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가 17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셰플러는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로 8타 차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진정한 ‘최고 승자’는 최종일 보기를 5개나 하며 4타를 잃은 임성재였다. 최종라운드에선 공동 2위에서 공동 5위로 밀렸으나 이번 대회 전체로 보면 페덱스컵 랭킹 53위로 시작해 순위를 40위까지 13계단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가장 큰 순위 상승폭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50위 밖에서 시작해 2차전(BMW 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임성재에게 이번 2차전 진출은 생존이 걸린 중대한 분수령이었다. 2028년부터 PGA 투어가 1·2부 트랙 체제로 개편될 예정이어서 많은 포인트가 걸린 내년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 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서는 상위 50명은 내년 메이저 대회를 제외한 모든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2차전 진출 실패가 어떤 고난으로 이어지는지는 김주형의 전례가 잘 보여준다. 김주형은 2024년 8월 플레이오프 1차전 최종 라운드 파5인 16번 홀에서 시도한 과감한 투온 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범했고, 그 여파로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페덱스컵 랭킹 51위로 밀려나며 2025년 시그니처 대회 전 경기 출전권을 잃었다. 올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우승으로 부활하기까지 '맨땅'에서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다.
김시우. Imagn Images=연합뉴스
임성재가 웃은 반면, 가장 뼈아픈 눈물을 흘린 선수는 키스 미첼이었다. 미첼은 페덱스컵 랭킹 49위에서 51위로 밀려나며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유일한 선수가 됐다.
마지막 홀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는 듯했으나 물가 경사지에 아슬아슬하게 멈춰 섰다. 오히려 그것이 불운이 됐다. 신발,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경사지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결국 물에 빠져 4온 보기로 홀아웃했다.
차라리 티샷이 물에 빠져 벌타를 받고 쳤다면 3온으로 파 세이브를 노려볼 수 있었기에 더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날 2타를 잃은 미첼은 합계 1언더파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를 기록, 2위 김시우(합계 9언더파)를 무려 8타 차로 제치고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출전 대회였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준우승 5회를 포함해 11차례 톱10에 오르고도 추가 승수를 쌓지 못했던 셰플러는 플레이오프 첫판에서 완벽한 독주극을 펼쳤다.
김주형. Imagn Images=연합뉴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공동 2위였던 임성재와 샘 번스가 초반 2타씩을 잃는 사이 5타 차로 달아나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파5인 3번 홀 그린사이드 벙커에서 친 볼이 그린 옆 스프링쿨러에 맞고 물에 빠지는 불운을 겪은 후 버디만 5개를 솎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 최종합계 9언더파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시즌 준우승이 3번, 톱 5위 이내가 6번, 톱 10은 11번째다. 페덱스컵 랭킹은 7위에서 4위로 올라갔다.
김주형은 1타를 잃어 합계 5언더파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페덱스랭킹은 26위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 선수 세 명은 여유있게 2차전에 진출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합계 8오버파 공동 66위에 그친 뒤 “내 경기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아주 멀리 있다”고 했다. 그러나 페덱스 랭킹 13위로 2차전에는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