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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안규백…‘OOO 방지법’ 전성시대, 입법은 난항, 왜

중앙일보

2026.07.20 00:07 2026.07.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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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부터), 안규백 국방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임현동 기자ㆍ연합뉴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부터), 안규백 국방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임현동 기자ㆍ연합뉴스

‘노태악·안규백·정원오 방지법’

최근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겨냥한 ‘OOO 방지법’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여파가 절정이던 지난달 15일 박성민 의원은 ‘노태악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법관 임기 만료 등으로 현직 대법관 지위를 잃으면 선관위원장직도 함께 내려놓도록 하는 내용이다. 3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도 위원장직을 유지한 노태악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여권 인사의 리스크를 조준한 법안도 발의됐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국회 인사 청문 대상인 공직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하는 서류에 병적기록표를 의무적으로 포함토록 하는 ‘안규백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983년 11월 방위병으로 소집돼 복무 중 약 7개월간 군무를 이탈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이를 저격한 법안이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G타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수위원회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G타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 인수위원회

지선 기간 국민의힘 측이 당론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정원오·박찬대 방지법’도 발의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낙선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토론 회피 논란’과 박찬대 인천시장의 ‘독립유공자 22촌 논란’을 겨눈 것으로, 선거 기간 시·도지사 후보 법정 토론회를 최소 3회 이상 의무화하고, 후보 등록 시 구체적 촌수·관계를 명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내대표실에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야당이 특정인의 이름을 딴 방지법을 연이어 발의하는 건, 자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어 여론전을 펴려는 포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가 떠올랐을 때 논란에 휩싸인 주요 인사의 이름을 앞세우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기 쉽다“며 “사회적 문제가 떠올랐을 때 시의적절하게 제도적 허점을 바로잡자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9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취소 및 뉴라이트 성향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날 독립기념관은 ″김형석 신임 관장이 오는 15일 열리는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해 자체적으로 열어왔던 광복절 경축식 개최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천안시 주최로 독립기념관장 없이 경축식이 진행됐다. 뉴스1

2024년 9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 취소 및 뉴라이트 성향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날 독립기념관은 ″김형석 신임 관장이 오는 15일 열리는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해 자체적으로 열어왔던 광복절 경축식 개최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천안시 주최로 독립기념관장 없이 경축식이 진행됐다. 뉴스1

하지만 야당이 발의한 방지법은 국회 본회의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한다. 실제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여야가 발의한 각종 방지법들이 한때 이목을 끌었지만, 대부분 상임위에 계류됐다. 국민의힘 당론이었던 일명 ‘정청래 방지법’(증인을 향해 모욕적 언사를 한 상임위원장의 형사 처벌을 가능케 하는 내용)은 국회 운영위에서 계류 중이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이 상임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한 탓에 논의의 장에도 오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당론 발의한 ‘김형석 방지법’(독립기념관장 결격 사유에 ‘역사적 사실 왜곡·날조’ 명시)도 정무위에 상정만 된 채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용만 의원은 “당시 정무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윤한홍 의원)이라 민감한 법안이 발의되면 회의를 연기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쟁 틈바구니에서 의미 있는 법안조차 묻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여야는 ‘OOO 방지법’ 같은 자극적인 포장지를 걷어내고, 법안의 순기능에 집중해 제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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