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대륙 남미엔 우리의 녹차만큼이나 대중적인 웰빙 차가 있다. 아르헨티나의 명차(名茶)로 통하는 마테(Mate)차다.
아르헨티나인은 쇠고기를 연간 60~100㎏(한국인은 6~7㎏)이나 먹어 치우는 대단한 육식가다. 과일 채소는 별로 즐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성인병 발생률은 서구인보다 낮은데 학자들은 비결 중 하나로 마테차를 꼽는다.
마테차는 마테나무의 말린 잎을 달인 차다. 맛은 녹차와 비슷하나 약간 덜 떫다. 유럽에서 '인디오의 녹색 골드'라고 불리는 이 차는 훌륭한 빈혈 예방약이다. 철분이 풍부한 덕분이다. 마테차 잎 100g당 철분 함량은 59㎎으로 녹차 잎(11㎎)의 5배다. 혈액(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인 철분의 주된 임무는 체내에서 각 장기에 산소를 보내는 일이다. 따라서 철분이 부족하면 몸이 산소 결핍상태가 돼 빈혈이 생기기 쉽다.
철분은 몸안에서 흡수가 잘 안 되기로 유명한 미네랄이다. 철분 흡수율(8% 전후)은 함께 먹는 식품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비타민 C가 부족하거나 타닌이 많이 든 식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가 더 안 된다. 녹차와 달리 마테차엔 타닌(떫은맛 성분)이 거의 들어있지 않다. 비타민 C 함량도 100g당 21㎎으로 딸기 오렌지보다는 떨어져도 꽤 들어있는 편이다.
마테차엔 노화를 늦추고 암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을 막아주는 항산화물질도 많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대 연구진이 '대체보완의학회지'(2003년 6월)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마테차 추출물의 폴리페놀(항산화물질의 일종) 함량은 녹차의 세 배 유해 산소 제거 능력은 녹차의 두 배 수준이었다. 미국에선 이 차를 우울증 환자에게 권한다.
우울증에 관여하는 효소인 모노아민 산화효소(MAO)의 활성을 40% 이상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근거다. 일본에선 수족 냉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성에게 이 차를 추천한다. 몸이 찬 사람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녹차와 달리 마테차는 몸을 따뜻하게 한다. 테오필린 테오브로민 성분이 혈관을 확장해 혈행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마테잔을 거리에 들고다니면서 마테차 가루를 온수에 부어 마신다. 마테차를 달이는 방법은 녹차와 비슷하다. 녹차는 재탕 삼탕하면 맛과 향이 줄어들지만 마테차는 5~6탕을 해도 마실 만하다. 맛과 향 성분이 녹차보다 서서히 우러나온다. 재탕부터는 찬 물에도 금방 우러난다.
마테차에도 커피 녹차처럼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 함량은 원두커피의 3분의 1 이하다. 남미에선 남녀노소 누구나 보리차처럼 마시지만 임신부는 음용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카페인 때문이다. 또 노인에겐 철분의 과다 섭취가 심장질환을 일으키고 유해 산소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