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피트가 조금 넘는 거리(투수와 포수간 거리)에서 총알같이 날아드는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 안정 장비를 갖추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해도 겁이 나서 건들기 조차 힘든 공이다. 그래서 100마일 투구는 메이저리그에서는 '꿈의 구속'으로 통한다. 그런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제대로만 꽂아 넣을 수 있다면 빅리그에서 성공은 떼논 당상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도 100마일의 공을 '컨트롤'하는 투수가 몇 명있다. 그 중에서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영건 불펜 투수 조엘 주마야는 단연 최고다.
주마야는 올해 62경기에서 83.1이닝 동안 1432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16.3%인 233회나 100마일 이상을 기록했다. 2위인 카일 판스워스(뉴욕 양키스. 28회)와 3위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19회)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특히 주마야는 포스트시즌 때 몇 차례 103마일까지 기록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나중에 103마일의 공은 '스피드건 조작'이란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의 공이 100마일을 넘는다는 것은 누구도 의심치 않는 사실이다.
주마야는 불같은 강속구를 바탕으로 6승3패1세이브 방어율 1.94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삼진도 97개를 뽑았다. 9이닝당 10.48개꼴이다. 디트로이트가 올해 19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 것도 바로 그의 100마일 광속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마일의 공이라도 쳐내는 게 메이저리그 타자들이다. 게다가 매번 100마일의 공을 던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 아무리 주마야라도 얻어맞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또 주마야는 100마일을 던질 때마다 환호하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잔뜩 손목에 힘을 줬다가 부상당하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주마야가 "야구를 향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고 했던 통산 290승 투수 탐 글래빈의 말을 새겨듣는다면 내년엔 최고 투수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