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배가 고프면 식사를 하게 되어 있다. 또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배가 고파 먹게된다.
거식증을 다룬 한국영화 '301 302'에서 황신혜가 음식을 앞에 놓고 갈등하는 환자심리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것을 할 수 없는 것을 섭식장애(eating disorder)라 한다. 현재 미국에는 약 800만명이 이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한 사망률이 5%~10%로 비정상적인 식사로 인해 위파열과 신장과 심장에 치명적인 해를 주기 때문이다.
수잔정 카이저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유전적 요인과 어려서의 성장배경 그중에서도 부모로부터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며 “백인들은 주로 중상류층에 많고 한인들은 젊은층에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가 힘든 정신질환으로 알려진 섭식장애에 대해 알아보았다.
▶ 섭식장애의 종류= 거식증과 과식증의 두가지로 대분된다. 거식증(anorexia nervosa)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볼 때 뚱뚱하지도 않은데도 본인의 눈에는 보기 흉할 정도의 비만으로 보이기 때문에 먹지를 못하는 증세다.
과식증(bulimia)은 반대로 한꺼번에 지나치도록 많은 양의 음식을 폭식한 다음에 구토를 하며 위를 다시 비워버리는 것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증세다.
이 두가지 증세는 많은 경우 서로 연관되어 나타난다. 어려서 거식증을 나타낸 사람은 어른이 되어 과식증이 되기 싶다. 또 거식증과 과식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두 증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충동적으로 운동에 열심이라는 점이다. 예로 하루에 5시간씩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 발병 원인= 수잔정 박사는 가족 중에 섭식장애 혹은 우울증 환자가 있을 때 유전적 영향으로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 부모가 강박적 성향일 경우 아이들이 틴에이저 혹은 성인이 된 후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최근 백인중에서도 특히 상류층에서 환자가 많아졌는데 이유는 사회적 가치관이 '몸무게가 적게 나갈수록 자제력이 강하고 이것이 곧 개인의 능력평가'와 일치시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를 잘하거나 머리가 좋아서 주위로부터 칭찬받는 사람들 중에 섭식장애가 많다. 이들은 주변에 칭찬을 받는 만큼 걸맞게 '체중이 많이 나가면 안된다'는 강박감을 갖는다는 것.
한인의 경우는 미국에서 성장한 이민자녀들에게 많은데 이유는 미국적 가치관속에서 '몸무게가 적게 나갈수록 파워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애를 유발시키는 기본적인 심리는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래서 특히 생리가 시작되면서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운 소녀들에게 이같은 증세가 많다. 남자들 중에는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야단을 많이 받고 자란 경우 자신감의 결여와 애정결핍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 마치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최대로 거부하게 되는데 이것이 극도로 살을 찌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또 어려서 부모에게 충분한 애정을 못받고 자란 경우 20대 30대때 부모에 대한 분노를 자신의 몸에 투영시켜 극도로 자신을 야위게하는 식으로 분출하는 경우도 많다.
평균체중보다 30파운드 이상이나 적기때문에 30대40대인데도 10대처럼 왜소하다.
▶ 치료는 어디까지 왔나= '섭식장애 협회'는 환자의 65% 정도가 5년이상 증세를 앓고 있다며 이것은 치료효과가 50% 미만임을 뜻한다고 발표했다. 입원하여 몸무게를 올려놓아도 퇴원후 재발하기 때문에 치료가 힘든 상태다.
그래서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치료가 '가족 치료법'이다. 이 치료의 핵심은 "결국 환자로 하여금 음식을 먹게 하는 것"이다.
방법은 가족모두가 전문가에게 지침을 받아 집에서 매끼마다 함께 식탁에 앉아 환자에게 애정을 기울이며 어떻게 해서든지 먹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의 먹는 습관과 몸무게의 변화를 계속 기록하여 주기적으로 의사와 상의함으로써 결국은 가정에서 온 가족이 치료사가 되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을 처음으로 실시하여 큰 효과를 본 영국 런던의 병원이름을 따서 '모드슬레이(Maudsley) 치료'라고 한다. 이같은 방법을 집에서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알려주는 책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닥터 제임스 록이 쓴 'Treatment Manual for Anorexia: A Family-Based Approach' 다.
- 섭식장애의 초기 특이 행동
섭식장애를 나타내는 사람들은 사전에 독특한 행동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가족들이 평소에 이것을 알고 있으면 초기의 위험신호를 발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 섭식장애가 나타나기 전에 가장 먼저 보이는 태도가 저녁식사 혹은 아침식사 등 가족이 함께 하는 식탁을 기피한다. 그리고 이때 특징이 반드시 이유를 댄다. 정말 밥맛이 없다면 "저녁 생각없다"고 하면 된다. 그러나 섭식장애의 초기증세일 때는 "점심때 친구랑 고기를 먹은 후 또 후식으로 케익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지금까지 소화가 안된다"는 식으로 식사를 거르는 이유에 대해 지나치도록 구체적인 설명을 하려한다. 이 점을 주시할 것.
* 식사를 하되 계속 양을 줄인다. 그래서 가족들이 잘 모를 수가 있다. 따라서 가족들은 매 식사때마다 일정량을 먹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음식을 먹는 시간과 먹는 음식이 다양하지 못하고 고착되어간다. 꼭 그 시간에 항상 먹는 것을 항상 일정양만을 먹고 그외 시간에는 음식을 입에 대려 하지 않는다.
* 친구나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 모임에 참가하길 꺼린다. 이유는 그곳에 가면 자연히 먹거리가 있기때문이다. 심하게 되면 친한 친구조차 '먹는 것 때문에'에 만나려하지 않다가 나중엔 사람만나는 것 자체를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