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세관장이었던 자캐오는 모든 이에게 ‘죄인’이라 손가락질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만은 그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를 만나고파 했던 자캐오는 넘치는 열정으로 돌무화과나무에 올라 그토록 그리던 예수를 만나고, 그 분을 자기 집에 모시는 영광을 안게 된다. 이 만남을 통해 자캐오는 회심하여 자신의 재산을 이웃과 나누고 그 간의 잘못을 갚겠다 결심한다. 뿐만 아니라 자캐오는 예수로부터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는 생명의 말씀까지 듣게 된다.
김 마리아 모니카 수녀가 ‘자캐오의 여정’ 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경에서 자캐오에 대한 이야기는 루카 복음서에 아주 잠깐 등장할 뿐이다. 그러나 그 짧은 복음 안에는 자캐오라는 인물의 구원과정을 통해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보다 나은 구원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 노틀담 수녀회 김 마리아 모니카 수녀가 '자캐오의 여정'이라는 10개월간의 영성 피정을 기획한 것도 "우리의 삶이 자캐오의 삶과 똑같다"는 묵상 속의 깨달음에서 시작됐다.
"우리 인생은 죽을 때까지 하느님을 만나가는 과정이에요. 부족하고 죄 많은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과정을 자캐오를 통해 돌아보는거죠."
남가주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자캐오의 여정' 피정은 이달 마지막 토요일인 31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월말 주말시간을 이용해 열린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일정으로 기획되어 있는 매달의 피정은 2번의 강의와 개인 숙고 묵상 실천교리와 기도 시간으로 꾸며진다.
"신자들의 바쁜 이민생활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내 인내를 갖고 조금씩 예수님을 삶에 스며들게 하는 노력이 우리에겐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돌아보고 내 자신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걸어야 할 신앙의 여정이죠. 하느님 안에서 삶의 의미 사랑 좋은 체험 지식 등을 깨닫고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은 더욱 재미있고 신나지지 않을까요."
10회로 나뉘어 있는 프로그램은 '자캐오의 전환'(3/31) '자캐오의 갈망'(4/29) '자캐오의 장애'(5/26) '자캐오의 목표'(6/30) '자캐오의 소중함'(7/28) '자캐오의 나눔'(8/25) '자캐오의 회개'(9/29) '자캐오의 결단'(10/27) '자캐오의 구원'(11/17) '자캐오의 여정'(12/29)의 작은 소주제들로 진행된다.
전체가 하나의 주제로 연결돼 있긴 하지만 매월 소주제가 단편으로 완결되기 때문에 꼭 모든 일정에 참석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어떻게 내 자신을 변화시킬 것인가 어떤 열망이 필요한가 어떤 장애가 나를 가로막고 있는가 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신앙 생활에 있어 나의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결심과 나눔의 행위가 필요한가 등을 매월 묵상하게 됩니다. '자캐오의 여정' 피정이 하느님 안에서 휴식하면서 조금 더 그 분과 가까워지고 일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캐오의 여정' 피정은 LA에 위치한 이매큘레잇 하트 리트릿 하우스(3431 Waverly Dr. LA)에서 열리며 참가비는 점심을 포함 월 25달러로 원활한 피정 준비를 위해 미리 접수를 받고 있다. 피정접수 및 문의는 (818)434-2592 (213)383-3389 로 할 수 있다.
▶김 마리아 모니카 수녀는 … 1972년 노틀담 수녀회에 입회, 1980년 종신서원을 했으며 수련장, 박문 여고교사를 거쳐 지난 96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관구장을 지냈다. 4년전 노틀담 수녀회 캘리포니아 관구로 파견돼 성제임스한인천주교회 본당수녀로 3년간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피정 지도와 미주가톨릭방송 ‘수도자의 창’ 코너 등을 통해 신자들의 영성 지도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