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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아파트서 80대 외조모 둔기 살해한 30대 긴급체포

충북 충주에서 외조모를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주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충주시 교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외조모 B씨(80대)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와 해당 아파트에서 단둘이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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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남친을 아빠라 부르게 해"…양육권 가른 아들의 말 [이혼의 세계]

매주 토요일 '부부 변호사 : 이혼의 세계' 웹툰을 연재합니다. 310-312화 함께 싣습니다. ━ 310화_유책배우자와 양육권(1) ━ 311화_유책배우자와 양육권(2) ━ 312화_유책배우자와 양육권(3) 법무법인 재현 (※이 기사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을 웹툰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사례를 각색한 내용으로 언급되는 이름과 지명 등이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2025.1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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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나 “출산한 아이 책임지려 귀국”…마약 혐의 부인에도 구속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했던 황하나(37)가 자진 귀국했으나 결국 구속됐다. 황씨는 법정에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귀국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6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황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 준 적도 없다”며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에서 지인 2명에게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뒤 같은 해 12월 태국으로 출국했으며, 이후 여권이 무효화된 상태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황씨 측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자 현지로 출국해 지난 24일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에 탑승한 황씨를 체포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황씨와 함께 현지에 머물던 신생아와 아이의 아버지도 같은 날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황씨가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구속된 황씨를 상대로 필로폰 취득 경위와 실제 투약 여부, 지인 투약 혐의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체류 기간 중 추가적인 마약 범죄나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단계에서 허용된 구속 기간을 활용해 철저히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성([email protected])

2025.12.2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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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관광객 성폭행' NCT 전 멤버 태일, 징역 3년 6개월 확정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던 그룹 NCT 출신 태일(31·본명 문태일)이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문씨와 친구 A씨, B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판결을 전날 상고 기각 결정으로 확정했다. 문씨 등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 명령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6월 13일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던 중국 국적의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는 그해 10월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해 더는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문씨의 팀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7월 열린 1심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인 상태를 이용해 순차 간음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들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도 이런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문씨 등은 재차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 이유가 부적법하다고 보고 상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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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수백마리 집단 폐사 강화도 하천…"오염 심각한 수준"

최근 물고기 수백마리가 집단 폐사한 인천 강화도 하천의 수질 오염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강화군이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하점면 목숙천 일대 3개 지점의 수질 성분을 분석한 결과, 2곳에서 총유기탄소(TOC)가 '매우 나쁨' 수준(8㎎/L 초과)인 것으로 나왔다. 특히 인근 산업단지와 하천이 이어지는 구간의 TOC는 600㎎/L로 측정돼 매우 나쁨 수준의 75배에 달했다. TOC는 물속에 녹아있거나 부유하는 유기 물질을 탄소량으로 환산한 값으로, 탄소를 비롯한 유기 오염 물질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하천 수질 등급은 TOC를 기준으로 '좋음'(3㎎/L 이하), '보통'(5㎎/L 이하), '나쁨'(8㎎/L 이하), '매우 나쁨'(8㎎/L 초과) 등으로 나뉜다. 카드뮴과 수은 등 중금속은 따로 검출되지 않았다. 강화군은 TOC가 높게 나온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건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인하대학교에 폐사체 분석을 의뢰했다. 지난 12일 강화군 하점면 목숙천과 송해면 다송천 일대 3㎞ 구간에서는 물고기 3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상·하류로 연결된 두 하천에서는 당시 10∼30㎝ 길이의 붕어, 잉어, 가물치, 메기 등 어류가 떼죽음을 당했다. 주민들은 인근 산업단지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하천을 오염시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2.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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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LED Wall, 영화 미디어 산업 새 미래 여는 V 스튜디오[스튜디오486]

" [스튜디오486]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포토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중앙일보는 상암산로 48-6에 있습니다. " LED 캐비넷 1920개를 쌓아 올린 가로 60m, 세로 8m 크기의 메인 스크린. 그 위에는 504개의 LED 캐비넷을 결합한 천장 스크린(가로 21m, 세로 15m)이 있다. 2205㎡(667평) 넓이의 스튜디오에 거대한 성벽처럼 우뚝 서 있는 이것은 가상 배경을 구현하는 초대형 고화질 'LED Wall'이다. 당연히 국내 최대 규모다. LED Wall이 설치된 대전 유성구 스튜디오큐브 내 버추얼 스튜디오(StudioV)를 지난 21일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공공 영상제작 스튜디오인 StudioV는 이날 LED Wall 홍보 영상을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튀르키예 카파도피아를 배경으로 한 열기구 장면 연출, 독일 쾰른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성당 장면 연출,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를 모티브한 외계행성 장면 연출 등 3가지 영상 촬영이 한창이었다. LED Wall에 가상 배경을 구현한 뒤 카메라를 움직이면 카메라 위치에 따라 화면이 조금씩 바뀌며 마치 실제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LG전자가 공급한 전용 LED 캐비넷은 주사율이 높아(7680Hz) 카메라로 촬영할 때 화면이 깜빡이는 플리커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또 디지털영화협회(DCI, Digital Cinema Initiatives)의 색 영역인 DCI-P3를 99% 충족해 원본 영상의 색을 그대로 살린 생생한 색감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한편 이날 촬영한 홍보 영상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내년 2월 중 콘진원 유튜브 및 SNS 채널 등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나아가 내년 하반기 상영될 영화도 촬영할 예정이라고 콘진원 관계자는 귀띔했다. 대규모 세트 제작과 로케이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버추얼 스튜디오가 영화, 미디어, 광고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이곳에서 제작될 콘텐트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폭발적이다. 글·사진=김경록 기자 [email protected] 김경록([email protected])

2025.1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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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장난감도 겁나는데…한쪽선 200만원 키즈패딩 불티

크리스마스 이브(24일) 저녁, 걸음마를 막 뗀 남자아이 한 명이 엄마와 할아버지로 보이는 어른의 손을 잡고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관에 있는 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명품 아동 브랜드로 불리는 ‘몽클레르 앙팡’ 매장이었다. 약 10여분간 매장을 둘러보던 가족은 아동용 남색 패딩을 구매해 아이에게 입혀 매장을 나섰다. 아이가 입은 패딩 가격은 208만원이었다. ━ 200만원 패딩…성탄절 앞두고 ‘키즈 명품관’ 북적 해당 백화점 아동관 ‘리틀신세계’는 이날 저녁 내내 손님들로 북적였다. 특히 옷 한벌 가격이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몽클레르 앙팡, 버버리 칠드런, 베이비 디올 등 명품 매장도 가족 단위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특별한 날 자식에게 줄 선물에 이 정도 돈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모(43)씨는 “6세·12세 딸들에게 각각 208만원 몽클레르 패딩과 130만원 버버리 패딩을 선물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면서 “특별한 날이니 좋은 옷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김모(29)씨도 “7개월 된 딸에게 모자를 하나 선물했다”고 했다. 김씨가 구매한 몽클레르 비니는 41만원 상당이다. ━ 오락문화비 지출 격차 더 커졌다…‘선물 양극화’ 심화 같은 날, 서울 종로구 다이소 동묘점도 붐볐다. 완구코너엔 로봇·자동차나 소꿉놀이 세트 등 3000~5000원짜리 ‘가성비 장난감’이 진열됐다. 강북구에 사는 이모(41)씨는 “요즘 장난감 가격들이 많이 올라 선물하기도 부담스럽다”면서 “그나마 저렴한 다이소에서 8살 아들에게 줄 5000원짜리 장난감 로봇과 4살 딸에게 선물할 3000원짜리 요술봉을 구매했다”고 했다. 10살 아들을 둔 이모(40대·여)씨는 아예 올해 크리스마스엔 선물을 생략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싶다고 하는데, 그 정도 사줄 형편은 안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7살 아들을 키우는 오모(38)씨도 “아들이 유치원에서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를 갖고 노는 게 유행이라며 사 달라고 조르는데, 중고로 사도 기기에 칩까지 30만원이 훌쩍 넘길래 부담스러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기념일 선물 양극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장난감·취미용품 등 오락문화비 지출은 월평균 43만8253원으로 하위 20%(1분위) 가구(월평균 5만788원)의 약 4.6배에 달했다. 5년 전(2020년 3분기) 소득 상위·하위 20% 가구의 오락문화비 지출 격차는 3.8배였다. ━ 아이 한명에 10개 지갑 쓰는 ‘텐 포켓’이 양극화 키워 전문가들은 저출산 문제가 양극화를 키우는 배경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아이가 귀해지다 보니 조부모와 친인척까지 나서서 아이 한 명에게 비싼 선물과 고액의 용돈을 몰아 주는 이른바 ‘텐 포켓’(아이 한명을 두고 열 개의 지갑에서 돈이 나온다는 뜻) 현상이 흔해졌다는 것이다. 아이 한 명만 낳아 아낌없이 투자하는 ‘VIB(Very Important Baby·한명의 자녀에 가족 구성원 전체가 아낌없이 투자)’ 트렌드 확산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경기 자체는 갈수록 나빠져 저소득층은 오락문화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조카 4명에 각각 10만원 선물을 해줬다면 요즘은 한 명에 40만원대 장난감을 선물하게 된 셈”이라며 “특히 소득이 높은 가정에서는 아이 한명에게 더 많은 돈을 쏟아부으면서 격차가 커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는 집에서 아이에게 좋은 물건을 사주는 건 아무런 문제될게 없지만, 학교 등에서 아이들끼리 위화감이 조성되거나 경제 관념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부모와 우리 사회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조언한다. 아이 한명에게 큰 돈을 쓰는 문화가 따돌림 등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번지거나, 아이의 경제 관념을 망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단 것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장난감이나 아동복은 대부분 잠깐만 사용하는 것들”이라면서 “무작정 고가품을 사주기보단, 아이의 행복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선물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규림.김창용([email protected])

2025.1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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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기고 해진 문화재 되살렸다…'복원 허브' 된 대구간송미술관

조선 중기 학자인 초간(草澗) 권문해(1534~1591)가 남긴 유서 ‘권문해유서’는 경북 예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지류 문화유산이다. 국내 최초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편찬한 권문해의 유서는 오랜 세월 습해(濕害)와 곰팡이로 주름, 꺾임, 결손, 변색, 충해 등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대구간송미술관 수리복원팀은 오염을 제거하고 결손부를 메우고 일부 접혀 있거나 틀어져 부착된 글자편들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렸다. 예천박물관은 수리복원이 완료된 자료를 인계받은 후 국가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역 문화유산 발굴과 관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으로 대구간송미술관은 기대하고 있다. ━ 낱장 보관되던 작품 병풍으로 제작 ‘권문해유서’뿐 아니라 대구간송미술관이 최근 수리복원한 작품은 총 30점에 이른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공공문화시설 수리복원 협력 및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관과 자료는 대구시 소장자료 14건 14점, 대구미술관 소장자료 3건 11점, 예천박물관 소장자료 1건 1점, 총 3개 기관 18건 26점이다. 여기에 대구시민 소장자료 4건 4점도 더해졌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경북 지역 내 기관 중 자료(작품)의 중요성과 가치, 수리복원의 시급도, 활용도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소장기관과 논의 후 수리복원을 위한 대상을 결정했다. 대구시가 소장하고 있는 ‘아동문학가 윤복진 관련 자료’도 대구간송미술관이 수리복원한 대표적 사례다. 이 자료는 가요곡집과 졸업앨범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활동과 우리나라 동요사를 재조명하는 자료로 중요성을 인정받는 문화유산이었지만, 근대기 제작된 종이 수급이 어려워 수리복원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대구간송미술관 수리복원팀은 자료와 유사한 종이를 직접 제작해 결손부와 낙장 부분에 적용했고, 주변부와 유사한 색으로 색맞춤했다. 수리복원이 완료된 자료들은 지난 5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개최된 전시 ‘수리복원, 기억을 잇다’를 통해 소개되며 지역 출신 아동문학가 윤복진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부모님 흔적 담긴 개인자료도 복원 대구미술관 소장 ‘군자화목’은 묵죽화로 근대서예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서동균의 작품이다. 장황 없이 낱장으로 보관되던 8점의 작품을 기존 원형인 8폭 병풍 형태로 복원했다. 수리복원과정에서 본래의 작품 배열 순서를 밝혀 작품의 보존성과 전시 활용도를 한층 높였다. 이밖에도 김우범 ‘산수’, 정학교 ‘매죽기석도’는 하축과 족자끈 교체 등 응급처리를 실시했다. 수리복원 후에는 대구미술관에서 체계적인 고서화 관리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류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의 협력을 강화했다. ‘군자화목’ 등은 대구미술관의 전시 ‘대구 근대 회화의 흐름’을 통해 내년 초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개인이 소장한 자료들을 대상으로 한 수리복원도 진행했다. 선정된 자료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기록한 『독립혈사』, 지역 공익단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대구로타리클럽 가입승인서’, 부모님 삶의 흔적이 담긴 ‘경북대학보’와 ‘혼서’다.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수리복원을 진행한 자료들은 12월 소장가에게 전달됐으며 자료의 특징에 따른 안전한 보존·관리 방법을 함께 안내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2025년도 지역공헌 수리복원 성과를 기반으로 지역 지류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확대를 위한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보이는 수리복원실을 통한 관람객과 수리복원에 관한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공공기관 협력과 시민 참여 범위를 더욱 넓혀 지역 문화자원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는 데 힘쓸 예정이다. 이하나 대구간송미술관 수리복원팀장은 “올해 진행한 수리복원 지원사업은 기관과 개인이 소장한 소중한 자료들이 다시 온전한 상태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공공기관과 시민들과의 협업을 더욱 확대해 지역사회가 소장한 지류문화유산의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는 동시에 ‘대구·경북 수리복원 허브’로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2025.12.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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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만 닫아줘도 20불?" 로보택시가 만든 '꿀알바'

 웨이모

2025.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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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천장 보고 놀랐다…금수저 여대생의 '잔혹한 불효'

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소개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내 절친의 남편이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내는 울먹였고 나는 며칠 내내 멍했다. 충격이 컸다. 아내의 친구, 그녀의 남편. 대략 내 또래. 가정을 가진 중년의 남성이 사경을 헤맨다. 수많은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접하는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가까운 지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담담할 수가 없었다. 혹시 내 모습이 오버랩돼서 그랬을까. 친구와 통화를 하며 연신 눈물을 닦아내는 아내의 모습에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어깨만 두어 번 두드려줬을 뿐이다. 지인의 소식에도 이렇게 먹먹한데…. 가족의 때아닌 죽음을 겪어야 하는 이들의 슬픔이란 어떨까. 얼마나 무겁고 아플까. 당사자조차 실감 못 하는 고통에 우린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그때 즈음 조카의 유품 정리를 의뢰하는 이모의 전화를 받았다. “언니는 지금 경황이 없어서요. 병원에 있어요.” 충격을 받은 엄마는 몸져누웠다. 자식의 죽음. 뭔지 모르지만 아는 느낌이었다. 사인은 아마도 그것이겠다. ‘깨끗하게 치워주겠다, 정성을 다하겠다….’ 여러 말들이 떠올랐지만 이번엔 꾹 삼켰다. “아무런 말도 못 하겠더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친구와 통화가 끝나고 아내가 했던 말이 떠오른 탓이었다. 아내는 사실 꽤 오랜 시간 통화했다. 그런데 아무런 말을 못 했다니…. 그제야 아내가 전화기를 붙들고 나눈 대화는 대부분 울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의뢰인과 통화를 마치며 결국 내가 꺼낸 말이다. 영 찜찜했다. 아직도 이런 ‘응대’에 서툴다니….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 작별을 앞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더구나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고 떠나보낸 이들에겐…. “억지로라도 먹고, 억지로라도 자야 해. 알겠지?” 그날 지인과의 통화에서 아내가 했던 말, 내가 들어 이해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문장이었다. 흐느낌과 이 말의 반복이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억지로라도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이 필요하겠나. 산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다. 그런 말을 아내는 에둘러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할 말이, 할 수 있는 말이, 그것뿐이니까….” 조카의 유품을 부탁한 의뢰인은 ‘원룸’이라고 했지만, 현장에 도착해 보니 달랐다. 오피스텔에 흔한 복층 구조였지만 오피스텔은 아니었다. 보통 외곽 주택가 골목길에 흔한 원룸 빌라도 아니었다. 외관상으로도 제법 고급진 건물이었다. “이런 것도 원룸이라고 해요?” “그러게, 이렇게 생긴 원룸도 다 있네. 하긴 방마다 문이 달려 룸이 나뉜 건 아니니까 원룸이 맞는 건가?” 함께 간 직원과 나는 처음 보는 공간이었다. 살림살이를 보니 아주 세련됐다. 주방가구는 전부 최신식 옵션이었다. 직접 꾸민 방 구석구석도 아기자기했다. 고인으로 여겨지는 사진을 얼핏 봤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금방 발견했나 보다.” 죽음의 흔적은 많지 않았다. 여성의 체구도 작았던 모양이다. 집 안 겉모습만 봐도 경제적 형편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원룸이지만 고급이었다. 채워진 살림에서도 금전적 여유가 느껴졌다. “건물에 이미 소문이 나서 집주인이 짐을 빨리 빼달라네요.” 이모인 의뢰인이 전한 사정은 그랬다. 폐기물이 아닌 진짜 유품을 포장이사 하듯 챙겨야 했다. 닫혀 있는 ‘방’은 화장실이었다. 매립식 욕조가 아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독립형 욕조. 혹시나 싶어 천장을 올려다봤다. (계속) 고개를 들어 환풍기를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복층에서 유품을 챙기던 직원이 나에게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아이고, 이 아가씨야…” 20대 금수저 여성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450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3명 예약, 2명은 죽어 있었다…공유숙박 손님의 잔혹한 퇴실 숙박 예약은 3명이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마주한 시신은 두 구. 유서는 없었다. 사과도 없었다. 집주인 청년을 무너뜨린, 오피스텔서 벌어진 충격적인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3073 지하주차장 살던 남자의 자살, 건물주는 이혼한 전처였다 "오갈 데 없는 불쌍한 사람"에게 지하 주차장 한편을 내줬다는 착한 집주인. 그 여인의 정체는 죽은 남자의 전 부인이었다. 심지어 무료로 유품 청소를 부탁했다. 그녀가 끝까지 감추려 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644 고모부가 데려다준 고시원…20살 소녀 방은 연기가 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2213 원룸서 죽은 고시낭인 아들…아버진 매일밤 구더기 치웠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0088 아빤 6년 만에 고독사했다,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891 김새별([email protected])

2025.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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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숲에 부는 제주 바람…새해, 나라 요시모토 직접 온다

━ '바람의 섬'과 '푸른 숲'의 대화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나라 요시토모’(奈良美智·66)의 작품이 바다 건너 제주에 왔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일본 아오모리현 국제교류전 ‘바람과 숲의 대화’를 열고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 7점을 포함해 양 지역 작품 125점을 선보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바람의 섬’으로 불리는 제주와 ‘푸른 숲’이라는 의미의 지역명을 쓰는 아오모리(青森)의 작품이 만났다는 의미다. 이달 중순 문을 연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 제주도-아오모리현 자매결연 10주년 이번 전시는 제주도와 일본 아오모리현의 자매결연 10주년, 한국과 일본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이 공동 기획했다. 제주와 일본 작가 29명의 작품 125점을 소개했다. 회화·사진·영상·설치 등 5개 섹션을 준비했다. ━ 나라 요시토모, 내년 2월 제주에서 특강 전시 기간 중 일본 작가 초청 강연 등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 2월 27일에는 나라 요시토모가 직접 제주를 찾아 작품 관련 특강을 할 예정이다. 나라 요시토모는 일본 아오모리현 출신의 작가다. 1980년대 팝아트의 영향을 받아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킨 예술 운동인 네오팝(Neo-Pop)계의 주요 인물이다. 주로 아이와 소녀의 형상을 통해 순수함과 분노, 고독과 저항이 공존하는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 소장 작품인 ‘So far apart’를 비롯해 Y.N.(Self-portrait)’, ‘Night Walker’ 등 7점이 걸렸다. ━ 제주도내 인물화와 나란히 배치해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은 제주 출신 여성 작가 양정임(42), 안소희(38)의 인물화와 나란히 배치됐다. 세 작가는 서로 다른 국가에서 출발했지만, 인물을 통해 시대와 감정을 응시한다는 공통의 시선을 담는다. 미술관 측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형성된 감각의 접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강요배·백광익 등 제주 출신 작가 작품도 또 오노 타다아키라(小野忠明), 무나카타 시코(棟方志功) 등 또 다른 아오모리 출신 작가와 강요배·백광익 등 제주 출신의 유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한·일 미술 교류의 흐름을 조명한다. 또 양 지역 젊은 작가들의 작업과 함께 1950~70년대 아오모리와 제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 작품도 소개된다. 지역의 기억과 삶의 기록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 “도민·관광객 모두 국경넘어 예술 소통”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을 제주에서 관람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도민과 관광객 모두 국경을 넘어 예술로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충일([email protected])

2025.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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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금금…그래도 18년째 도망 못가요" 그 섬 의사의 뱃길 [길, 올해와 새해를 잇다]

━ SPECIAL REPORT 길.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고속철도 동맥경화를 뚫는 길”(라승혁 평택~오송 2복선화 5공구 현장소장) “낙도 의료는 내가 가야 할 길”(최명석 신안대우병원장) “행정소송만이 손쓸 길”(최일도 목사). 이들이 말한 길은 각각 교통·행동규범·방도를 의미합니다. 10×10. 교통으로서의 길 중 남북 7축과 동서 9축의 간선도로망은 2030년까지 이렇게 늘어납니다. 그중 하나가 함양울산고속도로입니다. 한강 밑으론 고속도로도 뚫립니다. 그리고 시속 400㎞. 꽉 막힌 평택~오송 고속철도 구간을 이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됩니다. 중앙SUNDAY는 길을 닦는 그 현장들을 찾았습니다. 또 다른 길. 고속국도가 일반국도·지방도와 연결되듯 새 길을 여는 현장은 사람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저마다의 길을 닦고 있었습니다. 뱃길이고 하늘길이며 외길이기도 했습니다. 가시밭길을 걸어온 이도 있고 고생길 훤해도 꽃길을 마다한 이도 있었습니다. “박수받을 때 내려와 새로운 길을 찾는다”(오순희 한국여성산악회장) “나도 힘들었기에 길에서 인생 상담도 해준다”(정재섭 명품시계 수리 전문가). 유턴도, 우회도 몰라라 하고 일방통행이 횡행하는 시대. 길에서 만난 이들은 우리에게 신호등을 깜빡이는 것 같았습니다. 2025년에서 2026년으로 가는 길목. 그렇게 길은 또다시 이어집니다. 체증 뚫는 고속철길=지난 14일 오전. 목포행 KTX 13호차와 14호차 사이엔 9명의 ‘입석’ 손님이 있었다. 열차표는 늘 매진에 매진이다.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빚은 결과다.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면 해결되겠지만 평택~오송 병목 구간이 막고 있다. 이곳 46.9㎞에 ‘2복선화’ 사업이 한창이다. 총사업비는 4조4800억원. 그중 공사 구간 9㎞인 5공구에선 직경 11m, 길이 148m의 TBM(Tunnel Boring Machine)이 조립을 마치고 최종 점검 중이었다. 헤드의 66개 커터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며 암반과 토사를 뚫는 방식이다. 운행 중인 기존 고속철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공법을 도입한 것. 5공구 터널 구간 6.1㎞ 중 2482m가 TBM으로 뚫린다. TBM은 장비가 크다 보니 보관이 어려워 헤드 부분만 빼고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마침 바통 터치하는 육상선수처럼 공사 기간이 맞아떨어져 GTX-A 구간에서 사용 후 재사용 중이다. 평택~오송 2복선화가 2028년 말 완료되면 고속철도 운행 횟수는 하루 190회에서 380회로, 이용객 수용도 2배 이상 늘어난다. 시속 370㎞의 차세대 고속열차(EMU-370)도 달릴 수 있는 선로가 들어선다. 백규상(사진) 감리단장은 “인공지능(AI) 기반 CCTV를 중심으로 실시간 유해가스 감지기, 출입자 위치 추적 비컨, 장비 접근 경고 시스템 등 ‘스마트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 주민 6300명 아픈 곳 다 알아…서울 병원 갈 차비도 드려요" 그 섬 의사의 뱃길=지난 14일. 노래 제목 그대로 비 내리는 호남선. 가수 손인호의 노랫말이 가슴 속에 선로를 그려놓을 즈음. “우리 열차는 잠시 후 마지막 역인 목포역에 도착합니다.” 다음날 국도 2호선 천사대교. 길이 7.26㎞로 국내 최초의 사장교 반, 현수교 반 다리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섬 9개, 이른바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잇는다. 배에 올라 바닷길 40분. 이렇게 목포에서 2시간 걸려 도착한 곳이 전남 신안군 비금도다. 뜬금없이 제법 큰 병원이 나타난다. 이름하여 신안대우병원. “어처크름 여게까징 오셨으까.” 최명석(64·사진) 병원장의 인사가 걸쭉하다. 최 원장은 지난 9일 김우중의료인상을 받았다.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30년간 도서·오지 의료에 매진한 정신을 기려 2021년 제정한 상이다. Q : 2008년부터 병원을 운영하셨죠. A : “저보다 앞선 세 팀이 평균 2년을 못 버티더라고요. 천사대교 건너오셨죠? 2019년 완공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그전엔 목포에서 배를 타고 왔어요. 배가 못 뜨는 날이 많아 고립감이 심했죠. 저도 도망가고 싶었는데 제 뒤에 온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어어, 하다가 18년이 됐습니다(웃음).” 최 원장은 인터뷰 대부분 눈을 지그시 감고 말했다. 그러다 눈을 번쩍 뜰 때가 몇 번 있었다. “사명감 없인 일 못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가 그중 한 번이었다. Q : 다리로 연결된 도초도 환자도 돌보시죠. A : “네. 6300여 명입니다. 누가 어디 아픈지 다 알아요. 눈이 나빠? 서울의 S병원에 가라고 합니다. 차비가 없다? 제가 드립니다. 오히려 작은 음료수 같은 선물이 돌아옵니다. 이런 작은 정 때문이라도 떠날 수가 없어요.” Q : 먼 곳입니다. 안타까울 때도 있을 텐데요. A : “제가 심장흉부 전문의입니다. 어느 정도 응급에 대비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를 벗어나면 속수무책입니다. 골든타임을 놓친 적도 있어요. 가슴이 아픕니다. 정부가 기초자치단체마다 한 곳씩 의료 취약지 거점병원을 지정해 줘야 합니다. 관련 법률도 있고요.” Q : 이제 하늘에는 닥터헬기가 뜨고 땅에서는 119와 이어진다. 최 원장은 “그런데 바다, 특히 바람 불고 어둠이 내린 바다에선 헬기도 못 뜨니 씨(sea) 앰뷸런스 도입이 시급하다”고 했다. A : “햇빛연금과 바람연금·농어촌기본소득 덕분인지 인구 4만 명을 회복하긴 했지만 신안은 여전히 인구소멸 위험 지역입니다. 65세 이상이 40%에 육박하고요. 일찍 일어나시는 어르신 따라 병원도 오전 7시에 열어요. 월화수목금금금 일하고 잠도 병원 2층에서 잡니다. 가족은…. 미안해서 못 데려왔어요. 2주에 한 번씩 토요일 점심 먹고 가족이 있는 광주로 퇴근해 일요일 점심 먹고 출근합니다. 어제처럼 배가 못 뜨면 한 달 내내 여기서 지내기도 해요. 삼겹살 구워 먹으며 버팁니다(웃음).” 최 원장이 다시 눈을 번쩍 떴다. “제가 18년간 걸어온 길이고,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라면서다. 한강 밑 35m 터널길=천사대교가 있는 국도 2호선과 겹치는 국도 77호선. 국내 최장 도로다. 부산에서 남·서해안 섬과 도시들을 대부분 훑고 자유로를 밟아 파주까지 무려 710㎞ 이어진다. 다른 도로와 중복된 곳까지 합치면 1260㎞가 넘는다. 여름휴가 내내 이곳을 달리는 ‘찐’ 여행객들도 적잖다. 77번 국도가 끝나는 파주에는 다른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다. 5개 공구 중 제2공구. 직경 14m, 길이 125m의 TBM이 돌아가고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다. 한강 밑으로 김포까지 2.98㎞ 터널을 만든다. 우리나라 첫 ‘TBM 도로 터널’이다. 지난 19일 현재 TBM 공사 구간 2860m 중 2667m를 뚫었다. 한강 너머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작업자들이 매일 받는 가상체험(VR) 안전교육 뒤 2600m 구간까지 들어가 봤다. TBM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없었다. 헤드에 달린 70개의 커터는 휴일 없이 돌고 돌아 하루 평균 5m를 굴진 중이다. 황우주(사진) 한국도로공사 김포파주건설사업단 팀장은 “터널 공사비만 4958억원으로 한강 밑 34.5m까지 뚫는다”며 “2027년 12월 완공되면 김포~파주 통행 시간이 59분에서 15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게보다 길이 좋다, 째깍째깍 시계가 살아나니 나도 살더라" 시계 수리 49년 외길=파주에서 GTX-A를 타고 다시 서울로. GTX-A는 현재 5개 역만 개통했다. 파주 운정역에서 서울역까진 단 20분. 기존 시간을 절반 이상 줄였다. ‘시간을 고치는 남자’가 그 중간, 연신내역 근처에 있다. 정재섭(67·사진)씨는 명품 시계 수리 전문가. 49년째 외길이다. 그런데 그의 가게는 길 위 작은 승용차다. Q : 왜 가게를 차리지 않습니까. A : “길이 가게입니다. 상암동·서대문 등 이곳저곳 8곳에 제 ‘길 가게’가 있어요. 사실 가게를 차렸어요. 19세에 일을 시작했죠. 죽었던 시계가 째깍째깍 다시 숨 쉴 때의 느낌. ‘아, 내가 시계 의사구나’ 싶었어요. 가게에 ‘대학병원’ ‘종합병원’이란 타이틀도 걸었고요. 잘 됐어요. 그러다 2010년쯤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가 다 날렸어요. 거리로 나왔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길에서 수백만원짜리 명품을 맡기겠냐’며 말리더군요. 마포구청 앞에서 소리쳤어요. ‘여러분의 시간을 고치러 왔습니다.’ 다음날 구청 직원들이 죽어 있던 시계를 가져왔어요. 그것들을 되살렸고, 저도 살아났습니다.” Q : 시계와 시간, 모두 소중하겠군요. A : “하루도 빠짐없이 8시 출근, 5시 퇴근을 지킵니다. 일요일만 쉽니다. 그 시간에 그 길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합니다. 어느 안경점 사장이 찾아와 같이 일하자고 합디다. 전 길이 좋다고 거절했어요.” Q : 다양한 사람을 만났겠습니다. A : “수리비 15만원이라는데 10만원 툭 던지고 도망가는 사람, 짝퉁인데 진품이라 우기는 사람…. 최근에 시계를 맡긴 어느 20대가 음료수도 건네는 거예요. ‘왜 주냐’고 물었더니 ‘어른에게는 잘해야 한다고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감동했어요. 이렇게 길에서 제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도 있어요.” Q : 시계에 경제가 보입니까. A : “경기가 안 좋으면 사람들은 시계를 안 고칩니다. 요즘이 그래요.” 짧은 인터뷰 시간 동안 네 명의 손님이 왔다 갔다. “이 일은 차분해야 한다. 욱하면 안 된다. 숨을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정씨가 뭔가에 쫓기듯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되뇌었다. "한라산 안전 책임진 구조대장 4년, 술 한 모금도 안 마셨다" 그녀의 하늘길과 산길=길은 산길로 이어진다. 연신내역은 수도권광역전철 3개 노선이 만난다. GTX-A와 지하철 3·6호선이다. 연신내역 바로 옆인 6호선 독바위역은 북한산 자락에 있다. 북한산은 한 해 700만 명이 찾는 가장 인기 있는 국립공원이다. ‘가장 높은 길(등산로)’이 있는 한라산(1950m)을 끼고 사는 오순희(55·사진) 한국여성산악회장은 ‘업무차’ 북한산을 자주 찾는다. 그는 제주산악안전대 구조대장을 지냈다. 오 회장은 “산에서 ‘대장’이란 타이틀은 남성의 전유물처럼 돼 있는데, 여성으로서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Q :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요. A : “구조대장을 2019년부터 4년간 했어요. 선거로 뽑았죠. 상대가 남자라 걱정했거든요. 산악회는 남자가 대장을 맡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입니다. 20세부터 구조대 생활을 한 게 도움이 된 듯합니다. 열심히, 선후배를 잘 아우른다는 평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어요. 리더는 위기에서 결정을 잘해야 합니다. 그래서 구조대장일 때는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셨어요.” Q : 이어 한국여성산악회를 맡았고요. A : “여성산악회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어요. 일종의 세대교체입니다. 제주에 있는 나에게까지 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당시 구조대장이라 큰 책임을 두 개 맡을 수 없었어요. 구조대장을 내려놓고 서울 북한산에 매달 세 번 정도는 가요. ‘하늘길’로요(웃음).” 그는 “산악계도 여성의 역할과 인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변했다”고 했다. “원정 가면 밥하고 빨래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지금도 바뀌고 있습니다. 산에 다니는 여성이 많아졌어요. 어느 선배가 여성산악회의 ‘여성’이란 표현을 왜 쓰냐고 하더라고요. 말 자체보다 남성만큼, 아니 남성보다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의지라고 했습니다. 내년 백두대간을 함께 가려는 20대 여성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A4 용지 5장으로 기획을 짜오더라고요. 나름의 ‘길’이 그들에게 있었던 거죠.” Q : 길은 무슨 의미일까요. A : “자그마한 여유죠. 과속과 과욕은 금물입니다. 구조대장을 박수받을 때 떠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새 길도 찾고요.” 동서 잇는 새로운 길=동서를 잇는 새 길이 들어선다. 일명 88고속도로인 광주대구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 사이는 평균 70㎞. 이 사이로 새 고속도로가 내년 12월 완전 개통된다. 6조원가량 투입한 144.6㎞ 함양울산고속도로(고속도 제14호선)다. 4개 공사 구간 중 1구간인 함양과 합천 사이에 거창 분기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광주대구고속도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교각이 세워지고 거더(지지대)와 상판이 얹혀졌다. 양쪽 산에는 발파 후 지반과 암반을 보강하는 NATM 공법으로 터널이 뚫리고 있었다. 공사는 터널이 절반이 넘는다. 교량도 20%가량이다. 시멘트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현장 레미콘 생산시설도 만들어 놨다. 최성훈(사진) 한국도로공사 함양합천건설사업단 차장은 “함양~울산 이동 시간이 2시간15분에서 1시간30분으로 단축되고, 지역 관광 활성화 등으로 낙후된 경남 북부 지역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차장은 “2004년 사업계획을 수립해 22년 걸린 우여곡절 많은 길”이라며 “완공된 뒤 가족들과 지나가게 되면 아빠가 저런 곳을 만들었다며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며 웃었다. "동대문구청 상대 소송, 2심서도 승소…화장실부터 짓고 싶다" 끝나지 않는 나눔의 길=함양울산고속도로 기점인 울산에 오는 30일부터 중앙선 KTX 정차역이 추가되고 운행 횟수도 늘어난다. 중앙선의 기점은 청량리역이다. 지난 19일 이른 아침. 청량리역 인근의 노숙인과 어르신 120여 명은 무료급식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환호했다. ‘밥퍼’ 대표인 최일도(사진) 목사가 웃음으로 이들을 맞이했다. ‘밥퍼’는 전날 동대문구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Q : 어떤 소송인가요. A : “여기는 서울시가 시유지에 지어준 가건물입니다. 2021년 증축 공사를 했는데, 서울시가 고발했습니다. 당시 동대문구청장과 합의를 했는데도요. 다행히 오세훈 서울시장과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새 동대문구청장이 2022년 무허가 건물 시정명령과 함께 건축이행강제금 2억8300만원을 부과했어요. 재단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고요.” Q : 이곳이 무허가 건물인가요. A : “아닙니다. 건축 가건물인데 이게 건축물대장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법규상 건축물대장에 올라가지 않으면 증축이 안 되기에 서울시가 기부채납 등록 때 ‘신축’이라고 표기했고, 동대문구청이 이걸 문제 삼은 겁니다. 서울시장과 전임 동대문구청장과의 합의도 구두로만 해서 ‘증거’가 없었고요.” Q : 그런데도 승소했군요. A : “1심 때 서울시 보도자료를 찾아낸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증축을 추진할 당시 동대문구가 특별한 신고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반복적으로 표명해 다일복지재단(밥퍼) 측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도 지난 18일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구청의 항소를 기각했다. Q : 승소 후 당장 할 일이 있다면요. A : “화장실을 짓고 싶어요. 노숙자와 어르신들이 국물을 안 먹습니다. 임시 화장실 계단이 높아 위험해서 안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상고하지 않는다면 동대문구청장에게 여기서 밥을 대접하고 싶네요.” 인터뷰하던 날, ‘밥퍼’ 홍보대사인 윤석화씨가 세상을 떠났다. 최 목사는 “좋은 일 뒤에 이런 일도 있네요”라며 씁쓸해했다. 윤씨는 수의 대신 최 목사도 입고 있던 봉사 조끼를 입고 영면에 들기를 원했다고 한다. 청량리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한국항공대역. "환경관리원이 나의 길"이라는 조영규(27)씨가 길을 쓸고 있었다. 2025년과 2026년을 잇는 길목에서였다. 김홍준([email protected])

2025.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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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띠 여자는 팔자 세다? 조선시대 왕비 중 5명이 말띠"

━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에게 듣는 병오년 ‘말의 해’ 2026년 새해에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사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올해의 띠’를 이용해 한 해의 기운을 예측했다. 그해의 수호신이라 할 수 있는 12가지 동물의 의미와 상징을 살펴보며 희망을 품어보는 오래된 풍습이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말의 해’다. 12지의 일곱 번째 오(午)에 해당하는 말의 상징성은 무엇일까. 천진기 국가유산청 무형유산위원회장에게 그 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민속학자인 그는 8년간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하는 등 누구보다 우리 일상 속 민속 문화를 잘 알고, 무엇보다 12지 띠 문화에 식견이 탁월하기로 유명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말의 해’를 기념해 발간한 『한국민속상징사전-말』 책도 천 위원장의 글로 시작한다. 24일 천 위원장을 만나 우리 문화와 풍속에 속에 깃든 말 이야기를 들어봤다. Q : 말은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나요. A : “12가지 띠 동물 중 용, 범(호랑이)과 함께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띠죠. 말은 ‘신성한 동물’ ‘상서로운 동물’이자 하늘의 사신, 제왕의 출현을 알리는 영물, 영혼과 마을 수호신이 타는 동물, 장수·선구자·영웅·새신랑이 타는 귀한 동물, 박력과 정력 그리고 스피드의 상징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등장하죠.” Q : 하늘을 나는 용은 상상 속 동물인데, 말은 실존하는 육지 동물이면서도 종종 날개를 단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A :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을 잇는 하늘의 사신이기 때문이에요. 고구려 벽화를 보면 안장은 있지만 사람이 안 타고 있는 말이 있어요. 이는 무덤의 주인이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거라고 하는데 영혼이니까 직접 말을 탄 모습을 그리지 않은 거예요. 이 말은 지금 죽은 이의 영혼을 저 세상으로 태우고 가는 중이죠. 죽은 자를 이승에서 저승까지 안내한다는 ‘꼭두’도 대부분 말을 타고 있어요. 실제로도 말은 육지 동물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이라 하늘을 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이 보태진 거죠.” 하늘과 땅, 이승·저승 잇는 ‘하늘의 사자’ Q : 예나 지금이나 말은 ‘강하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이미지가 강하죠. A : “말은 싱싱한 생동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 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 등 강인한 인상을 갖고 있죠. 그래서 말의 실체는 우리 일상에서 사라졌지만 말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존재해서 현대인들도 말을 사랑하죠. 말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혹시 오늘 말 타고 오신 분 있나요?’ 물으면 다들 픽 웃는데 ‘포니’ ‘갤로퍼’ ‘에쿠우스’ 이게 다 말을 뜻하는 용어들입니다. ‘천마관광’ ‘은마관광’ ‘백마관광’ 버스를 타본 경험이 있잖아요. 말이 달리는 모습이 들어간 택시미터기도 있고. 어릴 때는 ‘말표 고무신’ ‘말표 운동화’를 신었고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말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달리고 있는 거죠.” Q : 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라고 하죠. 불(火)의 기운까지 가진 붉은 색 말이라 양의 기운이 강해 새해에는 활력이 넘칠 거라고 합니다. A : “말의 해는 갑오-병오-무오-경오-임오로 순행합니다. 갑은 파랑, 병은 빨강, 무는 노랑, 경은 하양, 임은 검정을 상징해서 말의 해가 되면 말 색깔이 각각 표현되는데 사실 띠 동물에 색을 붙여서 의미를 두는 건 우리에겐 없던 풍습이에요. 중국에서, 그것도 2006년을 ‘황금(붉은)돼지의 해’라고 부르면서 시작된 거죠. 2005년이 몇백 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쌍춘년(한 해에 입춘이 두 번 든)이라서 결혼 관련 업체들이 ‘이 해에 결혼을 하면 잘 살 거다’ 마케팅을 했고, 쌍춘년에 결혼한 커플들이 다음해에 아이를 낳을 테니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난 아이는 잘 살 것’이라고 또 홍보를 하면서 시작된 일종의 상술이죠.” Q : 그렇다면 우리 문화 속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 “하늘을 나는 천마(天馬), 흰 백마(白馬), 두 마리의 쌍마(雙馬), 용과 같은 기상의 용마(龍馬)가 길하다고 여겼죠. 천마는 몸에 빛나는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비상하면서 천상과 지상을 자유롭게 오가며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죠. 백마의 흰색은 광명 즉, 태양의 상징이자 남성의 원리로 신성, 위대함의 관념으로 여겨졌죠. 그래서 옛날에는 신랑이 백마를 타고 장가를 들러 왔고, 이육사의 시 ‘광야’에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이 시대와 사회를 구원하는 이를 은유했죠. 한 마리보다 두 마리의 쌍마가 더욱 힘차고 길하고. 이 시대를 구원하러 오는 아기장수가 태어날 때는 운명을 같이할 용마(龍馬)가 세상에 같이 나타난다고 생각했어요.” Q : 말에 관한 기본적인 상징은 좋은 것들인데, 유독 여자들에게는 ‘말띠 여자는 팔자가 세다’는 부정적인 표현이 붙어 있습니다. A : “중국이나 우리나라 문헌과 자료들에서 이런 속설은 찾아볼 수 없어요. 실제로 조선시대 왕비들 중에 말띠가 다섯 분이나 계셨어요. 당시 왕실에서 팔자가 센 말띠 중전을 들였겠어요.(웃음) 이건 에너제틱하고 활동적인 말의 기운을 남성성하고만 연결 지으면서 생긴 미신이에요. 여성의 사회활동을 꺼렸던 조선시대 풍습과 일제의 잔재가 남아 생긴 거죠. 일본에선 과거 병오년에 스님을 사랑했던 여성이 거절당하고 홧김에 교토에 큰 불을 내는 일이 벌어져 실제로 말띠를 안 좋아합니다.” Q : 띠와 사람의 성격을 연결 짓는 풍습은 왜 생긴 걸까요. A : “어떤 띠의 해에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성격을 선천적으로 결정하진 못해요. 혈액형처럼 당연히 과학적인 근거도 없고요. 하지만 민속학자 입장에서 그렇다고 띠와 사람의 성격이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주변에서 ‘너는 무슨 띠어서 어떻다’는 말을 덕담으로 합니다. 이런 말을 자주 듣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띠 동물의 행태와 속성을 자신의 성격이나 운명과 동일시하게 되고 자기화 할 수도 있거든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심리학적·문화적으로는 설명이 되는 공통 요소들이 있고, 어떤 환경에 의해 후천적으로 성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맛과 말 발음 비슷 ‘말날’에 장 많이 담가 천 위원장은 “민속언어는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문화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는 요소”라면서 올해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들려줬다. ‘케데헌’ 열풍이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있는 민화 ‘호작도’ 굿즈 인기로 연결되자 궁금증이 생겨서 지인인 동물생태학자에게 과학적 근거를 물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까치와 호랑이는 친하냐’ ‘왜 호작도는 소나무 밑에 있는 모습으로만 그려지냐’ 하는 질문이었다. Q : ‘케데헌’ 호작도에 관한 동물생태학자의 답은 뭐였나요. A : “옛날부터 유능한 사냥꾼은 까치·까마귀가 빙빙 돌고 있으면 그 밑에 큰 동물이 있다고 믿었대요.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봐도 큰 동물이 사냥을 하면 나중에 주워 먹을 게 있나 싶어 새들이 모이잖아요. 민속학에서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달한다고 하는데, 호랑이는 신의 전령이니 이들이 함께 있는 게 어색하지 않죠. 그리고 지인이 말하길 백두산에 사는 시베리아 호랑이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눈을 피할 수 있는 소나무 밑으로 주로 다녔다고 해요. 그러니까 호작도는 사냥꾼의 실제 경험과 시베리아 호랑이의 습성, 그리고 민속학이 모여 만든 ‘가능한 이야기’인 거죠.” Q : ‘말날’에 장을 담그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이죠. A : “우리 세시풍속에서 정월 상오일(上午日·첫 번째 말날. 말날은 ‘말’이라는 의미의 한자가 들어간 날)에 장을 많이 담그는데, 우선 말이 좋아하는 콩이 장의 원료고요.(웃음) 우리말 ‘맛있다’의 ‘맛’과 ‘말’의 발음이 비슷해서 맛있는 장을 담그기 위해 말날에 장을 많이 담근다고 전해지죠.” 천 위원장은 “말에 대한 표현 방식은 시대에 따라 문헌·유물·설화·신앙·놀이 등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지만, 말에 대한 인식이나 관념은 크게 변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며 “말의 미래전설(未來傳說)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2026년 새해 모든 TV뉴스 앵커들의 첫 멘트는 ‘병오년,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말은 활력과 정력과 에너지의 상징입니다. 올 한해는 아마 활기찬 한 해가 될 것입니다’일 거예요. 새해에도 우리 모두 힘껏 말 달려봅시다!” 서정민([email protected])

2025.12.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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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사례금 미끼”…유럽行 마약 운반 한국인 10여명 체포

외교부는 올해 외국인 등의 부탁을 받고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마약을 운반하다 적발돼 체포·수감된 한국인이 10여명에 이른다고 26일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24일 윤주석 영사안전국장 주재로 경찰청과 동남아·유럽 지역 재외공관이 참여한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최근 유럽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사례와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윤 국장은 마약 범죄가 초국가적 조직범죄의 성격을 지닌 만큼 해외에서 한국인이 마약 운반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외교부와 경찰청 등 관계부처 및 재외공관이 보다 효과적인 대국민 홍보 방안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지 외국 관계당국과의 국제 마약범죄 조직 수사 공조 등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수하물 운반을 대가로 항공권과 여행경비는 물론 수백만원대의 사례금을 제안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며 접근해 의심을 피하도록 수개월에 걸쳐 신뢰를 쌓는 등 피싱 수법과 유사한 사례도 확인됐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들은 수하물의 내용을 아예 확인하지 않거나, 확인하더라도 외관상 보이지 않는 곳에 은닉된 마약을 발견하지 못한 채 운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체포된 뒤 마약이 은닉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러한 주장이 현지 당국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마약운반죄로 엄하게 처벌받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해외 체류·여행 중 타인의 부탁으로 물품을 운반하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와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6.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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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하다 4억원어치 '쾅쾅쾅쾅쾅'…포르쉐·BMW 5대 친 여성

경남 창원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후진 주차를 하던 벤츠 차주가 고가의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26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8시쯤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던 50대 여성 A씨가 후진으로 주차하다가 주차 방지턱을 넘은 뒤 다른 차량 5대를 연속해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는 허리뼈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A씨 차를 포함해 포르쉐 2대와 BMW 1대, 제네시스 1대가 파손됐다. 경찰은 사고 피해 금액이 최대 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경찰에 '급발진'을 주장했으며, 음주나 무면허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차장 폐쇄회로(CC)TV와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2.26.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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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한파 닥친 날 전기 끊겼다…서울 강남권 아파트단지 '덜덜'

올 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가 몰아친 26일 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0분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의 자체 수전설비(변압설비)에 이상이 생기면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607세대가 한파 속에서 전기 온열기기 등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정전 여파는 인근 지역으로도 확산됐다. 송배전 선로와 한국전력공사 설비에 영향이 미치면서 인근 동아아파트와 뉴코아아울렛 등 주변 시설에서도 수십 분간 ‘파급정전’이 발생했다. 뉴코아아울렛에서는 정전으로 승강기가 멈추며 시민 1명이 고립됐다가 소방 당국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또 일부 교차로 신호등이 꺼지면서 일시적인 교통 혼란이 빚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반포자이 측은 한국전력의 지원을 받아 복구 작업을 진행했고, 정전 발생 약 1시간 40분 만인 오후 9시 30분쯤 전력 공급을 정상화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6.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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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밀입국해 체류"…'마약 도피' 황하나, 구속영장 발부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37)가 구속됐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황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황씨가 동종 범죄 전력이 있고 약 2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온 점 등이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황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2년 말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처음이다. 황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구의 한 지인 집에서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뒤 태국으로 출국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한 채 체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5월부터 황씨에 대해 인터폴 청색 수배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해왔다. 이후 최근 황씨 측 변호인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체포 절차가 본격화됐다. 경찰은 최근 황씨 측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자 캄보디아로 이동해 지난 24일 프놈펜 태초 국제공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국적기 안에서 황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신병을 확보한 만큼 마약 유통 경로와 함께 해외 도피 기간 중 추가 범행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필로폰 취득 경로와 투약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추가 마약 범죄가 있었는지, 해외 체류 중 위법 행위는 없었는지도 폭넓게 살필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단계에서의 구속 기간(10일)을 모두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마약 범죄로 처벌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에서 세 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마약을 투약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편 황씨는 지난해 배우 고(故) 이선균씨가 연루된 마약 사건과 관련해 2023년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됐으나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며, 이는 이번 체포와는 무관한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6.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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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리폼, 상표권 침해?…“상품 해당”vs“팔 목적 아냐”

루이비통 가방을 수선·변형해 만든 이른바 ‘리폼 제품’이 명품 브랜드의 상표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열었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이날 오후 2시 제1호 소법정에서 해당 사건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전원합의체가 아닌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가 공개변론을 연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변론에는 원고와 피고 측 소송대리인과 함께 양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문가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사건은 루이비통이 한 리폼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시작됐다. 루이비통 측은 리폼된 가방에도 자사 로고가 그대로 부착돼 있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1심과 2심은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고, 이에 불복한 리폼업자가 상고하면서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쟁점은 명품 가방 소유자로부터 대가를 받고 가방을 리폼해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으로 제작하는 행위가 상표법상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원고 측 참고인으로 나온 정태호 경기대 사회과학대학 교수는 “장래 교환가치를 가지고 유상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면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리폼업자가 의뢰자에게 가방을 넘기는 과정에서 상거래가 이뤄졌고, 중고 명품 시장이 활성화된 점을 고려하면 리폼 제품 역시 유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특유의 ‘LV’ 로고는 붙어 있던 만큼 의뢰인이 중고 시장에 이를 다시 판다면 마치 진품처럼 혼동하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원고 측은 중국 법원이 유사 사건에서 리폼업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리폼업자 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리폼 제품은 개인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며 교환가치 실현을 전제로 한 상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윤 교수는 “개인적으로 사용하고자 리폼한 제품은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리폼업자 측은 독일 연방대법원 등 해외 판례를 들어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 목적 리폼’과 ‘리폼업자의 판매 목적 리폼’을 구분하고, 전자의 경우 상표권 침해로 보지 않는 흐름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번 사건의 결론에 따라 상표권의 권리 범위와 리폼 행위의 허용 여부, 그 기준을 둘러싼 실무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주심인 권영준 대법관은 서울대 민법 교수 출신으로, 민법 분야의 권위자이자 저작권·지식재산권 분야에 정통한 학계 전문가로 불린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6.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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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혁재 또 사기 혐의 피소…"3억원 빌린 뒤 안 갚아"

개그맨 이혁재씨가 인천시 비상임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한 회사 대표로부터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이씨가 2023년 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경찰에 제출됐다. 고소인은 한 자산 운용사 측으로, 이씨가 인천시 미디어콘텐츠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인천에서 추진될 사업 이권을 주겠다고 하며 돈을 빌렸으나 현재까지 변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22년 10월부터 약 1년간 무보수 명예직인 인천시 비상근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다만 이씨 측은 직함이나 지위를 이용해 돈을 빌린 것은 아니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이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17년에도 전 소속사로부터 빌린 2억4000여만원을 갚지 않아 제기된 민사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또 2015년에는 지인에게서 빌린 2억원을 갚지 않아 피소됐으나 이후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한 사례도 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26.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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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윤석열·김건희 추가 기소..."尹 부부 뇌물수수 국수본 이첩"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였던 20대 대선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만남 등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도 특정범죄가중처벌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 과정에서 무속인 전성배씨를 김 여사로부터 소개받고 만난 사실이 있음에도 만난 사실이 없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속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전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특검팀은 이를 허위사실 공표라고 봤다. 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등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도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 중앙수사1과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수사대상이던 윤 전 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 전 서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인 윤대진 전 검사장의 친형이다. 같은날 김건희 특검팀은 ‘매관매직’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이 전 위원장 비서 박모씨,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최재영 목사 등 7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 15일~5월 20일 이 회장에게서 사업상 도움과 서희건설 맏사위인 박성근씨의 인사청탁 명목으로 1억38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같은해 4월 26일과 6월 초엔 김 여사가 인사청탁과 함께 이 전 위원장에게서 265만원 상당의 금거북이 역시 받았다고 봤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8일엔 서씨에게서 로봇개 사업 도움을 달라는 청탁과 함께 3990만원 상당의 손목시계를, 이듬해 2월엔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서 공천 부탁과 함께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2년 6월 20일~9월 13일 최 목사로부터 각종 민원과 함께 540만원 상당의 디올백 가방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알선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알선수재 행위로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철저히 몰수·추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추가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할 예정이다. 법적으로 민간인 신분인 김 여사에게 뇌물 혐의가 적용되려면 윤 전 대통령의 관여가 입증돼야 한다. 특검팀은 같은날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 등 7명도 함께 기소했다. 27일에는 김 여사의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아내 이모씨를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조수빈([email protected])

2025.12.26.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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