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쌀이 남아서 시끄러운데, 일본에 수출하면 어떻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한 말이다. 올해 일본에선 쌀값이 폭등해 사재기 열풍이 일었다. 한국은 쌀 과잉 생산이 예상되니 ‘윈-윈’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일본으로의 쌀 수출은 올해 처음 100만 달러를 넘어서며 호황을 맞았지만, 여전히 ‘관세 장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일본으로의 쌀 수출액은 100만6000달러(약 14억8800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8000달러) 대비 증가율이 1600%에 달한다. 2000년 3월 일본으로 쌀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수출액이 100만 달러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남 해남 옥천농협이 쌀 2t(톤)을 일본에 수출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계약된 물량만 약 800t에 달한다. 그간 일본으로의 쌀 수출이 저조했던 이유는 고율 관세 때문이다. 일본은 자국 벼 농가 보호를 위해 국가별로 배분된 저관세 쿼터제 쌀을 제외한 외국산 쌀에 1㎏당 341엔(약 3200원)의 높은 관세를 물린다. 하지만 일본 쌀이 너무 비싸지다 보니 관세가 붙어도 한국 쌀값이 더 낮은 경우가 생겨났다. 농협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은 찰기 있는 단립 품종 자포니카 쌀을 주로 먹기 때문에 자국 쌀의 대체재로 한국 쌀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 쌀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 11월 3~9일 기준 전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쌀 5kg 가격은 평균 4316엔(약 4만9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이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22년 이후 가장 높다. 2024년 4월 기준 2088엔에서 올해 4월 4220엔으로 1년 새 2배로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일본 정부가 비축미를 풀면서 쌀값이 10~20%가량 하락하는 듯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오름세다. 문제는 일본 쌀 품귀 현상의 반사 이익에 기댄 ‘반짝’ 수출 호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한 일본 쌀 가격이 안정되면 한국산 쌀은 바로 타격을 입는 구조다. 실제 올해 하반기 들어 일본 현지 쌀 가격이 소폭 하락하자 한국쌀 수출 실적도 1~6월 416t에서 7~11월 197t으로 급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산 쌀 예상 수확량은 747만t으로 전년(679만t) 대비 약 10%(68만t)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 일본 내 쌀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쌀값이 오르고 있어 농가의 수출 유인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값에 쌀을 팔 수 있는데 위험 부담을 안고 일본 내 판로를 어렵게 뚫을 이유가 없단 의미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평균 쌀 소매가격은 20kg 기준 6만2398원으로 전년 대비 14.1% 올랐다. 다만 농식품부는 대일 쌀 수출을 당장 크게 늘리긴 어렵더라도 홍보의 기회로는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국 쌀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부터 김포국제공항에서 쌀 홍보를 위한 팝업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일본뿐 아니라 K푸드 선호도가 높은 싱가폴, 홍콩, 대만 등을 대상으로 국산 쌀 현지 시장성 조사, 해외 마케팅 등 단계적 수출 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20. 18:00
b.피셜 잘 만들어진 브랜드는 특유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요. 흔히 브랜드 정체성, 페르소나, 철학이라고 말하는 것들이죠. 그렇다면 이런 브랜드의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어떻게 이토록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고, 설득할 수 있을까요. 비크닉이 브랜드라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무대 뒤편의 기획자들을 만납니다. 브랜드의 핵심 관계자가 전하는 ‘오피셜 스토리’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은 가상화폐나 코인, 혹은 하루에도 급등락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먼저 떠올려요. 기술 자체보다는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IOTA 재단 이야기를 듣다 보면, 예상과는 다른 단어들이 나옵니다. 통관, 무역 서류, 항만, 세관, 공급망, 정부 시스템 같은 것들이죠. 2015년 출범한 IOTA는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중앙 서버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거래 기록을 공유하고 동기화하며 관리하는 기술)을 활용해 무역 절차와 서류 전송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인프라를 만들었어요. 애초부터 ‘코인으로 뭘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현실 경제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게 뭘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으니까요. 이들이 주목한 건 글로벌 무역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고 공급망이 점점 복잡해지다 보니 국경을 넘는 무역의 비효율은 더 크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종이 서류에 의존하고, 통관·검역·결제 절차가 국경마다 끊기면서 시간과 비용이 쌓이는 구조예요. IOTA 재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경제포럼(WEF), 전 영국 총리가 설립한 비영리 싱크탱크 ‘토니 블레어 글로벌 변화 연구소’ 등과 함께 트윈 파운데이션(TWIN Foundation, 이하 TWIN) 설립에 참여했습니다. TWIN은 통관·물류·무역 서류가 실제로 오가는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IOTA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요. 이미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항만과 세관, 물류 현장에서 관련 시스템이 실제로 시험·운영되고 있죠. 이제 IOTA의 시선은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비크닉은 파트너십 논의를 위해 한국을 찾은 IOTA 공동 창립자 도미닉 쉬너(Dominik Schiener)를 만났습니다. 그는 10년 넘게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활동해온 기술 기업가로, 현재는 국경을 넘는 무역과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비크닉은 쉬너에게 “블록체인은 어디에 써야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부터, 무역과 공급망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사례, 그리고 다음 무대로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까지 차례로 물었습니다. 처음부터 ‘실물 경제’를 바라본 이유 IOTA는 시작부터 투자나 암호화폐가 아닌 ‘실물 경제(Real Economy)’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독자적인 기술과 비영리 재단의 철학을 바탕으로, 공공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합니다. Q.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아직도 투자나 코인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IOTA는 왜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나요. A. 저희는 처음부터 ‘현실 경제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게 뭘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어요. 그 답이 무역과 공급망이었죠. 그래서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공공 디지털 인프라로 설계해왔습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들과 함께 무역, 공급망, 디지털 신원, 결제 같은 영역에서 실제 문제를 풀어왔고요. Q. IOTA는 ‘수수료 없는 네트워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A. 블록체인을 쓸 때 생기는 경제적 마찰을 줄이고 싶었어요. 특히 무역이나 공급망처럼 거래가 많은 영역에서는 수수료가 큰 장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IOTA는 실사용에 맞춘 새로운 기본 네트워크로 전환하면서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 받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플랫폼이나 기관이 대신 부담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렇게 해서 실사용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종이 서류로 돌아가던 무역을 바꾸는 실험 Q. 글로벌 무역은 정부와 세관, 항만, 물류, 금융기관까지 여러 주체가 동시에 관여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TWIN을 재단 형태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글로벌 무역은 한 기업이나 한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정부와 세관, 항만·물류 회사, 금융기관 등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죠. 그래서 특정 기업이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인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TWIN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범한 비영리 재단이에요. 무역·정책 분야의 기관들이 함께 참여해 공공과 민간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무역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특히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무역 인프라가 중요할 것 같아요. A. 무역의 비효율은 전 세계적인 문제지만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종이 서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국경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통관 지연과 비용 증가가 자주 발생하죠. 특히 소규모 농가나 중소 수출업체처럼, 국경을 넘는 순간 바로 비용과 지연을 떠안게 되는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TWIN의 IOTA 네트워크는 무역 관련 데이터를 한 번만 디지털로 입력하면, 세관·물류·금융 등 여러 기관이 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요. Q. 유럽에서도 실제 무역에 활용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A.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과 네덜란드입니다. 영국에서는 항만과 세관, 물류 회사들이 TWIN의 IOTA 네트워크를 활용해 무역 데이터를 디지털로 공유하고 있어요. 영국 항만의 약 75%를 아우르는 데이터 커뮤니티 시스템과 연계돼 있죠. 이를 통해 통관 과정이 훨씬 간소화됐고, 서류 처리 시간과 비용, 오류가 크게 줄었어요. 모든 참여자가 같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중복 작업이나 정보 불일치 문제도 줄었고요. 네덜란드에서는 케냐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로테르담 항을 거쳐 영국으로 이동하는 공급망 전체를 IOTA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어요. 생산자부터 수출입 업체, 물류 회사까지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연결되면서 추적 가능성과 신뢰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다음 무대는 한국 아시아로 향하는 IOTA의 시선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IOTA의 시선은 이제 한국으로 향하고 있어요. 이들은 이미 고도화된 한국의 무역 디지털 인프라 위에서, 국경을 넘는 무역을 연결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찾고 있습니다. Q. IOTA의 경험과 모델이 한국 기업이나 한국의 무역 환경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요. A. 한국은 이미 무역 디지털화 수준이 매우 높은 나라예요. 정부와 항만 당국이 KTNET(한국무역정보통신)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단일 창구 시스템을 운영하며, 수출입과 통관 절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죠. 우리는 이런 한국의 시스템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국경을 넘는 순간에도 무역 데이터와 절차가 끊기지 않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통관과 물류 과정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요. Q. 한국 기업이나 기관과의 구체적인 파트너십은 언제, 어떤 형태로 공개될 예정인가요. A. 현재는 물류 기업과 항만 당국, 일부 정부 기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TWIN은 무역 전반을 아우르는 인프라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영향력이 큰 주체들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앞으로는 원화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같은 디지털 결제 수단과 연계해, 무역 결제나 관세 납부, 무역 금융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파트너 이름을 지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내년 1분기에는 한국과 관련된 의미 있는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5년 안에 달성하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지금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무역 시스템을 대체하는 글로벌 공공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기업과 정부, 금융기관들이 매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역 데이터를 안전하게 교환하고, 거래 비용을 눈에 띄게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거죠. 미래의 무역은 점점 국경의 의미가 옅어지는 환경으로 바뀔 것입니다. 무역이 대기업이나 일부 선진국만의 영역이 아니라, 전 세계의 소규모 기업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인 시스템이 되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이지영([email protected])
2025.12.20. 17:00
추천! 더중플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게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위한 미국의 승인과 연료 공급 관련 협력 약속을 받은 것입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에 묶여 있던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점은 없을까요?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전세계 돈의 흐름의 맥을 짚는 '글로벌 머니'(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10) 시리즈입니다. 원잠 건조와 운영에 드는 비용을 숫자로 확인해봤습니다.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는 지적인 독자를 위해 마련한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nuclear-powered submarine, 원자력잠수함)은 두 가지다. 공격 잠수함(attack submarine, SSN, 공격원잠)과 탄도미사일 잠수함(ballistic missile submarine, SSBN, 전략원잠)이다. 공격원잠은 적의 잠수함이나 군함 등을 잡는 잠수함이다. 재래식 순항미사일도 발사한다. 미군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아래 사진)이 대표적이다. 전략원잠은 핵미사일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다. 미국의 오하이호급이 대표적이다. 전략원잠이 공격원잠보다 큰 편이다. 한국이 가지려고 하는 핵추진 잠수함은 공격원잠이다. 어뢰와 재래식 탄두 미사일을 발사하는 플랫폼이다. 한·미 두 나라 실무자가 벌이는 샅바 싸움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공격원잠 도입은 정해진 모양새다. 어림짐작 수준이기는 하지만, 시기별 계획도 제시됐다. 2020년대 후반에 만들기 시작해 2030년대 중·후반에는 ‘한국형 공격원잠 1번함’이 진수될 전망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해군과 협의해야 하겠지만, 4척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도입 가격 vs 프로그램 비용 안보가 어떤 가치보다 우선하는 게 한반도 상황이지만, 비용을 따져보는 일도 납세자의 의무! 국방부가 비용을 제시할 때 잘 살펴보는 것도 의무란 얘기다. 일반적으로 무기 체계를 도입할 때 납세자가 살펴야할 비용은 두 가지다. 도입 단가와 프로그램(또는 프로젝트) 비용이다. 도입 단가는 말 그대로 무기 한 대의 가격이다. 각국 국방부가 주로 내놓은 가격이다. 반면에 프로그램 비용은 기반 조성과 건조, 일정 기간 운영비까지 포함된 총비용이다. 운영 기간에 따라 편차가 크기는 하다. 프로그램 비용이 도입 가격의 최소 3배 이상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납세자의 실질 부담을 가늠하기 위해 프로그램 비용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한국형 공격원잠 프로젝트는 아직 출발선에 서지도 않은 상태다. 도입 단가는 말할 것도 없고, 프로그램 비용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은 단계다. 다만, 최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벤치마크가 하나 있다.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프로젝트(아래 그래프)다. 호주가 미국·영국과 맺은 인도·태평양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바탕으로 계획한 공격원잠 도입 사업이다. 호주 1척=롯데타워 7~10채 호주 국방부가 시기별 계획(타임 테이블)과 프로그램 비용 추정치를 2023년 내놓았다.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 8척을 2024~2055년까지 31년에 걸쳐 건조·운영하는 데 최소 1742억 달러(약 254조3300억원)에서 최대 2392억 달러(약 349조2320억원)까지 투입한다는 것이다. 잠수함 한 척당 최소 31조7900억원에서 최대 43조6500억원이 들어가는 메가 프로젝트다. 서울 잠실의 롯데타워 건축비는 3조8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공격원잠 한 척으로 롯데타워 7~10채는 지울 수 있다. 호주 국방부가 내놓은 프로그램 비용엔 잠수함을 유지·보수하고 수병들이 먹고 생활하는 데 드는 돈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호주 공격원잠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바로 ‘도크와 군항 건설+직원 훈련 비용 등’이다. 호주는 도크와 군항 건설 및 직원 훈련 비용에 얼마를 써야 할까.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만약 미국의 조선소에서 건조한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어갈까.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타워 10개 지을 돈 든다” 원잠 1척 보유비용 ‘핵폭탄급’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546 글로벌 머니, 돈의 흐름을 보여드립니다 ▶“한국 수출, 일본보다 좋을 것” 2026년 英전문가 경제 분석 '2026년 핵심 테마 보고서' 발간한 벤 메이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매니징디렉터 인터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976 ▶ ‘잊혀진 돈’ 은값의 고공행진…트럼프 지지자들 웃는 까닭 '은이 돈의 표준이 될 수 있다' 은본위주의 포퓰리즘의 역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023 ▶“중국 빅테크, 그들이 키웠다” LG·삼성 손절한 애플의 저주 패트릭 맥기 『애플 인 차이나』 저자 인터뷰 1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280 ▶李보다 먼저 트럼프 금사과 줬다, 시진핑에 덴 애플 생존법 패트릭 맥기 『애플 인 차이나』 저자 인터뷰 2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65 강남규([email protected])
2025.12.20. 14:00
" 지름 30㎝, 무게 2.6㎏의 납작하고 둥근 로봇이 회전하며 움직이다가 장애물에 접촉하면 방향을 바꾼다. " 무려 23년 전 세상에 선보인 미국 로봇청소기 ‘룸바(Roomba)’를 소개하는 기사 내용이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로봇청소기(이하 로청)는 2001년 11월 스웨덴 기업 일렉트로룩스가 내놓은 ‘트릴로바이트’다. 가격은 한화로 228만원. 이후 10개월 만에 나온 룸바는 대당 약 25만원이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룸바를 만든 미국 아이로봇(iRobot)의 로드니 브룩은 “앞으로 50년 안에 세상은 로봇으로 가득차게 될 거고, 아이로봇은 그런 세상을 만드는 대표 업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예견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제 본격적인 AI 로봇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아이로봇은 중국 자본 아래로 편입됐다. 아이로봇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 피시아로보틱스(PICEA Robotics)가 아이로봇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피시아는 아이로봇의 위탁생산 파트너다. ━ 로청 강자 아이로봇, 왜 무너졌나 아이로봇은 세계 로청 시장의 강자였다. 2018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중국의 로보락(Roborock)에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아이로봇의 몰락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기술 경쟁에서 뒤처졌다.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중국 로청 업체들은 AI 기반 사물 인식, 자동 물걸레 세척, 자율주행 고도화에 로봇 팔 기능까지 선보이며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반면 아이로봇은 기존 기술에 안주하며 혁신 속도가 둔화해 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공급망 전략에도 실패했다. 아이로봇은 베트남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산 수입품에 최대 46%의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올해에만 약 2300만 달러(약 340억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생산 거점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스윙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이 결국 치명타로 돌아왔다. ━ 미국의 반독점 규제, 중국만 웃게했다 다만 업계에선 기술·공급망 문제와 별개로 미국 정부의 지나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규제 기조가 아이로봇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로봇은 2022년 8월 아마존과 17억 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우려에 가로막혔다. 당시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던 엘리자베스 워런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 건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건전한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FTC가 이 거래를 반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M&A는 지난해 1월 최종 무산됐다. 당시 데이비드 자폴스키 아마존 수석 부사장은 “이런 M&A는 아이로봇 같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라며 “로봇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분야에서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기업, 국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엘리자베스 워런이 중국에 준 아이로봇 선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쇠퇴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불균형한 경쟁 환경이 고착화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해당 기업이 속한 국가의 정부도 산업의 특수성을 더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기업들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로청 시장의 무게중심은 향후 중국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 중 아이로봇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기업이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5.12.20. 13:00
미국 달러당 원화값이 20일 1480원대까지 떨어지며 금융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4.50원 떨어진(환율은 상승) 1481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열린 임시 금통위에서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하고, 외화예금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외국환거래법상 금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외화부채를 보유할 때 부담금을 내도록 한 제도다. 이를 면제하면 외화 차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 외환시장에 달러 등 외화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외화 지급준비금 부리 역시 외화 유동성 리스크 완화를 위한 조치다. 금융기관이 고객 예금 일부를 한은에 예치하면 한은이 이 돈에 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20일 야간 거래에선 원·달러 환율이 올해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다. 오전 2시 달러-원 환율은 1478.00원에 마감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5.12.20. 3:12
b.멘터리 브랜드에도 걸음걸이가 있다고 하죠. 이미지나 로고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다움’을 직조해야 비로소 브랜드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브랜드 하나만 골라도 취향이 드러나고, 그 선택에 개성과 욕망, 가치관이 담기죠. 비크닉은 오늘도 중요한 소비 기호가 된 브랜드의 한 걸음을 따라가 봅니다. 옷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피로로 다가오는 시대입니다. 유행은 너무 빠르고, 선택지는 끝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체형의 장단점이 부각되지 않는 디자인, 평범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옷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즐거움보다 고르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택한 셈이죠. 이런 변화 속에서 조용히 몸집을 키운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토종 SPA(기획·생산·유통 직접 운영) 브랜드 탑텐(TOPTEN10)이에요. 기본 제품과 고객의 반복 구매에 집중해온 이 브랜드는 론칭 13년 만에 연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며, 한국 패션 시장의 지형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탑텐의 성장은 단순히 ‘저렴한 옷’이 잘 팔렸다는 이야기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지친 일상 속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품질 좋은 기본템을 제공하겠다는 일관된 가치, 그리고 한국형 소비 환경에 맞춘 ‘생활밀착형 SPA 공식’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죠. 오늘 비크닉은 ‘유행’보다 ‘일상의 습관’을 선택하며, 한국인의 옷장 풍경을 바꿔온 탑텐의 성장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토종 SPA의 꿈, ‘1조 클럽’ 앞둬 국내 SPA 시장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브랜드는 업계 1위 일본의 유니클로가 유일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탑텐은 지난해 매출 97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조원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이 수치를 넘긴다면 국내 SPA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숫자 자체도 의미 있지만, 더 흥미로운 지점은 그 성장 방식입니다. 눈에 띄는 이미지 변신이나 유행을 앞세우기보다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해 온 브랜드가 이 단계까지 왔다는 점에서죠. ‘무난한 기본’의 이미지는 더는 한계가 아니었어요. 최근 소비자의 기준이 개성보다 효율, 새로움보다 안정으로 이동한 소비 패턴과 맞물리며 오히려 강점이 됐습니다. 생활 동선에 스며들다…오프라인 거점의 힘 유통 역시 남다름이 엿보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도 탑텐의 매출 구조는 여전히 오프라인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약 90%가 매장에서 발생해요. 탑텐의 매장 수는 2020년 400개에서 2024년 664개로 늘었고, 2025년 677개(10월 기준)로 확대됐습니다. 패션 시장 전반이 온라인을 향하는 상황에서 ‘매장 확대’는 역행처럼 보이지만, 탑텐은 이 흐름을 생활 동선으로 풀어냈습니다. 출점 위치를 보면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패션 상권보다는 주거 밀집지역, 대형 복합쇼핑몰, 마트 중심이에요. 장을 보러 갔다가, 아이 간식을 사러 갔다가, 주말에 가족과 쇼핑몰을 걷다가 겸사겸사 들르는 자리입니다. 탑텐의 매장은 목적지라기보다 일상 속 경유지에 가깝습니다. 의도한 쇼핑이 아니라, 우연한 구매가 가능한 구조죠. 이에 대해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 관계자는 “탑텐은 목적지형 매장보다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옷을 사러 일부러 찾아오기보다, 생활 동선 안에서 편하게 들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략은 특히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서 힘을 발휘했습니다. 신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재방문율과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온라인도 아예 비워두진 않았습니다. 2023년 9월 자사몰을 ‘탑텐몰’에서 ‘굿웨어몰’로 리뉴얼하며 카테고리를 넓혔어요. 다만 구조를 보면 온라인은 독립적인 판매 채널이라기보다 오프라인에서 형성된 소비 루틴을 보완하는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1+1은 할인보다 ‘루틴’을 만든다 탑텐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가 1+1 행사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를 단순한 할인 전략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탑텐은 아이 옷과 이너웨어처럼 반복 구매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이 방식을 집중적으로 적용해왔어요. 성장기 아이 옷은 한 철을 넘기기 어렵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필요해집니다. 탑텐은 한국 아이들의 체형과 계절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정기적인 1+1 행사를 통해 다음 구매를 미리 준비하는 소비 방식을 자연스럽게 만들었어요. 단기적인 가격 혜택보다는 반복 구매가 잦은 품목일수록 이런 구조가 생활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 것이죠. 매년 10월에 1+1을 포함한 대규모 할인이 진행되는 ‘텐텐데이’는 이 소비 루틴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지난해 행사 기간 누적 매출은 1000억원을 넘겼고, 이 가운데 탑텐 키즈가 약 27%를 차지했어요. 가족 단위 소비자의 반복 구매가 브랜드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기본에 충실했던 탑텐의 다음 행보 탑텐의 주력 상품군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발열 내의, 기본 티셔츠, 경량 패딩처럼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게 되는 옷들이 중심이죠. 디자인보다 착용감과 내구성, 가격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게 작동하는 영역이에요. 기능성 이너웨어 라인인 온에어·쿨에어·에어테크 시리즈는 이런 방향성을 잘 보여줍니다. 소비자에게 이 옷들은 ‘있으면 좋은 선택지’라기보다, 계절이 돌아올 때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키즈 라인이 더해지면서 탑텐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은 브랜드가 됐어요. 탑텐이 쌓아온 옷장은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이라기보다,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반에 가까워 보입니다. 연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지금, 탑텐은 해외 시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을 향한 첫 단계를 밟았어요. 단기적인 성과를 서두르기보다는 현지에서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질지를 살펴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탑텐의 성장은 ‘유행을 만들지 않아도 브랜드는 커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처럼 보입니다. 화려함 대신 반복되는 선택을 택했고, 그 선택은 한국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맞닿아 있으니까요. ‘자기표현’에서 ‘일상의 안정감’을 주는 도구로, 달라지는 패션의 역할을 시대 흐름에 맞춰 읽어낸 탑텐의 성장,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이지영([email protected])
2025.12.19. 22:00
H마트가 플로리다주 잭슨빌 진출을 검토 중이다. 지난 9월 올랜도에 플로리다 1호점을 낸 데 이어 남부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19일 잭슨빌 시가 위치한 듀발 카운티 법원 기록에 따르면 권일연 H마트 회장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유한책임회사 GSC는 팀벌린 빌리지 쇼핑센터를 지난 2일 1325만달러에 매입했다. 이곳은 플로리다 95번 주간 고속도로(I-95)와 295번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사우스사이드 지역에 위치해 있다. 시카고 소재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블루 아울이 지난 2019년 1992만달러에 사들인 이 건물은 원래 생활용품업체 베드배스앤 비욘드(BB&B)와 그 자회사 바이바이베이비 등이 입점해 있었지만 파산 후 대부분 사무실이 공실로 비어있는 상태다. 이곳에 H마트가 들어서면 10만스퀘어피트(sqft)면적으로 전국 최대 규모 매장이 된 올랜도점에 이어 플로리다 2호점이 될 전망이다. 동남부 지역에서 플로리다가 노스캐롤라이나(1개)를 제치고 조지아주(5개) 다음으로 H마트 매장이 많은 주가 된다. H마트는 현재 전국 18개 주 100호점을 돌파했다. 잭슨빌 지역엔 한인 식료품 체인인 롯데플라자 마켓이 9월 처음 들어서 있다. H마트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개장 일자는 아직 없다”며 사업 계획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올랜도 잭슨빌 플로리다주 잭슨빌 h마트 올랜도 권일연 h마트
2025.12.19. 14:41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성다인(25)씨는 최근 1박스에 20개가 든 팩 두유를 정기적으로 주문하기 시작했다.출퇴근길 식사 대용으로 마시기에 딱 좋아서다. 성 씨는 “출근할 때 팩 두유와 단백질 쉐이크를 챙겨 가 먹고, 퇴근 뒤 운동가는 날에도 먹기 좋다”며 “병 두유보다 가볍고 실온에 보관하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식물성 음료도 수요가 부쩍 늘었다. 특히 식사 대용으로 우유 대신 두유나 아몬드 음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음료 패키지도 병에서 팩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19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연세유업은 지난 2023년부터 병 패키지 생산을 중단하고 멸균팩 두유 제품만 만들고 있다. 연세유업 관계자는 “간편하게 휴대하길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따라 멸균팩 중심으로 두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유 브랜드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도 최근 저당·고단백 신제품 두유 3종 중 2종을 멸균팩 패키지로 출시했다. 정식품 관계자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간편하게 영양을 보충하려는 소비자가 늘며 팩 두유 소비도 함께 늘고 있다”며 “멸균팩 형태로 신제품을 내는 게 업계 전반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팩 형태의 두유 매출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팩 두유와 병 두유 매출 비중은 3:7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6: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팩 두유가 병 두유 매출을 앞질렀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 병 두유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팩 두유 매출은 50% 늘며 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올해 전체 두유 매출 중 절반은 20·30 세대가 차지해 젊은층의 식물성 음료 선호가 팩 두유 수요 증가와 맞물린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GS25와 CU도 같은 기간 팩두유와 병두유 매출 비중이 3:7에서 5:5 수준까지 올라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귀리우유, 두유 등 식물성 음료는 최근 3년간 매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식물성 음료를 식사 재료로 활용하는 젊은층이 늘면서 팩 형태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도 “파우치형 단백질 쉐이크 매출도 증가율이 두드러진다”며 “자사 브랜드(PB) 상품인 ‘한손한끼’ 시리즈는 출시 후 1년 반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한국의 식물성 음료 시장은 올해 약 1조1745억원(8억1000만 달러)로, 매년 약 6.82%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조6095억원(11억1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원유 소비가 줄어드는 반면 멸균팩 형태를 앞세운 식물성 음료가 유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진주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초고령 사회 진입과 함께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물성 음료를 밥 대신 마시는 젊은층의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저당 등 건강 특화 성분을 담은 제품에 주력하는 등 업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19. 14:00
현행 ‘가상자산’ 용어를 ‘디지털자산’으로 바꾸고, 해킹 발생 시 코인 사업자에게 무과실 배상 책임을 부과한다. 특히 해외 스테이블 코인은 국내 지점을 설립해야만 유통이 가능한 규제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대한 금융당국의 주요 관리·감독 방향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2단계 입법에 대한 주요 규율 안을 마련했다. 여기엔 총칙을 비롯해 디지털자산업, 스테이블 코인 등에 대한 인가ㆍ등록 요건, 영업 행위 규제 등이 담겼다. 총칙에는 현행 가상자산 정의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디지털자산(Digital Asset)’으로 변경한다. 또 현행 법정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를 ‘디지털자산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암호화폐 관련 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자산업자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된다. 특히 해킹ㆍ전산 장애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코인거래소 등 사업자가 무조건 배상 책임을 지는 ‘무과실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할 예정이다. 최근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업비트 사례의 재발을 막고,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스테이블 코인 관련 감독 방향도 정비된다. 당국은 자기자본, 인적ㆍ물적 설비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위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 발행인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또 발행인은 발행 자산의 100% 이상을 은행 등 관리기관에 예금ㆍ국채 등으로 예치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규제 기준에 맞춰 이용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도 금지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특히 국내외 투자자가 많이 사용하는 테더(USDT)와 써클(USDC) 같은 해외 스테이블 코인도 국내에 지점을 설립하지 않으면 유통이 어렵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둘러싼 핵심 쟁점인 발행 주체와 발행인의 자기자본 요건에 대해 금융당국은 아직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발행 주체의 경우 은행이 지분 과반(은행 지분 50%+1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야 하는지를 놓고 이해관계자 간 입장 대립이 첨예하다. 발행인의 초기 자본 요건 역시 5억원에서 250억원까지 다양한 안이 제시돼 실제 정부 최종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2일 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과 2단계법 주요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2단계법의 주요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19. 14:00
캐나다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식료품 가격은 그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자료에 따르면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이전 달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식료품점에서 구매하는 음식 가격은 전년 대비 4.7퍼센트 상승했다.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가계가 실제로 느끼는 장바구니 부담이 쉽게 줄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품목들은 일상적으로 소비 빈도가 높은 식재료들이어서, 통계 수치보다 체감 압박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피 가격 1년 새 36퍼센트 급등…세계 시장 변수의 직격 11월 식료품 가격 상승을 가장 강하게 이끈 품목은 커피다. 볶은 커피와 분쇄 커피 가격은 한 달 사이 3.1퍼센트 올랐고, 전년 대비 상승률은 36.4퍼센트에 달했다. 이는 현재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식료품 가운데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폭이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수요보다는 국제 공급 여건과 더 깊이 맞닿아 있다. 브라질과 베트남 등 주요 생산국에서 올해 수확량 감소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커피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여기에 미국이 브라질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시장 불안을 키웠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캐나다 소비자들이 식료품점에서 마주하는 커피 가격도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주요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대형 분쇄 커피 제품의 가격은 브랜드와 용량에 따라 20달러 후반에서 30달러를 넘는 경우가 흔해졌다. 매일 커피를 소비하는 가정일수록 이번 가격 상승은 단순한 식품 가격 인상을 넘어 생활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추와 쇠고기, 공급 구조 취약성이 만든 가격 변동 상추 가격 급등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11월 기준 상추 가격은 전년 대비 26.8퍼센트 상승했고, 전달과 비교하면 25.5퍼센트나 올랐다. 이는 불과 한 달 사이에 가격이 급변했다는 의미로, 공급 구조가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상추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북미 공급의 중심지인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생산 차질이 있다. 병해와 기상 문제로 수확량과 품질이 동시에 영향을 받으면서 시장 공급이 줄었고, 대체 공급원이 충분하지 않아 가격이 빠르게 뛰었다. 다만 생산지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특성상, 12월 이후에는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지역 생산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쇠고기 가격 상승은 단기간 현상이 아닌 장기 흐름에 가깝다. 11월 기준 신선 또는 냉동 쇠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17.7퍼센트 상승했으며, 등심과 스튜용 쇠고기, 다진 쇠고기 등 주요 부위 대부분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부 캐나다 지역의 가뭄, 사료 비용 증가, 축산업 종사자 감소, 국제 무역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 식탁은 엇갈린 신호…칠면조는 비교적 안정 연말을 앞두고 명절 식탁과 관련된 품목들에서는 상승과 하락이 엇갈린 모습이다. 쿠키와 크래커, 오렌지, 견과류, 말린 과일, 사탕과 초콜릿 등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고, 외식과 테이크아웃 음식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가족 모임과 연말 행사가 잦아지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가계 지출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반면 감자와 양파, 달걀, 체다 치즈, 밀가루 등 일부 기본 식재료는 가격이 내려가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연말 식사의 상징으로 꼽히는 칠면조 가격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자 단체는 올해 생산량이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플레이션이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더라도, 식료품 가격은 기후 변화와 국제 무역 환경, 글로벌 공급망 변수에 따라 앞으로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캐나다 가정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당분간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북미시장조사 식료품물가 장바구니물가 인플레이션 커피가격 쇠고기가격
2025.12.19. 5:46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로 대책을 내놨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투자를 유도하고, 코스닥 시장의 진입과 퇴출을 유연하게 해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19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약 68% 상승한 데 비해 코스닥 상승률은 33%에 그치자, 대규모·장기 투자를 유도해 시장을 활성화할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업무보고에서 “코스닥은 동전주가 될지 모른다거나 주가 조작이 많다거나 웬만하면 퇴출이 안 돼 종목이 너무 많다는 불신이 있다”며 “대한민국 기업이 실력보다 저평가된 이유는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기관투자가가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내놨다. 연기금 기금운용평가 시 기준이 되는 수익률에 코스닥 지수도 반영하는 안을 관계부처와 검토한다. 현재는 사실상 코스피만 반영되고 있다. 또 코스닥벤처펀드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에 주는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올해 말 사라지는 세제 혜택을 3년 연장하고, 기업공개(IPO) 시 공모주 우선 배정 물량도 25%에서 30%로 확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코스닥 거래 대금 중 기관투자가 비중은 4.5%”라며 “연기금 매수로 코스닥 시장 전반에 활기가 도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상장·퇴출 기준도 새롭게 해 ‘다산다사’ 생태계도 만든다. 이른바 좀비 기업은 방출하고, 신산업 혁신 기업은 시장에 빠르게 진입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는 바이오산업에만 국한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올해 안에 인공지능(AI)·에너지·우주산업 등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분야별 기술 자문역(60명 내외)을 위촉하기로 했다. 또 내년 1월부터 상장폐지 요건 중 시가총액 기준을 현재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 결과, 이 경우 코스닥 상장사 중 14개 기업이 폐지 위험군에 속한다. 오는 2029년 기준이 300억원으로 상향되면 165개사(약 9.5%)로 증가한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3.94포인트 오른 915.27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률은 1.55%로 코스피(0.65%)를 크게 웃돌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이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근본적 체질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19. 3:21
<사진>안양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학생들의 국제골프필라테스 커렉터(LV2) 과정 수료 현장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도도필라테스&골프(대표 김민지)와의 산학협력 업무협약(MOU)의 연장선으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골프필라테스 커렉터(LV2) 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수료를 완료했다. 이번 국제골프필라테스 커렉터 과정은 2025년 12월 5일과 19일 서울 서초구 도도필라테스&골프에서 진행되었으며, 스포츠응용산업학과 3학년 한승주 학생 등 4명이 골프와 필라테스를 접목한 전문 교정 및 트레이닝 역량 심화 실무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와 도도필라테스&골프는 지난해 산학협력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올해 5월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제골프필라테스 LV1(Certification) 특강을 공동 운영하며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해당 LV1 과정을 통해 재학생들은 국제 자격 인증 과정을 수료하며 현장 중심의 전문성을 강화한 바 있다. 이번 학기에는 이러한 협력의 연장선으로 LV2(커렉터) 과정을 추가 운영함으로써 단순한 단기 특강을 넘어 단계별·연속적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산학협력의 실효성을 한층 높였다. 이는 대학과 산업체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학생들의 실무 역량과 진로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는 모범적인 산학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의 손지영 학과장은 “이번 과정은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상호 교류와 협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도도필라테스&골프와 함께 현장 친화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학생들이 스포츠·헬스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도도필라테스&골프의 김민지 대표 또한 “대학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전문 인재 양성과 스포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향후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안양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는 앞으로도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현장 연계 교육을 통해 실무형 스포츠 산업 인재 양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박선양
2025.12.19. 2:38
정부가 정한 석유화학 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을 앞두고 석유화학 업계가 19일 자구안을 제출했다. 지난달 충남 서산 대산 산업단지에 이어 전남 여수와 울산 기업들까지 재편 계획을 모두 제출하면서 정부가 요구한 최대 370만톤(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목표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에 여수산단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했다. 해당 계획은 GS칼텍스와의 협의를 거쳐 마련됐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설비가 가장 노후한 LG화학 제1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이 재편 계획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화학 제1공장은 연산 120만t 규모로, 가동을 시작한 지 30년가량 된 설비로 알려졌다. 두 기업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통합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GS칼텍스는 “정부 및 LG화학과 협의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LG화학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수 산단의 또 다른 석유화학 합작사인 여천NCC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자구안을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 자구안에 지난 7월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여천NCC 3공장(연산 47만t)을 폐쇄하는 방안과 함께 추가 감축 계획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서 여천NCC의 공동주주인 DL케미칼은 3공장보다 규모가 큰 1공장(90만t)이나 2공장(91만5000t) 가운데 하나를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추가 감축 방안으로는 롯데케미칼과의 통합 방안 등도 거론된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제시한 방향에 맞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에 제출된 방안은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한 수준으로, 향후 기업 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점과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산단에서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가 공동으로 사업 재편 계획안을 제출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겨온 이들 3사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자구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에는 다운스트림(최종재) 최적화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방안이 주로 담겼으며, 구체적인 감축 규모와 대상 공장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상업 가동을 앞둔 울산 산단의 특수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자구안을 제출받은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LG화학,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SK지오센트릭 등 10개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연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석유화학 업계에 연말까지 각 사별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제출된 재편안을 토대로 정부 지원 방안과 향후 일정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산 산단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방안이 있었지만, 여수와 울산 산단은 제출 시한이 임박한 측면이 있었다”며 “기업별 재편안의 구체화와 실행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2.19. 2:34
내년부터 6개월간 금융사가 달러를 한국은행에 맡기면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외환건전성부담금도 한시적으로 면제받는다. 외환 당국이 달러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9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내놨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의 후속 조치다. 조치 중 하나로 ‘외환지준 부리’가 포함됐다. 금융사가 한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는 외화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맡길 경우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현 3.5~3.75%)를 기준으로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다. 한은의 윤경수 국제국장은 “미국 정책금리를 고려하면 국내 금융사가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거나 미국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그 결과)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국내에 머물게 하는 유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은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 당국은 외환건전성부담금을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에서 외화를 차입하거나 채권(외화채)을 발행할 때 일부 비용(외환건전성부담금)이 발생한다. 부담금이 면제되면 금융사는 차입금리가 약 0.1%포인트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달러 등 국내 외화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연일 이어진 당국의 진화에 이날 원화가치는 달러당 1480원 선을 넘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달러당 2원 오른(환율 하락) 147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65% 오른 4020.55로 4000선에 턱걸이 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매도에 나섰지만, 기관투자가가 8652억원 순매수한 영향이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19. 0:43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금융사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주력한다고 비판하며 생산적·포용금융 같은 공적 역할을 하라고 주문했다. “금융이 가장 자유주의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첨단 영역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책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다. 금융사 내부 인사에 대해서도 “투서가 엄청 들어온다”며 “부패한 이너서클이 돌아가며 계속 해 먹는다”는 날 선 비난을 했다.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국내 금융사 영업 행태를 보면 주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집 등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줘 이자를 챙기는 게 주축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은 국가 발권력을 이용해 특권적 지위에서 국가 사무를 대신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익을 보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공적 의식이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금융위는 금융 소외·배제 계층의 제도권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중금리 금융 공급을 크게 늘리고, 연체자나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난 차주를 다시 제도권 금융으로 복귀시키는 게 핵심이다. 우선 불법 사금융을 찾지 않도록 긴급 소액 대출을 해준다. 성실하게 상환하면 금리·한도 혜택이 있는 정책서민금융을 거쳐 은행권 대출로까지 연계하는 ‘크레딧 빌드업’ 체계를 세운다. 이자율이 현재 연 15.9%인 불법 사금융 예방 대출(100만원 한도)을 다 갚으면, 납부한 이자의 50%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실질적으로 금리는 연 6.3%가 적용되는 셈이다. 사회적 배려대상자에겐 연 5% 수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후 이자율이 연 4.5%인 정책금융 상품(500만원 한도)을 이용할 수 있고, 성실하게 상환하면 은행권 신용대출인 징검다리론으로 안착할 수 있다. 또 고등학교 졸업자와 취업준비생 등에게 사회 진입 준비 자금(학원비, 창업 준비금 등)을 지원하는 연 4.5% 금리의 대출 상품을 도입한다. 한도는 500만원, 5년 만기로 이 상품에 총 1500억원이 5년 동안 투입된다. 기존 정책금융이 대학생이나 취업자 중심으로 구성돼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또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등에게도 연 4.5% 금리로 생계자금 대출(500만원 한도)을 해준다. 이 대통령은 “금리가 낮아지면 돈도 많고 담보력도 크고 신용도도 높은 사람이 금융을 활용해 돈을 더 벌고 자산 격차가 더 커진다”며 “이 같은 일종의 자연현상을 교정하는 힘은 결국 정책과 정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주가조작 패가망신 확실히 보여줘…원천봉쇄 해야” 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 근절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만 되면 60% 정도밖에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황당한 상황은 시장 투명성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주가 조작이나 부정 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현재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세운 주가 조작 근절 대응단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한두 팀을 더 만들어 팀별로 경쟁도 시키고 탈탈 털어서 아예 꿈도 못 꾸게 하도록 초기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금융사 가만두니 부패한 이너서클 생겨” 금융지주 지배구조도 도마에 올랐다. 금감원의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관련 보고를 듣던 이 대통령은 “요새 (금융사 수장 선발 관련) 투서가 엄청 들어온다”며 배석한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안 들어오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단순히 경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음해가 아니라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측면이 있다”며 “똑같은 집단이 부패한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계속 해 먹더라”고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특히 금융지주 같은 경우가 문제"라며 “회장과 관계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되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들에 대해서는 개별 산하 금융기관들에 검사 착수를 준비하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업계에선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내 패거리 문화를 척결해야 한다는 것엔 동의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투서를 언급하는 건 역으로 인사 개입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의 1차 투자처도 공개됐다. 금융위는 1차 메가프로젝트 후보군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분야에서 산업과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7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 컴퓨팅 센터, 전남 해상풍력, 울산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장, 충북 전력반도체 공장, 평택 파운드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인프라 등이 포함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산업계가 협력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성공 신화를 이뤄내고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게 국민 참여형 펀드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19. 0:27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갑질’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대폭 올리고, 상습 위반 기업에는 최대 두 배의 ‘과징금 폭탄’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단체행동권 보장을 위해 대기업을 상대로 한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담합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과징금 상향 등 경제적 제재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보고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적발하면 형사처벌보다는 대대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라”며 “조사 인력도 제대로 투입해 (기업들이) 불공정행위를 하면 반드시 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하라”고 말했다. 우선 반복적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추가 부과 기준이 대폭 상향된다. 1회 반복만으로 과징금이 최대 50%(현행 20%) 가중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해외 선진국에 비해 낮았던 과징금 부과율 상한도 높인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의 경우 한국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일본 10%와 유럽연합(EU) 30% 등에 비해 과징금 상한이 낮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재는 관련 매출의 3%에서 과징금 부과를 검토해 이를 감경해주고 있다”며 “일단 고시부터 바꿔 과징금을 상한인 6%에 가깝게 부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을 산정이 곤란할 때 부과하는 정액과징금 상한도 대폭 상향한다. 공정위는 과징금 상한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거친 후 태스크포스(TF)에서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관련 매출액 대비 부과율을 올려도 법 위반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면 추가로 가중 처분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EU는 법 위반 억제력 확보가 필요할 경우 기업 총 매출액의 10%까지 부과할 수 있다. 담합 등 불공정행위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권 도입도 검토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도 공정위 등에 강제 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 하도급ㆍ가맹 등 민생사건 조사 인력을 75명 늘리는 등 관력 인력도 167명 확충한다. 이 대통령은 “나중에 인원 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공정위 인력을 더 늘려라”고 지시했다. 특히 담합 등 불공정행위 조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설탕, 밀가루, 계란 등 식품 분야를 비롯해 교육, 건설, 에너지 등 민생밀접 4대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장기간 이어진 가격 담합에 대해서는 위반행위 시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과징금 외에 가격 재결정 명령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생리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고 한다”며 “독과점이어서 그런지 등을 공정위가 조사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조사 안 해봤다.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도 “국내 생리대가 너무 비싸서 해외 직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며 "왜 그렇게 비싼 거냐”고 재차 묻기도 했다.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등 단체행동 보장을 위해 공정거래법상 관련 제도도 재설계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한 단체행동에 대해서는 담합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다. 단체행동에는 단체협상을 위한 거래조건 협의, 공동거래 거절 등이 포함된다. 이 대통령은 “동반성장을 위한 ‘을’의 협상력 강화는 과감하게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을들이 연합해서 힘을 모아 협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탈취를 막기 위해 직권조사를 확대한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해기업들의 증거 확보와 입증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을 추진한다. 증거개시제도는 소송 상대방 기업이 가진 자료ㆍ문서 정보 등을 법원이 판단해 강제로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대기업 집단에 대한 감시는 강화한다. 주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주력 대기업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기업 집단 내의 사익 편취, 부당 지원 등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당기겠다”며 “부당이득에 비례하는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도록 사익 편취 등에 대한 제재 기준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업무보고에서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첨단전략ㆍ벤처산업 투자 활성화 방안’도 공개됐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세울 때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는데 이 비율을 50%로 낮추는 게 골자다. 증손회사 100% 지분 보유 규제에 묶여 대규모 투자가 어려웠던 SK하이닉스 같은 회사에 숨통을 틔워주는 내용이다. 공정위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주요 기업이 대대적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지분 규제를 풀기로 했다. 대신 공정위는 지분율 규제 완화와 관련해 사전 심사와 심의를 강화한다. 규제 완화를 적용받는 증손회사는 본점과 주사업장이 비수도권에 소재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증손회사가 출자받은 첨단산업기금보다 더 큰 액수를 비수도권에 투자해야 한다. 또 증손회사의 국내ㆍ외 상장도 금지된다. 쿠팡 사태 등과 관련해 공정위는 불공정 이용 약관을 점검하기로 했다.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약관 등이 대상이다.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플랫폼이 직접 환불 책임을 지도록 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를 허위ㆍ과장ㆍ기만의 방법 등으로 유인하는 행위를 원칙적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 바꾼다. 현재는 이런 행위에 대해선 통상 과징금보다 가벼운 과태료 처분을 하고 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2.19. 0:20
틱톡 라이브 전문 에이전시 아더셀렉션(대표 안성환)이 창업 1년 만에 2025년 11월 기준 TikTok LIVE ‘GO TO GLOBAL’ 종합랭킹에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전국 약 1,000개 틱톡 라이브 에이전시가 참여한 랭킹 경쟁에서 거둔 결과로, 단기적인 이벤트 성과를 넘어 실질적인 운영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아더셀렉션은 대규모 인력이나 물량 중심의 운영 방식이 아닌, 약 400명의 크리에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착 관리 구조를 통해 상위권에 오른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아더셀렉션은 크리에이터 개개인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방송 데이터 분석, 콘텐츠 방향성 설계, 라이브 운영 노하우 공유, 실시간 이슈 대응 등 맞춤형 관리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단기간의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와 성과 재현이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아더셀렉션은 ‘GO TO GLOBAL’ 종합랭킹 국내 1위와 함께, 전국 1,000개 에이전시 가운데 국내 종합랭킹 4위에 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장보다는 운영 효율성과 성과 밀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안성환 대표는 “아더셀렉션은 크리에이터 수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며 “이번 성과는 소수 정예 구조에서도 충분히 업계 최상위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GO TO GLOBAL’ 전략을 고도화해 크리에이터의 글로벌 진출과 수익 구조 확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에이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더셀렉션의 성과는 단순한 랭킹 진입을 넘어, 틱톡 라이브 에이전시 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라며 “밀착 케어 기반의 실력 중심 모델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창업 1년 만에 전국 1,000개 에이전시 중 최상위권에 진입한 사례로, 국내 틱톡 라이브 생태계에서 아더셀렉션의 성장성과 향후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2025.12.19. 0:00
한국은행은 19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시적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에 나섰다. 한은은 이날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같은 기간 외화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금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의 외화부채를 보유할 경우 부과되는 제도다. 이를 면제하면 금융기관의 외화 차입 비용이 낮아져 달러 등 외화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화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역시 외화 유동성 리스크 완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급준비금은 금융기관이 고객 예금의 일부를 한은에 예치하는 자금으로, 한은은 이에 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외화 지급준비금에 이자가 지급되면 금융기관의 외화 보유 유인이 커지고, 외화 유동성 완충 능력이 강화돼 시장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은은 “외환건전성 부담금 납입 부담을 경감해 국내 외환 공급 유인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기관의 단기 외화자금 운용처가 늘어나 비금융기관과 개인이 해외에서 운용 중인 외화예금의 국내 유입도 촉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원/달러 환율이 1480원에 육박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5.12.18. 23:50
일본의 기준금리가 연 0.75%로 올라섰다.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19일(현지시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정책위원 9명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새로운 금리는 오는 22일부터 적용된다.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9월 1.0%에서 0.5%로 내려간 이후, ‘0.5%의 벽’을 30년째 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낸 BOJ는 지난해 7월 0.25%, 올해 1월 0.5%으로 금리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이날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이날 BOJ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탕엔 임금 상승과 물가상승률 목표(2%)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BOJ는 성명에서 “일본 경제는 일부 약세가 관찰되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지표와 정보를 바탕으로 볼 때, 임금과 물가가 함께 완만히 상승하는 메커니즘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이전보다 그 영향이 감소했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성명을 통해 BOJ는 “기업의 수익은 관세 정책의 영향을 반영해도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 봄철 임금 교섭(춘투)에서 대해서도 “올해에 이어 임금 인상이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값이 달러당 155엔 전후에 정착해, 수입 물가의 상승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에 이어 3.0%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BOJ는 “경제ㆍ물가 개선에 맞춰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통화 완화의 정도를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결정문에서는 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도, BOJ가 제시한 중립금리(경기 부양·억제 효과가 없는 적정 금리) 하한선인 1%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는 BOJ가 이제 중립금리를 더 높게 보고 있으며, 추가적인 긴축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경제와 정부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 부담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 부담이 결국 BOJ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내년에) 추가로 1번 정도 더 올려서 상징적으로 1%대 금리를 기록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0년간 일본의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자리 잡은 ‘엔화 빚투’(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시장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다만 일본이 재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면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11조7000억엔(약 109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자금은 미국 경기 침체와 일본 인플레이션이 결합해 달러ㆍ엔 환율이 급락(엔화 가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될 때 극단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 경기 급랭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금리 인상 발표 이후에도 달러당 엔화는 156엔대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금리 인상 변수가 시장에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연 2%까지 올랐다(국채 가격 하락).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2.18. 23:22
연말 선물 수요가 본격화한 가운데 MZ세대는 실물 선물보다 현금·디지털 송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둔화와 실용주의 확산 속에서 ‘원하는 것을 직접 선택하겠다’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세대별 선물 문화의 격차도 커지는 추세라고 USA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웰스파고가 최근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말 선물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45%, 밀레니얼의 42%가 디지털 송금을 선물로 가장 받고 싶다고 응답했다. 반면 X세대(27%)와 베이비부머 세대(10%)는 선호 비율이 크게 낮아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기대치 차이도 보여준다. 전체 응답자의 65%는 여전히 실물 선물을 주는 것을 선호했고, 55%는 실물 선물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기프트카드 역시 선호도가 높아 주는 사람의 54%, 받는 사람의 5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현금·수표와 디지털 송금으로 범위를 좁히면 결과는 달라진다. 주는 사람 중 현금·수표를 선호한 비율은 34%, 디지털 송금은 18%에 그쳤다. 반면 받는 사람의 경우 48%는 현금·수표를, 29%는 디지털 송금을 선호해 ‘받는 사람이 주는 사람보다 훨씬 더 원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웰스파고 상품관리 디렉터 스티브 셀프리지는 “부모 세대의 영향으로 돈을 달라고 말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다”며 “10~20대는 원하는 것을 직접 고를 수 있는 돈을 훨씬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현금·디지털 송금에 대한 선호는 높지만 이를 직접 요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받는 사람의 49%는 “디지털 현금 선물을 원하지만 말하기 어색하다”고 답했고 선물 제공자의 57%는 “디지털 송금은 정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응답해 전통적 선물 관행이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효용성 측면에서 디지털 송금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의 65%는 “선택의 자유가 있어 좋다”고 했으며 같은 비율이 “포장·배송 등 번거로움이 없다”고 답했다. 또 36%는 “받는 실물 선물 대부분이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말해 실물 선물에 대한 피로감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실용성과 선택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디지털 송금이 선물로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식인지에 대해 응답자의 32%가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영 기자디지털 선물 디지털 송금 연말 선물 디지털 현금
2025.12.18.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