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적벽대전'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신화적인 제갈공명이 나옵니다. 그는 신적인 지혜와 계략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위나라의 왕이었던 조조는 꾀가 많고 영악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갈공명과 조조가 한판 승부를 하게 되는 '적벽대전'이라는 전쟁이 벌어집니다.
오나라의 주유와 제갈량은 동남풍의 바람을 이용하여 삼강에서 '화공전'으로 조조 군대를 망하게 합니다. 큰 피해를 입은 조조는 소수의 군대를 이끌고 화용도로 도망가게 됩니다.
마음이 좀 진정된 조조는 좌우에서 따라오던 군사에게 묻습니다. "여기가 어디냐" "오림의 서편이요 의도의 북편입니다." 나무와 숲은 우거져 무성하고 산은 험하고 가파른 모습을 본 조조는 자기 만큼 꾀가 없고 지혜가 없는 주유와 제갈 공명을 비웃으며 깔깔거립니다. 그는 "만약 내가 용병을 한다면 군사를 매복해 두었을텐데" 하며 제갈량을 비웃은 것입니다.
그러나 웃음소리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촉나라 조자룡의 군사가 나타납니다. 서황과 장합에게 조자룡을 막아 싸우라고 하고 조조는 급히 도망칩니다.
보좌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조조는 남이롱으로 가는 도중 호로구 앞에 당도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빼앗지 못한 제갈량을 또한번 비웃습니다. "내가 용병을 했다면 이곳에 군마를 매복해 두었다가 쉬는 동안 없앴을텐데" 하며 한바탕 또 비웃습니다.
그러나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장팔 사모창을 비껴들고 장비가 나타납니다. 제대로 옷도 걸치지 못하고 부하에게 부탁하고 조조는 간이 콩알만 해 가지고 숨을 헐떡이며 도망갑니다. 갑옷과 투구에 제대로 군복을 입지도 못한 조조는 300여명의 패잔병을 이끌고 '화용도'를 향하여 도망칩니다.
어렵게 살아난 조조는 홀연 말 위에서 채찍을 번쩍 들고 깔깔거리며 웃어댑니다. 쫓기면서도 세번째 웃는 요망스런 웃음소리였습니다. 모든 장수들은 조조의 웃음소리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승상께서 왜 또 웃으십니까?" "제갈량이 꾀가 많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자야. 이곳에 몇 백 명만 매복했더라면 나는 꼼짝 못하고 죽었을거야."
조조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청룡 은월도를 비껴들고 적토마 위에 높이 앉아 봉의 눈을 부릅뜨고 관운장이 나타납니다.
싸울 기운을 잃은 조조는 눈물을 머금고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걸합니다. 관운장은 예전에 조조에게 은혜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곳에서 조조를 살려주고 보냅니다.
이렇게 될 것을 예견한 제갈량은 만약 조조를 놓아 보낸다면 군법에 의하여 관우의 목을 베어도 좋다는 '군령장'을 받아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과 의를 소중히 여기는 관우는 조조와 그의 남은 군사를 살려주었던 것입니다. 신출귀몰한 지략으로 큰 성공을 한 제갈공명은 조조를 살려준 관우를 잡아 목을 베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주상 유현덕의 간곡한 분부를 받아들여 특별히 용서하게 됩니다.
이 모든 일이 인력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과 사람의 힘이 합해서 된다는 뜻입니다. 제갈공명과 유현덕 간에 나온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사람의 할 바를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이라는 고사가 나온 배경입니다.
우리가 결과를 알면서도 뜻한 일을 하는 것은 '수인사대천명'이라 어질고 바른 길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일을 하는 근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