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 ‘VOICE 프로젝트’ KOICA와 네팔 장애인 지원사업 펼쳐 직업훈련·취업까지 경제활동 도와 9년간 399명 지원, 평균 소득 78%↑
재봉 훈련생들이 사회참여 경험을 넓히기 위해 현장체험을 진행했다. [사진 밀알복지재단]
“장애가 누구의 꿈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네팔에 사는 사비타 타파(Sabita Thapa·25) 씨는 전기 결함이 있던 공공 고압 전선에서 심각한 감전사고를 당한 뒤 장애를 갖게 됐다. 이 사고로 양손을 절단하고 두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사고는 가족의 삶까지 뒤흔들었다. 막대한 치료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었고 사비타 씨는 한동안 우울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학업을 이어가며 작은 저축금으로 수제 클레이 주얼리와 공예품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책상을 작업대 삼아 제품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판매했다. 그러나 부족한 자본과 장비 탓에 생산량은 늘지 않았다.
전환점이 된 것은 VOICE(Vocational Opportunity for Inclusion to Community & Employment) 프로젝트였다. 사비타 씨는 기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계획서를 제출했고, 심사를 거쳐 비즈니스 성장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3D 프린터와 레진 몰드, 생산 도구 등 약 11만NPR(한화 약 100만원) 상당의 장비와 원자재를 지원받았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몰드를 직접 제작하게 되면서 생산비는 낮아지고 제품의 품질과 생산 효율은 높아졌다. 다른 사업자에게 몰드와 커터를 제작해 판매하는 새로운 소득원도 생겼다. 현재 월평균 소득은 3만5000~4만NPR(네팔루피, 한화 35~40만원)로 지원 전(약 5000NPR)보다 7~8배 증가했다.
VOICE 프로젝트는 밀알복지재단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시민사회 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함께 수행하는 장애인 직업재활 사업이다. 밀알복지재단은 현지 파트너 기관인 네팔 척수장애인협회(SISN)와 협력해 2018년부터 네팔 카브레 지역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업은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VOICE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사비타 타파 씨가 직접 제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밀알복지재단]
사업 1단계인 2018~2020년엔 장애인이 직업기술을 익히고 경제활동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또 2021~2023년 이어진 2단계에는 훈련생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했다. 2024년부터 시작된 마지막 3단계에서는 미취업 장애인을 위한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 취업 후 고용유지 지원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이미 사업을 운영하는 장애인에게는 사비타 씨와 같은 비즈니스 성장 지원을 제공했다.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지방정부 등을 대상으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권리 및 옹호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VOICE 프로젝트의 성과는 개별 장애인의 취·창업 지원을 넘어 네팔 직업훈련 현장의 장애포괄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네팔 직업훈련청(CTEVT),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 의료·재활 및 건축 전문가들과 협력해 네팔 직업훈련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무형 장애포괄적 직업훈련지침을 수립했다. 지침에는 장애인 훈련생을 선발할 때 고려할 사항부터 직원의 태도, 장애에 대한 올바른 용어, 장애포괄적 시설의 규격과 기준 등이 담겼다.
지난 9년간 VOICE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은 장애인은 총 399명이다. 이 가운데 385명이 훈련을 수료했고 264명이 창업이나 소득 창출 활동을 시작했으며 80명이 취업에 연계됐다. 참여자들의 평균 소득은 지원 전 6285NPR(한화 약 6만원)에서 지원 후 1만1191NPR(한화 약 11만원)로 약 7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