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빈센트 메디칼센터 시튼홀에서 열린 고경민씨의 라인댄싱 클래스에서 강습생들이 열심히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라파예트 파크 체육관 시절부터 고씨의 강습을 받아온 중급생이 의상을 갖추고 흥겹게 춤추고 있는 모습.〈전한 기자>
지난 1일 오전 세인트 빈센트 메디칼센터내 시튼홀 체육관. 라인댄스 강사 고경민씨가 이곳에서 새로 라인댄싱 강습을 시작했다.
근래들어 한인들 사이에 불고 있는 라인댄스 붐을 반영한듯 이날 강습에는 첫날임에도 70명 가까운 한인들이 모였다. 팔 벌린 간격을 두고 사람들이 앞뒤로 열을 지어 섰다.
레이스가 달린 복고풍 치마의상을 입은 강사 고씨가 춤 동작을 설명한다. 오른발부터 옆으로 하나 둘 하나 둘 다시 왼쪽으로 하나 둘 하나 둘. 대각선 앞쪽으로 하나 둘 하나 차고 다시 뒤쪽으로 하나 둘 하나 둘. 다시 옆으로 하나 둘 트위스트 방향 틀어 돌고….
처음엔 잘 따라가는 듯했다. 이름하여 '레인댄스'. 스텝은 간단했고 손동작도 없었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듯한 손동작이 더해지고 음악을 틀자 상황은 달라졌다. 엉거주춤에 그옛날 남철 남성남이 추던 '왔다리 갔다리' 춤의 재현이었다. 제법 추는 옆사람을 훔쳐보며 손따로 발따로 그렇게 5분을 쫓아다니다 보니 다리 근육이 긴장하면서 숨이 차기 시작했다. "야 이거 꽤 운동되겠네."
사람들이 슬슬 빠지기 시작했다. 구경하는 자리로 옮겨 앉은 이가 20여명.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두번째 춤은 '이지 펀'. 옆사람 뒷사람 보며 열심히 따라하는데 저멀리 70대 할아버지가 보인다. "아니 저렇게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을…." 많이 움직이진 않았지만 스텝이 딱딱 맞고 몸에 힘도 주지 않아 편안해보였다.
건강을 위해서 5년전에 시작했단다. 의사가 몸이 약한 아내에게 수영과 춤을 권했는데 파트너 해주려고 따라다니다 보니 춤추는 맛에 푹 빠졌다고. 다리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요즘은 도통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특히 좋아하는 춤은 왈츠. 올해 74세인 장 할아버지는 "라인댄스는 노인 건강과 복지 차원에서 권장하는 댄스"라며 "춤에 대한 낡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할아버지들도 이 재미와 기쁨을 함께 누렸으면 한다"는 말을 꼭 적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고보니 70명 중 남성은 채 10명이 안된다. 춤이 계속되면서 다시 또 사람들이 구경석으로 빠져나간다. 다가갔다. "왜 안추세요?" 첫 클래스라 기초부터 할 줄 알았는데 좀 어렵단다. 하지만 그들 눈에는 플로어에서 제 멋에 겨워 춤을 추는 이들에 대한 부러움이 담뿍 담겨 있었다.
"처음엔 좀 어렵게 느껴져도 두달만 쉬지않고 배우면 웬만한 스텝은 따라갈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못넘겨 포기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지요." 강사 고씨는 "라인댄스는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어렵지 않고 혼자가 아니라 여러사람이 같이 추는 데서 오는 기쁨도 적지 않다"면서 "많은 분들이 춤추는 기쁨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자는 오래만에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엉성한 손짓 발짓에도 남 눈치보지 않고 '용감'(?)했던 덕분이었다.
고경민씨의 라인댄싱 강습은 화.목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열린다. 강습비는 한번에 3달러다. 주차는 알바라도 길 주차장으로 들어가 1달러를 내면 된다. 일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5시까지는 라파예트 공원내 체육관에서도 강습을 한다.
이밖에 라인댄스를 거의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곳은 국제라인스포츠댄스클럽(213-220-0120) LA통합교육구 어덜트 스쿨이 한미교육원(213-385-3487)에서 실시하는 클래스 다운타운 주님의 영광교회 한인타운 평안교회 아드모어 서울국제공원 체육관 각 양로보건센터 등 적지 않다.
▷주소: 2131 W. 3rd St.(시튼홀 체육관) 625 S. Lafayette Park Place(라파예트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