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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GDP 성장률 4.3% ‘깜짝 반등’…소비·수출·정부지출이 견인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7~9월) 들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서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연율 기준 4.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3.2%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상무부는 이번 성장의 주요 배경으로 개인소비 회복과 수출 확대, 정부지출 증가를 꼽았다. 특히 소비 지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체 경제 성장의 중심축 역할을 했고, 대외 교역과 재정 지출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3.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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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실손 보험료 평균 7.8% 오른다…4세대는 20%대 상승

내년 실손의료보험료가 평균 7.8% 오른다. 비급여 과잉 진료와 보험사기 등으로 손해가 누적되면서 202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3·4세대 실손보험은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해 젊은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내년 실손의료보험료 전체 인상률 평균(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이 올해 대비 약 7.8% 오르는 것으로 산출됐다. 다만 최근 5년간 실손의료보험의 전체 인상률 평균(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인 연평균 9.0%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준이라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실손보험료 상승률은 보험 상품별로 천차만별이다. 가장 먼저 출시된 1세대 실손보험의 내년 평균 인상률은 평균 3%대, 그다음 출시된 2세대 보험은 평균 5%대 상승률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3세대(평균 16%대)와 4세대(평균 20%대) 보험료 상승률은 내년에도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4세대는 출시 이후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하며 보험료 조정 폭이 가장 크다. A보험사에 따르면 2021년에 처음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료는 40세 남성 기준 월평균 1만4570원에서 1만7480원으로 20%가량 인상된다. 연간 보험료 부담이 약 3만5000원 늘어나는 것이다. 생보·손보협회는 “가입 상품의 갱신 주기나 종류·연령·성별 및 보험회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상이할 수 있다”며 “본인이 가입한 실제 보험료 조정 수준은 개인별 보험계약이 실제 갱신되는 시기에 보험회사에서 발송하는 보험료 갱신 안내장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19.3%로, 지난해 116.6%보다 상승했다. 위험손해율은 위험보험료 대비 실제 지급된 보험금 비율로,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른 위험손실액은 약 2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세대별로는 4세대 손해율이 147.9%에 달했고, 3세대도 138.8%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세대와 2세대 역시 각각 113.2%, 112.6%로 적자 구조가 지속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한 과잉 진료와 일부 보험사기 등이 손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누적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보험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019년 2조8000억원을 찍은 뒤 매년 2조~3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연간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의 구조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 5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고, 손해율이 누적된 1·2세대 상품에 대해서는 재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급여 중심의 과잉 진료를 억제하고 보험료 인상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취지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3.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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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새 10% 급락, 아시아 최약체 된 원화…"1500원 진입도 가능"

1달러=1483.6원. 외환 당국이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23일 원화값은 연중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1차 저항선인 1480원 선을 이틀 연속 뚫리자 1달러당 ‘1500원 시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에서 전날 종가(1480.1원)보다 3.5원 내린(환율 상승) 1483.6원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됐던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낮은 원화값이다. 그 결과 올해 연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23일 기준 1421.67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낮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반년 새 한국 원화는 달러 대비 10% 가까이 급락하며, 주요 선진국과 아시아 통화 가운데 최약체로 밀려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대비 지난 22일까지 한국 원화는 달러 대비 9.6% 하락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당선 이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추진된 일본의 엔화(-9%)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영국 파운드(2.5%)와 스웨덴 크로나(2.1%), 중국 역외 위안화(1.7%)는 물론 말레이시아 링깃(3.5%)과 태국 바트(3.7%) 등 신흥국 통화까지 날아오른 것과 비교하면 원화 약세는 두드러진다. ‘원화의 구매력’을 해외 통화와 비교해볼 수 있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10월 말 기준 89.09로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는 64개국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기존의 ‘환율 공식’도 흔들리고 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895억8000만 달러(약 133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코스피는 처음으로 4000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미국 달러는 기준금리 3연속 인하로 약세를 띠면서 전통적인 원화 강세 조건이 동시에 갖춰졌지만, 원화가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보다 개인과 기관, 기업의 해외 투자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10월까지 해외주식과 채권 등 증권투자 (724억7000만 달러)와 해외 직접투자(223억2000만 달러)를 합한 규모는 누적 경상수지를 62억1000만 달러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간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3조원어치 팔아치우고(순매도), 해외주식은 103억 달러(약 15조250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한국과 미국 증시가 모두 올랐지만, 서학개미는 국내 증시서 차익을 실현한 뒤 미국 등 해외주식으로 자금을 옮긴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2조61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불거졌던 지난달에는 코스피에서 14조17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역대 최대 순매도였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관세 협상 불확실성, 내수 부진,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성장률은 연 1%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기대치(2%)의 절반 수준인 0.9~1%로 제시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닮아간다”며 “국내 투자가 줄면서 산업 공동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저하는 원화값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연간 200억 달러(약 29조원)가 한국이 아닌 미국에 투자된다는 점도 원화값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단기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로는 구조적인 달러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원화값 달러당 1500원을 수시로 넘나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꼽는 1500원 선이 깨지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연말 기업들의 달러 매도 가능성을 고려하면 1500원 돌파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5.12.23.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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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고공행진…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TF 구성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기금의 효율적인 전략적 환헤지를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자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구성원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이달 15일 회의를 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시 위원회는 국민연금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 환헤지를 유연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기금위와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한 협의체를 꾸려 탄력적인 집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는 "이달 18일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예측하고 행동함으로써 연기금이 환율변동 위험(리스크)에 노출되는 점을 고려해 탄력적 환헤지 집행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TF는 협의체에서 위임받은 범위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전략적 환헤지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5.12.23.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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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아주 못됐다"…中어선 불법조업에 '폭탄벌금' 주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한국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아주 못 됐다”며 해양경찰청에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 해군의 어선 격침 사례까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및 해경 업무보고에서 “주로 퇴거, 저지 등으로 하던 중국 불법 어선 단속 방식을 제가 ‘최대한 나포하라’고 지시했는데, 지금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어 중국 어선들의 단속 저항 행태를 언급하며 “그거 아주 못 됐잖나. 불법을 감행하며 단속을 피하려고 쇠창살을 만들고 위협적으로 행동한다는 거잖냐”며 “그러면 좀 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벌금 상향을 포함한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주문했다. 그는 “단속을 강하게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선별적으로 대응하면 ‘재수 없으면 잡힌다’는 인식만 퍼져 불법 행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 해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면 반드시 적발돼 막대한 금전적 불이익을 당한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어선들이 적발돼도 벌금을 공동으로 부담하며 불법 조업을 이어가는 행태에 대해서도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열 척이 나눠 내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벌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의 강경 대응 사례도 직접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해역에서는 몇 척을 격침했고, 그 뒤로는 아예 접근하지 않더라.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불법 조업은 반드시 응징하려 한다.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조를 통해 담보금도 상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성범 해수부 차관도 “법 개정을 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5.12.23.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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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받은 장학금 환전하니 100달러 사라져"…유학생 직격

아침을 보통 커피와 바나나로 해결하는 직장인 정모씨는 예전보다 식사값이 부담스럽다. 출근길에 매일 들르는 회사 앞 커피집에서 최근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파는 바나나 한 송이 값도 예전엔 3000원 안팎이었는데, 요즘 5000원을 훌쩍 넘는다. 기름값도 비싸졌다. 국제유가가 내렸다는데 휘발윳값은 여전히 L당 1740대 중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일할 때 쓰는 인공지능 플랫폼 구독 서비스 금액도 마찬가지다. 매달 20달러가 자동으로 결제되는데, 원화 기준 결제금액을 이달 문자로 받고 놀랐다. 정씨는 “3만원 가까운 금액이 찍혀있어서 공지도 없이 업체에서 가격을 올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올해 초중반만 해도 20달러가 2만원대 중반이었는데, 환율 때문에 원화 환산 금액이 뛴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씨의 불만엔 이유가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1480.1원)보다 3.5원 하락한(환율은 상승) 148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치는 전날 1차 저항선으로 꼽았던 1480대를 뚫은 뒤 연이틀 하락했다. 연고점인 6월 30일(1350원)과 비교하면 6개월 새 10%가량 원화가치가 내렸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긴다. 대표적인 게 외국산 과일이다. 정씨가 즐기는 바나나 소매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15.8%(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승했고, 파인애플도 20%가량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수입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2.6% 상승해 1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불과 넉 달 사이 28.8%(원화 기준)나 뛰었다. 커피콩 시세 급등과 가파른 원화가치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원두 가격이 대략 2배 정도로오른 것 같다”며 “그렇다고 커피값을 계속 올릴 순 없으니 지난달 겨우 200원(아메리카노 기준) 올렸는데 손님에도 미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유가와 따로 움직이는 기름값도 환율 영향이 적지 않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22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6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75.18달러) 대비 18.6%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736.48원으로 연초(1672.68원) 대비 3.8% 상승했다. 국제 거래 시장에서 정유사는 달러로 원유를 사 온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국내 소매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환율 탓에 정작 국민은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을 둔 윤모씨는 요즘 딸의 전화가 두렵다. 결국 통화의 끝은 용돈을 더 보내달라는 얘기여서다. 윤씨는 “환율 때문에 송금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며 “딸이 미국 있을 때 1년에 두 번씩은 들르자고 아내와 얘기했었는데 현실적으로는 한 번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학생 입장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에 다니는 강모씨는 “한국의 한 재단에서 원화로 장학금을 받아 여기서 달러로 환전한다. 이번달에는 지난 여름 때보다 100달러 정도가 줄었다”면서 “도시락을 싸서 학교를 가고 있고, 한국에서 안쓰던 가계부까지 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원화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2일 찾은 남대문시장 수입상가에는 상인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수입 영양제와 향수 등을 판매하는 신모씨는 “수입사에서 물건 떼올 때 달러값을 반영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파는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그냥 돌아서는 손님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수입 치즈와 육가공품을 판매하는 안모씨는 “1년 반 전에 1만8000원에 팔았던 치즈를 지금은 3만원에 판다”며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은 아무래도 가성비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이 너무 크다”고 불평했다. 수입 과자 등을 취급하는 이모씨는 “지난달부터 손님이 확 줄어 이달엔 물건 떼올 돈조차 모자라 고생했는데 주변 상인들 대부분 같은 처지”라며 “일단 이달엔 매입량을 줄이고 재고 처리부터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3.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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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가구·의료기기 합쳐진다…수년간 수백억 쏟아부은 이유”

“세라젬이 ‘인공지능(AI) 홈을 만든다’라고 하면 의아해해요. 다들 마사지 제품이 주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목표는 집안 전체가 살아 숨 쉬듯 거주자를 돌보는 ‘AI 웰니스 홈’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세라젬 서울타운에서 만난 이경수 세라젬 대표가 말하는 회사의 청사진이다. 1998년 세계 최초로 척추 온열 의료기기를 개발했던 세라젬은 헬스케어 1위 기업을 넘어 이제 AI 홈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도 ‘나를 가장 잘 아는 살아 숨 쉬는 집’을 주제로 미래형 주거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세라젬은 척추·운동·휴식·뷰티·순환·에너지·정신 등 7개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장 중이다. 올해 알칼리 이온수 정수기와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했고, 내년에는 사우나 부스와 공기청정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CES 2026에서 12개의 혁신상을 12개 받았는데, 삼성전자·LG전자를 빼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다. 이 대표는 “제품을 다각화하는 건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건강에 대해 고민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수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더니, 단지 매트리스 강도·경도뿐만 아니라 공기와 조명, 온도, 나아가 정신 건강까지 공간 전체를 컨트롤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세라젬 까사’라는 이름으로 가구를 출시하는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이다. 이 대표는 “가전과 가구를 나누는 영역은 곧 무너질 거라고 본다. 가구이자 가전, 의료기기의 역할을 모두 하게 될 것”이라며 “세라젬은 백색가전을 제외하고는 다 만들겠다는 포부”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실버타운·요양원·아파트 등 공간 사업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세라젬 케어’ 법인을 설립하고 수도권 지역에 최고급 요양원 건립을 논의 중이다. 세라젬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헬스케어·금융·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기업을 결집하는 ‘헬스케어 얼라이언스(동맹)’를 구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라젬이 모든 걸 다 만들 수 없기에 건강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다 모여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파격적인 사업 확장의 이면에는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세라젬은 지난해 매출 546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2억원에 그쳤다. 이 대표는 “2023년 연구개발에 189억원, 지난해엔 190억원을 쏟아부었다”라며 “수년간의 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5.12.23.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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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동원해도 안잡힌다, 원화값 끝없는 추락…왜

지난 11월 26일 ‘국민연금 수익ㆍ외환 안정 뉴프레임워크’ 가동, 12월 9일 기재부 외환수급 태스크포스(TF) 설치, 12월 18일 ‘외환 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 발표. 역대급 ‘원저(低)’ 장기화 조짐에 그간 외환당국이 내놓은 대책들이다. 국민의 노후 자산에 손댄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국민연금까지 동원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원화가치가 1500원을 넘어 1600원대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까지 시장에서 나올 정도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원화값은 1483.6원으로 8개월 전 연저점 턱밑까지 다가섰다. 당국의 입김이 잘 안 먹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너무 단기적인 수급 조절 대책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거라면 선물환포지션 비율 규제 완화나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등이 효과가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간의 정부 대책이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환율 흐름을 바꾸진 못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연금ㆍ보험 등 장기저축이 증가했고,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해외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한 게 원화가치를 끌어내린 근본적 요인”이라며 “환율은 결국 시장 가격이고, 환율을 잡으려면 수요-공급 곡선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달러 공급을 늘리려면 저축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국내 투자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정확한 상황 진단과 대처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환율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증가, 이른바 ‘서학개미’의 투자 열풍은 지속적인 흐름이었는데도 뒤늦게 이를 탓하며 ‘뒷북 대응’ 논란을 낳았다. 외환시장이 안정적일 땐 지난해 말 1조 달러를 돌파한 순대외자산이 ‘외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제는 반대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한국은행에서 해외투자 쏠림을 완화해 순대외자산 증가세 둔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보고서들을 내놓고 있다. 향후 대미 투자 증가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도 달러 수요를 키우는 요인인데, 외환 당국은 공식 언급을 꺼린다. 오히려 “(원화 약세에 따른)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라(김용범 정책실장)”며 수출 기업을 압박하기도 했다.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강조하려다 보니 서학개미 등 다른 곳으로 화살을 돌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외환시장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당국의 대응체계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출 중심의 성장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청년 고용은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의 환율 흐름은 그 적신호인 만큼, 당장 원화가치를 끌어올릴 단기 대응에 집중하기보다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23.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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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호’ 글로벌 성과 가시화…올트먼과 AI 사업, 전장은 2.6조 M&A

삼성의 글로벌 협력과 투자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벗은 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영 전략도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23일 오픈AI(Open AI)와 리셀러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용 생성AI 서비스인 ‘Chat GPT 엔터프라이즈’를 국내 기업 고객에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이재용 회장과 샘 올트먼 OpenAI 최고경영자(CEO)이 만난 뒤 두 달 만에 구체적 사업 성과가 나온 것이다. ChatGPT 엔터프라이즈는 기업에서 요구되는 보안 수준과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일반 서비스보다 빠른 처리 속도와 함께 고급 데이터 분석 기능, 다양한 맞춤형 설정 등 기업 활용에 특화한 기능을 제공한다. 기업 내부 데이터가 외부 학습에 활용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어, 보안과 규제가 중요한 기업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도입 단계부터 구축과 운영까지 전 과정을 맡아 기업 내부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에 맞춘 생성AI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제조·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 AI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전장 사업에서도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이 독일 ZF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독일 플랙트그룹(공조·15억유로) ▶독일 ZF ADAS 사업(전장·15억유로)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오디오·3억5000만달러) ▶미국 젤스(헬스케어·수천억원대 추정) 등 올해에만 4번째 대규모 빅딜을 진행했다. ZF는 1915년 설립된 독일의 글로벌 전장 업체로, 하만이 인수하는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다.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로, BMW와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이번 인수로 하만은 차량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주행보조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 하만의 강점인 디지털 콕핏과 결합해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 역량을 강화하고,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흐름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인수 절차는 2026년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만은 2017년 이재용 회장이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며 인수한 기업이다. 당시 9조6000억원(80억 달러)이 투입됐는데, 삼성그룹 역대 최대 규모 M&A이자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오랜 기간 공들인 결과 전장 부문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하만 매출은 2017년 7조1000억원에서 2024년 14조3000억원으로 2배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삼성은 AI와 전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과 투자를 이어가며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 인공지능(AI)과 전장, 헬스케어, 로봇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M&A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술 경쟁력을 갖춘 소규모 기업들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졌고, 올해 들어서는 전장과 공조, 디지털 헬스 분야로 M&A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기술 축적과 생태계 확장을 동시에 노린 전략적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2.23.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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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로봇기업, 동반지원 사업 덕에 해외 매출 ‘껑충'

지난 2016년 문을 연 리셋컴퍼니는 태양광 패널 자동 청소로봇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스타트업이다. 5년 전 일본에 처음 진출해 수출 실적을 올렸지만 시장을 다변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재생 에너지 산업이 발달한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로 개척을 시도하던 리셋컴퍼니는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의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수출 물꼬를 틀 수 있었다. 해외 자원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유럽의 다양한 고객사를 만나면서다. 폴란드에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바르샤바 지사의 경우 기존 거래처 중 태양광 발전단지를 보유·운영하는 업체 4곳을 찾아 3자 미팅을 주선했다. 리셋컴퍼니는 이 중 2곳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리셋컴퍼니의 매출은 2023년 14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약 3배가 됐다. 리셋컴퍼니 관계자는 “폴란드 에너지 기업과 거래를 시작한 후 헝가리·체코·리투아니아 등 유럽 국가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며 “동반위 지원 사업에 참여한 이후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이 20.9%(2023년)에서 74.5%(올해 전망치)로 늘었다”고 말했다. 동반위가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이 수출길을 개척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마련한 이 사업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보유한 해외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마케팅·통역·현지화 컨설팅 등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3376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508억59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사업 참여 이후 이들 수혜 기업은 8783억원의 수출 실적(현장판매·계약, 후속수출계약)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한류 공연·유통망과 연계 가능한 소비재 분야와 대기업의 해외거점을 활용 가능한 산업재 분야에서 중소기업을 발굴해 해외 진출을 도왔다. 한해 동안 168억5100만원을 투입해 42개 대기업·공공기관이 47개 프로젝트를 운영했고, 현재 1467개 중소기업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한 프로젝트의 경우 ‘현장실증을 통한 유망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이라는 주제로 운영됐다. 회사의 해외 거점을 활용해 바이어를 발굴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해 계약까지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대기업이 현지 시장조사와 계약 조율·검토 등 행정 절차 지원, 수출 사후관리까지 도운 사례”라며 “해외 고객사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맞춤형 수요를 제안할 수 있어서 중소기업이 실질적 수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바르샤바 지사 관계자는 “글로벌 대기업으로서 인지도를 갖춘데다 수십년 전부터 폴란드에 지사를 설립해 꾸준히 사업을 해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23년부터 3년째 동반진출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22개 기업의 해외 진출과 고객사 발굴을 도왔다. 동반위 측은 “중소기업은 정보와 인력,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으로 대기업의 영업망과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미([email protected])

2025.12.23.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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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은 금?”…산타 랠리에 금·은·동이 뛴다

“투자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금이나 은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 연말 ‘산타랠리’에는 금ㆍ은ㆍ동이 나란히 올라탔다.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귀금속 가격을 밀어 올렸다. 금·은 가격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연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오전 2시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 대비 약 1% 상승해 트로이온스당 4500달러를 웃돌았다. 현물 금 가격은 장중 한때 역대 최고치인 4497.55달러를 찍었다. 금값은 올해 들어 50번째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약 70%에 달한다.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치솟았다.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 계기가 됐다. 독일의 핀테크업체 ‘나가’의 시장분석가 프랭크 월바움은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유럽(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전망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고,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마찰도 심화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먼의 하칸 카야는 “투자자들은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금융·지정학적 시스템에 대해 막대하고도 값비싼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국면도 호재가 됐다. 블룸버그는 “트레이더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례 연속 금리 인하에 이어, 내년에도 금리를 다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귀금속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요 측면에서 구조적 변화도 뚜렷하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꾸준히 금을 사들이고 있고,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돈이 몰리면서 금값 하락을 막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의 총 금 보유량은 3932t(톤)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11월까지 13개월 연속 금을 순매입하며 보유량을 약 2300t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0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 규모는 전월 대비 36% 늘어난 53t으로 집계됐다. ‘가난한 자의 금’으로 불리는 은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은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 넘게 상승해 온스당 7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들어 은 가격은 약 140% 급등했다. 금보다 저평가돼있다는 인식과 전기차와 인공지능(AI) 관련 컴퓨터 부품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며 수요를 키웠다. 반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랠리는 투기적 자금 유입과, 10월에 있었던 역사적인 ‘숏 스퀴즈’(공매도 포지션 청산) 이후 주요 거래 중심지 전반에서 이어지고 있는 공급 차질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동(구리) 역시 연말 랠리에 동참했다. 전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약 1만2000달러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8800달러 선에서 3000달러 가까이 뛰었다. 구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망을 구축할 때 필수적인 금속이다. 태양광 패널·전기차 등 산업용 금속으로 널리 활용된다. 구리 가격은 올해만 30% 이상 뛰었다. 다만, 이러한 랠리에도 투자자의 경계심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은 금값과 주가가 함께 치솟는 이례적 상황이 50년 만이라며, ‘이중 거품(double bubble)’ 가능성을 경고했다. “폭발적 상승 뒤에는 대개 급격한 조정이 따른다”는 것이다. 영국의 투자 플랫폼 AJ 벨의 레이스 칼라프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금은 최고의 안전자산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은 급격한 하락세와 장기간의 침체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2.23.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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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황금함대’ 탄 K조선…MASGA 본격화에 K방산도 기대커져

K조선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황금함대(Golden Fleet)’에 승선하며 한·미 조선 협력(MASGA)이 본격 노젓기에 나선다. K방산 기업들도 ‘황금함대’ 승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신형 프리깃함(호위함) 건조 계획을 밝히며 “미 해군은 한국 기업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한화오션의 주가는 전장보다 12.49% 급등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오스탈조선소(한화가 최대주주) 등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본다”며 “미 해군이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함정을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새 호위함은 미국 최대 군함 조선업체인 헌팅턴잉걸스(HII)의 레전드급 경비함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미 해군은 HII를 선두(lead) 조선소로 하되 속도전을 위해 여러 조선소(Multi-yard)에 추가 호위함 건조를 맡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도 미국 내 K조선의 역할 확대에 대비해 사업계획 점검을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황금함대는 구축함-호위함-전함-지원함 등으로 구성되는데, 선종별로 각 조선소가 분담해 건조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내 생산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니 다른 K조선업체에도 손을 내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는 현지 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함정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HII와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건조기술 지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밖에 미국 서버러스캐피털(PEF)과 함께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현지 조선사 나스코 등과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사업의 공동 입찰에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기업들도 황금함대 구상에 따른 추가 협력 접점 찾기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미국이 ‘대규모로 빠르게’ 군비를 확장하는 만큼, 규모·속도·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두루 갖춘 K방산 기업들의 경쟁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황금함대에 최첨단 함포, 미사일, 고출력 레이저, 핵무기(핵탄두를 실은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 등 미래형 무기가 포함된 만큼 미국 방산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점검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미국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시스템은 최근 보잉이 제조하는 미 공군의 F-15EX에 ‘대화면 다기능 전시기’(ELAD) 납품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항공 분야 뿐 아니라, 상선·함정 통합기관제어체계(ECS)·함정전투체계(CMS)·통합함교체계(IBS)과 같은 해양산업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며 “미국 내 무인수상정·함정 등 특수선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조선의 훈풍이 K방산에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미국 방산기업이 첨단 무기 기술은 월등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함대를 빠르고 규모 있게 구축하려는 만큼, 해외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한국 무기는 미국의 무기체계와 호환될 뿐만 아니라 가성비가 뛰어나고, 납기를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또 독일·프랑스 기업들과 달리 현지생산·기술이전 등 미국이 원하는 조건도 맞출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고석현.이수정([email protected])

2025.12.23.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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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빚의 질' 악화, 서울 집값...한은이 본 금융취약성

자영업자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과 고령층 증가로 1000조원을 넘긴 자영업자 대출의 ‘질’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늘었다. 연체율도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76%로, 장기 평균(2012년 이후 1.41%)을 웃돌았다. 특히 상호금융ㆍ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연체율이 3.61%로, 은행대출 연체율(0.53%)의 6.8배에 달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금리를 낮추는 완화적 국면에도 연체율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것은, 경기 부진과 함께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다중채무ㆍ저소득 등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11.09%에 달한다는 점이다. 빚을 갚을 능력이 되는 자영업자(0.5%)의 22배가 넘는다. 취약 자영업자 수는 41만8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4%에 해당한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추가경정예산, 새출발기금,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이 반영되며 빚을 갚기 어려운 취약계층 연체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11.09%)”이라고 진단했다. 연령별로 보면 은퇴 전후의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대출이 빠르게 늘었다.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3분기 기준 389조6000억원으로, 2021년 말(124조3000억원) 대비 3배 이상 불어났다. 연체율은 경제활동이 활발한 40대가 2.0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도 1.63%로 평균(1.76%)을 상회했다. 임 국장은 “빚을 갚기 힘든 취약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60대 이상의 비중이 15.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고연령 자영업자는 은퇴 후 소득이 줄어 취약 자영업 차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고연령 자영업자는 임대업과 같은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8.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모아놓은 자산을 바탕으로 대출만 끌어오면 할 수 있는 부동산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문용필 한은 안정분석팀장은 “상가 등 임대업의 경우 부동산 시장 구조 변화와 경기 변화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 월세 비중 60%...“가계부채 줄지만, 소비 여력도 줄어”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단기 금융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달 기준 15.0으로(주의 단계), 지난 6월(18.6) 대비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취약성을 평가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분기 45.4로, 지난 1분기(43.9) 대비 상승했고, 장기 평균(45.7)에 근접했다. 두 지수 모두 수치가 높을수록 상황이 나쁘다는 건데, 단기적 위험이 줄어든 대신 중장기적 취약성은 커졌다는 의미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하는 ‘약한 고리’로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꼽힌다. 전국 아파트의 시가총액 가운데 서울 아파트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43.3%로, 지난 2020년 8월 기록한 전고점(43.2%)을 웃돌았다. 가계신용(빚)은 3분기 기준 196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6·27대책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지난 10월 이후 국내외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늘면서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됐다. 한은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은 금융 불균형 누증 확대 등의 잠재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는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도 가져왔다. 지난 10월 월세 거래(계약 기준) 비중은 60.2%로, 장기 평균(44.9%)을 크게 넘어섰다. 한은은 “월세 비중 확대는 가계부채 축소와 함께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낮춰 금융안정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월세 지출에 따라 주거비 부담이 늘면서 취약계층의 소비 여력을 줄이거나 채무 상환 부담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2.23. 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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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가맹점주 개인정보 19만건 유출…"내부 직원 소행"

신한카드에서 가맹점주의 개인정보 19만여 건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생년월일 등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신한카드는 가맹점 대표들의 개인정보 19만2088건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가맹점 대표들의 휴대전화 번호 18만1585건, 휴대전화 번호·이름 8120건, 휴대전화 번호·이름·성별·생년월일 2310건, 휴대전화 번호·이름·생년월일 73건 등이다. 다만 신한카드는 “현재까지 주민등록번호와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신용 정보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맹점주 외에 일반 고객의 개인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부 조사 결과, 영업 관련 부서 직원이 신규 카드 실적을 늘리기 위해 고객 개인정보를 카드 모집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킹 같은 외부 침투가 아닌 내부 직원의 일탈에서 비롯한 것이란 설명이다. 신한카드 측은 “대가를 받고 유출 정보를 다른 곳으로 넘긴 정황은 현재까진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보위는 이 같은 유출 정황을 제보 받고, 신한카드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신한카드가 자체 조사를 벌여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파악했다. 신한카드는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방침이다.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 고객 보호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정보 유출에 준하는 조처를 하고 있다”며 “가맹점 대표들이 본인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 페이지를 운영하고 개별적으로 해당 가맹점 대표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2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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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서민 우는데…‘담합·꼼수’로 이득 챙기고 호화생활한 기업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만 줄이는, 이른바 ‘용량 꼼수’로 실제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등 31곳 업체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만 약 1조원에 달한다. 23일 국세청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기업(7곳) ▶할당관세 편법 이용 수입기업(4곳) ▶슈링크플레이션(용량 꼼수) 프랜차이즈(9곳) ▶외환 부당유출 기업(11곳) 등 시장교란 행위 업체를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화가치 하락(환율은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일부 기업이 외부 요인을 가격 인상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부당한 이득을 챙겨 온 정황을 국세청이 포착했다. 특히 서민이 많이 즐기는 치킨·빵 등 외식 분야에서 용량 꼼수 수법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한 업체는 이 방법으로 사실상 가격을 올렸다. 원재료·부재료 판매업체와 직거래가 가능한데도 계열법인을 거래 단계 중간에 끼워 시가 대비 고가로 매입했다.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이익을 낸 또 다른 업체는 대표이사가 점주로 있는 가맹점의 가맹비·인테리어 등 창업 관련 비용을 회사가 대신 부담했다. 명품 구매 등 호화 생활에 법인카드를 쓰고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일정 기간 관세율을 낮춰 주는 할당관세 혜택을 누리면서도, 이를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익을 낸 업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한 유명 수입 육류 전문유통업체는 사주 일가가 주주로 있는 특수관계법인을 유통 과정 중간에 끼워 넣고, 관세 감면을 받은 원재료를 저가에 공급했다. 덕분에 이 특수관계법인의 매출액이 급증했고, 이렇게 얻은 부당이득으로 사주의 자녀는 고가 토지·건물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법인 자금을 편법으로 빼돌려 수백억원대 골프장 등 고가의 해외 자산을 사들인(외화 부당 유출) 기업도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조사 대상자 중 일부는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국내에서 다수 법인을 운영 중인,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도 있었다. 이들은 수출대금을 대외계정(외국인 거주자 등의 예금계정)을 통해 수취하고 개인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금융계좌 추적, 포렌식 기법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다. 장부·기록 파기 등의 증거인멸 행위나, 재산 은닉 등 범칙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해 상응하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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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디자인 따라하지 마!”…블루엘리펀트에 경고한 젠틀몬스터, 왜?

한국의 원조 아이웨어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짝퉁' 소송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블랙핑크 제니의 선글라스로 잘 알려진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가 국내 신생 브랜드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면서다. 선글라스와 안경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까지 제품을 베꼈다는 이유에서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3일 서울 성수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12월 블루엘리펀트를 지식재산처에 고소했고, 올해 3월과 6월에는 피해 보전을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에 두 차례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이유로 금지 청구와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해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심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전문기관에 3D스캐닝을 의뢰한 결과 (블루엘리펀트 제품들이) 젠틀몬스터 아이웨어, 파우치 제품 중 최소 33개와 90% 이상의 유사도를 보였다. 일부 제품의 유사도는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3D스캐닝이란 제품 표면에 무광 스프레이를 도포한 후 스캐너로 제품의 형상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이다. 2011년 설립된 젠틀몬스터와 2019년 설립된 블루엘리펀트는 모두 K 아이웨어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 중인 브랜드다. 지난해 기준 젠틀몬스터 전체 매출의 약 40%는 해외에서 발생했다. 블루엘리펀트도 올해 7월 도쿄에 하라주쿠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연 매출 800억원을 목표로 영업 중이다. 최근 3년간 젠틀몬스터의 매출은 4100억원에서 79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블루엘리펀트는 1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무려 30배 급증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그대로 모방한 ‘데드 카피’로 인해 두 브랜드를 혼동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아이웨어 뿐만 아니라 안경을 담는 파우치 등 액세서리, 매장의 공간 디자인까지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젠틀몬스터가 지난 2021년 중국 상하이에서 선 보인 돌 인테리어 등이 블루엘리펀트가 2024년 문을 연 명동 매장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젠틀몬스터는 한 개의 아이웨어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약 5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일각에선 두 회사의 생산 공장이 겹쳐서 디자인도 비슷하다는 얘기가 도는데 젠틀몬스터는 중국에 5곳, 베트남에 1곳 독자 생산라인을 가지고 있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피해 규모와 관련해선 “법원에서 블루엘리펀트에 내린 추징보전 명령 금액만 70억원 규모”라며 “제품 모방 사례가 계속 확인되고 있어, 내부적으로는 피해 규모가 약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루엘리펀트는 입장문을 내고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주장하고 있는 제품들은 부정경쟁방지법 등 관련법에 의해 보호될 수 없는 제품으로, 사실관계 등을 법률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본 사안에 대해 적정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블루엘리펀트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입장문 외 추가로 답변드릴 게 없다”고만 했다. 이번 법적 분쟁은 블루엘리펀트 측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제품의 일반적인 기능이 아닌 디자인 유사성의 경우 유사도가 과할 경우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5.12.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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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제품 99% 유사…브랜드 모방 업체에 법적 대응”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자사 제품 등을 모방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에 대해 법적 대응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과 창작의 결과물을 모방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소비자에게 혼선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강경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브랜드 보호와 소비자 혼동 방지를 위해 민·형사상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올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피해 보전을 위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지난 10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상 금지 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 2019년 설립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로, 제품 디자인과 매장 콘셉트가 젠틀몬스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내부 조사 결과 최소 30여개 이상 제품에서 높은 수준의 유사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진행한 3차원(3D) 스캐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월 출시한 젠틀몬스터의 ‘JEFF’ 모델과 블루엘리펀트의 특정 제품은 유사도가 99.9441%로 나타났다. 이 밖에 99%, 95% 수준의 유사도를 보이는 제품이 다수 확인됐다고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설명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공간 디자인에서도 유사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오픈한 젠틀몬스터 상하이 매장과 지난해 문을 연 블루엘리펀트 명동 매장의 조형물 형태와 배치 등 공간 연출 방식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또 지난 2021년 2월 젠틀몬스터가 공개한 파우치 제품과 같은 디자인이 지난 2023년 5월 블루엘리펀트 대표 명의로 출원·등록된 사실도 확인됐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이에 대해 지난 3월 특허심판원에 해당 디자인에 대한 무효 심판을 제기했으며, 현재 심결을 기다리고 있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5.12.2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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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신한카드, 개인정보 19만건 유출

신한카드 가맹점 대표들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신한카드는 23일 신한카드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해 19만2088건이 신규 카드 모집에 이용하기 위해 유출된 것으로 추정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유출 항목은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 18만1585건, 휴대전화 번호·성명 812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성별 2310건, 번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 72건 등이다. 신한카드는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와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신용정보는 유출되지 않았고 일반 고객 정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해킹 등 외부 침투로부터 발생한 사고는 아니며 일부 내부 직원의 신규 카드 모집을 위한 일탈로 확인됐다. 또 해당 정보가 외부로 추가 확산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는 현재까지 유출된 정보로 인한 피해는 없으나 향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피해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실과 사과문을 게시하고 가맹점 대표자가 본인의 정보가 포함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해당 가맹점 대표자들에게는 개별 안내도 진행하고 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2.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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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자기자본비율' 도입한다…4년간 20%까지 단계적 상향

금융당국이 자기자본비율 요건에 따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제도개선안을 2027년 도입한다. 시행 초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기자본비율 기준은 4년에 걸쳐 2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PF 관련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는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관계기관 합동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PF 건전성 제도개선 방안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고 23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가중치·충당금 등을 차등화하고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1년의 준비 기간을 둔 뒤 2027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규 취급분부터 적용하고, 자기자본비율을 '5%→10%→15%→20%'로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준비 기간 동안 후속 규정 개정과 금융회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조정하기로 했다. 업계 우려를 반영한 완충장치도 넣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HF) 등 공적 보증을 받았거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사업 등 실질 위험이 낮은 경우에는 대출제한 규제를 예외로 허용한다. 당국은 PF 쏠림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거액신용공여 한도와 업권별 부동산 PF 한도도 정비한다. 은행은 동일 차주 기준 자기자본의 5%를 초과하는 PF 신용공여 총액을 자기자본 1배 이내로, 보험·저축은행은 자기자본 10% 초과 PF 신용공여 총액을 자기자본 2배 이내로 제한한다. 아울러 은행은 PF 관련 신용공여를 총 신용공여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보험은 PF 신용공여를 총자산의 20% 이내로 관리한다. 현재 부동산 PF 시장은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연착륙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9월 말 기준 PF 익스포져는 177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조7000억원 감소했다. 사업 완료와 정리·재구조화로 줄어드는 규모가 신규 취급분을 상회했다는 설명이다. 사업성 평가에서도 유의(C)·부실우려(D) 여신은 18조2000억원(익스포져의 10.2%)으로 집계됐고, 9월 말까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가운데 16조5000억원이 정리·재구조화됐다. PF 대출 연체율은 4.24%로 전 분기 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중소금융(저축·여전·상호)의 토지담보대출(12조4000억원) 연체율은 32.43%까지 상승해 취약 부문 관리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PF 관련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 10건 중 9건을 2026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리·재구조화 및 신규자금 공급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 면책을 적용하는 조치 등이 포함된다. 다만 이용 실적이 적고 부실정리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상호금융 일부 조치는 정상화하기로 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5.12.2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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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 PF대출 한도 20%로 제한…'임직원 견제' 장치도

앞으로 금융당국이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한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한도를 전체 대출액의 20%로 제한하고, 70억원이 넘는 조합 공동 대출은 중앙회가 의무적으로 사전 검토하는 방식이다. 또 상호금융 임원이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향후 3년 이상 다른 조합이나 금고의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 23일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2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상호금융권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상호금융은 농·축·수협 등 단위조합이 조합원의 자금을 예탁받아 이를 다시 조합원에게 대출하는 협동조합형 금융을 말한다. 조합원들은 예탁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호금융권은 비과세 예탁금을 발판으로 최근 10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상호금융권 총자산은 지난 2015년 533조3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072조20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은행 총자산의 약 23%, 저축은행의 약 9배 수준이다. 하지만 부동산 대출 쏠림 등으로 지방·서민 등엔 자금이 효율적으로 공급되지 못해 정체성은 약해지고 위험도는 누적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상호금융권의 기업 대출 중 부동산업·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45.3%에 달했다. 해당 연체율은 2015년 1.97%에서 10년 만에 10.44%로 크게 늘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전체 대출 중 PF 대출 한도 비중을 20%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순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부동산·건설업 대출엔 가중치 110%를 적용하기로 했다. 순자본비율은 전체 순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뜻하는데, 가중치가 커질수록 자본 적립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또 70억원 넘게 조합 공동대출을 내줄 경우, 중앙회가 반드시 사전 검토를 해야 한다. 대출 규모가 200억원이 넘으면 중앙회가 반드시 참여하거나 우수 조합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현재 2~5% 수준인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저축은행 수준인 7%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당국은 내부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상호금융권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임직원 비위가 만연하고 내부 견제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배구조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이 적용되지 않아 상임감사·외부회계 감사 같은 최소한의 내·외부 통제 장치만 운영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4년)간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는 263건(약 1789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때문에 조합장과 경영진 견제를 위해 임원 자격 제한 요건을 지배구조법 수준으로 강화하고, 상호금융 임원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향후 3년 이상 다른 조합이나 금고의 임원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그간 상호금융권은 수익성과 외형 성장만을 위해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을 12배나 늘리는 등 비생산적 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했다”며 “앞으로는 지역·서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금융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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