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국회 청문회에 불참한다는 사유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를 들었다. 14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 청문회는 17일에 열린다. 김 의장과 함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박대준 쿠팡 전 대표, 강한승 쿠팡 전 대표도 함께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 의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전 세계 170여개 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 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청문회에 출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김 의장과 청문회 증인으로 함께 채택된 박 전 대표는 “쿠팡 침해사고에 대하여 이미 2일 과방위 및 3일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알고 있는 바를 모두 답변드렸다”며 “이후 쿠팡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고, 현재 쿠팡의 입장을 대표해 청문회에서 증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사유서에 썼다. 강 전 대표도 “이번 사고 발생 전인 올해 5월 말 쿠팡 대표이사 직에서 사임하고 현재 미국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며 “본 건에 대해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지 6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회사의 입장을 대표할 수 없다고 사료된다”고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쿠팡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의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공지했다. 이후 김 의장은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14. 1:42
한국 전체 인구의 상위 0.9%, 약 48만 명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했다. 15년 새 3배 이상 불어났다. 이들의 총 금융자산은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2011년 약 13만 명에서 올해 47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인구 대비 부자 비중은 같은 기간 0.27%에서 0.92%까지 늘었다. 이중 금융자산이 100억원 이상이고 300억원 미만인 고액 자산가는 3만2000명, 30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는 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47만6000명) 보유한 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억1000만원 늘었다.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띤 영향이 크다.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 부자 비중은 34.9%로 ‘손실’을 경험한 부자(9.4%)보다 3.7배 많았다. 특히 올해 부자 10명 중 4명은 주식 투자로 수익을 냈다.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응답자는 40%로 1년 전(32.5%)보다 7.5%포인트 증가했다. '수익도 손실도 없었다'는 응답은 35.8%, '손실을 봤다'는 의견은 9.8%였다. 부자들이 보유한 전체 부동산 자산은 297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6% 늘었다. 상승 폭은 지난해 (10.2%) 대비 축소됐다. 올해 각종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자산(금융+부동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4.8%로 5년 새 4.2%포인트 감소했다. 나머지는 금융자산(37.1%)과 회원권 등 기타자산(8.1%)이 차지했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부장은 “부동산 자산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 금 등 실물자산과 암호화폐가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기타자산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부자들의 내년 재테크 전략은 ‘현재 투자 수준 유지’로 기울어졌다. 내년(단기)과 중장기에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 1위로 주식을 꼽았다. 인공지능(AI) 거품론 등으로 전반적인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에서도, ‘내년 주식 투자액을 늘리겠다’는 응답자 비중(17%)이 ‘투자금액을 줄이겠다’는 의견(5.8%)의 3배에 이른다. 한편, 부자들이 생각하는 ‘진짜 부자’의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산 유형별로는 부동산 50억원, 금융자산 40억원, 기타자산 8억원 정도를 보유해야 부자라고 인식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14. 1:28
"포괄임금제가 잘 모르는 청년들에 대한 노동착취수단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 "제도 자체의 남용 여지가 너무 크게 되어 있는거 아닙니까" "포괄임금제는 대체적으로 노동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나요"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포괄임금제를 놓고 날선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그럼에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포괄임금제를 근본적으로 전면 금지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폐지에는 선을 그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 형태나 업무 성질상 추가 근무수당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노사 합의로 연장·야간·휴일수당을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체계다. 근로시간 산정이 곤란하고 근로자에게 경제적으로 불리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법률상 제도는 아니지만 1992년 대법원 판례 이후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다. 포괄임금제는 역대 정부마다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현장에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왜 반복되는지, 그 문제와 원인을 짚어봤다. ① 청년 착취 수단인가? 이 대통령이 포괄임금제를 ‘청년 착취 수단’이라고 재소환한 배경에는 최근 발생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사태’가 있다. 해당 사업장에서 사망한 20대 근로자는 주 52시간을 훨씬 초과한 주 80시간가량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임금 계약 방식이 포괄임금제였다. 포괄임금제는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적게 일해도 정해진 임금을 지급하지만, 이를 초과해 근무하면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가 악용되는 게 문제다. 약정 근무시간을 초과해도 추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괄임금제는 근무시간과 임금이 직접 연동되지 않는 구조여서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근로시간을 정확히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약정한 시간보다 더 일을 시키고도 추가 보상을 하지 않는 ‘공짜 야근’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임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도 악용 요인으로 지적된다. 60~70시간을 일해도 52시간분만 지급되는 경우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례 역시 이런 악용의 연장선으로 추정된다. ②근로자에게 불리하기만 한가. 고용부가 포괄임금제의 전면 폐지가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제도 자체의 필요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업무량이 수시로 변하고 대외 활동이 많은 금융·정보기술(IT)·방송 분야에서는 근로시간을 일일이 산정하는 것 자체가 근로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업종에서는 포괄임금제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노동 확산으로 근로시간을 명확히 확정하기 어려운 업무가 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설령 근로시간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출퇴근 시각만으로는 업무의 밀도나 강도 같은 질적 요소를 반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컨대 야간에 15분간 시스템 오류에 대응하거나 시차가 있는 해외와 잠깐 이메일을 주고받는 업무는 근로시간으로 청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포괄임금제가 일정 부분 합리적인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경직적인 국내 근로시간 관리 방식 속에서 일종의 ‘숨통’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③'전면폐지'가 답인가? 이 때문에 노동부와 전문가들 모두 포괄임금제의 전면 폐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신 ‘일한 만큼 지급하지 않는 임금 체불’은 엄격히 단속하고, 제도의 불필요한 남용을 막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안으로 김영훈 장관은 출퇴근 시간 의무기록제 도입을 언급했다. 근로시간을 기록해 약정한 시간보다 더 일하고도 임금을 덜 받는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경우에도 권혁 교수는 “관행적으로 허용돼 온 담배 시간이나 자율적 휴식, 커피 타임, 외근 중 미팅까지 관리·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직적이고 일률적인 제도 적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이 “법으로 포괄임금제를 명확히 규정하거나 노동부 지침을 검토해라”고 주문한 만큼 법 제도 정비도 이뤄질 전망이다. 권순원 교수는 “불필요한데 단순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곳도 적지 않다. 제도의 유효 요건과 적용 대상을 법적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5.12.14. 1:08
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간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감독형 자율주행(FSD)을 앞세운 테슬라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한계에 직면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222만5000대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해 11월 약 19%에 달했던 친환경차 판매 증가율은 올해 11월 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연말 수요와 보조금 효과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내수 둔화가 구조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수출은 급증하고 있다. 11월 중국 승용차 수출은 약 60만대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 수출은 28만4000대로 전년 대비 242% 급증하며 전체 승용차 수출의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테슬라 차이나를 제외한 중국 로컬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며 최근 수출 확대 흐름을 주도했다. 한국 시장도 중국발 수출공세 영향권에 들었다. 올해 1월 국내에 진출한 비야디(BYD)는 1~11월 누적 판매량 4955대를 기록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주력 모델인 ‘아토3’는 상위 트림 기준 3300만원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진다. ‘씨라이언7’ 역시 4490만원으로 테슬라 모델Y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하다. 배터리·모터·전력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가격 경쟁력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의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리자동차 산하 지커는 최근 국내 4개 딜러사와 판매·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내년 1분기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구축하고 전기차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샤오펑 역시 올해 6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에 테슬라의 FSD 도입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가성비(중국차)와 자율주행 기술(테슬라) 등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해졌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과 함께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마그마’ 라인업의 GV60 투입을 준비 중이다. 기아 역시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EV3·EV4·EV5를 기반으로 한 GT 고성능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소형 전기차 EV2도 차기 전략 모델로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축이 가격과 상품성은 물론,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경쟁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가격과 상품성, 기술 경쟁력을 함께 갖춘 모델이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2.14. 1:03
‘일자리 밖’으로 내몰린 20~30대가 지난달 160만 명에 육박했다. 실업, 쉬었음, 취업준비 등 이유는 다양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경력 중심으로 채용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젊은층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이거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20~30대는 지난달 158만9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만8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 11월 173만7000명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일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2030세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 세대 인구(1253만5000명) 중 ‘일자리 밖’에 있는 사람의 비중은 12.7%다. 역시 2021년(13.0%)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20대의 첫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30대의 안정된 일자리 찾기도 늦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11월 기준 2030세대 실업자는 3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2000명 늘었다. 2030세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71만9000명으로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였다. 취업준비자도 51만1000명이었다. 특히 30대 초반(30∼34세)에 일자리 밖으로 밀려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 초반인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생’은 지난달 3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 늘었다. 이들이 전체 해당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6%를 기록했다. 11월 기준 2021년(10.1%) 이후 4년 만에 다시 10%대에 올라섰다. 30대 전체의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생’은 6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만5000명 늘었다. 20대는 97만 명으로 여전히 일자리 사정이 안 좋았지만, 1년 전보다는 1만7000명 줄었다. 불안정한 일자리 등으로 청년층 소득은 정체되는 반면 주거비와 이자비용 등은 늘면서 2030세대 ‘여윳돈’도 3년 만에 줄었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흑자액은 124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2.7% 감소했다. 2022년 3분기(-3.8%)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전체 가구주의 흑자액(143만7000원)이 12.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흑자액은 가구소득에서 세금ㆍ이자 등 비(非)소비지출과 식비ㆍ주거비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이다. 흑자액이 준다는 건 저축이나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이 줄어 자산을 불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을 하지 않는 젊은층은 이후 경력, 생애 소득, 노후 준비 등 모든 면에서 차질을 빚게 된다”며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인적 자본의 ‘질’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14. 0:32
마이너스 통장(마통) 사용액 잔액이 약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금융당국 대출 규제에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주식과 암호화폐에 ‘빚투’(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다. 14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11일 기준 마통 사용액 잔액(40조7582억원)이 지난달 말(40조837억원)과 비교해 6745억원 급증했다고 밝혔다. 역대 월말 집계치와 비교했을 때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많다. 마통은 한도를 받아 놓고 그 범위에서 자유롭게 돈을 인출해 쓰는 신용대출이다. 이번에 집계한 사용액 잔액은 한도 잔액이 아니라 실제 인출까지 해서 쓴 돈의 합계다. 마통 사용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일괄해 제한했다. 또 은행권 연말 목표 대출 총량까지 줄였다. 규제에 막힌 대출 수요는 마통으로 쏠렸다. 마통은 한도를 미리 받아 놨다면, 규제와 상관 없이 한도 내에서 돈을 빌려 쓸 수 있다. 주식·암호화폐·금 등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돈 빌리기가 편한 마통을 당겨 썼다. 반면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611조2857억원) 대비 지난 11일(610조8646억원) 4211억원 줄었다. 이달 말까지 감소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3월(-4494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 월간 기준 주담대 잔액이 줄어들게 된다. 내년에도 주담대를 중심으로 돈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부 금융사들이 올해 대출 총량을 지키지 못하면서 페널티를 받을 가능성이 커서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8099억원으로, 연간 목표치(2조61억원)의 약 40%(8038억원)를 초과했다. 5대 은행 가운데 초과 비율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제2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올해 가계대출 잔액이 4조6000억원 늘면서, 목표치(1조2000억원)의 280%를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총량을 위반한 금융사를 제재할 때 보통 그다음 해 대출 총량을 줄인다. 내년에 가계의 돈줄이 더 마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은행 대출 가산금리에 보증기금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게 한 은행법 개정안이 13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그간 은행들은 대출 가산금리에 서민금융진흥원과 신협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출연금,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험료 등을 반영해 왔다. 하지만 개정법에 따라 이런 비용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된다. 여기에 교육세율 인상분도 가산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법으로 금지했다. 김남준([email protected])
2025.12.14. 0:26
구내식당에서 '깐부회동' 메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가 ‘AI 깐부 콜라보 세트’를 단체급식 메뉴로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메뉴 출시는 치킨 프랜차이즈 깐부치킨과 협업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 기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깐부치킨 매장서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진 바 있다. 깐부치킨 이후 ‘AI 깐부 세트’를 출시했다. 이번에 현대그린푸드가 선보이는 메뉴는 당시 황 CEO, 이 회장, 정 회장이 먹었던 메뉴를 단체급식 1인분으로 재현했다. 통다리와 통날개로 구성된 치킨 식스팩 두 조각과 크리스피 순살 치킨 두 조각, 치즈스틱 두 개, 음료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와 동일한 맛을 구현하려 자사 조리인력을 깐부치킨 본사로 파견해 조리법을 전수받았고, 깐부치킨 매장에 공급되는 것과 동일한 식자재를 매입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메뉴는 이달 24일까지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 약 110곳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전국 600여 곳의 단체급식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획 메뉴 제공을 희망하는지 여부를 신청받아 대상을 선정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번 협업으로 깐부치킨에서 매입한 식자재 금액의 5%를 ‘굿네이버스’를 통해 결식아동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이전에도 다양한 외식브랜드와 협업해 이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달 중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와 협업해 스테이크 덮밥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직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14. 0:12
정부가 수출금융의 틀을 새로 짜기로 했다. 세계 수출·수주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대신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로 바꾼다. 기업의 ‘무임승차’에 가까운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조만간 부처 협의와 업계 조율 등을 거쳐 전략수출금융기금(가칭)의 구체적인 설립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전략산업의 대규모 수주를 지원하고, 이익 공유를 통한 산업 생태계 육성 차원에서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정책금융으로 전략산업 수출·수주를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예컨대 지난 8월 1일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폴란드개발은행과 총 52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수출금융 지원 업무협약(MOU)을 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수출 계약에 따른 구매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원 규모는 총수출 계약금 65억 달러(약 9조원)의 80%에 해당한다. 2023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폴란드 측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혼선을 빚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별 한도, 계약 기간, 상대국 신용등급 등을 고려해야 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충분한 지원이 어렵다”며 “이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방산∙원전∙플랜트 등의 전략 산업에서 초대형 장기 계약이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탄탄하게 지원할 별도의 정책금융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익 공유 개념을 반영해 운영 철학도 바꾼다. 현행 정책금융에서는 수출기업이 부담하는 위험(리스크)이 사실상 ‘제로’다. 수출시장을 넓히는 차원에서 정부 지원의 당위성은 있지만, 특정 기업이 과도한 수혜를 입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령 방산 계약의 경우 통상 수입국에 구매 대금을 장기·저금리로 빌려주는 구조다. 업체가 정부 지원을 통해 구매처를 확보하고, 매출을 늘린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유럽의 방산 회사도 정책금융 지원을 받지만 대부분 국영이거나 정부 지분이 많은 업체라는 점에서 사기업 중심인 한국과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해 전략산업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늘리는 동시에 이익 공유 개념을 추가해 무임승차 논란을 줄이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지난 11일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위험은 정책금융기관이 지고 이익은 수출하는 기업들이 가져간다면 균형에 맞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입법 사항이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청회 등을 거쳐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5.12.14. 0:06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사는 대학생 아이샤(24)는 K푸드·K뷰티에 푹 빠졌다. ‘쇼피(동남아 최대 이커머스)’에 로그인하면 즐겨찾기 목록에 ‘불닭볶음면’ ‘조선 뷰티’ ‘클리오’ 같은 한국 제품이 줄줄이 뜬다. 그는 “한류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심쿵(심장이 쿵)’했다”며 심쿵을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아이샤 같은 아세안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사로잡은 한류 박람회가 12월 11~13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인근 선웨이 피라미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한류 박람회는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행사다. 한국 중소·중견 기업 소비재를 알리고 수출 판로를 뚫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세계 각지에서 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박람회가 26번째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붐빈 건 K푸드 시식·상담 부스였다. 소피아(19)는 볶음면을 맛보며 “말레이시아에도 매운 음식이 있지만,매운맛이 묘하게 다르다”며 “후후 불면서도 계속 먹게 된다”고 말했다. 양념치킨맛, 불닭맛, 김치맛 잡채를 만드는 ‘데이웰즈’ 부스에선 히잡을 쓴 바이어가 “할랄(이슬람에서 허용한 식품)·비건(채식) 인증을 받았느냐”고 물으며 상담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K뷰티 부스도 상담하려는 현지 바이어가 몰렸다. 키즈 뷰티 업체 ‘핑키코스메틱’ 부스에는 미얀마에서 온 엉 카인 민트 YS타월 이사가 “어린이가 바르는 화장품인 만큼 안전한지가 가장 궁금하다”며 “좋은 조건을 제시할 테니 독점 유통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문의했다. 부스를 차린 업체 102곳은 박람회 기간 현지 바이어와 39건의 수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인근 쇼핑몰에선 파리바게트(베이커리), 스파오(패션), 아모레퍼시픽(뷰티), 교촌치킨(푸드) 등 한국 업체 매장이 성업해 한류를 실감케 했다. 문진욱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장은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와 중국계, 인도계가 섞인 다문화 시장이라 ‘테스트 베드(시험대)’ 성격이 강하다”며 “특히 아세안에서 드문 이슬람 국가라 중동까지 포함한 ‘할류(할랄+한류)’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은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더 주목받는다. 한국 수출이 미국·중국·유럽연합(EU) ‘빅3’에 치우친 상황에서 다변화를 위한 중동, 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 중 하나라서다. 특히 한류 영향을 크게 받는 4대 소비재(화장품·식품·생활용품·패션) 수출 기준으로 했을 때는 중국(62억3000만 달러)·미국(60억6000만 달러)에 이어 아세안(55억3000만 달러)이 3위 규모다. 다만 현지에서 체감하는 한류 성장세는 과거에 비해 다소 주춤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의 롯데’로 불리는 라이온 그룹 관계자는 “과거에는 ‘K’만 붙으면 어느 정도 먹혔지만, 이제는 검증된 제품만 살아남는 시간이 왔다”며 “브랜딩과 품질로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OTRA는 소비재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 인증 취득, 수출 물류지원, 해외 마케팅 강화 등 3대 핵심 분야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한류에 올라탄 소비재 수출은 중국과 일상 소비재 시장에서 경쟁이 아니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 같은 선진국과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에서 경쟁이어야 한다”며 “한국이 제조업 강국을 넘어 문화·소비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2025.12.13. 23:01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내년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K-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산업기상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2개 산업은 ‘맑음’, 배터리·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 등 5개 산업은 ‘대체로 맑음’으로 전망됐다. 반면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 등 4개 산업은 ‘흐림’으로 나타났다. 전망이 밝은 산업은 대부분 AI와 연관성이 컸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올해 수출이 16.3%(1650억 달러) 성장한 데 이어, 내년에도 9.1%(1800억 달러)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D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2026년 한 해에만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전자기기 사양 상향평준화, 전력효율이 높은 OLED 패널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내년 수출이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확장현실(XR) 시장 확대 등 신시장 성장세도 예상된다. 배터리 산업은 올해 전기차 캐즘으로 한국 배터리 3사 모두 실적이 주춤했지만, 최근 AI 데이터센터 서버 증설에 발맞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덩달아 급증해 내년 수출이 2.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 축소와 중국산 시장점유율 확대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대미 관세가 25%에서 15%로 완화되고 내년부터 국내 전기차 신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등 기대 요인이 있지만, 중국계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 상승이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조선 산업도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과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조치 연장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라는 부정적 요인이 공존한다. 바이오 산업은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대규모 설비 가동이 본격화되고, 미국 생물보안법 반사이익이 맞물리면서 대형 위탁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정부 주도의 약값 인하 압력과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섬유패션 산업은 K콘텐트의 글로벌 확산, 중국 한한령 완화 기대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체감 물가 상승과 내수·교역 둔화가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흐림’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유가에 따른 석유화학 원재료인 납사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이뤄지면서 가동률이 회복세로 전환되고,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 폐쇄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공급과잉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철강 산업도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유럽연합(EU)발 수입규제 강화로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내년에도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여 국내 전 업종이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공격적인 실험이 지속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혁신 실험, 인센티브 체계 마련이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2.13. 22:58
내년 3월부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기업 87%가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시행 시점을 유예하는 등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매출액 5000억원 이상 100개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7%는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응답한 기업은 단 한 곳(1%)이었다. 나머지 12%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노조가 원청에 대해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이 노사 모두가 쟁의 대신 대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촉진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확대된 사용자 범위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오히려 갈등이 촉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예상되는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청과 과도한 내용의 요구 증가(74.7%)’와 ‘법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 증가(64.4%)’를 가장 많아 꼽았다. 구조조정 등 인사·경영권 사항에 개입하거나, 원하청 노조 간 노노 갈등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응답 기업의 99%는 ‘국회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법 시행 시기를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63.%)이 가장 많았고,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경영상 판단 기준 명확화(43.4%)’, ‘사용자 개념 명확화(42.4%)’ 순으로 이어졌다. 당장 내년 3월에 시행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법적 명확성이 떨어지는 만큼 구체적인 기준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법률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경우 노사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우려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기업들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2.13. 22:5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사 디자인전략회의에 참석해 계열사 브랜드와 디자인 현황을 점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2025 롯데 디자인전략회의’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회의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등 주요 계열사 대표, 디자인 임원 등 약 50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브랜드 연속성’을 주제로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실장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기 위한 실행 전략을 발표했다. 또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회의장 내에는 디자인 전략과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도 마련됐다. 디지털 환경 변화와 사업군별 특성에 맞춰 고도화한 ‘그룹 CI(기업이미지) 가이드라인 2.0’, 예전 롯데웰푸드의 심볼인 햇님 마크 등 롯데그룹의 지식재산(IP)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 IP 밸류업 전략’, 롯데그룹의 정체성을 향으로 구현한 ‘롯데 시그니처 향 개발’ 사례 등 실제 적용 사례가 소개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디자인전략회의는 롯데의 브랜드 경쟁력과 고객 경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라며 “계열사의 디자인 역량을 결집해 그룹 차원의 통합된 브랜드 경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미([email protected])
2025.12.13. 21:34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가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별 다섯)을 획득했다. 현대차는 14일 넥쏘가 유로 NCAP 충돌 안전성 평가에서 승객 공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탑승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한 점과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을 갖춘 점을 인정받아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로 현대차는 2021년 아이오닉 5, 2022년 아이오닉 6, 올해 9월 아이오닉 9에 이어 수소전기차 넥쏘까지 전동화 라인업 주요 모델이 모두 유로 NCAP 최고 등급을 받게 됐다. 특히 넥쏘는 2018년 1세대 모델이 수소전기차로는 세계 최초로 유로 NCAP 별 다섯을 받은 데 이어, 2세대 모델 역시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유로 NCAP는 1997년 출범한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으로,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대상으로 충돌 시험과 안전 보조 시스템 평가를 실시해 매년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평가는 성인 탑승자 보호, 어린이 탑승자 보호, 보행자 보호, 안전 보조 시스템 등 네 가지 항목으로 이뤄진다. 유로 NCAP 측은 넥쏘가 정면 및 측면 충돌 시험에서 승객 공간을 안전하게 유지하며 주요 신체 부위를 효과적으로 보호했다고 평가했다. 또 탑승자 간 충돌로 인한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응 구조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성인 탑승자 보호 항목에서는 프론트 시트와 헤드레스트 평가를 통해 후방 충돌 상황에서 경추 부상 위험을 낮춘 점이 확인됐다. 어린이 탑승자 보호 평가에서는 정면 및 측면 충돌 시험에서 6세와 10세 더미의 주요 신체 부위를 모두 보호해 최고 점수를 받았다. 안전 보조 시스템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고 발생 시 긴급 구난 센터에 자동으로 알리는 시스템과 다중 충돌 방지 자동 제동 기능이 탑재됐으며, 차량 침수 상황에서도 문과 창문을 개방해 탑승객이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확인됐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은 보행자뿐 아니라 자전거·오토바이 운전자와 다른 차량에 대한 대응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넥쏘의 유로 NCAP 최고 등급 획득을 통해 전동화 차량 전반에 걸친 안전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상품성을 갖춘 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2.13. 21: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앞세워 미국의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줄이겠다고 나섰지만, 실제 통계는 정반대 흐름이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누적 상품수지 적자가 여전히 확대되고 있다. 최근 월간 적자가 줄긴 했지만 내수 위축에 따른 ‘불황형’ 감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의 상품수지(상품 수출-수입) 누적 적자는 9787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25억 달러보다 1062억 달러(약 156조원) 늘어난 규모다. 관세 부과가 예고되자 기업들의 사재기성 수입이 1~3월에 집중되면서, 연초부터 적자 폭이 급격히 불어났다. 이후 기업의 사재기가 진정되면서 8~9월 월간 적자 폭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었다. 특히 9월(528억 달러)에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의 상품수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관세 부담 속에 내수가 위축되며 수입 증가세가 둔화한 데 따른 결과로, 경기 둔화 국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적자 축소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9월 수출은 3% 늘었지만, 수입은 0.6% 증가에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관세 전쟁의 효과는 ‘적자 축소’보다는 ‘적자 상대국의 이동’에 가깝다. 한국과 일본, 중국과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적자는 줄어든 반면 멕시코와 동남아, 대만과의 적자는 확대됐다. 올 1~9월 누적 기준 미국의 대중(對中) 상품수지 적자는 160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75억 달러보다 570억 달러 축소됐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은 한국과 일본도 적자 폭이 줄었다.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 적자(한국 입장에서 흑자)는 444억 달러로 지난해(504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일본 역시 498억 달러에서 484억 달러로 소폭 줄었다. 자동차·기계류 등 주력 품목에서 미국의 수입 증가세가 둔화하며 적자 확대를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멕시코와의 상품수지 적자는 지난해 1~9월 1255억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1459억 달러로 확대됐다. 베트남도 906억 달러에서 1295억 달러로 늘었다. 태국 역시 329억 달러에서 487억 달러로 적자 폭이 커졌다. 중국을 직접 겨냥한 관세로 전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며, 생산 거점과 수입 경로가 멕시코와 아세안 등으로 이동한 결과다. 한 통상 전문가는 “관세 전쟁이 미국의 수입선을 재배열하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만과의 교역에서도 적자 폭을 늘렸다. 올 1~9월 기준 미국의 대만 상대 상품수지 적자는 94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5억 달러에서 399억 달러로 확대했다. 올해 미국의 대대만 수출은 398억 달러에 그쳤지만, 대만발 수입은 1342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장비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관세 부담은 상품수지를 넘어 미국 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만4000건 늘며 5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실업수당 청구는 해고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용 관련 선행 지표로, 노동시장의 온도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일 미국 농가를 120억 달러(약 17조6300억원) 규모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대두 수출 중단 등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취지로, 관세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조치다. 고물가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지역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관세는 올해 여름 기준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연 0.5%포인트,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PCE 물가는 0.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Fed 내부 분석에서도 관세로 핵심 재화 가격이 약 0.3% 비싸졌고, 이 영향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추가로 밀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관세로 인한 비용 압력이 중기적으로 성장률을 연평균 0.06%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으로 무역적자를 줄이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가 거둔 실질적인 성과는 관세 수입 증가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관세 수입은 2362억 달러였다. 2023년 기준 미국의 관세 수입은 약 800억 달러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는 970억 달러가량이었다. 다만 기업들의 ‘프런트 로딩’(재고 축적)이 마무리되면서 관세 수입 증가 속도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해석을 둘러싼 연방대법원 판결도 변수다. 미국 NBC는 “9월 말까지 징수된 1740억 달러의 관세 수입 중 약 900억 달러가 IEEPA에 근거한 관세”라며 “판결에 따라 이들 관세의 상당 부분 또는 전부를 수입업자에게 환급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수입이라는 ‘성과’마저 되돌려질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13. 18:00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에 있는 집을 산 최모(42)씨는 다른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제도를 최근 알게 됐다. 금리가 더 낮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옮기려던 그는 이내 실망했다. 비교적 높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기존 대출 금리보다 갈아타기용 금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0.2%포인트라도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급여 통장을 만들고 카드 실적을 채우는데, 대출을 갈아타면 오히려 금리가 더 높아져 이용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민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일부 은행은 아예 창구를 닫았다. 정부가 가계대출 줄이기에 나서며 은행들이 굳이 다른 은행 대출을 끌어안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4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대환대출용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기준)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4.48%로 집계됐다. 같은 조건의 일반 주담대 금리의 하단 평균(4.18%)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즉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려면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대환대출 주담대 금리는 연 4.58%로, 일반 주담대 금리인 4.23~5.64%와 비교하면 하단 기준 0.35%포인트 높았다. KB국민의 대환대출 금리 역시 연 4.39%로 일반 주담대 금리(4.25~5.65%)보다 최소 0.14%포인트 차이가 났다. NH농협은행의 일반 주담대 금리 하단(연 3.97%) 역시 대환대출 금리(4.3%)보다 더 낮다. 다만 NH농협은 창구에서 대면으로 갈아타기 대출을 신청하면 일반 주담대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갈아타기용과 일반 주담대 간 금리 차가 각각 0.21, 0.3%포인트씩 차이가 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줄이기 정책을 내세우며 은행들이 저금리로 타행 대출 고객을 유치할 유인이 사라진 탓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첫 부동산 대책과 함께 은행권에 올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50%로 감축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은행들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신규 접수를 제한했는데도 대부분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대출로 분류되는 대환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저금리를 적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 입장에선 갈아타기 대출 접수를 하면 손해인 상황”이라며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대출 총량을 고민해야 해서 굳이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환대출은 지난 정부에서 금융당국이 큰 성과로 자랑한 제도 중 하나다. KB부동산 시세 등을 기준으로 10억원 이하,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 경과 등 조건을 만족하면 다른 은행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고 크게 칭찬한 일화가 화제가 됐고, 금융위원회는 2023년 5월 서비스 개시 이후 그해 말까지 약 508억원의 이자를 절감했다고 홍보했다. 신용대출로 시작한 대환대출 서비스의 적용 범위는 주담대, 전세대출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재는 금융소비자가 대출 갈아타기로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낄 방법이 사라진 셈이 됐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제한 기조가 계속 이어질 거란 전망 속에 내년에도 대환대출 제도의 효과는 미지수다. 특히 수도권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부터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현재 15%에서 20%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부동산보다 기업 등에 대출을 공급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썬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하는 게 급선무인 만큼 한동안 제도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13. 13:00
채용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데 인공지능(AI) 인재들에겐 기업들이 먼저 지갑을 연다. 면접만 봐도 100만원을 주는 등 AI 인재 쟁탈전은 정보기술(IT) 기업을 넘어 유통·식품·콘텐트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 불닭볶음면 회사도 ‘AI 인재’ 12일 재계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를 비롯해 올리브영, 무신사,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유통·콘텐트 기업들이 잇따라 AI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특히 삼양식품은 채용 공고에서 “틱토커에게 콘텐트 아이디어와 제작을 돕는 AI를 제공해 수익화까지 이어지도록 돕겠다”고 명시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틱톡·유튜브 생태계 안에서 바이럴 콘텐트가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전 과정을 AI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삼양은 유튜브·틱톡을 중심으로 ‘매운 맛 챌린지’ 마케팅과 국가별 소비 반응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신제품 출시 전략으로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왔다. 이 같은 바이럴 전략을 보다 정교화·자동화하기 위해 AI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구독자 100만 유튜버’들이 다수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AI 인재 채용 공고에 “댓글 여론을 분석하는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일명 ‘나락 감지기’) 개발”을 내걸었다. 콘텐트 확산 속도가 빠른 플랫폼 환경에서 여론 변화와 평판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능력이 곧 사업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유통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정확도를 높이고, 재고 파악 등 주요 운영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구매 후기 이벤트 참여 등 관련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AI 없이는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 ‘수학 경시대회 출신’ 찾습니다 고급 AI 인재 확보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금융 스타트업 토스는 올해 상반기 AI 직군에 한해 서류 전형 합격자 전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정규직 채용 절차를 통과하면 합격비로 20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AI 개발자수 자체는 늘었지만, 상당수가 경력이 짧은 저연차라 기업이 원하는 고급 AI 역량과 괴리가 크다 보니 파격 대우를 제시한 것이다. 단순 코딩 능력보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모델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채용 공고에서 ‘수학·물리 올림피아드 수상자 우대’를 명시한 기업들도 등장했다.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키워드가 포함된 채용 공고는 3년 전보다 31.5%, 5년 전보다 141.3% 증가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개발 직군 뿐 아니라 기획·마케팅·유통 등 비개발 직군에서도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비교하면 한국은 임금 등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어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3. 13:00
구직자와 직장인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CJ올리브영이 꼽혔다. 13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구직자 및 직장인 30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올해의 기업' 조사 결과 CJ올리브영(20%)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해당 조사는 매년 캐치 사이트 내 기업 콘텐트 조회수가 높은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표해 순위를 매긴다. 작년에 3위를 기록했던 CJ올리브영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한 이점 등으로 조사 이래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SK하이닉스(15%)는 한 계단 밀려 2위, 네이버(8%)가 3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이상 7%)가 공동 4위에 자리했으며, CJ제일제당(5%·6위), 카카오페이·아모레퍼시픽(이상 2%·공동 7위), 삼성바이오로직스(2%·9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0위)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기업을 선택할 때 연봉·보상(48%)을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브랜드 인지도(21%), 전공·관심 분야 부합(11%), 워라밸(10%), 조직문화·분위기(5%), 고용 안정성(4%), 사회적 가치·ESG(1%) 순으로 조사됐다. 김정현 캐치 본부장은 "매년 진행하는 올해의 기업 조사는 그 해 산업 전반의 흐름과 구직자 인식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라며 "올해는 브랜드력과 소비자 접점이 강한 CJ올리브영이 새로운 1위로 부상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2.13. 2:33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총파업을 예고했던 지난 11일 새벽. 철도노조는 노사 교섭 도중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측은 핵심 쟁점이던 ‘성과급 정상화’ 안건과 관련해, “정부가 절차를 거쳐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노사는 교섭에서 잠정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성과급 기준(기본급의 80%)이, 다른 공공기관 기준(기본급의 100%)보다 낮은 점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일지는 코레일 사측이 아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결정한다. 기재부는 오는 24일 열릴 공운위에서 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노조는 “공운위 결과를 보고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파업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 노조 문제 삼은 코레일 ‘80%룰’ 왜 생겼나 철도노조가 문제 삼은 성과급 기준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을 계기로 생겨났다. 당시 정부는 2010년부터 공공기관의 각종 수당과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기본급에 통폐합하도록 개편했는데, 코레일은 노조와의 협상이 늦어지면서 1년 늦은 2011년부터 해당 지침을 적용했다. 당시 기재부는 페널티 차원에서 코레일은 지침 적용 전의 낮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하게 했다. 그 결과가 매해 실제 기본급의 80%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굳어졌다. 코레일은 2018년 노사 합의를 거쳐, 사실상 기본급의 100%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가 2021년 6월 감사원에게 ‘지침 위반’ 판단을 받았다. 결국 공운위 의결을 거쳐 2022년 12월 다시 80% 수준으로 돌아갔다. 노조는 15년 전 잘못으로 불이익이 계속 유지되는 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공사의 현 기본급(338만4000원)이 32개 공기업 전체 평균(월 459만7000원)의 73%에 불과한데, 여기에 ‘80%룰’을 적용한 성과급을 지급하면 임금이 다른 기관의 58%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호소한다. 지난해에도 철도노조는 이를 문제 삼아 파업을 선언했지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계기로 파업을 철회했다. ━ 입장 변화 없던 기재부, 이번엔 달라질까 기재부는 지난 15년간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음 공운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 입장에선 코레일의 성과급 기준을 100%로 올릴 경우, 성과급 인상분만 매해 700억~800억원에 이른다. 통상임금 상승으로 인한 수당 인상분까지 더해져 추가로 재정 부담을 져야 한다.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2010년 당시 다른 공공기관은 노조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으면서도 정부가 정한 시한 내에 지침대로 임금 체계를 개편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기관도 파업을 통해 차등 문제를 없앨 수 있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형평성은 국가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대신 임 교수는 “이런 시비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코레일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벽지 노선 운영 등 공적 역할을 수행하느라 적자 구조를 떠안고 있음을 감안해 페널티를 거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코레일은 좋은 경영평가를 받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애초에 임금 상승에 불이익이 있다”며 “80% 룰도 당시 재정 문제 때문에 정한 것은 아니므로 다른 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바꾸는 것은 필요하다”고 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2025.12.12. 18:00
b.멘터리 브랜드에도 걸음걸이가 있다고 하죠. 이미지나 로고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다움’을 직조해야 비로소 브랜드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브랜드 하나만 골라도 취향이 드러나고, 그 선택에 개성과 욕망, 가치관이 담기죠. 비크닉은 오늘도 중요한 소비 기호가 된 브랜드의 한 걸음을 따라가 봅니다. 치킨 필렛(순살 닭고기) 두 개 사이에 햄버거 번(빵)이 낀 모습.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지난 2일 출시된 KFC ‘업사이드다운징거버거’의 실제 구조입니다. 간판 메뉴 ‘징거버거’의 위아래를 뒤집은 이 이색적인 조합은 공개 직후 소셜미디어(SNS)에서 인증 사진과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트) 형태의 2차 콘텐트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넷플릭스 인기작 ‘기묘한 이야기’ 속 ‘뒤집힌 세계(Upside Down)’를 구현한다는 취지로 선보인 한정 메뉴였죠. 이번 글로벌 캠페인은 한국에서 특히 반응이 강했습니다. ‘국내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 혹은 ‘흰 수염의 할아버지 마스코트’로 기억되던 KFC가, 요즘 MZ세대에게는 오히려 ‘어쩐지 힙한 브랜드’로 다시 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포화한 치킨·버거 시장에서 40년 된 브랜드가 메뉴 하나로 화제의 중심에 선 것도 인상적입니다. 비크닉은 KFC가 레드오션 속에서 어떻게 ‘올드 브랜드’의 이미지를 뒤집고 MZ세대의 관심을 다시 끌어냈는지, 그 변화를 만든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침체기 딛고 브랜드 재정의…‘조합 파괴’ 메뉴의 힘 미국에서 시작된 KFC는 1984년 한국에 진출해 ‘버킷 치킨’을 앞세워 한 시대의 외식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수제버거가 낯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시장 구도가 바뀌면서 KFC는 글로벌 버거 체인, 토종 패스트푸드, 배달 중심 치킨 브랜드 사이에서 뚜렷한 포지션을 잃었습니다. 직영 중심 모델 역시 확장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2022년에는 상징적 매장인 종로 1호점이 38년 만에 문을 닫았죠. 변화는 2023년 PEF 인수 이후 본격화됐습니다.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직영 체제를 가맹 확장 구조로 바꾸고, 노후 매장을 리뉴얼하며 운영 효율화를 추진했습니다. 기반 정비 후 KFC는 스스로를 ‘치킨버거 브랜드’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특히 그해 버거킹에서 ‘사딸라’, ‘킹오더’ 등 이슈성 마케팅을 주도했던 신호상 대표가 취임하며, 치킨이라는 핵심 자산을 적극적으로 변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기존 식사 문법을 비트는 ‘조합 파괴형’ 메뉴입니다. ‘켄치밥’(치킨+밥), ‘켄치짜’(치킨+피자)처럼 재료는 익숙하지만 구조는 낯선 조합이죠. 한 입의 맛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경험 확장’을 목표로 설계됐고, 유명 셰프 최현석과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확보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찍고 싶은 메뉴’를 지향했다고 해요. ‘켄치밥’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개 누적 판매를 기록하며 대만과 몽골 등 해외 역수출로 이어졌습니다. 메뉴 구조 재정립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가 속도를 내면서,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678억 원,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93억 원을 기록했고요. IP 마케팅: 세계관을 현실 경험으로 비틀다 앞서 ‘기묘한 이야기’ 협업은 KFC가 IP(지식재산)를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장치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내부에서는 “KFC다운 방식으로 MZ세대가 열광하는 세계관을 현실로 연결하자”는 목표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강한 팬덤을 가진 IP가 KFC의 시그니처 메뉴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죠. 팝업이 열린 신촌점 외관을 기울어진 간판과 붉은 조명으로 꾸며 매장 자체를 ‘세계관화’한 것도 같은 배경입니다. 업사이드다운징거버거 역시 이름만 얹은 협업이 아니라, 세계관을 메뉴 구조에 직접 반영한 사례입니다. 백민정 KFC코리아 마케팅총괄(CMO)은 “기존 징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균형감을 만들기 위해 구조를 조율했고, 매장에서 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게 되는 비주얼을 의도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메뉴 실험은 SNS에서 체험 콘텐트 형태로 빠르게 퍼지며,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쓰는 역할을 하니까요. 한정 메뉴와 팝업은 대규모 투자 없이도 소비자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고요. 실제로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형 콘텐트가 음식이나 공간처럼 유형 매체로 구현될 때 젊은 세대의 경험 욕구가 크게 충족된다”고 분석합니다. 또 백 총괄은 “메뉴·마케팅·운영·고객 경험이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브랜드 경쟁력이 생긴다”도 했습니다. KFC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험의 연결성을 강화해 왔고, 지난 6월 기준 신규 앱 가입자 43만6000명, 재구매율 56.4%를 기록했습니다. 단발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축적과 재방문 구조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그는 “한국은 트렌드 확산 속도가 빨라 실험의 확장성이 크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본질은 유지하되 한국 시장만의 속도감과 참여형 경험을 더해 차별화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도 보탰습니다. ‘괴짜’ 콘셉트: 올드함을 활용해 개성을 만들다 KFC 리브랜딩의 핵심은 ‘오래된 이미지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브랜드의 개성으로 바꾸느냐였습니다. 창립자이자 아이콘인 커넬 샌더스의 헤리티지를 전면에 두고 B급 유머와 셀프 패러디를 결합해 브랜드 톤을 ‘Weird(괴짜)’로 재정의한 것이죠. 글로벌 정체성 ‘Finger Lickin’ Good(손가락까지 핥을 정도로 맛있는 맛)’을 위트 있는 방식으로 확장한 셈입니다. 이 전략은 해외에서도 일관됩니다. 영국과 일본 KFC가 치킨 레시피 향수와 입욕제를 내고, 호주가 만우절에 ‘치킨 맛 치약’을 실제 판매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야구 중계 화면에 샌더스 대령 분장을 한 스턴트맨이 ‘우연히’ 잡히도록 연출해 영상이 100만회 이상 퍼지기도 했죠. 과거 ‘구식’으로 보였던 요소들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친숙함·유머·참여 욕구를 자극하는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치킨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피로감, 경쟁 브랜드의 신제품 공세, 협업 마케팅의 과포화 등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기본기는 맛”이라며 “한국인의 입맛을 반영한 메뉴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고,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장기적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말했어요. KFC 내부에서도 “KFC만의 맛과 경험을 더 분명하게 시장에 각인시키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가격·프로모션 경쟁에 치우칠 경우 브랜드 고유의 강점이 희석될 수 있어서입니다. 브랜드의 실험이 제2의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이 변화를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합니다. 김세린([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삼성전자가 최근 해외에서 틱톡숍(TikTok Shop) 론칭에 나섰다.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전 세계 10·20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젊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11일(현지시간) 틱톡숍에서 첫번째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틱톡숍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갤럭시 버즈를 비롯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한다.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고객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판매 제품군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필리핀·미국·프랑스 등에서 틱톡숍을 열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틱톡숍 오픈 기념으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갤럭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틱톡숍이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북미·유럽 등 해외법인들은 잇달아 채널을 개설해 틱톡 내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아저씨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10·20대 젊은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올해 18~29세 한국 소비자 중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중은 60%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 비중(40%)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 갤럭시폰의 충성도가 높은 시장인데도, 최근 5년간 이 순위는 한 번도 역전된 적이 없을 만큼 10·20세대의 아이폰 선호는 뚜렷하다. 미국·영국 등 해외에선 젊은 세대들의 아이폰 선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가로 세로로 접는 폴더블폰이나 두께가 5.8㎜ 에 불과한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 등 다양한 폼팩터 제품을 애플보다 먼저 출시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틱톡은 15~30초 이내의 짧고 중독성이 강한 콘텐트와 개인별 취향을 노린 알고리즘이 강점인데, 호주 등에서 ‘16세 미만 틱톡 금지법’ 시행할 정도로 전 세계 10·20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특히 영상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틱톡숍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틱톡숍은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숏폼 영상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영상 내 제품을 클릭 몇번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모바일커머스다. 인플루언서와 바이럴 콘텐트에 쇼핑까지 결합한 틱톡숍은 이미 미국·영국 등에서 전통적인 이커머스 판도를 흔들고 있다. 틱톡숍에 입점한 브랜드는 2023년 70만개에서 지난해 110만개로 약 60% 증가했다. 틱톡은 올해 틱톡숍의 목표 거래액을 지난해보다 10배 늘어난 175억 달러(약 26조원)로 설정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틱톡숍에서 판매하는 갤럭시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만큼, 영상 시청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틱톡숍 라이브 시청자는 “훌륭한 라이브 쇼다. 다만 이 가격을 지불하고 살 만큼 틱톡숍을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박해리([email protected])
2025.12.12.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