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를 호령하는 박민지와 김수지가 신인이던 2017년 신인왕의 주인공은 국가대표 출신 장은수(28)였다. 당시 우승은 없었지만 톱10에 7차례 진입하는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상을 거머쥔 그였다. 하지만 첫 우승까지 9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장은수는 “신인왕을 받고 나니 욕심이 커졌고, 스윙을 고치면서 골프가 어려워졌다. 드림투어로 밀려났을 때는 정규투어 복귀에 대한 강박이 심했고, 2023년 시드를 잃었을 때는 은퇴까지 고민했다”며 “박정훈 코치님이 다시 믿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 장은수가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은 장은수는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 강채연과 문정민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앞선 186개 대회에서 준우승 3회, 톱10 21회를 기록하고 2부 투어에서 3시즌을 버틴 끝에 187번째 대회에서 거둔 감격적인 첫 승이다.
곶자왈 숲을 흔들던 바람이 약간 잦아들자 타수 경쟁이 뜨거워졌다. 문정민이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쳐 13언더파로 치고 나갔고, 김민주도 14~16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12언더파까지 올라왔다.
문정민. 사진 KLPGA
파 퍼트를 어렵게 욱여넣으며 12언더파로 버티던 장은수도 바람이 잦아들자 힘을 냈다. 14번 홀과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로 올라선 그에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장은수는 “훅바람이 심해 오른쪽을 겨냥했는데 공이 똑바로 날아가 벙커에 빠졌다”고 했다. 오르막 141m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은 토핑이 났다. 그러나 공은 다행히 벙커 턱과 개울을 넘어 그린에 안착했다. 장은수는 두 번의 퍼트로 홀을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강채연. 사진 KLPGA
“3라운드까지 잘 풀렸는데 마지막 날 경기가 잘 안 돼 힘들었다. 캐디가 계속 다독여줘서 마음을 비울 수 있었다. 마지막 홀 미스샷에는 운도 따랐다.”
챔피언 조에서 첫 승을 노린 강채연은 12번 홀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불운 속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2위(13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하루 동안 버디 8개를 몰아친 문정민도 강채연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김민주와 서어진은 12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