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북한탄약 수송 의심' 러시아 선박 수색 대북제재 받는 선사…유럽, 해상불법 활동에 경계강화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스웨덴 당국이 과거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거래에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선사 소유의 선박을 수색했다고 스웨덴 공영방송 STV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선사 엠 리징(M Leasing LLC) 소유의 '아들러' 선박은 전날 새벽 발트해 내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 해협을 따라 북쪽으로 운항하던 중 엔진이 고장 났다며 스웨덴 당국에 조난 신호를 보냈다. 아들러호는 이날 새벽 스웨덴 남부 회가네스 항구에 정박했으며 이후 스웨덴 세관 직원들이 선박에 승선해 선박 내부를 조사했다. 조사는 해안경비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경찰특수부대와 보안국도 관여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유로마이단 프레스는 엠 리징과 관련된 선박들이 과거 북한산 탄약을 운반했으며 이 탄약들은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전했다. 엠 리징은 미국·EU의 대북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는 회사다. 아울러 지난해 6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대북제재 지정 기관에도 포함돼 있기도 하다. 다만 조사를 넘겨 받은 스웨덴 검찰은 이날 저녁 늦게 아들러호에 대한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해 예비 조사를 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출항을 허가했다. 칼-오스카르 볼린 스웨덴 민방위부 장관은 "이번 조사는 선박 승무원의 협조 아래 진행됐다"며 "정부는 관련 기관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STV는 이번 일이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활동과 러시아의 불법 무기 운송을 겨냥한 광범위한 활동의 일환"이라며 "해상 불법 활동에 대해 스웨덴 당국이 경계 활동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오수진
2025.12.21. 17:25
세계의 날씨(12월22일) (09:00) ┌───────┬────┬─────┬───────┬────┬─────┐ │ 주요도시 │기온(℃)│ 날 씨 │ 주요도시 │기온(℃)│ 날 씨 │ ├───────┼────┼─────┼───────┼────┼─────┤ │암 스 테 르 담│ 3∼ 6│ 흐림 │멜 버 른│ 12∼ 21│ 흐림 │ ├───────┼────┼─────┼───────┼────┼─────┤ │아 테 네│ 8∼ 16│ 흐림 │멕 시 코 시 티│ 6∼ 16│흐려져 비 │ ├───────┼────┼─────┼───────┼────┼─────┤ │방 콕│ 22∼ 34│ 구름조금 │마 이 애 미│ 21∼ 26│ 맑음 │ ├───────┼────┼─────┼───────┼────┼─────┤ │베 이 징│ -5∼ 3│ 흐림 │몬 트 리 올│-12∼ -6│ 눈 │ ├───────┼────┼─────┼───────┼────┼─────┤ │베 오 그 라 드│ 3∼ 7│ 구름조금 │모 스 크 바│ 0∼ -9│ 눈비 │ ├───────┼────┼─────┼───────┼────┼─────┤ │베 를 린│ 4∼ 5│ 흐림 │나 이 로 비│ 17∼ 26│ 소나기 │ ├───────┼────┼─────┼───────┼────┼─────┤ │브 뤼 셀│ 4∼ 7│ 흐림 │뉴 델 리│ 9∼ 21│ 안개 │ ├───────┼────┼─────┼───────┼────┼─────┤ │부 다 페 스 트│ 4∼ 6│ 흐림 │뉴 욕│ -2∼ 4│ 맑음 │ ├───────┼────┼─────┼───────┼────┼─────┤ │붸노스아이레스│ 22∼ 29│ 흐림 │파 리│ 9∼ 12│ 구름조금 │ ├───────┼────┼─────┼───────┼────┼─────┤ │카 이 로│ 9∼ 20│차차흐려짐│프 라 하│ 1∼ 5│ 흐림 │ ├───────┼────┼─────┼───────┼────┼─────┤ │더 블 린│ 4∼ 10│ 소나기 │리우데자네이루│ 21∼ 33│ 맑음 │ ├───────┼────┼─────┼───────┼────┼─────┤ │프랑크 푸르트│ 2∼ 5│ 흐림 │로 마│ 6∼ 14│ 비 │ ├───────┼────┼─────┼───────┼────┼─────┤ │제 네 바│ 3∼ 5│ 흐림 │샌 프란시스코│ 12∼ 14│ 비 │ ├───────┼────┼─────┼───────┼────┼─────┤ │하 노 이│ 19∼ 24│흐려져 비 │상 파 울 루│ 20∼ 30│ 소나기 │ ├───────┼────┼─────┼───────┼────┼─────┤ │홍 콩│ 18∼ 21│ 구름조금 │싱 가 포 르│ 25∼ 34│ 구름조금 │ ├───────┼────┼─────┼───────┼────┼─────┤ │호 놀 룰 루│ 24∼ 28│ 소나기 │스 톡 홀 름│ -1∼ 2│ 흐림 │ ├───────┼────┼─────┼───────┼────┼─────┤ │이 스 탄 불│ 9∼ 12│ 비 │시 드 니│ 24∼ 31│ 소나기 │ ├───────┼────┼─────┼───────┼────┼─────┤ │자 카 르 타│ 25∼ 31│ 비 │타 이 베 이│ 17∼ 19│ 비 │ ├───────┼────┼─────┼───────┼────┼─────┤ │요하 네스 버그│ 17∼ 25│ 뇌우 │테 헤 란│ -1∼ 8│ 구름조금 │ ├───────┼────┼─────┼───────┼────┼─────┤ │쿠알라 룸푸르│ 24∼ 33│ 뇌우 │텔 아 비 브│ 13∼ 22│ 구름조금 │ ├───────┼────┼─────┼───────┼────┼─────┤ │리 마│ 15∼ 24│ 구름조금 │도 쿄│ 8∼ 12│ 흐림 │ ├───────┼────┼─────┼───────┼────┼─────┤ │리 스 본│ 7∼ 13│ 소나기 │토 론 토│ -7∼ 2│ 구름조금 │ ├───────┼────┼─────┼───────┼────┼─────┤ │런 던│ 9∼ 11│ 흐림 │밴 쿠 버│ 3∼ 7│ 소나기 │ ├───────┼────┼─────┼───────┼────┼─────┤ │로스 앤젤레스│ 11∼ 21│ 흐림 │바 르 샤 바│ 1∼ 3│ 맑음 │ ├───────┼────┼─────┼───────┼────┼─────┤ │마 드 리 드│ 0∼ 8│ 흐림 │워 싱 턴│ -4∼ 6│ 흐림 │ ├───────┼────┼─────┼───────┼────┼─────┤ │마 닐 라│ 24∼ 27│ 흐림 │취 리 히│ 0∼ 2│ 구름조금 │ └───────┴────┴─────┴───────┴────┴─────┘ (자료=웨더아이) (서울=연합뉴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제뉴스공용1
2025.12.21. 17:25
서울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에 철근 추정 물체가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초 차이로 목숨을 구했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블랙박스 영상이 첨부됐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영상은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A씨 차량 앞에 주행 중이던 차량 뒤쪽 트렁크 쪽으로 갑자기 철근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물체는 차량 범퍼에 세게 부딪힌 뒤 옆 차로로 튕겨 나가 주행 중이던 버스를 향해 날아갔다. A씨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뭔가 떨어지길래 너무 무서웠다”며 “1~2초간 멍해졌는데 앞차가 옆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사람이) 크게 다치진 않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낙하물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며 “나중에 보니 떨어진 물체가 바로 옆 차선의 버스 앞 유리에 박혀 있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버스 기사와 차량 탑승자 모두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시 도로에는 보행자들도 있어 자칫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A씨는 “타이밍이 조금만 달랐어도 여러 명의 목숨이 위험했을 상황”이라며 “현장을 벗어난 뒤에도 차량 탑승자와 버스기사 상태가 계속 걱정됐다”고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살인미수 수준의 사고다”, “공사 현장 관리가 안 된 것 같다”,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2.21. 17:07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난주보다 0.9%포인트 하락한 53.4%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25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53.4%로 집계됐다. 같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일간 지표상으로는 50%대 초중반 내에서 큰 등락 없이 횡보했다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부정평가는 0.7%p 상승한 42.2%로 집계됐다. '잘 모름'은 4.4%였다. 지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4.1%, 국민의힘이 37.2%로 각각 집계됐다.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7%포인트 내렸고, 국민의힘은 2.6%포인트 올랐다. 이밖에 조국혁신당 3.6%, 개혁신당 3.0%, 진보당 1.6%의 지지율을 각각 보였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1. 17:01
프리미엄 웨딩 전문기업 티앤더블유코리아(T&W KOREA)가 연말을 맞아 아동 공동생활가정을 위한 나눔과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 티앤더블유코리아는 지난 12월 14일 용인에 위치한 생명빛교회에서 아동 공동생활가정 지원을 위한 나눔 및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활동은 위기 아동 보호와 양육을 지원해온 비영리단체 ‘생명을 주는 나무’와의 연계를 통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티앤더블유코리아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했다. 임직원들이 1년간 자발적으로 모아온 기부금에 회사 기부금을 더해 공동생활가정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금액 기부와 식품 기부를 함께 진행했다. 단발성 후원이 아닌 구성원들의 참여로 마련된 기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티앤더블유코리아는 웨딩ㆍ연회 전문기업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케이터링 뷔페 형식으로 제공하며 ‘맛있는 나눔’을 실천했다.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이번 케이터링은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연말의 따뜻한 분위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아이들을 위해 산타 대신 작은 선물들을 준비해 전달하며 행사에 온기를 더했다.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밝은 웃음은 현장에 참여한 임직원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전했다. 티앤더블유코리아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기쁨을 전하고자 준비한 자리였지만 오히려 임직원들이 더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기업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을 사회와 나누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앤더블유코리아는 웨딩시티, 그랜드힐 컨벤션, 보테가마지오 웨딩홀을 운영하는 프리미엄 웨딩 전문기업으로, 2017년부터 아리인,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세이브더칠드런, 구로희망복지재단, 강동꿈마을 아동복지센터 등 다양한 복지기관과 협력하며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5.12.21. 17:00
삼성·SK, 트럼프의 '對中 AI 주도권 확보' 구상 참여 의사 美, 미국산 AI 수출 장려 프로그램에 참여할 컨소시엄 선정 추진 삼성·SK "신뢰받고 경쟁력 있는 동맹기업 참여해야 성공 가능" 의견 제출 참여시 수출 확대 기대되지만 美中 첨단기술 경쟁에 부담도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고 추진하는 구상에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AI 수출을 장려해 AI 분야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려고 하는 데 한국의 두 대표 기업이 여기에 동참하게 되면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미 양국 간 공조가 더 공고화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관보를 보면 최근 삼성전자와 SK는 미국 상무부가 추진하는 '미국산 AI 수출 프로그램'과 관련해 공식 의견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3일 행정명령에서 미국의 AI 지배력을 유지·확장하고, 적국이 개발한 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풀스택'(full-stack) 미국산 AI 기술 패키지 수출을 장려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미국산 AI 수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여기에 참여하고자 하는 산업계 주도의 컨소시엄들로부터 제안을 받으라고 했는데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이 컨소시엄에 외국기업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 기업들이 이들 컨소시엄을 이끌겠지만, 성공적인 프로그램에는 한국 같은 오랜 동맹들과 삼성 같은 신뢰받는 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특히 스택의 하드웨어 층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은 엣지 디바이스를 포함한 풀스택 전문성을 갖춰 프로그램의 성공에 크게 기여할 독보적인 입지에 있다"면서 "이런 동맹 생산 모델은 미국 주도의 기술 스택이 특히 단기와 중기에 글로벌 수요에 부응하는 데 안정적인 경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상무부가 외국기업과 다른 나라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고려하는 '신뢰하는 파트너'(trusted partner) 프로그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무부가 외국기업 선정에 있어서 미국에서 오랫동안 투자,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역사가 있는 기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그 어떤 다른 기업도 동맹국(한국)에서 최첨단 로직 및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는다"면서 "이 이중 역량으로 삼성은 미국산 AI 스택이 경제 및 국가 안보 요구에 효과적으로 부응하도록 그 규모를 키우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지난 13일 낸 의견서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에 본사를 둔 외국기업을 미국산 AI 수출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게 행정부의 정책, 기술, 수출 성장 목표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미국 동맹국들의 여러 기업은 반도체, 첨단 패키징, 소재, 소프트웨어, 미국산 AI 스택에 필수적인 기타 제품과 서비스에서 세계 최고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동맹국 기업의 참여는 AI 스택 전반에 걸쳐 동급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AI 기술 스택 분야는 여러 기업이 시장 원리에 따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이미 '사실상의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상무부가 동맹국 참여를 막을 수 있는 배타적이고 공식화된 컨소시엄 구성을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산 AI 수출 프로그램'은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미래의 지정학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AI 산업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AI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AI 기술 수출을 장려하는 접근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산 AI 기술이 전 세계에 더 많이 깔려야 세계가 미국에 더 의존하게 되고 대체제로 중국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미국산 AI 기술이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미국 기업의 AI 반도체 수출을 광범위하게 통제한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상반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최근 몇 년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아직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위에 있는 데다 한국도 중국을 상대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있다. 양국 정부는 지난 10월 29일 체결한 '한미 기술번영 업무협약'에서 하드웨어, 모델,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표준 등 풀스택 전반에 걸친 AI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은 미국이 AI 공급망 강화에 필요한 우방국을 규합하기 위해 지난 12일 개최한 '팍스 실리카' 서밋에도 참여했다. 향후 상무부는 AI 수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하는 컨소시엄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상무부가 외국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면 삼성전자와 SK그룹은 미국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부가 AI 수출 협력에 합의한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가 미국 기업의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두 기업의 참여는 예견된 것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컨소시엄을 선정한 뒤 연방 자금과 다른 정책 지원을 우선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하면 AI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중국이 첨단기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과 한층 더 협력을 강화하는 건 한중 관계 및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례로 AI 수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미국의 모든 관련 수출통제 체제, 대외 투자 규정, 최종사용자 정책, 상무부의 관련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행정명령 서명 당시 "우리는 어떤 외국 국가도 우리를 이기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자녀는 우리와 반대되는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 일부 AI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등 AI 분야에서 중국을 이기려고 하면서도 극단적인 대립은 피하려고 하고 있어 한국이 미중 경쟁 때문에 느낄 부담이 바이든 행정부 때에 비해 경감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AI 풀스택은 AI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 프레임워크, 인프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행정명령에서는 AI 풀스택을 반도체·서버·가속기 등 컴퓨터 하드웨어, 데이터센터 스토리지,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레이블링 시스템, AI 모델과 시스템, AI 보안 조치, AI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정의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현
2025.12.21. 16:25
이스라엘, "공격표적 된다" 서방 체류 유대인들에 귀국 권고 시드니 테러 후속조치…"각국정부, 반유대주의 확산 억제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이스라엘이 서방 국가에 체류하는 유대인들에게 반유대주의 확산을 피해 이스라엘로 이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유대교 명절 하누카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벨기에의 유대인들에게 호소한다"며 "이스라엘 땅으로,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 등이 일어나는 최근 상황을 언급하며 "유대인들은 어디서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지만,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서방에서 반유대주의가 확산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가 이를 억제하지 못했다고 거듭 규탄해왔다. 지난 14일에는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하누카 축제 행사장에서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가 총기를 난사해 유대인 15명이 죽었다. 경찰은 이들이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나비드를 살인·테러 등 총 59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사지드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시드니 총격 테러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서방 정부에 유대인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지난 16일 영상 연설에서 "서방 정부들이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고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에 필요한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도록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50년에 제정된 '귀환법'에 따라 모든 유대인의 본국 이민을 장려하고, 심사를 통과한 유대인에게는 시민권도 부여한다. 태생적인 유대인과 개종 유대인, 유대인의 배우자, 유대인 부모나 조부모를 둔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정착해 시민권을 취득할 권리를 갖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아람
2025.12.21. 16:25
"日기업 35%, 직원에게 70세까지 고용 기회 부여 중"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기업의 약 35%가 직원들에게 70세까지 고용 기회를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NHK가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이 지난 6월 기준 종업원 21명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23만7천700여개사 중 34.8%가 65∼70세 직원에 대해 고용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 조사보다 약 2.9%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해당 기업들이 고령자에 대한 고용 기회 부여를 위해 취한 방식은 퇴직 후 계약직 재고용 같은 '계속 고용제도 도입'이 28.3%로 가장 많고 '정년제 폐지' 29.5%, '정년 연장' 2.5% 등 순이었다. 정년이 60세까지였던 일본은 2012년 기업이 희망하는 근로자를 65세까지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한 데 이어 2021년에는 70세까지의 근로자에 대한 취업기회 확보를 기업의 노력 의무로 규정해 고령자의 고용 확산을 유도해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수현
2025.12.21. 16:25
쌀·보리…양곡 소비 줄었지만 '질 좋은 탄수화물' 골라 성장·학습 골고루 챙겨요 수소·산소·탄소로 이뤄진 탄수화물은 단백질·지방과 함께 우리 몸의 3대 영양소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쌀·보리·밀·옥수수 등 여러 곡물을 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곡으로 인식되는 쌀 외에 보리·밀·옥수수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요. 또 이처럼 양식으로 쓰는 곡식(양곡)에 포함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의 기획전 '탄수화물 연대기' 관람 및 식품영양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탄수화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봤습니다.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 '탄수화물 연대기'는 보리·밀·옥수수 등 친숙한 곡물을 통해 광복 이후 식문화의 변화상을 살펴보고, 세대별로 곡물에 얽힌 기억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시예요. 보리·밀·옥수수와 관련된 기록, 광복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으며 달라진 세 곡물의 의미와 가치, 오늘날 탄수화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현대 식문화의 흐름 등을 살펴볼 수 있어요. 이시온·원지민·최수혁 학생기자는 국립농업박물관 학예전시실 전시기획팀 윤지은 학예연구사(이하 학예사)와 함께 '탄수화물 연대기'를 둘러봤죠. 먼저 수혁 학생기자가 "탄수화물에 대한 전시가 기획된 이유"를 궁금해했죠. 윤 학예사가 "여러분은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지민 학생기자는 쌀국수, 수혁 학생기자는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답했죠. "우리가 매일 무엇을 먹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여러분처럼 많은 사람들이 쌀이나 밀·옥수수·콩·귀리(오트밀) 등 다양한 곡물이 포함된 음식을 먹을 거예요. 이들 곡물에는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담긴 익숙한 곡물들을 통해 우리 식문화의 변화를 소개하고 싶은 목적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했어요." 윤 학예사의 말처럼 보리·밀·옥수수는 쌀과 함께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이죠. 인류가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섭취하기 시작한 역사는 농경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길지만, '탄수화물 연대기'에서는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식문화를 중심으로 보리·밀·옥수수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이에 앞서 소중 학생기자단은 조선시대 세종의 명에 따라 1429년 편찬한 우리나라 최초의 농업 지침서인 『농사직설』을 들여다봤죠. 우리나라 각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농사법을 정리한 책인데요. 보리·밀·벼 등 주요 곡물의 파종 시기와 밭갈이, 저장 방법 등이 담겨 조선 초기에도 보리와 밀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됐음을 알 수 있어요. "『농사직설』에는 '보리와 밀은 신곡(新穀)과 구곡(舊穀) 사이를 잇대어 먹는 것이어서, 농가에서 가장 긴요하게 여기는 곡식이다'라는 구절이 등장해요. 작년에 수확한 곡식인 구곡이 다 떨어져 가고, 신곡은 아직 수확하기 전이라 쌀이 없을 때 보리와 밀을 먹는다는 의미죠." 반면 아메리카 대륙이 고향인 옥수수는 임진왜란 전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식재료입니다. 1690년 조선의 통역 기관인 사역원에서 편찬한 중국어 학습서 『역어유해』를 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의 눈에 '옥슈슈'라는 단어가 들어왔죠. 이는 오늘날 옥수수라는 이름의 가장 이른 기록으로 전해져요. 이렇게 조선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주요 탄수화물 공급원이었던 보리·밀·옥수수.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도시화 및 산업화 등 사회 변화가 급격했던 근현대에는 어떤 형태로 소비됐을까요. 보리·밀·옥수수 옥수수 통해 보는 한국 식문화 100년 먼저 보리의 위상 및 소비 형태 변화를 살펴봅시다. "소중 학생기자단 여러분은 '보릿고개'라는 말을 들어봤나요. 쌀이 부족해지는 늦봄부터 보리를 수확하기 전인 초여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이 단어는 밥을 배불리 먹기 힘들었던 어려운 시절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리가 한때 쌀과 함께 우리나라의 주곡의 지위를 지닌 곡물이었음을 보여줘요." 정부는 1970년대 후반 통일벼가 보급되고 쌀 자급이 이뤄지기 전까지 식량난 해소와 자급률 향상을 위해 보리 품종 개발과 재배 기술 보급을 추진했죠. 전시실에는 1963년 정부에서 발간한 보리 신품종 홍보물이 있었어요. 다수확 품종으로 개발된 보리 신품종 '부흥'을 소개하는 내용이죠. 또 보리의 소비와 활용도 장려했어요. 1974년 식생활 개선과 식량 자급을 목표로 발간된 책자를 살펴보니 보릿가루를 이용해 국수·만두·빵·과자·떡 등을 만드는 조리법이 수록돼 있었죠. 하지만 쌀 자급이 이뤄진 뒤, 보리는 쌀·밀에 비해 가공이 어렵고 식감이 거칠다는 단점 때문에 소비가 감소했어요. 이어서 현대 한국인의 제2의 주곡인 밀에 대해 알아봅시다. 한반도에서 밀은 삼국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돼요. 다만 생산량이 적어 밀가루값이 비싸 특별한 때가 아니면 먹기 어렵다는 내용의 고려시대 기록이 있을 정도로 밀은 우리 식탁에서 일상적인 식재료와는 거리가 멀었죠.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미국이 식량 원조의 일환으로 밀과 밀가루를 대량 공급하면서, 밀은 한국인의 식생활에 주요 식재료로 급부상했어요. 원조받은 밀은 국내 제분공장에서 가루로 가공돼 배급됐으며, 쌀과 보리가 부족했던 시기에는 밀가루로 수제비와 칼국수 등을 만들어 먹었죠. 전시된 1950~60년대 밀가루 포대들의 표면에 적힌 "미국 국민이 기증한 밀을 한국에서 제분함(Milled in Korea from wheat donated by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문구를 통해 미국에서 원조받은 걸 알 수 있었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제분업도 성장했습니다. 국내 제분회사들의 밀가루 봉투에는 곰·독수리 등 동물이 그려진 경우가 많은데요. "문맹률이 높던 시절에는 글자를 모르더라도 밀가루 종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기억하기 쉬운 동물이나 식물 이름으로 상표명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무궁화표'는 우리나라에서 상표권 등록이 가장 오래된 밀가루 상품명 중 하나예요. 이어 곰표·독수리·공작 등 다양한 밀가루 상품명이 등장했죠." 한국전쟁이 끝난 뒤 정부는 국가 재건과 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곡물 생산량 증가 정책을 펼치는 것은 물론, 혼식과 분식을 장려하는 운동도 함께 주도했어요. 혼식은 보리와 쌀을 섞어 먹는 것을, 분식은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을 뜻해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던 쌀은 덜 먹게 하고, 밀·보리 등 다른 곡물은 더 먹게 하는 게 혼분식 장려운동의 핵심이었죠. 보건사회부가 1970년대 제작한 혼분식 장려 포스터를 보면 당시 시대상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혼식을 하는 사람이 쌀만 먹는 사람에 비해 훨씬 건장한 체격으로 그려져 혼분식 실천의 필요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했죠. 당시 정부가 추진한 쌀 절약과 잡곡 소비 장려 운동의 사회적 분위를 반영하고 있어요. 이렇게 밀가루의 대량 공급과 혼분식 장려 운동으로 밀가루 음식이 생활화되면서 조리가 간편한 국수의 소비도 늘어났어요. 시온·지민·수혁 학생기자는 식당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국수틀을 살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에 전해졌으며 절미 운동의 일환으로 가정에서도 섭취가 권장되던 건빵, 1963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삼양라면' 등 밀가루로 만든 여러 음식이 전시됐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밀은 우리 식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곡물로 자리 잡았어요. 이제 옥수수에 대해 살펴볼까요. 앞서 우리나라에 옥수수가 들어온 시기는 16세기 임진왜란 전후로 추정된다고 했죠. 옥수수는 쌀이나 보리를 재배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곡식의 낟알을 찧어 껍질을 벗기는 도정 등 별다른 가공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농사 환경이 척박한 강원도 등 산간 지역에서 식량 대용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죠.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밀과 함께 미국의 원조 곡물로 대량 공급된 옥수수는 밥을 지을 때 섞거나 죽으로 끓여 먹었으며, 가루로 빻아 빵을 만들어 먹는 등 구황식품의 역할을 했어요. 전시실에는 1960년대 농사원교도국에서 배포한 옥수수 시루떡 리플릿이 있었죠. "옥수수떡은 맛이나 영양가에 있어서도 쌀떡보다 떨어지지 않는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옥수수로 시루떡을 만드는 과정을 그림으로 상세히 소개하고 있죠. 옥수수를 보다 널리 활용하기 위해 제작된 겁니다. '천수답 전전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1970년대에 배포된 안내문도 살폈죠. 천수답(天水畓)은 저수지나 별다른 관개시설 없이 빗물로만 농사를 짓는 논을 말해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꾸준히 높은 수확량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천수답을 밭으로 전환하고, 옥수수 등 밭작물을 심어 안정적 생산을 도모하자는 내용의 안내문을 배포했죠. 1970년대 후반 식량 자급을 달성한 이후에는 맛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과거에 비해 차지고 단맛이 강한 옥수수 품종의 인기가 커지고, 주식보다는 간식과 가공식품의 재료가 됐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1960~70년대 옥수수의 알을 쉽게 떨어내기 위해 사용하던 탈립기를 살펴봤습니다. 탈립기 내부에는 작은 돌기가 있어서, 마른 옥수수를 넣고 손잡이를 돌리면 알이 분리되는 방식이죠. 이렇게 모은 마른 옥수수알은 가루로 내어 죽이나 빵의 재료로 사용했어요. 탈립기를 살피던 시온 학생기자가 "옥수수는 미래 식량으로 불린다던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봤어요. "현대의 옥수수는 인간의 식량 외에도 동물의 사료나 의약품의 재료, 천연 에너지 연료(바이오 연료)로도 쓰입니다. 또 옥수수는 물이 적고 기온이 높은 기후에서도 잘 자라요. 재배하기 쉽고 쓰임이 매우 다양하기에 미래의 식량으로도 불리는 거죠." 식량 자급을 이룬 1970년대 후반 이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식량 증산에서 주곡의 자급 유지로 전환됐어요. 이에 따라 곡물 생산 방향도 수확량 증가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품질 개선으로 바뀌었죠. 양보다 질을 중시하고, 끊임없이 새롭고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는 식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우리의 밥상은 단순한 식생활의 공간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요소가 됐어요. 지민 학생기자가 "근대와 현대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 섭취 경향은 어떻게 달라졌나요"라고 질문했어요. "탄수화물은 기분 좋은 단맛과 함께 포만감을 주는 영양소입니다. 동시에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곡물 농사에 집중해 탄수화물을 확보했고, 탄수화물이 식사의 중심에 있었다고 볼 수 있어요. 현대에 접어들며 농업기술이 발달하고 수확량이 많은 벼 신품종이 만들어지면서 쌀 생산량도 늘어나 모두가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점차 개인별 취향을 반영하여 식문화가 다양화됐어요. 따라서 탄수화물 외에도 여러 영양소를 섭취하게 되면서 점차 식사에서 탄수화물의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요." 실제로 통계청의 2024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은 1964년 185.5kg과 비교했을 때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4년에는 64.4kg으로 1/3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말하는 '영양소' 탄수화물 '탄수화물 연대기' 전시를 통해 곡물을 통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 섭취 역사를 살펴봤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영양소로서 탄수화물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한국영양학회(KNS) 소속 두미애 국립군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요. Q : 시온: 탄수화물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탄수화물은 탄소·수소·산소로 이루어진 영양소로, 단백질·지방과 함께 우리 몸의 3대 영양소를 이루며 1g당 약 4kcal의 에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인류가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섭취해 온 기본적인 에너지원입니다. 쌀과 보리, 밀과 옥수수, 감자와 고구마처럼 우리가 매일같이 밥상에서 보는 식재료의 상당수가 사실은 ‘탄수화물 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밥·빵·면에 들어 있는 전분, 과일·우유·설탕에 들어 있는 포도당·과당·유당과 같은 단순당, 채소·통곡물에 풍부한 식이섬유까지 모두 탄수화물에 속하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뿐 아니라 장 건강 유지, 혈당·콜레스테롤 조절 등 여러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Q : 지민: 인간의 몸에는 왜 탄수화물이 꼭 필요한가요. 우리 몸에서 탄수화물의 가장 큰 역할은 ‘연료 공급’입니다. 특히 뇌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포도당(탄수화물이 소화·흡수된 형태)에서 얻어요. 탄수화물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두통이 생기고 피곤함을 쉽게 느끼거나, 집중력이 잘 유지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우리나라 영양 섭취기준에서는 두뇌가 최소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약 100g 이상의 탄수화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요. 이는 밥·빵·과일 등에서 섭취하는 탄수화물을 모두 합친 양을 의미하며, 이를 밥의 양으로 환산하면 대략 300g(밥 한 공기 반 안팎)에 해당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걷고, 뛰고, 운동할 때 근육도 탄수화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요. 성장과 활동이 모두 왕성한 청소년기에는 적절한 양의 탄수화물이 체력과 학습, 성장에 필수적입니다. 탄수화물이 어느 정도 들어와 줘야 단백질은 근육과 장기 발달, 지방은 세포막과 호르몬 생성 등 본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어요. 여기에 통곡물·채소·과일 속 식이섬유는 배변을 돕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하는 데 기여해 장 건강과 만성질환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죠. Q : 수혁: 옥수수·고구마·쌀·밀·보리의 탄수화물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요. 옥수수·고구마·쌀·밀·보리 같은 식품들은 모두 전분을 많이 함유한 탄수화물 식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계 각 문화권에서 주식 혹은 중요한 부식·간식으로 자리 잡으며 인류의 생존과 문명 발달의 역사와 함께해 왔죠. 동시에 각각 나름의 개성도 갖고 있어요. 쌀의 경우, 도정해 껍질과 겨층을 대부분 제거한 백미는 소화·흡수가 빠른 대신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이 줄어든 형태입니다. 반대로 겨층과 배아를 남긴 현미는 식이섬유와 미량 영양소가 더 풍부해 혈당이 조금 더 완만하게 오르는 편이죠. 보리는 베타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밀은 빵과 면류의 주재료로, 반죽의 탄력을 만들어 주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포함하며 통밀로 먹을 때는 섬유소가 풍부하지만, 흰 밀가루로 정제되면 섬유소와 영양소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요. 옥수수는 전분이 풍부하면서도 노란 품종에 루테인·제아잔틴 같은 색소 성분을 포함해 눈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고구마는 엄밀히 말해 곡물이 아닌 뿌리채소지만 대표적인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전분과 자연적인 단맛, 식이섬유, 베타카로틴(주황색 고구마)을 함께 제공하죠. 이처럼 모두 탄수화물 식품이라는 공통점은 가지지만, 섬유소와 미량 영양소 구성, 소화 속도와 혈당 반응에서 차이가 있어요. Q : 시온: 같은 탄수화물 음식인데도 보리·고구마·현미는 ‘건강식’ 이미지인데, 백미는 ‘건강에 나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같은 탄수화물 식품인데도 보리·고구마·현미 등은 ‘건강식’으로, 백미는 ‘몸에 나쁜 음식’처럼 인식되는 이유는 주로 ‘통곡물’과 ‘정제 곡물’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보리와 현미는 껍질과 배아가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는 통곡물로 섭취되는 경우가 많죠. 이 부분에 식이섬유, 비타민 B군, 미네랄, 각종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며, 콜레스테롤과 장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백미는 도정 과정에서 쌀겨와 배아를 대부분 제거한 정제 곡물이기 때문에 식이섬유와 미량 영양소가 크게 줄어들고, 소화·흡수가 빠르므로 혈당이 빠르게 오르고, 먹고 난 뒤 다시 금방 배가 고파져 과식이나 잦은 간식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이런 점들이 겹치며 ‘백미=살찌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는데 백미 자체를 ‘나쁜 음식’으로 단정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이므로 주의가 필요해요. 식생활에서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백미 그 자체라기보다 밥양이 과도하거나, 설탕이 많은 음료·간식과 튀긴 음식을 자주 먹는 식사 패턴인 경우가 많아요. 밥에 현미·보리 등 통곡물을 일정 부분 섞고, 채소·콩류·생선·계란 같은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곁들이며, 단 음료와 과자를 조금씩 줄여나간다면, 백미 역시 건강한 식단 안에서 조화롭게 포함될 수 있어요. Q : 지민: 청소년이 탄수화물을 먹을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청소년에게 탄수화물은 부담 없이 먹다 보니 과잉 섭취되기 쉽고, 동시에 유행 다이어트를 따라 하면서 지나치게 제한하기도 쉬운 영양소예요. 성장기에는 에너지 요구량이 많아서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은 키 성장과 체력, 학습 능력, 운동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한편, 탄산음료와 가당 커피·밀크티, 각종 디저트처럼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열량과 당분에 비해 포만감과 영양 가치는 낮아 체중 증가와 충치,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요.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탄수화물’을 골라 적정량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식사 패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흰 빵·과자·즉석면에만 의존하기보다 현미·잡곡밥, 통밀빵, 고구마·감자, 다양한 채소와 통과일(주스보다 과일 그대로)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밥이나 빵을 먹을 때에는 달걀, 콩·두부, 생선, 견과류, 채소 반찬과 함께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죠. 아침을 자주 거르고 낮에는 거의 먹지 않다가 밤늦게 폭식하는 패턴은 체중과 혈당 조절에 모두 좋지 않아요. 규칙적인 세 끼와 적절한 간식을 유지하되, 늦은 밤의 야식과 단 음료·디저트는 줄이는 방향으로 식사 리듬을 다듬어 가는 것이 청소년기 건강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탄수화물을 두려워하기보다, 나의 몸과 생활 패턴에 맞는 종류와 양을 똑똑하게 선택하는 태도가 앞으로의 건강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탄수화물의 정의와 역할, '탄수화물 저장고'인 보리·밀·옥수수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을 살펴봤어요. 우리네 밥상과 식문화의 변천사는 한국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분기점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배웠죠. 우리를 배부르게 하는 먹거리에는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있답니다. 할아버지·할머니, 아버지·어머니의 기억 속 보리·밀·옥수수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탄수화물을 매개로 여러 기억과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동행취재=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6)·원지민(경기도 현민초 5)·최수혁(서울 위례초 5) 학생기자 양곡 소비량 조사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국립농업박물관 '탄수화물 연대기' 전시를 보면서 옛날 사람들이 어떤 것들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고 살았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이번 전시는 옛날에 쌀이 부족했던 시절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 먹었던 곡물들인 보리·밀·옥수수가 주제입니다. 각각 곡물을 상징하는 색과 캐릭터까지 있었고, 곡물들을 담았던 포대나 음식을 만들 때 썼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옛날에 정부에서 국민에게 보리와 밀을 먹으라고 장려하던 전단지도 봤죠.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곡물의 역사를 흐름대로 살펴볼 수 있었던 취재였습니다. 쌀이 부족할 때는 다른 곡물로 대체하면서까지 배를 채워야 했지만 먹거리가 풍족해지자 현대처럼 오히려 탄수화물을 피하기도하는 그런 시대의 흐름도 봤죠. 곡물들의 자세한 역사를 알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기억할 수 있는 전시였어요. 이시온(경기도 홈스쿨링 6) 학생기자 이번 취재는 국립농업박물관의 기획전 '탄수화물 연대기'였어요. 전시실 앞에 화면이 볼록 튀어나온 오래된 텔레비전 3대가 놓여 있었어요. 그 텔레비전이 입구에 있는 건 그 텔레비전이 있었던 시기부터 탄수화물의 연대기에 대해서 배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전시의 주제는 옥수수·밀 그리고 보리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쌀이 귀했던 시기에 정부는 옥수수·밀·보리를 쌀보다 많이 먹으라고 장려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옥수수·밀·보리를 쌀보다 더 많이 먹게 되고, 보리로 만든 짜장면 레시피가 나오게 될 정도였죠. 현재는 농업의 발달로 영양가 높은 다양한 곡물들을 먹을 수 있게 되었대요. 여러분도 꼭 한번 '탄수화물 연대기'를 관람해 보세요. 원지민(경기도 현민초 5) 학생기자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 '탄수화물 연대기' 취재를 통해 우리가 매일 먹는 탄수화물에 담긴 역사와 농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쌀밥‧국수‧과자에도 탄수화물이 들어있는데, 탄수화물이 단지 힘을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전시 중에 우리나라 옛날 과자 봉지, 미국이 원조해 줬다는 밀 포대가 신기했습니다. 또 옛날에는 쌀이 부족해서 쌀·보리 혼식을 하자, 밀가루로 분식을 하자는 포스터들과 흑백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영상도 재미있었어요. 요즘은 농업기술이 좋아져서 쌀밥이든 밀가루면이든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데 말이죠. 탄수화물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가 보길 추천합니다. 최수혁(서울 위례초 5) 학생기자 성선해([email protected])
2025.12.21. 16:00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가 서울시 건강총괄관 직에서 물러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시는 사표를 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건강총괄관은 시가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건강 중심 시정을 펼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직책으로 정 대표는 지난 8월 위촉돼 활동해왔다. 그러나 정 대표는 최근 연구소에서 위촉연구원으로 일하던 30대 여성 A씨와의 관계를 둘러싸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 대표는 A씨로부터 지난 7월부터 스토킹, 협박 피해를 당했다며 A씨를 공갈미수와 주거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자 A씨는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젠더 기반 폭력”이라며 정 대표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A씨는 정 대표가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했고 해고가 두려워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19일 유튜브에 글을 올려 “상대의 주장은 명백한 허구이며 특히 위력에 의한 관계였다는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2.21. 15:46
윌리엄 왕세자가 32년 전 어머니 다이애나와 처음 방문했던 노숙인 쉼터에 아들 조지 왕세손과 함께 크리스마스 봉사 활동에 나섰다고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영국 왕실 유튜브 계정에는 조지 왕세손이 지난 16일 런던 시내의 노숙인 쉼터 '패시지'를 찾은 영상이 올라왔다. 조지 왕세손은 영상에서 아버지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노숙인들에게 대접할 식사를 준비하고, 쉼터의 성탄 트리를 꾸미는가 하면 노숙인들에게 나눠줄 선물 꾸러미를 준비했다. 이 쉼터는 윌리엄 왕세자가 11살 때인 1993년 왕세자빈이던 다이애나와 처음 찾은 이후 꾸준히 후원해온 시설이다. 조지 왕세손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였던 아버지 윌리엄이 자필로 남긴 방명록의 같은 페이지 하단에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적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크리스마스 점심을 준비하는 '패시지'에서 봉사자들, 직원들과 함께해 자랑스럽다. 올해는 도움의 손길이 하나 더 보태졌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1. 15:45
[인터뷰] 월가 전문가 "관세 여파 美물가 급등 충격 없을 것" 위즈덤트리 플래너건 "美 경제 내년 2%대 성장 전망" "AI, 현단계서 거품 상황 아냐…AI 투자 내년에도 경제성장 지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월가의 채권 전략 전문가인 위즈덤트리 자산운용의 케빈 플래너건 채권전략팀장은 내년도 미국 경제가 소비와 투자에 힘입어 경기침체 진입 없이 2%대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 목표 수준을 지속해서 웃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세 정책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충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플래너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한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전망 및 시장 위험요인에 대해 이처럼 진단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위즈덤트리는 총운용자산 1천420억 달러(약 210조원·12월 19일 기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다. 플래너건은 위즈덤트리에 합류하기 전 모건스탠리에서 30년간 근무한 채권 전략 전문가다. 플래너건은 2026년도 미국 경제에 대해 "현 상태 유지에 가깝다는 게 기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2∼3% 혹은 약 2.5%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지는 않지만 연준의 2% 목표 수준 위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래너건의 전망은 연준이 지난 10일 경제전망(SEP)에서 공개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2.3%) 및 인플레이션 전망치(2.4%)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그는 관세 정책의 물가 영향에 대해 "만약 상당한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었다면 이미 봤을 것"이라며 "앞으로 좀 더 완만한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크게 밀어 올리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묻는다면 기본 전망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연준의 기준금리는 3.0∼3.5% 범위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2회 안팎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이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현 수준과 유사한 4.0∼4.5%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채권 금리 상승을 촉발할 가능성에 대해선 "채권금리를 움직이는 주요 동인은 경제와 인플레이션, 연준 정책"이라며 "미 재무부가 국채 경매 규모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화 자산에서 이탈하는 일명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우려에 대해선 "외국인들이 여전히 미국채를 사고 있다"며 "달러화는 여전히 글로벌 가치저장 수단이고, 금으로의 일부 자금 이동은 봤지만 달러화가 유로화나 다른 통화로 대체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 둔화 가능성에 대해선 "고용이 순증하고 있고, 평균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며 "이 두 요인이 계속되는 한 소비는 여전히 미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관련해선 AI 기술과 AI 투자를 구분한 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 투자는 2026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소비와 함께 전체 경제를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 거품론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AI에 거품이 있다고 보는 진영에 있지 않다"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본 것과 같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해서 안 될 것"이라고 말해 AI 투자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플래내건은 고용이 약화를 지속할 것이란 시장 일반의 예상과 달리 고용 상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경우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플래너건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아진다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줄거나 아예 인하가 없을 수 있다"며 "이는 채권시장의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노동시장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만약 노동시장이 단순 냉각이 아니라 악화하면서 실업률이 5%를 넘으면 전체 경제에 위험이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그런 상황을 촉발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12.21. 15:25
[일문일답] 위즈덤트리 플래너건 "美 경기침체 징후 없어" "美고용 바닥 찍고 반등 확인되면 연준 금리인하 멈출 가능성"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월가의 채권전략전문가인 위즈덤트리 자산운용의 케빈 플래너건 채권전략팀장은 미국의 고용 상황이 시장 우려와 달리 예상 밖으로 호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업이 급증하고 경제가 침체에 빠질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AI 관련 투자는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I 투자 관련 속도 조절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뉴욕에 본부를 둔 위즈덤트리는 총운용자산 1천420억 달러(약 210조원·12월 19일 기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다. 플래너건은 위즈덤트리에 합류하기 전 모건스탠리에서 30년간 근무한 채권 전략 전문가다. 다음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내년도 미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이뤄진 플래너건과의 화상 인터뷰 일문일답. -- 미 고용이 약화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 11월 미 고용보고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 노동시장 지표가 다소 혼재돼 있다. 10월 중 가계조사가 없어서 실업률이 발표되지 않았고, 11월은 실업률이 4.6%로 발표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4.5%와 4.6% 중간 경계에 있는 수준이었다. 실업률 상승은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때문이었는데, 이는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없다. 일자리 창출보다 노동력 공급이 더 많이 늘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10월 중 연방정부 취업자 수가 15만7천명 감소했지만 기존 퇴직자가 뒤늦게 통계에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 나는 민간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고용의 3개월 이동평균을 보면 작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용 냉각이 여름에 저점을 이루고 이후 반등했던 것처럼 말이다. 올해도 작년 말 반등과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질지 궁금하다. 이와 연관해 제기할 수 있는 채권시장의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는 만약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 어떻게 되느냐일 것이다. 그렇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줄어들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우리는 아마 고용 보고서 지표와 관련해 이미 저점을 본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고용이 예상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채권시장에 가지는 의미가 크다. -- 노동시장이 좋아지는 게 우려 요인으로 들린다. ▲ 현재 채권시장 태도를 고려할 때 내년도 시장 리스크 요인에 대한 답변이다. 노동시장이 좋아지고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말이다. -- 이런 관점이 내년도 기본 전망인가. ▲ 현재 우리의 공식 기본 전망은 현 상태의 유지에 가깝다. 경제가 2∼3%, 혹은 약 2.5%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지는 않지만 연준의 2% 목표 위에 머물고, 연준이 한두 번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전망이다. -- 경기침체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것인가. ▲ 내년에 경기침체는 없다는 게 기본 전망이다. --관세가 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이 현재까진 제한적이었지만, 내년도 미국 경제가 호조를 이어가면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 ▲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이 현재까지는 제한적으로 보인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소위 '끈적끈적한'(sticky)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낮추지 못할 거라고 본다. 3% 언저리가 될 것으로 본다. --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 '해방의 날' 이후 수개월이 지났고 상당한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었다면 이미 봤을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완만한 가격 인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크게 밀어 올리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묻는다면 기본 전망이 아니라고 본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일회성 이벤트에 미칠 것이다. -- 내년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전망은. ▲ 현재와 비교해 변동이 없거나 약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연준 기준금리와 10년물 사이의 스프레드는 전통적으로 약 130bp(1bp=0.01%포인트)였다. 연준이 한두번 금리를 인하하면 10년물 금리는 4∼4.5%에 머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면 10년물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 -- 10년물 수익률이 더 내려갈 가능성은. ▲ 10년물 수익률이 더 내려가려면 경기침체에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 경제지표는 그런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 않다. 미 경제가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타나지 않는 한 10년물 수익률이 4% 아래로 의미 있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 일각에선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 악화가 10년물 수익률을 올릴 것이란 우려도 있다. ▲ 대개 재정적자는 채권금리를 움직이는 주요 동인이 아니다. 경제와 인플레이션, 연준 정책이 주요 동인이다. 미 재무부가 국채 경매 규모를 변경하지 않는다면 영향이 미미할 것이다. 재무부는 다음 몇분기 동안 변경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밝혔다. -- 올해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화 가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는데,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재개될 가능성은. ▲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 외국인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사고 있다. 달러화는 여전히 글로벌 가치저장 수단이다. 금으로의 일부 자금 이동은 봤지만, 달러화가 유로화나 다른 통화로 대체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 소비심리가 약해졌지만, 전체 미국 소비지출은 현재까지 견조하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 소비 여력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 고용이 순증하고 있고, 평균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웃돌고 있다. 이 두 요인이 계속되는 한 소비는 여전히 미국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다. -- AI 산업을 둘러싼 얘기가 많다. 거시경제 관점에서 최근 AI 붐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 2026년에도 전체 경제에 지지력을 지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측면에서 지지력이 줄어들 수는 있다. 나는 AI 기술을 말하는 게 아니다. 두 가지는 다르다. AI 투자는 2026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와 함께 전체 경제를 지지할 것이다. -- AI에 거품이 있다고 보나. ▲ 일부 사람들이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현 단계에서 AI에 거품이 있다고 보는 진영에 있지 않다. 1999∼2000년 기술 버블 때 본 것과 같은 요인이 반드시 작용한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본 것과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내년 후반 또는 2027년에 다가갈수록 AI 투자 수준이 일부 후퇴하는 것을 볼 가능성이 있다. --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많다. ▲ AI보다는 이민 정책이 노동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항상 고용 관련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상상조차 못 한 곳에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일을 우리는 종종 봐왔다. -- 채권시장 위험 요인에 대해선 앞서 지적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 내년도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 보나. ▲ 기본 시나리오 전망은 아니지만, 만약 노동시장이 단순 냉각이 아니라 악화하면서 실업률이 5%를 넘으면 전체 경제에 위험이 될 것이다. -- 그런 노동시장 악화 상황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 있나. ▲ 현재로선 그런 상황을 촉발할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미래를 알 수는 없다. 종종 예상치 못한 일이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런 촉발 요인이 보이지 않고, 그래서 기본 전망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 낙관적으로 들린다. ▲ 다른 많은 이들처럼 비관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게 좋겠다.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연준 내부에서도 노동시장의 급격한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AI 확산이 고용 악화를 유발할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그런 시나리오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인가. ▲ 그런 요인이 노동시장의 위험 요인이 된다기보다는 고용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즉, 해고를 늘리기보단 신규 고용 창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해고도 없고 채용도 없는'(no hire, no fire) 노동시장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경기선행지표 중 하나로 신규 실업수당 청구 지표가 있는데, 현재 수준은 경기침체 진입 전 보였던 수준보다 약 10만 건 아래에 머물고 있다. 경기침체를 유발할 정도의 해고를 만들 촉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사모대출이 금융시스템을 취약하게 할 요인으로 보나.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부실대출을 '바퀴벌레'에 비유하기도 했다. ▲ 사모대출 시장에서 '나쁜 사과'(부실자산)가 더 나올 수는 있겠지만, 바퀴벌레가 출몰하는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잠재적으로 시스템적 위험 사건이 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임계 상황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5.12.21. 15:25
우리는 말을 한다고 하면 으레 입을 통해 소리 내는 것을 떠올리죠. 하지만 목소리뿐만 아니라 손으로도 말하는 언어가 있어요. 손으로 말하는 언어를 '수어(手語)'라고 하는데요. 손뿐만 아니라 표정과 눈빛, 몸의 움직임을 사용해 의미를 전달하죠. 수어는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청각장애인의 삶과 문화, 그리고 정체성을 담은 하나의 완전한 언어입니다. 최근 뉴스와 공적 행사에 수어 통역이 등장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편이지만, 여전히 수어는 '조금 특별한 언어' 혹은 '어렵고 낯선 분야'로 느낄 수 있어요. 사실 수어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역사가 오래됐습니다. 고대부터 청각장애인들은 몸짓과 손동작으로 의사소통을 해왔죠. 그러던 것이 지금처럼 ‘언어’로 체계화된 것은 18세기 유럽에서부터라고 전해져요. 프랑스의 교육자 샤를 미셸 드 레피가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교육에 수어를 도입하며 수어 교육 기반을 마련했고, 이후 전 세계로 퍼졌다고 알려졌죠. 우리나라의 수어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요. 이 시기 일본수어의 영향을 받으며 한국의 수어가 형성됐고, 해방 이후 점차 우리 고유의 수어 체계가 발전했죠. 그러면서도 수어는 오랫동안 ‘말을 대신하는 도구’ 정도로 인식됐어요. 수어가 비로소 하나의 언어이자 문화로 자리를 잡은 건 2016년 ‘한국수어법’ 제정을 통해 한국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는 언어로 인정받으면서입니다. 수어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사투리도 존재하고 각 나라에서 쓰는 수어도 다르죠. 예를 들어 영국에 갈 땐 영어를, 프랑스에 갈 땐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처럼, 영국수어와 프랑스수어를 배워야 하는 거예요. 수어는 청인과 농인 모두의 소통을 도와 수어를 배우면 다양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죠. 하지만 농인 모두가 수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적합한 대화 방식을 찾아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해요. 수어 이외에도 얼굴을 마주 보고 발음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구화', 글을 써서 의사를 전달하는 '필담'이 있는데, 여러 방식 중 당사자와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농인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음성언어로 농인에 대해 수군대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으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요. 소통에 있어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예의를 지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서윤 학생기자가 청각장애인과 소통하고자 서울수어전문교육원 장민영 과장과 임민영 통역사를 만나 수어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묻고 수어를 배워봤습니다. Q : 수어가 어떤 언어인지 설명해주세요. 수어는 농인의 언어입니다. 수화라고도 하죠. 청각장애인이 모두 농인은 아니에요. 입 모양과 남아 있는 청력을 활용해, 여러분처럼 음성으로 대화하는 구화인도 있어요. 이들을 제외하고, 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농인이라고 하죠. 음성언어를 듣고 말하는 사람, 즉 청인인 여러분에게 외국어보다 한국어가 편하듯, 제게는 한국어보다 한국수어가 편합니다. 수어에도 한국어 자음과 모음을 손짓으로 표현한 지문자가 있는데요. 이름을 비롯한 고유명사, 외래어, 학술용어 등 일반 수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를 정확히 전달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농아인협회가 제시한 자음 19개, 모음 21개의 표준화된 지문자가 전국적으로 통용되죠. 또 손가락 동작을 이용해 숫자 1부터 9까지 표현하는 지숫자도 있어요. Q : 한국수어와 한국어의 차이가 있나요. 수어와 한국어는 어순이 달라요. 한국어의 기본 어순인 주어(S)+목적어(O)+동사(V)와 유사하지만, 문장 구성 방식이 다르죠. 수어는 한국어보다 어순 배열이 더 자유로운 편이며 고정된 어순보다는 문맥의 흐름 속에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요. 즉 수어는 국어처럼 정해진 어순을 따르지 않고, 의미나 강조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 있어요. 몸짓·표정 등 시각적 요소와 공간 활용이 중요하며, 동작의 순서나 방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답니다. Q : 시대에 따라 수어가 바뀌기도 하나요. 수어는 농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어와는 문법 체계가 아주 달라요. 수어는 수어만의 문법을 가지고 발생해 시대에 따라 변해왔죠. 예컨대 조선시대에는 정식적인 수어 없이 제스처로만 소통했으나 일제강점기에 농학교가 설립되면서 수어가 공식화됐죠. 또한 한국수어에도 신조어가 있습니다. 젊은 농인들이 사용하는 신조어 중 중·노년층 농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재미있을 때 웃음을 표현하는 ‘ㅋㅋㅋ’도 수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50~60대 이상인 농인 분들은 잘 모르는 편이세요. Q : 수어는 나라마다 다른가요. 수어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한국수어는 한국 농인들 사이에서만 통해요. 여러분이 중국 청인과 소통하려면 중국어를 배워야 하듯, 저도 중국 농인과 대화하고자 하면 중국수어를 배우는 것이 좋죠. 다만 전 세계 농인의 공용어인 ‘국제수어’가 있습니다. 국제수어 역시 한국수어와 무관하게 따로 배워야 사용할 수 있어요. Q : 수어할 때 손 외에 다른 몸짓도 쓰나요. 얼굴 표정과 입 모양은 손만큼이나 중요한 수어의 문법적인 요소입니다. 기쁘거나 아플 때, 표정에 따라 그 정도를 달리 표현할 수 있죠. 손 모양은 같으나 입 모양에 따라 단어의 뜻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요. 예컨대 ‘기름’과 ‘능숙하다’는 손 모양은 같으나 입 모양이 다른 단어입니다. 얼굴 외에도 목·어깨 등 상체 부위가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Q : 수어를 배울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어가 농인의 언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끔 수어에 능숙하지 않은 청인 강사에게 수어를 잘못 배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TV 뉴스에 등장하는 수어통역사 중에서도 잘못된 수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정보 제공자의 수어가 바르지 않으면 농인은 바른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수어에 능숙한 농인 강사에게 정확한 수어를 배우고, 올바르게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Q : 수어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요. 농인과 직접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어를 잘 몰라도, 처음이라 부끄럽고 창피하더라도, 몸짓을 사용해서라도 농인과 대화해 보세요. 농인과 교류하면서 농인의 언어뿐 아니라 문화 역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을 거예요. 서울수어전문교육원에는 어린이도 다닐 수 있으니, 여기서 농인 강사님들께 수어를 배워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Q : 임민영 통역사님은 어떻게 수어를 접하게 됐나요? 배우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책에서 수어통역사라는 직업에 대해 읽고 수어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어린이‧청소년 문학을 전공했던 만큼, 언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농인 직원분의 일을 보조하는 근로지원인으로 일하고 있어요. 정식 수어통역사 자격증 취득도 준비 중입니다. Q : 수어통역사라는 직업은 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야 자격이 주어지나요. 수어통역사가 되려면 한국농아인협회에서 주관하는 국가공인 수어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며 필기시험과 수어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해요. 만 19세 이상의 내·외국인이 응시할 수 있으며 모든 과목 평균 60점 이상, 각 과목당 40점 이상 득점해야 시험에 합격하죠. 필기·실기 합격 후 1박 2일 연수 수료 시 자격증이 발급되는데 이후 농아인협회 수어통역센터를 비롯해 시청·법원·경찰서·병원·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요. 자격증 시험은 어려운 편이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전망도 좋은 편이에요. 저는 현재 서울수어전문교육원에서 장민영 과장님의 음성 전화 업무와 문서 작성 및 수어 교재 개발을 돕고 있습니다. 동행취재=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수어를 배워봐요 1. 기초 단계 – 지문자·지숫자 익히기 손 모양 위치, 방향을 정확히 익히고, 천천히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표현 단계 – 일상 표현 배우기 인사, 감정 표현, 가족·학교 관련 기본 단어를 외우며 표정 변화까지 함께 연습해요. 3. 문장 단계 – 수어의 어순 이해 한국어와 달리 수어는 시·공간 배치를 먼저 표현하고 동작을 나중에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 간다”는 ‘나–학교–가다’ 순서로 나타내기 때문에 시각적 요소와 공간 활용 등이 중요합니다. ■ 안녕하세요. 수어에서 ‘안녕’은 ‘평안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동작을 단정하게 표현하는 게 중요해요. 1 오른손을 펴서 손바닥을 아래로 향해요. 2 오른손 손바닥으로 주먹을 쥔 왼팔을 팔뚝부터 손목 방향으로 쓸어내려요. 3 이때 손바닥은 아래로 향하게 내려요. ■ 반갑습니다. 두 손을 약간 구부려 손끝을 양쪽 가슴에 대고 상하로 엇갈리게 두 번 움직입니다. 1 두 손을 가볍게 쥔 뒤, 가슴 앞에서 마주 보게 해요. 2 양손을 천천히 서로 엇갈리게 위아래로 움직여요. 3 이때 밝게 미소 짓는 게 좋아요. ■ 고맙습니다. 마음에서 감사함이 흘러나간다’는 이미지로 해석됩니다. 1 왼손의 손끝이 밖으로 향하게 펴서 몸 앞에 두어요. 2 왼손 위로 오른손을 펴서 모로 세워요. 3 고개를 약간 숙이고 동작이 너무 크지 않고 정중하면 됩니다. ■ 행복합니다. '행복'의 의미를 담아,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인사입니다. 1 오른손 엄지, 검지, 중지, 약지 바닥을 왼쪽 볼에 댑니다. 2 엄지 바닥을 오른쪽 볼에 갖다 대요. 3 아래로 내리면서 손가락을 모아 붙이면 완성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서울수어전문교육원에서 수어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배워보니 재미있었고 특별한 언어라는 것을 알게 됐죠. 장민영 과장님은 농인이셨는데 목소리 대신 손과 표정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수어로 말씀하실 때 손동작뿐만 아니라 표정까지 움직이기 때문에 표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수어를 배우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과장님이 천천히 알려주셔서 이날 한글 자음과 모음을 형상화한 지문자를 배우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취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소통에 있어 상대방을 바라보는 자세와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로 대화를 주고받고 소통하는 데엔 꼭 목소리가 있어야만 하는 게 아니고, 눈을 보고 천천히 표현하면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수어를 배워보고 싶어요. 이서윤(서울사대부초 5) 학생기자 이보라([email protected])
2025.12.21. 15:00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난 쿠팡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탈팡'(쿠팡 탈퇴)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탈팡했습니다. 쿠팡이 책임이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면 재가입을 고려할 것입니다"라고 알렸다. 조 대표는 또 "전자상거래법상 '임시중지명령' 제도가 있다"며 "쿠팡이 계속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 회복 조치를 미루면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입점 기업과 택배 노동자에게 피해, 소비자에게 불편이 초래될 수 있으나 우월적 지위를 즐기면서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쿠팡에는 강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팡을 향해 "'탈팡'하는 국민의 분노와 불안에 응답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 정당의 대표로 말한다. 미국인Bom Kim(김범석의 영문명), 정신 차려라! I am warning you!(경고한다)"고 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쿠팡을 탈퇴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배우 문성근이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새벽배송? 하루 이틀 미리 주문하지 뭐"라며 탈팡을 인증하는 글을 남기자 "저도 탈퇴했다. 확실히 과소비가 줄었다"고 댓글을 적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1. 14:42
정부가 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가석방 인원을 더 늘릴 방침이다. 법무부는 지난 21일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지난달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마련했고 내년부터 가석방 확대를 더욱 적극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교정시설의 수용률은 130%로 과밀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9월 우리 사회로 복귀하지 않는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과 재범 위험성이 낮은 환자와 고령자 등 1218명을 가석방했다. 이는 지난 5∼8월 월평균 가석방 인원(936명) 대비 약 30%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러한 적극적인 가석방 조치에도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법무부는 내년 가석방 목표 인원을 올해보다 30% 늘린다는 내용의 가석방 확대안을 마련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월평균 가석방 허가 인원 변동 추이를 보면 2023년 794명에서 올해는 1032명으로 약 30% 늘었다. 내년에 목표대로 시행한다면 월평균 가석방 인원이 약 134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는 “강력사범에 대한 엄정한 가석방 심사를 유지하되 재범 위험이 낮은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을 늘리겠다”며 “수형자의 자발적인 개선 의지를 고취해 재범률은 낮추고 수형자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이웃으로 복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법무부는 또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가석방을 확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과 관련해“정 장관은 지난 8월 ‘위헌·위법적인 과밀 수용을 신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가석방 인원을 30% 정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며 가석방 확대 조치는 교정시설 과밀 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9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가석방도 지금 대통령 취임 이후에 한 30% 늘려 준 것”이라며 “(대통령이) 교도소 안에서 인기가 좋으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민께서 내가 풀어주라고 해서 많이 풀어줬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처벌이라는 게 응보 효과와 일반예방 및 특별예방 효과 등을 노리고 하는 것인데 피해자가 없거나 피해를 충분히 회복해 피해자가 더는 처벌을 원치 않는 상태이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어서 국가적 손실만 발생하는 상태이면 특별히 심사해서 석방해주는 게 가석방 제도”라고 설명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2.21. 14:41
美, 베네수엘라 근해서 유조선 또 추적중…3번째 나포 가능성 원유 선적 위해 베네수 향하던 '벨라1' 추적…카리브해 긴장 고조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유조선 1척을 추적하고 있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의 불법적인 제재 회피에 참여한 제재 대상 '암흑선단'(dark fleet·국제 제재를 피해 가며 원유 등의 불법 수송에 관여하는 유조선 등 선박 집단) 선박 한 척을 추적하고 있다"며 "그 선박은 허위 깃발을 걸고 있으며, 사법적 나포 명령이 내려져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해상 위기 관리 단체인 뱅가드와 미국 해상 경비 당국의 한 소스는 로이터에 미국이 추적 중인 선박 이름은 '벨라1'(Bella 1)으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명단에 포함된 유조선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은 원유 선적을 위해 베네수엘라로 가는 중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파나마 국기를 달고 있는 '벨라1'은 지난 2021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중국으로 수송한 바 있으며, 이란산 원유 수송 이력도 있다. 미군은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인 '스키퍼'를 나포한 데 이어 20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파나마 국적 유조선 '센츄리스'를 나포한 바 있다. 벨라1까지 나포할 경우 이달 들어 미국이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을 3번째 나포하는 것이 된다. 카리브해 주변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했다고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마두로 정권의 주요 '돈줄'인 석유 판매 수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12.21. 14:25
'아바타 3' 개봉 첫주 전세계 흥행수입 5천100억원 북미 매출은 1천300억원…전편보다 600억여원 적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아바타: 불과 재'(이하 아바타 3)가 개봉 첫 주간 전 세계에서 5천억원이 넘는 티켓 매출을 올렸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아바타 3'은 이날까지 북미에서 8천800만달러(약 1천303억원), 북미 외 지역에서 2억5천700만달러를 벌어들여 총 티켓 수입 3억4천500만달러(약 5천109억원)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지난 17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 뒤 19일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상영을 시작했다. 다만 북미 지역 흥행 성적은 2022년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이 같은 기간 1억3천400만달러(약 1천985억원)를 벌어들인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또 업계 예상치였던 1억∼1억2천500만달러 수준에도 못 미쳤다. 3시간 17분의 다소 부담스러운 상영시간에 더해, 첫 작품 이후 10년 만에 나온 2편에 비해 3편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번 영화가 시리즈 전작들에 비해 기술적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아바타 시리즈의 흥행이 개봉 초반보다 후반에 더 뜨거웠던 것에 비춰보면 이번 작품 역시 장기 상영과 아이맥스 등 프리미엄 상영관 집중으로 기대 이상의 매출이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아바타는 디즈니 산하 20세기 스튜디오의 투자·배급 작품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미나
2025.12.21. 14:25
한 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날씨는 더욱 추워지면서 몸을 움츠리게 하죠. 그렇다고 너무 방 안에만 있지 말고 가볍게 운동 삼아 동네 산책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컨디션 관리에도 더 좋습니다. 주변 나무들을 보면 모두 잎을 떨구고 겨울나기에 들어서며 내년을 기약하고 있는데요. 낙엽수이면서 아직 잎을 매달고 있는 나무들도 보입니다. 단풍나무나 양버즘나무는 독특한 잎자루의 구조상 겨울눈을 감싸고 이듬해까지도 잎을 매달고 있죠. 그런 구조도 아닌데 다 마른 잎을 아직 떨구지 않은 참나무 종류도 있고요.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도심 가로수로 많이 심는 대왕참나무에 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우리나라 중부 내륙에 사는 참나무는 상수리나무·떡갈나무·신갈나무·굴참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 등 6종인데요. 외국에서 들여와 가로수나 조경수로 심는 나무 중에 루브라참나무와 대왕참나무 둘이 있습니다. 특히 대왕참나무는 수형이 곧게 뻗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든 모습이 아름다워 조경수로 인기죠. 대왕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는 언뜻 보면 비슷해서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도토리 크기가 확연히 차이 나서 구분이 가능합니다. 루브라참나무의 도토리는 상수리나무의 것보다도 더 커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도토리 중에 제일 크다고 할 수 있어요. 반대로 대왕참나무 도토리는 납작하고 아주 작아요. 참나무 중 제일 작다고 할 수 있죠. 대왕참나무는 영어로 핀오크(pin oak)라고 합니다. 가지에 난 새 가지가 짧고 뾰족해서 핀 같아 보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고, 도토리가 작지만 뾰족해서 그렇다고도 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열매나 잎이 가장 커다랗지도 않은 이 나무를 대왕참나무라고 할까요. 참나무과 나무 중 키가 큰 편이라서 그렇다고도 하고, 잎이 갈라진 모양이 임금 왕(王)자 같아서라고도 하고, 처음 수입한 업체 상호에 ‘대왕’이 들어갔기 때문일 거라고도 하고, 미국에서 수입한 나무인데 같은 시기 대왕소나무도 수입되는 통에 미국 나무는 이름에 대왕을 넣자고 했다고도 하고, 대왕소나무의 학명에 ‘palustris’라는 말이 들어가는데 대왕참나무도 학명이 ‘Quercus palustris Munchh.’이니 같이 대왕이라고 붙이자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확실한 이유는 아직 몰라요. 참고로 학명의 ‘palustris’는 대왕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말이며, 습지에 잘 사는 식물에 흔히 붙는 이름입니다.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가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 독일참나무로 월계관을 만들어서 씌워주고, 독일참나무 묘목을 기념으로 줬다고 해요. 그 묘목을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고등학교 자리에 심었는데 자라서 보니 대왕참나무였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여기에도 그때 받은 나무는 원래 대왕참나무였다거나, 손기정 선수가 받아온 나무는 죽고 새로운 나무를 심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참나무 종류들은 어린 시기에 싹만 보고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아마 기념품으로 줄 어린 나무를 모을 때 독일참나무 묘목들 틈에 대왕참나무 묘목이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한편, 대왕참나무를 비롯한 많은 참나무과 나무들이 겨울이 되어도 잎을 떨구지 않는 것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이건 잎을 떨구는 ‘떨켜’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왜 떨켜가 발달하지 않은 걸까요? 이것도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겨울눈을 추위나 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떨켜를 만들어 내는 에너지조차 절약하고자 함이 아닐까 해요. 어차피 시간이 지나고 새잎이 돋으면 옛 잎은 떨어지게 되니 그 작용을 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아껴서 다음에 생장하는 데 사용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대왕참나무는 한겨울에도 실내에서 난방을 과하게 사용하고 반소매 셔츠를 입고 지내면서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생각할 지점을 주죠. 며칠 후면 새해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삶을 좀 더 간소화하고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한 해로 삼으면 어떨까요.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현정([email protected])
2025.12.21. 14:00
국방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글이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대한민국 국방부에 폭발물이 설치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게시글에는 폭파 일시를 오는 23일 오후 6시 정각으로, 폭파 장소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 용산 기지로 특정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경찰은 국방부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글의 IP 주소를 통해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2.21.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