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결심 공판을 앞두고 사형 구형보다는 무기징역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란 우두머리에게 내려져야 할 것(구형·선고)은 집행 가능한 극형"이라며 "그 집행 가능한 극형은 우리 법제상으로는 사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이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한국에서 사형은 법적으론 있지만 27년간 미집행이다. 따라서 사형 선고를 해도 무기형과 실질 효과는 같다"며 "1심에서 사형 구형, 선고돼도 항소심을 거쳐 가면서 결국 윤석열은 최종적으로 무기형으로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두환이 무기형으로 종결된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1996년 내란수괴죄 혐의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전두환은 항소심에서 감형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한 교수는 "사형은 집행되지 않지만, 상징적 효과는 엄청 높다. 이 세상에서 살 가치 없는 인간임을 확정하는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며 "사형수는 추종자들을 결집하고, 순교자 효과가 생긴다"며 사회적 부작용도 우려했다.
그는 "테러리스트, 정치범은 사형선고, 집행당할 때 만대에 그 효과가 각인된다. 나쁜 짓을 했어도 사형은 죗값을 다 치른 것으로 되어 비난 효과는 줄어들고 대신 인상 효과가 워낙 크기에 생전의 나쁜 짓을 가리는 효과가 있다"며 "영화 만들 소재도 딱"이라고도 했다.
한 교수는 또 "사형 구형·선고 때 윤석열이 공포나 두려움에 질릴 이유도 없다. 어차피 집행당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뻔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사형을 훈장으로 크게 선전하면서, 지지자들을 결집할 용도로 쓸 수 있다. 영치금이나 슈퍼챗도 훨씬 많이 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내에 걸린 플래카드에서 '하나님은 윤석열을 부활, 복직하게 해주소서'라고 돼 있더라"며 "부활하려면 먼저 죽어야 하는데, 윤석열에 사형(을 구형·선고)하면, 부활 기도의 명분도 만들어준다"고 했다.
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에게) 순교자 아우라가 나는 가시관을 그에게 씌워줄 필요는 없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한 교수는 "구형이나, 판결에서, 사형이든 무기징역이든 일희일비하거나, 분노 경악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법정-실질 최종형이 무기징역 미만으로 내려갈 때는 분노 경악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