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개인 고객과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외화 체인지업 예금 90%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외화 체인지업 예금’은 21개 외화 통화를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통장이다. 오프라인 영업점과 신한 SOL뱅크 등 모바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신한 SOL뱅크·신한 슈퍼SOL 앱을 통해 보유 중인 미화를 원화로 바꾸면 9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미화를 원화로 환전한 자금으로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0.1%포인트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혜택은 선착순 1만명에게 제공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 정책 방향에 부응해 환율 변동성 완화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외화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1.19. 9:38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4%로 4년 연속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역대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성장률 역전까지 장기화하며 환율 방어에 먹구름이 꼈다. 19일 IMF가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오른 1.9%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3.3%로, 10월 전망 때와 비교해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IMF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2.4%로 종전 전망보다 0.3%포인트 높게 잡았다. 미국의 재정 부양과 금리 인하 효과, 무역 장벽으로 인한 경기 하락 압력이 완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한국의 성장률 격차는 0.5%포인트로, 10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더 벌어지게 됐다. IMF 예상대로 경제가 흘러간다면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은 2023년 이후 4년 연속 역전된다. IMF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23년 2.9%로 한국(1.6%)을 추월했고, 이후 2024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0.8%포인트, 1.1%포인트 차로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은 한국보다 경제가 성숙됐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따져도 약 16배나 크다. 한·미 경제성장률 역전은 일상적인 풍경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1980년(오일쇼크), 1998년(외환위기), 2009년(세계 금융위기), 2019년(미·중 무역 갈등) 정도만 일시적으로 성장률 역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해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각종 혁신으로 생산성이 올라가고 있는 건 물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의 70%가량이 AI 투자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 소비에서 나왔다. 반면에 한국은 만성적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 한·미 금리 이어 성장률 역전 장기화…고환율 늪 깊어진다 최근에는 대미 투자 압박으로 국내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등 성장 동력은 더 떨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한국은 정치적 리스크와 트럼프 정부 이후 대외 리스크 등이 겹치며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도 역전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3년 각각 2.41%와 2.44%로 0.03%포인트 차로 뒤집힌 후 매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올해 한국과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각각 1.7%와 2%로 미국이 0.3%포인트 높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동원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성장률 역전이 장기간 이어지는 와중에 한·미 간 금리 역전도 2022년 7월 이후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국 연 2.5%, 미국은 연 3.5~3.75%로 상단 기준으로는 1.25%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 입장에선 금리 인상은 부진한 내수가, 금리 인하는 원화가치와 부동산 가격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과 금리 역전이 오래 이어지며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더 나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는 자본 입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돈이 흘러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지난 14일 ‘외환시장 환경변화와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최근 낮은 원화가치는 한국과 미국 간의 성장률과 금리 격차,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간 고성장 지속과 한국의 고령화, 주력 산업 경쟁력 악화 등에 우려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 뒤처지는 건 한국만이 아니다. IMF가 예측한 주요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영국(1.3%), 독일(1.1%), 프랑스(1%), 일본(0.7%), 이탈리아(0.7%) 등 모두 미국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독일·일본·한국 등 선진국 그룹의 성장률 평균은 1.8%로 예측됐다. 중국 역시 한국보다 사정이 낫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지난해 연간 GDP가 불변가격 기준 전년 대비 5%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했던 5% 안팎 성장률 목표에 부합한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도 수출 호조가 투자와 소비 등 국내 경제 부진을 상쇄했다. IMF는 올해 중국의 성장을 4.5%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3%포인트 올려 잡았다. 한국이 지난해와 올해 1~2% 안팎(전망) 성장률에 갇힌 것과는 대조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 교수는 “AI 등 각종 혁신을 미국이 이끌고 있다 보니 유럽과 일본 등 상당수 국가가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국은 고령화 등 인구구조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기반이 마련된 만큼 각종 산업 정책 등을 통해 혁신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IMF는 ‘AI 거품’ 위험도 경고했다. 이번 전망 보고서에서 “AI의 생산성·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약화할 경우 급격한 자산 가격 조정이 발생해 금융 리스크가 전이·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안효성.신경진([email protected])
2026.01.19. 9:17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900선을 넘어섰다.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가 표시돼 있다. 김경록([email protected])
2026.01.19. 9:14
코스피가 19일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넘어섰다. ‘꿈의 오천피’(코스피 5000)까지 100포인트도 남겨두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3.92포인트(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우려에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전환해 장중 최고치인 4917.37까지 올랐다. 1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2019년 9월 4~24일(13거래일) 다음으로 가장 긴 연속 상승이다. 코스닥 지수도 13.77포인트(1.44%) 오른 968.36에 마감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5472억원 ‘사자’(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에 개인은 7511억원 순매도했다. 1188억원을 순매도한 연기금을 포함해 기관(243억원)도 ‘팔자’(순매도)였다.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인 이후 ‘피지컬 인공지능(AI)’으로 주목받은 현대차가 전 거래일보다 16.22% 오른 4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보다 61.07% 올랐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전쟁 속에 수혜를 볼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아가 12.18%, 현대모비스가 6.15% 상승하는 등 현대차그룹주가 이날 동반 급등하며 장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0.27%·1.06% 상승 마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병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외 악재에도 로봇 중심의 주도주 모멘텀이 외국인의 저가 매수를 이끌었다”고 봤다. 다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489개로, 상승 종목(398개)보다 많아 여전히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2026.01.19. 9:02
━ 대출금리 상승 불똥 튀나 코스피 5000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더 심해졌다. 예금자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돈을 뜻하는 요구불예금에서 새해 들어서만 32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정기예금 잔액도 6000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증시 계좌에는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규모인 92조원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641조8816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674조84억원)에서 약 보름 만에 32조1268억원(약 4.8%)이 줄었다.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2일에 15조여 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다음 영업일(5일)에도 11조원 가까운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요구불예금은 당좌·보통 예금 등으로, 이자는 적은 대신 예금자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다. 은행의 핵심 자금 조달처인 정기예금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32조7034억원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도 6000억원 넘게 더 나갔다. 정기예금은 미리 정해둔 예치 기간(만기) 전에 인출하면 이자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요구불예금보다 유동성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정기예금에서도 돈을 빼냈다. 금융권에선 이렇게 은행을 빠져나간 금액이 주식 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게 미리 계좌에 넣어둔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16일 기준 91조218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말 87조8291억원에서 보름 새 3조3891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급상승하며 전에 없는 속도로 주식시장에 돈이 쏠리고 있다”며 “나만 소외됐다는 ‘포모(FOMO)’ 영향으로 비교적 옮기기 쉬운 여윳돈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종합투자계좌(IMA) 영향도 있다. IMA는 증권사가 부도·파산하지 않으면 원금이 사실상 보장되고, 은행 예금보다 이자율이 높아 투자 수익 기대가 큰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1호 상품엔 출시 나흘 만에 1조원이 넘는 개인·기관 자금이 유입됐다. 미래에셋증권의 1호 상품에도 약 5000억원이 몰려 완판됐다. 이런 머니무브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스피 5000이 임박하면서 증시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시름이 깊다. 비교적 이자가 낮은 요구불예금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은행채 발행이나 고금리 예금 확대 등 비용이 높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들어올 수 있다. 결국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 카드를 쓰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달 평균 연 2.816%로 나타났다. 전월 평균(연 2.568%)보다 0.248%포인트 오른 수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두 달 연 속 상승했다. 은행권 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요인들로 대출금리가 밀려 올라갈 수밖에 없단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끝났다고 보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대출금리가 더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6.01.19. 8:01
일하지 않은 기간이 1년 늘 때마다 취업한 후 받는 실질임금이 6.7%씩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취업 기간이 3년으로 길어지면 상용직(정규직)으로 근무할 확률도 50%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은 19일 이런 내용이 담긴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15~29세 청년이 겪는 구직 지연과 주거비 부담은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약화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경제활동참가율·고용률 같은 지표상 청년층의 일자리 여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노동시장 ‘첫 관문’에서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더 심해졌다.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이 첫 취업에 1년 이상 걸리는 비중은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상승했다.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쉬었음’) 청년 인구 역시 2003년 22만7000명에서 2024년 42만2000명으로 불었다. 한은은 청년층의 일자리 진입 장벽이 높아진 이유로 ▶기업 성장 사다리 약화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기업의 경력직 선호, 수시 채용 확대 등을 짚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의 이직하는 게 쉽지 않고, 최근 경기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이처럼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애 전반의 고용 안정성과 소득이 낮아진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현재 받는 실질임금이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20~29세를 기준으로 미취업 기간이 1년이면 5년 후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이 66.1%였지만, 3년이면 56.2%로 낮아졌다. 주거비도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을 늘리고 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주거비가 1% 상승할 때 총자산은 0.04% 감소했다.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오르면 교육비 비중이 0.18%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생애 전반에 걸쳐 자산 형성, 인적자본 축적 등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호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오늘날 청년의 고용·주거 문제는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제언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1.19. 8:01
━ K자형 불안한 상승세 코스피가 12일째 기록을 ‘새로고침’하며 4900선을 넘어섰다. 19일 종가 기준 4904.66으로, 연초 대비 16.38% 상승했다. 1984년과 2019년 세운 역대 최장 상승 랠리(13거래일 연속)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이제껏 가본 적 없는 코스피 5000선이 눈앞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지수만 풍년’이다. 특정 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으로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은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 비중은 35.5%에 달한다. 흥국증권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한 달간 늘어난 코스피 시가총액의 64.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올해 초부터 계산해도 기여도는 49.2%다. 코스피 시총 상승분의 절반가량이 반도체 두 종목에 쏠렸다는 의미다. 사실상 ‘반도체 주가=코스피’란 분석이 나올 정도다. 반도체는 물론 자동차·조선·방산·로봇 같은 대형 수출주로의 ‘쏠림’이 심한 만큼 대외 변수에 대한 취약성도 따라 커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등 반도체 기업들을 향해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관련 관세 협상에서 확인되듯, 미국에 대한 투자와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며 “시장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역대급 불장에도 내수주·중소형주가 소외되는 ‘K자형 양극화’가 굳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19일 기준) 음식료·화장품·유통 등 대표적인 내수주로 구성된 KRX 필수소비재는 1.34%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 중형·소형주를 반영한 KRX중형·소형TMI도 오름폭은 각각 3%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4.63%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 상승률의 약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내수 부진에 원화값 하락(환율은 상승)까지 더해져 수출·내수주 양극화를 키우는 중이다. 중·소형주 중심의 미국의 러셀2000 지수가 최근 11거래일 연속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대비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된다. 미국은 지수 상승 국면에서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중·소형주로 자금이 옮겨가는(순환매) 흐름인데, 코스피는 호재가 반영된 일부 대형주까지만 온기가 번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이즈가 큰 일부 종목만 상승하는 쏠림 현상이 쉽게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가 많이 오른 한국 주식을 팔고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국장’의 한계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6일 기준)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2억4983만 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코스피에서 4조262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원화는 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일정 기간 유지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서학 개미의 국내 증시 탈출은 여전했다. 정부는 달러 자금 유입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WGBI, MSCI 선진 지수 모두 중장기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 당장의 ‘원화 투매’ 흐름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보유자에 대한 배당소득세 감면 등 실질적인 장기 투자 유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1.19. 8:01
추적이 쉽지 않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외국인 성형수술비와 유학비 등 1500억원대의 자금을 세탁한 국제 환치기 일당이 적발됐다. 19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 등 해외에서 국내로 불법 송금을 대행한 A씨 등 3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 은행 계좌와 국내외 가상자산 계정을 다수 개설해 총 1489억원의 자금을 불법으로 환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환치기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이 은행을 대신해 국내외 간 자금의 지급과 영수를 대행하는 수법을 말한다. 불법적인 자금을 과세 당국의 추적을 피해 세탁하려는 의도로 많이 활용된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A씨는 대형 성형외과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는 귀화 중국인 B씨와 공모했다. B씨는 외국인 고객에게 위챗페이·알리페이 등으로 돈을 받아 환치기한 뒤 병원에 현금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C씨를 가담시켜 2024년 3월부터 수출업체의 무역대금, 면세품 구매 대금, 외국인 유학생의 유학자금 등으로 범행 규모를 키웠다. 이들은 외환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외 여러 국가에서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사들인 뒤 이를 국내 가상자산 지갑으로 옮겼다. 이후 원화로 바꿔 국내 은행 계좌나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현금으로 인출해 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외국인 의료 관광 과정에서 불법 환치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19. 8:01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국내외 금융회사 6곳에 대해 약 4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재개 이후 수십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한꺼번에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국내 자산운용사와 외국계 금융회사 등 6곳에 대해 총 39억7000만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제재는 지난해 10월 15일 이뤄졌지만, 실명 공개 절차에 따라 의결안은 뒤늦게 공개됐다. 국내 금융회사 중에선 신한자산운용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3월 에코프로 주식 5000주(약 18억5000만원 상당)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 무차입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3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해외 기관 가운데서는 노르웨이계 파레토증권에 가장 무거운 과징금 처분이 내려졌다. 파레토증권은 2022년 11월 23일 삼성전자 보통주 17만8879주(약 109억원 상당)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낸 것이 확인돼 22억6260만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이 밖에도 캐나다 앨버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5억4690만원, 미국계 자산운용사 인베스코 캐피털 매니지먼트 5억3230만원, 노던트러스트 홍콩 1억4170만원 등이 각각 부과됐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 프라이빗 리미티드도 1억206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를 통해 13곳의 IB에 총 8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재개 이후 수천만원 수준의 소액 과징금이 부과되다가, 이번에 대규모로 적발됐다. 김다영([email protected])
2026.01.19. 8:01
말차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마트24가 말차 상품을 출시하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모델들이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신제품 16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이마트24]
2026.01.19. 8:01
현대글로비스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도입한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데, 빠른 전송속도를 앞세워 해운업계를 속속 파고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19일 자동차운반선·벌크선 등 자체 소유 선박 45척에 스타링크를 도입하고, 올해 국내 입항하는 선박부터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정지궤도 위성은 지상 3만6000㎞ 상공에 있지만, 스타링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550㎞ 고도를 도는 소형위성으로 구성돼있다. 지상과의 거리가 가까워 정지궤도 위성통신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예컨대 대양 항해 중에 1.4GB(기가바이트) 영화 1편을 다운로드받을 경우 정지궤도 위성은 15분이 걸리지만, 스타링크는 2분이면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스타링크 도입을 계기로 해상 안전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통신 범위와 속도를 확보해 선박 고장이나 기상악화 등 해상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육상과 즉각적인 소통·대응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또 원양 항해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상 상황 대응 체계도 고도화한다. 이 밖에 선박 자율운행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정비 등 차세대 스마트 해운 기술 도입 기반을 마련해,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이 필요한 ‘해운 디지털 전환’도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도입은 선박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박 운영을 실현하고, 지속가능한 해운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1.19. 8:01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다시 현장 경영에 나섰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방문에 이어, 16일에는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의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 곳곳을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아이를 위해 부모가 오거나, 부모가 가고 싶어 아이가 따라와도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 그룹이 추구해온 공간 혁신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은 지난해 12월 5일 문을 연 지 약 한 달 만에 100만명이 다녀갔다. 운정신도시 인구(약 29만명)의 3배가 넘는 수치이자, 파주시 전체 인구(약 52만명)의 2배에 달하는 숫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운정점 방문객의 70% 이상은 운정 인근 거주민이며 재방문율은 40%에 달한다”며 “처음 개관할 때 기대했던 것처럼 지역 밀착형 공간으로 빠르게 안착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유아를 동반한 고객을 위해 조성된 휴게·놀이 공간도 살폈다. 정 회장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 4층에 개장 준비 중인 ‘크레욜라 익스피리언스(Crayola Experience)’ 관계자를 만나 설명을 듣기도 했다. 크레욜라 익스피리언스는 미국 크레용 브랜드 ‘크레욜라’가 만든 체험형 놀이 공간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문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이날 한 방문객은 정 회장을 향해 “좋은 시설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고, 정 회장은 “제가 더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정 회장은 경영진을 향해 “(고객이) 매일 와도 질리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걸 넘어 고객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며 “고객에게 한 발짝 다가가면 고객도 우리에게 더 다가오고, 우리와 고객 사이의 거리는 확 좁혀진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을 강조하면서 ‘과거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요구한 만큼, 이번 현장경영에서도 이를 적극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현재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은 여러 시설 가운데 복합쇼핑몰인 ‘센트럴’ 부분만 개장한 상태다. 학원, 병원 등 소형 생활시설도 올해 1분기 중 문을 열 예정이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운정점을 시작으로 향후 지역밀착형 플랫폼을 서울 가양동, 충북 청주, 대전 유성, 경남 진주 등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1.19. 8:01
━ 지역사회 흔드는 석화 불황 “예전엔 서산에서 대산까지 차가 밀려서 1시간은 족히 걸렸는데, 요즘은 30분도 안 걸립니다. 그만큼 일거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싹 빠져나간 거죠.” 강태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한화토탈지회장은 충청남도 대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침체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정부 주도의 석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산 산단은 다음 달부터 ‘1호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라남도 여수 석화 산단도 사정은 비슷했다. 화섬노조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한때 여수 석화 단지에서 일하는 건설 플랜트 노동자가 70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2000명도 채 안 된다”며 “그럼에도 정부에서 고용 대책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산·여수·울산 등 3개 석화 산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역 사회에선 고용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석화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총 270만~370만t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동 예정인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를 포함한 국내 전체 NCC 설비용량의 18~25% 수준이다. 문제는 유휴 인력이 발생하면서 고용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NCC 구조조정이 정부안대로 이뤄진다면 고용 인원은 최소 2500명에서 최대 52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석화 산업뿐 아니라 소재, 자동차·부품, 정밀화학, 섬유 등 다른 산업으로도 영향이 퍼져나갈 수 있다. 지난해 6월 발간된 화학산업협회 편람에 따르면 3개 산단 고용 인원은 총 4만7600명이다. 구조조정 대상인 원청 석화사들은 모두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채용을 줄여 자연 감소를 유도하고, 기존 설비 인력은 전환 배치를 통해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석화사 관계자는 “신규 공장 증설도 멈춰있어 고용을 유지하기가 쉽진 않지만, 스페셜티 등 신사업을 확대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하청 단계에서부터 고용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미 원청이 발주를 줄이면서 하청업체 일거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수 산단의 경우 종사자의 90% 이상이 석화 산업에서 일하고 있어 피해가 크다. 노조 관계자는 “협력업체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데, 자연스럽게 계약을 끊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직무 전환으로 충격을 완화하기도 벅차다. 장치산업 특성상 공정마다 기술과 경험이 크게 다른 만큼 40~50대 장기 근속자가 다른 공장으로 이동해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지회장은 “같은 화학 분야라도 어떤 장치를 갖고 어떤 공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3개 산단을 모두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사업주훈련지원, 생활안정자금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6개월 한정 조치다.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지정된 여수 산단의 경우 다음 달이면 해제된다. 여수시는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현행 제도상 연장이나 재지정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국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하청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고용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지역사회 고용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6.01.19. 8:01
삼성생명은 고객의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연금 분석 서비스 ‘연금 LAB’을 지난달 출범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금 LAB은 고객의 연령·직업·자금 여력 등 개인별 상황을 종합 분석해 가장 적합한 연금 상품을 제안한다. 마이데이터 연동 없이도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의 예상 수령액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금 성향 진단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연금 준비 가이드 등 다양한 정보성 콘텐트도 볼 수 있다. 삼성생명 다이렉트 홈페이지와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앱 ‘모니모’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이달 말까지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제공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2026.01.19. 8:01
임광현 국세청장이 19일 세종시 나성동 SM타워에 문을 연 인공지능혁신담당관실 현판식에 참석했다. 임 청장이 안내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2026.01.19. 8:01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4%로 4년 연속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역대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이어 성장률 역전까지 장기화하며 환율 방어에 먹구름이 꼈다. 19일 IMF가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0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오른 1.9%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3.3%로, 10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IMF는 올해 미국 성장률을 2.4%로 종전 전망보다 0.3%포인트나 높게 잡았다. 미국의 재정 부양과 금리 인하 효과, 무역 장벽으로 인한 경기 하락 압력이 완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한국의 성장률 격차는 0.5%포인트로 10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더 벌어지게 됐다. IMF 전망대로 경제가 흘러간다면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23년 이후 4년 연속 역전된다. IMF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23년 2.9%로 한국(1.6%)을 추월했고 이후 2024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0.8%포인트, 1.1%포인트 차로 한국을 앞질렀다. 미국은 한국보다 경제가 성숙됐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따져도 약 15배나 크다. 과거 한·미 경제성장률 역전은 일상적인 풍경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1980년(오일쇼크), 1998년(외환위기), 2009년(세계금융위기), 2019년(미·중 무역갈등) 정도 때만 일시적으로 성장률 역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해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각종 혁신 등으로 생산성이 올라가고 있는 건 물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3분기 GDP 성장률의 70% 가량이 인공지능 투자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 소비에서 나왔다. 반면 한국은 만성적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경제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대미 투자 압박으로 국내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등 성장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한국은 정치적 리스크와 트럼프 이후 대외 리스크 등이 겹치며,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도 역전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3년 각각 2.41%와 2.44%로 0.03%포인트 차로 역전된 후 매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올해 한국과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각각 1.7%와 2%로 미국이 0.3%포인트 높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동원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이다. 한국의 경제 체력과 활력 자체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성장률 역전이 장기간 이어지는 와중에 한·미 간 금리차도 2022년 7월 이후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한국 연 2.5%, 미국은 연 3.5~3.75%로 상단 기준으로는 1.25%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국은행 입장에선 금리 인상은 부진한 내수가, 금리 인하는 원화가치와 부동산 가격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과 금리 역전이 장기화되며 원화가치도 위협받고 있다. 더 나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는 자본 입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돈이 흘러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1월 1~16일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2억4980만 달러로 지난해 12월 순매수 규모 18억7380만 달러를 이미 앞질렀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지난 14일 ‘외환시장 환경변화와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최근 낮은 원화가치는 한국과 미국 간의 성장률과 금리 격차,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간 고성장 지속과 한국의 고령화, 주력 산업 경쟁력 악화 등에 우려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 뒤처지는 건 한국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IMF가 예측한 주요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영국(1.3%), 독일(1.1%), 프랑스(1.0%), 일본(0.7%), 이탈리아(0.7%) 등 모두 미국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선진국 그룹의 성장률 평균은 1.8%로 예측됐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 교수는 “AI 등 각종 혁신을 미국이 이끌고 있다 보니 유럽과 일본 등 상당수 국가가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한국은 고령화 등 인구구조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기반이 마련된 만큼 각종 산업 정책 등을 통해 혁신을 뒷받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IMF는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더 크다며 소수의 AIㆍ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집중과 무역 불확실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AI의 생산성·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약화될 경우 급격한 자산가격 조정이 발생해 금융리스크가 전이·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연간 네 차례(1·4·7·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4월과 10월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전망을 하고, 1월과 7월엔 한국을 포함한 주요 30개국에 한해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6.01.19. 2:31
코스피가 12일째 기록을 ‘새로고침’하며 4900선을 넘어섰다. 19일 종가 기준 4904.66으로, 연초 대비 16.38% 상승했다. 1984년과 2019년 세운 역대 최장 상승 랠리(13거래일 연속)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이제껏 가본 적 없는 코스피 5000선이 눈앞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지수만 풍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으로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은 더 심해졌다는 진단이다. ━ “반도체 주가가 코스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반도체 투톱’의 시가총액 비중은 35.5%에 달한다. 흥국증권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근 한 달간 늘어난 코스피 시가총액의 64.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 나왔다. 올해 초부터 계산해도 두 종목의 기여도는 49.2%다. 전체 상승분의 절반가량이 반도체 두 종목에 쏠렸다는 의미다. 사실상 ‘반도체 주가=코스피’란 분석이 나올 정도다. 조선ㆍ방산ㆍ로봇 등 대형 수출주 ‘쏠림’이 심한 만큼 대외 변수에 대한 취약성도 따라 커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등 반도체 기업들을 향해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관련 관세 협상에서 확인되듯, 미국에 대한 투자와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며 “시장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반도체 사이클의 형태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 불안한 환율, ‘K자형 양극화’ 이 같은 역대급 불장에도 내수주·중소형주는 소외되는 ‘K자형 양극화’가 굳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19일 기준) 음식료·화장품·유통 등 대표적인 내수주로 구성된 KRX 필수소비재는 1.34%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 중형·소형주를 반영한 KRX중형·소형TMI도 오름폭은 각각 3%대에 머물렀다. 코스닥 지수도 4.63%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의 약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중ㆍ소형주 중심의 미국의 러셀2000 지수가 최근 11거래일 연속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대비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 미국은 지수 상승 국면에서 대형주 비중을 줄이고 중ㆍ소형주로 자금이 옮겨가는(순환매) 흐름인데, 코스피는 호재가 반영된 일부 대형주까지만 온기가 번지는 탓이다. 최근 원화값 하락(환율은 상승)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주가도 'K자'로 양분화돼 있다”며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면 수출 산업은 좋지만, 내수 기업은 더 고통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집단은 ‘돈이 되는’ 신사업을 자회사로 분리해 ‘쪼개기’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로봇산업 등 가치가 커져도, 결국 신규 자회사로 분리상장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모회사의 가치가 주식시장에 온전히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이즈가 큰 일부 종목만 상승하는 쏠림 현상이 쉽게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 산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국장’ 체질 개선, 신뢰 회복 나서야 개인투자자가 많이 오른 한국 주식을 팔고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국장’의 한계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6일 기준) 개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2억4983만 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코스피에서 4조262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가 커지는 것은 원화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앞서 정부는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을 일정 기간 유지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탈출은 여전하다. 정부는 달러 자금 유입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세계국채지수(WGBI)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8일 “4월로 예정된 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실행하는 한편 MSCI 선진국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WGBI·MSCI 선진 지수 모두 중장기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 당장의 ‘원화 투매’ 흐름을 돌려놓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당소득세(15.4%)가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보다 높아 사실상 단기 매매를 부추기는 구조라 두 세제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장기 보유자에 대한 배당소득세 감면 등 실질적인 장기 투자 유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1.19. 2:08
코스피가 19일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넘어섰다. ‘꿈의 오천피’(코스피 5000)까지 100포인트도 남겨두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2% 오른 4904.6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우려에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전환해 장중 최고치인 4917.37까지 올랐다. 1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2019년 9월 4~24일(13거래일) 다음으로 가장 긴 연속 상승이다. 코스닥 지수도 13.77포인트(1.44%) 오른 968.36에 마감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5472억원 ‘사자’(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7511억원 순매도했다. 1188억원을 순매도한 연기금을 포함해 기관(243억원)도 '팔자'(순매도)였다. ━ 현대차, 시총 3위로 이날 랠리를 이끈 건 ‘피지컬 인공지능(AI)’으로 주목받은 현대차다.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22% 오른 4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보다 61.07% 올랐다. 이날 현대차는 종가 기준 시가총액 98조원을 넘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다. 직전 거래일에 비해 두 계단 오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4위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소비자 가전쇼(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인 이후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다. 산업 생산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또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전쟁 속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아도 이날 12.18% 상승해 시가총액 9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0.27%, 1.06% 상승한 채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5만600원까지 오르며 ‘15만 전자’를 달성했다. 장중 역대 최고치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병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외 악재에도 로봇 중심의 주도주 모멘텀이 외국인의 저가 매수를 이끌었다”며 “외국인의 수급 복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2026.01.19. 1:31
코스피 5000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은행에서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더 심해졌다. 예금자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돈을 뜻하는 요구불예금에서 새해 들어서만 32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정기예금 잔액도 6000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는 증시 계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92조원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641조8816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674조84억원)에서 약 보름 만에 32조1268억원(약 4.8%)이 줄었다.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2일에 15조여 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다음 영업일(5일)에도 11조원 가까운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요구불예금은 당좌·보통 예금 등으로, 이자는 적은 대신 예금자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인 셈이다. 은행의 핵심 자금 조달처인 정기예금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32조7034억원 감소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6000억원 넘게 빠져나갔다. 정기예금은 미리 정해둔 예치 기간(만기) 전에 인출하면 이자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요구불예금보다 유동성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정기예금에서도 돈을 빼냈다. 금융권에선 이렇게 은행을 빠져나간 금액이 주식 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언제든 주식을 살 수 있게 미리 계좌에 넣어둔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16일 기준 91조218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말 87조8291억원에서 보름 새 3조3891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가 급상승하며 전에 없는 속도로 주식시장에 돈이 쏠리고 있다”며 “나만 소외됐다는 ‘포모(FOMO)’ 영향으로 비교적 옮기기 쉬운 여윳돈에 손을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종합투자계좌(IMA) 영향도 있다. IMA는 증권사가 부도·파산하지 않으면 원금이 사실상 보장되고, 은행 예금보다 이자율이 높아 투자 수익 기대가 큰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 내놓은 1호 상품엔 출시 나흘 만에 1조원이 넘는 개인·기관 자금이 유입됐고, 미래에셋증권의 1호 상품에도 약 5000억원이 몰려 완판됐다. 이런 머니무브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스피 5000이 임박하면서 증시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해 7월엔 한 달 만에 5.66% 상승한 데 이어 연말 4200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선 일 단위로 기록을 갈아치우며 19일 전 거래일보다 1.32% 오른 4904.66으로 장을 마쳤다. 유동성 확보에 나선 은행권의 시름이 깊다. 비교적 이자가 낮은 요구불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은행채 발행이나 고금리 예금 확대 등 비용이 높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수익성이 악화하면 건전성 관리에도 경고등이 들어올 수 있다. 결국 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 카드를 쓰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달 평균 연 2.816%로 나타났다. 전월 평균(연 2.568%)보다 0.248%포인트 오른 수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두 달 연 속 상승하는 등 은행권 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요인들로 대출금리가 밀려 올라갈 수밖에 없단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은 은행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법의 하나”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끝났다고 보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대출금리가 더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6.01.19. 1:23
“예전엔 서산에서 대산까지 차가 밀려서 1시간은 족히 걸렸는데, 요즘은 30분도 안 걸립니다. 그만큼 일거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싹 빠져나간 거죠.” 강태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한화토탈지회장은 충청남도 대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침체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정부 주도의 석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산 산단은 다음 달부터 ‘1호 구조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라남도 여수 석화 산단도 사정은 비슷했다. 화섬노조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한때 여수 석화 단지에서 일하는 건설 플랜트 노동자가 70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2000명도 채 안 된다”며 “그럼에도 정부에서 고용 대책에 관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산·여수·울산 등 3개 석화 산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역 사회에선 고용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석화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총 270만~370만t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동 예정인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를 포함한 국내 전체 NCC 설비용량의 18~25% 수준이다. 문제는 유휴 인력이 발생하면서 고용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NCC 구조조정이 정부안대로 이뤄진다면 고용 인원은 최소 2500명에서 최대 52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석화 산업뿐 아니라 소재, 자동차·부품, 정밀화학, 섬유 등 다른 산업으로도 영향이 퍼져나갈 수 있다. 지난해 6월 발간된 화학산업협회 편람에 따르면 3개 산단 고용 인원은 총 4만7600명이다. 구조조정 대상인 원청 석화사들은 모두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 채용을 줄여 자연 감소를 유도하고, 기존 설비 인력은 전환 배치를 통해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석화사 관계자는 “신규 공장 증설도 멈춰있어 고용을 유지하기가 쉽진 않지만, 스페셜티 등 신사업을 확대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하청 단계에서부터 고용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미 원청이 발주를 줄이면서 하청업체 일거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수 산단의 경우 종사자의 90% 이상이 석화 산업에서 일하고 있어 피해가 크다. 노조 관계자는 “협력업체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데, 자연스럽게 계약을 끊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직무 전환으로 충격을 완화하기도 벅차다. 장치산업 특성상 공정마다 기술과 경험이 크게 다른 만큼 40~50대 장기 근속자가 다른 공장으로 이동해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 지회장은 “같은 화학 분야라도 어떤 장치를 갖고 어떤 공정을 거치는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3개 산단을 모두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고용유지지원금, 사업주훈련지원, 생활안정자금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6개월 한정 조치다. 지난해 8월 가장 먼저 지정된 여수 산단의 경우 다음 달이면 해제된다. 여수시는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현행 제도상 연장이나 재지정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후속 조치인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정량 지표 충족이 필요해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이후에야 검토가 가능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 지원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하청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고용 대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섬노조는 지난해 토론회에서 정부가 지역 고용 변화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원청뿐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인 사내하청까지 포함한 고용 보장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지역사회 고용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6.01.19.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