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고의 복음 전도자'로 불리는 빌리 그레이엄(88) 목사의 업적을 기리는 도서관이 1일 개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그레이엄 목사와 가족 조지 H.W. 부시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3명을 포함해 약 1500명이 참석했다.
2700만달러를 들여 지은 이 도서관은 4만평방피트 규모이며 그레이엄 목사가 태어난 이후 전도자로 활약한 과정을 담아 전시한 박물관도 마련돼 있다.
그레이엄 목사는 그동안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등 지적들이 있었던 것을 의식한 듯 "지나친 관심에 부끄러우며 실제보다 과장됐다"면서 "이 도서관은 그저 하나의 건물이자 복음을 위한 도구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특히 집에 병들어 누워있는 부인 루스(86)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감정에 북 받친 듯하다가 "마치 내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그레이엄 목사는 우리 모두에게 정신적인 선물이었다"고 평가했고 카터와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가 흑백 차별을 없애는 등 인종간 화합을 위해 헌신했음을 강조했다.
그레이엄 목사를 기념하는 도서관 설립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LA 타임스는 28일자 기사를 통해 도서관 설립이 "일부 가족과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차 평소 검소했던 그의 정신을 외면하는 등 본질을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거대한 외양간 형태의 도서관 안에는 그레이엄 목사가 시골 농장에서 자랐음을 보여주는 모형 닭과 고양이들은 우는 소리를 내고 소가 안내 방송을 하는 등 허울좋은 놀이터를 연상케 할 뿐 그레이엄 목사의 존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 신학대학의 에디 깁스 교수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말하는) 소가 아직도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장치들이 그레이엄 목사에 대한 기억들을 퇴색시키거나 싸구려로 만들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현재 전립선암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그레이엄 목사는 60여년 간 목회 활동을 계속해 왔으며 약 2억1000만명이 그의 설교를 들었다. 이 도서관은 5일부터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이 도서관을 찾는 관람객이 첫 해에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