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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수치심 유발"…팝핀현준, 폭로글 인정하며 교수직 사임

공연예술가 팝핀현준(본명 남현준)이 최근 인터넷상에 제기된 학생의 폭로에 대해 일부 잘못을 시인하고 교수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팝핀현준은 1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 관련 논란에 대해 교수로서 입장을 전한다"며 "이에 따른 책임으로 오늘부로 백석예술대학교실용댄스학부 교수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엄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의도와 무관하게 성적 수치감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결코 불순한 의도가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실용댄스학부 제작실습 폭로글'이라는 제목으로 "백석예술대 실용댄스학부 A 교수가 수업 중 반복적으로 욕설을 사용해 학습 분위기를 지나치게 거칠고 위축되게 만들었다"는 내용의 폭로가 나왔다. 작성자는 "몇몇 학생들이 A 교수의 수업 방식에 대해 항의하자 '너희 이렇게 춤추면 거울 보고 XX하는 것밖에 안 된다'는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으며 해당 발언으로 학생들은 큰 수치심과 당혹감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A 교수의 수업은 때때로 고성이 오가는 등 불필요하게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돼 공포감과 압박감을 느껴야 했으며 이러한 환경에서 온전히 학습이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팝핀현준은 해당 폭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잘못을 인정하고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팝핀현준은 대한민국 1세대 팝핀 댄서로 국내 스트리트 댄스와 팝핀 댄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2.13.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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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내란특검,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군기누설 등 혐의 추가 기소

내란 특별검사팀이 1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장관이 ‘제2수사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군 내부 인적 정보를 외부에 누설한 혐의가 확인됐다”며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2024년 10월부터 11월 사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김봉규·정성욱 전 정보사 대령과 공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부정선거 의혹 수사 목적으로 제2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HID(북파공작원) 요원을 비롯한 정보사 요원 40여명의 이름 등 인적사항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6월 김 전 장관으로부터 명단을 제공받은 노 전 사령관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인적 정보를 민간인에게 넘긴 행위 자체가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현복)는 오는 15일 오후 2시 노 전 사령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기일을 연다. 내란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 중 첫 선고 사례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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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끼 입은 손님 탈의 요구…롯데백화점 논란 커지자 결국

롯데백화점이 잠실점에서 노조 조끼를 착용한 고객에게 복장 탈의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대표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롯데백화점은 13일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 10일 저녁 잠실점에서 몸자보(노조 조끼)를 착용하고 식사를 위해 입장하려던 고객분들에게 탈의 등을 요청해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명의로 게시된 사과문에서 회사 측은 “해당 조치는 부적절했으며, 이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셨을 고객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고객 서비스 전반의 모든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등은 지난 10일 오후 7시쯤 금속노조 조끼를 입은 채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당가에 들어가려다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당시 조끼에는 현대차 하청업체인 이수기업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는 ‘해고는 살인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 엑스(X)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특정 복장을 이유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한 롯데백화점의 대응이 과도했다는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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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대 구조물 붙인 용접 떨어졌다”…매몰 4명 모두 수습·사망[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작업자 4명이 매몰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2명을 추가로 발견해 구조했으나 모두 숨졌다. 13일 광주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구조당국은 이날 오전 1시 3분쯤 3번째 매몰자 60대 철근공 A씨를 발견·구조한 데 이어 낮 12시 28분쯤 4번째 매몰자 50대 배관공 B씨를 구조했으나 두 명 모두 숨졌다. 이로써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매몰된 작업자 4명이 모두 숨졌다. 구조당국은 수색 첫날 40대 미장공과 70대 철근공 등 2명을 구조했으나 숨졌고, 수색 사흘째 매몰자 2명을 추가로 발견·수습해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 구조당국은 사고 후 공사장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공사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매몰자들이 지하층에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했으나 콘크리트와 철근 등이 뒤엉켜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굴착기로 자재를 긁어낸 뒤 산소 절단기로 철근 등을 절단하고, 크레인을 이용해 반출하면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고용노동청은 이날 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이번 붕괴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도 전담팀을 꾸려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불법 재하도급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건축물 구조안전진단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의 철골 구조물 접합 불량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총길이 168m의 건물을 48m 간격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를 교각처럼 용접한 접합부가 끊어지면서 붕괴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청 안팎에서는 “기다란 형태의 설계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경간(Span·스팬)을 길게 설계한 공법을 도입한 게 사고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조사 결과 붕괴 당시 현장에서는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을 지지할 수 있는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사 현장 관계자는 “지지대 없이도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할 수 있는 특허 공법을 가지고 있어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 현장을 찾은 매몰자의 가족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고”라고 했다. 매몰자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고모(61)씨는 “저도 공사장에서 철근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고는 부실시공으로 보인다”며 “붕괴된 데크가 길이 48m짜리인데 큰 지지대가 양 끝단에 하나씩 밖에 없다. 중간에 기둥이 없다보니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졌을 수도 있다”며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공사 현장의 시스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2025.12.1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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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광주대표도서관 매몰자 전원 수습…4명 사망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근로자 4명 중 실종됐던 마지막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쯤 붕괴 사고 현장에서 배관공 A씨(50대)가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약 1시간에 걸친 수색·구조 작업 끝에 A씨에게 접근했으며,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는 현장에서 A씨를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는 건물 옥상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던 중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매몰됐다. A씨는 사고 당시 지하 1층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로 매몰된 근로자 4명은 A씨를 포함해 모두 사망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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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대리처방 거부하면 "너희도 못 벗어나"…추가 폭로

방송인 박나래가 전 매니저에게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대리처방 등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전 매니저 측은 박나래가 불법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해당 행위를 강요했다며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12일 채널A에 따르면 박나래가 비의료인으로부터 불법 링거 및 약물 투약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전 매니저는 박나래가 자신들에게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 측은 “2023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박나래의 요청으로 의사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약을 내 이름으로 여러 차례 대리 처방받아 박나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 매니저 측은 요구를 거부할 경우 압박이 이어졌다고도 주장했다. 전 매니저 측에 따르면 박나래는 “이것도 하나의 아티스트 케어인데 왜 주지 않느냐”, “이미 나한테 한 번 준 이상 너희도 벗어날 수 없다”, “앞으로 이 일을 영영 못 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남겼다. 전 매니저 측은 해당 자료를 지난 8일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로부터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함께 무면허자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받았다는 혐의, 진행비 미지급에 따른 횡령 의혹 등으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전 매니저들은 지난 3일 서울서부지법에 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함께 부동산가압류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논란은 당초 ‘갑질 의혹’으로 시작됐으나, 이후 이른바 ‘주사 이모’ 논란으로 번지며 파장이 커졌다. 박나래가 ‘주사 이모’로 불린 여성에게서 불법 시술과 약물 투약을 받아왔다는 주장이다. 이 여성은 스스로 의사라고 주장하며 불법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대한의사협회 조사 결과 국내 의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황이다. 박나래는 자필 사과문을 발표하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이후 의혹에 대해 반박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서 박나래 측은 “전 매니저들과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으나, 전 매니저들은 합의 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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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값 못하는 X" 시어머니에 뺨맞은 베트남女…韓남편 반응 '소름' [이혼의 세계]

매주 토요일 '부부 변호사 : 이혼의 세계' 웹툰을 연재합니다. 297-300화 함께 싣습니다. ━ 297화 국제결혼(1) ━ 298화 국제결혼(2) ━ 299화 국제결혼(3) ━ 300화 국제결혼(4) 법무법인 재현 (※이 기사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을 웹툰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사례를 각색한 내용으로 언급되는 이름과 지명 등이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2025.1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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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계약할 것처럼 매물 보더니…남의 집 드나들고 옷 훔친 50대

거주할 공간이 없자 집을 계약할 것처럼 매물을 확인한 뒤 몰래 남의 집에 드나들면서 옷과 가방까지 훔친 50대가 온갖 범행을 추가로 저질러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절도,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8일 서울 소재의 B씨 집 방범창을 프라이팬으로 부수고 같은 달 11일까지 9차례에 걸쳐 B씨 집에 함부로 들어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머무를 곳이 없었던 그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마치 임대차 계약을 할 것처럼 행세하며 매물을 확인한 뒤 B씨 집을 표적으로 삼아 이같이 범행했다. 그는 B씨 집에서 등산 가방, 옷 등 73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5일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차도로 뛰어들어 C씨(53)가 운행하는 승용차를 가로막았고, 이에 C씨가 경적을 울리자 홧김에 손으로 차량 보닛 부분을 내리치고 사이드미러를 쳐 망가뜨리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항의하며 하차한 C씨를 여러 차례 밀치는가 하면, C씨가 경찰에 신고하며 쫓아온다는 이유로 그를 위협하고 목 부위를 때리기도 했다. 이 사건 이틀 뒤에는 공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작업자에게 시비를 걸고, 이를 제지당하자 작업자의 멱살을 잡고 흔들며 폭행했다. A씨는 비슷한 시기 서울에 있는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직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2만5000원짜리 모형 휴대전화를 갖고 나갔다. 또 개를 안고 서 있는 행인을 향해 욕설하며 "개 냄새 나니까 꺼져라"라고 모욕한 사실이 공소장에 포함됐다. 송 부장판사는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자들이 다수일 뿐만 아니라 각 범행 모두 누범기간 중 발생했다"며 "피해자들 대다수가 입은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으며 범행 당시 주거침입을 제외한 나머지 죄에 대해서는 동종전과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2.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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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선택, 숙소가 여행의 품격을 바꾼다

 포시즌스 호텔 도쿄 앳 오테마치·하얏트 리젠시 도쿄·나인아워즈   단풍이 절정으로 물드는 이 시기, 도쿄 여행에서 숙소 선택은 여행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도쿄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부터 실용적인 중급 호텔, 독창적인 콘셉트의 캡슐호텔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행 목적과 예산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대표적인 세 곳을 소개한다.   포시즌스 오테마치는 일본의 공간 미학을 가장 현대적으로 풀어낸 호텔 중 하나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오렌지빛 프레임은 일본 옻칠 상자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데, 면 뒤쪽에 일부러 칠하지 않은 흔적을 남겨 두었다. 얼핏 보면 완성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이는 완벽하지 않기에 더 아름답다고 보는 일본의 미학인 ‘와비사비’와, 매일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삶의 태도를 뜻하는 ‘카이젠’ 철학을 녹여냈다.   39층 로비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황궁 해자에서 영감을 받은 넓은 수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공간은 호텔 상층부에서 황궁을 룩다운(look-down) 하듯 직접 내려다보지 않도록 시선을 한 번 걸러 주는, 일종의 예의 장치다. 일본 특유의 사려 깊은 미학을 건축적으로 구현한 셈이다. 로비와 라운지를 설계한 마이클 개티는 일본식 절제미 위에 유럽적 감성을 더해 포시즌스가 추구하는 ‘현지 문화를 천천히 소개하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호텔은 복합빌딩 최상층부의 6개 층에 자리해 전 객실, 레스토랑, 스파에서 황궁 숲과 도쿄 도심을 동시에 바라보는 압도적인 전망을 제공한다. 특히 가을철 황궁 숲이 붉게 물들면 창밖으로 계절의 레이어가 겹겹이 펼쳐져 더욱 아름답다. 해질 무렵 조명이 켜진 스테인리스 스틸 마감의 수영장은 도시의 하늘과 수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포시즌스는 2022년 리브랜딩을 통해 전통적 럭셔리에서 현대적·감정적 럭셔리로 철학을 전환했다. 더 섬세한 상호작용을 더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는 서비스와 캐나다식 따뜻함 그리고 일본식 오모테나시가 결합된 새로운 감정적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 가을의 도쿄에서 자연과 도시, 절제와 현대적 감성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가장 완성도 높은 선택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세 개의 거대한 스와로브스키 샹들리에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약 115,000개의 크리스털로 제작된 이 작품은 여덟 층 높이의 아트리움을 장식하며, 파노라마 엘리베이터 너머로 펼쳐지는 신주쿠 전망과 함께 호텔의 첫인상을 극적으로 완성한다.   1980년 일본 최초의 하얏트로 문을 연 이 호텔은 최근 약 700개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을 아우르는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리뉴얼된 ‘1980 라운지 & 바’, ‘크로스로드 키친’, 20종 이상의 일본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오드비’, 업그레이드된 리젠시 클럽 라운지 등 주요 공간은 신주쿠 특유의 에너지와 일본적 세련미를 현대적으로 담아냈다. 셰프 스테이션에서 샤오롱바오, 탄탄면, 비프 웰링턴, 아오모리 오리 요리를 즉석 제공하는 새로운 다이닝 콘셉트는 기존의 뷔페를 보다 역동적이고 고급스럽게 진화시켰다. 객실은 신주쿠의 전통 염색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블루·그레이 톤 월 커버링, 오픈형 옷장, 쿼츠 스톤 바닥재, 최신 욕실 레이아웃 등으로 완전히 새로워졌다. ‘도시 여행자를 위한 편안한 집’이라는 호텔의 목표가 공간에 잘 드러난다. 신주쿠역, 도쿄도청 전망대, 신오쿠보 등 인기 스폿으로의 이동이 쉬운 입지는 여전히 큰 장점이며, 무료 셔틀 서비스도 편리함을 더한다. 가을철 신주쿠 중앙공원이 단풍으로 물들면 호텔 주변 산책만으로도 도심 속 계절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뛰어난 위치, 균형 잡힌 가성비를 모두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한 호텔이다.  나인아워즈(Nine Hours) - 미니멀·가성비·슬립테크까지 갖춘 미래형 캡슐호텔   나인아워즈는 캡슐호텔 중에서도 디자인과 기능을 가장 세련되게 결합한 브랜드로 손꼽힌다.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 인테리어, 폭 106cm·길이 7피트 이상의 넓은 캡슐, 부드러운 조명, 프라이버시 커튼, USB 충전, 깔끔한 락커 시스템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여성 전용 지점(칸다·신주쿠)과 남성 전용 지점(신가와역)을 포함해 현재 도쿄에 총 8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나리타, 아카사카, 스이도바시, 하마마츠초, 닌교초 등은 남녀 공용으로 여행 동선에 맞춰 선택하기 편리하다. 요금대는 3,800엔부터 30,000엔까지 다양하지만, 청결도, 접근성, 가성비 면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수면 분석 서비스다. 일본 NTT데이터와 협업해 적외선 카메라, 마이크, 움직임 센서를 통해 뒤척임, 수면 시간, 호흡, 심박, 코골이 여부 등을 자동 측정하고 개인별 수면 리포트를 제공한다.   연구 협력에 동의한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Fitbit을 활용한 일상 수면 분석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디자인은 캡슐 내부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성해 폐쇄감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미래형 수면 포드에 가까운 분위기를 지녔지만, 캡슐 특성상 1인 전용 구조이므로 가족 단위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가성비, 프라이버시, 미래적 분위기, 색다른 숙박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훌륭한 선택지다.   도쿄의 가을은 여행자에게 다양한 방식의 도시 경험을 선사한다.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꿈꾸는지에 따라 이 세 곳은 전혀 다른 매력을 펼쳐 보일 것이다. [도쿄]밴쿠버 중앙일보=엄주형 기자 [email protected]도쿄 숙소 호텔 도쿄 숙소 선택 시기 도쿄

2025.12.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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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아픈 이 병…발진 줄었다 방심하다 시력도 '뚝'

옷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병. 대상포진은 어느 날 갑자기 성인들에 나타나 피부 발진·수포(물집)와 매우 심한 통증을 안겨주곤 한다. 대개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재활성화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이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2022년 2만2341명에서 지난해 2만644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제일 많이 발생한다. 항바이러스제 복용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자칫 방심하면 시력·청력 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이 길게 나타날 수 있다. 이구상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대상포진의 주요 증상과 특징, 예방·치료법 등을 정리했다. ━ 원인과 증상은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척추 신경절 등에 잠복해 있다가 특정한 계기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대개 나이가 들고 극심한 스트레스·과로를 겪을 때, 암 등의 질환으로 항암제·면역억제제를 쓸 때 나타나기 쉽다. 그러면 바이러스가 특정한 감각 신경을 따라 이동하면서 띠 모양의 발진과 물집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신경염 등을 일으켜 매우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몸 한쪽에 국한된 통증이다.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증상이 먼저 생기고, 며칠 뒤 같은 부위에 붉은 반점과 작은 물집이 모여서 나타난다. 주로 옆구리나 얼굴, 눈 주변에 많이 생기지만, 몸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내장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발병 초기엔 열과 몸살, 두통이 동반되기 때문에 감기나 심장질환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치료와 예방은 대상포진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게 중요하다. 발진·물집 발생 후 사흘 내에 약을 먹으면 피부 병변 치유가 빨라지고, 신경통이 장기화하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와 신경통약, 국소 마취 패치 등을 같이 쓰게 된다. 특히 눈 주변이나 귀, 생식기 등 중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면 입원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고령자·임신부도 합병증 위험이 높아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접종으로 발병 위험을 미리 낮출 수 있다. 만 50세 이상 성인, 18세 이상이며 암·장기이식 등으로 심각한 면역 저하가 나타난 성인에게 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최근에 나온 재조합 사백신은 두 차례 접종으로 10년 넘게 90% 이상의 대상포진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백신을 맞는다고 무조건 대상포진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 운동, 과로·과음·흡연을 줄이는 식의 면역 관리도 일상에서 실천해야 한다. 또한 아동·임신부 등이 환자 물집이 터진 부위와 직접 접촉하면 수두가 옮을 수 있다. 수포가 완전히 마르고 딱지가 떨어질 때까진 발진 부위를 깨끗하게 가리고, 이들 고위험군과의 밀접 접촉을 피하는 게 좋다. ━ 발병 후 주의할 점은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가라앉아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신경통이다. 발진이 가라앉아도 몇 주, 몇 달 뒤까지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병변 부위가 불에 타거나 전기가 오는 것처럼 아프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바이러스가 눈·귀·얼굴 신경을 침범할 경우, 반영구적인 시력·청력 손상, 얼굴 근육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 감각이 이상해지는 후유증도 흔히 나타난다. 벌레가 기어가고, 바늘로 콕콕 찌르고, 사소한 자극에도 매우 아픈 식의 느낌이 이어지곤 한다. 그러면 옷을 입거나 씻는 것도 어려워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또한 후유증이 길어지면 수면 부족,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상포진이 장기적인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걸 막으려면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물집과 발진, 통증이 나타나면 빠르게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발병했어도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항바이러스제, 진통제 정도로 호전되고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 나이가 많거나 피부 물집이 심하고, 얼굴처럼 위험한 곳에 발생하면 반드시 약물 용량 조절, 신경차단술 등을 비롯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정종훈([email protected])

2025.12.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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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이 쫓아온다’ 망상에 주유소 인근 불낸 40대 집행유예

자신을 해치려는 살인범이 뒤쫓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주유소 인근 야산 등에 불을 지른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이승호)는 13일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1일 원주의 한 야산에서 ‘살인범이 쫓아와 자신을 살해하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져 잡풀에 불을 붙이는 방식으로 3곳의 임야에 연달아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약 0.3㏊ 규모의 임야가 소실됐다. 이 불로 소나무 30그루와 잡목 50그루, 잔디 등이 불에 탔으며, 불길이 인근 주유소 등으로 번질 우려가 발생해 공공의 안전을 크게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특히 불을 낸 장소가 휴게소 가스충전소 인근이어서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키거나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 이유와 관련해 “피고인의 정신건강 상태와 범행 이후 행정입원 돼 약 203일간 치료를 받은 점, 보호관찰을 통해 일정 부분 재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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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 들어온 한파…너무 춥다 싶으면 ‘여기’ 검색해 들어가세요

수도권에 눈이 내리고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서울시가 인명 피해 예방에 나섰다. 한랭질환 응급실을 운영하는 등 한파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갑자기 추위를 느낀다면 ‘한파쉼터’로 대피하라고 조언했다. 한파특보가 발효되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일제히 한파종합지원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한다. 한파종합지원상황실은 기상청과 긴밀히 소통해 기상특보를 신속히 전파하고, 한파 관련 의료·방역·구조·구급 활동이나 에너지·생활 지원을 모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한파종합대책 추진하는 서울시 서울시는 한랭질환자 응급실 감시체계도 가동했다. 서울 시내 응급의료기관 68개소를 방문한 환자 중 한랭질환 의심환자 사례를 수집하고 현황을 관리한다. 한랭질환자 발생현황은 질병관리청 누리집을 통해 매일 공개한다. 서울소방본부는 119 구급대를 운영하고 한파 예방 순찰에 펌뷸런스를 투입한다. 펌뷸런스는 구급장비를 갖춘 소방 펌프차다. 갑작스럽게 한기를 느끼는 시민을 위해 한파쉼터도 내실 있게 운영한다. 현재 서울시는 시내 1504개소에 한파쉼터를 운영 중이다. 이중 한파특보 발효 시 24시간 운영하는 ‘한파 응급대피소’는 61개다. 쪽방촌에는 동행목욕탕 5곳, 종로구·중구 등 9개 자치구에는 한파 대비 목욕탕 16곳을 운영한다. 이밖에도 신한은행(192개소)·편의점(34개소, CU·GS25)·KT대리점(226개소) 등이 총 452개의 ‘기후동행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재난안전정보 포털 ‘서울안전누리’에 접속하면 한파쉼터의 위치·운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온열의자·방풍텐트 등 한파저감시설도 5365개를 운영하고 있다. 온열의자 4624개, 방풍텐트 409개, 방풍막 332개 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별도로 249개의 시설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파쉼터·대피소·온열의자·방풍텐트 확충 한파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맞춤형 대책도 마련했다. 노숙인을 위해 54개조(123명)의 ‘거리상담반’이 서울역·영등포역 등 밀집 지역을 순회하고, 매일 1800여 명에게 공공급식을 제공한다. 675개 응급잠자리와 65개 응급쪽방에서 노숙인이 잠을 청할 수 있다. 쪽방주민에겐 연탄·난방등유·식료품 등 구호물품 9만5000여점을 지원하고, 쪽방상담소 간호사가 수시로 방문해 건강을 확인한다. 2만8000여명의 중증 재가장애인에겐 3만4000여명의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1:1 모니터링을 하고, 취약계층 어르신 4만1000여명에겐 사회복지사·생활지원사 3400여명이 방문·전화로 안부를 확인한다. 거동이 불편한 저소득 어르신 2553명에겐 한파 기간 도시락을 하루 2식, 밑반찬은 주 4회 지원한다. 수도·전력·가스 등이 끊기지 않도록 대책도 있다. 서울 시내 8000여개 사회복지시설에서 소방·전기·가스 등 안전점검을 하고, 일부 사회복지시설엔 난방비·월동대책비를 추가 지원한다. 독감 예방 등을 위해 감염 취약시설에는 마스크 6백만 개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파 취약가구에 ‘에너지바우처’를 지급해 난방비를 지원하고, ‘서울형 긴급복지 지원’을 통해 생계비·의료비를 준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한파 취약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한파종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2025.1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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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있었는데…대낮 정류장 옆 음란행위한 80대男 송치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음란행위를 한 8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공연음란 혐의를 받는 8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25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일 오후 3시 37분쯤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아파트 상가 앞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길가에는 어린아이 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범행 장소 인근을 배회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과 진술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영혜([email protected])

2025.12.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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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요원 된 '독립영웅 딸'… LA식당 할머니 사장님의 반전 정체

━ 곽재식의 세포에서 우주까지 고종 15년인 1878년 태어난 도산 안창호는 여러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인 이혜련 역시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로 추앙 받고 있어서, 서울 신사동의 가장 번화한 지역에 안창호의 호를 따서 만든 도산공원이 있고 그 도산공원 안에는 안창호·이혜련 두 사람이 안장되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안창호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명하기로만 따지자면 할리우드에서 조연·단역 전문으로 오랜기간 활동한 아들 안필립이 유명하다. 그러나 나는 그 이상으로 더 놀라운 삶을 산 인물이 안창호의 장녀인 안수산이라고 생각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한 후 20대 후반의 안수산 선생은 과감하게 미 해군에 입대해 장교가 되었다. 이후 선생은 적 전투기 공격용 포의 사격법을 교육하는 교관이 되어 장병들을 훈련시켰다. 안창호는 결국 가족들을 다시 만나지 못하고 광복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일본과 싸우던 그 당시의 미군을 훈련시키던 안수산 선생은 아버지의 원수들에게 불벼락 내리는 법을 가르친 셈이다. 그런데 안수산 선생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이 끝날 무렵 선생은 군 부대에서 통신 업무를 하게 되었다. 통신 부서에서 폭넓은 관심과 뛰어난 기량이 눈에 뜨였기 때문인지 곧 맡은 업무는 보안과 암호로 이어진다. 이 일에서도 안수산 선생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선생은 이 무렵 역시 정보 보안 관계의 일을 하던 프랜시스 커디라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안 선생의 삶은 또 다시 크게 바뀐다. 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미국 정부에서 새로이 큰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현실판 냉전은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중심이었지만 그 두 나라가 직접 뜨겁게 전쟁을 치르며 싸우지는 않았다. “차가운 전쟁”이라는 그 말 뜻 그대로 두 나라는 세계 곳곳에서 서로의 공격 준비와 방어 준비를 가늠하며 간접적으로 세력을 경쟁하며 대결을 펼쳐 나갔다. 그렇다 보니 냉전의 핵심은 어떻게 우리의 정보가 상대방에게 새어 나가지 않는 지를 감시하고 어떻게 상대방의 정보를 몰래 가져 오는 지를 두고 다투는 정보 전쟁이었다. 따라서 미국은 기밀 정보와 정보 보안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거대한 조직을 1950년대에 창설했다. 이 기관이 21세기가 되기 전까지는 그런 기관이 있다는 것조차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 국가안보국, NSA(National Security Agency)라는 조직이다. 그리고 그 NSA 창립 초기에 안수산 선생과 그 남편인 커디가 동시에 요원으로 선발되었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라든가 ‘7급 공무원’ 같은 영화를 보면 부부가 같이 비밀 요원이라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는데 안수산 여사는 현실에서 바로 그런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지금도 NSA는 세계 최고의 보안 기술과 해킹 기술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내부에 세계의 온갖 비밀을 다 저장해 둔 곳이 있다는 등의 온갖 전설 같은 이야기도 무성하다. 안수산 선생은 긴 세월 성실하게 NSA에서 일했다고 하니,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이지만 만약 SF물에 나오는 것처럼 미국 정부가 몰래 외계인과 접촉한 적이 있다면 안수산 선생은 그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안수산 선생은 공식적으로는 NSA에서 은퇴한 후에 LA 인근 지역에서 식당을 열어 생활하면서 100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5년 작고할 때까지 LA 지역의 한국인들과도 활발히 교류했고 한국 인사들과도 꾸준히 만남을 이어 갔다. 그러고 보면 정보 보안이 급격히 중요해진 20세기 중반의 초창기 보안 업무 종사자들 중에 안수산 선생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도 드물다. 그렇기에 나는 한국 정보 보안 업계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인물로 안수산 선생을 꼽는 것도 썩 잘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닿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LA의 어느 식당 사장님이라고 하는 체구가 작은 어느 할머니가 사실은 독립 영웅의 자랑스러운 딸이며 전직 NSA 요원 출신이라고 하는 이야기만으로도 근사하게 정보 보안이라는 주제에 잘 어울리는 느낌 아닌가? 게다가 나는 그 삶을 돌아 보면서 좀 더 진지하게 정보 보안 문제의 성격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할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해 보고 싶은 이야기는 동기 부여의 중요성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힘 있는 집안에서 군대에 안 가려고 병역기피를 궁리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안수산 선생은 전쟁이 터졌는데도 도리어 앞장서서 입대하려고 했다. 심지어 병역 의무가 없는 여성이었는데도 자발적으로 나섰다. 안수산 선생은 생전에 “나 같은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나면 자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했다는데, 그 만큼 동기부여의 힘은 막강하다. 그러나 현대의 정보 보안 분야에서 그 만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만약 정보 보안이 잘 되고 있다면 정보 탈취도 없고 아무런 사고도 생기지 않는다. 다시 말해 보안 업무는 잘 하면 잘 할 수록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니 참 고맙다”라는 마음을 품기란 어렵다. 그러니 당장 계약을 따 오는 영업부서나 필요한 돈을 구해 오는 재무·투자 관련 부서에 비해 보안 업무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느끼기란 어렵다. 그 담당자를 승진시켜 주고 성과급을 주겠다고 마음 먹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가끔 무슨 보안 사고가 생기면 여기저기서 누가 잘못 했는지 찾아 내서 혹독하게 처벌하라는 소리가 높아지는 일이 생기곤 한다. 그러다 보면 평소 가장 열심히 일한 보안 기술자가 “담당한 일이 많으니 저것도 네 담당이었네”라며 처벌을 뒤집어 쓰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 이래서야 똑똑한 사람, 유능한 사람들 사이에 보안 일은 열심히 해도 좋은 평가는 못 받고 잘못 되면 죄만 뒤집어 쓴다는 생각이 돌게 된다. 결국 일 잘하는 사람들일수록 먼저 보안 업계를 떠나고 점점 더 아무도 보안 담당은 맡지 않으려 든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뛰어난 사람들이 보안에 관한 일을 앞장 서서 보람차게 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든, 제도적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충분한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은퇴 후엔 식당 운영하며 100세까지 장수 두 번째로 생각해 볼 점은 현대의 정보 보안 문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종합적으로 함께 활동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이다. 해킹이라고만 하면 컴퓨터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담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요즘 해킹의 범위는 반도체의 특성을 이용해서 컴퓨터 속의 자료를 빼내는 물리학적인 작업에서부터 흔히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이라고 부르는 고전적인 사기 수법에 가까운 방식까지 다양하다. 더군다나 보안 범죄가 일어난 후 그 범죄자를 찾아 내서 범죄를 중단시키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일은 범죄 수사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정보 보안은 여러 방면의 지식이 동시에 필요한 일이다. 특히 정보 보안 범죄가 벌어졌을 때 그 범죄자를 잡는 일은 정부가 앞장서서 나서야만 달성될 수 있다. 대량의 한국인 개인 정보가 밀거래 되고 있다거나 커다란 해킹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익명이라 정체를 알 수 없다는 등의 상황을 보고 한탄하는 이야기들이 요즘 많이 들려 오는데, 도둑질과 살인범을 정부에서 그냥 두고 보지 않듯이 정부는 이런 문제의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뛰어 들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투자도 대폭 늘려야 하고 여러 방면의 지식을 두루 지닌 전문가들이 같이 일할 수 있는 조직도 만들어야 한다. 안수산 선생이 해군에 입대하기 전에 하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고등학교를 마친 후 전공은 사회학 계통이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훨씬 더 활발히 참여했던 일은 야구 선수로 뛰는 일이었다. 소프트볼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고 2루수로 경기에 나갈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정보 보안의 개척자로 손꼽을 만한 위인이 사실은 여자 야구 선수 출신이었다는 이야기다. 짐작해 보건데 끈질긴 체력과 팀웍을 만드는 재능으로 팀을 이끌면서 안수산 선생은 특출난 정보 보안 요원이 될 수 있지 않았겠나 싶다. 나는 이 또한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이 많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곽재식 작가·숭실사이버대 교수. 공상과학(SF) 소설가이자 과학자. 과학과 사회·역사·문화를 연결짓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등을 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화학을 전공, 연세대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다.

2025.12.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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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3번째 사망자 수습...남은 실종자 1명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로 매몰된 실종자 2명 가운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13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에서 작업자 고모(68)씨가 발견됐다. 고씨는 숨진 상태였으며 사고 직전 지상층에서 철근 작업을 하던 인부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지난 12일 오전 철골 구조물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와이어로 고정하는 등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색 작업을 중단했다가 이날 0시부터 재개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4명이 매몰됐으며 이 중 3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의 위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2.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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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럴 때가 찬스"라지만…힘빠진 대구경북 행정통합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경북행정통합(이하 TK행정통합)을 언급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행정통합 논의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 사이의 행정통합 논의를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에 몰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실제 TK행정통합이 성사될지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 다시 관심 쏠린 TK행정통합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TK통합에 대해 대구시장 궐위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럴 때가 찬스”라며 오히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 “통합 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행정관청 소재지는 실용적 측면에서 주소를 두 군데를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두 지자체를 합쳐 ‘대구경북특별시’로 만드는 행정통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막판에 두 지자체의 의견 차 때문에 동력을 잃었고, 경북 북부권의 반발에 경북도의회 동의가 미뤄지면서 사실상 사업이 멈췄다. 이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등이 이어지며 동력을 되찾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TK행정통합 ‘찬스’ 이야기가 나오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가가 낙후지역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북지사 “국가 지원 약속을” 이 지사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963년 부산, 1981년 대구, 1986년 광주 등 지방행정을 도(道)와 직할시로 분리했던 결정은 행정편의주의에 따른 것으로 지금 돌아보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평가하며 “지방을 인구 500만 단위로 모두 통합하는 국가의 행정체계 개편을 일반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역행정 통합이 성공하려면 국가가 책임지고 낙후지역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약속, 그리고 통합을 모두의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분명한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역시 지난 11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선택지”라며 “전임 시장 때부터 추진됐고 시의회의 동의를 받은 사항으로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과 관련해서도 “시의회의 동의를 전제로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추진 가능하며 우선적으로 초광역 협력과제 발굴을 위해 기획단을 조속히 구성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은 행정통합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인 만큼 두 사안을 투트랙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가능성은 “글쎄” 선거도 장애물 두 단체장의 행정통합 재논의 의지에도 지역에서는 행정통합을 다시 논하기에는 두 지자체간 간극이 너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걸림돌이었던 경북 북부권의 반대도 여전하다. 안동이 지역구인 김대일 경북도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TK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움직이는 지금, 경북만의 독자적인 성장전략으로 도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행정통합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역시 행정통합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후보군이 두 자릿수에 달하고, 대구시의 경우 여야간 격전까지 예상된다. 또 각 지자체 간부급 공무원은 물론 대구시의회·경북도의회 의원들의 출마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TK행정통합 논의는 선거 뒤로 밀릴 전망이다. 행정통합 논의의 ‘후발주자’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지역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을 모범적으로 통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며 대전·충남 통합 추진을 공식화했다. 대전과 충남은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발표하고 민간협의체를 구성한 뒤 통합에 필요한 법률(안) 마련과 주민 공청회 등을 추진해 왔다. 김정석([email protected])

2025.12.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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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정치화가 이민 문제 해결 가로막아”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인터뷰

“스스로를 ‘이민자의 나라’로 자부하던 미국이 이민을 정치적 문제로 만들어 버렸다. 이민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이해관계자들마저 이민을 반대한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토마스 번 회장을 11일 열린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SEUSKCC) 연례 만찬장에서 만났다. 상의는 올해 행사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에서 열었다. 지난 9월 한국인 구금사태가 발생했던 이곳에서 기업인과 정치인을 한 데 모아 한미간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자는 의미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023년 조지아 주정부를 대표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에게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며 ‘밴 플리트상’을 수여한 바 있다. 당시 SK, 현대차, 한화, LG그룹 등과 협력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을 높이 샀다. 번 회장은 “그후 조지아는 한국 기업의 막대한 투자 물결 속에서 번영의 혜택을 누리는 지역이 됐다”며 “그런 곳에서 한국인 구금사태가 발생한 점이 매우 당혹스럽다. 적극적인 해외 투자 유치 정책을 펴온 행정부가 이민 단속에 대해선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번 회장은 “장기적인 해결책은 연방의회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투자에 대한 이민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도 투자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규정을 손보고 있지만, 행정부의 지침은 쉽게 만들어지는 만큼 쉽게 뒤집힌다”며 “궁극적 해결책은 의회가 나서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운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가 보여주듯 현재 의회 대립은 심각하다. 번 회장은 “이론적으로는 국익을 위해 의회가 이민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민 문제가 실리를 떠나 정치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 제1조 8항은 의회의 권환으로 관세를 결정하도록 명시했지만, 고관세로 저소득층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에서도 양당은 관세 결정권을 되찾아올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민과 관련해서도 한국 노동자들이 미국인 일자리를 뺏는다는 식의 비이성적인 일부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희망은 있다. 한미동맹은 초당파 의제다. 번 회장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업 등 새로운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은 한국의 전문 기술자를 필요로 한다. 기술 이전 등 한국이 미국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데는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날 함께 연사로 나선 바바라 와이젤 전 미국무역대표(USTR) 차관보는 “한국은 무역, 국방, 경제안보 모든 영역의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업이 로비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 애로사항 및 피해에 대한 구제 조치를 요구하면 워싱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연방의회 이민절차 한국인 구금사태 조지아주 그룹 투자 애로사항

2025.12.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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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이 지역 땅값 뛸 거다" 도시학자가 주목한 '확장 강남'

VOICE: 수도 이전을 말하다 충청권 행정수도 건설 구상은 반세기를 이어온 해묵은 숙제다. 1977년 박정희 정부 ‘백지계획’과 2003년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건설을 통해 조금 구체화했지만, 여전히 요원한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당시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완전 이전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최근 “집무실 이전을 서둘러 달라”고 재촉했지만, 당장 실행에 옮기는 건 ‘남진(南進)’이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옮기는 ‘북진(北進)’이다. 더중앙플러스 ‘VOICE:세상을 말하다’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01)에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와의 세 차례 인터뷰를 통해 과거 박정희 정부가 추진한 ‘백지계획’(1977)부터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건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 현황 등을 살펴봤다. 김 박사는 “수도 이전 논의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려면 박정희·노무현 정부 이전에 드러난 여러 전철(前轍)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① ‘확장강남’의 종착지, 이 도시를 주목하라 " 내가 강남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강남이 망해야 하는 건 아니다. " 김시덕 박사는 “현재 강남 집값이 비싸지 않고, 앞으로 평당 2억원을 향해 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강남 일극 체제에 대한 긍정이 아닌 추세에 따른 전망일 뿐”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관찰해 온 김 박사는 왜 강남을 이렇게 평가했을까. 그간 김 박사는 서울·경기권을 칭할 때 ‘수도권’이라는 말 대신 ‘대서울(Greater Seoul·확장된 서울의 새로운 경계)’이란 용어를 썼다. 물처럼 흐르는 ‘길(철도·도로)’을 따라 확장돼 가는 서울의 새로운 경계를 지칭한 개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서울’은 서울 북부에서 파주, 서울 동남부에서 안성·천안 등까지 확장한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선 김 박사가 강조한 대서울의 핵심 개념인 ‘확장 강남’이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강남에서 남진(南進)하는 ‘확장 강남’의 종착지는 결국 세종 등을 중심으로 ‘팽창’하는 중부권역과 맞닿는다. Q : 10·15 부동산 대책에서 ‘강남의 확장’이 눈에 띄었다. 통학·통근·생활권 문제로 ‘대서울권’은 사방으로 퍼지고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게 ‘확장 강남’이다. (10·15 대책을 보면) 쉽게 말해 ‘이곳에 (부동산) 투자하라’는 의미다. 이 정부도 취임하자마자 세 번째 (부동산) 정책을 냈다. 현실을 못 받아들이고 정부 주도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늘 있던 일이다. 또 ‘내로남불’ 이야기가 나온다. 좌우 문제를 떠나 정부를 구성하는 이들이 대체로 ‘강남’에 산다. 이미 그렇게 (확장 강남의 개념이) 퍼지고 있었다는 말이다. 특히 반도체단지 개발 전후 ‘확장 강남’이 형성됐는데, 뒤늦게 정책이 따라가니 헛발질만 한다. Q : ‘대서울’은 동남권으로 더 확장될까. 처음에 ‘강남 확장’ 차원에서 분당 등으로 옮겨간 이들이 있었다. 판교 때 쐐기를 박았다. IT와 반도체 산업이 ‘확장 강남’에 힘을 싣고 경기도를 뚫고, 충남·충북까지 뻗는 중이다. Q : 강남이 충북까지 ‘확장’된다면 세종권역 구상과 겹치지 않나. 맞다. 그게 요즘 관찰하는 지점이다. 가장 첨예한 지역이 오송이다. 오송에 거주하며 자가용, 고속버스, KTX로 서울을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다. 오송은 조치원과 같은 권역인데, 이들은 세종 행복도시와 단절돼 있다. 이런 단절이 지속되면 오송·조치원은 대서울권에 편입되고, SK하이닉스가 들어선 청주 서북부를 제외한 나머지 청주 지역은 대전·세종권으로 한정될 수 있다. 인터뷰에서 김 박사는 “접점에 놓인 이 지역 땅값이 결국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원한 정치 테마주’라고 평가받는 세종 권역은 앞으로 어떤 식의 확장을 거쳐 ‘확장 강남’과 맞닿게 되는지, 또 수도 이전의 현실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부 부처 이전을 통해 알 수 있는지 설명했다. 이 밖에 세종의 현재 실상과 근본적 결함이 무엇인지도 상세히 풀어냈다. 그는 “KTX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충청권에 있는 기존 역을 폐지하는 방식으로는 세종역 신설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충청 이 지역 땅값 뛸 거다”…‘확장 강남’ 종착지 이 도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456 ② 박정희의 수도 이전, 김대중이 먼저 꺼냈다? 최초의 수도 이전 논의로 평가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백지 계획’(1977)이 공표되기 10년 전, 대전 지역에선 ‘대전 천도론’이 꿈틀거렸다. 또 1971년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신민당 대선후보가 ‘대전 행정부(副)수도론’(1971)을 주장했다. 김 박사는 “수도 이전 논의는 대통령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온 ‘하향식’ 어젠다가 아니라 지역 여론에서 발원한 ‘상향식’ 어젠다였다”고 했다. 김대중 당시 후보가 꺼낸 대전 행정부수도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백지 계획과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당시 박정희 정부는 왜 김대중 후보 주장을 비판하면서 또 비슷한 수도 이전 구상을 꺼냈을까. 김 박사는 인터뷰에서 노무현의 세종시, 김대중의 행정부수도론, 박정희의 백지 계획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노무현이 박정희 구상 계승? 행정수도 이전 원조 따로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3683 ③ 박정희 새 수도는 지하도시? ‘백지계획’에 숨겨진 비밀 박정희 정부의 ‘백지계획’에서 드러난 새 수도의 공간 배치는 서울과 매우 유사하다. 대통령실·국회·대법원·시청 등 주요 기관 배치와 구성은 현재 서울과 어떤 점이 비슷했고, 왜 그렇게 유사한 공간을 설계했을까. 지하철·고속철도 등 백지계획을 통해 드러난 박정희 정부의 새 수도 교통 체계 역시 현재 서울 지하철, 전국 KTX 노선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인터뷰에서 김 박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또 현재 노선은 왜 차이가 생겼는지 살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해수부 등 정부부처 세종·부산 이전 논의와 관련해 “세종과 부산을 둘러싼 제2 수도 논쟁은 일종의 타협할 수 없는 두 세계관의 충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회 세종의사당과 세종 집무실 임기 내(2030년) 건립”을 공언한 이재명 정부의 세계관은 어떻게 평가했을까.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희 새 수도는 지하도시? ‘백지계획’에 숨겨진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5627 추천! 더중플-VOICE:세상을 말하다 “용산은 맞는데 거기가 아니다” 풍수 대가 기겁한 윤석열 실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2982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풍수 대가, 흉지설에 입 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1127 조갑제 “전두환은 욕먹지만, 윤석열은 인간적 경멸 대상”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817 조갑제 “이용당했다? 나도 이용했다”…4월 이재명 만난 이유 〈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0549 휴대폰부터 내 명의로 바꿔라, 부모님 장례 뒤 1개월 내 할 일〈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8873 “극락 갈래” 3억 뿌린 부모…장례 6개월내 꼭 해야할 일〈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0445 김태호.조은재.신다은([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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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언니는 첫 남친 생겼다…"30만원만" 5일뒤 터진 비극

그들은 왜 쓸쓸한 결말을 맞았을까요. 유품정리사 김새별 작가가 삶과 죽음에 대해 묻습니다. 중앙일보 유료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가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을 소개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언니의 유품을 정리해 달라는 동생의 의뢰였다. 고인은 40대 초반 여성이었다. 10여 일 만에 발견됐다. 번개탄이었다. “언니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어렸을 때부터요.” 세 살 터울 동생은 그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자매는 같은 초·중·고를 연달아 다녔다. 부모도 선생님도 같았다. 낳고 기르고 가르친 분들을 공유한 자매. 그런데 그 언니에게 동생은 모종의 ‘부채감’을 느끼며 자랐다고 한다. “언니는 알바를 해서 돈을 벌었어요. 길어봐야 두세 달. 사람을 상대하는 걸 힘들어했는데, 그래도 돈이 필요하니까. 어거지로 몇 달을 일해 돈을 모으면 쉬고. 그 돈이 떨어지면 다시 일하고….” 모든 걸 공유하며 자란 동생과도 전화 통화는 힘들어했다. 사람과 말을 한다는 일. 즉석에서 응답해야 하는 모종의 의무. 언제 끊어야 할지 몰라서 오는 부담감. 머리를 굴리고 성대를 세워 온 힘을 다해 예측 불가능한 대화에 참여한다는 일 자체가 버거웠다. 그나마 카톡은 편했다. 당장 답을 안 해도 되니까. 한참 뒤라면 다른 말을 해도 되니까. 고교 졸업 뒤 자매와 가족의 ‘대화’는 드문드문 카톡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사람을 접하는 게 힘들다는 언니는 고교 졸업 뒤 바로 독립해 혼자 살았다. 처음엔 의아했지만, 그 대하기 힘들다는 ‘사람’에 피붙이도 포함된다는 걸 깨닫곤 섭섭했다. 섭섭함을 느낀 뒤로 한참을 지나, 어느덧 너무 미안했다. 가족 관계도 그렇게 힘든 언니에게 삶이란 얼마나 가시밭이었을까. 어쨌든 언니랑은 따로도 가족 단톡방으로도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며 살았다고 한다. 전화를 하지 못하는 것 외에, 사실 모든 성인 가족들이 다 그렇다. 이상할 건 없다. 부모님은 젊은 시절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부지런한 분들이셨다. 줄곧 맞벌이였고 늘 바빴지만, 그 덕에 경제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의뢰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적당히 화목한 가정’이었다고 했다. 적당히 화목…. 그게 과연 그 가족에게 적당한 표현일까. “언니는 엄청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말썽 피운 적도 없고. 엄마가 정해준 대로 행동하는 착한 딸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엄마도 고교 졸업 뒤 독립을 허락해준 것 같아요.” 원룸은 부모가 얻어줬다. 조용하고 치안도 안전한 동네에 깔끔한 방. 그런 언니를 보고 동생은 너무 부러웠단다. 자기도 대학 가면 바로 따로 나가 살겠다고 보챘지만, 세 살 터울 동생이 독립한 건 서른이 다 돼서였다. 종종 얼굴을 맞대지도, 목소리도 들어보지 못하는 그 기묘한 ‘가족 관계’는 20년 넘게 이어졌다. 처음엔 너무 이상했지만 익숙해져 갔고, 카톡이 보편화된 이후엔 되레 바쁜 세상 다들 그러고 사나 보다 싶어 무감해져 갔다. 어쨌든 서로 카톡은 줄곧 이어졌던 모양이다. 언니의 생활은 늘 단조로웠다. 오래가지 못하는 단속적 알바의 연속.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많았단다. “뜨개질을 잘했어요. 손재주가 있어 만든 걸 종종 선물로 줬어요. 근데 멀리 살지도 않으면서 꼭 택배로 보낸다니까요. 나오기 싫은 건지 나를 만나기 싫은 건지….” 그 정도 솜씨면 가게를 내도 되겠다 싶었단다. 알바를 그만두고 공방을 차려보라고 권해도 봤는데, 사람 상대에 자신이 없다며 매번 질색했다고 한다. 온라인 판매라도 하면 좋지 않겠냐고 했지만, 그냥 모르는 사람을 마주치는 게 싫다고 했다. 싫은 건지 무서운 건지는 몰라도 말이다. 그러다 최근 몇 달간 언니가 이상해졌다고 한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 바뀐 거예요. 어떤 남자의 뒷모습이었어요. 그런 건 처음이었어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기가 막힌 답변이 돌아왔다. “남자친구야.” “뭐? 집 밖에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 누굴 만나?” 동생은 아직도 그 일을 전하며 황당해했다. 꼬치꼬치 캐물어봤지만 3살 연하남이라는 걸 빼곤 더 이상은 알 수 없었다. (계속) 그런데…. “지난달에 돈을 빌려 달라고 톡으로 연락이 왔어요. 그것도 겨우 30만원. 그게 더 이상했어요.” 그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다. 바쁘니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카카오톡 프로필은 촛불 사진으로 바뀌었다. 그 뒤 참혹한 일이 터졌다. 언니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40세 언니는 첫 남친 생겼다…“30만원만” 5일뒤 터진 비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850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MP3엔 성시경 노래 있었다…집주인 놀란 죽은 청년의 '배려' “그 청년은 내가 올 걸 알았나봐.” 세상을 떠난 그의 방에서 노인을 놀라게 한 흔적이 발견됐다. 그 흔적은 청년의 소심한 배려였다. 이렇게 죽어 미안하다는 그런 마지막 죽음의 배려. 스스로 목숨을 버리면서도 집주인을 위해 청년이 한 행동, 김새별 작가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463 아빤 6년 만에 고독사했다,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의 고백 고독사한 아버지와 두 딸. 그 가족엔 ‘비밀’이 있었다. 딸들을 시집 보낸 뒤 어머니는 이혼을 선언한 것이다. 마치 기다린 것처럼 딸들도 응원했다고 한다. ‘가장’은 버려졌다. 그리고 그는 6년 만에 홀로 죽었다. 자매는 고백했다. 평판 좋은 아버지의 진짜 모습, 밖에선 아무도 몰랐던 이중생활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891 3명 예약, 2명은 죽어 있었다…공유숙박 손님의 잔혹한 퇴실 숙박 예약은 3명이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마주한 시신은 두 구. 유서는 없었다. 사과도 없었다. 집주인 청년을 무너뜨린, 오피스텔서 벌어진 충격적인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3073 지하주차장 살던 남자의 자살, 건물주는 이혼한 전처였다 "오갈 데 없는 불쌍한 사람"에게 지하 주차장 한편을 내줬다는 착한 집주인. 그 여인의 정체는 죽은 남자의 전 부인이었다. 심지어 무료로 유품 청소를 부탁했다. 그녀가 끝까지 감추려 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644 명문대 아들, 원룸서 죽자…매일밤 계단서 구더기 주운 아빠 노인의 아들은 마흔이 넘어 아버지의 원룸에서 홀로 죽었다. 아버진 아들을 잃고 매일밤 계단에 쪼그려 앉아 맨손으로 구더기를 치웠다. 속죄인지, 형벌인지 알 수 없는 그 일을 스스로 끝없이 반복했다. 명문대 나온 아들이 15년간 매달린 꿈. 그리고 그 지옥에 함께 떨어진 아버지의 이야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0088 김새별([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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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 2조 시대 "요즘은 일해도 굶어요, 신고하면 검은딱지"

“일 안 하면 굶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일해도 굶어요.” 경기도 남부 소도시의 한 건설 현장에서 형틀 목수로 일하는 안모(49)씨는 최근 밀린 임금 일부와 퇴직금이 이번 달에도 지급되지 못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현장 공정이 지연되면서 원청에서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이 또다시 밀린 탓이다. 안씨에게 임금 체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건설업이 위축된 지난 1~2년 동안 그의 말마따나 “한두 달 밀리는 건 흔한 일”이 됐다. 그는 “대부분의 현장 기사들은 공사 대금이 들어오는 날에 맞춰 가정의 모든 계획을 잡는데 요즘은 그 날짜가 계속 미뤄진다”며 “월세도 제때 못 내고 생활도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 “공구값이나 기름값 등 선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나 같은 일용직은 당장 수입이 끊기면 정말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임금 체불→생계 위협→파산’의 악순환이 눈앞에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안씨와 같은 수많은 현장 근로자들을 옥죄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일선 노동청에 민원을 넣는 건 ‘마지막 수단’이다. 안씨는 “다음 달엔 주겠다는 언급만 있으면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강북의 재개발 현장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는 정모(45)씨도 마찬가지였다. 정씨도 최근 일당 17만원을 세 번이나 떼였지만 아무 말 못하고 ‘좋은 소식’만 기다릴 뿐이다. “노동청에 신고하라고요? 그럼 다음 현장은 끝이에요. ‘검은 딱지’가 찍히면 불러주는 데가 없거든요. 임금 체불은 억울하지만 당하는 사람만 손해를 보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금 체불액은 2조448억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지난 1~8월 임금 체불액이 1조4885억원으로 같은 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3700억원)보다 1년 새 1185억원(8.6%)이나 늘었다. 올 연말까지 전체 체불액도 지난해에 이어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 또한 지난 8월 현재 19만1632명으로 연말엔 28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설업 불황이 체불 증가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국내 건설업 종사자는 17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프로젝트 중단이나 도산이 늘면서 하도급·일용직·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밀린 돈’의 충격이 그대로 전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건설업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 자체가 체불을 낳기 쉬운 구조”라며 “불황이 닥치면서 윗선에서 돈줄이 막히면 그 여파가 맨 아래 단계에 있는 일선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로 이어지는 만성적인 패턴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체불 통계에서 퇴직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일당이나 월급은 일부라도 지급하면서 목돈이 들어가는 퇴직금은 “나중에 주겠다”며 차일피일 미루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계속 늘고 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지금의 퇴직금 제도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체불을 구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며 “퇴직금을 회사가 보유하는 방식에서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퇴직연금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를 시급히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현재 임금채권보장제도를 통해 체당금 형식으로 체불 피해를 일부 보전해 주고 있다. 사업주가 도산했거나 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 국가가 먼저 일정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한 뒤 추후에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김남석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체불을 해도 실제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는 거의 없고 나중에 돈만 주면 선처되는 분위기다 보니 체불에 둔감한 사업주들이 적잖다”며 “경기 불황 탓에 어쩔 수 없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와 악의적으로 체불하는 경우를 명확히 가르고 후자에 대해선 훨씬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도 임금 체불을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지난달엔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법정형을 3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 징역으로 상향하고 상습 체불 사업장 공개도 확대하기로 했다. ‘임금 체불 신고 사건 전수조사’ 제도를 도입해 노동자 한 명이 체불을 신고하면 해당 사업장 내 다른 노동자들의 체불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대책도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만으론 체불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며 제도적 보완책을 한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에선 임금이 채무 변제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 비해 국내에선 임금이 늘 은행이나 납품업체에 지급하는 돈보다 후순위로 밀리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와 재계가 힘을 모아 임금이 최우선이란 원칙을 분명히 세운 뒤 상습·고의 체불 사업주는 엄격하게 제재하는 등 ‘예방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원동욱([email protected])

2025.1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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