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꿈의 지수’로 여겨졌던 5000선을 넘어섰다. 1983년 코스피 출범 이후 43년 만이자 4000을 달성한 지 불과 87일 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1분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5002.14를 기록했다. 오전 9시30분쯤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5019.54까지 밟았다. 다만 이후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상승분을 반납했고, 전날보다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5000선 돌파 기대는 이날 개장 전부터 컸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에 예고했던 보복관세를 철회하고,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21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고, 국내 증시로 열기가 옮아갔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16만 전자’에 도달하며 우선주를 포함해 시가총액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에 최근 급등했던 현대차그룹주는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로 약세였다. 조선·방산주 등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개인은 1558억원 매수 우위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19억원·1029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의 시선은 ‘5000 이후’에 쏠린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은 기대의 정점이 아니라 시장이 이를 감내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숫자”라고 말했다. 코스피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크게 다섯 가지가 꼽힌다. 기준금리와 환율 흐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의원 선출)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환율이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보는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국제수지와 자본 이동이 좌우되기 때문에 가장 큰 단기 변수”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열심히 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지금까지도 잘해 주셨는데, 조금 더 속도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비공개 오찬을 함께했다. 오기형 특위 위원장은 “현재 코스피 5000이라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3차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하고, 시장의 다양한 요구도 계속 점검·개선하겠다는 말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기업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키는 걸 막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법 등)을 추진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바로 추진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유미.황의영.오현석([email protected])
2026.01.22. 9:06
1983년 코스피 출범 이후 100대에서 1000까지 6년, 2000까지 18년, 3000까지 13년, 4000까지 5년이 필요했다. 그리고 87일. 코스피가 4000선을 밟고 장중 5000선까지 올라오는 데 걸린 시간이다.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가 지수를 시가총액 방식으로 내기 시작한 건 83년 1월 4일이다. 이날을 코스피 출범일로 본다. 이때로부터 3년 전인 80년 1월 4일 시가총액 기준(100)으로 추산한 83년 코스피의 첫 종가는 122.52였다. 본격적인 코스피 상승은 80년대 후반부터다. 3저(저금리·저유가·저환율) 호황이 발판이었다. 89년 3월 31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지수는 98년 6월 280선까지 추락했다. 90년대 말 닷컴(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코스피는 1000선을 회복했지만, 거품은 곧 붕괴했다. 2001년 9·11 테러까지 발생하며 400대로 내려앉았다. 2000년대 중반 코스피는 ‘바이코리아’ 등 적립식 펀드 붐을 타고 살아났다. 2007년 7월 2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덮치며 892까지 밀렸다. 2010년대 들어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활약이 코스피를 일으켜 세웠지만, 이후 코스피는 2000~2200선 ‘박스피’ 신세를 못 벗어났다. 그러다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동학개미 운동’(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 열풍)이 일었고, 2021년 1월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여파와 미국 관세 충격 속 지난해 코스피는 도로 2000대로 주저앉았다. 이후 대미 협상 타결 속 상승 기류를 탔고, 10월 27일 처음 4000을 넘었다. 올해 들어 반도체 등의 진격에 힘입어 장중 5000선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2026.01.22. 9:03
장중 ‘코스피 5000’은 숫자 자체로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시장의 고민은 오히려 지금부터다. 22일 국내 증시 전문가 4인은 “5000 달성 자체보다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가치투자의 원조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대표적인 ‘닥터 둠(비관론자)’으로 꼽히는 김영익 전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증권사 리서치 책임자인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과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의 공통된 진단이다. ①5000 시대 평가=“실적이 끌어올렸다” vs “기대가 너무 앞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투 톱’이 유례없는 상승장을 주도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박희찬 센터장은 “지난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이를 따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센터장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약 1000포인트를 끌어올렸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또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머니 무브’가 강하게 작동하면서, 현대차처럼 테마성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례 없는 상승 속도에 대한 경계도 만만치 않다. 김영익 교수는 “인공지능(AI) 혁명 기대,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등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경제 상황보다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채원 의장도 지수의 질을 지적했다. “최근 상승은 반도체가 거의 혼자 끌어올린 구조”라며 “실적이 나빠지면 지수도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②향후 주가 전망=“더 갈 여지 있다” vs “6000보다 4000 가능성” 전망에 대해서는 온도 차가 분명했다. 박 센터장은 “반도체·조선·전력기기 등 핵심 업종의 이익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추가 상승 여지는 있다”고 봤다. 이 의장은 숫자보다 ‘정착’을 강조했다. 그는 “5000이든 4000이든, 중요한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가 해결돼 이 지수대에 정착할 수 있는지”라며 “테마나 장세에 휩쓸리지 말고, 왜 주가가 오르는지를 냉정하게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등을 고려하면 다음은 6000이 아니라 4000일 가능성이 더 크다”며 “산이 높으면 내려오는 계곡(조정)도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③과제는=“흔들려도 버틸 수 있는 시장” 결국은 지수가 흔들릴 때도 투자자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기업이 의미 있는 배당을 주면, 시장이 나쁜 시기에도 배당을 가지고 버틸 수 있고, 그것이 장기 투자를 이끄는 힘”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으로 배당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5000선 달성을 계기로 기업 친화적, 자본시장 친화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3차 상법 개정 속도전, 노란봉투법 등 재계의 우려 사항도 균형감 있게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의장은 “배당보다 기업 매각이 세 부담이 더 낮은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벤처기업 중심 코스닥의 만성적인 소외도 문제다. 이 의장은 “코스닥의 위상을 높이려면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유미.장서윤([email protected])
2026.01.22. 9:02
세계 주요 증시가 뛸 때, 코스피는 날았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1년간 코스피는 2547.06에서 4952.53로 94.4% 상승했다. 비슷한 기간(2025년 1월 21일~2026년 1월 21일) 미국 증시(S&P500)는 14%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인공지능(AI) 테마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계속된 랠리에 따른 부담과 실적을 중심으로 한 AI 기업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유로스톡스50) 상승률 역시 약 14%로 코스피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상대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가가 선전했다. 중국 증시(MSCI China)는 정부의 강력한 증시·산업 부양책에 따라 36% 정도 올랐다. 10여 년 전부터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친 일본 증시(닛케이225)가 약 35%, 반도체 산업 활황 덕에 대만 증시(가권지수)가 34% 올랐다. 블룸버그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쟁국인 대만(약 3.6배)은 물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벤치마크 지수(약 2.2배)보다 낮다”고 보도했다. 코스피가 저평가된 만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양희창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현재 AI 공급망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인 한국이 파운드리 중심인 대만보다 더 유리한 국면”이라며 “AI 버블 우려가 고조되거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할 경우 수혜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중.김인경([email protected])
2026.01.22. 9:00
개인투자자 윤모(39)씨는 연일 오르는 코스피에도 웃지 못했다. 지난해 네이버에 집중 투자했는데 주가는 오히려 떨어져서다. 윤씨는 “일부는 중간에 팔아서 큰 손해를 보진 않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다른 주식이 미친 듯이 오르니까 가만히 있는 내가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다른 종목들이 너무 많이 올라서 옮겨갈 데도 없다”며 “지금이라도 팔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그동안 버틴 세월과 나의 어리석음을 인정해버리는 꼴이 될까 봐 버티고 있다”고 한탄했다. 코스피가 22일 장중 5000을 돌파하며 곳곳에서 축포를 터뜨렸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내 계좌만 안 오른다”는 소외감에 시달리고 있다. 주식투자를 아예 안 한 이들 사이에서도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정말 내 계좌만 오르지 않은 걸까. 중앙일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약 400만 개의 고객 계좌를 전수 분석해 보니, 지난 16일 기준 손실 상태인 계좌는 전체 계좌의 50.01%로 과반을 차지했다. 코스피의 이례적인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 투자자는 절반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실적은 ‘동학개미’보다 ‘서학개미’가 나았다. 국내 주식이 담긴 계좌만 따로 떼어 보면 손실 비중은 52.21%로 더 높아졌다. 반면에 해외 주식 보유 계좌의 손실 비중은 그보다 낮은 36.79%였다. 종목별로 보면 증시 양극화가 더욱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22일 코스피는 17.52%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을 상회한 종목은 코스피 상장사의 9%(86개)에 불과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도 48%(456개)나 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 또한 4.85%에 그쳤다. 새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상승한 종목은 1328개였는데 그대로거나 하락한 종목이 1563개로 더 많았다. 상당수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데는 2021년 ‘동학개미 운동’(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 열풍) 당시 매입했던 종목의 손실이 워낙 큰 탓도 있다. 개인투자자 이모(27)씨는 2021년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전부 모아 카카오 주식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주가는 5년 만에 13만6000원에서 5만8200원으로 약 57% 내렸다. 이씨는 “다른 주식을 추가로 사도 카카오 때문에 계좌가 계속 죽어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일 기준 NH투자증권 고객 중 네이버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9.97%, 카카오는 -30.96%였다. 투자자 규모는 카카오가 약 24만 명으로 네이버(약 15만 명)보다 많았다. 또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 놓인 2차전지주 수익률도 LG에너지솔루션(-7.31%), 에코프로비엠(-26.81%) 등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투자가 비교적 중년이나 돈 많은 사람들에게 집중돼 있다 보니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수익률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2026.01.22. 8:59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일반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 5.5GW(기가와트)를 확보할 길이 열렸다. 전력 공급 차질 우려가 해소되면서 용인 일반산단 조성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 경기도는 한국전력과 함께 용인과 이천을 잇는 약 27㎞ 구간의 ‘지방도 318호선’ 지하에 전력망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민 반발이 컸던 송전탑 설치 대신 도로 하부에 전력선을 매설하는 지중화 방식으로 일반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도로 포장과 용지 확보를 맡고, 한전은 도로 아래 전력망 구축 공사를 시행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반도체 산업은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문제의 마지막 퍼즐이 오늘 완성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일반산단 3·4기 팹 가동에 필요한 약 3GW 규모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전망이다. 원자력발전소 2~3기 발전량과 맞먹는다. SK하이닉스는 앞서 1·2기 팹 가동에 필요한 2.83GW 전력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한전은 내년 2월로 예정된 1기 팹 조기 가동에 맞춰 동용인변전소 공사를 올해 7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업계에선 용인 일반산단 전력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가동되는 클린룸의 온도·습도·공기 순환 유지를 위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순간적인 정전만으로도 수율 저하와 장비·데이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하다. 용수 공급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반도체 미세 공정은 극미량의 불순물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깨끗한 물이 중요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조2143억원을 투입해 107만2000㎥ 규모의 용수 공급 시설을 짓기로 했다. 변수는 정치권이다. 지난달 26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반도체 산단을 전기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이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미 정부 방침으로 결정된 사안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며 “정치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전력·용수 문제를 언급하며 “인공지능 산업들이 에너지 먹는 하마들인데 (에너지가) 비싼 곳에 있겠느냐”며 “자연스럽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들의 자진 이전 가능성도 전망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1.22. 8:57
반도체가 ‘수퍼사이클’에 올라탔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 -0.3%(전기 대비)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0.2%)보다 0.5%포인트 낮다. 지난해 성장률도 1.0%(전년 대비)를 기록하며 1960년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은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0.7%) 이후 가장 낮다. 반올림하지 않은 실제 성장률은 0.97%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해 3분기 1.3%라는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에서 반도체 수출 기여도는 0.9%포인트인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내수의 한 축인 건설이 무너지면서 반도체 수출만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민간소비는 1.3%, 정부소비는 2.8% 늘었지만 건설투자는 9.9%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은 건설투자가 성장에 중립적이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소비쿠폰’ 효과도 지난해 3분기에서 소진됐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엔 민간소비가 좀 높았지만(1.3%) 4분기에 들어와서는 눈에 띄게 줄었다(0.3%)”며 “소비쿠폰 같은 단기 정책은 소비를 계속 늘리는 ‘방아쇠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를 2%로 제시했지만, 한은은 1.8%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1% 후반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분기 평균 0.4~0.5%의 성장세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과 자산 시장만 뜨겁고 내수는 식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K자형 성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증시에만 집중되며 자산 쏠림을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시 등 자산 시장만 과열되는 상황은 실물경제와의 괴리를 더 키울 수 있다”며 “경제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완화 카드도 쉽지 않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금리 인하는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지금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사실상 끝났고, 남은 건 재정이지만 추경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AI 등 민간 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활성화되느냐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1.22. 8:56
과거 소액을 연체한 적 있지만 이를 모두 갚은 개인과 개인사업자 약 293만 명이 ‘신용 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전체 신용점수가 상향 평준화돼 변별력이 떨어지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과제가 남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5000만원 이하 금액을 연체한 이들 중 지난해 말까지 빚을 다 갚은 사람에 한해 신용회복 지원 조치를 시행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통 밀린 빚을 다 갚더라도 최장 5년간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이 있지만, 이번 대상자는 바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조치로 총 292만8000명의 신용점수가 올랐다. 개인의 경우 평균 29점, 개인사업자는 45점씩 상승했다. 개인 중 20대 이하에서 신용점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개인사업자 가운데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용이 회복되며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인원은 3만8000명,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은 경우도 11만6000명에 달했다. 대출 한도가 늘고,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신용회복 지원 방침을 발표한 뒤 약 35만1000명이 연체 채무를 상환했다”며 “채무 변제를 독려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신용회복 제도엔 명암이 있다.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대출 등을 실행할 때 변별력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연체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신용점수 400점 미만 차주 중 연체한 인원은 88만4401명으로, 1년 사이에 5만4320명(6.5%) 증가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발급, 은행권 대출은 연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업계에서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6.01.22. 8:02
━ 퇴직연금 기금화 쟁점 보니 “퇴직연금을 정부가 외환시장 방어를 위해 마음대로 쓰려고 하는 헛소문이 퍼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퇴직연금 기금화’를 둘러싼 논란을 비판하면서도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퇴직연금 기금화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은 이르면 이달 말 ‘퇴직연금 노사정 TF’ 합의를 거쳐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우려와 쟁점을 짚어봤다. Q : 퇴직연금 기금화가 무엇이고, 왜 하나. A : 기업·개인이 각각 운용하던 퇴직연금을 큰 기금 형태로 모아 전문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제도 개편이다. 국민의 노후 보장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기금화로 규모의 경제가 되면 경쟁력 있는 투자가 가능해지고, 전문가의 운용으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 Q : 기금화의 단점은 없나? A : 2000억 엔 규모의 퇴직연금을 부실 운용하고 손실을 은폐해 근로자 88만 명의 퇴직금을 날린 일본의 ‘AIJ 사태’가 있다. 투자 결정 주체(기금)와 수익자가 다른 만큼 분쟁 가능성도 크다. 운용 손실이 발생하면 퇴직금이 줄어드는 만큼 노후 자산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Q : 퇴직연금이 무조건 ‘기금화’ 되는 건가. A :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내 퇴직금을 내가 직접 굴리고 싶은데, 왜 국가가 개입하느냐”는 인식이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퇴직연금 노사정 TF’는 확정기여형(DC)만 대상으로 기금화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F 관계자는 “퇴직금 액수가 이미 확정돼 있는 DB형은 수익률이 높아져도 그 이익이 가입자에게 직접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수익률이 근로자의 노후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DC형만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 : DC형이면 무조건 기금화를 해야 하나. A : TF에서는 선택지로 기금형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존 ‘DB형’과 ‘DC-계약형’(근로자가 스스로 운용)에 더해, ‘DC-기금형’까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의미다. 다만 의사결정 방식은 현행 퇴직급여제도와 마찬가지로 사업장 단위에서 노조나 근로자대표가 결정하는 구조다. Q : 누가 굴리는 건가. A : 퇴직연금 기금화가 곧바로 ‘국민연금 운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민간 연금 사업자가 운용 주체로 참여한다는 큰 틀은 마련돼 있다. 다만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Q : 외환시장 방어에도 쓰이나? A :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처럼 하나의 단일 기금으로 운용하는 구조라면 모르겠지만, 퇴직연금을 그런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다만 ‘관치금융’ 우려는 있다. 민간 사업자들이 운용을 맡더라도 정부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려워서다. 국내 주식시장의 물량을 떠안거나, 채권시장을 떠받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하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자의 선택권이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B형과 DC형=DB형은 퇴직 시 받을 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방식으로, 통상 ‘퇴직 직전 평균임금 3개월분×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이를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수익이 늘 수 있지만, 손실 위험도 근로자가 부담한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1.22. 8:01
━ 내주부터 은행 실적 시즌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18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됐지만,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여 ‘축포’를 쏘기도 어려운 분위기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추정한(평균치)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44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689억원) 대비 18.35%(3798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8조3610억원으로 2024년(16조5268억원)보다 11.1%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는 5조6951억원이다. 전년 대비 13.3% 증가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5조1775억원, 하나금융은 4조987억원으로 각각 처음 ‘5조 클럽’과 ‘4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도 3조3898억원으로 전년보다 6.9%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사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이자수익은 101조4933억원으로 전망됐다. 2024년(105조8307억원)보다 4.1% 감소한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영업이 위축된 영향”이라며 “다만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거래 수수료와 기업금융(IB) 등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 전체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실적 시즌은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하나금융이 오는 30일,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다음 달 5일, 우리금융이 6일 순서대로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권은 사상 최대 성적표에도 환호하긴 어렵다. 정부가 ‘포용금융’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커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현장 정책간담회에서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고 표현하며, 높은 이자이익을 취하는 금융권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는 이달 8일 서민자금 공급, 취약계층 고금리 부담 완화 등 포용적 금융에 향후 5년간 70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안을 내놨다. KB금융은 2030년까지 총 17조원을 취약계층·소상공인의 성장·재기와 자산형성을 위해 투입하기로 했다. 신한금융(15조원)과 하나(16조원), 우리(7조원) 등 각 금융지주도 수십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요즘 지주들은 잇따라 상생·포용금융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추가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과징금 폭탄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홍콩 ELS 불완전 판매 사태’와 관련해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에 총 2조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사전 통보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지난 21일 시중은행의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 정보 교환을 담합으로 보고 2720억원의 과징금을 결정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확한 과징금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일정 부분 실적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카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포용금융 정책은 사실상 정부 정책을 민간의 돈으로 집행하는 것”이라며 “시장경제 원리에 벗어나지 않도록 저금리 대출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은 별도 기금을 조성해 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나친 정부의 개입이 지속되면 국내 금융사는 ‘규제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2026.01.22. 8:01
해외주식에 투자해 번 돈(차익)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인원이 처음 50만 명을 돌파했다. 22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귀속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 인원은 52만3709명이다. 2023년 귀속 신고 인원(20만7231명)보다 152.7% 늘었다. 50만 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갖고 있던 해외주식을 팔아 번 돈(양도차익)이 연간 250만원을 넘으면 신고하고 양도세를 내야 한다. 연간 250만원까진 기본공제가 되고, 남은 금액에 22% 세금이 붙는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양도세 신고 인원 역시 빠르게 늘었다. 미국 증시 활황 덕분이다. 2024년 당시 1년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23.3%, 나스닥 지수는 28.6% 각각 상승했다. 2024년 이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가 신고한 양도차익은 총 14조4212억원에 이른다. 2023년 3조5772억원의 약 4배 수준으로, 역시 사상 최대다. 1인당 평균 양도차익은 2024년 기준 약 2800만원이다. 2020년 2100만원, 2021년 2800만원으로 늘었다가 2022년 1100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2023년 1700만원에 이어 2024년 다시 2800만원대로 올라섰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22년 442억 달러, 2023년 680억 달러, 2024년 1121억 달러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엔 더 불어 163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발 미 증시 거품 논란, 원화가치 하락 등 부정적 요인에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급격히 늘어난 해외 투자가 원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판단해, 이른바 서학개미를 붙잡기 위한 당근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선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면 매도금액 5000만원 한도에서 양도세를 공제하는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올해 2월 중 출시한다. 오는 6~7월 출시 예정인 국민참여형 성장펀드는 3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등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투자처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종목형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검토 중이다. 박성훈 의원은 “서학개미의 국내시장 유턴을 위해 여러 카드를 쓰고 있지만, 고육지책일 뿐”이라며 “규제를 뜯어 고치고 기업 성장 사다리를 키우는 경제 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6.01.22. 8:01
현대자동차 노조가 인공지능(AI)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은 노사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해 향후 생산 현장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AI 로봇 도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해 생산라인에 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노조는 아틀라스가 주목받으며 현대차 주가가 폭등한 상황에 대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라고 했다. 아틀라스 기술로 현대차가 주목받은 것은 환영하지만, 현장 투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노동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는 “어떤 상황이 와도 노동자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며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3억원)의 인건비가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하므로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노리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공지능 로봇 투입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으로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국내 고용 불안정 문제도 지적했다. 노조는 국내 공장의 생산 물량 부족은 미국 조지아의 현대차메타플랜트(HMGMA)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HMGMA는 미국 판매량 증가에 발맞춰 현재 연 30만 대 규모의 설비를 2028년까지 50만 대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수정([email protected])
2026.01.22. 8:01
━ 가격경쟁 전기차 대전 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가 한국에서 ‘저가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국산 전기차도 가격을 인하하며 대응에 나섰다. 올해 국내에 20종 이상의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아는 22일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5 롱레인지’ 모델 가격을 280만원 내리고, ‘EV6’는 300만원 내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V5 롱레인지 가격은 가장 저렴한 ‘에어’ 트림 기준으로 4575만원으로 조정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전기차 전환지원금을 적용하면 서울시 기준으로 3728만원 수준에서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EV6는 스탠다드 모델 4360만원, 롱레인지 모델 4760만원부터 시작하며, 보조금 등을 더하면 각각 3579만원, 388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로 출시된 EV5의 기본형 모델인 ‘EV5 스탠다드’는 가장 저렴한 트림 기준으로 431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돼, 보조금 등을 더하면 실구매가가 3400만원대로 낮아질 수 있다. EV3·EV4의 경우 할부 혜택을 늘렸다. 이들 모델을 M할부 일반형(원리금균등상환)으로 구매할 경우 48개월 0.8%, 60개월 1.1%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가격 매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수입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테슬라·폴스타·비야디(BYD) 등 생산거점이 중국인 수입 전기차 브랜드는 유독 한국에 초저가 전략을 쓰고 있다. 테슬라가 공식 진출한 세계 50개국의 ‘모델3 퍼포먼스’ 차량 가격을 분석해보니 50개국의 평균 판매가는 원화로 환산했을 때 9120만원이었다. 그런데 테슬라는 한국에서 이 차량을 3000만원 넘게 싼 5999만원에 팔고 있다. 50개국 중 홍콩을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싸다. 미국(8053만원), 유럽(9880만원)은 물론 모델3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7170만원)보다도 1200만원 가까이 싸다. 폴스타, 비야디 등 국내에 진출한 다른 전기차 브랜드도 비슷하다. ‘폴스타4’는 미국·유럽에선 8000만~1억원 수준이고, 중국에서도 7000만원이 넘지만 국내선 6690만원에 판매된다. 비야디도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판매가가 월등히 저렴하다. 최근 저평가된 원화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권장소비자가 자체가 낮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독보적인 자국내 점유율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1개 회사가 지배하는 독특한 시장이다. 이런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다소 출혈이 있더라도 가격 경쟁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는 해외에서 7000만~1억원 선에 팔리는 중국 지커(Zeekr)의 중형 전기 SUV ‘7X’가, 국내에는 올해 5000만원대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비야디도 한국에서 2000만원대 저가형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가격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곧 전기차 구매 혜택 등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경쟁이 치열한 중국은 이미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크게 가격을 내렸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인하할 여지가 많다”며 “정부 보조금 지급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 브랜드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남윤서([email protected])
2026.01.22. 8:01
다이슨이 22일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로청)인 ‘스팟앤스크럽 Ai’을 공개했다. ‘로보락’ 등 중국 브랜드가 점유율 70%를 장악한 국내 로청 시장에서, 오랜 기간 쌓은 청소기 기술력을 앞세워 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미디어 행사를 연 다이슨은 로청과 함께 ‘클린앤워시 하이진’ 물청소기, ‘허쉬젯 컴팩트’ 공기청정기 등도 공개했다. 가장 주목받은 건 스팟앤스크럽 Ai다. 다이슨은 2024년 한국에 로청 제품을 출시했지만, AI를 탑재한 로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슨 로슨 맥클린 다이슨 시니어 디자인매니저는 “첨단 AI 기술로 반려동물의 배설물이나 커피 얼룩 등 액체 유형을 식별해, 깨끗해질 때까지 최대 15회까지 청소 과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물청소 과정에서 발생한 오수가 다시 바닥에 닿지 않게 12개 지점에 물 공급 시스템을 적용해 롤러가 회전할 때마다 60도 고온수로 세척되도록 설계했다. 청소가 끝나면 45도 열풍으로 롤러를 건조해 박테리아 번식을 막는다. 클린앤워시 하이진 물청소기는 한국 소비자의 청소 방식에 주목한 제품이다. 지난해 다이슨이 세계 28개국 2만331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한국인은 한 번 청소할 때 평균 1시간이 걸리며 이 중 20분 이상을 물청소에 할애한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앤워시 하이진은 악취의 원인이던 필터를 없앤 ‘필터프리’ 제품으로 먼지와 부스러기뿐 아니라 젖은 머리카락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 또 완전히 눕힌 상태에서 작동시켜 11.3㎝의 좁은 틈새 공간까지 들어갈 수 있다. 공기청정기 허쉬젯 컴팩트는 항공기 제트 엔진의 소음 저감 장치인 ‘허쉬 키트(Hush Kit)’에 착안해 설계했으며 작동 소음이 19㏈(데시벨)로 일반적인 대화(60㏈) 수준보다 조용하다. 이번 다이슨 신제품들은 국내 로청 시장을 노린 승부수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200만원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스팟앤스크럽 Ai 가격을 179만원으로 책정해 경쟁력을 높였다. 클린앤워시 하이진 물청소기는 69만9000원, 허쉬젯 컴팩트 공기청정기는 49만9000원이다. 청소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점도 강조했다. 맥클린 매니저는 “청소기가 뭔가를 들어 올리는 것 보다는 장애물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무엇을 치워야 할지 판단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청소를 끝내는 게 사용자에게 더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이우림([email protected])
2026.01.22. 8:01
아마존이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 맞춤형 건강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챗봇에 건강 정보를 묻는 이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AI 기업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자사 유료 의료 서비스 플랫폼 ‘원 메디컬’(One Medical) 회원을 대상으로 AI 기반 의료 에이전트(비서) ‘헬스AI’를 출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헬스AI는 아마존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베드록’(Bedrock)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의료 기록을 활용해 필요한 건강 정보들을 제공한다. 검진 결과를 해석하고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 건강 지침을 내려주는 식이다. 아마존 외에도 최근 오픈AI·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은 헬스케어 시장을 겨냥한 신규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앤스로픽은 AI 챗봇 클로드가 이용자 의료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건강 관리 특화한 서비스 ‘클로드 포 헬스케어’를 공개했다. 이용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개인 건강 데이터를 의사와 공유할 수 있고, 의료진은 이를 토대로 진료 기록을 생성해준다. 앞서 오픈AI도 8일 비슷한 기능의 ‘챗GPT 헬스’를 내놨다. AI 챗봇에 건강 정보를 묻는 이용자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오픈AI에 따르면 챗GPT 주간활성이용자(WAU) 8억 명 중 2억3000만 명 가량이 매주 챗GPT에 건강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AI 기업들은 이 수요에 따라 이용자들의 개인 건강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의료 데이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오픈AI는 챗GPT 헬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12일 미국 의료AI 개발사 ‘토치’를 1억 달러(약 1470억원)에 인수했다. 2024년 설립된 토치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개인의 의료 기록을 통합해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미국의 의료 정보 AI 검색 스타트업 ‘오픈에비던스’도 21일 기업 가치 120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2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챗봇이 제공하는 건강 정보가 아직 부정확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비영리 의료연구기관 ECRI(응급의료 연구소)는 21일 ‘의료 AI에 숨은 위험’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의학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AI챗봇 오용’을 꼽았다. ECRI는 보고서에 “이미 AI가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불필요한 검사와 품질이 낮은 의료용품을 권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AI 의존도가 커지면, 심각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우([email protected])
2026.01.22. 8:01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 80곳에 상생기금 30억원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설 명절 전에 협력사 구성원 4500여 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해당 기금은 SK이노베이션 구성원들이 기본급 1%를 기부하고,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자하는 ‘1%행복나눔기금’을 통해 마련됐다.
2026.01.22. 8:01
깨끗한나라는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가치실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최현수(사진) 회장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며, 매달 고객의 목소리에서 제기된 문제를 논의하고 분기마다 품질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2026.01.22. 8:01
신임 IBK기업은행 은행장으로 장민영(62·사진) IBK자산운용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금융위원회는 장 대표를 28대 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장 내정자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자금운용부장 등을 거쳤다.
2026.01.22. 8:01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인호(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 선임했다고 22일 밝혔다. 최 최종 후보는 20·21대 부산 사하갑 재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지내 주택·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6.01.22. 8:01
애플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Siri)는 그간의 부진을 털고 설욕할 수 있을까. ‘AI 지각생’ 애플이 시리를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형태로 개편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차기 스마트폰과 PC 운영체제(OS)에서 챗봇 기능을 갖춘 시리의 새 버전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캄포스’(Campos)라는 코드명이 붙은 이번 개편이 완료되면 시리는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이용자와 보다 더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시리의 성능은 과거 단답형 대화 수준에서 최근 문맥 파악 능력 등이 개선됐지만, 경쟁사의 AI 서비스보다 여전히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의 이번 결정을 두고 시장 수요에 맞게 서비스 전략을 바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그동안 오픈AI, 구글 등이 대중화 한 챗봇 방식의 AI 기능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6월 “애플은 사용자가 한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채팅 창으로 이동하는 걸 원치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IT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챗봇 인터페이스가 익숙해지고, 주요 경쟁사들 역시 AI 챗봇을 운영체제 수준으로 통합하고 있어 애플도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애플은 그간 독자적인 AI 모델을 개발해왔던 ‘폐쇄주의’ 전략도 내려놨다. 새로 선보일 시리의 두뇌는 경쟁사인 구글이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져 왔던 애플은 최근 자체 AI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공식 채택했다. 애플은 챗봇 기능을 갖춘 시리의 새 버전을 오는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공개하고, 9월에 출시하는 iOS·아이패드OS·맥OS 27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구글의 제미나이 3에 필적하는 고급 맞춤형 모델로 구동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강광우([email protected])
2026.01.22. 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