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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보다 금리 높아졌다"…유명무실해진 대환대출, 왜

지난해 10월 경기 구리시에 있는 집을 산 최모(42)씨는 다른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제도를 최근 알게 됐다. 금리가 더 낮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옮기려던 그는 이내 실망했다. 비교적 높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기존 대출 금리보다 갈아타기용 금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0.2%포인트라도 우대금리를 받으려고 급여 통장을 만들고 카드 실적을 채우는데, 대출을 갈아타려면 오히려 금리가 더 높아져 이용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민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일부 은행은 아예 창구를 닫았다. 정부가 가계대출 줄이기에 나서며 은행들이 굳이 다른 은행 대출을 끌어안을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14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대환대출용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금융채 5년물 기준) 평균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4.48%로 집계됐다. 같은 조건의 일반 주담대 금리의 하단 평균(4.18%)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즉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려면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신한은행의 대환대출 주담대 금리는 연 4.58%로, 일반 주담대 금리인 4.23~5.64%와 비교하면 하단 기준 0.35%포인트 높았다. KB국민의 대환대출 금리 역시 연 4.39%로 일반 주담대 금리(4.25~5.65%)보다 최소 0.06%포인트 차이가 났다. NH농협은행의 일반 주담대 금리 하단(연 3.97%) 역시 대환대출 금리(4.3%)보다 더 낮다. 다만 NH농협은 창구에서 대면으로 갈아타기 대출을 신청하면 일반 주담대 금리가 적용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갈아타기용과 일반 주담대 간 금리 차가 각각 0.21, 0.3%포인트씩 차이가 났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줄이기 정책을 내세우며 은행들이 저금리로 타행 대출 고객을 유치할 유인이 사라진 탓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첫 부동산 대책과 함께 은행권에 올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50%로 감축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은행들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신규 접수를 제한했는데도 대부분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대출로 분류되는 대환대출을 유치하기 위해 저금리를 적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 입장에선 갈아타기 대출 접수를 하면 손해인 상황”이라며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대출 총량을 고민해야 해서 굳이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환대출은 지난 정부에서 금융당국이 큰 성과로 자랑한 제도 중 하나다. KB부동산 시세 등을 기준으로 10억원 이하,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 경과 등 조건을 만족하면 다른 은행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고 크게 칭찬한 일화가 화제가 됐고, 금융위원회도 2023년 5월 서비스 개시 이후 그해 말까지 약 508억원의 이자를 절감했다고 홍보했다. 신용대출로 시작한 대환대출 서비스의 적용 범위는 주담대, 전세대출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현재는 금융소비자가 대출 갈아타기로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낄 방법이 사라진 셈이 됐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제한 기조가 계속 이어질 거란 전망 속에 내년에도 대환대출 제도의 효과는 미지수다. 특히 수도권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부터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현재 15%에서 25%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부동산보다 기업 등에 대출을 공급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썬 가계대출 규모를 관리하는 게 급선무인 만큼 한동안 제도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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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빙하기? 그건 남 얘기…100만원 받고 면접 보러가는 그들

채용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데 인공지능(AI) 인재들에겐 기업들이 먼저 지갑을 연다. 면접만 봐도 100만원을 주는 등 AI 인재 쟁탈전은 정보기술(IT) 기업을 넘어 유통·식품·콘텐트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 불닭볶음면 회사도 ‘AI 인재’ 12일 재계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를 비롯해 올리브영, 무신사,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유통·콘텐트 기업들이 잇따라 AI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특히 삼양식품은 채용 공고에서 “틱토커에게 콘텐트 아이디어와 제작을 돕는 AI를 제공해 수익화까지 이어지도록 돕겠다”고 명시했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틱톡·유튜브 생태계 안에서 바이럴 콘텐트가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전 과정을 AI로 설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삼양은 유튜브·틱톡을 중심으로 ‘매운 맛 챌린지’ 마케팅과 국가별 소비 반응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신제품 출시 전략으로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왔다. 이 같은 바이럴 전략을 보다 정교화·자동화하기 위해 AI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구독자 100만 유튜버’들이 다수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 역시 AI 인재 채용 공고에 “댓글 여론을 분석하는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일명 ‘나락 감지기’) 개발”을 내걸었다. 콘텐트 확산 속도가 빠른 플랫폼 환경에서 여론 변화와 평판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능력이 곧 사업 안정성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유통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정확도를 높이고, 재고 파악 등 주요 운영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구매 후기 이벤트 참여 등 관련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AI 없이는 시장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 ‘수학 경시대회 출신’ 찾습니다 고급 AI 인재 확보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금융 스타트업 토스는 올해 상반기 AI 직군에 한해 서류 전형 합격자 전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정규직 채용 절차를 통과하면 합격비로 20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AI 개발자수 자체는 늘었지만, 상당수가 경력이 짧은 저연차라 기업이 원하는 고급 AI 역량과 괴리가 크다 보니 파격 대우를 제시한 것이다. 단순 코딩 능력보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모델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채용 공고에서 ‘수학·물리 올림피아드 수상자 우대’를 명시한 기업들도 등장했다.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키워드가 포함된 채용 공고는 3년 전보다 31.5%, 5년 전보다 141.3% 증가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개발 직군 뿐 아니라 기획·마케팅·유통 등 비개발 직군에서도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비교하면 한국은 임금 등 보상 체계가 상대적으로 경직돼 있어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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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삼성도 제쳤다…'가고 싶은 기업' 1위 된 이곳

구직자와 직장인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CJ올리브영이 꼽혔다. 13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구직자 및 직장인 30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올해의 기업' 조사 결과 CJ올리브영(20%)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해당 조사는 매년 캐치 사이트 내 기업 콘텐트 조회수가 높은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표해 순위를 매긴다. 작년에 3위를 기록했던 CJ올리브영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한 이점 등으로 조사 이래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SK하이닉스(15%)는 한 계단 밀려 2위, 네이버(8%)가 3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이상 7%)가 공동 4위에 자리했으며, CJ제일제당(5%·6위), 카카오페이·아모레퍼시픽(이상 2%·공동 7위), 삼성바이오로직스(2%·9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2%·10위)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기업을 선택할 때 연봉·보상(48%)을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브랜드 인지도(21%), 전공·관심 분야 부합(11%), 워라밸(10%), 조직문화·분위기(5%), 고용 안정성(4%), 사회적 가치·ESG(1%) 순으로 조사됐다. 김정현 캐치 본부장은 "매년 진행하는 올해의 기업 조사는 그 해 산업 전반의 흐름과 구직자 인식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라며 "올해는 브랜드력과 소비자 접점이 강한 CJ올리브영이 새로운 1위로 부상했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2.13.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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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성과급 문제 뭐길래…기재부 15년 만에 물러설까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총파업을 예고했던 지난 11일 새벽. 철도노조는 노사 교섭 도중 파업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측은 핵심 쟁점이던 ‘성과급 정상화’ 안건과 관련해, “정부가 절차를 거쳐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노사는 교섭에서 잠정 합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성과급 기준(기본급의 80%)이, 다른 공공기관 기준(기본급의 100%)보다 낮은 점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일지는 코레일 사측이 아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결정한다. 기재부는 오는 24일 열릴 공운위에서 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노조는 “공운위 결과를 보고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파업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 노조 문제 삼은 코레일 ‘80%룰’ 왜 생겼나 철도노조가 문제 삼은 성과급 기준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을 계기로 생겨났다. 당시 정부는 2010년부터 공공기관의 각종 수당과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기본급에 통폐합하도록 개편했는데, 코레일은 노조와의 협상이 늦어지면서 1년 늦은 2011년부터 해당 지침을 적용했다. 당시 기재부는 페널티 차원에서 코레일은 지침 적용 전의 낮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하게 했다. 그 결과가 매해 실제 기본급의 80%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굳어졌다. 코레일은 2018년 노사 합의를 거쳐, 사실상 기본급의 100% 수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가 2021년 6월 감사원에게 ‘지침 위반’ 판단을 받았다. 결국 공운위 의결을 거쳐 2022년 12월 다시 80% 수준으로 돌아갔다. 노조는 15년 전 잘못으로 불이익이 계속 유지되는 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공사의 현 기본급(338만4000원)이 32개 공기업 전체 평균(월 459만7000원)의 73%에 불과한데, 여기에 ‘80%룰’을 적용한 성과급을 지급하면 임금이 다른 기관의 58%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호소한다. 지난해에도 철도노조는 이를 문제 삼아 파업을 선언했지만,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계기로 파업을 철회했다. ━ 입장 변화 없던 기재부, 이번엔 달라질까 기재부는 지난 15년간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음 공운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 입장에선 코레일의 성과급 기준을 100%로 올릴 경우, 성과급 인상분만 매해 700억~800억원에 이른다. 통상임금 상승으로 인한 수당 인상분까지 더해져 추가로 재정 부담을 져야 한다.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2010년 당시 다른 공공기관은 노조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으면서도 정부가 정한 시한 내에 지침대로 임금 체계를 개편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기관도 파업을 통해 차등 문제를 없앨 수 있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형평성은 국가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대신 임 교수는 “이런 시비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코레일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벽지 노선 운영 등 공적 역할을 수행하느라 적자 구조를 떠안고 있음을 감안해 페널티를 거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코레일은 좋은 경영평가를 받을 수 없고, 이로 인해 애초에 임금 상승에 불이익이 있다”며 “80% 룰도 당시 재정 문제 때문에 정한 것은 아니므로 다른 기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바꾸는 것은 필요하다”고 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2025.1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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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치킨 사이에 빵 넣었다, KFC의 이유있는 '괴짜 실험' [비크닉]

b.멘터리 브랜드에도 걸음걸이가 있다고 하죠. 이미지나 로고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다움’을 직조해야 비로소 브랜드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브랜드 하나만 골라도 취향이 드러나고, 그 선택에 개성과 욕망, 가치관이 담기죠. 비크닉은 오늘도 중요한 소비 기호가 된 브랜드의 한 걸음을 따라가 봅니다. 치킨 필렛(순살 닭고기) 두 개 사이에 햄버거 번(빵)이 낀 모습.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지난 2일 출시된 KFC ‘업사이드다운징거버거’의 실제 구조입니다. 간판 메뉴 ‘징거버거’의 위아래를 뒤집은 이 이색적인 조합은 공개 직후 소셜미디어(SNS)에서 인증 사진과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트) 형태의 2차 콘텐트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넷플릭스 인기작 ‘기묘한 이야기’ 속 ‘뒤집힌 세계(Upside Down)’를 구현한다는 취지로 선보인 한정 메뉴였죠. 이번 글로벌 캠페인은 한국에서 특히 반응이 강했습니다. ‘국내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 혹은 ‘흰 수염의 할아버지 마스코트’로 기억되던 KFC가, 요즘 MZ세대에게는 오히려 ‘어쩐지 힙한 브랜드’로 다시 읽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포화한 치킨·버거 시장에서 40년 된 브랜드가 메뉴 하나로 화제의 중심에 선 것도 인상적입니다. 비크닉은 KFC가 레드오션 속에서 어떻게 ‘올드 브랜드’의 이미지를 뒤집고 MZ세대의 관심을 다시 끌어냈는지, 그 변화를 만든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침체기 딛고 브랜드 재정의…‘조합 파괴’ 메뉴의 힘 미국에서 시작된 KFC는 1984년 한국에 진출해 ‘버킷 치킨’을 앞세워 한 시대의 외식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수제버거가 낯설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시장 구도가 바뀌면서 KFC는 글로벌 버거 체인, 토종 패스트푸드, 배달 중심 치킨 브랜드 사이에서 뚜렷한 포지션을 잃었습니다. 직영 중심 모델 역시 확장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2022년에는 상징적 매장인 종로 1호점이 38년 만에 문을 닫았죠. 변화는 2023년 PEF 인수 이후 본격화됐습니다.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직영 체제를 가맹 확장 구조로 바꾸고, 노후 매장을 리뉴얼하며 운영 효율화를 추진했습니다. 기반 정비 후 KFC는 스스로를 ‘치킨버거 브랜드’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특히 그해 버거킹에서 ‘사딸라’, ‘킹오더’ 등 이슈성 마케팅을 주도했던 신호상 대표가 취임하며, 치킨이라는 핵심 자산을 적극적으로 변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기존 식사 문법을 비트는 ‘조합 파괴형’ 메뉴입니다. ‘켄치밥’(치킨+밥), ‘켄치짜’(치킨+피자)처럼 재료는 익숙하지만 구조는 낯선 조합이죠. 한 입의 맛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경험 확장’을 목표로 설계됐고, 유명 셰프 최현석과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확보했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찍고 싶은 메뉴’를 지향했다고 해요. ‘켄치밥’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개 누적 판매를 기록하며 대만과 몽골 등 해외 역수출로 이어졌습니다. 메뉴 구조 재정립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가 속도를 내면서,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678억 원,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93억 원을 기록했고요. IP 마케팅: 세계관을 현실 경험으로 비틀다 앞서 ‘기묘한 이야기’ 협업은 KFC가 IP(지식재산)를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장치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내부에서는 “KFC다운 방식으로 MZ세대가 열광하는 세계관을 현실로 연결하자”는 목표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강한 팬덤을 가진 IP가 KFC의 시그니처 메뉴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죠. 팝업이 열린 신촌점 외관을 기울어진 간판과 붉은 조명으로 꾸며 매장 자체를 ‘세계관화’한 것도 같은 배경입니다. 업사이드다운징거버거 역시 이름만 얹은 협업이 아니라, 세계관을 메뉴 구조에 직접 반영한 사례입니다. 백민정 KFC코리아 마케팅총괄(CMO)은 “기존 징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균형감을 만들기 위해 구조를 조율했고, 매장에서 받았을 때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게 되는 비주얼을 의도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메뉴 실험은 SNS에서 체험 콘텐트 형태로 빠르게 퍼지며,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쓰는 역할을 하니까요. 한정 메뉴와 팝업은 대규모 투자 없이도 소비자 반응을 즉시 확인할 수 있고요. 실제로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형 콘텐트가 음식이나 공간처럼 유형 매체로 구현될 때 젊은 세대의 경험 욕구가 크게 충족된다”고 분석합니다. 또 백 총괄은 “메뉴·마케팅·운영·고객 경험이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브랜드 경쟁력이 생긴다”도 했습니다. KFC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험의 연결성을 강화해 왔고, 지난 6월 기준 신규 앱 가입자 43만6000명, 재구매율 56.4%를 기록했습니다. 단발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축적과 재방문 구조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그는 “한국은 트렌드 확산 속도가 빨라 실험의 확장성이 크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본질은 유지하되 한국 시장만의 속도감과 참여형 경험을 더해 차별화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도 보탰습니다. ‘괴짜’ 콘셉트: 올드함을 활용해 개성을 만들다 KFC 리브랜딩의 핵심은 ‘오래된 이미지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브랜드의 개성으로 바꾸느냐였습니다. 창립자이자 아이콘인 커넬 샌더스의 헤리티지를 전면에 두고 B급 유머와 셀프 패러디를 결합해 브랜드 톤을 ‘Weird(괴짜)’로 재정의한 것이죠. 글로벌 정체성 ‘Finger Lickin’ Good(손가락까지 핥을 정도로 맛있는 맛)’을 위트 있는 방식으로 확장한 셈입니다. 이 전략은 해외에서도 일관됩니다. 영국과 일본 KFC가 치킨 레시피 향수와 입욕제를 내고, 호주가 만우절에 ‘치킨 맛 치약’을 실제 판매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야구 중계 화면에 샌더스 대령 분장을 한 스턴트맨이 ‘우연히’ 잡히도록 연출해 영상이 100만회 이상 퍼지기도 했죠. 과거 ‘구식’으로 보였던 요소들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친숙함·유머·참여 욕구를 자극하는 자산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치킨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피로감, 경쟁 브랜드의 신제품 공세, 협업 마케팅의 과포화 등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기본기는 맛”이라며 “한국인의 입맛을 반영한 메뉴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고,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역시 “장기적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고객”이라고 말했어요. KFC 내부에서도 “KFC만의 맛과 경험을 더 분명하게 시장에 각인시키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가격·프로모션 경쟁에 치우칠 경우 브랜드 고유의 강점이 희석될 수 있어서입니다. 브랜드의 실험이 제2의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이 변화를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합니다. 김세린([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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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들의 쇼핑 성지 노린다, 美·英 틱톡숍 문 여는 '아재폰'

삼성전자가 최근 해외에서 틱톡숍(TikTok Shop) 론칭에 나섰다.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전 세계 10·20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젊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11일(현지시간) 틱톡숍에서 첫번째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틱톡숍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갤럭시 버즈를 비롯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판매한다.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고객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내년에는 판매 제품군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필리핀·미국·프랑스 등에서 틱톡숍을 열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틱톡숍 오픈 기념으로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Z 폴드7’과 ‘플립7’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갤럭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틱톡숍이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북미·유럽 등 해외법인들은 잇달아 채널을 개설해 틱톡 내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아저씨폰’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10·20대 젊은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올해 18~29세 한국 소비자 중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중은 60%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 비중(40%)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 갤럭시폰의 충성도가 높은 시장인데도, 최근 5년간 이 순위는 한 번도 역전된 적이 없을 만큼 10·20세대의 아이폰 선호는 뚜렷하다. 미국·영국 등 해외에선 젊은 세대들의 아이폰 선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가로 세로로 접는 폴더블폰이나 두께가 5.8㎜ 에 불과한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 등 다양한 폼팩터 제품을 애플보다 먼저 출시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틱톡은 15~30초 이내의 짧고 중독성이 강한 콘텐트와 개인별 취향을 노린 알고리즘이 강점인데, 호주 등에서 ‘16세 미만 틱톡 금지법’ 시행할 정도로 전 세계 10·20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특히 영상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틱톡숍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틱톡숍은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숏폼 영상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고, 영상 내 제품을 클릭 몇번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신개념 모바일커머스다. 인플루언서와 바이럴 콘텐트에 쇼핑까지 결합한 틱톡숍은 이미 미국·영국 등에서 전통적인 이커머스 판도를 흔들고 있다. 틱톡숍에 입점한 브랜드는 2023년 70만개에서 지난해 110만개로 약 60% 증가했다. 틱톡은 올해 틱톡숍의 목표 거래액을 지난해보다 10배 늘어난 175억 달러(약 26조원)로 설정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틱톡숍에서 판매하는 갤럭시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만큼, 영상 시청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틱톡숍 라이브 시청자는 “훌륭한 라이브 쇼다. 다만 이 가격을 지불하고 살 만큼 틱톡숍을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박해리([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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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축은 기업, 수익은 지자체? 탄소배출권 갈등 점화

“탄소 줄이는 건 우린데, 왜 지자체가 돈을 거의 다 가져가는 지 이해가 안 되네요.” 한 운송업계 관계자가 현행 탄소배출권 제도를 두고 토로한 말이다. 현재 전기버스·전기택시 등 친환경 무공해차를 운행하는 운송사업자는 탄소를 줄인 만큼 현금화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탄소크레딧)을 받게 돼 있다 일반적인 시내버스 규격인 47인승 전기버스가 1년에 감축하는 탄소량은 약 30t(톤) 수준이다. 지난 11월 기준 탄소배출권 평균 거래가(1t당 1만486원)를 적용하면 약 31만4580원에 해당한다. 전기버스 50대를 운행하는 업체라면 산술적으로 연간 약 1570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운송사업자가 손에 쥐는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다. 지방자치단체가 전기버스 구매보조금을 지급한 비율만큼 탄소배출권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의 평균 구매보조금 비중은 차량 출고가격 대비 64.5%다. 전체 탄소 감축량에서 이 비율 만큼이 지자체 몫이 되고 나머지 35.5%만 운송사업자에게 돌아간다. 전기버스 50대를 운행하는 업체가 받을 수 있는 탄소크레딧은 약 557만원(1570만원의 35.5%)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딴 사람이 챙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전기버스 구매에 들어가는 보조금(정부·지자체 예산) 만큼을 탄소 감축 효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환경부)는 전기버스 구매 시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원하면 차량 가격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운송사업자의 탄소배출권을 삭감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배출권을 승인·지급하고 있다. 지자체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대상인 만큼, 이들의 탄소 감축 실적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금액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올해 기준으로 충청남도는 탄소배출권의 89%, 서울특별시는 70%, 대전광역시는 78%를 가져간다. 운송사업자 입장에서는 전기버스를 도입해 운행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일부 운송사업자들은 환경부에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는 보조금 지급 외에는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기여한 일이 없는데 거의 절반 이상을 떼어가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축 실적의 소유권을 지자체가 가져가는 것은 사유재산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법률 자문을 받아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지자체 입장에서는 운송사업 외에는 뚜렷한 탄소 감축 수단이 없는 점도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2025.12.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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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전후 시니어, 소득 격차 6.5배…70대까지 일하고, 소비도 왕성

은퇴를 했거나 앞둔 55~69세 ‘시니어’ 세대 내에서 소득 차이가 6.5배까지 벌어졌다. 소득이 높은 20%와 낮은 20%를 비교한 결과다. 이들 시니어 세대 중 절반 가까이는 70대가 돼야 완전한 은퇴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11일 공개한 ‘2025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 AI 시대의 시니어 라이프’의 내용이다. 연구소는 올해 7~8월 20세부터 69세까지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고, 55~64세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5~69세 시니어 세대에서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이들의 평균 월수입은 1079만원이었다. 반면 하위 20%는 167만원으로 고소득층과 6.5배의 차이가 났다. 청년 초기(20대) 9.8배에 달했던 소득 격차는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중년(40~54세)에 5.8배로 줄어들었다가, 은퇴를 전후한 시기 다시 벌어졌다. 통상 은퇴 시기에는 자산 소득의 비중이 커지는 데다, 기존에 고소득자였던 이들은 경력을 바탕으로 일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고소득층은 소득이 크게 줄지 않고, 반대로 저소득층은 빈곤에 시달리는 은퇴 세대의 ‘부익부 빈익빈’이 뚜렷했다. 소득이 낮은(하위 20%) 시니어의 생활은 빠듯했다. 월평균 215만원을 썼지만, 소득은 그에 못 미쳐 월평균 49만원 적자였다. 생계를 유지하는 최소 비용을 줄이기 어려워서다. 반면 상위 20%는 월평균 802만원을 써도, 278만원이 남았다(흑자). 같은 시니어 세대라도 금전적 여유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이었다. 시니어의 월평균 수입은 532만원으로 중년층(609만원)의 87% 수준이었다. 특히 근로ㆍ사업소득은 중년 대비 3분의 2(343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씀씀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시니어의 월평균 지출은 461만원으로, 중년의 90% 수준이었다. 오히려 연 100만원 이상을 여가비를 쓰는 시니어는 64.3%로, 중년(61%)보다 많았다. 시니어 세대는 자녀에게 대한 경제적 지원 부담이 중년 세대(80.2%)보다는 줄고(35.8%),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더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니어에게 은퇴는 아직 먼 얘기였다. 시니어 가구의 76.1%가 경제활동을 하는 걸로 나타났다. 55~59세는 92.4%가, 65~69세도 59.2%가 일을 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1%)은 “퇴직 후 재취업 경험이 있다”고 했고, 37.2%는 “퇴직 후 재취업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일은 단순 생계수단을 넘어 정체성과 존재감의 유지 수단이었다. 완전한 은퇴 시기로는 70대(47.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일의 의미’를 물었더니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72.4%), “일할 수 있음은 노후의 큰 자산”(80.7%)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심층 면접에서 “나이와 걸맞은 역할을 하고 싶다”, “일을 안 하게 되면 고인 물처럼 침체되기만 한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액티브 시니어’(활발한 은퇴 세대)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4%에 그쳤다. 연구팀은 “액티브 시니어의 핵심 조건으로 ‘경제력’이 가장 많이 꼽혔다”며 “실제로도 자신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총자산과 월수입이 그렇지 않은 시니어(안정형 시니어)에 비해 각각 1.2배 정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노후 대비 저축을 50대 이후에 시작했다는 비율은 51.9%로 가장 많았고, 20대부터 준비한 경우는 5.4%에 불과했다. 연금 준비도 부실했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만 보유한 퇴직자가 39.7%에 달했다. ‘3층 연금(국민ㆍ퇴직ㆍ개인)’으로 두터운 노후 대비를 한 비율은 16.3%에 그쳤다. 시니어의 평균 자산은 7억8000만원으로, 이 중 대부분 부동산(6억7000만원)에 묶여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우리금융 서찬교 과장은 “고소득 시니어일수록 ‘3층 연금 구조’를 갖춘 비율이 높다”며 “젊을 때 미리 마련한 다양한 수입 파이프라인이 노후에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2.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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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돈쭐 내주자" 화재 인근 주민 되레 감동시킨 선물

최근 충남 천안시 풍세면 주민들은 현관 앞에 놓인 상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상자엔 종합비타민, 레몬 생강청, 배도라지청 등과 함께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로 불편을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지난달 16일 풍세면 통합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이랜드그룹이 보낸 물품이었다. 이랜드는 이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의류·잡화 1100만여 점이 불에 타는 등 약 2400억원으로 추산되는 피해가 발행했다. 불이 옮겨 붙는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당시 발생한 매캐한 냄새 등으로 불편을 겪은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이랜드는 물류센터 인근 4500가구에 물품을 전달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출장 건강검진도 제공했다. 풍세면 보성리의 김준진(76) 이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풍세면은 공업·제조 시설이 많아 과거에도 여러 차례 화재가 있었지만, 주민들에게 편지와 물품을 보낸 건 이랜드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셜미디어(SNS)엔 “호흡기·기관지 건강을 배려한 선물 구성 같다”, “‘돈쭐’(선행 기업 제품을 소비로 보답하자는 의미)을 내주자”는 댓글이 달렸다.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는 “사고 후 기업의 대응 태도가 소비자 신뢰 회복의 핵심인데, 이랜드의 사후 대처는 신속하고 적절했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 경영에서 이른바 ‘감동 경영’이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다. 실제 지난 8월 대한상공회의소가 Z세대로 불리는 전국 만 17~28세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9%가 “조금 비싸더라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는 기업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소비자 인식에 발맞춰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6년부터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을 위한 ‘우유안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문 앞에 우유가 2개 이상 쌓이면 배달원이 즉시 매일유업 고객센터에 알리고, 관공서가 노인의 안부를 확인해 고독사를 예방한다. 매일유업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의 영업이익 10%를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단체에 기부해 전국 6280가구에 가구당 연 365개의 우유를 지원한다. 농심은 2021년부터 취약계층 가구에 화재경보기를 설치하는 ‘세상을 울리는 안심캠페인’을 진행해 올해까지 누적으로 4만개의 경보기를 설치했다. 이 캠페인은 최근 세계라면협회(WINA)의 모범 사회공헌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상집 교수는 “요즘 소비자들은 광고나 마케팅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SNS로 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는 시대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착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5.12.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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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외교의 주역, 코리안 아메리칸이 韓-이스라엘 잇는다

로스앤젤레스의 밤하늘 아래, 서로 다른 두 공동체가 나란히 살아간다. 코리아타운 골목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김치찌개 냄새가 퍼지고, 몇 블록 떨어진 거리에서는 구운 차라(Challah) 빵의 고소한 향이 동네 빵집을 채운다. 이 장면들은 회복과 생존, 그리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가 만들어낸 한국인과 유대인의 평행한 역사를 상징한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고, 이스라엘은 짧은 기간 안에 현대 국가를 세우고 과학·기술·농업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두 나라는 교육, 근면, 혁신이 미래를 바꾼다는 공통된 믿음을 지닌다. 기술·투자·문화 전반에서 한·이스라엘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에 자리한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두 역동적 사회를 잇는 새로운 ‘가교’ 역할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기여는 단순한 언어 번역을 넘어선다. 한국계 미국인은 양쪽 문화가 지닌 정서적 ‘맥락’을 이해한다. 한국에서는 예절과 위계가 관계 형성의 바탕이 되는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직설적 토론이 오히려 신뢰의 표시다. 이러한 차이는 비즈니스나 외교 현장에서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두 문화권을 모두 편안하게 오가는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그 간극을 자연스럽게 메우는 조정자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에스더 신(Esther Shin)은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에는 말하지 않아도 지켜지는 예절이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열린 도전이 신뢰의 표현일 때가 많습니다. 두 언어와 문화를 모두 아는 사람들이 그 ‘리듬’을 맞춰줄 수 있습니다.”   최근 코리안 아메리칸들이 두 나라를 연결하는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첫째, 비즈니스와 기술 혁신 분야.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소비자 기술과 이스라엘의 인공지능(AI)·사이버보안·스타트업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협력의 접점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가 협력 속도를 더디게 할 때가 많다. 양문화에 능통한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기대치 조율, 협상, 공동 과제 발굴에서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둘째, 커뮤니티 외교.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두 공동체의 가치를 서로에게 설명하는 ‘신뢰받는 해석자’다. 가족 중심 문화, 교육 중시, 회복력 등 공통분모를 부각하며 오해를 줄이고, 시민 리더·기업가·커뮤니티 옹호자로서 대화를 이끌어간다. 글로벌 긴장이 높아지는 시대에 이들의 중재적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셋째, 문화·학술 교류. 학생 프로그램, 예술 협업, 문화 축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코리안 아메리칸들은 조율자 역할을 한다. 양국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한 이들은 서로를 소개할 때 자연스럽게 맥락과 감수성을 더해 신뢰를 형성한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이 심화될수록 코리안 아메리칸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LA처럼 김치 향과 차라 향이 같은 저녁 공기 속에 뒤섞이는 도시에서, 그 ‘가교 작업’은 이미 조용히 진행 중이다. 이들의 노력은 단순한 이해관계의 접점을 넘어, ‘상호 이해’라는 더 깊은 기반 위에서 새로운 협력의 문을 열고 있다.아메리칸 이스라엘 코리안 아메리칸들 이스라엘 협력 반면 이스라엘

2025.1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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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육류가격 8.4% 급등...연말 식사 전통 변화

  캐나다에서 식료품 가격, 특히 육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겨울 연말연시 식탁 풍경이 예년과 달라지고 있다. 칠면조 구이와 푸짐한 메인 요리 대신, 라자냐(Lasagna)나 투르티에르(Tourtière, 캐나다식 미트 파이)와 같은 비교적 저렴하고 양을 늘릴 수 있는 메뉴가 전통적인 연말 식사를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BC 뉴스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연말 비용 절감 방안을 문의한 결과, 많은 응답자들이 대규모 전통 식사를 건너뛰고 포트 럭(Pot-luck) 방식으로 대체하거나, 라자냐처럼 다른 메뉴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계 부담 심화: "가장 단순한 것도 감당하기 어렵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63세의 알 조셉(Al Joseph)은 식비 절약을 위해 전반적으로 음식, 특히 육류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할인 앱을 이용해 세일 정보를 찾고 올해는 홀리데이 식재료를 코스트코에서 구매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가장 단순한 것조차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토론토 상황을 전했다.   57세의 미셸 블랙우드(Michele Blackwood)는 아예 연말 동안 식료품 쇼핑을 중단하고, 대신 예산을 모두 사용하여 저렴한 고정 메뉴 식당에서 외식으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그녀는 부채 없이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예산 준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캐나다인의 60%가 생활비 부담 호소 최근 발표된 몇몇 연구들은 많은 캐나다 가정이 식료품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전적인 연말 메뉴에서 벗어날 의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 앙구스 리드 연구소 (Angus Reid Institute): 11월 마지막 주에 설문조사에 참여한 캐나다인 10명 중 4명이 식탁에 음식을 올리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에서는 10명 중 6명꼴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응답자의 59%는 생활비를 캐나다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 해리스 폴 캐나다 (The Harris Poll Canada): 11월 19일 발표된 연구에서, 연말 식사에 참여하는 응답자 중 35%가 칠면조 없이도 연말 식사가 가능하며, 69%는 햄이 필수품이 아니라고 응답해 전통 음식에 대한 기대가 획일적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소고기 가격 16.8% 폭등... 라자냐가 대안으로 부상 통계청의 최근 소비자 물가 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를 기록했으며, 육류 가격은 8.4% 급등했다. 특히 신선 또는 냉동 소고기는 16.8%의 증가율로 최악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가금류, 돼지고기, 햄 등도 모두 올랐다.   반면, 건조 또는 신선 파스타 가격은 2.2% 하락했고, 모차렐라 치즈 가격은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가격 격차로 인해 온라인 예산 및 음식 관련 포럼에서는 라자냐가 전통적인 고가 메인 요리의 저렴하고 든든한 대안으로 빈번하게 추천되고 있다.   칠면조 자체는 10월 가격이 전년 대비 0.9% 하락해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구엘프 대학교의 식품 경제학자 마이크 폰 매소(Mike von Massow)는 칠면조를 포함한 식사 전체 비용을 고려할 때, 사람들은 선물이나 여행 비용을 우선시하며 칠면조 대신 라자냐나 투르티에르를 선택하는 등 지출 우선순위를 다르게 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캐나다생활경제 식표품가격급등 연말식사비용 앙구스리드조사 캐나다물가 홀리데이 예산절감 육류가격폭등

2025.12.12.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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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임대 공실률 30년 만에 최고치 기록

  캐나다 모기지 주택 공사(CMHC)가 발표한 연례 임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전국 임대 주택 공실률이 지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임대 시장의 균형이 임차인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였다.   CMHC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높은 공실률을 확인하며, 전국 공실률이 작년 2.2%에서 3.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신규 임대 및 콘도 유닛의 공급 증가, 특정 시장의 공급 과잉, 그리고 이민 목표치 하향 조정으로 인한 캐나다 유입 인구 감소가 꼽힌다.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의 복합 작용 이번 공실률 상승은 임대인과 소유주들에게는 불리하지만, 임차인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과 협상력을 제공하여 긍정적인 소식으로 작용한다.   CMHC는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건설 활동이 증가하여 공급이 늘어났고, 동시에 이민 정책 강화로 국제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청년 실업률 상승으로 인해 젊은 층이 부모님 집에서 독립하거나 여러 명이 한 지붕 아래 생활하며 절약을 시도하는 경향도 임대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목적 건설 임대 주택(purpose-built rental homes)의 공실률은 현재 3%를 상회하며, 작년 2.2%에서 3.1%로 증가했다. 반면, 콘도 아파트 시장의 공실률은 1.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택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실률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밴쿠버, 37년 만의 최고 공실률 기록 주요 도시별 공실률을 보면, 광역 토론토 지역(GTA)의 목적 건설 임대 주택 공실률은 3%로 팬데믹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목을 끄는 도시는 밴쿠버로, 공실률이 3.7%를 기록하며 1988년 이후 거의 40년 만에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임대료 수준의 경우, CMHC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토론토에서 방 두 개짜리 유닛의 평균 임대료는 2,000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로, 방 두 개짜리 유닛의 평균 임대료가 2,300달러를 초과했다.   CMHC 보고서는 임대 시장의 권력이 점차 임차인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임대 공실률 CMHC보고서 임대료둔화 목적건설 임대주택 임차인우위시장

2025.12.12.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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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도심 역세권에 공공주택 지어라”…“다원시스 납품 지연, 정부가 사기 당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공공주택 임대를 역세권 좋은 곳에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공급 사례를 보면 가장 좋은 자리는 용적률을 높여서 (민간 건설사가) 일반분양하고, 공공임대는 구석에 몰아서 지으니 공공임대는 ‘싸구려’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다”며 “좋은 지역을 공공에서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산층도 살 수 있게 25평, 30평도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9·7 주택 공급 대책에서 추진하기로 한 ‘공공택지 LH 직접 시행’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공공택지는 LH가 택지 조성 후 민간에 매각해 민간이 주택을 공급했다. 하지만 민간 시행·건설사 등이 부동산 불황기에는 공급을 지연하거나 중단해 지난 몇 년간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LH가 직접 시행해 공급 속도를 높이고, 개발 이익도 공공이 환수하게끔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와 관련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내년 2만90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서울 1300가구, 인천 3600가구, 경기 2만3800가구로, 고양창릉(3881가구)·남양주왕숙(1868가구)·인천계양(1290가구) 등 3기 신도시 물량이 많다. 다만 LH 직접 시행의 경우 재정 부담이 커 현재도 230%에 달하는 LH의 부채 비율이 심화할 거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수도권 좋은 지역에 공공주택을 지으면 임대보증금이 늘어나 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지금도 LH의 부채의 상당 부분이 (적은 수입으로 인한) 임대보증금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운영하는 별도의 공공주택 관리회사를 세워 LH와 분리해 부채를 낮출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며 검토를 지시했다. 이상욱 LH 부사장은 현재 160조원가량 부채 중 100조원 정도가 임대보증금 관련 부채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LH의 임대용 주택 매입 사업 관련해 “(건설사들이) 1억짜리 집을 지어 LH에 임대 주택용으로 1억2000만원씩 받으며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적발된 사례가 있는지 물었다. 이 부사장은 “의혹이 있던 부분이 있어 조사하는 것도 있는데, 아직 가격 부분에 대해 (적발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노나는 장사,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소문이 있다”며 국토부에 대규모 조사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사기 해결 방안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장기적으로 더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6·27 대책 당시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로 낮추고, 향후 80%로 더 내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과거 전세대출을 받을 때 보증기관이 보증금의 100%까지 보증해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자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80%까지 낮추기로 한 걸 최대 60% 선까지 더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 보증금을 정부가 선(先)지급한 뒤, 후(後)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약속한 것인데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국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의 열차 장기 납품 지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철도표가 부족한 상황에서 차량 추가 투입이 필요한데,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은 “정부기관이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원시스가 2022년과 2023년 연거푸 납품을 지연했는데도, 정부가 계약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선지급금으로 지급한 것을 두고서다. 다원시스는 2018∼2019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ITX-마음 철도차량 총 358칸을 2022∼2023년까지 납품하는 6720억원 규모의 1·2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절반이 넘는 210칸의 납품이 최대 3년 가까이 지연된 사실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정정래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은 이날 “다원시스에 선금 61%를 지급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선급금을 60%를 주느냐. 대규모 사기 사건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급금을 최대 20% 이상 못 넘게 하거나 필요한 경우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백민정([email protected])

2025.12.12.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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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희망퇴직 받는다…1985년생 만 40세 직원도 대상

신한은행이 오는 15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직원 가운데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1967년 이후 출생자, 4급 이하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1985년 이전 출생자, RS(리테일서비스) 직원 중 근속 10년 이상인 경우다. 1985년생은 대부분 만 40세에 해당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연령·고연차 직원의 제2 인생을 지원하고, 인력 효율화를 통해 신규 채용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 신청 접수는 18일까지 진행되며, 대상자 선정 절차를 거쳐 희망퇴직이 확정된 직원은 내년 1월 2일 자로 신한은행을 떠나게 된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5.12.12.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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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주 오스탈 지분 19.9% 확보로 최대주주...‘마스가’ 탄력받는다

한화그룹이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호주의 글로벌 방산기업 오스탈(Austal)의 최대주주가 된다. 미국 군함 시장에 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날 한화의 호주 현지법인(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합작)이 오스탈 지분을 기존 9.9%에서 19.9%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화는 오스탈 지분 17.1%를 보유한 타타랑벤처스를 제치고 오스탈의 최대주주가 됐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권고를 수용해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를 승인했다”며 “다만 호주 전략 산업 보호와 주권적 이익을 위해 지분율은 19.9% 이상 올라갈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는 지난 3월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1687억원에 매수한 뒤 지분을 19.9%까지 늘리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한화가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1조원)에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지만 오스탈 경영진 반대로 무산되자 지분 투자 전략으로 선회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글로벌 방산 함정 건조 분야에서 한화와 오스탈의 전략적 협력 기회가 열렸다”며 “호주 FIRB와 재무장관의 엄정한 심사를 통과해 호주 정부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로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1988년 설립된 오스탈은 해군 함정, 고속 페리, 해상풍력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선박 등을 생산한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 모빌조선소(Mobile)에 미국 법인을 두고 미 해군과 해양경비대에 납품하는 연안 전투함, 고속수송선 등을 건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는 함정 유지·정비·보수(MRO) 시설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는 연구·개발센터도 두고 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가 미국에 보유한 한화필리조선소는 상선 건조 시설로 군함 건조에 제약이 있고 시설 개선도 필요하다. 반면에 오스탈 모빌조선소는 즉시 군함 건조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춰 한화가 곧바로 미 해군 함정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미국이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수리를 금지하는 ‘반스-톨레프슨법’을 시행 중인 만큼, 오스탈 지분 확보는 이러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세계 방위산업과 조선업이 활황세인 가운데, 미국 및 주요 동맹국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인 한화에 이번 결정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차머스 장관이 “한화의 지분 인수는 승인했지만, 민감한 정보 접근이나 저장은 제한된다”고 밝히면서 군함 기술 접근에 제약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호주 정부가 한화의 19.9% 지분 보유는 인정하되 군함 관련 기술을 전면적으로 공유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일부 아시아 기업이 핵심 기술만 가져가는 사례가 있어 경계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한화가 이미 독자적인 군함 건조 역량을 갖고 있는 만큼 오스탈USA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2025.12.12.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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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소사이어티 ‘디지털인사이트 우수 콘텐츠’ 23건 선정

디지털소사이어티(회장 노준형)는 숨 가쁘게 변화‧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과제를 대중과 공유하고, 공론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디지털인사이트 우수 콘텐츠’를 선정하였다. 최근 3년 이내 발행·공개된 ‘디지털 전환’ 관련 도서와 영상을 대상으로 1차 ‘후보 심사’(디지털소사이어티 공로자심사관리위원회)와 2차 ‘본 심사’(디지털융합 전문가 12명)를 진행하였으며, 정량평가(판매지수 및 평점 등)와 정성평가(우수성, 독창성, 기여도) 결과 한상기 저자의 〈AGI의 시대 :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 AGI를 논하다〉 등 8권의 도서와 EBS 유튜브 채널의 ‘자연지능 vs 인공지능, 인간의 뇌는 AI를 이길 수 있을까?’ 등 15건의 영상 등 23건이 우수작의 영예를 안았다. 디지털소사이어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디지털 분야 공로자를 예우하는 동시에 대중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심화 시대에 필요한 지식과 통찰을 제공하는 우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12.12.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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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두산그룹

두산그룹은 신규 임원 승진 인사(총 17명)를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두산그룹 신규 임원(상무) ▶㈜두산 양정근 왕매록 전우석 ▶두산에너빌리티 김군수 김기범 김성권 김태원 김택전 김호정 박진호 서영빈 원일준 이병진 차정훈 ▶두산밥캣 장원 ▶두산테스나 조훈 ▶두산큐벡스 정윤환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2.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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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회장, 美 부통령 주최 성탄 만찬 참석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하는 성탄절 만찬에 참석한다고 12일 밝혔다. 정 회장은 만찬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행사는 12일(현지시각) 밤 워싱턴 DC에 자리한 밴스 부통령의 관저에서 열릴 예정이다. 만찬에는 미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밴스 부통령이 설립한 록브리지네트워크 인사들도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록브리지네트워크의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0월 싱크탱크 형태로 정식 출범한 록브리지네트워크 코리아에는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이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신세계그룹의 성장과 한국 경제 발전에 도움되는 방향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헌([email protected])

2025.12.12. 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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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대학교 유아교육과 학생들, 2025 안양시자원봉사자대회서 ‘안양시의회의장상’ 수상

-안양대 장광수 총장, 학생들의 수상 및 봉사활동 격려하며 총장상 수여해- 안양대학교(총장 장광수)는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2025 안양시자원봉사자대회에서 안양시의회의장상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양대 유아교육과 백지연 학생 등 13명은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5일 열린 ‘2025 안양시자원봉사자대회’에서 유아 대상 봉사교육 프로그램을 성실히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안양시의회의장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양대 장광수 총장은 12일 일우중앙도서관 5층 교무회의실에서 유아교육과 김현수 학과장, 성수영 입학처장, 0000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상 기념행사를 열고 2025 안양시자원봉사자대회 안양시의회의장상 수상을 함께 축하하며 학생들에게 안양대 총장상을 수여했다. 안양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생애맞춤형 안양형 새싹 프로젝트’ 의 일환으로 유아가 봉사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했다. 또한 유아교육과 학과장 김현수 교수와 박고운 교수의 운영 및 지도로 ‘봉사’와 관련된 주제를 담은 인형극을 제작해 모두 4차례에 걸쳐 유아 대상 공연 및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인형극 공연 후 유아와 함께 ‘봉사’의 뜻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신체 활동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유아가 봉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번 수상은 예비 유아교사로서 학생들이 교육 콘텐츠를 직접 기획·설계하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함으로써 지역사회 유아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 사례로, 유아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적 접근과 꾸준한 실천 과정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안양대학교 유아교육과 학과장 김현수 교수는 “학생들이 1년 동안 준비하고 운영하며 봉사의 가치를 교육적으로 재구성해 유아에게 전달한 경험은 전문성 향상에도 큰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교육·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안양대 장광수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고, 또한 봉사활동, 솔선수범 정신, 역지사지 정신 등 좋은 인성을 함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성공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전했다. 박선양

2025.12.12. 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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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달러로 크레딧 평균 45점↑…질로 새 서비스 눈길

세입자들의 월세 납부 실적을 크레딧 점수로 연결해주는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됐다.   부동산 플랫폼 질로는 최근 핀테크 기업 에수수(Esusu)의 기술을 기반으로 렌트비 페이먼트 기록을 크레딧 점수에 반영하는 유료 서비스 ‘크레딧클라임(CreditClimb·사진)’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에수수는 2018년 창업한 회사로, 전국에서 500만 개 렌트 유닛과 1200만 명 이상 세입자를 대상으로 렌트 데이터 기반 크레딧 구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입자는 연 20달러만 내면 매달 제때 납부한 렌트비 실적이 에퀴팩스·익스피리언·트랜스유니온 등 세 개 주요 크레딧 평가사에 자동 보고된다.   질로에 따르면 이미 에수수 플랫폼을 통해 렌트비를 보고한 세입자들은 평균 45포인트의 크레딧 점수 상승효과를 경험했다. 또한 이로 인해 지금까지 300억 달러 이상 모기지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추정했다.   마이클 셔먼 질로 수석부사장은 “크레딧클라임은 세입자들이 이미 내고 있는 렌트를 통해 크레딧을 쌓고 더 나은 금융 기회를 확보하도록 돕는 도구”라며 “다음 렌트 계약부터 미래의 주택 구매까지 삶의 선택지를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딧클라임은 단순 기록 보고뿐 아니라 크레딧 점수 조회, 최대 2년 치 과거 렌트 납부 이력 추가 반영 등의 기능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 절차는 세입자가 본인의 리스 정보와 결제 방식만 확인하면 된다. 이후 보고 절차는 질로와 에수수가 처리한다.   에수수의 공동창업자 사미르 고엘은 “크레딧은 단순한 점수가 아니라 안정과 아메리칸 드림으로 가는 통로”라며 “이번 협업으로 더 많은 세입자에게 크레딧 구축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세입자 가운데 약 87%는 렌트 납부가 크레딧 보고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 점수가 낮으면 대출 자격 심사, 저금리 금융상품 이용, 주택 구매 등에서 불리한 조건을 겪을 수 있다.   질로는 지난 2024년 초 자사 플랫폼에서 렌트비를 결제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 크레딧 보고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그 결과 14만7000명 이상의 세입자가 제때 납부한 렌트 기록은 크레딧 형성에 활용했다. 우훈식 기자크레딧클라임 렌트비 크레딧 점수 렌트비 실적 렌트비 페이먼트

2025.12.12.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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