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생명장로교회 정철 담임목사] 연합사역으로 여는 '선교 길'
Los Angeles
2006.07.20 12:01
전 담임사역 멤피스 교회와 협력
신앙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성도일수록 목회자와 교회를 어렵게 한다. 그런가하면 하루 아침에 다른 교회로 떠나며 교인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목회자도 있다.
중국을 방문한 정철 목사가 현지 지도자들과 성도와 어울려 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그래서 목사와 성도의 이별은 중요하다. 함께 지낸 시간의 열매가 헤어진 뒤에도 두고두고 값을 치르기 때문이다.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있는 새생명장로교회는 테네시주 멤피스연합장로교회와 손을 잡고 선교 사역을 벌이고 있다.
멀리 떨어진 두 교회를 연결하는 고리는 새생명장로교회 담임 정철 목사다. 멤피스연합장로교회는 정 목사가 이전에 담임 목사로 섬기던 곳이다.
목회자 한 명이 과거와 현재에 걸쳐 몸담은 두 교회가 서로 교제하고 협력하며 선교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인교회서는 쉽게 보기 힘든 경우다.
"분열과 싸움으로 거의 문을 닫을 지경인 멤피스교회에 부임해 치유 사역에 힘썼죠. 1년 만에 성전을 마련하고 7년 동안 교회는 쭉 성장했습니다. 한인 인구래야 3000명 남짓한 곳에서 교인이 300명으로 늘었으니까요."
정 목사가 갑자기 담임 목사직을 사임한다고 하자 교인들은 '더 크고 좋은 교회'로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실망했다.
그러나 갈 데도 정하지 않고 떠난다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한 성도들은 목회자의 결단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때의 신뢰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연합 사역의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성령님이 주시는 감동대로 담임 목사를 사임하고 무작정 남가주로 왔습니다. 나중에 새생명장로교회를 섬기며 중국 선교를 계속 했는데 그걸 알고 멤피스교회 교인들이 선교 헌금을 보내오기 시작한 거죠."
오는 9월에는 정 목사와 멤피스연합장로교회 현재 담임 목사가 양쪽 교인들과 함께 중국으로 연합 선교를 떠날 예정이다.
중국에 세워진 비디오테이프 통신신학교를 지원하고 있는 정 목사는 아예 멤피스교회에 지역을 떼어 줄 작정이다.
길림성 흑룡강성 요령성 일대에 세워진 9개 신학교중 일부를 멤피스교회에 맡기고 새생명교회는 개척과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도 멤피스교회 교인들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고 있어요. 그렇다고 그곳 사역에 관여하거나 끼어들 소지는 철저히 차단합니다. 다만 신앙생활을 함께 한 형제이자 영적 인도자로 멀리서도 그리스도 예수님의 복음을 나누는 거죠."
새생명장로교회 교인들도 담임 목사의 이런 사정을 알고 멤피스연합장로교회 성도들과 따뜻한 교제를 나누고 있다. 목회자를 보는 시선이 새삼 달라진 건 물론이다.
정 목사는 이번 달 생명의말씀사를 통해 '하나님의 지독한 사랑'이라는 책을 펴냈다.
두 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 시작과 고난스러웠던 목회 과정 그리고 흐뭇한 결실 모두가 책에 담겨 있다.
희미한 음성에 의지해 잘 나가던 사역지를 떠나 광야로 나선 목회자. 그 한 명을 통해 교회와 교회가 이어지고 목사와 교인이 참사랑을 나누는 모범이 세워지고 있다.
두 교회의 특이한 연합사역 그리고 신간 한 권이 모든 과정을 이끈 '하나님의 지독한 사랑'을 증명하고 있다.
유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