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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11월까지 19만 2285대 판매 벌써 연간 최다 경신...정의선號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 적중

[OSEN=강희수 기자] '연간 최다 19만 2285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올해가 채 끝나기도 전에 거둔 성적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벌써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을 유연하게 생산/판매하는 전략으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과 전기차 캐즘 극복을 이끌고 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판매가 19만 2285대를 기록해 이전 최다 판매량인 2023년의 16만 6622대를 넘어섰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 이후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2018년 처음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사양을 갖춰 2019년 10만 7514대, 2020년 15만 7133대, 2021년 15만 7688대로 지속 증가해 현대차의 대표 SUV로 자리잡았다. 2022년에는 15만 1427대로 소폭 감소했으나 현대차가 2022년 첫 부분변경 모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며 2023년에 전년 대비 10% 증가한 16만 6622대 팔렸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에도 16만 5745대로 2년 연속 16만 대 이상을 판매돼 스테디 셀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는 현대차가 2018년 처음 출시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출시해 국내외에서 두루 인기를 얻었다.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5만 5291대, 해외에서는 13만 6994대가 팔려 처음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팰리세이드는 해외의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량은 2019년 출시 이후 올해 11월까지 59만 2425대를 기록해 팰리세이드의 누적 해외 판매량(76만 1927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팰리세이드의 인기 요인으로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신차 효과와 함께 친환경차 라인업의 대세로 자리잡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꼽고 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넉넉한 실내 공간성에 3열 공간 기반의 7인승 및 9인승 모델로 구성되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최초 적용해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 2개의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E-라이드’, ‘E-핸들링’ 등 구동모터를 활용한 주행특화 기술을 적용해 주행성능을 향상시켰고 실내 V2L과 스테이 모드 등의 기능을 추가해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었던 EV 특화 편의 기술을 하이브리드 모델 최초로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11월 팰리세이드의 국내 판매량 5만 5291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3만 3,862대로 61% 이상을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2만대 이상 팔려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수요 정체의 반사이익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함해 18개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여가 활동의 증가와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니즈 확대로 현대차의 대표 SUV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높은 연비와 우수한 성능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팰리세이드의 판매량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팰리세이드 글로벌 판매(단위 : 대)    ♦팰리세이드 2025년 1~11월 트림별 판매(단위: 대) ♦팰리세이드 미국 판매(단위 : 대)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12.28.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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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ㆍ다이소 등 ‘늑장 정산’ 제동…대금 지급기한 절반으로 줄인다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물품을 직매입할 경우 대금 지급 기한이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대폭 단축된다. 쿠팡과 다이소 등 일부 유통업체들이 법정 기한인 60일을 거의 다 채우고서 대금을 지급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티몬ㆍ위메프 사태와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정위는 관련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재 대규모 유통업자는 법에 따라 상품을 수령하면 60일 이내에 대금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60일 이내라는 규정만 지키다 보니 일부 유통업체들은 법정 기한을 꽉 채워 대금을 늦장 지급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쿠팡의 경우 2021년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으로 60일 규정이 생기자 종전에 50일 정도에 지급하던 대금을 60일이 다 되어 주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공정위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납품업체와 직매입 거래를 하는 기업 중 쿠팡과 다이소 등 9개 업체는 물건을 받은 후 평균 53.2일이 지난 후에 대금을 지급했다. 업체별로는 쿠팡 52.3일, 다이소 59.1일, 컬리 54.6일, M춘천점ㆍ메가마트 54.5일, 전자랜드 52.0일, 영풍문고 65.1일, 홈플러스 46.2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40.9일 등이다. 이들 9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유통업체들은 직매입 시 평균 16.2일이 지난 후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쿠팡 등 9개 업체와 거래한 납품업체들은 나머지 업체와 거래하는 납품업체보다 한 달 이상을 더 기다려야 돈을 받는다. 특히 이들 업체가 대금 지급을 지연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금을 여러 번 나눠 정산하는 방식도 이용하고 있다.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대형마트나 온라인몰 등이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직매입 거래는 납품 대금 지급 기한이 상품 수령일로부터 60일에서 30일 이내로 단축된다. 직매입 방식으로 거래하더라도 한 달 매입분을 한꺼번에 모아서 정산하는 방식은 매입 마감일인 월별 말일로부터 2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대다수의 유통업체가 30일 이내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법정 상한인 60일에 근접해 대금을 지연해 지급하는 9개 유통업체의 지급 관행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TV홈쇼핑, 아울렛 등에서 주로 이뤄지는 특약 매입, 위수탁, 임대을 거래의 지급 기한은 현행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에서 20일로 줄어든다.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나 임대료 등으로 받은 후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내년 초 법 개정을 추진한 후 유통업계가 바뀐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법 공포 후 1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금 정산 안전성이 높아지고, 자금 유동성이 개선돼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균형 있는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2.28.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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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취약’ 1인 가구 절반은 청년층…10명 중 7명은 고시원 거주

#직장인 이모(29)씨는 서울 노원구 한 고시원에서 6개월째 거주 중이다. 책상과 침대만으로 꽉 차는 13.2㎡(4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직장과 가까우면서도 보증금 없이 바로 입주할 방을 찾다 보니 고시원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어차피 퇴근하고 잠만 자기 때문에 고시원도 살기 나쁘진 않다”면서도 “여력만 된다면 당연히 일반 원룸으로 이사 가고 싶다”고 했다. 이씨처럼 최저주거기준(14㎡)에 미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주거 상태에 놓인 1인 가구의 절반을 20대가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이렇게 취약한 청년층 1인 가구는 공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1인 가구 주거실태 및 취약성 분석을 통한 주거정책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가구 수 대비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1980년 4.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6.1%(전체 2229만4000가구 중 804만5000가구)로 급증했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주거환경이다. 보고서는 1인 가구가 얼마나 취약한 주거 상태에 놓여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2023년 ‘주거실태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소득 수준 ▶임차 가구의 주거비 부담 등을 분석했다. 국토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최저주거 면적 기준은 14㎡인데, 전체 1인 가구의 5.4%(40만478가구)가 이에 못 미치는 공간에 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1인 가구의 45.1%(3275가구), 20대의 8.7%(13만9593가구)가 기준 미달 주거환경에 처해있었다. 소득 수준에서도 1인 가구의 28.7%가 중위소득 50% 이하의 빈곤 상태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중 임차 가구는 463만 가구에 달하는데, 이중 25.2%는 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이 30%를 초과하는 주거비 과부담 상태였다. 보고서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중위소득 50% 이하’ ‘RIR 30% 초과’ 등 삼중고를 모두 겪고 있는 가구를 ‘복합위기 가구’로 정의했다. 이런 가구는 총 11만6882가구(임차 1인 가구의 2.6%)로 나타났는데,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48%로 절반에 육박했다. 주거유형을 살펴보면 복합위기 가구의 73.3%는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적 지원 혜택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정부가 제공하는 주거안정 월세 대출, 공공임대주택, 주거급여 등을 받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복합위기 1인 가구의 67%는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 중에는 지원을 받은 가구가 아예 없었다. 보고서는 “공공지원을 받지 못하는 10~20대 복합위기 가구는 저소득층이지만 수급자가 아닌 부모의 자녀이거나, 지원 대상이 되지만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하는 가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복합위기 가구에 대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특히 고시원 거주 청년층에 대한 우선 개입 및 발굴 연계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지난 26일 발표한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2026~2030년)’에서 10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청년 월세 지원 대상 확대를 내세웠다. 그간 한시적으로 운영된 2년간 월 최대 20만원 지원을 내년부터 계속 사업으로 전환하고, 소득 요건 완화 등을 검토해 지원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저주거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하고, 반지하·고시원 등 주거 취약 청년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2.28.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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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포퓰리즘" 비판했던 이혜훈…청문회 부메랑 되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변수는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다. 이 후보자는 보수진영의 ‘경제통’으로 재난지원금 등 돈 풀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이런 이유로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국정철학에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내다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주로 기획재정위원회 등을 거치며 경제 분야를 다뤄왔다.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문재인 정부 등이 추진해 온 확장재정을 꾸준히 비판해왔다. 특히 재난지원금과 민생회복쿠폰 등 현금성 예산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지난해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서울 중ㆍ성동을 후보로 나서 민주당을 겨냥해 “지원금을 주느라 세금을 더 걷든 부채를 더 발행하든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 민간 여력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것이 구축효과”라며 “퍼주기 팽창 재정과 통화 정책 때문에 지금의 끔찍한 고물가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은 국민 앞에 사죄부터 하시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는 성장에서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하며 확장재정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민생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확대 등도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이 후보자를 예산을 책임지는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게 파격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의 이 후보자의 행보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계엄 후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고, 탄핵 반대 집회에도 등장했다. 이런 행보 때문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차 내란 특검을 하고 내란 정당을 해산시키겠다면서, ‘계엄 옹호, 윤 어게인’하는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지명하는 이재명 정권,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라고 비판했다. 관가에서는 이 후보자 발탁을 두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란 반응이다. 관가에서는 관료 출신이나 민주당 소속 의원이 초대 장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솔직히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일각에선 선거용 대통합 인사란 말도 나온다”고 했다. 이 후보자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고, 민주당과도 가까운 한 전직 관료는 “정치적으로는 좋은 카드일 수 있겠지만, 국민 경제에 좋은 카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치적 색깔로 누구든 불이익 주지 않고 적임자는 어느 쪽에서 왔든지 상관없이 기용한다는 이 대통령의 방침에 깊이 공감한다”며 “성장과 복지 모두를 달성하고 지속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는 평생 경제를 공부하고 고민해 온 저 이혜훈의 입장과 똑같다”고 밝혔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2.28.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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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평균 환율 1421.9원, 외환위기 때보다 높다…"내년에도 1400원대 뉴노멀"

연말 외환 거래 마감을 이틀 앞둔 가운데 올해 들어 평균 달러당 원화값이 1421.9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국면이었던 1998년 평균(1394.9원) 밑으로 원화가치가 내려갔다(환율은 상승). 최근 정부가 ‘환율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앞으로 1년간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로 굳어질 거라고 내다봤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주간 거래 종가 기준 달러 당 원화값 평균은 1452.6원이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1696.9원)와 계엄 사태 직후인 올해 1분기(1452.9원)에 이어 세 번째로 원화가치가 낮다.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평균 달러당 원화값도 1421.9원으로, 1400원대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연이어 고강도 환율 대책을 내놓으며 매년 마지막 거래일에 결정되는 연말 종가 환율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말 종가 환율은 기업·금융기관 등이 재무제표상 외화 부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이때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내년도 대출·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지난주 초 원화값이 1480원대까지 추락하자, 정부는 24일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고강도 메시지를 냈다. 또 해외 주식 매도 양도소득세 면제(최대 5000만원) 같은 대책도 내놨다. 당국의 움직임에 달러당 원화가치는 24~25일 이틀 새 43.3원이나 올랐다(환율은 하락).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소식까지 전해지며 장중 환율은 1440원대로 자리 잡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환율은 144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연말 종가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1997년 말(1695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말(1472.5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해외 IB도 향후 1년간 달러당 원화값이 1420~143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개 해외 IB의 향후 12개월 환율 전망치 평균은 1424원으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 1390원, 노무라 1380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395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IB가 1400원대 환율을 ‘뉴노멀’로 봤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xternal Sector Report)에서 지난해 기준 달러 대비 원화의 적정 환율을 1330원대로 추산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맞는 수준으로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수급 불균형 등 중장기 과제에도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28.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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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한달 만에 ‘뒷북 사과’...“전방위 압박에 회사 지키지 나선 듯”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한 지 29일 만의 ‘늑장 사과’다. 그간 거센 책임론 속에서도 침묵하던 김 의장이 대통령실까지 나선 전방위 압박과 여론 악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뒤늦게 입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의장은 지난 25일 발표한 자체 조사를 근거로 “유출 규모가 3000명”이란 주장을 거듭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 의장은 사과문에서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많은 국민이 실망한 지금의 상황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또 “사고 직후 미흡했던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드린다. 무엇보다 내 사과가 늦었다”며 사고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처음부터 다시 신뢰를 쌓겠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국 고객들에게 조속히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보안 조치와 투자를 전면 쇄신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과문은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 제출 직후에 나왔다. 김 의장과 그의 동생 김유석 쿠팡 부사장은 지난 17일에 이어 오는 30~31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사유서를 지난 27일 제출했다. 청문회엔 이미 물러난 박대준 전 쿠팡 대표와 미국인인 해럴드 로저스 임시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김 의장이 여론 악화와 정치권의 비판을 고려해 ‘서면 사과’를 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쿠팡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회사 지키기’ 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사과문이 나온 건 다행이지만, 이미 고조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도 “기업의 사과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만시지탄”이라고 지적했다. 사과문의 상당부분이 해명에 할애된 점도 논란이다. 김 의장은 “(뒤늦은 사과가) 잘못된 판단이었다”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 “모든 자원과 인력을 투입해 상황을 해결하고 2차 피해 방지에 전적으로 지원했다”, “말뿐인 사과보단 행동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셀프 면죄부’ 논란을 낳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정부와의 협력”을 세 차례나 강조했다. 그는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와 전면적으로 협력해왔다. 사고 직후 유출자를 특정해 정부에 통보했다”며 “정부와 협력해 사용된 장비와 유출된 정보를 신속히 회수했으며 모든 관련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어 “오정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유출자 접촉부터 장비 회수까지 정부와 협력해서 이뤄졌다는 얘기다. 김 의장은 “유출자의 컴퓨터에 저장된 고객 정보가 3000건으로 제한돼 있었음이 확인됐고, 이 또한 외부로 유포되거나 판매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서 정부는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확인된 내용이 아니다”며 쿠팡에 항의했으며, 전문가들 역시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발표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조사 결과를 다시 주장하면서 소비자들은 무엇을 믿어야할 지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5.12.28.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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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맘 돌릴 RIA 설계 고심..."관건은 조세회피 얌체족 방지"

정부가 환율 안정 대책으로 내놓은 서학개미 유턴용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두고 ‘절세 얌체족’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식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누려놓고 다시 해외에 투자하면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이를 방지할 대책을 검토 중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를 활용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기간 해외 주식을 매입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5000만원어치 테슬라 주식을 팔아 삼성전자 주식을 산 다음, 곧장 다른 돈으로 테슬라 주식을 담는 ‘스위치 투자자’에게는 비과세 혜택을 주지 않거나 축소하는 식이다. 만약 RIA로 국내 주식 5000만원어치를 사놓고 다른 해외 주식 계좌로 테슬라 2000만원어치를 더 샀다면 그 차액인 3000만원에 대해서만 비과세를 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아니면 일정 한도 이상 해외 주식에 재투자할 경우 아예 비과세 감면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법도 있다. 앞서 기재부는 12월 23일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판 뒤 RIA를 통해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세(20%) 등을 1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한도는 매도 금액 기준 최대 5000만원이다. 그러자 서학개미 사이에선 어느 정도 수익이 난 해외 주식을 매도해 비과세 혜택을 받고, 기존 국내 주식을 팔아 다시 해외에 투자하면 된다는 식의 ‘체리 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선택)’이 가능할 거란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RIA를 악용해 양도세 감면 과실만 따 먹도록 내버려 두진 않는다는 방향성은 일관되게 가지고 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는 대로 법안이나 시행령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의 모든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은 데다 행정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년간 해외 투자를 못 하게 한다면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환율 안정과 국내 투자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채찍보다는 당근이 더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며 “일단 세제 혜택을 노리고 국내로 들어온 돈이 최대한 국내에 오래 머물도록 하려면 장기투자펀드에 대한 세금 감면 한도를 더 늘려주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RIA 투자 대상에는 채권형 또는 주식ㆍ채권 혼합형 ETF도 포함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5000만원 전액을 다 투자하는 건 불가능한 만큼 원화 예수금(현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환율 안정 대책의 일환인 만큼 일단 국내로 돌아오게 한 다음 투자 대상을 물색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금투업계에서 국내 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 비중을 100%로 하는 건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의견이 나와 70~80% 수준으로 완화할지 검토 중”이라며 “정확한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주식 비중이 과반을 훨씬 웃돌긴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1월 중순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국회 논의를 거쳐 2월엔 증권사들이 RIA 계좌를 출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RIA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든 1개만 개설하면 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김경희([email protected])

2025.12.28.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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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총수 논란 다시 불붙는다…공정위 “내년 더 면밀히 살필 것”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기업집단 총수)으로 지정될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년도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고강도 검증을 예고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은 쿠팡이 기업집단에 포함된 2021년부터 동일인 지정을 피해왔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데다, 친족이 쿠팡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등 이유였다. 기업집단 총수로 지정되면 사익편취 금지와 친ㆍ인척 자료 제출 등 각종 법적 의무가 부과된다. 공정위는 ▶기업을 지배하는 자연인이 최상단 회사를 제외한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고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에 출자하지 않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자연인과 친족이 국내 계열사 간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차(貸借)가 없는 경우 등 예외 조항을 충족하면 법인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쿠팡도 이런 예외조항을 모두 충족해 김 의장이 아닌 쿠팡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 문제가 다시 불거진 건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배송캠프 관리부문 총괄(부사장)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쿠팡에서 수년간 수십억원 상당의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부사장급 직위도 갖고 있다. 고액 보수와 직급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경영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는 이유다. 공정위 관계자는 “급여 액수나 주식 보상 등 경제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 부사장이 임원으로서 경영에 관여했는지 여부”라며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확인될 경우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해까지는 김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해왔다. 지난해 5월 기업집단 지정 발표 당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김 부사장은) 쿠팡Inc 소속으로 국내 쿠팡 주식회사에 파견근무하고 있는 사실은 확인이 되지만 이사회 참여나 투자 활동, 임원 선임 등 경영 참여 사실은 없는 것으로 소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에도 김 부사장의 연봉과 양도제한 조건부주식(RSU)으로 받은 쿠팡 지분 등을 놓고 공정위의 이런 판단이 적절한 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공정위는 그동안 쿠팡Inc에서 쿠팡으로 파견된 인력 170명 중 140명이 김 부사장과 비슷한 직급인 데다, 급여 등도 임원에 비해 낮아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해왔다. 공정위는 매년 김 의장으로부터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확인서를 받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 관련 사회적 논란이 큰 만큼 내년 동일인 지정 때는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 등을 더 면밀히 살펴볼 수밖에 없다”며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확인된다면, 그동안 허위 자료를 제출해 온 것인 만큼 김 의장에 대한 고발 등의 제재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2.28.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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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액 도착" 누르면 0원…이런 기만 광고에 과징금 7100만원

"새 환급액이 도착했어요" 등의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속인 세무 플랫폼 '삼쩜삼' 운영 사업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의 세금 환급 대행 서비스와 관련한 거짓·과장, 기만적인 광고 행위에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7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255만여명의 소비자에게 접근성이 높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광고하며 끼친 영향력과 종합소득세 환급이라는 생소한 분야로 광고에 의존한 구매 결정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액 과징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쩜삼은 2023년께부터 매출에 직접 연관된 유료 서비스인 '신고 대행 서비스' 이용을 높이기 위해 무료 서비스인 '예상 환급금 조회'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했다. 업체는 환급금 발생 여부를 알 수 없는데도 "환급액 도착", "환급액 우선 확인 대상자입니다" 등 문구로 마치 환급금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했다. 업체는 "환급금을 확인한 분들은 평균 19만7500원의 환급금을 되찾아가셨어요"라고 모든 이용자 평균 환급금인 것처럼 안내했다. 그러나 이는 유료 서비스인 신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받은 평균 환급금이었다. 또한 "평균 53만6991원의 환급금 확인이 필요해요"라고 광고했으나, 이는 추가공제 특별 요건을 충족한 이용자의 평균 환급금이었다. "근로소득자 2명 중 1명은 환급대상자!"라는 광고는 국내 전체 근로소득자 2명 중 1명이 환급대상자인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삼쩜삼을 이용한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였다. 공정위는 이런 광고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지,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하는지를 면밀하게 심사한 결과 부당한 광고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세무 플랫폼의 부당한 광고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종합소득세 신고 및 세금 환급이라는 소비자의 사전 정보가 부족한 분야의 거짓·과장, 기만적 광고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2.28.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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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구조조정' 롯데케미칼 체질개선 본격화…"범용 석화에서 스페셜티로"

지난달 ‘1호 석유화학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롯데케미칼이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과 동시에 본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기존의 범용 석화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28일 “국내 석유화학(석화) 산업 구조전환 국면에서 NCC 통합 재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6일 충청남도 대산 산업단지에서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NCC 생산 설비를 줄이는 내용의 업계 첫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내년 1월 중 정부 승인이 확정되면 세제혜택 등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구조조정을 계기로 고부가·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속에서 기존 범용 석화 사업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전라남도 율촌에서 연간 총 50만t 규모의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가동한다.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혼합물) 생산공장으로, 모빌리티·정보기술(IT) 등 주요 핵심 산업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생산한다. 일부 라인은 지난 10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향후 기술력 기반의 고부가 ‘수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충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사업도 확장한다. 현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품질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미래 수요에 맞춰 AI용 고부가 회로박(회로기판을 만드는 동박) 공급을 늘려 글로벌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울산에선 지난 6월부터 20메가와트(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내년까지 발전소 총 4기를 운영해 누적 8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대산에선 지난달부터 국내 최대 규모 고압 수소출하센터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를 청산하는 등 지난해부터 국내외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약 1조70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수익성 제고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활동을 지속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스페셜티 전환은 이미 일본이 거쳐갔던 생존전략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일본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조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총 세 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석화 사업 체질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014년 ‘산업경쟁력강화법’에 따라 6년 내 에틸렌 30%를 감축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고, 프라임폴리머·미쓰비시케미컬·스미토모화학 등 대형 석화사들을 중심으로 헬스케어·스페셜티·ICT(정보통신기술) 등 미래 성장 사업 투자를 확대했다. 한국에서도 스페셜티 전환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LG화학도 기존 3대 성장동력(전지소재·글로벌신약·지속가능성)에 ‘석화 고부가 전환’을 추가해 4대 성장동력으로 재편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당장에 이익이 되는 범용 제품에 집중하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업계 스스로도 노력해야 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상현([email protected])

2025.12.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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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는 넘겼지만, 이번엔 ‘환율’이 발목…기업들 “새해 경기 나빠요”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기업 다수가 내년 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수출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관세 다소 회복됐지만, 고환율이 원가 부담을 키우면서 여전히 경기 반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7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74)보다 상승했지만, 18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고 본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부정적 전망에는 환율 부담이 작용했다. 고환율(원화가치 하락)이 기업 실적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실적이 악화됐다’는 응답이 38.1%에 달했다. 이 중에는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내수기업’(23.8%), ‘수출 기업이지만 수입 원가 상승폭이 더 큰 기업’(14.3%)이 많았다. 반면 ‘고환율로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내수 의존도가 높을수록 환율 충격은 더 컸다. 내수기업 전망지수는 74로 직전 분기와 같았다. 수출 기업 전망지수가 90으로 16포인트 반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전망지수(75)가 대기업·중견기업(각각 88)보다 낮았다. 대기업은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 불확실성 완화로 수혜를 봤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은 고환율로 인한 원가 부담을 상쇄하지 못해 부담이 누적됐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들의 내년도 전체 경영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환경 인식 조사’(150개사 응답)에서는 52.0%가 “내년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꼽은 글로벌 리스크 1순위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26.7%)였다. 보호무역·수출 장벽(24.9%), 세계 경제 둔화(19.8%), 에너지·원자재 가격 불안(15.3%)이 뒤를 이었다. 대내 경영 리스크로는 ‘내수 부진 및 회복 지연’(32.2%)이 가장 많았고, ‘인플레이션 심화’(21.6%), ‘금리 인하 지연·인상’(13.1%), ‘정책·규제 불확실성’(12.5%)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수출 호조로 경기 회복 기대는 살아났지만, 고환율과 내수 정체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며 “정부가 근본적 경제 체질 개선을 과제로 삼아 위기 산업을 재편하고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2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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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주항공 참사 1년…"LCC는 정비 인력 오히려 줄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발생 1년이 지났지만, 국내 항공 안전 현장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 안전과 직결하는 여객기 정비나 기체 자체 분야의 근본적인 변화는 제한적이고, 국내 항공 안전을 총괄하는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1년 넘게 공석이다. 28일 중앙일보가 제주항공 참사 이후 항공업계의 안전 분야 투자와 채용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주요 항공사들은 안전 교육과 내부 시스템 개선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항공기 정비와 기체 교체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항공사는 정비 인력을 충원했지만, 구조적 변화를 이끌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제히 ‘안전제일’을 외쳤지만, 어디에 돈을 썼는지는 차이가 뚜렷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정비·기체 중심으로 투자한 반면, 다수의 저비용항공사(LCC)는 2024년 대비 2025년 안전 투자액을 늘리면서도 상당 부분을 교육·훈련과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에 배분했다. 정비·부품·기체 관련 투자는 소폭 늘었거나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1대당 항공정비사는 지난해 말 17.4명에서 이달 19.1명으로 늘었다. 아시아나도 16명에서 18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에어로케이 18.2→ 13.8명 ▶에어프레미아 16.7→ 14명 ▶이스타항공 13.9→ 12.5명 ▶티웨이항공 12.9→ 11.5명 등 LCC군에 있는 다수의 항공사에선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사고가 발생했던 제주항공도 12.5명에서 11.9명으로 감소했다. 김연명 한서대학교 항공산업공학과 교수는 “정비 인력과 기체 투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특히 일부 LCC는 정비고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도 있어 인력 충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 인력을 꾸준히 확충하고 있음에도 과거 관리 부실 사례들이 뒤늦게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면서, 항공사들의 안전 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항공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제주항공에 총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비사 3명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조사 결과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비행 전후 점검 (PR/PO)’을 규정된 48시간 이내에 수행하지 않았고, 엔진 결함 발생 시에도 고장탐구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아 동일한 결함이 반복되는 등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항공 외에 티웨이항공은 엔진 점검 주기를 임의로 설정하고 정비 기록을 삭제·수정한 사실이 적발돼 과징금 26억500만원과 함께 정비사 3명에 대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항공 역시 부적절한 정비 행위로 과징금 1억3300만원과 정비사 2명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제도적 공백도 여전하다. 상징적으로 한국공항공사의 사장 임명이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며 공항 안전 관리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항공 안전 강화를 강조해 온 정부 기조와 달리,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 수장이 장기간 부재하자 익명을 요청한 한 항공 전문가는 “비상식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사고 이후 항공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제도적 리더십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전 문제는 현장 대응뿐 아니라 정책 결정과 관리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데, 컨트롤타워가 흔들리면 현장도 힘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추가 채용을 해 항공안전 감독관 수를 기존 40명에서 53명으로 늘렸다. 항공안전 감독관은 항공사의 정비·운항·교육·안전관리체계(SMS)를 상시·불시로 점검하는 핵심 인력이다. 사고 발생 시 원인 조사뿐 아니라 평상시 항공사별 안전 관리 수준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증원이 ‘첫걸음’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앙일보는 올해 1월, 국내 항공안전 감독관 1명이 감독하는 항공기 수가 항공 선진국의 7배에 달한다는 점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국토부 산하 지방항공청에 배치된 감독관 30명이 국적 항공사 9곳의 항공기 411대를 관리·감독해 감독관 1명당 항공기 14대를 담당하는 구조였다. 미국과 프랑스는 감독관 1명이 항공기 2대 안팎을 관리하는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독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항공기 대수와 운항 편수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항공안전 감독관은 “현실적으로 감독관 1명이 담당하는 항공기 수를 줄이지 않으면 점검의 밀도를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국내 항공산업에 사모펀드 등 신규 자본이 유입되면서 안전을 비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항공사들도 최소한의 법적 기준만 따르는 걸 넘어 충분한 수준으로 안전을 위해 투자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우.이우림([email protected])

2025.12.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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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백 판교점 연매출 '2조 클럽' 가입…고성장 비결 3가지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빠르게 연매출 ‘2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28일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누적 매출이 전날 기준으로 2조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2015년 8월 판교점 개점 이후 10년 4개월 만으로, 업계 최단기간 달성이라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판교점의 매출(1조 7300억원)보다 약 16% 증가한 수치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올해(1월~10월) 국내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2%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전반적인 유통 불황 속에서도 판교점이 성과를 낸 배경에는 ▶명품 상품기획(MD) 경쟁력 ▶광역 상권 고객 확보 ▶체험 중심의 콘텐트 전략 등이 꼽힌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모든 점포 중 가장 많은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에르메스ㆍ롤렉스ㆍ고야드 등 최상위 명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해 판교점의 럭셔리 워치ㆍ주얼리 부문 매출은 작년 대비 51.4%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1월 루이비통 매장 확장 재단장을 시작으로 최상위 VIP 전용 라운지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른바 ‘원정 쇼핑족’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용인ㆍ안양 등 광역 상권 고객 비중이 55.6%에 달한다. 특히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중 78.2%가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찾아오는 고객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체험ㆍ경험 콘텐트도 한몫했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인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이 대표적이다. 의류 매장 40~50개를 입점시킬 수 있는 공간(2736㎡)을 아이들을 위한 2개의 전시실과 그림책 6500권으로 채웠다. 2015년 오픈 이후 10년간 100만명 이상이 다녀갔을 정도로 가족 단위 고객들의 인기 방문 장소로 꼽힌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성과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이 ‘무엇을 팔 것인가’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내 대표 럭셔리 리테일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5.12.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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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공화국' 한국…치킨 프랜차이즈 3만개 돌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처음으로 3만 개를 넘어섰다. 매출 증가율이 피자 등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에 비해 낮은 등 시장 포화 문제도 여전했다. 28일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프랜차이즈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은 3만1397개로 집계됐다. 전년(2만9805개)보다 5.3%(1592개) 늘어난 수치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맹점은 2018년 2만5110개로 처음 2만5000개를 넘어선 뒤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맹점 증가율도 21년 4.8%에서 23년 1.6%까지 떨어지며 둔화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해 증가율이 다시 5%대로 높아졌다. 브랜드별로는 BBQ가 2316개로 가장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BBQ는 전년보다 매장이 67개가 늘었다. 이어 BHC(2228개), 교촌치킨(1361개), 처갓집양념치킨(1254개), 굽네치킨(1154개) 등 순이다. 대신 치킨 업종 브랜드 수는 지난해 647개로 전년보다 22개 줄었다. 지난해 치킨 전문점 매출은 8조7790억원으로 전년보다 7.3% 늘었다. 다만 매출 증가율은 커피ㆍ비알코올음료(12.8%), 한식(10.0%), 피자ㆍ햄버거(9.2%)보다 낮았다. 치킨 가맹점당 매출은 2억7960만원으로 1.9%만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종사자 수는 6만5373명으로 전년보다 2.4%감소했다. 가맹점당 종사자는 2.1명으로 0.1명 감소했다. 한식, 피자 등 외식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당 종사자 수가 가장 적다. 부부가 운영하는 영세한 매장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늘고 있지만, 비프랜차이즈가 치킨집까지 합친 전체 치킨 전문점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전체 치킨전문점은 23년 기준 3만9789개로 전년(4만1436개) 대비 4.0%(1647개) 줄었다. 20년(4만2743개)과 비교하면 2954개가 감소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2025.12.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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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K1’ 30일 공개…“GPT-3 파라미터 3배”

SK텔레콤이 매개변수(파라미터) 500B(5000억개) 규모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에이닷엑스 K1’(A.X K1)을 오는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A.X K1은 총 5190억개 매개변수로 구성된다. 이는 오픈AI가 2022년 공개한 GPT-3(175B ·1750억개)보다 3배 크고, 2023년 공개한 GPT-4(1.7T·1조7000억개)보다는 적은 규모다. AI 모델은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더 복잡한 문맥을 이해하고 정교한 추론을 할 수 있다. 500B 이상의 AI 모델은 복잡한 수학적 추론과 다국어 이해 능력이 중·소형 모델보다 안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고난도 코딩과 AI 에이전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X K1은 오픈AI와 구글 등 미국 빅테크가 내놓은 최신형 AI 모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국내 출시된 AI 모델 중엔 가장 규모다 크다. 이 모델은 또 사용자 요청에 의해 추론 작업을 할 때는 모든 매개변수를 쓰지 않고 약 330억개의 일부 매개변수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구조화돼 효율성도 살렸다. A.X K1 모델은 앞으로 SK텔레콤의 ‘에이닷’ 서비스에 탑재돼 일반 이용자들도 전화·문자·웹·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SK그룹사와 SKT 정예팀 참여사를 중심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관계사를 포함한 20여 개 기관이 현장 적용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국내 최초 매개변수 500B 급 모델 개발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AI 3강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국가대표 AI 기업으로서 모두의 AI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광우([email protected])

2025.12.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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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5년만 인상 가닥… “내년 1.3~1.5% 인상 전망”

내년 자동차 보험료가 5년 만에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대비 1.3∼1.5%의 상승률이 유력하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ㆍDB손해보험ㆍ현대해상ㆍ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는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료 요율 검증 의뢰를 마쳤다. 이들 대부분은 인상률을 2.5%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그간 지속적인 상생 금융 압박으로 보험료를 낮춰왔다”며 “현실적으로 3% 수준으로 올려야 적자를 면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인상률은 1.3∼1.5%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가입자가 2500만명에 달하다 보니 국민의 일상과 직결되고 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쳐서다.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대형 4사의 인상 폭이 확정되면 나머지 보험사들도 이를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최근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가 누적된 데다, 사고 1건당 손해액이 증가하면서 손해율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11월 기준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단순 평균 기준)은 92.1%에 달한다. 통상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80%를 손익분기점으로 여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보험 손익은 4년 만에 97억원 적자를 냈고, 올해 적자 규모는 6000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상승 압박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보험사가 사고 차량 수리에 지급하는 수리비인 정비수가가 2.7% 인상될 예정이며, 자동차 보험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경상자 제도 개선이 지연되면서 손보업계의 하소연은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워낙 높아진 데다, 오랜 기간 보험료를 눌러왔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물가 영향과 상생 금융을 강조하며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던 금융당국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이 내년 1∼2월 중 마무리되면 이르면 2월 하순부터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여론 악화 등 ‘정치적 변수’가 최종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실손의료보험료도 평균 7.8%가량 오를 예정이어서 가계의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보험료가 모두 오르는 건 2020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암 등 진단ㆍ수술ㆍ입원비를 보장하는 종합건강보험과 치매ㆍ간병 보험 등 다른 보험 상품의 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선미([email protected])

2025.12.27. 20:28

[단독] 또 김범석 대타 내세운 쿠팡…청문회 박대준 전 대표 출석

오는 30~31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의 쿠팡 연석 청문회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가 출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28일 “박대준 대표가 30~31일 청문회에 출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청문회엔 박 전 대표, 해럴드 로저스 임시대표, 브렛 매티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 이영목 쿠팡 부사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난 10일 사임했다. 이를 이유로 지난 17일 청문회 때 국회의 출석 요구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당시 불출석 사유서에 “쿠팡의 입장을 대표해 증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고, 건강상의 사유로 출석이 불가하다”고 했었다. 이후 미국인인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청문회에 출석했지만 진행 지연과 답변 반복 등으로 오히려 여론이 악화했다. 여기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청문회 불출석으로 일관하며 쿠팡 경영진을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박 전 대표가 출석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사임 후 외부 접촉을 피해온 만큼 이번 청문회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청문회에선 핵심 증인으로 미국인인 로저스 대표와 매티스 CISO가 출석해 질의응답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언어장벽으로 질의응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로저스 대표가 취임한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유출 사태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범석 의장은 이번에도 국회에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28일 제출한 사유서에 “현재 해외 거주중으로 12월 30일과 31일에 기존 예정된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 출석이 어렵다”고 적었다. 그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도 “해외 비즈니스 일정으로 출석이 어렵다”고 했다. 김 의장의 불출석과 관련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번에도 당연히 불허한다”며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국회는 국회의 일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출 사태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표를 사실상 경질하더니, 의장 형제는 불출석하고 대타로 박대준 전 대표를 내세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오는 30~31일 열리는 쿠팡 연석 청문회엔 국회 과방위·정무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등 총 6개 상임위가 참여한다. 임선영([email protected])

2025.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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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경쟁력 광고까지 나서는 LG전자...뉴욕 타임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광장 전광판에 캠페인

[OSEN=강희수 기자] LG전자가 전장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공개 광고까지 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 유명 전광판에 광고 영상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LG전자는 28일, "美·英 주요 명소에서 전장 사업 관련 캠페인 영상을 선보이며 B2B사업의 핵심 축인 전장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대형 전광판에 전장 사업의 대중 인지도 제고를 목표로 하는 ‘LG 온 보드(LG on board)’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는 내용이다.  LG 온 보드는 ‘LG의 전장 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됐다’는 뜻과 ‘LG가 고객의 주행 경험을 함께한다’라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캠페인 영상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Vehicle Infotainment),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등 LG전자의 다양한 전장 솔루션이 고객의 차량 내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운전자가 하품하며 피곤한 모습을 보이자, 카메라가 이를 감지해 “휴식이 필요해 보이네요. 근처에 카페가 있어요”라는 멘트와 함께 카페를 들르는 루트로 내비게이션을 변경한다. 내비게이션이 나오던 디스플레이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ACP, Automotive Content Platform)의 홈 화면이 등장한다. 이어서 거실 TV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전 세계 2억 6000만대 이상의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의 다양한 고객 경험이 차량 내부로 확장되었음을 강조한다. LG전자는 최근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VS(Vehicle Solution)사업본부의 링크드인 및 유튜브 채널에 주요 전장 솔루션을 쉽고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는 새로운 시도도 선보이는 등 일반 대중에게는 아직 생소한 전장 사업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1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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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네” 공복혈당 속았다…건강검진 ‘한국형 당뇨’ 함정

‘공복혈당 115, 당화혈색소도 6.0’ 4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건강검진 결과지를 보고 안도했다. 당뇨 전 단계로 판정되는 수치였지만, 아직 당뇨로 넘어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피곤해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얘기가 달라졌다. 포도당물을 마시고 2시간 뒤 다시 재는 ‘75g 경구 당부하검사(OGTT)’에서 혈당이 당뇨병 범위로 나온 것이다. 재검사를 했을 때도 혈당이 높아 그는 결국 당뇨병 판정을 받았다. 공복혈당(FPG)과 당화혈색소(HbA1C) 모두 당뇨 수치는 아니었지만, 식후 2시간 혈당 검사에서만 당뇨가 들통난, 한국형 당뇨의 전형적 패턴이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올해 11월 발표한 ‘2025 당뇨병 진료 합의문’도 똑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비만도가 낮은데도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가 취약해 공복 때는 멀쩡하지만 식후 혈당만 치솟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 합의문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맡은 강신애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인에겐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당뇨가 아닌 수치인데도, 식후 혈당만 당뇨 수준으로 튀는 잠복형 패턴이 매우 흔하다”고 말했다. 혈당을 보는 검사는 크게 세 가지다. 공복혈당(FPG), 당화혈색소(HbA1c), 75g 경구당부하검사(OGTT). 우리나라 국가검진은 보통 공복혈당만 표시한다. 직장검진에선 당화혈색소가 추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OGTT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번거롭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잘 하지 않는다. 문제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공복 상태의 혈당은 얼마인지, 요 몇 달 평균 혈당은 어느 정도인지까지만 알 수 있다. 식사를 한 직후 혈당이 얼마나 변동성이 강한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식사 후 2~3시간만에 혈당이 200, 300까지 치솟아도 두 수치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인들에겐 당화혈색소는 정상이지만 사실은 이미 당뇨 직전 상황의 몸 상태가 흔한 편이다. 한국인 당뇨 환자의 30~40%가 당화혈색소는 정상이나 당뇨 전 단계인 그룹에서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강 교수는 “검진에서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가 정상이어서 안심하고 지내다가, 나중에 OGTT에서 당뇨로 드러나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자주 본다”며 “이때 이미 췌장 기능은 상당 부분 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 한국형 ‘잠복 당뇨’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과 영상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멀쩡하네” 공복혈당 속았다…건강검진 ‘한국형 당뇨’ 함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019 ‘불로장생의 비밀’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쌈은 배추보다 깻잎이다, 당뇨 막을 최고의 식품 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4612 혈당 치솟아 혼수상태로 온다…당뇨 의사 겁내는 ‘과일 1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9089 이 식용유, 한 방울 먹였더니…대장용종 5배 넘게 늘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4643 단 7분, 혈압·치매 잡는다…NYT가 주목한 기적의 운동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1196 뚱보인데 그 뱃살은 달랐다…끝까지 건강한 비만인 특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4923 “살 뺐더니 10년 늙어보인다” 위고비 페이스, 그 저주 막는 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634 이정봉([email protected])

2025.1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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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메이크업' 외모 달라졌다…'2000만원대 인생 첫차' 추천

도전 차대차⑦ 2000만원대 첫차, 르노 아르카나 vs 현대 아반떼 2025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입생과 신입사원 등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기다리는 2026년이 코앞이다. 이번 주제를 ‘첫차’로 정한 배경이다. 취지를 고려해 가격은 2000만원대로 묶었다. 그 결과 두 엔트리 모델을 후보로 추렸다. 르노 아르카나 1.6 GTe와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이다.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모델이니 둘 다 아는 얼굴이다. 판매량 관점에서 승부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올해 1~10월 누적 판매는 르노 아르카나 4227대, 현대 아반떼 7만2558대로 무려 17배 차이. 심지어 아반떼는 10월에만 5459대를 팔아 아르카나의 10개월 실적을 앞섰다. 그런데 둘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엔진 형식과 배기량, 최고출력, 무단변속기, 앞바퀴 굴림, 심지어 서스펜션 형식마저 판박이다. 그러나 차이점 또한 많다. 우선 용도 좌우할 장르가 세단과 SUV로 나뉜다. 주행 감각은 기대 이상 정갈하다. 지금부터 살펴보자. 글= 김기범 로드테스트 편집장([email protected]), 김창우 중앙일보 경제선임기자, 사진= 서동현 로드테스트 기자 아르카나는 2019년 5월 러시아에서 처음 데뷔했다. 르노 그룹의 루마니아 자회사 다치아가 2010년 출시한 더스터 1세대의 B0 플랫폼을 밑바탕 삼았다. 2023년 부분변경을 거쳐 지금 모습으로 거듭났다. 반면 르노삼성 XM3의 ‘배지 갈이’ 버전인 국내용 아르카나의 플랫폼은 모듈형인 CMF-B. 그래서 러시아의 아르카나보다 차체 길이가 25㎜ 더 길다. 아반떼의 뿌리는 1990년 데뷔한 개발명 ‘J1’의 엘란트라. 1995년 2세대로 진화하면서 국내에서 아반떼로 개명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지금도 엘란트라로 판다. 1세대 때 마케팅으로 다진 인지도를 의식해서다. 이후 아반떼는 세대교체를 거듭해 지금의 7세대에 이르렀다. 2020년 출시해 2023년 상품성을 업데이트했다. 내년 개발명 ‘CN8’의 8세대로 진화한다. 두 차종 모두 충분한 검증과 보완을 거쳐 가장 무르익은 상태다. 시작 가격은 올 연말까지 예정한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 아르카나 1.6 GTe 테크노가 2300만 원, 아반떼 1.6 가솔린 스마트가 2034만 원. 그런데 아르카나는 12월 옵션 무상 제공 및 관계사 할부 이용 등 모든 조건을 더해 총 370만원의 혜택을 준다. 아반떼보다 저렴해지는 셈이다. ━ 아반떼, 한달만에 아르카나 일년치 팔아치워 둘은 장르만큼 디자인도 확연히 다르다. 아르카나는 통통하고 둥글둥글하다. 아반떼는 납작하고 예리한 날을 세웠다. 껑충한 아르카나가 언뜻 더 커 보인다. 그런데 아반떼가 더 크다. 아르카나의 차체 길이는 4570㎜. 유럽의 C세그먼트 기준 4500㎜를 웃돈다. 아반떼는 세대교체 때마다 덩치를 키운 결과 이제 4710㎜. 어느덧 D세그먼트의 경계에 걸쳤다. 너비는 아반떼가 5㎜ 넓다. 키는 아르카나가 1570㎜로 아반떼를 15㎝ 높은 데서 굽어본다. 46㎜ 더 높은 186㎜의 최저지상고 덕분이다. 옆에서 본 실루엣은 둘 다 쿠페처럼 날렵하다. 아르카나의 몸매는 뒤로 갈수록 두꺼워진다. 대신 차체 아래쪽에 무광 검정 플라스틱 클래딩을 씌웠다. 날씬해 보이는 착시현상을 꾀한 셈이다. 지능적 체형보정이다. 아르카나의 원점은 2019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XM3 인스파이어 콘셉트카다. 르노 그룹과 르노삼성(현 르노코리아) 디자인 스튜디오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당시 발표를 맡은 르노 그룹 디자인 총괄 로렌스 반 덴 에커 부회장은 “르노는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아르카나는 어느덧 출시 6년차다. 하지만 여전히 외모가 매력적이다. 이번 아반떼 디자인의 핵심은 ‘매개변수 역학(Parametric Dynamics)’. 전통적인 점토(클레이) 모형 대신 ‘오토캐드(AutoCAD)’의 매개변수 모델링으로 완성해 이런 타이틀을 붙였다. 현대차는 SUV가 지배적인 C세그먼트 시장에서 세단으로 존재감 확보하기 위해 스포티한 디자인에 집중했다. ‘종이접기’처럼 날카롭고 입체적인 면으로 차체를 수놓았다. 둘 다 부분변경을 거친 해당 세대의 최종 진화형. 아르카나는 르노의 로장주(마름모) 엠블럼과 투명한 커버 씌운 테일 램프로 단정해졌다. 여기에 컬러 패키지 옵션을 더해 아랫입술과 꽁무니 밑까지 빨갛게 물들인 ‘풀 메이크업’ 상태. 아반떼는 페이스리프트 때 헤드램프 윗부분을 오려냈다. 보닛 선에 맞춰 눈을 가늘게 떠서 이전보다 한층 공격적인 외모다. 차체 크기 르노 아르카나 1.6 GTe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 길이(㎜) 4570 4710(+140) 너비(㎜) 1820 1825(+5) 높이(㎜) 1570(+150) 1420 휠베이스(㎜) 2720 ← 공차중량(㎏) 1300(+40) 1260 트렁크 용량(L) 513~1263 474 ━ 중형차 뺨치는 실내 공간, 아반떼가 좀 더 여유로와 아르카나와 아반떼는 실내 공간 좌우할 휠베이스가 2720㎜로 같다. 운전석 앉았을 때 시야는 아르카나가 확실히 높다. 그런데 시야는 오히려 아반떼가 좀 더 좋다. 넓은 앞 유리 면적 덕분이다. 아반떼는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을 다층적 라인으로 이어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꾀했다. 아르카나는 전체 흐름 강조하는 기교보단 부위별 조형미에 신경 썼다. 두 대 모두 앞좌석 공간은 철저히 운전자 중심. 가령 센터페시아가 살짝 고개 틀어 운전자를 바라본다. 아반떼는 여기서 한술 더 뜬다. 실제로 쥐기엔 버겁지만, 손잡이 형태의 격벽으로 동반석과 공간 분리를 시도했다. 앞좌석 사용 환경에 초점 맞춘 C세그먼트의 특징이다. 우뚝 솟은 기어 레버는 바이 와이어 기술을 넣지 않은 차령을 암시하는 단서다. 정보창엔 디지털 기술이 스몄다. 시승차 트림 기준, 아르카나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3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짝지었다. 아반떼는 계기판 가운데만 4인치 LCD, 대시보드엔 8인치 터치스크린이 들어간다. 참고로 아반떼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을 고르면, 10.25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눈에 띄는 이음매 없이 나란히 붙일 수 있다. 둘 다 공조장치는 다이얼과 버튼 등 물리 스위치로 남겨 운전하면서 쓰기 편하다. 아반떼 센터 디스플레이의 화면 구성은 PC를 연상시킨다. 여러 앱을 보기 좋게 정돈했는데, 보기엔 좋지만 정작 운전하며 쓰긴 다소 불편했다. 아르카나는 많이 쓰는 기능 중심으로 면적에 강약을 줬다. 내비게이션 쓸 때도 다가올 풍경을 더 보여줄 수 있는 세로 화면이 편했다. 뒷좌석 공간은 과거의 C세그먼트 수준을 연상하면 오산이다. 둘 다 덩치로 C세그먼트의 경계 압박 또는 초월한 ‘반칙왕’답게 성인 두 명 편안히 머물 공간을 제공한다. 그래도 우열을 가리자면, 아반떼가 좀 더 여유롭다. 엉덩이 받침 길이가 47㎝로 아르카나보다 4㎝ 긴 데도, 무릎 공간이 약 3㎝ 더 넉넉하다. 대신 아르카나엔 있는 송풍구와 팔걸이가 없다. ━ 충돌·보행자 안전은 아르카나, 사고예방은 아반떼 아르카나 1.6 GTe와 아반떼 1.6 가솔린의 엔진은 직렬 4기통 1.6L 자연흡기 방식으로 같다. 배기량도 1598㏄의 마지막 한 자릿수마저 같다. 물론 같은 엔진은 아니다. 개발명 ‘G-4FM’의 아반떼 심장은 듀얼 포트 분사와 ‘CVVT(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로 효율을 꾀한 일명 ‘스마트스트림’ 엔진. 최고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m다. 개발명 ‘K4M’의 아르카나 엔진도 높은 효율과 신뢰성을 뽐낸다. 내구성 뛰어난 설계와 낮은 유지보수 비용 덕분이다. 1998년 르노 라구나를 통해 선보인 이후 클리오와 캉구, 트윙고 등 다양한 차종이 얹고 있다. 이 엔진 역시 흡배기에 ‘VVT(가변 밸브 타이밍)’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123마력으로 아반떼와 같은데, 최대토크가 15.8㎏·m로 0.1㎏·m 높다. 아르카나 변속기는 닛산 계열 자트코의 ‘CVT(Continuous Variable Transmission)’, 아반떼는 현대의 IVT(Intelligent Variable Transmsission). 명칭은 다르지만 둘 다 가상 변속 기능을 더한 무단 변속기다. 아르카나는 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터, 아반떼는 기어 레버를 D에서 왼쪽으로 옮긴 뒤 밀고 당겨 의지대로 가상 단수를 넘나들 수 있다. 두 차종 모두 하이브리드도 고를 수 있다. 합산 최고출력과 복합 공인연비는 아르카나 135마력, 17.4㎞/L(17인치), 아반떼는 141마력, 20.9㎞/L(16인치)까지 올라간다. 대신 아르카나는 550~574만원, 아반떼는 378~489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5만㎞ 주행 기준으로, 아르카나 약 148만원, 아반떼는 약 167만 원의 주유비를 아끼는 대가인 셈이다. 따라서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연료비 절감 때문에 하이브리드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에어백은 아르카나가 1열 듀얼과 사이드, 1~2열 커튼 등 6개, 아반떼가 여기에 2열 사이드를 더해 총 8개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실시한 신차 안전도 평가 결과는 둘 다 1등급. 항목별로 살펴보면 충돌 안전과 보행자 안전은 아르카나, 사고예방안전은 아반떼가 앞섰다. 파워트레인 르노 아르카나 1.6 GTe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 엔진 4기통 1,598㏄ 가솔린 ← 최고출력(마력) 123 ← 최대토크(㎏·m) 15.8 15.7 변속기 무단변속기 ← 굴림방식 앞바퀴 굴림 ← ━ 도심 주행은 둘 다 편안, 경쾌한 주행은 아반떼 오롯이 본질만 놓고 봤을 때 두 차종 모두 엔트리급 차종에 대한 편견을 허물기 충분하다. 잘 숙성시킨 기본기를 뽐내는 까닭이다. 차량 흐름을 따르는 도심 출퇴근 주행 때 둘의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핸들링과 정숙성, 승차감 모두 2000만원대 가격이 ‘혜택’으로 느껴질 만큼 준수하다. 실제로 대부분 오너의 주행 환경 또한 이 범위에 속할 듯하고. 그래서 교통량 뜸한 이른 오전, 수도권 외곽의 굽잇길로 향했다. 아르카나와 아반떼는 장르가 다르지만 차급과 최고출력, 최대토크가 겹치고, 공차중량 차이도 40㎏에 불과해 어느 정도 기시감은 들었다. 하지만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 어느 정도 규칙성을 띠고 굽이치는 코너가 이어진 도로를 빠른 템포로 헤집으면서 둘의 차이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다. 아르카나의 가속은 전형적인 CVT 특성을 지녔다. 스로틀을 활짝 열면 일단 엔진 회전수를 왕창 띄운 뒤 최대토크 뿜는 ‘핫스팟’을 찾아 점진적으로 추진력에 살을 붙여 나간다. 사운드가 먼저 앞서가고, 차가 뒤따르는 느낌의 속칭 ‘고무줄 가속’이다. 익숙해지면 요령이 생긴다. 액셀 페달을 3분의 2 정도만 밟으면, 오히려 기분 좋고 선형적인 가속을 이끌 수 있다. 아반떼 가속은 한층 활기차다. 소위 ‘발컨(발 컨트롤)’으로 변속기 비위 맞추지 않아도, 아르카나보다 빠르고 예측 가능한 가속을 이어갈 수 있다. 엔진 회전 상승도 매끄럽다. 둘 다 공식적으로 0→시속 100㎞ 가속 시간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색으로 찾아보니 아르카나 12.4초, 아반떼 10.7초로 나온 본 외신 테스트 결과가 있다. 체감 차이 또한 비슷했다. 동력 성능 르노 아르카나 1.6 GTe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 0→100㎞/h(초) 12.4 10.7 최고속도(㎞/h) 172 195 공인연비(㎞/L) 13.4(16인치) 15(16인치) 이번 비교 시승은 엔트리급 차종의 재발견이었다. 성능과 장비의 거품을 빼서 가격이 합리적일 뿐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없었다. 자동차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가져온 패러다임의 변화다. 서로 다른 외모처럼 둘의 차이는 뚜렷했다. 비슷한 조건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각 제조사의 전략을 엿볼 기회였다. 특히 첫 인상이 비슷한 결의 운전 감각으로 이어져 흥미로웠다. 아르카나는 부드럽고 매끈한 디자인과 SUV의 다용도성이 돋보였다. 반면 동력 및 주행 성능은 평범했다. 욕심 없이 편안한 운전과 초점이 잘 맞았다. 아반떼는 납작한 차체와 비장한 눈매처럼 날카로운 주행 감각으로 명징한 기억을 남겼다. 개성만점 디자인과 슬기로운 패키징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결정의 시간. 르노 아르카나 1.6 GTe는 다양한 짐 공간 활용성과 개방감 있는 뒷좌석을 갖춰 가족 단위의 사용에 더 잘 어울린다. 아르카나의 트렁크 공간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낮고 긴 아반떼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 기본 크기도 크지만 뒷좌석을 접을 경우 아반떼의 2.5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은 운전의 맛을 쫓는 앞좌석 중심 사용 환경과 궁합이 좋다. 어떤 차종을 고른들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합리적 소비란 가치로 빛난다. 참고로 아르카나는 라틴어로 ‘비밀’, 아반떼는 스페인어로 ‘앞으로’란 뜻이다. 김창우([email protected])

2025.12.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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