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하게 느껴졌다면…" 111구 9실점 '투수 방치' 논란, 로버츠 감독 사과→결과로 또 증명했다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투수 방치’ 논란에 사과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버리는 경기 덕분에 위닝시리즈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그 전날(11일) 열린 샌디에이고전에서 111구를 던지며 9실점한 투수 맷 사우어에게 너무나 가혹했던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 여론에 대한 답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사우어의 몸 상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도 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감독으로서 지금 한 경기를 운영해야 하지만 그 다음 경기도 준비해야 한다. 사우어는 책임감 있는 선수이고, 우리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11일 샌디에이고전을 1-11 대패를 당했다.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이상 어깨 염증), 사사키 로키(어깨 충돌), 토니 곤솔린(팔꿈치 불편) 등 주요 선발투수들이 대거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불펜투수 루 트리비노가 오프너 선발로 나섰고, 2회부터 사우어가 ‘벌크 가이’로 투입됐다. 2회를 무실점으로 시작한 사우어는 그러나 3회 2사 후 볼넷을 시작으로 3연속 적시타를 맞아 3실점했다. 4~5회 1점씩 추가 실점하더니 6회에도 솔로 홈런 포함 안타 4개에 볼넷과 폭투를 더해 4점을 추가로 내줬다. 0-9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로버츠 감독은 유틸리티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리며 사우어를 내렸다. 사우어의 성적은 4⅔이닝 1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9실점. 투구수가 무려 111구로 보는 이에 따라선 ‘벌투’로 비쳐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을 아끼고 싶었던 로버츠 감독은 야수의 투수 등판이 가능한 8점차 이상 상황을 기다렸고, 사우어는 9실점하는 동안 111구를 던지며 힘을 빼야 했다. 이 모습이 일부 팬들에겐 불편하게 보였고, 로버츠 감독도 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사우어를 일찍 빼지 않아 너무 가혹했다고 느낀 팬들이 있다면 사과하겠다. 하지만 우리는 가능한 많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사우어도 그걸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며 팀 사정상 전략적인 선택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은 또 결과로 증명했다. 6회에 경기를 일찌감치 포기하면서 아낀 불펜으로 12일 샌디에이고전을 5-2로 승리했다. 선발 벤 캐스패리우스가 4이닝 1실점으로 막은 뒤 5회부터 불펜을 풀가동했다. 트리비노(1이닝), 잭 드라이어(⅔이닝 1실점), 커비 예이츠(⅓이닝), 마이클 코펙(⅓이닝), 앤서니 반다(⅔이닝), 태너 스캇(1이닝), 알렉스 베시아(1이닝) 등 7명의 구원투수들이 5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벌떼 야구로 이겼다. 샌디에이고와 3연전을 2승1패로 장식한 다저스는 41승28패(승률 .594)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 다저스는 지난해 가을야구에서도 글래스노우, 클레이튼 커쇼, 개빈 스톤 등 주축 선발들의 부상 악재 고정 선발을 3명(야마모토 요시노부, 잭 플래허티, 워커 뷸러)만 쓰면서도 기막힌 투수 운영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프너 선발이 나왔을 때 경기가 어려우면 과감하게 버렸고, 브렌트 허니웰 주니어가 주로 패전처리 역할을 했다. 올해도 로버츠 감독은 선발 줄부상 속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적인 마운드 운영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상학([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