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미국 달러ㆍ엔 환율은 160엔에 육박하다가 장중 4엔 가까이 급락하는(엔화값은 상승) ‘스파이크’가 나타났다. 엔화 급락 우려에 미국과 일본 외환 당국이 이례적으로 공조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다. 시장에선 엔화와 동조화 경향을 보여온 원화 역시 단기적으로 하락 압박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달러ㆍ엔 환율은 전날보다 2.75엔(1.73%) 하락한 155.68엔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엔화값이 뛰면서 같은 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6으로 전날보다 0.7% 하락했다. 엔화 환율은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동결을 계기로 극적인 반전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자회견 중에 달러엔 환율은 159.1엔 안팎까지 솟구쳤다. 우에다 총재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한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다. 그러나 회견 종료 직후 환율은 방향을 틀어 급락했다. BOJ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레이트 체크(rate check)’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시장 개입 전에 주요 은행 등을 상대로 거래 상황 등을 문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재무부의 지시에 따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잠재적 거래 상대방인 금융기관들과 접촉해, 실제 개입 시 가능한 거래 가격대를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과도한 엔저를 막기 위해 미ㆍ일 당국이 공조에 나섰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엔화를 다시 사들이는 환매수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주말로 접어들면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퍼졌고, 특히 이례적으로 미국의 지원까지 동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수퍼엔저가 이어질 경우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 확대와 제조업 경쟁력 약화 부담을 안게 된다. 엔화 약세가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 기업의 수출 여건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일본도 수입 물가 상승 부담과 함께 미국의 ‘환율 조작’ 문제 제기로 번질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과 일본 당국 모두 현재의 엔화 가치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며 “엔화 가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사소한 신호에도 모두가 매우 예민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엔화와 높은 동조성을 보여온 원화 역시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ㆍ원화 환율은 지난 24일 새벽 2시 야간장에서 전날 대비 7.4원 내린(원화값 상승) 1462.5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엔화 반등으로 원화의 단기 변동성도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원화 약세 진정 흐름에 엔화 약세에 따른 대외적 압력,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 심리도 일부 작동할 수 있어 달러당 원화 환율이 고점을 위협하던 긴장 국면은 당분간 숨 돌릴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연구원은 “단순한 한ㆍ미 금리 격차 축소나 수급 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과의 경제 성장률 격차를 빠르게 좁히지 못하면 원화의 구조적 약세 압력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6.01.25. 2:14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모두 갖춘 유일한 백화점”. 25일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무신사 스토어’가 백화점 최초로 오픈한 소식을 알리며 이렇게 전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오프라인 집객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잠실점 2층에 무신사 스토어가 오픈한 지난 23일, 개점 4시간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무신사는 자체브랜드(PB)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에 이어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까지 백화점에 입점시키며 채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무신사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기업가치는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걸맞는 ‘체급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무신사는 패션을 넘어 뷰티·생활용품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 CJ올리브영과 등 대형 플랫폼과의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무신사는 연초부터 쿠팡을 겨냥한 할인쿠폰을 연이어 선보였는데, 이는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이 마케팅의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2~3일 무신사 온라인스토어의 신규 회원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고,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의 지난 3일 온라인 신규 회원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테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마케팅과 상품 추천, 운영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물류 자동화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기술 인력 14명이 무신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팡이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히 뷰티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5일 무신사 온라인에서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CJ올리브영을 상대로 한 공개적인 도전장이란 해석이 나왔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확장도 공격적이다. 2021년 1곳에 불과했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지난해 33곳으로 급증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실적을 견인하며 무신사의 온·오프라인 연매출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객의 K패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연간 누적 방문객 수는 2800만 명에 이른다. 무신사 관계자는 “올해 매월 1곳 이상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안타스포츠와 합작해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하고 지분 60%를 확보했다. 중국 진출 100일 만에 온·오프라인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겼다. 올 하반기엔 오사카와 나고야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업계에선 무신사의 이런 행보가 쿠팡의 상장 준비 당시와 유사한 궤적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쿠팡 역시 상장을 준비하며 이커머스를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결합해 사업 외연을 넓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무신사가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6.01.25. 1:20
정부가 환율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이달 들어 미 달러화 매수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보유하던 달러를 일부 매도하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 투자 열풍이 다소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22일 기준 632억483만 달러(약 92조원)였다. 지난해 12월 말(656억8157만 달러)과 비교하면 3.8% 감소한 수치다. 특히 기업들의 달러 예금 잔액이 498억3006만 달러로 집계되며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465억7011만 달러)과 12월(524억1643만 달러)엔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 달러 예금 잔액도 지난해 7월(115억7967만 달러)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증가 폭이 이달 들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0억9871만 달러가 증가한 반면, 이달 22일까진 10분의 1 수준인 1억964만 달러만 늘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뒀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다시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 상품이다. 미국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원화값은 하락)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을 강조하며 기업 등에 달러 현물 매도를 권고하고, 환율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부 차익실현으로 달러 예금 잔액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기조에 맞춰 시중 은행들도 달러를 포함한 외화예금 이자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며 환율 방어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부 회의에서 오는 30일부터 ‘쏠(SOL) 트래블’ 달러 예금 상품 금리를 세전 연 1.5%에서 0.1%로 낮추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30일부터 ‘트래블로그 외화통장’의 달러 예금 이자율을 세전 연 2%에서 0.05%로 내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15일부터 해외여행 특화 외화예금인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1%에서 0.1%로 인하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큰 상황에서 당국의 환율 관리 기조와 은행의 공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6.01.25. 0:46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2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규제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특히 부동산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 넘게 줄며 가계대출 감소를 견인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81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대비 8648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2월(-4563억원)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가계대출이 2개월째 줄어든 것은 2023년 초 이후 처음이다.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12월 말보다 1조2109억원 대폭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0조3972억원이다. 5대 은행의 월간 기준 주담대가 줄어든 것은 2024년 3월(-4494억원)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감소 폭이 월간 1조원을 넘어선 것도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주담대가 크게 줄어든 것은 6·27대책부터 이어진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으로 대출 가능 한도가 축소된 가운데,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환 부담이 크게 늘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지난 23일 연 4.290∼6.369%로, 일주일 전보다 하단은 0.16%포인트, 상단은 0.072%포인트 올랐다. 22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5년 고정)도 연 4.09~6.69%로, 금리 상단은 지난달 1일 대비 0.58%포인트 상승하며 7%대에 근접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일본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신용대출은 소폭 증가하며 매달 증감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3472억원 늘어난 105조3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5961억원)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10월(9251억원), 11월(8316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예금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1월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서는 2조7624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2월 32조7034억원이 유출된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은행에서 언제든 뺄 수 있는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전월 말보다 24조3544억원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증권 시장 호황에 따른 ‘머니무브’ 현상이 있었고, 대기업 중심으로 연초 자금 집행에 따른 유동성 감소가 있었던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2026.01.25. 0:24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을 철회했다. 지명 28일 만이다. 이 대통령이 그간 “본인 해명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고 이 후보자 역시 ‘청문회만 하게 해달라’며 읍소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는 최종 판단으로 풀이된다. 18년 만에 새 출발을 알렸던 기획처도 내상을 입게 됐다. 25일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장관 지명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획처 내부 반응은 엇갈렸다. 한 관계자는 “주말까진 여론을 보지 않겠느냐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결정이 빨리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문회까지만 가보자고 했지만, 내부에서도 이미 제대로 해명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딱히 동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역시 이날 지명 이후 주말도 빼놓지 않고 찾았던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첫 수장 취임이 수포가 되면서 기획처도 초기 동력을 잃게 됐다. 현실적으로 새 장관 후보자가 지명돼, 인사청문회까지 거치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장관급 판단과 정치적 조율이 늦어지고, 이에 따라 주요 현안도 줄줄이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예산편성지침이나 재정전략회의 등 핵심 실무 준비 과정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인사도 문제다. 기획처는 기획조정실장과 예산총괄심의관 등 핵심 보직 인사를 미뤄둔 상태였는데 공백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기획처 관계자는 “가뜩이나 출범 초기라 조직 내부 관리 이슈도 적지 않은데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각 부처의 반발이 불가피한 지출 구조조정이나 재정 개혁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인데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 이 부분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재원 마련이 절실한 현 정권에도 부담이 된다. 관계자는 “길게 보면 리더십을 갖춘 새 수장을 맞는 게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정책적으로 존재감을 확보해야 하는 초반에 공백이 너무 길어지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기획처는 일단 26일 임기근 차관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주요 업무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문규 기획처 대변인은 “민생 안정과 국정과제 실행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이 후보자의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과 관련해 향후 조사에서 위법 사실이 확정되면 주택법에 따라 공급계약 취소, 청약 자격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형태의 부정 청약에 대한 명확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논란이 일자 주택법 등 현행 규정을 통해 제재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25. 0:21
A씨가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한 베이커리 카페는 스무 가지가 넘는 다양한 음료 메뉴와 넓은 매장,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이 베이커리는 제과점업으로 등록했는데 실제 제과 매대는 카운터 옆 소규모 냉장고 시설이 전부였고, 커피나 티 등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컸다. 국세청은 이런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운영실태를 점검한다고 25일 밝혔다. 대형 베이커리가 편법 상속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조사 대상은 자산 규모, 부동산 비중, 매출액 등을 고려한 서울ㆍ경기도 소재 일부 대형 베이커리카페다. 이번 조사는 가업상속공제를 악용했는지 들여다볼 목적이다. 가업상속공제는 중소ㆍ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곳을 상속인에게 가업으로 승계하면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한다. 제과점업에 속하는 베이커리 카페도 공제 대상에 속한다. 예컨대 300억원짜리 토지를 외동 자녀에게 상속하면 약 136억원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하지만 이 토지에 베이커리 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다가 상속하고, 자녀가 5년만 유지하면 상속세는 ‘0원’이다. 국세청은 일단 베이커리 카페로 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실제로는 빵을 만드는 시설도 없고 사실상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사업장 자산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들여다본다. 예컨대 운영하는 베이커리카페 토지 내에 전원주택을 지었다면 공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부동산 자산 가액 대비 매출액이나 상시 고용 인원, 매출ㆍ매입 내역 등을 조사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따져보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황 파악 중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별도 계획에 따라 세무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25. 0:06
현대차·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기조와 통상 불확실성 여파로 수익성은 전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추산한 2025년 연간 기준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 전망액은 302조1242억원(현대차 187조7649억원, 기아 114조359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6.88%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이전 최고 매출액은 2024년 282조6800억원이었다. 반면 영업이익 전망치는 21조5038억원(현대차 12조4341억원, 기아 9조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대 25%의 고율 관세 압박이 이어진 미국의 상호관세 기조와 통상 환경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 여파로 지난해 2~3분기(4~9월)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6494억원, 기아는 2조2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오는 29일, 기아는 28일 각각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는 대미 관세 완화 효과가 본격화되는 데다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생산·판매 확대, 글로벌 판매 증가,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합산 판매 목표는 약 750만대(현대차 415만8300대, 기아 335만대)로, 지난해보다 약 20만대 늘었다. 증권가는 올해 합산 매출 316조7790억원, 영업이익 23조714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85%, 10.2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83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시장점유율(11.3%)을 기록했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관세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우상향 국면에 진입했다”며 “2024년 10.6%였던 미국 내 점유율은 2027년 13.7%까지 상승할 전망이며, 점유율이 1%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영업이익은 1조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투입이 중장기 경쟁력 강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자동차 공장 투입은 미국 제조업에서 경쟁력 우위 확보를 의미하며, 3년 뒤 이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업은 테슬라와 현대차그룹 정도”라며 “현대차그룹과 토요타 간 비교우위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1.25. 0:01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며 80~90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역시 고령층에 속하는 자녀에게 상속하는 ‘노노(老老) 상속’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소비가 활발한 젊은층으로 자산이 넘어가지 않고, 고령층에 머물며 경제 전체에 돈이 돌지 않는 이른바 ‘자산 잠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상속세 부과 대상 피상속인(사망자)의 나이가 80세 이상인 경우는 1만1875건으로 전체의 56%에 달했다. 이들이 물려준 상속재산은 24조4966억원으로 전체 상속재산가액(44조4151억원)의 55.2%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로, 2020년과 비교하면 약 14조원가량 증가했다. 피상속인이 80세 이상이면 주로 자녀인 상속인도 60세 전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파른 고령화로 사망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상속 시점에 상속인도 노인에 속하는 ‘노노 상속’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젊은 세대로 상속 자산이 이전되던 때엔 신규 사업 등으로 활발히 재투자됐지만 고령자에게서 또 다른 고령자에게 이전되면 자산의 운용 성향도 보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회 전체의 부(富)가 젊은 세대에게 넘어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소비가 활발하지 않은 고령층에 머물며 자산이 잠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산 양극화와 소비 위축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예컨대 올해 59세인 A씨는 최근 85세 모친이 사망한 뒤 서울 소재 25억원짜리 아파트를 상속받았다. 상담 후 대략 8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당장 상속세를 낼 여유가 없었다. 결국 A씨는 거주하던 경기도 광명 아파트를 팔아 상속세를 내고, 상속받은 서울 아파트를 보유하기로 했다. 한국은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상속자산 역시 유동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80세 이상 피상속인(사망자)이 물려준 상속재산 24조4966억원 중 10조8535억원이 아파트 등 건물이었다. 토지가 5조3275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전체 상속재산의 3분의 2가 부동산이었다는 의미다.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20%대에 올라선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 30.9%, 2050년 40.1%로 빠르게 증가한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노노 상속 규모 역시 향후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 의원은 “활발한 사전 증여를 통해 자산 잠김을 최소화하는 것이 세수나 소비 여력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며 “상속∙증여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24. 22:27
국내 경제 전문가 절반 이상이 당분간 우리 경제에 1%대 저성장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환율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등 첨단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강력한 입법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6~18일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향후 우리 경제가 “당분간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이 54%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36%는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회복해 내년부터 평균 2%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6%는 향후 1%대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환율과 통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올해 달러당 원화값 전망은 연중 1403~1516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고환율의 주된 원인으로는 ‘한·미 금리 격차’(53%), ‘기업·개인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화 수요 증가’(51%)가 가장 많이 꼽혔다. 앞서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2026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에서도 “미국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본이동 등이 겹치면서 원화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쉽게 잦아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서정훈 하나은행 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는 진단이 나왔다. 한·미 관세협상의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관세협상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 국내 투자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응답이 58%로 집계됐다. 반면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와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 등으로 세계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면서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관세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학자 10명 중 9명 가까이(87%)가 처벌 강화 등 실효성 있는 입법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여(2020년~2025년 6월)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110건이었는데, 이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기술은 33건(30%)에 달했다. 이에 따른 산업계 피해 규모는 약 23조27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가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급 D램 제조기술이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로 유출된 사건도 있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고환율 등으로 우리 경제를 낙관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확대와 함께 전략산업 기술유출을 차단할 강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6.01.24. 21:49
매년 오르던 설 차례상 비용이 올해는 소폭이나마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쌀값 상승에 떡국떡이 비싸지고, 환율 여파에 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일부 품목은 오름세였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올해 설을 앞두고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약 29만6500원, 대형마트는 40만688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해보다 각각 1.98%, 0.64% 하락했다. 배와 대추, 무, 배추 등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영향이 크다. 배(신고 3개)와 대추(400g)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약 33%, 25% 하락해 전통시장 기준 1만8000원, 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상 여건이 양호해 지면서 생산량이 늘거나 출하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무 1개 가격이 지난해 4000원에서 올해 3000원으로 25% 하락하는 등 주요 채소류 가격 역시 전년 대비 약 15% 내렸다. 반면 사과와 달걀, 조기, 쌀 등 일부 품목 가격은 올랐다. 사과(부사 3개)는 전통시장에서 1만800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2만5960원으로 1년 전보다 3.34% 상승했다. 달걀(10개)은 전통시장 기준 3000원이지만, 대형마트 가격은 4580원 선으로 4.57% 올랐다.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 여파에 외국산을 중심으로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차례상에 오르는 조기(중국산 3마리)는 전통시장 기준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 올랐다. 동태포(800g)는 전통시장 기준 1만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1만5900원으로 6.71% 상승했다. 쌀값 상승이 제조 원가에 반영되면서 떡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시장에서 떡국떡(1㎏) 가격은 7000원으로 16.67% 올랐고, 시루떡(1㎏)은 1만3000원으로 30% 상승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최근 한파로 인해 기온에 민감한 채소나 과일류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며 “정부가 곧 발표할 설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해서 소비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6.01.24. 21:34
지난해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뿌리며 내수 경기 띄우기에 나섰지만 자영업자 수는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20ㆍ30대 자영업자가 특히 많이 감소했다. 2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7000명(0.7%) 줄어든 562만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었던 2020년(-7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13조원 규모로 소비쿠폰을 지급했지만, 추락하는 자영업 경기를 살려내기엔 역부족이었다. 2023년 568만9000명이었던 자영업자 인원은 2024년 565만7000명(-3만2000명)에 이어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연간 감소 폭은 2년째 3만 명대에 이른다. 2000년대 초중반 600만 명대로 정점을 찍었던 자영업자 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 충격까지 겹쳐 2020년과 2021년 550만 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에,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잇따른 추경 투입으로 자영업자 수가 2022년 11만9000명, 2023년 5만7000명 ‘반짝’ 늘었지만 효과는 길지 않았다. 최근 자영업 한파는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3만3000명 감소한 1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2만2000명). 2024년(-3000명)에 이어 3년 연속 줄었다. 30대 자영업자 수도 지난해 63만6000명으로 1년 새 3만6000명 감소했다. 20대처럼 2023년(-1000명), 2024년(-3만5000명) 등 3년 연이어 수가 줄었다. 지난해 40대와 50대 자영업자도 전년 대비 3000명, 3만4000명 각각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 수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216만5000명으로 1년 전과 견줘 6만8000명 증가했다. 2016년 이후 10년 연속 늘고 있다. 은퇴 후 마땅한 소득이 없자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고령층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전체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만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했다.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발간한 ‘늘어나는 고령 자영업자, 그 이유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고령 자영업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창업 준비가 더 부족하고 취약업종에 몰려 있어 수익성이 더 낮고 부채 비율이 높다”며 “폐업 등으로 사업을 그만둔 이후에는 임시ㆍ일용직으로 전환되면서 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들의 급격한 증가는 금융 안정뿐 아니라 경제성장 측면에서도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24. 20:55
경기도에 사는 A씨(67ㆍ남)는 최근 개인 파산을 신청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의 한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그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지난해 11월 폐업하면서 덩달아 일자리를 잃었다. 월급 160만원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해 조금씩 대출을 받다보니 어느새 쌓인 빚은 원금만 5000만원. 나이 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못 구하니 이자조차 감당하기 버거워졌고, 결국 파산을 택했다. 고령화ㆍ저성장에 ‘노인 파산’이 심화하고 있다. 25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파산 신청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46%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더 이상 소득으로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파산 신청한 2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이라는 얘기다. 노인 파산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31%에서 35.2→38.4→41.3→43.4→46%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파산 신청자 4만661명을 연령별로 나눠 보면 60대가 1만3231명으로 가장 많았다. 70세 이상도 5477명으로 처음 5000명을 넘어섰다. 파산의 가장 큰 장점은 면책 결정을 통해 빚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재산이 압류되고 파산해도 국민연금 등은 최저 생계비에 해당하는 월 185만원까지 전용 통장(국민연금 안심통장)을 통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령일수록 재기는 어렵다. 과거 개인파산ㆍ면책 신청 후 다시 파산 신청을 하는 60세 이상 비중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2020년 43.1%에서 지난해 56.2%로 5년 새 13.1%포인트 급증했다. 처음으로 90세 이상인 재파산 신청자도 1명 생겨났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21년째 이 업계에 종사해 온 김영룡 파산전문 법무사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난 후 퇴직금 등으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 실패로 빚만 남아 파산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연령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를 제기했다. 60세 이상 고연령대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89조6000억원으로 2019년 말(182조1000억원) 대비 113.9% 급증했다. 60세 이상 대출 중 취약 자영업자의 비중도 15.2%로 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고연령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취약해 향후 충격 발생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들이 가장 늦게까지,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층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4세다. 이들이 일을 계속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54.4%)다. ‘일하는 즐거움’(36.1%)이나 ‘무료함 달래기’(4.0%)보다 생계형 근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하면 ‘기초연금 확대’ 식의 땜질식 처방으론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 생산적 정년 연장 논의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안홍준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중ㆍ고령층 노동시장 확대에 대한 선행연구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고령층의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고령층의 효율적 인력 재배치ㆍ재교육은 물론 점진적 정년 상향을 통한 소득 절벽 방지도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고령층 자산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현재 대부분 선진국에선 은퇴한 베이비붐 연령층이 그동안 축적한 자산을 바탕으로 자녀보다 더 부유한 세대로 자리 잡았는데, 한국은 양상이 다르다”며 “50대 중후반 이후 소득 창출은 안 되고 부모 부양, 자녀 교육·결혼 등으로 ‘샌드위치 신세’인데 반해 자산의 80% 이상이 유동화가 어려운 부동산에 묶여있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진국은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50% 정도라 일시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나머지 유동 자산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며 “주택연금 외에도 부동산 유동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고령층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6.01.24. 19:19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중국·일본 노선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개항 이후 최대 항공운송 실적을 기록했다. 2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 여객 수는 7407만1475명(국제선 7355만4772명·국내선 51만6703명), 운항 횟수는 42만5760회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개항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여객 실적은 코로나19 이전 최대였던 2019년(7117만명)보다 4.1%(290만1753명) 늘었고, 전년 대비로도 4.1%(291만4528명) 증가했다. 공사는 ▶설·추석 장기 연휴 확대 ▶중국의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 시행 ▶고환율에 따른 대체 여행지 효과로 인한 중국·일본 노선 여객 증가 ▶한국 문화관광 콘텐츠 선호 확산에 따른 대만·홍콩 등 동북아 노선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제선 지역별 여객 비중은 동남아가 26.7%(1978만6272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일본 25.1%(1857만8176명), 중국 16.7%(1235만6734명), 동북아 9.5%(702만6111명), 미주 9.3%(685만1615명) 순이었다. 다만 동남아 노선은 현지 치안 불안 우려 확산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9% 감소하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운항 실적은 42만5760회로 종전 최고치였던 2024년(41만3200회)보다 3.0% 증가했다. 여객 수요 확대에 따라 여객기 운항이 36만2208회에서 37만4103회로 3.3% 늘어난 영향이다. 환승객은 804만6572명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다만 2019년(838만9136명)과 비교하면 회복률은 95.9%에 달했다. 공사는 중국·동남아발 미주·유럽 직항 노선 확대와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항공사의 러시아 영공 통과 경쟁력 등이 환승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항공 화물 물동량은 295만4684t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전용 화물기 물동량은 소폭 줄었지만, 여객기 운항 확대에 따른 벨리 카고 수송이 2.0%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공사는 올해 여객 실적을 7554만~7855만명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2~6% 증가한 수준이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6.01.24. 19:05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 회장 메시지를 공유했다. 삼성은 지난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약 2000명이 참석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메시지를 사실상 이재용 회장의 신년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임원 세미나에서도 이 회장은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를 언급했다. 당시 영상 메시지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석자에 따르면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도 상영됐다. 이 영상은 이달 초 이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한 만찬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선대회장의 주요 발언과 함께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올해 경영 전략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영상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강조했던 ‘샌드위치 위기론’도 등장했다. 이 선대회장은 2007년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라고 경고했다. 가격 경쟁력은 중국에 밀리고, 기술 격차는 일본만큼 벌리지 못한 현실을 짚은 발언이다. 이재용 회장이 이 표현을 다시 꺼낸 것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이 구조적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는 점을 환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술력까지 빠르게 따라붙고 있고, 미국은 관세를 지렛대로 자국 투자를 압박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기술 경쟁력 회복을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이달 8일 공개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단기 반등에 만족하지 말고, 근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돌파 과제로 ▶AI 중심 경영 ▶우수 인재 확보 ▶기업문화 혁신을 제시했다. 세미나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조직 관리와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참석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전달됐다. 지난해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메시지에 이어, 올해는 실행과 성과로 삼성의 저력을 다시 증명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평가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임원의 역할과 책임 인식과 조직 관리 역량 강화를 목표로 순차 진행 중이다. 삼성은 지난해 2016년 이후 9년 만에 전 계열사 임원 세미나를 재개했으며, 앞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매년 임원 대상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1.24. 18:22
최근 리튬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에 시달리던 배터리 업계에 모처럼 숨통이 트였다. 24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시장조사업체 상하이메탈스마켓(SMM)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22일 기준 1㎏당 19.5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8.33% 오른 수준이다. 2024년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2022년만 해도 70달러를 넘어섰던 리튬 가격은 캐즘 여파로 지난해 10분의1 수준인 7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지난해 8월부터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장시성 리튬 광산 가동이 중단된 영향이 크다. 이곳은 중국 전체 리튬 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이 불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아직 전기차를 대체할만한 수요는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리튬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리튬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6년 리튬 수요 성장률을 30%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내 ESS 확대 정책에 따라 인센티브를 기대한 독립형 ESS 수요가 증가하고,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전력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미국에선 ESS은 보조금 혜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튬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원가도 같이 오르는 구조지만,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업계 표정은 밝다. 배터리는 원가가 판가에 연동되면서 움직이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승세가 유지되면 원재료를 싸게 사들여 몇개월 시차를 두고 비싸게 팔 수 있는 ‘래깅(lagging)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해처럼 리튬 가격이 하락세에 있다면 오히려 비싸게 사들여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역(逆)래깅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만 리튬 가격이 너무 지나치게 오르면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리튬 가격이 지나치게 많이 빠진 게 정상화되는 수순이고, 일정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수익성 문제로 닫았던 리튬 광산이 재개되고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 과거 CATL은 손익분기점을 1t당 20만 위안(약 2만9000달러, ㎏ 기준 약 29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CATL이 리튬 광산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오는 2월 춘제(중국 설) 전후로 CATL이 재승인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리튬 가격이 도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SCMP는 “광산 조업이 재개되면 리튬 공급량이 늘어 전기차 원자재 비용이 줄어들도 전기차 제조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6.01.24. 14:00
▶김수기씨 별세, 김민덕(한섬 대표이사 사장)·김수덕·김용덕·김정덕씨 부친상=23일 부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103호실, 발인 26일 오전 8시, 051-893-4444
2026.01.24. 1:31
전라남도의 효자 상품이자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이 역대급 수출 실적을 갈아치우며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라남도는 24일 2025년 김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5% 증가한 4억32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전남의 김 수출은 2021년 2억 달러를 넘어선 이후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남의 전체 수산식품 수출액 역시 5억4900만달러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대한민국 전체 김 수출액이 지난해 11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전남이 그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전남도는 이러한 성장세를 몰아 김 수출 7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4235억 원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김 산업 육성 종합계획에 착수한 상태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유통·수출을 하나로 묶는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립 김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한 산업 고도화 ▲해외 진출 및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지원 ▲‘케이김(K GIM) 집적화 단지’ 조성 등을 추진한다. 특히 마른김 가공 과정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김 정수시설 현대화 작업도 병행한다. 한편 해양수산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김은 현재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전체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태국은 한국산 마른김을 수입해 현지에서 2차 가공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재수출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K컬처와 연계된 조미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수출 영토는 점차 서구권과 중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김을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슈퍼푸드'로 주목하며 비건 시장의 핵심 품목으로 취급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 김이 프리미엄 식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손영곤 전남도 수산유통가공과장은 "생산부터 수출까지 연계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전남산 수산물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K푸드의 핵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2026.01.23. 22:45
스마트폰 카메라 사양이 ‘2억 화소’를 넘나들고 인공지능(AI)이 자동 보정을 해주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정통 카메라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한때 고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인위적인 보정 대신, 렌즈와 센서가 만들어내는 물리적 깊이감에 직접 다이얼을 돌려 찰나를 기록하는 ‘손맛’은 카메라를 부활시켰다.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도구를 넘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힙한’아이템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니콘이미징코리아의 6년 차 수장(2019년 선임)이자 첫 한국인 대표다. ━ 주력제품의 MZ 비중, 61%로 ‘급증’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니콘이미징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과거엔 (스마트폰이) 큰 위협이었지만, 이제 스마트폰과 카메라 시장은 어느 정도 구분이 됐다”며 “너무나 완벽하고 매끄러운 스마트폰 사진에 피로감을 느낀 10~30세대가 자신이 직접 노력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카메라의 손맛’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의 책상에는 198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니콘의 대표 필름카메라 ‘FM2’에서 영감을 받은 헤리티지 라인 카메라 ‘Zf’와 ‘Zfc’가 놓여 있었다. 정 대표는 “내부 기능은 최첨단 디지털이지만 생김새나 다이얼, 버튼 조작은 예전 필름 카메라처럼 직접 돌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작 방식은 아날로그지만 결과물과 활용 방안은 디지털 기반인 이 제품은 MZ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MZ 세대는 니콘의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에 따르면 핵심 제품군인 미러리스 및 시네마 라인(15개 기종)의 10~30세대 정품 등록자 비율은 2021년 31%에서 2025년 11월 기준 61%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30대가 24%→31%로 7%포인트 늘어날 동안 20대 이하는 7%→30%로 23%포인트 뛰었다. 제품별로 세분화하면 아날로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라인의 경우 현재 10~30대 비중이 66%에 달한다. 정 대표는 변화의 기점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그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혼자 즐기면서 자신의 일상을 SNS(소셜미디어)나 유튜브 브이로그로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다”고 했다. 특히 따로 광고한 것도 아닌데 아이돌이나 연예인들이 니콘 카메라를 사용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10대들에게 니콘은 ‘아버지가 쓰던 유물’이 아닌 ‘힙한 브랜드’로 재인식됐다.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100만원 이하 보급형 제품이 주류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200만~300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가격 장벽이 높아졌는데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적으로 회사가 4년째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 개장 5시간 전부터 한정제품을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선다고 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젊은 손님들이 ‘아이폰이 200만원이고 아이패드까지 쓰면 비용이 더 큰데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하는 걸 보고 시장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연간 매출은 400억원대, 영입이익은 10억원대로 절대적인 규모가 크진 않지만,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한 한국은 니콘 본사에도 중요한 ‘테스트베드’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도한 팝업스토어 모델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해외 지점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정 대표는 2026년 사업 목표를 “영상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상 업계는 기존 메이커들의 기반이 워낙 탄탄해 진입 장벽이 높지만, 시네마틱 카메라(영화같이 고품질 영상 제작에 특화된 카메라)에 꾸준히 투자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6.01.23. 14:00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으로 K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유통업계가 제품 리패키징(제품은 그대로 두고 포장 디자인을 바꾼 것)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다’ 는 희소성을 강조해 수요 잡기에 나선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해 ‘비쵸비 비스킷’과 ‘참붕어빵’ 제품을 각각 ‘비쵸비 코리아 에디션’과 ‘복붕어빵’으로 리패키징해 서울 시내 주요 관광상권에서 판매 중이다. 두 제품 모두 복주머니, 한복 등 포장에 한국 문화를 담았는데 모두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리온 비쵸비 코리아 에디션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여행 기념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과자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며 “해당 제품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출시 직후인 2024년 9월 대비 매출이 약 200%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해당 국가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과자나 먹거리가 곧 기념품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 요소를 반영한 패키지 디자인이 하나의 문화적 콘텐트이자 중요한 구매요소로 인식되는 셈”이라고 봤다. 스타벅스코리아도 한국 전통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을 약 40종 이상 기획해 판매 중이다. ‘안녕 시리즈’ 굿즈의 경우 텀블러와 머그잔엔 국내 관광명소·특산물이 디자인 돼 있으며 서울·부산·제주 등 지역별 개성을 반영했다. 관련 상품군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도 대비 약 50% 늘었다. 스티벅스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관련 상품군 판매량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명동, 성수, 종로 등 주요 관광 상권에 위치한 매장에서 특히 판매율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국가유산진흥원과 협업한 K굿즈 상품 40종을 판매했다. 단청 무늬 키보드, 조선 왕실 와인 마개 등 한국 전통문화 디자인을 입힌 제품이 주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K굿즈 열풍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하는 중”이라며 “단순한 제품 쇼핑을 넘어 고객에게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컬처 흥행에 따라 한국 전통문화가 반영된 제품을 찾는 고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MU:DS)’의 매출액은 약 413억3700만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2020년 매출(37억원대) 대비 5년 만에 약 11배 급등한 것이다. 뮷즈는 ‘뮤지엄(Museum)’과 ‘굿즈(Goods)’를 결합한 용어로 박물관 소장품을 바탕으로 만든 문화상품 브랜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반영한 내수용 제품이 외국인 고객의 소비 심리를 효과적으로 자극한다고 짚었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K컬처 유행에 따라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한국 전통 디자인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한국적 특징이 반영된 제품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타국과 구별되는 희소성을 가지는 만큼 유행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짚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1.23. 14:00
"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지만, 낙관론자는 돈을 번다.(증시 격언) "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때만 해도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22일 코스피는 장중에 꿈의 숫자 ‘5000’을 찍었다. 연초 4300선을 돌파한 코스피는 온갖 글로벌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파죽지세(破竹之勢)로 5000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당선 이후에만 코스피는 85.23% 상승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천피’ 이후를 향한다. 머니랩이 주요 증권사 5곳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조사(22일 기준)해 보니,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은 KB증권(4200~5700), 제일 부정적으로 전망한 곳은 키움증권(3900~5200)이었다. 오르긴 오르지만 지금처럼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장은 아닐 거란 얘기다. 상단보다 하단이 더 크게 열려 있어 투자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따라 변동성에 잘 대응하되 종목별로 투자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코스피가 무려 95% 상승한 상황에서 종목 편입 비중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자산운용은 지난해 사모펀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을 절반 가까이 담은 덕분에 시장 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시장 주도주를 충분히 담지 못했던 운용사는 투자자들로부터 엄청난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80%, 235%씩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SK스퀘어(SK하이닉스 지주사) 등 불과 네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40%에 달한다. 반도체가 코스피를 ‘멱살 잡고 끌고 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앞으로 투자 방망이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여전히 반도체 중심으로 코스피에 투자해야 할까. 반도체 이외에 향후 코스피를 이끌 주도주는 무엇일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코스피가 더 갈 수 있을까. 주의해야 할 변수에는 또 어떤 게 있을까. 머니랩은 각계 전문가 10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국장 투자의 이정표를 제안한다. 이날 대통령을 만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은 머니랩과의 인터뷰에서 “3차 상법 개정을 한두 달 내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10인 명단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한주 대통령 정책 특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가나다순) 코스피 파죽지세의 배경 코스피 5000, 그 시작엔 ‘상법 개정안’이 있었다.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대선 전인 지난해 5월 중순 코스피는 2500선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그해 7월 중순 코스피는 3200선으로 두 달 만에 700포인트가량 뛰었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보는 “상법 개정으로 부동산으로 가던 비생산적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코스피 3200대부터 5000까지 오른 배경엔 ‘K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심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코스피가 2500에서 3200까지 오른 배경에는 순수하게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개혁이 있었지만, 이후부터 5000까지 오른 데에는 두 종목을 중심으로 반도체 주가가 랠리(상승장)를 펼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K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수혜를 받고 있다.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면서다. 반도체 ‘수퍼사이클’ 기대감과 함께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 그동안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와 외부 요인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상승 국면은 다르다. 국내에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며 변화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코스피 상승이 외부의 힘이 아닌 내부적 변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상당히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코스피, 더 갈까 vs 조정 올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완화적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 이익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까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 과거 PC와 모바일 산업은 태동 이후 10~15년에 걸쳐 장기적인 고성장을 이어갔다. 2022년 말 챗GPT 공개 이후 3년밖에 지나지 않은 현시점에서 AI 확장 사이클을 버블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김동원 센터장) " 지금까지는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했다면, 이런 온기가 다른 종목으로 퍼져나가며 순환매 장세가 연출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계속)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을 빼면 주가가 그리 많이 오르지 않았다.” “40년 만의 업사이클로 진입할 종목” 전문가들은 반도체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 주도주도 찍었다. ※코스피를 흔들 5대 변수와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유망 종목,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5000피,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반도체 이어 국장 이끌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9528 삼전·하닉 못샀어? 막차 남았다…실적 대박 앞둔 ‘소부장’ 14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7603 3년만에 35억 찍고 은퇴했다…92년생 파이어족의 ‘몰빵 종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7897 비트코인 4년 주기 깨져도…“올해 2억5000만원 간다” 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6648 사면 다 치솟던 AI주 이젠 끝이다…“올핸 종목 싸움” 미장 유망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5233 청약 69점도 바늘구멍 뚫는다…‘30억 로또’ 강남 반디클 전략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8902 황의영.이가람.김홍범([email protected])
2026.01.23.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