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오리건살이] STX의 꿈과 조지아의 현실

LA에 살던 시절 대부분의 친구들은 불법 체류자들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영주권 혹은 시민권자 행세를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네들이 겪은 삶의 궤적을 공유하게 되고, “사실 난 학생 비자야” 혹은 “형 난 불체로 여기 15년 넘게 살고있어” 등의 고백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쉽지 않은 삶이었으리라. 미국의 박하디 박한 비자, 영주권 정책 때문에 이미 뿌리를 내린 땅에서도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비자가 연장되지 않아 급여가 끊긴 적이 있었고, 그 와중에 기적적으로 영주권이 승인되어 미국에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며칠 전, 300여 명의 한국인이 합법적 체류 신분 없이 근무하다가 이민단속국에 적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에 있는 본사 입장에서도 답답했을 것이 눈에 선하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놓고 운영을 원활하게 해야 하는데, 취업비자 발급에는 하세월이 걸렸을 것이다. 급한 마음에 여행비자를 발급받아서 직원들을 단기간으로 회전시켰겠지만, 이 편법이 어느 정도 굳어지면서 이런 사태로 이어졌을 것이다.   한편으로 미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자국민’은 고용이 되고 소득세와 사회보장세를 성실하게 납부함으로써 경제에 선순환을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불법체류자의 경우 현금을 받고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는 사람들의 인프라를 무임승차하는 꼴이 된다.     물론 DACA 등의 제도가 있어서 불법 체류자도 고용세를 납부할 수 있는 루트가 확보가 되어있으나, 제한적으로만 활용될 뿐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배경이 잘 알려져 있지 않으니 분노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과 몇 주 전에 양국의 정상이 만나서 미국에 더 큰 투자를 약속한 상태인데, 한편으로 현지 공장 운영에 필수적인 한국인 인력들을 구금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말이다.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말까지 나올 수밖에 없다.   투자란 자본뿐 아니라 인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지금은 돈만 들어오고, 정작 기계를 돌리고 교육할 사람은 없는 셈이다. 과장을 보태면 미국인 직원들이 매뉴얼만 보고 운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사회 초년생 시절 나는 STX 라는 조선회사에서 근무했다. 2008년 당시 이 회사는 ‘아커야즈’라는 유럽 최대 크루즈 조선사의 인수를 완료한 상태였다.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아커야즈의 기술을 배워서 언젠가는 진해의 조선소에서 크루즈를 진수할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하는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이후 4년 동안 진해 조선소에서는 단 한 척의 크루즈도 건조되지 못했다. 결국 회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해외 자회사를 정리했다.     지금 조지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와 별 차이가 있을까 싶다.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려면, 물적 자본뿐 아니라 인력 유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거센 파도와 원주민의 저항을 이겨내며 이 땅을 개척한 이들은 다름 아닌 영국 출신 이민자들이었다. 미국이야말로 이민자의 나라인 것이다.   오늘날 미국이 다시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싶다면, 단순히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본만이 아니라 그 공장을 움직일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을 길러낼 제도적 장치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한국인 기술자들이 현지 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함께 융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미국이 스스로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이유건 / 회계사오리건살이 조지아 한국인 인력들 한국인 기술자들 취업비자 발급

2025.09.15. 19:02

썸네일

[속보]檢, '살인미수 혐의' 5호선 방화범에 징역 20년 구형

[속보]檢, '살인미수 혐의' 5호선 방화범에 징역 20년 구형 조문규([email protected])

2025.09.15. 19:01

썸네일

[중앙 칼럼] 미국 우선주의의 폭력적 민낯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은 순식간에 전시작전의 현장으로 변했다. 헬기가 굉음을 내며 상공을 선회하고, 장갑차와 중무장한 연방 요원 500여 명이 공장을 급습했다. ‘저전압 작전(Operation Low Voltage)’이라는 이름으로 단행된 이번 급습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국토안보수사국(HSI),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까지 총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이민자 단속이었다. 한국인 근로자 317명을 포함한 475명이 체포됐다.   충격은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이민 단속이라는 사실에 그치지 않았다. 공개된 영상 속 한국인 근로자들은 손에는 수갑이, 허리와 발목에는 쇠사슬이 채워진 채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마치 범죄조직원 검거 작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밀입국자도, 불법체류자도 아니었다. 단기 체류 비자(146명)나 전자여행허가(170명)로 합법적으로 입국해 배터리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장비 설치와 시험 가동을 맡은 고급 기술자들이었으며, 합법 취업비자를 가진 한국인 1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한국 본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미국 공장 건설 현장에 출장 나온 인력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 당국은 미국 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전문 인력을 불법 취업한 범죄자처럼 취급했다. 이들은 국경을 몰래 넘어 불법 취업과 불법 체류를 한 이민자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설령 비자 유형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국가 간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거나 투자 기업과의 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불법체류 단속’이 아니다. 이는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구호 아래, 불법이민자 추방과 자국민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 전문 인력과 동맹국의 투자를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다. 이민 당국은 이번 작전의 목적을 “불법 고용 근절, 공정 경쟁 보장, 미국인 일자리 보호”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투자 불안을 증폭시키고 동맹국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글로벌 투자 현장에서 동맹국 기술자를 쇠사슬에 묶는 장면은 외교적 모욕일 뿐 아니라 미국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경제적 자해였다.   한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크다.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했는데, 돌아온 대접은 범죄자 취급이었다”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한미 관세 협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한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현금으로 집행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원금 회수 이후부터는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겠다고 한다. 이는 투자라기보다 강탈에 가깝다. 3,500억 달러는 한국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조건과 비교하더라도,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수용하기엔 치명적인 불균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단속 다음 날인 5일 “그들은 불법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석방을 지시했다. 이어 14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위축시키고 싶지 않다”며 전문 인력 수용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미 이번 사태로 대미 투자에 대한 신뢰는 크게 훼손된 뒤였다. “외국 기업들이 복잡한 제품을 제조할 때 일정 기간 전문 인력을 데려와 미국인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그의 해명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언제든 동맹국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미국 우선주의의 민낯을 드러냈다. 강대국의 이해에 따라 동맹국조차 가차 없이 희생양으로 삼는 폭력적 방식은 구시대적 제국주의의 연장선에 다름 아니다. 미국 내 정치 어젠다와 반이민 정서에 한국이 휘둘리는 현실은 “돈 대고 뺨 맞는” 처지로 비칠 수밖에 없다.   동맹은 상호 존중 위에 설 때만 의미가 있다.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의 신뢰마저 허무는 폭력으로 변질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양국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무영 / 뉴스룸 에디터중앙 칼럼 미국 우선주의 한국인 근로자들 불법체류 단속 한국인 1명

2025.09.15. 19:01

썸네일

제21회 경암상 수상자 발표

경암상 故 경암 송금조 태양그룹 회장이 전 재산을 출연해 2004년 설립한 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장 진애언)은, 2005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자들을 선정·시상해 왔으며, 올해로 제21회를 맞이했다. 경암상은 고(故) 송금조 선생이 평생 근검절약으로 모은 전 재산을 희사하여 마련된 상으로, 부산을 기반으로 한 전국 규모의 학술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경암상의 취지는 학술·연구·문화 활동을 통해 사회의 발전과 도약에 기여한 학자·전문가·예술가들의 업적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예우하는 데 있다. 또한 이들의 성취를 본보기로 삼아, 학문과 예술에 매진하는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학문·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올해 수상자 선정을 위해 경암상위원회(위원장 이종호 서울대 교수,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는 전국 대학 총장·학장, 주요 학회장, 대학교수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총 59명의 후보자를 접수했다. 이후 각 분야별로 저명한 석학과 전문가 6~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두 차례에 걸쳐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경암상위원회가 전체를 심의·의결하여 분야별 수상자를 확정했다. 올해부터 상금을 부문별 각 3억원으로 증액하여 전국적인 학술상으로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였다. 또한, 해외에서 한국 학술분야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여러 학자들이 후보에 포함되며 세계적인 학술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제21회 경암상 수상자 이번 제21회 수상자로는 경암상 취지에 부합하여 각 학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더욱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네 분이 선정되었다.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및 특별상에서 각각 한분의 수상자가 선정되었으며, 인문사회 부문에서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 자연과학: 김유수 교수(광주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 김유수 교수는 단일 분자수준에서 양자상태를 정밀하게 계측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획기적인 연구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화학 분야 중 주사터널링현미경 (STM)을 이용하여 단일 분자 수준에서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계측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획기적인 연구 분야를 개척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STM과 광기술을 독창적으로 조합하여 개별 분자의 전자 및 진동 상태를 분광학적으로 규명하는 실험 기반을 확립하였고, 이를 통해 양자 에너지 변환, 계면 화학 등 기초과학의 핵심 현상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확장하였다. 또한, 이 기술이 고효율 광전자소자, 단분자 기반 양자정보처리장치, 인공광합성, 나노 광촉매 등에 응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는 등 미래 융합과학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이에 제21회 경암상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생명과학: 허준렬 교수(하버드 의과대학 부교수) 허준렬 교수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에 재직 중인 면역학자로서, 다양한 면역 관련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터류킨-17이라는 면역 조절물질(인터류킨)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장내세균이 만들어 내는 담즙산 대사물질이 인터류킨을 만드는 면역세포를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장내세균이 어떻게 면역 질환의 발생에 연관되는지를 명쾌하게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류킨이 어떻게 뇌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전 연구를 수행하여, 뇌 조직에서 인터류킨 수용체를 발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허준렬 교수의 이러한 연구 업적은, 그동안 면역학의 영역에서만 논의되어 오던 장내세균과 인터류킨의 역할을 신경계의 발달과 질병 발생까지 확장한 것으로서 생물의학 연구 분야에서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장내세균 및 인터류킨의 역할을 질병 발생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하여 그 분자 수준의 조절 기전까지 명쾌하게 규명한 것으로서, 면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통해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허준렬 교수는 지금까지 이룬 독창적인 연구 업적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학자이다. 이에 제21회 경암상 생명과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공 학: 김호영 교수(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서울대 김호영 교수는 interfacial fluid mechanics(계면 유체역학)와 soft matter physics(연성 물질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연구자이다. 그는 capillarity(모세관 현상), wetting(젖음 현상), elastocapillarity(탄성 모세관 현상) 연구를 통해 기초 물리를 정립하고, 이를 공학적으로 응용했으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humidity-/water-powered actuators(습도·물 구동형 구동기)와 soft robots(연성 로봇)을 개발하여 차세대 저전력 장치 설계에 기여했으며, 물 위를 걷는 곤충과 같은 bio-inspired research(자연 모방 연구)를 통해 자연의 원리를 공학적으로 전환했다. 그의 논문은 Science, PNAS,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되었고, 이러한 성과로 김 교수는 APS Fellow(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로 선정되는 등 학문적 영향력과 기술적 임팩트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이에 김호영 교수를 제21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특별상: 김상배 교수(MIT 기계공학부 교수) 김상배 교수는 로봇공학의 학문적 발전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이끌어온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간의 움직임을 모방한 생체모방 로봇 및 고기동 이동 시스템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특히 MIT Biomimetic Robotics Lab에서 개발한 ‘Mini Cheetah’를 비롯한 다양한 로봇 플랫폼은 기계공학, 전기전자, 인공지능 등 여러 학문 분야를 융합한 선도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학계뿐 아니라 산업, 국방, 재난 대응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당시 학계나 산업계에서 유압식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지배적이었으나, 김교수는 뚝심 있게 전기 구동 시스템의 개발을 추진하여 세계 최초로 실증하였다. 미국의 보스톤 다이나믹스와 Agility Robotics, 그리고 중국의 Unitree 등 150개 이상의 회사가 김 교수의 기술을 도입하여 로봇을 제조하고 있고, 앞으로 펼쳐질 피지컬(Physical) AI 시대에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김 교수는 로봇기술이 인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기술의 윤리적, 정책적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도 적극 참여해왔으며, 차세대 인재 양성과 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로봇공학 커뮤니티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에 김상배 교수를 21회 경암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시상식 오는 11월 7일 부산 서면 경암홀에서 역대 수상자와 경암상위원회, 경암상 심사위원 및 학·예술계 주요 인사들을 초대하여 영예로운 수상을 축하하는 시상식을 개최한다. 각 수상자에게는 3억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되며, 수상자만을 위한 헌정곡 연주로 특별한 축하와 감동을 전한다.

2025.09.15. 19:00

썸네일

[열린광장] 불완전한 사장의 비서 채용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이다. 어떠한 순간에도 가장 옳은 결정을 하는 인간이다.    경제학적으로 완벽하게 합리적인 인간을 ‘호모 이코노믹스(Homo-economics)’라고 부른다. 어떤 학자들은 이것을 줄여서 ‘이콘(Econ)’이라고도 부른다. 이콘은 계산하는 인간이며 완벽한 인간이다.     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다르다. 정보는 불완전하고, 소비 결정에는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감정 같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이렇게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인간의 행동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다.     행태경제학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휴리스틱(Heuristic)’, 즉 경험을 통해 얻은 단순한 규칙과 직관에 따라 판단한다고 본다. 언뜻 보면 주먹구구식 같지만, 수많은 실험은 인간이 이런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전통 경제학이 주장하는 완벽한 합리적 인간상에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인간이 무한한 정보를 계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제한된 정보와 시간 속에서 만족스러운 선택(Satisficing)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완벽한 이콘(Econ)’이 아닌, 현실의 인간을 설명하는 첫걸음이었다.     이후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휴리스틱의 구체적 유형을 밝혀냈다. 그들의 연구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합리적 계산보다는 직관적인 규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카너먼의 ‘자동차 보험 가입 실험’은 유명한 실험이다. 한 그룹에는 “보험료는 연간 200달러”라고 제시했고, 다른 그룹에는 “보험료는 하루 0.55달러”라고 제시했다. 두 금액은 동일하지만, 사람들은 하루 단위로 제시된 조건을 훨씬 저렴하게 인식해 그쪽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인간의 선택이 숫자와 확률보다 직관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수학자들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재미있는 문제 하나가 있다. 바로 ‘비서 문제(Secretary Problem)’다.   사장은 100명의 지원자를 순차적으로 면접하고, 그 자리에서 채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번 거절한 지원자는 다시 부를 수 없으며, 마지막 100번째 지원자까지 모두 거절한다면 결국 아무도 뽑지 못한다.     만약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이라면, 사장은 수학자들이 계산한 최적의 전략을 택할 것이다. 즉, 처음 37명은 무조건 거절하고 관찰만 한 후, 그때까지 만난 지원자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후 등장하는 63명 가운데 처음 37명 중 가장 뛰어났던 사람보다 우수한 지원자가 나오면 즉시 채용하는 것이다. 이 전략을 따르면 가장 우수한 지원자를 뽑을 확률은 37%로 최대가 된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어떤 사장은 초반 10명쯤 보고 금방 결정을 내리고, 어떤 사장은 끝까지 기다리다 허둥지둥 채용을 하기도 한다. 사장만의 성격, 경험, 감정 같은 수많은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코 완벽한 이콘(Econ)이 아니다. 휴리스틱을 통해 내리는 ‘충분히 괜찮은 결정’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손헌수 / 변호사·공인회계사열린광장 불완전 사장 비서 채용 비서 문제 합리적 계산

2025.09.15. 19:00

썸네일

이 대통령 "균형발전은 선택 아닌 운명…5극 3특·세종 집무실 추진"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지속성장과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며 “전국이 고르게 발전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고, 이를 위한 가장 큰 토대가 균형발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은 자원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불균형 성장 전략을 취해 수도권 1극 체제가 만들어졌다”며 “효율성은 있었지만 이제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은 과밀해지고 지방은 소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수도권 1극이 아닌 지방을 포함한 5개의 발전 축과 강원·전북·제주 등 3개의 특별자치도를 육성하는 ‘5극 3특’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은 균형발전의 주춧돌”이라며 “세종 집무실과 세종의사당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아울러 청년 고용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임에도 청년층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했다”며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는 정책 사업을 세심하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을 향해서도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듯, 청년고용 문제 해결에도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함께 통상 파고를 극복하고 있는 기업들이 청년 고용난 극복에도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도 국가도 기업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의 물꼬를 트자”고 강조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2025.09.15. 18:54

썸네일

국힘 "번복, 남 탓 변명 용납될 수 없어" 강유정 해임 촉구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16일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강 대변인이 혼란을 자초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어제 강 대변인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며 "대통령실이 여당의 사퇴 압박에 가세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실제로 여당에서는 조 대법원장 사퇴,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이후 논란이 되자 불과 1시간여 만에 강 대변인은 다시 브리핑을 열어 '오독·오보'라며 '언론 탓'으로 돌렸다"며 "국민 앞에서 삼권분립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스스로 내놓고 스스로 번복한 뒤 남 탓까지 하는 모습은, 대변인이 지녀야 할 기본 자질조차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강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을 브리핑 속기록에서 삭제·수정했다는 점"이라며 "기자들의 반발이 있자 이 부분을 다시 포함해 속기록을 공지했지만, 대변인실 속기록은 대통령기록물로 보존되는 자료다. 그런데도 실제 발언을 삭제·수정했다는 것은 은폐 시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조차 못 하는 조직이라면, 국민은 무엇을 믿으라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이어 "국민이 본 것은 대통령실이 사법부 수장의 거취 문제에 관여했다가, 여론에 밀려 말을 바꾸려는 혼란스러운 모습뿐"이라며 "국민 앞에서 대통령의 뜻을 전해야 할 대변인이 대변을 못 한다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곧 대통령의 뜻이다. 무엇보다 헌법과 법치에 직결된 사안일수록 그 무게는 막중하다. 그런데 말을 내고 번복하며, 책임까지 언론에 돌리는 태도는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에도 온정주의로 감싸서는 안 된다"며 "강유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하고, 메시지 라인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대통령실의 입장은 분명하고 단호해야 한다"고 했다. 또 "'번복, 남 탓 변명'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정 운영의 기본은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라며 "책임자를 문책하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혼선을 수습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대통령 입장을 묻자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점에 대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되자 강 대변인은 재차 브리핑을 열어 "삼권분립 및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감에 대해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오독이고 오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09.15. 18:54

썸네일

여성 전용 '금융대출'…여성 고용 꼴찌인 울산의 승부수

'1인당 지역총소득 6만 달러' 도시 울산이 여성 고용 꼴찌 불명예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 전용 금융대출 카드를 꺼냈다. 공장 굴뚝이 많은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 탓에 여성 고용률이 전국 최하위에 머무는 현실을 고려해 지자체가 이례적으로 직접 여성 창업·금융 대출 지원에 나섰다. 울산시는 16일 BNK울산경남은행·울산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울산 여성 창업 특례보증 지원사업을 오는 2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총 12억원 규모다. ━ 창업 7년 이내 여성 대표 대상 대출 대상은 울산에 거주하며 식당이나 옷가게 등 사업장 창업 7년 이내 여성 대표다. 한 곳당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시중 변동금리보다 최대 1% 낮은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예컨대 신용등급 1~2등급(신용 평점 840~1000점)의 경우, 평균 5.34%인데, 이를 최저 3.51%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낮춰진 만큼의 대출 이자는 울산시와의 협약에 따라 은행에서 부담한다. 이와 별도로 울산시는 자체 예산(1억원 규모)을 울산신용보증재단에 지원한다. 이를 통해 재단 측은 최장 5년간 보증을 제공하고, 보증료율을 연 1%에서 0.7%로 낮춘다. ━ 신용평점 제한 완화 또 신용 평점 제한 완화와 보증심사 간소화를 통해 저신용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 문턱을 대폭 낮춘 점이 이 사업의 특징이다. 울산에는 여성이 대표로 식당 등 사업장을 운영하는 곳이 1200여곳 있다. 이번 대출 지원은 울산시가 추진하는 여성 고용 확대 정책과 맞물린다. 지난 3일 열린 울산 최초 여성 전용 취업 박람회에는 100개 기업과 1100여명의 구직자가 참여해 채용 면접이 진행됐다. 울산시는 창업 지원과 일자리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엔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에 '여성창업지원존'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사무공간 제공 등 지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여성인턴지원금 확대 정책도 계획 중이다. ━ 일자리 많은 울산, 여성 고용은 '전국 꼴찌' 일자리가 넉넉한 울산이지만, 여성 고용 지표는 전국 꼴찌다. 2023년 여성 고용률은 48.5%로 전국 평균(54.5%)보다 6%p 낮았다. 남성과의 격차는 20%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여성 고용률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여성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남녀 임금 격차도 심각하다.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2021년 울산 여성 근로자의 월급은 남성의 56.9%로, 전국 평균(62.0%)보다 5.1% 낮았다. 이같은 불균형 속에서 울산을 떠나는 젊은 여성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의 지역조사(1000명 대상) 결과 여성 지역 이탈 이유 1순위는 '남성 중심 산업 구조'(25%)였으며, '여성 일자리 부족·낮은 급여'(22.9%)가 뒤를 이었다. 울산시는 이번 특례보증 사업을 통해 여성 창업, 취업, 울산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 장벽을 낮췄다"며 "여성의 지역 정착과 성별 고용 격차 해소, 지속 가능한 일자리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윤호([email protected])

2025.09.15. 18:53

썸네일

무허가 녹용 제조ㆍ판매업자 적발...한의원ㆍ의약품도매상에 흘러가

무허가 시설에서 녹용 절편 제조하고, 판매ㆍ유통시킨 업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제조업 허가를 받지 않고 의약품 녹용 절편을 제조ㆍ판매한 4명과 이를 유통한 37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무허가 의약품 녹용 절편이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무허가 의약품 제조소로 특정되는 장소에 잠복해 녹용 절편 생산에 필요한 녹용 원물, 산소, 주정의 입고와 녹용 절편 출고 상황을 확인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녹용 및 녹용 절편 약 1448kg과 제조시설, 거래 비밀 장부 등을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무허가 제조소 등 3곳에서 2021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녹용 절편 7917kg을 제조하고, 이 중 6429kg, 약 41억원 상당을 전국 의약품 제조업체, 의약품 도매상 등 27곳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제조ㆍ판매업자 A씨와 B씨는 의약품제조업 허가를 받을 수 없는 비위생적인 장소에 녹용 절편 제조에 필요한 가스통, 토치, 절단기, 건조대, 송풍건조기 등의 시설을 갖추고, 러시아ㆍ뉴질랜드산 녹용을 원료로 녹용 절편을 제조하고 이를 판매했다. 또 제조ㆍ판매업자 C씨는 소재지 변경 허가를 받지 않은 의약품 제조소에서 녹용 절편을 제조하고 판매했다. 녹용 절편을 유통한 피의자들은 모두 무허가 제품인 것을 알면서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이를 구매했고 전국 한의원, 의약품도매상 등 약 212곳에 판매했다. 특히, 무허가 녹용 절편을 구매한 의약품 제조업체 8곳은 해당 제품을 각 제조업체 상호가 표시된 포장지로 재포장해 유통시켰다가 적발됐다. 식약처는 “무허가 녹용 절편은 제조ㆍ품질관리가 안되어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의약품 취급자와 소비자는 반드시 규격 한약재를 구매해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2025.09.15. 18:45

썸네일

"헌재 불지르자" 협박글 30대 무죄 왜?…“해악 고의 단정 어려워”

내란우두머리죄 등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자”는 취지의 글을 올린 30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일영 판사는 지난달 28일 협박 및 협박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던 A씨는 선고 당일 석방됐다. A씨는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헌제(헌재의 오기) 가능하면 들어가지 말고 불 지르면 좋은데’라는 제목의 글에 “불 지르는 게 가장 안정(안전)할 듯”이라고 쓰는 등 7차례에 걸쳐 헌재를 방화하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사이트에 “방어수단 챙겨가라. 경찰이 폭력 쓰면 망치로 때려죽여”라고 쓰는 등 10차례에 걸쳐 헌재 경비와 경찰 공무원을 살해하거나 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도 받는다. 수사기관은 A씨의 행위가 ‘협박하거나 협박하려 한 것’으로 보고 협박 및 협박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설 판사는 “피고인이 게시글을 작성할 당시 헌재 소속 보안담당 공무원 또는 헌재 경비 등 담당 경찰공무원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해악을 고지한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설 판사는 “사건 게시글의 내용과 당시 사회적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 게시글 게재 행위의 주된 목적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적 집회 또는 불법행위를 선동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상황 전개에 영향력을 미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당 글이)적대감, 분노감을 표출하거나 조롱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것만으로는 피고인의 주된 의도가 해악의 고지를 피해자들에게 도달시키려는 것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겁을 주려 하였다기보단 집회 군중 또는 사태의 전개에 영향을 미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피고인은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작성했을 뿐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방법(우편 등)을 사용하거나 피해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헌재 또는 경찰청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달 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최모란([email protected])

2025.09.15. 18:45

썸네일

中 옌청, 생태 우위 살려 녹색·저탄소 발전 시범구 건설

중국 장쑤성 옌청(鹽城)은 소금으로 태어나 바다로 성장한 도시다. 올해 이곳에서는 장쑤성 정부, 자연자원부, 국가임업초원국이 공동 주최하는 2025 글로벌 연안 포럼이 열린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아름다운 연안: 생태 우선, 녹색 발전”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이야기하고 연안 생태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될 전망이다. 옌청은 장쑤성 정부가 지정한 녹색·저탄소 발전 시범구다. 독특한 생태 조건과 풍부한 녹색 에너지, 높은 탄소 흡수 잠재력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저탄소 전환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 결과 국가 탄소피크 시범 도시로 선정됐고 디지털·녹색 융합 전환 종합 시범 도시에도 포함됐다. 생태 강점을 심화해 살기 좋은 도시로 중국 동부 황해 연안에 자리한 옌청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국제 습지 도시’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동양의 습지 수도’, ‘두루미와 미록의 고향’으로 불리며 생태 도시로서 국제적 위상을 강화해왔다. 옌청은 현재 한국 남원, 제천, 광주광역시를 포함한 13개 도시와 자매·우호 교류 관계를 맺고 있다. 2017년에는 국무원이 정식 비준해 중한(옌청) 산업단지가 설립됐으며 이를 통해 한·중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마련됐다. 이곳에는 기아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이 입주했다. 옌청은 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서양다오(射暘島) 골프장은 한국 SNS에서 추천 1위 골프장으로 꼽힌 바 있다. 가을철, 황해 습지 세계자연유산 핵심 지역에 위치한 탸오쯔니(條子泥) 습지에는 도요·물떼새류 철새의 ‘선발대’가 속속 도착한다. 이곳은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 경로의 중심 노드이자 핵심 지역으로 매년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옌청 둥타이(東台) 탸오쯔니 습지는 철새들에게 ‘주유소’ 역할을 하며 푸른 하늘과 맑은 물 위로 수많은 철새가 날아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올해 CCTV 춘절 특집 무대에서는 옌청 황해 습지가 영상으로 소개되며 중국 전역에 생태 도시의 이미지를 전했다. 옌청의 ‘녹색’은 자연의 선물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혜가 빚어낸 결실이다. 황해 습지의 ‘조석삼림(潮汐森林)’, 다펑 미록 보호구역의 ‘사불상(四不像, 사슴과에 딸린 동물)’ 무리, 두루미 월동지의 ‘인간–두루미 공존’은 생태 문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관광객들은 탸오쯔니 습지에서 넓적부리도요의 이동을 관찰하고, 네덜란드 꽃해변에서 튤립과 풍차를 즐긴다. 옌청의 녹색 생태는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의 생생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옌청의 가장 뚜렷한 산업적 특징은 ‘녹색 제조’다. 장쑤성에서 가장 긴 해안선과 가장 넓은 해역을 보유한 옌청은 세계적으로 개발 가치가 높은 해상 풍력 단지 중 하나다. 황해 1호 도로를 따라 늘어선 거대한 풍력 터빈과 광활한 태양광 패널은 도시의 새로운 풍경이 됐다. 옌청은 풍력 산업에서 “연구 설계 – 장비 제조 – 자원 개발 – 운영 유지보수 서비스”를 아우르는 전 산업 사슬을 구축했다.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타워, 자켓 구조물, 해저 케이블, 기어박스 등 전 분야를 포괄하며 진펑테크놀로지(金風科技), 위안징에너지(遠景能源), 상하이전기(上海電氣) 같은 풍력 완성품 기업과 중처전기(中車電機), 중차이테크놀로지(中材科技) 등 핵심 부품 기업들이 모여 있다. 태양광 분야도 실리콘 웨이퍼, 전지, 모듈, 부자재, 스마트 장비 등 주요 영역을 포괄하는 완비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아터스(阿特斯), 징아오(晶澳), 퉁웨이(通威) 등 업계 상위 기업과 다수의 관련 기업이 옌청에 진출해 있다. 옌청 빈하이항(濱海港)에 위치한 ‘그린에너지항’ 프로젝트 현장에는 거대한 흰색 LNG 저장탱크 10기가 늘어서 있다. 총 저장 용량은 250만㎥에 달하며 연간 처리 능력은 600만 톤 규모다. 이 프로젝트는 옌청의 녹색·고품질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또한 옌청은 ‘그린에너지항’의 냉열 자원을 활용해 ‘녹색 전력+냉열’ 종합 활용 시범구를 조성 중이다. LNG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저온·중저온·저온 자원을 활용해 산업 체인을 구축하고 동결건조 과일·채소, 냉수성 어류 양식, 콜드체인 물류, 빙설 관광, 해양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옌청의 탄소중립 산업단지 옌청은 저탄소 전환의 선도 도시로서 탄소중립 산업단지 건설을 앞장서 추진하며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탄소중립 산업단지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효율적 이용, 자원 순환, 도시 건설·교통의 녹색 전환, 탄소 포집·활용 등을 통해 단지 내 이산화탄소 배출을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옌청시 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옌청은 탄소중립 산업단지 건설에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 그리고 장기적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다펑항(大豐港), 빈하이항, 서양항(射暘港) 세 곳에 각각 탄소중립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으며 각 단지는 ‘녹색 전력+수소’, ‘녹색 전력+냉열’, ‘녹색 전력+신형 전력 시스템’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발전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또 “우리는 자원 조건을 기반으로 시범 기회를 선점해 탄소중립 산업단지를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면서 “현지 녹색 전력의 활용, 녹색 산업 사슬 강화, 저탄소 신기술 혁신, 녹색 서비스 체계 최적화를 통해 생산과 에너지 소비 방식을 전환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녹색 생산력을 발전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의 저탄소 전환 선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15. 18:44

썸네일

보람상조, 국가고객만족도 상조서비스 부문 1위

국내 대표 상조 브랜드 보람상조가 ‘2025 국가고객만족도(NCSI, 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에서 상조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NCSI는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미시간대학이 공동 개발한 고객만족 평가모델로 제품·서비스의 품질과 고객만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국내 3대 고객만족도 조사다. 매년 산업군을 분류해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해당 지표를 기준삼아 매년 고객만족수준을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만큼 그 위상이 높다. 올해 신설된 상조서비스 부문에서 첫 1위를 차지한 보람상조는 명실상부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 보람상조는 서비스 품질, 신뢰성, 재이용 의향 등 주요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아 경쟁사들을 앞섰다. 이번 조사(3분기)는 지난 5~7월 생활밀착형 제품 및 서비스 산업군 18개 업종 68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해당 조사는 해당 기업, 기관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64세 이하 고객이 대상이며, 기업/기관별 각 278명이 참여한다. 응답자는 모두 1년 이상 해당 기업 상품에 가입한 실제 고객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아닌 실제 고객 경험을 통해 평가받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1991년 창립 이후 ‘가격정찰제’, ‘장의 리무진’, ‘사이버추모관’, ‘LED 영정사진’, ‘모바일 부고 알림’ 등 업계 최초의 혁신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며 쌓아온 신뢰로 입증된 결과다. 현재는 의정부, 인천, 천안,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 13개의 직영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고객만족 서비스의 품격을 높이고 있으며 국가자격증 기관인 보람장례지도사교육원을 운영해 전문 인력 양성, 국내 상조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모기업 보람그룹을 통해서 상조를 넘어 고객의 삶 전반을 책임지는 라이프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녀학습지원(메가스터디), 건강검진서비스(착한의사), 고객편의서비스(하이파킹) 등의 제휴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그룹사에서는 반려동물 장례(스카이펫), 추모보석(비아젬/펫츠비아), 건강기능식품(닥터비알)까지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고객의 일상 곳곳에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실현하며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이번 NCSI 1위를 통해 보람상조가 고객의 신뢰와 만족을 바탕으로 국내 상조문화의 미래를 증명하고 있다”며 “보람그룹은 앞으로도 고객의 전 생애를 함께하는 기업으로서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9.15. 18:41

썸네일

윤석열 구속에 "헌재 불 지르자" 글 게시한 30대 무죄, 왜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온라인에 "헌재에 불 지르자"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9단독 설일영 판사는 지난달 28일 협박 및 협박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A씨는 선고 당일 석방됐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인 A씨는 서울서부지법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1월 19일 자신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헌재 가능하면 들어가지 말고 불 지르면 좋은데" 등 헌재를 방화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7회에 걸쳐 올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방어 수단 챙겨가라, 경찰이 폭력 쓰면 망치로 때려죽여", "정당방위다, 락커로 눈 공격해도 경찰 무력화 가능" 등 10회에 걸쳐 집회·시위 관리 담당 경찰공무원을 살해하거나 폭행할 것을 종용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도 있다. 수사기관은 A씨의 이런 행위에 대해 "헌재 총무과 소속 보안 담당 공무원과 경찰공무원 8명 등을 협박하거나 협박하려 한 것"으로 보고 협박 및 협박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게시글 내용에 대해 "피고인이 게시글을 작성할 당시 피해자들을 상대로 해악을 고지한다는 고의를 갖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했다. 설 판사는 "이 사건 게시글 대부분은 '(헌재를) 불태우자, (경찰버스를) 불태워라, (망치를) 챙겨라' 등 청유형 내지 지시형의 표현을 작성됐다"며 "이는 피고인이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메시지 전달 상대로 여겼음을 보여준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의 게시글 주된 목적은 폭력적 집회 또는 방화·특수공무방해·공용물파괴 등의 불법 행위를 선동하고 이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상황의 전개에 영향력을 미치고자 한 것"이라며 "헌재 근무자 등에게 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표현물도 있지만 적대감을 표출하거나 조롱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가 온라인 게시판에 게시글을 작성했을 뿐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방법(우편 등)을 사용하거나 피해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헌재·경찰청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지 않은 점도 무죄 판단 근거가 됐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달 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09.15. 18:26

썸네일

연준 출신 24명 "트럼프 압력에 연준이 실수할 위험 심각"

연준 출신 24명 "트럼프 압력에 연준이 실수할 위험 심각" 듀크대, 전 연준 인사 25명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직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노출된 연준이 금리정책을 실수할 위험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듀크대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연준 이사와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낸 인사들과 연준 실무진으로 일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5명 중 24명이 정치적 간섭으로 인한 통화정책 실수의 위험을 "극심하다" "심각하다" 또는 "높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11일 진행됐다. 듀크대는 보고서에서 "백악관의 압력으로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할 위험이 있다고 많은 이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한 응답자는 "연준이 금리 인하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고, 완전히 굴복하진 않더라도 만약 경기침체가 있을 경우 비난을 피하기 위해 완화 쪽으로 실수할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른 이들은 만일 경제가 심각하게 약화할 경우 통상적인 연준의 정책도 어차피 완화를 요구할 것이기에 백악관이 추구하는 것과 건전한 정책이 요구하는 바가 일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듀크대는 전했다. 그럼에도 몇몇 이들은 연준 이사나 지역 연은 총재들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직접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듀크대는 이들의 우려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응답자 3명의 발언을 전했다. 한 응답자는 "정책이 백악관이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비둘기파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인사는 "정치적 압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원래보다 더 낮은 방향으로 기울게 할지도 모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국 FOMC는 신뢰성을 지킬 것"이라며 "하지만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일부 위원에게는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만일 트럼프가 반대하는 이들을 해임할 권한을 가질 경우 연준 독립성은 상실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예상보다 빠른 완화가 단기적으로 금융 시장을 부양할지도 모르지만,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포기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이는 금융 시장의 환호를 뒤집고,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으로 인해 장기 금리에 반대 방향의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손상됨에 따라 미국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를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응답자의 약 절반은 연준이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지난 6월의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내 적절한 금리 인하에 대해선 8명은 2회, 7명은 1회 또는 0회, 7명은 3회 이상을 선호했다. 전 연준 인사들의 이러한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하는 한편 연준 이사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채우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의 후임으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이날 상원에서 인준안을 통과함에 따라 오는 16~17일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마이런 위원장은 지난 4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연준 이사로 인준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런 위원장은 쿠글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를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이유로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그러나 쿡 이사가 해임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 판결에 따라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정우

2025.09.15. 18:25

[영상] 10시간만에 1천1백여가구 잿더미로…"반바지 한 벌 못 건져"

[영상] 10시간만에 1천1백여가구 잿더미로…"반바지 한 벌 못 건져" [https://youtu.be/2denGUXHQjE] (서울=연합뉴스) 시뻘건 불길이 무섭게 하늘로 치솟습니다. 하늘이 온통 붉은빛으로 번쩍입니다. 소방차 20여 대와 소방대원 100여 명 투입돼 쉴 새 없이 물을 뿌려보지만, 불길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시 외곽 인구 밀집 지역인 톤도 '해피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현지시간 13일 밤. 대부분 목재 판잣집이 붙어있는 곳이어서 불길은 손쓸 새 없이 급격하게 번졌습니다. 오후 8시쯤 시작된 불은 10시간 만에야 완전히 잡혔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필리핀 소방 당국은 이번 화재로 1천1백여 가구가 집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시커멓게 탄 채 골조만 남은 마을을 본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한 주민은 외신 인터뷰에서 "집이 다 타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반바지 한 벌, 옷가지 하나 건질 것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톤도는 쓰레기 매립지 인근의 필리핀 마닐라의 최대 빈민촌입니다. 집들이 밀집해 있는 데다 목재 같은 불에 잘 타는 소재로 지어진 필리핀 마닐라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대형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지난 8월에는 마닐라 차이나타운의 낡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 넘게 숨진 바 있습니다. '해피랜드'(Happy Land)라는 지역명은 '쓰레기가 뒤덮인 마을'이라는 현지어 '하필란'(hapilan)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작: 진혜숙·변혜정 영상: 로이터·AFP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진혜숙

2025.09.15. 18:25

美中, 틱톡 처분 큰 틀 합의…'트럼프 베이징 방문'도 성사되나

美中, 틱톡 처분 큰 틀 합의…'트럼프 베이징 방문'도 성사되나 美, 中 '베이징 정상회담' 요청에 "틱톡·무역 협상서 양보하라" 요구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분 방안 합의 여부에 따라 올해 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정상회담의 개최장소도 달라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성사하기 위해 두 달 넘게 백악관을 상대로 외교적 구애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다음 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회담 장소로 상정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세계 언론에 개방된 APEC 정상회의보다 철저하게 회담장 통제가 가능한 베이징에서 회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책당한 것과 비슷한 외교적 참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은 이달 말 유엔 총회에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총리를 참석시킨 뒤 미국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필요성을 설득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방문한다면 시 주석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중국의 집요한 요구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에서부터 틱톡 처분 방안에 이르기까지 양국 현안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 처분 문제를 베이징 방문의 시금석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틱톡 매각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개인 틱톡 계정에 1천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인 지난 2020년 틱톡에 대해 사업체 매각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지난해 선거기간에는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 층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현재 틱톡은 미국의 '틱톡 금지법' 때문에 퇴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 법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양국의 틱톡 매각 협상에서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정부는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틱톡 매각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 스페인에서 개최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틱톡의 처분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실제로 매각 협상이 타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다만 중국은 협상 자체를 최대한 오랫동안 끄는 것이 목적일 뿐 의미 있는 결국 양보는 거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 등 미국을 압박할 수단을 지니고 있는 만큼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일환

2025.09.15. 18:25

美, 日서 최신 중거리미사일 '타이폰' 언론 공개…중국 압박

美, 日서 최신 중거리미사일 '타이폰' 언론 공개…중국 압박 미일합동훈련 '레절루트 드래건'서 일본 첫 배치…연례훈련 마치면 일단 철수 타이폰 시스템 지휘관이 직접 언론 설명…중국 미사일 전력 증강에 미일도 대응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군이 최신 중거리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일본에서 열리는 합동훈련에서 언론에 공개했으며, 이는 '안정을 해친다'며 중국 측이 배치에 반발하는 무기도 미국과 일본이 배치할 용의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미사일 시스템을 운영하는 태스크포스의 지휘관인 웨이드 저먼 미국 해병대 대령은 15일(현지시간) 일본 혼슈(本州) 서부 야마구치(山口県)현(縣)에 있는 이와쿠니(岩国) 미군 해병대 비행장에서 기자들에게 이 시스템을 소개했다. 타이폰 발사기 앞에 선 저먼 대령은 "복수의 시스템과 상이한 유형의 탄약을 시용함으로써 적에게 딜레마가 될 수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이 시스템을 전방에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타이폰 시스템이 일본에 처음으로 배치된 계기는 미국 해병대와 일본 자위대가 하는 연례 합동훈련 '레절루트 드래건'이다. 올해 훈련에는 도합 2만명이 참가하며, 기간은 9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다. 저먼 대령은 레절루트 드래건 훈련이 끝나면 이 시스템이 일본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나, 타이폰의 다음 행선지나 나중에 일본에 다시 배치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타이폰 발사기는 지상에 설치되며, 만약 일본에서 타이폰 발사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 동해안이나 러시아 영토 일부를 공격하는 데에 사거리가 충분하다. 사거리가 200㎞ 이상이고 선박과 항공기를 공격하기 위해 설계된 SM-6 미사일을 타이폰으로 발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은 2024년 4월 타이폰을 필리핀에 배치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먼 대령은 이번에 일본에 배치된 타이폰이 필리핀에 배치됐던 것과 똑같은 것인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8월 28일에 군을 통해 확인했을 때는 필리핀에 배치됐던 타이폰이 여전히 필리핀 내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일본에 배치된 타이폰 시스템의 실사격 훈련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올해 7월 호주에서 타이폰 실사격 훈련을 한 적도 있으나, 중국과 훨씬 가까운 일본에 타이폰이 배치됨에 따라 중국의 반발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군사 분석가들의 지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타이폰 최근 배치에 관해 논평해달라는 로이터의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퇴역 미국 해병대 대령이며 일본 자위대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랜트 뉴셤 일본전략연구포럼(JFSS) 연구원은 "과거 같았으면 이런 배치(계획)는 미국과 일본의 관료들이 중국의 반발을 두려워해 잘라버렸을 것"이라며 "보다시피, 이제는 그것(중국의 반발)이 예를 들어 5년 전보다는 문제가 덜 된다"고 논평했다. 미국이 이번에 타이폰을 배치한 이와쿠니 기지는 이른바 제1도련선(第一島鏈線·The First Island Chain)을 따라 설치된 미군 기지들 중 하나다. 제1도련선은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으로, 중국 해군의 작전 해역 경계선을 뜻하며 미국과 중국의 해상 세력 방위선에 해당한다. 미국은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곳곳에 대함 무기를 배치하려고 하고 있다. 차세대 미사일 계획들과는 달리, 타이폰은 대량생산이 용이한 기존 무기들을 활용한다.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을 7.2% 늘릴 예정이다. 일본 역시 국방 지출을 늘리면서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래 최대 규모의 군비 확장에 나섰으며, 전함에 배치할 토마호크 미사일을 구매하는 한편 자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중이다. 이웃한 대만도 군비 경쟁에 합류했으며 2026년에 국방 지출을 5분의 1 증액해 GDP의 3%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뉴셤 연구원은 "중국이 피해자로 삼으려는 나라들이 일어서서 스스로를 돌볼 준비를 시작할 때마다, 중국은 물론 항상 불평을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화섭

2025.09.15. 18:25

네팔, 임시정부 구성 착수…Z세대가 선호하는 장관 3명 지명

네팔, 임시정부 구성 착수…Z세대가 선호하는 장관 3명 지명 내년 3월 총선 전까지 정국 안정 역할…총리 "공공시설 재건" 지시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최근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큰 혼란에 빠진 네팔에서 Z세대가 선호하는 개혁 성향 신임 장관 3명이 임명되는 등 임시 정부 구성 작업이 시작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청년층의 지지를 업고 취임한 수실라 카르키 임시 총리는 최근 일부 내각 인선안을 발표했다. 그는 라메슈워레 프라사드 카날 전 재무차관을 재무장관으로, 옴 프라카시 아리얄 인권 변호사를 내무부 장관으로 각각 지명했다. 카날 신임 재무장관은 최근까지 주요 경제 개혁을 권고한 위원회를 이끌었으며, 카트만두 시장 고문인 아리얄 신임 내무부 장관은 공익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에서 변호를 맡았다. 또 에너지부 장관으로는 쿨만 기싱 전 국영 전력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공학자로서 산악 국가인 네팔의 전력 차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신임 장관 3명이 청렴한 관료로 평가받은 인물들이라며 이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Z세대'가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내년 3월 총선 전까지 임시 정부에서 정국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카르키 총리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패를 근절하고, 경제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카르키 총리의 취임을 환영한다"며 "유엔은 과도기에 어려움을 겪는 네팔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카르키 총리는 또 최근 시위로 파괴된 국회의사당과 대법원 등 공공시설을 재건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네팔 경찰은 지난주 시위로 혼란한 틈을 타 교도소에서 탈옥한 수감자 1만4천명 가운데 3천723명을 체포해 다시 구속했다고 밝혔다. 비노드 기미레 경찰 대변인은 일부 수감자들은 국경을 넘으려다가 인도 경찰에 체포돼 송환됐다며 "아직 수감자 1만320명이 도주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네팔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는 정부가 지난 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26개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하자 이에 반발해 시작됐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이번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다. 경찰이 지난 8일부터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강경 진압을 했고,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 관저 등지에 불을 지르며 맞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네팔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시위로 경찰관 3명을 포함해 72명이 숨지고 2천113명이 다쳤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손현규

2025.09.15. 18:25

美민주 "中과잉생산 억제해야"…미중 협상의제로 논의 촉구

美민주 "中과잉생산 억제해야"…미중 협상의제로 논의 촉구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중국의 고질적인 과잉 생산 문제를 미·중 무역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2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의 과잉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이 (자국의) 경제 성장 견인을 위해 구조적인 과잉 생산을 관행적, 파괴적으로 함으로써 미국의 산업 및 세계 시장의 안정성에 명백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철강 및 태양광 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해 수출한 탓에 미국 등의 일자리와 산업을 잠식했다며 이 같은 과잉 생산 문제를 중국과의 회담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관세 정책에 대한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서한은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베선트 장관, 그리어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허리펑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제4차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을 개최하기 전 발송됐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미국 내 안보 우려가 제기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처분 방안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뤘지만 관세와 수출통제 등 무역 관련 쟁점에 대해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혜림

2025.09.15. 18:25

[율곡로] 네팔 사태가 남긴 것

[율곡로] 네팔 사태가 남긴 것 다 빼앗아도 건드리면 안 될 두 가지, 밥그릇과 언론자유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많은 피를 흘린 끝에 정권이 붕괴한 네팔 사태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다시 입증했다. 결국 인간은 앞사람 또는 옆 사람이 했던 실기를 이미 봤거나 비판했으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게 본능이자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고장 난 영사기에서 끝없이 되풀이돼 상영되는 듯한 클리셰는 다음과 같다. 자신만 절대선이라 주장했던 사람들이 혁명이나 민란으로 권력을 잡는다. → 지배층이 되면 소수 기득권이 돼 권력을 장기간 나눠 먹는다. → 국민 삶이 피폐해져도 무신경하게 부정부패를 일삼는다. → 약속했던 개혁 조치는 권력 쟁취를 위한 감언이설이었음이 결과적으로 드러난다 →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는다. → 위선에 분노한 민중이 봉기한다 → 진압 과정에서 많은 이가 죽거나 다친다 → 정권이 무너진다. 현대사로만 범위를 좁혀도 많은 개발국이 이런 절차를 밟았거나 반복한다.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왕정이 종식되거나 체제가 바뀐 나라에서 이런 사례가 많다. 사회주의 정권이 적지 않은 나라에서 수립될 수 있었던 건 부의 평등이 가능하다는 유토피아를 약속해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혁명 이후엔 지배층과 다수 민중의 빈부 격차가 더 극심히 벌어졌다. 소련,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네팔 사태도 여지 없이 이런 패턴을 보였다. 네팔 왕국을 무너뜨린 좌파 혁명 세력은 인민공화국 수립 후 몇 개 정파가 이합집산하며 20년 가까이 권력과 부를 독점했다. 심지어 왕당파와 혁명 세력조차 손잡고 뒤섞일 만큼 권력층끼리 뭉쳤다. 공약했던 내전 과거사 해결, 개헌, 관광 부국 도약, 부패 척결 등은 대부분 이행되지 않았다. 국민의 고통이 커지는 동안 소수 권력층은 자제들까지 권력과 부를 축적했고 호화로운 생활로 다수 국민의 불만을 키웠다. 특히 혁명 지지 세력의 배신감이 컸다. 이들은 전제 군주를 타도해 모두 잘 살게 해주겠다던 마오주의 공산당을 내전도 불사하며 도왔다. 인민파와 왕당파가 10년간 싸우는 동안 1만7천명 넘게 죽고 수십만 명이 집과 재산을 잃었다. 그런데 오히려 네팔은 이후 더 가난해져 세계 최빈국 그룹으로 전락했고 혁명 세력만 배를 불리니 반감이 생겼다. 특히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위화감이 엄청났다. 빈부 격차와 청년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번 사태를 Z세대가 주도한 이유다. 카트만두 힐튼 호텔이 불에 탄 큰 이유도 권력층 자제를 뜻하는 '네포 키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치를 과시하는 상징적 장소여서다. 이처럼 분노가 치솟던 와중에 소셜미디어를 차단해 언로(言路)마저 막은 게 사태 촉발의 불씨를 댕겼다. 허위 정보를 불허한다는 이유였지만 사실 청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네포 키즈의 행태를 비난하는 움직임이 일자 이를 막으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진 게 거의 없어 오직 말로 호소하는 것만 남은 사람에게서 말할 자유마저 빼앗는 건 극단적 행동을 부른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달려든다. 정부가 언론 자유마저 빼앗은 건 안 그래도 울고 싶던 청년들의 뺨을 때린 격이었다. 또 하나 큰 실기는 소셜미디어가 단순히 젊은이들이 잡담하고 동영상을 즐기는 도구가 아니란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실업률이 높으니 많은 청장년이 해외로 나가 일하며 가족에 돈을 보낸다. 네팔 국민 3분의 1가량이 해외 근로자가 보내오는 돈에 의지해 산다고 한다. 그런데 메신저 앱 등을 막으니 해외에 나간 가족과 연락할 길이 없어졌다. 당장 생계에 지장이 생긴 것이다. 해외에 취업하려는 청년들은 동영상 메신저 등을 통해 영상 면접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생계와 취업마저 차질을 빚었으니 그들이 거리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던 심정이 이해된다. 세계 각국 통치자들은 이번 네팔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었을 듯하다. 설사 만에 하나 국민을 억압하더라도 최소한 다음 두 가지는 피해야 권력이 위태로워지는 사태는 피할 수 있다는 가르침 말이다. 첫째, 의견이 다르더라도, 상대가 밉더라도 언론 자유(freedom of speech)는 억압하지 말 것, 둘째, 다 빼앗더라도 남의 소중한 밥그릇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하나는 남겨둘 것.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승우

2025.09.15. 18:25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