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사망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암(악성신생물), 심장질환, 당뇨병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5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2024년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2716명으로 전체 사망의 78.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등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상위 10대 사망원인 중 다수를 차지했다.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90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진료비의 80.3%에 해당한다. 질환별로 보면 순환계통 질환 진료비가 14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암 진료비(10조7000억원)를 웃돌았다. 단일 질환 기준으로는 본태성 고혈압(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고혈압)이 4조5000억원, 2형 당뇨병이 3조2000억원 순이었다. 고령 인구의 증가도 만성질환 진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로,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 기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551만원으로, 전체 인구 평균인 226만원의 2.4배에 달했다. 주요 만성질환의 관리 수준을 보면, 19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023년 20.0%로 나타났다. 고혈압 유병자 가운데 71.2%는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고, 치료율은 66.9%였다. 다만 목표 혈압에 도달한 비율은 50.4%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뇨병 유병률은 2023년 9.4%로 전년(9.1%)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 유병자의 인지율은 66.6%, 치료율은 62.4%였으며, 혈당 조절에 성공한 비율(조절률)은 24.2%로 나타났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14년 11.6%에서 매년 늘어 2022년 22.0%까지 올랐다가 2023년 20.9%로 소폭 감소했다. 비만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증가한 19세 이상 성인 비만 유병률이 2023년 37.2%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7세로 2000년 이후 약 7.7세 증가했다. 남성 기대수명은 80.8세, 여성은 86.6세로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았다. 19세 이상 성인의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2023년 23.9%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2.5%로, 성인 2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지역 맞춤형 보건정책의 기반을 강화하고 만성질환으로 인한 지역간 격차를 완화해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도 국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남영([email protected])
2025.12.28. 22:37
인터뷰 남창현·이동녕 목동힘찬병원 원장 보행 안정성, 통증에 직접적 영향 로봇 센서로 육안 판단 오류 줄여 기존 수술 어렵던 환자 가능해져 치수를 정확히 재서 맞춘 옷은 착용감이 다르고 오래 입는다. 인공관절 수술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봤을 때 다리 모양이 일자로 곧아 보여도 옆에서 본 무릎의 균형이 어긋나면 걷는 동작은 불안정해진다. 그런데 지금까지 인공관절 수술의 연구와 평가는 대부분 정면에서 본 ‘관상면 정렬’의 정확성에 집중됐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O자 형태로 휘었던 다리가 수술 후 얼마나 곧아졌는지를 보는 방향이다. 반면에 옆에서 본 ‘시상면 정렬’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목동힘찬병원 이동녕 원장은 “시상 정렬은 무릎이 지나치게 펴지는 과신전(Hyperextension)과 충분히 펼쳐지지 않는 굴곡구축(Flexion Contracture)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며 “보행 안정성과 통증, 장기적인 무릎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상면 정렬의 중요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를 수술 중에 정확히 계측하고 비교할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이런 한계는 로봇 수술의 등장으로 바뀌었다. 뼈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수술 중 시상면 정렬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의사가 눈으로 판단한 각도와 실제 정렬 값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힘찬병원 의료진은 인공관절 전치환술(TKA)에서 마코 로봇이 측정한 시상면 정렬과 집도의의 육안 판단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에선 2023년 10월~2024년 5월 사이 마코 로봇으로 수술받은 환자 60명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높아 피하지방이 많고 연부조직이 두꺼울수록 육안 판단과 로봇 측정값 사이의 차이가 컸다. 특히 인공관절 삽입물 두께가 시상 정렬 판단에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병원장은 “삽입물 두께가 달라지면 관절 간격이 변하고, 인대·연부조직의 긴장도가 함께 달라진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 정렬과 다르게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도 얇은 삽입물(9㎜)을 사용한 경우엔 무릎이 실제보다 더 펴진 것처럼 보여 과신전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두꺼운 삽입물(11㎜)을 넣었을 땐 무릎이 덜 펴진 상태가 정상처럼 보이면서 굴곡구축을 과소평가했다. 반면에 로봇은 연부조직·삽입물 두께와 관계없이 뼈에 부착한 센서를 기준으로 일관된 시상면 정렬 값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를 주도한 남창현 병원장, 이동녕 원장에게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 : 연구가 환자에게 의미하는 건 뭔가. A : 이동녕 원장(이하 이 원장) “무릎 수술을 받고도 ‘뭔가 덜 편 느낌이 남는다’ ‘걸을 때 불안하다’는 환자들이 있다. 시상면 정렬의 미세한 오차가 만든 차이다. 집도의가 해부학적 기준점을 손으로 정확히 만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눈대중에만 의존하면 필요 이상으로 삽입물을 바꾸거나 굴곡구축을 남긴 채 수술을 마칠 위험이 있다. 이번 연구는 앞에서만 곧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본 정렬까지 정확히 맞추는 것이 장기적인 수술 결과를 좌우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로봇이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 : 남창현 병원장(이하 남 병원장) “한두 명의 잘된 사례가 아니라 많은 환자에게 안정된 결과를 반복함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힘찬병원은 로봇 특성화 병원으로 대규모 수술 경험과 시스템에서 축적된 데이터,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와 교육이 함께 돌아가는 구조를 갖췄다. 관절전문병원으로서 외래부터 수술, 입원, 퇴원까지 모든 과정이 관절 환자에게 맞게 특화돼 있다. 의료에서는 100건보다 1000건, 1000건보다 1만 건의 데이터가 더 정확한 결과를 가져온다.” Q : 환자 기대치와 수술 환경 변화는. A : 남 병원장 “과거 인공관절 수술은 참다 참다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이었다. 지금은 기대수명이 늘고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환자의 요구도 달라졌다. 요즘 환자들은 수술 후에도 장사를 계속할 수 있는지, 골프를 다시 칠 수 있는지 묻는다. 현재의 삶을 가능한 한 그대로 유지하려고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연구는 최근 변화한 동향에 대응하는 하나의 답이라고 본다. 앞에서 봤을 때의 정렬뿐 아니라 옆에서 본 정렬까지 고려한 입체적인 하지 정렬, 이를 실제 수술에서 정확히 구현하는 로봇 시스템이 있어야 정확성과 장기적인 기능 보존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A : 이 원장 “수술 환경에선 집도의의 눈과 직관, 경험에 더해 로봇으로 한 번 더 측정값을 점검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인공관절은 ‘세이프티 존(safety zone)’ 안에 들어가야 탈구나 불안정 같은 문제를 줄인다. 로봇 수술에서는 이 과정을 수술 전에 한 번 시뮬레이션하고, 수술 중에도 모니터를 통해 다시 확인한다. ‘지금 이 각도와 위치가 정확하다’는 것을 더블체크하면서 수술하므로 결과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 Q : 로봇 수술이 특히 유리한 환자군은. A : 남 병원장 “로봇은 수술이 가능한 환자군을 넓혔다. 간혹 다리 축이 갈지(之)자처럼 복합적으로 틀어진 환자들이 있다. 기존 수술 방식으로는 접근이 매우 어렵다. 로봇은 앞·옆·비틀림이 섞인 복합 변형을 입체적으로 계산해 정렬을 맞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실제로 다리 변형이 심했던 60대 환자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 후 정렬이 바로잡히면서 ‘키가 3㎝가량 커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과거 골절로 허벅지 뼈에 금속정(고정용 금속 막대기)을 넣어 수술이 어려웠던 고령 환자도 로봇 도입 후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해졌다. 뼈가 단단한 중장년층,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게도 불필요한 뼈 절제를 줄여 자신의 뼈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이민영([email protected])
2025.12.28. 13:31
뼈 절제 없는 척추 감압술 자연 공간으로 접근해 뼈는 보존 양손으로 내시경 조작, 병변 제거 임상 5600여 건으로 우수성 입증 회복 빨라 고령층 안전하게 수술 척추 수술이라고 하면 아직도 많은 이들이 ‘뼈를 깎는 치료’를 떠올린다. 이런 뿌리 깊은 인식 탓에 척추 질환이 있어도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 고정관념을 흔드는 변화가 나타났다. 뼈는 그대로 두고 압박된 신경만 정교하게 넓혀주는 척추 감압(신경 눌림 감소) 수술이 확산하고 있는 것.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 영등포의 새길병원이 있다. 이대영 새길병원장은 지난 4년간 5600여 건의 ‘뼈 절제 없는 척추 감압 수술(NOLD)’을 시행해 왔다. 덕분에 오랫동안 굳어졌던 ‘척추 수술=뼈 절제’ 공식을 뒤집고, 뼈를 보존하는 새로운 치료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병원장은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척추 질환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며 “이제는 통증을 줄이는 문제를 넘어 얼마나 오래 걷고 생활할 수 있는지가 노년의 삶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몸의 기둥인 척추도 점점 힘을 잃는다. 척추 구조가 변하면서 신경이 눌리고 통증이 생기는 식이다. 눌린 신경을 풀어주지 않은 채 오래 방치하면 허리가 굽고 보행 능력까지 떨어진다.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협착이 생기면 걸을 땐 다리가 저리고 허리를 굽히면 편해지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난다. 누운 자세에선 통증이 사라져 본질적인 문제가 가려지기도 한다. 이 병원장은 “협착증의 판단 기준은 통증이 아니라 걷는 힘”이라며 “보행속도·보행량·악력(握力)이 3~6개월 사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 치료 시기를 미뤄선 안 된다. 이들 지표는 활동량과 전신 기능을 반영해 노년기 생존율과도 직접 연결된다”고 말했다. ━ 뼈 절제해 시야 확보한 기존 수술법 개선 하지만 많은 협착증 환자가 치료를 주저한다. ‘뼈를 깎고 나사를 박는 큰 수술을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커서다. 실제로 대부분의 척추 수술에선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 뼈를 절제한다. 후궁(척추 뒷부분 지붕)이나 관절 일부를 깎아 시야를 확보하는 절차다. 오랫동안 표준처럼 사용돼 온 방식이지만, 이 과정에서 출혈과 통증이 뒤따랐다. 척추 안정성이 떨어져 유합술(고정술)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병원장은 “뼈는 척추가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구조”라며 “절제가 많아질수록 척추 구조가 약해져 노화가 빨라지고 회복이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장은 기존 척추 수술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접근 방식부터 다르다. 척추 수술에선 보통 한 손으로만 장비를 다룬다. 양손을 동시에 활용하면 어떤 방향에서든 시야를 확보할 수 있지만,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이 병원장은 양손을 바꿔가며 내시경과 기구를 조작해 뼈 절제 없이 병변에 도달하는 길을 열었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자연 공간을 이용해 내시경을 넣고, 신경을 누르는 병변만 정교하게 제거한다. 뼈 절제도, 나사 고정도 하지 않는다. 감압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수술 전·후 MRI로 확인한다. 새길병원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5580건(마디 기준) 이상의 골 절제 없는 감압술을 집도했다. ━ 1만 건 집도 노하우로 출혈·통증 줄여 새로운 수술 기법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이 병원장은 어깨·무릎 등 관절 분야 내시경을 1만 건 이상 집도한 내시경 전문의로 출발했다. 좁은 공간에서 양손을 자유롭게 쓰는 수술 기술을 척추 내시경에도 그대로 접목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이 결합하며 새로운 척추 수술 체계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병원장이 이룬 성과는 공신력 있는 SCI급 학술지인 ‘대한척추외과학술지(Asian spine journal)’에 두 건의 논문으로 실렸다. 지난 19일 열린 제7회 아시아관절경학회(AAC 2025)에서도 초록 발표를 진행했다. 뼈 절제 없는 감압술은 고령 환자의 치료 문턱을 크게 낮췄다. 최근 이 병원장은 95세 환자에게 무수면 유도 하반신 마취로 척추 세 마디의 감압술을 시행했다. 일반적으로 고령 환자는 척추 한 마디를 감압하기도 어렵게 여겨진다. 기존 방식이라면 3시간이 걸릴 수 있는 수술을 약 70분 만에 마쳤다. 지팡이에 의존하던 80대 협착증 환자는 수술 한 달 만에 보조기 없이도 걸을 수 있게 됐다. 이 병원장은 “척추 수술은 보행 능력을 지키고 수명을 늘리기 위한 치료”라며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노년 건강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수술만큼 중요한 게 재활이다. 협착이 오래되면 코어 근육이 약해지고 균형 감각이 흐트러진다. 수술로 신경 압박이 풀어져도 여전히 걷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재활’이 치료의 마지막 순서다. 새길병원은 수술 다음 날부터 ▶복식호흡 ▶코어 인지 훈련 ▶체중 중심 이동 같은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병원장은 “재활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라 몸의 균형을 되돌리는 과정”이라며 “감압술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전제라면 재활은 삶의 질을 되살리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신영경([email protected])
2025.12.28. 13:31
인터뷰 곽상준 원장 새움병원 정형외과 노인 낙상 입원, 겨울에 11%P 늘어 고관절 질환 방치 땐 삶의 질 하락 제기능 못하면 인공관절 수술 필요 겨울은 관절에 가혹한 계절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인대 수축으로 관절이 뻣뻣해지고 움직임도 둔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눈길과 빙판길을 마주하면 낙상 위험이 커진다. 실제 겨울에 65세 이상 노인의 낙상 입원율이 다른 계절보다 11%포인트 높다는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도 있다. 낙상은 넘어짐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고관절 골절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관절염이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처럼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문제는 고령 인구가 늘면서 뼈가 약해진 상태에서의 낙상 위험이 날로 커진다는 점이다. 서울 새움병원 정형외과 곽상준 원장에게 노년기 고관절 통증의 위험성과 로봇을 활용한 최신 치료법을 들었다. Q : 고관절 질환 환자의 주된 연령대는. A : “상당수가 골다공증을 동반한 노년층이다. 과거에는 70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고령층의 활동량 증가로 80대 후반이나 90대 초고령 관절염 환자들의 내원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Q : 고관절 통증이 위험 신호인 이유는. A : “고관절은 몸의 중심을 지탱하는 관절이라 한 번 망가지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쉽지 않다. 거동이 어려워져 장기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욕창이나 혈전증 같은 합병증이 도미노처럼 찾아온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은 누워 있는 기간 동안 근육 소모가 빠르게 진행된다. 운 좋게 회복해도 예전처럼 활기찬 일상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다.” Q : 다른 부위에도 악영향을 미치나. A : “고관절이 망가지면 우리 몸은 통증을 피하기 위해 걸음걸이를 억지로 바꾸게 된다. 이로 인해 골반과 척추가 뒤틀리고 요통이 유발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릎 부담이 커지고, 보행 균형이 무너진 탓에 발목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기울어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연쇄적인 문제를 ‘인접 관절 증후군’이라 부르는데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Q : 보통 어떻게 치료하나. A :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이다. 닳거나 손상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부위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법이다. 쉬운 과정은 아니다. 고관절이 인체 깊숙한 곳에 있어 좁고 제한된 시야에서 수술을 진행해야 해서다. 인공관절의 위치를 정확하게 잡고 양쪽 다리 길이를 미세한 오차 없이 맞추기 위해 의료진은 모든 감각과 지식을 총동원해야만 한다.” Q :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면. A : “로봇을 활용하는 거다. 로봇은 리허설을 완벽하게 마친 뒤 본 수술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정밀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환자의 고관절을 3D 영상으로 구현한 다음 가상의 수술을 사전에 시행하는 식이다. 이 단계에서 인공관절을 미리 적용해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며 뼈와 기구 간 충돌 여부나 특정 자세에서의 탈구 위험 등을 미리 확인하고 최적의 삽입 각도를 찾아낼 수 있다. 의사의 컨디션에 관계없이 치환물(인공관절)이 안정적으로 고정되고, 개인 맞춤형 계획에 따라 수술이 진행되면서 정확도와 안전성이 함께 높아진다. 환자들에게 일관된 수술 결과도 제공할 수 있다.” Q : 수술실 환경에 가져오는 변화도 있나. A : “기존에는 수술 시 수많은 도구를 펼쳐 놓고 정확한 위치 확인을 위해 X선 장비를 수시로 수술실에 들여와 쓰곤 했다. 그 결과, 감염 위험이 커지고 수술 시간이 길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로봇 수술은 사전에 수립된 계획을 토대로 최소한의 기구만 사용하고 불필요한 촬영은 최소화한다. 그만큼 감염 위험과 방사선 노출이 줄고 의료진의 피로도도 낮아져 수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Q :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거라고 보나. A :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 방식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듯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같은 길을 갈 거라고 본다.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정상 고관절’을 재현하기 위한 새 기준이 정립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단순히 걷고 일상생활을 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적인 스포츠 활동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관절을 회복시켜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Q : 고관절 건강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A :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겨울철 춥다고 웅크려 있지만 말라는 거다. 활동량이 줄면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이 약해져 관절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 실내에서라도 하루 10~15분씩 스트레칭이나 제자리 걷기를 꾸준히 해주는 게 좋다. 날이 따뜻하고 길이 미끄럽지 않다면 하루 30분가량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또 의외로 낙상 사고는 집에서 많이 발생한다. 새벽 시간대 낙상을 막기 위해 화장실로 이동하는 동선에 등을 켜두고, 화장실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나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길 권한다.” 하지수([email protected])
2025.12.28. 13:31
인터뷰 정재호 교수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우울증·치매 위험 높이는 난청 보청기 한계 땐 인공와우 효과적 수술 후 청각 재활 지속 관리 필요 “뭐라고? 안 들려.” 이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나이가 들면 으레 겪는 증상으로 넘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난청은 소외감과 우울감을 키울 뿐 아니라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이다. 다행인 점은 난청이 조절할 수 있는 치매 위험 인자라는 사실이다.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통한 청각 재활로 난청을 치료할 수 있고, 실제로 난청 치료가 치매 발병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난청 치료와 치매의 연관성을 분석한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재호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정 교수를 만나 난청 치료의 중요성과 치매와의 연결고리를 물었다. Q : 최근 난청 환자 수가 늘고 있다. A : “가장 큰 이유는 고령 인구의 증가다. 노화는 난청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젊은 층에서는 이어폰 사용에 따른 소음 노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Q : 난청 진단 시 어떤 치료가 진행되나. A : “치료의 첫 단계는 보청기 착용이다. 보청기는 외부 소리를 증폭해 내이로 전달하는 장치로, 주로 경도·중등도 난청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난청이 고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보청기만으로 말소리를 충분히 분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즉 소리는 들리지만 말과 소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Q : 인공와우는 보청기에 비해 생소하다. 어떤 치료법인가. A : “인공와우는 기능이 저하된 달팽이관의 역할을 대신해 소리를 전기 자극으로 바꿔 청신경과 대뇌에 전달하는 의료기기다. 치료는 귀 안에 내부 장치 이식 수술을 한 후 상처가 회복되면 외부 어음처리기를 착용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환자 개개인의 청각 반응에 맞춰 소리 자극을 조절하는 ‘맵핑(mapping)’ 과정이 진행된다.” Q : 난청 치료를 미루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A : “난청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포함한 청각 재활 치료는 난청 정도에 따라 소리를 다시 뇌로 전달해 소통을 회복하는 중요한 치료다. 난청이 지속하면 회의나 모임에서 말을 자주 되묻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대화 자체가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면 사람 만나는 자리를 피하게 되고, 사회생활도 위축된다.” 실제로 최근 난청이 사회적 위축을 넘어 우울증과 인지 기능 저하와도 연관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교수는 청각 재활 치료가 치매 발생 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하며 난청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짚었다. Q :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 “의학 학술지인 랜싯(Lancet) 보고서에 따르면 중년의 치매 위험 요인 가운데 난청이 약 7%를 차지한다. 주목할 점은 난청은 교정 가능한 위험 인자라는 사실이다. 이에 난청을 치료했을 때 실제로 치매 발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Q : 연구의 주요 결과와 의의는 무엇인가. A : “국내 청각 장애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보청기를 착용한 군에서 착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치매 발생이 적었다. 다만 80~90데시벨(㏈) 이상의 고도 난청에서는 보청기 착용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이에 국내 인공와우 적응증에 해당하는 70㏈ 이상 난청 환자를 다시 분석한 결과, 인공와우 착용군의 치매 발생 양상은 정상 청력군과 거의 비슷했고 그다음 보청기 착용군, 아무 치료도 하지 않은 환자군 순서로 치매 발생이 많았다. 이 결과는 고도 난청에서는 보청기보다 인공와우가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난청 치료의 중요성을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Q :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A : “인공와우 치료에서 수술만큼 중요한 것은 수술 이후의 적응 과정이다. 인공와우는 이식 직후 바로 자연스러운 청취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전기 자극으로 들어오는 새로운 소리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돕는 것이 청능 훈련이다. 한양대병원은 청각사, 언어치료사와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통해 환자의 연령과 난청 특성에 맞춘 체계적인 청각 재활 치료를 제공한다. 아울러 인공와우와 정신 건강의 연관성을 살피는 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양대병원 난청클리닉(정재호·한상윤 교수)은 보청기부터 인공와우까지 환자 상태에 맞춘 단계적 청각 재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수술 이후에는 청능 훈련을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언어치료를 병행하고, 지속적인 추적관리를 통해 환자가 치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김가영([email protected])
2025.12.28. 13:31
환자 부담 줄인 유로리프트 강남유로비뇨의학과의원 중장년층에 흔한 전립선비대증 약물·수술 단점 보완한 최소침습 10년 임상 ‘유로리프트’ 안전 입증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에겐 숙명 같은 질환이다. 노화 등으로 전립선 조직이 커져 요도를 압박, 소변 길을 좁게 만들고 각종 배뇨 이상 증상을 야기한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며 배뇨 후에도 개운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증상은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외출을 꺼리게 되고 야간 배뇨로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선뜻 병원을 찾기에는 부담이 앞선다. 약을 먹기엔 어지럼증 같은 장기 복용 부작용이 걱정이고 수술은 입원과 긴 회복 기간이 고민이다. 이를 보완하는 해법이 최소침습 시술이다. 강남유로비뇨의학과의원 이무연 원장은 “최소침습 시술은 약물과 수술의 단점을 개선한 치료법”이라며 “증상 개선 효과는 뛰어나면서도 신체 부담과 부작용은 적어 찾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 유로리프트·리줌·아이틴드 등 활용 현재 의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최소침습 시술은 ▶유로리프트 ▶리줌 ▶아이틴드 등이다. 유로리프트는 특수 실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좌우로 당겨 요도를 구조적으로 넓혀주는 시술이다. 리줌은 고온의 수증기를 전립선에 주입해 괴사를 유도, 조직의 부피를 줄이는 열 치료 방식이며 아이틴드는 일정 기간 요도 내에 기구(스텐트)를 삽입해 소변 길을 확장한 뒤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중 전립선 결찰술이라고도 불리는 유로리프트는 임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된 시술법으로 꼽힌다. 이 원장은 “최근 도입된 시술들이 비교적 단기 성적 위주로 평가받는 것과 달리 유로리프트는 10년 넘는 장기 임상 데이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시술 시간도 20분 안팎으로 짧다. 소변 줄기가 굵어지는 등 배뇨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이 원장이 치료한 60대 환자 중에는 시술 바로 다음 날부터 “밤에 잠에서 깨는 횟수가 줄고 힘주지 않아도 소변이 시원하게 잘 나온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이들도 다수다. 유로리프트는 성기능 보존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수술이나 일부 열 치료 방식 후에는 정액이 방광 쪽으로 역류하는 역행성 사정, 성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에 유로리프트는 신경과 전립선 조직이 보존되는 방식이라 사정과 발기 기능이 대부분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특정 시술이 모든 환자에게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전립선 크기와 형태, 야간뇨 빈도, 성 기능 보존에 대한 기대감, 동반 질환 등이 제각각이라서다. 결국 환자별 조건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원장은 “전립선이 지나치게 크거나 반복적으로 결석이 생기는 경우에는 시술보다 수술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고려할 조건이 많은 만큼 시술자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전립선의 해부학적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기기에 익숙한 의사일수록 각 환자의 상황에 맞는 시술을 적용해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 원장의 경우 올해로 25년째 남성의학을 다루며 전립선 수술과 시술 경험을 축적해 왔다. ━ 시술 담당자 해부학적 지식이 중요 여기에 그가 이끄는 강남유로비뇨의학과의원은 단기·중장기 추적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술 직후에는 배뇨 상태와 통증, 감염 여부를 면밀히 확인한다. 추적 관리 단계에서는 정기적으로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IPSS, 배뇨 장애 증상을 정량화해 점수로 나타내는 평가 도구) ▶소변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환자 상태를 살핀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과도한 음주와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복압을 과도하게 높이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회음부를 따뜻하게 해줄 필요도 있다. 내복을 입거나 40도가량의 온열 패드를 방석처럼 이용하는 게 한 방법이다. 이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을 단순히 배뇨가 불편한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방광과 신장 기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상이 악화하면 급성 요폐로 갑자기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방광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서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하지수([email protected])
2025.12.28. 13:31
겨울에 조심해야 할 눈 질환 건조한 찬바람, 눈물막 균형 무너뜨려 건조증 방치 땐 혼탁·시력 저하 위험 망막 출혈·비문증 증상 땐 병원 가야 겨울은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는 계절이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자극하고, 건조한 실내 공기가 눈물막의 균형을 무너뜨려 안구건조증을 유발·악화시킨다. 추위로 혈압이 오르면서 망막혈관폐쇄 위험도 커진다. 망막혈관폐쇄는 치료가 늦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겨울철 눈을 괴롭히는 안과 질환과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고 신호를 짚어본다. 눈은 점막이 외부로 노출된 유일한 신체 기관으로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겨울철 차가운 바람과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안구건조증 위험이 커진다. 공기가 건조해지면 눈물막 균형이 깨지면서 눈물이 쉽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 결막염·눈꺼풀염 동반 여부 확인해야 여기에 추위를 피해 실내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 안구건조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뻑뻑하거나 따갑고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찬 바람이 불면 눈물이 흘러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안과 강민지 교수는 “겨울철 안구건조증이 악화하거나 찬 바람이 눈을 자극하면 눈을 보호하기 위한 ‘눈물 분비 반사 작용’이 일어나 눈물이 과다 분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분비되는 눈물은 물(水) 성분이 많아 쉽게 흘러내린다. 눈은 건조한데 눈물이 계속 흐르는 이유다. 실제 눈물흘림증 환자의 발병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안구건조증이다. 겨울철 눈이 건조한 증상은 누구에게나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에 불편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통증, 눈부심, 시야 흐림이 동반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결막염이나 눈꺼풀염이 함께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강 교수는 “다른 안과적 질환과 동반돼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의 경우 방치하면 감염이나 혼탁을 유발해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찬 바람에 눈물이 나는 눈물흘림증은 대부분 안구건조증이 원인으로, 이를 치료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눈물이 계속 흐른다면 눈물의 생성·분포·배출 과정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윤은규 교수는 “눈물이 배출되는 길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눈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해 조금만 눈물이 나도 쉽게 흐른다”며 “이 밖에도 눈꺼풀 위치 이상, 속눈썹 자극, 결막·각막 염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눈물흘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료 늦으면 실명하는 망막혈관폐쇄 주의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나 시야 일부가 가려 보이는 증상도 주의해야 한다. 시력을 위협하는 망막혈관폐쇄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망막혈관폐쇄는 혈전(피떡)이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처럼, 망막 혈관이 막히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시력 저하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눈 중풍’으로도 불린다. 망막혈관폐쇄는 뇌졸중과 마찬가지로 겨울철에 발생 위험이 커진다. 추운 날씨로 혈압 변동이 커지면서 혈전이 생길 위험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활동량 감소로 수분 섭취가 줄어 혈액이 끈적해지는 점도 망막혈관폐쇄의 발생 위험을 키운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는 이런 변화에 취약하다. 윤은규 교수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는 이미 혈관이 약해져 있어 겨울철 혈압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로 인해 망막혈관폐쇄 발생 위험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예후는 막힌 혈관의 종류와 발견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정맥 폐쇄는 합병증이 없다면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있으며, 치료 반응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반면에 동맥 폐쇄는 뇌졸중과 유사한 응급 상황이다. 망막세포는 산소 공급이 끊기면 짧은 시간 안에 손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맥이 막혔을 땐 안압을 낮추거나 혈관 내 혈류를 유도하는 응급 처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시력 회복은 제한적이며 심한 경우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평소 의심 증상을 알아둬야 한다. 망막혈관폐쇄는 대개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로 시작된다. 시야 한쪽이 먹칠한 듯 어둡게 보이거나 중심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가운데가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망막 안쪽에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비문증이 심해지거나 검은 잉크가 퍼지듯 보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대개 통증 없이 한쪽 눈에 나타난다. 윤 교수는 “시력 이상이 느껴질 때는 한쪽씩 눈을 가려 확인해 보고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 환자는 평소 질환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가영
2025.12.28. 13:30
경도인지장애 치료 전략 주요 원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연구결과 치매 진행 위험 42% 감소 독일 등에서 증상 관리 약물로 승인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 치매는 환자 삶의 질을 훼손하고 가족에게도 돌봄 부담에 따른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안긴다. 이에 따라 치매는 더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된다. 치매는 증상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예방·관리해 질병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엔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행을 늦추는 신약인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가 출시되고, 예방·관리 단계에서 은행잎추출물 성분의 약이 주목받으면서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여러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오랜 기간에 걸쳐 두뇌의 신경세포가 쇠퇴하고 뇌 조직이 소실되다가 결국 뇌가 위축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 뇌혈관 혈액량 늘려 뇌 신경세포 보호 치매는 중증으로 진행하면 완치가 어렵다. 다행히 대부분은 급작스럽게 찾아오지 않는다.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쇠퇴하면서 경미한 인지 장애가 먼저 나타난다. 바로 치매 전 단계로 통하는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 대비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돼 있으나 일상생활의 독립성은 유지되는 상태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2025년 298만 명에서 2033년 408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노인의 연간 치매 전환율이 1~2%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연간 10~15%가 치매로 이어진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 장애 발생 여부에 따라 기억상실형과 비기억상실형으로 구분한다.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비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학계에선 ‘주관적 인지장애’도 주목하고 있다.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 ‘자주 깜빡깜빡한다’고 느끼지만, 인지 기능 검사 결과는 정상 범위인 경우다. 과거엔 이를 단순한 불안증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엔 치매 발생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된다. 이처럼 인지 기능의 변화가 미묘하게 나타나는 초기 시점이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평가된다. 치매 치료는 단계별 접근이 중요하다. 요즘 경도인지장애와 주관적 인지장애 단계에선 은행잎추출물 성분의 의약품 처방이 많은 편이다. 국내 원외 의약품 시장 분석을 위한 데이터 서비스인 ‘KNDA(Korea National Dispensing Audit)’ 자료에 따르면 은행잎추출물 성분 제품의 월평균 매출이 2021년 49억원에서 2025년(11월 기준) 7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잎추출물은 혈액순환 개선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 보호 효과가 있다. 뇌혈관에 흐르는 혈액량을 늘려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와 포도당이 전달되도록 돕는다.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합의문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증상 치료 분야에서 은행잎추출물을 ‘클래스 I, 레벨 A’로 권고했다. 클래스 I은 해당 치료가 유용하고 효과적이며 이로운 점이 위해보다 훨씬 크다는 뜻이며, 레벨 A는 권고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가장 강력한 단계란 의미다. 또 독일에선 2000~2019년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2만4483명을 평균 3.8년(최대 20년) 관찰한 결과, 은행잎추출물을 5회 이상 복용한 환자군에서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약 42% 낮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독일·오스트리아·스페인 등에선 은행잎추출물 제제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증상 관리 약물로 승인돼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과 양영순 교수팀이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은행잎추출물이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 응집(올리고머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국내외 임상 연구 통해 효과 확인 은행잎추출물 비투여군에선 치매로 진행된 사례가 나왔으나 투여군에선 치매로 전환된 사례가 없었다. 연구진은 “은행잎추출물은 단순히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기억력 저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의 올리고머화 과정을 억제한다는 근거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점진적으로 ‘올리고머→프로토피브릴→피브릴→플라크’ 등으로 뭉치면서 독성이 커진다. 레켐비의 경우 올리고머 이후 단계인 프로토피브릴을 표적하는 치료제다. 2주 간격으로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고 연간 치료비가 3500만원 정도 든다. 한 전문가는 “치매는 진행 단계가 깊어질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며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이 본격화하기 전 초기 올리고머화 단계부터 관리해야 실질적인 치매 예방·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email protected])
2025.12.28. 13:30
인공관절 로봇 수술 환자·보호자 400명 대상 설문 43%는 브랜드 기능·성능 차이 느껴 로봇 수술 경험자 91%는 만족·추천 인구 고령화와 함께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연골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0대 이후부터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의 요양 급여 비용 추이는 2020년 1조6500억원에서 2024년 2조2300억원으로 약 35% 증가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관절 가동 범위가 줄고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환자가 많다. 이때 많이 고려하는 치료가 인공관절 수술이다. 요즘엔 이 분야에 로봇 수술이 도입돼 주요한 치료 선택지의 하나로 부상했다. 리서치·데이터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12일까지 퇴행성 관절염 환자·보호자 400명을 대상으로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주제로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인공관절 로봇 수술의 장점을 묻는 항목(중복응답)에 50.3%가 ‘수술 오차 범위 최소화’를, 48.3%가 ‘안전장치를 통한 정확하고 안전한 뼈 절삭’을 꼽았다. 또 ‘빠른 회복’(48%),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환자 개개인에 맞춘 수술 계획’(47.5%)이 뒤를 이었다. ‘환자의 다리 정렬에 따른 맞춤 수술 구현’이란 응답도 34.8%를 차지했다. 인공관절 로봇 수술은 수술 전 촬영한 CT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입체 영상에서 관절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별 다리 각도와 균형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뼈의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사전에 계획함으로써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주요 요소로는 ‘수술의 정확성과 성공률’이 66.3%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47.5%는 ‘의료진의 경험과 신뢰도’, 45.5%는 ‘회복 속도와 재활 용이성’을 골랐다. 이 밖에 ‘수술 비용’(40.5%), ‘인공관절 수명 등 장기적 효과’(37.5%), ‘인공관절 로봇 수술 브랜드의 인지도와 신뢰도’(23.5%)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43%는 ‘인공관절 로봇 수술 브랜드 간 기능·성능에 차이가 있다’고 인식했다. 이 중 50대 이하 49.6%, 60대 44.3%, 70대 이상 36.1%로 연령이 낮을수록 브랜드 간 차이를 크게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응답자의 92.3%는 로봇 수술을 선택할 때 ‘브랜드·제품의 특장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 94.7%, 60대 93.7%, 70대 이상 88.9%였다. 브랜드 선택 시 특장점을 고려한다는 이들은 선호하는 세부 요소로 ‘수술 정확도 향상’(58%), ‘빠른 회복과 적은 통증’(42.8%),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40.3%)을 꼽았다. 한편 인공관절 로봇 수술 경험자의 90.6%는 ‘수술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동일한 비율로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추천한다’고 응답해 환자 만족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영([email protected])
2025.12.28. 13:30
명의에게 듣는다 박예완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암은 초음파 등 검진으로 잡는 병 금주·단백질 섭취·검진 통해 예방 웬만해선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간(肝)이 침묵을 깨는 때가 연말연시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는 “이 시기에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이미 진행한 간 질환이 검진과 음주를 계기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봤다. 간암은 같은 병기여도 환자에 따라 치료 조합이 갈린다. 남은 간 기능을 보존해야 항암을 견디고 재발에 대비한다. 명의에게 듣는다 ‘간암 편’, 박 교수에게 치료를 완주하는 전략을 들었다. Q : 연말에 어떤 환자들이 병원을 찾나. A : “건강검진에서 간경변·간암을 발견한 경우, 기존 간 질환자가 잦은 음주로 급성 악화를 겪은 경우다. 금주하며 증상 없이 유지하던 간경변증 환자가 갑자기 음주를 반복하면 간 기능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토혈, 복수로 응급 상황에 빠진다. 간경변증은 무증상 기간이 길다. 이 기간에도 간암으로 진행되므로 방심은 금물이다.” Q : 간암 치료의 특징은. A : “같은 병기라도 다양한 치료 선택지가 허용된다. 남은 간 기능과 전신 상태에 따라 종양을 태우는 고주파열, 종양으로의 혈류를 차단하는 색전술, 방사선·수술 등을 단계적으로 조합한다. 예컨대 한 40대 환자는 간 표면에 1㎝ 크기의 종양이 있었는데, 그 주변에 큰 혈관이 위치해 충분한 고주파열을 가하기 어려워 수술로 완치를 노렸다. 다른 60대 환자는 고주파열 치료 후 잔존암을 경동맥화학색전술로 이어가는 치료를 했다. 같은 초기 간암이지만 환자마다 여러 수를 놓는 전략을 쓴다. 종양이 큰 혈관이나 횡격막·위·장 인접 부위에 있으면 고주파열 치료 여부는 신중히 판단한다. 반면에 같은 치료가 고령이거나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더 안전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Q : 소화기내과 의사의 역할은. A : “간 기능을 보존하면서 다음 치료가 이어지도록 전체 흐름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치료에는 영상의학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혈액내과 등이 팀으로 움직인다. 환자가 어떤 치료를 언제까지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하는 조율자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를 끌고 가는 주치의다.” Q : 재발에 어떻게 대응하나. A : “간암에서 재발은 치료 실패가 아니라 예정된 질병의 경과다. 늘 다음 수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세운다. 핵심은 간 기능이다. 간 기능이 무너지면 치료를 이어가기 어렵다. 환경도 발전했다. 면역항암제를 간암에 쓰게 됐고, 표적항암제 역시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며 장기간 유지하는 전략이 자리 잡았다. 전체 환자의 생존 기간도 늘어났다.” Q : 잘 놓치는 위험한 습관이 있다면. A : “술을 마시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량이 적으면 젊은 연령이어도 간 기능이 빠르게 나빠진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 당분과 단백질은 필수다. 근육은 대사와 호르몬을 담당한다. 근육량이 많을수록 치료 경과가 좋다. 금주와 함께 단백질 섭취, 근력 운동을 반드시 권고한다. 간 질환은 피검사, 초음파 같은 검진으로 잡는 병이다. ‘몰랐다, 무서워서 안 했다’는 이유로 30분이면 되는 검진을 미루다 암을 발견했을 때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 환자를 수없이 봐왔다.” Q : 치료 중단을 결정하는 건 언제인가. A : “간암 환자 중에는 적극적인 암 치료 대신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향’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진료가 끝나는 건 아니다. 간 기능을 지키고 통증, 출혈, 복수 같은 합병증을 관리해야 환자가 원하는 편안한 시간을 지킨다. 이 경우 복수를 빼고 내시경으로 지혈하며 적절한 약을 투여하는 완화 치료를 한다. 치료하지 않겠다는 결정도 하나의 치료 방향이다.” 이민영([email protected])
2025.12.26. 23:08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간호 정책 과정에 참여 기반 마련 직무교육 102% 달성, 만족도 높아 “모세혈관 같은 존재 되도록 할 것” “누가 가장 먼저 국민 곁에서 건강을 지킬 것인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새로운 길목에 서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의원급 의료기관과 장기요양기관 등 지역 현장에서 국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2025년 법적 지위 확보와 직무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건강을 지키는 ‘필수 간호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 공식적인 법정단체 전환 및 지위 향상 지난 6월 21일 간무협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공식적인 법정단체로 전환됐다. 이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설립 이후 지속해서 추진해 온 주요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법정단체 전환을 통해 간호법에 근거한 간호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등 간호 정책 의사결정 기구에 간호조무사 대표가 위원으로 포함되는 등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의료기관 종사 간호조무사가 노인학대 신고의무자, 장애인 학대 및 발달장애인 유기 신고의무자 범위에 포함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이끌어 냈다. 이는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체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직역의 공적 책무를 강화한 것이다. 2025년 간무협은 활동 영역을 병원급 의료기관 중심에서 일차의료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11월에는 ‘일차의료 방문·재택의료 활성화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관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인력 기준에 간호조무사를 포함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외에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 환자 수에 따른 ‘1:40’ 인력 배치 기준 폐지, 야간전담간호조무사 제도 신설 등 현장 근무 여건 안정화를 추진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인 일차의료 현장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대체인력지원사업을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간호조무사의 휴식권 보장과 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 보건의료 교육 체계화, 국민 더 가까이로 교육 분야에서도 간무협은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간호조무사 보수교육은 전년 대비 1만7000명이 추가로 이수함으로써 간호조무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준법 참여 향상을 이뤘다. 또한 보건복지부 위탁을 통해 진행한 직무교육은 102.8%를 달성하며 93점의 만족도 평가를 받았으며, 치매전문교육의 경우 101.8% 달성 목표를 이루며 만족도 94점을 기록했다. 이에 간무협은 200여 개의 온라인 콘텐츠 운영, 시뮬레이터 활용한 임상실무교육 등 현장 밀착형 교육을 확대해 ‘전문성 기반의 실무형 보건의료인’ 양성을 위한 교육 생태계를 조성했다. 간무협은 2025년의 제도적 안착을 발판 삼아 2026년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간호조무사 시험응시 학력제한 폐지를 위해 간호법 후속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보건의료 활동에서 간호조무사 역할을 법제화하고, 수가를 신설하는 등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병원급 인력 기준 개선, 저임금 구조 해소. 야간수당 체계 마련을 통해 간호조무사의 실질적 처우 개선에 속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또한 더 많은 간호조무사에게 현장 맞춤형 직무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2026년에 시행되는 ‘정부 통합돌봄 제도 서비스’에 맞춰 실습 위주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간호조무사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2025년은 법정단체 전환을 통해 간호조무사 직역의 제도적 뿌리가 내려진 해였다”며 “2026년은 간호조무사 전문성이 지역사회 보건의료 현장 곳곳에서 실질적으로 변화의 꽃을 피우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간호조무사가 지역사회 일차의료의 필수 간호인력이자 국민건강을 지키는 보건의료인으로서, 우리 몸의 모세혈관 같은 존재가 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재학
2025.12.25. 13:31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에 대해 국내 제약 산업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의료계의 지적이 나왔다. 제네릭(복제약)을 중심으로 유지돼 온 국내 중소 제약사의 존립과 국산 의약품 공급망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를 의료계가 직접 낸 것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24일 성명을 내고 "혁신 신약 중심의 약가정책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구조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수의 중소 제약사에게는 성장 전략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제네릭의 약가 산정률을 기존 오리지널(신약) 대비 현행 53% 수준에서 40%대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되고, 확보한 재원으로 신약 개발에 지원하겠다는 논리다. 이에 서울시의사회는 "제한된 자본과 인력, 엄격한 규제 환경 속에서 운영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 신약 성과를 전제로 한 약가정책은 일부 대기업이나 바이오 기업을 제외한 다수 제약사에게 현실적인 목표가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의약품은 단순한 산업 상품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필수 자산"이라며 "중소 제약사가 담당해 온 국산 의약품 공급망이 무너질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주체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는 공감하면서도,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산업의 현실을 외면하고 국산 의약품 공급 기반을 약화시키는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의사회는 또 "구호 중심의 제도 개편이 아니라, 현장의 구조를 직시한 신중하고 단계적인 약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남영([email protected])
2025.12.23. 23:11
지난 10월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에서 글로벌 기업 총수의 소탈한 만남만큼 대중의 시선을 끈 대목이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안경을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역시 라식·라섹 수술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뜻 아니냐”는 반응이 빠르게 퍼졌다.(다만 이들이 도수가 없는 이른바 ‘패션 안경’을 착용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안경을 낀 세계적인 인물은 이들만이 아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 역시 대표적인 ‘안경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인지 온라인에서는 “재벌은 라식·라섹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회자한다. “의사, 특히 안과 의사는 절대 시력 교정술을 받지 않는다”는 설도 이런 풍문에 힘을 보탠다. 정말 라식·라섹 수술 같은 시력 교정술(굴절 교정술)에 알려지지 않은 위험이 있어 재벌이나 의사가 꺼리는 선택일까. 한국에 라식·라섹 수술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이 질문은 꼬리표처럼 여전히 따라붙는다. 시력 교정술은 각막에 레이저를 조사해 깎아 굴절 이상을 교정하는 라식·라섹·스마일 등 레이저 시력 교정술과 눈 안에 렌즈를 넣는 안구 내 삽입술로 나뉜다. 그렇다면 시력 교정술은 언제, 어떤 경우에 하는 것이 맞을까. 우리가 흔히 보는 안경을 낀 재벌과 의사는 이 수술이 위험하다는 방증일까?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데 시력을 지키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일까. 김태임 세브란스 안과병원 안과 교수와 시력 교정술을 둘러싼 오래된 궁금증을 짚어봤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안경 쓴 의사는 왜 있나…안과 교수에게 물었더니 Q : 시력 교정술의 적기는. A : 원칙적으로 시력 교정술은 18세부터 가능하다. 다만 최근에는 학업량이 많고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수술 이후에도 시력이 다시 나빠질 우려가 크다. 이때 환자는 근시가 재발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0세 이후, 23~24세 이전을 수술 적기로 본다. 수술 후 시력이 떨어지면 재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근시 진행이 약 2년간 멈춘 상태라면 수술이 가능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Q : 라식·라섹 수술은 각막을 깎는데, 부작용이 생기면 수술 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 않나. A : 반대로 렌즈 삽입술은 필요하면 렌즈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눈 안에 이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라식·라섹 수술보다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는 각 수술의 장단점을 충분히 비교하고 의사와 상담을 거쳐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라식·라섹 수술은 수술 이후 별도의 경과 관찰이 거의 필요하지 않지만, 렌즈 삽입술은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Q : 안구 건조증, 빛 번짐 같은 부작용 때문에 수술을 우려하는 환자도 있다. A : 안구 건조증은 라식·라섹 수술이 각막 표면을 건드리는 수술인 만큼 어쩔 수 없이 뒤따르지만, 수술 후 6개월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최근에는 스마일 수술 등 수술 기기와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빛 번짐 등 다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 오히려 콘택트렌즈를 온종일 착용해 눈이 저산소 상태에 오래 놓이는 것보다 수술 이후 일시적인 안구 건조증을 관리하는 편이 장기적으로는 눈 건강에 훨씬 낫다. 김 교수에게 “라식·라섹 수술은 역사가 짧아 아직 입증되지 않은 수술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사실인가”, “의사들 가운데 안경을 쓰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교수는 단호한 어조로 답했다. (계속) 특히 김 교수는 ‘치맥 회동’ 재벌 3인이 모두 안경을 착용한 뜻밖의 이유를 공개했다. 또 시력 교정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수술하는 의사에게 반드시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고 조언했는데, 무엇이었을까.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140 ‘헬스+’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운동 안하는 사람과 똑같다” 격렬한 달리기, 뜻밖의 사망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4580 대장 내시경 전날부터 지옥? 빨대 꽂고 이것 타 마셔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4817 뻐근해서 눌렀다가 실명했다, 전문가 기겁한 ‘이곳’ 마사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177 4만여개 영양제 다 뒤졌다…“이 병 생긴다” 암 전문의 팩폭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907 잠들면 ‘뇌 청소부’ 깨어난다…치매 막는 단 90분의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309 채혜선([email protected])
2025.12.23. 23:02
정부가 헌혈된 혈액의 ‘ALT 검사’(간 수치 검사)를 폐지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 불필요한 검사로 꾸준히 버려지던 피들이 다시 살아날 전망이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헌혈자 선별 및 혈액검사 적격 기준 개선방안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의학적 측면에서 ALT 선별검사의 즉시 폐지가 최적 방안으로 도출됐다. 주요 근거는 낮은 효용성, 더 정확한 감염병 검사법의 도입, 비용대비 효과 부족, 국제적 가이드라인의 변화, ALT 폐지 효과 등이었다. ALT 검사는 수혈로 인한 B형·C형 간염 전파를 예방할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간염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하는 검사법(핵산증폭검사, 효소면역검사)이 보급되면서 유용성이 낮아졌다. 실제로 미국(1995년)·독일(2003년)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20여 년 전 ALT 검사를 폐지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대만 등에서는 여전히 시행 중이다. 문제는 국민이 어렵게 헌혈한 혈액 중 상당량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국내에서 폐기된 혈액은 약 2억 cc로, 이 중 32.2%(약 19만 유닛)가 ALT 검사 결과로 인해 버려졌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ALT 검사 유용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간 수치는 간염바이러스와 무관한 원인(운동, 약물, 알코올, 비만 등)으로 상승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실제 감염 여부와 무관한 헌혈자를 탈락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간염바이러스 검사 목적으로는 비효율적이므로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국정감사를 계기로 이어진 김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행 계획을 밝혔다. 내년 1분기 혈액안전소위원회 및 혈액관리위원회에 ‘ALT 검사 폐지’ 안건을 올리고, 이후 폐지 결정이 나면 곧바로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각 혈액원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폐지 결정 이후 규칙 개정 즉시 현장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민 의원은 “이번 성과는 국민의 숭고한 헌혈 혈액을 행정 편의주의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과정으로, 앞으로도 비과학적인 보건의료 관행을 바로잡아 헌혈자의 소중한 선의가 단 한 방울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남영([email protected])
2025.12.23. 22:10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얼굴 인식, 청소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기술이 일상화되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인공지능이 의사보다 우세하다는 기사도 자주 보인다. 아플 때 증상을 챗GPT에게 물어보는 것은 매우 간편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한동안 인공지능의 자문을 받곤 했는데, 최근 OpenAI의 새 정책에 따라 챗GPT가 그동안 제공했던 개인 맞춤형 의료 조언을 중단하였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학습하여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분석 업무에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벌써 패턴 인식 중심인 방사선과나 피부과 같은 영역에서의 진단율은 전문의를 능가한다는데, 왜 아직도 인간 의사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았을까? 전적으로 데이터 학습에 의존하는 인공지능은 불완전하거나 질이 낮은 데이터를 학습했을 경우, 즉 잘못 배웠기에 오류를 범할 여지가 있다. 더군다나 인공지능은 주어진 자료의 수준을 검증하는 능력이 인간에 비교해 현저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인간 의사는 새로 접한 지식의 질을 평가하고 환자를 분석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행동 지침을 환자에게 제시하는 다차원적 능력을 갖춘 반면, 고차 집행 기능에 필요한 유기적 유연성·개방성·윤리적 소양이 결여된 인공지능은 결정권을 가질 수 없으며 그저 도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간 의사들이 대체되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사회적 책임 소재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오진으로 의료 과실이 발생했을 경우 누구의 책임이냐는 것이다. 미국처럼 소송이 빈번한 사회에서는 일단 소송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인간 의사의 경우 살아 숨 쉬는 인격으로서 정체가 뚜렷하지만 인공지능이 실수할 경우 과연 인공지능 회사 대표, 개발자, 자료 제공자, 프로그램 운영자 등 여러 관련 당사자 중에서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답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같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의료 인공지능 사업을 철회한 이유에서 나온다. 인공지능 운영자는 어쩌면 걷잡을 수 없는 규모의 법적 리스크를 지게 된다. 현행법상 인공지능은 보조 역할로 제한되어 있고, 의료 분쟁 발생 시 인공지능의 실수를 수용한 의료진이 모든 법적 책임을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 기관 역시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의료 행위를 맡기기 부담스럽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의 역할은 장비 수준으로 인식되어 있으니 인공지능을 확인·감독할 의무는 아직 인간 의사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한 점은 인공지능이 완벽하지 않은 인간에게 배웠기 때문에 인공지능 역시 완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역할이 앞으로 확장될지라도 법적·사회적 제도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인간 의사가 완전히 없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본질적으로 진료 행위는 인간관계에 기반하여 기계가 할 수 없는 공감과 경청을 통해 인격적인 맥락을 짚어내는 능력이 핵심이다. 인공지능은 자유 의지가 없고 인간의 안녕에 대한 욕망·목표·가치관도 없다. 인간 의사의 역할은 이미 인공지능에 의해 변화했고 기술 발전의 속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약진하지만, 생산성·효율성만을 이유로 우리 사회가 인간 의사를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는 순간 환자는 인간이 아닌 차가운 데이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문의: (213)674-7500 정준 / 내과 전문의서울메디칼그룹과 함께 하는 건강이야기 의료서비스 인공지능 의료 인공지능 인공지능 운영자 현행법상 인공지능
2025.12.23. 19:48
연말이 다가오면 유독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흔히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 혹은 연말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울감은 실제로 진단 가능한 질환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감정 기복일까?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홀리데이 블루스는 정신과적 진단명이 아니라,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며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이다. 연구에 따르면 생활 리듬의 변화, 수면 부족, 음주 증가, 경제적 부담, 높아진 사회적 기대감 등은 뇌의 화학적 균형에 영향을 미쳐 정서적 소진과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홀리데이 블루스와 우울증, 또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핵심은 증상의 지속 기간과 강도다. 홀리데이 블루스는 며칠 정도 기분이 가라앉을 수는 있지만, 일상 기능은 비교적 유지되며 휴식이나 주변의 도움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울증이나 계절성 정서 장애는 2주 이상 증상이 지속하고,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으며 일이나 대인관계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겨울철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계절성 정서 장애는 일조량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수면-기상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수치에도 변화가 생겨 우울감, 에너지 저하, 과도한 수면, 체중 증가, 흥미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연휴가 지나도 우울감이 지속하거나 감정이 무뎌지고 극심한 피로가 이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면이나 식욕 변화가 뚜렷해지거나, 불안과 짜증으로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이는 즉각적인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신호다. 임상적으로 상담 치료, 생활 습관 조정, 약물 치료 등을 포함한 조기 개입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증상의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말을 버텨내기 위해 거창한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자고, 아침 시간대에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나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수 있다. 연말에 잦아지는 음주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잠시 긴장을 풀어주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기분 변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가벼운 신체 활동과 충분한 휴식도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피로와 우울을 혼자 견디려 하지 말고, 조기에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연말에 우울감이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개인의 나약함이나 잘못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 시기에 평소보다 더 쉽게 지치고 감정 기복을 경험한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돌보는 것이 필요하며,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문의: (213)413-3000 김보라 박사(MD) / 할리우드 차병원 최고 의료 책임자건강 칼럼 우울감 연말 우울감 에너지 홀리데이 블루스 계절성 정서
2025.12.23. 19:46
Covered California가 모든 무보험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12월 31일까지 건강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2026년도 건강보험 가입을 위한 오픈 등록 기간은 1월 31일에 종료되지만, 1월부터 보험 보장을 받으려면 이번 연말까지 가입해야 한다. 190만 명 이상의 Covered California 기존 가입자들도 12월 31일까지 내년도 건강보험 보장 내용 변경을 마쳐야 한다. 이번 오픈 등록은 2026년을 앞두고 종료가 예정된, 강화된 보험료 세액 공제로 인해 더 특별한 기간이었다. 2021년 도입된 이 확대 지원 덕분에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ACA)에 따른 보험 가입자 수는 전국적으로 두 배가 늘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23% 이상 증가했다. 이번 오픈 등록 기간 동안, 12월 20일 현재 123,461명의 캘리포니아 주민이 2026년도 건강보험에 가입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감소한 수치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25년 가입자 수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190만 명의 캘리포니아 주민이 2026년도 건강보험에 가입했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1,816,067명의 캘리포니아 주민이 기존 플랜을 갱신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한 것이다. 갱신 가입자 수는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납부한 이후인 다음 달에 더 정확히 파악되며, 최종 수치는 봄에 공개될 예정이다. Covered California의 제시카 알트먼(Jessica Altman) 이사는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가족 모임이 많아질수록 건강보험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죠. 하지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의 신체적·정신적·재정적 건강을 지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올해는 12월 31일 마감일이 그 어느 때보다 특히 중요합니다. 의회가 1월에, 강화된 보험료 세액공제(EPTC) 연장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거나 현재 플랜을 변경하기 위한 옵션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Covered California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분을 도와드릴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오픈 등록 기간에 접어들면서, Covered California는 역사적인 가입 규모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2025년에는 약 200만 명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주민이 Covered California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수백만 미국인들의 월 보험료 부담을 낮춰주는 데 기여한 연방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는 상황에서도, Covered California는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보험과 치과보험을 유지하거나 새로 가입할 수 있는 선택지를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Covered California의 메디칼 최고 책임자인 모니카 소니(Monica Soni) 박사는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여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더 건강해지고, 직장과 학교, 그리고 삶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라며 “연말을 맞아 연말 선물 목록에 건강보험을 꼭 올려두세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Covered California 플랜은 무료 연례 예방 건강검진을 보장하니까 2026년을 건강하게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신규 가입자 약 123,000명의 거의 절반인 57,838 명은 남부 캘리포니아 4개 카운티(로스앤젤레스,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29,000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가 라티노로 확인되었으며, 현재까지 25,000명 이상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보험에 가입했다. 30,000명 이상의 백인 캘리포니아 주민과 3,000명 이상의 흑인 캘리포니아 주민도 보험에 가입했으며, 23,000명 이상의 캘리포니아 주민은 인종이나 민족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UCLA 보건정책연구센터에서 연구한 캘리포니아 보험시장 시뮬레이션 모델(CalSIM)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Covered California를 통해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거나(508,000명) 저비용 또는 무료 Medi-Cal에 대한 자격이 있는(682,000명) 약 120만 명의 캘리포니아 주민이 보험 가입 자격이 있는데도 여전히 2026년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CalSIM 데이터는 특정 그룹이 불균형적으로 높은 비율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Covered California를 통한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있는 508,000명의 무보험 캘리포니아 주민의 57%가 라티노이고, 50%는 45세에서 64세 사이이며, 이들은 주 전역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비용 상승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2025년, 뉴섬 주지사와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강화된 비용분담 경감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주 예산을 증액, 자격 기준 확대를 위해 1억 6,500만 달러를 배정했다. 이를 통해 연방 빈곤선 기준 소득의 200%를 초과하는 캘리포니아 주민들도 디덕터블이 없고 본인 부담금이 줄어든 강화 실버 73 플랜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 캘리포니아는 최저소득 가입자들이 큰 폭의 보험료 인상으로부터 보호받고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2026년을 위해 주정부는 연방 빈곤선의 165% 이하 소득자에게 주 정부 지원 세액 공제를 제공하기 위해 1억 9,000만 달러를 배정했다. 주정부는 이러한 지원을 통해 개인 연소득 23,475달러 이하, 4인 가족 연소득 48,225달러 이하인 가입자들의 월 보험료를 2025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개인 연소득 25,823달러 이하, 4인 가족 연소득 53,048달러 이하인 가입자들에게도 부분적인 추가 지원을 확대 제공한다. 현재까지 오픈 등록 기간 동안, 364,000명 이상이 주정부 보조금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했다. 건강보험 지원금은 여전히 제공되고 있으며, Covered California 가입자의 약 92%가 지원받고 있다. 가입자의 절반은 2026년에 월 10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약 4분의 1은 같은 가격으로 실버 플랜에 가입할 수 있다. 또한, 보험을 갱신하는 기존 가입자의 17%는 현재 플랜을 유지할 경우 2026년에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구나, 흑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 가입자의 50% 이상은 월 10달러 미만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라티노 가입자의 53%는 월 25달러 미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 Covered California 가입자이면서 조기 은퇴자인 오렌지 카운티 거주 멜라니씨는 “[건강보험이] 없다면, 어마어마한 의료비 청구서를 마주했을 거예요. 정말 힘든 한 해가 되어 7, 8천 달러 정도를 내게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7, 80만 달러를 지불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심이 되죠.”라며 건강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CoveredCA.com의 ‘Shop and Compare Tool’을 이용하여 주요 보험사들의 다양한 플랜 옵션에 대한 월 보험료 견적을 비교하고, 어떤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며, 모든 선택지를 살펴볼 수 있다. Covered California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쇼핑하고 비교하여 보험을 갱신하는 가구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음과 같다. • 플래티넘 플랜 가입자는 현재 보험사에서 월 보험료가 23% 더 저렴한 플랜을 찾을 수 있다. • 골드 플랜 가입자도 현재 보험사에서 월 보험료가 23% 더 저렴한 플랜을 찾을 수 있다. • 실버 70 및 73 플랜 가입자는 현재 보험사에서 월 보험료가 39% 더 저렴한 플랜을 찾을 수 있다. “식료품부터 개스까지 모든 물가가 오르는 시기일수록, 건강보험에 여러 선택지가 있음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알트먼 이사는 또 “정규직, 파트타임, 프리랜서, 은퇴자나 일시적 실직 상태, 어떤 경우든 상관없이 저희는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질 좋은 건강보험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쉽고 간편한 보험 가입 소비자들은 CoveredCA.com을 방문하여 자신의 옵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고, 자신이 재정 보조를 받을 자격이 되는지, 자신의 지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보험 옵션은 무엇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보험 옵션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 주 전역 14,000명 이상의 공인 에이전트 및 지역사회 기반 단체들로부터 다양한 언어로, 기밀이 유지되는 무료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언어나 방언으로 도움이 제공된다. • 공인 가입 상담원에게 전화하여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Covered California의 온라인 견적 툴을 이용한다. • (800) 300-1506, Covered California로 전화한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캘리포니아 주민은 주 세무국(Franchise Tax Board)에서 부과하는 세금 벌금 대상이 된다. 1년 내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성인 1인당 최소 900달러, 18세 미만 부양 자녀 1인당 최소 45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4인 가족이 1년 내내 무보험 상태일 경우 최소 2,7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california 건강보험 건강보험 가입 보험료 세액공제 보험 가입자
2025.12.23. 16:09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평균 7.8% 인상된다. 특히 손해율이 크게 오른 4세대 실손보험의 인상 폭은 2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23일 설명자료를 통해 2026년도 실손의료보험 전체 보험료 인상률 평균이 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으로 약 7.8%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인상률 9.0%보다 1.2%p 낮은 수치다. 세대별로 보면 1세대 실손보험은 3%대, 2세대는 5%대 인상에 그친 반면 3세대는 16%대, 4세대는 20%대 인상이 예상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19.3%로 지난해 116.6%보다 상승했다. 이에 따른 위험손실액은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47.9%로 급등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급이 많아 적자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1세대 손해율은 113.2%, 2세대는 112.6%, 3세대는 138.8%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와 이에 따른 누적 적자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손·생보협회는 필수 의료 중심의 의료체계 정상화와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적정 의료비 보장을 위한 실손보험 개편 방안 이행에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발표된 인상률은 보험사 평균 수준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보험료 조정 폭은 개인별 계약 갱신 시 보험사가 발송하는 안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5.12.23. 0:09
한국암웨이 ‘마이웰니스 랩’ 개인맞춤 건강수명 플랫폼 내달 론칭 건강 상태·잠재 위험 요인까지 분석 운동 등 고도화된 맞춤형 케어 제공 저속 노화, 건강수명 등 웰니스 트렌드 확산으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GWI)에 따르면 세계 웰니스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6조3000억 달러에서 연평균 약 7.3%씩 성장해 2028년 약 8조9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영하권의 낮은 기온과 큰 일교차가 이어지며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가 더욱 느는 시기다. ━ 치료서 예방으로 건강 관리 트렌드 변화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내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알아야 그에 맞춰 필요한 부분을 미리 관리할 수 있다. 최근 ‘치료’에서 ‘예방’으로 건강 관리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건강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감대 역시 크게 높아졌다. 이달 헬스&웰니스 전문 기업 한국암웨이가 발표한 ‘한국인 건강 관리 인식 및 행태 조사’(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 대상)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전체 응답자의 86.2%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83.3%가 최근 2년 이내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건강검진 수검 빈도도 주목할 만하다. 82.7%의 응답자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중 50.8%는 ‘2년에 한 번씩’, 28.9%는 ‘매년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주로 국가건강검진(53.0%)이나 직장건강검진(31.5%)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 후에는 결과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수다. 하지만 생소한 전문 용어와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쉽지 않고, 질병의 경계선에 있어도 정상 범위라고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암웨이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무려 70.5%의 응답자가 결과지를 꼼꼼히 확인한다고 답했으나 74.6%는 ‘검진 결과 이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이유로 ‘수치(검사 값)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움’(39.5%), ‘추가 필요 조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음’(29.1%), ‘의학 용어가 어려움’(25.7%) 등을 꼽았다. ‘검진 결과를 정기적으로 기록/정리하며 추적한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검진을 받은 후 생활 습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적극적인 노력은 미흡한 경향도 눈길을 끈다. 전체 응답자의 70.2%가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응답자는 5.6%에 그쳤다. 그 이유로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렵거나 부담스러워서’(34.9%), ‘바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9.8%)를 택했다. ━ 저속 노화 위한 개인 맞춤형 가이드 제공 한국암웨이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2026년 1월, ‘마이웰니스 랩(myWellness LAB)’을 대대적으로 선보인다. 내 건강 상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잠재된 건강 위험 요인까지 파악해 건강수명을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기획된 ‘개인맞춤 건강수명 플랫폼’이다. 일반 건강검진은 질병의 유무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해주기 때문에 현재 질병이 없어도 무엇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또 그 이면의 내용을 해석하기도 쉽지 않다. ‘마이웰니스 랩’은 주요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 정보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기반의 AI 알고리즘으로 노화 속도를 비롯한 주요 건강지수와 건강위험 요인을 분석해 생활습관 성형을 통한 건강수명 관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식습관과 운동, 수면습관 등의 가이드를 제공해줌으로써 저속 노화를 위한 한층 정교하고 고도화된 맞춤형 케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암웨이는 이처럼 혁신을 거듭하며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서 오랫동안 리더십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암웨이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는 여러 제품을 한 포에 담은 색다른 형태의 ‘커스터마이즈드 팩’을 론칭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후 식약처 규제 샌드박스 시범 사업이 시작된 2020년에는 해당 논의를 주도해 소분형 건기식 제품 보급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어 2022년 HEM파마와 손잡고 선보인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솔루션 ‘마이랩’까지 큰 인기를 끌며, 한국암웨이는 국내 맞춤형 건기식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내달 선보이는 ‘마이웰니스 랩’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서 암웨이의 모든 역량이 응축된 역작이다. 암웨이가 10여 년 이상 축적해온 건강 및 영양 빅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연구를 바탕으로 선보이는 솔루션인 만큼, 저속 노화를 위한 진정한 개인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암웨이 신은자 대표는 “지속가능한 건강을 위해서는 노화 속도를 비롯한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고 위험 요인을 미리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생활습관 성형이 중요하다”며 “내달 선보일 ‘마이웰니스 랩’은 이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혁신에 기반을 둔 웰니스 솔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류장훈([email protected])
2025.12.22. 13:31
그 남자가 등장하는 순간 숨이 멎었다. 탄탄한 체구, 성큼성큼 내딛는 무게감 있는 걸음, 또렷하게 울리는 목소리까지. 그는 넥타이에 조끼까지 단정하게 갖춰 입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한 손엔 묵직한 서류 가방, 다른 한 손은 멀리서부터 환하게 흔들어 오는 제스처까지. 누가 봐도 ‘60대 젠틀맨 배우’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 깊이 팬 주름도 거의 없이, 검버섯이나 잡티도 눈에 띄지 않는 그의 피부에선 소위 ‘속광’까지 감돌았다. 맑은 안광이 나오는 눈빛을 보니 나이를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취재진이 웅성거리는 분위기를 읽었는지, 그는 씩 웃으며 지갑을 꺼내 보였다. “자, 확인해 봐유!” 주민등록증과 학생증이 탁하고 테이블 위에 놓였다. 앞자리 ‘34’, 올해 나이 91세. 세 살 된 증손주까지 둔 ‘증조할아버지’가 맞았다. 일명 ‘남자 이길여(가천대 총장)’로 통하는 ‘우주 최강 동안’ 외모의 주인공, 배재대 평생교육융합학부 24학번 박도규(91·이하 경칭 생략)씨다. ‘세상에 이런 일이’,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도규는 대학 새내기로 입학했던 지난해 4.5점 만점에 4.3점이란 경이로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40살 차이 나는 젊은 동기들조차 엄두도 못 낼 학구열 만렙의 실력자였다. 〈100세의 행복2〉이번화는 세월을 비껴간 믿기 어려운 초동안의 비밀을 파헤쳤다. 막내딸뻘 동기에게 ‘오라버니’ 소리 듣는 멋쟁이 만학도, 박도규의 젊음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식습관·수면습관 등 생활 면면에 답이 있었다. 꿀피부 비밀, 로션 대신 바르는 화장품 지난달 20일, 대전 배재대에서 그를 만나 학교 앞 칼국숫집으로 향했다.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SUV 차량 문을 먼저 열어주는 손짓부터 이미 몸에 밴 매너가 느껴졌다. 식당 안에는 30~40살 어린 동기들이 그를 향해 “오라버니~” 하고 반갑게 부르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 섞여 앉은 박도규의 얼굴에선 세월의 흔적을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얼굴에 뭐 바르세요?” “20년 가까이 로션 한 번 안 발랐는데요?” “네?” “대신 이거 하나만 7~8통씩 쟁여놔요. 얼굴과 전신은 물론 머리카락까지 다 발라요.” 깊은 주름도, 거뭇거뭇한 검버섯도 보이지 않는 꿀피부의 비결을 듣자마자 취재진은 무릎을 탁 쳤다. (계속) 박도규는 지난해 배재대 평생교육융합학부 24학번으로 입학했다. 인싸인 그는 공부도 잘한다. 수업시간 맨 앞줄에 앉아서 교수의 말을 한 글자도 흘리지 않고 책과 노트에 빼곡히 옮기는 게 공부법이라 했다. 자연스레 그의 가방 안이 궁금했다. 손자가 쓰던 오래된 철필통, 그 안에 가지런히 꽂힌 필기구, 구겨진 페이지 하나 없는 전공 서적, 판서와 자신의 생각을 빽빽하게 옮긴 과목별 노트까지. 그리고 박도규가 수시로 입에 달고 살아서 가방에 꼭 들고 다닌다는 이것까지…. 학점 4.3의 비밀은 이렇게 반듯한 도구들과 그걸 꾸준히 들고 다니는 성실함의 무게였다. 에필로그: 91세 ‘초동안’ 대학생 이제껏 취재진이 인터뷰 도중 주민등록증까지 꺼내어 나이를 확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박도규 할아버지는 91세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부터 성큼성큼 걸음걸이까지 모든 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해서 충격적이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역대급 동안 피부 비법이 가장 놀라웠는데요. 당장 3000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종일 그를 따라다니다 보니 그는 마인드도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요. 그가 남긴 명언이 있습니다. “용돈만 줘서는 자식 손주들이 ‘고마워’만 하지, ‘대단하다’는 말을 안 한다. 학교 성적표를 뽑아줘야 비로소 대화 상대로 인정해준다.” 젊게 살려면 젊은이들과 어울리라는 거죠. 어떻게 어울려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막내딸뻘 동기들에게 ‘오라버니’라 불리는 인기만점 박도규에게 그 비법도 함께 들었습니다. 젊은이들 틈에서 더 빛이 나는 박도규의 유쾌한 일상 속으로 같이 들어가 보시죠.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시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91세 24학번 ‘남자 이길여’…학점 4.3 받는 가방 속 필수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460 100세 시대를 위한 가장 지적인 투자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페이지는 하이퍼링크가 바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번거롭지만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어 주세요. 100세의 행복 시리즈 전체 둘러보기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92 한국서 노벨상 가장 가까운 男…89세 조장희, 40대 뇌 유지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669 90세가 매일 와인 1병 깐다…몸 망쳤던 그의 99개 필살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868 총알 박힌 허리도 고쳤다…92세 前장관 놀라운 '셀프 운동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3066 돌연 인터뷰 끊고 신발 벗었다…93세 심리학자, 마법의 오후 3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4962 “안 먹으면 죽어요” 버럭했다…이어령 아내, 92세 강인숙 후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5574 티라미수 한조각, 점심이었다…97세 서울대 前총장 ‘초절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2652 김서원.정세희.서지원([email protected])
2025.12.22.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