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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번 넘게 만나면 뭐하나…노란봉투법·상법 요지부동

‘실용적 시장주의’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반년 사이 재계와 대통령·여당 사이에 공식 회동이 20차례 이상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2차 상법개정안부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까지 기업들이 우려를 나타낸 법안들이 줄줄이 통과되면서 재계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쌓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와 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 태스크포스(TF)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8단체 부회장단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여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상법 개정과 배임죄 폐지가 주요 의제였다. 이들이 만난 건 지난 9월 9일 이후 두 번째다. 여당은 기업이 새롭게 취득한 자사주는 1년 이내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방침이다.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쓰이지 못하게 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재계에선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경제단체 부회장단은 추진 속도를 조절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오기형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재계에서) 처분 기간을 연장하거나 처분 절차를 유연하게 해달라는 등의 의견도 있어 적정한지 여부를 체크하겠다”면서도 다시 한번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반대급부로 재계가 요청한 배임죄 폐지 등 보완 입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작 코스피5000특위 간사를 맡은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여러 점검할 이슈가 많이 있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임죄 폐지를 묶어서 처리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보완 입법은 뒤로 밀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재계와 여당 간 회동은 이례적으로 많았다. 지난 6월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소 11차례로 확인된다. 6월 25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경제6단체 부회장단 간 간담회를 시작으로 코스피5000특위와의 상법 개정 간담회(6월 30일),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위원들과의 노동 정책 간담회(7월 14일), 정청래 당대표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과의 릴레이 간담회(9월 3·4·8일), 김 원내대표와 경제6단체장 간 간담회(9월 3일) 등이 있다. 대부분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한 재계 우려를 전달하는 자리였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도 지난 8월과 11월 두 차례 국회를 찾아 김 원내대표와 정 대표를 각각 만났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크고 작은 회동도 10차례 이상 있었다. 지난 6월 13일 5대 그룹 총수와 경제6단체장과 상견례를 가진 이 대통령은 지난 7월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각각 일대일로 만찬 자리를 가졌다. 재계 총수들도 한미 관세협상을 측면에서 지원하며 적극 협조했다. 지난달 16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선 국내 투자·고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재계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작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법안은 거침없이 통과되면서 ‘보여주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을 도입한 1·2차 상법 개정안과 원청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허용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3차 상법 개정안과 정년연장 법안 역시 이른 시일 내에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친시장’을 외치며 간담회 하자고 매번 부르지만, 정작 문제점을 얘기해도 ‘알겠다‘고만 말하고 끝난다”며 “재계를 들러리로 세우기만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나상현.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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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싸" 손님들 '냉랭'…도심형 아웃렛 눈물의 폐점정리

지난 8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라붐아울렛 서울대점. ‘폐점정리’라고 써진 현수막이 건물 외벽 한 편을 채웠다. 도심형 아웃렛인 이곳은 지난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영업했지만 이달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의류·잡화 매장에는 가득 쌓인 재고 상품 위로 ‘고별 세일전’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있었지만 손님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날 만난 고승재(28·관악구)씨는 “아웃렛 브랜드들은 좀 오래된 느낌이라 옷은 주로 온라인에서 산다”고 말했다. 장갑을 할인가에 구매했다는 한희재(63)씨도 “예전엔 (아웃렛) 이월상품은 할인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온라인보다 별로 싼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심형 아웃렛은 더 크게 휘청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 국내 아웃렛 산업은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들이며 업계 실적을 견인했고, 이에 자극받은 백화점이 앞다퉈 체험형 쇼핑 공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도심형 아웃렛은 ‘체험형 소비’를 앞세운 종합쇼핑몰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 사이에 끼어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특히 최근 종합쇼핑몰은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와 고객 참여형 팝업스토어를 앞세워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HDC그룹에서 운영하는 아이파크몰,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가 대표적이다. 반면 2016년 오픈한 롯데팩토리아웃렛 가산점은 개점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9월 문을 닫았다. 해당 점포의 지난해 매출은 약 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줄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아웃렛 인천 논현점도 올해 6월 폐점했다. 이커머스의 성장은 도심형 아웃렛 입장에서 큰 위기다. 최근에는 이월 상품 및 재고를 정리하는 ‘온라인 아웃렛’도 생겨났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이월상품을 할인해 파는 ‘직진 아웃렛’ 카테고리 거래액은 최근 3개월(9월~11월) 지난해 동기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고객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72% 증가하는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온라인 아웃렛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 현대백화점은 4개, 롯데쇼핑은 9개, 이랜드리테일은 41개의 도심형 아웃렛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롯데쇼핑은 1개, 이랜드리테일은 7개 점포가 줄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도심형 아웃렛은 10~20년 전 국내 출점 경쟁이 과열될 만큼 경쟁력을 갖춘 오프라인 쇼핑 공간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 트렌드 반영이 느려 집객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교외에 넓은 공간을 확보한 프리미엄 아웃렛과 달리 공간 제약과 새로운 콘텐트 제공에 한계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주요 유통사들은 기존 도심형 아웃렛의 점포 효율화와 재단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월 현대시티아웃렛 동대문점 2층을 ‘서울 에디션’으로 재단장했다. 서울 에디션은 서울의 현대적인 감각과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콘텐트 해설 공간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아웃렛 청주점에 올해 4월 대형 푸드코트 ‘테이스티 그라운드’를 기존보다 두배 규모로 열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주요 점포의 식음료 브랜드를 재단장해 집객 효과를 강화하고 올리브영·다이소 등 비 패션 콘텐트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도심형 아웃렛은 이커머스 발달과 패션업 정체 등 업태의 변화로 경쟁력을 잃었다”며 “위치한 상권별 소비자들의 니즈를 분석해 점포별 특화 콘셉트를 만들고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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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진보 정권의 '3친 정책' 10년, 오늘날 TSMC 만들었다 [신 재코타 시대]

대만 경제 부활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건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으로 민주진보당이 보수정당을 누르고 재집권에 성공한 2016년이다. 이후 민진당은 한 번도 정권을 내주지 않았다. 이 1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3친(친성장∙친시장∙친기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진당은 진보는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한다는 통념을 깨고 집권 초기부터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타이난 남부과학단지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수정당 집권기 세워진 계획이었지만 민진당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개발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 TSMC가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압도적 생산 능력을 갖추는 배경이 됐다. 진보정부의 지지 기반인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정책도 있었고,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민진당은 기업 성장이 국가 경제 부흥의 첫 단추라는 원칙 하에 과감히 밀어붙였다. 2017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노사 합의 시 하루 최장 1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근로법을 개정했다. 2022년에는 첨단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율을 15%에서 25%로 올리는 내용 등을 담은 대만판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던 2022년 농업용수를 TSMC에 우선 공급하도록 공장 인근 주민을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설득한 일, 반도체 업계가 인력 부족을 호소하자 1년이 아닌 6개월마다 대학이 반도체 전공 신입생을 뽑도록 바꾼 일 등도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기업 환경도 대만이 한국을 앞선다. 법인세율부터 20%로 한국(25%)과 격차가 크다. 한국처럼 지방소득세를 10%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더 작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2009년 한국과 같은 50%에서 10%로 확 낮춘 뒤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산업단지에는 금융·전력 등에 관한 패키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노조도 기업의 원활한 활동을 돕는다는 평가다. 대만 진보정부의 10년은 한국 경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2016년 차이잉원의 취임사에는 ‘경제’라는 말이 31번이나 등장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대목도 닮았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만의 성공 방정식은 성장이 있어야 사회적 정의 실현도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한국도 이념에 기반을 둔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경제 불확실성과 구조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5.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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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도 한 번, 커리어 도움" 대만, 한국 인재 이렇게 채간다 [신 재코타 시대]

#지난 10일 오후 3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301동(제1공학관) 1층. 학과 점퍼(과잠)를 입은 학생들 사이에 정장 차림의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이들이 눈에 띄었다.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대만법인 채용 면접을 기다리는 취업준비생들이다. 지난해 먼저 입사한 동기의 추천으로 지원했다는 허모(26)씨는 “대만에 글로벌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어 커리어 키우기에 유리하고 업계를 보는 시각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회 면접으로 합격 결정’이라는 조건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대학 채용에선 총 98명이 합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대만을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생산기지로 삼으면서, 한국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일 고려대를 시작으로 9일 한양대, 10일 서울대에서 채용에 나섰다. 합격자는 대만에서 근무한다. 미국 기업의 채용이지만, 대만 반도체 생태계로 한국 인재가 빨려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대만 신입 엔지니어 연봉은 대략 3만5000~5만 달러(약 5200만~7400만원) 수준으로 한국보다 높은 편이 아니지만,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반도체 생태계의 매력을 내세운다. 그동안 동아시아 반도체는 ‘재코타(JaKoTa·일본·한국·대만)’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한국은 메모리, 일본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맡는 ‘삼각 분업’ 구조다. 1980년대 이후 ‘압도적 메모리 1등’인 한국이 선두격이었으나, 최근 대만이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를 중심으로 재코타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삼성전자(4421억 달러)에 밀렸지만 2021년 역전해 11일 현재 시총 1조 달러(1474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장사 시총 기준 글로벌 8위다.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대리 생산기지’ 정도였던 파운드리는 AI 공급망의 핵심이 됐고, 첨단 공정 수율을 확보한 TSMC에 일감이 쏠리고 있다. TSMC의 독주는 대만 생태계를 살찌웠다. TSMC가 독차지하는 엔비디아 첨단 칩 물량은 폭스콘(서버 조립)과 ASE·SPIL(패키징)으로 넘어왔다. 애플 아이폰 제조사였던 대만 폭스콘은 단순 조립을 넘어 첨단 AI 서버 기업이 됐고, ASE는 세계 1위 첨단 패키징 기업이 됐다. 여기에는 미국 AI 반도체 양대 축인 엔비디아와 AMD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대만계인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토요타·키옥시아·소니 등 8개 대기업을 동원해 파운드리 전문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했고,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자립’을 목표로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했다. 누적 지원 규모가 2조9000억엔(약 27조원)에 달한다. 일본과 대만의 경쟁은 과열 양상을 띄며 ‘기술 유출’ 공방으로 이어졌다. 대만 검찰은 일본 장비기업 도쿄일렉트론(TEL) 대만법인이 TSMC의 2나노 기술을 일본으로 유출시켰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 8월 전·현직 TSMC 직원 3명이 TEL에 이직해 근무하면서 첨단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기술이 TEL에서 라피더스로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다. TEL은 라피더스에 장비를 납품하는 데다, 현재 라피더스 회장이 TEL 회장 출신이다. TSMC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며 밀월을 자랑했는데, 여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도 이미 생존경쟁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TSMC에서 21년 근무한 마가렛 한을 미주법인 파운드리 총괄로 영입했다.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사 확보가 관건이라 TSMC·인텔·NXP반도체를 거친 ‘글로벌 인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10일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12인치 40나노급 ‘상생 파운드리’ 구축에 4조5000억원 ▶첨단 패키징 기술에 3606억원 ▶반도체 클러스터에 700조원을 투자하는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한·일·대만의 관계 역전은 상전벽해 수준”이라며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이 일본 기술을 배우려고 도시바·히타치 은퇴 임원들을 고문으로 모셔왔는데, 이후 한국이 치고 나갔다가 이제는 대만이 앞섰다”고 말했다. 신현철 광운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교수(반도체공학회 회장)는 “한국은 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교수는 “일본도 지금은 뒤처진 것 같지만 우습게 보면 안된다. 소부장 등 워낙 기술력이 뛰어나 이 정도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순식간에 한국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며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산업 규제는 풀고,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5.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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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은 매너모드 아니었다…공연장서 '관크' 안되려면 이렇게

#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2악장 독주에 온 객석이 몰입하던 그 때, 갑자기 웬 남성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소음은 30초간 지속됐고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고개를 들어 객석을 보기까지 했다고 한다. 역대 최악의 ‘관크(觀+critical, 다른 관객의 관람을 치명적으로 방해하는 행위)’. 범인은 한 관객의 스마트폰에서 재생된 유튜브 영상이었다. 휴대전화 ‘진동모드’로 공연장 예절을 지키던 시절은 지났다. 생각지 못한 빛과 음향, 각종 앱의 영상 자동 재생까지 미리 제어해야 한다. 클래식·뮤지컬·발레 등 공연 일정이 빼곡한 연말, 관크 주범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숙지해야 할 기능이다. ━ ‘진동 모드’ 왜 소용없나 과거 휴대폰 음향은 전화·문자 수신과 버튼 누를 때 나는 소리 정도여서, 공연 전 벨소리를 진동 또는 무음으로 하면 됐다. 그러나 ‘진동모드’가 없애는 건 휴대전화 벨소리와 버튼 소리 같은 ‘시스템 음향’일 뿐이다. 기존 설정된 알람은 여전히 울리며, 유튜브·숏츠 등 소리도 저절로 소거되지 않는다. 더구나 ‘유튜브 프리미엄’서비스는 앱을 닫아도 영상이 멈추지 않는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이 있다. 다급히 유튜브 앱을 닫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꺼도 소리가 계속 난다. 요새는 각종 쇼핑 앱에서 숏폼 영상(짧은 영상)이 자동 재생돼, 별생각 없이 앱을 열었다가 갑자기 큰 소리가 날 수 있다. ━ 갤럭시 ‘영화관 모드’, 아이폰 ‘단축어 앱’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영화관 모드’ 기능이 있다. 벨소리와 화면 밝기, 영상 음향, 알람 소리 등을 미리 지정해두면, 공연 때마다 터치 한 번으로 적용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톱니바퀴 모양의 ‘설정’ 앱을 눌러 ‘모드 및 루틴 〉영화관’에서 설정할 수 있다. 기본 항목인 ‘다크모드 / 소리모드와 음량 / 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동작 〉동작 추가’를 선택해 ‘미디어 음량’도 0으로 해 둬야 ‘유튜브 갑작 재생 관크’를 막을 수 있다. 갤럭시 워치에서 나는 소리와 화면 켜짐 등도 없애도록, 여기에서 함께 설정할 수 있다. 대신 이렇게 한 번 설정해두면, 다음번부터는 스마트폰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려 ‘모드’에서 ‘영화관’을 누르기만 하면 갤럭시 폰과 워치에 즉시 적용된다. 애플 아이폰에는 별도의 영화관 모드는 없다. 다만 해당 기능을 만들어 쓸 수 있다. 기본으로 깔린 ‘단축어’ 앱에 들어간 뒤 음향과 화면 밝기 등을 설정해 ‘극장 모드’ 등으로 저장해 뒀다가 적용하면 된다. 반면, 애플 워치에는 해당 기능이 있다. 가면 모양의 ‘극장 모드’를 눌러 워치가 내는 소리·빛을 한 번에 없앨 수 있다. 통제 안 된 휴대전화가 공연을 망치는 일이 빈발하자 공연계에서 아예 '공연장 전파를 차단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 공연 전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것이다. 공연 관람 에티켓의 기본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심서현([email protected])

2025.12.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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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서른 이후 시계 한 번도 안 찼다”…금품 수수 부인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의혹 제기 이틀 만이자 지난 7월 24일 취임한 지 140일 만이다. 전 장관은 이날 사의 표명 직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뉴욕발 비행기에 탑승해 15시간 고민한 끝에 장관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대통령실과 사전 상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특검팀에 “한·일 해저터널 협조를 요청하며 2018~2020년 즈음 전재수 의원에게 현금 약 4000만원과 까르띠에·불가리 명품 시계 2개를 통일교 측이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전 장관은 “돈과 시계를 받았다는 건 데 아예 관심이 없고, 서른 살 이후 시계는 차 본 적도 없다”며 “가족이 저 몰래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윤영호 전 본부장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교 내부 보고서에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 600여 명이 모인 부산 5지구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 장관은 “그 시간에 부산시 구포성당 본당 60주년 기념행사에 가 있었다. 알리바이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지만, 해수부와 이재명 정부가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공직자로서 온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 장관이 사의를 밝힌 후 10시간여 만에 이를 수용했다. 대통령실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11. 9:20

“물타기 하다 그만…” 2대 주주된 슈퍼개미 공시 화제

코스닥 상장사 신원종합개발에 투자했다가 최근 보유주식 전량을 매도한 한 50대 개인주주가 관련 사실을 공시하면서 “물타기 하다 지분공시한 거 본전 와서 탈출”이라고 해 눈길을 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원인 개인투자자 A씨는 이날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에서 신원종합개발 발행주식 전체의 7.4%에 해당하는 86만7554주를 전량 장내매도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8일에 7차례에 걸쳐 장내매도했다. 총 매도 물량은 약 27억원으로 추정된다. A씨는 보고서 내 보유목적란에 “물타기 하다가 그만… 지분공시까지 찍어버렸다. 제가 매도물량 투하할 것 같아서 세력 형님들이 못 들어오시는 것 같아 눈물 콧물 닦아가며 본전 딱 챙기고 우아하게 퇴장한다”고 적었다. A씨는 또 “신원종합개발? 좋은 주식이다. 적정가요? 최소 1만 원은 넘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출 좀 정리하고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잠깐 빠지는 거지 도망가는 거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971년생 회사원이라고 밝힌 A씨가 처음 지분 공시를 낸 건 지난 9월 25일이다. 당시 A씨는 회사 주식 58만4920주를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처음 주식을 샀을 때 취득 단가는 2665원이었다. 이후 지분 공시는 두 차례 더 나왔다. A씨가 10~11월 여러 차례에 걸쳐 지분을 추가로 장내 매수했는데, 취득 단가는 갈수록 낮아져 2700원대에서 2400원대로 내려갔다. 또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A씨의 보유 지분은 86만7554주(7.4%)로 높아졌다. 그는 3분기 말 기준 우진호 회장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한편 신원종합개발은 민간 아파트 사업, 고급빌라사업, 플랜트 사업, 관토목 사업 등을 시행하는 종합건설사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신원종합개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00% 급등한 3835원으로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5.12.11.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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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 틀렸대" SNS 난리난 이부진 장남, 서울대 경제학부 합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장남이 서울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11일 서울대와 서울 강남구 휘문고 등에 따르면 이 사장의 아들 임모 군은 이날 발표된 2026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서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원 학과는 서울대 경제학부로 알려졌다. 합격자 등록 기간은 오는 15~17일이다. 임 군은 최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개만 틀린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사실은 박선영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이달 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올리며 알려졌다. 임 군은 서울 강남구 휘문중·휘문고를 졸업했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고교 시절 내내 문과 전교 최상위권을 유지했고, 특히 수학 성적이 뛰어나 ‘이과 전향설’이 돌았으나 최종적으로 문과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치동에서는 단과·팀 수업을 병행하며 공부하는 ‘노력형 학생’으로 평가됐고, 또래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군은 국내에서 초·중·고 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이 사장은 아들 교육을 위해 2018년 주소지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강남구 대치동으로 옮겼으며, 최근에는 다시 이태원으로 거주지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군이 내년 서울대 26학번으로 입학하면 외삼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서울대 동양사학과 87학번)의 39년 후배가 된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12.11.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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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젖줄…테마섹 같은 국부펀드 만든다

━ 정부, 투자 활성화 대책 정부가 한국형 국부펀드를 설립해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을 위한 장기 투자를 해나가겠다고 11일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업무보고에 참석해 “내년 상반기 중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해 국부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증식해 미래 세대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의 ‘테마섹’, 호주의 ‘퓨처 펀드’ 등을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현재 한국에서 법적으로 유일한 국부펀드는 한국투자공사(KIC)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 등 외화 자산 일부를 위탁받아 운용하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구 부총리는 운용 규모와 방식에 대해 “초기엔 물납 주식 등 작은 재원으로 시작해서 수익률을 높여 규모를 키워보자는 것”이라며 “KIC와 달리 정부가 국내든 해외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고, 민간 전문가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도 있는 상업적 베이스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국부펀드가 이 대통령의 ‘K엔비디아’ 구상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같은 거대 첨단 미래 기업을 하나 만들어서 (지분을)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출범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 다양한 정책 펀드와 이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책펀드가 여전히 많은데, 정부 주도 펀드가 국민 경제에 더 도움이 될 거란 확신은 부족하다”며 “글로벌 반도체 수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데 공공부문이 이를 쫓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1300조원 규모의 국유재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상도 내놨다. 우선 양질의 국유재산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효용성이 낮은 재산은 처분하되 할인 매각은 원칙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다. 특히 300억원 넘는 국유재산을 매각할 땐 국회 상임위원회 사전보고를 거치도록 했다. 부처별로도 매각 전문 심사기구를 신설하는 등 관리체계도 개편한다. 구 부총리는 “국유재산이 1300조원이 넘는데 1%만 수익이 나도 1조3000억원”이라며 “적극 관리해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세대에 부를 이전하겠다”고 했다. 대규모 수출·수주를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도 신설한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원전·방산·에너지 등 대규모 해외 수주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수익이 나면 국가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주회사 규제도 손질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현행 규정을 ‘50% 이상’만 확보하면 되도록 완화한다.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가 용이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규제가 완화되면 SK하이닉스 등의 경우 손자회사가 새로운 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필요한 최소 자본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한 투자 유치나 시설 임차 등도 용이해진다. 이를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반도체 업종에 관한 특례 규정을 마련한다. 정부는 지주회사 규제 완화가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 금지) 원칙을 훼손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구 부총리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는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도록 금융적인 측면에서 좀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희.김연주([email protected])

2025.12.11. 8:01

미국 3연속 금리인하…좁혀진 금리차에 한숨 돌린 한은

━ 향후 금리 전망 안갯속 미국 기준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다. 지난 10월부터 세 차례 인하로 미국 정책금리는 연 3.5~3.75%로 낮아졌다. 한국(연 2.5%)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Fed가 금리 인하를 택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보다 고용 악화에 더 주목하면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노동 수요는 명확하게 둔화하고 하방 위험도 확대됐다”며 “최근 일련의 (3연속) 금리 인하가 노동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물가는 다소 높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Fed 목표 수준(2%)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인하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정작 시장의 시선을 끈 것은 파월 의장의 온건한 발언이었다. 그는 예상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색채를 덜 드러냈고,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들어섰다고 봤다. 그는 “현재 금리 수준은 향후 경제 흐름을 지켜볼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으로 전환은 기본 시나리오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은행권 지급준비금 관리를 위한 단기국채 매입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Fed는 오는 12일부터 400억 달러(약 59조원) 규모의 단기 국채를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여 경기를 부양하고 장기금리를 낮추려는 양적완화(QE)와는 다르다는 게 Fed 설명이다. 시장에선 Fed가 국채를 매입하는 순간 유동성이 풀리는 만큼 완화 신호로 해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자산 매입 규모가 예상보다 컸고, 정책결정문 전반에서 매파적 ‘서프라이즈’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금리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Fed 위원의 금리 전망)에 따르면 내년 기준금리 중앙값은 연 3.4%, 2027년은 연 3.1%로 9월 전망과 동일하다. 달라진 것은 Fed가 적어도 매년 한 차례씩 추가 인하에 나설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Fed 내부에선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 FOMC에서는 0.25%포인트 인하 결정에 3명의 반대표(2명 동결, 1명 0.5%포인트 인하)가 나왔다.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점도표에서도 전체 19명의 위원(투표권 비보유자 포함) 중 7명이 ‘내년엔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제시했다. 특히 파월 의장 후임으로 ‘친트럼프’ 성향의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명될 경우 인하 압박은 더 커지면서 Fed 내부 분열은 증폭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자본유출’ 압력이 낮아져 통화정책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 1월 한은이 ‘동결’을 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민주 IN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은 부동산과 환율이 모두 안정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켜져야 인하를 고려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6원 내린(환율 상승) 1473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장 초반 상승했다가 0.59% 하락한 4110.62에 거래를 마쳤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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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150조 국민성장펀드, 40%는 지역 배분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5년간 150조원을 쏟아붓는 ‘국민성장펀드’가 닻을 올렸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지만, 효율적인 지원 방안과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11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를 개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시기”라며 “150조원 국민성장펀드와 주요 금융권 530조원 생산적 금융의 압도적 숫자에 걸맞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으로 만든 75조원의 첨단전략산업기금(첨단기금)과 민간자금 75조원을 합해 5년간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민간자금 75조원은 첨단기금과 재정(내년 1조원 예산)으로 유치할 수 있는 최소 조달 금액이다. 상황에 따라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펀드 운용 전략 등을 논의할 민관 합동 전략위원회에는 이 위원장뿐 아니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이병헌 지방시대위 5극3특 특위 위원장,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등 지역·청년·산업계 인사들도 위원회에 합류했다. 투자 분야별로는 AI에 가장 많은 30조원(5년 기준)을 투입한다. 재원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 반도체(20조9000억원), 모빌리티(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11조6000억원) 순이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에 배분해 균형 성장도 지원한다. 다만 효과적인 지원 방식과 투자처 발굴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자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은 초저리대출(50조원)에 몰려 있다. 직접투자(15조원)와 펀드 통한 지분 매입 등 간접투자(35조원) 방식은 상대적으로 적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는 어려운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결해 줄 순 있지만, 유망 기업과 기술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투자처 발굴도 숙제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은 현재 ‘1호 투자처’ 검토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전남 해남군 국가 AI컴퓨팅센터와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신안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유력하다고 본다. 하지만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만 늘릴 경우 재무 사정이 좋지 못한 중소기업이 기존 대출 이자를 낮추는 차환 용도로만 쓸 가능성이 크다”면서 “혁신을 주도할 유망 기업과 기술을 엄격한 기준으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남준([email protected])

2025.12.11. 8:01

[Today’s PICK] 올해 반려동물 3만마리, 대한항공 해외 나들이

올해 대한항공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이 16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기간 반려동물 3만1818마리가 보호자와 함께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 서비스(UM)’를 통해 혼자서 국제선을 이용한 어린이도 5192명에 달했다. 대한항공이 11일 공개한 ‘2025년 국제선 연말결산’에 따르면 올해 한국발 대한항공 노선 중 가장 많은 승객이 방문한 도시는 일본 도쿄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2위는 오사카, 3위는 후쿠오카가 차지해 상위 3곳 모두 일본이 차지했다. 4위는 태국 방콕이었다. 중국 노선도 반등했다. 상하이행 승객은 전년 대비 12만8000명 증가했으며 베이징은 7만1000명, 칭다오는 6만3000명 늘었다.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횟수로 대한항공을 이용한 승객은 총 216회 탑승했는데, 이는 왕복 기준으로는 108번의 여정에 해당한다. 연령대별 탑승객 비율은 30~40대가 40%로 가장 많았으며, 50~60대가 30%, 10~20대는 21%였다. 외국인 비중은 전체의 35%를 차지했고, 미국과 중국 국적자 비율이 각각 24%로 가장 높았다. 올해 8월 리뉴얼을 마친 신규 라운지는 34만2000명이 이용했다. 라운지 내 가장 인기 메뉴는 셰프가 즉석에서 조리하는 피자로 나타났다. 프레스티지석 사전 주문 기내식 중에서는 ‘낙지볶음과 백반’이 1위, 이어 제육쌈밥과 로즈메리소스 스테이크가 뒤를 이었다. 기내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드라마는 ‘선재 업고 튀어’, 예능은 ‘나 혼자 산다’였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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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연봉 1억, 의사는 3억…이러니 ‘K두뇌’ 58만명 부족

━ 신기술 인력난의 원인 첨단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은 인재 부족이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핵심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최소 58만여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이공계 인력부족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2029년까지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서 중급인재가 29만2000여명, 고급인재는 28만7000여명 가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합하면 총 57만9000여명에 달한다. AI 투자가 폭증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보수적 추정’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AI 산업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58만여명의 부족인원은 최소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내년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구글·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가 쏟아붓는 AI 투자액만 5200억달러(약 765조원)에 달한다. 신기술 인력난의 배경에는 뚜렷한 ‘의대 쏠림’이 있다. 자연계 상위 1% 학생 가운데 의대 진학 비중은 76.9%에 달한 반면 일반 이공계 학과 진학은 1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전공 선택 단계에서 이탈이 시작되고, 이공계 내부에서도 빠져나가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했다. 실제 카이스트(KAIST)에서는 2021~2023년 사이 의·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학생이 182명에 달했다. 보상 수준이 낮다는 점도 이공계 인재 확보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에 다르면 학위 취득 10년차 이공계 평균 연봉은 9740만원, 해외 취업 시 평균 연봉은 3억9000만원, 국내 의사 평균 연봉은 3억원 수준이다. 같은 최상위권 인재라도 경제적 보상이 3~4배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반도체 석학’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좌교수는 “세계 최고 인재를 확보하려면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야 한다”며 “형평성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기업이 진짜 필요로 하는 인재라면 연봉과 처우에서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안정성도 이공계 기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이공계 신규 박사 30%는 미취업, 임시직 비율은 21.3%에 달한다. 반면 의사는 전 연령대에서 사실상 100% 취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만족도 역시 AI·로봇 분야는 71.3%로 의사(79.9%)보다 8.6% 낮았다. 이 때문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한국 두뇌유출지수는 2020년 28위에서 2025년 48위로 하락했다. ‘과학기술 인재 유출 방지 및 유치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 민간위원장을 맡은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도 첫 회의에서 “한국에서 키운 젊은 과학자와 기술자가 외국으로 많이 떠난다”며 “한국은 과학기술인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스타 과학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처우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국가과학자 인정 제도’ 활성화나 ‘융합 연구 허브 구축’처럼 정부 차원의 지원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최초로 유네스코 메달을 수상한 진정일 고려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이공계 기반이 더 취약해지기 전에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며 “젊은 인재들이 가고 싶어 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내야 이공계가 다시 숨을 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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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행복해질 줄 몰랐어요”…자립준비청년에 희망 준 삼성

“제가 커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도, 기대도 하지 못했습니다.” 11일 삼성 희망디딤돌 10주년 기념행사 무대 위에 오른 정재국(27)씨는 일곱 살 때부터 시작된 보육원 생활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가 “가장 기쁜 소식은 재산도, 부모도, 아무것도 없던 제가 지난 9월 결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자립준비청년이었던 그는 삼성 희망디딤돌 대구센터를 거쳐 현재 공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인천 부평구 청소년수련관에선 유정복 인천시장,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삼성전자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희망디딤돌 10주년 행사와 인천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삼성은 사회공헌활동인 희망디딤돌을 통해 지난 10년간 자립준비청년 5만4611명에게 주거 문제 해결과 자립 및 취업 교육 등을 지원해왔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공동생활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어 홀로서기에 나선 청년을 말한다. 이날 문을 연 인천센터는 삼성 희망디딤돌의 16번째 센터다. 삼성은 2015년 희망디딤돌 부산센터 건립에 착수해 10년 만에 전국 13개 지역의 주거 지원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정부가 2019년에야 자립청년 지원을 시작했지만 삼성은 그보다 앞서 희망디딤돌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희망디딤돌은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의 아이디어와 기부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자립준비청년의 거주 공간 제공과 기초 생활·금융 교육에 집중하다가 2023년부터 희망디딤돌 2.0 사업을 통해 취업 및 커리어 설계 교육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희망디딤돌 2.0 수혜자 최은재씨는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꾸준히 공부하며 자격증도 취득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소방서에서 IT보안담당으로 근무 중이다. 삼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만 34세 미만의 자립준비청년 241명이 직무교육 과정에 참여해 수료자 167명 중 79명(47.3%)이 취업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희망디딤돌 사업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8일 ‘제5회 대한민국 착한기부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날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예비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 자립 지원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 등 삼성 희망디딤돌은 고여 있지 않고 앞으로도 우리 사회와 함께 계속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가람([email protected])

2025.12.11. 8:01

[사진] 국중박 관람객 사상 첫 연 600만명 돌파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6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김경록([email protected])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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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검토” 다음날…SK하이닉스, 투자경고 종목 지정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투자경고’ 조치를 받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75% 내린 56만5000원에, SK스퀘어는 5.09% 하락한 30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전날 공시를 통해 이날부터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전날 종가가 1년 전(지난해 12월 10일) 종가 대비 200% 이상 급등했고, 최근 15거래일 중 상위 10개 계좌에서 일어난 거래가 기준을 초과한 날이 4일 이상인 점 등이 근거다. 지난 1년간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244%, 314%나 올랐다. 거래소는 주가 급등으로 감지되면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순으로 규제 수위를 높여 관리한다. 투자경고 종목은 매수 시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미수거래가 불가능하고 신용융자 매수도 제한된다. 대체거래소에서의 거래도 막힌다. 이들 종목의 단기 매수세에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공시를 통해 “자기 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하루만에 주가가 3.71% 급등했다. 하지만 다음날 투자경고 딱지가 붙으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투자경고 종목 해제 여부는 오는 24일부터 일별 주가 흐름에 따라 검토된다.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투자경고’ 조치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한국거래소 측은 “투자경고 종목 지정 요건을 단순 수익률이 아닌 주가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 기준으로 바꾸고, 시총 상위 종목은 제외하는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인경([email protected])

2025.12.11. 8:01

현대차그룹, 양대 연구개발 수장 교체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던 양 대 수장이 모두 교체된다. 11일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에 따르면 양희원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장(사장)이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퇴임한다. 양 본부장은 지난해 1월 R&D본부장으로 선임돼 신차와 양산차 연구개발을 도맡아왔다. 이달 초 송창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이 사퇴한 데 이어, 양 본부장까지 퇴임하면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 조직 두 축의 수장이 모두 바뀌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R&D 조직을 개편하며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통합해 AVP본부를 신설하고, 하드웨어와 양산 연구개발 업무 등은 R&D본부에서 맡아왔다. 양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 R&D본부 차량개발담당(부사장)이 거론된다. 이수정([email protected])

2025.12.11. 8:01

[Biz & Now] 주일대사 만난 손경식 “한·일 기업 협력에 정부 지원 필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과 미즈시마 코이치 주한 일본 대사가 11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양국이 함께 해결할 공통의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 갈 중요한 해”라며 “양국 기업의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을 위해 양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한일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부터 주한 일본 대사를 초청해 기업인 간담회를 열어왔다.

2025.12.11. 8:01

“호주서 희토류 구합니다”…국내 기업들, 공급망 확보전

━ 거세진 자원 무기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희토류 생태계를 사실상 장악한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선 상황에서 새로운 공급처 확보에 실패할 경우 고사할 위기에 놓이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 소재 영구자석 생산기업 성림첨단산업은 최근 호주 희토류 생산기업 A사와 계약을 맺고 호주산 희토류 2000t을 수년간 공급받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정련·가공을 거쳐 국내에 들여오는 해당 희토류에는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 생산에 필수적인 경(輕)희토류 네오디뮴(Nd)은 물론 최근 중요성이 커진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중(重)희토류도 포함됐다. 성림첨단산업은 이 희토류로 제조한 영구자석을 유럽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수천억원대 계약도 최근 체결했다. ‘호주(채굴)→말레이시아(정련·가공)→한국(영구자석 제조)→유럽(전기차 제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된 것이다. 성림첨단산업뿐만 아니라 영구자석을 연구·개발 중인 중소기업들도 중국 이외의 조달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는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올해 4월 4일부터 사마륨·가돌리늄·터븀·디스프로슘·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중희토류 7종에 대해 수출 시 정부 허가를 의무화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전쟁의 상대국인 미국을 겨냥했지만, 허가제 특성상 한국·일본 등 주요 영구자석 생산국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 중희토류는 중국 의존도가 97%에 달해 대체 생산국을 찾기 어렵다. 중국 의존도가 70%로 베트남 등에서 대체 가능한 경희토류보다 중요성이 크다. 중희토류는 영구자석 제조 과정에서 약 10% 비중으로 첨가돼 내열성과 자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이전에는 1~2주면 t단위로 수급됐지만 지금은 4~5개월이 걸리고 물량도 수백 ㎏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11월 8일 시행될 예정이던 희토류 설비 수출 제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1년 유예했지만, 희토류 자체의 수출 제한은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도 희토류 비축에 나서고 있지만, 수출 통제 이전만큼 안정적인 물량을 한번에 들여오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이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2023년 기준 4400만t으로 세계 1위지만, 베트남(2200만t)·브라질(2100만t)·러시아(1000만t) 등도 상당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역시 180만t의 매장량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MB) 정부 시절 ‘자원외교’ 실패의 후폭풍으로 해외 광산 개발에 정부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 정부는 2023년 세계 2위 희토류 생산기업인 호주 라이너스(Lynas)에 2억 호주달러를 투자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에는 프랑스 카레스테르(Carester)에 1억 유로를 투자해 2027년부터 희토류를 공급받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60~70%로 2010년 90% 대비 감소했다. 김태훈 한국재료연구원 박사는 “개별 기업이 해외 광산 확보에 나서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해외 정부·기업과 접촉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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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아파트 매매가 45주 연속 상승세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 주(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 주 대비 0.18% 올랐다. 45주 연속 상승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부동산에 게시된 시세. [뉴시스]

2025.12.1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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