2026 롤라팔루자 티켓 프리 세일은 1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시카고 #롤라팔루자 #블랙핑크 #제니 #K팝 Kevin Rho 기자헤드라이너 블랙핑크 롤라팔루자 헤드라이너 제니 이외 롤라팔루자 티켓
2026.03.19. 14:07
시카고 시는 디비(Divvy)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연간 이용권 가격을 신규•재가입자 모두 99달러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회원 정상가 143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시카고 시는 자전거 이용을 더욱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이용권 가격 동결은 2026년 디비 정거장 200곳 추가 설치 계획과 맞물려 추진된다. 시카고 시는 이용 접근성을 확대, 출퇴근과 일상 이동에서 자전거 선택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디비를 운영하는 공유 운전서비스 리프트(Lyft)에 따르면 디비는 2025년 한해 680만 건의 이용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시 허가로 운영되는 라임(Lime) 전동 스쿠터 이용 횟수까지 더하면 시카고의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은 연간 약 1300만 건에 이르렀다. 시카고 시는 남부와 서부 일부 형평성 우선 지역(Equity Priority Areas)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간 5달러 이용권 정책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시카고 시는 가격 안정과 인프라 확대로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친환경 이동 수단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온라인(divvybike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 #자전거 Kevin Rho 기자보관시설 시카고 자전거 보관시설 자전거 이용 자전거 공유
2026.03.19. 13:55
251만명. 지난해 간사이(關西) 공항으로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한 한국인 숫자다. 전체 외국인 946만명 중 가장 비중(26.5%)이 높았다. 한국인에게 오사카는 ‘가깝고, 싸고, 놀기 좋은 일본 여행지’라는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경기도 오사카시’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오사카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낯선 오사카 와인도 맛보고, ‘신상’ 특급호텔에서 호사도 누렸다. 다 안다고 믿었던 도시가 새삼 다르게 보였다. 명물 글리코상…가깝고 싸고 놀기 좋고 과연 오사카행 비행기는 평일인데도 기내가 꽉 찼다. 일단 인기 관광지부터 훑었다. 첫 목적지는 신세카이(新世界), 오사카를 상징하는 타워 쓰텐카쿠(通天閣·108m)가 우뚝 선 곳이다. 1912년 뉴욕 코니아일랜드를 모델로 조성한 유흥 지구여서 ‘하늘로 통하는 건물’과 ‘신세계’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단다. 이제는 영 이름값을 못하지만, 오래된 골목의 정취가 오히려 마음을 끌었다. 쿠시카츠(꼬치 튀김) 상점과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의 빌리켄(신세카이 명물 캐릭터) 조형물이 타워 아래 줄지어 있었다. 빌리켄 발을 만지면 부자가 되고, 결혼도 한다기에 속은 셈 치고 발을 만지며 사진을 남겼다. 오사카의 양대 번화가는 도톤보리(道頓堀)와 신사이바시(心斎橋)다. 강을 경계로 맞닿아 있어, 먹고 걷고 쇼핑하는 동선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한국인 여행자에게도 필수 관광 코스로 통한다. 도톤보리는 걸음을 뗄 때마다 지지고 볶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어·황소·초밥 등 온갖 먹거리를 본뜬 대형 입체물이 건물 밖까지 튀어나와 하늘을 메웠다. 도톤보리에서 “먹다 죽는다(食い倒れ)”는 오사카의 격언은 과장이 아니었다. 만세 자세로 하루 수만 명이 인증 사진을 담아간다는 글리코상 앞 에비스 다리는 관광객과 호객꾼, 난파(길거리 헌팅) 작업을 거는 젊은이까지 몰려 정신이 쏙 빠질 지경이었다. 도톤보리도, 신사이바시도 독특한 취향의 가게가 숨어 있는 골목 안쪽이 더 흥미로웠다. 신사이바시 안쪽의 오렌지 스트리트는 한국 젊은 층에도 제법 인기가 높은 빈티지 패션 거리다. 중고 레코드숍도 10여 개 몰려 있는데, 여기서 재즈 거장 엘빈 존스의 친필 사인 LP를 950엔(약 9000원)에 건졌다. 오사카의 소란이 버겁다며 종일 투덜댔지만, 정신 차려보니 양손 가득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해 잘 들고 배수 좋아, 깊은 맛의 와이너리 오사카에서 와인을 빚는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다. 한데 역사도, 맛도 예상 밖으로 깊었다.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진 가시와라(柏原)가 바로 오사카 최대의 포도 산지다. 해가 잘 들고 배수가 좋아 예부터 포도 농사가 잘됐단다. 가시와라는 번잡한 도톤보리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시내를 내다보는 언덕을 따라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그 자락의 좁은 골목 사이로 고풍스러운 민가가 이어졌다. 간사이 지방에서 가장 역사가 긴 와인 양조장 카타시모(カタシモ) 와이너리를 찾았다. 1914년부터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다카이 마키코 이사는 “일본인 입맛에 맞는 고급 와인을 만든다”며 “2024년 프랑스 비날리 국제 와인전에서 일본 와인 최초로 금상도 받았다”고 자랑했다.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다는 화이트 와인 리카엔을 맛봤다. 풍부한 과일 향과 산미에 “음~”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오사카처럼 복잡한 도시에서는 숙소 선택이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이번에는 난바(難波) 시내 한복판의 ‘센타라 그랜드 호텔 오사카’에 머물렀다. 2023년 문을 연 특급호텔이다. 노정길(53) 총지배인은 “투숙객의 20% 이상이 한국인”이라면서 “젊은 층에 전망과 미식으로 벌써 입소문이 났다”고 강조했다. 호텔 2층의 레스토랑 수안부아에서는 태국식 4코스 요리가 5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33층 루프톱 바에서는 난바 일대를 360도로 내려다보며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호텔에서는 도심의 불빛과 소란이 꿈처럼 느껴졌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3.19. 13:00
서울 남산에 노란 영춘화가 피었다. 며칠만 기다리면 서울에도 목련 꽃봉오리가 터지고, 벚꽃과 개나리도 흐드러질 테다. 그러나 여행자는 마음이 다급하다. 달력이 넘어가길 기다리기보다는 몸을 부려 남도로 내려가는 게 되레 속 편하다. 남도에는 진즉에 봄이 와 있어서다. 목적지는 벌써 꽃축제가 한창인 전남 광양과 구례로 잡는 게 타당하다. 황홀한 홍매·백매…취화선·흑수선 촬영지 광양시는 국내 최다 매실 생산지다. 지난해 매실 5100t을 생산했다. 매실은 5~6월에 수확한다. 그러나 매실나무는 과실만 안겨주는 식물이 아니다. 우리에게 꽃도 선물한다. 매혹적인 향기로, 눈부신 장관으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준다. 섬진강변에 자리한 광양시 다압면은 시방 매화 천지다. 새하얀 매화가 함박눈 퍼부은 것처럼 산과 밭을 하얗게 뒤덮고 있다. 광양 매화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매화축제(3월 13~22일)의 주무대인 청매실농원이다. 식품 명인 홍쌍리(84) 여사가 지리산 건너편 백운산 자락에 일군 16만㎡ 규모의 매실 밭이다. 지난 12일 청매실농원은 꽃동산이 다름없었다. 광양시에 따르면, 이날 매화 개화율은 약 60%였는데 매실나무 종류에 따라 개화율이 달랐다. 진분홍색 꽃을 피우는 홍매(紅梅)는 만개에 가까웠고, 가장 흔한 백매(白梅)는 개화가 늦은 편이었다. 그래도 백매와 홍매, 그리고 곳곳에 핀 청매(靑梅)까지 황홀한 꽃세상이 펼쳐졌다. 꽃나무 끼고 도는 돌담길에 한옥과 초가집까지 어우러져 옛 영화 속을 거니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 ‘취화선’ ‘흑수선’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청매실농원은 축제 개막 하루 전인데도 종일 북적였다. 차분하게 매실 밭을 걷고 싶다면 이른 아침이나 저물녘에 찾아가길 권한다. 오전 10시만 돼도 대형버스가 줄지어 몰려든다. 흥 넘치는 잔치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면 섬진강 변 행사장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먹거리 장터를 즐기면 되겠다. 축제 기간에는 입장료(6000원)를 내야 한다. 대신 지역 상품권 6000원권을 돌려준다. 산수유꽃·계곡물 한눈에 …기막힌 반곡마을 청매실농원에서 차를 몰고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인 구례 산수유마을을 찾아갔다. 산수유마을은 한 곳이 아니다. 광양 매화축제가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반면, 산수유꽃축제(3월 14~22일)는 구례 산동면에 뚝뚝 떨어진 5개 마을에서 진행된다. 하여 이 마을 저 마을 넘나들며 저마다 다른 풍광을 즐기는 재미가 남다르다. 광양 매화축제와 달리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산수유꽃이 가장 많이 피었다는 반곡마을을 찾았다. 구례군은 이날 개화율이 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광양 매화마을보다 꽃이 덜 피어서인지 훨씬 한산했다. 반곡마을은 산수유꽃과 서시천 계곡물, 파노라마로 펼쳐진 지리산 서부 능선이 한눈에 담기는 풍광이 기막히다. 강변 산책로를 걸으며 샛노란 꽃을 감상하다가 계곡 너럭바위에 걸터앉아서 맑은 공기를 들이켜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전남 순천에서 온 정인옥(58)씨는 산수유 흐드러진 풍경을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었다. 정씨는 “직접 꽃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구례를 찾았다”고 말했다. 반곡마을의 산수유꽃은 이달 20일께 만개할 전망이다. 이어 서시천 상류에 자리한 상위마을과 하위마을의 산수유꽃이 절정으로 치닫고, 구례 산수유 시목지인 계척마을과 저수지에 반영된 꽃 풍광이 그윽한 현천마을도 노란색으로 뒤덮인다. 광양과 구례로 꽃놀이를 간다면, 신흥 명소도 놓치지 말길 권한다. 바로 구례에 자리한 ‘섬진강 수달생태공원’이다. 수달 다섯 마리와 1500그루 홍매화를 감상할 수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제격이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진해·경주·영암…같은 듯 참 다른 벚꽃축제 산림청이 2월 24일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 지도’를 발표했다. 올봄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벚꽃·진달래꽃 등 봄꽃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전국 지자체도 개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 벚꽃 축제인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는 지난해보다 하루 일찍 개최한다.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산림청이 진해와 가까운 경남 진주 ‘경남수목원’의 벚꽃 만개 시기를 3월 31일로 예측했으니 꽃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군항제는 벚꽃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군악·의장 페스티벌, 블랙 이글스 에어쇼, 충무공 추모제도 인기다. 경북 경주 대릉원 돌담길 축제는 이달 27~29일에 열린다. 왕릉을 비롯한 신라 유적과 벚꽃길 풍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빚는다. 전남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2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해 구제역 탓에 축제를 접었으나 올해는 4월 4~12일 개최할 예정이다. 벚꽃길을 따라 5~10㎞를 달리는 마라톤 대회(4월 4일), 인문학 강연 등 체험형 이벤트가 다채롭다. 벚꽃 말고도 봄 분위기를 만끽할 꽃축제가 많다. 이달 21일부터 4월 5일까지 충남 서천 마량진항에서는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진행된다. 동백꽃의 최북단 자생지인 서천은 주꾸미도 유명하다. 28~29일 전남 여수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영취산은 국내 최대 진달래 군락지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3.19. 8:05
춘삼월. 서울 남산에도 노란 영춘화가 피었다. 며칠만 기다리면 목련 꽃봉오리가 터지고, 벚꽃과 개나리도 흐드러질 테다. 그러나 여행자는 마음이 다급하다. 달력이 넘어가길 기다리기보다는 몸을 부려 남도로 내려가는 게 되레 속 편하다. 남도에는 진즉에 봄이 와 있어서다. 목적지는 꽃축제가 한창인 전남 광양과 구례로 잡는 게 타당하다. ━ 꿈결 같은 꽃동산 광양시는 국내 최다 매실 생산지다. 지난해 매실 5100t을 생산했다. 매실은 5~6월에 수확한다. 그러나 매실나무는 과실만 안겨주는 식물이 아니다. 우리에게 꽃도 선물한다. 매혹적인 향기로, 눈부신 장관으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준다. 섬진강변에 자리한 광양시 다압면은 시방 매화 천지다. 새하얀 매화가 함박눈 퍼부은 것처럼 산과 밭을 하얗게 뒤덮고 있다. 광양 매화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매화축제(3월 13~22일)의 주무대인 청매실농원이다. 식품 명인 홍쌍리(84) 여사가 지리산 건너편 백운산 자락에 일군 16만㎡ 규모의 매실 밭이다. 지난 12일 청매실농원은 꽃동산이 다름없었다. 광양시에 따르면, 이날 매화 개화율은 약 60%였는데 매실나무 종류에 따라 개화율이 달랐다. 진분홍색 꽃을 피우는 홍매(紅梅)는 만개에 가까웠고, 가장 흔한 백매(白梅)는 개화가 늦은 편이었다. 그래도 백매와 홍매, 그리고 곳곳에 핀 청매(靑梅)까지 황홀한 꽃세상이 펼쳐졌다. 꽃나무 끼고 도는 돌담길에 한옥과 초가집까지 어우러져 옛 영화 속을 거니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 ‘취화선’ ‘흑수선’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청매실농원은 축제 개막 하루 전인데도 종일 북적였다. 차분하게 매실 밭을 걷고 싶다면 이른 아침이나 저물녘에 찾아가길 권한다. 오전 10시만 돼도 대형버스가 줄지어 몰려든다. 흥 넘치는 잔치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면 섬진강 변 행사장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먹거리 장터를 즐기면 되겠다. 축제 기간에는 입장료(6000원)를 내야 한다. 대신 지역 상품권 6000원권을 돌려준다. ━ 수달 보고 홍매화 감상까지 청매실농원에서 차를 몰고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인 구례 산수유마을을 찾아갔다. 산수유마을은 한 곳이 아니다. 광양 매화축제가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열리는 반면, 산수유꽃축제(3월 14~22일)는 구례 산동면에 뚝뚝 떨어진 5개 마을에서 진행된다. 하여 이 마을 저 마을 넘나들며 저마다 다른 풍광을 즐기는 재미가 남다르다. 광양 매화축제와 달리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산수유꽃이 가장 많이 피었다는 반곡마을을 찾았다. 구례군은 이날 개화율이 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광양 매화마을보다 꽃이 덜 피어서인지 훨씬 한산했다. 반곡마을은 산수유꽃과 서시천 계곡물, 파노라마로 펼쳐진 지리산 서부 능선이 한눈에 담기는 풍광이 기막히다. 강변 산책로를 걸으며 샛노란 꽃을 감상하다가 계곡 너럭바위에 걸터앉아서 맑은 공기를 들이켜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전남 순천에서 온 정인옥(58)씨는 산수유 흐드러진 풍경을 스케치북에 그리고 있었다. 정씨는 "직접 꽃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구례를 찾았다"고 말했다. 반곡마을의 산수유꽃은 이달 20일께 만개할 전망이다. 이어 서시천 상류에 자리한 상위마을과 하위마을의 산수유꽃이 절정으로 치닫고, 구례 산수유 시목지인 계척마을과 저수지에 반영된 꽃 풍광이 그윽한 현천마을도 노란색으로 뒤덮인다. 광양과 구례로 꽃놀이를 간다면, 신흥 명소도 놓치지 말길 권한다. 바로 구례에 자리한 ‘섬진강 수달생태공원’이다. 수달 다섯 마리와 1500그루 홍매화를 감상할 수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제격이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3.18. 13:00
“문어와 굴은 익숙한 식재료지만 한국처럼 신선한 건 보지 못했다.” “한우와 완도 전복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 18일 서울의 궁중요리 전문 한식당 ‘규반’에서 한국 식재료로 7코스 요리를 선보인 자크 바르나숑(55)과 플로리앙 뮬러(42) 셰프가 말한 한국 식재료의 가치다. 프랑스 동부의 산골 마을 본네타에서 식당 ‘르에탕 뒤 물랭’을 운영하는 바르나숑 셰프는 20년째 『미쉐린 가이드』 1스타를 유지 중이다. 뮬러 셰프는 프랑스의 숱한 미쉐린 스타 식당을 거친 뒤 2022년부터 홍콩의 럭셔리 호텔 ‘더 파크 레인 홍콩’의 양식 총주방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지난 15~16일 서울에서 열린 ‘프랑스명장요리사협회’ 총회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방한 소식을 들은 규반의 김지영(47) 셰프가 기회를 잡았다. 6개월 전부터 이들과 원격으로 소통하며 이벤트를 준비했다. 김 셰프는 원조 한류 드라마 ‘대장금’의 음식 연출을 맡았던 궁중요리 전문가다. 김 셰프는 “자크와 플로리앙에게 만들고 싶은 요리를 물었고, 한국의 봄 식재료를 추천했다”며 “제철 식재료를 중시하는 요리 철학이 일치해 준비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이날의 만찬이 차려졌다. 태안 암꽃게 살에 당근 소스를 곁들인 전채 요리부터 캐비아(철갑상어 알)를 올린 광양 벚굴, 문경 사과를 토핑으로 활용한 포항 재래 돼지고기구이까지 한국의 진귀한 식재료가 ‘프렌치 터치’를 만나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 프랑스에서 흔히 쓰는 아스파라거스 대신 땅두릅을 사용했고, 두 요리사가 난생처음 본 ‘울릉도 전호나물’이 허브 역할을 대신했다. 이날 프랑스 요리에는 와인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주가 나왔다. 이미 홍콩에서는 한국 식재료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라도의 한우 목장과 완도의 전복 양식장을 찾아가본 적 있다는 뮬러는 한국 식재료 홍보대사를 자임하고 있다. 그는 “한우는 일본산보다 기름지지 않고, 호주산처럼 퍽퍽하지 않아서 바비큐용으로 제격”이라며 “홍콩에서도 한우를 사용하는 특급 호텔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한국 식재료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한식 세계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두 프랑스 셰프는 한국의 대중 음식에도 크게 감동했다고 했다. 바르나숑은 삼겹살 구이가 기막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뮬러는 나물을 비롯한 밑반찬 인심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뮬러는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라면과 소주를 맛보며 각별한 추억도 남겼다. 규반에서 진행한 저녁 행사의 이름은 ‘고리’였다. 음식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연결고리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였다. “지방의 제철 식재료가 요리의 핵심”이라는 바르나숑 셰프의 말과 24절기에 따른 계절 음식을 고집하는 김 셰프의 철학도 묘하게 연결돼 있었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3.18. 8:01
“문어와 굴은 익숙한 식재료지만 한국처럼 신선한 건 보지 못했다.” “한우와 완도 전복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 18일 서울의 궁중요리 전문 한식당 ‘규반’에서 한국 식재료로 7코스 요리를 선보인 자크 바르나숑(55)과 플로리앙 뮬러(42) 셰프가 말한 한국 식재료의 가치다. 프랑스 동부의 산골 마을 본네타에서 식당 ‘르에탕 뒤 물랭’을 운영하는 바르나숑 셰프는 20년째 『미쉐린 가이드』 1스타를 유지 중이다. 뮬러 셰프는 프랑스의 숱한 미쉐린 스타 식당을 거친 뒤 2022년부터 홍콩의 럭셔리 호텔 ‘더 파크 레인 홍콩’의 양식 총주방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지난 15~16일 서울에서 열린 ‘프랑스명장요리사협회’ 총회 참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의 방한 소식을 들은 규반의 김지영(47) 셰프가 기회를 잡았다. 6개월 전부터 이들과 원격으로 소통하며 이벤트를 준비했다. 김 셰프는 원조 한류 드라마 '대장금'의 음식 연출을 맡았던 궁중요리 전문가다. 김 셰프는 “자크와 플로리앙에게 만들고 싶은 요리를 물었고, 그에 걸맞은 한국의 봄 식재료를 추천했다”며 “제철 식재료를 중시하는 요리 철학이 일치해 준비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이날의 만찬이 차려졌다. 태안 암꽃게 살에 당근 소스를 곁들인 전채 요리부터 캐비아(철갑상어 알)를 올린 광양 벚굴, 문경 사과를 토핑으로 활용한 포항 재래 돼지고기구이까지 한국의 진귀한 식재료가 ‘프렌치 터치’를 만나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 프랑스에서 흔히 쓰는 아스파라거스 대신 땅두릅을 사용했고, 두 요리사가 난생처음 본 ‘울릉도 전호나물’이 허브 역할을 대신했다. 이날 프랑스 요리에는 와인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주가 나왔다. 이미 홍콩에서는 한국 식재료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미 전라도의 한우 목장과 완도의 전복 양식장을 찾아가본 적 있다는 뮬러는 한국 식재료 홍보대사를 자임하고 있다. 그는 “한우는 일본산보다 기름지지 않고, 호주산처럼 퍽퍽하지 않아서 바비큐용으로 제격”이라며 “홍콩에서도 한우를 사용하는 특급 호텔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한국 식재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한식 세계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두 프랑스 세프는 한국의 대중 음식에도 크게 감동했다고 했다. 바르나숑은 삼겹살 구이가 기막혔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뮬러는 나물을 비롯한 밑반찬 인심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뮬러는 한국 드라마에서 본대로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라면과 소주를 맛보며 각별한 추억도 남겼다. 규반에서 진행한 저녁 행사의 이름은 ‘고리’였다. 음식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의 연결고리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였다. “지방의 제철 식재료가 요리의 핵심”이라는 바르나숑 셰프의 말과 24절기에 따른 계절 음식을 고집하는 김 셰프의 철학도 묘하게 연결돼 있었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3.18. 3:36
산림청이 2월 24일 ‘봄철 꽃나무 개화 예측 지도’를 발표했다. 올봄 기온은 평년보다 높아 벚꽃·진달래꽃 등 봄꽃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전국 지자체도 개화 시기에 맞춰 꽃 축제를 준비 중이다. 제주도를 빼면 가장 먼저 열리는 봄꽃 축제의 주인공은 매화와 산수유다. 지난 12일 전남 광양 매화축제가 개막했고, 구례 산수유꽃축제는 13일 시작했다. 두 축제는 22일까지 이어진다. 국내 최대 규모 벚꽃 축제인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는 지난해보다 하루 일찍 개최한다.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열흘간 진행된다. 산림청이 진해와 가까운 경남 진주 ‘경남수목원’의 벚꽃 만개 시기를 3월 31일로 예측했으니 꽃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군항제는 벚꽃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군악·의장 페스티벌, 블랙 이글스 에어쇼, 충무공 추모제도 인기다. 경북 경주 대릉원 돌담길 축제는 이달 27~29일에 열린다. 왕릉을 비롯한 신라 유적과 벚꽃길 풍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빚는다. 전남 영암 왕인문화축제는 2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해 구제역 탓에 축제를 접었으나 올해는 4월 4~12일 개최할 예정이다. 벚꽃길을 따라 5~10㎞를 달리는 마라톤 대회(4월 4일), 인문학 강연 등 체험형 이벤트가 다채롭다. 벚꽃 말고도 봄 분위기를 만끽할 꽃축제가 많다. 이달 21일부터 4월 5일까지 충남 서천 마량진항에서는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진행된다. 동백꽃의 최북단 자생지인 서천은 주꾸미도 유명하다. 28~29일 전남 여수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 영취산은 국내 최대 진달래 군락지다. 이외 축제 정보는 표 참조.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3.17. 13:00
지난해 대략 950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그중 가장 많은 발길이 닿은 도시가 오사카(大阪)다. 한국인에게 오사카는 ‘가깝고, 싸고, 놀기 좋은 일본 여행지’라는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경기도 오사카시’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오사카를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낯선 오사카 와인도 맛보고, 신상 특급호텔에서 호사도 누렸다. 다 안다고 믿었던 도시가 새삼 다르게 보였다. ━ 경기도 오사카시? 251만명. 지난해 간사이(關西) 공항으로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한 한국인 숫자다. 전체 외국인 946만명 중 가장 비중(26.5%)이 높았다. 과연 오사카행 비행기는 평일인데도 기내가 꽉 찼다. 일단 인기 관광지부터 훑었다. 첫 목적지는 신세카이(新世界), 오사카를 상징하는 타워 츠텐카쿠(通天閣·108m)가 우뚝 선 곳이다. 1912년 뉴욕 코니아일랜드를 모델로 조성한 유흥 지구여서 ‘하늘로 통하는 건물’과 ‘신세계’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단다. 이제는 영 이름값을 못하지만, 오래된 골목의 정취가 오히려 마음을 끌었다. 쿠시카츠(꼬치 튀김) 상점과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의 빌리켄(신세카이 명물 캐릭터) 조형물이 타워 아래 줄지어 있었다. 빌리켄 발을 만지면 부자가 되고, 결혼도 한다기에 속은 셈 치고 발을 만지며 사진을 남겼다. 오사카의 양대 번화가는 도톤보리(道頓堀)와 신사이바시(心斎橋)다. 강을 경계로 맞닿아 있어, 먹고 걷고 쇼핑하는 동선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한국인 여행자에게도 필수 관광 코스로 통한다. 도톤보리는 걸음을 뗄 때마다 지지고 볶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어·황소·초밥 등 온갖 먹거리를 본뜬 대형 입체물이 건물 밖까지 튀어나와 하늘을 메웠다. 도톤보리에서 “먹다 죽는다(食い倒れ)”는 오사카의 격언은 과장이 아니었다. 만세 자세로 하루 수만 명이 인증 사진을 담아간다는 글리코상 앞 에비스 다리는 관광객과 호객꾼, 난파(길거리 헌팅) 작업을 거는 젊은이까지 몰려 정신이 쏙 빠질 지경이었다. 도톤보리도, 신사이바시도 독특한 취향의 가게가 숨어 있는 골목 안쪽이 더 흥미로웠다. 신사이바시 안쪽의 오렌지 스트리트는 한국 젊은 층에도 제법 인기가 높은 빈티지 패션 거리다. 중고 레코드숍도 10여 개 몰려 있는데, 여기서 재즈 거장 엘빈 존스의 친필 사인 LP를 950엔(약 9000원)에 건졌다. 오사카의 소란이 버겁다며 종일 투덜댔지만, 정신 차려보니 양손 가득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 미처 몰랐던 오사카의 맛 오사카 대표 먹거리는 타코야키·오코노미야키·쿠시카츠다. 와인은 어떨까. 오사카에서 와인을 빚는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다. 한데 역사도 맛도 예상 밖으로 깊었다.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진 가시와라(柏原)가 바로 오사카 최대의 포도 산지다. 해가 잘 들고 배수가 좋아 예부터 포도 농사가 잘됐단다. 가시와라는 번잡한 도톤보리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시내를 내다보는 언덕을 따라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그 자락의 좁은 골목 사이로 고풍스러운 민가가 이어졌다. 간사이 지방에서 가장 역사가 긴 와이너리라는 카타시모(カタシモ) 와이너리를 찾았다. 1914년부터 5대째 가업을 이어오는 다카이 마키코 이사는 “일본인 입맛에 맞는 고급 와인을 만든다”며 “2024년 프랑스 비날리 국제 와인전에서 일본 와인 최초로 금상도 받았다”고 자랑했다.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다는 화이트 와인 리카엔을 맛봤다. 와인은 잘 모르지만, 풍부한 과일 향과 산미에 “음~”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오사카처럼 복잡한 도시에서는 숙소 선택이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이번에는 난바(難波) 시내 한복판 2023년 문을 연 ‘센타라 그랜드 호텔 오사카’에 머물렀다. 노정길(53) 총지배인은 “투숙객의 20% 이상이 한국인”이라면서 “젊은 층에 전망과 미식으로 벌써 입소문이 났다”고 강조했다. 호텔 2층의 레스토랑 수안부아에서는 태국식 4코스 요리가 5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33층 루프톱 바에서는 난바 일대를 360도로 내려다보며 낮엔 애프터눈 티를, 밤엔 위스키를 즐겼다. 호텔에서는 도심의 불빛과 소란이 꿈처럼 느껴졌다. 백종현([email protected])
2026.03.1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