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기사 보도 전에 관련 주식을 사두고, 주가가 오르면 파는 이른바 ‘선행매매’로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기자 등 2명을 구속했다. 특사경은 구속된 이들 외에 증권사 직원 등이 포함된 작전세력 일당이 거둔 부당이득이 1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최근 전직 기자 A씨와 그의 지인 B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이른바 ‘특징주’ 기사를 악용했다. 특징주 기사란 당일 증시에서 주요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골라 호재 또는 악재가 무엇인지 풀어쓰는 기사다. 이들은 수년에 걸쳐 특정 종목을 미리 사둔 다음, 큰 호재가 있다는 식으로 특징주 기사를 쓰고, 주가가 오르면 이를 팔아 치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올렸다. 이들이 이런방식으로 선행매매한 종목은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주가를 더 많이 올리기 위해 다른 기자에게 기사를 써달라고 부탁하면서 금품을 제공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사경은 A씨뿐 아니라 다른 여러 명의 기자가 한 그룹으로 움직이며 특정 종목 관련 기사를 비슷한 시점에 출고하는 등 공모 흔적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전에 연루된 혐의자 가운데 부당이득 규모가 큰 2명을 우선 구속한 것”이라며 “작전세력 일당이 거둔 수익이 100억원대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들 외에 다른 혐의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준([email protected])
2025.11.18. 4:25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8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으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외부 인사 1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다음 달 4일 각 후보의 성과·역량·자격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개인별 발표·면접 절차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후보는 전체 이사회에서 적정성을 심의·의결해 확정되고,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다. 2023년 3월 취임한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1.18. 3:23
<사진>'2025 안양대 교육혁신 플랫폼 아리엑스포(ARI EXPO)' 개막식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는 학생 성장과 지역 가치 창출을 위한 '2025 교육혁신 플랫폼 아리엑스포(ARI EXPO)'를 개최했다. 안양대 아름다운리더관에서 11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2025 교육혁신 플랫폼 아리엑스포(ARI EXPO)'에서는 학생들의 비교과 프로그램 성과를 공유하는 ‘비교과 Fair’와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전시회 등이 열린다. 올해 아리엑스포 ‘비교과 Fair’에는 대학혁신지원사업단과 교육역량강화센터, 교육품질관리센터, 아리비교과센터, 국제교류원, 장애학생지원센터, 일우중앙도서관, 학생상담센터, 아리교양대학, 인재역량개발센터, 창업교육지원센터 등 10개 부서가 참여해 비교과 프로그램 성과를 전시하고 공유한다. 또한, 학생이 전공지식을 종합한 산업·사회 문제를 기획, 설계, 제작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전시회는 본선에 진출한 25개 팀의 캡스톤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안양대의 '교육혁신 플랫폼 아리엑스포(ARI EXPO)'는 대학혁신지원사업단의 우수 프로그램으로 다른 대학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는 안양대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안양대 장광수 총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번 아리엑스포를 통해서 대학혁신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비교과프로그램 홍보와 캡스톤디자인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로 2026학년도 교육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라며, “또한 스탬프 투어 이벤트, 시크릿 기념품 제공, 햄버거 간식 타임 등에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서 즐거운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광수 총장은 행사 첫날 햄버거와 음료수를 간식으로 나눠주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2025 아리엑스포 개최를 축하했다. 안양대학교는 2025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최우수 S등급을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제1회 대한민국 인공지능 혁신대상’ 시상식에서 ‘종합 대상’을 수상했고, 컴퓨터공학과 하성민 교수가 참여한 연합팀이 과기정통부의 ‘AI 챔피언 2025’ 대회에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교육혁신과 AI·SW·ESG 탄소중립 선도대학 구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박선양
2025.11.18. 3:01
구매력으로 따진 한국 원화의 실질 가치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빅맥지수’로 본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2020년=100)은 90.57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달러당 원화값이 1480원선으로 급락했을 당시 수치(90.97)보다 더 내렸다. 연도별 평균으로 보면 올해는 90.87로, 금융위기 충격이 컸던 2009년(86.96) 이후 가장 낮았고,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이었던 2022년(94.88)보다도 낮다. 실질실효환율은 세계 60개국의 화폐가 교역상대국과 비교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갖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환율 변동뿐 아니라 국가 간 물가 차이, 교역 비중 등을 반영해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밑이면 해당 통화의 구매력이 기준 시점(2020년) 당시의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평균 82.9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빅맥지수’로 따져본 원화 가치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기준 한국 빅맥지수는 3.84달러로, 미국(5.79달러)보다 33.6% 낮게 평가됐다. 미국과 견줘 저평가된 폭은 조사가 시작된 2000년 4월 이래 가장 컸다. 빅맥지수는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각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 가격을 미국의 달러화로 환산해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 빅맥지수로 본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24.6% 저평가됐는데, 이때보다도 원화 가치가 더 떨어졌다는 의미다. 원화의 실질 가치가 내려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국내 거주 해외 투자자)와 국내 수입업체의 달러 수요, 이달 들어 9조원 규모로 급증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이 맞물렸다. 근본적으로는 2022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한·미 금리 역전(미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현상), 정부의 확장 재정에 따른 원화 유동성 증가 등이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엇갈리는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문제는 이 같은 원화 약세 흐름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란 점이다. 해외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해, 국내 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만이 아니다. 과거엔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경상·무역수지 흑자로 이어지는 효과가 났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각종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가공해 수출하는 등 한층 복잡해진 현재 한국 산업 구조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공식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실질실효환율이 10% 떨어지면 대기업 영업이익률도 0.29%포인트 동반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관세 협상과 미 금리 인하 가능성 저하 등으로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중장기 균형 환율 수준을 호전시키기 위해선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며 세제를 비롯해 국내 기업 투자를 늘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ㆍ현대차 등 주요 수출 대기업 관계자를 만나 정부의 외환 수급 개선 방안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1.18. 2:52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농어촌기본소득 관련 예산이 시범사업 시작 단계에서 두 배로 확대됐다. 시범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지자체들의 추가 선정 요구에 대상 지역이 늘고 국비 보조율도 상향되서다. 향후 전체 군으로 확대되는 본사업으로 전환하면 매년 조 단위의 의무지출이 발생하는 만큼,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의 ‘2026년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이 정부 원안보다 1조1700억원 증액된 것으로 의결됐다. 이 가운데 농어촌기본소득 사업비가 1703억원에서 3409억원으로 늘었다. 시범사업 지역을 최대 5곳 추가하고, 국고 보조율을 40%에서 50%로 상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1인당 월 15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2년간 지급하는 정책이다.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에 현금 지급 방식으로 활력을 불어넣자는 게 기본 취지다. 시범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서의 성과를 보고 본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본사업 시행 시기가 아직 남았는데도, 예산이 증액된 것은 탈락한 군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당초 공모에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가운데 49곳(71%)이 참여했으며, 이 중 ▶충남 청양 ▶강원 정선 등 7곳만 선정됐다. 특히 충북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 지역 차원의 강한 반발이 컸다. 당장 주민 반발과 인구 유출이 심각해 질 수 있어서다. 예컨대 이번에 선정된 충남 청양군의 인구는 최근 한 달 반새 404명이 늘었다. 청양군 관계자는 “기본소득 논의가 본격화한 시점과 인구 증가가 겹친 만큼 현금 혜택을 기대한 인근 지역 주민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대 최호택 교수는 “전체 인구가 정체된 상황에서 특정 지역만 증가한다면 결국 이웃 지역 인구를 잠시 가져오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 재정은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7개 군 가운데 도가 사업비의 30%를 부담하는 곳은 경기뿐이며, 전북·경북·경남은 18%, 강원은 12%만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은 사업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기초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사정을 고려해 국고보조율을 70∼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런 현금성 의무 지출을 국세로 떠안기기 시작하면, 앞으로 지방에 꼭 필요한 투자를 해야 할 때 재정이 부족해 손을 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어촌기본소득은 향후 본사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감소지역 69개 군 전체로 확대될 경우 연간 4조9000억원이 필요하다. 이 중 정부 부담만 약 2조원으로, 농식품부 연간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농어촌 인구(964만 명)로 확대될 경우 정부 재정 투입은 약 6조원까지 증가한다. 이미 고령화로 인해 기초연금 등 현금성 의무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농어촌기본소득까지 더해지면 재정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안동현 교수는 “의무지출 중에서도 현금성 복지는 일단 지급을 시작하면 축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금성 지원의 승수효과는 0.3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에 비해 훨씬 낮은데, 효과는 적고 재정 부담만 크게 늘리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5.11.18. 2:22
"‘큰 장이 섰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한 반도체 장비 기업 관계자는 1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 확대를 발표한 것을 두고서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 모두에 납품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급격하게 케파(생산능력)를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기업의 발주가 겹친다면 공급 스케줄을 짜는데 상당한 애로가 생길 것”이라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행복한 비명인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로 인한 '낙수효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는 공급 확대를 준비 중이며, 두 회사 투자 지역인 평택과 용인의 건설 경기도 들썩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60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되는 P5 프로젝트 건설을 재개했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 1단지(P1~4)와 2단지(P5~6)를 합쳐 289만㎡(약 87만 평)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1단지에는 4개 라인이 구축되어 있고, 2단지에는 이번에 투자하는 5라인을 포함해 총 2개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가동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담당하며, 시황에 따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도 구축될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SK하이닉스는 기존 120조원 규모로 발표했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예상 투자 비용을 이번에 600조원으로 늘렸다. 용인시가 최근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상향하고 건축물 최고 높이도 120m에서 150m까지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9차 변경 산업단지계획’을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팹(공장)의 클린룸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1.5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건축비나 장비 비용 등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1기 부지 공사를 완료하고 팹 건설을 시작했으며, 2~4기 부지의 토목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용인일반산업단지㈜ 송종욱 본부장은 “현재 부지 공정률은 67%로 계획보다 약간 앞서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력과 용수 공사의 공정률은 88%까지 진행됐다”라며 “당초 2~4기 부지는 2027년 2월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2기부지 작업도 계획보다 완공 시점을 6개월~1년 가량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건설에 속도가 붙으면서 인력 쟁탈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평택과 용인 반도체 건설현장 구인 채팅방에는 1~2분에 한 개씩 구인 글이 올라왔다. 인력 업체들은 ‘초보·무경력자도 입사 가능, 공과금 100% 무료+숙식 제공 일당 15만원’ 등의 문구로 구인에 한창이었다. 송 본부장은 “현재 토목 쪽에는 1000명이 투입돼있으며 팹에는 수천 명의 인원이 일하는 중”이라며 “나중에 공사 피크 시기가 오면 1만5000~2만명까지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메모리 수퍼사이클이 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늘어났지만, 아직 장비 발주가 확 늘지는 않았기에 큰 체감은 없었다”라며 “다만 향후 설비투자가 대거 늘어나게 되면 소부장 업체들에도 직접 적인 낙수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 활동을 늘리고 인력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이가람([email protected])
2025.11.18. 1:5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한국 재계 총수들이 일제히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고 있다. ‘오일 머니’로 무장한 UAE에서의 한국산 수입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방산·에너지·차부터 화장품·라면 등 소비재까지 중동 허브로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오는 19일 UAE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의 만남 이후 열린 후속 경제 협력 행사다. 삼성·SK·현대차·LG·HD현대·한화·LIG·두산에너빌리티·한국전력·삼양식품 등 AI·모빌리티·방산·에너지·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이들이 UAE로 향하는 데엔 수출 시장으로서 UAE의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대(對) UAE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43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만 따지면 9.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중국(-3.8%), 미국(-5%) 등 주요국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살펴봐도 골고루 상승했다. 우선 승용차 수출은 13.2% 늘어난 4억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에 따르면 UAE는 여전히 포드·쉐보레 등 미국산 차량과 토요타·닛산 등 일본산 차량의 선호도와 점유율이 높지만, 최근 가족 단위로 활용할 수 있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법인을 세워 중동 지역 공략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라늄 수출이 2억2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5% 증가했다. 우라늄은 한국이 UAE 현지에 건설한 바라카 원전에 들어가는 연료 제품이다.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2009년부터 시작해 현재 1~4호기 모두 상업 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투입되는 연료 전량은 한국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UAE 현지 인터뷰를 통해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바탕으로 양국은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화장품(59.1%), 연초류(41.7%), 스마트폰(110.1%), 라면(5.6%), 전선(168.7%)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UAE는 중동 국가 특성상 인구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오일 머니 기반의 구매력까지 갖추고 있어 소비 시장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여기에 K콘텐트 열풍까지 더해지며 한국 진출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5 아랍에미리트 K-박람회’엔 콘텐트·푸드·뷰티·소비재·스포츠·출판 등 산업군에서 226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UAE는 중동 내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로,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2%를 국방비로 진출했다. 과거 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II’를 도입한 경험도 있다. 최근엔 초음속 전투기인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상식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UAE와는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첨단산업·인프라·도시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1.18. 1:18
현대차그룹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정보보호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보안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잇따른 대규모 해킹 사고에 대응하고,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시대를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사이버위협대응팀’을 출범시켰다. 이 조직은 해킹·랜섬웨어와 같은 사이버공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룹 내 보안 취약점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는다. 팀장은 양기창 현대차 통합보안센터장이 겸임한다. 그룹사이버위협대응팀 신설로 현대차그룹은 그룹 차원의 사이버보안 총괄 전담 조직을 구축하게 됐다. 기존에는 계열사별로 개별 대응해왔다. 그룹사이버위협대응팀은 주요 정보 시스템과 통신망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안 위협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상황 대응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그룹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를 정비하는 것도 주요 임무다. 현대차·기아는 사이버보안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리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정보보호 투자금은 총 621억4000만원으로, 지난해(425억3000만원) 대비 46.1%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168.9% 늘었다. 보안 전담 인력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기준 현대차·기아의 정보보호 인력은 262.2명으로, 지난해(185.4명)보다 77명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의 보안 강화 배경에는 최근 국내외서 벌어진 대규모 해킹 사태가 있다. 지난 4월에는 SK텔레콤에서 가입자 20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9월에는 KT 기지국 장비가 해킹돼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했다. 롯데카드는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예스24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홈페이지와 앱 운영이 마비됐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3월 일부 임직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지만, 고객 정보나 기술 정보 등 핵심 데이터는 외부 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보안 대응 조직을 만든 것은, 향후 더 큰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커넥티드카 시대를 앞두고 사이버보안은 자동차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외부 네트워크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차량으로, 운전자 정보, 차량 제어 시스템, 교통 인프라 등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해킹에 노출될 경우 차량의 원격 조작, 정보 탈취, 시스템 마비 등의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동차가 점점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조직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앞으로도 보안 인력 확대와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1.18. 1:13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산업재해·정보유출 등 실제 사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도입 등 관리 체계 확대에도 실제 사건·사고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기업 공시와 현실의 괴리가 더욱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1299개 기업 중 ESG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개사를 ‘2025년 하반기 ESG 베스트 컴퍼니 100’으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100개사는 자산 규모에 따라 2조원 이상 상장사(50곳)와 5000억~2조원 미만(30곳), 5000억원 미만(20곳)으로 나눠 선정됐다. 2조원 이상 그룹에선 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유한양행이 1~3위를 차지했다. 5000억~2조원 미만 그룹에선 HK이노엔·현대그린푸드· 동아ST가, 5000억원 미만 그룹에선 동일고무벨트·HD현대에너지솔루션·MNC솔루션이 각각 1~3위에 올랐다. 전체 1299개의 기업 평가 결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 ▶정보 보호 시스템 인증 ▶협력사 ESG 관리 등 사회(S) 영역에서 관리 체계와 관련된 지표 성과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은 전년 대비 25.6%포인트(57.9→83.5%), 정보 보호 시스템 인증은 전년 대비 14.4%포인트(48.3→62.7%)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관리 체계의 확대에도 산업재해 발생과 정보유출 사고 등은 오히려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재해로 인한 점수 차감 건수는 148건으로 전년도 88건 대비 60건 증가했다. 특히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 건수(74→132건)가 두드러졌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겉으로 보이는 ESG에만 치중할 경우 현장 안전 관리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정량적 성과 공시 확대를 넘어, 현장에서의 실행력을 보여 주는 구체적인 운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5.11.18. 0:59
종신보험을 노후 생계비로 앞당겨 쓸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신청자가 제도 시행 8일만에 600건을 넘어섰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제도 시행 후 이달 10일까지(8영업일) 삼성ㆍ교보ㆍ한화ㆍ신한라이프ㆍKB라이프생명 등 5개사에서 총 605건이 신청됐다.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나눠 받는 방식으로 전환한 금융 소비자들은 1인당 평균 월 39만8000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계약자가 사망 후 지급되는 보험금을 생전에 미리 당겨 받는 제도다. 만 55세부터 신청 가능한데,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6세다. 일시금 형태로는 받을 수 없다. 실제 사례를 보면, 60대 A씨는 2000년대 초반 가입한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3000만원의 90%(유동화 비율)를, 지급 기간 5년으로 설정해 월평균 21만9000원을 받기로 했다. 1990년대 가입한 70대 B씨는 사망보험금 5000만원의 90%를, 20년 동안 월평균 13만5000원씩 받는다. 사망보험금 가운데 생전에 얼마나 당겨쓰는지를 보여주는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 지급 기간은 최소 2년으로 이 범위 내에 계약자가 선택할 수 있다. 신청자의 평균 유동화 비율은 89.2%, 지급 기간은 7.9년으로 비교적 짧았다. 다수의 계약자가 유동화 비율을 최대로 늘리면서, 지급 기간을 짧게 해 월 지급액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에 관심이 몰리는 배경엔 부족한 노후 대비가 꼽힌다. 한국 고령자 1인당 적정 생활비(월 192만원)를 감안하면,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약 68만원으로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나머지는 개인 연금 등으로 메워야 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기를 메우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국민연금의 보완재로서 안정적인 노후자금 운용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5년 간(2008~2023년) 종신보험은 약 1170만 건이 중도 해지됐다. 수명이 길어지고, 가치관이 달라지며 가족 부양보다는 생전의 의료ㆍ간병 등에 관심이 더 커진 탓이다. 정부가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를 도입한 배경이기도 하다. 제도 시행으로 종신보험은 ‘사후자산’에서 ‘노후자산’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자 생명보험협회는 비대면 신청 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 전담 콜센터 운영, 대상 계약자 개별 안내, 비교안내서 제공, 자필서명 의무화, 15일 철회권ㆍ3개월 취소권 부여 등의 조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1.18. 0:52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떨어지면서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2% 내린 3953.6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2.66% 내린 87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4044.47로 출발해 장중 4072.41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낙폭을 키우며 결국 4000 아래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5.94%)는 57만원에, 삼성전자(-2.78%)는 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4.32%) 현대차(-2.58%) 두산에너빌리티(-4.31%) 등도 하락했다. 코스피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에 나서면서 낙폭을 키웠다. 기관은 6768억원을, 외국인은 54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1조2414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1% 안팎으로 동반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 닛케이225(-3.22%), 대만 자취안(-2.52%) 등도 하락했다. 주요 증시 하락 배경엔 연말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하락이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필립 제퍼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고용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 사이의 균형이 맞지 않아 (통화 완화를) 천천히 진행(proceed slowly)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와 테크주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유명 투자가인 피터 필은 9400만 달러(약 1375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F 보고서에서 기관들이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 비중을 축소한 것이 AI 산업 버블 논란이 확산 중인 현시점에서 관련 불확실성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날 아마존이 최초로 발행한 15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 회사채가 수요 입찰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은 AI 성장 스토리가 아직 유효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간으로 19일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고용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인데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했다면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질 수 있고, 같은 날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도 중요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흔들렸다. 이날 비트코인은 7개월 만에 9만 달러(약 1억3198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89%(오후 3시40분 기준) 하락한 8만9661달러(약 1억3100만)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폭락(7만4400달러)한 이후 7개월 만이다. 한편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 7.3원 내린(환율은 상승) 1465.3원을 기록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5.11.18. 0:40
서울 휘발유 가격이 9개월여 만에 L당 1800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L당 4.55원 오른 1801.28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2월6일(1800.84원)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서울은 휘발유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그보다 소폭 낮은 1730.27원으로, 역시 하루 전보다 4.26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서울은 전일보다 5.29원 오른 1709.56원, 전국 평균은 5.58원 오른 1637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국내 유가는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겨울철을 맞으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반등한 데다, 원화값 하락(환율은 상승)이 겹치며 원유 수입 단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축소도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이달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10%에서 7%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15%에서 1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세금 감면 폭이 줄면서 휘발유는 기존 대비 L당 25원, 경유는 29원가량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당분간 국내 유가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상황대로라면 서울 휘발유 가격은 올해 최고치인 1807.96원(1월28일)도 조만간 넘어설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 수요 증가에 더해 국제 석유제품 수급 불안정 등이 겹치며 국제 유가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 강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름값 상승은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이다. 물류비 등 다른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산업통상부는 지난 13일 관련 업계와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석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지 않도록 자발적인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1.18. 0:35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실손보험 제도 개선 방향을 설명하며,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 비급여 진료 권유로 인한 비용 급증 문제, 즉 ‘제3자 리스크’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보험 가입자가 아닌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를 과도하게 권유하거나 시행해 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현상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제2차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실손보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이러한 왜곡이 민간 보험에서는 보험금 분쟁을, 공영보험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필수 의료 기피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관계부처와 함께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선 ▲보험금 지급 안내 강화 ▲보험금 지급 관행 개선 등을 포함한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특히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선과 관련해 “과잉진료 우려가 큰 일부 비급여 보장을 제외하고, 비중증 비급여 치료는 자기부담률을 높이면서 급여 치료와 건강보험 정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과잉 의료를 유발하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토론회에서는 최근 3년간 연평균 7500건 이상의 실손보험 관련 분쟁이 발생했으며, 도수치료·백내장·무릎 주사 등 3대 진료가 전체 분쟁의 53%를 차지했다는 통계도 소개됐다. 보험금 지급 안내 및 지급 관행 개선과 관련해서는 “소비자가 보상 기준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험회사 안내와 상담 절차를 확대하고, 보험사의 부당한 부지급 사례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기관이 연루된 보험 사기 의심 사례에는 기획 조사와 수사기관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날 논의된 현장 의견과 제도 개선 제언을 국회 및 관계부처와 협의해 후속 제도 개선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5.11.18. 0:28
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3년 안에 50% 이상 증설해 현지 최대 규모 생산기지로 키운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첨단산업 투자 증가로 미국 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선제 투자’ 성격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미국 전력 산업 변화를 놓치지 않는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른 결정이다. 효성중공업은 18일 미국 멤피스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 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0년 공장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증설을 진행한 것으로, 누적 투자 규모는 약 3억 달러(약 44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생산시설 중 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게 된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킬로볼트)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765kV급은 기술 난도가 높지만 기존 345kV·500kV급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대규모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핵심 장비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현지 송전망에 설치된 해당 변압기의 절반 가량을 공급해 왔다. 미국의 전력 수요는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낡은 송전 설비의 교체 수요가 본격화한 데다,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확장이 전력 인프라 증설을 자극한 영향이다. 업계는 미국 변압기 시장이 연평균 7.7%씩 성장해 지난해 122억 달러(17조8000억원)에서 2034년 257억 달러(37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전력 사업자들은 전체 전력수요(750GW·기가와트)의 15.5%에 해당하는 11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계획을 이미 확정한 상태이며, 2040년까지 309GW 추가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해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증설은 미국 시장에서 공급망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의 미래는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전력의 흐름과 저장, 안정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며 “이번 증설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 전력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1.18. 0:04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이 인공지능(AI)을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 전문 인력 부족,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 50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3%가 생산·물류·운영 등 경영 활동에 AI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활용률은 대기업이 49.2%였지만 중소기업은 4.2%에 그쳐 격차가 컸다. 기업이 가장 먼저 지적한 장애 요인은 ‘비용’이었다. 기업의 73.6%는 ‘AI 투자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대기업(57.1%)보다 중소기업(79.7%)의 부담이 훨씬 컸다. 대구의 한 제조업체는 “생산 공정만 해도 AI로 전환하려면 데이터 축적을 위한 라벨·센서 부착, CCTV 설치, 데이터 정제뿐 아니라 이를 기획하고 활용하는 비용, 로봇 운영을 위한 맞춤형 설루션 구축, 관련 인력 투입 등 기존에 생각지 못한 자금이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AI 전문 인력 부족도 심각했다. ‘AI 활용을 위한 전문 인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80.7%가 ‘없다’고 응답했다. 내부직원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으로 전환한다는 기업(14.5%)이나 신규 채용한다는 기업(3.4%)은 17.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AI 인재는 2만1000명 수준으로 중국(41만1000명), 인도(19만5000명), 미국(12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절대적 숫자도 적은데 그나마 있는 인재조차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I의 효과에 대한 기업들의 확신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환이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60.6%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답했다. 보고서는 “AI 전환에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제조업의 AI 도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 역량별 맞춤형 지원이나 지역 중심의 제조 AI 실증 모델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많은 제조기업이 AI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증 모범사례가 조속히 축적돼야 한다”며 “산업부·중기부가 추진 중인 AI 팩토리, 제조AI센터 사업을 확대해 기업이 실제 생산효율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1.17. 23:46
유튜브가 선플재단과 함께 ‘YouTube-선플재단의 잠시만요 캠페인 공동 선언 및 시상식 – 우리가 함께 만드는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유튜브가 후원하고 비영리재단인 선플재단이 주최·주관했으며, 사이버불링 예방과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건강한 온라인 소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된 ‘잠시만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 15일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을 비롯해 청소년, 교사, 크리에이터 등 잠시만요 캠페인에 참여한 다양한 주체들이 참석해 ‘잠시만요 캠페인’의 성과를 기념하고, 선한 온라인 소통 문화의 확산을 다짐했다. 이어 ‘잠시만요 캠페인’ 선언과 캠페인에 참여한 크리에이터에 대한 시상이 이루어졌다. ‘잠시만요 캠페인’을 기획하고 교육 영상을 제작한 유튜브와 EBS 자이언트 펭TV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교육부 장관상을 각각 수상했다. 혜리와 사내뷰공업은 선플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선플재단에서 수여한 선플재단 이사장상을 받았다. 황성혜 구글코리아 대외협력정책 총괄은 “올해 ‘잠시만요 캠페인’의 슬로건 ‘잠시만요, 악플말고 선플해’에는 온라인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유튜브는 책임감 있는 플랫폼으로서 누구나 안전하고 존중받는 온라인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혜리는 “16년간 인터넷상에서 많은 반응을 직접 보고 경험한 사람으로서, 선플 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앞으로도 캠페인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홍보를 지속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앞으로도 선한 온라인 문화가 더욱 탄탄히 자리잡아 과도한 인신공격이 줄고, 건전한 비판이 금도를 갖춘 방식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로 “유튜브와 함께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청소년과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아름다운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2023년부터 시행된 ‘잠시만요 캠페인’은 올해 “잠시만요! 악플말고 선플해!”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혜리를 비롯해 자이언트 펭TV, 사내뷰공업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과의 콘텐츠 협업을 통해 사이버 불링 확산 방지 및 예방 메시지를 전하고, 선플 문화 실천을 독려했다.
2025.11.17. 23:35
포스코그룹이 18일부터 이틀간 포항공대에서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1989년 시작해 올해로 37회를 맞은 이 행사는 그룹 내 최대 규모 기술 축제로, 핵심 사업 분야의 기술 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18일 개막식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대표, 기술 분야 임직원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 회장은 개회사에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은 기술 혁신”이라며 “현장과 연구소가 함께 참여하는 원팀(One-Team)형 대형 과제를 통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의 자원 확보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도 강조했다. 장 회장은 “자원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전 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높여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자”고 밝혔다. 첫날 행사에서는 우수 기술 인재를 격려하는 ‘포스코 기술대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올해는 혁신상, 창의상, 도약상, 도전상 등 총 15건이 선정됐다. 최고상인 ‘혁신상’은 포항제철소 제강부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연구센터가 수상했다. 포항제철소는 제강 공정 전반을 AI로 자동화한 ‘자율 조업 기술’을 통해 작업자 편차를 줄이고, 전체 작업 소요 시간을 약 10% 단축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연속식 순환 농축 공정의 양산화에 성공해, 가공비 절감과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달성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총 25개의 기술 세션이 운영된다. 로봇 기술과 핵심 광물 개발 등 미래 성장과 직결된 분야가 주요 주제로 다뤄진다. 포스코그룹은 그룹의 역량을 혁신 기술 확보에 집중해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1.17. 23:31
올해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1년 전보다 11만1000개 늘어나며, 2017년 통계 작성 후 역대 두 번째로 적게 증가했다.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그마나 늘어난 일자리도 60세 이상 고령층에만 집중되는 등 고용 상황 전반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2분기(5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95만개로 1년 전보다 11만1000개(0.5%)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된 2017년 이후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임금 근로자는 올해 1분기에도 1만5000개 증가하며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임금 일자리 증가폭이 둔화된 건 건설업과 제조업 등 주력 산업 부진 장기화 영향이다. 건설업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4만1000개가 줄었는데 23년 4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1만3000개)도 전분기(-1만2000개)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그나마 일자리 증가세가 유지된 건 보건ㆍ사회복지 분야에서 13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이다.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늘며 보건ㆍ사회복지 일자리는 매분기 꾸준히 늘고 있다. 건설ㆍ제조업 등이 부진하며 남성과 여성, 20대와 60대 등의 고용 온도차도 커졌다. 성별로는 남성 일자리는 6만6000개 줄어들어든 반면, 여성 일자리는 17만7000개 증가했다. 남성 일자리 감소는 건설업(-12만1000개), 정보통신업(-9000개), 제조업(-6000개)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보건ㆍ복지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11만개 늘어나며 일자리 증가를 견인했다. 연령별로 20대 이하 일자리가 13만5000개 줄었다. 20대 이하 일자리 감소폭은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후 2분기 기준으로는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2만2000개), 정보통신(-2만1000개), 건설업(-2만1000개)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었다. 40대 일자리도 건설업(-4만4000개) 부진의 영향으로 8만 개가 감소했다. 40대 일자리도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60대 이상 일자리는 23만5000개가 증가했다. 보건ㆍ사회복지업(+9만4000개), 제조업(+2만7000개), 사업ㆍ임대(+2만7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20·40대 일자리가 감소된 건 해당 연령대의 인구가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일자리 감소폭이 더 컸다. 20대 인구는 1년 전보다 9만3000명, 40대 인구는 3만7000명 감소했다. 국가데이처 관계자는 “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겠지만, 20대와 40대의 연령대가 점유할 수 있는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며 “건설과 제조업 불황이 이어지는데다 정보통신업의 구조조정도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의 경우 KT와 엔씨소프트 등이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1.17. 23:28
최근 집 리스팅 상담을 위해 한 노부부를 만났다. 무려 36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아온 분들이었다. 그들이 사는 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늘 북적이던 공간이었다. 마당 한켠에는 잘 관리된 수영장이 있었고, 주말이면 지인들이 찾아와 식사를 나누고 담소를 즐기던 따뜻한 집이었다. 가족행사도 자주 열렸고, 아이들의 생일파티와 명절 모임으로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아이들이 자라 독립하고, 손주들이 찾아오며 그 집은 오랫동안 행복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두 분만 남았다. 커다란 거실과 계단, 손길이 필요한 정원은 점점 버거운 존재가 되었다. 집이 넓다 보니 손이 가는 곳이 많아 예전처럼 쉽게 챙기기 어렵다고만 간단히 말씀하셨다. 특별히 힘들다고 표현하신 건 아니었지만, 그 짧은 말 속에 오래된 집을 지켜오며 감당해야 했던 수고들이 은근히 비쳐 보였다. 들으며 문득, 실제로는 말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을 혼자 버텨오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하루를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집을 ‘관리하는 일’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고, 정작 본인들을 위한 시간은 줄어드는 상황. 두 분의 담담한 얼굴 너머로 그 현실이 조용히 전해졌다. 오랜 세월 정들었던 집을 떠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이 모두 독립한 뒤에도 추억이 깃든 공간을 정리한다는 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담은 점점 커진다. 관리비와 세금, 난방비에 더해 보일러와 지붕, 잔디 손질과 눈 치우기까지, 집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제는 손이 많이 가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다운사이징’은 단순히 집의 크기를 줄이는 일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누구나 망설인다. 두 분도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결국 용기 있게 마켓에 집을 내놓기로 했다. 미래의 편안함을 위해 내린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랜 세월 가족의 추억이 쌓인 교외의 넓은 집은 좋은 조건으로 매각되었고, 두 분은 시니어 코압으로 이사했다. 더 이상 잔디를 깎을 필요도 없고, 폭설이 내려도 제설기를 꺼낼 일이 없다. 주차장에서 바로 현관으로 들어서면 따뜻한 거실이 맞아준다. 관리비에 포함된 정원 손질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생겼고,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집에서 두 분은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며 걷는 산책길, 필요한 것이 손 닿는 곳에 있는 편리함, 그리고 조용한 오후의 햇살이 어느새 일상의 행복이 되었다. 예전에는 집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는 집이 두 분의 삶을 품어주는 듯했다. 얼마쯤 지나 전화를 드렸더니 두 분의 목소리에는 여유와 웃음이 묻어났다. “넓은 집을 정리하니, 우리 마음도 정리된 것 같아요.” 그 말은 참 인상적이었다. 작아진 집이 오히려 마음을 넓혔다는 표현처럼 들렸다. 다운사이징은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 재정적으로는 집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남은 자산으로 여행이나 건강, 자녀 지원 등 ‘살아 있는 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다. 크고 화려한 집이 주는 만족보다, 관리가 쉽고 생활이 단순한 집에서 느끼는 평온함이 훨씬 크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 두 분의 선택처럼, 공간이 줄어드는 대신 삶의 질은 오히려 확장되는 것이다. 집은 작아졌지만, 그 안의 삶은 오히려 더 풍요로워졌다. 집이란 결국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온도로 완성되는 공간이 아닐까. 다운사이징은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고 단단해지는 삶의 전환이다. 두 분의 미소가 지금도 내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정원 손질 우리 마음 지붕 잔디
2025.11.17. 22:05
18일 코스피가 장중 4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낮 12시 27분 현재 전날보다 2.30% 내린 3995.06에 거래되고 있다. 장 마감까지 4000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7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에서 마감하게 된다. 1.81% 하락했던 지난 7일 코스피는 3953.7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44.78포인트(1.10%) 내린 4044.47에 출발했다. 장 초반 한때 4072.41까지 오르며 낙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 시각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2억원·5558억원을 순매도 중이고, 개인만 6642억원 순매수 중이다. 한편 코스닥은 같은 시각 전일보다 2.12% 내린 883.5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개인만 매수하고 있다. 이 시각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142억원과 1193억원을 팔고 있고, 개인은 4092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조문규([email protected])
2025.11.17.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