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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끝 잡힌 도이치 주가조작 '주포' 구속…"증거 인멸·도주 우려"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한 달여 만에 체포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소병진 부장판사는 22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소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앞서 이씨는 오후 3시로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전날 이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씨는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인 김 여사의 공범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 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주가조작의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 주포이자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관리인으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여사에게 건진 법사전성배씨(구속기소)를 소개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을 받던 중 현장에서 도주한 뒤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체포됐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1.22.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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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특보' 강원 양양군 서면서 산불…인근 주민 긴급 대피령

22일 강원 양양군 서면 서림리에서 난 산불이 번지면서 지자체에서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를 안내했다. 양양군은 이날 오후 7시 35분께 서림리와 갈천, 송천 등 화재 지역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 안전 문자를 보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불길이 바람을 타고 조침령 5부 능선 인근까지 번지고 있어, 산림 당국은 진화 장비 93대와 인력 356명, 열화상 드론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는 상황이다. 해가 진 뒤라 헬기 투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산불이 난 양양지역은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초속 4∼5m의 바람이 불고 있어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산림 당국은 내일 일출 시각에 맞춰 헬기 13대를 진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1.22.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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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보느라' 여객선 좌초시킨 일등항해·조타수 구속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자초된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일등항해사·조타수가 구속됐다. 22일 목포해양경찰서는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 A(40대)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40대)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 인멸·도주가 우려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께 전남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을 항해 중인 퀸제누비아 2호 조타실에서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는 등 업무에 소홀해 여객선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탑승객 267명을 태운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께 제주에서 목포를 향해 출항했으나 같은 날 오후 좌초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1.22.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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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왜 안 바꿔줘" 아파트 방화 여중생 구속영장 기각

보호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교체해주지 않자 집에 불을 지른 여중생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2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받는 A양(14)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양이 소년법에서 규정하는 '19세 미만의 소년'인 점을 고려해 광주지법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북부경찰서는 전했다. A양은 지난 20일 오후 10시 52분쯤 자신이 사는 광주 북구 동림동 한 아파트 3층 작은방에 라이터를 이용해 고의로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집 안과 가재도구를 모두 태우는 재산 피해가 났고, 주민 17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소방 당국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다. A양은 보호자가 SNS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로 바꿔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과거 A양이 다른 혐의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지 못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1.22.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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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새벽 근무 계약직 근로자 식당에서 쓰러진 뒤 숨져

쿠팡 동탄센터에서 근무하던 계약직 근로자가 식당에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됏으나 숨졌다. 22일화성동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화성시 신동에 위치한 쿠팡 동탄1센터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A씨가 센터 내 식당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단순 포장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망 당일이던 21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근무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관계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고인은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개월간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 일수는 4.3일,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0시간 미만이었다"며 "회사는 유족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1.22.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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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놀이, 빨간 속옷 아니면 밟았다"…7급 공무원 엽기 갑질

강원도 양양군의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행사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양양군청 소속 7급 공무원으로 운전직에 종사하는 A씨가 함께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지속해서 괴롭혀왔다는 제보가 나왔다. A씨가 일부러 환경미화원들을 차에 태우지 않고 출발해 차를 뒤쫓아 달리게 했다는 게 주요 혐의다. 보도 영상을 보면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쓰레기를 청소 차량에 싣는 중에 청소차가 출발해버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급한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따라 뛰어가야 했다고 한다. 피해자인 환경미화원은 "(A씨가) 차를 안 태워주고 뛰게 하는 방법"이라며 "일을 XX같이 하나 계속 욕을 한다"고 말했다. 미화원 쉼터에서는 이른바 '계엄령 놀이'라며 환경미화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의혹도 나왔다. A씨가 주식으로 손해를 보면 미화원 중 한명을 골라 폭행을 했다고 한다. 환경미화원들은 "본인의 주식이 3%가 오르지 않으면 '제물을 받쳐야 한다'며 저희 3명을 가위바위보를 시켜서 진 사람을 밟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요 때문에 A씨가 투자한 주식 수백만 원어치를 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빨간색 물건만 쓰게 하는 식으로 강요했는데, 심지어 속옷 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아침에 나가기 전에 속옷 검사도 했다. 빨간 색깔 속옷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밟혔다"고 했다. A씨는 괴롭힌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화원이 청소차에 타기 전 출발시킨 것에 대해 A씨는 "체력단련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빨간색 속옷을 강요한 것에 대해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집에 빨간 속옷 있으면 같이 입고 출근할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엄령 놀이도 장난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장난삼아 게임식으로 해서 지금부터 '계엄령 시작'하면 담배도 빨간색 피워야 하고…"라고 주장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환경미화원들은 A씨를 폭행,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혜연([email protected])

2025.11.22.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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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 다이어트 보조제 물리고…"다 먹었어요" 홍보한 엄마

태어난 지 이틀 된 신생아에게 성인용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이며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20대 여성에 대해 경찰이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산모 A씨(27)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나선 경북 경주경찰서는 지난 21일 아동학대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전문가 확인 결과 보조제 성분이 유산균과 비타민으로 이뤄져 아동학대 혐의가 될 만한 점이 없다는 결론이다. 앞서 A씨는 자신의 자녀에게 성인용 건강보조제 3종을 젖병에 넣어 먹이는 영상을 촬영한 뒤 '신생아 영양 관리'라는 문구를 달아 SNS에 올렸다. 그는 또 '맛있는지 쉬지 않고 흡입' '배앓이도 없고 토하지 않는다'라고 적는가 하면, 건강보조제 브랜드를 언급하며 "역시 ○○○ 베이비"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 제품의 안내문에는 '12세 미만 어린이는 복용 전 구입처로 문의해야 한다' '어린이가 함부로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논란이 일었다. 네티즌들이 "출산 직후 자녀를 소재로 세일즈에 나선다" "아동학대나 다름없다"고 비판하자 A씨는 계정을 닫기도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먹인 양이 극히 소량이고 특별한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1.22.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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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전처 죽인 그놈…'17년 지명수배' 황주연 목격담

2008년 6월 17일 오후 8시30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광장. 서초경찰서 강력6팀 형사들은 일대 아수라장이 된 인파를 비집고 안으로 들어서려고 했다. 5분 전 전파받은 무전에 따르면 칼부림 사건 현장은 호남선 건물 앞 화단. 하지만 무슨 일인지 보려는 사람들과 눈앞의 참상에서 뒷걸음질치려는 사람끼리 서로 밀치고 뒤엉켜 형사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신분을 밝히며 지나가겠다고 해도 웅성거림과 비명에 파묻혀 소용이 없다. 간신히 현장에 다가섰을 땐 화단과 바닥에 핏자국만 흥건했다. 애초 보고받은 피해자 둘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냐는 천현길 팀장의 물음에 지구대 경관은 현장에서 발견했다며 날 길이 10㎝의 접이식 칼을 전달, 피해자 둘은 구급대가 와서 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현장 통제부터 해!” 인파를 밀어내고 곧 노란색 테이프가 쳐졌다. 그리고 목격자를 추려내는 일이 빠르게 진행됐다. 자진해서 열심히 말하는 자도 있었고 겁에 질려 우물거리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진술은 거의 상통했다. 인상착의는? 30대 초중반의 남성이다. 더벅머리였는데 가발 같다. 어떻게 행동했나? 호남선 정문에서 누군가를 찾는 듯이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눈이 희번덕하더니 칼을 꺼내 화단의 남녀를 찔렀다. 인정사정도 없었다. 피해자들은? 연인처럼 보였고 정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 불시에 뒤에서 습격당해 저항조차 못했다. 남자가 먼저 찔렸고, 여자는 그다음이었다. 범인은 여자를 찌를 때 더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엇갈린 건 도주로뿐이었다, 광장 앞 8차로 도로를 무단횡단했다는 진술이 대다수였으나 일부는 범인이 고속터미널역 입구로 달려갔다고 했다. 그 사이 천현길 팀장은 차를 몰아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체가 극심한 강남 중심지인 탓에 경광등을 울리며 질주, 곧 응급실 앞에다 차를 세우고 뛰어들었다. 그가 피해자의 병상을 가린 흰 커튼을 걷어젖힐 때까지 의료진들은 이러면 안 된다며 만류했으나 병원의 사정을 고려하기엔 너무도 급했다. 왼쪽 병상에 누운 여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 딸꾹질을 하고 있다. 폐와 심장이 찔려 호흡이 점차 꺼져 가는 신호, 즉 종말성 호흡이다. 반면에 오른쪽 병상의 남성은 쉰 목소리를 쥐어짜내며 살려달라고 애원 중이다. 발작하듯 상체를 들썩이는 남성에게 다가가 누가 범인이냐고 묻자, 그런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하다. “정신 차리고 대답해, 범인 봤을 거 아냐. 누구냐고!” 천현길 팀장이 거듭 재촉하자 남성은 고개를 휙 돌렸다. “저 여자 남편, 황주, 황주연…! 그 새끼가 갑자기 칼로….” 경찰서로 복귀한 강력6팀은 즉시 황주연에 대한 인적사항을 조사했다. 1975년 2월 전북 남원 출생으로 전과는 없다. 특기할 점이라면 숨진 피해자 김영희(32·가명)와 1997년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 그해 재결합했으나 2006년 갈라선 기록이다. 형사들은 황주연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려 했으나 곧 무위로 돌아갔다. 범행 시간대 전후로 그의 핸드폰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웬만하면 PC방에 숨어들었을 법도 하나, 본인 명의의 이메일이나 사이트 접속 기록도 뜨지 않았다. 이튿날 오전, 황주연 검거를 위해 서초경찰서 강력팀으로 구성된 수사본부가 설치됐다. 전북 남원에 살았다는 황주연의 거주지에 형사들이 급파, 혹시라도 그를 은닉해 줄 가능성을 고려해 지역 탐문수사가 시작됐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도 포진된 황주연의 지인 수색도 동시에 벌어졌다. 그가 심야에 남부권으로 내려갈 만한 여유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오전 11시쯤, 황주연의 매형에게서 제보가 들어왔다. 불과 10여 분 전 황주연이 전화를 걸어 와, 자신이 고속버스터미널에 세워둔 트럭과 거기 태운 딸아이를 챙겨달라고 했다는 거였다. “그 뭐라더라…, 형사님요, 걔가 그러던데요. 자기가 사고를 좀 크게 쳤다고 숨을 끊으러 간다고.” 수화기를 쥔 천현길 팀장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곧바로 매형이란 자의 통신 내역을 기지국에 넘겨 황주연의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그가 유기한 트럭 수색을 지시했다. 트럭은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뒷골목에 세워져 있었다. 딸아이는 없었다. 아이는 부친이 돌아오지 않자 서울에 사는 이모에게 전화해 그리로 간 것으로 사후 확인됐다. “황주연은 전처에게 상당히 집착했다. 두 번째 이혼 후 연락이 끊긴 전처를 찾아내려고 이메일에 남은 아이피를 토대로 흥신소에 추적을 의뢰하거나, 119에는 집 나간 아내가 자살할 거 같다며 위치를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하자 끝내는 딸을 넘겨줄 테니 직접 만나자는 유인책을 시도했다.”(천현길 서초경찰서 강력6팀장) 그렇기에 실제 범행에 쓴 발리송 나이프는 그저 위협용일 수 있었다. 전처가 순순히 따라오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들고 나갔으나 약속 장소에 전처의 애인이 함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목격자의 말대로 눈이 뒤집혔던 것이다. 한편 황주연이 매형에게 전화할 당시 그는 신도림역 개찰구 안의 공중전화 부스에 있었다. CCTV 확인 결과 그는 개구멍 넘듯이 개찰구 안으로 기어들어갔는데, 이 또한 묘한 인상을 남겼다. 표를 산다면 역무원에게 인상을 남길 테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교통카드 태그조차 하지 않은 점은 석연치 않다. 경찰이 카드 내역까지 단시간에 감시할 거라 예상한 듯한 행동이다. 이후에도 그가 경찰 수사를 간파하고 있다는 인상은 계속됐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매형에게 다시 전화해 “부탁한 건 다 챙겼느냐”고 했을 때 그는 강남역 번화가의 공중전화를 이용했다. 뒤늦게 형사들이 매형을 데리고 강남역으로 가서 황주연과 인상착의가 유사한 남성을 수색할 무렵, 황주연은 사당역을 경유해 삼각지역에서 하차, 다시 지하철을 타고 범계역으로 간 뒤였다. 이날 오후 2시40분쯤, 그가 역 앞 백화점 주변을 서성이던 게 마지막 CCTV 기록이다. 그 후로 그는 완전히 사라졌다. 황주연의 지인 진술도 있었다. “그 새끼 결국 사고 쳤네요. 안 그래도 술 마시다가 그러더라고요. 범죄자들이 경찰한테 왜 잡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자기는 절대 경찰에 안 잡힐 자신이 있다고.” 범행 당일 피의자를 특정했건만 새 단서도, 증거도, 아무것도 없이 시간만 흐르면서 형사들의 질문도 기존의 레퍼토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자 소문이 돌았다. 경찰의 단서가 바닥났다고. 수사가 안 풀리면 형사들은 티끌만 한 단서라도 붙잡고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나오면 전화를 기다린다. 결국 서초경찰서는 황주연에 대한 현상수배 전단을 전국에 배포했다. 언론 보도도 앞다퉈 이뤄졌다. 180㎝의 건장한 체격에 비뚤어진 안면, 오른쪽 만두귀. 얼핏 스쳐봐도 잊히지 않을 얼굴이다. 형사들은 거기에 기대를 걸었다. 제보는 쏟아졌다. 공사장 인부와 닮았다, 내가 아는 택시기사인 것 같다, 금산군의 인삼 농장에서 봤다 등등. 하지만 막상 가보면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창원에서 한 여성이 울먹이며 전화를 걸어왔다. (계속) “살려주세요. 그 남자가 곧 저를 죽이러 올 거예요.” 그녀는 황주연과 4년간 교제했던 연인이었다. 그런데 왜 자신이 지금 '살해될지도 모른다'라고 확신했을까. 한편, 당시 팀장이던 천현길은 서울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중랑경찰서 형사과장을 거쳐 현재는 총경이 됐다. 그는 여전히 황주연을 쫓고 있다.천 총경은 말한다. 그놈의 은신처는 '이곳'일 거라고. 그를 실제로 봤다는 가장 유력한 제보. 17년째 도주 중인 황주연 이야기,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9785 ‘강력계 25시’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영철 경찰서 탈출 했었다…"女 있어요?" 사창가 충격 행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4469 “계란 문대는 놈, 유영철이야” 형사는 영등포 사창가 찍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6250 택시 기사 17번 찌른 그놈들, 16년뒤 ‘휴지 1장’이 까발렸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5482 “시X, 백개는 땄어야 했는데” 2호선 막차 살인마의 정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7159 “차 3대 살게요” 전화한 그놈…피자 먹으며 女딜러 토막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0363 여자들 몸까지 닦고 튀었다…술집사장 136명 겁탈한 그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2083 女시신 가슴에 이빨자국 남겼다…그 엽기 중국인 ‘스포츠카 죽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3988 판교 IT맨, 손톱 뽑혀 죽었다…캄보디아 똑 닮은 ‘10년전 지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5848 안덕관([email protected])

2025.11.22.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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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끝 잡힌 '도이치 주포' 구속심사 포기…이르면 오늘 결론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한 달여 만에 체포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의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 심사가 이씨 측의 참여 포기로 열리지 않게 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 측은 이날 자신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기로 했던 서울중앙지법에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심사를 맡은 소병진 부장판사는 이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이씨 측의 변론을 듣는 절차 없이 수사 기록과 증거만으로 구속 필요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지난 21일 이씨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 중인 김 여사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주가조작의 1차 작전 시기(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 주포이자 김 여사의 증권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구속기소)를 소개해준 인물로도 지목됐다. 특검팀에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이씨를 불기소 처분했으나 특검팀은 그가 차명 계좌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보고 재수사해왔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을 받던 중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34일 만인 지난 20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있는 국도변 휴게소 근처에서 체포됐다. 김지혜([email protected])

2025.11.2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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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좌초 항해사 "임산부 승객께 더 죄송, 네이버 잠깐 봤다"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대형 여객선을 좌초시킨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는 이날 오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법원에 도착한 이들은 선사 이름이 적힌 외투와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탑승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의에 "이 자리를 빌려많은 분에게피해를 끼쳐 죄송하고, 임산부께 더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과거에도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항해했냐'는 질문에는 "직선거리에서만 자동항법장치를 켜고, 변침(방향 전환) 구간에서는 수동으로 변경한다"며 "(휴대전화로) 네이버를 잠깐 봤다"고 말했다. B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쯤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운항 중 딴짓을 하다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 2호의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지점으로부터 1600m 떨어진 해상에서 변침을 해야 하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A씨는 당시 조타실에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다가 충돌 13초 전에서야 위험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전방을 살피는 것은 A씨 업무이며, 당시 자이로컴퍼스(전자 나침반)를 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경은 협수로 구간에서 조종을 직접 지휘해야 하지만 조타실을 비우고 휴식을 취한 선장 C씨에 대해서도 선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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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배터리 시장 지배 제2의 CATL, 대전서 나온다"

[와이드 인터뷰]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말하는 ‘대전 K-테크’ 전략 “한국거래소 상장사 67개. 시가 총액 80조원…취임 이후 19개 기업 새로 상장” “우주항공·바이오헬스·나노반도체·국방·양자·로봇 등 6대 전략산업 집중 육성” “대전 프로야구·축구 약진은 도시 인프라, 시민 참여, 지역경제가 어우러진 결실” 11월 4일 오전 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대전시청 시장 접견실 문이 열리면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파란 눈의 방문객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접견은 대전에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건립 중인 독일 글로벌 바이오 기업 머크(Merck)의 고위 임원진 일행이 이 시장을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방문객들을 배웅한 이 시장은 자리에 돌아서며 기자에게 자못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세계적인 제약사 머크가 대전 유성구 둔곡지구에 조성 중인 바이오프로세싱 생산라인이 내년에 준공된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그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대전, 상장사 요람으로서의 대전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이처럼 대전시는 ‘과학기술 수도’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자 한다. 바이오, 반도체, 우주, 국방, 양자, 로봇 등 6대 전략산업을 축으로 한 혁신 생태계가 도심 전역에 조성되고 있다. 이 시장은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 창업과 상장이 한 도시 안에서 완결되는 원스톱 산업 구조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날 접견실에서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 나선 이 시장은 “대전은 기술과 인재, 자본이 선순환하는 도시”라며 “이제 연구의 도시를 넘어 ‘한국의 닝더’, 세계로 뻗는 K-테크 산업도시로 도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Q : 해외 바이오 자본도 대전시를 찾는군요? A : “그렇습니다. 대전은 바이오를 비롯해 저희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6대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ABCD+QR’입니다. 바로 우주항공(Aerospace), 바이오헬스(Biohealth), 나노반도체(Chips), 국방(Defense), 양자(Quantum), 로봇(Robot) 산업이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업종입니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라 센서. 드론이 중핵을 차지합니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요.” Q :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주목받나요? A : “코스닥 시총 10위 안에 드는 알테오젠, 펩트론, 리가켐바이오가 대전 소재 바이오 기업입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대전 소재 바이오 기업만 28개에 달하죠. 현재 가동 중인 바이오 기업은 줄잡아 300곳에 달합니다. 대전시는 빠르면 5년, 좀 늦어도 10년 안에 대한민국 바이오 대표 도시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리라 기대합니다. 대전은 상장기업 수와 시가총액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하는 도시입니다.” Q : 경쟁우위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소개한다면? A : “어제(11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AI 관련 기업인 ‘(주)노타’를 포함해 상장사가 67개에 달합니다. 시가 총액이 80조원을 웃돌 겁니다. 2022년 제가 취임한 이래 19개 기업이 새로 상장했어요. 이들이 대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입니다.” Q : 기업 생태계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A : “오랜 세월 축적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우수 인력과 연구 성과물이 창업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그때 뿌려진 씨앗이 열매를 맺는 등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돌입한 것이지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 LG생명과학 등 대전에 즐비한 이공계 학교와 연구소에서 양성된 과학 인재들이 핵심입니다. 대전에서 이루어지는 창업은 다른 도시와 그 깊이와 질에서 차별화됩니다. 이 성장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겁니다.” ━ “국내 양자역학 연구 인력의 절반이 대전에” Q : ‘ABCD+QR’ 중에서도 양자(量子) 산업은 아직 국내에서도 생소한 분야 아닐까요? A : “아마 양자역학, 양자기술을 전공하는 과학자가 우리나라에 300명도 채 안 될 겁니다. 그중 절반의 인력이 대전에 있어요. 대덕특구에 있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양자기술연구소는 한국을 대표하는 양자 연구 기관이지요.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등 양자 관련 국가 핵심 연구기관과 전문 인력이 고도로 밀집한 도시가 대전입니다. 대전시는 양자산업 육성 조례를 시행 중이며, KAIST 등 9개 기관과 산·학·연·관 협력 생태계 구축에도 공을 들여왔습니다. 대전은 연구 인력과 인프라 차원에서 양자역학 연구의 핵심 도시라고 하겠습니다.” Q : 중국은 남동부 변방인 푸젠성 닝더에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CATL을 키워냈습니다. 과학도시 대전에서도 이런 세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나올까요? A : “CATL 같은 글로벌 기업이 대전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한 건 도시의 규모가 아니죠. 기술·인재·실행력이 관건인데, 대전은 이미 그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도시입니다. 이런 인프라를 연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산업화와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지자체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대전시가 앞서 밝힌 6대 전략산업을 정점에 놓고, 인재 양성과 창업·성장까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도 세계적 K-테크 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Q : 이런 글로벌 기업 육성에는 중앙정부의 지원도 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만. A :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각 지역의 특성과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의 길은 우리가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전은 일류경제도시를 지향합니다. 기업이 강하고 산업기술이 앞선 도시 말이죠. 행정은 규제의 주체가 아니라 성장의 파트너입니다. 저의 우선 과제는 규제와 절차를 줄여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대전투자금융 설립입니다. 이는 지방정부 최초의 공공투자금융기관입니다.” ━ “전입자의 60% 이상이 2030 청년세대” Q : 대전시가 선제적으로 출자하는 거군요? A : “예. 대전시가 자본금 5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지난해 7월 출범했습니다. 대전에 세계적 인재와 기술은 있는데 자본은 서울에 몰려 있습니다. 이런 한계로 인해 지역의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제때 수혈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해소하고자 대전시가 나서 지역 자본으로 지역 기업을 키우는 구조를 만든 것이죠. 2030년까지 운용자금을 5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Q : 대전시 인구가 12년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A : “올 5월부터 5개월 연속 인구가 늘었습니다. 9월 기준 대전시 인구는 144만 20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000여 명이 증가했습니다.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인구가 늘어나는 곳은 대전, 인천, 경기 정도입니다. 세종시로의 순(純) 유출이 줄고, 충남권에서의 순 유입이 많이 늘어나는 등 지역 간 인구 이동의 흐름이 완전히 바뀐 덕입니다. 특히 전입자의 60% 이상이 2030 청년세대라는 점도 획기적 변화라고 하겠습니다.” Q : 이런 반전(反轉)의 동력은 뭔가요? A : “저는 무엇보다 대전이 청년들에게 매력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도시가 재미가 있다는 것이지요. 또 새로운 기술,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한 성과도 있습니다. 결국 대전시가 청년들에게 미래를 설계할 만한 꿈과 희망을 준다는 것이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인구 반등은 대전시의 숙원 사업이었죠. A : “그렇습니다. 대전시는 결혼장려금, 청년 주거 지원 같은 실질적 지원은 물론이고, 기업 투자에서 문화, 교육, 일자리까지 청년의 삶의 질을 고르게 끌어올리는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조성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도시의 분위기를 밝고 경쾌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심혈을 쏟아 론칭한 ‘대전 0시 축제’의 경우 200만 이상의 인파가 몰려들었죠. 전국 10여 개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대전은 과거의 ‘노잼 도시’ 멍에를 벗고 이제는 ‘꿀잼 도시’. ‘웨이팅 도시’로 이름을 드높이는 중입니다. 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지난 3월 새로운 랜드마크로 개장했습니다. 대전시는 이어 더해 엑스포과학공원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국내 최대 규모 대회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청년이 와서 머물고 다시 찾는 도시 대전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Q : 한국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맹위를 떨쳤죠. 대전시민들은 신나는 시즌을 보냈을 것 같습니다. A :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화생명볼파크의 개장은 대전이 명실상부한 ‘야구특별시’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타오른 응원 열기는 경기장을 넘어 도시 전체의 활력과 시민의 자부심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에서도 대전하나시티즌이 리그 2위권에 오를 만큼 선전하고 있으며, 지역 스포츠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전국체전에서의 대전 선전(善戰)도 빠뜨릴 수 없는 성과입니다. 재작년 14위에서 지난해 11위, 올해 9위로 상승하며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성장과 도시 발전은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 있죠. 대전의 경기력 상승은 단순한 선수단의 성취에 그치지 않아요. 도시가 갖춘 인프라와 시민 참여, 그리고 지역경제의 상승 곡선이 함께 빚어낸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Q :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제과점 성심당도 대전의 이름을 빛낸 아이템 아닐까요? A : “3년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은 전 국민의 ‘빵지 순례’ 명소로 급부상했죠. 이제 성심당은 더 이상 ‘빵집’이라는 한정된 단어로 설명되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반세기 넘게 다져온 장인정신 위에 지역의 온기를 더해, 한 도시의 자부심으로 성장한 로컬 브랜드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대전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지역에도 전국이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습니다. 그 성공은 단순한 상업적 성취를 넘어, ‘꿀잼도시 대전’이라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전에는 성심당뿐 아니라 정인구 팥빵, 몽심, 하레하레 등 개성 있고 스토리가 있는 로컬 베이커리 20여 곳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입니다. 대전이 맛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도시로, ‘로컬이 곧 콘텐트’가 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 초고령 사회에 걸맞은 수소트램 Q : 대전시는 28년간 계획으로만 존재하던 교통혁신 사업인 수소트램 건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A : “대전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멈춰 있던 교통혁신의 시계를 다시 돌려, 수소트램의 실질적인 착공에 나섰습니다. 수소트램은 기존 사업비 7492억원에 7577억원을 증액해 총 1조5069억원(실시설계 기준)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대전 교통체계 전환의 상징적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연장 38.8km, 정거장 45개소 규모로 대전 전역을 순환하며 주요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교통망입니다. 전력선이 필요 없는 수소 전기 방식을 채택해 도심 내 전력선이 없는 구간에서도 친환경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재 공정은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Q : 수소트램은 대전시민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꿀까요? A : “수소트램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 공간의 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도심과 외곽을 하나로 잇는 순환형 노선은 시민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상권과 생활권을 확장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교통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게 되죠. 미세먼지를 줄이며 에너지를 절감하는 등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을 견인할 것입니다. 특히 수소트램은 기존 지하철과 달리 지상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교통약자에게 더욱 친화적인 이동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죠. 기존 도시철도같이 승객이 지하로 내려가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복잡한 절차 없이 도로에서 바로 승하차가 가능해, 노약자와 장애인에게 특히 편리한 교통체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에 이런 지상형 교통체계는 시민 이동권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Q : 지난 3월 방위사업청 신청사가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대전시는 이 사업에도 공을 많이 들였죠. A :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은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대전이 첨단 국방산업의 핵심 거점도시로 도약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겁니다. 연간 18조원 규모의 예산과 16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대전에 상주하게 되니까요. 약 1조4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됩니다. 저는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이 이런 경제지표를 넘어 산업 구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라 기대합니다. 방사청의 대전시대 개막은 방위산업 전·후방 기업과 서비스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고, 관련 협력기업 및 연구기관의 대전 이전과 투자를 본격화하는 기폭제이니까요.” ━ 지역 우주 기업이 주도하는 ‘대전샛’ 인공위성 Q : 내년에 발사되는 누리호 5차 발사체에 대전시 첫 인공위성인 ‘대전샛’이 탑재된다면서요? A :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지역 우주기업이 주도하는 초소형 큐브위성 개발 프로젝트, 즉 ‘대전샛(SAT)’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스텝랩, 씨에스오, 이피에스텍, 엠아이디, 컨텍 등 대전의 대표적 우주기업 다섯 곳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설계부터 제작, 발사, 관제까지 전 과정이 지역의 기술과 인력으로 통제됩니다.” Q : 대전이 우주산업의 ‘허브’로 성장하는 데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면? A : “당면 과제로는 ‘인력 양성과 산·학·연의 유기적 생태계 구축’을 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기업이 있어도, 인재와 연구가 긴밀히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 산업 경쟁력은 한계에 부딪힙니다. 글로벌 우주산업을 선도하자면 기술·인력·기업이 하나로 움직이는 생태계가 전제돼야 합니다. 대전은 이미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등 14개의 주요 우주 연구기관, KAIST를 비롯한 4개 대학, 그리고 쎄트렉아이·컨텍 등 80여 개 우주 관련 기업이 집결해 있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대전이 ‘우주산업 클러스터 연구·인재 개발 특화지구’로 지정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 우주산업 거점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입니다.” Q :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합니다. 대전시는 방위산업 공급망에서 어떤 전략적 지위를 겨냥하나요? A : “글로벌 방산 공급망은 단순히 무기 생산을 넘어, 이제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전장(戰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대전이 있습니다. 대전에는 KAIST, 국방과학연구소(ADD), 한화, LIG 넥스원 등 공공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한 곳에 결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공공 연구와 민간 산업이 집적된 국방 과학기술 중심지는 국내에서 대전이 유일합니다. 특히 대덕특구가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 온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인프라는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대전의 강점이자 국가 전략 자산입니다.” ━ “대전·충남 통합시 국내 3위 초광역 경제권 탄생” Q : 대전은 이러한 강점을 어떻게 산업화하고, 세계 시장과 연결해 나갈 계획인가요? A : “대전은 지금 국방 혁신 체계의 정점에 자리합니다.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으로 정책·기술·산업이 한곳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는 유성구 외삼동에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에 착수합니다. 이 산업단지는 국방기업과 AI 기업이 협력하고 융복합하는 핵심 거점입니다. 대전시는 기업들이 AI 기반의 첨단 무기체계와 국방 신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데 전폭 지원할 예정입니다.” Q : 시장께서는 ‘지역균형발전’을 자주 강조했습니다. 그 의미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 A : “그동안의 균형발전은 ‘나눠주기식 보상정책’에 머물렀습니다. 중앙이 주고, 지방은 받기만 하는 구조였죠. 그러나 이제 균형발전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 전략이자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균형발전의 핵심은 ‘균등화’가 아니라 ‘효율화’입니다. 지방이 가진 기술, 인재, 산업 역량을 국가 전체의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대전은 이 전환의 첫 번째 실험 무대이자 성공 모델이 될 것입니다. 결국 균형발전은 지방이 스스로 일어서는 과정입니다. 지방이 잘해야 나라가 삽니다. 그 길을 대전이 가장 먼저 열고자 하는 것이죠. 서울을 보완하는 지방이 아니라, 국가를 움직이는 지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늘 ‘우리 도시는 우리가 스스로 일군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습니다. 대전의 모든 변화는 중앙의 계획이나 지시가 아닌,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며 완성한 결과였습니다. 이 자립의 정신이야말로 균형발전의 출발점입니다.” Q : ‘지방 주도 성장 모델’로서 대전·충남 통합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 배경을 설명한다면? A :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닙니다. 이는 지방이 스스로 주도하는 성장 모델을 제도화하는 일입니다. 대전이 가진 과학기술력과 충남의 산업 인프라를 결합하면, 인구 약 357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97조원 규모의 국내 3위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는 지방이 힘을 모아 수도권에 필적하는 새로운 성장축을 세우는 전략입니다.” 박성현 월간중앙 지역전문위원 [email protected]

2025.11.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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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떠났지만, 꼭 마중나와요"…눈물로 쓴 '자살 유족' 편지

" "꽃비가 유난히도 휘날리던 지난 봄날, 봄맞이 하듯 뒤도 안 돌아보고 냉정히 떠나버린 당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립고 생각나네요. (중략) 사실 처음에는 당신 없는 이곳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니 당신도 걱정 붙들어 매고 제가 갈 때 잊지 말고 꼭 마중 나오세요. 폭삭 속았수다('수고하셨습니다'의 제주도 사투리)…." " 사랑하는 남편을 갑작스레 떠나보낸 김복연씨가 눈물로 써내려간 글이다. "없는 살림이지만 잘 살아 보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었다"는 부부였지만, 나이든 남편은 어느 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홀로 남은 김씨는 집에 틀어박혔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집 밖으로 나왔고, 웃음을 되찾았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사무치게 그립다. 남편이 생전 좋아하던 곤드레밥을 지어 먹어도 예전 맛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사랑합니다"라며 "오늘도 잘 살아보려 한다"고 의지를 다진다. ━ 작년만 1.5만명 떠나…남은 '자살 유족' 고통 김씨의 글은 올해 자살 유족 수기 공모집에 실렸다. 20~21일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연 '세계 자살 유족의 날'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자살로 상처받은 유족들이 치유와 위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한 애도를 하기 위한 날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해에만 1만4872명의 자살 사망자가 나왔다. 그에 따른 슬픔과 아픔은 온전히 남은 가족, 친구, 동료들의 몫이다. 특히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유족들은 죄책감, 분노 등이 뒤섞여 오랫동안 고통을 겪곤 한다. 헤어진 시기가 몇 년 전인지, 며칠 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심하면 또 다른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들을 '자살 생존자'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정부는 사후 관리 서비스, 치료비, 자조 모임 등 자살 유족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회가 날 선 편견 대신 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살 유가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면서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누군가는 뒷말을 하고, 공감보다는 의심이 돌아올 때가 많았다"는 허희연 씨의 수기가 잘 보여준다. ━ 사회적 편견 상처지만…"혼자 아냐" 버텨내 남편, 딸, 오빠, 아버지 등을 잃은 유족들은 절망을 넘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공감, "다시 힘을 내자"는 희망을 담아 펜을 들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고인을 이해하고 그의 슬픔, 아픔까지도 끌어안아 줄 수 있을 만큼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를 담기 위해 나를 사랑하기로 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니까."(선후) "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가족·지인부터 다른 자살 유족, 정신건강복지센터까지. 그렇게 마음을 공유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자신의 상처를 이겨낸다. 그러다 동료 지원 활동가 등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의 '버팀목'이 되곤 한다. 자신도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 "혼자 외딴 섬에 떨어진 기분이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나 혼자였던 적은 없었다. 가족, 지인들, 상담선생님, 아들이 옆에 있었다. 주변을 둘러본다면 응원군들이 옆에서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손영미) " 수기 마지막에 자살 유족들이 남긴 메시지도 원망과 후회보단 그리움과 사랑에 방점이 찍혔다. 그리곤 말한다. 힘들면 누군가에게 기대라고, 그리고 포기하지 말라고. "안녕, 잘 지내지, 내 삶의 보호막." "오빠는 정말 최고의 오빠야. 꼭 다시 만나자. 그때까지 나도 오빠를 기억하며 살아갈게." "어느 날 하늘이 부르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가벼이 날아올라 그리운 아들과 상봉하고 싶다." "이 시간에도 그 어디선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자살은 한순간의 선택이지만 남아있는 유가족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그 생각 멈추고 긴 호흡하며 내일을 생각해 보자. 자살 거꾸로 하면 '살자'. 살아보니까 살아지더라." 정종훈([email protected])

2025.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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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후 돌아온 남편…상간녀는 '19금 침대 셀카' 뿌렸다 [이혼의 세계]

매주 토요일 '부부 변호사 : 이혼의 세계' 웹툰을 연재합니다. 286-288화 함께 싣습니다. ━ 286화 폭주 (1) ━ 287화 폭주 (2) ━ 288화 폭주 (3) 법무법인 재현 (※이 기사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 지식을 웹툰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공할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사례를 각색한 내용으로 언급되는 이름과 지명 등이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2025.11.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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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이슬람 청춘남녀도 온다…그 절에 가면 절반이 짝 찾는 비결

━ 미혼 남녀 이어주는 ‘나는 절로’ 도륜 스님 10대 10. 남녀가 이렇게 마주 앉았다. 열전이 따로 없다. 방법은 대체로 이렇다. 눈짓으로 운을 떼고 몸짓으로 간을 보다가 넌짓 정을 건넨다. 그런데 이 ‘남녀상열지사’가 벌어지는 곳이 경건한 절간이다. 지난 15일. ‘나는 절로’ 수덕사 편이 펼쳐졌다. 모 방송사의 ‘나는 솔로’를 패러디한 미혼 남녀 만남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주말 나들이객 1000여 명의 시선이 이들에게 꽂혔다. “허허, 가방도 좀 들어주고 하셔야 ‘신호’가 가죠. 그래야 ‘감응 신호’로 되돌아오는 법입니다. 오늘은 시그널 출력이 약해 보여 밀당이 살짝 걱정되네요.” 누군가의 ‘연애박사급’ 분석에 슬쩍 돌아보니 도륜 스님이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인 도륜 스님은 ‘나는 절로’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태어났느냐”는 질문보다 “아니, 스님은 솔로이신데 어떻게…”라는 궁금증이 저들 스무 명의 남녀상열지사만큼이나 샘솟았다. 인기 만만찮아…최고 경쟁률 109대 1 Q : 이른바 ‘솔로’이신데, 솔로 탈출을 돕는 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A : “저희는 출가자입니다. ‘솔로’의 길을 스스로 택했어요. 역설적일까요. 번뇌를 내려놓고 세상을 관조하는 지혜를 얻습니다. 세속적인 이해관계나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행복한 인연을 발원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요. 저희의 ‘솔로’ 생활은 오히려 이 일에 더욱 깊이 집중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Q : 관조라면, 감이 딱 오십니까. A : “오늘 일찍 서울 조계사에 버스로 출발했는데 남녀가 나란히 앉게 했죠.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자리도 바꿨고요. 이런 자리에서 ‘신호’가 오가며 사실상 커플이 되기도 해요. 이번엔 나이가 좀 있어서인지 신호가 늦게 잡히는 감이 있네요.” 이번 수덕사 편은 기존의 2030세대 대신 35~49세를 대상으로 했다. 유철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전문위원은 “40대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강했고, 나이 제한을 둘 필요도 없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40세인 ‘남자 1호’ 곽종헌씨는 “조계종의 자비나눔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가 수덕사에서 만남을 갖는다기에 조마조마 신청했다”며 “나름대로 간절함이 있었는데, 여자분도 같은 마음으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 같은 신청자 1012명 중 20명이 추려졌다. 경쟁률은 50.6대 1. 지난 9월 열린 신흥사 편에서는 신청자 2620명 중 24명이 참가, 자그마치 109.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중 절반인 12명이 커플이 돼 절을 나섰다. ‘나는 절로’의 커플 매칭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Q : 인기가 만만찮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 “사찰이 주는 진중함과 신뢰감이 큽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도 심어주고요. 그래서 가볍게 만남을 즐기기보다 진짜 인연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옵니다. 만남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사찰에서 한다고 종교에 제한을 두진 않습니다. 기독교·이슬람교 신자들도 옵니다. 소위 말하는 ‘스펙’도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Q : 그래도 선정 기준이 있을 텐데요. A : “굳이 말씀드린다면 저희는 (남자 1호처럼) ‘간절함’을 따집니다. 그 간절함이 만남을 넘어 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겁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당면한 과제에 저희 복지재단이 적극 동참하는 무대가 ‘나는 절로’입니다. 그래서 비용도 무료입니다. 커플이 생기면 잘되도록 용돈도 줍니다. 현커(현실 커플) 금일봉이라고 하죠(웃음).” 도륜 스님은 ‘금일봉이 얼마냐’는 질문에 미소를 잃지 않고 “20만원”이라고 답했다. ‘현커 금일봉’은 지난해 11월 백양사 편에서 비롯됐다.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이 봉투에 20만원씩 넣어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 일곱 쌍의 커플에게 전달한 게 관행으로 남았다. 그 커플 중 하나가 1년 만인 지난 1일 다시 백양사를 찾았다. “저희 결혼해요”라며 무공 스님에게 청첩장을 전하면서다. 무공 스님은 “왜 이제 오셨느냐”며 버선발로 뛰어나갔단다. “백양사 커플이 아주 적극적이에요. 혼인신고도 지난 9월 일찌감치 해서 낙산사(지난해 10월) 커플의 10월 결혼식보다 한발 빨리 ‘나는 절로’ 결혼 1호가 됐죠.” 간절함과 적극성. 남자 7호 김현수(40)씨는 자기소개 시간에 “율동을 준비했다. 양말도 벗겠다”고 말한 뒤 현란한 춤으로 전각의 바닥을 달궜다. 남자 9호는 “보여드릴 것은 없고, 팔굽혀펴기는 식상하니 턱걸이를 하겠다”며 심연당 창틀에 매달리기도 했다. 여자 2호도 요즘 밈으로 핫한 ‘내 골반이 멈추지 않아’ 춤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륜 스님은 “허허” 추임새 같은 웃음을 터뜨렸다. Q : 왜 이름이 ‘나는 절로’입니까. A : “이번 수덕사가 14회째입니다. 2년 전인 2023년 11월에 시작했죠. 그 이전엔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이어줬는데, 너무 엄숙한 분위기인 거예요. 전임 대표이사인 묘장 스님이 무게를 빼자고 하더군요. 저도 안동 봉정사 주지로 있으면서 복지재단의 여러 일에 도움을 주고 있을 때였죠. 인스타그램에 관련 내용을 포스팅했더니 누군가 ‘그럼 나는 솔로가 아니고 나는 절로네~’라는 댓글을 달더군요. 모두 무릎을 탁 쳤습니다. ‘나는 절로 간다’에 ‘나는 (저)절로 짝이 생긴다’는 의미가 더해진 거죠.” Q : ‘인연’을 맺어주는 행사인데요. A : “불교에서 인연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인(因)은 결과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 진지하게 만나고 싶은 의지 등이 ‘인’이 될 수 있죠. 연(緣)은 그 인(因)을 돕는 간접적인 조건입니다. ‘나는 절로’ 행사를 통해 만날 기회, 차담을 통한 대화 등이 ‘연’이 됩니다. 인과 연이 합쳐져야 비로소 과(果)가 생겨납니다. 불교의 인연은 ‘우연히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조건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소중한 관계입니다.” 템플스테이 시절부터 이번 수덕사 편까지 총 48회의 만남이 이어졌다. 백양사 결혼 커플의 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날 뽑아달라’고 적극 나서더니 결국 백년가약을 맺었다. 내년에 결혼을 약속한 커플은 각자의 친구를 소개해 주기로 했는데 또 다른 ‘나는 절로’ 편에서 만나 커플이 됐다. 도륜 스님은 “어차피 만날 인연이었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Q : ‘스님들이 수행은 안 하고 중매에만 열중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A :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행사를 ‘현대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비행의 실천’이라고 봅니다. 불교는 재가자들의 행복한 삶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생과 청년의 고독이란 큰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중매가 아니라 인연의 밭을 일궈주는 신성한 봉사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Q : 간절함이 있지만 만남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청년도 있는데요. A : “인연은 강제로 맺어지는 게 아닙니다. 인연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만남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잠시 내려놓으라고 말씀드립니다.” 대학 후배와 ‘쌍둥이 출가’ 지금도 화제 Q : 올해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설립 30년입니다. ‘나는 절로’ 행사만 있진 않을 텐데요. A : “30년간 ‘나는 절로’처럼 세상에 알려진 행사도 있지만 묵묵히 전국 180여 개에 달하는 노인·장애인·아동 복지시설도 운영해 왔습니다. 국내외 긴급 재난 구호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난치병 어린이 돕기 사업도요.” 도륜 스님은 불교계에서 ‘쌍둥이 출가’로 유명하다. “아, 제가 쌍둥이란 얘기가 아니고 한날한시에 대학 후배와 같이 출가했는데, 형제나 가족 출가보다 더 드문 일이라 지금까지도 회자하고 있어요.” 안동 부석사에서 출가해 근일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있던 어느 날 사형들이 모두 ‘수행’을 위해 사라졌단다. 절 업무를 볼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살림을 도맡으면서 엉겁결에 사판(事判) 스님이 됐다. “풋중이 불자들을 대하다 보니 속에서 짜증이 자라나는 거예요. 그런 와중에 근일 스님께서 ‘이것도 수행’이라고 일갈하니 퍼뜩 정신이 들더라고요. 참자, 가라앉히자, 친절해지자. 그게 제 수행이었어요.” Q : 그래서 친절해지셨습니까. A : “사람, 아니 스님이 좀 됐죠(웃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절은 ‘친절’입니다. 종교는 모두에게 다가설 수 있어야 해요. 불교의 대중화 노력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녁 공양이 끝나고 사위에 어둠이 내린 때. 남녀 몇이 짝을 이뤄 경내를 거닐었다. “어, 점점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인데요.” 도륜 스님이 남자 7호와 여자 2호의 만남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솔로에겐 옆구리가 시린 계절. ‘친절’에서 열린 ‘나도 절로’에선 이 둘을 포함, 모두 3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김홍준([email protected])

2025.11.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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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김혜성父, 고척 김선생에 "다음달 5000만원 갚겠다" 뭔일

LA다저스 소속 김혜성 선수의 아버지가 16년 전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고 폭로한 일명 '고척 김 선생'에게 다음 달 5000만원을 갚기로 약속했다. 지난 21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고척 김 선생, 그는 누구인가? 야구선수 김혜성을 쫓는 남자' 편이 방송됐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김혜성 선수 부친의 '빚투' 논란을 조명한 내용이었다. 앞서 김혜성 선수는 지난 6일 미국프로야구(MLB)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부친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남성에게 "저분 좀 막아주시면 인터뷰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 남성은 수년째 김혜성 선수가 경기하는 경기장에 '느그아부지한테김씨 돈 갚으라고 전해라' 등의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야구팬 사이에서 '고척 김 선생'으로 불려왔다. 김 선생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 2009년 김혜성의 부친 A씨가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1억2000만원의 빚을 졌다고 밝히며 "지금 16년째다. 내 인생에 있어서 잃어버린 16년을 어디서 보상받나"라고 호소했다. 그는 "어느 날 출근을 했더니 (유흥업소가) 갑자기 문을 닫았더라.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전화로 물어봤더니 '일주일, 열흘이면 1억을 돌려주겠다'고 해서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다"며 "한동안 연락이 안 됐는데 (A씨가) 파주 장어집, 풍동 라이브 카페, 부평 노래방, 일산 주점까지 사업을 몇 개나 하더라. 자기가 사업하고 쓸 돈이 있는데 저에게는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김 선생은 2017년 A씨의 아들인 김혜성 선수가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야구장에 찾아가 문제의 현수막을 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수막 시위에 A씨는 매달 돈을 입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김 선생은 주장했다. 김 선생은 "(A씨에게) 갚기 싫으면 갚지 마라. 혜성이 은퇴할 때까지 고척에다 현수막을 걸어놓겠다고 하자 A씨가 '마음대로 하라'고 그랬다"고 전했다. A씨는 아들을 대신해 명예훼손 혐의로 김 선생을 고소했고, 두 차례 벌금형이 나왔다. 김 선생은 현재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씨 역시 방송을 통해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도가 나서 빚이 30억원이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당장 돈이 없으니 조금씩 돌려주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9000만원 정도 돌려줬다"고 밝혔다. A씨는 "약속된 날짜에 돈을 주지 않으면 시위를 하더라. '망신 주면 돈 나오겠지'라는 생각 아니냐"며 "채무금 3000만원이 남았는데 아들이 잘나가니 2억원을 달라더라. 그런 계산법이 어디 있냐고 몇 달 동안 싸웠다"고 토로했다. 김 선생은 연 20% 법정 이자율을 합해 이 같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궁금한 이야기Y' 측은 변호사를 인용해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비용-이자-원금 순서대로 충당하게 돼 있다. 전체 이자 2억9000만원, 원금 1억2000만원 정도 돼서 총 4억100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8월 개인 파산 절차를 밟았다. 제작진 주선으로 A씨를 직접 만난 김 선생은 A씨가 오는 12월 20일까지 5000만원을 더 갚는 조건으로 채무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A씨는 "수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쳤고 형한테 미안한 것도 있다"며 "전국에서 보는데 거짓말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선생은 A씨에게 "진작 갚지 그랬냐"면서 "혜성아 미안하다. 네 아버지 때문"이라고 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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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목 조르던 강도 턱에 '퍽'…나나, 정당방위 인정됐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가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한 상해가 정당방위로 인정됐다. 22일 구리경찰서는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 A씨를 오는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흉기를 든 채 자택에 침입했고 이를 막기 위해 나나와 그의 어머니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흉기에 의한 턱 부위 열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피의자 진술 등을 토대로 해당 행위가 형법 제21조 제1항의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이 조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침해가 있었고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는 구속된 지 이틀이 지난 18일에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쯤 경기 구리시에 있는 나나의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나나 모녀를 위협하고 상해를 가하며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일 준비한 사다리를 타고 베란다까지 올라간 A씨는 잠겨 있지 않던 문을 열고 침입해 나나 어머니의 목을 조르는 등 상해를 입혔다. 이후 나나 모녀는 몸싸움 끝에 A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나나 소속사 측은 나나의 어머니가 제압 과정에서 의식을 잃을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으며 나나도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이 사는 집인지 몰랐다”며 “직업이 마땅히 없어 생활비가 부족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구슬([email protected])

2025.11.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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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작년보다 12% 더 왔다…‘겨울 제주’ 가을 흥행 잇는다

━ 쌀쌀하지만 제주 겨울바다 배경 ‘찰칵’ 지난 19일 제주시 한담해안산책로. 이슬비가 내리는 쌀쌀한 기온에도 수십명의 관광객이 무리 지어 해안산책로를 걷고 있다. 대부분 파카와 코트 등 두꺼운 겨울용 외투를 입었다. 일부는 목도리까지 한 모습이었다. 이 해안가 인근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건 음식점과 카페가 잇따라 문을 열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관광객 김모(21·서울)씨는 “여름 휴가 때 오지 못한 제주에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됐다”며 “바람이 불어 생각보다 쌀쌀하지만, 제주의 핫플레이스를 다녀올 마음에 추위도 잊었다”고 했다. ━ 올겨울 제주관광 키워드 ‘웰니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겨울철 비수기에도 제주 관광 흥행을 이어갈 전략을 내놨다. 휴가철 극성수기 외의 틈새시장을 노려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도내 숙박·교통·음식점 등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특히 올겨울을 대비하는 관광업계의 주요 관광 전략은 ‘웰니스’에 집중했다.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다. '웰니스 관광'은 관광객이 여행을 통해 온천· 명상· 요가· 건강식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사회적·신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 데 목적을 둔 관광을 말한다. 의료상의 개입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관광과 차별점이 있다. ━ 제주관광공사 “웰니스 관광 30~60% 할인”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12월 7일까지 겨울 제주 여행주간을 맞아 제주 웰니스 인증 관광지 5곳에서 겨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숲·차(茶)·명상·체험 등 제주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30%에서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동카름(구좌읍·성산읍·표선면)과 알가름(서귀포시내·남원읍) 권역으로 나눠 진행한다. 제주에선 동쪽을 ‘동카름’, 서쪽은 ‘서카름’, 남쪽은 ‘알가름’, 북쪽은 ‘웃가름’으로 부른다. 제주동백마을에선 솥밥 쿠킹클래스와 고사리 동백오일 파스타 만들기가 할인에 들어간다. ━ 숲 요가 후 족욕하고 차 마시고 또 취다선리조트의 명상과 차(茶)의 순간, 회수다옥의 티(TEA) 맡김 차림, 머체왓숲길의 숲 해설 프로그램과 족욕 프로그램, 블루베리 디저트 클래스를 각각 3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에선 특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60% 할인을 적용해 운영한다. WE호텔의 숲 요가 프로그램, 회수다옥의 티 맡김 차림을 연계한 제주 여행주간 특별 듀오 프로그램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제주 겨울...가을 관광 흥행 이어간다 올해 제주 관광객 숫자는 상승 분위기다. 성수기가 지났으나 지난 10월 제주 방문 관광객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월간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33만 6259명으로 전년 동월(119만 3405명) 대비 12.0% 증가했다. 내수와 외국인 관광객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내국인은 9.8%, 외국인은 24.9% 각각 늘어났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올 연초 감소세를 보이더니 2분기 이후 회복세가 본격화했다. ━ “제주관광 비상대책위, 마케팅 주효” 특히 6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져 왔다. 제주도는 지난 2월 민관이 함께 꾸린 ‘제주관광 비상대책위원회’ 가동과 국내외 마케팅 등 수요 촉진 전략 효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는 국내 수요 촉진을 위해 지난 6월부터 국내 단체여행객을 대상으로 탐나는전 지급 등 인센티브제를 진행 중이다. 또 중국·대만 등 핵심 시장 외에 일본·싱가포르까지 홍보를 확대했다. 해외 수학여행단 유치 마케팅과 현지 생활 애플리케이션 연계 프로모션 등을 통해 시장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6월부터 이어지는 제주 관광객 증가세는 정책 실효성과 제주 관광 시장 신뢰 회복이 동시에 증명된 결과”라며 “겨울철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 남은 기간 성장세를 유지하고, 내년까지 이런 호조세가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충일([email protected])

2025.11.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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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인데 살려달라" 여성 다급한 신고…전화 바로 끊겼다

인천 계양산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흘째 수색하고 있다. 2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 48분쯤 "계양산인데 살려달라"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는 여성이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0일과 21일 각각 64명, 98명의 인력을 투입해 계양산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으며, 이날도 수색을 이어갈 방침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살려달라는 말 이후 바로 전화가 끊겼다"며 "휴대전화도 유선도 아닌 일반적이지 않은 번호였고, 신고 전화 과정에서도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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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영상관에만 올해 7만명 찾아...관광 인프라로 부상하는 댐

지난 6일 대전시 동구 추동 대청호 자연생태관. 이곳 2층 디지털실감영상관에 들어서자 미디어 아트 영상이 펼쳐졌다. 대청호 주변에 피는 벚꽃과 장미를 테마로 벽과 바닥에 온통 꽃 영상이 펼쳐졌다.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꽃 모양 등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했다. 또 대청호 수몰 과정을 그린 영상도 볼 수 있었다.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린 다음 스캔하면 영상관 벽에 그대로 재연됐다. 스케치북에 그린 나비나 새는 살아서 움직이는 듯했다. ━ 대청호 자연생태관, 실감 영상 인기 이곳 방문객은 지난해 4만2900명이 찾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7만명을 돌파했다. 대전시민 신정란씨는 “자연생태관 같은 시설이 있어 대청호를 자주 찾게 된다”며 “지역 주민에게 안성맞춤인 휴식공간”이라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가 댐 건설로 생긴 호수 주변을 관광 인프라로 활성화하고 있다. 자연생태관 등 기존 인프라를 리모델링하거나 장미공원 등 새로운 관광 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각종 개발에 한계가 있지만,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대청호 자연생태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에 연면적 1532㎡ 규모다. 이곳은 대전 동구가 지난해 11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디지털실감영상관과 미디어생태관 등을 새로 설치했다. 또 1층에는 곤충·나비 등 표본을 전시한다. 대전 동구는 자연생태관 옆에 장미정원도 조성하고 있다. 20만2000㎡(약 6만평)에 2028년까지 장미로드, 장미터널, 경관조명, 테마별 정원 등을 만들 예정이다. 예상 사업비는 154억원이다. ━ 대전 동구 전체의 절반은 규제 대전 동구는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대청호 주변 규제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청호는 1980년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 특별대책지역·수변지역 등 7개 규제가 중첩돼 주민들이 40년 넘게 재산권에 제약을 받아왔다. 동구 전체 면적 136.7㎢가운데 절반 정도인 61.3㎢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있다. 상수원보호구역·수변구역 등에서는 숙박이나 식품 접객업소, 공장 등을 새로 지을 수 없다. 대전 동구 등 대청호 주변 지자체는 기존 음식점 면적을 넓혀 주고 민박업을 허용해달라고 환경부에 요청했다.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대청호 규제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다”라며 “오·폐수 처리 시설 등 환경오염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청호를 끼고 있는 대전 대덕구도 생태 탐방로 조성을 중심으로 한 ‘새여울물길 30리 프로젝트’사업에 나섰다. 이는 금강 합류 지점에서 대청댐을 거쳐 비상 여수로까지 이어지는 12㎞ 구간(30리)을 체육·휴양·관광 명소로 만드는 사업이다. 총연장 3.68㎞의 탐방로로 조성된다. 총사업비 88억 원이 투입돼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경북 영천시는 2023년 8월 보현산댐에 출렁다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보현산댐 출렁다리 방문객은 100만명을 넘었다. 전남 화순군은 2023년부터 140만 광주시민의 식수원인 동복댐 주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143억원을 투입해 동복댐에 화순 적벽 미디어 파사드와 홍보관 등 관광 명소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 "지천댐 만들면 관광 인프라 대거 들어서" 이와 함께 충남도는 청양군에 지천댐을 건설하면 댐 주변에 관광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배치할 생각이다. 지천댐이 들어서면 받을 수 있는 예산은 1800억원이 넘는다. 이 돈으로 체류형 숙박시설(호텔 등)이나 전망대·집라인·캠핑장 등을 만들 수 있다. 또 대규모 실버타운, 대형 리조트 조성도 가능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댐 건설의 가장 큰 목적은 용수 확보이지만, 풍부한 지원금으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충남, 물 부족 심각 지역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인 충남은 용수의 80% 이상을 대청댐과 보령댐에 의존하고 있다. 2031년이면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하고 2035년이면 하루 평균 18만t의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청양군은 하루 필요 생활용수 1만㎥ 가운데 80% 이상을 보령댐(60%·6000㎥)과 대청댐(20%·2000㎥)에서 공급받고, 부여군은 100%(2만 9000㎥) 대청댐에 의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기후대응댐'이란 이름으로 추진했던 14개 신규댐 건설 후보지 중 7곳은 백지화하고 지천댐 등 7곳은 재검토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건설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김방현([email protected])

2025.11.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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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0일…보령서 '예술 품은 섬' 만난다

충남 서해안의 아름다운 섬을 알리는 계기가 될 비엔날레 개최가 50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충남도와 보령시에 따르면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제1회 섬 비엔날레’가 열린다. ‘움직이는 섬: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두 달간 진행하는 비엔날레는 섬과 바다의 가치를 되새기고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27년 4월 3일~5월 30일 원산도·고대도 개최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을 선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등 행사 준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조직위는 지난달 송상호 경희대 명예교수를 민간조직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공동조직위원장으로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일 보령시장이 맡게 된다. 예술감독으로는 김성연 전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사무총장에는 보령 출신인 고효열 전 충남도의회 사무처장이 각각 선임됐다.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지사는 “2027년 첫해는 큰 그림의 20~30%를 그리는 행사로 순차적으로 지속 가능한 행사로 만들겠다”며 “섬비엔날레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행사 기본 방향으로 섬과 바다의 가치 발굴, 예술·축제를 통한 가치 공유와 확산, 지역과 예술의 결합으로 새로운 문화적 자산 창출과 향유, 섬이 가진 공간적 특성과 지역성 및 자원의 다각적 활용 방안 모색, 섬의 자연환경과 보전 가치적 의미 부각과 미래 지향적 의미 도출 등을 제시했다. ━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전시…서해안 랜드마크 전시는 섬의 생태와 문화를 담아내는 공간, 섬의 지리와 건축·문화 반영, 비전을 공유하는 국제 예술 교류 플랫폼 등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전시에는 전 세계 24개 나라에서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섬비엔날레 주전시장(섬문화에술플랫폼)은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 들어선다. 주전시장은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9886㎡ 부지에 연면적 3989㎡ 규모로 지어진다. 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문을 여는 주전시장에서는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주전시장 일대와 해안도로 등에는 조각과 설치작품을 전시, 관람객이 자연 속에서 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원산도 선촌항과 점촌마을 일대 빈집과 창고, 카페 등을 활용해 ‘장소 특정적 작품’도 전시한다. ━ 섬 빈집·창고·카페 활용해 작품 전시 섬비에날레 기간 원산도와 고대도에서는 사운드·퍼포먼스 아트 전시, 세미나 및 작가와 대화 등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아트투어와 아트캠핑 등 부대행사도 마련한다. 고대도 일원 항구화 해안도로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조각과 설치작품도 전시한다. 2027년 열리는 제1회 섬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2곳의 섬에서 열리지만 2029년에는 3개 섬, 2013년에는 4개 섬, 2033년에는 원산도와 고대도·삽시도·장고도·효자도 등 5개 섬으로 확대된다. 조직위원회 고효열 사무총장은 “비엔날레 개최 시기에 맞춰 2~3개의 글로벌 작품을 새롭게 설치하고 세계인이 찾는 섬으로 조성하겠다”며 “비엔날레를 계기로 충남 서해안의 해양 관광이 한 단계 성장하고 세계 속의 힐링도시 보령의 입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지난해 2월 섬비엔날레 브랜드 이미지(BI)를 확정했다. BI는 도민평가단과 전문가·공무원 등 1029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결정했다. 한글 ‘섬’을 형상화해 비엔날레 정체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신진호([email protected])

2025.11.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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