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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10달러, 환율 17년만에 최고…더블쇼크 덮쳤다

중앙일보

2026.03.19 08:13 2026.03.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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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가 가스전 폭격 등 인프라를 직접 겨냥하는 에너지 전쟁 양상으로 번지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대로 치솟았다.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에 한국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유가와 환율 ‘이중 충격’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9원 오른 1505원에 개장했다. 개장과 동시에 15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6일(1501원) 이후 3거래일 만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개장가다. 장중 상승폭은 일부 제한됐지만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9원 오른 150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100.25 수준을 보이며 다시 심리적 기준선인 100선을 넘어섰다.

환율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발 에너지 불안이 자리한다. 이스라엘이 이란 가스전을 공격하고, 이란이 중동 내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18일(현지시간) 107달러 대에서 마감한 뒤 19일에도 11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서부텍사스유(WTI)도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문제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국 경제에 이중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가 오르면 수입물가와 생산비가 상승하고, 원화 약세는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미 산업계 피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환율과 유가 충격을 동시에 받는 항공업계가 대표적이다. 일부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비용 통제와 노선 재조정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한 국내 LCC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등 주요 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환경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정책 딜레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금융권도 비상이다. 최근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일 단위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외환·자본 지표를 살피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위험 요인 분석,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 외화 유동성과 자산 건전성 악화 등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원화 흐름이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될 경우 적기에 대응하겠다”며 개입을 시사했다. 외환당국은 달러 매도 개입과 외환스와프 확대, 외환건전성 규제 조정 등을 검토 중이다.

다만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을 인위적으로 눌러놓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다영.김선미.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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