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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Kang의 이민일기]41-서울 쥐와 시골 쥐

Vancouver

2002.07.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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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미국에서는 '캐나다'하면 '이글루'같은 얼음집에 살면서 낚시를 해서 먹고 사는 줄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고한다.

한국사람들도 캐나다가 어떤지 샅샅이 아는 마당에 이웃사촌인 미국에서 아무리 그러랴하지만 실제로 토론토와 가까운 도시인 뉴욕에서 조차도 캐나다하면 내이티브 인디언과 같이 다 어울려서 그들과 같은 생활 방식으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캐나다로 이민간다는 것을 친척들에게 말 했더니 그 추운데 가서 어떻게 살려고 하냐면서 캘리포니아에 흩어져서 살고 있는 친척들은 그 쪽으로 오라고 난리였다.

미국에 잠시 살아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아무래도 캐나다가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 쪽으로 이주를 해왔다.
높은 세금제도와 벼락부자가 생길 수도 없는, 부동산으로 재미보기엔 애저녁에 틀린 경기상황하며 그야말로 돈과는 거리가 멀고 자연과 가까운 캐나다를 미국 쪽에서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미국이야말로 'melting pot'이라는 기치아래 온갖 민족이 모여서 들끓으며 그 에너지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 낸다.
그러나 캐나다는 'mosaic culture'라고 해서 각 이민족들을 존중해주어 복합문화의 장을 열어준다.

그래서인지 캐나다인들은 액티브한 면은 없지만 반사회주의 국가같으면서도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는 사회에 순응하면서 얌전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어쩌다 시애틀에 갈 일이 있어서 미국국경을 넘어 하이웨이 5번 도로를 달리다보면 모든 것이 시원시원하고 뭔가 풍성하고 활기찬 기분을 느끼게된다.
막상 시내에 들어가면 밴쿠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기가 활성화 되어 있음을 대번에 느낀다.

다양한 상품들과 행인들의 걸음걸이에서 드러나는 활발함...... 시애틀도 미국전역에서 보면 북쪽에 붙어 있는 작은 휴양도시에 불과할텐데 밴쿠버에서 볼 때는 그 곳만해도 크게 느껴진다.

일을 다 보고 밤늦게 밴쿠버로 들어오면 웬지 시골같고 불빛도 가끔씩 반짝이고 어두워서 더 적막하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한 구석에는 편안하면서 안도의 숨을 돌린적이 많았다.

이번 '캐나다 데이'만해도 이 곳은 아무 생각없이 조용했던 반면에 미국은 테러때문에 시끌시끌했다.
우리 같은 이민자들은 날이 갈수록 한국의 명절, 추석이나 구정도 별로 중요시 생각하지 않게 되고 이 곳 캐나다 국경일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별 관심이 없어지게 된다.

크리스마스야 연말도 되고 새해를 맞는 설레임도 있어서 다들 즐거워하며 동,서양 이민자 할 것 없이 흥분들이 된다.
그러나 일년의 제일 중간 토막에 들어 있는 7월 1일인 캐나다 데이에 대해선 우리 같은 동양 이민자들은 생소하기만 하다.
아무튼 캐나다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대로 불꽃놀이만 약간하고는 요란하지않게 지나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7월4일을 독립기념일로 지내면서 올해는 테러의 위험요소때문에 불안에 떨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LA공항에서 총기사고가 나서 경비를 강화하면서 난리법석을 떨었다.
큰 쇼핑 몰의 쓰레기통 옆에 비닐봉지만 놓여있어도 의심의 눈초리로 흘끔흘끔보면서 신고를 할까말까 망설이는 미국사람들에 비하면 캐나다사람들은 촌동네에 사는것같이 어리숙하고 화려한 것은 없지만 별 큰 걱정도,큰 욕심도 없이 뱃속 편하게 살아가면서 세상이 공평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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