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태양보다 더 밝은 것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은하에는 태양보다 수십 수백 배 더 밝은 별이 수두룩한데 태양이 지구와 가까워서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밝기는 거리와도 큰 상관이 있다. 떨어진 거리와 관계없이 그저 우리 눈에 보이는 밝기를 별의 '겉보기 밝기'라고 한다면 그 별의 진짜 밝기는 '절대 밝기'라고 구분한다. 20세기 초 하버드 대학 부설 천문대에 천체물리학을 전공한 천문대장이 최초로 취임하였다. 당시는 천체물리학이 막 태동하던 때여서 그전까지 천문대의 우두머리는 물리학자들의 몫이었다. 그때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 관측이 주를 이루던 시대여서 남자 천문학자들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문대에 직장을 얻어 떠나는 바람에 일할 사람이 부족했다. 새로 부임한 천문대장은 관측한 자료를 계산하고 연구할 직원이 필요해서 천문대 직원을 구했지만, 남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자 자기 집 가정부 일을 하는 여자가 평소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던 까닭에 그녀에게 일을 시켜 보았다. 그녀가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하자 모자란 천문대 직원의 빈 자리에 여자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힘들 때였다. 마침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했지만 변변한 직장을 잡지 못하던 헨리에타 리빗이란 여성이 보수가 없어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다고 지원했다. 그녀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일을 잘하자 천문대장은 리빗에게 아예 변광성 연구를 맡겼다. 헨리에타 리빗은 혼자서 수천 개가 넘는 변광성을 발견하자 하버드 천문대는 변광성으로 유명해졌다. 변광성이란 빛의 밝기가 변하는 별을 말한다. 우리 태양은 일정한 광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어떤 별은 그 밝기가 변했다. 변광성의 종류는 많지만 그중 꼭 알아야 할 것이 바로 세페이드 변광성이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맥동 변광성의 일종인데 맥동이란 뜻은 마치 우리 맥이 뛰듯 광도가 세어졌다 약해지기를 되풀이한다는 의미에서 붙었다. 그중 세페이드 변광성은 맥동 주기가 약 두 달 안에 반복하는 천체로 세페이드 변광성이 중요한 이유는 지구에서 그 별까지, 혹은 그 별이 속한 성단이나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어서다. 헨리에타 리빗은 변광성을 발견하면서 아울러 그 별의 절대 밝기와 변광주기를 이용해서 '리빗 공식'을 만들었는데 그렇게 대체로 1억 광년 정도 떨어진 별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별빛이 변하는 주기가 별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것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신임 천문대장은 논문을 발표할 때 그런 모든 일이 연구원인 헨리에타 리빗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문구를 넣어서 공로를 그녀에게 돌리는 배려를 했다. 얼마 후 윌슨산 천문대에서 변광성을 관찰하던 에드윈 허블은 세페이드 변광성을 이용하여 다른 행성까지의 거리를 재던 중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안에 있지 않고 외부 은하라는 놀라운 발견을 하여 하룻밤 사이에 우주의 크기를 엄청나게 늘렸다. 은하수에서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를 발견한 것이다. 허블의 업적 뒤에는 변광성의 여왕 헨리에타 리빗의 공로가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원래 천문학은 점성술이란 말과 구별 없이 쓰였다. 오랫동안 물리학의 한 부분에 속했던 천문학은 분광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측해서 얻은 결과의 물리학적인 연구가 대세가 되자 비로소 현대 천체물리학이 시작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세페이드 변광성 맥동 변광성 변광성 연구
2026.02.06. 12:31
━ 정부 20조 지원, 여당은 곧 특별법 처리 방침 ━ 야권 “예산 따는 공모 사업 됐다” 비판 제기 ━ 과감한 재정·권한 이양, 자립 대책 뒤따라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의 행정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시간표에 맞춰 속전속결로 추진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의 통합과 관련해 통합으로 신설되는 두 지자체에 각각 4년 동안 20조원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통합 지자체 출범을 위한 특별법을 이달 중 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정부의 파격적 지원책이 나오자 그동안 소강상태였던 대구와 경북의 통합 논의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부산과 경남에서도 행정통합 움직임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인구의 51%가 몰린 수도권 과밀·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 지방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행정통합의 대의는 맞는 방향이다. 기존의 단일 광역지자체 규모와 역량으로는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산업 유치와 고급 인재 확보도 쉽지 않았다. 통합으로 지자체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6월 지방선거가 행정통합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금의 추진 방식은 ‘중앙정부 돈 나눠주기’라는 당근을 앞세워 하향식 속도전을 밀어붙이는 측면이 있다. 여기엔 지방선거 구도를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한 정부·여당의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정부 지원책이 발표된 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한민국 100년을 내다보는 실질적 지방분권이 마치 정부 공모사업처럼 지역 간 경쟁 구도를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두 단체장은 중앙정부가 한시적으로 돈을 줄 것이 아니라 양도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 중 일정 비율을 통합 지자체가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채 계속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한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행정통합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의 권한과 세수를 과감하게 이양해 통합 지자체가 자립하는 구조를 만드는 실질적 분권이 행정통합의 핵심이 돼야 한다. 여기엔 아직도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있는 법적 권한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수적이다. 주민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현행 지방자치법을 보면 지자체 통합은 법률로 정하되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민투표를 할 수도 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행정통합은 주민 생활권과 지역 정체성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중요한 결정이다. 충분한 정보 제공과 숙의 없이 효율만 앞세워 절차를 지나치게 압축하면, 통합 이후에 후유증과 갈등이 커질 우려가 다분하다. 통합의 실익과 비용, 권한 변화가 무엇인지 명확히 제시한 뒤 최종 선택을 주민에게 묻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지금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통합 이후 행정 영역을 어떻게 조정하고, 중복되는 기존 지자체의 인력·조직·기능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지방행정체계 개편은 국가 백년대계와 직결된다. 정부는 지방선거 이후를 내다본 큰 그림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행정통합의 원칙과 기준 등을 담은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지역주민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야당과도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 그래야 지방선거용이라는 의구심을 불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행정통합으로 갈 수 있다.
2026.02.06. 8:34
최근 미네소타에서 총격으로 두 명을 살해한 이민단속국(ICE)이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ICE는 한 달 만에 최소 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흘에 한 명씩이다. 1월 3일, 두 아이의 아버지인 쿠바 출신 이민자 헤랄도루나스 캄포스(55)가 텍사스 엘파소 수용소에서 목과 가슴 압박으로 질식사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이날 ICE 요원들과 몸싸움 중 목을 강하게 졸렸다. 검시관은 가족에게 ‘살인 사망’이라고 통보했다. 1월 5일,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 루이스 구스타보 누녜스 카세레스(42)가 구금 중 텍사스 휴스턴 병원으로 옮겨진 뒤 목숨을 잃었다. 그는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 가족은 수용소에서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1월 6일,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 루이스 벨트란 야녜스-크루스(68)가 구금 중 심장 관련 문제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뉴저지주 뉴왁에서 체포됐다. 20년 이상 미국에 살며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그는 캘리포니아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딸은 아버지가 구금 뒤 심장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월 7일, 미네소타에서 시민권자 르네 니콜 매클린 굿(37)이 ICE 요원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1월 9일, 캄보디아 난민 파라디 라(46)가 펜실베이니아에서 구금 중 사망했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구금소에서 약물치료를 받다 장기 부전으로 병원에서 숨졌다. 가족은 1월 8일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가족은 수일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찾아 헤매고 있었다. 1월 14일, 니카라과 출신 이민자 빅토르 마누엘 디아스(36)가 어린 아들이 기다리는 가운데 구금 중 사망했다. 그도 엘파소 수용소에 구금됐었다. ICE는 그가 숨진 채 발견됐다며 자살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족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월 16일, 멕시코 출신 이민자 헤베르 산체스 도밍게스(34)가 조지아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는 무면허 운전 혐의로 ICE에 체포된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구금시설 측은 그가 목을 매달았다고 밝혔는데 멕시코 영사관은 “사건의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다. 1월 24일, 미네소타에서 중환자실 간호사이며 시민권자인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37)가 ICE의 총격에 사망했다. 지난해 ICE 구금 중 사망자는 32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반 년간 국토안보부 요원이 체포 과정 또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16차례 총격을 가했다. 시민권자 4명을 포함, 10명이 총에 맞았고, 그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사건과 관련 요원이 형사 기소되거나, 징계를 받은 사람은 없다. 비번 중인 요원이 살해를 한 일도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캘리포니아주 노스리지에서 비번 요원이 총을 쏴 흑인 키스 포터 주니어(43)가 목숨을 잃었다. ICE는 포터가 먼저 총을 쐈다고 밝혔으나 가족은 믿을 수 없다며 인종차별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제 ICE는 통제 불능 기관이며 해체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ICE는 과거 노예 순찰대가 되살아난 듯한 모습이다. 공포와 인종차별을 수단으로 현 정권의 권력을 등에 업고 미친 듯 날뛰고 있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목숨 ice 요원 구금시설 측은 온두라스 출신
2026.02.05. 21:25
일주일 전부터 폭설 주의보가 있었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어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틀 전도 똑같고 내일부터 눈사태가 일어난다고 슈퍼마켓 앞에는 파킹장이 꽉 찼고 안에는 벌써 없어진 물건들이 많았다. 식구가 많은 가정은 재빨리 쇼핑하지 않으면 입맛대로 찾아 먹는 아이들을 달래야 하는 곤욕이 따른다. 토요일 일을 마치고 운이 좋으면 월요일도 가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뉴스를 접하고 마켓에 갔다. 이틀이나 집에 있으려면 맛있고 평소에 먹고 싶었던 간식거리를 잔뜩 샀다. 일요일 5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그치지 않는다. 멀리서 보면 소낙비처럼 쏟아진다. 작년 재작년 눈이 오지 않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낸 기억으로 살을 베는 듯한 이번 추위는 견디기가 매우 힘들다. 우리 동네는 14인치가 쌓였다. 다행히 우리 집은 드라이브웨이와 데크에 쌓이는 눈을 3번에 나누어 치웠다. 한꺼번에 치우는 일은 무척 힘들다는 것을 이미 터득했었다. 아들이 미처 치우지 못한 계단이나 모서리에 흘린 눈이라도 치우고 싶어 나가면 언제 따라왔는지 눈삽을 빼앗으며 안으로 들어가라고 야단이다. 놀아본 사람이 논다고 이틀 동안 집에 있으려니 죽을 맛이다. 새우깡 봉지를 뜯고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풋볼 경기라도 보려고 TV 앞에 앉았다. 평소에 관심 없던 사람이 풋볼에 흥미가 솟아날 리 없고 추운 날씨에 짧은 소매 입은 선수들이 추위를 어떻게 견디나 의심이 같다. 일하면서 먹는 것도 먹고 싶고 배도 고프다는 것을 느낀다. 식탁 위에 늘어놓은 알록달록한 먹거리도 보기 싫어 치워버렸다. 화요일 가게에 도착했다. 차 파킹이 문제다. 유로 파킹하는 곳은 이미 꽉 차 있어 문전 박대다. 가게 문 앞은 1피트 넘게 눈이 쌓여 철문을 열 수가 없다. 바람이 모든 눈을 철문 앞으로 밀어 버렸다. 길 건너 가게주인의 도움으로 눈을 치우고 문을 열었다. 문제는 가게 앞 거리 치우기다. 바닥이 꽁꽁 얼어 한숨을 내뱉으며 한 삽 한 삽 떠서 길 가장자리로 밀어붙였다. 겨우 한 사람씩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데 반나절이 걸렸다. 힘들게 삽질을 하는 나에게 지나가는 남자들이 삽으로 땅을 꽝꽝 두세 번 때려 얼음을 깨주면 길을 내고 또 지나가다 삽자루를 빼앗아 얼음을 깨주고,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사회가 움직이는 것 같다. 한 사람이 지나가는 길에 앞에서 다른 사람이 오면 젊은 사람과 남자들이 모서리나 옆으로 서서 오는 사람이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를 한다. 힘 있는 사람들은 눈 위로 가면서 길을 비켜주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배려를 한다. 바쁜 사람들은 눈 속으로 푹푹 빠지면서 건너가 발을 땅에 탕탕 치며 눈을 떨고 간다. 25년 동안 이곳에 있었지만 이번같이 눈을 치우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시장이 12년 동안 장기 집권을 하였으니 타운에 예산이 바닥이 난 것 같다. 취임 열흘밖에 되지 않은 시장이 이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 완전히 무너진 어찌할 수 없는 지경인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평했겠느냐마는 큰길은 차가 많이 다녀 불편이 덜 하지만 골목길은 눈이 얼음으로 변하여 운전하는 것도 위험수위다. 폭설이 내려도 날씨가 포근하면 자연스럽게 녹지만 야속하게도 몹시 추운 영하의 온도다. 그래도 주민들이 참고 언제쯤 날씨가 따뜻해질까 일기예보를 주시하고 있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폭설 풍경 폭설 주의보 월요일도 가게 화요일 가게
2026.02.05. 21:24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질문이 나의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현재만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기억해야 과거가 있고, 기대해야 미래가 있고 지각해야 현재가 있다.’라는 말대로 ‘과거는 history, 현재는 present, 미래는 mystery.’라는 말을 굳게 믿으며. 지금, 이 순간을 잘하면 과거도 미래도 좋을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미리 걱정하며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만나는 사람과 어느 날부터 연락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멀어져 과거의 한 시절 인연으로 끝납니다. 상대가 연락해오면 인연은 이어져 만남은 현재 진행 중인 관계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와 만남을 미래에도 지속할지는 예측할 수 없어서 기대하지 않습니다. 나는 만나던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면 감정싸움을 하지 않고 조용히 끝냅니다. 그래서인지 과거 인연에 대한 후회도 애착도 없습니다.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질 때 돌아서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만남이라는 아쉬움으로 헤어짐을 늦추며 그 시간을 충실하게 즐깁니다. 헤어진 후 그들이 나에게 다시 연락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현재에만 집중하는 버릇은 중앙일보에 글을 쓰고 난 후 더 심해진 듯합니다. 그러니까 20년 정도 제 머릿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전엔 씁쓸하고 서글픈 과거에 대한 기억이 많았습니다. 신문 지면에 시시콜콜한 일상의 파편들을 쏟아낸 후, 머릿속이 비어서인지 더는 과거에 대한 미련, 후회,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이 지우개로 지워진 듯 없어졌습니다. 과거는 let go하고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므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새벽을 쫓는 닭 울음에 깨어나는 나에게 혹여 운세가 나쁘지 않다면 다가올 운명은 좋은 모습으로 오리라 믿습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선물 present 미래 과거도 미래 미련 후회
2026.02.05. 21:22
설차례 음식은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 만들기 쉽지 않지만, 명절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차례 음식이 생각난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이렇게 차례를 지내기 위해 차려놓는 제사 음식을 뭐라고 해야 할까. ‘젯밥’과 ‘잿밥’ 가운데 어떤 것이 바른 표기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젯밥’과 ‘잿밥’은 둘 중 하나가 맞고 나머지 하나는 틀린 표기일 것 같지만, 둘 다 바르다. ‘젯밥’은 제사에 쓰이는 제삿밥을 뜻하고, ‘잿밥’은 불공할 때 부처 앞에 놓는 밥을 일컫는다. 따라서 차례를 드릴 때 올라가는 음식은 ‘젯밥’이라고 써야 맞는다. 비유적 표현 중에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말이 있다. 맡은 일에는 정성을 쏟지 않고 잇속에만 마음을 쓸 때 이렇게 표현한다. ‘염불’은 불경을 외우는 일을 뜻하므로, 정황상 부처님께 올리는 ‘잿밥’이라 써야 이치에 맞는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제사보다 젯밥에 정신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 표현에서는 제사에 올리는 밥을 가리키므로 ‘젯밥’을 쓰는 게 바르다. ‘재(齋)’는 부처에게 공양을 드리거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빌고자 예불을 올리는 것으로, 일반적인 제사를 가리키는 ‘제(祭)’와는 구별해 써야 한다. ‘사십구재’ ‘천도재’를 ‘사십구제’ ‘천도제’로 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재’와 ‘제’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잘못이다. ‘사십구재’와 ‘천도재’는 불교에서 행하는 의식이므로 ‘재’라고 써야 바르다.우리말 바루기 젯밥 잿밥 제사 음식 설차례 음식 비유적 표현
2026.02.05. 18:34
맑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면 훌륭한 사람이 참 많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나는 언제든지 고개를 숙일 준비가 되어 있다. 마음을 그렇게 먹으니 고개 숙일 사람이 너무 많다. 물론 신문이나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서 만나는 것이지만, 이런 멋진 사람들 덕에 세상이 그나마 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고맙다. 최근에 내가 감탄한 사람은 예술가 김창훈이다. 그룹 '산울림' 삼형제의 둘째인 그는 지극한 시 사랑을 실천하여 관심을 모은다. 1000편의 시에 1000개의 곡을 붙인 ‘시노래’ 창작자로 다시 대중 앞에 선 것이다. “작곡에 대한 꿈틀거림을 토해내야 하는데 글감이 필요하잖아요. 그때 만난 게 ‘시’였어요. 아름다운 시에 내가 만든 곡을 붙여보자. 곡이 완성되면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연습한 다음 촬영해서 유튜브 채널에 올렸어요. 그렇게 1000곡의 시노래가 쌓였어요.” ‘내 정체성’을 찾으려는 절박함이 시를 찾게 했다는 이야기다. 5년 전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읽고 난 뒤 매일 한글 시 하나에 음악을 붙여 만든 ‘시노래’ 작업의 마지막 1000번째 시는 2022년 작고한 이어령 선생의 〈정말 그럴 때가〉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생애 첫 단독 공연을 열고, 에세이집도 내고, 직접 그린 추상화로 전시회도 열어…. 그야말로 ‘종합 예술인’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의 새로운 목표는 전국에 있는 문학관을 찾아 공연하는 ‘노마드 시노래 투어’를 통해 시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고 한다. 시와 음악은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풍부하고 아름다운 예술 세계를 만들어왔다. 시를 가사로 사용하거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음악 작품은 대중음악부터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음악들은 시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음악의 선율이 결합하여 독특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런데 김창훈의 시노래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다. 첫째는 시인 한 사람 당 시 한 편만 골라서 노래로 만든 것. 더 많은 시인의 시를 만나는 게 목표였고, 세상에 시를 선물한 시인들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한다. 둘째는 토시 하나 고치지 않고 시 그대로 작곡한 것. 시인이 그렇게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그는 한국 현대시의 태동기로부터 일제강점기 민족시인 한용운, 윤동주, 이육사, 이상화 등과 이상, 백석 같은 천재 시인을 비롯해 기형도, 나태주, 도종환, 신달자, 장석주, 정호승, 허수경 등의 시에 곡을 붙였다. 요새 인기 있는 젊은 시인들의 시도 노래했다. 그러니까, 시인 1000명의 작품을 꼼꼼히 읽었다는 이야기다.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실은 김창훈 자신이 '산울림'의 명곡 ‘나 어떡해’ ‘회상’ ‘산할아버지’ ‘독백’ 등의 가사를 지은 시인이다. 그러니 얼마나 세심하게 읽고 골랐을까? “시는 온전히 암송할 수 있어야 진짜 내 것이 돼요. 그냥 시를 한 번 읽는 것은 진열장에 있는 보석을 쓱 보고 지나치는 것과 같아요. 시를 외워서 소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해서 노래를 부르는 거죠.” 그는 말한다. 시는 글로 된 보석, 마음을 아름답고 부유하게 만드는 진짜 보석임을 알게 되었고, 세상에 진짜 보석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제 마음들을 솔직히 담은 ‘시노래’가 한줄기 위로가 된다면 얼마나 다행일까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그대가 겪는 슬픔과 아픔은 누구나 가진 것이라고. 살아보니 그렇더라고 말이죠.”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보석 보석 마음 노마드 시노래 진짜 보석
2026.02.05. 18:33
지난달 LA다운타운에 있는 크립토닷컴 아레나(구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LA 킹스와 뉴욕 레인저스의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날 경기장에는 한인 사회의 뿌리와 자긍심, 그리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새기는 뜻깊은 순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은 킹스 구단 측이 한인 사회와의 유대 강화를 위해 마련한 ‘K-타운 나이트(K-Town Night)’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먼저 경기 시작 전 한인 시니어 하모니카 팀이 미국 국가를 연주해 현장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관중들은 시니어 하모니카 팀의 연주라는 다소 생경한 모습에 놀라면서도 곧 그 진중함에 매료됐다. 그러나 감동의 정점은 하모니카 연주에 이어 경기장 중앙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 제복을 입은 3명의 6·25 참전용사들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화면에 노병들의 모습이 보이자, 경기장은 일순간 거대한 함성의 파도로 휩싸였다. 경기장에 모인 2만 명 가까운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깊은 존경을 표하는 장면은 전율 그 자체였다. 짧은 시간 동안의 등장이었음에도 그 함성에는 시간이 고여 있었다. 관중들의 환호에는 75년 전, 한반도에서 피와 얼음의 전장을 함께 지켰던 동맹국에 대한 감사, 그리고 살아남아 노병의 모습으로 다시 미국인들 앞에 선 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경의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전광판 아래에 서있던 3명의 노병은 잠시 얼굴을 숙이며 관중에게 거수경례로 답례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뿌듯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날 관중들의 환호는 하모니카 연주팀과 노병들만을 위한 응원의 함성은 아니었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에 흐르는 우정과 신뢰, 그리고 동맹의 심장박동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한인 시니어 하모니카 팀이 연주한 곡은 미국 국가였지만, 그 음색 안에는 한국인의 진심이 스며 있었고, 노병들의 등장은 두 나라가 피로 맺은 동맹 관계라는 역사적 현실을 재현해냈다. 경기가 끝난 후의 장면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경기장에 남아있던 팬들은 노병들에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며 “참전에 감사한다(Thank you for your service)”라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함께 사진을 찍고, 허리를 굽혀 예를 표하고, 혹은 말없이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그들의 모습에서 이곳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6·25 한국전쟁의 기억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인 사회에도 이날은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미국 땅에서 한인 사회의 존재가 단순한 이민자 커뮤니티를 넘어,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6·25 참전용사들에게는 늦게나마 찾아온 명예로운 시간이었고, 차세대들에는 ‘한미동맹이 왜 소중한가’를 직접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육의 현장이었다. 우리는 종종 역사를 책에서 찾으려 하지만, 그날 크립토탓컴 아레나에서는 역사와 현재가 한순간에 겹쳐지는 특별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명의 노병이 서 있었다. 그들의 걸음은 느렸지만, 관중의 박수는 뜨거웠고, 그 감동은 오래도록 남아 LA의 밤을 밝혀주었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열린광장 la다운타운 동맹 하모니카 연주팀 지난달 la다운타운 시니어 하모니카
2026.02.05. 18:30
결혼 생활에는 세 개의 링이 있다고 한다. 약혼반지(Engage ring), 결혼반지(Wedding ring), 그리고 고난(Suffering). TV에서 한 목사님이 주례를 서며 이 이야기를 전할 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링인 ‘서퍼링(Suffering)’이야말로 결혼 생활의 무게와 깊이를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편이 어느 날 구멍 난 양말을 들고 와 내게 보여주었다. “얼마 신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됐네.” 그 말에 나는 자연스레 되물었다. “꿰매줄까요?” “그럼 좋지, 아직 멀쩡한데 버리긴 아깝잖아.” 그 양말은 남편이 특별히 아끼는 것이다. 색감이 멋스럽고 도톰해서 발바닥은 편안하고 종아리에도 부드럽게 감겼다. 양말 한 켤레에 대한 그의 애착은 어쩌면 그 양말이 전하는 따뜻함이 고단한 삶에서 작은 위안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 나는 돋보기를 먼저 꺼낸다. 시집올 때 친정엄마가 마련해 준 반짇고리는 반백 년 세월 동안 열고 닫히며 빛바랜 채로 나와 함께 늙어왔다. 그 안에서 찾은 매끄러운 전구를 양말 속에 밀어 넣고, 환하게 드러난 구멍 난 부분을 조심스레 꿰매기 시작한다. 남편은 내가 양말을 꿰맬 때면 어릴 적 어머니가 촛불 아래에서 바느질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포근해진다고 말하곤 한다. 내게 양말을 꿰매는 일은 단순한 수선을 넘어 하나의 예술이자 삶의 의례다. 또한 이 시간은 내가 주님과 깊이 동행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구멍 난 자리를 메우며 나는 우리의 관계를 떠올린다. ‘우리의 우정과 사랑에도 이런 구멍이 나 있지는 않을까?’ 자문해 본다. 바늘에 손가락이 찔릴 때면 작은 아픔을 견디며 인내를 배우고, 꿰맨 자국이 투박해 마음에 차지 않을 때면 다음번엔 더 정성스럽게 하리라 다짐한다. 오늘 손을 본 양말은 청색과 회색이 차분하게 섞인 빛깔이다. 구멍 난 부분에 회색 천을 덧대었지만 완벽하게 매끄럽지는 않다. 그러나 그 정도면 충분했다. 남편이 이 양말을 신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사실 이 소소한 바느질이 단순히 나의 알뜰함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어릴 적 친할머니의 가르침이 내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할머니는 “헌 것이 있어야 새것이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낡은 것을 결코 함부로 하지 않으셨다. 겉에는 늘 깨끗한 새 옷을 입으셔도, 속에는 몇 번이나 꿰맨 속옷을 소중히 입으시던 분이었다. 요즘은 눈이 많이 나빠져 바늘귀를 끼우는 일조차 힘들다. 하지만 새 양말을 사주는 편함 대신 남편이 좋아하는 양말을 정성껏 기워주는 것, 나는 이것 또한 ‘사랑의 서퍼링(Suffering)’이라 믿는다. 사랑은 때로 이렇게 작은 불편과 수고를 기꺼이 감내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구멍 난 양말 한 켤레를 꿰매며 결혼 생활의 또 다른 의미를 배운다. 삶의 작은 틈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를 위해 수고로움을 견디며, 그 과정에서 온기를 발견하는 것. 기운 양말은 남편의 발에서 사랑의 기억을 안고 다시 힘찬 걸음을 내딛으리라. 그리고 나는, 그 양말처럼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부부의 삶을 오늘도 감사히 여긴다. 엄영아 / 수필가이아침에 suffering 서퍼링 반지 서퍼링 기운 양말 결혼 생활
2026.02.05. 18:28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아이들은 때려잡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천불씩 계좌에 넣어준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말이다. 미 국세청(IRS)이 이번에 발표한 이 제도는 소위 ‘트럼프 계정(Trump Account)’이다. 법률 용어로는 530A 계좌다. 이 계좌는 단순한 저축 통장이 아니다. 부모의 관심과 정성에 정부가 ‘종잣돈’을 더해 키워가는 ‘복 주머니’다. 국가가 갓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에게 천불이라는 종잣돈을 보태주고, 아이가 18세가 되는 날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는 중간에 세금도 받지 않는다. 오늘은 2026년 세금 보고 시즌을 맞아 반드시 챙겨야 할 양식 4547과 트럼프 계정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보자. 트럼프 계정의 가장 큰 매력은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다. 2025년부터 2028년 사이에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아이들에게는 정부가 $1,000를 초기 자본으로 넣어준다. 이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 미국 기업이 주가 되는 지수를 추종하는 특정 뮤추얼펀드/ETF에 투자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2025년 이전에 태어난 18세 미만 아이들도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천불이라는 정부 지원금은 없다. 그러나 2025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들도 이 계좌를 만들면 18세까지 늘어난 돈에 대해서 과세가 미뤄지는 혜택 아래서 자산을 불릴 수 있다. 이 통장은 지금 은행에 간다고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첫번째 단추는 지금 진행하는 2025년도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면서 양식 4547을 첨부하는 것이다. 이 양식은 네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Part I에는 보호자인 아이의 부모 정보를 적는다. 그리고 Part II에는 자녀의 정보를 적는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자녀의 사회보장번호(SSN)다. 이 번호가 없으면 돈을 안주겠다는 것이다. Part III가 가장 중요한데, 2025년생 자녀를 둔 부모님은 7번 항목의 체크박스에 반드시 표시를 해야만 2026년 7월 4일경에 정부 지원금 $1,000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Part IV에 자녀 이름으로 된 계좌 개설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하면 끝난다. 만약 이번 세금 보고 때를 놓치고 이 양식을 보고하지 않았다면, 2026년 여름경에 개설될 전용 포털(trumpaccounts.gov) 사이트의 완성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러니 2025년에 신생아를 가진 부모는 가급적 이번 세금보고 때 반드시 이 양식을 첨부하여 개인 소득세 보고를 하기 바란다. 이번에 이 양식으로 신생아 보고를 마치면 2026년 5월에서 6월경에 메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서 독립기념일인 7월 4일부터 계좌로 천불씩 지급하겠단다. 하지만, 이 계좌에 들어간 돈은 아이가 18세가 될 때까지는 함부로 꺼내 쓸 수가 없다. 정부에서 주는 천불 외에 부모가 자식의 계좌에 추가 입급도 가능하다. 부모의 고용주나 회사도 직원 자녀를 위해 연간 2,500불까지 입급이 가능하다. 이 모든 금액을 더해 자녀당 연간 최대 $5,000까지 입금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18세가 된 이후부터 이 돈을 찾는다면 전액 과세된다. 전통적인 Traditional IRA 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 활력 트럼프 행정부 계좌 개설 정부 지원금
2026.02.05. 12:45
트럼프발 상호관세 25% 인상 압박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관세 인상 철회 또는 보류를 요청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관세 인상을 위한 공식 절차인 미국의 관보 게재를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되 부과 시점을 늦추는 ‘플랜 B’를 고민할 정도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농축 및 재처리 허용 등 양국이 합의한 주요 안보 현안과 연계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재의 한·미 간 난기류를 조속히 걷어내 국익을 지키기 위해선 줄 건 주고, 받아낼 것은 받아내는 실용적 접근이 긴요하다. 우선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에 대한 미국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야당이 기존의 국회 비준 주장을 접고, 특위를 구성한 뒤 한 달 안에 법안을 처리키로 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또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의 언급대로 특별법 처리 이전이라도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를 하는 것도 투자 속도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을 완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금처럼 민감한 시점에 쿠팡 사태나 온라인플랫폼 법안 등 비관세 장벽, 비무장지대(DMZ)의 한국·유엔사 공동 관리 등 양국 간 마찰이 우려되는 사안은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상황 관리를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사안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10대 그룹 총수들은 그제(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청년 고용과 지방 투자 확대 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27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이 돈을 벌어야 국내 투자도, 세수 확보도 가능하다. 미국이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면 지난해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잘 조율하고 관리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2026.02.05. 8:24
연일 이어지는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언급이 전선을 넓혀 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X(옛 트위터)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했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1주택자의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불이익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했다. 현행 장특공제 제도는 주택 보유 및 거주 기간이 길수록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로, 1주택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집을 한 채만 가진 국민 대다수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위한 장치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 현상 속에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절세 장치로 활용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SNS를 통해 1주택자에 대한 불이익까지 공개 거론하고 나선 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는 오랜 기간 주택 정책의 근간을 이뤄 왔던 제도다. 일몰을 앞두고 있었던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중단과는 다르다. 역대 정부는 진영을 불문하고 다주택 보유에 불이익을 부과하면서 1가구 1주택을 유도해 왔다. 현실적으론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보유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비거주 1주택 사례가 부지기수다.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는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는 일이다. 정부 정책에 성실히 부응한 이들까지 투기꾼마냥 불이익을 가해야 하는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용어와 모호한 발언은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부동산 정책처럼 온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일수록 현실을 고려하고 숙의의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국민 공감을 얻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2026.02.05. 8:23
경찰이 어제(5일) 2022년 지방선거 공천 헌금 1억원 수수 혐의 등으로 강선우(전 민주당) 무소속 국회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정치인에 대한 영장은 서울경찰청 공공수사대가 이 사건 수사를 개시한 지 38일 만이다. 정치인 연루 사건에 대해 경찰의 수사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사실 이번 사건은 영장 신청까지 이렇게 시간을 오래 끌 사안인지 의문이다. 1억원 공천헌금 비리 의혹은 지난해 12월 29일 언론의 녹취록 폭로 보도로 촉발됐다. 녹취록에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강선우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 보좌관을 통해 김경 시의원이 건넨 1억원을 받은 정황을 김병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알고도 묵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단순한 진술이 아니라 녹취록 같은 반박하기 쉽지 않은 물증이 나오면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집권당 정치인들이 연루된 사건이라 그런지 이 사건은 수사 착수 초기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 적잖았다. 김 전 시의원은 의혹 폭로 이틀 뒤 미국으로 돌연 출국했는데, 출국 사실은 엿새나 지나서야 언론 취재로 드러났다. 그 사이 휴대폰 기록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해도 속수무책이었다. 경찰이 핵심 피의자에 대한 동향파악조차 하지 못했거나, 혹은 일부러 안 한 것 아니냐는 뒷말을 들었다. 경찰의 ‘침대 수사’는 강선우·김경 사례만은 아니다. 이 사건과도 연루돼 있지만, 별도로 2020년 총선 공천 뒷돈 수수 등 13건의 의혹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는 경찰이 아직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대통령·총리 등 고위직이 콕 찍어 지시하는 이른바 ‘하명 수사’에는 경찰이 열 일 제치고 달려들어 바로 이튿날로 합동수사본부가 만들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여당이 검찰청을 해체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경찰 수사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추세다. 그럴수록 경찰은 수사 역량을 보강하고, 공정한 수사로 국민 신뢰를 키우는 방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지금처럼 사안에 따라 경찰의 대처가 달라지고 중심을 못 잡으면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는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2026.02.05. 8:21
우리나라가 빨리 선진국으로 발전하게 된 중요 이유 중 하나로 유능한 공무원 시스템을 드는 경우가 많다. 물론 비전 있는 리더들의 방향 제시도 중요했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을 맡아서 완수하는 것은 실무자들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기여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중화학 공업과 방위산업의 밑그림을 그린 오원철 경제2수석이나 아웅산 테러 때 순직한 김재익 경제수석, 정보통신산업의 기초를 닦은 오명 과학기술부총리 등 우리 기억에 남아 있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이처럼 출중한 공직자들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국가 발전에 공직자의 역할 중요 공직자는 도덕성과 전문성 가져야 정치적 이유로 부적격자 임용되면 공직사회 망치고 국가 미래 훼손 공직자(公職者)란 국가나 공공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로서,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의 위임을 받아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권한을 가진다. 물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권한을 개인을 위해 사사롭게 쓰면 안 되는 것이 철칙이다. 그러기에 조선시대에 민초를 다스리는 관리들의 마음가짐과 행동 강령을 기술한 다산 정약용(丁若鏞) 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도 청렴(淸廉, 淸心)이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최근의 보도를 보면 국회의원들이 지방의회나 지방자치 단체장의 공천을 미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그렇게 권력을 얻은 지방 권력자들은 그 권력을 자신들의 사욕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인으로서의 기본도 안 된 사람들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부정의 규모가 커지면 아프리카나 남미의 일부 국가처럼 국민들은 비참하게 사는데 독재자와 그 세력들은 억만장자가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공직자로서의 또 하나의 중요한 자질은 전문성(專門性)이다. 목민심서에도 이전(吏典), 호전(戶典), 병전(兵典), 형전(刑典) 등 고을 수령이 담당해야 할 일들에 대한 지침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고위 공직자 인선을 보면 그 전문성에 의심이 가는 경우가 눈에 띈다.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대사가 된다거나 금융 분야의 전문성이 의심되는 사람이 금융 감독의 책임을 맡는다거나 하는 일이다. 물론 그러한 일은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변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직책에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을 앉히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나름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자신 능력 밖의 일을 덥석 받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가로서의 진정한 자존심이 있다면 자신의 능력보다 권력자와의 인연 때문에 고위직에 임명되었다는 사실을 매우 수치스럽게 여길 텐데, 지식인으로서의 양심보다 권력에 대한 욕심이 앞서는 모양이다. 이처럼 도덕성과 전문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이 공직을 차지하게 되면 공직의 엄중함이 무너져 가볍게 여겨지게 된다. 게다가 이런 낙하산 인사는 진정한 전문가들의 사기를 꺾는 부작용도 야기(惹起)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모든 분야가 상당히 발전하여서 국가에서 중요한 기관을 설립하는 정도이면 그 분야 전문 인력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외교부에는 외무고시나 외교관 선발 시험을 보고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유능한 외교관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주요 국가나 국제기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사가 되는 일이 일생의 목표일 수 있는데, 갑자기 자격 없는 낙하산이 날아와 그 자리를 차지하면 얼마나 허탈할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과거에는 능력 있는 공무원들은 정권과 관계없이 충분히 인정받고 보상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어느 정권에서 승진했느냐에 따라 고위 공무원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일이 잦아서 문제이다.(중앙일보 2월 2일자 ‘시선’) 다른 정권에서 승진하였다고 우수한 인력을 배제하는 것은 인재가 거의 유일한 무기인 나라에서 자신들의 최고 병기(兵器)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국제적인 상황을 보면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 경쟁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조정 역할만 하면 된다는 의견도 많았으나,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자국의 산업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민간의 창의력을 중요시하던 미국마저 AI 분야와 제조업은 정부가 직접 챙기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AI 시대에 국가 간 경쟁은 온 국력을 기울인 총력전이고, 이런 경쟁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능력 있는 전문가들이 정부의 주요 직책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자격 없는 사람들이 정부 고위직을 차지하면 국가 경쟁력이 훼손되고 우리나라의 미래도 어두워진다. 오세정 서울대 명예교수·전총장
2026.02.05. 8:18
다주택자는 한국 정치에서 좋은 먹잇감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들이 국민의 다수다. 정치권은 흔히 다주택자들의 투기 때문에 집값이 폭등한다는 프레임을 짠다. 거기서 다주택자는 공공의 적이 된다. 현실 정치는 원래 공공의 적을 공격하는 법. 그동안 수많은 집값 대책에서 다주택자 때리기가 우선순위가 됐던 이유다. 그런데 극소수 악성 투기꾼을 제외하면 통상의 다주택자에겐 이유가 있다. 자녀 상속, 투자, 주택 임대사업 등등. 그중엔 형제가 공동상속을 받아 매도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동기가 무엇이든 그들은 결과적으로 임대차 시장에 집을 공급하고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순기능도 한다. 진보 정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매물 잠기고 아파트 가격은 폭등 충분한 공급·규제 완화가 정답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다주택자는 다시 한번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몰렸고, 그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당연한 것이 됐다. 아쉬운 것은 양도세 중과에 대한 본질적 고민, 즉 무거운 세금이 징벌적 기능 말고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는 정책인지에 대한 고민은 묻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현 정권의 ‘묻지 마’ 정책이 됐다. 양도세 중과는 노무현 정부 시기이던 2004년 도입됐다. 그 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유예·폐지, 문재인 정부에서 재도입, 윤석열 정부 때 유예를 거쳐 이제 부활(유예 종료)을 앞두고 있다. 진보 정권에선 시행, 보수 정권에선 유예·폐지를 반복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에서 55.7% 폭등한 뒤 이명박 정부 기간 -4.5%의 하향 안정세를 보였고, 박근혜 정부에서 10.2%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선 61.9% 상승률로 다시 폭등했고, 윤석열 정부 기간 -6.4%를 기록한 뒤 현 정부(2025년 6월~2026년 1월)에서 8.1% 상승을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진보 정권에선 아파트값이 폭등했고, 유예·폐지된 보수 정권에선 아파트값이 내리거나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아파트값 결정 요인은 복합적이다. 경기와 금리, 대출, 부동산 세금 등이 맞물리며 작용한다. 양도세 중과가 집값 상승의 유일 요인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여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양도세가 무거워지자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SNS에서 “집을 몇 채씩, 수십·수백 채씩 사모으는 바람에 집값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 젊은이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이 줄어 나라가 사라질 지경”이라고 했다. 이 인과관계는 완벽하지 않다. 집값 급등이 청년들에게 큰 고통인 것은 맞지만, 그간의 집값 급등을 다주택자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시장에선 현 정권에서 집값이 뛴 명백한 요인으로 다른 것들을 거론한다. 우선 공급 부족. 가령 서울만 해도 올해 입주 물량은 2만9161가구로 작년(4만 2611가구)보다 31.6% 감소한다(부동산 R114). 다음은 불안 심리. ‘똘똘한 한 채’ 선호 추세가 서울과 수도권 주택 매수 욕구를 자극했다. ‘똘똘한 한 채’는 국민들이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정책에 적응한 결과다. 게다가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도 강하게 형성돼 있다. 그리고 시장 구조의 왜곡.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 거래를 옥죄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우려했던 대로 전세 물건이 급감했다. 이로 인한 전세난이 무주택자를 영끌 매수로 밀고 가고 있다.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공통된 교훈을 남겼다. 세금 중과로 집값을 안정시키진 못한다, 충분한 주택 공급 없이 부동산 시장의 불길을 잡을 수는 없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지 않고선 도심 주택 공급을 넉넉히 늘리긴 어렵다 등이다. 그런데도 실패한 길로 다시 들어서는 것은 왜일까. 과연 망국적 부동산 문제의 주범은 누구인가. 정부는 정말 집값을 잡고 싶기나 한 건가. 이상렬([email protected])
2026.02.05. 8:16
지난달 19일 저녁. 청와대 만찬장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한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물었다. 좌중은 물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정 대표는 “우리 모두 친명이고, 친청입니다”라고 했다. ‘친청’이란 말에 좌중은 또다시 조용해졌다. 정 대표가 침묵을 깼다. “‘친청’은 ‘친청와대’를 뜻합니다.”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흔쾌하게 들리는 폭소는 아니었을 것이다. 참석했던 한 의원의 전언이다. “대통령의 질문부터 자리에 앉은 직후 단도직입적으로 던진 것이었으니 다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 답변도 뒷목을 당기게 했다. ‘친 청와대’라고 했지만, 내 귀엔 ‘친 청래’로 들려서다. 아니나 다를까 사흘 뒤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하더라.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된 거다.” 여당 내전 부른 전격 합당제안 차기 당권 놓고 낯 부끄러운 내전 전대 뒤로 미루고 국정 전념하길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의 말이다. “합당 제안 직후 청와대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김민석 총리가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접고 8월 전당대회 출전으로 선회한 건 ‘정 대표의 연임은 절대 안 된다’ 는 청와대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요즘 김 총리 행보를 보라. 당원들 모아 국정을 설명하고, 이해찬 빈소를 내내 지켰다. 전대 나가 정 대표 잡겠다는 뜻이다.” 요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명청간 혈투장이 된 지 오래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등 최고위원들과 한준호·김우영·박홍근·이제강 의원 등 ‘찐명’ 의원들이 연일 “이쯤에서 합당을 멈추라”고 정 대표를 맹공하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는 “대통령과 사적으로 소통이 되는 최측근들이 죄다 참전했다. 대통령 뜻은 분명히 합당 반대란 얘기”라고 했다. 친청도 가만있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 시절 대표 공격하던 사람들, 지금 어디 갔나 (컷오프됐다)”(문정복 최고위원)고 되쏜다. 반년뒤 전당대회에서 진 측은 내후년 총선에서 횡사(컷오프)할 게 뻔하니 죽자사자 싸우는 거다. 집권 8개월밖에 안 된 정권이 내전에 돌입하면 국정 동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요즘 이 대통령이 설탕세·부동산·물가 정책을 연일 SNS에 쏟아내며 대국민 직거래 정치에 열중하는 것도 당권전쟁으로 날밤을 새우는 집권당의 직무유기와 무관하지 않을 거다. ‘합당 밀약설’을 제기하며 정 대표를 맹공하는 친명들 행태에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당권을 잡은 이후 대통령실과 여러 번 엇박자를 낸 끝에 낸 동료 최고위원들과 논의 한번 없이 합당 카드를 던져 평지풍파를 일으킨 정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 요즘 정 대표는 친명 의원들과 연일 독대 오만찬을 하면서 식사 정치에 나섰는데 친명들의 입장을 경청했을 뿐, 수용할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상왕’이란 말을 듣는 유튜버 김어준씨가 합당론을 연일 띄우고, 친노 유시민씨가 “조국이 대통령 되려 한다면 빨리 합쳐야 한다”며 거들고 나선 데 대해서 친명은 “정 대표의 배후엔 비명(친노·친문·586)의 민주당 장악 기획이 있다”고 의심한다. 친명 중진 의원의 말이다. “재작년 총선에서 4선에 오른 정 대표는 3선이 맡는 법사위원장을 김어준의 응원에 힘입어 차지했고, 이를 발판으로 대표가 됐다. 또 실형을 살고 있던 조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놓고 ‘광복절 특사’를 요구한 직후 사면 복권돼 조국혁신당 대표로 복귀하고, 정 대표와 합당을 논의하는 지위에 올랐다. 합당이 성사되면 조국혁신당 10만여 당원들이 민주당원이 돼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밀어줄 공산이 크다. 김어준-문재인-조국-정청래가 연합해 ‘더불어친명당’을 ‘더불어친문당’으로 바꾸려는 기획이 진행 중이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으로 난리인데 우리 당도 ‘문(재인) 어게인’세력이 당권을 쥐고 이 대통령을 레임덕 신세로 만들 우려가 생긴 거다. 친명들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정당내 집안싸움은 밖에서 참견할 문제가 아니란 말이 있다. 그러나 집권당은 얘기가 다르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원전)·외교(한일관계) 등의 유연한 접근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을 앞서는 여론 지형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탈원전·토지공개념 등 민주당보다 진보 성향이 뚜렷하다. 민주당과 합당하면 정부의 노선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 국정이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된다. 정 대표가 합당을 강행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유증이 클 것이다. 합당 논의는 전대 뒤로 미루고 국정에 집중하는 게 맞다. 강찬호([email protected])
2026.02.05. 8:14
주가와 경기의 괴리 어떻게 극복할까 세상의 온기가 모든 곳에 골고루 퍼지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곳은 넘치는 풍요를 만끽하는 반면, 어떤 곳은 시린 결핍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다. 요즘 주식시장과 실물 경제의 관계도 그렇다. 코스피는 5000포인트대에 올라서면서 일대 도약을 일궈내고 있지만, 실물 경제는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환호와 거리의 한숨이 공존하는 이 기묘한 풍경은 ‘주가와 경기의 괴리’라는 문제의식을 낳고, 더 나아가 실물 경제의 뒷받침 없는 상승이 지속 가능하냐는 ‘주식시장 거품론’의 서사를 지탱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코스피 5000 돌파에도 온도차 커 코스닥 지수는 최고치 40% 수준 반도체 착시에 내수업 지수 부진 해외 투자로 제조업 공동화 우려 종목 아닌 대표지수 추종 투자로 경쟁력 있는 기업 성과 공유해야 구조적 저성장 국면 들어간 한국 ‘경기와 주가’의 괴리에는 공감하지만, ‘주식시장 거품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경기와 주식시장이 주목하는 기업 실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경기에 대해 살펴보자.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보면 경기는 좋지 않다. 지난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1%에 턱걸이했다. 본격적인 개발 연대에 진입한 1960년대 이후 5번째로 낮은 성장률이다.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는 2%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이 역시 장기 흐름에서 보면 예외적으로 낮은 성적표다. 과거의 성장률 쇼크가 ‘2차 오일쇼크’와 ‘IMF 외환위기’, ‘세계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과 같은 일회성 악재에 반응한 결과였다면, 최근의 성장률 둔화는 특별한 외부 충격 없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구조적인 성격이 강한 것으로 봐야 한다. GDP는 ‘국내총생산’이라는 이름 그대로, 한 국가의 영토 내에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합산한 지표다.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데 적합한 잣대라는 뜻이기도 하다.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건설 및 설비투자 등 내수와 직결된 항목이 그 뼈대를 이룬다. 2025년 한국 GDP를 구성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민간소비로 전체의 48%에 이른다. 정부지출(22%)이 그 뒤를 잇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1.2%, 9.5%를 차지한다. 이들 항목은 모두 국내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으로, 한국 GDP의 90% 이상은 내수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 내수의 미래는 밝지 않다. 경제의 가장 큰 축인 민간소비는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가계 부채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빚을 내 마련한 자금이 주택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은행에 원리금을 내다보니 소비를 늘릴 여력이 없다. 후발 개발국으로서 이뤄낸 현대적 인프라는 역설적으로 건설투자의 한계를 명확히 한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을 통한 부양책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최근 한국 GDP 성장률의 급속한 둔화를 가져온 직접적 이유도 건설투자의 부진이다. GDP 계정의 건설투자는 2021~25년 사상 초유의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기업의 설비투자가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대기업의 투자 시계는 여전히 왕성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그 시선은 나라 밖을 향한다. 특히 미국과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는 자본 유출을 넘어 국내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상 최고치와 거리 먼 내수 업종 주가 반면 수출은 내수와 전혀 다르다. 올해 1월 수출은 695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반도체 착시라고? 맞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수출을 밀어 올리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이 반도체 시황을 크게 반영하고 있을 따름이다. 2월 3일 종가 기준 코스피(5288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는 이보다 1000포인트 이상 낮은 4225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찬바람 부는 내수를 생각하면 4200포인트대 주가도 너무 높아 보인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내수 대표 종목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와 거리가 멀다. 코스피 음식료 업종 지수는 2월 3일 기준 4653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음식료 업종 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2015년 8월에 기록됐던 6299포인트였다. 10여 년 전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 지수 레벨은 사상 최고치의 74%에 불과하다. 유통업종 지수의 역사적 고점은 무려 1990년 1월에 기록했고, 최근 지수는 최고점의 67%에 머물러있다. 섬유의복업종 지수의 역사적 고점은 1994년 11월에 기록했고, 현재 지수는 당시의 20% 수준이다. 건설과 종이목재업종 지수의 역사적 고점은 모두 1995년 1월에 형성됐다. 현재 지수 레벨은 각각 사상 최고치의 19%와 15%에 불과하다. 내수를 대표하는 업종 지수는 장기적으로 부진한 내수 경기에 수렴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주식시장은 바보가 아니다. 여기서 ‘주식시장 거품론’이란 서사는 설득력을 잃는다. 내수 경기로 설명하기 힘든 주가 상승이 버블론의 논거일진데, 내수를 대표하는 업종의 장기 성과는 버블은 커녕 은행 예금 이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코스피 상승이 한국 경제의 밝은 미래를 예비하는 사전적 신호라는 해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코스피엔 그저 한국을 대표하는, 대체로 수출에 경쟁력이 있는 기업의 실적이 반영돼 있을 따름이다. 실물경제 불균형, 자본시장에 투영 반도체와 자동차를 필두로 한 수출 대기업의 약진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그러나 이들의 건실한 실적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결정적인 원인은 투자의 지형 변화에 있다. 대기업의 굵직한 투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세계화의 시대에는 더 좋은 입지를 찾아 해외투자를 늘렸고, 요즘과 같은 탈세계화의 시대에도 자국 땅에 공장을 지으라는 미국의 압박이 드세다. 또한 수출 대기업에 다니는 노동자는 높은 성과급을 통해 소비 여력을 키울 수 있지만, 고용의 85% 이상을 책임지는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러한 실물 경제의 불균형은 자본시장에서도 극명한 수치로 투영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중심의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위주의 코스닥 지수는 역대 최고치의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내수와 수출의 괴리’, 그리고 ‘부자 기업과 가난한 가계’라는 불균형을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 있을까. 2014년 박근혜 정권이 발표한 ‘기업소득 환류 세제’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상을 배당과 투자, 임금 인상에 사용하지 않으면 징벌적 과세를 한다는 내용으로, 일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를 경제 전반으로 환류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보수정부에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 정책을 시행했던 셈이다. 기업의 부를 나누는 보다 직접적인 방법은 ‘주주’가 되는 것이다. ‘경기와 주가의 괴리’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주식 투자자로 살아가는 게 좋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또한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기에 기왕이면 수출에 경쟁력이 있는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주식 보유로 기업 부 나눌 수 있어 물론 주식 투자는 리스크를 수반한다. 주가에는 늘 사이클이 있어 약세장이 도래하면 고통스러운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은 매우 강력한 복원력을 보여줬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성과로 귀결되지만, 시장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투자가 크게 낭패를 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무성한 가운데서도 2000년대 들어 코스피가 2년 연속 하락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개별 주식 투자가 아니라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소극적인(passive) 투자를 통해서도 기업이 일궈낸 과실을 나눌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은 원금이 훼손될 수도 있는 위험자산이지만, 신규 자영업의 3년 내 폐업률도 50%에 육박한다. 주식으로 치면 절반 정도의 종목이 3년 이내에 상장 폐지되는 셈인데, 어느 쪽이 더 위험한 선택일까. 물론 투자는 시장의 변덕을 이겨낼 수 있는, 예컨대 3~4년 정도의 어려운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 여윳돈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말이다. 스웨덴 사민당의 ‘임노동자 기금’, 영국 보수당의 ‘소유주 사회 정책’, 일본 아베 내각의 ‘거버넌스 개혁’ 등은 주식 보유를 통해 기업의 부를 나누려는 노력이었다. 주주가 되는 것은 글로벌 탑 플레이어가 된 한국 기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30년차 애널리스트로 살고 있는 필자의 사변적 기대일 따름일까.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2026.02.05. 8:12
단종 복위 도모한 박팽년과 그의 가족 박팽년(1417~1456)은 성삼문과 함께 조선의 방효유(方孝孺)라 일컬어진 인물이다. 방효유는 명나라의 나이 어린 2대 황제 건문제를 지키려다 십족(十族)의 멸문지화를 당한, 중국을 대표하는 충신이다. 세조 2년(1456) 6월, 단종복위 역모가 터지면서 정국은 피바람에 휘말렸다. 박팽년과 성삼문이 주도한 이 거사는 국왕 세조를 처단하는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까지 갖추었기에 해석의 여지가 없는 대역죄였다. 집현전 부제학과 충청도 관찰사 등을 거쳐 당시 형조참판으로 있던 박팽년은 3대가 한꺼번에 처형되었다. 아버지 박중림과 박팽년 5형제, 박팽년의 세 아들이 모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대사헌에 거론됐던 아버지 박중림 다섯 형제, 세 아들 모두 화 못 면해 회유 거절한 박팽년에 세조 분노 옥사한 시체 목 베어 전국에 효수 며느리가 가까스로 대 이었지만 영락한 집안에 쓸 만한 인재 없어 아버지 박중림(朴仲林)은 거사 당시 예문관 대제학이었다. 그는 학술과 인품으로 세종의 사랑을 받았는데, 훗날 사육신과 생육신이 된 집현전 학사들을 길러낸 스승이었다. 그의 성품을 말해주는 일화가 있는데, 세종이 대사헌 자리를 놓고 고심하자 김종서 등은 “사려가 깊고 소란스럽지 않은 박중림이 적임자”라고 하였다. 재주와 학문 모두 갖춰 한편 박팽년은 재주와 학문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던 사육신 중에서도 경술과 문장, 필법 그 모두를 집대성할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었다.(『용재총화』) 단종은 “박팽년의 학문은 정밀하다. 그의 경연 강의에서 깨달음을 많이 얻는다”라고 한다.(단종 2년 1월 23일) 박팽년은 어린 단종이 위대한 왕자(王者)가 되기를 기필하였다. “집을 짓는 자는 반드시 그 터전을 크게 하는 것이니, 그래야 큰 집을 이룰 수 있습니다. 속히 이루고자 터전을 작게 잡으면 어떻게 큰 집이 되겠습니까. 임금이 정치를 하는 도리(道理)도 이와 같습니다. 공리(功利)에 급급하여 규모를 좁게 하면 어찌 왕자(王者)의 정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단종 1년 7월 7일) 박팽년의 네 동생 박인년(朴引年), 박기년(朴耆年), 박대년(朴大年), 박영년(朴永年)은 집현전 학사로 집안으로 보나 개인 능력으로 보나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박팽년의 세 아들 박헌(朴憲), 박순(朴珣), 박분(朴奮)은 20대 초반이거나 10대 후반의 나이였다. 그들을 처형한 근거는, 모반대역(謀反大逆)은 공모만 했더라도 수범·종범을 나누지 않고 모두 능지처사한다는 『대명률(大明律)』에서 나왔다. 박팽년은 취조 중에 자복하였고 옥에서 죽었다. 상왕 복위 거사가 세조에게 밀고된 지 4일 만의 일이었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세조가 박팽년의 재주를 아까워하며 은밀히 회유를 했으나 그는 웃을 뿐 응하지 않았다. 자신은 상왕 단종의 신하임을 분명히 하며 세조에게는 종실 어른이라는 의미의 ‘나으리(進賜)’라 호칭했다. 이에 세조가 충청도 관찰사로 있었으니 이미 내 신하라고 하자, 박팽년은 장계를 올릴 때는 ‘신(臣)’이 아닌 ‘모관박모(某官朴某)’를 썼다고 한다.(『역대요람』) 그의 결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분노한 세조는 “이미 옥사한 박팽년을 다시 거열형(車裂刑·찢어 죽이는 형벌)에 처하고 목을 베어 효수했다가 그 시체를 팔도에 돌리도록 하라. 친자식은 모조리 교형에 처하고 어미와 딸과 처첩, 아들의 처첩 등은 노비로 소속시키라”(세조 2년 6월 7일)고 명했다. 박팽년의 가족도 다른 사육신(死六臣)처럼 부계 성(姓)을 이어갈 씨가 소멸되는, 멸족의 운명에 처한 것이다. 부계 혈통으로 역사가 이루어지던 전근대 사회에서 가장 큰 복수는 대를 끊어버리는 이른바 멸문(滅門)·멸족(滅族)이었다. 박팽년의 남자 가족이 모조리 처형된 후, 살아남은 여자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박팽년의 아내 옥금(玉今)은 노비 신분으로 영의정 정인지에게 주어졌다. 동생 박대년의 아내 윤정수(尹貞守)는 해평의 거족 윤연령의 딸인데, 공신 봉석주의 여비(女婢)로 내려졌다. 세조의 핵심 참모 봉석주는 오로지 재물 늘리기에 급급한 탐오(貪汚)의 대명사였다. 그는 노비 신분이 된 윤씨를 위세로 누르고 좋은 말로 돋구어 자신의 첩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는 공신의 특혜를 이용하여 안하무인으로 굴다가 결국 난(亂)을 도모한 죄로 처형되었다.(세조 11년 4월 19일) 이로 인해 박대년의 아내 윤씨는 역적의 처첩으로서 다시 연좌의 벌을 받을 상황에 처해졌다. 또 다른 동생 박기년의 아내 무작지(無作只)는 익현군에게 주어졌다가 정희왕후의 9촌이라는 이유로 노비 신분에서 벗어난다.(성종 7년 1월 24일) 박팽년의 두 며느리인 박헌의 아내 경비(敬非)와 박순의 아내 옥덕(玉德)은 이조참판 구치관에게 주어졌다. 박씨 가(家) 여자들을 여비(女婢)로 받은 구치관은 성주이씨 옥덕의 친정 쪽 인척이다. 구치관의 조카 구수영과 박순의 동서 이극균이 사촌 간이기 때문이다. 친인척의 정리(情理)가 작용했는지, 박순의 아내 이씨는 친정이 있는 대구 하빈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 여성이 박팽년 가족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로 등극한다. 종과 자식 바꾼 둘째 며느리 “아들을 낳거든 죽이라! 박팽년 부자(父子)가 모두 죽임을 당할 때 둘째 아들 박순의 처는 임신 중이었다. 며느리 이씨는 자청하여 친정이 있는 대구로 갔다. 당시에 집의 여종도 임신을 하고 있었는데 스스로 ‘주인이 아들을 낳으면 내 아이와 바꿔주리라’라고 생각했다. 주인은 아들을 낳고 종은 딸을 낳았다. 서로 자식을 바꿈으로써 모두 살아남았다. 여종의 자식이 된 박팽년의 손자는 박비(朴婢)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장성한 후에 나라에 자수하고 이름을 박일산(朴壹珊)으로 고쳤다.”(『장빈호찬(長貧胡撰)』 『연려실기술』) 이렇게 해서 사육신의 다른 가족과는 달리 박팽년은 자기 핏줄의 후손을 남길 수 있었다. 여종의 아들로 숨을 죽이고 살던 박팽년의 손자 박비는 17살에 이르러 밖으로 나오게 된다. 성종 3년(1472)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로 부임한 이극균(李克均)이 처가인 하빈 묘골을 방문했다가 박비의 존재를 알고 자수를 권유한 것이다. 박순과 동서 사이인 이극균이 박비에게는 이모부가 된다. 왕의 허락은 받고 박일산으로 개명한 박팽년의 손자는 외가의 유산을 받아 성주이씨의 터전이었던 하빈 묘골에 정착하는데, 이곳 순천박씨의 입향조가 되었다. 박일산은 가문의 확장을 꾀하고, 조부의 절의를 기리는 누정 태고정(太古亭)을 창건했다. 그 후손들은 자신들의 선조와 함께 거사를 도모한 사육신을 위한 사당 육신사(六臣祠)를 세우고 매년 제사를 올렸다. 친손이 없어 제사가 끊긴 충신들을 배려한 뜻이 있었다. 조선 후기의 복권 움직임 조선 후기로 갈수록 사육신을 기리는 민심은 두터워지고 왕조도 자신의 입지를 지켜줄 충신의 역할이 절실해졌다. 이에 왕명으로 옛 충신의 후손들을 찾아 은전을 베푸는 일련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영조 3년에는 박팽년과 성삼문의 후손을 찾아 임용하라는 왕의 분부가 있었다. 후손이 없으면 방손이나 외손이라도 찾으라고 했다.(영조 3년 4월 21일) 영조 33년에는 박팽년의 봉사손을 녹용하라는 왕명이 있었고, 영조 48년에는 박팽년의 11대손인 무관 박성협을 승진시키도록 했다. 정조는 영남에 거주하는 고가(故家)의 후예를 찾아 관직에 임명하라는 영을 내리는데, 이에 박팽년의 12세손 박광구가 선발되었다.(정조 22년 10월 12일) 찾아보니 “가문이 매우 빈한하여 제사를 받들지 못할 지경”이라는 보고도 올라왔다. 박팽년의 6대손 박충후는 태안 군수의 벼슬을 받았는데 “무재(武才)가 없고 글을 알지 못하니 적을 방어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소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물러났다.(선조 36년 4월 21일) 철종 대에는 탐오한 죄를 저지른 순천부사 박문현에게 법에 따른 징계를 해야 하지만, 선조 박팽년을 생각하여 감행을 시행했다.(철종 10년 6월 12일) 박팽년 가문의 출중한 인재들은 다 죽고 천신만고 끝에 혈통은 이어졌다. 하지만 긴 세월 척박한 환경에 던져진 후손들은 국가가 은전을 베풀고자 했으나 변변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 박팽년의 올곧은 정신과 위대한 행적을 생각할 때 그 후손들의 삶은 더욱 고달프고 애잔했다.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026.02.05. 8:10
마음이 힘들 때 택하게 되는 나쁜 전략 중, 오늘은 회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힘든 생각과 느낌을 경험하지 않으려 우리는 종종 회피 전략을 사용하며, 적당한 회피는 실제로 좋은 방책입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더욱이 비윤리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면, 때론 흐린 눈 하고 모르는 척 사는 것이 내공입니다. 그러나 어떤 좌절도, 감정도 느끼지 않으며 회피를 습관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느낌이 들 것 같으면 일을 미루거나, 시도하지 않거나, 포기하거나, 그 일의 가치를 낮추어 말합니다. 아픈 일은 줄어듭니다. 그만큼 아프게 배우는 일도 줄어들고 마음은 무감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나를 덜 다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소셜미디어나 쇼츠, 술, 챗봇과의 대화, 반복된 자해 안에 머무릅니다. 그곳에선 나의 우울과 불안, 열등감과 수치심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한편 다른 이의 결함이나 실수에는 몹시 날을 세우고 부당한 상황이나 사회를 비난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데, 그래야만 자기 문제에서 도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 입지 않겠다고 회피하면 자격 없는 사람들이 기회 독식 어차피 삶은 모험, 오늘 출정을 원래 목적지가 그곳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타고난 위협감지 시스템이 예민해서 혹은 불운한 외상이 뇌에 깊은 흔적을 남긴 이후, 다만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안전지대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대로는 내가 부서질까 봐 항해를 멈추고 배를 엉뚱한 뭍에 대고, 방어선을 치고, 이제 어느 경험도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회피 행동을 임상심리학에서는 ‘안전행동’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 여러 연구는 안전행동에 몰두할수록 자신감과 통제감은 낮아지고, 타인에 대한 괜한 분노는 커지고, 삶의 질과 심리치료의 효과마저 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안전행동은 불안 장애, 강박 장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등에서 핵심적으로 관찰되는 ‘과도하고 불필요한’ 회피 행동입니다. 예컨대, 사회불안이나 공황 장애가 있다면 그 어떤 돌발 상황에도 노출되지 않으려 외출을 꺼립니다. 위생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면 모든 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려 합니다. 마음의 불편감을 잠시는 낮추지만, 어쩌면 그 시간, 그곳에서 만났어야 할 그 모든 경험을 차단하고 우리를 무균실로 다시 몰아넣어 힘든 감정에 더욱 취약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두려워하던 것 대부분이 실은 머릿속 파국적 상상일 뿐이란 것을 배울 기회를 잃습니다. 내가 만든 안전행동 덕에 끔찍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 오래도록 믿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실로 끔찍한 상황은 이것입니다. 당신이 세상과 멀어져 상실감이나 불안감, 수치심을 느끼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동안, 당신이 실로 바라던 기회들이 다른 이들에게 흘러가는 것, 나는 이것이 몇 배 더 끔찍합니다. (아무리 중립적으로 보려 해도) 도대체가 자격도 없고 상도덕도 없는 이들이, 당신에게 더 걸맞은 그 기회들을 가져갑니다. 이것이 당신의 안전지대가 우울과 불안을 무럭무럭 키워내는 또다른 방식입니다. 당신의 회피가 오래될수록, 세상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점점 더 ‘난 자격이 없고 무책임하다’고 믿어버립니다. 그러나 회피하는 분들이 정말 자격도 의지도 없으며,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무책임하게 회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은 누구보다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여전히 책임감 있고 정성스럽게 살고 싶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삶이 ‘슬퍼하고 불안해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마음 안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멈추어 있는 동안 나보다 더 자격이 없는 이들이 다른 선한 이들에게 끼치는 피해를 바라보고만 있지 마세요. 모든 순간 나의 모든 불편한 감정을 마주할 필요까지도 없습니다. 그냥 거기 있게 두고, 당신은 당신에게 중요한 일을 그저 하세요. 해야 할 일을 하고,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세요. 오늘은 당신에게 건네는 출정 명령을 만드세요. 저 역시 제가 위축되어 회피가 도지려 할 때 외치는 주문이 있습니다. 창피해서 이곳에 적지도 못하지만, 제게는 강력한. 이제 그렇게 짧은 몇 마디 말을 내뱉고, 만화영화처럼 모험을 떠나세요. 삶은 항해. 삶은 모험. 어떤 결과가 기다리든, 모든 괴롭고 힘든 경험을 만끽하세요. 당신의 항해 일지에 다시 글이 적힙니다. 다시, 출정입니다.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2026.02.05. 8:08
가정문과 조건문의 시작 단어 ‘만약(萬若)’은 우리말 부사어 같지만 원래 한자어다. 그 뜻은 ‘만(萬) 가지 경우 중 혹시 그와 같은(若) 일이 생긴다면’쯤이다. 핵심은 ‘약’이고 ‘만’은 강조어다. 비슷하게 쓰는 ‘만일(萬一)’은 ‘만 가지 경우 중 하나’라는 뜻이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쓴다. 가정문과 조건문은 인류사를 관통하며 사회 질서를 규율하고 발전을 추동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 성문법전인 ‘우르남무 법전’(BC 2100년 전후)과 그 뒤를 이은 ‘함무라비 법전’(BC 1750년)의 법 조항은 ‘만약 무슨 죄를 지으면, 어떻게 처벌(배상)한다’라는 가정문과 조건문 형식이다. 수천 년 전 수메르어와 아카드어로 점토판과 돌에 각각 새겼던 ‘만약…한다면’의 가정문과 조건문은 현대에 이르러 디지털 정보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다. 19세기 영국 수학자 조지 불이 정립한 ‘불 대수(Boolean algebra)’와 이진법 논리체계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가정문과 조건문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는 가정문과 조건문의 거대한 숲이다. 인류사적 의미를 제아무리 부여해도, ‘만약’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면 그와 함께 반추할 수밖에 없는 회한의 감정을 넘어서기 힘들다. 지난해 마지막 날 개봉한 한국 영화 ‘만약에 우리’가 한 달여 만에 관객 250만 명 돌파를 앞뒀다. 10여년 만에 재회한 영화 속 남녀 주인공 대화는 결국 가정문과 조건문의 나열이다. “만약에 그때 우리가 끝까지 버텼다면?”(은호) “결국 서로를 미워하며 끝났을 거야.”(정원) “만약에…, 만약에….” 요즘 온갖 뉴스 매체를 정치권의 만남과 헤어짐 관련 소식이 도배하다시피 한다. 이합집산이 부산한 건 선거가 머지않다는 증거다. 넉 달 채 남지 않은 6월 4일 아침 해가 떠오를 즈음 한쪽은 회한에 몸부림칠 테다. “만약에…, 만약에….” 장혜수([email protected])
2026.02.05. 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