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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서 관료들 타고다닌 그 차…수소버스, 이렇게 만들었다

#지난 18일 전북 완주군 소재 현대차 전주공장. 직선으로 뻗은 330m 생산라인에 22대의 수소연료전지 대형버스가 한 줄로 쭉 늘어섰다. 엔진이 놓여야 할 자리에는 2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스택·Stack)이 달리고, 차량 후면부 윗쪽에는 5~6대의 수소탱크가 올라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처음엔 수소탱크를 보고 ‘수소폭탄’이란 괴소문이 돌았다. 지금은 작업자들이 안전기준을 잘 인지하고 더 꼼꼼히 테스트한다”고 했다. #이 수소버스는 지난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2대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란 이름으로 운행했다. 최대 45인승인 좌석을 13석으로 줄여 각 좌석을 항공기 비즈니스급으로 올리고 U자형으로 둘러앉을 수 있는 회의실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외교부 등 각국 관료들이 이 버스를 수시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수소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전기차보다 인지도와 상용성은 떨어지지만 2019년부터 양산된 현대차 수소버스는 최근 성능이 개선되면서 판매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소버스의 누적등록대수는 올해 11월 2674대로 1년 전보다 77.7% 늘었다. 증가분은 모두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시내버스 ‘일렉시티 FCEV’와 고속버스 ‘유니버스 FCEV’다. 올해 990대의 수소버스를 생산한 전주공장은 내년에는 138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앙일보가 방문한 전주공장은 거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돌아가는 일반 승용차 공장과는 달랐다. 수소버스 한 대당 1~3명의 작업자가 달라붙어 한땀한땀 손으로 조립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화가 도입된 용접·도장 작업 이후에는 기계와 수작업을 병행한다”며 “수작업이 많은 이유는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소버스의 핵심은 ‘스택’이라 불리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다. 버스 상단에 부착된 수소탱크에서 수소를 공급받은 뒤 이를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부산물로는 열과 물만 발생한다. 생성된 전기는 전기모터의 동력으로 사용되거나 배터리에 충전된다. 전주공장은 현대모비스가 생산한 스택 2개를 수소버스에 병렬로 장착해 최대 180킬로와트(㎾)의 출력을 낸다.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면서도 소음은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일진하이솔루스에서 공급받는 수소탱크는 강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로 제작된다. 개당 41㎏의 수소가 들어가는 수소탱크 6개가 장착되면 충전 한번으로 최대 960.4㎞를 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탱크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낙하·충격·화염·총격 등에도 문제없도록 까다로운 테스트 걸친다”고 했다. 이처럼 공들여 만드는 수소버스이지만, 걸림돌도 있다. 부족한 수소충전소다. 지난 10월말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상업용)는 245기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수(226곳)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충전소를 660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충전소 1기를 설치하는 데 약 50억원이 드는데, 보조금(25억원)을 받더라도 25억원을 민간이 부담해야한다. 한 충전업체 임원은 “아직 수소승용차·버스가 많지 않아 수소 판매량이 적다”며 “설치비용과 운영비를 빼면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충전소 부족→ 수소차 판매 부진→ 충전소 적자’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수소산업은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이 빠른 속도로 수소산업을 키우고 있는 만큼, 우리 역시 민관이 함께 나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2025.1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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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0대 그룹 '뉴 보스' 스펙 분석…'70년대생·SKY·이공계'

# 퀄컴 출신인 최원준(55)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삼성전자에 입사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원포인트 인사’로 지난 4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1970년생 전기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차세대 갤럭시 디바이스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아 ‘깜짝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 1976년생인 김정규(49) SK스퀘어 대표는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SK그룹에 입사한 뒤 미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현지 투자와 사업개발을 이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비서실장을 맡다 올해 최연소 사장 승진자로 발탁됐다. 21일 중앙일보가 재계 순위 10대 그룹(농협 제외)의 올해 신규 사장급 승진 인사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공계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승진자 3명 중 1명은 197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흐름도 뚜렸했다. 구체적으로 삼성 5명, SK 11명, 현대차 4명, LG 4명, 롯데 2명, 한화 2명, GS 2명, HD현대 5명, 신세계 2명 등 총 37명의 사장급 승진자를 분석했다. 여기엔 사장급 외부 영입자도 포함된다. 포스코는 올해 사장 승진자가 없었다. 우선 대학(학부 기준)은 서울대(11명)·고려대(5명)·연세대(5명)의 앞글자를 딴 ‘SKY’ 출신이 전체 승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삼성·HD현대·GS 등 3개 그룹은 승진자 전원이 SKY였다. (이탈리아인인 삼성전자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 제외) 다만 그룹별로 부산대(LG)·경북대(SK)·영남대(롯데)·충남대(한화) 등 비수도권 학부 출신도 다수 눈에 띄었다. 학부 전공별로는 공학·이학 등 이공계열(20명)이 상경·법·인문학 등 인문계열(17명)보다 많았다. 최근 인공지능(AI) 주도 성장과 전동화·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기술 경영’ 역량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차와 LG는 사장 승진자 100%가 이공계 출신이었다. 현대차에선 정준철(64) 현대차 제조부문장 등 기계·금속공학 전공자가, LG에선 김동춘(57) LG화학 대표 등 화학·기계 전공자가 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문계열 중엔 경영학·경제학 등 상경계열 전공자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종 학위는 석사(MBA 포함)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학사(12명)와 박사(9명) 순이었다. 박사 출신 사장 승진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 대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기업에서는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한 분야에만 정통한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다방면에서 사람들을 조율하고 컨트롤하는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박사라고 꼭 사장 승진에 유리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70년대생 사장 승진자는 총 13명으로, 전체 사장 승진자의 35.1%를 차지했다. 숫자만 보면 60년생(23명, 62.2%)이 가장 많지만, 최고경영진으로 젊은 인물을 발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SK그룹은 5명의 70년대생 새 사장을 배출해 세대교체 속도가 가장 두드러졌다. SK는 올해 사장을 포함한 전체 신규 임원(85명) 중 64%(54명)를 40대로 채웠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그룹 사장단 인사는 글로벌 불확실성 국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며 “젊고 기술 이해도가 높은 리더를 전면에 내세우는 인사 기조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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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 2년 연속 나왔다…강북 한강뷰 뒤엎을 '리틀 대치동'

추천! 더중플 - '넥스트 반포'는 어디? 강북 한강 벨트 24곳 서울의 부촌하면 떠오르는 곳은 압구정과 반포를 품은 강남구와 서초구죠. 하지만 최근엔 한강 조망권을 앞세운 강북권 ‘한강 벨트’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부촌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랜드마크급 사업만 3곳에 달합니다.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선 이미 ‘넥스트 반포’ 찾기가 시작됐습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https://www.joongang.co.kr/plus)’는 지식·정보·인사이트를 한번에 얻을 수 있는 투자 콘텐트를 제공합니다. 오늘 ‘추천! 더중플’에선 서울 부촌의 지도를 뒤바꿀 '한강 벨트 3대장' 사업과 이들의 수혜를 받는 24개 단지를 집중 분석합니다. 서울의 부촌 지도를 뒤바꿀 ‘한강 벨트’ 개발 사업은 크게 3곳이다.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광진구 동서울종합터미널 개발 프로젝트 등이다. 주택 수요자들은 어느 지역과 아파트가 개발 사업의 수혜를 볼지 궁금해한다. 머니랩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 한강 벨트 3대 개발사업의 파급력이 클 만한 지역과 아파트를 추려 봤다. 여기엔 가격 부담이 덜한 단지도 적지 않다. ① '100층 마천루'로 '용틀임' 앞둔 용산 최근 착공에 들어간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서울코어)는 용산구 한강로3가 정비창 부지(45만6099㎡)에 글로벌 비즈니스 복합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서울 코엑스의 2.5배 규모다. 특히 ‘국제 업무존’은 100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지어질 계획이다.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와 맞먹는 높이다. 기본적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둘러싼 주변 지역이 수혜 영향권에 들어간다. 다만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우선 개발 대상지에서 반경 500m 이내 아파트여야 하며, 주상복합아파트가 아닌 일반 아파트여야 한다는 점이다. 최대 수혜지로는 서부이촌동과 원효로가 꼽힌다. 용산에서 가격이 비교적 낮은 산천·도원동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② ‘서울숲의 심장’ 79층 랜드마크 짓는 성수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2만8106㎡)는 업무·상업·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로 개발된다. 최고 79층짜리 2개 동(棟) 규모다. 시민들이 오가기 편하게 성수동과 응봉동을 잇는 보행교도 만들어진다. 설계는 미국 건축 회사 ‘SOM’이 맡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163층)를 설계한 회사다. 전문가들은 응봉·행당동을 삼표 부지 개발의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보행교를 이용해 삼표 부지를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응봉·행당동은 인접한 성수·옥수동에 가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③한강 품은 '교통·업무 허브' 동서울터미널 1987년 문을 연 동서울종합터미널은 39층 규모의 복합 시설로 탈바꿈한다. 광진구 구의동 부지(4만7907㎡)에 교통·문화·상업·업무 기능을 갖춘 교통·업무 허브(hub·중심지)로 지을 계획이다. 한강 접근성도 높인다. 한강과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을 연결하는 보행 데크를 만든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북 전성시대’를 열 랜드마크가 될 거란 기대가 크다. 동서울터미널 개발 수혜지로는 구의·광장동이 첫손에 꼽힌다. 광장동은 ‘리틀 대치’로 불릴 정도로 학군이 좋아 학부모 수요가 많다.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광남고도 가깝다. 구의동 현대프라임 등도 초등학교를 제외하곤 같은 학군(광남중·고)을 공유한다. 강북 지역에서 몇 안 되는 한강 조망과 학군을 갖춘 단지라 개발이 진행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보다 자세한 개발 계획과 수혜 단지 24곳에 대한 정보는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수능 만점 2년 연속 나왔다…한강뷰 다 바꿀 ‘리틀 대치동’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718 〈머니랩〉 추천! '똘똘한 한 채' 시대, 똑똑한 '랜선 임장' ▶강남·한강벨트 규제 찍어봤자…집 사려면 ‘이 아파트’ 노려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5830 ▶‘흑석 김의겸’처럼 노려라…‘초투’ 10억대 재개발 리스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852 ▶‘물딱지’ 될라, 재건축 물건…1억 쌀 때 목동 급매 잡아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765 ▶수퍼사이클, 정부는 못막는다…김경민 교수가 본 서울 부동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0205 ▶32평과 고작 1억 차이 난다…‘40평대’ 가성비 아파트 20곳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7028 황의영.김경진([email protected])

2025.1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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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날개 단 기업 판돈 키운다…10년 쥔 엔비디아 판 돈으로

5대 자산운용사 추천 종목 집중 분석 경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미국 증시를 강타하는 동안에도 제약·바이오는 ‘무풍지대’였다.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란 ‘엔진’을 등에 업고, 비만·항암 테마란 ‘날개’를 달아 비상하는 모양새다. 유통·여행 등 소비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소비 부문에서 계층 간 ‘K자형’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붐으로 자산이 늘어난 고소득층은 소비를 확대했지만,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머니랩에선 5대 자산운용사가 추천한 종목 중 비만·항암 테마의 제약기업과 ‘K자형’ 소비 패턴에 꼭 맞는 소비재 종목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지난 3분기 머니랩의 ‘서학톱픽’ 시리즈에서 자산운용사 1곳의 추천 받았지만, 이번 분기에 3곳의 추천을 받은 기업은 일라이 릴리다. 서학톱픽은 5대 자산운용사가 추천한 미국 주식 ‘톱 10’ 종목 중 중복 추천·신규 편입되는 종목을 분석해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머니랩 시리즈다. ◆일라이 릴리 3분기 매출, 예상치 10% 웃돌아=일라이 릴리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1조129억 달러) 제약회사로, 당뇨·비만치료제(마운자로·젭바운드)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비만약이 유행하기 시작한 2023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이 분야 선구자인 노보 노디스크를 좇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노보 노디스크를 빠르게 추격하며 1위 자리를 꿰찼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올해 1월부터 시장 점유율에서 노보 노디스크를 역전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인크레틴 유사체(식욕 억제 약물) 시장 점유율은 일라이 릴리가 57.9%, 노보 노디스크가 41.7%다. 이 회사의 ‘먹는 비만약(경구용 비만치료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먹는 비만약 시장에서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점에 주목한다. 일라이 릴리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76억 달러에 달해 시장 예상치를 10% 웃돌았다. 마운자로(매출액 65억 달러)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젭바운드(36억 달러)와 버제니오(15억 달러)도 실적 증가에 기여했다. 올해 연간 실적도 긍정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600억~620억 달러에서 630억~63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21억 달러)를 웃도는 성적이다.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는 먹는 비만약 ‘오포글리프론’을 연내 FDA에 승인 신청해, 내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만약 외에도 당뇨병 치료제, 골관절 치료제 등 다양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은 “이 회사는 성공 확률이 낮은 골관절 치료제(DMOAD)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며 “이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비만약 뿐만 아니라 신규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앤존슨은 ‘존슨즈베이비 로션’으로 친숙한 세계적인 헬스케어 기업이다. 50년 이상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와 배당왕(Dividend King)으로 꼽힌다. 서학톱픽에서는 이번에 처음 1표를 받은 ‘루키(신인 선수)’ 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바꿨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고 장기적인 성장이 필요한 정형외과 사업은 분리해 독립회사(드퓨 신테스)로 운영하고, 종양·면역·신경과학·심혈관·외과·시력 등 고성장·고수익 영역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존슨앤존슨 역시 현재의 실적과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받쳐주는 헬스케어 기업이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39억9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5% 웃돌았다. 제약 부문은 암(종양학)과 신경과학 분야가 성장하면서 155억6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해 한 해 전보다 5.3% 증가했고, 의료기기 매출은 84억3000만 달러로 5.6% 늘었다. 미래에 신약이 될 수 있는 제약 파이프라인을 103개 보유 중이고, 이 중 22개는 임상시험을 마치고 FDA 등록을 진행 중이거나 이미 등록을 마쳤다. 38개는 임상시험 마무리 단계인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존슨앤존슨은 2030년까지 항암 부문에서 매출액 500억 달러 이상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민규 담당은 “존슨앤존슨은 항암치료제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제형(피부 밑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환자 스스로 주사할 수 있고, 약물 투여 시간도 단축)에 대한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승인을 통과하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해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 앞세운 월마트, 박리다매 전략=월마트는 세계 1위 유통업체이자 미국의 대형 할인점이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 매출과 전자상거래 매출이 동시에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3분기 서학톱픽에서 1표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2표를 얻었다. 증권가가 월마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올해부터 미국에서 계층 간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소비자들이 상품 가격에 더욱 민감해졌다. 중산층 이하 계층은 가능하면 저렴한 상품을 찾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마트는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우월한 가격 경쟁력을 활용해 2026 회계연도 2분기(올 5~7월)부터 740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해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 역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달성 중이다. 2026 회계연도 3분기(올 8~10월) 당기순이익은 61억 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29.8% 웃돌았다. ‘유통체인 공룡’의 AI 기술 탑재에 따른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AI를 활용한 신성장 전략을 펴면서 지난달 20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의 이전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성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나스닥 이전 상장 이슈까지 더해져 주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세와 물류비 인상에도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조정 시 매수’ 투자 추천=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세계적인 크루즈 선박 운영회사다. 지난 1분기 서학톱픽에서 1표를 받았다가 이번에 다시 1표를 획득했다. ‘AI 붐’으로 자산 가치가 늘면서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과 사치재, 고급 호텔과 리조트 상품에 대한 지출 확대가 예상된다. 코로나 19 위기 이후 소비 행태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여행·공연 상품의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로얄캐리비안 주식은 ‘조정 시 매수’ 전략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지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사 모으는 전략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만 크루즈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다, 로얄캐리비안의 연간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강일 KB자산운용 글로벌주식실장은 “로얄캐리비안은 ‘복합 테마파크 여행’으로 소비자 경험을 다시 정의하면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MZ(1980년 이후 출생)세대 고객 유입도 증가 추세라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당신의 돈에 관한 모든 이야기, 투자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돈 되는 '머니 정보' 더중플에서 더 많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 오를때 72% 올랐다…엔비디아 이긴 엔비디아ETF 정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431 엔비디아 127배 먹고 팔았다…그 회사, 40% 폭락 종목 산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1638 “1월에 천스닥 찍고, 3000 간다” 여의도 증권가 뜨는 7개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137 수능 만점 2년 연속 나왔다…한강뷰 다 바꿀 ‘리틀 대치동’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718 김도년([email protected])

2025.12.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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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패한 이너서클” 질타에…금감원 첫 타깃은 BNK금융

금융감독원이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지주에 대해 다음 달 검사에 돌입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조치다.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BNK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다음 달 검사 계획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감원 업무보고 당시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잘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대통령은 “요즘 투서가 엄청 들어온다. 회장, 은행장을 했다 하면 10~20년씩 해먹고 그런 모양”이라며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찬진 원장은 “선임 문제가 거론되는 금융지주와 관련해 검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에 별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BNK금융을 1호 검사 대상으로 사실상 낙점한 것이다. 금감원은 BNK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월 이찬진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일부 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자기 사람으로 참호를 구축한다”고 비판했다. BNK금융 지분 약 3%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부실한 경영 성과에도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선임 절차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 이사회는 지난 8일 빈대인 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연임이 확정되지만, 검사 결과에 따라 절차의 재검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단독 후보를 추천했더라도 이후 중대한 이슈가 불거지면 이사회는 절차상 재소집할 수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회장이나 행장 선임 과정에서 BNK금융 사례처럼 논란이 빚어진 복수의 금융회사에 검사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과도한 검사나 감독 재편은 인사에 대한 간접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관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1. 9:09

소비자원 “SKT, 해킹 피해자 1인당 10만원 보상하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SK텔레콤에게 이용자(해킹 사고 피해자) 1인당 10만원 상당의 보상을 하라고 결정했다. 2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소보위)는 지난 18일 집단분쟁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SK텔레콤 이용자 58명이 대상으로, 1인당 통신요금 5만원을 할인하고 제휴 업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만 포인트(티플러스 포인트)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소보위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해당 해킹 사고로 개인 정보가 유출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고 SK텔레콤에 보상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과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례의 1인당 보상액이 통상 10만원이었고 전체 피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보상 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보위는 SK텔레콤이 조정안을 수용하면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같은 보상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조정안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를 포함해 보상 규모가 2조3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제시한 인당 30만원 배상 조정안도 수락하지 않았다. 소보위는 조만간 조정결정서를 통지할 예정이며, SK텔레콤은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조정 내용 수락 여부를 소보위에 통보해야 한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용자들은 소송으로 다퉈야 한다. 최현주.오현우([email protected])

2025.12.21. 9:00

LG 연말 이웃사랑 성금 120억 기부

LG는 지난 18일 연말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은 2500억원을 넘어섰다. 계열사들도 각각 기부 활동을 펼쳤다. LG전자는 사원증을 접촉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전국 직영 매장에 ‘구세군 QR코드 자선냄비’를 설치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구미 사업장 인근 동절기 취약 계층에 기부금을, LG화학도 여수·청주 사업장 근처 보육원 아동 100여명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했다. LG 관계자는 “기업의 이웃사랑이 추운 겨울 따뜻한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21. 8:49

[Biz & Now] HD현대중, 페루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페루의 국영 시마(SIMA) 조선소에서 페루 해군 등과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회사의 첫 잠수함 수출로, 내년 1월 설계에 들어간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는 “페루 해군의 작전 환경을 반영해 최적의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21. 8:01

[사진] 고환율에 수입물가 비상…커피 5년새 4배 올라

원화 가치 하락(환율은 상승) 영향으로 수입 물가가 치솟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커피 수입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원화 기준 379.71으로, 5년 새 4배로 치솟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커피 판매대. [연합뉴스]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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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0원 고지 지켜라…‘구원투수’ 국민연금, 연말 환율 방어 총력전

국민연금이 이번 주 대규모로 환 헤지에 나설 전망이다. 환율 널뛰기가 심한 연말을 맞아 ‘달러 큰손’인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인데, 외환시장 불안을 가라앉히긴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지난 20일 야간 거래에서 1478.0원에 마감하며, 148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맞먹는 원화 약세(환율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연말 종가가 정해지는 30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국민연금이 대규모 환 헤지에 나설 것이란 시장 관측이 나온다. 환 헤지는 해외 투자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 특정 환율로 미리 고정해두는 조치다.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달러를 가지고 대규모 환 헤지에 나서면 원화 약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1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한은과 외환스와프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규모는 650억 달러다. 한은은 외환스와프 확대에 따른 외환보유액 급감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말 환율에 대한 전문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강력한 정부 조치가 쌓여있기 때문에 연말 종가는 1450원 수준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은 투기 세력보단 국내 경제 주체들의 자발적인 해외 투자 쏠림 탓이 컸다”며 “당장 연말 환율은 1480원을 겨우 방어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달러 필요한데…외국인 직접투자 크게 줄어 이런 가운데 외국인이 달러를 들여와 국내 공장 설립이나 기업 인수에 나서는 직접투자(FDI) 유치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FDI 유치실적(신고 기준)은 7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1%(22억7700만 달러) 감소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FDI는 206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5억1200만 달러(17.9%) 감소했다. FDI 신고액은 올해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감소폭도 1분기 9.2%, 2분기 19.1%, 3분기 23.1%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FDI 신고액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공장 설립이나 한국 기업의 경영권 취득 등이 포함되는데, 이 과정에서 달러를 들여와 원화로 환전한다. 올해 들어 FDI를 통한 달러 공급이 그만큼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0월 관련 통계를 발표하며 FDI 감소 원인을 상반기 국내 정치 상황 불안과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이재명 정부 들어 추진된 각종 노동 입법도 외국인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 주한외국상의 회장단은 지난 9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노조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수출을 하고 대금을 달러로 받는 비율도 낮아졌다. 한은의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수출 대금이 달러로 결제된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83.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수출 대금의 달러 결제 비중 하락은 시장에 달러 공급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안효성.장서윤([email protected])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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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통하는 한국 쌀맛, 관세장벽 넘어야 진짜 ‘살맛’

━ 일본 쌀값 급등, 한국 기회? “한국은 쌀이 남아서 시끄러운데, 일본에 수출하면 어떻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한 말이다. 올해 일본에선 쌀값이 폭등해 사재기 열풍이 일었다. 한국은 쌀 과잉 생산이 예상되니 ‘윈-윈’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일본으로의 쌀 수출은 올해 처음 100만 달러를 웃돌며 호황을 맞았지만, 여전히 ‘관세 장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일본으로의 쌀 수출액은 100만6000달러(약 14억8800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8000달러) 대비 증가율이 1600%에 달한다. 2000년 3월 일본으로 쌀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연간 수출액이 100만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남 해남 옥천농협이 쌀 2t(톤)을 일본에 수출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계약된 물량만 약 800t에 달한다. 그간 일본으로의 쌀 수출이 저조했던 이유는 고율 관세 때문이다. 일본은 자국 벼 농가 보호를 위해 국가별로 배분된 저관세 쿼터제 쌀을 제외한 외국산 쌀에 1㎏당 341엔(약 3200원)의 높은 관세를 물린다. 하지만 일본 쌀이 너무 비싸지다 보니 관세가 붙어도 한국 쌀값이 더 낮은 경우가 생겨났다. 농협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은 찰기 있는 단립 품종 자포니카 쌀을 주로 먹기 때문에 자국 쌀의 대체재로 한국 쌀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본 쌀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 11월 3~9일 기준 전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쌀 5㎏ 가격은 평균 4316엔(약 4만9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이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22년 이후 가장 높다. 2024년 4월 기준 2088엔에서 올해 4월 4220엔으로 1년 새 2배로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일본 정부가 비축미를 풀면서 쌀값이 10~20%가량 하락하는 듯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오름세다. 문제는 일본 쌀 품귀 현상의 반사 이익에 기댄 ‘반짝’ 수출 호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한 일본 쌀 가격이 안정되면 한국산 쌀은 바로 타격을 입는 구조다. 실제 올해 하반기 들어 일본 현지 쌀 가격이 소폭 하락하자 한국 쌀 수출 실적도 1~6월 416t에서 7~11월 197t으로 급감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산 쌀 예상 수확량은 747만t으로 전년(679만t) 대비 약 10%(68만t)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 일본 내 쌀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쌀값이 오르고 있어 농가의 수출 유인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값에 쌀을 팔 수 있는데 위험 부담을 안고 일본 내 판로를 어렵게 뚫을 이유가 없단 의미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전국 평균 쌀 소매가격은 20㎏ 기준 6만2398원으로 전년 대비 14.1% 올랐다. 다만 농식품부는 대일 쌀 수출을 당장 크게 늘리긴 어렵더라도 홍보의 기회로는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일본뿐 아니라 K푸드 선호도가 높은 싱가포르·홍콩·대만 등을 대상으로 국산 쌀 현지 시장성 조사, 해외 마케팅 등 단계적 수출 확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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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가계대출 틀어막는다…5대 은행 ‘증가율 목표 2%’ 제시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여파로 연말 은행권 가계대출이 사실상 멈춰섰다.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압박 속에 주요 시중은행이 연말 들어 신규 대출 창구를 닫으면서다. 내년에도 은행권의 ‘대출 빙하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가계대출 증가액(누적)은 전년 말 대비 기준 7조4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관리 목표치(8조690억원)보다 7.4% 적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연초 계획의 절반가량으로 줄이라고 은행권에 요구했는데, 축소된 목표를 기준으로 해도 실제 증가액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은행별로 보면 5곳 가운데 2곳만 자체 목표를 초과했고, 나머지 3곳은 목표 대비 절반 수준(-43%)에 그쳤다.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이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까지 제한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영업이나 모기지보험(MCI·MCG) 연계 대출도 상당 부분 막았다.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사실상 정체 상태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8일 현재 768조2767억원으로, 12월 들어 증가액은 1423억원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은 79억원으로, 11월(504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2617억원 감소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가 월 기준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5302억원 늘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 경색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시중은행은 금융당국과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로 2% 안팎을 제시한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전망한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4.0%)의 절반 수준으로, 예년의 ‘명목 성장률 이내 관리’ 관행보다 훨씬 보수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땅이나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먹는 것이 주축 아니냐”고 지적한 점도 이런 기조에 힘을 싣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내년에도 가계부채 총량관리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절대 수준이 높은 가계부채를 경상성장률보다 낮은 증가율로 관리해 연착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연말 대출 창구를 아예 닫아버리다시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특정 시기에 너무 쏠림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1. 8:01

정용진, 트럼프 장남과 사업 손잡나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테마파크 개발, 인공지능(AI) 관련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꾀했다. 2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달 12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미국에 머무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창업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최고경영자(CEO), 오미드 말릭 1789캐피탈 창업자 등을 만났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 참석에 이어 오미드 말릭 창업자와 만나 1789캐피탈이 추진하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개발 사업 참여에 대해 논의했다. 향후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내 대형 개발 사업도 추진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를 개발키로 하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를 글로벌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인허가 지연, 5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마련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참여한 1789캐피탈은 화성에, 신세계는 팜비치에 교차 투자하는 방식으로 화성 사업이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창업자도 만났다. 리플렉션AI는 구글 ‘제미나이’의 핵심 연구진이 창업한 회사다. 정 회장은 리플렉션AI의 AI 기술을 신세계 유통 사업 전반에 접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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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NEXT 전략기술로 기술패권 경쟁 파도 올라타자

2025년의 주인공은 인공지능(AI)이었다. 미국 시사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젠슨 황, 샘 올트먼을 비롯한 8명의 AI 설계자들이었다. 우리나라도 ‘올해의 장면’을 꼽는다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계기로 한 삼성·현대차·엔비디아 최고경영진의 ‘깐부 회동’이 아닐까 싶다. 그 만남에 수많은 시민이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들을 열광하게 한 것은 세계적 기업인들의 만남 자체보다, “기술이 곧 기회”라는 기대감이다. 이처럼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는 더는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자 다음 세대의 꿈이다. 주요국은 이미 이 사실을 정확히 읽고 있다. 미국은 과학기술·AI 융합으로 과학안보 플랫폼을 선도하겠다는 ‘제네시스 미션’을 발표했다. 중국도 5년간 국가발전 목표로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내세웠다. 최고·최초 기술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승부해야 하나?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정책을 ‘넥스트(NEXT) 전략기술’로 진화시키고자 한다. 단순히 기술을 선정·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가 반드시 달성할 임무를 중심으로 전략기술을 배치하고, 신산업과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재설계한다. 정부는 국가임무 달성을 위한 핵심 연구개발(R&D)에 대해 기업 매칭 부담을 최대 50%까지 완화하고, 국가 현안에 대해 ‘신속대응 R&D 자금’을 신설한다. 또한 정부 R&D 사업의 행정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공공조달 및 지역특화산업까지 지원해, 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위험·고성과 기술에 과감히 도전하도록 뒷받침한다. 아울러 정책 수단별 지원을 연계해 연구에서 사업화, 금융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강화한다. 예컨대 AI 분야에서는 초거대 모델 R&D뿐 아니라, 이를 제조·의료·국방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과 사업화까지 한 흐름으로 지원해 기술이 산업과 체감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신속한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선 민관이 원팀으로 뭉쳐야 한다. 지난 18일 ‘국가전략기술 서밋’은 1000여 명의 국민이 참석하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됐다. 관계 부처와 국회, 기업, 대학, 금융기관 등 혁신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NEXT 전략기술 확보에 뜻을 모았다. 부처와 분야의 벽을 허물고, 국가임무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 기술패권 경쟁은 거대한 파도다. 그러나 그 파도를 두려워하기보다 올라타야 대한민국호(號)는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세계적 기업인들의 러브샷에 환호했던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넘어 ‘전략기술 강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안겨줄 대항해를 시작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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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s PICK] 내년 우체국서도 은행대출 받는다

내년부터 일부 우체국 창구에서 시중은행 대출을 직접 신청하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은행 점포가 줄거나 사라진 지역에서 우체국과 저축은행을 통해 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은행대리업은 은행의 고유 업무인 예·적금, 대출, 이체 등 일부 업무를 제3자가 대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은행 본연의 업무란 이유로 위탁을 제한했던 예금·대출 계약 체결·해지 등을 앞으로 우체국과 저축은행이 대신해서 할 수 있다. 다만 대출 심사와 승인, 자금 집행 등 핵심 업무는 은행이 직접 한다. 시범 운영은 내년 상반기(1~6월) 중 전국 20여 개 총괄우체국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부터 취급한다. 우체국 직원은 대출 상품 설명과 상담, 신청서 접수, 약정서 작성 등을 담당한다. 은행은 전산 심사와 금리·한도 산정, 승인, 대출금 지급을 맡는 구조다. 다만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은행대리업 운영과 관련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은행이 지도록 했다. 대리업 운영을 이유로 인근 은행 영업점을 폐쇄하는 것도 제한한다. 은행대리업을 정식 제도로 도입하기 위한 은행법 개정은 이번 시범 운영을 거친 뒤에 추진한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에 내년 1분기부터 개인이 한 번만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개인 대출에 대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분석해 자동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13개 은행의 개인대출에 대해 내년 1분기 선보일 예정이다. 제2금융권은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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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산타’ 사장님 감사합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크리스마스를 앞둔 19일 서울 용산구 영락보린원에서 산타 분장을 하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2025.12.21.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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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사업자, 해킹 땐 무조건 배상…스테이블 코인 한국 지점 의무화

현행 ‘가상자산’ 용어를 ‘디지털자산’으로 바꾸고, 해킹 발생 시 코인 사업자에게 무과실 배상 책임을 부과한다. 특히 해외 스테이블 코인은 국내 지점을 설립해야만 유통이 가능한 규제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대한 금융당국의 주요 관리·감독 방향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2단계 입법에 대한 주요 규율 안을 마련했다. 여기엔 총칙을 비롯해 디지털자산업, 스테이블 코인 등에 대한 인가·등록 요건, 영업 행위 규제 등이 담겼다. 총칙에서 현행 가상자산 정의를 세계 기준에 맞춰 ‘디지털자산’으로 변경한다. 또 현행 법정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를 ‘디지털자산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암호화폐 관련 정책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자산업자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된다. 특히 해킹·전산 장애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코인거래소 등 사업자가 무조건 배상 책임을 지는 ‘무과실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할 예정이다. 스테이블 코인 관련 감독 방향도 정비한다. 당국은 자기자본, 인적·물적 설비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위의 인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 발행인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또 발행인은 발행 자산의 100% 이상을 은행 등 관리기관에 예금·국채 등으로 예치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규제 기준에 맞춰 이용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것도 금지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특히 국내외 투자자가 많이 사용하는 테더(USDT)와 써클(USDC) 같은 해외 스테이블 코인도 국내에 지점을 설립하지 않으면 유통이 어렵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둘러싼 핵심 쟁점인 발행 주체와 발행인의 자기자본 요건에 대해 금융당국은 아직 입장을 확정하지 않았다. 발행 주체의 경우 은행이 지분 과반(은행 지분 50%+1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야 하는지를 놓고 이해관계자 간 입장 대립이 첨예하다. 발행인의 초기 자본 요건 역시 5억원에서 250억원까지 다양한 안이 제시돼 실제 정부 최종 법안이 마련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22일 회의를 열어 정부안을 논의한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21. 8:01

이재명 금융지주 장기집권 질타에...금감원, 다음달 BNK금융부터 검사

금융감독원이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지주에 대해 다음 달 검사에 돌입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따른 조치다.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BNK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다음 달 검사 계획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금감원 업무보고 당시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잘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대통령은 “요즘 투서가 엄청 들어온다. 회장, 은행장을 했다 하면 10~20년씩 해 먹고 그런 모양"이라며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그냥 방치할 일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찬진 원장은 “선임 문제가 거론되는 금융지주와 관련해 검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에 별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BNK금융을 1호 검사 대상으로 사실상 낙점한 것이다. 금감원은 BNK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BNK금융은 선임 절차와 관련해 주주들과 정치권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일부 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에 자기 사람으로 참호를 구축한다”고 비판했다. BNK금융 지분 약 3%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부실한 경영 성과에도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선임 절차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 이사회는 지난 8일 빈대인 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연임 확정되지만, 검사 결과에 따라 절차의 재검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사회가 단독 후보를 추천했더라도 이후 중대한 이슈가 불거지면 이사회는 절차상 재소집을 할 수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회장이나 행장 선임 과정에서 BNK금융 사례처럼 논란이 빚어진 복수의 금융회사에 검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과도한 검사나 감독 재편은 인사에 대한 간접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관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1.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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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국민연금 환헤지 본격화 전망…연말 환율 방어 총력전

국민연금이 이번 주 대규모로 환 헤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율 널뛰기가 심한 연말을 맞아 ‘달러 큰손’인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외환시장 불안을 안정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있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주간 거래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 9일(1472.3원) 1470원대로 올라선 이후 9거래일 연속 1470원대에 머물고 있다. 20일 야간 거래에서도 1478.0원에 마감하며, 148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맞먹는 원화 약세(환율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연말 종가가 정해지는 30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국민연금이 대규모 환 헤지에 나설 것이란 시장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환 헤지는 해외 투자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 특정 환율로 미리 고정해두는 조치다. 국민연금은 보유한 해외 자산의 최대 10%를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다. 국민연금이 한국은행과의 외환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달러를 가지고 대규모 환 헤지에 나서면 원화 약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국민연금은 시장 안정 차원에서 정확한 환 헤지의 시기와 규모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지난 1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한은과 외환스와프 계약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양자 간 계약한 외환스와프 규모는 650억 달러다. 한은은 외환스와프 확대에 따른 외환보유액 급감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연말 환율 전망은 엇갈린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완화, 외국인 국내 주식 투자 방안 등 정부의 환율 관리 조치가 강력히 쌓여있기 때문에 연말 종가는 1450원 수준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은 투기 세력보단 국내 경제 주체들의 자발적인 해외 투자 쏠림 탓이 컸다”며 “당장 연말 환율은 1480원을 겨우 방어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2025.12.21.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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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인당 10만원 보상”…SKT “면밀히 검토 후 결정”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4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SK텔레콤에게 이용자(해킹 사고 피해자) 1인당 10만원 상당의 보상을 하라고 결정했다. 2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소보위)는 지난 18일 집단분쟁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SK텔레콤 이용자 58명이 대상으로, 1인당 통신요금 5만원을 할인하고 제휴 업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티플러스 포인트)를 5만 포인트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소보위는 “지난 7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개인 정보가 유출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 회복을 위해 SK텔레콤에 보상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례의 1인당 보상액이 통상 10만원이었고 전체 피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신요금 할인과 포인트 지급을 보상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소보위는 SK텔레콤이 이번 조정안을 수용하면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동일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체 이용자에 대해 보상이 진행되면 보상 규모는 2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소보위의 조정안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SK텔레콤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동일한 보상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1인당 30만원 배상 조정안도 수락하지 않았다. 소보위는 조만간 조정결정서를 통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조정 내용 수락 여부를 소보위에 통보해야 한다.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용자들은 소송을 통해 다툼을 이어나가야 한다. 한용호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은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신속히 회복하면서 사업자의 자발적인 신뢰를 회복 노력을 참작해 보상안을 도출했다”며 “최근 일련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자가 기술적, 제도적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5.12.21.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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