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마운자로’ 때문에 최근 공항 세관이 고역을 치르고 있다. 국내 처방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약을 구하기 위해 해외 직구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정부가 개인의 마운자로 국내 반입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미 직구로 주문했던 물량이 공항 세관에 대량 유치되자 이를 직접 되찾아 오려는 ‘직구족’들이 공항 세관으로 몰려갔다. 19일 세관 당국 등에 따르면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본부세관 국제우편통관센터에는 최근 마운자로를 직구한 소비자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지난달 정부가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신종 비만 치료 관련 약물의 ‘오남용 우려 의약품’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직구 통로가 완전히 막히기 전 해외 업체를 통해 마운자로를 주문한 사람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세관에 적발된 마운자로를 직접 수령하려는 사람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 이달부터 마운자로 반입 제한 강화 그동안 일부 소비자는 국내 공식 처방보다 가격이 저렴한 인도 등에서 1인당 통상 수십만 원어치의 마운자로를 직구해 들여왔다. 국내에서 10㎎ 용량의 마운자로는 1팩에 50만원대 중·후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인도 직구를 통하면 약 40만원대 초반에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인의 무분별한 마운자로 반입과 오남용을 우려해 해당 치료제를 ‘유해 통보’ 품목으로 지정했다. 유해 통보 의약품은 세관이 국내 반입을 제한한다. 특히 이달 초 마운자로를 부당하게 반입하다 적발된 사례가 급증하자, 세관은 지난 11일을 기준 삼아 그 전까지 주문한 물량까지만 ‘처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 소견서를 지참한 사람에 한해 물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주문한 마운자로는 직접 찾아와도 받아갈 수 없다는 것이 세관 측 설명이다. 주문한 마운자로가 세관에 대거 유치되면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발 석방해(통관시켜) 달라”는 게시물과 “소견서 들고 방문해서 수령했는데, 포장재 없이 보냈더라” 등의 수령 후기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세관 관계자는 “마운자로 반입 시도가 큰 폭으로 늘어 전보다 더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값싼 ‘인도자로’ ‘일본자로’ 찾은 소비자 인도에서 약을 주문하는 이른바 ‘인도자로’뿐 아니라 일본에 직접 가서 직접 약을 처방받아 구입하는 ‘일본자로’ 구입사례도 빈번했다. 일부 마운자로 이용자 사이에선 도쿄·후쿠오카 등에 있는 클리닉에서 몸무게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을 처방해 준다는 정보가 공유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 또한 제한된 상태다. 국내 소비자들이 이처럼 해외 업체를 통해 마운자로를 구하려는 이유는 한국보다 확연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위고비 등 약품에 일부 보험 보장이 제공되면서 비급여 약품인 마운자로 가격도 낮게 형성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약사들이 약값 인하 합의를 체결하면서 비만 치료제 가격이 하락했다. 마운자로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국내 마운자로에 ‘김치 프리미엄(가격이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현상)’이 붙었다”고 불만을 표하는 중이다. 그러나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에서 직구하는 의약품은 제조·보관·유통 등이 적절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품질도 검증되지 않았고, 사용 중 피해가 발생해도 회수나 보상 등 법적인 보호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의약품을 허가사항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임성빈([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 전국 휴게소 121곳 돌며 '로드 마케팅' 지난 14일 오전 강원 동해시 망상동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 패딩 차림의 3명이 휴게소 입구 유리 벽면에 ‘세계 최고의 겨울 축제 화천산천어축제’라고 적힌 포스터를 붙이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포스터를 유심히 보던 30대 여성은 “벌써 겨울 축제 준비가 시작됐냐. 올해는 산천어축제에 꼭 가보고 싶다”며 리플릿을 받아 갔다. 옆에 있던 관광버스 운전기사도 “산천어축제 홍보하러 올해도 왔네요. 저도 하나 주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이날 휴게소에 포스터를 붙이고 리플릿을 건넨 건 화천군 관광정책과 오지원(39) 주무관이다. 이들은 지난 13일과 14일 동해안고속도로 등 14개 휴게소를 직접 찾아가 홍보활동을 펼쳤다. 오 주무관은 “올해 처음으로 고속도로 홍보 마케팅에 참여했는데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이 산천어축제에 관심을 가져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겨울 축제인 ‘2026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내년 1월 10~2월 1일)’ 개막을 앞두고 화천군 공무원들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7일에 걸쳐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1곳을 돌며 ‘로드 마케팅’을 벌였다. ━ 리플릿 2만 4200장 배부 공무원과 축제 관계자 등 총 19명이 나눠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 양방향에서 기흥·안성·천안·김천·칠곡·경주·통도사 등 35곳의 휴게소를 방문했다. 중앙고속도로에서는 춘천·원주·단양·안동·군위 등 14개 휴게소를 방문했고, 서해안 고속도로에서는 화성·서산·대천·홍성·군산 등 휴게소 20곳, 호남고속도로에서는 여산·정읍·곡성·순천 등 13곳의 휴게소를 찾았다. 이어 호남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도 찾아 빠짐없이 화천산천어축제 홍보활동을 펼쳤다. 총 이동 거리만 5000㎞가 넘는다. 유영애(42) 관광정책과 관광홍보담당은 “121곳 휴게소에 포스터 2장씩 총 242부를 붙였고, 리플릿 2만4200장을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 산천어축제 지난해 186만명 찾아 2003년 시작한 화천 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대표 겨울 축제다. 지난 2월 2일에 폐막한 산천어축제는 역대 가장 많은 186만명 찾았다. 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축제장을 찾아 1000억원에 달하는 직접 경제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 대상 유치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축제가 개막하는 내년 1월 10일까지 준비에 최선을 다해 산천어축제를 기다려 주시는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겨울 축제로 유명한 평창군도 본격적으로 ‘평창 송어 축제(내년 1월 예정)’ 홍보에 나섰다.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평창 고랭지 김장 축제 현장에 평창 송어 축제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관광객 유치 활동을 펼쳤다. 강원관광재단도 ‘2025 강원 방문의 해’를 맞아 평창군을 11월 이달의 여행지로 선정하며 힘을 보탰다. 강원관광재단 최성현 대표이사는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를 맞이해서 평창이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극적으로 콘텐트를 확대하고 홍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진호([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결정하는 핵심 지휘라인에 있던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검사장, 사법연수원 30기)이 19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지난 8일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지 11일 만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주요 보직을 맡았던 간부들도 다시 전면 배치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검찰의 집단 반발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기강잡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는 물러난 노만석(29기)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뿐 아니라 박 검사장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지난 6일 대검 반부패1과장으로부터 대장동 사건 항소 제기 의견을 보고받은 박 검사장은 항소 시한 만료일인 7일 오후 7시30분쯤 재검토를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53분쯤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공판팀에 항소 불허를 통보했고, 결국 항소를 포기하게 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검장 18명이 노 전 대행에게 경위 설명을 요청하는 입장문을 내는 등 검찰 내부에서 비판이 쇄도했다. 대검 부장단은 노 전 대행을 찾아 사퇴를 촉구했는데, 이때 박 검사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일부 시민단체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함께 박 검사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로 박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공소 유지 업무를 지휘하게 됐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가 박 검사장 인사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과 그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 반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검사장은 “대장동 사건뿐 아니라 성남FC 사건 등에서도 ‘항소 포기’ 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건 처리를 하겠다는 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검사장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발탁됐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한직인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났었다. ━ 문재인 정부 때 요직 인사들 다시 전면 배치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고검장ㆍ검사장) 인사에서 공석이 된 대검 반부패부장 자리엔 주민철(32기) 서울중앙지검 중경2단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주 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를 담당하는 등 부각됐지만 윤석열 정부 때 부산고검 검사로 인사조치되는 등 주요 보직에서 밀렸다. 수원고검장 자리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채널A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이정현(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앉게 됐다.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급)에는 정용환(3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정 신임 차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수사 중 수원지검 내에서 ‘연어ㆍ술 파티’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휘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를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이 연어와 술을 먹여 이 전 부지사를 회유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의혹들을 수사하다가 윤 정부 들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송강(29기) 광주고검장의 사의로 공석이 된 자리엔 고경순(28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가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때 특별한 잘못 없이 정권 교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입으셨던 분들이 이번 인사에서 자연스럽게 이동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 야권 "국민과 싸우자는 것" 야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국민과 싸우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원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항소 포기 사태 핵심 인물인 박철우 반부패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 건 이재명 대통령의 신상필벌이 뭔지 자명하게 보여준다”며 “구자현·박철우 등 정치 검사로 대장동 항소 포기를 암장하겠다는 노골적 선언”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항소 포기 주범 중 한 명인 박철우 부장을 중앙지검장, 항소 포기 정당화하는 관제데모한 정용환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며 “대장동 일당 편들고 국민과 싸우자는 이재명 정권, 오래 못 간다”고 적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와 별개로 집단행동에 나선 지검장들에 대한 평검사로의 강등 등 추가 인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연판장(공동명의 입장문)을 실제 누가 썼는지, 누구를 통해 전달받았는지 등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몇 명을 조사할지 등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 입장문에 참여한 몇몇 검사장은 징계가 있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보름([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연 265일이냐, 290일이냐.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의 키를 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논의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의사 근무 일수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근무 일수 설정에 따라 필요한 의사 수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의료계와 전문가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19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추계위는 오는 24일 8차 회의에서 의료 수요량에 따른 필요 의사 수 산정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계위는 8월 중순부터 2주 간격으로 회의를 이어왔다. 8차 회의부터 적정 의사 인력 추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이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돌아간 가운데, 27학년도 정원은 추계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해진다. 공급자·수요자 단체, 학회·연구기관 등 위원 15명이 참여한 추계위가 심의 결과를 내놓으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의대 정원을 결정한다. 추계위 관계자는 "보정심 상정과 국회 보고 등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는 추계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마감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앞선 회의에서 튀어나온 주요 쟁점은 '의사 생산성'이다. 의사 1인당 연간 평균 근무 일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필요 의사 수가 크게 출렁인다. 향후 회의에서 계속 다뤄질 이슈이기도 하다. 실제로 근무 일수가 길수록 필요한 인력은 줄어드는 구조다. 지난 3월 나온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의사 연간 근무일이 265일(365일 중 공휴일·주말 등 제외)에서 275일로 10일만 증가해도 필요 의사 수는 약 7% 감소한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2000명 증원'을 발표할 당시 근거로 삼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연구 3건은 모두 연간 근무 일수(진료 가능 일수)를 265일로 가정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싱크탱크인 의료정책연구원은 289.5일을 제시했다. 일요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날에 진료한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연간 근무일을 265일 또는 290일로 잡을지를 두고 각계 의견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6차 회의가 대표적이다. 정형선 위원(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은 "290일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원수 전체가 토요일까지 '풀근무'한다는 얘기"라며 "260일도 주 5일 근무보다 많다. 의사들이 혹사당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좋지만 그런 가정은 너무 무리"라고 밝혔다. 반면 문석균 위원(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의사들이 289.5일 일하는 이유가 있다. 저수가(낮은 의료서비스 대가)라 못 먹고 산다"며 "먹고 살기 위해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얘기할 거면 수가부터 OECD 평균으로 맞춰달라. 의사들이 충분히 수입이 들어오면 그렇게 일 안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변수가 남은 가운데, 8차 회의부터는 추계를 위한 핵심 지표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회의는 애초 10차까지 진행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이견 조율이 쉽지 않은 만큼 다음 달엔 매주 1회씩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역·필수 의료 공백 해소를 내세워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의사제'의 정원 결정도 추계위 몫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0년, 15년 뒤 전국·지역별 의료 수요와 공급의 차이를 정밀하게 계산해 보정심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연말 내 추계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쿵! 소리가 난 뒤 (배가) 크게 휘청거렸어요. 딸 아이는 깜짝 놀라 한동안 울기만 했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도착한 퀸제누비아 여객선 승객들은 육지를 밟은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16분쯤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된 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두 손에 짐 가방을 든 승객들은 사고 3시간여 만에 전원 구조됐다. 이날 사고 선박에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해경 경비정에서는 좌초 당시 충격으로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한 환자 2명이 들것에 누운 채 가장 먼저 육지로 옮겨졌다. 이들은 신원 확인 후 곧바로 119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에는 한 임산부가 굳은 표정으로 경비정에서 내렸다. 이날 사고로 고령자와 임산부 등 5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속속 목포에 도착한 승객들은 해경에 신원 확인과 부상 여부 등을 얘기한 뒤 선사 측이 마련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이날 해경 함정에서 어린 딸을 안고 내린 박모(43)씨는 “어른인 우리도 굉장히 놀랄 만한 충격이 느껴진 탓인지 아이가 한참동안을 울었다”며 “사고 후 ‘암초에 걸렸으니 빨리 조치하겠다’는 여객선 방송을 듣고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승객 이모(42·여)씨는 아이와 남편 손을 잡고 신원 확인을 마친 후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쿵! 하는 소리에 승객들 모두가 깜짝 놀랐다”며 “아이와 우리 부부는 다행히 누워있어서 큰 부상은 피했지만, (배가) 크게 흔들리는 바람에 넘어지는 어르신도 있었다”고 했다. 한 승객은 “좌초 당시 소리가 엄청 컸는데도 안내방송은 우왕좌왕하다 한참 뒤에야 나왔다”며 “그나마 안내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기달려달라’라고만 해 답답하고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직후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들은 문자 메시지나 SNS 등을 통해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 승객은 “배가 쿵~하고 충돌하면서 몸이 크게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사고 후 SNS에 올라온 동영상과 사진에는 여객선 내 편의점의 판매대가 넘어져 상품들이 쏟아진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또 다른 승객은 “좌초로 인해 선박 운항이 중단됐고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다친 사람은 안내실로 이동하라는 안내방송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선박은 승객과 승무원 등 267명과 차량 118대를 태우고 이날 오후 4시40분쯤 제주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중 사고가 났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임산부, 노약자, 부상자 등 우선순위에 따라 5차례로 나눠 해경 함정으로 옮겨 태워 오후 11시27분쯤 승객 전원을 구조했다. 사고 후 승객들은 불안에 떨면서도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해경 구조정으로 옮겨타기 위해 여객선 후미 부분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구조를 기다렸다. 해경은 여객선이 항로를 이탈해 무인도 방향으로 항해하다 좌초한 것으로 보고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재 사고 선박은 선수 쪽이 기울어진 상태로, 선장과 승무원 등 21명은 예인 작업 등을 위해 선내에 잔류하고 있다. 해경은 구조 작업이 완료된 만큼 사고 현장에서 선박 침수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여객선에서 엔진 등에 문제가 발생해 항로를 벗어난 것인지, 운항 과실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 2세션: AI와 한국 경제 기회 ‘AI와 한국 경제의 기회’를 주제로 열린 ‘2025 중앙포럼’ 오후 세션에서 국내 첨단산업 전문가들은 AI발(發) 혁신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짚었다. 주시현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당장의 기술 개발뿐 아니라 로봇을 바탕으로 한 피지컬AI(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한 AI)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하려면 유용성과 적합한 가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쓸 만하고 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최낙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AI·항전연구센터장(전무)은 방위산업(방산) 분야에서 AI 현주소를 소개했다. 그는 “전쟁은 병력이나 무기보다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장은 사람이 직접 조종하기보다 판단과 결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사업개발·전략 총괄 상무는 “국가 핵심 산업과 AI를 결합하는 ‘소버린(주권) AI 2.0’을 발전시킬 때”라고 진단했다. ‘소버린 AI 1.0’이 자국 언어와 문화 중심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다면, 2.0은 제조·방산·의료 등 국내 주력 산업에 독자적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실전’ 단계다. 반도체 산업전략 전문가인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AI 시대에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GDP(국내총생산)가 아닌 GDI(Intelligence·지능)”라며 “앞으로 국력은 컴퓨팅 파워와 에너지 두 가지 축에 좌우될 것이며 미·중 패권 경쟁의 향방도 이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5~10년 내에 중국의 GDI가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권 교수는 “AI 반도체 산업의 흐름이 ‘스케일(규모)’에서 ‘효율’로,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중국 등 후발주자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기환.박영우.강광우.이가람([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 1세션: 한국 외교의 좌표는 19일 2025 중앙포럼 ‘격변의 시대, 한국 외교의 좌표는’ 세션에서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한반도 안보 정세를 논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으로 자유주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하며 “글로벌 루트의 항상성(恒常性)을 보장하지 않으면 국가 이익과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는 한국으로서 한·미·일 협력은 매우 신뢰할 만한 수단으로, 실질적 협조체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 협력 담보를 위해 “안보·경제·문화 등에서 멀티 트랙(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설정해야 할 목표는 전쟁의 개연성을 급격히 낮출 수 있는 관리 체제, 즉 ‘차가운 평화’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핵화 목표 달성은 더 어려워지고, 북·중·러 연대 강화로 북한의 협상력은 더 높아진 점 등을 지적하며 “이런 구조적 현실 때문에 목표는 ‘따뜻한 평화’가 아니라 차가운 평화가 돼야 하며,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한·미가 강한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주(정치학 박사)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구도 변화 등 큰 흐름 속의 한 지류”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 육군 감축을 근거로 “주한미군도 줄일 수 있는데, 대신 능력은 강화하는 방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 확대 등과 관련,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 수위 등 우리의 한계를 능동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자체적 임계점’ 설정을 주문했다.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반중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는 한·미 관계가 안정돼야 한·중 관계를 개선할 수 있으며, 이런 메시지를 중국 측에 계속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가 경색된 국면이 지속되면 안보와 경제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게 없다”며 “양자관계가 국제 분쟁에 연루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교.이유정.박현주.심석용([email protected])
2025.11.19. 13:00
사고 선박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해경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목포해경]
2025.11.19. 9:03
앞으로 일하는 고령층의 국민연금(노령연금)이 지금보다 덜 깎일 것으로 보인다. 수급자 연금을 감액하는 소득 기준선을 200만원 높이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19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2소위를 통과했다. 소득 활동과 연계한 국민연금 감액 1~5구간 중 1·2구간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소득공제 적용 기준)이 연금 전체 가입자의 직전 3년간 평균소득월액(A값·올해 309만원)을 넘기면 5개 구간별로 연금액이 줄어든다. 소득이 많으면 연금을 최대 절반을 깎는다. 1구간(월 309만원 초과~409만원 미만)은 최대 5만원, 2구간(409만원 초과~509만원 미만)은 15만원까지 감액한다. 하지만 1·2구간을 폐지하면 돈을 번다고 연금을 깎는 기준선이 기존보다 200만원 높아진다. 올해 기준 일하는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이 월 509만원 미만이면 연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1구간 감액 대상자는 6만7000명, 2구간은 3만1000명이다. 둘을 합치면 전체 감액 대상자(15만1000명)의 약 65%에 달한다. 1구간은 월평균 2만2000원, 2구간은 9만3000원 깎였는데, 불이익이 없어지면 이만큼 연금액이 늘어난다. 이런 제도 개선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고령자의 근로 유인을 높이고, 이자·배당 등 기타소득이 있는 수급자와의 불공평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올해 1월 이후 발생한 소득부터 개정된 규정이 적용된다. 복지부는 1·2구간 폐지 시 내년 기준 717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들 것으로 추산한다. 정종훈([email protected])
2025.11.19. 9:03
부모와 처자식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받았다. 19일 수원고법 형사2-1부(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모씨의 존속살해 및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에서 검찰은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사업 실패로 경제 부담을 안겨주기 싫다는 이유로 가족들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 그 사안이 매우 중하고 죄질 불량하다"며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사의 구형 이후 재판장은 재판 내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피고인에게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재판을 간단히 받아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며 선고 전까지 솔직한 심정을 밝혀 달라고 했다. 재판장은 "이번 사건은 유례없는 비통한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자기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치고 있어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반성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인 다 큰 성인 자녀를 포함해 피고인을 낳아주고 평생을 기른 부모와 배우자를 살해한 것이 '너무나 비극적'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을) 동정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실상 우리나라가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법관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되는 어려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가 이씨에게 "범행을 후회하느냐"고 묻자, 그는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한숨을 쉬며 "한마디만 한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매일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 같은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을 내려 달라.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 평생 뉘우치고 회개하며 살겠다"고 최후 진술한 바 있다. 이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1심 재판에서도 최후진술 이외에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고, 1심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검찰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절차가 진행됐다. 이씨는 지난 4월 14일 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자기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이들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긴 뒤, 이튿날인 15일 새벽 승용차를 이용해 사업차 머무는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오피스텔로 달아났다. 이후 같은 날 오전 경찰에 붙잡혔다. 주택건설업체 대표였던 이씨는 광주광역시 일대 민간아파트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수십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1.19. 8:57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이사장 홍석조)이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제10회 홍진기법률연구상 시상식을 열고, 논문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의 체계적 이해’를 쓴 서울대 김웅재 박사에게 대상을 수여했다. 우수상은 ‘회사분할제도의 개선에 관한 연구: 현물출자설을 고려한 분할법제의 개편’을 저술한 서울대 임재혁 박사에게 돌아갔다. 홍진기법률연구재단은 해방 후 한국 법질서 수립에 기여하고 법조인 양성에 헌신한 유민(維民) 홍진기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법학발전에 기여한 연구논문 및 저서에 ‘홍진기법률연구상’을 시상하고 있다. 국제기구 법률인턴 및 국제강좌 참가 등도 지원해 왔다. 홍석조 이사장은 “앞으로도 젊은 연구자들을 적극 지원해 법학 생태계가 풍성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2025.11.19. 8:40
파킨슨병 아버지를 3년간 간호·간병하며 유방암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 한 이지원(23)씨, 간암으로 생명이 꺼져가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60%를 떼어준 김재우(24)씨가 가천효행상 대상을 받게 됐다. 가천문화재단은 19일 이씨와 김씨 등 총 18명을 가천효행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사라져가는 ‘효(孝)’ 문화를 보전하려는 취지로 1999년 제정됐다. 올해까지 총 27회 348명의 효녀·효자를 발굴했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인천 ‘가천재’에서 열린다. 남수현([email protected])
2025.11.19. 8:36
독감이 유행이라는 얘기를 듣고 난 뒤라 그런지 주위에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유난히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지인들과의 단체 메시지 창에는 “감기 조심하세요” 등과 같은 문구가 자주 올라온다. 감기가 든 이에게는 안부 인사로 “감기 얼른 낳으세요”라는 글을 종종 건네기도 한다. 이 같은 문구를 볼 때마다 ‘감기’를 ‘낳으면’ 어떻게 될까, 기괴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곤 한다. 우리말은 받침으로 쓸 수 있는 글자가 많아 사실 표기할 때 헷갈리는 낱말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처음 한글을 배우며 받아쓰기를 할 때 기상천외한 글자들을 보여주곤 한다. 그런데 ‘감기 얼른 낳으세요’라는 표현 역시 기상천외하긴 마찬가지다. ‘낳다’가 ‘배 속의 아이, 새끼, 알을 몸 밖으로 내놓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감기 얼른 낳으세요’라는 말은 ‘감기 얼른 출산하세요’라는 뜻이다. 감기를 출산하다니!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닌가. ‘병이나 상처 등이 고쳐져 원래 상태로 돌아가다’는 의미를 지닌 낱말은 ‘낳다’가 아닌 ‘낫다’이다. ‘낫다’의 어간 ‘낫-’에 어미 ‘-으세요’가 붙을 때는 ‘ㅅ’이 탈락해 ‘나으세요’가 된다. 간혹 ‘낫으세요’라고 쓰는 이도 있으나 이 역시 바른 표현이 아니다. 감기를 낳아 감기의 어머니가 되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제 ‘감기 낳으세요’라는 표현은 더 이상 쓰지 말자. ‘감기 나으세요’라고 적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김현정
2025.11.19. 8:01
유명 연예기획사 임원이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하고 길가에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0대 연예기획사 임원 A씨를 준강제추행·과실치상 등 혐의로 19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강남구 한 도로에서 만취한 여성을 차에 태워 성추행하고 길가에 방치한 채 떠나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방치된 지 1시간 30분 만에 행인 신고로 발견된 여성은 뇌출혈과 두개골 골절, 시신경 손상 판정을 받았고 결국 왼쪽 눈 시력을 잃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모두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1.19. 7:57
텍사스가 모터사이클 운전자에게 가장 위험한 주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차지했다. 텍사스 운전자들이 도로 규칙을 지켜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긴 것이다. 개인 상해 전문 로펌 ‘니코렛 로(Nicolet Law)’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서 텍사스는 모터사이클 운전자 위험 점수 100점 만점에 99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2위는 루이지애나로 77점을 기록했다. 3~10위는 사우스 캐롤라이나(75점), 아칸사(72점), 미조리(71점), 테네시(64점), 플로리다(60점), 미시시피(55점), 네바다(54점), 애리조나(53점)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모터사이클 10만대당 치명적 사고 건수, 사고에 연루된 운전자 대비 사망자수, 연평균 강수량, 도로 상태, 음주·약물 운전 비율, 과속 관련 교통 사망자수 등을 종합해 점수를 산정했다. 조사 결과에서 가장 심각한 대목은 텍사스가 모터사이클 10만대당 평균 운전자 사망자수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이다. 그 수치는 133명에 달했다. 또한 치명적 사고에 연루된 모터사이클 운전자수(10만대당 148명), 과속으로 인한 사망자수(10만대당 60명)에서도 모두 1위에 올랐다. 텍사스주 교통국에 따르면 지난해 텍사스 도로에서 모터사이클 운전자 58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2023년 599명에서 다소 줄어든 수치다. 조사 보고서는 “최근 모터사이클 구매 급증과 상승한 유가로 인해 더 많은 텍사스 주민들이 모터사이클을 주요 교통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여기에 광대한 고속도로망과 높은 제한 속도가 더해지면서 안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는 등록된 모터사이클 수가 가장 많은 주는 아니다. 연방정부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가 등록대수 1위이며, 텍사스는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주’ 상위권은 남부 주들이 주도했다. 니코렛 로의 러셀 니코렛 대표는 “모터사이클 안전에 대한 논의는 종종 단순히 사고 건수에서 멈춘다. 그러나 문제는 그보다 훨씬 깊다”고 말했다. 그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자유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도로 설계, 운전자 교육, 지역사회의 공동 책임 준비 등에서 존재하는 공백을 드러낸다”며 “안전을 개인 운전자의 부담이 아니라 문화적·사회 기반 시설의 공동 과제로 인식하지 않는 한, 모터사이클 운전자들은 계속해서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손혜성 기자〉모터사이클 운전자 모터사이클 운전자수 텍사스 운전자들 모터사이클 10만대당
2025.11.19. 7:09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 오빠 김진우씨의 구속영장이 19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이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등손실)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주된 혐의의 경우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거나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 의혹들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지난 14일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모친 최은순씨와 시행사 ESI&D를 차례로 경영하며 2011∼2016년 경기도 양평군 공흥지구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해 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공사비를 부풀리고 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허위 서류를 꾸며 개발부담금을 축소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가 인사나 이권 청탁을 대가로 받았다고 의심되는 고가 장신구 등 물품을 일가 자택에 숨겨둔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최씨에 대해선 김씨와 모자 관계인 점과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기로 했다. 김씨와 최씨는 앞서 지난 4일과 11일에 함께 소환돼 각각 12시간가량 조사받았다. 이들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정([email protected])
2025.11.19. 6:51
추석 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당시 화장실 변기가 막힌 사건 관련해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인천국제공항경찰단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7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로 민주노총 조합원 A씨 등 3명을 고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A씨 등이 지난 10월 추석 연휴 기간에 인천공항 노동자들이 파업했을 당시 고의로 휴지를 똘똘 말아 인천공항 화장실 변기를 막히게 한 것으로 보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입건자 수는 수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 화장실 변기를 막히게 하고, 오물을 투척하는 것은 명백한 업무 방해로 법적 책임을 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화장실 변기를 막히게 한 것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추석 연휴 기간 파업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1.19. 6:47
앞을 못 보는 손자에게 희망이 되고 싶어 하던 5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4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노승춘(55)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고인은 아들의 생일을 하루 앞둔 8월 10일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고인이 장기기증의 뜻을 주변에 밝혀왔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이 좋은 일을 하면 선천적인 시각 장애를 가진 손자가 언젠가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경기 파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했으며, 언제나 가족들을 먼저 챙기는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자영업과 공장 건설 업무 등 다양한 일들을 했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사고가 있던 날까지도 성실히 일하며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고인의 아내 윤정임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가족 생각만 하던 당신에게 고맙고, 너무나 많이 사랑한다"며 "당신이 지키고 싶어 했던 우리 가족 이제 제가 지켜줄 테니, 맘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2025.11.19. 6:35
19일 오후 8시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선박은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이날 오후 4시40분쯤 제주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으로 접근하던 중 무인도인 족도 암초 위에 올라선 뒤 엔진이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좌초 당시 충격으로 임산부와 고령자 등 5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오후 11시40분 현재 해경에 의해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구조됐다. 현재 배는 선수 쪽이 왼쪽으로 15도 이상 기울어진 상태지만, 선박 안으로 물이 차거나, 화재 등의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여객선이 항로를 이탈해 무인도 방향으로 항해하다 좌초한 것으로 보고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인명 구조가 우선이라 정확한 원인은 차후에 조사할 예정”이라면서도 “(여객선이 통상 운행하는) 항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해경 관계자는 “여객선에서 엔진 등에 문제가 발생해 항로를 벗어난 것인지, 운항 과실인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사고 직후 “여객선 선수가 섬에 올라탔다”는 승객의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경비함정 17척과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등을 급파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승객들은 현장에 도착한 해경 함정 2대와 연안 구조정 1대 등에 나눠타고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이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신고가 접수된 오후 8시16분은 바닷물 수위가 가장 낮은 간조시간으로 여객선이 암초를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만조가 되는 20일 오전 1시쯤 사고 여객선을 이동시킬 수 있을 지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경은 승객을 모두 구조한 뒤 선장과 선원 등 여객선 이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현장에 남길 방침이다. 이날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들은 문자 메시지나 SNS 등을 통해 지인과 가족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승객은 “배가 쿵~하고 충돌하면서 몸이 크게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에 올라온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여객선 매점으로 보이는 내부는 판매대가 넘어졌고, 진열된 상품도 대부분이 쏟아진 상태였다. 또 다른 승객은 “좌초로 인해 선박 운항이 중단됐고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친 사람은 안내실로 이동하라는 안내방송이 있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승객이 육지에 도착하는 대로 가까운 병원이나 호텔 등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해경은 구조가 완료되면 선박 파공 및 침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사고 선박의 운항 재개 및 선체 안전 점검 여부 등은 향후 해경의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가 난 ‘퀸제누비아2호’는 과거 인천~제주 항로를 오가던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씨월드고속훼리가 인수한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됐으나 운항 중단이 반복되면서 선사 측이 면허를 반납했다. 퀸제누비아2호의 최대 여객 정원은 1010명, 적재용량은 3552t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할 것을 관계당국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해양경찰청과 관계기관은 가용 가능한 모든 선박과 장비를 즉시 투입해 승객 전원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현장지휘체계를 즉시 가동하고, 사고 해역에 기상·해상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며 “모든 관계기관은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라”고 말했다. 또 관련 지자체에는 “인근 항포구에 임시 대피 및 의료지원체제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구조된 승객의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관계 당국에서 가용한 모든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긴급히 구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발 큰일 없이 모두 무사하길 바란다. 기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경호.황희규.신진호([email protected])
2025.11.19. 5:54
방송인 이경실씨가 자신이 판매하는 달걀을 두고 고가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19일 직접 해명했다. 앞서 이씨가 운영 중인 달걀 브랜드 '우아란'은 '난각 번호 4번'의 달걀을 30구 기준 1만5000원에 판매해 난각 번호 1·2번을 사용하는 달걀 수준의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난각 번호 4번은 가장 좁은 사육 환경(마리당 0.05㎡)에서 사육된 닭에서 나온 달걀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이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반적으로 4번 달걀 30구에 1만5000원인 것은 비싼 것이 맞지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어떠한 달걀보다 월등히 품질이 좋다"면서 "난각에 표기된 1, 2, 3, 4번은 사육환경이며 달걀의 품질 등급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아란은 판매가격 기준은 난각 번호가 아닌 HU(호우유니트)라는 품질 단위"라며 "우아란은 어떤 난각 번호와 경쟁해도 좋을 만큼 높은 품질을 가진 달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아란의HU는 매주 측정한다"며 "금일 기준 105.9HU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1등급란 기준 72HU보다 무려 47% 신선하며 품질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면서 달걀 신선도 다중테스트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씨는 "우아란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사육환경이 아닌 원료와 사육방식의 차이"라며 "강황, 동충하초 등 고가 원료를 급여하고 있고, 농장의 위생관리, 질병 관리 등을 통해 달걀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각 번호 1, 2번 달걀만 좋은 것이고 4번이라서 무조건 저품질이 아니라 4번 사육환경이라도 품질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는 것이 제대로 설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양질의 달걀을 만든다는 자부심에 소비자의 마음마저 헤아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품질 하나만큼은 첫 마음 그대로 지켜내겠다"고 했다. 한편 해당 논란으로 우아란의 공식 판매 사이트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현예슬([email protected])
2025.11.19.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