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민간 기업이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러시아산 나프타를 확보해 숨통을 텄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도입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이 이날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에 도착한다. 이는 국내 월평균 사용량(약 400만t)에 비하면 약 3~4일 치 수준이지만 중동 사태 이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체 공급선을 발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기초 원료다. 플라스틱·포장재, 자동차 내외장재·타이어, 가전 케이스, 의류(합성섬유), 의료·생필품(비닐, 페트병 등)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도입을 주저해 왔다. 특히 금융 결제 시스템 차단과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위험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에 산업부는 미국 재무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달러 외 루블화 등을 활용한 결제가 가능하고 2차 제재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확답을 받아내며 도입의 물꼬를 텄다. 현재 한국은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중동산 비중이 77%에 달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정세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러시아산 도입은 이러한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러시아산 나프타가 장기적인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도입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가 4월 11일까지만 유효한 상황"이라며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급이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3.30. 2:45
중동전쟁이 초래한 ‘포장재 대란’이 소상공인과 관련 업계 전반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성명서를 통해 “‘포장재 대란’으로 소상공인들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부와 배달 플랫폼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중동전쟁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등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두배로 올랐고, 이에 따라 현장에선 ‘포장 용기 가격이 40% 넘게 올랐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배달 비중이 높은 외식업과 카페, 동네 슈퍼 등 소매업 소상공인들은 배달 용기와 비닐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놓였다”며 “급격한 원가 상승에도 판매가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렵다보니 진퇴양난의 위기에 내몰렸다”고도 했다. 실제 배달·테이크아웃 중심 카페와 식당에선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한 카페를 운영하는 안은주씨는 “디저트를 담는 포장 용기 한 박스(500개) 가격이 지난달 8만1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올랐다”며 “제품에 따라 20~50%가량 상승해, 더 오르기 전에 많이 사둬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도 “포장 용기 업체에서 ‘다음 달부터 가격이 더 오른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추가 주문했다. 부피가 커 보관도 어렵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용기 및 비닐 포장재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영세 업체인데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생산량이 줄고 가동률도 떨어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가공업체의 90%가 20인 이하 영세 사업자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재기가 늘면서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한시적으로 구매 수량 제한을 시행했다. 식품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포장재 재고가 한두 달치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어서다. 업계에선 4월이 지나면 식품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라면이나 과자 포장재를 비닐 대신 종이로 바꾸는 건 현실성이 낮다”며 “설비도 바꿔야 하고, 식품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와 뷰티 업계 역시 같은 이유로 대체 포장재를 찾기가 어려워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6.03.30. 2:35
<사진>안양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와 (사)한국스포츠산업협회 MOU 기념촬영 사진(좌부터 한국스포츠산업협회 박성배 사무총장(안양대 교수), 백종대 회장, 안양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손지영 학과장, 조규일 교수) -국내 최대 스포츠·레저산업 전시회인 'SPOEX 2026' 서 MOU 체결 큰 성과 -양측 300여 회원사 네트워크 활용 산학연계 인턴십 및 취업프로젝트 본격 가동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 스포츠응용산업학과와 (사)한국스포츠산업협회(회장 백종대)가 스포츠 산업 진흥 및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27일 열린 이번 협약식에는 안양대학교 손지영 학과장과 임효성 교수, 조규일 교수를 비롯해 한국스포츠산업협회 백종대 회장, 박성배 사무총장(안양대 교수)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측의 협력강화 방안이 논의되었다. 주요 협력 사항으로는 △학생들의 산업 현장 실습 및 인턴십 프로그램 운영, △스포츠 산업 분야 공동 연구 및 정보 교류, △전문가 초청 특강 및 취업 멘토링 지원, △스포츠 이벤트 및 컨퍼런스 공동 개최 등이 포함되었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인가 단체로서, 지난 20여 년간 국내 스포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선도해 온 대표적인 기관이다. 양측은 급변하는 스포츠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학술 이론과 산업 현장의 실무를 결합한 '현장 중심형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안양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손지영 학과장은 “국내 스포츠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스포츠산업협회와의 협력은 학생들이 현장의 생생한 흐름을 배우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협회의 광범위한 회원사 네트워크와 스포츠응용산업학과의 교육 역량이 만나 실질적인 취업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백종대 회장은 “스포츠산업 일선에 잠재력 있는 우수한 체육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협회가 보유한 300여 개 회원사의 네트워크와 실무 인프라를 적극 개방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산업 현장을 경험하고 취업까지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레저 산업 전시회인 ‘스포엑스 2026(SPOEX 2026)’ 현장에서 이루어져 그 의미를 더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재학생들은 이번 전시회 현장에 직접 참여해 최신 산업 트렌드를 견학했으며, 업무협약식이 끝난 뒤 이어진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주최 ‘스포츠산업포럼’ 참관으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1학년 박채민 학생(전 배구 선수)은 “박람회 부스에서 본 스포츠테크놀로지와 스포츠비즈니스 모델들을 시연하는 미래의 나를 상상해 보았다”며, “그동안 실업팀 입단만을 꿈꾸던 과거와 달리 대학 진학 후 나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더 넓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스포츠산업수요에 부합하는 현장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강의실의 경계를 허문 교외 비교과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앞으로도 이러한 현장 밀착형 교육 시스템을 상설화하여 졸업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 즉각 업무를 맡아 일할 수 있는 '실무 완성형 인재'를 배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기사는 안양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박선양
2026.03.30. 2:31
포탄은 중동에 떨어졌는데, 정작 비명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오는 형국이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달 새 33% 급등하고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 반면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과 인접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하락했다. 30일 글로벌 채권 정보업체 씨본즈(Cbonds)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6일 기준 한국 CDS 5년물은 33.84bp(1bp=0.01%포인트)로 이달 초(25.36bp) 대비 33.43% 급등했다. 2024년 계엄 사태 당시(35.56bp)에 근접한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 부도 위험에 대비해 투자자가 지급하는 보험료로, 100만 달러 규모 국채 기준 연간 3384달러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13.34%·74.55bp)과 사우디(-9.05%·80.36bp)는 같은 기간 CDS 프리미엄이 오히려 하락했다. 일본(4.02%·26.38bp), 중국(7.78%·49.86)과 비교해도 한국의 상승 폭은 가장 가파르다. 절대 수치는 한국이 이스라엘·사우디보다 낮지만, 진폭은 한국이 더 크다. 대외 충격에 민감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직접 개입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사우디는 유가 상승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의 부도 위험이 급등한 건 에너지 구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이 중 68%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여기에 제조·수출 중심 산업구조까지 겹쳐 유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중동 의존도(약 95%)가 더 높지만 CDS 프리미엄 상승 폭은 한국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위기 때 안전자산으로 강세를 보이는 엔화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고,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단기 가격 충격이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반면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위기 때마다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자본 유출이 확대되면서 신용 위험과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실제 한국 CDS는 3월 초까지 20bp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건 중동 사태의 장기화다. 외국인 자금 유출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도 증가한다. 다만 한국의 외환보유액(4276억 달러)과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CDS에 내재한 국가 부도 확률 역시 0.56%(회수율 40% 가정)로 낮은 수준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본부장은 “중화학 공업 비중이 큰 경제 구조상 중동발 위기에 취약한 데다 금융시장 규모가 작고, 달러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볼 때 한국이 아직 선진국 경제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제조업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한 위기 노출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3.30. 1:58
휴온스그룹이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휴온스그룹(회장 윤성태)은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메딕스가 최근 공시한 중장기 배당정책에 맞춰 올해 분기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메딕스는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2025 결산배당으로 각각 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정기주주총회 이후인 오는 4월 3일이다. 금번 결산 배당 결정으로 2025사업연도 배당으로 3사는 모두 전년 대비 늘어난 금액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휴온스글로벌이 오는 4월 23일, 휴온스와 휴메딕스는 4월 22일 각각 결산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휴온스글로벌은 반기배당과 분기배당을 포함해 2025년 사업연도 배당으로 1주당 총 88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한다.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금액이며 배당총액은 107억원에 달한다. 휴온스는 1주당 총 92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한다. 전년 대비 45% 늘어난 금액으로 배당총액은 107억원에 달한다. 휴메딕스의 2025년 배당 총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96억원이다.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메딕스는 앞서 지난 2023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배당정책 안내’를 공시하고 이행했다. 주당배당금을 직전 사업연도 대비 0~30% 상향해 중간 및 결산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지난 2월에는 분기 배당 내용을 포함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새롭게 공시했다. 올해는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매 분기 지급해 연간 총 8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향후 2028년까지 매년 5%~30%까지 주당배당금을 상향해 주주환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당재원은 자본준비금 감소를 통한 감액배당으로 진행돼 주주들은 비과세 배당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휴엠앤씨는 최초로 주당 200원의 2025년 결산 배당을 실시하기로 지난 2월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약 20억원으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금액을 재원으로 전액 비과세로 지급될 예정이다. 배당기준일은 정기주주총회 이후인 오는 4월 3일이며 배당 지급 예정일은 오는4월 22일이다. 휴온스그룹 윤성태 회장은 “휴온스그룹은 녹록지 않은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주 가치 향상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잊지 않고 실천해 왔다”며 “앞으로도 중장기배당정책과 분기 배당 등 주주분들을 위한 배당 정책을 깊게 고민하고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30. 0:20
━ 혁신창업의 길 101. 대덕특구 ‘축적의 시간’이 열매를 맺고 있는 걸까. 한국 과학기술의 요람, 대전 대덕이 K-딥테크의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실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상장기업으로 성장하고, 대기업 그룹에 편입돼 신성장 동력으로 자라고 있다. 대덕특구 내 코스닥 상장기업만 63개사에 달한다. 대덕은 연구단지로 시작했다. 1973년, 유성에서 첫 삽을 뜬 뒤로 표준연구원·화학연구원 등이 줄지어 들어섰다. 기업의 부족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돕는 ‘산업화의 씽크탱크’가 대덕연구단지의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업이 대덕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R&D 역량이 대덕을 넘어선 때문이다. 과제 수주로 인건비를 벌어야 하는 PBS제도, 실패를 용인 않는 평가제도 등도 악역을 했다. 대덕은 길을 잃은 듯 보였다. 연구 성과는 ‘우수’한데, 쓸 곳이 없었다. ‘연구를 위한 연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추격형(fast follower)이 아닌 선도형(first mover) 연구로 체질을 개선하고, 그 연구 성과가 신산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변화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래도 선구자들은 있었다. 제도와 환경이 따라주지 않아도 결실을 만들어냈다. 성공 사례가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축적의 시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됐다. 판이 흔들리기 시작하니, 가려진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땅에선 불가능할 것 같았던 퍼스트 무버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5일 연구단지를 넘어 연구개발특구로 성장한 대덕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소룡’(小龍)들을 탐구했다. ━ 휴보가 성장해 삼성그룹으로 연구단지의 동편 끝자락, 대전테크노밸리가 시작하는 대전 유성 문지동. ‘휴보 아빠’ 오준호 KAIST 교수가 2011년 창업한 로봇 스타트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3층짜리 사옥 앞이 주차된 차량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연면적 1만4830㎡(약 4500평), 7층짜리 세종 신사옥으로 이사하느라 분주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1년 2월 코스닥에 상장하고, 2024년 12월 삼성전자가 지분 35%를 사들여 삼성그룹의 일원이 됐다. 로봇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삼성의 오픈이노베이션 미래전략이었다. 주가는 한때 93만8000원까지 폭등했다. 코스닥 시총 순위는 5위(3월 27일 현재 시가총액 10조 9997억원). 오 교수의 제자인 최고기술책임자(CTO) 허정우 이사는 “2족과 4족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매년 5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주인 오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떠나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안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할 예정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북쪽으로 10㎞를 올라가니 스탠다드에너지 사옥이 나왔다. KAIST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부기 대표가 2013년 창업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특화 이차전지 스타트업이다. 세계 최초로 화재나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차세대 ESS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개발했다. 화재가 잦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가 이어졌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롯데케미칼 등으로부터 최근까지 1200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테크놀로지 파이어니어 100개사’에 선정됐고,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그린테크 250대 기업에 올랐다. 김 대표의 안내로 사옥 지하로 내려가니 생산라인이 나타났다. 연간 50MWh(메가와트시) 규모의 파일럿 라인으로, 기가와트(GW)급 대량생산으로 가기 전 초기 수요에 대응하는 설비였다. 이차전지는 통상 폭발 위험 때문에 지하 공간에서 생산을 할 수 없지만, 스탠다드에너지는 달랐다. 바나듐이온배터리의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김 대표는 “바나듐이온배터리는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화 시대의 판을 바꿀 신기술”이라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지배적인 생태계를 파고드는 데 시간이 들긴 하지만 이미 기술검증 단계를 넘어 대전 지하철 구암역 등에 실제로 설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대덕에서 피어나는 한국 우주산업 유성 서쪽 지족동에 자리 잡은 컨텍도 찾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 이성희 대표가 2014년 설립한 우주 스타트업이다. 컨텍은 세계 10개국, 13곳에 설치한 지상국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트업이지만, 지상국 시스템 설계부터 위성 영상 분석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룬 국내 유일 기업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저궤도위성들이 주 고객이다. 관제실 벽 한쪽엔 가로·세로 4.92×2.1m의 우주관제 모니터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2024년 3월엔 자체 위성 ‘오름샛’까지 쏘아 올렸다. 무게 26㎏짜리 초소형 저궤도 위성으로 지구관측과 광통신 기술 실증을 한다. 역시 항우연 출신 유장수 회장이 설립한 인공위성 제작기업 AP위성이 2024년 7월 계열사로 편입돼 사업부문이 넓어졌다. 두 회사 모두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AP위성은 2016년, 컨텍은 2023년 상장됐다. 서동춘 사장은 “우주는 이제 꺾이지 않는 산업이 됐다”며 “컨텍도 AP위성과 함께 최근 수년간 매년 30~40%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은 코스닥 대장주다. 올 초만 하더라도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으나, 최근 삼천당제약·에코프로 등과 함께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번거로운 정맥주사를 간단한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하이브로자임' 기술로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다. 지난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2조원 규모의 원천기술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했고, 올해도 지난 1월 미국 GSK 자회사 테사로와 42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다. 전태연 대표는 “우리와 계약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그들의 기존 블록버스터 약에 우리 기술을 얹어 제형을 바꾸는 구조라 기술이전 후에도 로열티가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덕특구의 비상은 수치로 증명된다. 특구 내 코스닥 상장사 63개의 총 시가총액은 약 72조원에 달한다. 코스닥 전체 시총(625조 원)의 11.5%를 차지한다. 존재감은 시총보다 더 뛰어나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사 중 알테오젠·레인보우로보틱스·리가켐바이오 등 3개사가 특구 기업이다. 대덕은 이미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수준을 넘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대기업의 신성장 엔진 역할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에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만이 아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출신들이 1999년 창업한 쎄트렉아이는 2014년 상장을 거쳐 2021년에 한화에어로스페스의 자회사가 됐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권인 리가켐바이오도 2024년 3월 제과기업 오리온의 일원이 됐다. ━ 대덕 생태계에 녹아든 LG화학 출신들 상장사들의 화려한 기록 뒤에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비상장 딥테크' 군단이 포진해 있다. 정명수 KAIST 교수가 창업한 파네시아는 창업 2년 만에 누적 투자 1000억 원을 달성하며 AI 반도체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차세대 규격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정호 KAIST 교수가 창업한 소바젠은 '체성 돌연변이' 기반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를 개발했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안젤리니파마와 약 7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김형우 대표가 2016년 창업한 블루타일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초정밀 펨토초 레이저 광원을 100% 국산화하며 반도체와 2차전지 공정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있다. 대덕특구엔 R&D 기술사업화의 이단아 같은 기업도 적지 않다. 이른바 LG화학 사단이다. 대덕 내 첨단 바이오 상장사 중 약 21.2%의 대표자가 LG화학(옛 LG생명과학) 출신이다. IMF 외환위기로 대덕 내 기업 연구소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때 퇴사한 연구인력들이 대덕 혁신 생태계에서 다시 싹을 틔웠다. 노키아가 무너진 핀란드가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성지가 된 것과 유사한 사례다. 리가켐바이오와 알테오젠· 펩트론 등이 LG 출신들이 세운 회사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대덕특구내 연구소와 대학의 기술이전은 매년 늘어 2023년엔 2021건을 기록할 정도로 K-딥테크의 원천이 되고 있다”며 “중국 항저우에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6소룡'이 있다면, 대덕에는 세계 시장을 호령할 'K-딥테크 소룡'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준호([email protected])
2026.03.29. 23:24
LG화학이 반도체·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전자소재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매출을 현재 1조원 규모에서 2030년 2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LG화학은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통합·신설했다. 정밀 소재 분야의 신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미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먼저 반도체 분야에선 인공지능(AI)·비메모리용 패키징 소재까지 개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 전장 부품용 소재 분야에선 배터리용 방열 접착제를 비롯해, 차량용 모터·전력반도체·센서 솔루션 등에 집중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확장현실(XR)·로봇 등에 적용되는 차세대 제품의 소재 설계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지난해 말 김동춘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전자소재 사업부장과 첨단소재 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기술 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김동춘 CEO는 “그간 석유화학에서 첨단 소재로 누구보다 빠르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사업환경 변화 속 도전과 도약을 지속해 왔다”며 “미래 신소재 분야에 모든 역량과 기술을 투입해 기술 중심의 고부가 첨단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CEO는 지난 25일 장내매수를 통해 LG화학 보통주 336주를 총 9970만원 규모(주당 29만6737원)로 매입했다. LG화학 측은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기업의 중장기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3.29. 23:12
정부가 하루 사이 휘발유 가격을 200원 넘게 인상한 주유소를 직접 찾아가 긴급 점검에 나섰다. 국제유가 상승을 틈탄 과도한 가격 인상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김정관 장관이 범부처 합동점검단과 함께 서울의 한 자영 주유소를 불시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해당 주유소는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지난 27일,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하루 만에 각각 214원, 216원 인상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2차 최고가격 인상 폭(리터당 210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기존에 확보해둔 저가 재고가 남아 있었음에도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점검단은 가격 인상 적정성을 비롯해 재고 및 수급 상황, 석유제품 품질, 비정상 유통 여부,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정부는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동시에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점검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 장관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현장의 부담이 큰 점은 이해하지만, 최고가격제를 초과하는 급격한 인상은 국민 부담을 키우고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유가 상승을 틈탄 불합리한 가격 인상과 시장 교란 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6.03.29. 23:10
내년 정부 예산이 역대 처음으로 800조원 가까운 규모로 짜여진다. 예산은 인공지능(AI) 전환, 지방 소멸 대응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대신 정부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조정이 어려운 ‘의무지출’도 법 개정을 통해 10% 줄이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30일 기획예산처는 이런 내용의 ‘2027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안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 과정 전체를 주관한 첫 번째 예산안이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 등을 담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각 부처는 예산안을 요구할 때 이를 따라야 한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의 기본 방향에 대해 “국정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 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한다”며 “그러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재원을 배분하는 절차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안(728조원)보다 5.0% 증가한 764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현재 편성 중인 약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반영되면 내년 예산은 80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정부 예산은 2017년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는데, 10년여 만에 나라 살림 규모가 약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투자할 4대 중점 분야로 ▶AI 전환(AX) 등 성장 패러다임 전환 ▶5극·3특 성장엔진 육성 등 지방 주도 성장 ▶스타트업·청년 등 모두의 성장 통한 양극화 구조 개선 ▶안전·평화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가장 앞에 세운 건 AX와 녹색 전환(GX)이다. 산업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을 지원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업종별로 제조·실증·보급 각 단계의 AI 도입을 추진하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 AI 산업 생태계를 키울 계획이다. 또 권역별 주력산업을 대규모 AX 연구·실증과 연계해 생산성을 높인다. 수도권 중심 성장을 벗어나 지방 성장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통합 지방정부에는 연 최대 5조원,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다. 공공기관 이전도 적극 지원한다. 특히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재정사업 지방 우대원칙’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올해 예산에는 아동수당 등 7개 사업을 대상으로 지방 우대를 시범 적용했는데, 내년부터는 각 부처가 적용 대상 사업을 발굴해 예산안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번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지출 구조조정 기준 및 추진 방안’도 포함됐다. 여기서 기획처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각각 15%, 1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의무지출은 지출 근거와 요건이 법령에 규정돼 있는 정부 예산으로, 기초연금과 건강보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이 대표적이다.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로 의무지출 규모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 365조원에서 2028년이면 433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의무지출 감축 목표치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무지출을 조정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므로, 기획처는 각 부처에 의무지출을 줄일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및 입법 조치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한 상태다. 기획처는 구체적인 의무지출 감축 대상 사업을 꼽지는 않았지만, 정부 안팎에선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된다. 다만 조용범 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체 의무지출을 대상으로 구조조정할 생각은 없다. ‘10% 감축’이라고 했지만, 복지 제도로서 줄일 수 없는 것은 모수에서 제외할 것”이라며 “복지 사업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시·일몰 사업인데도 그간 반복적으로 기한을 연장해 온 사업도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지출 구조조정을 위해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통해 사업 성과를 점검해 성과가 낮은 ‘감액’ 대상 사업은 전년 대비 예산을 10% 이상 감액하거나, ‘폐지’ 사업은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원칙이다. 민간 대비 사용료가 크게 저렴한 국립시설 입장료 등을 현실화해 공공 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도 강화한다. 대표적으로 17년간 무료로 운영돼 온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가 유력하게 검토된다. 또 예산 편성 및 지출 효율화 과정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국민참여예산 플랫폼’을 통해 접수되는 국민 제안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출 효율화 아이디어를 낸 국민에게는 최대 600만원 상당의 포상도 실시한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6.03.29. 21:51
다국적 기업들이 과세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거나, 핵심 자료를 임의로 삭제한 뒤 제출하는 방식으로 관세조사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내야 할 세금에 비해 과태료가 지나치게 낮다 보니 버티기에 들어가는 건데, 정부도 마땅한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30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입업체의 자료 제출 지연으로 관세조사가 중지된 사례는 총 708건이다. 이 가운데 전체 수입 기업의 1.6%에 불과한 다국적 기업(글로벌 기업)이 427건(60.3%)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다국적 기업의 관세조사 중지 건수는 2021년 58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약 79% 급증했다. 박민규 의원실은 “글로벌 기업들이 과세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거나 핵심 자료를 임의로 삭제한 채 제출하는 방식으로 관세조사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다국적 기업 A사가 제출한 수입물품 관련 권리사용료 계약서를 보면 전체 내용의 80% 이상이 가려져 있어 사실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과세자료 제출 거부·방해 사례가 늘면서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다국적 기업의 경우 2025년 기준 관세조사 종결까지 평균 104일이 소요돼 국내기업 평균 67일보다 약 1.6배 길었다. 기업들이 ‘버티기’에 나서는 건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 제재를 받는데 상한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복 부과도 허용되지 않는다. 특수관계자 거래의 경우에도 2차 과태료를 포함한 상한이 3억원에 그친다. 다국적 기업 평균 추징세액인 35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제재 수준이 현저히 낮다. 결국 자료 제출을 지연시키며 버티는 편이 기업에 더 유리한 구조다. 이는 조세소송에서 과세당국이 패소하는 사례로도 이어지고 있다. 불복 절차 이후 진행되는 조세소송 단계에서는 관세청의 국내기업 상대 패소율이 20.0%에 그쳤지만, 다국적 기업 상대 패소율은 48.3%로 국내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관세조사 단계에서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재판에 이르러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만 선별적으로 제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항암제 등 의약품을 수입하는 B사는 관세조사 당시 실제 거래한 수입물품의 송품장이 없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소송 단계에서는 일부 물품의 송품장을 제출해 과세처분의 정당성을 약화시켰고, 결국 세관장이 일부 패소했다. 정부는 대안으로 관세 분야에도 국세와 같은 이행강제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하루 단위로 부과할 수 있다. 신고 금액의 1000분의 3 범위 혹은 1일 500만원 내에서 반복 부과가 가능하다. 박 의원은 “일부 수입 업체가 과태료만 내고 버티거나 자료 제출을 지연하는 방식으로 관세조사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라며 “과세자료 제출에 불응하는 경우 국세청과 같이 이행강제금 제도를 도입하고, 조사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자료는 불복·소송 과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3.29. 20:00
무인매장에서 절도와 기물 파손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솔루션 도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존 녹화형 폐쇄회로(CC)TV 중심 보안으로는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에스원은 30일 무인매장 전용 AI 보안 솔루션 계약 건수가 전년보다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인매장 범죄가 늘면서 ‘사후 확인’에 초점을 맞춘 CCTV에서 ‘실시간 대응’ 체계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솔루션은 AI CCTV를 기반으로 매장 내 이상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점주와 관제센터에 즉시 알리는 것이 핵심이다. 난동이나 장시간 체류 등 범행 징후를 AI가 먼저 포착하면 관제 요원이 상황을 판단해 대응에 나서는 구조다. 관제센터의 원격 대응 체계도 갖췄다. 이상 행동이 감지되면 매장 스피커를 통해 경고 방송을 송출해 범행 중단을 유도하고, 상황이 지속할 경우 보안 요원이 현장에 출동한다. 점주가 직접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한 무인매장에서는 새벽 시간대 장시간 머무르던 10대들이 AI CCTV에 포착됐고, 관제센터가 점주에게 실시간 알림을 전송했다. 점주가 영상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해 인근에서 검거된 사례도 있었다.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키오스크 파손 수법이 확산하면서 관련 범죄도 늘고 있다. 이에 에스원은 키오스크와 교환기에 전용 감지기를 적용해 충격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즉시 관제센터로 신호가 전달되도록 했다. 잠금장치 훼손 시 경고 방송과 긴급 출동으로 이어진다. 피해 보전 장치도 마련했다. 도난이나 파손 발생 시 최대 1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해 점주가 직접 용의자를 특정하거나 사진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 위험을 줄였다. 무인매장 범죄 증가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전국 무인매장은 약 1만 곳으로 추산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절도·파손 관련 민원은 2022년 월평균 54건에서 2024년 103건으로 늘었다. 경기 지역에서는 2023년부터 2년간 무인매장 절도 사건이 5972건 발생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단순 녹화형 CCTV만으로는 무인매장 범죄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AI 기반 보안 솔루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점주들이 범죄 불안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6.03.29. 18:55
주택 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40~60대와 중상위 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빠르게 꺾이면서, 집값 하락 전망이 1년 1개월 만에 상승 기대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정부의 보유세 인상 시사 등 강도 높은 규제 기조가 시장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6을 기록하며 전월(108) 대비 12p 하락했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보다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해졌음을 의미한다. 연령별로는 주택 보유 비중이 높은 고연령층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50대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 100에서 88로 급락하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0대(92)와 70세 이상(97) 역시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으며, 특히 70세 이상은 한 달 사이 21p가 빠지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반면 40세 미만(104)은 여전히 기준선을 웃돌며 온도 차를 보였다. 소득 수준별로도 월 300만원 이상 소득 구간 전체에서 하락 전망이 우세로 전환됐다. 전문가들은 대출 여력이 있고 세금 부담을 직접 체감하는 계층일수록 최근의 규제 강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소득이 적은 고령층은 보유세가 오르면 주택 유지가 어렵고, 양도세 부담은 투자 수익률을 낮춰 전반적인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강력한 규제 의지를 연일 피력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주요 지역 아파트값은 5주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용 급매물이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시장의 하향 안정화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더중앙플러스-이런 기사도 있어요 “강남 아직 비싸, 30% 빠질 것”…‘부동산계 유시민’의 계산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645 “총 100발 맞고 피 흘리는 중” 부동산 불패 끝낼 4가지 신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943 박종서([email protected])
2026.03.29. 16:34
“실리콘 부품을 자를 때 쓰는 절삭유부터 포장 비닐까지 수급이 심상치 않아요. 비축분이 당장 떨어진 건 아니지만, 납품업체 쪽에서 발주 물량의 20~30%가량은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공장도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라고 지시했어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유가 상승을 넘어 실물 경제의 전방위적 공급망 교란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원가 비중이 높거나 대체재가 부족한 반도체·제약·항공산업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 호르무즈에 갇힌 반도체…소부장 “절삭유·포장 비닐도 비상”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재고 여력이 부족한 반도체 생태계 밑단이다. 원자재 수급난은 이미 중소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로 옮겨붙었다. 공정 전반에 쓰이는 기초 원·부자재가 배송 지연과 원가 상승에 노출되면서, 제조 생태계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큰 뇌관도 도사리고 있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필수 가스 공급망이다. 천연가스의 부산물인 헬륨은 웨이퍼 냉각과 온도 정밀제어 등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필수 원료다. 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카타르의 헬륨 생산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이 줄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전쟁 당시 헬륨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컨테이너 200여 개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다. 이를 재배치하고 가스를 배송하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헬륨 수입의 3분의 2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개월 분의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충격은 피했지만,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수급 어려움으로 가격이 치솟으면 원가 부담이 커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 나프타 수급 비상…수액백 공급망 위협 국제 유가 폭등은 제약업계의 필수 의료용품 수급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산업의 쌀’이자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만 해도 t당 600달러 수준이었는데 최근 1100달러대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국은 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77%는 중동산이다. 나프타를 원료로 만드는 합성수지 공급이 막히면 병원 필수품인 ‘수액백’과 의약품 용기 생산이 마비된다.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은 일단 2~3개월 치 포장 자재를 확보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수액(輸液)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라 ‘나를 수(輸)’다. 항암제 등 다른 약물을 환자에게 주입할 때에도 수액을 통해 투여하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필수 의약품이라 수액백 부족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국민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 27일 0시부터 국내에서 생산된 나프타는 기존 수출 계약 물량을 포함해 모든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 제트유 폭등…날개 꺾인 항공업계 항공업계는 연료비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집계한 지난 20일 기준 글로벌 주간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7달러로 한 달 전보다 105% 치솟았다.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온 항공사들은 결국 ‘운항 포기’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진에어는 4월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발 괌·클라크·냐짱, 부산발 세부 등 8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의 운항을 전면취소하기로 했다.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 역시 4월부터 로스앤젤레스(LA) 노선 26편과 샌프란시스코 노선 8편 등 총 50편을 비운항 조치하며 뼈를 깎는 비용 절감에 들어갔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6.03.29. 13:00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사료 가격 인상 영향으로 닭고기 가격이 대폭 오른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닭고기 공급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치킨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마니커와 하림, 하림그룹 닭고기 계열사인 올품 등 국내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치킨 프랜차이즈와 대형마트, 대리점에 공급하는 제품값을 5~10% 올렸다. 하림 측은 “AI 유행이 장기화하며 지난해 겨울보다 육용 종계(닭고기용 병아리를 낳는 부모 닭) 살처분 규모가 커졌고 환율 상승으로 사료 가격도 올랐다”고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겨울철마다 AI로 인한 닭고기 물량 감소와 가격 인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동절기 육용 종계 살처분 규모는 44만 마리로, 전년 동기(12만 마리) 대비 3.5배 늘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사육 마릿수(820만 마리)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닭고기 도·소매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닭고기 소매가격은 28일 기준 ㎏당 6534원을 기록했다. 2023년 6월(평균 가격, ㎏당 6429원)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간 평균 가격도 6612원으로, 직전주(3월 16~22일) 대비 약 5% 올랐다. 도매가격은 이달 1~27일까지 기준으로 ㎏당 4240원을 기록해 지난달(3846원)보다 10.2% 상승했다. 주로 국내산 닭을 활용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량 확보와 원가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놓이게 됐다. 일부 업체가 순살 등 메뉴에 수입산 닭고기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주요 메뉴인 뼈 치킨에는 국내산 닭고기 사용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BHC·굽네치킨·처갓집양념치킨 등은 모든 메뉴에 국내산 닭고기를 쓰고 있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효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 전문연구원은 최근 ‘육계·산란계·오리 수급 동향과 전망’ 발표에서 “지난해에는 AI가 9월부터 발생해 전년보다 한 달 더 빨리 (살처분)이 시작됐다”며 “올해는 닭고기 가격 상승이 소비 제약 요건으로 작용해 치킨 소비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한동안 일부 손실을 감안하겠다는 입장이다. A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AI 유행에 따른 피해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닭고기 공급 물량을 조정하기 위해 가맹 점주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현황을 공유 중”이라고 귀띔했다. B치킨 프랜차이즈 측도 “이미 비닐 포장재 등 다른 부자재의 가격 인상 요인도 많지만, 정부가 물가안정을 강조하는데 가격을 올리는 건 부담스럽다” 며 “최대한 가격 인상을 미루고, 추후 닭고기 공급 물량이 안정화했을 때 제품 가격을 따로 내리지 않고 손실을 메울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3.29. 13:00
작전명 ‘밥알 혁명 라이스 프로젝트’.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김이 눅눅해지고, 온도를 낮추자니 밥이 딱딱해지고…. 세븐일레븐·롯데웰푸드·롯데중앙연구소 등 롯데그룹 연구원·기획자·생산자 30여명은 이런 ‘삼각김밥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1년 동안 152차례 밥을 지어댔다. 여기에 들어간 쌀만 1t이 넘는다. 그리고 마침내 냉장한 지 48시간이 지나도 촉촉한 수분감을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삼각김밥 10종은 다음 달 7일 출시된다. 김흥식 세븐일레븐 상품1부문장은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고 싶었다”며 “이 기술을 김밥·초밥 등 다양한 간편식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석식품·냉동식품·밀키트 등을 아우르는 간편식 시장은 이제 ‘2세대’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IMARC그룹에 따르면 2018년 4조원대였던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조원으로 성장했으며, 2034년엔 24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시판 중인 간편식 종류가 수천 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기조, 시간 절약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무엇보다 소비자 기대치가 높아지며 품질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간편식 시장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며 “단순한 편의성 경쟁이 아닌 품질과 기술력을 앞세운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대표 간편식인 김밥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냉동김밥 생산 전체 공정을 자동화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밥알 혁명’을 내세운 세븐일레븐과 함께 GS25는 기존 김밥에서 밥 비중을 줄이고 토핑(속재료)을 강화했고, 이마트24는 다시마 물로 지은 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과거 간편식에서 기대하기 어렵던 고급화도 두드러진다. 풀무원은 철판에서 막 부쳐낸 전을, 동원F&B는 찜통으로 익힌 딤섬을 냉동제품으로 판매한다. 동원F&B 관계자는 “연구진이 1년 넘게 유명 딤섬 맛집을 찾아다니며 속재료와 외피를 연구했고, 급속 냉동 뒤 유통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도 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컬리·SSG닷컴·롯데마트 등은 유명 셰프와 협업해 한식, 이탈리아 요리, 중식을 간편식으로 잇따라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영양 상담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간편식’ 추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홍주 교수는 “간편식이 내수 침체 속 매출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6.03.29. 13:00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민간으로 차량 5부제(요일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공공기관에 차량 5부제를 의무화했다. 구 부총리는 29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중동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3단계인 경계 단계로 올라가야 하고, 그쯤 되면 소비도 줄여야 한다”며 “민간에도 부제를 도입해야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5부제 의무 시행은 1991년 걸프전 시기가 마지막이다. 2008년 고유가 위기 때 민간을 대상으로 승용차 요일제를 하긴 했지만 주차료·통행료 등 할인 혜택을 주는 권고 방식이었다. 구 부총리는 위기 경보를 3단계로 상향하는 조건에 대해 “현재 100~110달러인 유가가 120~130달러가 간다든지 여러 종합적인 상황을 보겠다”고 설명했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지금은 주의 단계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추가 파병 검토 이후 다시 상승세다. 지난 27일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57달러로 하루 전보다 4.2% 올랐다. 브렌트유는 중동 사태 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55% 뛰었다. ━ “부동산 세제는 최후의 수단” 구윤철, 보유세 인상설 선 긋기 특히 예멘 후티반군의 참전 선언으로 호르무즈해협의 대체 수송로로 주목받아 온 홍해 일대마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홍해 항로마저 흔들릴 경우 유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 수급과 가격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29일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L당 1914.87원으로 전일보다 18.27원 올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1L에 1865.69원으로 하루 새 9.83원 상승했다. 주유소들이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때 확보한 재고 물량이 바닥나면 오름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최고가격을 지난 27일 2차로 L당 210원씩 올렸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로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가격 안정에서 수급 관리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휘발유 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최고가격에도 국제가격 상승분을 추가로 반영했다. 구 부총리도 이날 “유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류세도 여유를 남겨뒀다”며 유류세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는 27일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 7%에서 15%로, 경유 10%에서 25%로 확대했다. 법상 인하 한도는 30%다. 한편 이날 구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아직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공급 확대와 자금 유입 억제 등 정책을 우선 추진하되,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부동산 세제(개편)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도시의 보유세를 서울과 비교한 기사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6.03.29. 8:14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지난 26일 공개매수와 기존 주주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경영권이 이전됐다. 자기 주식을 제외한 발행 주식의 95% 이상을 확보할 경우 코스피 상장 폐지도 가능하다. 앞서 EQT는 지난해 11월 김용우(65) 더존비즈온 회장 및 주요 주주와 1조3000억원대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독일 SAP, 미국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름잡는 글로벌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장에서 토종 SW 기업이 자체 솔루션으로 내수 1위를 확보했고, 이를 글로벌 PEF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K-SW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 받는다. ERP는 기업의 회계·인사·재고·생산 등 주요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정보기술(IT) 시스템이다. EQT는 김 회장의 글로벌 영토 확장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번 거래에 따라 김 회장은 더존비즈온 대표이사와 최대 주주 지위를 내려놓았다. 단 더존비즈온 고문과 일본법인 제노랩 대표, EQT 산업자문역(IA)을 맡아 경영에 계속 관여한다. 김 회장은 지난 2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장(章)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며 “직함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 4400억원대, 중소·중견기업용 ERP 1위 자리를 굳혔지만 더존비즈온의 출발은 ‘마이너스 창업’이었다. 김 회장이 2003년 더존디지털웨어에서 ERP 사업부를 떼어내 독립할 당시 매출은 40억원, 비용 80억원이었다. 그가 “맨손 창업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자금 확보 과정이 드라마틱했다. 그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사업계획서를 들고 산은캐피탈을 찾았다. “돈이 없는 상태에서 회사를 사겠다는 제안이었어요. 손이 떨릴 정도로 절박하게 설명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산은캐피탈로부터 전환사채(CB)를 포함해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부에서조차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그는 “사업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후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세무·회계 중심 ERP에 집중했다. 마침 중견·중소기업용 ERP 수요가 급증했다. 그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했고, 그 흐름에 올라탔다”고 했다. 더존비즈온은 이듬해 모(母)회사를 인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 ‘강촌캠퍼스’로 본사 이전은 성장 분기점이었다. 강촌에 8만250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조성했다. 한편으론 호텔급 식사, 안마·당구 등 복지후생 시설을 제공하며 이곳을 ‘개발자 천국’으로 만들었다. 이런 기반 위에 ‘위하고’ ‘아마란스10’ ‘옴니이솔’ 등 클라우드 플랫폼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전환(AX)’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 그 첫 도전 무대가 일본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법·세무 체계가 유사해 솔루션 적용이 용이하다”며 “일본 시장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 등으로 확장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일본 싱크탱크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ERP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 클라우드 확산을 반영하면 2030년 8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해외 진출에 성공하려면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지 기업 M&A와 네트워크 확보에 유리해서다. 여러 군데서 M&A 제안을 받았지만 고심 끝에 EQT와 손을 잡았다. ━ 김용우 “회사 떠나지 않아…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과정” “단순히 더 많은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겠지만, 회사를 얼마나 크게 키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어요. (새 주주인)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PEF입니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성장을 중시한다는 철학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삿포로를 거점으로 현지 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학벌이나 이력이 빼어나서가 아니라 현장을 아는 인력이 많다는 게 더존의 핵심 경쟁력입니다. 토종 출신이 만든 성공 스토리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숙제입니다.” 김 회장은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고사하다가 응한 이유에 대해 ‘참다랑어론’을 꺼냈다. “참다랑어는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숨이 멎어요. IT 산업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잘한다고 안전한 것이 아닙니다. ERP에서 클라우드, AI로 이어온 것처럼 계속 펄떡거리면서 다음 기회를 만들어갈 겁니다. 이건 기업인의 숙명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계속 날갯짓해야 하는 절박함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6.03.29. 8:04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주간 평균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대에 올라섰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역대 최대 규모로 팔고 있는 데다(순매도), 국제 유가와 달러 강세가 겹친 탓이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주(23~27일) 원·달러 환율 주간 평균(종가 기준)은 1505.62원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500원대에 진입했다. 특히 26일(저가 1502.2원)과 27일(저가 1503.3원)에는 장중 단 한 차례도 1500원 아래로 내려오지 않았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월 평균 환율은 1489.31원이었다.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 3월(1488원)을 넘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이달 원화 가치 하락 폭(환율은 상승) 역시 4.72%로 유로(-2.62%)·엔(-2.58%)·파운드(-1.64%)·위안(-0.84%) 등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컸다.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증시에서의 ‘외국인 탈출’이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2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총 30조2630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에 인공지능(AI)·반도체 고평가 우려, 연초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변수도 변동성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유예 발표에 유가가 급락했다가 강경 발언을 하면 재차 상승하는 흐름이 반복됐고,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내외에서 하방경직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당분간 위험 회피 분위기 속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3.29. 8:04
정부가 국가기술자격 응시에 필요한 경력 조건을 완화한다. 현행 국가기술자격 응시 요건이 청년층에게는 사실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행 9년 이상인 기술사와 기능장은 경력 요건을 일부 단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가기술자격은 현재 취업과 직결되는 사실상 유일한 공인 자격이지만, 응시 요건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청년층에게는 사실상 닫힌 제도라는 지적을 받았다. 학위·자격·경력·훈련 가운데 하나 이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고숙련’을 증명하는 기술사와 기능장은 경력 요건이 9년 이상으로 설정돼 있다. 사회에 막 진입한 20대가 9년의 경력을 쌓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30대에게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다. 이로 인해 국내 고숙련 자격 취득자의 평균 연령은 기술사 44.8세, 기능장 42.1세로 고령화가 뚜렷하다. 기술사 취득자 가운데 50세 이상 비중도 2023년 28.3%에서 2024년 30.3%로 늘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자격을 2030세대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취득한다. 미국 기술사 2차 시험(PE) 응시자 평균 연령은 2024년 기준 약 32세다. 영국 역시 공인 기술사의 최초 등록 평균 연령이 약 34세다. 하위 단계인 기사·산업기사 역시 관련 대학 전공 또는 일정 경력 요건을 요구한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문과 출신의 경우 경력을 쌓을 기회 자체가 제한적이라 기술직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9년으로 설정된 경력 요건과 직업훈련 이수 요건 등을 청년들도 보다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3.29. 8:03
동학개미가 돌아왔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7개가 국내 주식이었다. 지난해는 2개에 불과했다. 2021년 국내 증시를 달궜던 ‘동학개미운동’을 뛰어넘는 열기다. 29일 미래에셋증권이 자사 고객의 위탁계좌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자리는 삼성전자(1위)와 SK하이닉스(2위), 현대차(3위)를 포함해 국내 7곳이 차지했다. 미국 주식은 알파벳A(4위)·테슬라(6위)·샌디스크(9위) 3개에 그쳤다. 이전과 크게 다른 흐름이다. 1분기 기준 2024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한국 기업은 5개였고, 지난해 2개에 불과했다. 순매수 선두 종목도 2024년에는 엔비디아가 1위였고, 지난해 역시 테슬라와 테슬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각 1·2위였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증시가 주춤한 사이 개인 투자자가 다시 국내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퇴직연금 투자도 국내 주식 중심으로 바뀌었다. 퇴직연금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TIGER 반도체TOP100(1위), RISE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2위), KODEX코스닥150(4위), TIGER200(5위) 등 국내 주식 관련 상품이었다. 상위 10개 가운데 미국 등 해외 투자 ETF는 2개에 불과했다. 지난해까지 원리금 보장형 예금이나 미국 ETF 위주였던 것에서 크게 달라졌다. 국내 주식 투자 열기는 다른 통계로도 증명된다.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이달 1~27일 개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35조9820억원에 이른다. 동학개미운동이 정점을 찍은 2021년 1월(22조3384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월 말 1680억 달러에서 이달 26일 기준 1525억 달러로 감소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플랫폼의 발달로 개인 투자자도 양질의 정보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반도체가 인공지능(AI) 투자 핵심 수혜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증권사의 조달 구조 다변화와 맞물려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투자 열기는 전 연령대로 번지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신규 주식 계좌는 42만3000개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기존 고객의 추가 개설까지 포함하면 80만 개를 넘어선다. 신규 가입자는 연령별로는 20·30대가 각각 8만6000명, 8만20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 속도는 중장년층이 더 가팔랐다. 1년 사이 40대는 3.6배(7만5000명), 50대는 4.4배(7만5000명), 60대는 5.8배(3만5000명) 늘었다. 자금 여력이 있는 고령층이 적극적으로 자본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중동 사태와 맞물려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궁극적으로는 복잡한 투자 의사 결정을 개인 투자자가 직접 감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가가 운용하는 간접투자상품과 자문·자산 관리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3.29. 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