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속보] 2월 산업생산 2.5%↑, 5년8개월만에 최대폭…중동사태 미반영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2.5%를 기록하며 약 5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확대됐다. 소비는 보합세에 머물렀으며, 설비투자는 13% 넘게 늘어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2월 말 발생한 중동 사태 영향은 이번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는 118.4(2020년=100)로 전월보다 2.5% 상승했다. 이는 2020년 6월(2.9%)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1.2% 증가한 뒤 올해 1월 0.9% 감소했으나 2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5.4% 늘어나며 역시 2020년 6월(6.6%)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반도체(28.2%)와 비금속광물(15.3%) 생산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업 생산(서비스 소비)은 0.5% 증가했다.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전달보다 13.5%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19.5% 급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으며,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올라섰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6.03.30. 16:03

썸네일

일리노이 새 카드 결제법 시행 찬반 확산

일리노이 주에서 신용•체크 카드 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법안 추진을 둘러싸고 광고 전쟁이 벌어지면서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자결제연합(Electronic Payments Coalition)이 내보내고 있는 광고는 오는 7월부터 일리노이 주에서 카드로 팁이나 판매세 결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결제연합은 은행과 신용조합, 카드사 등을 대표하는 로비 그룹으로, 해당 법안의 시행을 막기 위해 수 백만 달러를 투입해 반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논란의 중심은 ‘인터체인지 수수료 금지법’으로 카드 결제 시 통상 1~3% 부과되는 수수료를 판매세와 팁에는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전자결제연합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결제 시스템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존 결제 인프라를 전면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비용 부담과 기술적 문제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리노이 소매업 협회 측은 해당 광고가 과장된 공포 마케팅이라고 반박하며, 카드 수수료는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요소인 만큼 이를 줄이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 법안은 2년 전 통과됐지만 법적 분쟁으로 그동안 시행이 지연되다가 연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항소가 진행 중이어서 최종 결정은 연방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 기관들은 카드의 결제 시스템 개편이 단기간 내 어렵고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건당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 은행이나 신용조합은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특정 카드 결제를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 #일리노이 #카드결제     Kevin Rho 기자일리노이 결제법 신용조합 카드사 카드 수수료 반면 일리노이

2026.03.30. 13:58

썸네일

시카고 수문 예산 90% 삭감

시카고 강과 미시간호수를 연결하는 수문 보수에 필요한 예산이 90% 최종 삭감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연방정부가 시카고에 필요한 예산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상원에서 통과된 관련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 예산안에는 시카고 수문 관련 예산도 포함돼 있다.     미 육군 공병대가 관리하는 시카고 수문은 올해 시설 유지와 보수를 위해 당초 385만달러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통과된 예산안에는 90%가 삭감된 30만달러만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교통이 복잡한 시카고 수문 관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 수문은 다운타운 네이비피어 남쪽에 위치하면서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핵심 시설이다. 시카고 강과 미시간호수간 수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박이 이 구간을 통과할 때에는 이중 갑문을 이용해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수를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크루즈 선박이나 낚시배, 레저용 선박이 수문을 이용하고 있다. 호수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시카고 소방국 소속 응급 선박이 이 수문을 통해 출동하기도 한다.     시카고 수문은 노후화로 인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필요해 3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신청했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예산 감축 지시에 따라 최소한의 금액만 확보됐다.     공병대 소속 노동자들이 가입된 IFPT 노조는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예산을 무기로 시민들에게 마땅히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미시간호수 #예산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수문 시카고 수문 시카고 소방국 수문 보수

2026.03.30. 13:55

썸네일

UA 항공, 장거리 이코노미 ‘침대형 좌석’ 도입

시카고에 본사를 둔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UA)이 장거리 이코노미 좌석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옵션을 선보인다.   UA는 2027년부터 ‘릴랙스 로우’(Relax Row)라는 이름의 좌석을 도입해 기존 이코노미 좌석 3개를 하나의 소파 또는 침대 형태로 변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좌석은 장거리 항공편에서 더 넓은 공간과 휴식을 원하는 승객들을 위한 옵션이다.     ‘릴랙스 로우’는 각 좌석의 다리 받침대를 90도로 접어 올릴 수 있어 비행 중 평평한 공간을 만들어 눕거나 편하게 쉴 수 있는 구조다. 이용 고객에게는 전용 매트리스 패드, 특수 제작 담요, 추가 베개가 제공되며 어린이를 위한 인형과 여행 키트도 포함된다.     이 좌석은 이코노미와 프리미엄 플러스 좌석 사이에 배치되며 항공기 한 대당 최대 12열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UA는 이와 함께 오는 2030년까지 보잉 787과 777 기종 200대 이상에 해당 좌석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또 기내에는 대형 스크린, 고속 와이파이, 블루투스 연결 기능 등 전반적인 편의 사양도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UA는 이번 ‘릴랙스 로우’가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커플, 또는 추가 비용 없이 더 편안한 이코노미 경험을 원하는 승객들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릴랙스 로우’의 구체적인 가격과 예약 방식 등 세부 사항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 $릭랙스로우 #시카고  Kevin Rho 기자이코노미 장거리 장거리 이코노미 침대형 좌석 장거리 항공편

2026.03.30. 13:49

썸네일

“미래세대가 한미우호 잇는다”

 미주한미동맹재단(회장 최태은, 이사장 챕 피터슨)이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 후원으로 한미동맹 강화와 정전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미학생대회를 개최한다.   재단은 지난 26일 챕 피터슨 이사장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미학생대회 일정과 연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미국 전역의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전국 단위 행사다.     참가 신청은 4월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bit.ly/4byQkaR) 양식을 통해 접수하며, 결선에 진출할 10개 팀은 5월15일 발표할 예정이다. 결선 진출 10개 팀에는 국가보훈부 후원으로 각 팀당 500달러의 캠페인 및 프로젝트 예산이 지원된다.   참가 학생들은 자신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오는 10월 30일까지 실행해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1월 7일 결선전에서 최종 수상 여부가 가려진다.   최태은 회장은 “PIP 전미학생대회는 미국 내 시그니처 학생대회로 자리매김했다”며 “미국에서 학업 중인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이번 대회가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챕 피터슨 이사장은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재단이 함께 발표한 연간 계획에 따르면, 5월 해군사관학교 에세이 대회, 7월 해군학교 여름 해양스포츠 캠프, 11월 전미학생대회 결선, 12월 MTL 영화 포럼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 영화 포럼은 워싱턴 한국문화원(원장 박종택)과 공동 주최로 추진돼 최신 한국 영화 상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빈센트 보건 부이사장은 “미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많은 분들의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의 행사 전반을 총괄하는 류태호 부회장은 “특별히 올해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보훈부와 협업,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을 초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의: 703-966-7268, [email protected]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미래세대 한미우호 전미학생대회 결선 전미학생대회 일정 pip 전미학생대회

2026.03.30. 13:12

썸네일

26년째 평균의 함정…해결 아닌 관리에 갇힌 소상공인 정책 [더롱뷰]

불행한 집안엔 저마다 다른 사연이 있다더니, 자영업이 그렇다. 이유는 제각각인데, 결말은 대개 비슷하다. 경기가 안 좋아, 프랜차이즈 횡포가 심해, 배달앱 수수료가 비싸, 경쟁업소가 너무 많아, 인건비가 올라…. 중앙일보가 지난해 게재한 ‘창간기획, 자영업 리포트’엔 딱한 얘기들로 가득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이 문제가 속 시원히 풀렸다는 소식은 없다. 정치인들이 때마다 전통시장을 찾아 어묵을 먹으며 지원을 약속했지만, 그때뿐이다. 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도 여러 번 열렸지만, 별반 달라진 건 없다. 행정이 자영업의 현실 문제에 대응할 때엔 소상공인이라는 법적 개념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두 집단이 반드시 동일하진 않다. 같은 부류와 업종 안에서도 저마다 처한 사정은 천차만별이다. 경계가 모호한 이 둘을 구분하지 않다 보니, 정책은 평균값에 머물고 현장은 계속 빗나간다. 문제의 출발점은 개념이다. 애초부터 소상공인이라는 범주 자체가 넓고 막연했다. 766만 소상공인들은 규모가 작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업종과 이해관계 등이 천차만별이다. 혁신 기술을 지닌 젊은이가 창업한 스타트업과 퇴직자가 신장개업한 치킨집은 완전히 다른데도, 다 함께 소상공인이다. 골목길에 이웃으로 있는 카페와 문구점의 사정은 마치 강과 바다처럼 이질적이지만, 같은 소상공인으로 취급된다. 너무 큰 노즐의 행정용어를 쓰다 보니 디테일은 무시된다. 맞춤형 지원을 한다곤 하나, 개별 사업장의 현실까지 내려오지 못하면 또 다른 평균에 그친다. 돌이켜 보면, 애초부터 그런 디테일을 따지지 않고, 아니 그럴 여유도 없이 나온 게 소상공인이란 말이었다. 이게 정부 차원에서 처음 거론된 건 1998년 7월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하면서다. 중소기업보다 작은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외환위기로 실직자들이 자영업에 대거 진입하던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 그 뒤 소상공인에게 중소기업과 분리된 법적 지위가 부여된 게 2000년이었다. 소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으로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20년이 더 흐른 뒤 소상공인기본법과 시행령이 만들어졌다. 출발점부터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성격이 강했다. 혁신과 성장을 위한 경제대책과는 성격이 달라서였을까. 소상공인 정책이 나오긴 했지만 국가적 우선순위에선 상위에 오르지 못했다. ‘상시 근로자 몇 명’식으로 소상공인을 규정하는 법적 개념의 틀이 26년째 그대로인 걸 보면 그렇다. 그보다 규모가 큰 중소기업과 소기업의 범주는 2014년, 2015년 각각 평균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됐다. 소상공인의 상황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과는 현격히 달라졌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매출액이 수십억원에 달해도 직원이 적으면 소상공인 혜택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사업이 커져도 직원을 늘리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온다. 직원 수보다 중요한 디테일들은 간단히 무시된다. 매출이 얼마나 커지는지,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한지, 생산성은 어느 수준인지, 사장님이 전문성을 지녔는지…. 이런 현실을 담아야 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여러 번 나왔는데도 딱히 바뀌지 않는다. 이 사안이 마치 정책의 맹지(盲地)처럼 남은 데엔 과거 대기업 중심 산업정책의 유전적 영향도 적잖다. 정부는 1960~70년대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고 수출 주도로 경제를 키우면서 중소기업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중소기업기본법을 제정한 게 1966년인데 그 시행령은 1983년에야 만들었으니, 한동안 거의 방치했던 셈이다. 또 1975년의 중소기업계열화촉진법은 대기업 계열이나 하청 중소기업에 지원을 집중하는 내용이었다. 정책적으로 대·중소기업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그때는 그게 효율적이었다. 한정된 자원이라는 제약 조건에서 합리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생산성 면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압도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이치다. 고도성장의 부산물이자, 우리 경제의 그늘진 뒷모습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판이 이렇게 짜여진 이상, 정부에게 소상공인을 위해 뭘 더 잘해주라고 바라긴 어려워 보인다. 또 정부 지원이 모자라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정책의 실패보다 정책의 한계다. 그렇다면 무딘 정책을 펴느라 수조원의 재정과 인력을 쓰느니, 정부는 아예 손을 떼는 게 나을 수 있다. 정부가 계속 지원했는데도 문제가 그대로라면, 정부 개입을 멈추거나 리셋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이라면 그렇게 한다. 예컨대 담당부처 구조조정을 하고, 그 예산을 추첨으로 소상공인에게 그냥 나눠주는 게 차라리 신선한 자극일지 모른다. 물론 표를 봐야 하는 정치인들이 그렇게 할 리는 없다. 오히려 새로운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계속 내놓는다. 경제대국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큰 정부를 좋아하는 진보 진영이 더 적극적이다. 2024년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는 유세에서 “소상공인은 미국 경제의 핵심”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창업 지원을 확대해 첫 임기 4년 간 신규 창업 2500만 건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올 3월엔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야심적인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내놨다. 공공기금을 통한 소상공인 대출을 크게 늘리고, 금리도 9%에서 7.5%로 깎아준다는 게 핵심이다. 맘다니는 “소상공인은 뉴욕 경제의 근간이자 지역사회의 심장”이라는 수사도 잊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상공인을 성장의 주역으로 보면서도 상반된 대책을 선호한다. 감세와 규제 축소로 기업환경을 개선해 성장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했다. 진보는 더 창업하라 하고, 보수는 덜 간섭하겠다는 쪽이다. 미국 여론도 소상공인에게 우호적이다. 2024년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미국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10명 중 9명꼴로 나왔다. 대기업이나 은행을 긍정적으로 평한 이는 각각 29%, 37%에 불과했다. 소상공인을 약자로 보는 인간적 감수성은 어느 사회에서나 보편적이다. 정부 보조금에 눈살을 찌푸리는 보수 경제학자들도 소상공인 지원엔 너그럽다. 긍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경제효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 전미경제연구국(NBER)에 따르면 중소기업청(SBA)의 대출이 지역의 소득 성장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카운티에서 1인당 SBA 대출이 10% 늘어날 때 그 지역 소득 성장률은 약 2% 낮아진다는 것이다. 침체 지역에 대출이 지원된 영향도 있겠으나, 근본적으론 보다 효율적인 분야로 갈 돈이 생산성 낮은 곳으로 대체된 데 따른 효과다. 2014년 조사지만 지금도 ‘소상공인=성장 견인차’라는 등식을 깨트린 연구로 인용된다. 또 실질 성장률과 자영업의 비율 역시 음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조사도 있다. 탄탄한 성장기엔 실질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굳이 자영업을 창업하기보다 취업해 월급 받는 게 개인에겐 합리적이다. 이는 1950년대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유럽 선진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누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 경영학자 스콧 셰인이 그런 골자로 쓴 『창업신화의 허상』(2009)은 소상공인 신화에 찬물을 끼얹으며 회자됐다. 소상공인 이슈는 경제인 동시에 정치다. 이들을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지난해 스탠퍼드대 정치학 교수 닐 말호트라의 논문은 소상공인의 보수화 경향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직원을 고용해 사업하는 소상공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공화당을 지지할 확률이 18%포인트 높다고 한다. 소상공인들은 규제와 세금이라는 장벽에 부딪히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정부와 감세를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로 변한다는 것이다. 말호트라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라는 경험 자체를 보수화의 기제로 봤지만, 사업의 성공을 전제로 한 얘기다. 생계형 창업의 과밀화 늪에 빠져 있는 우리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그의 분석처럼 소상공인이 특정한 이념성향을 지닐 수 있고, 경제적 약자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치가 이들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문제는 풀리지 않고 관리되는 것 아닐까. 경제논리로만 본다면, 이는 생산성과 효율을 비용으로 지불한다. 그래도 안 할 수는 없고, 어느 선에서인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 철인 정치가라 해도 찾기 어려운 답이다. 현실에선 옳은 정책보다 유리한 정책이 먼저다. 관료들은 그걸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런 관료적 효율은 경제의 효율과는 별개다. 그래서 10년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자영업의 위기’를 걱정할 듯하다. ‘더 롱뷰(The Long View)’는 멀리 보고, 깊게 생각하는 독자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경제 이슈의 본질과 맥락을 파고듭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내고, 현재 미주 중앙일보 대표를 맡고 있는 남윤호 대기자가 사안을 꿰뚫는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남윤호([email protected])

2026.03.30. 13:00

썸네일

서러운 2030…'김 대리'가 사라진다 [AI발 고용 충격]

“고연봉 주니어 개발자가 희망퇴직 1순위다.” 한 게임회사의 인사 담당자가 전한 현실이다. 그는 “게임 업계는 연봉이 경력순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희망퇴직 역시 연차보다 역량과 고과 평가가 기준”이라며 “프로젝트를 책임질 소수의 시니어 개발자와 디자인 인력은 아직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기 어렵지만 주니어 개발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김 대리’가 사라지고 있다. 입사 5~10년차인 20대와 30대가 주로 맡는 실무자 자리다. 기업에서 자료 조사, 실무 조율, 문서 작성, 기초 코딩 같이 비교적 쉽고 표준화된 업무를 담당한다. 이 일이 AI로 가장 먼저 대체되고 있다.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재편과 효율화와 맞물려 젊은층까지 희망퇴직 압박에 놓였다. 30일 중앙일보가 국가통계포털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대 실직자(1년 내 퇴사) 중 비자발적 실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8.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위기 직후인 2021년 이후 최고치다. 10년 전인 2015년 26.9%보다 11.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40·50대는 57.5%에서 62.1%로 4.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비자발적 실직은 ▶직장의 휴업·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계절상 일자리 종료 등의 사유로 퇴사한 경우를 아우른다. 불안정한 일자리, 이른 희망퇴직 등으로 2030세대의 고용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력 구조조정을 경험하는 절대적·상대적 규모도 다른 연령대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1년 내 퇴사자) 가운데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를 겪은 30대는 지난해 1만9412명이었다. 10년 전 1만3846명에서 40.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20대 역시 1만5351명에서 1만9411명으로 26.4% 증가했다. 이에 비해 40대(13.1%), 50대(16.8%)는 그 증가 폭이 절반 수준이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0·30세대는 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비자발적으로 실직하는 절대적 숫자는 늘었다”며 “이들이 체감하는 고용 불안은 통계 이상으로 더 클 수 있다”고 해석했다. 지금까지 희망퇴직은 사실상 40·50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 연령 희망퇴직’이 확산하면서 대상이 30대까지 낮아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근속 연수, 직군,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았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희망퇴직을 시행한 11번가도 만 35세 이상,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신청 대상으로 뒀다. LG생활건강·롯데온·SSG닷컴 등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성호 피플그로스컨설팅 대표는 “과거 희망퇴직이 조직을 젊게 만드는 ‘세대 교체’에 가까웠다면 최근엔 ‘역량 교체’ 성격이 짙어졌다”며 “대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나이와 무관하게 정리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김 대리 실종’ 현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AI 확산에 대응해 기업이 신규 채용의 문을 좁히고 있어서다. 이미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에선 ‘김 대리’보다 ‘김 부장’이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인 리더스인덱스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대상인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 124곳을 조사했더니 총 임직원 중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2022년 21.9%에서 2024년 19.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은 19.1%에서 20.1%로 증가해 2015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30세 미만을 앞섰다. 기업별로 따지면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의 20대 비중은 2022년 30.8%에서 2024년 24.2%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9.6→14.6%로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네이버 역시 같은 기간 25.4%에서 18.3%로 7.1%포인트 줄었다. 오 대표는 “AI 시대의 고용시장은 양극화가 더욱 심해져 준비된 사람은 큰 보상을 받겠지만 그렇지 못한 취업자는 점점 밀려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선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하는 청년층이 증가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쉬었음’은 학업·육아·질병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일도 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를 뜻한다. 이 가운데 일한 경험이 있는 인원은 29만명으로 전체의 90%다. 상당수는 노동시장에 한 차례 진입했다가 밀려난 뒤 구직 자체를 멈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적지 않은 인원이 고숙련 일자리로 이동하지 못한 채 질 낮은 일자리를 경험하거나 해고 등을 겪게 됐고 이에 따라 노동시장에 대한 참여 의지 자체가 꺾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AI 시대의 구조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다 이른 단계부터 역량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직 이후 이뤄지는 재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산업 변화와 경기 등 불확실성이 크고, 노동시장이 경직될수록 기업이 채용에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해고 등 출구 전략이 마땅치 않다 보니 신규 채용부터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되고 고스란히 청년층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용 시장의 유연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견기업이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기업 성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3.30. 13:00

썸네일

'심장' 갈아끼우고 전력 질주, 밟기도 전에 쏘는 야수의 車

내연기관 중심이던 전통 수퍼카 브랜드에서 전동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점점 강화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활용하면 차량 성능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21~23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州)에서 올해 새로 출시하는 고성능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카이엔(Cayenne)’의 전동화 모델 ‘카이엔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카이엔은 지난 2002년 고성능 SUV 시장을 연 모델인데, 이번에는 아예 심장을 ‘배터리’로 갈아 끼우고 돌아온 것이다. 전기차는 동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내연차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가속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포르쉐는 앞서 첫 순수전기차인 ‘타이칸’과, 중형SUV ‘마칸’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다. 굉음을 내며 폭발적으로 달리는 내연기관을 자존심으로 여기던 다른 수퍼카 브랜드들도 속속 고성능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는 ‘폴고레’ 시리즈(SUV 그레칼레, 수퍼카 그란투리스모,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를 내놨고, 페라리도 올해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루체’를 출시할 예정이다. ‘매운 고추’를 의미하는 이름답게, 카이엔은 톡쏘는 성능을 뽐내며 2003년 국내 출시 뒤 1만4000여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도 올 하반기에 동북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고성능 모델인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의 가속 페달을 밟자 전기모터의 힘이 부드럽게 전달되며 차량이 앞으로 뻗어 나갔다. 가속 주행은 폭발적이었다. 이 차량의 제로백(0→100㎞/h)은 단 2.5초, ‘밟기도 전에 쏜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급가속·코너링 때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세단같은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성능 전기차 경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차량의 ‘사운드’다. 내연기관의 ‘와앙~’하는 배기음은 사라졌지만, 각 브랜드는 특색을 살린 전용 사운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이밖에 배터리 열관리도 기술 경쟁 포인트 중 하나다. 막시밀리안 뮐러(Maximilian Müller) 포르쉐 에너지시스템 매니저는 “짧은 시간 내에 고성능을 내는 수퍼카 특성상, 배터리가 과열되기 쉬워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카이엔 일렉트릭은 양면 액체 냉각 구조와 예측형 열관리 시스템으로 배터리 온도를 사전에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판매 전동화 모델의 경우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이 장착된다. 또 스마트폰처럼 차량을 충전 패드 위에 주차하는 것만으로 배터리가 충전되는 무선충전 기능도 처음 도입된다. 디르크 브리첸(Dirk Britzen)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디렉터는 “전동화는 단순히 연료를 바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라며 “뛰어난 퍼포먼스는 기본이고, 오프로드나 장거리 주행에서도 세단같은 편안함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 오프로드에서 진가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나타내는 야수의 차다. 아스팔트가 끝나는 곳에서 오프로드 모험은 시작됐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130㎞ 떨어진 카탈루냐주 바세야(Bassella), 흙·바위·절벽과 나무가 뒤엉킨 피레네산맥 사이로 숨을 조일 듯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었다. 이곳은 카이엔 개발 초기부터 활용된 오프로드 테스트 필드다. 약 250ha 규모의 자연 지형에 급경사와 암석, 모래 구간 등 다양한 극한 코스가 갖춰져 있다. 카이엔은 질퍽이는 흙길에서 급커브를 그린 뒤, 90도에 가까운 경사길을 지나,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멈춰섰다. 밀리는 느낌이나 힘이 과도하게 튀는 일도 없었다. 다른 차량이라면 진흙탕 한가운데에서 허우적댈 상황이지만 스티어링휠(운전대)과 타이어의 그립감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됐다. 이 차에 적용된 ‘오프로드 패키지’ 덕분이다. 덜컹거리는 돌길 위에서 스피드를 유지하며 달릴 때도 실내는 험로를 달리고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오프로드를 함께 주행한 다리오 가르시아 스포츠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이게 (내연차가 아닌)전기차의 퍼포먼스라는 게 믿어지느냐”며 “직접 몰아보니 균형이 잘 잡힌 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관은 더 낮고, 더 넓고, 더 날카로워졌다. 차체는 길이 4985㎜ 너비 1980㎜로 넉넉하게 설계됐는데, 휠베이스(축간거리)까지 기존 모델보다 13㎝ 늘려(3023㎜) 실내 활용도까지 높아졌다. 솟아오른 헤드램프 아래로 ‘액티브 냉각 공기 플랩’이 자리잡으며 전면부를 한층 단단하게 완성했다. 프레임 리스 도어와 측면을 따라 이어진 라인은 카이엔이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는 걸 실감 나게 한다. 운전자 앞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의 곡면 디스플레이는 실내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포르쉐는 올 하반기 동북아시아 시장 중 처음으로 한국에 ‘카이엔 일렉트릭’과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을 출시한다.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등의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갖추게 되는데, 포르쉐 측은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기본모델이 1억4230만원, 터보모델이 1억8960만원부터 시작한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3.30. 13:00

썸네일

명품이거나 가성비거나…'K'소비에 백화점 웃고 마트 운다

내수 침체와 고물가 흐름이 길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소득층과 중산층 간 소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향후 소매 업태별 실적과 성장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30일 국가데이터처의 소매업태별 판매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업태(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수퍼마켓 및 잡화점·편의점) 중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채널이 전년 대비 매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2조5341억원을 기록해 2조원이 넘게 떨어졌고, 대형마트의 매출은 약 36조4067억원으로, 전년 2%가량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는 국가데이터처가 연간 판매 통계를 제공한 2020년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는 가정·생활(-10.1%), 가전·문화(-10.9%)는 물론 주력 상품군인 식품 매출마저 전년대비 2.9% 하락했다. 한때 대형마트·백화점 매출 비중을 넘어서며 ‘유통 왕좌’를 노리던 편의점 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31조6163억원으로 전년대비 1000억원 넘게 줄었으며, 편의점이 처음 등장한 1989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 수도 줄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영업 중인 곳 기준)는 2023년 5만5202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과 비슷한 규모로, 인구수로 따지면 한국은 940명당 1개, 일본은 2200명당 1개가 있을 만큼 점포 확장이 이어졌다. 결국 편의점 수는 2024년(5만5194개) 주춤하다가 지난해(5만3604개) 확 줄었다. 1년 새 편의점 1590개가 사라진 것이다. 반면 백화점은 지난해 잠정 매출 41조4000억원대를 기록하며 5개 업태 중 유일하게 전년(40조6185억원)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2020년 이래 매해 꾸준히 매출이 늘어난 곳도 백화점이 유일하다. 백화점 실적 증가에는 ▶외국인 광관객 증가와 이들의 구매 증가 ▶부실 매장 구조조정 등 점포 효율화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 채널이 부진한 원인으로 중산층 소비자 이탈을 꼽았다. 경기 불황이 길어지는데 물가는 오르면서 중간 수준 생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소득 2분위(하위 21~40%)와 3분위(상위 41~60%)의 소비 지출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0.1% 감소, 0.7% 증가로 나타나 다른 소득 분위보다 지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소비 콘텐트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고소득층이 주요 고객층이라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 영향을 덜 받았다”며 “반면 중산층 이하 고객은 최저가 품목 판매처로 몰리거나 소비 자체를 줄여 전형적인 K자형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백화점 3사의 전체 매출 중 고액 소비층인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절반에 육박했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별 VIP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46%, 신세계백화점이 47%로 나타났다. 이에 백화점마다 명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VIP 등급 제도를 정비하는 등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한때 럭셔리 제품군으로 백화점 못지않은 경험소비 전략을 시도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소비자 모객 자체에 초점을 두는 ‘다이소식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 대형마트 중 이마트는 최근 초저가 자체브랜드(PB)인 ‘5K프라이스’에 5000원 헤어드라이어, 9000원대 청소기 등 1만원 미만의 다양한 가전·리빙 PB 제품을 비롯해 127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 약세를 보였던 가전·생활용품 분야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품목을 출시해 소비자 공략에 나선 셈이다. 편의점 업계는 정확한 타깃을 목표로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여성 고객층에 집중하고 있다. 여성 소비자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디저트·뷰티 품목에 집중한 차별화 점포를 내는 식이다. 지난해 CU의 디저트 품목 매출은 전년대비 62.3% 늘었는데, 이에 올해 초에는 서울 성수동에 전체 품목의 30%가 디저트로 채워진 특화 매장을 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커스텀 화장품 키오스크도 도입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경우 신선식품으로 1인 가구와 직장인의 장보기 수요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지난해엔 생물 꽃게, 홍가리비 등 편의점에서 보기 어렵던 제철 수산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GS25 관계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물류부터 진열, 판매 전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침체 장기화로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고객이 늘면서 대형마트는 가성비 제품군 출시에, 편의점은 공간 차별화에 집중하는 등 소비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며 “백화점을 제외한 유통 채널에서는 중산층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2026.03.30. 13:00

썸네일

이번엔 하이닉스가 타깃…美 ‘특허괴물’ 먹잇감 된 K반도체, 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특허 분쟁 조사에 들어갔다. 30일 미 연방관보에 따르면, ITC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특허관리전문기업(NPE) 모놀리식 3D가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를 상대로 제기한 관세법 337조 위반 사건에 대해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모놀리식 3D는 지난달 17일 두 회사가 HBM과 낸드플래시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해당 제품의 미국 내 수입·유통·판매 금지를 요구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ITC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HBM은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라며 수입 금지 시 공급 공백과 가격 급등 등 공익 훼손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모놀리식 3D는 “공급 부족 우려는 과장된 주장일 뿐”이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생산을 늘리면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맞섰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급성장한 K반도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특허 보호 기조 속에서 이른바 ‘특허 괴물’로 불리는 NPE의 표적이 되고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PE는 특허권을 매입한 뒤 관련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을 상대로 사용료를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최근 6년(2020~2025년)간 국내 기업이 특허 침해로 피소된 건수는 총 610건이다. 이 가운데 553건(90.6%)이 미국에서 제기됐으며, 전기·전자 분야가 485건(79.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위 10개 기업에게 제기된 특허 소송 528건 중 400건이 NPE로부터 제기된 것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3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 중 259건이 NPE로부터 제기됐다. LG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111건과 31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특허소송을 무효화하는 특허무효심판(IPR) 제도를 통해 소송 남발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존 스콰이어스 신임 특허청장 취임 이후 IPR 개시 문턱이 높아지면서 거절률이 기존 30% 수준에서 80% 안팎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도 LG반도체 출신 홍춘기 대표가 설립한 미국 NPE 넷리스트와 HBM 특허소송을 지난해 5월부터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NPE 분쟁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한 HBM 특허소송에서 만에 하나 부정적 판단이 나올 경우 파장이 상당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넷리스트는 한국 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잇따라 유리한 결과를 끌어냈다. 2021년 SK하이닉스와는 4000만 달러(약 606억원)에 합의했고, 2024년 11월에는 텍사스 연방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1억1800만 달러(약 1787억원) 배상 평결을 받아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NPE 동향을 분석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분쟁 대응 지원 한도도 기업당 연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렸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미국 내 우리 반도체 기업의 특허소송에 범부처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영근([email protected])

2026.03.30. 13:00

썸네일

중동확전 공포, 환율 한때 1521원

30일 중동 전쟁의 불길이 번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한때 1520원 선을 뚫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도 장중 5% 넘게 급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긴축 우려가 짙어진 탓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에서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원화값 하락) 1515.7원에 마감했다. 이후 야간 거래에서 상승 폭이 커졌다. 이날 오후 4시43분 1521.1원까지 뛰었다. 환율이 장중 152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이후 17년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대규모로 팔아치우며 원화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도 전날보다 2.97% 하락한 5277.3에 장을 마감했다. 변동성을 키운 트리거는 확전 공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30분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5월물)는 배럴당 100.61달러로 다시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같은 시간 브렌트유(5월물 선물)는 배럴당 115.04달러로 이달 들어 58.7% 치솟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긴축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도 커졌다. 당시 유가와 곡물 가격이 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 방어 차원에서 긴축 액셀을 밟았다. 2022년 초 연 0.25%였던 정책금리를 그해 말 연 4.5%까지 인상했다. 같은 해 1191.8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질주하는 강달러에 9월 말 1439.9원으로 250원 가까이 솟구쳤다. 염지현([email protected])

2026.03.30. 8:21

[Biz & Now] 포스코, 에너지 절감 ‘세이브 챌린지’

포스코그룹이 정부의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기 위해 30일부터 ‘세이브(S.A.V.E.) 챌린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Step Up) ▶출퇴근 시 대중교통·도보 이동(Active Transit) ▶출퇴근 시 카풀(Vehicle Share) ▶전원 차단 등 에너지 절감(Energy Off) 등이 골자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2008년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적정 실내 온도 준수, 점심·퇴근 후 조명 소등 등 생활 밀착형 에너지 절약 활동을 실천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2026.03.30. 8:03

“제재금 많아야 3억”…다국적 기업들, 관세조사 무시 논란

다국적 기업이 과세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거나, 핵심 내용을 삭제한 뒤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관세조사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사례가 늘었다. 내야 할 세금에 비해 과태료가 지나치게 낮다 보니 버티기를 선택하고 있다. 30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수입업체의 자료 제출 지연으로 관세조사가 중지된 사례는 총 708건이다. 이 가운데 전체 수입 기업 수의 1.6%에 불과한 다국적 기업(글로벌 기업)이 427건(60.3%)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다국적 기업의 관세조사 중지는 2021년 58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급증했다. 과세자료 제출 거부·방해 사례가 늘면서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다국적 기업은 지난해 기준 관세조사 종결까지 평균 104일이 걸렸다. 국내 기업 평균(67일)보다 1.6배 길었다. 이런 행태는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자료 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 제재를 받는데 상한은 5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복 부과도 허용되지 않는다. 특수관계자 거래의 경우에도 2차 과태료를 포함한 상한이 3억원에 그친다. 다국적 기업 평균 추징세액인 35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제재 수준이 현저히 낮다. 정부는 대안으로 관세 분야에도 국세와 같은 이행강제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하루 단위로 부과할 수 있다. 박 의원은 “국세청과 같이 이행강제금 제도를 도입하고, 조사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은 자료는 불복·소송 과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6.03.30. 8:03

터보퀀트 바로 쓸 수 있나…개발 참여 KAIST 교수 “예스”

“현재 인공지능(AI) 모델에 즉시 적용 가능하다.” 구글의 ‘터보퀀트’(TurboQuant) 기술 개발에 참여한 한인수(34)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3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터보퀀트는 구글 리서치가 지난 24일 “AI 모델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며 공식 블로그에 공개한 기술이다. 공개 직후,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터보퀀트의 상용화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연구에 참여한 한 교수가 견해를 밝힌 것이다. 그는 “터보퀀트는 별도 추가 학습이나 미세조정(튜닝) 없이, 이미 학습된 거대언어모델(LLM)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실제 AI 모델에 탑재되면 그 성능이 명확히 검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2년 생인 한 교수는 2010년 KAIST 학사 과정에 입학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2024년 KAIST 조교수로 임용된 뒤 지난해 7월부터 구글 리서치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이 과정에서 터보퀀트 개발 알고리즘에 적용된 핵심 기법인 폴라퀀트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한 교수는 터보퀀트에 대해 “AI 모델의 고질적 한계로 꼽혀온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한 데이터 압축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I 모델은 맥락에 맞는 답변을 하기 위해 앞서 이용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해야 하는데, 대화가 길어질 수록 메모리 부담이 커진다. 터보퀀트는 마치 옷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쓰는 ‘압축팩’처럼 이 데이터를 압축했다 필요할 때 원상복구시켜 메모리 부담을 줄이는 기술이다. 한 교수는 “소수점으로 길게 늘어진 데이터를 반올림해 근사치인 정수로 만들면 핵심 정보는 유지하면서 저장 용량과 연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또 “시스템 구현에 따라 메모리 효율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AI 모델의 연산 속도까지 높일 수 있다”며 “검색과 추천, 검색증강생성(RAG) 시스템 등에서도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역시 이번 기술을 공개하면서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와 검색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번 발표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연구에 착수할 때부터 AI에 생기는 메모리 병목을 줄일 수 있는 압축 기술과 이를 온전히 복구할 수 있는 성능 유지라는 목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하드웨어나 주식 시장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광우([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에스원 “AI 보안 솔루션 도입 빨라지는 중”

에스원은 30일 무인매장에서 절도와 기물 파손 범죄가 늘면서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솔루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녹화형 폐쇄회로(CC)TV 중심 보안으로는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AI CCTV는 매장 내 이상 행동을 실시간 감지해 점주와 관제센터에 즉시 알리고, 관제 요원이 경고 방송과 출동으로 대응하는 구조다. 키오스크 파손 대응을 위한 전용 감지기와 도난·파손 시 최대 1000만원 보상 서비스도 포함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단순 녹화형 CCTV만으로는 무인매장 범죄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AI 기반 보안 솔루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점주들이 범죄 불안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사진] ‘착한 계란’ 소비 4년 새 3배로

건강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란계에서 동물복지란 점유율은 2022년 1월 4.4%에서 지난해 12월 13.8%로 4년 새 세 배가 됐다. 사진은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2026.03.30. 8:03

썸네일

“노 킹” 뒤엔 쇼킹 지표…미국 서민경제 3중고 심상찮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서민경제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주말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반(反)트럼프 ‘노 킹스(No Kings)’ 시위는 이란 사태 이후 가중된 서민경제 부담이 직접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산유국인 미국은 큰 돈을 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반대다. 가장 체감도가 높은 변화는 휘발유 가격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월 말 갤런당 2.98달러 수준이던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기준 3.98달러로 치솟으며 한 달 사이 약 1달러 상승했다. 상승률은 33.6%에 달한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평균 가격은 갤런당 5.87달러 수준까지 올라섰고, 일부 주유소에서는 8.77달러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고가 사례도 나타났다. 환율 1500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보다 비싼 L당 약 3480원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가 필수인 환경에서 미국인이 이동을 삼가는 이례적 현상까지 벌어진다. 글로벌 금융 리서치·투자 분석 기관 모닝스타는 “고소득층은 유가 상승에도 주행량을 늘리는 반면, 저소득층은 운전을 포기하는 ‘K자형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캠핑이나 근거리 여행 등 비용 부담이 적은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집에 머물거나 가까운 곳에서 즐기는 저비용 휴가)’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요금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25일 미 우정청(USPS)은 배송요금을 8% 인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급등한 운송 연료비 부담을 반영한 조치로, 오는 4월 26일부터 2027년 1월 17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뉴욕의 최대 에너지 공급업체 콘 에디슨은 천연가스 수급 불안을 이유로 4월 고지서부터 15~20%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을 예고했다. 이는 기업의 유통·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전반적인 생활비와 식료품 가격 상승을 자극하며 가계에 짐을 지운다. 금리 상승도 서민의 어깨를 짓누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달 사이 연 3.97%에서 4.44%로 0.47%포인트 뛰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빠르게 상승했다. 모기지은행협회 기준 30년 만기 주담대 금리는 2월 말 5.98%에서 3월 말 6.43%로 올라섰다. 금리가 오르자 주택 구매는 줄고 주택시장이 경직되는 모습이다. 결국 집을 사지 못한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몰리며 월세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국채 10년물 금리 상승은 주담대는 물론 결국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 등 다른 금융 비용까지 끌어올리며 가계 부담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6%로 재집권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특히 경제정책 지지율은 29%, 생활비 대응 평가는 25%로 전체 평균보다 더 낮았다. 미국의 경제 충격은 국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인의 가처분소득이 줄면 가전·자동차·IT 기기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 수요가 둔화한다. 여기에 미 금리 상승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면 원화 약세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 물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한국은행은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썸네일

포탄 떨어진 건 중동인데, 한국 CDS 프리미엄이 올랐다

포탄은 중동에 떨어졌는데, 정작 비명은 한국 금융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오는 형국이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달 새 33%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다. 반면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과 인접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하락했다. 30일 글로벌 채권 정보업체 씨본즈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6일 기준 한국 CDS 5년물은 33.84bp(1bp=0.01%포인트)로 이달 초(25.36bp) 대비 33.43% 급등했다. 2024년 계엄 사태 당시(35.56bp)에 근접한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 부도 위험에 대비해 투자자가 지급하는 보험료로, 100만 달러 규모 국채 기준 연간 3384달러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13.34%·74.55bp)과 사우디(-9.05%·80.36bp)는 같은 기간 오히려 하락했다. 일본(4.02%·26.38bp), 중국(7.78%·49.86)과 비교해도 한국의 상승 폭이 가파르다. 절대 수치는 한국이 이스라엘·사우디보다 낮지만, 진폭이 큰 건 대외 충격에 민감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직접 개입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사우디는 유가 상승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의 부도 위험이 급등한 건 에너지 구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이 중 68%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여기에 제조·수출 중심 산업구조까지 겹쳐 유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하는 상황이다. ━ 에너지 취약한 한국, 대외충격 때마다 신용도 출렁 일본은 중동 의존도(약 95%)가 더 높지만 CDS 프리미엄 상승 폭은 한국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위기 때 안전자산으로 강세를 보이는 엔화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고,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단기 가격 충격이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반면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위기 때마다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자본 유출이 확대되면서 신용 위험과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실제 한국 CDS는 3월 초까지 20bp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다만 한국의 외환보유액(4276억 달러)과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본부장은 “중동발 위기에 취약한 데다 금융시장 규모가 작고, 달러 의존도가 높은 점 등을 볼 때 한국이 아직 선진국 경제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원([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썸네일

김동춘 LG화학 CEO “4년 뒤 매출 2조원으로”

LG화학이 반도체·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전자소재 분야를 집중 육성해, 매출을 현재 1조원 규모에서 2030년 2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LG화학은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통합·신설했다. 정밀 소재 분야의 신기술을 확보하고,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미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은 지난해 말 김동춘(사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김 CEO는 “그간 석유화학에서 첨단 소재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도전과 도약을 지속해 왔다”며 “미래 신소재 분야에 모든 역량과 기술을 투입해 기술 중심의 고부가 첨단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썸네일

AI 전환·지방소멸 대응…정부 예산 800조까지 간다

내년 정부 예산이 역대 처음으로 800조원 가까운 규모로 짜인다. 예산은 인공지능(AI) 전환, 지방 소멸 대응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된다. 대신 정부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조정이 어려운 ‘의무지출’을 법 개정을 거쳐 10% 줄이는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30일 기획예산처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편성 과정 전체를 주관한 첫 번째 예산안으로, 확장재정 기조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각 부처는 예산안을 요구할 때 이를 따라야 한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국정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적 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한다”면서도 “재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재원을 배분하는 절차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안(728조원)보다 5.0% 증가한 764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편성 중인 약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반영되면 내년 정부 지출은 80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정부 예산은 2017년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는데, 10년여 만에 나라 살림 규모가 약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투자할 4대 중점 분야로 ▶AI 전환(AX) 등 성장 패러다임 전환 ▶5극·3특 성장엔진 육성 등 지방 주도 성장 ▶스타트업·청년 등 모두의 성장 통한 양극화 구조 개선 ▶안전·평화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가장 앞에 세운 건 AX와 녹색 전환(GX)이다. 업종별로 제조·실증·보급 각 단계의 AI 도입을 추진하고,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 AI 산업 생태계를 키울 계획이다. 또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 성장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통합 지방정부에는 연 최대 5조원, 4년간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역시 적극 지원한다.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재정사업 지방 우대원칙’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올해 예산에는 아동수당 등 7개 사업을 대상으로 지방 우대를 시범 적용했는데, 내년부터는 각 부처가 적용 대상 사업을 발굴해 예산안을 요구하도록 했다. 이번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지출 구조조정 기준 및 추진 방안’도 포함됐다. 여기서 기획처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각각 15%, 10%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의무지출은 지출 근거와 요건이 법령에 규정돼 있는 정부 예산이다. 기초연금과 건강보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이 대표적이다.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로 의무지출 규모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 365조원에서 2028년이면 433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의무지출 감축 목표치를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무지출을 조정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기획처는 각 부처에 의무지출을 줄일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및 입법 조치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해뒀다. 정부 안팎에선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된다. 다만 조용범 실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체 의무지출을 대상으로 구조조정할 생각은 없다. ‘10% 감축’이라고 했지만, 복지 제도로써 줄일 수 없는 것은 모수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처는 모든 재정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원칙도 내놨다. 한시·일몰 사업인데 반복적으로 기한을 연장해 온 사업은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민간 대비 사용료가 크게 저렴한 국립시설 입장료 등은 현실화한다. 대표적으로 17년간 무료로 운영돼 온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가 유력하게 검토된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6.03.30. 8:03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