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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지평선 '첫 해를 보다' 그랜드 캐년 일출

Los Angeles

2007.12.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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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보려면 노스·사우스 림 가까이 묵어야, 레인저가 꼽는 최고 전망대 '야바파이 포인트'
사우스 림의 일출. 화가의 팔레트보다 다양한 색깔이 현란할 만큼 화려하다. 그 다채로운 빛과 흔들림은 올림푸스 산에 모인 그리스 여신들이 펼치는 군무 같기만 하다.

사우스 림의 일출. 화가의 팔레트보다 다양한 색깔이 현란할 만큼 화려하다. 그 다채로운 빛과 흔들림은 올림푸스 산에 모인 그리스 여신들이 펼치는 군무 같기만 하다.

가슴 벅찬 일출을 바라보며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고 장엄한 대자연의 품에 안겨 삶을 관조적으로 성찰하고 싶은 계절, 이런 목적에 그랜드 캐년 만큼 완벽한 곳은 없다.

지구촌 가족들이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곳, 한인 여행사들의 여행 코스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곳, 한국에서 LA로 여행 온 이들이 꼭 가보는 곳, 미국 초년생 시절 가봤던 곳, 하지만 그 이후로 다시 찾아보지 않았던 곳.

세월이 빚어낸 엄청난 대자연의 드라마 앞에서 경건해지지 않을 존재가 어디 있을까. 깎아지른 듯한 절벽 광대하게 펼쳐지는 협곡을 보기 위해 그랜드 캐년을 찾는 방문자는 매년 450만 명 이상.

그랜드 캐년이라는 색다르고 특별한 풍경에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은 살면서 갖게 되는 몇 안 되는 감동의 순간 가운데 하나다.

떠오르는 첫 해를 바라보는 행위는 그리 다를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정화하는 의식. 아무리 그랜드 캐년의 멋진 풍경 사진들을 눈이 아프도록 봤을지라도 실제 체험하는 그곳에서의 장엄한 일출은 여전히 우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찬란한 광채와 함께 위대한 서사극의 막이 오르듯 시작되는 그랜드 캐년의 해오름. 그 풍부하고 강렬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천상의 드라마를 직접 대하는 순간 가슴은 감동을 넘어선 희열로 아려온다.

영겁의 세월이 빚어온 그랜드 캐년의 바위 위에 태양이 아침 인사를 건네올 때면 지평선은 화가의 팔레트보다 더욱 화려한 색채들이 향연을 펼친다. 노랑 황금빛 주황 빨강 보라 파랑. 그 다채로운 빛과 그림자의 흔들림은 올림푸스 산에 모인 그리스 여신들이 펼치는 군무 같기만 하다.

검은 화강암 바위 위에서 색채의 홍수가 터져 나오기까지 대자연은 넘쳐흐르는 빛을 보기 위해 숨을 멈춘다. 하늘이 빨갛게 불타오르는가 싶더니 드디어 산 아래 모습을 감추었던 해가 어둠을 몰아내고 천지를 재창조 하듯 당당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황홀하게 흩어지는 빛 줄기에 눈이 멀 것 같다.

그랜드 캐년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지점은 마터 포인트(Mather Point) 야키 포인트(Yaki Point) 그리고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이다. 세 곳 모두 그랜드 캐년 인근의 호텔에서 1마일 이내의 거리. 일찌감치 차를 타고 그랜드 캐년 빌리지 내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지점에 도착한다.

레인저들에게 물으니 야바파이 포인트에서 노스림과 이스트림 사이를 내려다보는 일출 광경을 최고라 친다. 오전 6시45분경(마운틴 타임 태평양 시각으로는 약 5시 45분경) 기온은 17도 안팎의 엄동설한. 두꺼운 방한복과 모자 장갑까지 온몸을 꽁꽁 싸고 가더라도 차가운 새벽공기가 만만치 않다.

아직 달과 별이 잠들기 전인 관망대에는 벌써부터 해돋이를 하려고 찾아온 관광객들이 어금니를 딱딱 부닥치며 언덕을 오르고 있다. 삼각대까지 받쳐 놓고 자연이 연출하는 멋진 순간순간을 포착하려는 사진작가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띈다.

태양이 떠오름에 따라 야바파이 포인트에서 펼쳐지는 그랜드 캐년의 광경은 마법과 같다.

화려한 광채가 지평선 위를 물들이며 온통 황금색으로 물드는 장관은 평생 만나게 되는 최고의 일출 가운데 하나다. 밤이 하늘을 태양에게 항복하고 햇살이 천지에 비춘 순간 가슴은 환희로 떨려온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그랜드 캐년의 노스 림 사우스 림 가까운 곳의 호텔에 묵어야 한다. 공원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 패스는 캐년뷰 인포메이션 플라자 공원 헤드쿼터와 입구 야바파이 관망대 등의 방문자 센터에서 1년 내내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다음 날의 일출 시간과 기온을 적은 안내지를 비치하고 있다. 겨울철 그랜드 캐년의 날씨는 맑거나 부분적으로 흐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눈이 내리는 경우도 적잖다. 기온은 최저 13~19도 최고 35~38도 정도 사이. 일출 시간은 마운틴 스탠더드 타임(Mountain Standard Time)으로 오전 7시 30분~40분 전후 일몰 시간은 오후 5시 20분~30분 안팎이다.

관망대가 있는 그랜드 캐년 빌리지 인근으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료 셔틀 버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셔틀버스는 일출 1시간 전부터 운행되기 시작해 일몰 1시간 후 그리고 빌리지 내에서는 순회 노선 셔틀버스가 더 늦게까지 운행된다. 그랜드 캐년 안내책자인 더 가이드(The Guide) 지의 가운데 페이지에 버스노선 정류장 운행 시간표가 실려 있다.

야바파이 포인트와 마터 포인트에는 직접 차를 가져갈 수 있다. 마터 포인트는 캐년뷰 인포메이션 플라자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다. 야키 포인트는 3월~11월 사이에는 셔틀버스로만 갈 수 있지만 동계 시즌에는 셔틀버스나 개인 차량 모두 가능하다. 데저트뷰드라이브(Desert View Drive Highway 6) 그랜드뷰(Grand View) 모랜(Moran) 리판(Lipan) 나바호(Navajo) 데저트뷰(Desert View) 그 외 관망대는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 참고로 그랜드캐년 빌리지에서 데저트뷰까지는 26마일 거리로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일출 예정시간보다 1시간 정도 먼저 도착해 여유를 두고 마음 준비를 한 후에 해돋이를 하도록 한다. 이른 아침 찬 기온이 만만치 않으니 옷을 단단히 껴입도록 한다. 새해에는 일출이라는 대자연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더 자주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우리 모두 가졌으면 좋겠다.

◇그랜드 캐년 일반 정보 www.nps.gov/grca (928) 638-7888.

◇일출.일몰 정보 www.nps.gov/grca/planyourvisit/upload/grca_sunrise-sunset.pdf.pdf

◇호텔 예약: (888) 297-2757

[email protected].
www.grandcanyonlodges.com

빌리지내 숙소들

▶El Tovar Hotel: 1905년 건축가 메리제인 코틀러가 디자인한 호텔. 우아한 분위기에 레스토랑도 좋다. Apache St. & Center Rd. 코너.

▶Bright Angel Lodge & Cabins: 1935년도에 건축된 자연미 가득한 호텔. 내셔널 히스토릭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 패밀리 스타일 레스토랑에서 사우스웨스턴 요리들을 선보인다.

▶Kachina Lodge: 객실은 가족들에게 이상적인 구조. 캐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엘 토바르, 브라이트 앤젤 로지 사이에 위치하며 체크인은 엘 토바르에서 받는다.

▶Thunderbird Lodge: 엘토바르 호텔과 브라이트 앤젤 로지 사이에 위치하는 컨템퍼러리한 호텔. 객실에서 캐년 뷰를 즐길 수 있다. 체크인은 브라이트 앤젤 로지에서 받는다.

▶Yavapai Lodge: 야바파이 포인트와 그랜드 캐년 빌리지 사이에 위치. 동관 198개의 객실, 서관 160개의 객실이 있다. 평균 숙박료 90달러. 1 Main St. South Rim Grand Canyon National Park, AZ 86023.

스텔라 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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