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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보다 더 맞은 UAE, 이란만큼 죽은 레바논

중앙일보

2026.03.19 08:45 2026.03.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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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불똥은 이들에게만 튀지 않는다. 당사국 못지않은 피해를 본 나라도 있다.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미사일·드론을 맞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망자 수가 이란에 맞먹는 레바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출구 없는 고래 싸움에 애먼 두 나라의 새우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UAE는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이란은 개전 이래 UAE에 총 2041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는 “이스라엘을 향해 이란이 쏜 발사체 수를 훨씬 웃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UAE는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의 90% 이상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압도적 물량에 피해는 늘고 있다. 이날까지 8명이 숨지고 158명이 부상했다. 공격받은 걸프 국가 중 인명 피해가 가장 크다. 피격 대상도 광범위하다. 이란은 UAE 내 미군 기지 등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두바이의 금융지구·국제공항과 고급 호텔, 아부다비 유전과 푸자이라 원유 수출 항구 등을 타격했다.

이란은 미국이 UAE에 숨겨놓은 군사·정보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지만, 속내는 ‘불안 효과’의 극대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국제 상업지구와 군사 자산이 밀집한 UAE는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혼란을 일으킬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 UAE는 포성이 잦은 중동의 안전지대라는 평판으로 교통·금융·물류 중심지 지위를 누려왔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UAE는 미국이 추진하는 다국적 호르무즈해협 호위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동으로 향하는 미 해군 강습상륙함과 해병대 병력이 이란과 UAE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호르무즈해협 3개 섬(아부무사, 소·대 툰브) 점령에 투입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UAE 내부에선 트럼프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미국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전쟁 피해만 입었단 비판이다. 두바이 유명 사업가 칼라프 아흐마드 알합투르는 5일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를 두고 “우리는 평화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인가, 전쟁에 지원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레바논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탕에 나선 이스라엘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날까지 968명이 숨지고 2432명이 다쳤다. 이란 측이 1일 밝힌 사망자 수(1444명)에 육박한다. 피란민은 약 105만 명이다.

미국의 압박에 공격을 자제했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반발해 2일 자국을 공격한 것을 명분 삼아 헤즈볼라 궤멸을 선언했다. 초기엔 레바논 남부와 헤즈볼라 밀집지인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했지만, 최근엔 베이루트 중부 도심도 공격했다.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을 금지한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16일 지상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 위협이 제거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레바논 남부 주민의 귀환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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