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우석대 산학협력단 부속기관인 국제e스포츠연수원이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스포츠 전문인력 양성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지난 10일 한국게임과학고에서 진행된 업무협약 체결식에는 여형일 국제e스포츠연수원장을 비롯해 한국게임과학고 정광호 설립자, 이명숙 이사장, 박은규 교장 직무대행, 이문용 전 전주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이 참석했다. 앞으로 양 기관은 △e스포츠 관련 지역연고제 구축 및 정주여건 개선 △학생 진학 및 취·창업 지원 △e스포츠 분야 연구·정책 교류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역 기반의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래 산업 수요에 대응할 전문 인력 양성에 함께 힘을 모을 방침이다. 여형일 국제e스포츠연수원장은 “교육 기관 간 협력을 통해 e스포츠 전문인 양성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되어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지역 e스포츠 산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교육 모델을 구현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은규 교장 직무대행도 “우석대와 협력이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와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학생들이 e스포츠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미래 진로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2025.12.10. 18:03
[OSEN=강희수 기자] 국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에피카(EPIKAR)가 미국 조지아를 기반으로 하는 대형 중고차 딜러 그룹 오토 갤러리 오토모티브 그룹(Auto Gallery Automotive Group, 이하 오토 갤러리)과 공식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오토 갤러리는 미국 조지아·플로리다·앨라배마 전역에 걸쳐 연 매출 약 6억 달러(한화 약 1조 원) 규모의 대형 딜러 그룹으로, 미국 남동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에피카는 AI 기반의 딜러 운영 솔루션을 통해 영업·고객 응대·재고 관리 등 딜러사의 일상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고객의 탐색부터 상담·견적·구매까지 지원하는 AI 세일즈 컨설턴트 ‘PIKAR Genie(피카지니)’는 현지 딜러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끌고 있는 상품이다. PIKAR Genie(피카지니)는 고객의 문의·시승 예약·재고 확인 등 다양한 요청에 실시간으로 대응해, 영업 인력이 반복 업무 대신 고부가가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AI 기반 디지털 경험은 고객에게 더욱 신속하고 자연스러운 상담 환경을 제공하고, 딜러사에게는 응대 품질의 표준화와 전환율 향상, 운영 효율 극대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에피카는 이번 계약을 통해 첫해 약 1,000만 달러(약 15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딜러 네트워크는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구조여서, 이번 오토 갤러리와의 상용 계약은 동부·남부 대형 딜러 그룹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에피카는 현지 파트너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해 약 1,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이 자금은 미국 세일즈·CS 조직 구축·온보딩 프로세스 고도화·운영 현지화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에피카는 이미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Flip)하며 글로벌 상장 가능성을 고려한 지배구조 재편을 마쳤다. 에피카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에피카가 미국 시장에서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AI 기반 운영 모델을 통해 실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가 정착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와 서부의 대형 딜러 그룹들과 추가 파트너십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 양대 시장에서의 동시 성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라운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에피카는 AI 기반의 자동차 판매·매입 최적화 솔루션을 포함해, 딜러사의 ‘판매 → 시승 → 계약 → 결제 → 출고·탁송 → 정비/AS’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는 SaaS 플랫폼을 제공한다. 에피카는 지난해부터 서울에서 르노 딜러십 비즈니스를 시작하며 강남·동작·서초 등 주요 거점에서 전시장을 운영해 왔으며, 단순한 판매 딜러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했다.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12.10. 18:00
[OSEN=강희수 기자] LG전자가 차량용 고성능 AI 솔루션 'AI 캐빈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방의 도로 상황을 예측해 주의 메시지를 미리 줄 정도로 똑똑하다. LG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퀄컴 테크날러지스(이하 퀄컴, Qualcomm Technologies Inc)’와 함께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차량용 고성능 컴퓨팅 장치(이하 HPC, High Performance Computing)를 공개하며 AIDV(AI-Defined Vehicle, 인공지능중심차량) 시대를 선도하는 앞선 기술력을 선보인다. LG전자는 내년 1월 6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HPC에 적용되는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인 ‘AI 캐빈 플랫폼(AI Cabin Platform)’을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최초 공개한다. LG전자는 새로운 AI 캐빈 플랫폼이 적용된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을 통해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중심차량)를 넘어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AIDV 기술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AI 캐빈 플랫폼은 시각 정보를 분석하는 비전 언어 모델(VLM, Vision Language Model)을 비롯해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이미지 생성 모델(Image Generation Model) 등 오픈소스 기반의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들을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해 탑승자의 차량 내 경험을 새롭게 만든다. AI 캐빈 플랫폼에는 퀄컴의 고성능 오토모티브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콕핏 엘리트’가 탑재됐다. 스냅드래곤 콕핏 엘리트가 구현하는 뛰어난 컴퓨팅 성능으로 모든 AI 연산은 차량 내에서 자체적으로 처리된다. 외부 AI 서버와의 통신이 필요 없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보안 측면에서도 외부 유출 가능성이 차단되어 한층 더 안심할 수 있다. AI 캐빈 플랫폼은 차량 내외부 카메라를 통해 입수한 주변 환경, 탑승자의 상태 등을 AI가 분석해 상황에 맞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출근길에서 외부 카메라로 옆에서 합류하는 차량을 인지하고, 내부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을 분석해 “합류 구간에서 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전방을 주시하고 안전에 유의해 운전하세요”라는 가이드를 디스플레이와 음성을 통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이미지 생성 모델을 통해 맞춤형 이미지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눈이 소복이 쌓인 길에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주변 환경을 분석해 가로등 불빛 사이로 눈이 내리는 모습,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마을 등 주변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음악 재생 화면으로 생성한다. 또, 상황에 맞춰 “눈이 아름답게 내리는 밤이네요. 겨울밤에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해 드릴까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도 퀄컴과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하나의 장치로 통합 제어하는 HPC 플랫폼을 공개하는 등 퀄컴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플랫폼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Snapdragon RideTM Flex)’ 시스템온칩(SoC)을 기반으로 차량 내 다양한 기능을 단일 컨트롤러에 통합함으로써 비용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 VS사업본부장 은석현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강력한 파트너십을 확대함으로써 SDV를 넘어 AIDV로의 전환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희수([email protected])
2025.12.10. 18:00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특화 클라우드 전문기업 클루커스(대표 홍성완)가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IPO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은 지난 9월말 RPF를 발송 이후 약 두 달 간의 평가절차를 거쳐 확정되었으며, 회사는 글로벌 AI MSP 사업확장과 함께 IPO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클루커스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 어워즈에서 글로벌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AI MSP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자동차그룹, 크래프톤, 펄어비스, 상상인저축은행 등 주요 엔터프라이즈 고객과 함께 다양한 산업군에서 성장 기반을 다져 왔으며, 현재 국내를 포함해 미국·일본·말레이시아 등 해외 3개국에서 법인을 운영하며 2,50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클루커스는 AI 에이전트 기반 멀티클라우드 매니지드 플랫폼 클루스피어(ClooSphere)를 중심으로 매니지드 서비스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 인프라 운영을 넘어 AI·데이터·보안 중심의 차세대 MSP 모델을 구축해 왔으며, IPO를 통해 확보한 자원은 ▲ 글로벌 Tech Center 확장 ▲ 클루스피어 플랫폼 고도화 ▲ 산업별 특화 솔루션 강화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IT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클루커스는 AI 기반 예측·자동화 운영 모델, 강화된 멀티클라우드 보안, 24×365 글로벌 운영체계를 중심으로 서비스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운영 안정성·보안·데이터 분석·비용 최적화를 통합 제공하는 AI MSP 체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해외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클루커스는 최근 일본 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현지 AI·클라우드 수요 대응을 위한 세일즈·파트너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25년 5월 개소한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MSP·AI 서비스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AI 기반 운영모델을 중심으로 SMB·엔터프라이즈 전환기회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홍성완 클루커스 대표는 “클루커스는 기술 중심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반으로 이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할 전환점을 맞았다. IPO를 통해 글로벌 AI MSP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자본을 마련하고, 클라우드·데이터·보안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펼쳐 나가겠다.” 라고 말했다. 클루커스는 앞으로 주관사들과 협의를 거쳐 상장예비심사 청구,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상장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12.10. 17:10
오픈AI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챗GPT 오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서부시간 기준 10일 오후 2시 40분 즈음 오픈AI는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시 오류 발생률이 증가하는 문제를 확인했다"고 '오픈AI 상태' 페이지에 공지했다. 이로 인해 ▶로그인 ▶대화 ▶검색 ▶API ▶에이전트 ▶파일 업로드 등 13개 항목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2.10. 15:56
시카고 지역 전체 주택 4채 가운데 한 채는 올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질로우가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카고 지역 주택의 23%가 전년 대비 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5% 하락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시카고는 지난 2023년 전체 주택의 18%, 2022년 12%가 각각 가치 하락을 겪었다. 2021년에는 9%, 2020년에는 6%로 각각 집계됐다. 바꿔 말하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 가격 하락보다는 증가가 많았지만 올해는 주택 가격이 떨어진 시카고 지역 주택이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부동산 정보 회사 질로우는 매년 10월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주택 가치 하락율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도 가치가 하락한 주택이 많았다. 올해 전국 주택의 53%가 하락을 기록했다. 절반 이상의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중서부 주요 지역의 가치 하락 비율을 보면 밀워키가 14%, 그린베이 21%, 비스마르크 28%, 신시내티 29%로 그나마 적었고 미네아폴리스 55%, 인디애나폴리스 49%, 콜럼버스∙오마하 41%, 디트로이트∙세인트루이스 38%가 가치 하락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 시장을 바이어 마켓으로 진단하고 있다. 주택 구입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최근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하고 있고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어 마음에 드는 주택을 고르기가 쉬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바이어보다 셀러가 37%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주택 가치 하락율 시카고 지역 주택 구입
2025.12.10. 15:01
미·중 패권 전쟁을 기점으로 동아시아 ‘재코타(JaKoTa, 일본·한국·대만)’ 트라이앵글의 경제 지형이 바뀌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앞세운 대만이 약진하면서다. 일본 또한 ‘잃어버린 30년’의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만 ‘나 홀로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대만의 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640억5000만 달러(약 94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15년6개월 만에 최대 폭의 증가다. 사상 처음 월 수출 600억 달러 시대를 연 지난 10월(618억 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11월까지 누적 수출은 5784억9000만 달러(약 851조원)에 이른다. 연간 수출 전망치는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한 6400억 달러다. 수출 5000억∙6000억 달러 장벽을 동시에 깨는 역사적 행보다. 수출 호조를 견인한 건 반도체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최첨단 칩 생산 능력을 갖춘 TSMC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했다. 애플∙엔비디아∙브로드컴∙AMD 등 대부분의 글로벌 빅테크가 TSMC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사실상 생산만 하면 모조리 해외로 팔려나가는 형태다. 대만 재정부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 등 인프라 구축 속도가 빨라지고, 각국 정부도 주권 AI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하드웨어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코타(JaKoTa)는 동아시아의 일본(Japan)·한국(Korea)·대만(Taiwan)을 묶은 말로 1997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등이 3국을 ‘민주주의+고도 기술+제조업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새로운 경제 블록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재코타 3국은 공통점이 많다.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단일민족국가로 지리적으로는 실질적인 섬나라다. 제조업 기반 수출 경제로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에 인접한 이점을 이용,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며 '재코타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미·중 패권 전쟁이 본격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되는 과정에서 변화가 시작됐다. 한일이 전통적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제조업 경쟁력을 잃고 주춤한 사이 대만은 파운드리를 무기로 미국 활로를 개척하면서다. 대만에 TSMC라는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탄생한 건, 일찌감치 정부 주도로 ‘파운드리’ 한 우물만 파는 전략을 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대만 정부는 '중소기업 중심 다품종 소량'에 머물던 경제 체질을 강력한 산업 정책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는데 이는 TSMC가 있어 가능했다. TSMC를 기반으로 서버 조립과 패키징 등 후공정과 하드웨어 전반으로 낙수 효과가 퍼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대만엔 가뭄인데도 농업용수를 반도체 공장에 먼저 투입할 정도로 정부 차원의 총체적인 지원을 쏟았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반도체 선두주자였던 일본이 2000년대 한국에 추격을 허용했고, 이제는 한국이 대만의 추격에 긴장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대만의 달라진 위상은 수치로 입증된다. 대만 정부는 이달 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4%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전망치 대비 2.9%포인트 높여 잡은 것으로 이는 2010년(10.3%) 이래 최고치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0일 대만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9월 대비 2.2%포인트 상향한 7.3%로 전망했다. 한국(0.9%, ADB 기준)은 물론 일본(1.1%)과 격차가 크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도 13.8%로 한국(4.8%)과 일본(3.9%)을 압도한다. 대만의 올해 수출액 전망치(6400억 달러)는 한국의 약 90%에 달한다. 2016년까지만 해도 대만의 수출액은 한국의 절반 정도였는데 불과 10년 만에 턱밑까지 쫓아왔다. 1인당 GDP(달러 환산)도 지난해 일본을 앞섰고, 올해는 한국마저 제칠 게 확실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전년 대비 0.8% 줄어든 3만5962달러다. 반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7827달러로 예상된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은 2003년 대만을 제친 이후 22년 만에 역전을 허용하게 된다. 대만의 가파른 추격에 긴장하는 건 한일 모두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일본은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인다. 기업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2021년부터 뚜렷한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저금리를 활용하려는 글로벌 유동성이 몰려들면서 증시도 활황이다. 아베노믹스 계승을 천명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반도체 재건과 방위 산업 육성 등 신규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카이치 내각은 ‘엔저’와 ‘재정 확대’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명확히 제시했고 이는 일본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한국은 올해까지 3년 연속 2%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망대로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일본과 역전된다. 올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약 1030조원)를 돌파할 거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김미승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대만이 반도체 전 공정에 걸친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춘 반면, 한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수출 실적이 좋아 보여도 메모리에 편중된 탓에 글로벌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의 반도체 편중은 대만의 의도적인 반도체 ‘올인’과는 성격이 다르다. 2000년대 경제 성장의 가장 큰 버팀목이던 ‘중국 특수’가 사라지면서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했고, 반도체만 남아 버티는 형국이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인 내수 또한 부진의 골이 깊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실질소득 감소와 높은 생활물가 상승률 등이 맞물린 탓에 간단치 않은 문제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가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며 복합적인 악재에 둘러싸인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한국 경제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본다. 일본은 기축통화국으로 장기간의 침체를 버틸 체력이라도 있었지만 한국은 제대로 된 처방이 없으면 향후 치명적인 저성장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만이 급속히 성장한 최근 10년간 한국은 두 차례 큰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실기했다”며 “산업 재편과 함께 노동개혁 등 해묵은 과제 해결을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어차피 세 나라 모두 반도체에 명운 걸었고, 결국은 1등이 독식하게 될 것”이라며 “속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공장을 짓는 게 관건인데 세액공제 수준이 아닌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추천! 더중플 - 네이버 VS 토스, 결제 전쟁 토스와 네이버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습니다. 그간 사업 영역에서 두 회사는 크게 부딪칠 일이 없었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네이버가 증권사, 은행들과 직접 경쟁하는 대신 협력하는 방식의 ‘간접 진출’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토스는 카카오(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뱅크)와 일전을 벌이며 몸집을 키워왔고요. 그런 두 회사가 오프라인 결제 단말 시장을 놓고 전면전 태세입니다. 도대체 이 시장이 뭐길래, 사뭇 평화로웠던 두 회사 관계에 전운이 감도는 걸까요. 두나무와의 합병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도 네이버페이에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원조 결제 강자 카카오페이는 왜 이 시장에 거리를 두는 걸까요.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지금 가장 뜨거운 현장, 결제 시장에서 누가 왕이 될 상이고,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지 심층 분석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단말이 이미 20만 대 넘게 깔려 있습니다.”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프론트’를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설명하는 이승건 토스 창업자의 표정엔 자신감이 차 있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핀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AI)에이전트를 강조했지만 토스와 네이버페이는 달랐다. 양사 모두 부스 전면에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를 배치했다. 네이버페이 박상진 대표도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네이버페이 측은 “최근 핀테크 위크 등 행사에서 1만 2000명 넘게 부스를 찾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토스에 이어 네이버페이까지 온라인 태생 강자들이 줄줄이 단말기를 들고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다 해도 결제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더 많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2025년 상반기 중 국내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하루 평균 결제 금액 중 비대면 지급은 약 1.3조원, 대면 지급은 1.7조원이다. 네이버페이, 토스같이 온·오프라인 간편 결제로 성장한 기업들은 오프라인 단말기를 통해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면 금융, 플랫폼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미 클대로 큰 온라인 결제 시장보다 성장 여력도 크다. 앞서 토스는 매장 관리, 고객 응대, 마케팅 등 운영 복잡도는 낮추고 매출은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하고, 2023년 3월 프론트를 정식 출시했다. 11월 기준 24만 가맹점과 누적 결제액 26조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업계에서 토스는 결제 단말의 디자인과 사용성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지난달 네이버페이는 검은색 결제 단말을 들고 출사표를 던졌다. 상대가 네이버인만큼 이번엔 토스도 긴장하고 있다. 더구나 네이버페이 결제 단말인 커넥트 설치 매장은 12월 중 네이버 지도 검색에 노출된다. 식당 방문객들은 지도를 통해 쿠폰을 받고, 결제 후 커넥트로 즉시 키워드 리뷰 작성도 가능해진다. 네이버 지도 다국어버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자영업자들을 유인하는 요소다. 네이버페이 우형규 커넥트 사업 리더는 “ 리뷰·쿠폰·주문 등의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기 위해 커넥트를 출시했다”며 “기존 네이버 검색과 지도를 통해 온라인에서 가능했던 다양한 고유 서비스들도 쉽게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점한 토스, 추격하는 네이버 이 오프라인 전쟁의 승자는 누가될까. 치열한 경쟁을 하는 두 회사는 또 얼굴결제 상용화 분야에선 한 배를 탄 걸까. 실물 카드 결제 습관을 모바일로 이끈 기존 강자 삼성페이를 두 회사는 위협할 수 있을까. 원조 결제 강자 카카오페이는 왜 이 시장에 참전하지 않고 있는 걸까. 지금 가장 뜨거운 현장, 결제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지 심층 분석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기사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오프라인 결제 전쟁, 드디어 맞붙은 네이버 vs 토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80 추천!더중플 - 팩플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주소창에 링크를 복사해 붙여넣으세요. 구원투수는 카카오 구원했나…‘CA협의체’ 2년 실험 성적표 카카오의 구원투수 CA협의체를 둘러싼 잡음이 심상치 않다. 카카오의 성장 속도를 더디게 하는 옥상옥(屋上屋)이란 비판부터, 창업자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총괄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내부 목소리까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2년 전 위기의 카카오를 구하기 위해 등판한 CA협의체. 현재 스코어 카카오의 든든한 구원투수인지, 아니면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엇을 개선해야할지, 하나하나 따져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536 카카오도 ‘토라포밍’ 당했어? IT판 휩쓰는 토스출신 파워 토스 직원이 새로 이직 또는 창업한 회사에 토스식 업무 스타일을 이식하려 할 때 ‘저 사람, 토라포밍 중이네’라고 말한다. 마치 SF 영화 속 인간들이 지구 아닌 또 다른 행성을 자신들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테라포밍·Terraforming)처럼 말이다. IT업계 특성상 한 기업 안에도 온갖 기업 출신들로 가득한데, 토스에만 ‘토라포밍’이란 표현이 나올까까. 토라포밍의 오해와 진실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2750 “피 섞어도 보통 섞는 게 아냐” 네이버·두나무 빅딜 속사정 네이버는 왜, 두나무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사석에서 송치형 두나무 창업자를 가장 ‘리스펙’하는 창업자로 꼽는다고 하던데. 네이버-두나무 ‘빅딜’(주식 교환으로 두나무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의 내막과 그들이 그리는 빅픽쳐를 파헤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5205 ‘탈 엔비디아’ GPU 독립전쟁…아마존·구글, AI칩 만드는 이유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의존하던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칩까지 ‘잘’ 만들기 시작하면서 엔비디아 1극 천하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CPU(중앙처리장치)에서 대형 고객을 잃은 인텔처럼 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솔솔 나오고 있다. 그런데, 만들기 어렵다는 AI 칩,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하이퍼스케일러의 진짜 목표는 엔비디아의 자리를 대체하는 걸까. 지금까지 잘 써왔던 칩은 왜 직접 만들려 하나. 지금 벌어진 상황의 이면과 기업들의 속내, 요동치는 글로벌 AI 칩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320 여성국([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임박한 가운데 ‘특정 대기업을 위한 맞춤형 완화 아니냐’는 논란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산분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실질적 대책을 거의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계의 이목이 쏠린 대목은 ‘증손회사 지분 100% 보유 의무’를 50%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이다. 공정거래법 18조에서 정한 이 요건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 구조인 기업의 손자회사가 회사(증손회사)를 만들거나 인수하려면 그 지분을 전액 자기 돈으로 확보해야 한다.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GS칼텍스 등 주요 대기업 손자회사들이 모두 이 조항에 발이 묶인다. ━ AI가 쏘아올린 규제 완화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용인 팹(공장)을 짓는 데에만 60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AI(인공지능) 시대 투자 규모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현행 규제 아래에서는 600조원을 전부 자체 자본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애로를 피력한 셈이다. 실제 이날 SK하이닉스는 자금조달을 위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가능성에 대해 “자기주식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ADR은 외국 기업이 기존 주식을 미국 예탁기관에 맡겨 발행한 증서로,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외국 자본을 보다 쉽게 유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중 ADR 상장 가능한 물량은 2.4%로, 9조원 상당이다. 업계에서는 금산분리 요건이 완화할 경우 SK그룹이 가장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가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를 지배하고,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대주주다.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이번 규제가 완화하면 SK하이닉스는 지분을 50%만 가지고 외부 자본을 유치해 특수목적법인(SPC)룰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SPC가 공장을 짓고 생산시설을 SK하이닉스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와 반도체 사업, 손자회사 구조를 동시에 가진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말 그대로 ‘활로’가 트이는 셈이다. ━ “원포인트 특혜?” vs “산업 전체 봐야” 이에 따라 ‘원포인트 특혜 집중’ 논란도 적지 않다. 앞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이 “(금산분리 완화는)몇 개 회사의 민원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논란을 부채질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면 지금같은 금산분리 규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외부 자본을 유치해 위험을 분산하는 합작 방식이 이미 첨단산업 투자 방식으로 일반화했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가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기술기업 오라클,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가 손잡고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 달러(약 736조원)라는 천문학적 돈을 함께 댔다. 초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지분 나누기’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반도체만 봐도 웨이퍼·노광장비·소재·물류로 이어지는 대규모 공급망 산업”이라며 “첨단 산업 규제 완화의 수혜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가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을 내다보고 선제 투자해야 하는 첨단 산업의 ‘쩐의 전쟁’에서 살아남는 건 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기술 주권과 경쟁력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 역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주사 계열사 지분율을 규제하는 국가는 사실상 한국 뿐”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수합병(M&A)이 부진한 이유가 이런 구조적 제약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예 규제 완화를 적용받는 산업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신사업 전환(pivot)은 모든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처럼 여러 조건이 붙는 부분적 완화보다 전 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산업 자금 조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국내 조선업계가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빅3’는 최근 해양플랜트, 풍력, 육상설비 등 비주력 부문을 정비하며 조직을 축소해 재편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자,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해양설비와 육상플랜트 조직을 통합해 ‘에너지플랜트사업부문(EPU)’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기존 해양 사업 부문(Offshore Business Unit, OBU)과 에너지·인프라(E&I) 사업 부문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해양 사업 부문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와 해상풍력 설치선(WTIV), E&I 부문은 육상플랜트 및 풍력단지를 담당해왔다. 두 조직 모두 올해 4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고 수주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합은 인력 중복을 줄이고, 공정·설계 부문의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라며 “기존에는 비슷한 업무가 이원화해 운영 효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HD현대미포조선과 합병한 HD현대중공업은 대형화를 통해 효율성 극대화에 나섰다. 해양플랜트나 미래 에너지설비 사업보다는 선박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추진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형 선박 분야 위주로 투자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계의 이런 흐름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는 회복세지만, 해양설비·풍력플랜트 등은 발주처의 예산 축소나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변동성이 크다. 이에 조선 3사도 일감 확보보다 수익 중심의 선별 수주와 조직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선회 중이다. 다만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비주력 부문을 정리하면 일시적으로 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양플랜트·해상풍력 등은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국내외 발주 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중요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통합과 구조조정이 단기 실적 방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력 유지와 시장 대응 역량을 병행해야 한다”며 “수익성 중심 전략과 미래 성장 전략 간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지난 10월 16일 대만 중부 타이중에 있는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대형 세일 행사를 맞아 아침부터 수많은 인파가 매장으로 몰려들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내놓은 수천 세트의 한정판 화장품이 순식간에 매진됐고, 보석과 명품 매장에도 방문객이 가득했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이날 타이베이 신이점과 함께 미츠코시 백화점을 방문한 사람은 32만명, 매출은 20억 대만달러(약 942억원)로 회사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대만은 초호화 스포츠카 시장의 신흥 강자로도 떠올랐다. 대만에선 지난해에만 1300대의 스포츠카가 판매됐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대만 내 페라리 수요가 중국이나 홍콩보다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가파른 경제 성장과 기업의 호실적이 소비 진작과 민생 경제 회복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호황기의 모습이다. 대만의 수출액은 2016년만해도 한국의 절반 정도였는데, 올해는 한국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도 13.8%로 한국(4.8%)과 일본(3.9%)을 압도한다. 기업이 잘 벌고, 국민들이 많이 쓰니 세수도 잘 걷힌다. 대만도 한국처럼 민생 경제 강화를 위해 지난 11월 국민 1인당 1만 대만달러(약 47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이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부족한 예산에도 쥐어 짜 지급했다면, 대만은 사상 최대 규모로 걷힌 세수로 충당했다. 대만은 2021년 이후 4년 연속 초과 세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 기간 추가로 들어온 세금만 1조8707억 대만달러(약 87조3055억원)에 달한다. 경기 회복세는 민간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20년 넘게 대만 관련 투자업무를 해온 김준형 써니컨설팅 대표는 "대만은 20여년전 한국에 1인당 GDP를 역전 당한 이후 한국에 대한 경쟁심이 강해졌다"며 "그러나 최근 대만 기업인을 만나보면 한국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쿠터의 나라가 이젠 페라리의 나라가 됐다는 말도 자주 나온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0일 대만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했다. 지난 9월 전망치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일본을 크게 앞설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주요 기업들이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만큼 어느 정도의 역기저효과가 불가피한데도 4% 전후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런 전망엔 당분간 TSMC를 견제할 대항마가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AI 성장세에 따른 초과 수요를 흡수하며 TSMC가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뜻이다. TSMC는 올해부터 최첨단 공정 단가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최대 10%까지 인상할 계획을 세웠는데 대체 불가능한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수익성까지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탄력을 받은 대만은 탈원전 정책 노선을 수정할 움직임도 공식화하고 있다. 전면 탈원전 계획에서 원전 재가동으로 급선회한 배경에는 반도체 생산 관련 전력 수요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일 대만 정부는 폐쇄된 원전 중 두 곳을 다시 가동하는 원전 현황평가보고서를 승인했다. 내년 3월 재가동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으로, 이르면 2029년 원전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진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반도체 보조금 축소 등 외부 위험 요인이 있지만 TSMC의 압도적 위상과 네트워크, 대중국 견제론 등 고려하면 미국도 함부로 대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당분간은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의 비교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TSMC를 중심으로 눈부신 수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대만. 하지만 들여다보면 수출 중심 경제의 여러 부작용을 앓고 있다. 대만은 수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장기간 고환율과 저임금을 용인해 왔고, 그 결과 수입물가는 뛰고 임금은 제자리이면서 국민의 생활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최근 ‘대만병(Taiwanese disease)’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과 저성장을 동시에 겪고 있는 최근 한국 경제가 대만의 경험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강조한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대만화 약세는 대만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동시에 큰 왜곡을 만들어냈다”며 “대만의 경상수지 흑자는 비대해졌고 외환보유액은 쌓였지만 집값은 폭등했고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가난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대만 국민의 생활수준을 희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면 수출기업에는 보조금을 주는 효과가 있지만, 수입기업에는 그만큼 부담을 준다. 식품과 연료(자동차·발전용)를 대부분 수입하는 대만에서는 이 구조가 사실상 저소득 가계에서 수출기업의 소유주와 종사자들에게로 부를 이전시키는 셈"이라고 짚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역시 뒤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글로벌 물가 비교 플랫폼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부동산 구매력 지수(PIR)는 34.3년으로, 이는 평균적인 타이베이 주택 가격이 현지 임금의 34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15.2배)의 두 배를 넘을 뿐 아니라,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한 서울(26.1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대만은 수출 경쟁력을 위해 낮은 임금을 유지해 왔지만, 정책실패에 더해 수입물가와 일정 부분 연동되어 주택가격은 빠르게 치솟았다”며 “또한 저평가된 통화 가치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대만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싸 보이면서 해외 투자자 자금이 유입돼 가격 상승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고환율(통화가치 약세)이 초래한 ‘대만병’에 한국의 면역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DB증권이 최근 발표한 ‘통화절하가 가져올 한국의 미래, 대만’ 보고서에서 “통화 절하는 본질적으로 가계의 구매력을 희생해 수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효과와 같다”며 “기업이 이를 국내에 재투자한다면 성장으로 이어지겠지만, 현재는 미국 등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산업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이 대만을 따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최근 고환율 상황도 문제지만, 관세협상 등으로 해외 공장을 더 많이 짓게 되면 수출로 벌어 들인 기업 이익이 국내에 머물지 않게 될 산업공동화가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만 폭스콘은 애플을 위해 만드는 아이폰의 대부분을 중국 공장에서 만든다. 롄화전자(UMC) 역시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 생산 시설을 확대해 왔다. 산업공동화는 대만의 저임금 문제도 불러왔다. DB증권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대졸 초임임금은 149만원으로 한국 306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만은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저임금 저물가 구조를 오랜시간 유지해왔다. 최근 TSMC 등 일부 기업 중심으로 임금이 올랐지만, 다른 일자리까지 온기가 번지지 못하고 있다. 김천구 대한상의(SGI) 연구위원은 "한국도 대졸 초임이 높다지만 이중구조가 심각해 소수만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대만처럼 산업공동화가 심해지면 '좋은 일자리로 들어가는 문'은 더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만의 통화 약세는 정책적으로 의도된 측면이 있고, 외환보유액도 충분하며 수출 성장세도 높아 통화가치를 올릴 여력이 있다”며 “반면 최근 한국의 고환율은 의도되지 않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 상황이 더 나쁘다고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이 저성장·고령화라는 ‘일본병’과 수출 중심 고환율 구조인 ‘대만병’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만은 올해 7%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은 일본처럼 1~2%대 저성장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병’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약 30년 동안 지속된 저성장·디플레이션 현상을 의미한다. 당시 저출산·고령화까지 겹친 일본은 생산인구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하면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 강준영 교수는 “한국은 이미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렸던 저성장 국면의 초입에 들어섰고, 대만처럼 수출 중심 구조로 인해 내수 기반이 약해지면서 복합적인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내수가 탄탄하고 대만은 고성장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한국은 두 조건을 모두 갖추지 못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합병증 우려에 대한 해법으로, 수출 경쟁력을 지키되 내수가 무너지지 않게 기업과 공장을 국내에 붙잡아 두는 것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윤수 교수는 “한국이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사람을 고용하고 공장을 지을 만한 충분한 매력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업에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책 불확실성을 줄이는게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첨단 기술뿐 아니라 제조업과 원천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기초 기술을 보유한 제조 기업들이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대만과 달리 반도체 외에도 조선·화학·철강 등 경쟁력 있는 제조업 기반을 폭넓게 갖춘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이러한 전통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사업 재편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 2026 세계불평등보고서 전 세계 부(富)가 ‘역사적 정점’에 도달할 정도로 커졌지만, 소수에게만 쏠리는 불평등도 극대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자 상위 10%가 세계 부의 4분의 3을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2%에 그쳤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경제대학의 세계불평등연구소(WIL)가 공개한 ‘세계불평등보고서’의 내용이다. WIL은 도서 『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주도해 만든 연구소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2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참여해, 올해 기준 각국의 소득·자산 관련 데이터를 공동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상위 부자 0.001%에 해당하는 약 6만 명은 1인당 평균 10억 유로(약 1조7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가 가진 평균 자산은 6500유로(1100만원)에 불과했다. 상위 10%로 넓혀도 부의 쏠림은 뚜렷했다. 상위 10%가 부의 75%와 소득의 53%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부의 2%와 소득의 8%를 보유하는 데 그쳤다. 분석 결과, 부의 쏠림은 급속도로 진행된 걸로 나타났다. 1995년 이후 30년 동안 극소수 상위 계층(0.001%)의 자산은 연 8% 이상 증가했는데, 하위 50%는 연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극소수가 전례 없는 재력을 갖게 된 반면, 수십억 명은 기본적인 경제적 안정성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정부가 세금(누진세)을 걷어, 저소득층에게 이전지출(연금·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의 재분배가 불평등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역마다 효과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인 유럽·북미가 가장 효과적인데, 이들 지역에서는 조세·복지 체계를 통해 소득 격차를 30% 이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억만장자와 1억 달러 이상 최상위 부유층일수록 실효세율(실제 소득 대비 세금 비율)이 낮아지는 ‘역진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성별 격차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 세계 여성의 임금 소득은 남성의 61% 수준에 머물렀다. 무급 가사활동과 돌봄 노동까지 포함하면 여성의 시간당 소득은 남성의 32%로, 반 토막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여성은 남성보다 계속해서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번다”며 “이런 불균형은 여성이 경력을 쌓을 기회를 제한하고 정치 참여를 제약하며, 부의 축적을 늦춘다”고 짚었다. 평균의 함정 뒤에는 지역 간 격차도 숨어있다. 북미·오세아니아에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보다 약 13배 더 많이,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더 많이 버는 걸로 나타났다. 계층 이동의 핵심 기반이 되는 공교육 지출도 차이가 컸다.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아동 1인당 평균 교육 지출은 220유로(37만원)에 불과한 반면, 유럽은 7430유로(1270만원), 북미·오세아니아는 9020유로(1544만원)였다. 많게는 40배가 넘는 격차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격차는 여러 세대에 걸쳐 기회를 제한하고, 기회 불평등을 굳혀 글로벌 부의 격차를 더 깊게 고착시킨다”고 설명했다. 서문을 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역사와 여러 국가의 경험, 이론은 오늘날의 극심한 불평등이 불가피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누진세, 강력한 사회 투자, 공정한 노동 기준, 민주적 제도는 과거에도 (부의) 격차를 줄여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경제+ 우리가 주로 쓰는 AI는 거대언어모델(LLM)인데, 이게 정말 AI의 전부일까? “지금은 AI 버블이 아니라 LLM 버블이다.” 허깅페이스 공동 대표인 클레멘트 델랑그 CEO는 지난달 18일 악시오스 포럼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쓰는 챗봇의 핵심인 LLM이 과대평가됐다고 말했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AI 버블 논란 문제는 ‘AI 전체’가 아니라 ‘LLM 중심 AI’에 대한 의구심이라는 것. AI 업계에선 진작부터 이런 LLM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언어 예측 중심 LLM 대신 세계를 모델링하는 AI, 즉 월드모델(World Model)이 주인공이다. 월드 모델은 AI 버블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단어(Words)에서 세계(Worlds)로=LLM이 세상을 뒤흔든 지 3년, AI 업계 안에선 초기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텍스트·이미지로 답을 생성하는 능력만으로는 현실 세계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한계가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패턴을 재조합하는 수준에 그친다는 문제 의식이 크다. 얀 르쿤 전 메타 최고 AI 과학자는 지난 10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3~5년 안에 월드모델이 주요 모델이 될 것이고,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형의 LLM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LLM은 몇 년 사이 업무에서 인간의 조력자가 됐지만, 정작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예측하거나, 물리적 결과를 추론하는 문제에선 한계를 드러낸다. 예컨대 “테이블 끝에 놓인 컵을 누가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 같은 단순한 물리 시나리오조차 정확한 결과를 판단하지 못한다. 또 사람이 길을 걸을 때 다른 보행자와 충돌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로를 조정하는 사회적 규칙도 이해하지 못한다. LLM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진·이미지·소리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도 나왔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멀티모달 AI는 이미지를 보고 해당 물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인식할 수 있지만,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예측할 수는 없다.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뉴스레터에서 “현재의 AI는 데이터의 읽기, 쓰기, 연구, 패턴 인식에 탁월하지만 물리적 세계를 표현하거나 상호작용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정적인 정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로봇·자율주행·물류·게임·시뮬레이션 등 실제 환경이 필요한 영역에서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이 한계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이 바로 ‘월드모델’이다. 월드모델은 단순히 입력을 읽는 모델이 아니라 세계 자체를 내부에서 돌려보는 모델, 즉 ‘지금 상태 → 다음 상태’의 연속을 스스로 예측하는 모델이다. 기존의 LLM이 단어의 다음 순서를 맞히는 기술이었다면, 월드모델은 세상의 다음 순간을 맞히는 기술로 진화한 셈. ◆공장에서 수백번 시뮬레이션, 블루칼라도 위협?=월드모델이 본격화되면 AI 활용 범위는 지식 처리에서 벗어나 ‘세계 자체를 다루는 기술’로 확장된다. 제조업은 공장을 멈출 필요 없이 전체 라인의 배치를 재설계하고, 물류센터는 동선을 바꾸기 전에 수많은 경로를 시뮬레이션하며, 병원은 환자 동선을 가상 환경에서 먼저 검증한 뒤 실제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식이다 김승환 LG AI연구원 Applied AI Research 그룹장은 이 흐름을 두고 “지식 처리 중심의 AI가 실제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행동 전략까지 계획하는 단계로 이동하는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월드모델로 인한 변화는 로봇과 자율주행처럼 물리 세계를 직접 다루는 분야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난다. 월드모델 기반 로봇은 움직이기 전에 내부에서 수십 개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해 가장 안전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1X, 피규어AI 등 미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이 모두 월드모델을 개발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로봇은 단순한 자동화 기계가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는 행동 주체에 가까워진다. 자체 LLM을 개발하는 AI 스타트업 트릴리언랩스 신재민 대표는 “로봇의 판단과 계획 기능이 점점 모델 기업의 기술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하드웨어 중심 구조가 지능 중심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발 일자리 위협 양상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AI의 자동화는 문서 요약, 코딩, 고객 응대 같은 화이트칼라 업무에 국한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월드모델이 현실 환경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로봇이 단순 반복작업을 넘어 트럭 운전, 배관 수리, 고령자 돌봄처럼 실제 공간에서 판단과 행동이 필요한 직종까지 수행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드모델이 성숙하면 트럭기사·배관공·돌봄노동까지 AI가 지원 가능한 직군 목록에 올라간다”며 “월드모델 기반 로봇은 단순히 팔 하나 움직이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직업을 가진 주체가 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도 월드모델 경쟁 시작=“우리는 지금 제미나이를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 세계의 일부를 시뮬레이션하고 미래 행동을 계획할 수 있는 월드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5월 구글 I/O(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렇게 선언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텍스트만으로 실시간 탐험이 가능한 3차원(D) 세계를 생성할 수 있는 ‘Genie 3’를 공개했다. 장기 계획, 물리 시뮬레이션을 목표로 한다. 빅테크 중 가장 적극적인 건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월드모델 코스모스(Cosmos)를 발표했다. 월드모델이 화두가 되자 오픈AI도 “소라를 기반으로 비디오 모델을 세계 시뮬레이터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중국의 바이두·텐센트 등 기업과 UAE 대학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AI 대학(MBZUAI)도 월드모델 경쟁에 참전했다. AI 경쟁의 양상도 바뀔 수 있다. 월드 모델 시대는 ‘세계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뀐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XR 등 물리 세계 기반 산업의 표준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는 월드모델을 통해 특정 산업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려고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월드모델이야말로 로봇·자율주행 같은 피지컬 AI를 여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물리 세계를 재현하는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차세대 산업의 표준을 사실상 장악한다는 의미다. 투자 자금을 앞세운 스타트업도 뛰어들고 있다. 페이페이 리 교수가 창업한 월드랩스(World Labs)는 텍스트·사진·비디오만으로 편집 가능한 3D 세계를 만드는 월드모델 마블(Marble)을 공개하며 시장에 가장 먼저 상업 제품을 내놨다. 얀 르쿤도 직접 월드모델 스타트업을 창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 많아=그러나 월드모델이 조만간 마치 오픈AI가 새로운 모델을 내놓듯 우리 앞에 번쩍 나타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월드모델 발전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것은 역시 데이터다. 세계를 이해하려면 시간 흐름, 물리적 상호작용, 3D 구조가 얽힌 대규모 데이터로 학습해야 한다. 문제는 인터넷 데이터를 긁어 학습한 LLM과 달리 이런 데이터는 인터넷에 쌓여 있지 않고, 형식도 제각각이며 수집 자체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실제 세계의 물리 법칙을 배우려면 수십억 단위의 고품질 멀티모달 데이터가 필요한데, 지금은 그 양과 질 모두 턱없이 부족하다. 악시오스는 “초대규모의 고품질 멀티모달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현재 공개된 데이터셋은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혁신의 최전선에서 비즈니스의 미래를 봅니다. 첨단 산업의 '미래검증 보고서' 더중플에서 더 빨리 확인하세요. “챗GPT? 제정신이면 안 쓸것” 5년뒤 터질 ‘월드모델’ 뭐길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639 ‘탈 엔비디아’ GPU 독립전쟁…아마존·구글, AI칩 만드는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8320 챗GPT? 기업은 내가 잡는다…AI 날개 단 고객관리 1등 회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516 네이버-토스 ‘결제 전쟁’ 붙었다…근데 카카오는 왜 불구경만 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80 권유진([email protected])
2025.12.10. 13:00
전국에서 주택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부담을 덜기 위해 더 위험한 선택을 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비교사이트 인슈어리파이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주택 보험의 평균 디덕터블(본인부담금)은 지난 2년간 약 40% 증가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자연재해로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주택소유주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더 높은 디덕터블 수용하고 보험료를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마케팅 정보업체 JD파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보험료가 인상됐다고 답한 주택 소유주는 전체의 47%로, 지난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 경험 비율이다. 인슈어리파이의 맷 브래넌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간 보험료 급등이 디덕터블 상승이라는 숨은 파급효과를 낳았다”며 “이는 더 많은 가계가 더 큰 위험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디덕터블을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올릴 경우 지역과 보험사, 주택 가치 등에 따라 보험료가 10~2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일반적으로 500~2000달러 사이에서 디덕터블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흔한 디덕터블 금액은 약 1000달러 수준이다. 보험업체 옵티멈 솔루션의 에리카 토르토리치 대표는 “이런 흐름이 2026년에도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손해율이 높은 주나 고위험 지역에서는 낮은 디덕터블 옵션 자체를 줄이고 있어 주택소유주들의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높은 디덕터블은 보험사들이 철수하거나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지역에서는 보험을 유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 되기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디덕터블이 보험사의 위험을 줄이고 가입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보험료 절감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실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가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로페즈 보험 전문 변호사는 “보험사가 위험 관리를 위해 높은 디덕터블 조건으로만 신규 계약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없던 보험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가주 등 재난 위험이 큰 지역에서는 보험사의 협상력만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높은 디덕터블이 적합한지 결정하기 위해 몇 가지 핵심 요소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먼저 예산과 비상 자금을 고려해야 하며, 손실 발생 시 디덕터블을 즉시 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훈식 기자소유주 보험료 보험료 절감 보험료 급등 주택 소유주들
2025.12.10. 10:02
“성장 주사 대신 이거부터 먹여보세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A씨는 최근 부모님이 보낸 유튜브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단정한 용모, 수려한 말투를 지닌 중년 남성이 이같이 말하며 어린이 영양제를 소개하고 있었다. 영상 자막은 이 남성을 S대 출신 소아과 전문의로 소개했다. A씨는 “부모님이 손주 영양제로 이 약이 어떠냐고 링크를 보내 가만히 살펴보니 소아과 전문의라고 나온 사람이 AI(인공지능) 가짜 의사였다”면서 “며칠 뒤 신고하려고 구매 링크를 들어가 보니 이미 사이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AI발(發) 허위·과장 광고’에 칼을 빼 들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I 가짜 전문가·유명인 딥페이크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급속히 유포되면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피해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정부는 10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AI 등을 활용한 시장 질서 교란 허위·과장광고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AI 생성물 표시’를 의무화하고, 24시간 내 신속 차단,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방안이 담겼다. 우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AI 생성물 표시제’를 도입한다. AI로 만든 사진·영상 등을 게시하는 사람(직접 정보 제공자)은 해당 콘텐트가 AI로 생성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이를 훼손하거나 제거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플랫폼 사업자도 직접 정보 제공자가 표시 의무를 준수하는지 관리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기본법에 따라 AI 사업자가 생성물 표시 의무를 이행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유통된 AI 허위·과장 광고는 신속하게 차단하기로 했다. 방미통위와 방송미디어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식·의약품, 화장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 AI 허위·과장 광고가 빈발하는 영역을 서면 심의 대상에 추가하도록 추진한다. 해당 영역 허위·과장 광고는 심의 요청 후 24시간 이내에 신속한 심의가 이뤄진 후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전용 심의신청 시스템(패스트트랙)도 기존 마약류 중심에서 해당 품목군까지 확대 적용해 안건 상정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긴급조치가 필요할 경우 방미통위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임시 시정 요청을 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한다. 심의 전에라도 잠정 차단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동시에 플랫폼 자체의 자율규제 강화도 유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식약처는 AI가 만든 전문가 제품 추천 광고에 대해 위법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마련했다. AI가 제품을 추천할 때 ‘가상인간’임을 표시하지 않으면 부당 표시 광고에 해당하고 AI 의사·전문가가 식·의약품을 추천할 경우 ‘소비자 기만 광고’로 간주하기로 했다. 위법 행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정부는 허위·조작 정보 유통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손해액의 최대 5배)’를 도입하고, 허위·과장 광고 과징금도 대폭 올릴 예정이다. 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은 감시·적발 기능을 강화한다. 각 부처와 기관은 관련법 개정 등을 통해 사안별로 이르면 내년 1분기, 장기적으로는 내년 하반기까지 방안을 이행할 계획이다. 김민석 총리는 “AI 시대에 걸맞은 시장 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국([email protected])
2025.12.10. 9:24
“처음엔 호기심에 사봤는데, 실제로 써보니 K뷰티에 감동했어요.” 미국 아마존에 최근 영문으로 올라온 구매 후기다. K뷰티 제품이 미국 최대 할인 행사인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블프)’에서 뷰티 부문 판매 1~3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평가다. 특히 미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28)이 한국 방문 기간에 직접 구입했다고 밝힌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제품은 이번 블프에서 전년보다 판매 순위가 크게 뛰며 주목받았다. 10일 미국의 나비고마케팅(Navigo Marketing)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마존 블프 기간(11월 20일~12월 1일) 뷰티(Beauty & Personal Care) 부문 판매 순위 1위는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가 차지했다. 지난해 블프 기간 순위 24위에서 1위로 껑충 오른 것이다. 업계에선 ‘레빗 효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빗 대변인은 지난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동행했다. 이때 제로모공패드를 포함한 K뷰티 제품 13개를 구매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264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백악관 최연소 대변인의 노출 효과가 상당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미국 뷰티 시장은 소셜미디어 중심의 온라인 마케팅, 그중에서도 셀럽(celebrity·유명인)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며 “레빗 대변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사용 인증이 K뷰티 확산에 강력한 촉매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큐브는 이번 블프에서 뷰티 부문 베스트셀러 1~3위를 모두 석권했다. ‘콜라겐 젤 크림’은 지난해 46위에서 2위로, ‘콜라겐 나이트 래핑 마스크’는 29위에서 3위로 각각 수직 상승했다. 나비고 측은 “올해 아마존 블프 기간 뷰티 부문 전체 매출의 16.4%가 메디큐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은 이번 블프 기간 미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 지표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메디큐브는 지난 8월 미 대형 뷰티 편집숍 ‘울타(ULTA)’에도 입점하며 유통 채널을 확장했다. K뷰티 헤어 제품도 약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쟝센’은 아마존 블프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5% 늘었는데, 미쟝센의 ‘퍼펙트세럼’은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에 올랐다. 두피·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역시 같은 기간 글로벌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종우 교수는 “K뷰티의 이런 성과는 네 가지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며 “브랜드 인지도 확산, 합리적인 가격, 품질 경쟁력, 그리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미국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됐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소비 둔화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을 중심으로 블프 기간 매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블프 기간(11월 27일~12월 1일) 온라인 쇼핑 지출액은 역대 최고치인 118억 달러(약 17조3700억원)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더중앙플러스 'K뷰티 연구’에서 화장품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와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 가세요. 5000만원→10조 APR 키웠다…K뷰티 뒤집은 ‘송중기 닮은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1555 “웬 인삼크림” 한국인은 몰랐다…美대변인 홀린 K뷰티템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3374 “저기요” 전엔 쳐다도 안본다…5조 올영 만든 ‘츤데레 영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288 “해외 직구 블러셔가 한국산” 美팝스타 4조 회사 만든 K뷰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68 임선영([email protected])
2025.12.10. 9:23
국산 고속철의 첫 해외 수출인 ‘우즈베크 고속차량 초도 편성 출항식’이 10일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열렸다. 현대로템이 현지에 공급하는 우즈베크 고속차량은 총 42량(1편성당 7량)으로 1286㎞ 달하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2025.12.10. 9:07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과자는 농심의 ‘새우깡’으로 나타났다. 스낵·초콜릿·비스킷 등 모든 과자류를 합친 통합 순위에서 새우깡은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10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매점 기준 새우깡 매출은 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지만 정상권을 굳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협업 패키지, ‘와사비 새우깡’ 출시 등 브랜드 확장 전략도 인기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특히 와사비 새우깡은 출시 2주 만에 180만 봉이 판매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위는 오리온의 감자 스낵 ‘포카칩’(544억원)이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8.1% 증가해 10위권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출시된 ‘트리플페퍼’와 제철 햇감자로 만든 한정판 포카칩이 SNS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오리온 ‘초코파이’(478억원), 롯데웰푸드 ‘빼빼로’(426억원), 농심켈로그 ‘프링글스’(418억원), 롯데웰푸드 ‘꼬깔콘’(412억원), 해태제과 ‘홈런볼’(396억원), 페레로 ‘로쉐’(365억원), 롯데웰푸드 ‘가나’(338억원), 오리온 ‘오징어땅콩’(315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반기 홈런볼 매출은 396억원으로 비스킷 제품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야구장 간식으로 자리 잡으며 올해 누적 매출 2조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은 ‘가나 초콜릿’은 프리미엄 라인 확대와 기념 마케팅을 강화한 효과로 매출이 7.8%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글로벌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스낵 시장 제조사별 점유율은 오리온이 23.8%로 1위를 차지했고, 농심이 23.6%로 바짝 뒤를 이었다. 이어 크라운제과(9.5%), 롯데웰푸드(8.7%), 해태제과(7.8%) 순이다. 1·2위 간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해 사실상 1위 경쟁’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12.10. 8:26
미국의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지급액은 개인의 근로 이력, 소득 수준, 은퇴 시점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직업·같은 연령대라도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연방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SSA)은 지역별로 어느 주가 평균적으로 더 높은 연금을 받고 있는지 통계를 통해 파악해왔다. SSA가 2025년 발간한 최신 ‘연례 통계 보충 보고서(Annual Statistical Supplement)’는 2024년 지급된 연금 자료를 기반으로 미전국 51개주(워싱턴D.C. 포함)의 수급자수와 총지급액, 평균 월 지급액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2025년 생활비조정(Cost-Of-Living Adjustment/COLA) 2.5%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텍사스가 어느 수준에 위치하는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2024년 기준 텍사스 퇴직자가 받는 평균 월 사회보장연금은 1,932.02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35위로, 상위권과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텍사스의 평균 지급액은 플로리다(1,961.58달러/30위), 캘리포니아(1,935.16달러/34위), 조지아(1,924.43달러/37위)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텍사스는 규모가 큰 경제와 빠른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금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무는 셈이다. 이는 주 전반의 평균 임금 구조, 노동시장 특성, 조기 은퇴 비율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024년 기준 가장 높은 평균 연금 지급 주는 코네티컷(2,196.15달러)이었다. 이어 뉴저지(2,190.05달러), 뉴햄프셔(2,183.82달러), 델라웨어(2,170.63달러), 메릴랜드(2,139.54달러) 등 동부 지역이 최상위권인 탑 5를 차지했다. 텍사스(1,932달러)와 비교하면 월 200~260달러가량의 차이가 난다. 텍사스는 이들 고소득·고연금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이는 지역별 임금 수준의 차이가 연금 산정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텍사스의 연금 평균은 올해 COLA 인상률(2.5%)로 인해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향후 평균 지급액의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수급자 증가: 연방인사관리처(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OPM)는 최근 은퇴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는 텍사스처럼 인구 규모가 큰 주에서 평균 연금 변화를 더욱 유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사회보장 공정성법(Social Security Fairness Act) 시행: 2025년부터 적용되며 약 320만명이 새롭게 연금 수급 자격을 얻었다. 텍사스는 공공부문 종사자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영향을 크게 받는 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민 및 인구 유입 증가: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 중 하나로, 신규 노동력 유입이 장기적으로 연금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주별 평균 지급액은 지역 비교에는 의미가 있지만, 텍사스에 사는 개인이 받을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개인의 소득 역사와 근속 기간이 핵심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예상 지급액을 확인하려면 SSA가 제공하는 ‘혜택 계산기(benefits calculator)’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참조 웹사이트→https://www.ssa.gov/benefits/calculators/ 〈손혜성 기자〉연금 사회보장 기준 텍사스 총지급액 평균 평균 지급액
2025.12.10.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