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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에-광복절과 민족단합의 꿈

Chicago

2003.09.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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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저항과 일제의 패망으로 우리한민족이 다시 빛을 찾아 광복절을 기념해 온지 58년, 남북의 분열로 굴곡과 투쟁으로 점철된 지난 세월, 파여진 깊은 골을 메꾸려는 민족주의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스런 광복의 빛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에드워드 림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림 <칼럼니스트>

 광복 후 첫 3년간 강대국에 붙어 권력을 장악하려는 좌우익 세력의 치열한 대립은 김구, 김규식 등 통합을 주장하는 제 3세력의 중계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후 세계냉전체제의 시작과 함께 우리 민족도 좌우가 남북으로 갈려 50년간을 서울과 평양에서 두 개로 갈러진 광복절을 기념해 왔었다.

 김대중 정권의 대북 화해정책으로 민족의 통일이 한발 다가선 듯 하였으나 지도자들의 부도덕성, 사상적 분열과 불신은 지난 3년간은 서울의 광복절 행사를 다시 쪼개는 남남갈등의 불행한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특히 금년에는 평양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회’가, 남쪽의 독립기념관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주관하는 광복절 기념식이, 시청 앞 광장에서는 자유민주연합이라는 보수성 단체를 중심으로 ‘반핵 반김 국민대회’가, 종로에서는 한총련, 민노총, 여중생범대, 통일연대 등이 주관하는 ‘반전 평화 8.15 대행진’이 각기 열려 그야말로 민족을 4분5열(四分五裂)시켜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특히 부르짓는 구호나 나부끼는 색깔을 보느라면 광복 직후 3년간을 연상케 하여 더욱 우리를 두렵게 한다.
특히 평양대회에서는 해외와 정부기관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포함한 남측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홍성남 북한 총리가 연설하면서 내 놓은 ‘우리민족끼리’라는 구호는 종로를 붉은 색으로 물들여 놓은 ‘우리민족 끼리’라는 구호와 너무도 같아서 가슴이 철렁했다.
그것은 마치 1946년 1월3일 서울운동장에 모여 ‘三相決定絶代支持’를 외치며 좌익이 들고 나온 풀랭크-카드와 김구 등 우익인사들이 들고 행진했던 ‘信託統治絶代反對’라는 상반된 깃발을 연상하게 하였다.
그 당시에도 38이남의 남조선의 좌(左) 우익(右翼)세력이 모두 미영쏘중 4개국 신탁통치하에 두자는 미영쏘 3상회의 신탁통치결정을 극구 반대하다가 공산화된 북반부가 한밤사이에 찬탁으로 돌아서자 남조선의 좌익세력도 갑자기 찬탁을 외치며 우익과 정면충돌을 하여 피를 보는 투쟁이 일어났었다.

 최근 한총련, 전교조, 민주노총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지향 좌파(左派)단체들의 움직임은 대단히 수상해서 그들의 주장을 분석하고 토론하고 또 그들의 색깔에 대하여 논쟁을 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깊은 통찰과 치열한 논쟁을 거처서 우리 민족이 나가야 할 진로-색갈-를 선명하게 하는 것은 일부에서 비난하듯이 민족의 통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이 잘 살수 있는 통일을 앞당기는 첩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입맛이 씁슬하다고 좋은 게 좋다며 피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질 수도 있고 민족의 불행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복직후 민족주의지도자들이 민족통합제일을 내 세워 좌우 합작을 시도했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일이 있는데 오늘에도 우리사회 일부에서는 색깔의 다양성을 민주주의의 장점의 표현인양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종로를 누비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붉은 색의 물결이 진정으로 뜻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조선인민공화국 노동당이 계획한 ‘남조선해방’에 동조하는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너무 늦기 전에 우리의 전쟁경험이 없는 자제들을 일깨워 우리의 염려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필요성에서 필자는 이 때야 말로 색깔 논쟁을 활발하게 펼처야 하며 우리 민족의 살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리고 합의하여야 통일의 길도 열린다고 생각한다.

 헐벗고 굶주리는 북역 동포를 생각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약받고 있는 대다수의 북조선 인민을 생각한다면, 또 세계 강대국에 의하여 힘의 논리로 갈라지고 그 힘의 영향력 하에서 움추린체 민족끼리 통일논의의 기회를 잃었다는 반세기의 허송세월을 생각한다면, 이제 냉전은 사라젔으니 우리끼리 잘 해 보자는 데 반대할 반민족, 반 통일논자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 통일의 길은 양쪽이 협력 할 때만 가능 한 것이지 북쪽이 고집하는 주체사상 내지 공산사회주의에 대한 북의 꿈, 이미 깨어진 꿈으로 증명된 공산주의를 북한스스로 버리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주체사상을 따르다가 북조선이 저렇게 어렵게 된 것을 보면서, 개방되어 무섭게 이러나는 중국의 발전을 보면서도, 겨우 살게된 남한도 북한같이 못살도록 폐쇠적 통일을 하자는 것은 민족을 두 번 불행하게 하는 것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들 같은 놈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쌍말로 수모를 당했다는 어느 예비역 대령회장의 분노를 기억하면서 자식들과도 열띤 색깔 논쟁을 해서라도 민족의 갈 길을 합의하고 어버이와 자녀간의 불행한 충돌만은 피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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