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경찰공무원들에게 뇌물만 주면 필기 및 주행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1-2시간안에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비정부기구 인도네시아부패감시(ICW)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카르타에서 운전면허증 발급과 관련한 부패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지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운전면허증을 신규로 발급받은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중 43.4%가 브로커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2명중 1명꼴로 필기 및 주행 시험을 거치지 않고 운전면허증을 부정 발급받은 셈이다. 특히 20.6%는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경찰관과 직접 거래해 면허증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면허증 부정 발급이 심각한 것은 응시자들이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원서 접수에 필요한 행정절차가 워낙 까다로운데 반해 소액의 뇌물만 건네주면 쉽게 면허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 절차를 밟아 면허증을 발급받는데 필요한 비용이 5만2,500루피아인데 비해 15만루피아만 주면 브로커나 경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CWI는 운전면허 부정 근절을 위해 최근 조사한 보고서를 경찰청장에게 제출, 대대적인 단속을 촉구할 계획이나 부패 관행이 쉽게 개선될 것으로 그다지 낙관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 97년 자카르타 도심에 위치한 면허증 발급장소를 서부 지역으로 이전한데 이어 작년 초에는 군헌병까지 동원, 단속을 펴 브로커들이 한동안 잠잠했으나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 면허시험장 주변에는 400여명의 브로커들이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응시자를 대신해 원서를 접수시켜주고 경찰관들은 접수 순서에 관계없이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면허증을 발급해주고 있다고 CWI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