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자회의 불참하고 중일갈등엔 '조용'…中 반사이익? 美 빠진 G20정상회의 결과물서 中 레퍼토리인 '다자주의' 부각 日총리 '대만발언' 후 갈등 국면서 발언 아껴…사드보복 美개입자제 연상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주요 다자회의들을 외면하고,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갈등에도 관여를 자제하면서 미국의 전략경쟁 상대국인 중국이 '반사이익'을 거두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0월29∼30일 방한했지만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이달 22∼2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나마 동맹국인 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의 경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본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지만,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사실상 보이콧했다. 중국은 관례에 따라 서열 1위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아울러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는 미국이 불참한 가운데 22일 화석연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는 합의문을 가까스로 도출한 채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면한 이들 다자회의 가운데 중국의 반사이익이 특히 두드러졌던 것은 G20 회의였다. 미국이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하는 와중에 회의 첫날 채택된 정상선언(G20 남아공 정상선언)은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다자주의'는 미국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바꾸길 원하는 중국이 양자, 다자 외교에서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용어다. 미국이 빠진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드라이브와 기후변화 부정 등에서 보이는 일방주의 및 미국 우선주의와 '대척점'에 있는 용어인 '다자주의'가 강조된 것이다. '남아공 내 백인들의 처우'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G20 보이콧이 결국 중국의 외교적 승리로 연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대외 군사개입을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예상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지시하며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는 무력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내 핵심 측근이었다가 최근 이견을 보인 끝에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조지아)은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외부 문제에만 신경 쓰고 내치에 신경을 덜 쓴다며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과 가자전쟁 등의 중재를 비롯해 자신의 노력을 통해 공을 독차지할 수 있는 사안을 중심으로 성과지향적 외교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다자회의의 일원으로 참석해 뚜렷한 결과 없이 애매한 절충의 결과물을 내는 APEC이나 G20 같은 다자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체질적으로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자회의 비선호는 결과적으로 중국에 자국의 주장에 대한 동의와 공감대를 확산할 기회를 주는 양상이다. 중국 역시 경제력을 앞세워 타국에 강압적으로 자국의 의사를 관철하려 시도하는 등 일방주의적 행태를 보인 적이 있지만 관세를 통해 무역 불균형 해소뿐 아니라 외교 현안 해결, 더 나아가 타국의 내정 개입까지 시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가 워낙 강력한 까닭에 중국의 '다자주의' 주장은 미국의 관세 압박 앞에 '동병상련'을 느끼는 각국에 더 잘 스며들 여지가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수 있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최근 발언을 계기로 중일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 '참수'를 거론한 중국 외교관의 극언에 대해 질문받자 "중국보다 우리의 동맹국들이 무역에서 우리를 더 이용했다"고 답한 뒤로는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를 보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때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각종 보복을 할 때 미국이 별달리 개입하지 않았던 상황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미 국무부 토미 피곳 수석 부대변인이 20일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통해 "일본이 관할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 미일 동맹과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확고하다"며 "대만해협·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무력이나 강압 등을 통해 현상을 변경하려 하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정상이나 국무·국방장관 등의 발언만큼의 무게는 실리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무역전쟁의 '휴전'을 연장하기로 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흔들고 싶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측면, 즉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강대국 외교 기조에서 원인을 찾는 이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관리 비용'이 드는 '미국 일극체제'를 유지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대만 침공'과 같은 '현상 변경 시도'만 없다면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의 '영역'을 인정하는 가운데 상호 공존하는 쪽으로 강대국 외교의 방향을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미국 외교가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G2'(미국과 중국)라는 표현을 SNS 등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라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태평양은 미중 양국을 모두 포용할 만큼 충분히 넓은 공간"(2013년 미중정상회담), "지구는 미중이 성공하기에 충분히 크다"(2023년 미중정상회담) 등의 수사를 사용하며 미국에 '영역 인정'을 요구해온 시 주석으로선 반길 일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일본처럼 미국의 동맹국인 동시에 중국과 지리적, 경제적으로 가까운 나라들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계 설정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2025.11.23. 14:25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을 확인하고도 일부러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미국 법원에서 나왔다. 미국의 지역 교육청들이 메타를 비롯한 SNS 운영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메타의 내부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거 개시 절차를 통해 확인된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2020년 여론조사업체 닐슨과 협력해 페이스북을 일시적으로 비활성화한 이용자들의 심리 영향을 조사했다. ‘프로젝트 머큐리’라는 코드명으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 1주일 동안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우울감, 불안감, 외로움, 사회적 비교 심리 등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타는 이 결과에 대해 “기존 미디어 서사에 오염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거나 추가 연구를 벌이지 않고 관련 조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내부에서도 이같은 결정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연구 직원은 “닐슨의 조사 결과는 사회적 비교와 관련한 인과관계 영향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은 부정적 조사결과를 숨기기로 한 결정이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한 담배업계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메타는 이런 연구 결과가 있는데도 과거 의회에 출석해 자사 SNS가 10대 소녀에게 해로운지 정량화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원고 측은 이 밖에도 성매매 시도가 17차례 적발돼야만 메타가 해당 사용자를 차단했으며, 아동 성범죄자가 미성년자와 접촉하는 것을 막는 데도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메타버스 구축 등 다른 이슈가 많은데 아동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는 내용도 도마에 올렸다. 또 메타가 의도적으로 청소년 안전 기능을 효과가 없고 거의 사용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SNS 비활성화) 연구는 방법론에 결함이 있어 중단됐다”며 “제품 안전성 개선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 관련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계정을 삭제하는 것이 현행 정책”이라며 “(원고 측에) 유리하게 선별된 인용문과 잘못된 의견에 기반한 이들 주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원고 측 소장에 인용된 메타의 내부 문서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메타는 해당 문서의 증거 채택을 기각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원고 측은 틱톡도 전국 학부모교사협회(PTA)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틱톡이 PTA를 후원한 다음 내부에 “PTA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 대신 보도자료를 공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소장과 관련한 심리는 내년 1월 26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에서 열린다. 정시내([email protected])
2025.11.23. 14:21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만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본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협력은 하되 가치 판단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23일(현지시간) N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난 과거에 그렇게 말했으며 오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주의 위협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난 내가 과거에 말한 모든 것을 계속해서 믿는다”고 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정치적 견해 차이가 있더라도 뉴욕시민을 위한 실질적 성과가 대화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우리가 이견이 있는 부분을 피하려 하지 않으면서 무엇이 우리를 한 테이블로 모이게 하는지 이해하는 게 우리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왜냐면 난 주장을 하거나 맞서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에 가는 게 아니다. 난 뉴요커들을 위해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선거 기간 내내 서로를 공개 비판했던 두 사람이 회동에서 예상 밖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오랜 뉴요커 친구 같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당시 취재진이 맘다니 당선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여전히 파시스트로 생각하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 그냥 그렇게 말해도 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물가, 범죄 등 뉴욕시 현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맘다니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이견보다 뉴요커 삶의 개선이라는 공통 관심사에 집중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시에 병력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이 범죄 감소 성과를 낸 제시카 티쉬 뉴욕경찰(NYPD) 경찰청장을 유임하기로 한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난 뉴욕시를 미국 다른 곳과 구분 짓는 점은 NYPD이며 NYPD가 공공안전을 보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뉴욕의 치안은 NYPD가 책임진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 등 민주당 성향 도시에서처럼 ‘치안 안정’을 이유로 주방위군을 투입하거나 NYPD 지휘 체계를 직접 장악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맘다니 당선인의 발언은 이러한 관측에 선을 긋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1.23. 14:04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극중 그룹 사자보이즈 리더로 무대 위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남자주인공 진우가 착용한 국화매듭팔찌도 주목받았어요. 일명 진우팔찌로 불리는 국화매듭팔찌는 한국 전통매듭을 활용한 것으로, 국화매듭은 성공·행운·번창 등을 의미한다고 해요. 전통매듭에는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매듭이 있고, 각각의 의미를 가지는데요. 다양한 전통매듭을 알고 팔찌로 만들어 보기 위해 김보경·정서우 학생기자가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예인공방을 찾았습니다. 고운 색상의 명주실과 다채로운 형태의 노리개 등이 전시된 공방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갑게 맞아준 이예인 대표가 먼저 한국 전통매듭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죠. "한국 전통매듭은 단순한 '끈 엮기'가 아니에요. 고려시대에는 왕실 의복과 장신구, 불교 의식용 장식에 매듭이 쓰였고,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궁중 여성들의 솜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예로 발전했죠.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혼례용 노리개에 매듭을 달아 화려함을 더했고, 서민들은 장롱 고리나 장식 끈 등으로 사용하는 등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했다고 전해지죠. 실용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지니고 시대마다 발전을 거듭한 매듭 하나하나에는 복(福), 장수(長壽), 사랑, 화합 등의 상징을 담았습니다." 전통매듭의 종류는 약 30여 종으로, 대표적으로 기본형인 평매듭부터 끈을 연결할 때 쓰는 도래매듭, 화려한 장식용 국화매듭, 정(井)자 매듭이라고도 하는 생쪽매듭, 장신구에 주로 사용했던 매화매듭, 궁이나 양반가에서 많이 쓴 나비매듭 등이 있죠. 전통매듭은 장식에 그치지 않고 인간관계와 인생을 상징하는 ‘끈의 철학’을 품고 있다고 해석돼요. ‘매듭 하나에 마음을 엮는다’는 말처럼, 전통매듭은 누군가를 향한 정성을 담아 복을 기원하는 수공예 문화의 결정체로 발전했습니다. “언제부터 전통매듭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서우 학생기자가 묻자 이 대표는 “유치원생 때부터 조선시대 배경 사극을 즐겨 보았고 초등학생 때에는 전통복장과 장신구에 빠져 살았어요. 언젠가 어른이 되면 전통소품을 모아 집에 전시하고 싶다는 꿈도 있었죠. 그러다 몇 년 전 전통매듭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 이모의 제안으로 일을 돕게 됐는데, 전통매듭에 매료돼 지금은 제 직업이 됐습니다(웃음)”라고 말했어요. "국화매듭팔찌는 언제부터 하기 시작했어요?" 이어 보경 학생기자가 전통매듭팔찌에 대해 질문했죠. “국화매듭은 이름 그대로 국화꽃의 형태를 본뜬 매듭이에요. 국화는 예로부터 고결함과 불변의 우정을 상징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사대부들이 즐겨 그렸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진우가 착용한 국화매듭팔찌는 검은 끈 위에 붉은 매듭이 포인트로 장식된 디자인인데, 이는 ‘악귀를 물리치는 부적 같은 팔찌’로 주목받았어요.” 이 대표 설명처럼 국화매듭은 중심이 단단히 고정돼 있어 ‘마음의 중심을 지키는 매듭’으로도 알려졌죠. 이처럼 전통적인 의미와 현대적인 해석이 만나면서, 국화매듭팔찌는 단순한 장신구가 아닌 문화적 상징으로 그 의미가 확대됐습니다. 이 대표는 "국화매듭은 초보자가 배우기 까다롭고 어려운 편이라 매듭을 처음 해보는 여러분은 국화매듭보다 좀 더 쉬운 평매듭·도래매듭·생쪽매듭을 만들며 감을 잡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기본 준비물로 매듭 끈과 가위, 송곳이 필요하다고 했죠. 매듭 끈을 길게 늘어트린 이 대표는 "먼저 끈을 꼬이지 않게 다듬은 후 시작하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전통매듭은 한번 꼬이거나 잘못하면 다시 풀어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거든요"라면서 생쪽매듭부터 알려줬습니다. “생쪽매듭은 전통매듭 중 가장 폭넓게 사용하는 기초 매듭 중 하나로, 노리개·팔찌·장신구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해요. 생강의 한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생쪽매듭이란 이름이 붙었죠. 또 앞뒤가 똑같은 대칭적인 형태로, 중심 고리를 만들고 양쪽 끈을 교차해 ‘우물 정(井)’자를 닮았어요.” 이 대표는 생쪽매듭의 고리부터 만들자며 “끈의 중심에서 왼쪽을 반 올려서 토끼 귀처럼 고리를 만들어보세요”라며 시범을 보여줬어요. 다음엔 오른쪽 끈으로 고리 위를 한 바퀴 감아주면 돼요. 그리고 감은 두 줄 위로 만들어진 구멍에 왼쪽 끈을 아래에서 위로 통과시켜 줍니다. 두 학생기자는 "매듭이 계속 풀려요"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요" 등 저마다 어려움을 토로했죠. 이 대표는 "매듭 작업을 할 때 한 손은 무조건 매듭을 꽉 잡고 다른 손으로 고리를 만들어야 해요. 안 그러면 매듭이 엉키거나 풀어지기 때문이죠"라고 강조했어요. 이어 통과시킨 왼쪽 끈과 걸쳐 있던 반원을 함께 잡고 아래로 당겨주세요. 끈이 꼬이지 않도록 살살 당기면, 정(井)자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 대표는 “‘우물 정’자 모양이 잘 나오도록 전체적으로 당겨 매듭을 완성하면 돼요. 이때 고리 크기를 조절하고 예쁘게 다듬으면 더 아름다운 생쪽매듭을 만들 수 있죠”라고 조언했어요. 이 과정을 연이어 반복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어느새 생쪽매듭 2개를 완성했죠. '기쁨과 환희'의 의미를 담은 생쪽매듭은 전통 혼례 장식이나 고급 한복 장신구, 선물 포장 등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많이 사용했다고 전해져요. 다음으로 만들 도래매듭은 아기가 머리를 '도리도리' 흔드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는데요. 매듭의 시작과 끝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매듭과 매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실용적인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매듭 끈 두 줄을 겹쳐 잡고, 아래에 있는 줄을 위로 넘겨 고리를 만들어요. 고리를 만든 줄(아랫줄)을 그대로 두고, 위쪽에 있는 줄을 아래로 두세 바퀴 정도 감아주고요. 다음은 고리 사이로 통과하기인데요. 감긴 줄의 끝을 아래 줄이 만든 고리와, 위쪽 줄을 감으면서 생긴 두 개의 고리 사이로 넣어줘요. 여기까지 했으면 양쪽 줄의 끝을 잡고 살살 당기면서 매듭을 조여 모양을 잡아주면 됩니다.” 보경 학생기자는 "처음에는 쉽다고 생각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고 복잡해요"라면서 이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이 대표는 "매듭은 줄이는 게 일이에요. 줄이다가 매듭이 망가지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한 손은 꼭 매듭을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 끈을 줄이고 늘려야 해요"라며 도래매듭을 수정해줬어요. 두 학생기자는 8개의 도래매듭을 차례대로 만들었어요. 마지막 작업인 평매듭은 이름처럼 가장 ‘평평한’ 형태의 매듭으로, 두 줄의 끈을 교차해 반복적으로 엮는 방식이었죠. 양쪽의 균형이 완벽히 맞아야 매듭이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단순해 보여도 집중력이 요구돼요. 특히 평매듭은 매듭 공예에서 시작점 역할을 하며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서 팔찌와 같은 액세서리부터 실용적인 용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하죠. “평매듭은 4가닥 실로 좌우 4자를 번갈아 묶어 단정한 띠를 만드는 방식으로 작업해요. 2가닥은 고정·바깥, 2가닥은 중심을 감싸듯 묶는 용도로 쓸 거예요. 그리고 이때 실을 너무 짧게 잡으면 모양이 안 예쁘니 중심실은 완성 길이보다 1.5배, 양쪽 실은 3~5배 길게 준비하는 걸 추천해요.” 이 대표는 오른쪽 실을 중심 위로 올리고 왼쪽 실을 그 위로 올린 후 왼쪽 실을 중심 아래로 넣어 오른쪽 구멍으로 뺀 뒤 양쪽을 당겼어요. 두 학생기자가 따라 만들자 다음 순서를 이어나갔습니다. “반대로 왼쪽 실을 중심 아래로 넣고 오른쪽 실을 그 위로 올려 왼쪽 구멍으로 넣어 당겨요. 이렇게 좌우 번갈아 반복하면 평평한 줄이 만들어질 거예요. 이때 좌우 번갈아 매듭 하지 않으면 꽈배기처럼 꼬일 수 있으니 집중해서 작업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지금 이렇게 소중 학생기자단 여러분이 만든 매듭을 합치면 국화매듭팔찌가 완성된다며 직접 시범을 보였죠. “국화매듭은 생쪽매듭을 여러 겹으로 엮어 중심부를 만든 뒤, 그 둘레를 평매듭으로 감싸 꽃잎의 층을 표현하면 돼요. 팔찌 끈은 도래매듭으로 마감하면 ‘케데헌’ 진우 팔찌가 되죠.” 완성된 국화매듭팔찌를 착용한 서우 학생기자는 "전통매듭을 만드는 게 청소년한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이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여러분이 만들어봤듯 매듭 작업은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해요. 우선 매듭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복적이고 세밀한 작업이 요구돼 집중력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죠. 그리고 다양한 색상의 실을 조합해 만들기 때문에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고요. 또 실을 꼬고 묶는 동작이 반복돼 손의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두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해요. 특히 직접 만든 결과물을 접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 향상에도 좋아요. 예전에는 매듭에 명주실을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합성섬유로 만든 실을 주로 쓰죠. 집에서도 나일론 끈이나 마크라메 실을 갖고 쉽게 해 볼 수 있어요. 30~50cm로 잘라 연습하다 손에 익으면 전통공예에서 많이 쓰는 조겹사를 사용하면 됩니다." “전통매듭을 하면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보경 학생기자가 질문했죠. “전통매듭이 아직 대중적이지 않아 속상하고 외로울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전통매듭이 환영받는 모습을 보면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는 전통매듭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면서 진우가 찬 국화매듭팔찌에 관심이 생겼는데, 마침 전통매듭 취재에 참여해 다양한 매듭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취재 전에는 전통매듭 만드는 방법은 물론 종류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막연하게 쉬울 것만 같았는데 직접 체험하니 어려웠어요. 그러나 선생님이 쉽게 설명해주셨고 그대로 따라 하니 제법 그럴싸한 전통매듭팔찌를 완성할 수 있었죠. 매듭을 만드는 동안 딴 생각할 겨를도 없고 매듭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완성한 국화매듭팔찌를 팔에 끼는 순간 너무 행복했고, 잘 몰랐던 우리 전통공예와 전통매듭에 대해 하나씩 알게 돼 뿌듯한 취재였어요. 김보경(서울 둔촌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 전에는 매듭공예가 정확히 뭔지 잘 몰랐어요. 전통매듭공예를 체험하며 생쪽매듭·평매듭 등을 배웠는데 이것 말고도 매듭 종류가 많고 모양도 다 다르다는 걸 알았죠. 특히 매듭 작업을 하다 중간에 잠깐 손을 놓치거나 잘못 묶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서 한눈팔 틈이 없었어요. 선생님 설명에 따라 매듭을 묶으니 어느새 매듭팔찌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완성품을 보니 뿌듯했고 예뻤어요. 작업 과정은 어려웠지만, 꽤 재미있었고 만드는 내내 집중할 수 있어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소중 친구 여러분도 다양한 매듭공예에 도전해보세요. 정서우(서울 고명초 5) 학생기자 이보라([email protected])
2025.11.23. 14:00
이정임무용원(원장 이정임)이 남가주 아시아 전통예술 경연대회에서 주요 상을 수상했다. 무용원은 지난 15일 샌게이브리얼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2025 팬아시아무용대회(PanAsia Dance & Drum Competition)’에서 대상 3관왕, 전체대상, 스칼라십 등을 받았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중국·베트남·일본 등 아시아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40개 팀이 참가했다. 드럼 부문 삼고무 팀은 대상·전체대상·스칼라십을 모두 받았다. 참가 학생은 앰버 소르나, 아이린 윤, 에바 그리너, 조이 신, 레나 최, 한나 윤, 브리아나 리, 스칼렛 노 등이다. 무용 부문 스몰 그룹은 ‘검무(Korean Sword Dance)’로 대상을 수상했다. 출연자는 브리아나 이, 스카일러 김, 스칼렛 노, 앨리스 김, 에스더 신이다. 듀오·트리오 부문에서는 앰버 소르나와 아이린 윤이 박병천류 진도북춤으로 대상을 받았다. 이정임 원장은 “학생들이 준비한 내용을 무대에서 잘 보여줬다”며 “전통예술을 지역사회에 소개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게시판 이정임무용원 청소년단원 이정임무용원 청소년단원들 드럼 경연대회 무용 부문
2025.11.23. 13:35
한인 공연예술인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다지고 각 분야 활동을 전하는 ‘제15회 뉴욕한인예술인연합 톡톡톡’ 행사가 뉴욕 맨해튼에서 열렸다. 지난 16일 맨해튼 유니온스퀘어에서 열린 행사에는 배우·영화감독·프로듀서·무대감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패널에는 예술감독 홍기용, 배우 김원희, 공연예술가 강산호, 무대감독 강태욱 등이 참여했다. ▶문의: [email protected] [KANA 제공]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뉴욕한인예술인연합 예술 집배 뉴욕한인예술인연합 예술 행사한인 김원희 공연예술가
2025.11.23. 13:33
지난 19일 시티뱅큇홀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회장 박요한)는 우남회 모임을 열었다. 이날 회원 30여 명과 장학재단 설립 위원 6명도 참석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차세대 지도사 양성을 목적으로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사도 모집(310-930-7547)하고 있다. 참석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제공]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사설 기념사업회 기념사업회 정기모임지난 이승만 기념사업회 기념사업회 측은
2025.11.23. 13:32
남가주 경동 중·고등학교 동문회(회장 이우철)는 오는 12월 1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몬테벨로 골프코스 내 뱅큇룸 ‘콰이엇 캐논’(스카이뷰룸)에서 2025년 정기총회 겸 송년 런천을 개최한다. 정기총회에서는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예정이다. 참가비는 개인 50달러, 부부 100달러다. ▶문의: (714) 875-8766(이근중 총무)골프 경동중고 남가주 경동중고 고등학교 동문회 송년 런천
2025.11.23. 13:31
고려대학교 남가주 교우회(회장 김 용)는 오는 12월 6일 오후 5시 노워크의 더블트리 바이 힐튼 LA(13111 Sycamore Dr.)에서 2025년도 송년회를 개최한다. 김 회장은 “올해는 남가주 교우회 창립 60주년이자 모교 개교 12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였다”며 “많은 동문과 함께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고자 송년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의: (310) 387-2454 (김 용 회장)남가주 교우회 남가주 교우회 고대 남가주 고려대학교 남가주
2025.11.23. 13:30
고용·상권 악화된 거제시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 높아 실업률 3.4%, 중대형상가 공실률 35% ‘상생발전기금’ 제안, 조선사들 외면 “숙련 인력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를” 거제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지역사회는 여전히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강화하며 향후 3년 치 일감을 확보했음에도, 지역 경기 회복은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적은 분명히 개선됐다. 삼성중공업의 2025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 역시 같은 기간 3조234억원으로 11.8% 성장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확대와 미국 중심의 에너지 프로젝트 추진, 이른바 ‘MASGA 프로젝트’의 가속화로 글로벌 조선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그러나 지역경제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조선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를 높이면서 숙련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고, 임금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송금되며 지역 내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거제시 인구는 2016년 25만7000여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가 이어져 23만 명대가 위협받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인구는 약 1만6000명으로 급증해 2021년 5400여 명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고용·상권 지표도 악화했다. 거제시 실업률은 올해 9월 기준 3.4%로 전국 평균(2.1%)을 웃돌고 있다. 상권 침체는 더욱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옥포 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35.1%로 전국 평균(13.4%)의 3배에 달한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 역시 17.2%(전국 7.5%)로 2024년 4분기(옥포 지역 중대형상가 15.5%, 소규모 상가 12.9%)와 비교해 악화되는 추세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 4월 대형 조선사들에 ‘지역상생발전기금’ 출연을 공식 제안했다. 거제시·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각각 매년 100억원씩 5년간 총 1500억원을 조성해 내국인 채용 인센티브 제공, 조선업 노동자 처우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공헌 프로젝트 등 지역 상생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변 시장은 “조선업 호황의 과실이 기업의 수익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동자와 시민에게 선순환돼야 한다”며 “기금은 노동자의 처우 개선뿐 아니라 지역경제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 시장이 이 같은 제안을 한 이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조선사들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구체적인 논의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변 시장은 지난 9월에도 두 조선사에 내국인 정규직 채용 확대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도입을 거듭 요청했다. 그는 “조선업 회복세에도 내국인 인력은 줄고 외국인 의존도만 높아지고 있다”며 “이 구조가 지속되면 조선업 수주가 늘고 많은 실적을 올리더라도 그 결실이 지역과 시민에게 환원되기 힘든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무엇보다 숙련된 인력 단절과 지역 소멸 문제를 막기 위해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내국인 정규직 신규 채용 확대와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도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제시는 지역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조선업 불황기에는 국내 최초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도입해 조선소 숙련 노동자 7000여 명의 실직을 막아냈고, 고용위기지역 지정 기간(2018~2024년) 동안 총 935억원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고용위기지역 종료 이후에는 400억원 규모의 재직자 희망공제사업도 추진했다. 이 밖에도 ▶생산공정 스마트화를 위한 ‘중소형 조선소 생산기술혁신(DX) 센터’ ▶빅데이터 분석·AI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제조 역량을 높이는 ‘조선해양 생산공정혁신(AX) 기술센터’ ▶친환경 선박의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한 ‘선박 풍력추진 보조장치 실증센터’ ▶경남도·한국조선해양기자재 연구원과 함께 추진 중인 ‘선박용 액체 수소 실증설비 구축 사업’ ▶숙련 인력이 거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조선업 신규 취업자 이주정착비 지원 사업’ 등 조선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이 같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용접·배관·전기·전자 등 핵심 공정의 숙련 인력 확보는 조선업 경쟁력 자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하청 이중 구조, 외국인 중심 인력 구조가 지속될 경우 지역과 산업 모두 지속가능성을 잃을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의 이면에서 지역사회는 이제 기업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묻고 있다”며 “기업들은 하루빨리 숙련 인력의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상생 구조 마련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2025.11.23. 13:30
부산 민선 8기 3년 성과 투자유치 14조원, 고용률 역대 최고 외국 관광객 급증, 해외 매체도 주목 ‘15분 도시’ 등 시민 체감형 정책 호평 박형준 시장 “남부권 혁신 거점 도약” 2022년 출범한 부산광역시의 민선 8기 시정이 지난 3년간 많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민선 8기 3년간의 시정 성과를 ‘늘리고, 높이고, 풀고’라는 핵심 키워드로 요약하며, 정책 성과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숫자와 실질적 변화로 입증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 대기업 R&D센터, 신산업 기업 부산 몰려 우선 투자 유치가 늘었다. 지난 3년간 시의 투자유치 누적 금액은 약 14조원에 달한다. 2020년 2815억원이던 투자유치 규모는 지난해 6조3000억원으로 22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 기업과 첨단 물류, 신산업 분야 우수기업들의 부산행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연내 두 번째 지정된 기회발전특구·도심융합특구, 그리고 지역 전략사업 선정으로 500만 평의 개발 가용 부지를 17년 만에 확보했다. 또한 부산의 고용지표가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4월 85만 명이던 부산의 상용근로자 수는 올해 6월 100만 3천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6월 기준 부산의 고용률은 5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관광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292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올해는 4월에 해외 관광객 100만 명, 7월에 200만 명을 각각 넘기며 역대 최단기간 100만·200만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9월에는 267만 명으로 최단 기간 기록 경신을 이어가며, 300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삶의 질과 직결되는 공원은 2021년 대비 부산시민공원(47만㎡)의 27배가량 늘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과정을 통해 도시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부산은 영국 컨설팅 기관 지옌(Z/Yen)이 발표한 글로벌스마트센터지수(SCI)에서 2021년엔 62위에 그쳤으나, 올해 12위(아시아 2위)로 급상승했으며,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도 역대 최고인 24위에 올랐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아시아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선 2년 연속 6위에 올랐고, 뉴욕타임스의 ‘아름다운 해변도시 글로벌 5선’ 등 해외 유력 매체에서도 주목받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선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발표한 한국 아동 삶의 질 전국 1위(2024년), 청년 삶의 만족도·시민행복지수 특·광역시 1위(2023년, 국회미래연구원) 등 다양한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각종 규제 풀고 장기 미해결 과제 해결 부산시 민선 8기 시정의 핵심 정책들도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한 ‘15분 도시’ ▶부산형 통합 늘봄 ‘온 부산이 온종일 당신처럼 애지중지’ ▶부산형 청년정책 ‘청년지(G)대’는 시민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아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호평을 받는다. 또한 부산콘서트홀 개관,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 세계적인 미술관 조성 등으로 부산의 문화 기반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 중이며, 시장 관사 ‘도모헌’ 40년 만의 개방, 공원 면적 확대, 4대 스포츠 구단 보유 등을 통해 시민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부산시는 장기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고, 각종 규제를 풀기도 했다. 경부선 철도 지하화(부산진~부산역) 사업은 총 사업비 1조8184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사업으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숙원 사업이던 대저·엄궁·장낙대교 등 낙동강 횡단교량 사업 또한 환경과 개발의 균형 있는 해법 마련으로 계획 수립 10년 만에 착공에 이르렀다. 또한 10년 넘게 멈춰있던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고, 다대소각장도 복합해양 레저관광의 중심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민간 유치와 정부 공모 사업을 연계해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성장잠재력의 한계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다시 한번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분수령에 있다”며 “새 정부는 부산을 해양 강국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며, 이에 우리 시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과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도 새 정부 국정 운영 방향에 맞춰 부산이 남부권 혁신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김재학
2025.11.23. 13:30
한양대 글로벌 최고경영자과정(이하 HGCEO) 총동문회(회장 폴 김)가 12월 3일 오후 5시 부에나파크 로스코요테스 컨트리클럽에서 송년모임을 연다. 폴 김 회장은 “한 해를 돌아보고 그동안의 소중한 인연을 되새기며 따뜻한 정을 나누는 자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의: (562) 307-4610(폴 김 회장)로스코요테 컨트리클럽 한양대 글로벌
2025.11.23. 13:29
美국무, 종전안에 "엄청난 진전·낙관적"…우크라도 "생산적" 미·우크라 대표단, 스위스 제네바서 밤늦게까지 협의 美국무 "미해결 문제 남았으나 극복 가능"…러 동의 여부 관건 젤렌스키 "트럼프팀, 우리 목소리 듣고 있다는 신호 있어"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구상안을 두고 협상한 끝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계획의 핵심 사항을 좁히려 했으며, 오늘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AFP,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루비오 장관은 "기술적 차원에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재 우크라이나 해결안 조건을 최종화하는 작업중"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위한 계획이 기본 문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과 관련된 몇 가지 미해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 문제도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다만 "미결된 문제 중 극복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자신했다. 루비오 장관은 "여기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매우 낙관한다"며 물론 "이 내용을 러시아 측에 전달해야 하며, 그들이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종전안 합의가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목요일(27일)에 되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27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로,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안 합의의 시한으로 잡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앞선 중간 브리핑 과정에서도 "이번 회의는 우리가 참여해 온 전체 과정 중 가장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회의였다"며 "당사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훌륭한 작업 결과가 마련된 상태에서, 우리는 그 항목들을 하나하나 검토할 수 있었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최종적으로는 양국(미·우크라)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진전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중간 브리핑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첫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앞으로 며칠 동안 제안들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유럽의 친구들도 참여시킬 것"이라면서 "물론 최종 결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몫"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 대표단과 대화가 진행중이며, 트럼프 대통령팀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평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가 활성화된 것은 좋은 일로, 우리는 그 결과로 올바른 조치가 취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평화 구상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금지하되, 나토와 유사하게 미국과 유럽의 '집단방위' 방식의 안전 보장 장치를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러시아 측 입장이 대거 반영된 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해당 초안이 "내 최종 제안은 아니다"라며 협상 과정에서 수정될 여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2025.11.23. 13:25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회장 김인철)가 22일 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 서울장로교회 대예배실에서 향군회원과 6.25참전유공자 및 한인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73주년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을 가졌다.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는 민족사의 비극인 6.25전쟁과 월남전쟁 희생자 추모를 비롯해 전후세대들의 안보관과 국가관을 심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한미동맹 강화, 그리고 회원간의 단합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지회 운영 등 애국, 안보단체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왔다. 약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 시작된 행사는 개회선언과 개회기도에 이어 국민의례, 향군의 다짐, 회장 인사, 표창장 및 장학금 수여, 축사, 안보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제73회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향군의 투철한 사명과 역할을 다할 것을 새롭게 다짐하는 이날, 김인철 회장은 “재향군인회원 여러분과 동포사회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기에 오늘날 미동부지회가 이처럼 성장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말보다는 실천으로 행동하는 살아 있는 조직이 되어 조국의 안보와 한미동맹 강화, 동포사회 안전을 위해 일익을 당담하는 단체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주미대사관 윤형진 국방무관과 신진균 6.25참전유공자회 워싱턴지회 회장대행,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장, 정현숙 메릴랜드총한인회장, 박준형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문숙 광복회 워싱턴지회장, 장영란 메릴랜드시민협회장, 댄 헬머 버지니아 주하원의원, 리처드 딘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이사장 등이 내빈 축사를 했다. 한편, 이날 향군발전을 위해 수고한 김덕만 감사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신상태 회장 표창을 수상하였으며, 한상인 서울장로교회 담임목사, 홍진성 이사, 임호순 자문위원이 각각 평화의 사도메달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젊은 세대 대니얼 김 학생이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 장학금 1000달러를 받아 감동을 주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재향군인 기념행사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 재향군인회원 여러분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2025.11.23. 13:02
지난 14일 오후 2시경 일본 도쿄의 심장부인 왕궁(皇居). 일왕이 살고 있는 이곳 내부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광객이 줄을 섰다. 줄 사이로 하늘에 솟아오른 크레인이 보인다. ‘어떤 공사냐’고 묻자 한 관광 안내원이 “도쿄해상빌딩 자리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왕궁 앞에 빌딩들이 즐비해 낯설지 않다”고 했다. 공사 위치는 왕궁 안쪽으로 이어지는 기쿄몬(桔梗門)에서 약 3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국가지정특별역사유적인 에도(江戸)성 해자(垓字)와 불과 도로 하나 사이다. 도쿄해상빌딩은 마루노우치(丸の内)를 현재의 마천루 풍광으로 일궈낸 1호 건물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빌딩’이란 이름을 붙인 건물이자, 처음으로 ‘미관(美觀)’ 논쟁에 불을 붙인 곳이다. 현재는 기존 100m 건물을 허물고 2028년 8월 하순 완공(건축 면적 7154.63㎡)을 목표로 최고 높이 110.9m에, 지상 20층 지하 3층 규모로 재건축 중이다. 일본의 월스트리트로 불리는 이 곳에 초고층 빌딩 계획이 생겨난 건 1960년대다. 이 지역은 원래 ‘백척(31m)’ 이상 높이의 건물을 짓지 못했다. 그러나 도쿄해상은 1918년 준공한 건물을 철거하고 128m 높이의 고층 빌딩 건설하려 했다. 1963년에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높이 제한이 해제됐던 것이다. 일본 근대 대표 건축가인 마에카와 구니오(前川國男)가 건축을 맡았다. 그러나 갑자기 미관 논쟁이 붙었다.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당시 총리가 “왕궁을 내려다보는 빌딩을 세우는 것은 불경하다”며 반대했다. 건설성(국토교통성의 전신)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마에카와는 높이를 100m로 낮췄다. 1974년 붉은색 빌딩이 들어서며 이후 이 일대 해자에 접한 지역은 ‘100m 높이’라는 불문율이 생겼다. 이곳엔 재건축 바람이 재차 불고 있다. 왕궁과 접해있는 ‘오마루유(오테마치·마루노우치·유락초)’ 지역과 도쿄역 인근에서 현재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는 9개에 달한다. 오사와 아키히코(大澤昭彦) 도요(東洋)대 건축학과 준교수는 “초고층화에 있어선 왕궁에 가까운 곳은 높이를 100m로 하고, 왕궁에서 멀어질수록 높게(약 200m) 해도 된다는 ‘절구형 스카이라인’ 생각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 그룹이 1890년대에 대규모로 매입한 마루노우치의 스카이라인을 정하는 것은 민관 협의체다. 도쿄도와 지요다구, JR동일본과 오마루유 지구 마을 만들기 협의회는 1996년부터 함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가이드라인에는 ‘높이 제한은 항공법 이외 법적으로 정해져있지 않다’면서도 ‘왕궁 외원을 비롯한 주위 경관을 배려한 마을 조성을 추진해 나간다’고 명시했다. 역사적인 ‘백척 스카이 라인’을 계승한다는 기준도 밝혔다. 도쿄역 인근 지역도 마찬가지다. 도쿄역 동쪽에 접한 지역에선 37개 빌딩을 해체하고 지상 28층 지하 4층, 높이 223m의 복합빌딩 건설이 진행 중이다. 2029년 완공되면 상업시설과 버스터미널, 공연장과 국제학교를 갖춘 시설이 들어선다. 도쿄역에서 서쪽으로 길 하나 사이를 두고선 도쿄 토치(Torch) 타워 공사가 한창이다. 토치 타워(건축면적 1만5400㎡)는 높이 385m로 일본 최고층 건물이다. 지상 62층, 지하 4층으로 2028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오사와 준교수는 “토치 타워는 최대 200m라는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지만 (가이드라인에는) 도시 상징성을 창출하는 것은 200m를 초과해도 된다는 문언이 포함돼 있다”며 “왕궁과 거리가 있고 반대편이라는 점에서 왕궁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사와 준교수는 세계유산인 종묘와 세운4구역 개발 논란에 대해 “무엇보다 세계유산 주변 지역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종묘 내부에서 주변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조망 경관이나 반대로 주변 지역의 주요 조망지점에서 종묘를 봤을 때 경관이 어떻게 될 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유산 주변의 환경·경관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 지권자, 전문가, 행정이 일체가 되어 논의하고 방향성을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유산이 몰려있는 교토에서도 1960~1990년대에 걸쳐 초고층 빌딩과 타워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 1964년에 완공된 교토타워와 1990년대 초반에 세워진 교토호텔과 교토역 빌딩이 대표적이라고 오사와 준교수는 지적했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오랜 대립 속에서 교토시는 세 가지 방침으로 2007년 높이 제한을 대폭 강화(고도지구 내 최고 높이를 45m→31m 등)했다. 50년 뒤, 100년 뒤의 교토 미래를 바라본 경관만들기여야 하며, 건물 등은 사유재산이지만 경관은 공공재산이라는 점, 교토 경관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 계승하는 것은 현대를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명이며 책임이라는 것이다. 오사와 준교수는 “교토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시민과 지권자, 행정 등이 시간을 들여 공유해왔다는 점을 교토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 보존과 개발 사이의 접점을 찾는 사례도 있다. 888년에 세워져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닌나지(仁和寺) 앞 호텔 건축이다. 이 지역은 연면적 3000㎡ 이상의 숙박시설은 지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교토시는 2023년 특례규정을 적용해 호텔 건설을 허용했다. 경관 보호를 위해 숙박 시설 건설을 제한하는 지역의 첫 허가였다. 해당 부지는 50년 전엔 자재를 쌓아두는 공터에 불과했다. 30년에 걸쳐 예식장, 주유소나 편의점 계획이 생겨났지만 주민 반대에 무산됐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닌나지 앞 호텔 문제에 정통한 무네타 요시후미(宗田好史) 간사이(関西) 국제대 국제커뮤니케이션학부장(교수)은 “경관 리뷰로 불리는 주민참가 제도를 통해 지역 주민과 경관마을만들기 협의회(2008년)를 만들어 17년간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협의는 ‘닌나지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건물이어야 한다’를 기준으로 움직였다. 주민 찬성 80%를 얻은 절충 안은 지상 3층, 지하 1층(연면적 약 5900㎡)의 호텔로 외관은 갈색으로 벽은 흰색으로 해 닌나지 풍경을 해치지 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본격 영업을 앞두고 교토시는 경관 시뮬레이션을 하고 교통혼잡도 대책도 마련 중이다. 호텔에서 각종 회의나 결혼식 등 연회를 여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무네타 교수는 “이 호텔의 하루 숙박객은 120명 정도로 차량 교통량에 대해서도 교토시가 교통량을 측정하고 관관갱 증가로 인한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도 호텔측과 지역 주민들이 협의해 매월 거리를 점검해 영향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참가 형태의 조직이 보다 깊게 문제점을 이해하고, 바른 사실을 기반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논의해 나가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일본에서 가장 진전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예([email protected])
2025.11.23. 13:00
39개 구역으로 구성된 세운재정비촉진구역 중에서 10개 구역은 이미 완공됐다. 이 중에서 2023년 2월 완공된 3-1, 3-4ㆍ5구역이 세운4구역 고층개발과 맞물려 최근 화제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 1ㆍ2단지로, 90m(27층) 높이의 건물 두 동으로 1022가구가 있다. 청계천변에 바로 붙어 있다. 김경민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SNS에 “힐스테이트세운 바라보기 운동 본부를 설립한다”며 “힐스테이트세운 가서 건물 높이 보고 ‘와’하고 놀라면 된다. (세운4구역은)그보다 정확히 60% 더 올라간다”고 했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이 ‘청계장벽’처럼 빽빽하게 지어진 탓에 세운4구역은 이보다 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의 높이는 박원순 전 시장 때 정해졌다. 당시 사대문 안 건물 높이는 90m로 제한됐다. 서울 내사산(內四山) 중에서 가장 낮은 낙산(125m)을 기준으로, 사대문 안 건물이 낙산보다 낮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높이 기준 탓에 쉴 공간 없이 도심 건물의 밀도가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의 건폐율(대지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 비율)은 70%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업지역에서 높이를 규제하다 보니 용적률을 찾기 위해 빽빽하게 지은 것”이라며 “통상 주상복합이나 상업용 건물의 건폐율은 50% 미만으로 지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고높이 142m로 계획된 세운4구역의 경우 건폐율이 약 46%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상가군을 공원화(5만㎡)하고, 각 구역의 고층화로 얻는 개방형 녹지(8.6만㎡)를 포함하면 세운지구에는 13.6만㎡에 달하는 녹지가 생긴다. 시청광장(1만3205㎡)의 약 10배에 달한다. 세운지구에 높이와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만큼 ‘제2의 청계장벽’이 나오지 않도록 잘 지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에 좋은 건축이 없는 것은 디벨로퍼의 역량 문제도 크다”며 “경미한 변경 몇 차례면 조감도와 실제 준공한 건물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묘에서 바라봤을 때 올라가는 건물의 스카이라인을 잘 만들고, 종묘와 어울리는 도시 경관을 어떻게 만들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email protected])
2025.11.23. 13:00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진열대 한 칸을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가득 채우고 있다. 가격은 한 손(두 마리)에 최고 1만 4980원으로 국내산 고등어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날 마트를 찾은 이모 씨는 “기름기가 풍부한 노르웨이 고등어를 요즘 자주 먹는데 가격이 점점 올라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고등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노르웨이 고등어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출되는 노르웨이 고등어의 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당 5.14달러(7548원)를 기록했다. 1월(2.71달러)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하반기 들어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 “고등어 어획 압력 줄여야” 할당량 70% 감소 권고 가장 큰 원인 노르웨이 고등어의 수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지난 9월 ICES(국제해양탐사위원회)는 해양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르웨이 등 관련 정부에 “내년 대서양 고등어의 총 어획 할당량이 17만 4000t(톤)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올해 권고량(57만 7000t) 대비 70%나 감소한 수치다. 고등어 어획량 축소를 권고한 건 급격한 수온 상승과 먹이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북대서양 고등어 자원이 붕괴할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ICES는 “고등어의 자연 폐사율이 상당히 높고, 신규 유입도 수년간 매우 부진했다”며 “어획 압력을 상당히 줄여야 어군이 회복될 수 있다”고 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영국 등 다른 국가들과 내년 고등어 어획 할당량을 협상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에 할당량이 결정되는데, 지속가능한 어업을 중요시하는 노르웨이 정부의 특성상 할당량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측은 “권고된 할당량은 한국과 일본이 작년에 노르웨이에서 수입한 양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며 “지금까지는 대부분 권고를 따랐기 때문에 내년 어획량은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고등어 수입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량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만 3093t에 달했는데, 국내 고등어 생산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고등어 가격을 더 올리기는 부담되기 때문에 제공되는 함량을 지금보다 줄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국내산 가격도 올라…사라진 중·대형 고등어 국내산 고등어 역시 최근 들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소비자가격은 ㎏당 1만 2131원으로 한 달 전보다 5.9%가량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도 16.8% 더 비싸다. 올해 국내산 고등어 물가가 오른 건 한국인이 선호하는 중·대형 비중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잡은 고등어 중에서 중·대형어 비중은 4.6%로 평년(20.5%)의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크기가 작은 고등어는 주로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가격이 오르면 밥상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는 국내산 고등어 물가가 오르면 노르웨이 고등어 수입량을 늘려 대처했지만, 태평양과 대서양 등 전 세계적으로 고등어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이젠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김도훈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과도한 어업으로 고등어 개체군이 많이 줄어든 상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개체군) 붕괴를 가속하고 있다”며 “식량 위기의 빨간불이 켜진 만큼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해양 조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2025.11.23. 13:00
국민의힘이 ‘당심(黨心) 반영 확대’를 내년 6·3 지방선거 승리 해법으로 내놨다. 지방선거 후보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50%에서 70%로 늘리고, 여론조사는 30%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바뀐 경선룰은 최고위원회와 상임전국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중도층 이탈이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은 상황이지만 해법은 정반대 방향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을 도는 장외 여론전에 다시 나섰다. 장 대표는 23일 경남 창원에서 장외 규탄 대회를 열고 “국민 자유를 잡아먹는 괴물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반시장·반인권·반법치를 일삼는 이재명에게 국민이 레드카드를 들어 퇴장을 명할 때가 됐다”며 “왜 우리가 움츠러들어야 하나. 벌 받고 사죄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통적 지지층 결집이 당 지지율 반등의 선결 조건이라고 믿고 있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12·3 계엄 사태 직후 급락했던 당 지지율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지지층 결집을 기점으로 1월 일시 반등했던 경험이 ‘결집해야 산다’는 지도부 믿음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 입장에선 당심 반영 확대 경선룰 도입과 맞물린 장외 여론전은 당내 장악력을 높이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경선에서 ‘당심’이 최우선 기준이 되면 지방선거 도전자들은 불이익이 두려워 소신 발언을 하지 못하게 되고, 반대로 장 대표는 친한동훈계 등 지도부 노선에 부정적인 인사들을 배제하는 칼자루를 쥐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외연 확장도 일단 내부 결집을 통해 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에야 가능하다”고 선(先) 결집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파열음은 상당하다. 당장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는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는 23일 “변화나 쇄신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는 국민의힘과 함께할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은 계엄에 대한 입장을 전환하기보다는 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는 구호로 가려는 것 같다. 그 전략으로 완전히 대패한 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2020년 총선”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미우나 고우나 개혁신당과 후보를 따로 내면 지방선거 타격이 불 보듯 한 데, 당은 강성 일변도로만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밀어붙이는 것과 맞물려 “강성 당원과 특정 지역의 여론이 과잉 반영되는 민주당과 닮아간다”(수도권 의원)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18~20일 한국갤럽의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중도층 응답은 30%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중도층 응답(44%)보다 14%포인트 낮았다. 중도층 응답자의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 16%, 민주당 44%로 28%포인트 격차였다. 또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민주당 지지율(43%)은 물론 무당층 비율(26%)보다도 낮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선룰 변경처럼 열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땅굴 파기식 전략이 반복되면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부동산 대책 후폭풍 같은 여권발 악재를 국민의힘이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국희.박준규([email protected])
2025.11.23. 13:00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이면서 당내 이견이 확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똑같은 1표로 맞추는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추진 중이다. 당초 ‘60:1 이상’이었던 대의원·권리당원 표의 가치는 이재명 대표 시절인 2023년 11월 ‘20:1 이하’로 한 차례 조정된 적이 있다. 정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1인 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원 주권정당의 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당내 이견에 대해선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이재명 대표 시절 원외 위원장들도 1인 1표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일축했다. 정 대표의 의지는 남은 일정에서도 드러난다. 정 대표는 지난 19~20일 실시한 당원투표의 투표율은 16.81%(찬성율 86.81%)에 그쳤지만 “90% 가까운 당원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지난 21일 당 최고위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 착수 안건을 의결했다. 당 지도부는 “24일 당무위원회, 28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들어가겠다”(조승래 사무총장)고 예고했다. 그러나 일정이 확정되자 당내 이견은 커지고 있다. “정 대표가 내년 대표 연임을 겨냥한 작업을 하는 것”(수도권 재선의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아서다. 정 대표는 8·2 전당대회에서 대의원(46.91%) 보다 권리당원(66.48%) 득표율이 월등히 높았다. 정 대표 본인이 ‘1인 1표제’ 도입의 최대 수혜자가 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헌·당규 개정의 근거로 활용 중인 당원투표에 대해서도 “겨우 16% 참여하고, 80% 찬성으로 여론을 수렴한 것처럼 호도해도 되느냐”(최고위원)는 반발이 나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23일 중앙일보에 “21일 최고위에서 ‘이렇게 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다’라는 여러 최고위원의 의견 개진이 있었는데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도 전날 “정청래 지도부의 행보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의견수렴 방식, 절차적 정당성, 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이번 사태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과 정 대표 지지층의 입장 대립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 초선인 윤종군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체 권리당원 중 TK(대구ㆍ경북)는 2%대이고, 영남 당원 전체도 10%가 안 된다. 1인1표제를 하면 영남의 대표성이 너무 과소 대표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 지지층이 주로 모인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에는 “대의제를 건드린 건 막가파식 날치기”라는 추진 반대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에 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권리당원 권한 강화는 이재명 대표 때부터 당의 기본 방침이었는데 트집을 잡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도 “1인1표제 반대는 기득권들의 발악. 권리당원들이 정청래 지키자”는 옹호 글이 많았다. 24일 당무위와 28일 중앙위에서 당헌·당규 개정안이 통과될지를 두고도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당원 투표 결과가 압도적인 만큼 의결을 자신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지역위원장과 당연직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는 상당히 훈련된 분들이다. 당원투표와 같이 가리라 장담하기 어렵다”(당 관계자)는 시각도 있다. 김나한([email protected])
2025.11.23. 13:00
국민연금이 기초생활보장제의 생계급여에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최저 생계를 보장할 만큼은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는 뜻이다. 23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1인당 평균액은 67만 9924원이다. 반면 1인 가구의 생계급여 기준액은 76만 5444원이다. 생계급여가 많아진 것은 2023년이다. 그 전에는 국민연금 평균액이 조금씩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연금 전문가는 "자기 돈을 한 푼 내지 않는 생계급여보다 국민연금이 적다는 게 참 안타깝다. 국민연금이 최저 생활을 보장할 정도는 돼야 한다"며 "연금 액수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초생보는 2015년 생계·의료·주거·교육 등의 개별 급여 체계로 전환했다. 당시 1인 가구 생계급여는 43만 7454원, 국민연금은 48만 4460원이었다.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1만~2만원 많은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다 2023년 생계급여가 62만 3368원, 국민연금이 62만 300원이 되면서 생계급여가 3068원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생계급여가 5만여원 더 많게 벌어졌고, 올해 차이가 8만 5520원으로 커졌다. 노령연금은 1990년대 국민연금 확대 때 5년만 가입해도 연금을 지급하던 특례연금, 이혼하면 지급하는 분할연금, 장애·유족 연금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형태의 국민연금을 말한다. 생계급여 기준액은 소득·재산이 없을 때 받는 최대치의 생계비이다. 역전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복지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복지를 결정하는 기준인 기준중위소득을 잇따라 역대 최고로 인상했다. 1인 가구는 더 올렸다. 또 기준중위소득의 30%이던 생계급여의 기준선을 32%로 올렸다. 이 조치 이후 1인 가구 생계급여가 연 7~14% 뛰었다. 그 전에는 2~6% 정도 올랐다. 반면 국민연금 평균액은 3~5% 인상에 그쳤다. 국민연금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연 1~3%)만큼 올린다. 또 연금액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게 전체 가입자 3년 평균소득(A값, 올해 309만원)인데, 이것의 상승률이 그리 높지 않다. 연 3~6% 선이다. 지역가입자의 신고 소득이 높지 않은 이유가 크다. 둘의 차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2026년 기준중위소득과 생계급여 기준선을 결정하면서 내년도 1인 가구 생계급여를 82만 556원으로 정했다. 올해 12월 국민연금 평균액은 70만원 살짝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늘리기 위해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군·출산·양육·교육 등의 크레디트(가입기간 추가 인정) 확대 등으로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정책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는 7월 기준 726만여명이다. 이 중 월 연금이 40만원 안 되는 사람이 271만명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들이 기초연금(34만 2570원)을 온전히 받아서 국민연금과 합쳐도 1인 가구 생계급여(76만 5444원)에 못 미친다. 게다가 국민연금이 약 51만원 넘으면 기초연금이 삭감된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독일·스웨덴 등이 최저연금·최저보증연금 등을 운영한다"며 "우리는 국민연금에 기초연금을 합해 최저선을 맞춰야 하는데, 기초연금을 보편주의 식(노인의 70% 이하에게 같은 금액 지급)으로 지급하는 걸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양 교수는 "기초연금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이하로 바꿔 대상자를 줄여나가되 저소득 노인에게 지급액을 올리고, 국민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없애고 소득에 비례해 연금이 올라가게 구조조정을 하자"고 덧붙였다. 신성식([email protected])
2025.11.23.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