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정치적 수감자 석방 지속…"현재까지 18명"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 "마두로 구출할 것" 공언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10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야권 유력 인사를 포함한 정치적 수감자 석방을 지속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 인권단체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당국이 이날 정치적 수감자 일부를 추가 석방하면서 현재까지 석방된 정치적 수감자 수는 총 18명으로 늘었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 페날은 보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소속 정당인 '벤테 베네수엘라'의 비르힐리오 호세 라베르데 마르케스 등 최소 5명의 정치적 수감자 석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8일 인권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로시오 산 미겔을 포함한 스페인 국적자 5명을 시작으로 정치적 수감자 석방을 시작한 바 있다. 2024년 대선에 출마했던 엔리케 마르케스 전 베네수엘라 국가선거위원회 부위원장도 수감자 명단에 포함됐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국가적 통합을 강화하고 사회 모든 계층 간 평화로운 공존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수감자 석방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수감자 석방이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포로 페날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수감자 수를 약 811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구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날 외부 행사에서 "우리는 마두로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를 구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감자 석방에 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6.01.10. 14:26
[CES 결산] ① 화면 넘어 일상으로…실물AI가 열어젖힌 로봇·자율주행 시대 로봇, 산업공간 넘어 가정에까지…자율주행 기술 경쟁, 엔비디아도 참전 엔비디아·AMD, 행사장서도 전쟁…中기업 CES 장악력 높였으나 '기술불신' 여전 [※ 편집자 주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시간 6일 개막해 9일 막을 내렸습니다. 매년 새해 첫 달 열리는 CES는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트렌드와 방향을 제시하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CES에서 나타난 로봇·AI(인공지능) 기술과 앞으로 동향을 세 편의 기사로 제작해 송고합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은 그동안 화면 속에서 글자로만 있던 인공지능(AI)이 육신을 얻은 행사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기조연설에서 "로봇을 위한 '챗GPT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 발언이 마치 예언처럼 이뤄진 모양새다. 로봇과 자동차에 적용되는 '실물 AI'(Physical AI)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개념증명(PoC) 수준을 넘어 이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어엿한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속속 내보였다. 실물 AI를 뒷받침하는 기반인 반도체도 CES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스마트폰과 PC를 넘어서서 건설기계와 자동차, 로봇, 착용형 기기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반도체가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 CES에 중국 기업의 약진도 도드라졌다. ◇ 산업 공간은 물론 가정까지 파고든 AI 로봇 복잡하고 어렵거나 위험한 공정이 필요한 산업 현장에는 이제 로봇과 AI가 빠질 수 없게 됐다. AI를 물리 법칙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에 적용한 실물 AI가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독일 기술기업 지멘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구축한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 기술을 이용해 HD현대의 대규모 조선소를 가상공간에 복제해 관리하도록 하는가 하면, 미국 핵융합로 건설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이 공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는 불과 3년 뒤부터 실제 공장에 투입해 부품 분류 등 고위험 작업을 맡기는 것이 목표일 정도로 구체적인 로드맵이 짜였다. 최대 50㎏ 무게의 물체를 들 수 있고 2.3m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영하 20∼영상 40도 환경에서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는 내구성도 갖췄다. 그러나 올해 CES에서 특히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산업 현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들이었다. LG전자의 로봇 '클로이드'는 빨랫감을 정리하거나 식사를 준비하고 옷을 개키는 등 실제 가사 노동을 일부 대신할 수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중국 기업 로보락은 기존의 로봇청소기에 다리를 달아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청소할 수 있는 성능을 뽐냈다. TCL도 사용자 지시에 따라 가전을 제어하는 반려 로봇 '에이미'를 선보였다. 다만 아직 움직임이 다소 느리다는 지적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 눈앞으로 다가온 자율주행 로봇과 함께 '실물 AI'의 양대 축을 이루는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에서는 인간의 개입이 없는 수준(레벨 4∼5)의 기술 구현이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 됐다. 웨이모는 현대차와 협력한 6세대 로보택시를 선보였고, 루시드모터스는 우버와 손잡고 '드라이브 AGX 토르' 기반의 로보택시 모델을 공개하며 가세에 나섰다. BMW는 아마존 '알렉사플러스(+)' 기술을 탑재해 자연스러운 대화로 차량을 제어하는 음성 비서를 선보였고,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는 전시장 밖으로 뛰쳐나와 CES 기간 라스베이거스의 특정 지점들을 왕래하는 무인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해 관람객들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도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공이 도로로 굴러오는 것을 보고 곧이어 어린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추론하는 등 '생각하는 자율주행'을 표방하는 알파마요는 특히 개방형(오픈소스)으로 공개됐다. 지금껏 기술이 없던 완성차 업체들이 엔비디아 플랫폼만 이용하면 자율주행을 도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협업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알파마요를 탑재한 'CLA'를 미국 시장에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완전히 합법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데 필요한 규칙을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정책적 뒷받침을 예고했다. ◇ 로봇·자율주행의 두뇌 '반도체' 전장 이번 CES 현장은 AI 로봇이나 자율주행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전장이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리사 수 AMD CEO는 공식 개막일 전날 차례로 기조연설을 진행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통합 칩 신제품을 나란히 내놨다. 엔비디아가 6종 부품을 통합한 차세대 칩 '베라 루빈'을 공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AMD가 '헬리오스'를 선보이며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황 CEO는 마치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인 것처럼 하루에도 몇 차례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4 16단' 제품을 공개하며 기술 지배력을 과시했고, 삼성전자 역시 HBM4 양산 계획과 함께 서버용 메모리 모듈 표본을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차세대 칩 탑재 채비를 마쳤다. 퀄컴도 고성능 로봇 프로세서 '드래곤윙 IQ10'을 각각 선보이며 로봇용 칩 경쟁에 가세했다. ◇ CES 심장부 꿰찬 中 공세…'가성비' 넘었지만 '닮은꼴' 논란 삼성전자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를 떠나 단독 전시관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채운 것은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이었다. 4천300여 참가 기업 중에서 중국 기업의 수는 900여 곳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자랑했다. 이들은 118인치 초대형 LED TV와 계단을 오르는 로봇청소기 등 파괴적인 기술력을 선보이며 중국이 이제는 가격을 무기로 하는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비' 제품만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웅변했다. 다만, 기술적 신뢰도와 독창성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었다. TCL의 일부 TV 모델은 광고와 달리 핵심 소자가 빠진 채 판매되어 허위 광고 논란에 휩싸였으며, 일부 제품은 한국 기업 제품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1.10. 14:26
이재명 대통령이 13~14일 일본 나라(奈良)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갖는다.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이어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통제로 중·일 관계가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한·일 정상이 만나는 만큼 국제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이기에 더욱 그렇다. ━ 도쿄 아닌 '안방'으로 초대한 다카이치 정상회담이 열리는 나라는 일본의 고도(古都)이자 다카이치 총리의 출신지다. 다카이치는 1993년 총선 때 이곳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래 지금까지 10선을 했다. 말하자면 자신의 '안방'으로 초대한 셈이다. 국제 사회에서 이처럼 정상회담 장소로 수도 대신 '안방'을 선택하는 것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10년 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2016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지역구인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에서 열었다. 또, 시진핑 주석은 2015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베이징(北京)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시안(西安)으로 초대했다. 외교가에선 이런 '안방' 초대가 상대 정상에 대해 친밀감이나 특별 대우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아베 전 총리는 2023년 출간된 회고록에서 "식당이 아니라 집으로 초대를 하면 상대 측에선 '마음을 얻었다'고 느낀다"며 "푸틴 대통령을 내 본적지이자 아버지의 무덤이 있는 나가토로 부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신조, 시진핑, 베냐민 네타냐후 등 각국 정상과의 만남을 백악관 대신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에서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 한·일이 함께 만든 도다이지(東大寺) 그런 가운데 또 다른 관심사는 정상회담 장소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나라의 고찰 도다이지(東大寺)를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나라 시대(710~794)라 불리던 8세기에 일본의 수도였던 나라에는 불교 문화 관련 문화재가 많이 조성됐는데, 이 중에서도 단연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도다이지다. 도다이지는 쇼무(聖武) 천왕 때 건립된 거대 사찰인데, 특히 대형 대불전과 이곳에 앉혀진 16m의 거대 청동대불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회담 장소로 도다이지가 거론되는 건 유명 문화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도다이지는 백제계 도래인(渡來人)과 관계가 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도래인은 고대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과 문화를 전파한 사람들을 뜻한다. 실제로 한일 학계에선 도다이지의 건립, 특히 청동대불 조성은 백제계 도래인들이 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자료가 12세기 편찬된 『도다이지 요록(東大寺要錄)』이다. 이 책에는 도다이지와 청동대불 조성 관련 기록들이 수록됐는데, 특히 "대불사(大佛師) 종4위하 쿠니나카노 키미마로(國中公麿)는… 본래 백제국(百濟國) 사람이다.(大佛師從四位下國中公麿者, 元百濟國人)"라는 대목이 주목을 받았다. 대불사(大佛師)는 대불 제작의 총책임자, 종4위하는 당시의 품계(신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 문장은 '대불 제작을 지휘했던 종4위하 쿠니나카노 키미마로가 백제 출신'이라는 의미다. ━ 왜 백제인이 만들었을까 도다이지가 건립된 745년(학계 추정)은 백제가 멸망(660)하고 수십 년이 지난 때였다. 나라를 잃은 상당수의 백제인들은 배를 타고 일본으로 이주했다. 송완범 고려대 교수는 논문 「나라 시대(奈良時代)의 '백제왕(‘百濟王)씨' 사회와 문화적 성격」에서 "도래인 집단은 기술계, 지식계, 토목계 등의 직능 집단으로 분류됐다"며 당시 백제계 출신들이 일본 사회에서 고급 기술자 집단으로 활동했다고 설명한다. 이들 다수가 정착한 곳은 나니와(難波 ·지금의 오사카)였다. 도다이지 건립 자금을 시주 받는 권진(勸進)을 맡았던 승려 교기(行基)도 나니와에서 668년 태어났다. 교기는 백제 왕인 박사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도다이지의 불상에 입힐 황금 900냥을 조정에 바친 쿠다라노고니키시 교후쿠(百濟王敬福)도 백제계 출신이다. 무쓰(陸奥)의 지방관이던 그는 백제계 주금 장인들을 동원해 황금을 캤다고 한다. 그가 백제 출신이라는 것은 이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쿠다라노고니키시 교후쿠의 성(姓) '쿠다라노고니키시(百濟王)'를 우리식으로 독음하면 백제왕(百濟王)', 이름 교후쿠(敬福)는 경복이다. 즉, '백제왕 경복'이 된다. '쿠다라'는 당시 일본인들이 백제를 부르는 명칭이었다. 815년 일본에서 편찬된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에 따르면 백제왕(百濟王)씨는 백제가 멸망할 당시 일본에 체류 중이던 의자왕의 아들 부여선광(扶餘善光)이 귀화하면서 691년 일본 조정으로부터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편 최은영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논문(「도다이지(東大寺)를 통해 본 고대 일본 속의 백제계 도왜인(渡倭人)-백제왕 경복(百濟王 敬福)의 황금 헌상을 중심으로」)을 통해 '이때의 황금은 일본 최초로 산출된 황금으로, 도다이지 대불 도금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외교' 세일즈 시진핑 주석은 6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역사의 옳은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80여년 전 한국과 중국은 큰 민족적 희생을 치르고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을 방문한 데 대해서도 "임정 청사는 항일전쟁 시기 한·중 국민들이 서로를 힘껏 도왔던 역사적 우의의 증거이며, 오늘날 양국이 더욱 손을 맞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결과를 지켜야 한다"(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양시위 연구원)는 반응을 내놨다. 사실상 역사를 매개로 중·일 갈등에서 한국이 중국과 연대해 줄 것을 제안하면서, 최소한 한·미·일 3각 연계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이 근현대사로 공세를 펴자, 일본은 백제와 일본의 협력을 상징하는 '도다이지' 카드를 통해 고대사로 맞불을 놓은 셈이 됐다. 당나라(중국)에 의해 멸망한 백제계 이주민들과 일본 정부가 함께 쌓아 올린 도다이지를 무대로 한·일 정상이 만남을 갖기 때문이다. 유성운([email protected])
2026.01.10. 14:01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일반차로는 차량이 몰려 정체가 극심한데 광역버스와 고속·시외버스 등은 씽씽 내달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이유는 바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때문인데요.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 따르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건 1994년 7월 말입니다. 경부고속도 양재IC~신탄진IC(134㎞) 구간에서 시범운행에 나선 건데요. 당시는 17인승 이상 승합차, 즉 버스만 대상이었습니다. 이듬해 2월엔 해당 구간에서 연휴와 주말에 버스전용차로를 정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버스는 물론 9인승 이상에 6인 이상 승차한 다인승 차량으로 이용 차량이 확대됐습니다. 이렇게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한 건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전국의 자동차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로 인해 고속도로도 명절과 주말에 큰 혼잡을 빚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인데요. 전용차로를 설치해 대중교통인 버스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겁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부터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게 됐는데요. 평일에는 양재IC~오산IC 구간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양재IC~신탄진IC 구간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확대된 겁니다. 2024년 6월부터는 평일 버스전용차로 구간이 오산IC에서 안성IC까지로 더 길어졌습니다. 사실상 경부고속도로가 시작하는 서울 한남대교 남단에서 양재IC 구간 역시 버스전용차로에 포함됩니다. 참고로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교통혼잡 완화와 대중교통 이용 증진 등의 목적으로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와 유사한 ‘HOV 차로’ (다인승 전용차로, High Occupancy Vehicle Lan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버스와 다인승 차량(2~3명 이상)만 달릴 수 있는 별도의 차로인 건데요. 우리나라와 차이가 나는 건 대부분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첨두시간)에만 운영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모든 차량에 개방한다는 점입니다. 경부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가 계속 늘어나는 건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도공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4년 하반기 기준으로 버스전용차로 전 구간의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95㎞에 달합니다. 거의 막힘없이 달린다는 얘기인데요. 특히 오산IC~남사진위IC 구간은 운행 속도가 시행 전보다 14㎞나 늘었다고 합니다. 버스의 평균 통행속도가 증가했다는 건 그만큼 버스 승객의 통근시간이 줄었다는 의미가 되는데요. 실제로 안성~양재 구간의 버스 이용자의 평일 출퇴근 시간이 평균 33분 단축됐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버스전용차로는 2018년 2월에 영동고속도로까지 확대됐는데요.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 사이 41㎞ 구간에서 주말과 공휴일, 연휴 때 시행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버스전용차로로 인해 일반차로의 정체가 가중되면서 승용차 운전자 등의 불만이 커진 데다 버스 운행량과 효과가 예상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인해 2021년 2월 말에 구간이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27㎞)으로 대폭 축소됩니다. 또 2024년 6월엔 역시 버스 통행량이 적다는 이유로 논란 끝에 아예 폐지됐는데요. 최근 버스업계가 다시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확대와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복원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경부고속도로는 평일 운영구간을 천안분기점까지 연장하고, 운영 시작 시각도 오전 7시에서 오전 6시로 앞당겨 달라는 겁니다. 또 교통량이 많은 금요일은 주말 체계(양재IC~신탄진IC)로 넣고, 영동고속도로는 최초 도입 때처럼 신갈분기점~여주분기점 구간에 다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라는 요구인데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버스연합회)의 황병태 전무는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의 경부선 '반쪽 확대'와 영동선 '폐지'는 대중교통의 핵심인 정시성을 훼손하고, 교통체계의 공공성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라고 주장합니다. 버스연합회에 따르면 안성~천안 구간의 버스교통량이 7.0~8.9%로 경찰청의 전용차로 설치기준(편도 4차로 이상, 5.7%)을 초과하는 데다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정체가 오전 7시 이전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또 영동고속도로는 전용차로 폐지 이후 주말에 용인IC~양지IC 강릉방향의 오전 10시~오후 1시 사이 버스 속도가 40% 넘게 급감했다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버스 승객도 소폭 감소했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버스업계가 전용차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고속버스는 1990년엔 연간 수송 인원이 7600만명에 달할 정도였지만 2024년 말 기준으로 75%나 감소한 1900만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도 2019년 수송 인원은 연간 약 3200만명을 넘었지만, 코로나를 거치는 동안 최대 50%까지 감소했고, 현재는 30% 넘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매출액 역시 2019년 한해 5851억원이던 것이 2024년 말엔 4402억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버스업계, 특히 고속·시외버스는 경영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타개하기 위해 버스전용차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 셈인 겁니다. 그러나 전용차로가 늘어나면 그만큼 일반차로의 정체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증진을 위한 버스전용차로 확대의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특정구간의 설치 및 확대를 위해선 보다 면밀한 데이터와 효과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간대와 구간별로 전용차로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향후 도로 확장 또는 건설 때는 대중교통 우선정책이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강승모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도 “기존 승용차 및 화물차 이용자의 불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전용차로 설치 및 복원을 고려하는 경우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탄력적인 전용차로 운영도 대안으로 거론되는데요. 김동규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천안분기점 연장의 경우 통행 패턴과 혼잡 특성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혼잡도를 기준으로 시간대별 가변 운영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보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문제인데요.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버스업계, 그리고 전문가들이 모여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갑생([email protected])
2026.01.10. 14:00
‘환승직업’ 푸르렀던 20대 꿈과 성공을 좇아 선택한 직업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달리다 20년, 30년 지나면 떠날 때가 다가오죠.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닥쳤든, 몸과 마음이 지쳤든, 더는 재미가 없든, 회사가 필요로 하지 않든… 오래 한 일을 그만둔 이유는 사실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할 용기입니다. ‘환승직업’은 기존 직업과 정반대의 업(業)에 도전한 4050들의 전직 이야기입니다. 고소득, 안정된 직장이란 인생 첫 직업의 기준과 다르게 ‘더 많은 땀과 느린 속도’의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소개합니다. 이 직업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 ‘A to Z 직업소개서’와 ‘전문가 검증평가서’까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김태성씨의 47년 인생은 대학을 갓 졸업한 25세 때부터 난마처럼 얽히기 시작했다. 그사이 “하시는 일이 뭔가요”라는 질문의 답은 네 번 바뀌었고, 매번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 와중에 오토바이 사고로 한때 심장이 멈추고, 일부 장기를 적출하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삶 자체가 부정되는 것만 같은 순간들뿐이었다. 충남대를 졸업한 김씨의 2003년 첫 직업은 컴퓨터 대리점 사장님이었다. 학창 시절 컴퓨터 수리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할 만큼 ‘컴덕(컴퓨터 덕후)’이었다. 그러나 ‘다나와’ 등 컴퓨터 가격 비교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김씨는 더는 이 사업의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민이 깊어지던 무렵 김씨는 2008년 피자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컴퓨터 못잖게 피자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미국까지 건너가서 피자를 만드는 법을 배워왔을 정도로 열의도 컸다. 그러나 가게를 찾는 손님의 발길은 점차 줄었다. 피자집 4년의 결과물은 9800만원 빚뿐이었다. 가스가 끊기고, 겨우 가스비를 메우면 다음 달엔 전기가 끊겼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아파도 병원을 데려갈 수 없었던 게 부모로서 아직도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다. 김씨는 인력사무소로 발길을 돌렸다. 약 1년간 일용직으로 이른바 ‘공사판’에 나갔다. 2012년부턴 ‘돈을 더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끌고 배달 일을 시작했다. 꼬박 주 6일을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러던 중 2013년 10월,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그날도 평소처럼 음식을 배달하던 중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배달 주문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어느샌가 김씨는 도로에서 몸을 구르고 있었다. 사고였다. 응급실로 실려간 김씨는 폐까지 피가 차는 바람에 숨을 0.1초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심장 박동이 멈추는 순간순간도 있었다. 비장(脾臟)까지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두 달 넘게 병실에 하염없이 누워있어야만 했던 시간에도 김씨의 눈앞엔 가족이 아른거렸다. 무엇을 해야 할까. 평소 집 꾸미는 걸 좋아했던 김씨는 아예 이걸 다음 업으로 삼아야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 같은 병실, 옆자리에 누워 있던 환자가 말을 걸었다. 그 한마디가 김씨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런 어두운 과거를 김씨는 너무하리만치 밝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제는 잘 풀리나 보다’ 싶어 물었다. “그래서 지금은 하시는 일이 뭐…”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씨는 “도배사라고, 내 인생 최고의 직업이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도배사로는 10년 차 베테랑에 ‘교관’이다. 김씨는 한 달에 20일 남짓 일하고, 600만~700만원을 번다.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도배사 중에서 저는 간신히 평균”이란다. 개인 사업체까지 차린 숙련된 도배사는 월 1000만원을 넘게 버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당 도배사만 뛰어도 하루 25만원인데, 직접 고객에게 일감을 따오면 재료비를 빼고 수익이 더 많이 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월 700만원이 평균이라니. 그만큼 가혹한 중노동의 대가는 아닐까. 아니면 손기술이 타고난 사람들만의 얘기일까. 김씨는 “수입만 보고 도배사에 도전하는 10명 중 7~8명은 중도에 포기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1년만 버텨 보라”고 조언했다. 그가 알려준 비결을 따라하기만 하면 누구나 도배사로 ‘환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배는 재능이랄 게 없어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8년가량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30대, 코로나19로 생업을 잃은 50대 여행사 사장님도 그의 비결을 실천해 도배사가 됐다. 어떻게 하면 도배사가 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을까. ※정년이 없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도배사가 되는 비결, 아래 링크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로 장기 적출한 배달기사…'월 700만원' 최고 직업 찾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6310 어디로 이직할까, 은퇴 후 뭐 할까…성공한 그들의 비법 고무망치 들고 연 3억 번다…IT 수퍼맨 ‘의사 환승’ 성공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4565 “변호사만 주인공, 현타 왔다” 40대 로펌 사무장이 딴 자격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4532 여행만 다녔는데 4억 늘었다…명퇴 57세 ‘화수분 계좌’ 비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1639 “박사? 자격증? 이 기술이 최고” 前경찰서장이 찾은 알짜 직업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0637 억대 연봉 전무, 정년도 없다…입주청소 아줌마 반전 인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2862 석경민.김민정.나운채.이수민([email protected])
2026.01.10. 14:00
'ICE총격'에 주말 미 전역 시위…간밤 29명 체포·경관 1명 부상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평화시위 당부…"트럼프에 미끼 주면 안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 전역에서 벌어졌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밤 약 1천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29명이 체포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오하라 국장은 시위대가 얼음과 눈, 돌 등을 던지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였다면서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도 얼음에 맞아 경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시위는 주말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민단체 '인디비저블'은 텍사스, 캔자스, 뉴멕시코, 오하이오, 플로리다주 등 미 전역에서 'ICE 영구 퇴출'을 구호로 내건 시위 수백 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고 예고했다. 팀 월즈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정치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에 반발하면서도 평화 시위를 호소하고 나섰다. 월즈 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는 수천 명의 무장 요원을 우리 주에 투입했고 그들이 사람을 죽이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번 사건이 공포·갈등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트럼프 대통령의 '리얼리티 TV식 통치'의 결과라고 비난한 월즈 주지사는 "이제 그는 혼란이 그 끔찍한 행동을 덮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가 원하는 걸 주지 말라"고 시민들에 당부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중을 선동하는 행위에 대해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원하는 바"라며 "그는 우리가 '미끼'를 물기를 바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한 오마르, 켈리 모리슨, 엔지 크레이그 등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3명은 이날 오전 미니애폴리스 연방 청사의 ICE 시설을 시찰하려 했으나, 출입 10분 만에 퇴거를 요구받았다. 크레이그 의원은 ICE 요원들이 의원들의 감독 의무 수행을 방해했다면서 "그들은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고 비난했다.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미국 시민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이 이민 단속 작전 중이던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숨졌고, 이튿날에는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순찰대 요원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총격을 가해 2명이 다쳤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굿의 유족을 돕기 위한 모금도 벌어졌다. 사건 당일인 지난 7일 개설된 '고펀드미' 모금 캠페인은 3일 동안 3만8천500건의 기부로 150만 달러(약 21억원) 이상을 모은 이후 종료됐다. 모금액은 유족을 위한 신탁 계좌에 예치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1.10. 13:26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형쇼핑몰 안에 있는 한 팝업 매장이 인파로 가득했다. 오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매대 위 상품을 제대로 살펴보기 힘들 정도였다. 방문객은 대부분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청년들이었고, 입구 측 벽면엔 “취뽀하자”, “서울 안에 있는 대학 가게 해주세요” 등 이들의 소망을 담은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매대를 채운 상품들은 독특했다. “극락도 락이다”, “고행 쫄?” 등 이른바 ‘B급 감성’을 더한 불교 관련 문구들이 새겨져 있었다. 매장 한편의 ‘업보청산’ 부스에선 지난해에 한 일 가운데 후회되는 일을 종이에 적어 파쇄기에 넣는 이벤트가 진행됐고, 참여자들이 직접 파쇄기를 돌리는 장면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곳은 불교 관련 상품을 만드는 한 브랜드. 운영사 측은 판매 추이를 바탕으로 8일 동안 약 8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에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다녀간 셈이다. 젊은 층 사이에선 이처럼 종교를 무겁고 진지한 것이 아닌, 즐길 거리로 여기는 ‘라이트(light·가벼운) 신앙’이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불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전국 곳곳에서 ‘2025 예수님 생일카페(생카)’란 이름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고, 일부는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몰렸다. 기독교 행사에 K팝 팬덤 문화를 접목한 행사다. 좋아하는 아이돌 생일에 팬들이 카페를 빌려 내부를 아이돌 사진으로 꾸미고 굿즈를 나눠주거나 아이돌 퀴즈 등의 체험 행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카페를 운영한 것이다. 방문객 대부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행사 소식을 알고 찾아온 청년들이었다. 다른 세대와 비교하면, 젊은 층은 종교를 믿는 사람의 비중이 높지 않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18~29세의 무종교인 비율은 72%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그런데도 종교 관련 행사는 인기를 끌고 있다. 재밌는 콘텐트나 ‘힙한’ 굿즈들로 채운 덕분에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하나의‘문화 콘텐트’로 여기고, 부담 없이 이런 곳을 방문하는 젊은 층이 많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2025 예수님 생일카페’를 주최한 한 단체에 따르면, 카페 방문객 5명 중 1명은 비기독교인이었다고 한다. 실제 라이트 신앙 이벤트가 열리는 곳을 찾은 다수 방문객도 “기존 종교 행사와는 달리 재밌다”는 말을 꺼냈다. 지난 4일 불교 브랜드 팝업 매장을 방문한 임모(24)씨는 “홍보물에서 팔을 괴고 누운 부처 이미지를 보고 재밌어 보여서 일부러 찾아 왔다”고 했다. 또 일부 방문객들은 일반적인 이벤트와 달리 ‘힐링’도 동시에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친구들과 팝업 매장을 찾은 허모(21)씨는 “무교지만 불교 사상을 떠올리면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이라, 평소에도 불교에 관심이 많고 팝업 매장도 찾아오게 됐다”고 했다. 같은 날 매장에 방문한 천주교 신자 하모(25)씨도 “믿는 종교는 다르지만, 평소 불교 배경음을 틀어 놓고 명상을 즐기기도 한다”며 상품들을 자세히 둘러봤다. 전문가들은 ‘라이트 신앙’ 트렌드를 통해 젊은 층이 종교를 향유하는 방식이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원규 감신대 종교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들이 기존 종교의 딱딱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 편한 방식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종교를 향유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소재 한 대학 소속 종교학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는 특정 종교를 마냥 믿기보다는, 개개인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종교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창용.이규림([email protected])
2026.01.10. 13:00
국민의힘이 또다시 당명 개정을 추진한다. 당명 개정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기자회견에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붙었다. 전당원 투표를 거쳐 2월 중에 당명을 바꿔 6·3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의 구상이다. 2020년 9월 국민의힘으로 변경한 뒤 5년 반 만에 다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이다. 당명 개정은 보수 정당이 위기마다 꺼내 들었던 돌파 카드였다. 1990년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은 비자금 사건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5·6공화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1996년 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신한국당이라는 당명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신한국 창조’에서 따왔다. 신한국당은 1996년 총선에서 139석을 얻어 79석에 그친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를 눌렀지만, 50석을 얻으며 ‘녹색 돌풍’을 일으킨 자민련 때문에 과반 달성엔 실패했다. 이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대선을 한달여 앞둔 1997년 11월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신한국당 당명의 존속 기간은 1년 9개월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뀔 때까지 무려 14년간 간판을 지켰다. 지금도 보수의 전성기로 회자되는 정치사의 결정적인 장면은 대부분 한나라당 시절에 이뤄졌다. 한나라당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역풍을 맞고도 박근혜 대표의 천막당사 승부수로 당 와해를 막았다. 이후 2005년 재·보궐선거, 2006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당 진열을 재정비했다. 한나라당의 전성기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선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22.5%포인트 차로 꺾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한나라당은 이듬해인 2008년 총선에서도 153석을 얻어 과반을 달성했고, 전성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흔들리면서 당명 개정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011년 재·보궐 선거일인 10월 26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가 연루된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DDoS) 사건이 터지면서 당 이미지에 흠집이 났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2012년 1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 기준 24%로 주저앉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꿔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새로움을 의미하는 ‘새’와 세상을 뜻하는 ‘누리’를 엮은 순우리말 당명이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등 광고 문구로 이름이 알려진 카피라이터 출신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새누리당 로고를 제작했다.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에서 153석을 얻으며 승리했다. 그해 말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고 한광옥·한화갑 등 민주당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선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이듬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새누리당은 다시 코너에 몰리게 된다. 이에 더해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 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새누리당의 당세가 쪼그라들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7년 2월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가 24.03% 득표에 그치며 문재인 후보(41.08%)에 패배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17개 광역단체장 중 민주당에 14곳을 내주며 참패했다. 지금도 보수 진영에서는 당이 위기 상황일 때 ‘도로 자유한국당’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암흑기를 상징했다. 자유한국당은 2020년 2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새로운보수당 등 중도 우파 진영과 연합하면서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바꿨다. 하지만 총선에서 103석에 그쳐 180석을 얻은 민주당에 참패하면서 시작부터 흔들렸다. 결국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등장해 그해 9월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면서 미래통합당은 창당 6개월여 만에 간판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승리에 이어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연승을 올렸다. 윤 대통령 당선 때만 해도 정치권에선 “제2의 보수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데 이어 그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며 국민의힘은 암흑기를 걸었다. 결국 당명 개정 5년 반 만에 장동혁 대표가 다시 당명 개정 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민의힘이란 당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당명 개정 카드에 대한 야권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가 7월 기자회견을 통해 계엄에 대해 사과했고, 당명까지 개정하면 분위기 쇄신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남 중진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단순히 간판만 바꿔 단 게 아니라 실용주의(이명박 전 대통령), 경제 민주화(박근혜 전 대통령) 등 이슈 선점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한 것”이라며 “이름만 바꾼다고 지지율이 자동으로 따라붙겠나”라고 반문했다. 손국희([email protected])
2026.01.10. 13:00
트럼프 "이란, 자유 바라보고 있다…미 도울 준비 돼있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란에서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누구를 어떻게 돕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행사에서도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미국이 개입해 "이란이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면서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인 이란에서는 2주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수십명이 사망하는 등 상황이 격화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1.10. 12:26
젠슨 황 "AI종말론, 사회에 해악…'AI 안전' 투자조차 위축시켜" "기술기업 CEO의 규제 요구, 이해상충 소지…규제 포획 우려해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술업계에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종말론'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CEO는 최근 팟캐스트 '노 프라이어스'에 출연해 "지난해는 서사 전쟁의 해"였다며 "저명한 인사들이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종말론적 서사나 과학소설(SF) 같은 서사를 퍼뜨려 많은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고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이와 같은 AI 종말론이 산업과 사회, 정부 등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메시지의 90%가 종말론과 비관주의"라며 "이는 AI를 더 안전하고 더 생산성 있으며 사회에 더 도움이 되게 만드는 투자조차 위축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술업계 내부에서 정부에 더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것을 거론하면서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을 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규제 포획이란 공익을 위한 규제기관이나 입법자가 규제받아야 할 특정 산업이나 이익집단에 사로잡혀 그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황 CEO는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기술업계 인사들에 대해 "그들의 의도는 명백히 (이해) 상충된다"며 "그들의 의도는 최선의 사회 이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분명히 CEO들이며, 기업들이다"라며 "그들은 그들 자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자신이 비판하는 대상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는 과거 AI가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예측에 이견을 드러낸 적이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언급했다. 또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보다 강한 규제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역설한 대표적인 기술업계 인사다. 한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도 최근 사회가 AI 콘텐츠를 '저질'이라고 낙인찍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밝히는 등 거대 기술기업 수장들이 AI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영전
2026.01.10. 11:26
서정일 미주총연 회장 취임 "미주한인 법적권익 보호" 지난해 선거 재선…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서 총회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서정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총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덜루스에서 31대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서 회장은 "미주 한인들의 삶의 질, 안전, 경제적 기회, 법적 권리를 위한 제도와 정책에 힘쓰겠다"며 "미국 연방정부·주 정부·지방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동포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열린 선거에서 총 214명의 선거인단 중 126표(현장 78표, 온라인 48표)를 얻어 연임이 확정됐다. 약 270만 명 미주 동포를 대표하는 미주총연은 이날 총회를 통해 지역 한인회 및 광역연합회, 한국 정부와의 협력 기반을 넓혀 동포사회 화합과 한인사회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종원
2026.01.10. 11:26
아르헨 밀레이-브라질 룰라 갈등 격화 속 양국 관계 '최악' 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 외교·영사 대리 역할 중단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의 외교·영사 이해관계를 대리하던 브라질 정부가 그 역할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이탈리아가 해당 업무를 맡게 됐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인포바에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결정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외교적 갈등이 최근 급격히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다고 이들 언론은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아르헨티나 민주화 이후 양국 관계가 가장 긴장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의 이러한 조치는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베네수엘라 관련 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미국의 대(對) 베네수엘라 압박을 지지하는 밀레이 대통령의 발언 영상과 함께, 룰라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 포옹하는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자국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브라질은 2024년 8월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르헨티나 외교관들을 추방한 이후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아르헨티나 외교·영사 이해관계를 대리해 왔다. 당시 아르헨티나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이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피신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됐다. 브라질 정부는 밀레이 정부와의 냉랭한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대리역할을 맡았으며, 이는 양국 간 외교적 완충장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간 관계 역시 점차 악화한 상태다. 브라질은 지난 베네수엘라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2024년 10월 룰라 대통령이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을 주축으로 모인 신흥 경제국 연합체) 정상회의에 마두로 대통령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브라질-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이런 맥락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연출한 '룰라-마두로 연대 이미지'는 브라질 대통령에게 더욱 큰 불쾌감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의 갈등은 이미 밀레이 대통령 취임 전부터 시작됐다. 2023년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였던 밀레이는 룰라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 '도둑', '멍청한 공룡'이라고 칭하며 공격했다. 밀레이 대선후보는 룰라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 당시 자신의 경쟁 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를 지원했다고 의심해 왔으나, 브라질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밀레이 후보가 자신을 공개적으로 부패 인사라고 비난하고 브라질 극우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정상 간 갈등이 남미공동시장(MERCOSUR) 협력이나 에너지 분야 협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무 차원의 조율을 이어 왔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바카 무에르타(거대 유전 및 가스전 지대) 가스전을 브라질 시장으로 연결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양국의 핵심 협력 사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갈등 재점화로 이러한 협력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이 중도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과의 대립을 부각시키며 우파 성향 국가 연대 구상을 추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고 라나시온은 분석했다. 이 매체는 밀레이가 국내 경쟁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룰라와의 대립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선정
2026.01.10. 11:26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당국 "참여하면 누구든 사형"(종합) 인터넷·국제전화 끊고 강경 진압…65명 사망·2천500명 구금 추정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에도 반정부 시위가 2주째 격화하는 양상이다. 시위에 가담하면 누구든 사형에 처할 것이라는 엄포에도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망·구금자도 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국영 TV에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혐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위대를 도운 사람들도 같은 혐의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국가를 배신하고 외세의 지배를 꾀하는 자들을 지체없이 재판에 넘길 것"이라며 "관용·연민이나 봐주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 군도 "국가 이익과 전략 인프라, 공공재산을 보호할 것"이라며 강경 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잇달아 발표된 당국의 성명은 이번 반정부 시위를 불법·안보 위협 행위로 규정해 대응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부의 위협에도 시위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AFP 등이 입수한 시위 영상에는 시민들이 냄비 등을 두드리며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등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경적을 울리며 지지를 표시하는 차들도 있었다. 당국과 시위대 충돌이 이어지면서 사망·구금자도 늘고 있다. 이란 북서부 지역의 한 의사는 로이터에 전날부터 많은 부상자가 병원에 이송됐다고 전했다. 한 병원에서는 실탄에 맞은 20명이 후송돼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 기준 시위대 50명을 포함해 총 6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집계된 수치보다 3명 더 늘어난 것이다. 노르웨이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2주간 구금된 시위대는 2천500명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시위대 공격으로 이란 법 집행 요원 2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당국이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강화하고 있다는 참담한 보고를 분석 중"이라며 강경 진압으로 사망·부상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어 실제 피해 상황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을 겨냥해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과 그의 동료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도 통신 차단 조치를 "가장 노골적인 탄압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당국이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한 상태에서 시위대를 더 잔혹하게 진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시내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며 시위대의 폭력성, 정부군 피해 상황을 집중 부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몰락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도심을 장악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조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비는 최근 SNS를 통해 선동을 주도하면서 이번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에 우려를 표하며 연일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SNS에 "미국은 용감한 이란 국민을 지지한다"고 썼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틀째 시위대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프랑스·영국·독일 정상들도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경제난에서 촉발됐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 응축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중심의 이란 신정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6.01.10. 10:26
EU 위원장, 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폭력진압 규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며 당국에 폭력 진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테헤란의 거리와 전세계 도시에 자유를 요구하는 이란 남녀들의 발걸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며 "유럽은 그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런 정당한 시위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단호히 규탄한다. 책임자들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선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며 구금된 시위 참가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인터넷 접속을 복구하라고 요구했다. 전날은 영국·프랑스·독일 정상이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보안군의 폭력 소식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란 당국이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이란과 서방이 맺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유럽 측 당사국인 세 나라는 지난해 9월 유엔의 대이란 제재 복원을 주도하며 이란 정권을 압박해 왔다. 2주째 계속되는 이란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유럽에서도 지지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은 네덜란드 헤이그와 벨기에 브뤼셀, 스웨덴 스톡홀름,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프랑크푸르트 등지에서 지지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사자와 해가 그려진 1979년 이슬람혁명 이전 이란 국기를 흔들며 신정체제 정권을 규탄했다. 혁명으로 쫓겨난 왕세자 레자 팔레비의 사진과 현 정권이 적국으로 삼는 이스라엘 국기도 등장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2026.01.10. 10:26
美 "베네수 원유 판매금 美계좌 예치…압류 등 민간청구 금지"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베네수 재산이지만 우리가 사용처 결정"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미국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이 자금에 제3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재무부 계좌에 예치된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압류나 사법 절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팔고 받는 돈이 압류나 법원 명령, 유치권 행사 등으로부터 보호받으며 모든 자금 인출은 미국 정부 승인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미국이 앞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판매를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제재 때문에 팔지 못하는 원유를 양도받아 국제시장에서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재무부 계좌에 두고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 행정명령은 자금이 통치·외교 목적을 위해 미국이 관리하는 베네수엘라의 국유 재산이며 민간의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이 자금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며 미국 국무부 장관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신해 자금의 사용 목적을 결정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6.01.10. 10:26
인도네시아 비퉁 북동쪽 바다서 규모 6.5 지진 (서울=연합뉴스) 10일 오후 11시 58분 25초(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비퉁 북동쪽 319km 해역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외국 관측 기관 등을 인용해 전했다. 진앙은 북위 3.69도, 동경 126.99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52km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상뉴스
2026.01.10. 8:26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메일이 접수돼 당국이 수색에 나섰으나,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접수됐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6시 46분쯤 부산역 일대에 인력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다. 현장 수색 결과 폭발물 의심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오후 9시 22분쯤 수색을 종료했다. 경찰은 협박 메일의 발송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6.01.10. 7:51
네타냐후 "美 군사원조 의존 10년내 단계적 축소 원해" "160조원 투입해 독자적 무기 산업 육성"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군사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내 미국의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의 군사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을 뜻하는지를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금까지 외국의 군사 원조에 의존해서 안 된다는 뜻을 종종 밝혔지만 미국의 군사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방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의 군사 원조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스라엘 군사력이 성장해 성숙 단계에 올라선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다른 국가의 군사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인 무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3천500억 셰켈(약 16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은 미국 내부에서도 제기돼왔다.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작년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는 2047년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39년부터 이스라엘에 미국 무기를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국가에서 안보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취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2026.01.10. 7:26
그린란드 정당들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 의회 조기 소집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덴마크령 그린란드 정치 지도자들이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합병 시도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민주당)를 비롯한 그린란드 의회 5개 정당 대표는 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인도, 덴마크인도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길 원한다"며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인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미국의 태도가 끝나길 바란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정당 대표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최근 논쟁을 논의하기 위해 내달 3일로 예정된 의회 소집을 앞당기기로 했다. 집권 1기 때부터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 영토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갈수록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도 "친절한 방식으로든 더 힘든 방식으로든 무엇인가를 하겠다"며 그린란드 문제에 강압적 수단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반발에는 "그들이 좋아하든 말든" 덴마크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덴마크에서 분리한 뒤 미국에 편입하기 위해 주민 1인당 1만∼10만달러(1천460만∼1억4천600만원)의 현금을 살포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18세기부터 덴마크 식민지배를 받다가 1953년 본국으로 편입돼 덴마크에도 감정이 좋지 않다. 작년 1월 여론조사업체 베리안이 그린란드 주민에게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6%는 독립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덴마크에서 독립해 미국에 편입되는 데는 85%가 반대했다. 그린란드 출신 덴마크 의원 아야 켐니츠는 블룸버그통신에 "어떤 금액으로도 우리 민족 영혼을 살 수 없다"며 "사람들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례한 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2026.01.10. 7:26
미국의 대표 공연장인 케네디 센터와 55년간 인연을 이어온 워싱턴국립오페라(WNO)가 결별을 선언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WNO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케네디 센터와 제휴 계약을 원만하게 조기 종료하고 완전히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로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NO는 케네디 센터가 개관한 1971년부터 이곳을 본거지로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왔다. 케네디 센터 대변인도 WNO과 계약을 해지했다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관계 때문에 WNO과 결별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WNO는 공식적으로 케네디 센터가 사업 모델 변경과 지원금을 축소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케네디 센터의 새로운 사업 모델은 모든 공연 제작비를 사전에 전액 확보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오페라 공연 방식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WNO는 성명에서 "오페라단은 일반적으로 티켓을 판매해 30∼60%의 운영비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보조금과 기부금에 의존한다"며 "공연 제작 계획은 몇 년 전에 세우는데 해당 시점에 이를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WNO의 설명과 다르게 최근 케네디 센터가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개명된 것이 양측 간 계약 해지의 결정적 이유였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센터 의장으로 자신을 '셀프 임명'한 후 계약 해지 우려가 나왔다"며 "지난달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센터 이름을 바꾼 것이 WNO와 이별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센터 운영에 관여한 후 관객과 기부금이 줄고 있다"며 "예술가를 섭외할 수도, 티켓 판매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네디 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 이후 유명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는 등 항의하고 있다. 일부는 케네디 센터의 정치화를 우려하면서도 '예술은 계속돼야 한다'며 공연을 강행하고 있다. 한편. 케네디 센터를 떠나게 된 WNO는 안정적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봄 시즌 공연 횟수를 줄이고 새로운 공연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WNO가 새롭게 둥지를 틀 공연장은 향후 몇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6.01.10. 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