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 K패션 브랜드 전문관인 이곳에서는 한국말보다 영어,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릴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키네틱 그라운드 전체 매출의 70%가 외국인 고객에서 나왔다”며 “올해 1~2월 본점 K패션 제품군의 외국인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늘어날 정도로 K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 속에 국내 패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지원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패션에 대한 산업적 정의가 모호하고 수출 규모도 제각각 집계하다보니, 홍보 전략과 지원이 K푸드, K뷰티에 비해 뒤처진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와 해외 매출 비중에서 이미 K패션의 성장세를 체감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출시한 일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아무드’에 입점한 K패션 브랜드는 2024년 7700개에서 지난달 기준 2만2900개로 약 3배 늘었다. 무신사도 2022년 해외고객을 타깃으로 한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 후 현재 일본, 미국 등 13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일본에서 5번의 팝업스토어 열어 누적 방문객 14만명을 기록하고, 중국에 오프라인 매장 2곳을 여는 등 해외 오프라인 점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실적은 K패션 시장 규모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산업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복,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과 ‘가죽, 가방 및 신발 제조업’의 수출 규모는 2조4650억원(약 17억 달러, 1달러=1450원 환산 기준)이다. 그런데 산업통상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가 집계한 K패션 수출액은 3조9150억원(약 27억 달러)이다. 이는 산업통상부가 활용하는 MIT(Ministry of Trade and Industry) 분류 체계에 따른 한계로 지적된다. K뷰티나 K푸드는 산업부가 활용하는 MTI 분류에서 단일산업으로 묶여 수출 규모와 성장세를 파악하기 용이하지만, K패션은 섬유·의류·신발·가죽제품 등으로 흩어져있어 규모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뷰티와 K푸드는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정책으로 수출 지원, 인증 등 체계가 축적됐지만, K패션은 정부 지원이 부족해 개별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패션 산업군을 재정의하고 해외 진출·수출 인프라 강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품목과 산업을 ‘K패션’으로 정의할지 합의 과정이 우선이라고 짚었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K패션 산업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류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신발, 의류, 선글라스 등은 원자재와 제조 방식이 다른 만큼 동일 산업군으로 묶기 위한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2026.03.05. 13:00
유가족 알선비 70만원, 제단 장식 꽃 비용 30%. 유가족을 연결해준 상조업체 장례지도사에게 이런 조건으로 4년간 3억원이 넘는 뒷돈(리베이트)을 지급해 온 장례식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장례업계에 리베이트 관행이 만연했다고 보고, 대학병원 등 전국 장례식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5일 공정위는 장례지도사들에게 유가족 알선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기도 양주장례식장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장례식장은 2021년 11월~2025년 8월 112개 상조업체 장례지도사에 총 3억4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가족 알선비는 ‘콜비’로 불리며, 선(先)콜과 후(後)콜로 나눠 지급됐다. 유가족에게 다리를 놓아준 장례지도사에게는 건당 70만원의 선콜이 지급됐고, 장례지도사의 알선이 통하지 않았더라도 건당 20만원의 후콜을 지급하면서 이들을 관리했다. 제단을 장식하는 꽃 역시 리베이트 대상이었다. 이 장례식장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꽃집에서 구매를 유도한 대가로 꽃 결제금액의 30%를 챙겨줬다. 업계에서는 ‘제단꽃R’(R은 영문 리베이트(Rebate)의 머리글자)로 통했다고 한다. 장례식은 고인의 사망 직후 촉박한 시간 속에 이뤄지는 데다, 가격과 품질 등을 비교해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상조회사 직원 등의 권유에 의존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 리베이트의 효과가 컸다고 분석한다. 리베이트는 유가족의 비용 부담으로 전가됐다. 장례식장은 리베이트 부담을 고려해 유가족에게 비용을 바가지 씌웠다. 리베이트 수수를 거부한 장례지도사가 소개한 경우나 상조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찾아온 유가족에게는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내부방침도 운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례업계에서는 리베이트를 관행적인 사례금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거래 관행을 바꾸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장례업계의 이런 뒷돈이 관행처럼 굳어졌다고 보고, 전국 주요 장례식장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한국상조보증공제조합이 2024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9%가 “장례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때 조사에 사용된 평균 장례비용이 2015년 기준 1380만원으로, 그동안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제 부담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6.03.05. 13:00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했다.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3.44포인트(1.32%) 내린 4만8095.9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4.27포인트(0.79%) 하락한 6815.23, 나스닥 종합지수는 149.70포인트(0.66%) 내린 2만2657.78을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이 6일째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앞으로 며칠간 보복 공격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걸프 해역에서는 소형 선박이 충돌한 뒤 폭발하면서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됐다.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돈 영향이다. 브로드컴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93억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91억8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브로드컴은 2분기 매출 전망도 220억 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205억6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브로드컴 주가는 3% 넘게 상승했다. 캐피탈닷컴의 다니엘라 해손은 “장기적인 에너지 충격은 금리 인하 여지를 줄일 수 있다”며 “특히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경우 그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기술주가 상승한 반면 대부분 업종은 하락했다. 광고 기술 기업 트레이드데스크는 IT 매체 ‘디 인포메이션’이 오픈AI가 광고 판매를 위한 초기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이후 주가가 19% 가까이 급등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는 소식에 주가가 2%가량 상승했다. 반면 BJ홀세일클럽은 연간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주가가 3% 넘게 하락했다. 회사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4.40~4.60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4.66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04% 내린 5809.72에 거래됐고 영국 FTSE100 지수와 프랑스 CAC40 지수는 각각 0.70%, 0.69%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도 0.58% 내렸다. 국제 유가는 상승했다. 같은 시각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5.01% 오른 배럴당 78.40달러에 거래됐다. 박종서([email protected])
2026.03.05. 9:45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자 백악관도 휘발유 가격을 낮출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5일(현지시간)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참모들에게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에너지 업계 임원은 폴리티코에 “백악관이 에너지 가격, 특히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이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군사적 긴장도 최고 수준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유가도 빠르게 반응했다. 지난달 27일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에 머물렀던 브렌트유 가격은 공격과 반격이 이어진 뒤 이틀 만에 배럴당 80달러대로 뛰어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필요할 경우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에너지 운송 선박에 대해 보험과 보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휘발유세를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금 조정은 의회의 입법이 필요해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을 낮추더라도 정유사와 주유소가 이를 즉각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는 분석이다. 일부 행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백악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가 하락을 주요 경제 성과 중 하나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물가 안정 성과가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종서([email protected])
2026.03.05. 9:16
5일 코스피는 10% 가까이 급등하며 전날 12% 폭락에서 V자 반등에 나섰다. 지수는 5500선을 회복했고,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1.95%)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았다. 코스닥지수도 역대 최고 상승률인 14.1% 올라 1000선을 되찾았다. 지난 3일 야간 거래서 장중 150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도 1460원대로 내려오며 진정되는 분위기다. 하루 새 증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전날 서킷브레이커로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가동됐다. 코스피는 장중 5700선까지 치솟았고, 종가 기준 490.36포인트(9.63%) 오른 5583.90에 마감했다. 상승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이날 외국인(1568억원)과 기관(1조7187억원)이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은 1조7964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11.27%), SK하이닉스(10.84%), 현대차(9.3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급등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대만 자취안지수(2.57%), 일본 닛케이225(1.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64%) 등 아시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4.1%(137.97포인트) 급등한 1116.41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 반등의 계기가 됐다. 이란 정보 당국이 제3국을 통해 미 중앙정보국(CIA)에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가 불씨가 됐다. 폭락 이후의 반등 장세에서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FOMO)’ 심리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 롤러코스터 코스피…“한국 증시, 심장 약한 사람엔 안 맞아” 여기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호송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4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81.4달러로 전날 대비 변동이 없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1달러(0.13%) 오른 데 그쳤다. 이날 나스닥(1.29%) 등 뉴욕 3대 주가 지수가 상승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이란 공습 등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출구(전쟁 종료)를 찾았다는 점이 시장에 학습된 측면이 있다”며 “해외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전쟁이 조기에 끝날 가능성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 증시가 엘리베이터를 타듯 수직 낙하한 뒤 곧바로 치솟으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국의 높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와 증시 내 극심한 반도체 종목 쏠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오류가 속출했다. 한국투자증권 일부 계좌의 잔액이 실제 액수와 다르게 표시됐고, 미래에셋증권에선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급락 알림이 지연됐다. 비앙코 리서치를 이끄는 월가 베테랑 투자자 짐 비앙코 대표는 4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 시장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며 “한국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뛸 때는 두 배로 뛰고 조정도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급락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이틀간(3~4일)의 폭락이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했다는 평가도 많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코스피가 저점을 확인할 때까지 7개월이 걸렸고, 누적 하락률이 20%였다”며 “이번에 2거래일 만에 18% 하락을 기록했다는 것은 전쟁 리스크를 일시에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에 경계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황에 따라서 한국 증시의 등락이 커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8.1원 내린(원화값은 상승) 1468.1원에 마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갈등이 완화될 경우 환율은 1400원대 중반까지 완만히 내려올 수 있다”면서도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오르면 환율이 15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유미.오효정([email protected])
2026.03.05. 8:48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투자 수요는 금으로 몰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혀서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금값은 주춤한 반면, 비트코인은 그간 하락세를 접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대체 안전자산’의 기능을 했다는 평가가 다시 나온다. 월가에선 암호화폐를 둘러싼 ‘디지털 금’ 논쟁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7만2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약 5.8% 상승했다. 지난달 28일(6만3000 달러)보다 약 15% 반등했다. 한 때 7만4000달러대까지 올라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엑스알피(XRP) 등 주요 암호화폐도 동반 상승세다. 반면 금값은 널뛰기 장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온스당 5277달러에서 이달 2일 5327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5087달러(3일)까지 급락한 뒤 5일(오후 4시 기준) 5165달러에 거래 중이다. 암호화폐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전쟁 충격이 암호화폐에 대한 저평가 인식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글래스노드는 보고서에서 “시장은 위기 가격 반영 국면에서 벗어나, 포지셔닝(가격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이 가격 움직임의 핵심 동력이 되는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저가 매수세도 힘을 보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6억8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 지지를 표명한 것이 정책 불확실성 완화 기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의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며 규제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전쟁 충격 속에서도 빠르게 회복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금융 충격 시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타거스캐피털은 “금이 하락한 것은 전통적인 안전자산도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높지만 보다 유연한 대안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닉 퍼크린 코인뷰로 창업자는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인터뷰에서 “금은 오직 하나뿐”이라며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양자컴퓨팅에 대한 보안 취약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암호화폐가 금융시장 변화를 먼저 반영하는 풍향계라는 해석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사 드베이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주식·금보다 가격 변동이 빠르고, 24시간 거래가 이뤄져 시장 방향성을 먼저 반영하는 선행 지표처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금이 가치 저장 수단이라면 비트코인은 투자 심리와 유동성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시장 지표라는 것이다. 향후 전망을 두고도 의견은 엇갈린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얀 반에크 CEO는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3년 상승 후 4년째 조정 사이클을 반복해 왔는데, 현재 가격이 바닥 형성 단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장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비트코인은 주식시장 변동성에 취약해 기관 투자가들의 레버리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3.05. 8:02
A업체 최대주주는 일부 주식을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한 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회사를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단기적으로 지분 가치는 약 9배 상승했고, 이를 통해 자녀들은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하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고, 사주의 배우자는 근무를 하지 않고 급여까지 받아갔다. 국세청이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6155억원의 탈루를 적발하고, 2576억원을 추징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허위 공시, 전문 기업사냥꾼, 사익 편취 지배주주 등 관련 혐의가 있는 27개 기업과 관련자 200여명을 조사한 결과다. 국세청은 허위 공시로 시세차익을 챙긴 9개 기업을 조사해 946억원을 추징했다. 상장사인 B업체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시를 한 뒤 페이퍼컴퍼니를 자회사로 설립해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허위 계약서 등을 통해 투자금을 빼돌렸고, 이를 사주 일가의 전세금과 골프 회원권 구매 등에 썼다.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 행위도 다수 적발됐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C사의 사주는 비상장 자회사의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려 회사를 이용했다. 임직원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싸게 매도해 시가를 떨어뜨린 뒤 자녀에게 양도하는 방식을 썼다. 이를 통해 주식 7만주를 자녀에게 증여했고, 경영권을 손쉽게 이전했다. 추가로 국세청은 8개 기업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고, 총 633억의 탈루를 찾아냈다. 이번 추징 대상에는 코스피 상장기업 4곳, 코스닥 20곳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주가조작, 허위 공시 등의 불공정 행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향후 검증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3.05. 8:02
한국인의 소득은 증가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2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전체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3위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는 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내놨다.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2024년 기준)는 10점 만점에 6.4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해당 지표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2020년(6.0점) 이후 2022년 6.5점까지 올랐다가 2023년 6.4점으로 소폭 하락한 뒤 2년째 큰 변화가 없었다. 소득·소비·자산 관련 지표는 대부분 개선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24년 4381만원으로, 전년(4235만원)보다 146만원(3.5%) 증가했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인 가구순자산은 지난해 4억429만원으로, 전년 대비 1110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는 떨어졌다.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인구의 비율인 소득 만족도는 지난해 28%로 2023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국민 10명 중 2~3명만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셈이다. 소득 만족도는 2015년(11.4%) 이후 계속 증가세였으나,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사회에서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 이하 인구 비율)도 악화됐다. 2024년 15.3%로 전년(14.9%)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한국 자살률은 202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전년(27.3명) 대비 1.8명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인 2011년(31.7명) 이후 가장 높다. 우울과 걱정을 느끼는 부정 정서 점수는 10점 만점 중 3.8점으로 전년 보다 0.7점 높아졌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6.03.05. 8:02
최근 4년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4배 성장하며 투자 열기가 높아지자 핀플루언서와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5일 ETF 투자 관련 과장광고가 만연해 있다며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5가지 체크 포인트를 제시했다. 대표적인 게 일부 광고에서 ‘만기매칭형 채권 ETF’ 등을 ‘예금만큼 안전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ETF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며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일부 운용사는 목표 분배율이 연 10%인 커버드콜 ETF를 “1억을 넣으면 월 150만원씩 따박따박” 수익이 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목표치일 뿐 확정 수익이 아니다. 일부 광고에서 환노출(언헤지드) 해외주식 ETF를 “달러에 노출돼 있어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환율 상승기엔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이 발생하거나 원금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선물과 달리 롤오버 비용이 없어 수익률이 훨씬 높다”고 홍보되는 금(金) 현물 ETF는 보관비용이 추가로 든다. 일부 운용사가 ETF 운용보수를 ‘국내 최저’나 ‘총보수 0.00%’라는 문구로 홍보하지만, 추가로 발생하는 증권거래비용·기타비용 등 실질 비용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다영([email protected])
2026.03.05. 8:01
2월 외환보유액(4276억2000만 달러)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따른 외화 유입과 자산 운용 수익에 힘입어 석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2026.03.05. 8:01
━ J-The House VIP자산운용에서 2001년은 빼놓을 수 없는 해다. ‘뉴아이’라는 가치투자 사이트에서 만난 두 대학생(김민국·최준철 현 VIP자산운용 공동대표)은 서로의 글을 보며 호감을 보이다가 번개 모임을 가졌다. 으레 ‘아재’가 나오겠거니 하고 나간 자리에서 동갑내기임을 안 두 사람은 그날부터 의기투합했다. 서울대 주식동아리인 ‘스믹(SMIC·SNU Midas Investment Club)’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워런 버핏’을 꿈꿨다. 2년간 창업 준비로 동고동락한 두 사람은 2003년 ‘가치투자의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의 머릿글자를 딴 VIP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위기도 적지 않았다. 금융위기(2008년) 당시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투자자들에게 멱살을 잡히기까지 했다. 2015년 유동성 장세와 ‘팡(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랠리’ 역시 가치투자의 암흑기였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엔 네이버·카카오 상승 랠리가 펼쳐지자 안정적인 금융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던 VIP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이 세 번의 위기를 통해 VIP자산운용은 두 가지 방향에서 진화했다. ▶첫째, 가치주와 성장주의 교집합을 찾아 상승장에서도 가치투자의 본질을 잃지 않는 전략 ▶둘째, ‘우호적 행동주의’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해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2003년 VIP가 처음으로 만든 대표 펀드 VIP사모주식형펀드1호의 누적 수익률은 2월 말 기준 2099.7%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785.58)을 크게 웃돈다. 다음은 김·최 공동대표와 조창현 그로스팀장, 박성재 밸류팀장과 일문일답. Q : 하우스의 철학이 뭔가. A :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정의대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원금의 안정성과 적당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행위’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저한 분석 없이 투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퀄리티(기업의 경쟁력)든, 가격이든 안전 마진을 확보하고 ▶적당한 목표 수익률(연평균 15% 수준)을 추구한다.” Q : 리서치 경쟁력은 어디서 오나. A : “VIS(VIP Infor mation System)라는 내부 시스템을 운영한다. 현재까지 내부 애널리스트가 올린 종목 보고서만 1만2000건이 넘는다. 국내 주식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15명이다. 이를 통해 삼양식품·한화에어로스페이스·효성중공업 등을 일찌감치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었다. 삼양식품의 경우 증권사 리포트가 전무하던 2022년 이미 VIS에 3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가 올라왔다.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리서치에 미친 사람들’이라 부르는 이유다.” Q : 리서치에 반드시 포함하는 지표는. A : “최 대표는 경쟁 우위를 중시한다. 해수욕장에서 혼자 튜브를 팔면 영업이익률이 40%도 나올 수 있지만, 경쟁자가 100명이라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안전마진과 주주환원 정책이 중요하다. 회사에 어떤 악재가 생기더라도 이익이나 자산이 훼손되지 않는 지를 본다. 구성원 모두 종목에 대해 시장이 알고 있는 것보다 높은 ‘지식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한국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다. 가치투자에는 또 다른 냉정한 시험대다. 그럼에도 VIP는 여전히 “암수(暗數)에 현혹되지 않겠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하우스만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Q : 반도체 비중을 늘릴 계획은 없나. A : “(반도체처럼) 사이클이 있는 산업은 우리가 잘하거나 선호하는 분야가 아니다. 사이클로 볼 때 반도체가 좋아질 수는 있지만, 우리는 산업이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곳을 찾는 데 특화돼 있다. 현재 근본적으로 산업이 바뀌고 있는 K뷰티나 K관광 등에 주목한다. 소비재·문화를 기반으로 수출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넓히고 있는 곳들이다. 테마나 쏠림은 영원하지 않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Q : 앞으로 목표는. A : “워런 버핏의 방식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현재 투자자들이 열광할 만한 종목은 단 한 주도 없다. 늘 한물갔다는 조롱을 받았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 왔고, 장기 성과로 주주들에게 많은 부를 안겨줬다. 또 메리츠금융지주 사례처럼 ‘우호적 행동주의’로도 충분히 변화의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기업과 오랫동안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정책 제언을 하고, 관계기관과 정치권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 주식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더하우스(The House)=오직 ‘최고의 투자를 해보겠다’는 신념을 밑천 삼아 한국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주역을 만나봅니다. 이제껏 제대로 공개된 적 없는 창업자들의 이야기와 수익 비결을 파헤칩니다. 좋은 시절엔 위기를 가늠하고, 위험할 땐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 대가들의 어깨에 올라타세요. 김경진([email protected])
2026.03.05. 8:01
온라인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다. 시장 초기에는 플랫폼이 낮은 한계비용으로 무한한 연결을 창출하는 ‘온라인 중개 효과’를 통해 신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단순 연결로는 해결되지 않는 ‘정보 비대칭성’과 ‘유통 서비스 격차’가 드러났다. 플랫폼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판매 이력 관리, 소비자 보호장치 마련, 쿠폰 및 묶음상품 개발 등 적극적인 유통 기능으로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그런데 최근 입법화 중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은 이러한 시장의 역동성을 무너뜨릴 우려가 크다. 특히 적용 대상이 연매출 100억원 또는 중개거래액 1000억원 이상 모든 사업자를 포괄한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이는 이제 막 성장 발판을 마련한 스타트업조차 사전 규제 대상으로 묶어, 입점 업체에 대한 서면 계약 의무와 노출 기준 공개 등 과도한 행정 부담을 지우게 된다. 사소한 절차 위반에도 연매출의 최대 10%라는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된다면 기업들이 성장을 기피하는 ‘피터팬 신드롬’이 확산되고 혁신 동기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이번 규제의 모델이 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U는 2022년 독점 방지를 기치로 DMA를 도입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규제 도입 후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구글·애플 등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오히려 서비스 이용 절차만 복잡해졌다. 더욱이 신규 창업과 벤처 투자가 급감하면서 혁신 기업의 등장은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만 공고해졌다. 국제 통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미국 정부와 경제계는 한국의 온플법이 자국의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표적 규제’가 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특히 관세 보복이나 무역 제재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온플법 추진의 근거로 삼는 것 역시 논리적 선후 관계가 맞지 않는다. 이는 개인정보 관리 체계의 문제이지 플랫폼의 유통 기능 확장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유통 서비스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정보 적응력이 뛰어난 소비자를 기반으로 자생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경쟁력의 근원을 제약하고, 소비자 복지를 축소하는 방향의 입법은 국가 경제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기 전, 글로벌 통상 환경과 소비자 복지에 미칠 영향을 엄중하고 심도 있게 재검토해야 한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전 유통학회장
2026.03.05. 8:01
HD현대는 정부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필리핀을 찾은 정기선(사진) HD현대 회장이 5일 필리핀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을 방문해 점검했다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탈과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9월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 작업에 들어갔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 이후 필리핀으로부터 총 12척의 함정을 수주해 필리핀 해군 현대화를 이끌고 있으며, 2022년엔 필리핀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필리핀 정부와 ‘조선산업 기술 발전 협력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단순한 사업협력을 넘어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한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필리핀과 깊은 신뢰를 쌓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6.03.05. 8:01
전기버스업체 피라인모터스는 배터리팩 기업 나노인텍과 전기버스용 배터리팩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두 회사는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가 공급하는 고에너지밀도 NCM(니켈·코발트·망간) 셀을 기반으로 전기버스용 배터리팩을 공동 개발하고, 피라인모터스의 11m(대형)·9m(준대형)·7m(중형) 전기버스 전 차종에 적용할 배터리팩의 검증과 양산 준비를 함께 추진한다. 홍성범 피라인모터스 대표는 “국산 배터리팩 개발은 피라인모터스가 현재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조립업체에서 국산 전기버스 제조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3.05. 8:01
사람이 스피커에 맞춰야 할까, 스피커가 사람에 맞춰야 할까. 그동안 홈오디오로 입체적인 음향을 제대로 들으려면 좌우 간격과 거리 등을 고려해 최적의 위치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사람은 그 가운데 앉아야 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기술은 이런 공식을 뒤집는다. LG전자는 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설명회를 열고 홈오디오 시스템 ‘LG 사운드 스위트’를 공개했다. 국내 최초로 돌비 래버러토리스의 차세대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를 지원한다. 스피커를 정해진 위치에 놓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공간 구조와 스피커 배치를 분석해 사용자의 위치를 입체 음향의 중심인 ‘스위트 스팟’으로 자동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날 아파트 거실 같은 공간에서 시연자가 스마트폰의 LG 씽큐(ThinQ) 앱에서 ‘사운드 팔로우’ 기능을 작동시켜 앱 화면에서 스위트 스팟 위치를 소파 앞쪽에서 뒤편으로 옮기자 음향의 중심도 함께 이동했다. AI가 맞춤형 사운드도 자동으로 조율한다. 사운드바에 탑재된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는 사용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효과음·음악·대사 등 음향 요소를 구분해 사운드를 세밀하게 조정한다. LG 사운드 스위트는 4월부터 LG베스트샵에서 판매되며 사운드바 129만9000원, 서브우퍼 79만9000원 등이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3.05. 8:01
오텍캐리어는 이달 31일까지 전국 캐리어 에어컨 사용자를 대상으로 ‘에어컨 무상 안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점검은 ▶전원 및 콘센트 상태 확인 ▶실내외기 필터와 배수 호스 점검 ▶냉방 성능 테스트 등으로 진행된다. 점검 과정에서 부품 교체나 냉매 충전 등이 필요한 경우 고객 동의를 거쳐 유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텍캐리어 공식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성수기에는 서비스 예약이 집중돼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사전점검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여유롭게 여름철 더위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6.03.05. 8:01
국내 최고 권위의 ‘중앙일보 2026 올해의 차(COTY: Car of the Year)’ 시상식이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올해의 차(현대차 아이오닉9)와 올해의 MPV(기아 PV5), 올해의 세단(현대차 아이오닉6N), 올해의 퓨처모빌리티(BMW iX)를 포함한 9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신용호 중앙일보 총괄, 정유진 아우디코리아 홍보본부장(베스트체인지 부문 아우디 A6 e-트론), 조병철 KG모빌리티 상품전략실장(유틸리티 부문 무쏘EV),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전무이사(컴팩트 부문 볼보 EX30), 이철민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올해의 세단 아이오닉 6N), 윤효준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올해의 차 아이오닉9), 틸 헤르만 BMW코리아 부사장(퓨처모빌리티 부문 BMW iX), 이혜영 기아 국내마케팅실장(올해의 MPV PV5), 가우라브 타파 마세라티코리아 세일즈디렉터(디자인 부문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박양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전략기획팀 상무(퍼포먼스 부문 메르세데스-AMG GT 63 S E 퍼포먼스), 정승렬 국민대 총장(심사위원장), 박선영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장. 김종호([email protected])
2026.03.05. 8:01
5일 코스피는 10% 가까이 급등하며 전날 12% 폭락에서 V자 반등에 나섰다. 지수는 5500선을 회복했고,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1.95%) 이후 역대 두 번째였다. 코스닥지수도 역대 최고 상승률인 14.1% 올라 1000선을 되찾았다. 지난 3일 야간 거래서 장중 1500원을 넘었던 원ㆍ달러 환율도 1460원대로 내려오며 진정되는 분위기다. 하루 새 증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전날 서킷브레이커로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가동됐다. 코스피는 장중 5700선까지 치솟았고, 종가 기준 490.36포인트(9.63%) 오른 5583.90에 마감했다. 상승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이날 외국인(1568억원)과 기관(1조7187억원)이 순매도에 나섰지만, 개인은 1조7964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11.27%), SK하이닉스(10.84%), 현대차(9.3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급등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대만 자취안지수(2.57%), 일본 닛케이225(1.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64%) 등 아시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4.10%(137.97포인트) 급등한 1116.41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 반등의 계기가 됐다. 이란 정보당국이 제3국을 통해 미 중앙정보국(CIA)에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제안했다는 외신 보도가 불씨가 됐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호송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4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81.4달러로 전날 대비 변동이 없었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1달러(0.13%) 오른 데 그쳤다. 4일(현지시간) 나스닥(1.29%) 등 뉴욕 3대 주가지수가 상승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이란 공습 등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출구(전쟁 종료)를 찾았다는 점이 시장에 학습된 측면이 있다”며 “해외 헤지펀드 중심으로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 증시가 엘리베이터를 타듯 수직 낙하 뒤 곧바로 치솟으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오류가 속출했다. 한국투자증권 일부 계좌의 잔고가 실제 액수와 다르게 표시됐고, 미래에셋증권에선 상장지수펀드(ETF) 가격 급락 알림이 지연됐다. 비앙코 리서치를 이끄는 월가 베테랑 투자자 짐 비앙코 대표는 4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 시장은 심장이 약한 사람들을 위한 시장이 아니다”며 “한국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뛸 때는 두 배로 뛰고 조정도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급락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이틀간(3~4일)의 폭락이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과도했다는 평가도 많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코스피가 저점을 확인할 때까지 7개월이 걸렸고, 누적 하락률이 20%였다”며 “이번에 2거래일 만에 18% 하락을 기록했다는 것은 전쟁 리스크를 일시에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8.1원 내린(원화값은 상승) 1468.1원에 마감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갈등이 완화될 경우 환율은 1400원대 중반까지 완만히 내려올 수 있다”면서도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오르면 환율이 15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유미.오효정([email protected])
2026.03.05. 3:43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 투자 수요는 금으로 몰리곤 한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혀서다. 하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금은 등락을 반복하며 주춤한 반면, 비트코인은 그간 하락세를 접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암호화폐가 ‘대체 안전자산’의 기능을 했다는 평가가 다시 나온다. 월가에선 암호화폐의 정체성을 둔 백가쟁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디지털 금’ 논쟁도 다시 확산하고 있다. 5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7만2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약 5.8% 상승했다. 지난달 28일(6만3000달러)과 비교하면 약 15% 반등했다. 이날 새벽에는 7만4000달러대까지 올라 지난달 5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했다. 이더리움ㆍ엑스알피(XRP) 등 주요 암호화폐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금값은 ‘안전자산’이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란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온스당 5277달러에서 이달 2일 5327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5087달러(3일)까지 급락한 뒤 4일 5136달러, 5일(오후 4시 기준) 5165달러로 등락을 거듭했다. 암호화폐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전쟁 충격이 암호화폐에 대한 저평가 인식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글래스노드는 보고서에서 “시장은 위기 가격 반영 국면에서 벗어나, 포지셔닝(가격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이 가격 움직임의 핵심 동력이 되는 조정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저가 매수세도 힘을 보탰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과 3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6억8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암호화폐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 지지를 표명한 것이 정책 불확실성 완화 기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의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며 규제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전쟁 충격 속에서도 빠르게 회복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금융 충격 시 금과 유사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타거스캐피털은 "금이 하락한 것은 전통적인 안전자산도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높지만 보다 유연한 대안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닉 퍼크린 코인뷰로 창업자는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인터뷰에서 “금은 오직 하나뿐”이라며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을 부정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양자컴퓨팅에 대한 보안 취약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암호화폐가 금융시장 변화를 먼저 반영하는 풍향계라는 해석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산운용사 드베이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전통 자산보다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변동성 자산”이라며 “주식·금보다 가격 변동이 빠르고, 24시간 거래가 이뤄져 시장 방향성을 먼저 반영하는 선행 지표처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금이 가치 저장 수단이라면 비트코인은 투자 심리와 유동성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시장 지표라는 것이다. 향후 시장 전망을 두고도 의견은 엇갈린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얀 반에크 CEO는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3년 상승 후 4년째 조정을 겪는 사이클을 반복해 왔는데, 현재 가격이 바닥 형성 단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비트코인은 주식시장 변동성에 취약해 기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3.05. 2:48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자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단숨에 1800원을 돌파했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심리에 수요가 몰렸고, 이를 틈타 일부 주유소가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린 탓이다. ‘이상 급등’에 정부는 가격 통제 검토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34.32원으로 전날보다 리터(L)당 56.84원(3.2%) 올랐다. 2022년 8월 9일(1834.04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은 거의 1900원(1889.07원)까지 근접했다. 경유 판매가격도 전국 기준 1830.33원으로 하루새 101.56원(5.9%) 급등했다. 미국ㆍ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에너지 가격 불안이 커지면서 수요가 몰린 게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다. 4일에도 휘발유ㆍ경유는 하루 만에 각각 54원(3.1%), 94원(5.8%)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루새 2% 넘게 오른 건 10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1695.89원)에서 나흘 새 200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경유도 200원 넘게 비싸졌다. 문제는 단기간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가 걸린다. 정유사들이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주유소에 유통하기까지 시차가 있어서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양상이다. 3일 기준 국제 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81.4 달러로 전일 대비 4.7% 상승했는데, 국내 유가 오름폭도 비슷한 모습이다. 시중에선 정유업계를 향해 “기름값을 내릴 땐 천천히 내리면서, 올리는 속도는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시행 전례가 없는 최고 가격 지정제까지 거론하며 정유ㆍ주유업계 압박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중동 상황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을 틈타 석유류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몰염치한 행위에 철처히 대응하겠다”며 “6일부터 범부처가 함께 현장 가격을 점검하고, 산업부가 유종별ㆍ지역별 합리적 수준의 최고가격 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석유사업법 23조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정부가 최고 가격을 지정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최고 가격 지정제를 시행할지, 시행 한다면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국내 유가가 과도하게 뛴 상황이니 일단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고, 향후 점검을 통해 대응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정유ㆍ주유소 업계를 만나 가격 상승 자제를 적극 요청했다. 6일부터는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소비자 신고가 많은 주유소 등을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 강력한 특별기획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점매석ㆍ가격담합 등 불법 행위를 엄중히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국제 유가 상승에 편승한 시장 왜곡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감시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과 관련해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르고, L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제재 방안을 주문했다. 주유소에 휘발유 등을 공급하는 정유사들은 난처한 표정이다. 개별 주유소의 소매 가격 결정 매커니즘에 정유사가 관여하긴 어렵다면서다. 실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직영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781.68원, 자영주유소는 1777.27원으로 집계됐다. 직영주유소는 지난 1일 대비 3.89% 오른 반면, 자영주유소는 4.85% 올라 가격 인상폭이 더 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제공하는) 공급가가 일부 오른 것은 맞지만, 주유소에서 향후 공급 부족 우려 때문에 재고를 적정하게 보유하려는 차원에서 가격을 올렸을 수 있다”며 “중동 사태 전에도 원유 가격이 오르고 있어, 휘발유값 상승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이 정도로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데 정유사들이 용감하게 공급가를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정유사들이 사와야 하는 물량 가격도 올랐지만, 정부 눈치 보느라 시장 충격을 완화하려고 우리도 애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경희.이수정([email protected])
2026.03.05.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