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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딴짓' 여객선 좌초 항해사 "파해 승객들에 죄송"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대형 여객선을 좌초시킨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는 이날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법원에 도착한 이들은 선사 이름이 적힌 외투와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탑승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의에 "이 자리를 빌려많은 분에게피해를 끼쳐 죄송하고, 임산부께 더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과거에도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항해했냐'는 질문에는 "직선거리에서만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변침(방향 전환) 구간에서는 수동으로 변경한다"며 "(휴대전화로) 네이버를 잠깐 봤다"고 말했다. B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쯤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운항 중 딴짓을 하다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의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지점으로부터 1600m 떨어진 해상에서 변침을 해야 하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조타실에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다가 충돌 13초 전에서야 위험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전방을 살피는 것은 A씨 업무이며, 당시 자이로컴퍼스(전자 나침반)를 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경은 협수로 구간에서 조종을 직접 지휘해야 하지만 조타실을 비우고 휴식을 취한 선장 C씨에 대해서도 선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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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배터리 시장 지배 제2의 CATL, 대전서 나온다"

[와이드 인터뷰]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말하는 ‘대전 K-테크’ 전략 “한국거래소 상장사 67개. 시가 총액 80조원…취임 이후 19개 기업 새로 상장” “우주항공·바이오헬스·나노반도체·국방·양자·로봇 등 6대 전략산업 집중 육성” “대전 프로야구·축구 약진은 도시 인프라, 시민 참여, 지역경제가 어우러진 결실” 11월 4일 오전 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대전시청 시장 접견실 문이 열리면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파란 눈의 방문객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접견은 대전에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건립 중인 독일 글로벌 바이오 기업 머크(Merck)의 고위 임원진 일행이 이 시장을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방문객들을 배웅한 이 시장은 자리에 돌아서며 기자에게 자못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세계적인 제약사 머크가 대전 유성구 둔곡지구에 조성 중인 바이오프로세싱 생산라인이 내년에 준공된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그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대전, 상장사 요람으로서의 대전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이처럼 대전시는 ‘과학기술 수도’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자 한다. 바이오, 반도체, 우주, 국방, 양자, 로봇 등 6대 전략산업을 축으로 한 혁신 생태계가 도심 전역에 조성되고 있다. 이 시장은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 창업과 상장이 한 도시 안에서 완결되는 원스톱 산업 구조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날 접견실에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 나선 이 시장은 “대전은 기술과 인재, 자본이 선순환하는 도시”라며 “이제 연구의 도시를 넘어 ‘한국의 닝더’, 세계로 뻗는 K-테크 산업도시로 도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Q : 해외 바이오 자본도 대전시를 찾는군요? A : “그렇습니다. 대전은 바이오를 비롯해 저희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6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ABCD+QR’입니다. 바로 우주항공(Aerospace), 바이오헬스(Biohealth), 나노반도체(Chips), 국방(Defense), 양자(Quantum), 로봇(Robot) 산업이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업종입니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라 센서. 드론이 중핵을 차지합니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요.” Q :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주목받나요? A : “코스닥 시총 10위 안에 드는 알테오젠, 펩트론, 리가켐바이오가 대전 소재 바이오 기업입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대전 소재 바이오 기업만 28개에 달하죠. 현재 가동 중인 바이오 기업은 줄잡아 300곳에 달합니다. 대전시는 빠르면 5년, 좀 늦어도 10년 안에 대한민국 바이오 대표 도시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리라 기대합니다. 대전은 상장기업 수와 시가총액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하는 도시입니다.” Q : 경쟁우위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소개한다면? A : “어제(11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AI 관련 기업인 ‘(주)노타’를 포함해 상장사가 67개에 달합니다. 시가 총액이 80조원을 웃돌 겁니다. 2022년 제가 취임한 이래 19개 기업이 새로 상장했어요. 이들이 대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입니다.” Q : 기업 생태계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A : “오랜 세월 축적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우수 인력과 연구 성과물이 창업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그때 뿌려진 씨앗이 열매를 맺는 등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돌입한 것이지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 LG생명과학 등 대전에 즐비한 이공계 학교와 연구소에서 양성된 과학 인재들이 핵심입니다. 대전에서 이루어지는 창업은 다른 도시와 그 깊이와 질에서 차별화됩니다. 이 성장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겁니다.” ━ “국내 양자역학 연구 인력의 절반이 대전에” Q : ‘ABCD+QR’ 중에서도 양자(量子) 산업은 아직 국내에서도 생소한 분야 아닐까요? A : “아마 양자역학, 양자기술을 전공하는 과학자가 우리나라에 300명도 채 안 될 겁니다. 그중 절반의 인력이 대전에 있어요. 대덕특구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양자기술연구소는 한국을 대표하는 양자 연구 기관이지요.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등 양자 관련 국가 핵심 연구기관과 전문 인력이 고도로 밀집한 도시가 대전입니다. 대전시는 양자산업 육성 조례를 시행 중이며, KAIST 등 9개 기관과 산·학·연·관 협력 생태계 구축에도 공을 들여왔습니다. 대전은 연구 인력과 인프라 차원에서 양자역학 연구의 핵심 도시라고 하겠습니다.” Q : 중국은 남동부 변방인 푸젠성 닝더에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CATL을 키워냈습니다. 과학도시 대전에서도 이런 세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나올까요? A : “CATL 같은 글로벌 기업이 대전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도시의 규모가 아니죠. 기술·인재·실행력이 관건인데, 대전은 이미 그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도시입니다. 이런 인프라를 연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산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지자체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대전시가 앞서 밝힌 6대 전략산업을 정점에 놓고, 인재 양성과 창업·성장까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도 세계적 K-테크 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Q : 이런 글로벌 기업 육성에는 중앙정부의 지원도 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만. A :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각 지역의 특성과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의 길은 우리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전은 일류경제도시를 지향합니다. 기업이 강하고 산업기술이 앞선 도시 말이죠. 행정은 규제의 주체가 아니라 성장의 파트너입니다. 저의 우선 과제는 규제와 절차를 줄여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대전투자금융 설립입니다. 이는 지방정부 최초의 공공투자금융기관입니다.” ━ “전입자의 60% 이상이 2030 청년세대” Q : 대전시가 선제적으로 출자하는 거군요? A : “예. 대전시가 자본금 5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난해 7월 출범했습니다. 대전에 세계적 인재와 기술은 있는데 자본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이런 한계로 인해 지역의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제때 수혈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대전시가 나서 지역 자본으로 지역 기업을 키우는 구조를 만든 것이죠. 2030년까지 운용자금을 5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Q : 대전시 인구가 12년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A : “올 5월부터 5개월 연속 인구가 늘었습니다. 9월 기준 대전시 인구는 144만 2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여 명이 증가했습니다.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인구가 늘어나는 곳은 대전, 인천, 경기 정도입니다. 세종시로의 순(純) 유출이 줄고, 충남권에서의 순 유입이 많이 늘어나는 등 지역 간 인구 이동의 흐름이 완전히 바뀐 덕입니다. 특히 전입자의 60% 이상이 2030 청년세대라는 점도 획기적 변화라고 하겠습니다.” Q : 이런 반전(反轉)의 동력은 뭔가요? A : “저는 무엇보다 대전이 청년들에게 매력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도시가 재미가 있다는 것이지요. 또 새로운 기술,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한 성과도 있습니다. 결국 대전시가 청년들에게 미래를 설계할 만한 꿈과 희망을 준다는 것이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인구 반등은 대전시의 숙원 사업이었죠. A : “그렇습니다. 대전시는 결혼장려금, 청년 주거 지원 같은 실질적 지원은 물론이고, 기업 투자에서 문화, 교육, 일자리까지 청년의 삶의 질을 고르게 끌어올리는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조성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도시의 분위기를 밝고 경쾌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심혈을 쏟아 론칭한 ‘대전 0시 축제’의 경우 200만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었죠. 전국 10여 개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대전은 과거의 ‘노잼 도시’ 멍에를 벗고 이제는 ‘꿀잼 도시’. ‘웨이팅 도시’로 이름을 드높이는 중입니다. 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지난 3월 새로운 랜드마크로 개장했습니다. 대전시는 이어 더해 엑스포과학공원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국내 최대 규모 대회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청년이 와서 머물고 다시 찾는 도시 대전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Q : 한국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맹위를 떨쳤죠. 대전시민들은 신나는 시즌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A :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화생명볼파크의 개장은 대전이 명실상부한 ‘야구특별시’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타오른 응원 열기는 경기장을 넘어 도시 전체의 활력과 시민의 자부심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에서도 대전하나시티즌이 리그 2위권에 오를 만큼 선전하고 있으며, 지역 스포츠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전국체전에서의 대전 선전(善戰)도 빠뜨릴 수 없는 성과입니다. 재작년 14위에서 지난해 11위, 올해 9위로 상승하며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성장과 도시 발전은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 있죠. 대전의 경기력 상승은 단순한 선수단의 성취에 그치지 않아요. 도시가 갖춘 인프라와 시민 참여, 그리고 지역경제의 상승 곡선이 함께 빚어낸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Q :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제과점 성심당도 대전의 이름을 빛낸 아이템 아닐까요? A : “3년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은 전 국민의 ‘빵지 순례’ 명소로 급부상했죠. 이제 성심당은 더 이상 ‘빵집’이라는 한정된 단어로 설명되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반세기 넘게 다져온 장인정신 위에 지역의 온기를 더해, 한 도시의 자부심으로 성장한 로컬 브랜드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대전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지역에도 전국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습니다. 그 성공은 단순한 상업적 성취를 넘어, ‘꿀잼도시 대전’이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전에는 성심당뿐 아니라 정인구 팥빵, 몽심, 하레하레 등 개성 있고 스토리가 있는 로컬 베이커리 20여 곳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입니다. 대전이 맛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도시로, ‘로컬이 곧 콘텐트’가 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 초고령 사회에 걸맞은 수소트램 Q : 대전시는 28년간 계획으로만 존재하던 교통혁신 사업인 수소트램 건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A : “대전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멈춰 있던 교통혁신의 시계를 다시 돌려, 수소트램의 실질적인 착공에 나섰습니다. 수소트램은 기존 사업비 7492억원에 7577억원을 증액해 총 1조5069억원(실시설계 기준)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대전 교통체계 전환의 상징적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연장 38.8km, 정거장 45개소 규모로 대전 전역을 순환하며 주요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통망입니다. 전력선이 필요 없는 수소 전기 방식을 채택해 도심 내 전력선이 없는 구간에서도 친환경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재 공정은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 수소트램은 대전시민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꿀까요? A : “수소트램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 공간의 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도심과 외곽을 하나로 잇는 순환형 노선은 시민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상권과 생활권을 확장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교통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게 되죠. 미세먼지를 줄이며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을 견인할 것입니다. 특히 수소트램은 기존 지하철과 달리 지상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교통약자에게 더욱 친화적인 이동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죠. 기존 도시철도같이 승객이 지하로 내려가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복잡한 절차 없이 도로에서 바로 승하차가 가능해, 노약자와 장애인에게 특히 편리한 교통체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에 이런 지상형 교통체계는 시민 이동권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Q : 지난 3월 방위사업청 신청사가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대전시는 이 사업에도 공을 많이 들였죠. A :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은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대전이 첨단 국방산업의 핵심 거점도시로 도약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겁니다. 연간 18조원 규모의 예산과 16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대전에 상주하게 되니까요. 약 1조4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됩니다. 저는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이 이런 경제지표를 넘어 산업 구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라 기대합니다. 방사청의 대전시대 개막은 방위산업 전·후방 기업과 서비스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고, 관련 협력기업 및 연구기관의 대전 이전과 투자를 본격화하는 기폭제이니까요.” ━ 지역 우주 기업이 주도하는 ‘대전샛’ 인공위성 Q : 내년에 발사되는 누리호 5차 발사체에 대전시 첫 인공위성인 ‘대전샛’이 탑재된다면서요? A :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지역 우주기업이 주도하는 초소형 큐브위성 개발 프로젝트, 즉 ‘대전샛(SAT)’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스텝랩, 씨에스오, 이피에스텍, 엠아이디, 컨텍 등 대전의 대표적 우주기업 다섯 곳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설계부터 제작, 발사, 관제까지 전 과정이 지역의 기술과 인력으로 통제됩니다.” Q : 대전이 우주산업의 ‘허브’로 성장하는 데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면? A : “당면 과제로는 ‘인력 양성과 산·학·연의 유기적 생태계 구축’을 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기업이 있어도, 인재와 연구가 긴밀히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 산업 경쟁력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글로벌 우주산업을 선도하자면 기술·인력·기업이 하나로 움직이는 생태계가 전제돼야 합니다. 대전은 이미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14개의 주요 우주 연구기관, KAIST를 비롯한 4개 대학, 그리고 쎄트렉아이·컨텍 등 80여 개 우주 관련 기업이 집결해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대전이 ‘우주산업 클러스터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로 지정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 우주산업 거점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입니다.” Q :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합니다. 대전시는 방위산업 공급망에서 어떤 전략적 지위를 겨냥하나요? A : “글로벌 방산 공급망은 단순히 무기 생산을 넘어, 이제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전장(戰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대전이 있습니다. 대전에는 KAIST, 국방과학연구소(ADD), 한화, LIG 넥스원 등 공공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한 곳에 결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공공 연구와 민간 산업이 집적된 국방 과학기술 중심지는 국내에서 대전이 유일합니다. 특히 대덕특구가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 온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인프라는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대전의 강점이자 국가 전략 자산입니다.” ━ “대전·충남 통합시 국내 3위 초광역 경제권 탄생” Q : 대전은 이러한 강점을 어떻게 산업화하고, 세계 시장과 연결해 나갈 계획인가요? A : “대전은 지금 국방 혁신 체계의 정점에 자리합니다.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으로 정책·기술·산업이 한곳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유성구 외삼동에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에 착수합니다. 이 산업단지는 국방기업과 AI 기업이 협력하고 융복합하는 핵심 거점입니다. 대전시는 기업들이 AI 기반의 첨단 무기체계와 국방 신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데 전폭 지원할 예정입니다.” Q : 시장께서는 ‘지역균형발전’을 자주 강조했습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A : “그동안의 균형발전은 ‘나눠주기식 보상정책’에 머물렀습니다. 중앙이 주고, 지방은 받기만 하는 구조였죠. 그러나 이제 균형발전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 전략이자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균형발전의 핵심은 ‘균등화’가 아니라 ‘효율화’입니다. 지방이 가진 기술, 인재, 산업 역량을 국가 전체의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대전은 이 전환의 첫 번째 실험 무대이자 성공 모델이 될 것입니다. 결국 균형발전은 지방이 스스로 일어서는 과정입니다. 지방이 잘해야 나라가 삽니다. 그 길을 대전이 가장 먼저 열고자 하는 것이죠. 서울을 보완하는 지방이 아니라, 국가를 움직이는 지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늘 ‘우리 도시는 우리가 스스로 일군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습니다. 대전의 모든 변화는 중앙의 계획이나 지시가 아닌,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며 완성한 결과였습니다. 이 자립의 정신이야말로 균형발전의 출발점입니다.” Q : ‘지방 주도 성장 모델’로서 대전·충남 통합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 배경을 설명한다면? A :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닙니다. 이는 지방이 스스로 주도하는 성장 모델을 제도화하는 일입니다. 대전이 가진 과학기술력과 충남의 산업 인프라를 결합하면, 인구 약 357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97조원 규모의 국내 3위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는 지방이 힘을 모아 수도권에 필적하는 새로운 성장축을 세우는 전략입니다.”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email protected]

2025.11.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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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떠났지만, 꼭 마중나와요"…눈물로 쓴 '자살 유족' 편지

" "꽃비가 유난히도 휘날리던 지난 봄날, 봄맞이 하듯 뒤도 안 돌아보고 냉정히 떠나버린 당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립고 생각나네요. (중략) 사실 처음에는 당신 없는 이곳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니 당신도 걱정 붙들어 매고 제가 갈 때 잊지 말고 꼭 마중 나오세요. 폭삭 속았수다('수고하셨습니다'의 제주도 사투리)…." " 사랑하는 남편을 갑작스레 떠나보낸 김복연씨가 눈물로 써내려간 글이다. "없는 살림이지만 잘 살아 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었다"는 부부였지만, 나이든 남편은 어느 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홀로 남은 김씨는 집에 틀어박혔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집 밖으로 나왔고, 웃음을 되찾았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사무치게 그립다. 남편이 생전 좋아하던 곤드레밥을 지어 먹어도 예전 맛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사랑합니다"라며 "오늘도 잘 살아보려 한다"고 의지를 다진다. ━ 작년만 1.5만명 떠나…남은 '자살 유족' 고통 김씨의 글은 올해 자살 유족 수기 공모집에 실렸다. 20~21일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연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자살로 상처받은 유족들이 치유와 위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한 애도를 하기 위한 날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해에만 1만4872명의 자살 사망자가 나왔다. 그에 따른 슬픔과 아픔은 온전히 남은 가족, 친구, 동료들의 몫이다. 특히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유족들은 죄책감, 분노 등이 뒤섞여 오랫동안 고통을 겪곤 한다. 헤어진 시기가 몇 년 전인지, 며칠 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심하면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들을 '자살 생존자'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정부는 사후 관리 서비스, 치료비, 자조 모임 등 자살 유족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회가 날 선 편견 대신 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살 유가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면서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누군가는 뒷말을 하고, 공감보다는 의심이 돌아올 때가 많았다"는 허희연 씨의 수기가 잘 보여준다. ━ 사회적 편견 상처지만…"혼자 아냐" 버텨내 남편, 딸, 오빠, 아버지 등을 잃은 유족들은 절망을 넘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공감, "다시 힘을 내자"는 희망을 담아 펜을 들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고인을 이해하고 그의 슬픔, 아픔까지도 끌어안아 줄 수 있을 만큼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를 담기 위해 나를 사랑하기로 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니까."(선후) "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가족·지인부터 다른 자살 유족, 정신건강복지센터까지. 그렇게 마음을 공유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자신의 상처를 이겨낸다. 그러다 동료 지원 활동가 등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의 '버팀목'이 되곤 한다. 자신도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 "혼자 외딴 섬에 떨어진 기분이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나 혼자였던 적은 없었다. 가족, 지인들, 상담선생님, 아들이 옆에 있었다. 주변을 둘러본다면 응원군들이 옆에서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손영미) " 수기 마지막에 자살 유족들이 남긴 메시지도 원망과 후회보단 그리움과 사랑에 방점이 찍혔다. 그리곤 말한다. 힘들면 누군가에게 기대라고, 그리고 포기하지 말라고. "안녕, 잘 지내지, 내 삶의 보호막." "오빠는 정말 최고의 오빠야. 꼭 다시 만나자. 그때까지 나도 오빠를 기억하며 살아갈게." "어느 날 하늘이 부르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이 날아올라 그리운 아들과 상봉하고 싶다." "이 시간에도 그 어디선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자살은 한순간의 선택이지만 남아있는 유가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그 생각 멈추고 긴 호흡하며 내일을 생각해 보자. 자살 거꾸로 하면 '살자'. 살아보니까 살아지더라." 정종훈([email protected])

2025.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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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후 돌아온 남편…상간녀는 '19금 침대 셀카' 뿌렸다 [이혼의 세계]

매주 토요일 '부부 변호사 : 이혼의 세계' 웹툰을 연재합니다. 286-288화 함께 싣습니다. ━ 286화 폭주 (1) ━ 287화 폭주 (2) ━ 288화 폭주 (3) 법무법인 재현 (※이 기사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을 웹툰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사례를 각색한 내용으로 언급되는 이름과 지명 등이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2025.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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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이슬람 신자도 온다…그 절에 가면 절반이 솔로탈출, 왜

━ 미혼 남녀 이어주는 ‘나는 절로’ 도륜 스님 10대 10. 남녀가 이렇게 마주 앉았다. 열전이 따로 없다. 방법은 대체로 이렇다. 눈짓으로 운을 떼고 몸짓으로 간을 보다가 넌짓 정을 건넨다. 그런데 이 ‘남녀상열지사’가 벌어지는 곳이 경건한 절간이다. 지난 15일. ‘나는 절로’ 수덕사 편이 펼쳐졌다. 모 방송사의 ‘나는 솔로’를 패러디한 미혼 남녀 만남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주말 나들이객 1000여 명의 시선이 이들에게 꽂혔다. “허허, 가방도 좀 들어주고 하셔야 ‘신호’가 가죠. 그래야 ‘감응 신호’로 되돌아오는 법입니다. 오늘은 시그널 출력이 약해 보여 밀당이 살짝 걱정되네요.” 누군가의 ‘연애박사급’ 분석에 슬쩍 돌아보니 도륜 스님이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인 도륜 스님은 ‘나는 절로’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태어났느냐”는 질문보다 “아니, 스님은 솔로이신데 어떻게…”라는 궁금증이 저들 스무 명의 남녀상열지사만큼이나 샘솟았다. 인기 만만찮아…최고 경쟁률 109대 1 Q : 이른바 ‘솔로’이신데, 솔로 탈출을 돕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A : “저희는 출가자입니다. ‘솔로’의 길을 스스로 택했어요. 역설적일까요. 번뇌를 내려놓고 세상을 관조하는 지혜를 얻습니다. 세속적인 이해관계나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행복한 인연을 발원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요. 저희의 ‘솔로’ 생활은 오히려 이 일에 더욱 깊이 집중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Q : 관조라면, 감이 딱 오십니까. A : “오늘 일찍 서울 조계사에 버스로 출발했는데 남녀가 나란히 앉게 했죠.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자리도 바꿨고요. 이런 자리에서 ‘신호’가 오가며 사실상 커플이 되기도 해요. 이번엔 나이가 좀 있어서인지 신호가 늦게 잡히는 감이 있네요.” 이번 수덕사 편은 기존의 2030세대 대신 35~49세를 대상으로 했다. 유철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전문위원은 “40대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강했고, 나이 제한을 둘 필요도 없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40세인 ‘남자 1호’ 곽종헌씨는 “조계종의 자비나눔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가 수덕사에서 만남을 갖는다기에 조마조마 신청했다”며 “나름대로 간절함이 있었는데, 여자분도 같은 마음으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 같은 신청자 1012명 중 20명이 추려졌다. 경쟁률은 50.6대 1. 지난 9월 열린 신흥사 편에서는 신청자 2620명 중 24명이 참가, 자그마치 10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중 절반인 12명이 커플이 돼 절을 나섰다. ‘나는 절로’의 커플 매칭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Q : 인기가 만만찮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 “사찰이 주는 진중함과 신뢰감이 큽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도 심어주고요. 그래서 가볍게 만남을 즐기기보다 진짜 인연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옵니다. 만남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사찰에서 한다고 종교에 제한을 두진 않습니다. 기독교·이슬람교 신자들도 옵니다. 소위 말하는 ‘스펙’도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Q : 그래도 선정 기준이 있을 텐데요. A : “굳이 말씀드린다면 저희는 (남자 1호처럼) ‘간절함’을 따집니다. 그 간절함이 만남을 넘어 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겁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당면한 과제에 저희 복지재단이 적극 동참하는 무대가 ‘나는 절로’입니다. 그래서 비용도 무료입니다. 커플이 생기면 잘되도록 용돈도 줍니다. 현커(현실 커플) 금일봉이라고 하죠(웃음).” 도륜 스님은 ‘금일봉이 얼마냐’는 질문에 미소를 잃지 않고 “20만원”이라고 답했다. ‘현커 금일봉’은 지난해 11월 백양사 편에서 비롯됐다.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이 봉투에 20만원씩 넣어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 일곱 쌍의 커플에게 전달한 게 관행으로 남았다. 그 커플 중 하나가 1년 만인 지난 1일 다시 백양사를 찾았다. “저희 결혼해요”라며 무공 스님에게 청첩장을 전하면서다. 무공 스님은 “왜 이제 오셨느냐”며 버선발로 뛰어나갔단다. “백양사 커플이 아주 적극적이에요. 혼인신고도 지난 9월 일찌감치 해서 낙산사(지난해 10월) 커플의 10월 결혼식보다 한발 빨리 ‘나는 절로’ 결혼 1호가 됐죠.” 간절함과 적극성. 남자 7호 김현수(40)씨는 자기소개 시간에 “율동을 준비했다. 양말도 벗겠다”고 말한 뒤 현란한 춤으로 전각의 바닥을 달궜다. 남자 9호는 “보여드릴 것은 없고, 팔굽혀펴기는 식상하니 턱걸이를 하겠다”며 심연당 창틀에 매달리기도 했다. 여자 2호도 요즘 밈으로 핫한 ‘내 골반이 멈추지 않아’ 춤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륜 스님은 “허허” 추임새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Q : 왜 이름이 ‘나는 절로’입니까. A : “이번 수덕사가 14회째입니다. 2년 전인 2023년 11월에 시작했죠. 그 이전엔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이어줬는데, 너무 엄숙한 분위기인 거예요. 전임 대표이사인 묘장 스님이 무게를 빼자고 하더군요. 저도 안동 봉정사 주지로 있으면서 복지재단의 여러 일에 도움을 주고 있을 때였죠. 인스타그램에 관련 내용을 포스팅했더니 누군가 ‘그럼 나는 솔로가 아니고 나는 절로네~’라는 댓글을 달더군요. 모두 무릎을 탁 쳤습니다. ‘나는 절로 간다’에 ‘나는 (저)절로 짝이 생긴다’는 의미가 더해진 거죠.” Q : ‘인연’을 맺어주는 행사인데요. A : “불교에서 인연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인(因)은 결과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 진지하게 만나고 싶은 의지 등이 ‘인’이 될 수 있죠. 연(緣)은 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조건입니다. ‘나는 절로’ 행사를 통해 만날 기회, 차담을 통한 대화 등이 ‘연’이 됩니다. 인과 연이 합쳐져야 비로소 과(果)가 생겨납니다. 불교의 인연은 ‘우연히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조건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소중한 관계입니다.” 템플스테이 시절부터 이번 수덕사 편까지 총 48회의 만남이 이어졌다. 백양사 결혼 커플의 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날 뽑아달라’고 적극 나서더니 결국 백년가약을 맺었다. 내년에 결혼을 약속한 커플은 각자의 친구를 소개해 주기로 했는데 또 다른 ‘나는 절로’ 편에서 만나 커플이 됐다. 도륜 스님은 “어차피 만날 인연이었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Q : ‘스님들이 수행은 안 하고 중매에만 열중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행사를 ‘현대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비행의 실천’이라고 봅니다. 불교는 재가자들의 행복한 삶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생과 청년의 고독이란 큰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중매가 아니라 인연의 밭을 일궈주는 신성한 봉사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Q : 간절함이 있지만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청년도 있는데요. A : “인연은 강제로 맺어지는 게 아닙니다. 인연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만남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잠시 내려놓으라고 말씀드립니다.” 대학 후배와 ‘쌍둥이 출가’ 지금도 화제 Q : 올해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설립 30년입니다. ‘나는 절로’ 행사만 있진 않을 텐데요. A : “30년간 ‘나는 절로’처럼 세상에 알려진 행사도 있지만 묵묵히 전국 180여 개에 달하는 노인·장애인·아동 복지시설도 운영해 왔습니다. 국내외 긴급 재난 구호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난치병 어린이 돕기 사업도요.” 도륜 스님은 불교계에서 ‘쌍둥이 출가’로 유명하다. “아, 제가 쌍둥이란 얘기가 아니고 한날한시에 대학 후배와 같이 출가했는데, 형제나 가족 출가보다 더 드문 일이라 지금까지도 회자하고 있어요.” 안동 부석사에서 출가해 근일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있던 어느 날 사형들이 모두 ‘수행’을 위해 사라졌단다. 절 업무를 볼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살림을 도맡으면서 엉겁결에 사판(事判) 스님이 됐다. “풋중이 불자들을 대하다 보니 속에서 짜증이 자라나는 거예요. 그런 와중에 근일 스님께서 ‘이것도 수행’이라고 일갈하니 퍼뜩 정신이 들더라고요. 참자, 가라앉히자, 친절해지자. 그게 제 수행이었어요.” Q : 그래서 친절해지셨습니까. A : “사람, 아니 스님이 좀 됐죠(웃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절은 ‘친절’입니다. 종교는 모두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해요. 불교의 대중화 노력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녁 공양이 끝나고 사위에 어둠이 내린 때. 남녀 몇이 짝을 이뤄 경내를 거닐었다. “어, 점점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인데요.” 도륜 스님이 남자 7호와 여자 2호의 만남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솔로에겐 옆구리가 시린 계절. ‘친절’에서 열린 ‘나도 절로’에선 이 둘을 포함, 모두 3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김홍준([email protected])

2025.1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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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김혜성父, 고척 김선생에 "다음달 5000만원 갚겠다" 뭔일

LA다저스 소속 김혜성 선수의 아버지가 16년 전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고 폭로한 일명 '고척 김 선생'에게 다음 달 5000만원을 갚기로 약속했다. 지난 21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고척 김 선생, 그는 누구인가? 야구선수 김혜성을 쫓는 남자' 편이 방송됐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김혜성 선수 부친의 '빚투' 논란을 조명한 내용이었다. 앞서 김혜성 선수는 지난 6일 미국프로야구(MLB)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부친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남성에게 "저분 좀 막아주시면 인터뷰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 남성은 수년째 김혜성 선수가 경기하는 경기장에 '느그아부지한테김씨 돈 갚으라고 전해라' 등의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야구팬 사이에서 '고척 김 선생'으로 불려왔다. 김 선생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 2009년 김혜성의 부친 A씨가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1억2000만원의 빚을 졌다고 밝히며 "지금 16년째다. 내 인생에 있어서 잃어버린 16년을 어디서 보상받나"라고 호소했다. 그는 "어느 날 출근을 했더니 (유흥업소가) 갑자기 문을 닫았더라.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전화로 물어봤더니 '일주일, 열흘이면 1억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며 "한동안 연락이 안 됐는데 (A씨가) 파주 장어집, 풍동 라이브 카페, 부평 노래방, 일산 주점까지 사업을 몇 개나 하더라. 자기가 사업하고 쓸 돈이 있는데 저에게는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김 선생은 2017년 A씨의 아들인 김혜성 선수가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야구장에 찾아가 문제의 현수막을 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수막 시위에 A씨는 매달 돈을 입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김 선생은 주장했다. 김 선생은 "(A씨에게) 갚기 싫으면 갚지 마라. 혜성이 은퇴할 때까지 고척에다 현수막을 걸어놓겠다고 하자 A씨가 '마음대로 하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A씨는 아들을 대신해 명예훼손 혐의로 김 선생을 고소했고, 두 차례 벌금형이 나왔다. 김 선생은 현재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 역시 방송을 통해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도가 나서 빚이 30억원이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당장 돈이 없으니 조금씩 돌려주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9000만원 정도 돌려줬다"고 밝혔다. A씨는 "약속된 날짜에 돈을 주지 않으면 시위를 하더라. '망신 주면 돈 나오겠지'라는 생각 아니냐"며 "채무금 3000만원이 남았는데 아들이 잘나가니 2억원을 달라더라. 그런 계산법이 어디 있냐고 몇 달 동안 싸웠다"고 토로했다. 김 선생은 연 20% 법정 이자율을 합해 이 같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금한 이야기Y' 측은 변호사를 인용해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비용-이자-원금 순서대로 충당하게 돼 있다. 전체 이자 2억9000만원, 원금 1억2000만원 정도 돼서 총 4억10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8월 개인 파산 절차를 밟았다. 제작진 주선으로 A씨를 직접 만난 김 선생은 A씨가 오는 12월 20일까지 5000만원을 더 갚는 조건으로 채무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A씨는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쳤고 형한테 미안한 것도 있다"며 "전국에서 보는데 거짓말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선생은 A씨에게 "진작 갚지 그랬냐"면서 "혜성아 미안하다. 네 아버지 때문"이라고 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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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목 조르던 강도 턱에 '퍽'…나나, 정당방위 인정됐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가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한 상해가 정당방위로 인정됐다. 22일 구리경찰서는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 A씨를 오는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흉기를 든 채 자택에 침입했고 이를 막기 위해 나나와 그의 어머니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흉기에 의한 턱 부위 열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피의자 진술 등을 토대로 해당 행위가 형법 제21조 제1항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이 조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침해가 있었고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구속된 지 이틀이 지난 18일에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쯤 경기 구리시에 있는 나나의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나나 모녀를 위협하고 상해를 가하며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준비한 사다리를 타고 베란다까지 올라간 A씨는 잠겨 있지 않던 문을 열고 침입해 나나 어머니의 목을 조르는 등 상해를 입혔다. 이후 나나 모녀는 몸싸움 끝에 A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나나 소속사 측은 나나의 어머니가 제압 과정에서 의식을 잃을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으며 나나도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이 사는 집인지 몰랐다”며 “직업이 마땅히 없어 생활비가 부족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1.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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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작년보다 12% 더 왔다…‘겨울 제주’ 가을 흥행 잇는다

━ 쌀쌀하지만 제주 겨울바다 배경 ‘찰칵’ 지난 19일 제주시 한담해안산책로. 이슬비가 내리는 쌀쌀한 기온에도 수십명의 관광객이 무리 지어 해안산책로를 걷고 있다. 대부분 파카와 코트 등 두꺼운 겨울용 외투를 입었다. 일부는 목도리까지 한 모습이었다. 이 해안가 인근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건 음식점과 카페가 잇따라 문을 열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관광객 김모(21·서울)씨는 “여름 휴가 때 오지 못한 제주에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바람이 불어 생각보다 쌀쌀하지만, 제주의 핫플레이스를 다녀올 마음에 추위도 잊었다”고 했다. ━ 올겨울 제주관광 키워드 ‘웰니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겨울철 비수기에도 제주 관광 흥행을 이어갈 전략을 내놨다. 휴가철 극성수기 외의 틈새시장을 노려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도내 숙박·교통·음식점 등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특히 올겨울을 대비하는 관광업계의 주요 관광 전략은 ‘웰니스’에 집중했다.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다. '웰니스 관광'은 관광객이 여행을 통해 온천· 명상· 요가· 건강식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사회적·신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 데 목적을 둔 관광을 말한다. 의료상의 개입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관광과 차별점이 있다. ━ 제주관광공사 “웰니스 관광 30~60% 할인”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12월 7일까지 겨울 제주 여행주간을 맞아 제주 웰니스 인증 관광지 5곳에서 겨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숲·차(茶)·명상·체험 등 제주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30%에서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동카름(구좌읍·성산읍·표선면)과 알가름(서귀포시내·남원읍) 권역으로 나눠 진행한다. 제주에선 동쪽을 ‘동카름’, 서쪽은 ‘서카름’, 남쪽은 ‘알가름’, 북쪽은 ‘웃가름’으로 부른다. 제주동백마을에선 솥밥 쿠킹클래스와 고사리 동백오일 파스타 만들기가 할인에 들어간다. ━ 숲 요가 후 족욕하고 차 마시고 또 취다선리조트의 명상과 차(茶)의 순간, 회수다옥의 티(TEA) 맡김 차림, 머체왓숲길의 숲 해설 프로그램과 족욕 프로그램, 블루베리 디저트 클래스를 각각 3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에선 특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60% 할인을 적용해 운영한다. WE호텔의 숲 요가 프로그램, 회수다옥의 티 맡김 차림을 연계한 제주 여행주간 특별 듀오 프로그램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제주 겨울...가을 관광 흥행 이어간다 올해 제주 관광객 숫자는 상승 분위기다. 성수기가 지났으나 지난 10월 제주 방문 관광객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3만 6259명으로 전년 동월(119만 3405명) 대비 12.0% 증가했다. 내수와 외국인 관광객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내국인은 9.8%, 외국인은 24.9% 각각 늘어났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올 연초 감소세를 보이더니 2분기 이후 회복세가 본격화했다. ━ “제주관광 비상대책위, 마케팅 주효” 특히 6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져 왔다. 제주도는 지난 2월 민관이 함께 꾸린 ‘제주관광 비상대책위원회’ 가동과 국내외 마케팅 등 수요 촉진 전략 효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 수요 촉진을 위해 지난 6월부터 국내 단체여행객을 대상으로 탐나는전 지급 등 인센티브제를 진행 중이다. 또 중국·대만 등 핵심 시장 외에 일본·싱가포르까지 홍보를 확대했다. 해외 수학여행단 유치 마케팅과 현지 생활 애플리케이션 연계 프로모션 등을 통해 시장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6월부터 이어지는 제주 관광객 증가세는 정책 실효성과 제주 관광 시장 신뢰 회복이 동시에 증명된 결과”라며 “겨울철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 남은 기간 성장세를 유지하고, 내년까지 이런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충일([email protected])

2025.11.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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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인데 살려달라" 여성 다급한 신고…전화 바로 끊겼다

인천 계양산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흘째 수색하고 있다. 2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 48분쯤 "계양산인데 살려달라"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는 여성이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0일과 21일 각각 64명, 98명의 인력을 투입해 계양산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으며, 이날도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살려달라는 말 이후 바로 전화가 끊겼다"며 "휴대전화도 유선도 아닌 일반적이지 않은 번호였고, 신고 전화 과정에서도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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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영상관에만 올해 7만명 찾아...관광 인프라로 부상하는 댐

지난 6일 대전시 동구 추동 대청호 자연생태관. 이곳 2층 디지털실감영상관에 들어서자 미디어 아트 영상이 펼쳐졌다. 대청호 주변에 피는 벚꽃과 장미를 테마로 벽과 바닥에 온통 꽃 영상이 펼쳐졌다.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꽃 모양 등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했다. 또 대청호 수몰 과정을 그린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다음 스캔하면 영상관 벽에 그대로 재연됐다. 스케치북에 그린 나비나 새는 살아서 움직이는 듯했다. ━ 대청호 자연생태관, 실감 영상 인기 이곳 방문객은 지난해 4만2900명이 찾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7만명을 돌파했다. 대전시민 신정란씨는 “자연생태관 같은 시설이 있어 대청호를 자주 찾게 된다”며 “지역 주민에게 안성맞춤인 휴식공간”이라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가 댐 건설로 생긴 호수 주변을 관광 인프라로 활성화하고 있다. 자연생태관 등 기존 인프라를 리모델링하거나 장미공원 등 새로운 관광 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각종 개발에 한계가 있지만,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대청호 자연생태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532㎡ 규모다. 이곳은 대전 동구가 지난해 11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디지털실감영상관과 미디어생태관 등을 새로 설치했다. 또 1층에는 곤충·나비 등 표본을 전시한다. 대전 동구는 자연생태관 옆에 장미정원도 조성하고 있다. 20만2000㎡(약 6만평)에 2028년까지 장미로드, 장미터널, 경관조명, 테마별 정원 등을 만들 예정이다. 예상 사업비는 154억원이다. ━ 대전 동구 전체의 절반은 규제 대전 동구는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대청호 주변 규제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청호는 1980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 특별대책지역·수변지역 등 7개 규제가 중첩돼 주민들이 40년 넘게 재산권에 제약을 받아왔다. 동구 전체 면적 136.7㎢가운데 절반 정도인 61.3㎢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있다. 상수원보호구역·수변구역 등에서는 숙박이나 식품 접객업소, 공장 등을 새로 지을 수 없다. 대전 동구 등 대청호 주변 지자체는 기존 음식점 면적을 넓혀 주고 민박업을 허용해달라고 환경부에 요청했다.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대청호 규제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다”라며 “오·폐수 처리 시설 등 환경오염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청호를 끼고 있는 대전 대덕구도 생태 탐방로 조성을 중심으로 한 ‘새여울물길 30리 프로젝트’사업에 나섰다. 이는 금강 합류 지점에서 대청댐을 거쳐 비상 여수로까지 이어지는 12㎞ 구간(30리)을 체육·휴양·관광 명소로 만드는 사업이다. 총연장 3.68㎞의 탐방로로 조성된다. 총사업비 88억 원이 투입돼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경북 영천시는 2023년 8월 보현산댐에 출렁다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보현산댐 출렁다리 방문객은 100만명을 넘었다. 전남 화순군은 2023년부터 140만 광주시민의 식수원인 동복댐 주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143억원을 투입해 동복댐에 화순 적벽 미디어 파사드와 홍보관 등 관광 명소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지천댐 만들면 관광 인프라 대거 들어서" 이와 함께 충남도는 청양군에 지천댐을 건설하면 댐 주변에 관광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생각이다. 지천댐이 들어서면 받을 수 있는 예산은 1800억원이 넘는다. 이 돈으로 체류형 숙박시설(호텔 등)이나 전망대·집라인·캠핑장 등을 만들 수 있다. 또 대규모 실버타운, 대형 리조트 조성도 가능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댐 건설의 가장 큰 목적은 용수 확보이지만, 풍부한 지원금으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충남, 물 부족 심각 지역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인 충남은 용수의 80% 이상을 대청댐과 보령댐에 의존하고 있다. 2031년이면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하고 2035년이면 하루 평균 18만t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청양군은 하루 필요 생활용수 1만㎥ 가운데 80% 이상을 보령댐(60%·6000㎥)과 대청댐(20%·2000㎥)에서 공급받고, 부여군은 100%(2만 9000㎥) 대청댐에 의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기후대응댐'이란 이름으로 추진했던 14개 신규댐 건설 후보지 중 7곳은 백지화하고 지천댐 등 7곳은 재검토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건설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김방현([email protected])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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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0일…보령서 '예술 품은 섬' 만난다

충남 서해안의 아름다운 섬을 알리는 계기가 될 비엔날레 개최가 50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충남도와 보령시에 따르면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제1회 섬 비엔날레’가 열린다. ‘움직이는 섬: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두 달간 진행하는 비엔날레는 섬과 바다의 가치를 되새기고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27년 4월 3일~5월 30일 원산도·고대도 개최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을 선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등 행사 준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조직위는 지난달 송상호 경희대 명예교수를 민간조직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공동조직위원장으로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일 보령시장이 맡게 된다. 예술감독으로는 김성연 전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사무총장에는 보령 출신인 고효열 전 충남도의회 사무처장이 각각 선임됐다.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지사는 “2027년 첫해는 큰 그림의 20~30%를 그리는 행사로 순차적으로 지속 가능한 행사로 만들겠다”며 “섬비엔날레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행사 기본 방향으로 섬과 바다의 가치 발굴, 예술·축제를 통한 가치 공유와 확산, 지역과 예술의 결합으로 새로운 문화적 자산 창출과 향유, 섬이 가진 공간적 특성과 지역성 및 자원의 다각적 활용 방안 모색, 섬의 자연환경과 보전 가치적 의미 부각과 미래 지향적 의미 도출 등을 제시했다. ━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전시…서해안 랜드마크 전시는 섬의 생태와 문화를 담아내는 공간, 섬의 지리와 건축·문화 반영, 비전을 공유하는 국제 예술 교류 플랫폼 등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전시에는 전 세계 24개 나라에서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섬비엔날레 주전시장(섬문화에술플랫폼)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 들어선다. 주전시장은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9886㎡ 부지에 연면적 3989㎡ 규모로 지어진다. 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문을 여는 주전시장에서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주전시장 일대와 해안도로 등에는 조각과 설치작품을 전시, 관람객이 자연 속에서 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원산도 선촌항과 점촌마을 일대 빈집과 창고, 카페 등을 활용해 ‘장소 특정적 작품’도 전시한다. ━ 섬 빈집·창고·카페 활용해 작품 전시 섬비에날레 기간 원산도와 고대도에서는 사운드·퍼포먼스 아트 전시, 세미나 및 작가와 대화 등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아트투어와 아트캠핑 등 부대행사도 마련한다. 고대도 일원 항구화 해안도로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조각과 설치작품도 전시한다. 2027년 열리는 제1회 섬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2곳의 섬에서 열리지만 2029년에는 3개 섬, 2013년에는 4개 섬, 2033년에는 원산도와 고대도·삽시도·장고도·효자도 등 5개 섬으로 확대된다. 조직위원회 고효열 사무총장은 “비엔날레 개최 시기에 맞춰 2~3개의 글로벌 작품을 새롭게 설치하고 세계인이 찾는 섬으로 조성하겠다”며 “비엔날레를 계기로 충남 서해안의 해양 관광이 한 단계 성장하고 세계 속의 힐링도시 보령의 입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해 2월 섬비엔날레 브랜드 이미지(BI)를 확정했다. BI는 도민평가단과 전문가·공무원 등 1029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결정했다. 한글 ‘섬’을 형상화해 비엔날레 정체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신진호([email protected])

2025.11.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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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놓는 소리부터 다르다, 시진핑에 선물한 1억 바둑판 [스튜디오486]

" [스튜디오486]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포토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중앙일보는 상암산로 48-6에 있습니다. " "바둑판 제작만큼은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지난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한 '본비자 바둑판'과 바둑판 받침대. 특별 제작된 이 최고급 바둑판과 받침대는 30년간 바둑판 제작에 매진해 온 '6형제바둑'의 신동관 본부장 작품이다. 국내 바둑판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6형제바둑과 신 본부장은 바둑계의 역사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바둑판과 바둑용품을 도맡아 제공해 왔다. 시 주석에게 이번에 선물한 본비자 바둑판은 물론 11년 전 방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물한 신석으로 만든 바둑알 한 쌍도 신 본부장 작품이다. 이뿐만 아니라 바둑기사 이세돌 국수와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에 사용된 바둑판, 영화 '승부'의 주인공인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국수가 실제로 애용하는 바둑판 역시 모두 그의 손을 거쳐 제작됐다. 국내 바둑의 역사와 함께한 신 본부장을 남양주에 있는 6형제바둑 본사에서 지난 13일 만났다. 이번에 시 주석에게 선물한 본비자 바둑판은 수령 700~800년의 비자나무 원목을 20년간 건조 시킨 뒤 흠결이 없는 최상의 재료를 골라 제작했다. 비자나무는 은은한 담황색에 탄력이 풍부해 바둑돌을 놓을 때 소리가 청아하다. 또한 내구성까지 뛰어나 최고의 바둑판 소재다. 그중에서도 최고급 바둑판 재료인 나이테의 중심부에서 떨어진 결이 고른 부분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국내에 오래된 나무들은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주로 외국에서 원목을 수입해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에서도 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30년을 작업해온 신 본부장도 손수 먹줄을 그을 때 손이 떨렸다고 한다. 줄의 간격이나 선의 두께가 미세한 차이라도 나면 나라 망신이라는 생각에 성심을 다했다. 원목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장인이 특수 자를 사용하여 여백을 고려한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제작에 걸린 시간은 한 달 정도로 보통 바둑판 제작 기간의 2배가 더 걸렸다. 제작 과정 중 부족함을 느껴 3번이나 다시 작업하는 과정을 거쳤다. 신 본부장은 "바둑판은 '장인정신'이 없으면 만들 수 없다"고 단언했다. 수작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바둑판의 제작은 크게 재료인 원목 건조작업에서 시작해 재단과 대패질, 항혈작업, 먹줄치기, 다리 끼우기 등의 과정을 거친다. 모든 작업에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지만, 그중 원목 건조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신 본부장은 밝혔다. 우선 500년 이상 된 양질의 원목을 최소 10년 이상 자연 건조한다. 건조 중에 나무가 갈라지거나 휘어지기도 하고, 벌레가 들어가 원목을 훼손하기도 한다. 흠결이 생긴 원목은 골라내고 양질의 것만 남긴다. 최상품인 비자나무는 10년 이상 문제없이 건조과정을 마치면 100년, 200년이 지나도 상태가 유지된다. 다음은 대형 절단기로 원목을 바둑판 크기로 재단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재단 후에는 몇 차례에 걸쳐 세밀한 대패질 작업을 통해 표면이 고른 바둑판 틀을 만들고, 뒷면 정중앙에 가로 세로 8㎝, 깊이 5㎝의 크기의 구멍을 깎는 항혈작업을 거친다. 바둑알 놓는 소리를 맑게 해 주는 장치다. 마지막은 장인이 손수 가로, 세로 각 19줄씩 먹줄을 긋고 화점 찍는다. 바둑판의 외형이 완성되면 다리를 끼운다. 바둑판은 결이 고르고, 좋은 색이 균일하며, 옹이나 갈라짐 같은 흠결이 없는 것이 최상품(最上品)이다. 좋은 바둑판인지 아닌지는 원목을 재단하고 대패질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후에야 판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만든 본비자 바둑판은 본사에 보관하고 있는 1억원 상당의 최고가 바둑판에 버금가는 품질이다. 신 본부장 부친인 신완식 6형제바둑 대표도 60년 평생 흠결 없는 바둑판을 만든 것은 단 2번뿐이었다고 한다. "결국 세월과 자연이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는 가공할 뿐"이라고 신 본부장은 말했다. 사진·글=우상조 기자([email protected]) 우상조([email protected])

2025.11.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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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 가장 붐비는 날은 언제?

다음 주 추수감사절(27일) 연휴를 앞두고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은 사실상 이번 주말부터 가장 바쁜 시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 당국은 21일(금)부터 다음달 2일(화)까지 약 400만명의 여행객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애틀랜타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이 항공 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요일별 승객 규모를 보면 월요일인 12월 1일은 출발·도착편 기준 가장 붐비는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1일(금)은 두 번째로 붐비는 날이며, 12월 2일(화)은 세 번째로 혼잡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21일 오전 9시대에는 전체 출발 항공편의 약 10%가 몰려 있어서 가장 큰 혼잡이 예상된다.   공항 웹사이트는 보안 검색 대기시간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차장의 잔여 공간도 확인할 수 있다.   애틀랜타가 허브 공항인 델타항공은 추수감사절 기간 탑승객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약 6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민 기자추수감사절 연휴 추수감사절 연휴 추수감사절 기간 애틀랜타 공항

2025.11.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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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英서 울산과 판박이 사고, 그때 수사 결과는 이랬다

지난 2016년 2월 23일 영국 디드컷에이(Didcot A) 화력발전소 안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사고는 보일러타워를 발파공법으로 해체하기 위해 구조물의 일부분을 잘라놓는 사전 취약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9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화력발전소 참사와 ‘판박이’다. 당시 영국 보건안전청(HSE)과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오래된 건물을 대상으로 한 철거 과정에서의 안전 관리 미흡이 겹친 인재”로 결론 내렸다. 화력발전소 연돌이나 보일러타워처럼 대형 구조물을 철거할 때 발파형 해체방식을 적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19년 울산화력발전소 1~3호기(6일 발생한 사고는 5호기), 2022년 서천화력발전소, 올해 여수호남화력발전소 철거 공사 모두 어김없이 발파 해체공법이 등장한다. 구조물의 맨 위에서부터 뜯어내는 전통적인 절단형 해체 공법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입수한 ‘울산화력발전소 4~6호기 폐지설비 실시설계 기술용역’ 자료를 보면, 연돌을 절단공법으로 해체할 경우 최소 285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용은 130억원가량 발생한다. 반면 발파공법을 쓰면 180일로 100일 이상 줄어든다. 비용은 32억원으로 더 준다. 문제는 발파공법이 절단공법보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하다는 점이다. 기술용역 자료는 한국동서발전이 의뢰해 B엔지니어링이 수행했다. 철거업계에 따르면 현재 퇴역한 국내 발전시설은 30~40년 이상 가동 후 멈춘 상태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의 경우 1981년 준공 후 41년간 울산 지역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다가 2022년 가동을 멈췄다. 구조적인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해풍에 따른 부식도 심하다. 이에 취약화 작업 전 이뤄진 ‘구조 안전성 검토’가 상당히 중요하다. 취약화 작업이 구조물의 일부를 잘라내거나 파손해야 하다 보니 자칫 구조물 전체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의자 위에 앉은 사람이 몸을 약간 뒤로 기울이면 뒤쪽이 더 많은 힘을 받지 않나”라며 “내부 구조가 복잡한 보일러타워의 경우 각 기둥에 떨어지는 힘이 일정하지가 않다. 이에 (구조 안전성 검토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취약화 작업을 하다가는 갑자기 붕괴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구조 안전성 검토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나온다. 경찰은 해당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수사 중이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 20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와 관련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규명하려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 하도급업체인 코리아카코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였다. 근로감독관과 경찰 약 50명이 투입됐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작업 관련 서류와 사고 이력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당국과 경찰은 보일러타워 해체 작업 과정에서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김민욱([email protected])

2025.11.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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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맡으면 다 뒤집어진다, 승률 100% '억울함' 전문 변호사

검찰의 ‘위법·강압 수사’로 아내와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의 백씨 부녀가 지난 4일 검찰의 상고 포기로 16년 만에 ‘재심 무죄’를 확정받았다. 앞서 지난달 30일엔 수원지법 형사합의15부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9차 용의자로 몰려 옥살이 중 사망한 고 윤동일씨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윤씨가 1992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33년 만이다. 지난 1월엔 존속 살해 혐의로 25년째 복역 중이던 무기수 김신혜가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들 굵직한 세 사건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을 끌어낸 인물은 박준영(51) 변호사. ‘재심 전문 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그는 지난 20여년간 가출 청소년, 노숙인, 탈북자 등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사회적 약자의 재심 청구를 도맡아 왔다. 낙동강변 살인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강도 치사사건 등도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승률 100%’인 그가 현재 재심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Q : 어떤 기준으로 사건을 맡나. A : “하루에도 수십 건의 이메일과 문자로 억울한 사연이 들어온다. 혼자 힘으론 다할 수 없어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무엇보다 재산 범죄는 안 맡는다. 그런 사건은 내가 아니어도 되지 않나. 대신 아무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약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Q : 억울한 사연 중 진짜를 어떻게 확신하나. A : “간절함과 진실성이다. 한두 해도 아니고 수십 년간 일관되게 억울함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그런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들의 지지도 있다. 가족은 물론 교도관·봉사자들이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Q : 변호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A : “청산가리 사건의 경우 ‘언어의 한계’가 절실하게 다가왔다. 사법 절차에선 언어가 없으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 문맹이었던 아버지, 경계선 장애가 있던 딸에게 법정 언어는 외계 언어나 다름없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보호와 더불어 언어적 한계로 허위자백 등이 이뤄지는 데 대한 개선책이 속히 마련됐으면 싶다.” 박 변호사의 차량은 3년이 채 안 됐지만 주행거리는 16만㎞에 달한다. 전국을 돌며 억울한 사람들을 만나고 증거를 수집하는 그에게 차를 선물한 사람은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1년간 수감됐던 장동익·최인철씨였다. 이들이 “5년간 고생한 수임료”라며 건넨 뜻밖의 선물을 처음에는 거절했단다. 박 변호사는 “애초에 선의로 시작한 일이니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결국 마지못해 받았는데 이게 다른 재심을 준비하는 커다란 동력이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십 년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보상으론 턱없이 부족할 텐데, 그 돈을 기꺼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당부에 최대한 값지게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재심 끝에 무죄를 받은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3년엔 각자 받은 배상금을 출연해 청소년 장학재단인 ‘등대장학회’를 설립했다. 장동익씨가 이사장을,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의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 후 2020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성여씨가 이사를 맡았다. 박 변호사도 행정 업무와 후원 모금 활동을 맡았다. 등대장학회는 현재 전국 40여 명의 청소년에게 의료비와 생활비 등을 매달 정기 후원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장학재단을 운영해 보니 재심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망망대해에선 등대 불빛 하나가 얼마나 소중합니까. 제 의뢰인들이 그러더군요. 절망 속에서 자신을 믿어준 단 한 명의 존재가 절실했다고요. 외롭고 힘든 청소년들에게 ‘그래도 이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단 한 번이라도 갖게 해주고 싶어요.” Q : 재심 전문 변호사로서 향후 계획은. A : “어느 진영이든 ‘그래. 이 사람 얘기라면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지’라며 신뢰할 수 있는, 소통이 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 어느 국민도 사법제도로 인해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사회적 약자들도 보호받을 수 있는 사법 시스템 구축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탤 생각이다.” 허정연([email protected])

2025.11.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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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오로라 학군, 전기차 스쿨버스 27대 도입

시카고 서 서버브 웨스트 오로라의 129학군이 시카고 서버브 학군 가운데 가장 많은 전기차 스쿨버스 도입에 나선다.     대부분의 학군들이 1~2대의 전기차 스쿨버스를 시험 운행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가운데, 웨스트 오로라는 전체 차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7대를 한꺼번에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129학군측은 전기차 스쿨버스가 도입되면 엔진 소음이 거의 사라지게 되고 조용한 환경 덕분에 운전 기사들이 차량 내부 상황을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로라 129학군은 약 3년 전부터 전기차 버스 도입을 검토해 왔다. 초기 비용은 일반 버스의 두 배에 이르지만, 주정부•연방정부•전력회사 등 다양한 기관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면 절반 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29학군측은 “여러 단계로 나눠 도입할 경우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불리하다”며 전기차 버스 전환을 대규모로 일시에 추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학군측은 전기차 버스는 완전 충전 시 약 100마일을 주행할 수 있어 대부분의 등•하교 노선에 적합하지만 먼 거리를 오가는 일부 노선은 기존 버스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Kevin Rho 기자스쿨버스 웨스트 전기차 스쿨버스 학군 전기차 웨스트 오로라

2025.11.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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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사관, "CPS 직원 해외 출장비 과다 지출"

시카고 공립학군(CPS) 직원들의 출장비 지출이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것과 관련, 시 감사관실(OIG)이 “과도하고 의문스러운 지출”이라고 지적했다.     감사관실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CPS의 지난해 출장비 지출은 약 770만 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출장지는 이집트, 핀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외 국가를 포함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승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 감사관 필립 바겐크네히트는 “이집트로 떠난 한 학교의 ‘전문성 개발 연수’ 출장비가 2만 달러에 달했다”며 “서류상 절차만으로 승인되는 사례가 많았고 ‘이 비용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검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600여명의 직원이 참석한 라스베거스 연수에서만 150만 달러 이상이 지출됐으며 참석자의 약 90%가 숙박비 상한선을 초과했다. 또 전체 참석자의 약 40%는 출장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감사관실은 밝혔다.     다만 감사관실은 CPS 직원들이 고의적으로 제도를 악용했다기보다는 체계적인 관리 부재와 허술한 승인 절차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CPS는 “이번 보고서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난 10월 29일부터 대부분의 직원 출장에 대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11월부터 ‘출장 검토 위원회’를 신설하고 재정 관리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회계 시스템(ERP)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evin Rho 기자감사관 출장비 출장비 지출 해외 출장비 감사관 cps

2025.11.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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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천연가스 요금 내년부터 또 오른다

일리노이 최대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나이코 가스(Nicor Gas)가 약 1억6700만 달러 규모의 배달 요금 인상안을 승인 받으면서 각 가정의 난방비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승인액은 당초 나이코 가스측이 요청한 3억14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이미 여러 차례 인상을 겪어온 주민들 사이에서는 피로감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일리노이거래위원회(ICC)는 시카고 서버브와 북일리노이 지역 230만 가구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나이코 가스가 요청한 요금 인상안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는 인상률 기준으로 47%를 삭감한 것으로 한 가정당 월 요금 인상폭을 4.25달러로 낮춘 셈이다. 만약 기존 인상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면 인상률은 9.3%, 월 인상액은 7.70달러 가량이었다.     이번 인상안은 내년 1월 천연가스 요금 고지서부터 적용된다.     일리노이 거래위원회는 나이코 가스측의 안을 검토한 끝에 과도한 비용을 제외하고 필요한 항목만 승인했다며 “공익과 기업의 필요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삭감 이유를 전했다.     나이코 가스측은 지난 1월 노후화된 가스 공급망을 업그레이드 하고 최신 기술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며 일리노이 역사상 최대치인 3억1400만달러의 요금 인상안을 ICC에 제출한 바 있다.     시민유틸리티위원회(CUB)는 이번 결정과 관련 나이코 가스가 2017년 이후 다섯 차례 요금을 인상해 총 7억 달러 이상을 추가 부담시켰다고 비판했다. 일리노이 PIRG 또한 “이번 삭감 조치는 환영하지만 여전히 주민들이 내는 요금은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나이코 가스는 앞서 지난 4월 썸(therm)당 58센트의 배달 요금을 부과했는데 이는 작년 대비 71% 오른 수준이다. 11월 기준 요금은 39센트지만 이 역시 작년 대비 40% 오른 수준이다.     특히 나이코 가스의 모회사인 서던 컴퍼니(Southern Company)가 지난해 44억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회사는 엄청난 이익을 얻고 주민들만 부담이 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시카고의 89만 가구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피플스 가스 역시 파이프라인 교체 작업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피플스 가스는 지난 2월 72억달러에 달하는 요금 인상안을 ICC에 제출했으나 ICC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전기회사인 컴에드 역시 지난 6월 기준 요금 인상폭은 최대 100%에 달하기도 했다.     Nathan Park•Kevin Rho 기자천연가스 요금 천연가스 요금 나이코 가스측 요금 인상폭

2025.11.2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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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공립대학생 10년래 최다 19만명

일리노이 주 공립대학들의 재학생 숫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의 등록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일리노이고등교육위원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일리노이 공립대학 재학생 숫자는 2년 연속 증가했고 올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22026년 학기 기준 일리노이 주 공립 대학들에 재학 중인 학생의 숫자는 모두 19만명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총 12개의 일리노이 공립대학의 재학생 숫자는 2.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흑인 학생은 9.7%, 히스패닉 학생은 8.3%가 각각 늘어나 전체 재학생 숫자 증가를 이끌었다.     풀타임 신입생의 숫자도 6.8% 증가했고 다른 학교에서 편입한 학생들의 숫자 역시 6.5% 늘었다. 기존 학생들도 계속 등록한 숫자도 1.4%가 늘었다.     12개 일리노이 공립 대학 중에서 학부생이 증가한 학교는 모두 8개였고 이 중 시카고 스테이트 대학 15%, 서던 일리노이 대학 에드워즈빌 10.7%로 각각 집계됐다.     이렇게 일리노이 공립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진학을 원하는 소수계 학생들이 처할 수 있는 장애를 제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교육위원회의 입장이다.     일리노이 공립 대학의 경우 연소득이 7만5000달러 미만인 경우 학비 전액을 무료로 해주거나 신입생이 입학할 당시 학비를 4년간 동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통해 신입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또 입학 원서를 단순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12개 공립대학 원서를 하나로 통합해 학생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공립대학생 최다 일리노이 공립대학 공립대학 원서 재학생 숫자

2025.11.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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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면 국민연금 삭감' 폐지? 9만명은 맞고 5만명은 아니다

일하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연금 삭감 제도가 일부 완화됐지만, 5만 명가량이 여전히 지금처럼 삭감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전체 회의를 열어 연금 삭감 관련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6개월 후 시행한다. 일하는 은퇴자의 연금 삭감 개선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과제(90번)이다. 지금은 근로소득·사업소득이 월 309만원(근로소득 공제, 필요경비 공제 후 기준)을 넘으면 5년간 국민연금을 최대 50% 삭감한다. 309만원 초과 금액을 다섯 구간으로 나눠 삭감액과 삭감률이 다르다. 이번 개정안은 1~2구간만 폐지했다. 소득 기준선(309만원)을 200만원까지 넘기는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만9343명이 해당한다. 삭감되는 사람은 매월 달라지기 때문에, 대략 9만명이 삭감되지 않게 된다고 보면 된다. 1구간(초과액 100만원 미만)은 월평균 연금 2만2690원, 2구간(초과액 100만~200만원)은 9만2669원 삭감됐는데, 앞으로 깎이지 않게 돼 이만큼 월 연금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3~5구간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 3구간(초과액 200만~300만원)에 해당하는 삭감자는 1만4100명이다. 이들은 매달 20만8856원 삭감됐는데, 앞으로도 이 정도 계속 깎이게 된다. 4구간(300만~400만원) 해당자는 7394명이며, 월평균 36만4461원 계속 깎이게 된다. 가장 높은 5구간(400만원 이상)은 해당자가 더 많다. 2만6224명이며, 월 62만7830원 삭감된다. 3~5구간을 다 합치면 4만7718명에 달한다. 삭감 기준액 309만원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3년 치 평균 소득 월액을 말한다. 공제 전 기준으로 약 410만6907원이다. 따라서 공제 전 소득 기준으로 월 610만원 벌면 연금이 깎인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는 이자·배당 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만 계산한다. 소득 종류별로 삭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형평성 시비가 여전히 남게 됐다. 연금법 개정안이 이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은 내년 6월 시행될 전망이다. 삭감 여부를 결정하는 소득은 올해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이다. 올해 근로소득은 내년 4월, 사업소득은 내년 8월 국민연금공단으로 넘어간다. 근로소득이 있는 연금 수급자는 내년 6월부터 바로 적용되고, 사업소득자는 내년 6월로 소급해서 적용한다. 매년 4, 6월에 정산하는 제도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하는 연금 수급자의 연금 삭감' 폐지는 15년 넘게 논란이 돼 왔다. 연금 삭감은 국민연금이 사회보험이라서 한 사람에게 많은 돈이 돌아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연금 수급자들은 "국민연금 수급권은 개인의 권리인데, 다른 소득과 연계해서 왜 깎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고령화 시대에 일하도록 권해도 시원찮을 판에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이 가장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 제도의 폐지를 권고해 왔다. 또 국민연금에 소득세를 내는데, 왜 깎느냐는 반발도 있었다. 이중과세라는 문제 제기다. 삭감은 제도 불신을 야기했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등장하는 수급자들의 항변이다. "연금에 들 때는 거창하게 했잖아요, 그런데 탈 때 되니 이렇게 감액하고, 다 나오지도 않고, 그래서 상당히 불신이 가요." "국민연금 감액을 했으면 종합소득세에는 들어가지 말아야죠. 불공평한 것 같아요. 세금 내고 있는데 또 국민연금으로 이중과세하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기대여명 증가로 인해 의료비,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상황을 걱정하기도 한다. "우리 같은 60대 중반은 병원비 같은 것들이 더 많이 나갈 수 있어요. 자식들한테 의존하지 않으려면 계속 경제활동을 할 수밖에 없어요." "노후가 요즘은 기니까… 늙어도 소득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저소득 구간 은퇴자만 삭감하지 않게 됐다. 월 소득이 600만원 넘는, 소득이 높은 사람까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만만찮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5구간을 모두 폐지하면 추가 재정 부담이 커져 1·2구간만 폐지하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민연금 재정재계산이나 개혁 논의 때 일하는 연금 삭감 완전 폐지가 많이 언급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완전 폐지였다. 그러나 이번에 부분 폐지로 끝났다. 완전 폐지까지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전망이어서 연금 수급자들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복지위에 따르면 현재 OECD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 스페인 등 3개국만 일하는 연금 수급자 대상 삭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신성식([email protected])

2025.11.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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