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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온유의 음악적 확장..'TOUGH LOVE' 앨범 프리뷰 공개

[OSEN=선미경 기자]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ONEW)가 앨범 프리뷰를 공개하며 컴백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온유는 지난 26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니 5집 'TOUGH LOVE(터프 러브)'의 앨범 프리뷰를 선보였다. 공개된 영상에는 온유가 다양한 사랑의 단면을 표현한 콘셉트 포토 촬영 현장과 함께 이번 앨범에 수록된 총 5곡의 음원 일부가 처음 베일을 벗어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았다. 이에 따르면 'TOUGH LOVE'에는 미니멀한 비트 위 감각적인 온유의 보컬이 더해진 R&B 장르의 'Dot dot dot (...)', 묵직한 베이스 라인과 그루비한 리듬이 향수를 자극하는 'Flex on me' , 깊은 사운드 질감 속에 건조하면서도 서늘한 온유 특유의 감정선이 긴 잔상을 남기는 'Lie', 폭발적인 드랍과 고조되는 비트를 역설적으로 배치해 신나는 분위기를 강조한 'X, Oh Why?'가 담긴다. 특히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TOUGH LOVE'는 온유가 작사 및 작곡에 모두 참여한 곡이다. 높은 완성도를 위해 온유는 해외 유수의 작가진과 직접 만나 긴밀한 협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온유의 음악적 외연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확장된 것을 보여주는 곡이 될 전망이다. 미니 5집 'TOUGH LOVE'는 뻔한 사랑 이야기에서 탈피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 속 '다양한 사랑의 단면'을 한 권의 소설책처럼 엮어낸 앨범이다. 온유는 작사뿐 아니라 데뷔 후 처음으로 작곡에도 이름을 올리며 아티스트 겸 프로듀서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온유의 미니 5집 'TOUGH LOVE'는 오는 3월 9일 오후 6시에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email protected] [사진]그리핀엔터테인먼트 제공. 선미경([email protected])

2026.02.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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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베이스원, 서울 앙코르 콘서트 韓·日 극장 생중계…화려한 피날레

[OSEN=선미경 기자] 그룹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의 확장된 스케일을 만날 수 있는 앙코르 콘서트가 한국과 일본 극장에서 생중계된다. 제로베이스원(성한빈, 김지웅, 장하오, 석매튜, 김태래, 리키, 김규빈, 박건욱, 한유진)은 오는 3월 13~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앙코르 콘서트 '2026 ZEROBASEONE WORLD TOUR 'HERE&NOW' ENCORE'를 개최한다. '히어 앤 나우(HERE&NOW)'는 약 15만 관객을 동원한 2025 월드투어의 마침표를 찍는 앙코르 콘서트다. 제로베이스원은 제로즈(ZEROSE, 팬덤명)와 함께 쌓아올린 지난 2년 6개월간의 음악 여정을 고스란히 녹여낸 세트리스트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서울 앙코르 콘서트는 CGV용산아이파크몰, 영등포타임스퀘어, 연남, 왕십리, 강남, 대전터미널, 대구, 서면 등 국내 전국 주요 극장에서 생중계를 예고해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6일 CGV 모바일 앱을 통해 티켓이 오픈된 이후 좌석 판매가 빠르게 이어지며 공연을 향한 높은 기대감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 앙코르 콘서트는 엠넷플러스 스트리밍을 비롯해 일본 내 약 127개 관을 통해서도 라이브 뷰잉(Live Viewing) 서비스가 제공된다. 월드투어의 출발지였던 서울에서 제로베이스원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팬들과 의미 있는 순간을 나눌 예정인 만큼 글로벌 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제로베이스원의 스페셜 퍼포먼스가 예고된 앙코르 콘서트 '히어 앤 나우'는 오는 3월 13~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사진]웨이크원 제공. 선미경([email protected])

2026.02.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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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Perfect Night', 일본레코드협회 '더블 플래티넘' 인증 획득

[OSEN=선미경 기자]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일본레코드협회의 스트리밍 인증을 추가했다. 오늘(27일) 일본레코드협회에 따르면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의 첫 영어 디지털 싱글 ‘Perfect Night’가 지난 1월 누적 재생 수 2억 회를 넘겨 스트리밍 부문 ‘더블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이는 미니 2집 타이틀곡 ‘ANTIFRAGILE’(안티프래자일) 이후 팀 통산 두 번째 ‘더블 플래티넘’이다. 일본레코드협회는 곡의 누적 재생 수(스트리밍 부문)에 따라 골드(5000만 회 이상), 플래티넘(1억 회 이상), 다이아몬드(5억 회 이상) 등으로 구분해 매월 인증을 부여한다. ‘Perfect Night’는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라면 완벽하지 않은 하루도 즐거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며 허윤진이 작사에 참여했다. 다섯 멤버는 우리가 함께라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고 노래한다. 2023년 발표됐음에도 써클차트의 2025년 연간 ‘글로벌 K-팝 차트’, ‘디지털 차트’, ‘스트리밍 차트’ 등의 상위권에 자리할 정도로 긴 시간 사랑받았다. 르세라핌은 일본레코드협회 스트리밍 부문에서 총 5개의 억대 스트리밍 곡을 보유하고 있다. ‘ANTIFRAGILE’과 ‘Perfect Night’가 2억, ‘FEARLESS’, ‘UNFORGIVEN (feat. Nile Rodgers)’,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가 1억 회를 돌파해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르세라핌은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채원은 지난 15일 첫 방송된 MBC ‘1등들’에 패널로 출연해 차진 리액션을 보여줬다. 사쿠라와 카즈하는 하이브-게펜레코드의 두 번째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월드 스카우트: 더 파이널 피스’(WORLD SCOUT: THE FINAL PIECE)의 스튜디오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패션계도 접수하러 나선다. 카즈하는 지난 뉴욕 패션위크 기간 중 ‘케이트’(Khaite) 쇼를 방문해 우아한 비주얼을 뽐냈다. 허윤진과 홍은채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각각 ‘펜디’(FENDI)와 ‘오니츠카 타이거’(Onitsuka Tiger) 쇼에 참석해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했다. /[email protected] [사진]쏘스뮤직 제공. 선미경([email protected])

2026.02.26. 16:02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 연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에 연임된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26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어 현 이부진 위원장의 연임을 의결한다. 2023년 3월 제3대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부진 위원장은 이달 말 3년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새 임기를 시작한다. 2023∼2024년 한국방문의해 사업을 지휘한 이부진 위원장은 내년부터 3년간 진행되는 한국방문의해 사업을 이끈다. 이부진 위원장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해 "2027∼2029년 '한국방문의 해' 준비를 차질 없이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민호([email protected])

2026.0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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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 넘치는 김치찜의 '킥'…"김치 씻지 말고 이것 넉넉히 넣어라" [쿠킹]

반찬은 밥에 곁들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요. 때론 주식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도 하고, 맛을 더하기도 하죠. 맛있는 반찬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낼 수 있기도 하고요. 냉장고에 넣어두면 든든한, 반찬이 궁금하세요? ‘요리요정 이팀장’으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이정웅씨가 제철 식재료부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반찬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30분이면 충분한, 요즘 반찬을 COOKING에서 만나보세요. ‘요리요정 이팀장’의 요즘 반찬 ㉕ 들기름 김치찜 한식에서 음식을 마무리하거나 향을 더할 때 자주 사용하는 재료가 참기름과 들기름입니다. 두 기름은 쓰임에 따라 풍미의 결이 달라집니다. 볶음이나 양념이 많은 음식에는 향이 강한 참기름이, 재료가 단순한 찜이나 무침에는 들기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상황에 맞게 번갈아 사용해야 맛의 균형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들기름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들기름은 들깨를 살짝 볶아 압착해 만들어, 고소한 향과 은은한 쌉싸름한 뒷맛이 특징입니다. 영양 측면에서도 장점이 분명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 리놀렌산이 풍부해 중성지방 관리와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 성분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압착 들기름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거의 볶지 않거나 약하게 볶은 뒤 짜내 향이 더욱 선명하고 들기름 특유의 쌉싸름한 뒷맛도 잘 느껴집니다. 들기름은 보관을 잘해야 상하지 않습니다. 빛과 공기에 약하므로 불투명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고,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해 3개월 이내 섭취하는 것을 권합니다. 들기름은 소금과 후추만 더해 간단한 드레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생채소 무침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육류보다 해산물 요리에 사용할 때 고소함이 더욱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메뉴는 들기름을 넉넉히 사용한 묵은지김치찜입니다. 조리 과정은 단순하지만 깊은 풍미로 밥반찬 활용도가 높은 메뉴입니다. Today`s Recipe 이정웅의 '들기름 김치찜' “들기름은 생각보다 넉넉히 넣는 것이 좋습니다. 끓이는 동안 김치에 고루 배어 풍미가 훨씬 깊어집니다. 김치 양념이 많다면 일부만 덜어내고, 물에 씻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간이 세게 느껴질 때는 쌀뜨물을 조금 더 보충해 농도를 맞추면 됩니다. 기호에 따라 돼지고기를 더해도 잘 어울립니다.” 재료 준비 재료 : 묵은지 900g, 쌀뜨물 2컵, 들기름 1/2컵, 매실액 1/2컵 만드는 법 1. 냄비에 묵은지를 먹기 좋게 갈라 넣습니다. 2. 쌀뜨물, 들기름, 매실액을 넣고 중불에서 끓입니다. 3.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30분간 푹 끓입니다. 4. 중간에 타지 않도록 뒤집어 주고,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면 불을 끕니다. 이정웅 [email protected] 이정웅([email protected])

2026.0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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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디저트 카페는 옛말 … 이젠 ‘외식 플랫폼’

미식공간으로 진화하는 카페 효율·건강 중시 ‘카밥족’ 늘어나 빵·델리 등 한 끼 식사 메뉴 확대 샌드위치·베이커리가 경쟁력 좌우 직장인의 점심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김치찌개나 제육볶음 같은 한식 메뉴가 기본 선택지였다면, 최근 오피스타운의 점심시간 카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커피와 함께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로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음료 중심 공간이던 카페가 이제는 식사까지 책임지는 외식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카밥족(카페에서 밥 먹는 사람들)’의 증가는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카페에서 식사를 즐기는 문화가 한국에서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미엘, 스케줄, 먼데이투선데이 등은 커피와 함께 김치볶음밥, 떡볶이, 파스타를 판매하며 ‘브런치·올데이 다이닝’ 문화를 이끌었다. 이후 카페 식사는 고물가와 실속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며 프랜차이즈와 로컬 베이커리로 확산됐다. 과거 ‘분위기 중심의 특별한 경험’이었다면, 지금은 ‘효율과 건강’을 중시하는 일상적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카밥족이 늘면서 대형 브랜드들도 식사 메뉴 확대에 나서고 있다. 캐나디안 커피하우스 팀홀튼은 한국 진출 3년 차를 맞아 도넛 중심에서 ‘한 끼 식사’로 메뉴 전략을 확대했다. 주문 즉시 매장에서 조리하는 ‘팀스키친(Tim’s Kitchen)’ 시스템을 통해 멜트 5종과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즉석 제조하며 품질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최근 한 달 사이 푸드 매출 비중이 약 6%포인트 상승했다. 안태열 팀홀튼 CBO는 “단순한 메뉴 확장이 아니라 가장 맛있는 온도와 신선함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푸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도 디저트 중심 경험을 식사까지 확장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올데이 투썸 세트’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2025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고, 델리·베이커리 신제품 수도 20% 늘었다. 인기 메뉴인 ‘불고기 치즈 멜트 파니니’, ‘멕시칸 파니니’ 등 핫 샌드위치의 치즈와 육류 토핑을 강화해 포만감을 높였으며, 최근에는 불닭과 불고기 등 K-푸드 감성과 매콤·치즈 조합을 반영한 메뉴를 통해 한 끼 식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 할리스는 델리 라인업을 정교화하며 커피와 식사를 함께 해결하려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025년 4분기 케이크를 포함한 푸드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 에그마요, 크로크무슈에 이어 필리 치즈 스테이크 포카치아를 추가하고, 비건 샌드위치와 베이커리를 확대해 선택 폭을 넓혔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필리 치즈 스테이크 포카치아와 베이컨 트러플 머쉬룸 포카치아도 꾸준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의 ‘식당화’ 현상을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먼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 원을 넘어서면서, 7000~1만원대에 음료와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카페 세트 메뉴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식습관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2025년 이후 베이글, 소금빵, 사워도우 등 ‘빵식’이 한 끼 식사로 자리 잡고, 그릭요거트·샐러드·삶은 계란 등 ‘헬시플레저’ 메뉴가 확충되며 가벼운 식사를 선호하는 직장인 수요를 흡수했다. 푸드 콘텐트 김혜준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단맛 중심 음료에서 벗어나 키친 기반의 건강 메뉴에 눈을 돌린 점이 크다”며 “카페를 바라보는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대형 프랜차이즈를 넘어 로컬 브랜드로도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프릳츠 장충점은 파라다이스 R&D팀과 협업해 탄생한 공간으로, ‘밍글스’ 강민구 셰프가 참여했다. 이곳은 시간대별 수요에 맞춘 메뉴 구성이 특징이다. 아침에는 러너를 위한 샐러드와 건강식을, 점심과 저녁에는 비프 브루기뇽, 라자냐, 파스타, 닭강정 등 레스토랑급 메뉴를 선보인다. 밤에는 와인 페어링까지 더해 카페가 하루 전반의 미식 경험을 책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카페 푸드의 성장은 새로운 사업 모델로도 이어지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커피 브랜드 ‘이지브루잉 커피’에서 인기를 얻은 식빵을 별도 브랜드로 분화했다. 2025년 기준 이지브루잉의 베이커리 매출 비중은 약 37%에 달한다. 프랑스 AOP 버터를 사용한 생식빵과 커피 세트(6000원~1만1500원)는 직장인 수요를 끌어모았다. 결국 2026년 1월 프리미엄 생식빵 전문점 ‘이지화이트 브레드’ 1호점을 열었다. 카페의 보조 메뉴였던 푸드가 독립 브랜드로 확장된 사례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영국의 프레타망제(Pret A Manger)는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신선한 샌드위치와 수프로 전 세계 주요 오피스타운의 점심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코메다 커피는 단팥을 곁들인 ‘나고야식 아침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디렉터는 “음료 주문 시 토스트와 삶은 계란, 단팥 앙금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현지 비즈니스맨에게는 든든한 아침 식사로, 여행객에게는 필수 조식 코스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식사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페가 커피 맛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시대다. 저가 커피 확산과 원두 가격 상승 속에서 푸드는 수익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에게 카페는 빠르고 합리적인 식사 공간이자 취향 기반의 미식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는 원두의 풍미만큼 샌드위치의 신선도와 베이커리 완성도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송정([email protected])

2026.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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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엘리베이터 TV, 마케팅 효과 크다

생활 속 쇼핑 창구, 엘리베이터 광고 일상 속에서 즉각적 구매 이끌어 업계 주목 두쫀쿠 광고 송출 반나절 만에 전량 소진 ‘든든 솥밥소스 3종’ 체험 프로모션도 진행 지난 10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출근길 주민들의 시선이 화면 속에서 초콜릿과 바삭한 카다이프가 어우러진 쿠키 영상에 머물렀다. 식문화 커뮤니티 ‘지글지글클럽’이 선보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키트’ 광고였다. 화면 구석의 QR코드를 스캔하자 곧바로 결제 페이지로 연결됐고, 이 ‘현장 결제’의 열기는 뜨거웠다. 준비된 수량은 광고 송출 불과 반나절 만에 전량 소진됐다. 이 짧은 순간의 기록은 최근 마케팅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본래 물류 거점을 떠난 상품이 고객의 현관문 앞에 도착하기까지의 최종 구간을 뜻하는 이 용어는, 이제 마케팅 영역으로 확장되어 제품이 소비자에게 닿기 직전의 ‘최종 접점 경험’을 의미하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 속에서 브랜드가 노출되는 마지막 1분, 그 찰나에 어떤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느냐가 실제 구매를 결정짓는 승부처가 된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생활 밀착형 매체인 ‘엘리베이터 TV’의 역할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 공지사항이나 기업 광고 송출에 집중했던 보조 화면은, 이제 QR코드를 활용한 즉각적인 결제나 체험단 모집 등 실질적인 구매 행동을 이끌어내는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식품 업계는 주거지 내 접점이라는 특성에 주목한다. 브랜딩 전문가 박은새 브이랜딩 CP는 “엘리베이터는 짧은 시간 동안 비교적 집중도가 높은 환경”이라며 “특히 식품은 이미지와 영상만으로도 즉각적인 본능을 자극할 수 있어, 몰입도가 높은 엘리베이터 내에서 그 어느 업종보다 직관적인 주목도를 얻기 쉽다”고 설명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이미지와 영상은 소비자의 기억에 각인되기 쉽고, 이는 브랜드 인지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또한 광고 시청 지점이 주거 공간 및 인근 상업시설과 물리적으로 가까워, 인지에서 취득에 이르는 간극이 기존 매체보다 좁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제로 ‘두쫀쿠’ 사례의 경우, 일부 입주민이 출근길에 스캔한 QR코드로 즉시 결제를 진행하며 제품을 확인하는 등 생활 동선과 구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전국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에 8만 2000여 대의 스크린을 운영 중인 타운보드는 일 평균 약 1000만 명 수준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김세진 타운보드 마케팅솔루션국장은 “식품은 생활 밀착형 소비재인 만큼 일상 경로 안에서 접점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단순 광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로 연결되는 간편한 통로를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과는 단순히 ‘노출’에 그치지 않고, ‘누가, 언제, 어디서’ 반응했는지를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타운보드와 같은 엘리베이터 TV는 아파트 단지별 소득 수준, 주거 연령대, 가구 구성원 등 상세한 로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타겟팅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번 ‘두쫀쿠’ 이벤트의 경우, 특정 시간대와 단지의 QR 코드 스캔율이 일반 모바일 광고 대비 현저히 높게 나타나며 ‘하이퍼 로컬(Hyper-local)’ 마케팅의 효율성을 증명했다. 온라인 광고의 범람 속에서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오히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집 근처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접했을 때 구매 결정력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비용 낭비를 줄이고, 실제 전환 가능성이 높은 잠재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이 된다. 전략적 실험은 계속된다. 지글지글클럽은 간편식 브랜드 ‘맛집공장’과 함께 ‘든든 솥밥소스 3종’ 체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쌀과 소스만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이번 품목은 전복 소라·소고기 모둠버섯·곤약 뿌리채소 등으로 구성됐으며, 타운보드의 화면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 판매보다 실제 소비 경험을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입주민이 직접 요리하고 후기를 남기는 구조를 통해 품질 개선과 시장 반응을 동시에 확인하겠다는 복안이다. 맛집공장을 운영하는 김효연 단지주식회사 이사는 “제품 홍보를 넘어 주민들의 주방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엘리베이터 TV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일상 동선과 맞닿은 공간이라는 특성상, 식품처럼 즉시성과 반복 노출 효과가 중요한 카테고리와의 결합 가능성은 앞으로도 꾸준히 탐색될 전망이다. 생활 영역 안에서 구현되는 미디어 커머스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고도화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송정([email protected])

2026.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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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뉴욕서 가장 힙한 아이스크림 비결은 ‘단순함’

전 세계 미식가 사로잡은‘밴루엔’ CEO 자연 재료 쓰고 달걀노른자로 질감 완성 팝스타 카펜터가 러브콜, 셰프들 극찬 한국 아이들, 진짜 바닐라맛 느꼈으면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가 열렬한 팬임을 자청하며 협업을 제안하고, 세계적인 거장 셰프 장 조지와 다니엘 불뤼가 “최고의 바닐라”라며 극찬한다. 2008년 뉴욕 브루클린의 작은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출발해 전 세계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밴루엔(Van Leeuwen)’의 이야기다. 비결은 ‘단순함’이다. 인공 색소 대신 자연 재료로 색을 내고, 화학 안정제가 아닌 달걀노른자로 질감을 완성한다. 우유, 크림, 달걀, 설탕, 소금, 통 바닐라 빈이라는 기본 재료를 고집한다.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쉽게 지키기 어려운 이 원칙이 밴루엔을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만들었다. 지난 10일,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서울을 찾은 공동 창업자이자 CEO 벤 밴루엔을 만났다. Q : 셀럽들이 먼저 협업을 제안하는 이유는. A : “매장이 뉴욕과 LA 등에 있다 보니 셀럽들이 자주 찾는다. 2년 전에는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파인트 용기에 그의 사진을 넣고, 에스프레소 아이스크림에 브라우니·퍼지·초코칩을 더한 플레이버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밖에 지미 버틀러(Jimmy Butler),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등과도 협업했다. 우리는 셀럽에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협업한다. 그게 더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Q : 밴루엔이 추구하는 아이스크림의 본질은. A : “색과 질감을 구현할 때 인공적인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파란색은 스피루리나, 보라는 보라색 당근, 빨강은 비트 주스, 노란색은 유기농 강황으로 만든다. 크리미한 질감을 위해 크림을 충분히 쓰고, 유화를 위해 인공 성분 대신 달걀노른자를 활용한다. 2007년 브루클린의 아파트에서 요리책 한 권으로 시작했을 때의 초심 그대로다.” Q :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A : “뉴욕 최고의 셰프들이 밴루엔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최고라고 말해줬을 때다. 특히, 장 조지(Jean-Georges), 다니엘 불뤼(Daniel Boulud) 같은 셰프들이 인정해준 순간은 의미가 컸다. 바닐라는 기본이기 때문에, 바닐라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이스크림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우리는 바닐라를 더 잘 만들기 위해 투자한다.” Q :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 “18살 여름, 아이스크림 트럭을 운영하며 모은 돈으로 9개월간 유럽과 아시아를 여행했다. 그곳에서는 고품질 음식이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 있는 걸 느꼈다. 대학 졸업 후 다시 트럭으로 돌아와 시칠리아 브론테의 피스타치오, 오리건의 딸기, 에콰도르의 초콜릿처럼 최고급 산지의 재료로 ‘일상 속의 명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단순하지만 완벽한 재료를 쓰는 것이 핵심이었다.” Q : 맥앤치즈 맛 같은 파격적인 실험도 화제가 됐다. A : “혁신은 우리의 핵심 강점이다. 크래프트 맥앤치즈 아이스크림은 출시 90초 만에 웹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화제였다. 브루클린 증류소의 술지게미를 활용한 ‘사케 카스(Sake Kasu)’도 미식가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실험적인 시도는 뉴욕 미식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우리는 이런 도전을 즐긴다.” Q : 비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A : “비건은 시작부터 메뉴의 중요한 일부였다. 공동 창업자 로라의 영향이 컸다. 그는 비건 아이스크림도 ‘그냥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졌다. 코코넛과 쌀, 유기농 캐롭콩을 사용해 깊은 풍미를 구현했다.” Q : 미국에서 스쿱 숍과 파인트 판매를 병행하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A : “두 가지 시너지가 있다. 첫째는 플레이버의 확장성이다. 매장에서 다 보여주지 못하는 다양한 맛을 파인트 제품으로 구현해 고객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둘째는 가격과 편의성이다. 파인트는 중량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고, 배달이나 파티용으로 적합하다. 특히 파인트 용기의 디자인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매개체고 스쿱 매장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Q : 아시아 플레이버, 특히 한국적인 재료에서도 영감을 얻나. A : “20년 전부터 말차, 흑임자, 재스민 같은 맛을 선보여 왔다. 최근 소셜 미디어와 버블티의 유행으로 아시아 기반 플레이버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번에 투썸플레이스에서 맛본 미숫가루는 정말 경이로웠고, 미국 소비자들도 충분히 매료될 맛이라 생각한다. 한국 시장의 높은 안목을 충족시킬 혁신적인 시도들을 계속할 예정이다.” Q : 투썸플레이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A)을 체결하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지금 한국 진출을 결정한 이유는. A : “한국은 세계에서 음식을 가장 잘 이해하는 국가 중 하나다. 우리가 품질에 쏟는 헌신을 한국 소비자들이 알아봐 줄 것이라 믿었다. 또한 투썸플레이스라는 검증된 파트너와 문영주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 컸다. 무엇보다 한국은 스쿱 형태 소비 비율이 높아 우리 같은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엔 큰 기회의 땅이다. 현재 한국에는 우리가 전개하는, 장인 정신의 슈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없다고 봤다. 우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Q : 한국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 “한국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게 진짜 바닐라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인공 첨가물에 익숙해지기 전, 진짜 재료의 맛을 경험하길 기대한다. 2027년엔 뉴욕 밴루엔 플레이버랩에서 ‘밴루엔 코리아 팝업’을 열고 한국을 위해 기획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과 뉴욕팀이 긴밀히 협업해 한국만의 맛과 경험을 지속해서 출시하겠다.” 송정([email protected])

2026.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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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흉내와 기억 사이 삭혀낸 외할머니 ‘야매’ 식해

기억을 빌려온 입맛 ② 식해 무 썰어 넣고 양념 버무려 삭혀 정통 식해보다 투박, 소화는 잘돼 고향을 복원해 빚은 그리운 맛 내 아릿한 보배 가자미는 갓 볶아낸 듯 고소한 냄새가 나고 슴슴하니 맛이 들어 내 입맛에 꼭 맞는구나 - 백석의 시 『선우사』 중에서 가보지 못한 곳의 맛이 내 취향이 될 때가 있다. 실향민 3세대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통해 물려받은 ‘기억 속의 식탁’을 기록한다. 그 두 번째는, 시간을 천천히 삭혀 완성하는 북녘의 발효 음식, 식해다. 사라져가는 풍경을 가장 익숙한 언어로 기록한 시인 백석의 글에는 유난히 많은 음식이 등장한다. 삶의 작은 조각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오감으로 스며드는 음식이야말로 기억을 붙드는 가장 단단한 매개였을 터다. 함경도 출신인 그가 고향을 떠올릴 때마다 가자미와 가자미식해를 불러내어 ‘보배’라 칭송한 것도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지금은 강원도지만 당시에는 함경도였던 원산에서 폭격을 피해 서울로 피난을 온 나의 외할머니에게도 식해는 잊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다만 우리 집에 전해 내려오는 외할머니의 식해는, 솔직히 말해 ‘야매’에 가까웠다. 피난길에서 부모를 잇달아 여의고,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어린 동생을 책임져야 했던 소녀 가장. 고향에서는 고등학교까지 나온 귀한 딸이었지만, 전쟁은 그에게 음식을 제대로 배울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외할머니의 음식 이야기를 물으면 늘 이런 말이 덧붙는다. “그래도 외할머니는 제대로 배우질 못했어. 자기 음식은 고향 것과는 다르다고 하더라.” 놀랍지 않게도, 실향민 3세대에게 추억을 청하면 비슷한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 할머니는 자기 엄마가 진짜 음식을 잘했대요. 자기는 미처 못 배워서, 자기 음식은 음식도 아니라고 했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저릿해진다. 그 전쟁통에 부모를 모두 잃은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음식을 배우고 익힌단 말인가. 그런데도 외할머니는 식해를 만들었다. 온 식구가 밥을 나누어 먹고도 가마솥에 남으면, 무를 잘게 썰어 넣고 갖은 양념과 소금, 고춧가루를 버무려 삭혔다. 정통 식해라고 부르기에는 한없이 투박하고 즉흥적인 방식이었지만, 그것이 외할머니가 붙들 수 있었던 고향의 맛이었다. 어머니는 집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그 ‘부족한’ 식해를 ‘아주 시원하고 소화가 잘되는 맛’이었다고 회고한다. 놀라운 것은 이모가 가끔 그 맛이 생각나서 이 야매 식해를 직접 재현한다는 사실이다. 레시피가 변형되며 전수되는 순간을 목격하는 기분이다. ‘진짜’ 식해는 무엇일까. 좁쌀로 고두밥을 짓고, 가자미나 명태를 뼈째 잘게 썰어 절인 무와 함께 발효시킨다. 식해(食?)의 ‘해(?)’는 젓갈을 뜻한다. 북한에서는 이를 ‘식혜’라 부르기도 하니, 젓갈의 일종이자 생선 발효 음식의 범주에 속한다. 다른 음식은 곧잘 차려내는 외할머니가 식해만큼은 그리도 엉성해야만 했을까. 생선을 통째 삭히는 발효 음식의 높은 벽 때문이었을까? 함경도식 명태 김치도 담그시던 분이 왜 식해에서만큼은 서툴렀는지 의문이 남는다. 서울에는 할머니의 손맛을 그리는 최지형 셰프의 이북 음식 다이닝 ‘리북방’이 있다. 함경남도 피난민의 장녀였던 그의 할머니는 돼지 피와 내장으로 순대를 직접 빚던 분이었다. 순대 오마카세를 기대하며 방문한 나는, 그 옆에 조용히 놓인 식해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원래 뼈가 들어가야 오리지널 식해 맛이 나죠.” 식해를 가장 이북다운 발효 음식이라 꼽는 최 셰프. 매콤짭조름하게 삭은 가자미 살은 새콤한 맛을 더하고, 좁쌀밥이 스민 무는 오독오독 씹히며 기름진 여운을 정리한다. 그는 냉장고를 열어 식해를 담그고 남은 생선 대가리 봉지를 보여주었다. 내장은 찌개로, 아가미는 젓갈로, 대가리는 전으로 부친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우리 외할머니도 어깨너머로라도 더 배웠다면,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리는 것 없이 식해를 만들었을까. 아니면, 이미 그 나름의 방식으로 충분히 고향을 복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배우지 못한 맛은 완벽한 재현이 아니라, 흉내와 기억 사이에서 겨우 붙들어지는 방식으로 남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주방을 꾸려온 지 십여 년이 지났어도, 어떤 날에는 어머니의 바로 그 손맛이 간절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먹고 자란 음식이기에 그것이어야만 하는 맛. 고향의 맛을 얼기설기 기억나던 대로 빚어냈던 외할머니는 그 식해 속에서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 그저 비슷한 맛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함께 삭혀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정연주([email protected])

2026.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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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Food]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온다 향긋한 ‘봄나물 요리’ 3선

해독 돕는 미나리, 보리새우전에 활용 향긋한 냉이는 된장찌개와 궁합 좋아 가자미 달래버터구이, 원기 회복 도와 날이 풀리고 따스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가볍고 산뜻한 음식을 찾게 된다. 묵직했던 겨울 식단에서 벗어나 식탁 위 봄을 맞이할 때다.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고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하는 데는 향긋하면서도 쌉싸름한 봄나물이 제격이다. 나른해지기 쉬운 일상에 기분 좋은 활력을 더해줄 미나리·냉이·달래를 활용한 ‘봄의 미각 요리’ 3가지를 소개한다. 봄나물 본연의 맛을 살린 한 그릇으로 식탁 위에 찾아온 계절의 변화를 즐겨보자. 첫 번째 요리는 향긋한 미나리를 듬뿍 넣은 ‘보리새우 미나리전’이다. 미나리는 체내 해독을 돕고 장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봄철 건강 관리에 제격이다. 데치고, 무치고, 끓이는 등 어떻게 조리해도 훌륭한 식재료지만, 전으로 부쳐내면 풍성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레시피의 비법은 반죽에 새우를 섞지 않고 아랫면이 익었을 때 윗면에 보리새우를 얹어 굽는 것이다. 기름에 지져지며 흘러나온 새우 기름이 미나리 본연의 향과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내고, 바삭한 식감을 완성한다. 두 번째는 봄부터 초여름까지 즐기기 좋은 ‘냉이 된장찌개’다. 봄나물의 대표 주자인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이 풍부해 나른한 춘곤증을 이겨내고 활력을 되찾는 데 탁월하다. ‘냉이 된장찌개’는 잘 우려낸 육수에 큼지막하게 썬 고기와 부드러운 호박, 두부를 넣고 끓이다가 싱싱한 제철 냉이를 듬뿍 올려 낸다. 찌개가 지글지글 끓으며 퍼져나가는 냉이 특유의 짙은 향을 맡다 보면,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담백하고 향긋한 ‘가자미 달래버터구이’를 추천한다. 가자미는 살이 얇고 부드러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생선이다. 여기에 마늘과 파의 중간쯤 되는 향을 지닌 제철 달래를 곁들인다. 달래의 알리신 성분은 원기 회복과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어 생기를 불어넣는다. 가자미를 구울 때는 생선 살 위에 녹인 버터를 수저로 끼얹는 프랑스 ‘솔 뫼니에르(Sole Meuniere)’ 방식을 사용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가자미구이에 버터의 고소함과 달래의 향이 또렷하게 어우러져 봄에 어울리는 산뜻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 보리새우 미나리전 " 보리새우를 전 반죽에 넣지 않고 아랫면이 익었을 때 윗면에 올려 구우면 시각적으로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데다 새우와 미나리가 가진 본연의 향과 맛도 즐길 수 있어요. " Recipe by 셰프 임대한 ━ 재료 참나물 1줌, 미나리 3줌, 양파 20g, 건보리새우 40g, 식용유 50g, 부침가루·튀김가루 70g씩, 물 200mL, 달래장, 달래(또는 영양 부추) 12줄기(30g), 홍고추 0.5개, 진간장 4큰술, 설탕 2.5큰술, 현미 식초 0.5큰술 ━ 만드는 법 1. 미나리와 참나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양파는 얇게 채를 썰고 달래와 홍고추는 잘게 자른다. 3. 부침 가루, 튀김가루, 물을 잘 섞어 반죽을 준비한다. 4. 반죽이 뭉치지 않게 거품기로 골고루 저어 섞는다. 5. 전 반죽에 참나물, 미나리, 양파를 넣어 잘 섞는다. 6. 볼에 달래, 홍고추, 진간장, 설탕, 식초를 넣어 섞는다. 7. 팬에 오일을 두르고 달궈지면 반죽을 넣는다 8. 반죽을 고루 펴준 후, 약~중불 사이에서 지진다. 9. 보리새우를 골고루 뿌려 전 위에 달라붙게 한다. 10. 아랫면이 노릇해지면 뒤집고 기름을 한 번 더 두른다. 11. 보리새우가 타지 않게 지진 후, 다시 뒤집는다. ━ 냉이 된장찌개 " 된장찌개에 소고기를 넣기 때문에 육수 대신 쌀뜨물을 넣어도 괜찮아요. 소고기는 마늘과 함께 먼저 볶아야 고기 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을 낼 수 있어요. " Recipe by 요리연구가 이정웅 ━ 재료 냉이 50g, 소고기(양지) 50g, 호박 1/2개, 양파 1/4개, 두부 1/2모, 대파 1/3대, 청양고추 2개, 육수 또는 쌀뜨물 3컵, 된장 2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고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호박과 양파, 두부는 가로세로 3cm 크기로 썬다. 2. 냄비에 소고기와 다진 마늘을 넣어 살짝 볶다가 육수를 붓는다. 3. 된장을 풀고 국간장으로 간을 해서 푹 끓인다. 4. 호박과 양파를 넣고 끓이다가 두부를 넣고 대파, 청양고추를 올린 후 고춧가루를 뿌린다. 5. 찌개가 바글바글 끓으면 손질한 냉이를 듬뿍 올린다. ━ 가자미 달래버터구이 " 밀가루는 두꺼운 튀김옷이 아니라, 표면의 수분을 정리하고 고르게 갈색을 내기 위한 장치에요. 팬에서 녹은 버터를 수저로 떠가며 끼얹는 과정이 더해지면 겉은 얇고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마무리되죠. " Recipe by 요리연구가 신혜원 ━ 재료 가자미 1미, 밀가루 1큰술, 올리브유 1큰술, 버터 1.5큰술, 마늘 3쪽, 달래 한 줌, 레몬 1개, 소금·후추 약간씩 ━ 만드는 법 1. 가자미에 소금·후추로 간을 한 뒤 밀가루를 아주 얇게 묻힌다. 남는 가루는 가볍게 털어낸다. 2. 중불로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가자미의 껍질면을 아래로 두어 올린다. 밑면이 고르게 갈색이 날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다. 3. 생선이 반 정도 익으면 불을 약간 낮추고 뒤집는다. 버터를 넣어 녹이고 편마늘을 더한다. 팬을 기울여 녹은 버터를 수저로 떠 가자미 위에 반복해 끼얹으며 익힌다. 4. 버터가 연한 갈색으로 변하기 직전 불을 끄고 달래를 넣는다. 잔열로 향이 퍼지도록 가볍게 섞은 뒤, 달래를 가자미 위에도 조금 올린다. 5. 접시에 옮긴 뒤 레몬즙을 가볍게 짜 올려 마무리한다. 안혜진([email protected])

2026.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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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니아 페스티벌, 2026 라인업 첫 티저 공개

시카고 지역의 대표적인 여름 음악 축제 중 하나인 라비니아 페스티벌(Ravinia Festival)이 2026시즌 라인업을 앞두고 첫 티저를 공개했다.     시카고 북 서버브 하이랜드파크에 위치한 라비니아는 최근 SNS를 통해 “지금까지 공개된 힌트”라며 몇몇 아티스트들의 사진을 게시했다.    티저 이미지에는 보니 레이트(Bonnie Raitt), 폴 사이먼(Paul Simon), 레이 라몬테인(Ray LaMontagne), 앨리슨 크라우스(Allison Krauss) 등이 포함돼 올여름 라비니아 무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라비니아의 올해 라인업 발표는 내달 12일 있을 예정이며 일반 티켓 판매는 4월 23일 시작된다. 2026 라비니아 시즌은 실내 공연은 6월부터 야외 공연은 7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진다.     매년 100개가 넘는 공연이 열리는 만큼 올해도 다양한 장르와 세대가 어우러질 전망이다. 작년 라비니아는 Heart, Al Green, Earth Wind & Fire, John Legend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어린이 공연 시리즈, 영화 상영 등 폭넓은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시카고 #야외음악축제 #라비니아  Kevin Rho 기자라비니아 페스티벌 라비니아 페스티벌 올여름 라비니아 라비니아 시즌

2026.02.2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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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치매 막는 마사지'…뇌 진짜 하수구 찾았다

「 치매를 막는 방법 」 많은 이들이 치매를 막고 노화를 늦추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치매 예방을 위해선 ‘무엇을 채울까’보다 ‘무엇을 비울까’가 정작 더 중요하다.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는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공장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필연적으로 매연과 폐수가 발생하듯, 뇌세포가 활동하면 다량의 노폐물이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이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젊을 때는 콸콸 쏟아져 나가던 뇌의 하수구가 나이가 들면 막히고 좁아진다. 배출되지 못한 찌꺼기들은 뇌 속에 끈적하게 엉겨 붙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다. 결국 뇌의 노화와 치매는 배출의 실패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현대 의학은 이 노폐물이 정확히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놀라운 연구 결과가 이 비밀의 문을 열어젖혔다. 「 🕳️혈액 아닌 ‘림프’가 진짜 하수구 」 우리의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뼈 안에 갇혀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물의 정체는 바로 ‘뇌척수액’이다. 양은 약 150ml. 종이컵으로 한 컵도 채 되지 않는 적은 양이다. 하지만 이 적은 양의 액체가 뇌 건강의 핵심을 쥐고 있다. 뇌척수액은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동시에 뇌세포에서 쏟아져 나온 노폐물을 받아내는 ‘세척액’이기도 하다. 마치 우리가 빨래를 할 때 물에 때가 녹아 나오듯, 뇌의 노폐물은 이 뇌척수액으로 녹아 나온다. 고규영 교수는 “노폐물 중 치매 유발 물질이 상당히 들어 있다”며 “이를 배출하는 걸 ‘뇌 청소’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청소가 안되면서 노폐물이 뇌에 축적돼 치매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더러워진 물은 어디로 갈까.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뇌의 노폐물이 주로 정맥으로 빠져나간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는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뇌척수액에 녹아든 노폐물의 배출 경로를 추적한 결과, 혈액으로 배출되는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70%라는 압도적인 양은 전혀 다른 통로, 바로 ‘림프관’으로 배출되고 있었다. 림프관은 우리 몸의 하수도와 같다. 과거 해부학 교과서에는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 정설이 깨진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뇌막에도 림프관이 존재하며, 이것이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주된 통로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즉 림프관이 막히면 뇌는 쓰레기장으로 변하게 된다. 「 😯얼굴 피부 밑에 ‘뇌 배출구’ 있다 」 그렇다면 이 중요한 림프관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주된 경로는 두개골 바로 아래와 목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림프관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규영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또 하나의 놀라운 ‘비밀 통로’를 찾아냈다. (계속) 얼굴의 '이 부위'를 문지르자, 뇌 노폐물인 뇌척수액의 배출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것이다. 뇌를 씻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4954 ‘불로장생의 비밀’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노인 기억력 226% 좋아졌다, 6개월간 맡은 ‘이 냄새’ 뭐길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048 80대에 40대 뇌 가진 사람들…간단한 습관 세 가지의 기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0144 폭삭 늙던 뇌가 젊어진다, 40대에 꼭 해야 할 2가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5058 “그렇게 운동해도 살 안 빠져” 매일 40㎞ 달린 ‘미친 연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3025 나이 젊어도 치매 걸린다 “이 비타민 꼭 챙겨 먹어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0966 이정봉.정수경.박지은.이민서.김현정([email protected])

2026.02.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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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LACMA와 파트너십 2037년까지 연장

현대자동차는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이하 LACMA)과의 파트너십을 2037년까지 연장하고 장기 협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2015년에 시작된 본 파트너십은 LACMA 역사상 기업 파트너로부터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후원입니다.   지난 10년간 현대자동차와 LACMA는 총 8회의 주요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2015년 Random International: Rain Room과 Diana Thater: The Sympathetic Imagination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2026년 3월 29일까지 개최되는 Tavares Strachan: The Day Tomorrow Began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전시를 진행해왔습니다.   또한, 이번 파트너십은 연구, 출판,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의 주요 지점을 조명하고, 연구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과 모델을 구축하며 한국 미술 연구 발전에도 기여해왔습니다. 역사적·전통적 양식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탐구했으며, Beyond Line: The Art of Korean Writing (2019), The Space Between: The Modern in Korean Art (2022) 등을 선보였습니다. 한국 현대 미술을 조명하는 마지막 전시는 2027년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한 예술과 기술 융합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LACMA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Art + Technology Lab’ 후원을 통해 지난 10년간 45개의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포함한 폭넓은 지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Jonathon Keats의 Superego Suits와 Roadable Synapse, Michael Mandiberg의 Workflow, Sarah Rosalena의 Standard Candle, American Artist의 The Monophobic Response, 그리고 Nancy Baker Cahill의 Substrate 등이 포함됩니다.   이번 파트너십 연장 발표와 함께 현대자동차와 LACMA는 새로운 전시 시리즈인 ‘Hyundai Project’를 공개했습니다. 2028년부터 LACMA는 로스앤젤레스 및 환태평양 지역과 연계성을 지닌 세계적 작가의 작업 세계를 심층적으로 조망하고, LACMA에서 작가의 신작을 함께 소개하는 전시 프로그램으로 2028년부터 격년으로 진행 예정입니다.   전시 개막에 앞서 현대 프로젝트가 진행될 LACMA의 BCAM 건물 외벽에 작가의 대형 배너 작품을 설치해, 관객의 예술적 경험이 전시장 밖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Art + Technology Lab’에 대한 후원을 이어가며, 예술을 매개로 소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Art + Technology Lab은 올해 봄부터 격년 공모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실천하는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선정, 지원합니다. 또한 심포지엄과 데모 데이 등 작가의 연구 및 실험 과정을 관객에게 공개하는 공공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계획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LACMA와의 오랜 협력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지원하고 한국 미술의 지평을 넓혀왔다”며 “앞으로도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를 지원하고, 관객들이 예술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등 동시대에 영감을 주는 다각적인 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ichael Govan LACMA 관장은 “현대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시와 소장품의 깊이를 더하고, 연구와 실험을 통해 신진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왔다. 예술적 혁신과 글로벌 담론 확장을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와의 파트너십이 새로운 장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미래 세대 창작자 지원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ACMA는 이달 All Impossible Deeds: A Report on the LACMA Art + Technology Lab, 2014–2025를 발간합니다. 이번 출판물은 Art + Technology Lab의 지난 10년을 기념하는 보고서로, Joel Ferree가 편집을 맡았으며 Amy Heibel, Claire L. Evans, William Hackman, David Karwan 등이 기고자로 참여했습니다.   이 책은 45명의 지원금 수혜자들이 수행한 프로젝트를 조명하며, 예술가들이 변화하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신기술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이를 해석하며, 나아가 미래 기술을 예견해왔는지를 심층적으로 보여줍니다.현대자동차 파트너십 이번 파트너십 예술과 기술 technology lab

2026.02.26. 10:48

뮌헨안보회의 보도 안 보여…미·중·일·러 외 지역도 관심을

━ 독자위원회 | 중앙일보를 말하다 제71회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지난 24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오세정 독자위원회 위원장(전 서울대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회의에선 중앙일보가 쏟아낸 기획 보도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돈벌이에 포획된 지방의회’ ‘90년대생 엄마가 온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인공지능(AI)과 일자리를 연계한 일련의 보도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김주형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지난 한 달간 정치권 동향을 중계하는 형태의 기사가 많았다. 맥락화·구조화에 대한 고민, 언론이 어떤 정치적 의제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 같다. 10·11일 자 ‘돈벌이에 포획된 지방의회’ 기사는 지방의회의 어두운 면을 따끔하게 잘 꼬집은 좋은 기획이다. 일부 의원들의 일탈을 막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6·3 지방선거에 앞서 지방자치의 제도적 측면을 짚어보는 기획이 나오면 좋겠다. 국내에도 지방자치에 대해 깊은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들이 있다. 추가 취재를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중앙일보가 기여하면 좋겠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한반도안보연구실장=카이스트-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 연구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3일 자 ‘김정은 연구’가 눈에 띄었다. 북한의 시군구 별 야간 조도 변화 결과를 통해 북한이 전반적인 경제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 있게 짚었다. 최근 안보 커뮤니티에선 뮌헨안보회의가 화제였다. 뮌헨안보회의에선 유럽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유럽 국가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을 겪는지를 살필 수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유럽을 달래는 듯한 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그런데 한국이 불참해서인지 중앙일보에서는 관련 보도가 거의 없었다. 유럽·인도·아세안처럼 미·중·일·러를 벗어난 지역에 대한 관심도 언론으로서 많이 갖고 다뤄주길 바란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4일과 5일 자 ‘90년대생 엄마가 온다’ 기획은 출산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여성을 중심으로 기사를 썼다. 출산 이유를 분석하고, 출산 후에는 52%의 엄마만 커리어를 유지한다는 수치를 제시해 출산율 제고를 위해선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12일 자 ‘AI발 일자리 한파에 과학기술 비명…1년 새 10만개 줄었다’ 기사는 최근 주가지수가 상승하며 경제 상황이 좋아 보여도, 실제 일자리 시장은 정반대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AI에 따른 전문 서비스직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줘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돈벌이에 포획된 지방의회’ 기획을 의미 있게 읽었다. 아쉬웠던 것은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제시하는 부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사정이 비슷한 일본은 ‘입찰 담합 관여 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의 관련 법 내용, 법 제정 과정 등을 취재해 기사화하면 좋은 후속 보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일 자 ‘두쫀쿠 팔릴수록 자영업자는 운다’ 등의 기사에서 자영업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좋았다. 자영업 창업은 쉬운 게 아니다. 창업하라고 무작정 대출해주는 것도 대책이 아니다. 자영업 성공 사례가 있다면 왜 성공했는지 심층 보도해줬으면 한다. ‘자영업자가 줄어든다, 폐업한다’는 보도보다 그런 내용이 기사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재국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13일 자 8면 ‘“요새 와 뜸하노” 사람 살리는 라면 한 그릇’ 기사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고립 문제를 다뤘다. 끊어진 연결을 다시 어떻게 이어낼 것인가, 그 방법론적 사례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기사였다. 선정적 보도가 많았던 것은 아쉬웠다. 11일 자 1면 ‘“북한군, 팔 불타면서도 돌격” 우크라 장교의 증언’ 기사 제목은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렇게 과도한 제목을 붙여 보도할 필요는 없다. 특히 1면 제목을 고를 때에는 언어 선택을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 5일 자 ‘말대꾸하면 바로 뺨 때렸다…다카이치 만든 열혈 경찰 맘’ 기사도 과거에는 뺨을 때리며 교육을 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런 행동을 잘했다는 듯이 표현한 것은 문제다. ▶하태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24일에 나온 ‘판사들 분노 “헌재 파견 끊자”…재판소원 헌법 27조 위반 꺼냈다’ 기사는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힘겨루기하느라 재판소원을 반대한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헌재와 법원의 힘 싸움이 아니라 사법개혁의 문제라는 점을 잘 다뤄주면 좋겠다. 최근 변호사 업계에서는 변호사의 비밀 유지 권리인 ACP(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가 입법화됐다는 것이 이슈였는데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다. 지금까지는 고객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나온 변호사 자문 내용 등이 유죄 증거로 활용되기도 했었다. 이런 변화와 파장을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광주지검이 최근 3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분실했다 회수한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도 후속 보도를 해주면 좋겠다. 전문가로서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많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서면 의견)=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보도에서 다른 언론과 비교해 양적·질적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보도가 이어졌다. 단순한 경기 결과 전달이 아니라 동계올림픽 준비 과정과 개최·진행 과정을 고르게 잘 담았다. 중앙일보 홈페이지에는 동계올림픽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밀라노는 지금’ ‘종목 분석’ 등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동계 올림픽 종목을 꼼꼼히 설명해 겨울 스포츠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12일 자 ‘AI발 일자리 한파에 과학기술 비명…1년 새 10만개 줄었다’ 기사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먼저 1년 사이 10만 개가 줄었다는 제목은 일자리가 10만 개 줄었다고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취업자 수가 약 10만 명 줄었다고 언급한다. 또 기사에서는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AI를 강조하지만, 근거가 된 보고서에선 AI를 주원인으로 지적하지 않는다. 이런 제목은 독자를 오인하게 하고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유재연 한양대 사회혁신융합전공 겸임교수(서면 의견)=일자리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담긴 보도가 이어졌다. 5일 자 ‘청년 보릿고개…제조업 좋은 일자리 6만6000개 사라졌다’ 기사는 한국과 중국 등 제조업 국가가 공통으로 겪는 좋은 일자리 소멸 현상을 다뤘다. 20일 자 ‘AI 자율조업 도입한 포스코’ 기사에서는 AI 도입이 노동자의 신체 부담과 대형 사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인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9일 자 ‘얄궂은 노·로 관계…“로봇 반대” 파업, 로봇 투입하면 해결?’ 기사는 AI 로봇 도입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일으키는 현상을 보도했다. 파업 시 대체 인력 투입은 불가하지만, 기계를 대체 수단으로 투입하는 것은 제약 밖이라는 내용도 잘 정리됐다. 현행 제도가 노동자를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 잘 보도했다고 생각한다. ▶홍지혜 마이아트컴퍼니 대표(서면 의견)=1월 30일 자 이건희 컬렉션 관련 기사는 컬렉션이 해외순회전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에 대해 문화외교라는 틀로 조망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제목에서 제시한 ‘미국을 움직였다’는 표현에 비해 본문은 행사 분위기와 참석 인사 중심의 서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해, 컬렉션의 문화외교적 역할에 관한 관점이나 인사이트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노동이나 일자리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았는데 각 기사는 각각 의미 있는 문제 제기를 담고 있다. 청년층은 좋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하고, 재직자들은 10년 안에 AI나 로봇에게 직업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고, 동시에 팀장이 되기는 싫고 승진을 거부하는 모습은 급변하는 시대의 양상이고 전환기의 특징일 것이다. 다만, 이렇게 개별 현상들이 충돌할 때에는 이를 병렬적으로 나열하기보다는 관통하는 구조적 설명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오세정 위원장=좋은 기획 보도가 많았다. 지방의회 기획도 의미 있었고, 쿠팡에 분노할수록 쿠팡에 유리하다는 것을 짚어준 11일 자 ‘안혜리의 직격인터뷰’도 시의적절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에 대해선 언론도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 처음엔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실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니 논조가 바뀌는 것 같다. 보다 일관성 있게 보도를 해줬으면 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죄 선고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온 이유를 기사에서 정확히 밝혀주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양수민.전보운([email protected])

2026.02.26.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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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오뎅 한입, 이마에 땀이 맺혔다

━ 제천서 내일부터 빨간오뎅축제 구미 라면축제,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 원주 만두축제, 김천 김밥축제. 분식 축제가 유행이다. 모두 코로나 시대에 시작했으니 길어봐야 5회차 수준인 신생 축제에 속한다. 지난해 도전장을 던진 후발주자도 있다. 오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는 제2회 빨간오뎅축제다. 한국 어묵의 본산 부산도 아니고, 첩첩산중의 중부 내륙 도시 제천에서 오뎅축제라니. 청풍호(충주호) 붕어로 어묵을 만드나? 왜 어묵이 아니고 오뎅일까? 몇 가지 궁금증을 품고 제천을 찾았다. 어묵 아니고 오뎅…중앙시장 노점상이 원조 제천시는 2021년 특허청에 ‘제천빨간오뎅’을 상표로 등록했다. 빨간오뎅의 원조가 제천이라는 걸 명토 박기 위해서였다. 제천에는 어묵 공장이 없다. 그러나 빨간오뎅을 전문으로 파는 분식집은 스무 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열세 곳이 제천 중심가의 큰 시장(중앙시장·내토시장·동문시장)에 모여 있다. 진짜 원조가 누구인지는 제천 사람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사라진 중앙시장 먹자골목 노점상이 원조라고 입 모아 말한다. 누가 처음으로 빨간오뎅을 만들어 팔았는지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제천 사람이면 누구나 빨간오뎅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다. 중고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분식집 앞에 줄을 서 꼬챙이 들고 새빨간 오뎅을 먹는다. 오뎅이 외래어인 줄 알지만, 추억 깊은 소울푸드여서 굳이 ‘빨간어묵’이라 하지 않는다. 내토시장 김정문(67) 상인회장의 설명이다. “명절에 고향 찾아온 제천 사람은 가장 먼저 분식집으로 달려가서 빨간오뎅을 먹었습니다. 1980~90년대만 해도 제천 밖에서는 빨간오뎅 파는 곳이 없었거든요.” 외지인이 빨간오뎅 맛에 눈을 뜬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5년 시작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기폭제 역할을 했다.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제천 시내에 몰렸고, 이들이 전국으로 빨간오뎅을 소문냈다. 2015년 영화제에서 일했던 여행작가 백종민(45)씨는 “제천문화극장(구 메가박스) 앞 분식집이 밤늦게까지 영업해서 야식으로 빨간오뎅을 즐겼다”고 말했다. 1개에 500원, 청양고추 듬뿍 넣은 소스도 시장을 순례하며 여러 종류의 어묵을 먹어봤다. 가격은 다 같았다. 1개 500원. 최소 결제액이 2000원인 집도 있는데, 어묵이 작아서 한 사람이 서너 개는 거뜬히 먹는다. 안 매운 ‘물오뎅’이나 튀김을 곁들이기도 한다. 빨간오뎅을 1만원어치 포장해가는 사람도 많다. 주민 김영란(57)씨는 “시장 나올 일 있으면 꼭 오뎅을 사 가서 가족과 함께 먹는다”고 말했다. 내토시장 안에 자리한 ‘외갓집’부터 가봤다. 서울식 ‘빨간어묵’과는 생김새부터 달랐다. 서울은 얼큰한 국물에 어묵을 팔팔 끓여서 어묵국처럼 내지만, 이 집은 달랐다. 넓고 얕은 사각 팬에 국물을 자작할 정도만 깔고 가지런히 정렬한 어묵에 매콤한 소스를 발라놨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채 썬 대파를 어묵에 듬뿍 얹어 내준다. 맛은 한 마디로 강렬했다. 어묵이 불지 않아서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고, 아삭아삭한 파 맛도 좋았다. 생긴 대로 매운맛이 진했다. 입이 얼얼하고 속이 후끈했다. 다른 분식집도 가봤다. 제천 사람은 소스 맛에 따라 선호하는 분식집이 다르다는데 ‘맵찔이(매운 음식에 약한 사람)’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안 느껴졌다. 청양고추를 많이 넣어서 매운맛이 훅 치고 들어오는 집(제천명물 빨간오뎅)도 있고, 소스에 과일을 갈아 넣어서 단맛이 도드라지는 집(동문시장 빨간오뎅)도 있었다. 다 자극적인데,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주인장에게 왜 이리 맵냐고 물으면 답은 같았다. 제천이 워낙 추운 탓에 매운 음식을 먹어서 몸에 열을 돌게 했다고. 빨간오뎅을 먹을 때마다 관자놀이에 땀이 맺혔다. 빨간오뎅축제는 제천역 광장에서 진행한다. 25개 음식 부스에서 빨간오뎅뿐 아니라 떡볶이·튀김 등 다양한 분식을 맛볼 수 있다. 어묵 먹기 대회와 라이브 공연도 펼쳐진다. 중요한 사실.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 유명 분식집도 있으니 알아두자. ‘외갓집’ ‘제천 원조 보금자리’ 등은 사장이 가게를 비울 수 없단다. “왜 이리 맵냐고? 제천이 워낙 춥잖아요” 제천까지 가서 500원짜리 분식만 먹고 올 순 없겠다. 전통시장에는 어묵 말고도 ‘제천의 맛’으로 손꼽는 음식이 많다. 만둣국이 그중 하나다. 시장 안팎의 여러 만둣집 가운데 동문시장의 ‘옥전만두국’을 가봤다. 대표 메뉴인 김치떡만둣국(8000원)을 먹었는데 두 가지가 놀라웠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정도로 양이 많았고, 찬물을 거푸 마셔야 할 만큼 만두가 매웠다. 옥전만두국 주변에는 순댓국집도 많다. 가장 규모가 큰 ‘우성순대’에서 모둠 순대(1만3000원)를 먹었는데 “역시” 하고 탄성이 나왔다. 접시에 순대와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순대마저 매콤했다.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순대 소에 청양고추를 넣는단다. 매운 음식이 지친다면 제천역전한마음시장 앞 ‘제천시락국’을 추천한다. 메뉴는 일종의 세트 메뉴인 ‘시래기밥(1만원)’ 딱 하나다. 제천시 백운면에서 생산한 단무지용 무의 이파리만 말려서 시래기로 쓴다. 가자미로 육수를 낸 시래기국은 감칠맛이 은은하고, 시래기를 잘게 다져 넣은 시래기밥은 구수하다. 밑반찬으로 내주는 섞박지와 장아찌도 자극적이지 않다.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만 영업한다. 최승표([email protected])

2026.02.26.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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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서 함께 찍은 쉼표, 제주 올레길에서 마침표

━ 손민호의 레저터치 -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20년 인연 #2006년 10월 13일 산티아고 순례길(카미노) 종점 대성당을 약 40㎞ 앞둔 작은 마을 멜리데 어귀. 한국인 순례자 수키(Sooky. 당시 49세)는 영국인 순례자 헤니(당시 54세)를 만났다. 두어 시간 전 카페에서 만났던 사이여서 둘은 나무 그늘에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문어 요리 잘하는 식당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다. 순례를 거의 마친 수키의 카미노 찬양이 이어지자 헤니가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참 행복했고 많은 것을 얻었어. 그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자. 우리,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각자의 길을 만들자. 너는 너의 길을, 나는 나의 길을. 어때?” 수키는 카미노를 걷는 내내 카미노 같은 트레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길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날 수키는 결심했다. 내 고향 제주도로 내려가 나만의 카미노를 만들겠다고. 20년 전의 수키가 서명숙, 그러니까 한국에 걷기여행 열풍을 몰고 온 제주올레의 이사장이다. 순례를 마치고 돌아온 서명숙은 이듬해 고향으로 내려가 올레길을 내기 시작했다. #2026년 2월 20일 스페인의 카미노를 함께 걸었던 헤니와 수키가 한국의 올레길을 걸었다. 20년 만의 만남이다. 둘은 제주올레 6코스를 함께 걸으며 20년 전처럼 나무에 기대 사진을 찍었다. 헤니가 말했다. “수키가 이 길을 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 정말 위대한 일을 했다. 올레길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걸 보고 수키가 ‘인간의 길(Human Trail)’을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놀랐고 감동했다.” 카미노를 걷기 전 헤니는 영국의 잘나가는 오페라 연출자였다. 2004년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그러나 그도 지쳤다. 2006년 스페인으로 날아가 생전 처음 장거리 트레일에 도전했고, 끝내 완주했다. 카미노는 그의 인생도 바꿨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에 들어가 공동체 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이민자와 집시 아이들의 인권 보호와 교육 활동에 매진했다. 지난 18일 헤니는 제주올레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옛 만남을 기념하기 위해 손수 티셔츠를 만들었고, 카미노를 걸을 때 신었던 신발도 갖고 왔다. #위대한 오해 올레길을 만든 수키는 헤니를 다시 보고 싶었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헤니가 건네준 연락처를 잃어버렸다. 수키가 기억하는 건 ‘헤니’라는 이름뿐이었다. 사방팔방 수소문했으나 헤니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반전이 일어났다. 멜리데에서 촬영한 사진을 얼굴 인식 인공지능에 돌렸더니 스페인의 한 지역 잡지에 실린 사진이 검색됐다. 그 사진으로 헤니를 찾아냈다. 알고 보니 수키가 기억하는 헤니는 이름이 아니라 성(姓)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잔느 캐서린 헤니다. 수키가 물었다. “나는 네 말대로 내 고향에서 길을 만들었는데, 너는 왜 고향으로 안 돌아갔니?” 그러자 헤니, 아니 잔느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너에게 길을 만들라고 한 적이 없어. 너의 길을 찾아서 가라고 했을 뿐이야. 그래도 좋아. 나는 스페인에서 새 길을 찾았어. 수키, 너도 너의 길을 찾았잖아.” 수키는 잔느가 말한 “길(way)”을 ‘걷기여행길(Trail)’로 오해했었던 것 같다. 카미노가 준 축복에 빠져있을 때였으니까. 오해였어도 괜찮다. 그 덕분에 제주올레가 만들어졌으니. 제주올레는 지난해 기준 완주자 3만1169명을 기록했다. 누적 탐방객은 1300만 명이 넘고, 제주올레로 연간 6630억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세상의 어떤 위대한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다. 28일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두 사람의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 손민호([email protected])

2026.02.26.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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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국립발레단장 4월 퇴임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이 12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국립발레단은 강 단장이 오는 4월 4일 퇴임한다고 26일 밝혔다. 2014년 7대 국립발레단장에 임명된 강 단장은 이후 4연임을 하며 국내 국립예술단체장 중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웠다. 강 단장은 “지난 12년은 제 인생에서 다시 한번 뜨겁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며 “이제 단장직을 마무리하고 사회 곳곳의 미래 세대를 위한 멘토 역할에 전념하며, 예술가로서 받은 성원을 보답해 나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 단장은 퇴임 이후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겨 후학을 양성할 계획이다. 하남현([email protected])

2026.02.26.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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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세] 2월 27일

2026년 2월 27일 금요일 (음 1월 11일) 쥐 - 재물 : 무난 건강 : 양호 사랑 : 행복 길방 : 東 36년생 살아온 세월에 자부심을 갖자. 48년생 하늘도 내 편이 될 듯. 60년생 꿈은 이루어지는 법. 72년생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84년생 보람을 맛보고 사는 맛이 날 듯. 96년생 목적 달성하고 신바람이 난다. 소 - 재물 : 보통 건강 : 보통 사랑 : 베풂 길방 : 南 37년생 자신이 할 일은 남에게 맡기지 말라. 49년생 소일거리를 만들자. 61년생 자신을 통찰하는 시간을 갖자. 73년생 받기보다 베푸는 하루. 85년생 과음, 과식하지 말라. 97년생 회식에서 2차는 가지 말라. 호랑이 - 재물 : 지출 건강 : 보통 사랑 : 만남 길방 : 西 38년생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것 없다. 50년생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 62년생 사람 만나지 말 것. 74년생 의미 없는 만남 가질 수. 86년생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수도. 98년생 절반의 성공을 거둘 듯. 토끼 - 재물 : 지출 건강 : 주의 사랑 : 무지개 길방 : 西 39년생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겠다. 51년생 사람보다 돈을 믿을 것. 63년생 좋게만 생각하면 안 된다. 75년생 닭의 머리보다 용의 꼬리. 87년생 잠시 멍 때리는 시간을 갖자. 99년생 잠시 멈추고 성찰의 시간. 용 - 재물 : 보통 건강 : 보통 사랑 : 베풂 길방 : 北 40년생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수도. 52년생 부모 노릇하기 쉽지 않다. 64년생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 76년생 속마음을 드러내지 말 것. 88년생 회식 자리가 생길 수도. 00년생 모임이 생길 수도 있다. 뱀 - 재물 : 무난 건강 : 양호 사랑 : ♥ 길방 : 北 41년생 끌려가는 것과 베푸는 것은 다름. 53년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 65년생 사람이나 물건이 마음에 들 수. 77년생 배우자에게 잘하자. 89년생 기혼은 2세 만들기. 01년생 큐피트 화살을 맞거나 쏜다. 말 - 재물 : 무난 건강 : 양호 사랑 : 열정 길방 : 西 42년생 하고 싶은 것은 하면서 살자. 54년생 언제나 오늘이 제일 젊은 날. 66년생 자신감을 갖고 실행. 78년생 능력 발휘하고 목표에 도달. 90년생 오늘 할 일은 미루지 말라. 02년생 열정은 젊음의 특권이다. 양 - 재물 : 보통 건강 : 보통 사랑 : 베풂 길방 : 南 43년생 식욕이 없어도 잘 먹어야 한다. 55년생 자신과 가족을 먼저 챙기자. 67년생 자주 스트레칭하고 몸에 신경을 쓸 것. 79년생 오른발과 왼발이 함께 해야 잘 걷는 법. 91년생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구분. 원숭이 - 재물 : 좋음 건강 : 튼튼 사랑 : 한마음 길방 : 西 44년생 가족의 화목이 행복의 근본. 56년생 사람이나 물건은 많을수록 좋다. 68년생 적재적소에 일이나 사람이 만들어질 수. 80년생 대인관계가 넓어지고 좋아질 수도. 92년생 모든 것은 제 자리가 있는 법. 닭 - 재물 : 보통 건강 : 보통 사랑 : 질투 길방 : 北 45년생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57년생 오른손이 하는 것은 왼손이 모르게. 69년생 조언하는 것과 간섭하는 것은 구분하라. 81년생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 93년생 생각하는 걸 귀찮아하지 말라. 개 - 재물 : 보통 건강 : 보통 사랑 : 이해심 길방 : 西 46년생 잘해주지 말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라. 58년생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 70년생 채우기보다 비워야 할 타임. 82년생 공을 세우게 되면 윗분에게 돌려라. 94년생 회식이 생기면 오래 있지 말라. 돼지 - 재물 : 무난 건강 : 양호 사랑 : 기쁨 길방 : 東 47년생 나이도 잊고 세월도 잊을 하루. 59년생 자녀 자랑이나 집안 자랑을 해도 된다. 71년생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잘 알 것. 83년생 진행해 오던 일에서 결실이 생길 수. 95년생 인정받게 되고 이미지 상승. 조규문(사주, 작명, 풍수 전문가)

2026.02.26.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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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도전’ 정주영의 울림…‘클래식 4대 천왕’이 잇다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K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김선욱(38), 선우예권(37), 조성진(32), 임윤찬(22)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4명이 한 무대에 오른 것. 축구로 치자면 메시·호날두가 한 팀으로, 아이돌로는 BTS·블랙핑크가 함께한 것에 비유됐다. 해설을 맡은 조은아 경희대 교수는 “100년 후 한국 음악사를 회고할 때 특별히 기록될 장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이어지는 울림’을 주제로 아산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창업주 서거 25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고인의 장손인 정의선 회장은 클래식계 4대 천왕을 한자리에 모은 데 대해 “몇 년 전 김선욱 피아니스트와 이번 연주회를 기획하게 됐다”며 “만약 할아버지께서 이런 구상을 아셨다면 ‘뭘 망설여, 해봐!’라고 하셨을 것”이라고 말해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정 창업주는 생전에 “이봐, 해봤어?”라며 도전을 독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선욱과 조성진이 한 대의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을 선보이면서 연주회가 시작됐다. 선우예권·임윤찬은 짝을 이뤄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을 연주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이라이트는 인터미션(중간 휴식) 중 피아노 네 대가 올려지면서 예고됐다. 첫 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서곡’이었다. 선우예권이 곡의 초입을 열자 다른 세 사람이 화답하며 음의 층위를 쌓아 올렸다. 이들은 치밀하면서 담백하고, 정제되면서도 담대하게 각각의 존재감을 살리면서 흐름을 유려하게 완성했다. 조은아 교수는 “원래 100여 명이 연주하는 대형 오케스트라 곡을 마흔 개의 손가락(4명)으로 성취해낸 것”이라며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드는 정 창업주의 개척정신을 연상케 한다”고 부연했다.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건설·자동차·조선업의 기틀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마지막 곡으로 리스트의 ‘헥사메론’ 연주가 끝나자 이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감격해했다. 음악계에 따르면 이날의 빅 이벤트는 ‘맏형’인 김선욱 주도로 3년 전 시작됐다. 모두 현대차정몽구재단이 매년 강원도 평창에서 여는 ‘계촌클래식축제’에서 연주한 이력도 있다. 김선욱과 조성진은 2024년 한 대의 피아노로 듀오 연주를 하며 호흡을 맞췄는데, 이때 정 회장도 직접 관람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현대가(家)와 정재계, 소방·보훈 관계자, 청년 인재 등 2500여 명이 초청됐다.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는 연주 후 3분 넘게 기립 박수를 쳤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수미 성악가, 배우 유해진 등도 자리했다. 나상현.최민지([email protected])

2026.02.26.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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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건, 얼굴 아닌 마음이었다…눈빛으로 표현한 고아성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20일 공개)는 각기 다른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미정(고아성), 경록(문상민), 요한(변요한) 세 청춘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원작이다. ‘숨이 턱 막힐 정도의 추녀’를 내세워 외모 지상주의, 비정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했던 원작과 달리, 영화는 세 인물의 치유와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이종필(46·사진) 감독은 “20대가 끝날 무렵 소설을 봤는데 내 이야기 같아 몰입했다”며 “10년 전부터 이 소설의 영화화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파반느’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탈주’(2024) 등을 연출하며 흥행 감독으로 성장한 이 감독의 첫 멜로 영화다. 작품을 준비하던 그에게 가장 큰 고민은 ‘원작의 핵심 설정인 못생긴 여자 미정을 어떻게 형상화하는가’였다. 고민은 배우 고아성을 만나고서 해결됐다. 어떤 여배우도 맡기 꺼려할 역할이지만, 고아성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제가 미정의 눈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말로 이 감독에게 확신을 줬다. 영화 속 미정의 얼굴은 그리 못나지 않았다. 못난 것은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에 주눅 들어 있고,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정처럼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얼굴이 아닌 못난 마음에 집중했고, 음울한 인상이지만 왠지 눈길이 가는 미정을 그런 사람들의 감정 이입 대상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남긴 상처 때문에 외롭게 자라난 경록, 세상의 편견과 가난 때문에 고립을 선택한 미정, 둘 사이의 균형추 역할을 하며 자유롭게 살지만 마음에 짙은 어둠이 드리운 요한. 이들이 일하는 곳은 화려한 소비의 공간인 백화점이다. 영화는 백화점의 가장 그늘진 곳인 지하 주차장과 창고에서 일하는 이들이 시간을 함께 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빛을 통해 보여준다. 늘 음침한 곳에 있던 미정이 경록과 사귀면서 낯빛이 밝아지고 환한 곳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등 조명을 적극 활용한다. 이 감독은 세 인물의 캐릭터를 전구에 빗대 설명했다. “아픈 가족사를 지닌 경록은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고장난 전구예요. 미정은 꺼진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된 전구입니다. 전기가 들어오면 밝아지는 전구처럼 미정도 사랑하면서 밝아져요. 요한은 빛나게 살 수 있는데도 스스로 스위치를 내려버린 사람입니다.” 경록이 미정에게 느꼈던 호기심과 동정이 사랑으로 커져 갔는지, 그랬다면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 감독은 “나 또한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을 읊었다. ‘그해 여름, 그는 태어나 처음 사랑에 빠진다. 처음엔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때로는 혼란스러웠으며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달았다. 사랑했었다.’ 영화는 ‘세상을 구원하는 건 사랑이라는 빛’이란 메시지를 파반느(장중하고 느린 춤곡)처럼 느리지만 묵중한 리듬에 담아낸다. 이 감독은 “사람은 사랑을 통해 빛을 얻고 그 빛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테마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현목([email protected])

2026.02.26.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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